|
: 0 entries |
|
|
멀리서부터 너를 보고 있었다 여느 때보다 밝은 밤이었다 遠くから君を見ていた いつもより明るい夜だった |
ⅰ
아직 스마트폰을 쓰진 않지만 아이팟을 이용해서 몇몇 유사 체험을 해보는데
스마트폰 유저라면 거의 다 쓴다는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도 그런 것들 중 하나다.
아이팟으로는 사용 장소가 제한적인 까닭에 내게는 아직 일상적이진 않지만
이 스마트폰용 메신저 서비스에는 기존 문자메세지에는 없던 소소한 재미가 하나 있다.
(천만 명 넘게 스마트폰을 쓰는 시대에 이 무슨 남들 다 아는 뒷북이냐 싶겠다)
그것은 카카오톡에 올라와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프로필에 작성해둔 '상태메세지'다.
이것을 두고 부정적으로 말하자면 메세지를 드러내는 쪽은 '관심병' 또는 허세,
그리고 반대편은 일종의 관음증(觀淫症)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겠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사용자들은 그 양편에 다 서있다고 볼 수 있고)
하지만 적당한 수준에서는 지인들끼리 딱히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내지 않더라도
상대의 근황 파악에 단서를 제공해주는 셈이라서 대화의 물꼬도 되는 듯 싶다. | |
카카오톡 화면을 열어서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상태'들이 나온다.
「흐린날 주광촬영」이라고 해둔 친구는 아마 주말 출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싶고
지난 주에 치렀던 이사의 뒷정리가 힘든지 「이사는 시러요」라고 해둔 경우도 보이고
조금 길지만 「열심히.부지런히.가열차게.피터지게.젖먹던힘까지.죽기살기로」라고,
삶의 각오를 비장하게 새겨두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듯한 삼십대 친구도 있다.
다소 알쏭달쏭한 것들도 여럿 있는데 그 중에는 외국어로 써두어서 그렇기도 하다.
이를테면 의학 용어로 심장박동음을 뜻하는 「lub-dub」이라고 써둔 친구가 있다.
막연한 짐작이지만 적어도 사랑의 '두근두근'은 아닌 듯 하고 어딘가 의미심장하다.
일본어로 「しっちゃかめっちゃかや」라고 해서, 이거 무슨 말이지? 싶은 경우도 있는데
짧은 일본어 실력으로는 알 수 없어서 방금 구글 검색을 해보니
검색 결과 맨 윗단에 '나가사키 사투리(長崎弁)'라고 나와서 당황. (무슨 말일까?) | |
いつもより明るい夜だった |
여느 때보다 밝은 밤이었다 |
카카오톡에 표시해둔 자신의 상태메세지 중 일본어로 된 것으로 위와 같은 문장도 있다.
(아···, 카카오톡에는 앞의 일본어 문장만 있고 뒤의 한글 표기는 이 글에서 내가 붙인 것이다)
그와는 한달에 한 번 정도는 만나는 친구 사이라서 그의 일상사를 대충은 알고 있기에
이런 애매모호한 일본어 문장이 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나는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지만
카카오톡에서 그와 연결된 친구 또는 지인들 중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느닷없는 일본어 문장을 앞에 두고 그의 근황이 어떤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듯 아니 거의 힘들 듯 싶다.
게다가 이 문장이 스핏츠(スピッツ)라는 일본 록 밴드의 노랫말 중 일부란 걸 알 리가 없을테니 더욱 그럴 거다.
이 친구가 자기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올려둔 이 문장은 스핏츠의 甘い手(Amai Te, 달콤한 손길) 노랫말이다.
그는 언젠가 이 노래를 십여 년 윗연배의 직장 상사에게 음원을 USB에 담아 권한 적도 있을 정도이니
이 노래가 그에게 스핏츠 노래 중 '원 톱'에 해당하는 노래인 것이 분명하다.
'여느 때보다 밝은 밤'이라는 이 친구의 근황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 여기서 내가 나불나불 떠들어댈 것이 못되고
그의 근황과 스핏츠의 이 노래는 또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이 친구에게만 흥미로운 이야기라서 여기서는 굳이 할 필요가 없다.
다만 이 친구의 '스핏츠 인용의 근황'을 엿본 덕분에 그것의 연쇄 반응으로 지난 주말에 영화 한 편을 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ⅱ
甘い手 ∼ スピッツ
遠くから君を見ていた
いつもより明るい夜だった
ゆっくりと歩みを止めて
言葉も記号も忘れて
はじめから はじめから 何もない
だから今 甘い手で僕に触れて
遠くから君を見ていた
反射する光にまぎれた
愛されることを知らない
まっすぐな犬になりたい
くり返し くり返し 楽しみに
日をつなぐ 甘い手で僕に触れて
作詞・作曲 : 草野正宗 | 달콤한 손길 ∼ 스핏츠
멀리서부터 너를 보고 있었다
여느 때보다 밝은 밤이었다
천천히 걸음을 멈추고
말도 기호(記號)도 잊고서
처음부터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네
그러니까 지금 달콤한 손길로 나를 만져줘
멀리서부터 너를 보고 있었다
반사하는 빛에 이끌려 다른 일 잠시 잊었었다
사랑받는 것을 모를 거네
숨김없는 개가 되고 싶네
반복하며 반복하며 기대하고 있는
날을 잇는 달콤한 손길로 나를 만져줘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2000-07-26
隼
track 05
甘い手 |
이 곡은 2000년 발매된 隼(Hayabusa, 하야부사) 엘범에 수록된 록 발라드인데
앞서의 그 친구처럼 스핏츠의 모든 노래 중 '원 톱'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앨범 수록곡 중에서는 내게도 '원 톱'이다.
마치 크랜베리스(The Cranberries)의 명곡 Zombie(좀비)처럼 쿵쿵거리며 무겁게 다가와 가슴을 뛰게 하는 리듬.
그와는 반대로 듣는 이의 가슴을 왠지 가라앉히는 듯한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의 청아한 또는 처연한 보컬.
곡 전반에 깔리는 하이 코드 스트로크의 맑은 리듬 기타 사운드와 후렴부에서의 둔중한 기타 사운드가 주는 감정의 진폭.
그리고 후반부 간주 부분에 삽입된, 어느 남녀가 주고받는 알 수 없는 내용의 대화가 주는 묘한 서글픔 또는 안타까움.
사실 이렇게 굳이 따져 살펴볼 필요도 없을 만큼 명곡이지만, 그 모든 감동의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이 노래는 듣는 이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하고 눈이 감기게 만들고 결국 소파 깊숙히 몸을 무너뜨리게 만든다.
그리고 노래가 끝나지 않고 한없이 계속되어서는 그런 상태로 거기에서 빠져나오고 싶지 않게 만드는 명곡이다.
ⅲ
지난 주말, 앞서 그 친구의 '상태메세지'가 촉매로 작용해서는 이 노래를 반복해서 듣게 되었다.
추출해둔 mp3 음원으로 들어도 되지만 소파에 마치 누운 듯 기대어 앉아 CD로 감상했다.
遠くから君を見ていた |
멀리서부터 너를 보고 있었다 |
이렇게 시작하는 노랫말에 잠깐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글 앞에 언급했던 '일종의 관음증'을 내가 곧바로 지적당하는 듯해서다.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서 옛날 영화를 한 편 봤다.
1959년 작. 흑백. 지금은 해체되고 없는 소비에트 연방의 영화.
어느 병사의 발라드(Баллада о солдате, Ballad of a Soldier). | |
● 영화 이야기, 열기
스핏츠의 甘い手(Amai Te, 달콤한 손길).
이 노래가 수록된 앨범의 부클릿에 의하면, 후반부 간주 부분에서 흘러나오는 남녀의 대화는
예전 소비에트 연방의 영화 맹세의 휴가(誓いの休暇)에 나오는 다이얼로그라고 한다.
이 앨범을 샀을 때 부클릿에서 이 내용을 확인하고는 그게 어떤 영화인지 궁금했으나
워낙 옛날 영화인데다가 흑백의 소련 영화이기도 해서 볼 기회가 없을 거라고 포기했었다.
맹세의 휴가는 일본에서 붙인 타이틀이고 영어로는 Ballad of a Soldier라는 것만 확인하고.
그런데 엊그제 일요일.
카카오톡, 상태메세지, 「いつもより明るい夜だった(여느 때보다 밝은 밤이었다)」, 스핏츠.
그리고 맹세의 휴가 또는 어느 병사의 발라드.
그렇게 이어지는 연상작용에 자극되어 관련 텍스트 정도나 살펴볼 마음으로 검색해봤는데,
웬걸! 입력창에 검색어를 넣자마자 그 영화를 바로 감상할 수 있는 링크가 나왔다.
유튜브에 제작사의 채널이 있고 거기에 마침 이 영화가 지난 3월에 올라와 있었던 거다. |
Баллада о солдате |
● 영화 「어느 병사의 발라드」 또는 「맹세의 휴가」 보기. 85분
그렇게 해서 보게 된 영화, 어느 병사의 발라드 또는 맹세의 휴가.
이차 세계대전에 통신병으로 참전한 알료샤.
우연히 적의 탱크 두 대를 격파하게 되고 그 공훈으로 받게 된 6일 간의 휴가.
귀향과 부대 복귀까지의 이동 시간을 빼고나면 실제 휴가 기간은 고작 이틀.
귀향길에 만나게 되는 상이용사, 소녀 슈라, 참전 병사의 가족 등과의 에피소드.
결국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휴가 기간이 모두 소진되어버린 알료샤.
어머니와의 포옹 한 번으로 곧바로 전선으로 돌아가야 하는 아들.
그런 아들을 다시 떠나보내야 하는 길 위에서의 어머니.
그리고 그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는··· 내레이션.
1960년. 부카레스트 영화제 황금늑대상,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 감독상,
런던 국제영화제 감독상, 테헤란 국제영화제 감독상, 칸느 국제영화제 최우수상 수상.
1961년. 아카데미상 각본상 후보. |
誓いの休暇 |
반전(反戰) 메세지를 담은 이 영화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50년 넘게 예전에 만들어진 영화라서
요즘의 영화 문법에 익숙해진 21세기의 관객들에게는 장면 대부분이 마치 클리셰 같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 덕분에 러시아어를 전혀 모르고 자막도 영어로 되어 있어도 큰 무리없이 감상할 수 있다.
쿠사노 마사무네가 이 영화를 좋아해서 어느 한 장면의 다이얼로그를 편집해서 삽입했다고 하는데
러시아어는 단 한마디도 모르다보니 이 노래에 사용된 다이얼로그가 어느 장면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
삽입된 부분에서의 인토네이션 정도만으로 조심스럽게 짐작해보자면, 두 개의 장면 정도가 떠오른다.
하나는 열차에 숨어든 슈라가 알료샤에 대한 경계심을 푼 다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고
또 하나는 기차역에서 헤어질 때 슈라가 '약혼자가 있다고 한 말은 무서워서 그런 것'이라고 알료샤에게 사과하는 장면.
그 둘 장면 중 하나이거나 또는 그 둘 다를 편집해서 삽입했을 수도 있겠는데 (둘 다 아닐 수도)
짐작에 불과할 뿐이므로 러시아어를 잘 아는 사람 또는 스핏츠 내공이 깊은 고수의 확인을 바란다.
● 달콤한 손길, 열기
꽤 오래 전의 일인데 언젠가 스핏츠 팬들끼리 만나는 어느 모임의 옆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아마이 테'를 '달콤한 손'이라고 하면 그건 좀 곤란하다."
그렇다면 뭐라고 해석해야 좋을지 궁금했으나 그 다음 대화를 듣지 못한 채로 그 모임을 마치고 말았다.
이번 글을 쓰면서 인터넷 여기저기를 클릭해보니
바둑 용어로 '카라이 테(からい手)', '아마이 테(甘い手)' 그리고 '시부이 테(渋い手)'라는 표현들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설마 하니 스핏츠의 '아마이 테' 의미가 바둑 애호가들이 사용하는 의미와 유사한 것은 아닐 듯 싶다.
검색을 조금 더 해보니, 일본의 어느 스핏츠 팬 사이트에 이 노래를 두고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었다.
その手で触れられるだけで癒される手(それを”甘手-あまて-”と呼ぶ)
そんな手の持ち主が何百人かに1人いる、という漫画を読んで、それがモチーフになった
그 손에 닿는 것만으로도 치유되는 손 (그것을 "아마테(甘手)"라고 부른다)
그런 손의 소유자가 몇백 명에 한 명 있다, 라는 만화를 읽고, 그것이 모티프가 되었다 |
어떤 의미인지 와닿긴 한데 이것을 우리말 한두 단어로 표현하기는 역시 힘들다.
'포근한 손길'도 적당하다 싶지만 모티프로 삼았다는 '치유'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듯 싶고
그렇다고 여러 단어를 쓰면 노랫말이 주는 시적 분위기를 망칠 게 틀림없을테니
결국 '달콤한 손' 또는 '달콤한 손길'로 해두고 그 의미를 더 깊게 생각하는 수 밖에 없겠다.
그래서 노랫말 번역은 의역을 되도록 피하고 있는 (c) spitzHAUS의 것을 옮겨 왔다. | |
어제 오후, '여느 때보다 밝은 밤'이라는 그 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 그는 늘 그렇듯 이렇게 시작했다.
"어디야? 뭐 해? 아니, 도대체 어디서 뭐 하고 있는 거냐구?"
그는 일하던 중에 잠시 밖으로 나와서 담배를 피워무는 중이었고 나는 다소 번잡한 종로 광장시장 앞을 지나치고 있었다.
지난 여름 다니던 직장에서 나온 후 프랜차이즈 외식 업종에 뛰어든 그는 남들 쉬는 날 일하고 평일에 쉰다.
얼마 전 늦은 밤 퇴근길에 만났을 때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며칠 정도 해외로 여행 가면 좋겠다. 어때?"
겉으로는 나의 의향을 묻는 것이었지만 당분간은 그저 소망에 불과한 자신의 현재를 투정하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겠지.
늦은 밤이 되어야 퇴근하는 그의 귀갓길이 항상 '여느 때보다 밝은 밤(いつもより明るい夜)'이었으면 좋겠다.
√ 甘い手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11/08 11:40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3) |
Tags : Ballad of a Soldier,
Spitz,
Баллада о солдате,
スピッツ,
誓いの休暇,
맹세의 휴가,
스핏츠,
어느 병사의 발라드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26
|
|
사랑에 빠졌다 그것뿐인데도 세상은 눈부시다 恋をした それだけのことなのに 世界はまぶしい |
アオゾラペダル Aozora Pedal 푸른 하늘 페달 |
ⅰ
지난 3월 후쿠시마(福島)에서의 원전 사고 이후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대폭 줄어들고
아직도 여행자가 예전만큼 회복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다녀올 사람은 다들 다녀오는 것 같다.
지난 여름, 내 주위에서도 여러 친구들이 일본에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지가 모두 원전 사고가 난 동일본에서 한참 떨어진 큐슈(九州) 지역이나 오키나와(沖縄)이긴 하지만.
고맙게도 여행을 다녀온 그들에게 선물을 받았는데 모두 j-pop 관련이었다.
CD, DVD 그리고 노래책.
그들에게 한번 더 고맙다는 인사를 글로 남기고 싶어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데
혹시 '이거 자랑질(!) 아니냐!'는 말을 들어도 음···, 할 말 없을 것 같긴 하다. 후훗.
ⅱ
먼저 오키나와에 다녀온 친구가 건네준 선물, 사이토 카즈요시(斉藤和義)의 DVD.
KAZUYOSHI SAITO LIVE TOUR 2010 STUPID SPIRIT at ZEPP TOKYO 2010.12.12.
앵콜 2곡을 포함하여 모두 22곡의 라이브 그리고 P/V 하나, 러닝 타임은 134분.
플레이어에 로딩시키기 전까진 몰랐는데 두 명의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이
록 밴드 후지패브릭(フジファブリック)의 멤버 야마우치 소이치로(山内総一郎)다.
마침 같이 보던 친구가 화면에서 그를 발견하고 DVD 부클릿에 나와있는 이름을 가리켰다.
후지패브릭의 곡은 하나 밖에 몰라서 음악 스타일이 어떤지 잘 모르지만
적어도 기타 연주하는 모습은 '슈게이징(shoegazing)' 스타일로 상당히 분위기 있다.
화면에서 그를 발견해서 알려준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사이토 카즈요시뿐만 아니라 쿠루리(くるり)의 서포트 기타리스트로도 활동한다고 한다.
아···, 어쩌다 사이토 카즈요시가 아니라 콘서트 서포트 멤버 얘기가 되어버렸다.
각설하고. |
2011-04-20 |
사이토 카즈요시가 훌륭한 멜로디 메이커이자 매력적인 보컬리스트라는 건 이미 익히 알고 있지만
그가 싱어송 라이터의 능력만 출중한 게 아니라 일렉트릭 기타 연주 실력도 상당하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각자 다른 공간에서 바쁘다보니 이 DVD를 내게 선물한 친구와 만나는 일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지만
메신저로 또 휴대폰 메세지로 자주 소통을 하니 예전만큼 자주 만나지 않아도 그리 뜸하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
메신저의 대화창에서 음악 이야기가 나오면 최근의 그는 "요즘 뭐가 괜찮지? 일본 거 말고 영어 노래로" 라고 하는데
나에게 말은 그렇게 해도 대중음악에 대한 그의 주된 취향은 j-pop이고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그럴 거다.
오키나와에서 귀국하기 전날엔가 갑자기 허리에 강한 통증이 와서 가방 꾸리기도 힘들어서 혼났다던데, 그 친구.
○○, 고맙다.
큐슈에 다녀온 친구들에게 선물을 받을 때 적잖이 놀랐다.
(CD, DVD가 아니고 노래책이지만) 우연히도 그것 역시 사이토 카즈요시였기 때문이다.
『노래쟁이 15: 기타 코드집(歌うたい15: ギター弾き語り)』.
같은 타이틀의 싱글 베스트 음반에 수록된 40곡 전부의 노랫말에 기타 코드명이 표기되어 있다.
권말에는 dim, aug, 7sus4 등을 포함, 일반적인 코드 108개의 다이어그램 일람표도 있는데
(로우 포지션과 하이 포지션 둘 다 있어서 다이어그램 그림은 216개나 된다)
사용되는 코드의 다이어그램은 노래별로 따로 표시되어 있어서 굳이 뒤적거리지 않아도 된다.
오선 악보는 없는 가사집 형태의 책이지만 전주 간주 후주의 코드명도 표기되어 있어서
노래를 알고 있고 자신의 기타 반주 하나로만 노래를 불러보려는 사람에게는 무리 없다. |
2008-09-24 |
이 노래책을 선물받을 때 마침 하타 모토히로(秦基博)의 2009년 라이브를 듣고 있었는데
레코드숍에 갔을 때 그 음반의 코드집도 진열되어 있어서 둘 중 어느 것을 살까 하다가 사이토 카즈요시의 것으로 샀다고 했다.
선물 사러 다니는 일은 미리 정해둔 일정을 흩뜨려 놓기도 해서 여행의 즐거움을 깍아먹는 경우도 왕왕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위한 선물을 챙기고 게다가 나의 취향을 고려해서 잠깐 고민까지 했다니, 그 친구들.
○○와 ○○, 고맙다.
그리고 심야버스를 타고 부산에 내려가서 배편으로 큐슈에 다녀온 친구의 선물도 있다.
스가 시카오(スガシカオ)의 최신 베스트 앨범 Sugarless II.
두 곡의 신곡, 싱글 커플링, 셀프 커버, 다른 뮤지션의 곡 커버, 콜라보레이션 곡 등 18곡 수록.
스티커의 'Love Song Best Album'이라는 문구가 말해주듯 '멜로우'한 사랑 노래 앨범인데
스가 시카오의 앨범이니 그 중에는 특유의 '그루브'를 느낄 수 있는 곡들도 당연히 여럿 있다.
신곡 コーヒー(Coffee, 커피)와 ガリレオの数式(Galileo no Suhshiki, 갈릴레오의 수식)도 좋고
사쿠라이 카즈토시(桜井和寿)와의 콜라보레이션 곡인 ファスナー(Fastener, 훼스너)도 좋다.
(사쿠라이가 스가의 스타일을 의식하고 만들어서 Mr.Children의 곡으로 발표했던 이 노래는
이 앨범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면서 듀엣으로 노래한다) |
2011-08-10 |
이 음반을 선물해준 그 친구는, 잠이 오지 않는다며 심야버스 안에서 새벽 네 시까지 수다 메세지를 주고받다가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해서는 태풍 때문에 출항이 계속 연기되자 혹시 출국 못하는 것 아닌지 안절부절했다.
몇 시간 늦긴 했지만 후쿠오카(福岡)의 하카타(博多)항에 도착한 그는 여행 중에도 몇 번 메세지를 보내왔다.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면 곧바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갈 건데 날짜 봐서 나보고 같이 가자고 했고
티켓 구하긴 힘들겠지만 킨키 키즈(キンキキッズ)의 토모토 코이치(堂本光一) 내한공연도 가자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입장을 앞두고 코이치의 대형 걸개사진을 배경으로 찍은 '인증샷'을 내게 메세지로 보내기도 했는데, 그 친구.
○○, 고맙다.
ⅲ
여기까지 쓰는 동안, 이 글에 덧붙일 노래로는 뭐가 좋을지 계속 고민 아닌 고민을 했다.
세 가지 선물에 포함되어 있는 노래 중의 하나로 해야겠다고,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미리 정해두고 있었지만
모두 합쳐 무려 80곡이나 되고 그 대부분이 마음에 드는 곡들이라서 따로 하나 끄집어 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이 글까지 포함해서) 최근에 쓴 글 네 편 모두가 스핏츠(スピッツ)와 무관한 글이라는 생각이 났다.
내 딴에는 이곳을 스핏츠 팬 블로그라고 내세우면서도 말이다.
그래서 선물로 받은 것들 중 하나, 스가 시카오의 베스트 앨범 Sugarless II에서 하나 골랐다.
스핏츠와 직접적인 상관은 없지만 스핏츠가 떠오르는 노래.
스가 시카오가 부르는 アオゾラペダル(Aozora Pedal, 푸른 하늘 페달).
● 아라시 · 허니와 클로버 · 스핏츠, 열기
이 곡은 원래 영화 『허니와 클로버(ハチミツとクローバー)』의 엔딩 테마 곡으로
쟈니즈(ジャニーズ) 소속의 인기 아이돌 그룹인 아라시(嵐)가 불렀던 곡이다.
원작이 만화인 이 작품은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로 거듭났는데
당초 만화,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의 이 작품에서 관련이 있던 스가 시카오가 작사·작곡하여
2006년 7월에 개봉된 실사 영화 『허니와 클로버』에 제공한 것이다.
아라시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돌멩이 세례를 받을 소리가 될 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아라시의 원곡이 아이돌 그룹의 전형적인 중창 정도로 밖에 여겨지지 않아서
원곡에는 그다지 감흥이 없는 반면, 스가 시카오의 셀프 커버 버전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
편견이라는 건 스스로도 알고 있지만 좋고 싫음은 주관적인 것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
ハチミツとクローバー |
검색을 해보니, 몇몇 부분 한글 자막이 나오는 아라시의 P/V 영상이 있어서 링크해둔다.
● 아라시, アオゾラペダル P/V 영상
영화 『허니와 클로버』의 엔딩 테마 곡인데다가 P/V가 드라마 형식이고
게다가 아라시의 맴버인 사쿠라이 쇼(櫻井翔)가 이 영화에서 주연인 타케모토(竹本) 역으로 출연했기 때문에
혹시 P/V의 스토리가 영화 내용과 관련있을 거라고 짐작할지도 모르겠는데 하지만 이 영상은 영화와는 관계없다.
참고로 이 영화의 주제가는 스핏츠의 魔法のコトバ(Mahoh no Kotoba, 마법의 말).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스핏츠의 노래가 나오면서 엔드 크레딧 화면과 연결되고
스핏츠의 주제가에 아라시의 アオゾラペダル(Aozora Pedal, 푸른 하늘 페달), 이 곡이 이어지면서 끝난다.
스핏츠 팬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듯이,
『허니와 클로버』라는 제목은 스핏츠와 스가 시카오의 앨범 타이틀에서 비롯되었다.
그런 연유로 이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텔레비전으로 방영되었을 때
2005년에 방영된 1기 대부분의 회차 그리고 2006년에 방영된 2기의 모든 회차에 걸쳐
스핏츠와 스가 시카오의 노래가 삽입된다. (각각 13곡)
그리고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실사 영화에서는
스핏츠는 주제가로, 스가 시카오는 엔딩 테마 곡으로, 각각 신곡을 제공하기에 이른다.
스가 시카오는 아라시 말고도 쟈니즈 소속 아이돌 그룹에게 곡을 제공한 적이 있는데
1998년 스맙(SMAP)에게 夜空ノムコウ(Yozora no Mukou, 밤하늘의 저편),
그리고 2006년 캇툰(KAT-TUN)에게 Real Face, 각각 한 곡씩 노랫말을 써주었다.
세 번째가 되는 아라시에게는 작사·작곡 모두 작업해서 제공했는데
그 곡을 스가 시카오가 셀프 커버한 버전이 바로 지금 스트리밍되고 있는, 이 노래다. |
ハチミツとクローバー 1 |
● 먼저 덧붙임 그리고 굳이 노랫말, 열기
구글 검색해보면 '아라시'는 '스가 시카오'보다 6배가 넘는 검색 결과가 나온다.
(내 취향과는 반대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아라시의 인기가 훨씬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 만큼 이 노래 アオゾラペダル(Aozora Pedal, 푸른 하늘 페달)의 노랫말 번역도
이미 여러 블로그에 올라와 있고 쉽게 찾을 수 있기에 노랫말 번역은 생략하려고 했다.
하지만 노랫말의 기존 번역 중에서 한 행이 마음에 걸렸는데
그 출처가 모두 같은지 검색되는 곳마다 그 부분의 번역이 똑같았다. | |
柵を越え河川敷の 先までペダルをこいだ |
벼랑을 넘어 카센지키의 앞까지 페달을 밟았어 |
「柵(さく)」를 '벼랑'이라고 하면 어울리지도 않고 이 단어의 뜻에도 그런 의미는 없으니 '울타리'가 어울린다.
「河川敷(かせんしき)」도 '카센지키'라고 해두니 일본어능력시험 N3급 정도로는 의미 파악이 어렵다.
(아마 일본어 발음대로 놔둔 듯한데 '카센지키'로도 읽히긴 하지만 정확한 발음은 '카센시키'다)
이 단어는 '하천부지'라는 뜻으로 흔히 '고수부지'라고도 하는데 '둔치'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으니 그게 좋겠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다음과 같이 번역되었으면 좋겠다.
柵を越え河川敷の 先までペダルをこいだ |
울타리를 넘어 둔치 앞까지 페달을 밟았어 |
그래서 노랫말(우리말 번역)을 붙여두기로 했다.
그 바람에 글이 또 한없이 길어지겠지만.
アオゾラペダル ∼ スガシカオ
思い切りふんづけた ペダルはまるで
空を飛べそうなくらい 勢いをつけてまわった
うしろに乗せた君の まわした腕が
ぼくのこといつもより 強く抱きしめた気がした
あの日の風の色は 思い出せるけれど
あの時のユメと日々は ずっとくすんだまま
明日を眩しいくらいに うまく描こうとして
ぼくらはキレイな色を ぬりすぎたみたい…
ちょっとカッコ悪いことも こわれたユメの色も
パレットに広げ もう一度明日を描こう
川沿いずっと下って 立ち入り禁止の
柵を越え河川敷の 先までペダルをこいだ
自転車を投げ捨てて 見上げた空
鮮やかなその色は 心から消えないのに
あの時の君の笑顔 思い出そうとしても
なんかうまくいかなくて いつも途切れてしまう
悲しいページなんて なかったことにしようとして
ぼくらはいくつも色を かさねてしまった…
きっとぬりすぎた色って 白に戻れないけど
それでいい 新しい色で明日を描こう
明日を眩しいくらいに うまく描こうとして
ぼくらはキレイな色を ぬりすぎたみたい…
ちょっとカッコ悪いことも こわれたユメの色も
パレットに広げ もう一度明日を描こう
きっとぬりすぎた色って 白に戻れないけど
それでいい 新しい色で明日を描こう
作詞・作曲:スガシカオ | 푸른 하늘 페달 ∼ 스가 시카오
마음껏 밟아댄 페달은 마치
하늘을 날 수 있을 듯한 기세를 내며 돌았다
뒤에 태운 네가 감은 팔이
나를 평소보다 세게 끌어안은 느낌이 들었다
그날 바람의 색깔은 떠올릴 수 있지만
그때의 꿈과 나날은 훨씬 빛바랜 채로
내일을 눈부실 만큼 잘 그리려고
우리들은 아름다운 색을 너무 칠한 것 같아···
조금 꼴사나운 것도 부서진 꿈의 색깔도
팔레트를 펼치고 다시 한번 내일을 그리자
강가를 쭉 내려가 출입금지된
울타리를 넘어 둔치 앞까지 페달을 밟았다
자전거를 내팽개치고 올려다본 하늘
선명한 그 색깔은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는데
그때 너의 웃는 얼굴 떠올리려고 해도
어쩐지 잘 되지 않고 언제나 도중에 끊겨 버린다
슬픈 페이지 따위 없었던 것으로 하려고
우리들은 몇 번이고 색을 겹쳐 버렸어···
분명 너무 칠한 색이란 흰색으로 돌아올 수 없지만
그걸로 괜찮아 새로운 색으로 내일을 그리자
내일을 눈부실 만큼 잘 그리려고
우리들은 아름다운 색을 너무 칠한 것 같아···
조금 꼴사나운 것도 부서진 꿈의 색깔도
팔레트를 펼치고 다시 한번 내일을 그리자
분명 너무 칠한 색이란 흰색으로 돌아올 수 없지만
그걸로 괜찮아 새로운 색으로 내일을 그리자
작사·작곡 : 스가 시카오 |
2011-08-10
Sugarless II
track 13
アオゾラペダル |
위 노랫말의 마지막에 은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아라시의 원곡과 스가 시카오의 셀프 커버 버전이 서로 다른 부분이다.
원곡에서는 아라시가 맨 마지막의 후렴부 두 행까지 부르는데
지금 스트리밍 되고 있는 스가 시카오의 셀프 커버 버전에서는 그 부분을 부르지 않는다.
오리지널과 셀프 커버 사이에 큰 차이는 그 정도일 뿐, 템포나 리듬 등은 그다지 차이가 없는데도
내가 2006년의 아라시 버전 때는 주목하지 않다가 2011년의 스가 시카오버전은 자주 듣게 되는 걸 보면,
아무래도 나는 스가 시카오의 음색을, 살짝 쇳소리를 느낄 수 있는 그의 칼칼한 음색을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다.
● '푸른 하늘 페달'의 뮤지션, 열기
스가 시카오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받쳐주는 사운드의 뮤지션과 엔지니어는 다음과 같다.
마미야 타쿠미(間宮工)의 일렉트릭 기타, 네기시 타카무네(根岸孝旨)의 베이스,
아라키 유코(あらきゆうこ)의 드럼, 모리 토시유키(森俊之)의 키보드.
그리고 레코딩과 믹싱을 담당한 엔지니어는 모로카지 타츠야(諸鍛冶辰也).
마미야 타쿠미는 기타를 시작하게 된 까닭이 중학교 음악 수업에 기타가 있어서라고 한다.
스가 시카오와는 데뷔 전부터 이미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하며
스가 시카오의 서포트 밴드 시카오 & 패밀리 슈가(Shikao & The Family Sugar)의 멤버다. |
Office Augusta |
네기시 타카무네는 1989년에 결성된 유닛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Dr.StrangeLove)의 멤버로
유명 뮤지션의 레코딩 세션, 라이브 서포트 베이시스트, 프로듀싱 등 활동의 폭이 넓다.
소속사는 스가 시카오와 같은 오피스 오거스타(オフィスオーガスタ)다.
여성 드러머라서 눈길이 한번 더 가는 아라키 유코는 솔로 프로젝트 미구(mi-gu)로 활동 중인데
스가 시카오, 하타 모토히로, 스키마스위치(スキマスイッチ) 등이 참여하고 있는,
스페셜 유닛 후쿠미미(福耳)의 음악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아마 이 뮤지션을 알 것이다.
모리 토시유키는 대학 진학 후 곧바로 프로페셔널 뮤지션으로 나섰다.
시카오 & 패밀리 슈가의 키보디스트이자 밴드마스터다. |
あらきゆうこ |
真山巧 | 만화 『허니와 클로버』 등장인물 중 하나인 '마야마 타쿠미'는 스가 시카오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
캐릭터 설정은 어떤지 몰라도 이마를 가린 헤어 스타일과 안경 등 겉모습은 스가 시카오와 비슷한데
영화에서 카세 료(加瀬亮)가 연기한 '마야마'가 스가를 더 닮아 보이는 건 아마 실사라서 그런지도.
「사랑에 빠졌다 그것뿐인데도 세상은 눈부시다 恋をした それだけのことなのに 世界はまぶしい」
이번 글의 제목으로 삼은 이 문구는, 실사 영화 『허니와 클로버』의 헤드 카피다.
순정만화에나 나올 문장이고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오글거린다'는 말을 들을 지도 모르겠다. |
스가 시카오는 アオゾラペダル(Aozora Pedal, 푸른 하늘 페달)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자전거 페달은 마치 하늘을 날 듯 돌아가고 너는 평소보다 더 세게 나를 끌어안는 것 같다'고.
그러니까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이런 것이기도 하다.
사랑에 빠졌다. 그것뿐인데도, 세상은 눈부시다. 恋をした。それだけのことなのに、世界はまぶしい。 ···라고 말하게 되는 것.
√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10/13 01:22 | 듣기 | trackback (0) | reply (22) |
Tags : Dr.StrangeLove,
mi-gu,
Shikao & The Family Sugar,
Spitz,
あらきゆうこ,
くるり,
オフィスオーガスタ,
キンキキッズ,
スガシカオ,
スキマスイッチ,
スピッツ,
ハチミツとクローバー,
フジファブリック,
加瀬亮,
堂本光一,
山内総一郎,
嵐,
斉藤和義,
根岸孝旨,
桜井和寿,
森俊之,
櫻井翔,
福耳,
秦基博,
諸鍛冶辰也,
間宮工,
네기시 타카무네,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마미야 타쿠미,
모로카지 타츠야,
모리 토시유키,
미구,
사이토 카즈요시,
사쿠라이 쇼,
사쿠라이 카즈토시,
스가 시카오,
스키마스위치,
스핏츠,
시카오 & 패밀리 슈가,
아라시,
아라키 유코,
야마우치 소이치로,
오피스 오거스타,
카세 료,
쿠루리,
킨키 키즈,
토모토 코이치,
하타 모토히로,
허니와 클로버,
후지패브릭,
후쿠미미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25
|
|
할머니는 조용히 잠에 들었죠 おばあちゃんは静かに眠りについた |
トイレの神様 Toilet no Kamisama 화장실의 신 |
ⅰ
하반기 취업 시즌을 맞이한 요즘, 요 며칠 전의 일이다.
한 친구로부터 자기소개서를 읽어봐달라는 부탁을 듣게 되었다.
언젠가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서 그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을 때
그가 과거에 겪었던 일들을 그의 품성과 연결해서 내 나름대로의 해석을 해준 적이 있었다.
그 친구와의 오랜 친분으로 나는 그의 개인사를 (특히 대학 시절을) 제법 알고 있기에
그의 대학 시절을 내가 돌이켜 보고는 몇가지 얘깃거리를 먼저 간추린 다음
그 중에서 흔히 기업에서 요구하는 도전이나 봉사 같은 품성과 연결지어서
일반적인 자기소개서 항목에 맞추어 그에게 새삼 상기시켜 주었던 것인데
그날 자기소개서를 보니 그것들도 몇몇 항목에 나누어서 적절하게 기술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봉사활동 경험에 대한 언급.
그는 장애인과 독거노인의 목욕 봉사를 위한 대학 연합 동아리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데
당시 그가 일 년 가까이 도와드렸던 어느 어르신에 관한 이야기도 그 중 하나였다. | |
그분의 목욕을 도와드리던 때의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그에게서 간간히 들은 바 있는데
몇 차례 얘기가 거듭됨에 따라 그의 감정이 차츰 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처음엔 어려운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는 봉사의 마음이
일년쯤 시간이 흘렀을 땐 마치 가족에게서 느끼는 애정처럼 바뀌지 않았나 하는.
하지만 자기소개서에서는 한두 줄 정도의 문장을 통해 '봉사활동' 정도로 묘사되었을 뿐
그분에 대해서 그리고 그 목욕 봉사에 통해서 그 자신이 새롭게 가지게 된 감정과
그분과의 인연으로 자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드러나 있지 않았다. | |
그의 글솜씨가 모자라서가 분명 아니었다.
취업에 맞닥뜨려서 여러 차례 자기소개서를 써본 적이 있는 사람은 혹시 알지 모르겠다.
항목별로 700자 또는 800자 정도로 기술해야 하는 자기소개서 양식의 특성 상,
자기소개서의 수사법은 명사와 동사를 주로 해서 읽는 이에게 임팩트를 강하게 줘야 하고
자신의 이력에 대한 적절한 배열과 각 팩트에 대한 의미 부여 등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므로
형용사나 부사와 같은 품사가 자주 사용되는 개인적인 또는 주관적인 감정의 묘사는
업무 적합성을 중점적으로 판단하는 담당자에게는 자칫 중언부언으로 여겨질 위험까지 있어서
자기소개서를 몇 번 고쳐 쓰는 가운데 조금씩 뒤로 밀려나다가 결국엔 지워진다는 것을. | |
그 역시 그랬던 것 같다.
때로는 손주처럼 곁에서 함께 낮잠을 자기도 했던 그 특별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는
그렇게 제한된 글자 수의 박스 안에서 한두 줄의 문장으로 처리될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었다.
아니면 그 인연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자기소개서에 쓸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드러내고 싶지 않은 그 자신만의 '개인적인 감정'이라서 일기장이나 가슴 속에만 간직하고 싶었는지도.
그날 나는 결국 제대로 된 조언을 해주지 못한 채, 자기소개서가 담긴 USB 메모리 스틱을 돌려주었던 같다.
이를테면 독거노인을 위한 목욕 봉사에 대해서 기술한 한두 줄의 문장에 대해서는
봉사활동을 통해 무엇을 얻었으며 그것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제대로 요약하고 분명히 강조했는가를,
그러자면 어떤 첨삭이 있어야 하는지 조언을 해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말았던 것 같다.
그날의 '자기소개서 읽기' 시간을 돌이켜 볼 때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한참 동안 내 눈길에 머물러 있던, 그 한두 줄의 문장이다.
아마 그 역시 몇 번 고쳐 쓰는 동안 감정이 묻어나는 단어는 하나둘 정리되었을테고 마침내 그런 정도로만 요약된 문장,
아니면 '스펙'일 뿐인 봉사활동으로 읽혀질 망정 특별한 인연을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애당초 한두 줄로만 쓴 문장,
둘 중 어느 쪽이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그 한두 줄의 문장에서
어느 날 우연히 내 앞에서 터져 나와버린 감정의 한 모습, 그의 '멈추지 않던 눈물'이 떠올라서다.
ⅱ
지난 봄 어느 날, 그 친구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더니 한참 동안 멈추지 못한 채 계속 울었다.
표현이 좀 그렇지만 정말 얼굴이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되도록 울고 또 울었다.
평소처럼 주변 돌아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주고받던 수다도 대충 끝나던 참이었으니
그의 갑작스러운 울음은 나로서는 다소 맥락이 닿지 않기도 해서 상당히 당혹스러웠다.
더구나 그 친구는 눈물이 거의 없는 편이라서 심성이 강하다고 생각해온 친구라서 더욱 그랬다.
그가 잠깐씩 진정이 될 때 저간의 사정을 띄엄띄엄 들을 수 있었는데
그가 일 년 가까이 목욕봉사를 해드렸던 어르신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미 내가 알고 있었던 그의 사정에 그날 그의 눈물 사이사이로 들었던 이야기를 더하면 사정은 이랬다.
그는 지난해 초여름 해외로 나가야 해서 그분을 다른 봉사자에게 인계할 수 밖에 없는 탓에
어느덧 특별해진 그분과의 인연은 한동안 마음 속에만 담아둔 채 해외에서 지내야 했다.
거동이 불편한 그분의 손발톱도 깍아드리고 얘기 상대도 해드리던 시간을 가끔 떠올리며.
그러다 귀국 후 한번 뵈러 간다는 것이 그만 복학이다 뭐다 하면서 차일피일 하고 있던 중,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것이었다.
부음을 전해들었을 때는 이미 구청에서 장례도 다 치른 다음이라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는데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동아리에서 추모식을 준비해서 뒤늦었지만 다녀오게 되었고
그게 바로 내 앞에서 '멈추지 않던 눈물'을 흘리던 날의 며칠 전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며칠 후, 나와 만났던 지난 봄의 그날.
일상적으로 주고받던 얘기 중 문득 그 어르신이 생각나는 실마리가 되는 말이라도 있었는지
진작부터 시골에 계신 친할머니 같은 애정을 가지게 된 분에 대한 밀려오는 그리움과
그분, '정순이할머니'를 귀국하자마자 왜 바로 찾아뵙지 못했던가 하는 자책감이
참고 있던 그의 눈물샘을 터뜨리고 말았고, 나는 그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 셈이었다. |
염리동, 소금마을 이야기 |
나는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우에무라 카나(植村花菜)의 トイレの神様(Toilet no Kamisama, 화장실의 신)를 듣고 있다.
'할머니'가 등장한다는 것 말고는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와 이 노래 사이에 공통점이나 연관성이 없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소중한 것을 잃어간다(大切なものをなくしてく)'는 노랫말의 한 대목에서 나는 그 친구를 떠올리게 된다.
그는 소중한 사람을 잃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이제 소중한 사람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사는 셈이다.
이제 다시는 발톱을 깍아드릴 수도, 목욕을 도와드릴 수도, 낮잠 주무실 때 곁에서 함께 해드릴 수도 없지만
아마 그가 정순이할머니만큼의 나이가 되어도 정순이할머니는 여전히 그의 가슴 속에서 웃고 계시지 않을까.
ⅲ
● 노랫말, 열기
トイレの神様 ∼ 植村花菜
小3の頃からなぜだか
おばあちゃんと暮らしてた
実家の隣だったけど
おばあちゃんと暮らしてた
毎日お手伝いをして
五目並べもした
でも、トイレ掃除だけ苦手な私に
おばあちゃんがこう言った
トイレには
それはそれはキレイな女神様がいるんやで
だから毎日キレイにしたら
女神様みたいにべっぴんさんになれるんやで
その日から私は
トイレをピカピカにし始めた
べっぴんさんに絶対なりたくて
毎日磨いてた
買い物に出かけた時には
二人で鴨なんば食べた
新喜劇録画し損ねたおばあちゃんを
泣いて責めたりもした
トイレには
それはそれはキレイな女神様がいるんやで
だから毎日キレイにしたら
女神様みたいにべっぴんさんになれるんやで
少し大人になった私は
おばあちゃんとぶつかった
家族ともうまくやれなくて
居場所がなくなった
休みの日も家に帰らず
彼氏と遊んだりした
五目並べも鴨なんばも
二人の間から消えてった
どうしてだろう?
人は人を傷付け、大切なものをなくしてく
いつも味方をしてくれてたおばあちゃん残して
ひとりきり
家 離れた
上京して2年が過ぎて
おばあちゃんが入院した
痩せて細くなってしまった
おばあちゃんに会いに行った
「おばあちゃん、ただいまー!」ってわざと
昔みたいに言ってみたけど
ちょっと話しただけだったのに
「もう帰りー。」って
病室を出された
次の日の朝
おばあちゃんは静かに眠りについた
まるで まるで
私が来るのを待っていてくれたように
ちゃんと育ててくれたのに
恩返しもしてないのに
いい孫じゃなかったのに
こんな私を
待っててくれたんやね
トイレには
それはそれはキレイな女神様がいるんやで
おばあちゃんがくれた言葉は
今日の私をべっぴんさんにしてくれてるかな
トイレには
それはそれはキレイな女神様がいるんやで
だから毎日キレイにしたら
女神様みたいにべっぴんさんになれるんやで
気立ての良いお嫁さんになるのが夢だった私は
今日もせっせと、
トイレをピカピカにする
おばあちゃん
おばあちゃん
ありがとう、
おばあちゃん
ホンマに
ありがとう | 화장실의 신 ∼ 우에무라 카나
이유는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3학년 무렵부터
할머니와 살고 있었죠
우리 바로 옆집이었는데도
할머니와 살고 있었어요
매일 심부름을 하고
오목을 두었죠
하지만, 화장실 청소만은 하기 싫어했던 저에게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어요
화장실에는
아주 아주 아름다운 여신님이 살고 계신단다
그러니 매일 깨끗하게 청소하면
여신님처럼 예뻐질 수 있단다
그 날부터 저는
화장실을 깨끗하게 청소하기 시작했어요
꼭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매일 노력했어요
쇼핑에 나갔을 때는
둘이서 칼국수를 먹었죠
개그프로그램 녹화를 놓친 할머니한테
울며 화를 내기도 했어요
화장실에는
아주 아주 아름다운 여신님이 살고 계신단다
그러니 매일 깨끗하게 청소하면
여신님처럼 예뻐질 수 있단다
조금 어른이 된 저는
할머니와 부딪히기 시작했죠
가족들과도 사이가 틀어져
내가 있을 곳이 없어져 버렸어요
쉬는 날에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남자친구와 놀았어요
오목도 칼국수도
두 사람 사이에서 사라져갔어요
왜일까요?
사람은 사람을 상처입히고, 소중한 것을 잃어가요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었던 할머니를 두고
혼자
집을 떠났죠
상경한지 2년이 지났을 때
할머니가 입원했어요
마르고 뼈만 남은
할머니를 만나러 갔죠
"할머니, 나 왔어~!" 라고 일부러
옛날처럼 말을 해봤지만
잠깐 이야기를 나눴을 뿐인데
"이제 돌아가렴" 이라며
병실에서 쫓겨났어요
다음 날 아침
할머니는 조용히 잠에 들었죠
마치 마치 내가 오기를
기다려 주었던 것처럼
이렇게 키워주셨는데
효도도 못했는데
좋은 손녀도 아니었는데
이런 나를
기다려 준 거죠
화장실에는
아주 아주 아름다운 여신님이 살고 계신단다
할머니가 해준 말은
오늘의 나를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는 걸까요
화장실에는
아주 아주 아름다운 여신님이 살고 계신단다
그러니 매일 깨끗하게 청소하면
여신님처럼 예뻐질 수 있단다
마음씨 고운 신부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저는
오늘도 부지런히,
화장실을 깨끗하게 청소해요
할머니
할머니
고마워요,
할머니
정말
고마워요 |
2010-03-10
わたしのかけらたち
track 06
2010-09-15
花菜
My Favorite Things
track 11
2010-11-24
トイレの神様
track 01
|
● 카모난바 그리고 신희극, 열기
노랫말 번역은 j-pop 커뮤니티로 유명한 지음아이에서 가져왔는데
일본의 식문화와 대중문화에 세세하게 익숙치 않을 사람들을 고려했는지
오리고기를 고명으로 올린 면 음식인 '카모난바(鴨なんば)'는 '칼국수'로,
그리고 인기 TV 코미디 프로그램인 요시모토 신희극(よしもと新喜劇)을 뜻하는
'신희극(新喜劇)'는 '개그 프로그램'으로 번역되어 있다.
내가 '카모난바'를 먹어본 적 없고 '신희극'도 본 적 없어서 그런지, 적절한 의역으로 보인다. | |
요시모토 신희극은 무려 50년 가까이 방송되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요시모토 크레이이티브 에이전시에 소속된 개그맨들이 출연하는 무대 코미디라고 한다.
우에무라 카나는 이 노래의 히트가 계기가 되어
2011년 1월 1일 방송된 요시모토 신희극 정월 스페셜(吉本新喜劇正月スペシャル)에 게스트로 출연했다고 한다.
● 오시오 코타로 vs. 시노자키 마사츠구, 열기
トイレの神様(Toilet no Kamisama, 화장실의 신).
우에무라 카나가 부르는 이 노래가 수록된 음반은 위 노랫말에 병렬해둔 이미지의 음반 세 종류다.
지금 스트리밍 되고 있는 곡은 2010년 11월의 싱글에서 추출된 것이며
이것은 2010년 3월의 미니 앨범 수록곡과 같은 곡이다. (연주 시간 9분 52초)
2010년 9월 발매의 셀프 커버 앨범에 수록된 버전은
핑거링 스타일 주법의 기타리스트로 유명한 오시오 코타로(押尾コータロー)가 피처링한 곡인데
(오시오 코타로 팬들은 어떨지 몰라도)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오리지널보다 밋밋하고 그래서 감동이 덜하다.
● 우에무라 카나, トイレの神様 (feat. 오시오 코타로) 라이브 동영상
반주가 어쿠스틱 기타 한 대의 사운드로 시작하는 노래다 보니 오시오 코타로의 기타가 더해져도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이야기가 나오는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오리지널 버전이 주는 찡한 감동을 따라오지 못해서다.
(물론 나와는 달리 담백하고 절제된 느낌의 이 셀프 커버 버전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쿠스틱 기타 하나로 반주가 시작되는 등 초반부는 오리지널 버전과 셀프 커버 버전이 그다지 다를 바 없지만
오리지널 버전은 (지금 들어서 알 수 있듯이)
할머니와 다투고 집을 나온다는 삼절 부분에서 첼로, 바이올린 등의 현악기가 추가 된다.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는 사절에서 피아노가 앞서면서 드럼, 베이스 등 리듬 악기가 들어오고
후반부에서는 모든 악기들이 도열해서 할머니가 떠나보내는 듯 연주되었다가 잦아든다.
그리고 마치 시가(詩歌)의 수미상관(首尾相關)처럼, 곡의 처음과 같이 어쿠스틱 기타 하나만의 반주로 끝나는 듯 한다.
즉 '고마워요(ありがとう)'라고 하면서 노래가 끝나는 듯 싶다가
오케스트레이션 수준의 현악 반주와 함께 기타, 베이스, 드럼, 피아노 등 모든 악기가
할머니를 잃은 상실감과 떠나신 분을 향한 고마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만들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우에무라 카나의 이 노래를, '멈추지 않던 눈물'의 그 친구가 듣게 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혹시 정순이할머니가 떠오르진 않을까.
그래서, 지금은 가슴 속에만 계신 정순이할머니를 보고 싶은 마음에 저도 몰래 두 눈에 눈물이 고이는 건 아닐지.
√ トイレの神様 노랫말 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지음아이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10/01 22:32 | 듣기 | trackback (0) | reply (24) |
Tags : Spitz,
スピッツ,
押尾コータロー,
植村花菜,
篠崎正嗣,
스핏츠,
시노자키 마사츠구,
오시오 코타로,
우에무라 카나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24
|
|
플라멩코의 시간, 어른들의 음악 フラメンコのとき、大人たちの音楽 |
It Ain't Me Babe It Ain't Me Babe 난 그런 사람이 아냐 |
ⅰ
나는 기타 연주곡을, 특히 플라멩코(flamenco) 기타 연주를 좋아해서
8기가바이트 용량의 아이팟을 그쪽 장르의 음악으로 거의 다 채워서 다닐 때도 있다.
이를테면 플라멩코 그룹 집시 킹즈(Gipsy Kings), 아르메니아계 이란 기타리스트 아르믹(Armik),
독일 태생의 기타리스트 고비(Govi)라든지 캐나다의 기타리스트 제시 쿡(Jesse Cook) 등의 음악.
집시 킹즈는 보컬 파트가 있는 트랙이 많지만 나머지는 거의 그렇지 않아서
랜덤 플레이로 귀에 들어오는 음악은 기타 중심의 연주 음악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컬 파트가 없는 연주 음악은 아무래도 대중적으로 주목받기가 쉽지 않은데
더구나 플라멩코 스타일의 연주 음악을 흔히들 '월드 뮤직' 중 하나로 분류하다보니
영미권의 팝/록과는 '다른 월드'의 음악으로 인식되어 마치 '변방'의 음악으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월드와이드로 알려져 있긴 해도 대중음악의 메인 스트림은 분명 아니지만. | |
오륙 년 전 폐업 세일에 들어간 어느 레코드숍에서 음반을 여러 장 산 적이 있는데
그 중에는 나라다(Narada) 레이블에서 발매된 두 장짜리 베스트 앨범이 있었다.
기타를 안고 있는 뮤지션의 커버 이미지, 익숙한 레이블, 무엇보다 한 장 가격도 안되는 헐값.
나라다는 뉴 에이지 음악 레이블인데 그 장르를 자주 듣던 시절이 언제였나 아련하기도 했고
주로 피아노가 중심인 뉴 에이지만 들었기 때문에 기타 연주의 뉴 에이지는 어떤지 궁금증도 생겼고
무엇보다도 헐값이라서 만약 사서 들어본 후에 이건 나한테 아니다 싶어도 후회가 없을 듯해서
당시는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뮤지션이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구입한 음반이었다. |
Ultimate Jesse Cook |
그렇게 무작정 접하게 된 것이 제시 쿡의 음악이었는데
정작 음반을 들어보니 예상과 달리 (적어도 내가 알고있던) 뉴 에이지 음악이 아니고 플라멩코 음악.
하지만 뉴 에이지보다는 더 오랫동안 즐겨 듣고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득템' 음반이 되었다.
ⅱ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제시 쿡은 파리, 프랑스 남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부모가 이혼한 후 그는 캐나다 사람인 어머니를 따라 캐나다로 와서 기타 아카데미에 들어가 음악 수업을 받게 되는데
그가 걸음마를 뗄 무렵 그의 부모가 유명한 집시 플라멩코 기타리스트의 레코딩에 참여한 적이 있다는 점,
소년 시절, 아버지가 살던 남부 프랑스를 방문할 때 그 지방에서 플라멩코 사운드를 자주 접했다는 점 등은
훗날 그가 지향하는 음악이 어떤 것이 되는지를 시사해주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우연이겠지만 그리고 교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집시 킹즈의 리드 싱어가 그의 아버지 이웃집에 살았다고 한다)
1995년의 데뷰 앨범 이후 일곱 장의 정규 앨범, 한 장의 라이브 앨범과 두 장짜리 베스트 앨범을 발매한 그는
레코딩에 참여한 뮤지션이나 객원 가수의 보컬 파트가 들어간 곡도 몇 곡 발표한 바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번 글에서 소개하는 곡, 밥 딜런(Bob Dylan)의 히트곡을 커버한 It Ain't Me Babe다.
캐나다의 싱어송 라이터 멜리사 맥클러랜드(Melissa McClelland)가 보컬로 피처링한 이 곡은
2007년에 발매된 제시 쿡의 여섯 번째 정규 앨범 Frontiers에 수록되어 있으며
(앞서 언급한 베스트 앨범은 2005년에 발매되어서 그 음반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다)
이 곡은 싱글로도 발매되어 3주 동안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머물렀다고 한다.
이 곡은 비록 제시 쿡이 커버한 곡이지만 그의 기타 연주를 프런트로 내세우지 않아서
기타리스트가 커버한 곡이라는 사전 정보 없이 이 곡을 듣게 되는 사람은
자칫 멜리사 맥클러랜드의 '건조한 듯한 분위기'의 보컬에만 귀를 기울이게 되기 쉬운데
보컬 뒤로 살짝 한발 물러선 채 연주하는 제시 쿡의 빼어난 기타 연주에 주목하게 되면
보컬과 기타가 서로 상대방의 사운드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Frontiers |
앞서 멜리사 맥클러랜드의 음색을 두고 '건조한 듯한 분위기'라고 했는데
이는 얼마 전 이 노래를 듣고 나서 내 친구가 그렇게 표현한 것을 옮긴 것이다.
그 친구가 그렇게 말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을 듣고 보니 멜리사의 음색에서 듣기 좋은 '메마름'이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 걸까?
노랫말은 '나는 당신이 찾는 그런 사람이 아냐'라고 하면서 '거절'을 이야기하는데도 불구하고
씁쓸한 느낌은 없고 듣고 있는 내내 고개가 까딱거려지고 문득 입가에 미소마저 지어지기도 하는 이유가.
ⅲ
● 노랫말, 열기
It Ain't Me Babe (feat. Melissa McClelland) ∼ Jesse Cook
Go 'way from my window
Leave at your own chosen speed
I'm not the one you want, babe
I'm not the one you need
You say you're lookin' for someone
Who's never weak but always strong
To protect you an' defend you
Whether you are right or wrong
Someone to open each and every door
But it ain't me, babe
No, no, no, it ain't me babe
It ain't me you're lookin' for, babe
Go lightly from the ledge, babe
Go lightly on the ground
I'm not the one you want, babe
I will only let you down
You say you're lookin' for someone
Who will promise never to part
Someone to close her eyes for you
Someone to close her heart
Someone who will die for you an' more
But it ain't me, babe
No, no, no, it ain't me babe
It ain't me you're lookin' for, babe
Go melt back into the night, babe
Everything inside is made of stone
There's nothing in here moving
An' anyway I'm not alone
You say you're lookin' for someone
Who'll pick you up each time you fall
To gather flowers constantly
An' to come each time you call
A lover for you life an' nothing more
But it ain't me, babe
No, no, no, it ain't me, babe
It ain't me you're lookin' for, babe
Words & Music by Bob Dylan |
Jesse Cook
Melissa McClelland
여성 뮤지션이 노래를 하는 까닭에
밥 딜런의 원곡과는 다르게
노랫말에서의 「his eyes, his heart」를
각각 「her eyes, her heart」로
남성형 품사를 여성형 품사로 바꿔서 노래한다. |
● 제시 쿡 공연 영상, 열기
제시 쿡은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이 발매된 2007년에
자신의 공연 영상이 담긴 DVD One Night at the Metropolis도 발매했는데
이 DVD에는 밥 딜런의 클래식이라고 소개하면서 이 곡을 연주하는 영상이 담겨 있다.
연주를 시작하기 전 그는 이 곡을 위한 객원 가수 멜리사 맥클러랜드를 소개한 다음
연이어 무대로 나오는 메리엠 톨러(Maryem Tollar)의 소개를 깜빡 잊어버리고는
코러스를 맡는 그녀에게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재미있는 장면도 잠깐 나온다.
이 영상을 통해서 (이 DVD에 포함된 다른 영상에서도) 새삼 깨닫게 되는 것도 있는데
플라멩코 음악에서는 핸드 클래핑(손뼉)도 제대로 한몫을 하는 타악기라는 점이다.
● 제시 쿡, It Ain't Me Babe (feat. 멜리사 맥클러랜드) 라이브 동영상
이 DVD에는 제시 쿡의 플라멩코 기타 연주를 제대로 만끽할 만한 영상이 가득해서
마음 같아서는 수록곡 대부분을 얘기하고 싶지만 꾹 참고 한 곡만 더 언급하자면
공연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연주하는 Mario Takes a Walk의 영상이다.
피크를 손에 쥔 채 피킹과 핑거링을 함께 하는 기타 연주만 해도 환상적인데
곡 중반 쯤에 무대로 나오는 퍼커션 그룹 삼바 스쿼드(Samba Squad)와의 협연은
공연장의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만든다.
● 제시 쿡, Mario Takes a Walk (feat. 삼바 스쿼드) 라이브 동영상 |
One Night at the Metropolis |
● 집시의 시간, 열기
스패니쉬 기타 또는 집시 기타라고도 하는 이 장르를 추구하는 연주자가 국내에는 많지 않은데
수 년 전에 박주원이라는 기타리스트가 이 장르의 주목할 만한 연주자로 등장했다.
최근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 세션으로 나와서 귀 밝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데
실은 이미 2009년에 집시의 시간이라는 기타 연주 앨범을 낸 '젊은 고수'다.
1980년생의 그가 이 주목받아 마땅한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한 때는 이십대 후반인 2009년이니
마이너 장르 음악임을 고려해도 대중음악에서의 일반적인 데뷰 시기로는 늦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는 이십대 초반에 어느 록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음반을 낸 적이 있긴 하다)
'플라멩코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신적 육체적 성숙함이 필요하고
그래서 플라멩코는 어른들의 음악 장르'라는 기타리스트 비센테 아미고(Vicente Amigo)의 말이나
'정통 플라멩코 음악에서 10년차는 신예급에 속한다'는 이야기를 떠올린다면
그로서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어느 정도 성숙해진 시기에 앨범을 발표한 것 같아 보인다.
물론 이런 음반이 국내 대중음악 신에 등장한 것 자체는 늦어도 한참 늦은 것이겠지만. |
집시의 시간 |
그 앨범 수록곡 중에 소울 보컬 정엽이 스캣(scat)으로 피처링한 Night in Camp Nou이라는 곡이 있다.
지난 해 박주원은 지금은 폐지된 음악 프로그램, MBC의 「음악여행 라라라」에 출연해서 이 곡을 연주한 적이 있는데
곡 자체도 무척 아름답지만 마침 보컬 파트를 피처링한 제시 쿡의 곡을 이야기하는 글이라서
(여기서는 노랫말 없는 스캣이지만) 역시 보컬 파트를 피처링한 이 곡을 링크해두니 클릭해보기를.
'캄프 누에서의 밤'이라는 곡에 대한 설명은 화면에 스크롤되는 자막을 참고하기 바란다.
● 박주원, Night in Camp Nou (feat. 정엽) 스튜디오 라이브 동영상
● 오리지널 그리고 또 다른 커버, 열기
이 곡의 오리지널인 밥 딜런의 It Ain't Me Babe는 그의 수많은 명곡 중의 한 곡이지만
1964년에 발표된 노래니까 무려 오십 년 가깝게 옛날 노래라서 모르는 사람도 많을 듯 싶다.
원곡은 어떤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
● 밥 딜런, It Ain't Me Babe
밥 딜런은 이 곡을 오리지널과 달리 일렉트릭 버전으로 라이브 음원을 음반에 수록한 바 있고
여기에 소개한 제시 쿡 버전 말고도 여러 뮤지션들이 커버하는 등 많은 버전이 있는데
그 중 하나로는, 조운 바에즈(Joan Baez)가 1965년 영국의 BBC에서 불렀던 영상도 있다.
조운 바에즈는 밥 딜런의 노래를 가장 많이 커버한 뮤지션이라서 골라봤는데
이 영상을 보면, 먼저 이 곡을 "프로테스트 송"이라고 소개하고
덧붙여 말하기를 "결혼을 했거나 이제 막 결혼할 관객들에게 바친다"면서
자신은 "결혼반대주의자"라고 말한 후 노래를 부르는 것이 흥미롭다.
밥 딜런의 노래 중에는 사회적 메세지를 담아 저항을 노래하는 프로테스트 송이 많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곡은 저항의 노래라기보다는 사랑을 소재로 한 노래 같은데···, 아무튼.
● 조운 바에즈, It Ain't Me Babe 영국 BBC "In Concert" 1965년 라이브 동영상 |
Another Side of Bob Dylan
Bob Dylan & Joan Baez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9/25 16:07 | 듣기 | trackback (0) | reply (4) |
Tags : Armik,
Bob Dylan,
Gipsy Kings,
Govi,
Jesse Cook,
Joan Baez,
Maryem Tollar,
Melissa McClelland,
Samba Squad,
Vicente Amigo,
고비,
메리엠 톨러,
멜리사 맥클러랜드,
박주원,
밥 딜런,
비센테 아미고,
삼바 스쿼드,
아르믹,
정엽,
제시 쿡,
조운 바에즈,
집시 킹즈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23
|
|
그때의 우리들은 분명 온 힘을 다해 달리는 소년이었어 あの頃の僕らはきっと全力で少年だった |
全力少年 Zenryoku Shounen 전력 소년 |
ⅰ
아마 오 년 전쯤이었나 어느 날 친구들과 시청앞에서 저녁을 먹고 배스킨라빈스에 갔다가
친구가 매장의 케이블 TV 화면을 보고 "저 노래야!" 라고 가리켰을 때 이 노래를 처음 들었다.
하지만 그 즈음의 그 친구는 '아이돌' 쪽만 즐길 거라고 내 마음대로 짐작하기도 해서
대수롭지 않게 그냥 "아, 그래?" 정도의 미지근한 반응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데다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곧바로 시청앞 광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결국 그냥 지나친 셈이 되었다.
해를 넘겨서 베스트 앨범을 구입할 때까지만 해도 '마음에 드는 멜로디가 많은 듀오' 정도였고
이들의 노래 중에 먼저 좋아하게 된 것들도 주로 아름다운 발라드였고 이 노래는 후순위였다.
그런데 언제쯤부터인지 모르겠다.
이 노래를 듣다 보면 가끔 울컥해지고 때론 눈물까지 나오려고 할 만큼 와닿기 시작했다.
공개적으로 쓰는 글이라 민망스럽지만, 혼자서 듣고 있을 때 어쩌다 정말 '흘리기도' 했다. |
スキマスイッチ
グレイテスト・ヒッツ |
あの頃の僕らはきっと全力で少年だった |
그때의 우리들은 분명 온 힘을 다해 달리는 소년이었어 |
특히 후렴부의 이 대목을 들을 때 그런 감정에 빠져들게 되어 당황하게 되는데
언젠가 한 친구와 분당 쪽에 볼일 보러 가던 길에 이 얘기를 털어놓으며 '나, 괜찮은 건가?' 했더니
그 친구 왈, 그건 '여성 호르몬 과다'일 뿐 별 거 아니니 괜히 신경 쓸 것 없다고
그도 역시 인간극장 같은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눈물을 흘릴 때가 있다고 나를 달래주었다.
여성 호르몬 과다.
그러니까 그저 생리적 과정 중 하나가 특이할 만큼은 아니고 그냥 약간 넘쳐서 그런 것일까?
(정확히 말하자면 여성호르몬은 그대론데 남성호르몬이 줄어든 탓에 '상대적으로 과다하다'는 것) | |
紛れもなく僕らずっと全力で少年なんだ |
틀림없이 우리들은 줄곧 온 힘을 다해 달리는 소년인 거다 |
스키마스위치(スキマスイッチ)의 全力少年(Zenryoku Shounen, 전력 소년).
노랫말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듯이 이 노래는 눈물이 아니라 힘을 주는 응원가다.
소년 (또는 청춘) 시절에는 꿈 (또는 소중한 것)을 향해 온 힘을 다해 달린 적이 있었으나
나이를 먹고 사회인이 되고나자 일 (또는 돈)에만 집중하게 된 자신을 돌아보고는
「어쩔 수 없다」고 투덜대는 것은 이제 그만, 해보지도 않고 무서워하는 것도 이제 그만,
다시 꿈을 향한 포물선을 따라 온 힘을 다해 달려서 세상을 열어 보자고,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그때처럼 전력질주하는 소년이라는 긍정의 메세지를 던져주는 응원가다.
지난 날의 나.
스스로를 돌이켜보면 그때 온 힘을 다해 달렸던 소년 시절이 나에게는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오늘의 나.
지금이라도 닥치고 달리면 될 거라는 믿음은 이제는 지키지 못할 약속이나 다름없는 것 같다. | |
그래서 그런 것 아닐까.
혼자서 이 노래를 들을 때면 가끔 코끝이 시큰거리게 되고 그러다 눈시울까지 뜨끈해지기도 하는 이유가.
그 친구의 말이 맞다면, 예전보다 (또는 다른 사람들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많아진 여성 호르몬 탓에
응원가를 들으면서도 애꿎게 '지난 날에 대한 아쉬움'과 '오늘에 이르러서의 자신없음'을 확인하는 바람에 말이다.
ⅱ
全力少年 ∼ スキマスイッチ
躓いて、転んでたら置いてかれんだ
泥水の中を今日もよろめきながら進む
汚れちまった僕のセカイ 浮いた話など無い
染み付いた孤独論理、拭えなくなっている
試されてまでもここにいることを決めたのに
呪文のように「仕方ない」とつぶやいていた
積み上げたものぶっ壊して 身に着けたもの取っ払って
止め処ない血と汗で渇いた脳を潤せ
あの頃の僕らはきっと全力で少年だった
セカイを開くのは誰だ?
遊ぶこと忘れてたら老いて枯れんだ
ここんとこは仕事オンリー 笑えなくなっている
ガラクタの中に輝いてた物がいっぱいあったろう?
“大切なもの”全て埋もれてしまう前に
さえぎるものはぶっ飛ばして まとわりつくものかわして
止め処ない血と涙で渇いた心臓潤せ
あの頃の僕らはきっと全力で少年だった
怯えてたら何も生まれない
澱んだ景色に答えを見つけ出すのはもう止めだ!
濁った水も新しい希望(ひかり)ですぐに透み渡っていく
積み上げたものぶっ壊して 身に着けたもの取っ払って
幾重に重なり合う描いた夢への放物線
紛れもなく僕らずっと全力で少年なんだ
セカイを開くのは僕だ
視界はもう澄み切ってる
作詞・作曲:大橋卓弥/常田真太郎 | 전력 소년 ∼ 스키마스위치
발이 걸려 비틀거리다가, 넘어졌더니 내버려 두고 가버렸어
흙탕물 속을 오늘도 비틀거리면서 나아간다
더러워져 버린 나의 세계 남은 이야기 따위 없지
얼룩진 고독 논리, 닦아낼 수 없게 되었어
시험당한다 할지언정 여기에 있기로 정했는데
주문처럼「어쩔 수 없다」고 투덜대고 있었지
쌓아 올렸던 것을 때려 부수고 몸에 지닌 것 걷어치우고
그치지 않는 피와 땀으로 메말라 버린 뇌를 적셔라
그때의 우리들은 분명 온 힘을 다해 달리는 소년이었어
세상을 여는 것은 누구지?
노는 것을 잊어 버리고 있었더니 나이 먹고 시들었지
요즈음은 일 온리(only) 웃을 수 없게 되었어
잡동사니 속에서 반짝이고 있던 것이 가득 있었잖아?
"소중한 것" 모두 묻혀 버리기 전에
가로막는 것은 날려 보내고 착 달라붙은 것 피하고
그치지 않는 피와 땀으로 메말라 버린 심장 적셔라
그때의 우리들은 분명 온 힘을 다해 달리는 소년이었어
무서워서 떨고 있으면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아
가라앉은 풍경에서 대답을 찾아내는 것은 이제 끝이다!
흐려진 물도 새로운 희망(빛)으로 곧 한 점 흐림 없이 맑아진다
쌓아 올렸던 것을 때려 부수고 몸에 지닌 것 걷어치우고
여러 겹으로 서로 겹치게 그린 꿈으로의 포물선
틀림없이 우리들은 줄곧 온 힘을 다해 달리는 소년인 거다
세상을 여는 것은 나다
시야는 벌써 티없이 맑아지고 있어
작사·작곡∶ 오하시 타쿠야/토키타 신타로 |
ⅲ
● 틈새 '스위치', 켜기
오하시 타쿠야(大橋卓弥). 보컬, 기타, 하모니카 담당.
토키타 신타로(常田真太郎). 키보드, 코러스, 어레인지, 프로듀싱 담당.
아이치(愛知)현 출신인 두 사람은 1978년생 동갑으로 십대 후반에 처음 서로 만났는데
1999년 타쿠야가 자신의 노래를 편곡해달라고 신타로를 찾아갔다가 엉겁결에 팀을 결성,
수년간 인디 활동을 한 후 2003년에 첫 싱글을 발표하면서 메이저 데뷰했으며
다가오는 9월 14일에 15번째 싱글, 10월 5일에 5번째 정규 앨범의 발매를 앞두고 있다.
'스키마스위치'라는 팀의 이름은 그 소리의 울림을 중요시했을 뿐 특별한 의미는 없고
우연히 눈에 들어온 창문의 '틈(스키마, 隙間)'과 전기 '스위치'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
スキマスイッチ |
● '전력 소년' 라이브 버전에 대한 덧붙임, 열기
2005년 발매의 싱글과 앨범, 2007년 발매의 베스트 앨범에 수록된 오리지널 버전은
다른 여러 곳에서도 소개되어 있어서 여기서는 다른 버전으로 골라봤다.
● 스키마스위치, 全力少年 P/V
최고 히트곡이다보니 두 종류의 라이브 앨범, 세 종류의 DVD 모두에 이 곡이 포함되어 있는데
여기서 고른 것은 2008년에 발매된 라이브 앨범 ARENA TOUR'07 "W-ARENA" 수록 버전이다.
CD 트랙의 구분에 의하면 이 라이브 버전은 약 6분 정도인데 여기서는 7분 30초 남짓이다.
일부러 애써 연주 시간을 1분 30초 정도나 확장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곡은 토쿄(東京)에 있는 국립 요요기(代々木) 경기장에서의 공연을 담은 트랙으로
바로 앞의 곡과 연결되어 있고 두 곡 사이에는 간주곡(interlude)에 해당하는 연주가 나온다.
그런데 그 연주는 全力少年(Zenryoku Shounen, 전력 소년)의 서곡(prelude) 분위기.
하지만 1분 30초 남짓의 그 연주가 바로 앞의 곡 후반부에 포함되어 CD 트랙이 나뉘어진 탓에
라이브 음반에서 이 곡만 따로 듣거나 CD에서 통상적으로 추출된 mp3 음원으로 들으면
그 연주 없이 곧바로 이 곡이 시작되어서 실제 공연에서의 마지막 곡을 즐길 때 받게 되는 느낌,
이를테면 '꼭대기에 오르는 느낌'이랄까, 그런 감동이 크게 줄어든다. |
ARENA TOUR'07
"W-ARENA" |
먼저 피아노 연주로 시작하여 스네어 드럼과 하이햇 심벌, 기타와 베이스, 키보드와 퍼커션이 잇달아 뒤따르면서
사운드의 볼륨이 두텁게 점층되는 형식의 그 연주, '전력 소년'이 등장하기 직전의 서곡 같은 그 간주는
'마지막까지 미뤄둔 바로 그 노래가 드디어 나올 거라는 텐션'을 더욱 더 높여 주는데
공연의 막바지 열기를 최고조로 올려주는 오하시 타쿠야의 연이은 샤우팅에 이어서
팬들이라면 모두 익숙한 오리지널 버전의 인트로 즉, 토키타 신타로의 피아노 리프로 연결되는 순간,
공연에서의 막판 액스터시가 드디어 격하게 터지기 시작하기에 원래의 트랙 구분과 달리 여기서는 포함시킨 것이다.
(물론 그 엑스터시의 정점은 공연을 보러 온 팬들이 '전력'을 다해 '떼창'하는 이 곡의 후렴부일테다)
+
바쁜 와중에도 불구하고 이 음원을 매끄럽게 편집해주신 ○○○님께 감사를 드린다.
● 스키마스위치의 또 다른 '소년' 또는 청춘, 열기
며칠 전 스키마스위치의 이 노래를 소재로 글을 쓸까 하고 생각하고는
그들의 인디 시절 노래는 어떤지 궁금해서 스키마스위치에 대해서 해박한 ○○○님께 문의도 해보고
한편 음반으로 가지고 있지 않은 그들의 최근 노래들은 또 어떤지 싶어 인터넷으로 검색도 해봤다.
그래서 알게 된 곡 하나가 있는데 지난 1월 발매의 14번째 싱글 커플링 곡 중 하나다.
Human relations.
연주시간이 9분에 이르는, 그동안 발표된 그들의 곡들 중에는 가장 긴 곡인데
어릴 적 친구에 대한 추억을 소재로 한 타쿠야의 시 낭송, 신타로의 피아노 연주로 이루어진 곡.
왠지 모르게 나는 이 곡이 '전력 소년'과 대구(對句)를 이루는 곡처럼 느껴진다.
두 곡의 발표 시기는 오 년 넘게 시차가 나고 전혀 다른 싱글에 각각 수록되어 있지만
내 마음대로의 상상으로는 마치 같은 싱글에 나란히 수록된 곡 같은 느낌이다.
어떤 곡인지 관심이 생긴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
● Human relations를 들을 수 있는, 또다른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인디 시절 그들의 음악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주신 ○○○님께 감사를 드린다. |
さいごのひ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9/07 21:56 | 듣기 | trackback (0) | reply (6) |
Tags : スキマスイッチ,
大橋卓弥,
常田真太郎,
스키마스위치,
오하시 타쿠야,
토키타 신타로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22
|
|
그대의 키스만큼 빛날 리 없는 걸 あなたのキスほど きらめくはずないもの |
木綿のハンカチーフ Momen no Handkerchief 무명 손수건 |
ⅰ
木綿のハンカチーフ(Momen no Handkerchief, 무명 손수건).
일본의 록 밴드 스핏츠(スピッツ)의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부른다.
마츠모토 타카시(松本隆) 작사 츠츠미 쿄헤이(筒美京平) 작곡의 노래로
원래 이 노래는 1975년 12월 21일에 싱글 발매된 오타 히로미(太田裕美)의 곡인데
오리콘(オリコン)에 의하면 1976년 당시 87만 장의 판매로 그해 싱글 판매 순위 4위.
(150만 장 넘게 팔렸다는 기록도 있다)
시이나 링고(椎名林檎) 등 많은 뮤지션들이 커버한, 말하자면 일본의 '국민가요' 중 하나다.
도시로 떠난 후 그 화려함에 취해서 결국 고향의 연인에게 일방적으로 헤어지자는 남자,
그런 남자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마냥 기다리기만 하다가 그 이별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여자. |
木綿のハンカチーフ |
삼사십 년 전의 일본이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내용의 노래가 대히트를 친 걸로 미루어보면
이미 선진국이 된 당시의 일본에도 여전히 이촌향도(離村向都)의 분위기가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마 돈 벌러 간다고) 대도시로 떠난 남자를 그저 목매고 기다리다가 결국 차이고 마는 여자라니.
21세기의 감성으로 보자면 실소를 금치 못할 모습이지만 그래서 도리어 귀엽기까지(?) 하다.
남녀가 주고받는 형식으로 된 노랫말을 두고 작곡가 츠츠미 쿄헤이는 '너무 길다'고 줄이기를 바랬으나
작사가 마츠모토 타카시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그대로 노랫말에 맞추어 곡을 만들었는데
의외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서 나중 곡을 완성했을 때는 '좋은 곡이 나왔다'고 좋아했다는 후일담이 있다.
ⅱ
국내의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버전은 서로 달라도) 이 노래를 포스팅한 블로그가 꽤 나오는데
상당히 예전 노래인데도 오타 히로미의 오리지널 버전을 소개한 포스트도 제법 보인다.
정식 발매된 커버 버전은 스무 곡 정도 되는데 그 중 몇 곡은 국내의 여러 블로그에 소개가 되어 있다.
그 중의 몇 곡을 - 마음에 드는 곡 셋, 마음에 들지 않는 곡 셋 - 코멘트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국내에도 팬이 많은 시이나 링고가 부른 버전이 있는데
2002년에 발매된 커버 앨범에서 마츠자키 나오(松崎ナオ)와 듀엣으로 부른 것이다.
혼성 삼인조 이키모노가카리(いきものがかり)가 부른 버전도 괜찮은데
마치 스쿨 밴드 같은 풋풋함이 느껴지는 이 버전은 그들의 2006년 발매 싱글 커플링 곡이다.
배우 아야세 하루카(綾瀬はるか)가 2010년에 발매한 싱글의 커플링도 들을 만 한데
기교를 부리지 않은 맑은 음성의 이 버전은 거듭해서 듣다보면 왠지 쓸쓸함을 묻어난다.
오인조 밴드 킨모쿠세이(キンモクセイ)의 커버에는 원곡 가수인 오타 히로미가 함께 하는데
편곡이 원곡에 너무 가까워서 개성이 없고 보컬의 음색 또한 개인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
귀를 기울이게 되는 요소는 오타 히로미의 음성을 듣는 반가움 정도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인 사토 치쿠젠(佐藤竹善)의 버전은 의외로 기대 이하라서 실망스럽고
비주얼 록 밴드 다우트(ダウト)의 버전은 취향이 맞지 않아서 음원이 있어도 거의 듣지 않는다. |
|
오리지널 버전과 여러 커버 버전을 두고 개인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곡을 꼽자면
오타 히로미의 오리지널 버전이 첫번째인데 창법과 편곡 모두 구식인데도 무슨 이유인지 중독성이 제일 강해서다.
그 다음 두번째로 선호도가 높은 것이 이 글에서 소개하는 쿠사노 마사무네의 커버 버전이다.
ⅲ
木綿のハンカチーフ ∼ 草野マサムネ
恋人よ ぼくは旅立つ
東へと 向かう列車で
はなやいだ街で 君への贈りもの
探す 探すつもりだ
いいえ あなた 私は
欲しいものは ないのよ
ただ都会の絵の具に
染まらないで帰って
染まらないで帰って
恋人よ 半年が過ぎ
逢えないが泣かないでくれ
都会で流行の指輪を送るよ
君に 君に似合うはずだ
いいえ 星のダイヤも
海に眠る真珠も
きっと あなたのキスほど
きらめくはずないもの
きらめくはずないもの
恋人よ いまも素顔で
くち紅も つけないままか
見間違うような スーツ着たぼくの
写真 写真を見てくれ
いいえ 草にねころぶ
あなたが好きだったの
でも 木枯らしのビル街
からだに気をつけてね
からだに気をつけてね
恋人よ 君を忘れて
変わってくぼくを許して
毎日 愉快に 過ごす街角
ぼくは ぼくは帰れない
あなた 最後のわがまま
贈りものをねだるわ
ねえ 涙拭く木綿の
ハンカチーフください
ハンカチーフください
作詞 ∶ 松本隆 ・作曲 : 筒美京平 | 무명 손수건 ∼ 쿠사노 마사무네
사랑하는 사람아 나는 여행을 떠나요
동쪽으로 향해 가는 열차를 타고
화려한 거리에서 너에게 줄 선물
찾아볼 찾아볼 생각이야
아니예요 그대여 저는
필요한 게 없어요
다만 도시라는 물감에
물들지말고 돌아와줘
물들지말고 돌아와줘
사랑하는 사람아 반년이 지나고
만날 순 없지만 울지말아줘
도시에서 유행하는 반지를 보낼게
너에게 너에게 분명 어울릴 거야
아뇨 별과 같은 다이아몬드도
바다에서 잠든 진주도
분명 그대의 키스만큼
빛날 리 없는 걸
빛날 리 없는 걸
사랑하는 사람아 지금도 맨얼굴로
립스틱도 바르지 않고 있는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양복 입은 나의
사진 사진을 봐줘
아뇨 풀밭에 누워 뒹구는
그대가 좋았지
하지만 초겨울 찬바람 부는 빌딩가
건강 조심해요
건강 조심해요
사랑하는 사람아 너를 잊고
변해가는 나를 용서해줘
매일 즐겁게 지내는 도시
나는 나는 돌아갈 수 없어
그대여 마지막으로 내멋대로
선물을 부탁할게요
있잖아요 눈물 닦을 무명
손수건을 주세요
손수건을 주세요
작사 ∶ 마츠모토 타카시 · 작곡 : 츠츠미 쿄헤이 |
2007-07-11
筒美京平 トリビュート the popular music
track 11
木綿のハンカチーフ |
ⅳ
筒美京平 トリビュート (츠츠미 쿄헤이 트리뷰트) the popular music . (2007년 7월 11일 발매)
이 커버 버전이 수록된 음반의 타이틀은 위와 같은데 즉, 작곡가인 츠츠미 쿄헤이(筒美京平)에게 바치는 헌정 음반으로
이 곡을 포함하여 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Blue Light Yokohama,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 등 모두 12곡이 수록되어 있다.
오리콘 집계에 따르면 츠츠미 쿄헤이는 작곡가별 싱글 총 판매량이 7,600만 장이나 되는데
히트 차트에 랭크된 곡은 500곡이 넘고 그 중에서 톱텐에 진입한 곡만 해도 200곡이 넘는 작곡가다.
1963년에 레코드 회사에 입사하면서 작곡을 시작하여 1967년부터 작곡을 전업으로 한 뒤로는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작곡가별 싱글 판매 1위는 거의 해마다 츠츠미 쿄헤이의 몫이었을 정도로
가장 많은 히트곡을 남긴, 일본의 대중음악계 사상 최고의 작곡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밀리언 히트가 속출하는 CD 버블 시대인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주춤해졌지만
그래도 2010년 말 현재 누적 총 판매량 순위 1위는 여전히 츠츠미 쿄헤이다.
대외적으로 노출을 거의 하지 않고 곡을 발표하는 시간적 간격이 워낙 짧아서
한때 '츠츠미 쿄헤이는 실제 인물이 아니고 창작 집단의 펜 네임'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는 그는
일흔을 넘긴 지금도 왕성하게 작곡 활동을 하는 현역이다. |
筒美京平 |
그리고 작곡가에게 바치는 헌정 음반으로는 이 음반이 일본에서 최초라고 한다.
덧붙이자면 이 곡의 노랫말을 쓴 마츠모토 타카시(松本隆)의 트리뷰트 앨범은 2010년에 발매되었는데
이 음반에는 앞서 잠깐 언급했던 사토 치쿠젠의 커버로 이 곡이 수록되어 있다.
작사가 마츠모토 타카시는 1980년대 이후부터 츠츠미 쿄헤이와 작업을 했는데 함께 만든 곡이 380곡에 이른다.
ⅴ
음반 부클릿의 크레디트에 나와 있는 뮤지션은 다음과 같다.
Vocal: 쿠사노 마사무네
Guitar: 사하시 요시유키(佐橋佳幸)
Bass: 오키야마 유지(沖山優司)
Drums: 마츠나가 토시야(松永俊弥)
Percussion: 미사와 마타로(三沢またろう)
Flue, Alto Flue: 야마모토 타쿠오(山本拓夫)
Piano, Other Instruments, fixed: 토키타 신타로(常田真太郎)
Produced & Arranged by 토키타 신타로 |
常田真太郎 |
쿠사노 마사무네가 부르는 이 곡을 편곡하고 프로듀싱한 (피아노 연주도 한) 토키타 신타로는
듀오 스키마스위치(スキマスイッチ)에서 건반과 편곡을 담당하는, 아프로 헤어 스타일로도 유명한 뮤지션.
그가 편곡해서 그런지 마사무네가 불러도 스핏츠에서의 마사무네와는 분위기가 자못 다르다.
쿠사노 마사무네와 토키타 신타로를 제외하고는 모두 오십대 초반의 관록있는 고참 뮤지션들인데
그들의 이력을 살펴보고 나니 그들 중에서도 특히 두 사람의 뮤지션은 조금 더 언급해두고 싶다.
먼저 기타리스트.
오다 카즈마사(小田和正)의 ラブ・ストーリーは突然に(Love Story wa Totsuzen ni, 러브 스토리는 갑자기).
J-POP 명곡 중 하나인 그 곡의 시작 부분에 나오는 인상깊은 기타 프레이즈를 혹시 아는지.
그 멋진 일렉트릭 기타 스트로크 연주가 바로 사하시 요시유키의 연주라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비록 이 곡에서는 플루트와 베이스가 두드러져서 그의 기타 사운드가 전면으로 나오지 않긴 하지만.
그는 16세 연하인 배우이자 가수인 마츠 타카코(松たか子)의 남편이기도 하다.
그리고 퍼커셔니스트.
스핏츠의 フェイクファー(Fake Fur, 페이크 퍼)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 중에는
미사와 이즈미(三沢泉)라는 퍼커셔니스트가 있는데 그녀의 오빠가 이 곡에서 퍼커션을 연주하는 미사와 마타로.
남매 둘 다 타악기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눈길을 끄는데
게다가 두 사람 모두 스핏츠와 관련이 되니 스핏츠 팬인 나 같은 사람은 괜히 한번 더 눈길을 주게 된다.
● 미사와 이즈미가 잠깐 언급된 謝々! myspitz story ··· 바로가기
ⅵ
● 5+1 링크, 열기
흥미로운 것은, 남녀가 주고받는 형식의 노랫말임에도 불구하고 남녀 가수가 듀엣으로 부르는 버전이 드물다는 것이다.
시이나 링고 버전은 듀엣이지만 마츠자키 나오 역시 여성 뮤지션이라서 남녀 듀엣으로 볼 수 없고
오인조 밴드인 킨모쿠세이가 2007년에 발표한 버전은 원곡을 부른 오타 히로미와 함께 하긴 하지만
여자 파트 네 부분 중 삼사절만, 그나마 사절은 킨모쿠세이의 보컬리스트와 함께 부른 것이라 아쉽다.
여성 뮤지션과의 듀엣 곡으로 구성된, 이나카기 준이치(稲垣潤一)의 2008년 앨범에 수록된 버전은
원곡 가수인 오타 히로미와 듀엣으로 부른다고 하는데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탓에 어떤지 모르겠다.
일본의 국민 아이돌 그룹 스맙(SMAP)이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 SMAP×SMAP(스마스마)의 2005년 6월 6일자 방영 분에
오타 히로미가 출연하여 이 곡에 대해서 스맙 멤버들과 가벼운 대담을 나눈 다음 그들과 함께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 글을 쓰면서 관련 자료를 검색하던 중 발견한 어느 스맙 팬 블로그에서 그 동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스맙 멤버들과 오타 히로미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부르긴 하지만 남녀 파트에 각각 맞추어 부르지는 않는다.
만약 스맙의 멤버가 5명이 아니고 4명이었다면 남자 파트는 스맙 멤버 각각 일절씩 그리고 여자 파트는 오타 히로미가,
그렇게 남녀 파트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편곡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잠깐 해볼 수 있는 동영상이다.
● 스맙, 오타 히로미와 함께 부르는 동영상이 있는 블로그 바로 가기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8/23 12:05 | 스핏츠/COVER | trackback (0) | reply (23) |
Tags : SMAP,
Spitz,
いきものがかり,
キンモクセイ,
スキマスイッチ,
スピッツ,
ダウト,
三沢またろう,
佐橋佳幸,
佐藤竹善,
太田裕美,
山本拓夫,
常田真太郎,
松崎ナオ,
松本隆,
松永俊弥,
椎名林檎,
沖山優司,
稲垣潤一,
筒美京平,
綾瀬はるか,
草野マサムネ,
다우트,
마츠나가 토시야,
마츠모토 타카시,
마츠자키 나오,
미사와 마타로,
사토 치쿠젠,
사하시 요시유키,
스맙,
스키마스위치,
스핏츠,
시이나 링고,
아야세 하루카,
야마모토 타쿠오,
오키야마 유지,
오타 히로미,
이나카기 준이치,
이키모노가카리,
츠츠미 쿄헤이,
쿠사노 마사무네,
킨모쿠세이,
토키타 신타로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21
|
|
도망쳐! 逃げろ! |
ランナウェイ 〜こんな雨じゃ〜 Runaway ~Konna Ame ja~ 런어웨이 ~이런 비는~ |
ⅰ
잘 먹고 잘 살기 위하여 ∼ 박덕규
애인은 밤마다 속삭인다 시집을 가든지 돈을 왕창 벌든지 해야겠어요
어느 경우든 실현성은 없다 애인은 먹고 놀자판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먹고 놀 줄 밖에 모르는 아이를 업어 갈 얼간이가 어디 있어
먹고 노는데 돈 주는 곳은 없단다 타일러도 애인은 막무가내다
애인의 눈빛은 몽롱하다 나는 몽롱한 청춘을 즐기는 편이다
인생은 도박이니 시 쓰는 맛 또한 한판 끄는 맛이다
이건 어때요 애인은 말했다
당신이 놀고 먹고 내가 시를 쓸께요
그건 안 돼 대저 인간에겐 하늘이 주신 천직이란 것이 있는데
어기면 잘 먹고 잘 살기는커녕 제 명에 못 죽는다
애인은 울상이 된다 그러면 방법은 하나로군요
시집을 가든지 돈을 왕창 벌든지 해야겠어요
허허허 좋아 회의 끝에 얻은 꿈은 소중한 거야
열심히 살아 봐 짜식 애인은 놀고 먹고 나는 시를 쓴다 |
아름다운 사냥 |
가족들 모두 각자 볼일 보러 나가고 혼자 집에 남아 몸도 마음도 게으른 자세로 지내는 주말.
책이나 읽을까 했다가 소설책은 시간이 많이 걸릴 듯해서 오래 전의 시집을 한 권 꺼내 든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37. 박덕규 시집 『아름다운 사냥』.
시인 또는 애인 중에 나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오래 생각할 것도 없겠다.
시인은 언감생심!, 나는 애인에 가깝··· 아니 거의 애인이나 다름없다.
ⅱ
어떤 선택지를 골라야 하는가 하는 고민은 아침에 눈뜨자마자 한밤중에 잠들 때까지 수없이 생긴다.
점심으로 뭘 먹을까 하는 - 그걸 두고 굳이 고민이라고 할 것도 아닌 - 가벼운 것부터
선택의 결과에 따라 금전적인 손해를 초래하거나 또는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일까지.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시답잖은 일이라면 아무렇게나 결정해도 별일 없겠지만
누군가와 관련이 된 일이거나 다른 무언가에 영향을 끼치는 일이라면 그 선택이란 것이 쉽지 않다.
마음에 없는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다.
거래처와의 저녁 약속에 내 형편이나 취향은 접어두고 상대의 식성에 맞추는 정도는 소소한 것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섭섭하게 만드는 선택을 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잦은데
당초의 선택도 또 그 결과도 '도 아니면 모'인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그 어느 쪽이든 마음이 힘들다. |
人生は選択肢の連続 |
선택지를 고를 때의 기준은 '옳고 그름'이어야 하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고 또 그러니까 고민이 되는 거다.
그런데 제 딴에 고민을 한다고 해도 결국에 가서는 '옳고 그름'보다 '좋고 싫음'이 판단의 기준이다.
점심으로 뭘 먹을 건지 정도라면야 '좋고 싫음'으로 가볍게 결정하면 되지만
누군가가 관련된 일이거나 무언가와 연계된 일에서는 '옳고 그름'을 따져봐야 하는데
그런 기준으로 한참을 따져 본다 해도 결국 선택지는 '좋고 싫음'으로 결정나버린다는 거다.
자주 그렇게 되니 '옳고 그름'으로 따져보는 것조차도 한참이 아니라 잠깐에 그치게 되고···.
'옳고 그름'은 그렇게 쉽사리 구분되지 않는다고, 그게 '당장의 현실'이라고 강조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살아오면서 나이를 먹다보니 산다는 게 도대체 뭔가 싶은 생각이 가끔 든다.
한밤중에만 뜨거운 가슴일 뿐 한낮에는 차가운 머리를 유지하고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이상적인 것에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정작 손을 들어주는 쪽은 효율적인 것이고
친구에게는 겁낼 것 없으니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이라고 도움말을 건네면서
나 자신은 무서워서 몰래 '리스크 제로(risk zero)'에 방점을 찍고 안심한다. | |
그렇게 사는 것, 그런 식으로 매일 밥 먹고 똥 싸고 살아가는 것.
산다는 게 정말 도대체 뭔지.
그리고,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언젠가는 '나도 잘 살 수 있다'고, 그래서 지금 진흙탕에서 버둥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만 잘 살면 된다'고 박박대는 거라고 누군가 혀를 차는 것 같아서 흠칫 옆을 돌아본다.
ⅲ
ランナウェイ 〜こんな雨じゃ〜 ∼ 斉藤和義
こんなところでくたばるくらいなら オレは逃げる
オレの自由は奪えない 誰であろうと オレのモノさ
ねえ キミは自由かい?
ツギハギだらけのちっちゃい傘 私服を肥やす汚ねえブタ
これじゃやる気が出ねーよ こんな雨じゃ
ランナウェイ 逃げろ!
こんなところでくたばるくらいなら オレは逃げる
たとえ無様な姿さらしても オレは自由だ
ねえ キミは満足かい?
名無しでコソコソ送信 そいつに返信するしょっぱいバカ
吐き気がするぜ こんな雨じゃ
ここはやっぱり終わってる ウソに付き合ってる暇などない
こんなところでくたばるくらいなら オレは逃げる
たとえ無様な姿さらしても オレは自由だ
ねえ これが未来かい?
百年前より便利だ でも どっちを向いても同じ景色
やる気を出してくれよ おサムライ気取りさん
無駄なようだな・・・まるでわかってない・・・
欲しいモノは そんなもんじゃない そんなもんじゃない
欲しいモノは ただ夢だけ そう ただ夢だけ 夢見たいだけ
まるでわかってない
船が沈むぜ ランナウェイ ランナウェイ 逃げろ! 逃げろ!!
作詞・作曲:斉藤和義 | 런어웨이 ~이런 비에는~ ∼ 사이토 카즈요시
이런 곳에서 고꾸라질 정도라면 나는 도망친다
나의 자유는 빼앗을 수 없어 누구든 나의 것이지
이봐 너는 자유로워?
누덕누덕 기운 작은 우산 사복을 채우는 더러운 돼지
이래서야 의욕이 생기지 않아 이런 비에는
런어웨이 도망쳐!
이런 곳에서 고꾸라질 정도라면 나는 도망친다
비록 꼴사나운 모습 드러내도 나는 자유다
이봐 너는 만족해?
익명으로 몰래몰래 글쓰기 그 녀석에게 답글 쓰는 쩨쩨한 바보
구역질이 난다구 이런 비는
여긴 역시 끝났어 거짓과 자리를 같이하고 있을 시간 따위 없어
이런 곳에서 고꾸라질 정도라면 나는 도망친다
비록 꼴사나운 모습 드러내도 나는 자유다
이봐 이것이 미래야?
백년 전보다 편리해 그렇지만 어느 쪽을 향해도 똑같은 경치
의욕을 내보여줘 사무라이입네 하는 분
헛수고인 것 같아···전혀 모르고 있군···
원하는 것은 그런 게 아냐 그런 게 아냐
원하는 것은 그저 꿈일 뿐 그래 단지 꿈일 뿐 꿈꾸고 싶을 뿐
전혀 모르고 있군
배가 가라앉는다구 런어웨이 런어웨이 도망쳐! 도망쳐!!
작사·작곡: 사이토 카즈요시 |
斉藤和義 | 1966년생의 뮤지션 사이토 카즈요시(斉藤和義).
지금 진정 자유롭냐고 그렇게 사니까 만족하냐고 이게 바라던 미래냐고
그러니까 그게 흔히 말하듯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으로 생각하냐고
이 구역질나는 곳은 이미 끝났다는 걸 모르냐고 배가 가라앉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러고 있냐고
여기서 당장 도망치라고,
사십대 중반의 사이토 카즈요시는 마치 스무살 펑크 록커처럼 다그친다. |
ⅳ
● 런어웨이 연대기(年代記)와 사족, 열기
1997년 4월 9일
사이토 카즈요시 14번째 싱글 幸福な朝食 退屈な夕食(행복한 아침 식사 지루한 저녁 식사) 발매.
시스템 엔지니어로 샐러리맨 생활을 하면서 소설을 쓰던 이사카 코타로(伊坂幸太郎)는
통근길에 이 노래를 듣고 회사를 그만 두고 소설 집필에 전념하기로 결정.
2007년 1월 31일
이사카 코타로 소설집 『피쉬 스토리(フィッシュストーリー)』 간행. |
幸福な朝食 退屈な夕食 |
2007년 6월 20일
사이토 카즈요시 30번째 싱글
ベリー ベリー ストロング〜アイネクライネ〜(베리 베리 스트롱 ~아이네 클라이네~) 발매.
이사카 코타로의 단편소설 『아이네 클라이네(アイネクライネ)』에서 영감을 받은 콜라보레이션 곡.
초회한정반에는 이사카 코타로의 단편소설 『아이네 클라이네』와 『라이트 헤비(ライトヘビー)』수록.
2007년 11월 30일
이사카 코타로 장편소설 『골든 슬럼버(ゴールデンスランバー)』 간행.
2008년 일본 서점(本屋)대상 및 제21회 야마모토 슈고로(山本周五郎)상 수상.
2009년 3월 20일
나카무라 요시히로(中村義洋) 감독의 영화 『피쉬 스토리』 개봉.
사이토 카즈요시는 영화에 등장하는 펑크 밴드의 곡 FISH STORY와 엔딩 테마곡 Summer Days 제공. |
골든 슬럼버 |
2009년 12월 21일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의 영화 『골든 슬럼버』 개봉에 앞서서
휴대폰 다운로드(통신사 KDDI의 au RISMO 서비스) 드라마
『영화 골든 슬럼버 비하인드 스토리 수상 암살 사건, 그 시청자 (映画 ゴールデンスランバー ビハインドストーリー 首相 暗殺事件、その視聴者)』
모두 5화(완결) 중 제1화 다운로드 개시.
(제2화 이후는 2010년 1월 4일부터 다운로드 개시)
주제가는 사이토 카즈요시 작사·작곡·보컬의 곡,
ランナウェイ 〜こんな雨じゃ〜(Runaway ~Konna Ame ja~, 런어웨이 ~이런 비는~).
2010년 1월 30일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의 영화 『골든 슬럼버』 개봉.
영화 음악은 사이토 카즈요시가 담당.
엔딩 테마곡은 13년만에 새롭게 녹음한 幸福な朝食 退屈な夕食(행복한 아침 식사 지루한 저녁 식사). |
ゴールデンスランバー |
ずっと好きだった | 영화 『골든 슬럼버』의 후반에 흘러나오는 연주곡 ランナウェイ(Runaway, 런어웨이).
긴박감을 주는 이 곡은 영화에서 보컬 파트 없는 연주곡이 사용되었는데
OST 음반에는 보너스 트랙으로 사이토 카즈요시의 보컬이 들어간 버전도 있다.
제목은 원래의 연주곡 제목에 한마디 덧붙여서
ランナウェイ 〜こんな雨じゃ〜(Runaway ~Konna Ame ja~, 런어웨이 ~이런 비는~).
바로 앞서 언급한, 영화 개봉 전에 휴대폰 다운로드 드라마의 주제가로 쓰였던 곡이다.
지금 이 글에 첨부된 곡은 바로 그 보컬이 들어간 곡의 라이브 버전인데
2010년 4월 10일에 발매된 사이토 카즈요시의 38번째 싱글,
ずっと好きだった(Zutto Sukidatta, 줄곧 좋아했다) 초회한정반에 수록된 버전이다.
음반에 표시된 곡 제목은 ランナウェイ 〜こんな雨じゃ〜 (Live at NIPPON BUDOKAN 2010.3.5).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2010년 3월 5일 일본 부도칸(武道館) 공연에서의 '런어웨이'다.
오리지널 버전의 연주 시간은 4분 30초 남짓인데 이 라이브 버전은 7분 15초, 그래서 더 좋다. |
사족, 하나.
영화 『골든 슬럼버』의 국내 개봉은 2010년 8월 26일이었다.
영화배우 박중훈은 개봉 당일 관람했던 모양인데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과 같이 썼다고 한다.
(이후 삭제했는지 지금은 박중훈 트위터에 2010년 8월 26일자의 해당 글이 없다)
오늘 개봉한 일본영화 '골든 슬럼버'를 봤다.나...참...그렇게 형편없는 영화는 보다 보다 처음 봤다.그 영화관계자,심지어 수입사에 까지 화가 치밀었다.상영시간은 무려 2시간 19분!!! 그 걸 끝까지 지켜본 나에게 가장 화가 났다. |
박중훈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그의 트위터를 잠깐 보니 영화를 이것저것 꽤 많이 보는 것 같다.
그러면 그 중에 "형편없는 영화"가 못해도 한둘은 있었을텐데 "그렇게 형편없는 영화는 보다 보다 처음 봤다"니.
( 이사카 코타로의 원작 소설이 주는 재미에는 못미치지만) 영화는 영화대로 꽤 재미있었다. 나는 그랬다.
영화 취향에 있어서 나는 박중훈과 달라도 한참 다른 것 같다.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7/31 02:31 | 듣기 | trackback (0) | reply (12) |
Tags : ゴールデンスランバー,
伊坂幸太郎,
斉藤和義,
골든 슬럼버,
나카무라 요시히로,
박덕규,
박중훈,
사이토 카즈요시,
아름다운 사냥,
이사카 코타로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20
|
|
나는 아주 달라지고 말았던 거다 僕はまるでちがってしまったのだ |
恋のはじまり Koi no Hajimari 사랑의 시작 |
ⅰ
恋のはじまり ∼ スピッツ
思い出せないのは君だけ 君の声 目の感じ
思い出したいのは君だけ ぼやけた優しい光
それは恋のはじまり そして闇の終り
時が止まったりする
それは恋のはじまり おかしな生きもの
明日は晴れるだろう
新種の虫たちが鳴いてる マネできないリズム
遠くからやってきた夜風に 背中なでられてる
それは恋のはじまり そして闇の終り
花屋のぞいたりして
それは恋のはじまり おかしな生きもの
明日は晴れるだろう
浮かんでは消える 君のイメージが
俺を揺らす
それは恋のはじまり そして闇の終り
時が止まったりする
それは恋のはじまり おかしな生きもの
明日は晴れるだろう
作詞・作曲 : 草野正宗 | 사랑의 시작 ∼ 스핏츠
생각해낼 수 없는 것은 너뿐 너의 목소리 눈의 느낌
생각해내고 싶은 것은 너뿐 희미해진 부드러운 빛
그것은 사랑의 시작 그리고 어둠의 끝
시간이 멈추기도 하고 그러네
그것은 사랑의 시작 신비한 생명체
내일은 맑게 개이겠지
새로운 종류의 곤충들이 울고 있네 흉내낼 수 없는 리듬
멀리서부터 다가온 밤바람이 등을 어루만지고 있네
그것은 사랑의 시작 그리고 어둠의 끝
꽃집을 기웃거려 보기도 하고
그것은 사랑의 시작 신비한 생명체
내일은 맑게 개이겠지
떠오르고는 사라지는 너의 이미지가
나를 흔드네
그것은 사랑의 시작 그리고 어둠의 끝
시간이 멈추기도 하고 그러네
그것은 사랑의 시작 신비한 생명체
내일은 맑게 개이겠지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2005-01-12
スーベニア
track 09
恋のはじまり |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사람을 자극하는 것은 '너의 눈빛'과 '너의 목소리'뿐만이 아니다.
생활 소음조차도 마치 귀를 간지럽히는 풀벌레의 울음소리처럼 달리 들리고
낮의 열기가 식은 여름밤, 민소매 차림의 등과 어깨에 닿는 밤바람도 '너의 손길' 같다.
그렇게 세상의 모든 것이 시각, 청각, 촉각 등 오감 전부를 기분 좋게 자극하는 것이다.
그리고 '너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때로는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까지 들고
특별한 날도 아닌데 꽃집을 기웃거리면서 노란 프리지어가 좋을지 빨간 장미가 좋을지 고민한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
스핏츠(スピッツ)가 노래하듯 그런 것이다. | |
ⅱ
사랑에 빠지면 눈 앞에 펼쳐진 세상이 이전과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하는데
세상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실인즉 자신이 달라져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이다.
때로는 그의 벅찬 감정이 드러날까봐 애써 숨기기도 한다.
그 사랑의 대상인 '너'에게까지 말이다.
일본의 시인 쿠로다 사부로(黒田三郎)의 첫 시집 『한 여자에게(ひとりの女に)』는
1954년에 발간된 시집이지만 지금도 전후 최고의 연애시집으로 손꼽히는 시집이라고 한다.
쿠로다 사부로가 어느 여성에게 바친 사랑의 시 11편이 수록된 이 시집에는
겉으로는 달라진 것이 하나 없어 보이는 듯 해도 사실은 굉장히 달라진,
사랑에 빠진 이의 감정을 노래하는 시가 한 편 있다.
오륙십 년 전의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마음에 와닿는 걸 보면
'폴 인 러브(fall in love)'의 감정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
黒田三郎
ひとりの女に |
僕はまるでちがって ∼ 黒田三郎
僕はまるでちがってしまったのだ
なるほど僕は昨日と同じネクタイをして
昨日と同じように貧乏で
昨日と同じように何も取柄がない
それでも僕はまるでちがってしまったのだ
なるほど僕は昨日と同じ服を着て
昨日と同じように飲んだくれで
昨日と同じように不器用にこの世に生きている
それでも僕はまるでちがってしまったのだ
ああ
薄笑いやニヤニヤ笑い
口をゆがめた笑いや馬鹿笑いのなかで
僕はじっと眼をつぶる
すると
僕のなかを明日の方へとぶ
白い美しい蝶がいるのだ | 나는 아주 달라지고 ∼ 쿠로다 사부로
나는 아주 달라지고 말았던 거다
틀림없이 나는 어제와 같은 넥타이를 메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가난하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내세울 것이 없다
하지만 나는 아주 달라지고 말았던 거다
틀림없이 나는 어제와 같은 옷을 입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술에 취해서
어제와 마찬가지로 어설프게 이 세상을 살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아주 달라지고 말았던 거다
아아
엷은 웃음이나 도리도리 웃음
입매를 비튼 웃음이나 떠들썩한 웃음 속에서
나는 지그시 눈을 감는다
그러면
내 속에서 내일을 향해 날아가는
희고 아름다운 나비가 있다 |
黒田三郎
黒田三郎詩集 |
ⅲ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恋のはじまり(Koi no Hajimari, 사랑의 시작).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은 스핏츠의 열한 번째 정규 앨범인 スーベニア(Souvenir, 기념품)인데
우리나라에서 라이센스 음반으로 발매된 그들의 첫 앨범이기도 하다.
모두 열세 곡이 수록된 이 앨범에서 가장 먼저 레코딩된 곡이 이 노래다.
그러니까 이 곡은 '사랑의 시작' 그 벅찬 기쁨을 노래하는 곡이면서 한편
(비록 앨범의 첫번째 트랙은 아니지만) 스핏츠가 팬들에게 선사하는 '기념품의 시작'인 셈이다. | |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가 쓴 노랫말은 한두 번만 듣고서는 의미 파악이 쉽지 않은 경우도 꽤 많다.
(특히 데뷰 앨범을 비롯하여 초창기 앨범들의 수록곡이 그런 편이다)
최근 들어서 그의 노랫말은 예전에 비하여 쉬워졌는데 특히 이 곡의 노랫말은 의외다 싶을 정도로 쉽다.
그래서 이 노래는 한두 번 듣는 것만으로 쉽게 와닿고 곧바로 흥얼거리게 만든다.
(물론 그가 만든 멜로디의 아름다움도 그 이유 중 하나이다).
몇십 년 후 사랑에 빠진 어느 청춘들이 스핏츠의 이 노래를 듣는다면 어떤 느낌을 가질까?
아마도 (내 생각에는 분명히) 이럴 것 같다.
그들 자신의 감정과 '레전드' 밴드의 올디스 넘버가 어쩜 이렇게 똑같을까 놀라면서
'사랑의 시작' 그 벅찬 감정을 두고 세월을 뛰어넘는 공감 백배의 느낌을 가질 거라고.
앞서 인용한 쿠로다 사부로의 연애시 『나는 아주 달라지고』가 그렇듯이 말이다. | |
√ 恋のはじまり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7/10 22:10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9) |
Tags : Spitz,
スピッツ,
黒田三郎,
스핏츠,
쿠로다 사부로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19
|
|
보고 싶어서 보고 싶어서 부풀어 터질 것 같아 会いたくて 会いたくて 膨らんで割れそうさ |
ⅰ
가령 말하자면, 이런 이야기.
친구로 지내오면서 허물없이 편한 사이였는데 언제부터인가 문득문득 다르게 느껴져.
어쩌다 우연히 그의 손등이 내 손등을 스칠 때 가슴이 두근거려서 놀라게 된다든지.
그 전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나···, 그를 좋아하게 된 건가봐.
얼마 전부터 그의 말 한마디 또는 별 것 아닌 몸짓 하나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할 때가 있어.
그가 변덕쟁이라서 그렇다고 스스로에게 이유를 대지만, 사실은 그게 아닌 것 같아.
내가 허둥대는 진짜 이유는 큐피드의 화살 같은 것에 꽂혀서 바보가 되어버려서 그런가봐.
"널 좋아해" 라고 말하고 싶은데···, 어쩌면 좋지? | |
고백하려고 준비하는 꿈을 꾸기도 해.
하트 모양 풍선을 줄세워서 꾸며놓는다든지 해서 조금 민망스러운 배경이긴 하지만 뭐 꿈이니까.
아무튼 고백을 하려고 마음을 가다듬는데 누군가의 인기척에 뒤돌아보는 순간, 잠에서 깨버려.
왠지 모르게 그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 같기도 한데, 하필이면 왜 그때 눈이 떠지냐구.
꿈인데도 그게 참 괜히 아쉽더라···, 고백하기 직전이었는데 말이야.
그가 "뭐야? 어이없어" 라든지 그러면서 피식 웃어버리면 어떡하지?
나도 "잠깐 그런 적이 있었다는 거지 뭐" 하면서 나도 별 것 아닌 척 넘어가야 하나?
그런 장면이 되면 상황을 수습하지 못해서 되지도 않는 말 이것저것 마구 늘어놓을 것 같아.
그 바람에, 지금까지의 좋은 친구 사이까지도··· 다 망쳐놓는 것 아닐까?
지금 내 마음은 개일 것 같다가도 흐리고 또 비가 오다가 말았다가 하루에도 수십번 오락가락이야.
보고 싶어서 또 내 마음을 말하고 싶어서, 그래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아, 어떡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
"이건 아니잖아" 라는 말을 듣더라도, 말하고 싶어 미치겠거든.
근데 정말 그렇게 되면, 어떡하지?
두 번 다시 망치고 싶지 않은데···. 이제 정말 두 번 다시 망치고 싶지 않은데. |
|
이를테면, 그런 이야기.
스핏츠(スピッツ)의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가 이 곡의 노랫말을 쓰고 있었을 때
그 당시 스물여덟 아홉의 그가 떠올린 것은 혹시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もう二度と壊せない気がしてた
でも会いたい気持ちだけが 膨らんで割れそうさ
間違ってもいいよ |
이제 두 번 다시 망칠 수 없는 기분이 들고 있었다
하지만 보고 싶은 기분만이 부풀어 터질 것 같아
틀려도 좋다 |
ⅱ
ハヤテ ∼ スピッツ
気まぐれ 君はキュートなハヤテ
倒れそうな身体を駆け抜けた
言葉は やがて恋の邪魔をして
それぞれ カギを100個もつけた
でも会いたい気持ちだけが 膨らんで割れそうさ
間違ってもいいよ
なんとなく 君の声が聞こえて
はりきって ハートを全部並べて
かっこよく 鳴りひびいた口笛
振り向くところで目が覚めた
ただ 微笑むキューピッドのことばっかり考えて
飛び込めたらなぁ
晴れそうで 曇り 毎日 小雨
もう二度と壊せない気がしてた
でも会いたい気持ちだけが 膨らんで割れそうさ
間違ってもいいよ
気まぐれ 君はキュートなハヤテ
作詞・作曲 : 草野正宗 | 질풍 ∼ 스핏츠
변덕쟁이 너는 큐트한 질풍
넘어질 듯한 몸을 달려 빠져나갔네
말은 이윽고 사랑의 방해를 놓고
제각기 열쇠를 100개나 달았다
하지만 보고 싶은 기분만이 부풀어 터질 것 같아
틀려도 좋다
왠지 모르게 너의 목소리가 들리고
긴장해서 하트를 전부 늘어놓고
멋지게 울려 퍼졌던 휘파람
뒤돌아보는 그곳에서 눈이 뜨였다
그냥 미소를 짓는 큐피드에 관한 것만 생각하고
뛰어 들어갈 수 있다면
개일 것 같으면서 흐리고 매일 오다가 마는 비
이제 두 번 다시 망칠 수 없는 기분이 들고 있었다
하지만 보고 싶은 기분만이 부풀어 터질 것 같아
틀려도 좋다
변덕쟁이 너는 큐트한 질풍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1996-10-23
インディゴ地平線
track 05
ハヤテ |
● ハヤテ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 ハヤテ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6/18 23:10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2) |
Tags : Spitz,
スピッツ,
스핏츠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18
|
|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君に会わなければ、好きにならなければ |
ⅰ
애타는 마음을 모른 척하는 너 때문에 수십 번 상처를 받다가도
곁눈으로 훔쳐 본 너의 티없이 맑은 미소에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생기가 도는,
그렇듯 때로는 스스로에게도 설명되지 않는 감정인 짝사랑의 노래.
너의 마음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른 채 미로와 같은 길을 헤매기만 하다가
혹시나 싶은 너의 응답은 결국 더 이상 기대조차 할 수 없게 된,
끝자락의 짝사랑 아니 이미 끝장나버린 지도 모르는 짝사랑의 노래.
もしも君に会わなければ もう少しまともだったのに
만약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좀 더 똑바로 맞섰을텐데 |
처음 그리고 마지막에 한번 더 되풀이하는 그 탄식의 한 줄만으로도
충분 이상으로 슬픈, 스핏츠(スピッツ)가 불러주는 또 다른 짝사랑 노래.
HOLIDAY. | |
ⅱ
HOLIDAY ∼ スピッツ
もしも君に会わなければ もう少しまともだったのに
もしも好きにならなければ 幸せに過ごせたのに
朝焼けの風に吹かれて あてもないのに
君を探そう このまま夕暮れまで
Holiday Holiday Holiday
いつか こんな気持ち悪い人 やめようと思う僕でも
なぜか険しくなるほどに すごく元気になるのです
この道は続く あみだをたどるように
君を探そう このまま夕暮れまで
Holiday Holiday Holiday
心の扉を 痛みこらえ開けたよ
古い 暖かな部屋に君を呼ぶまで
もしも君に会わなければ もう少しまともだったのに
作詞・作曲 : 草野正宗 | 홀리데이 ∼ 스핏츠
만약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좀 더 똑바로 맞섰을텐데
만약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을텐데
아침노을 바람을 맞고 기대조차도 없는데
너를 찾겠지 이대로 해질 녘까지
홀리데이 홀리데이 홀리데이
언젠가 이런 마음 상하는 사람 관두려고 하는 나일지라도
웬일인지 위태로워질 정도로 굉장하게 생기가 도는 겁니다
이 길은 계속되네 제비뽑기로 더듬어 가듯이
너를 찾겠지 이대로 해질 녘까지
홀리데이 홀리데이 홀리데이
마음의 문을 괴로움 견디며 열었지
오래된 따뜻한 방에 너를 부를 때까지
만약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좀 더 똑바로 맞섰을텐데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2000-07-26
隼
track 06
HOLIDAY |
● HOLIDAY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아하지 않았더라면(君に会わなければ、好きにならなければ)'···.
스핏츠는 이렇게 가정법의 탄식을 하고 있지만 실은 반어법의 탄식인지도 모른다.
널 만나서 좀 더 똑바로 세상에 맞설 수 있었고 널 좋아했기에 행복했다는 독백일 수도 있다는 거다.
스스로 낸 상처에 딱지가 앉고 그 딱지도 굳어져 떨어지고 상흔이 희미해질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렇게 아물어 가는 동안에도 아픔이야 여전하겠지만 짝사랑의 당사자는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너의 뒷모습'만 바라보다 끝나버린 혼자만의 사랑, 그 순간순간을.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짝사랑이었기 때문에.
ⅲ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HOLIDAY는 2000년 7월 26일에 발매된 9번째 앨범 隼(Hayabusa, 하야부사)에 수록된 곡인데
앨범 발매 이후 그해 8월의 여러 공연과 후반기의 放浪2000(방랑 2000) 투어에서 거의 빠짐없이 연주되었고
2001년 전반기의 隼2001(하야부사 2001) 투어 초반까지도 이 곡은 라이브로 연주되었다가
그해 4월 12일 그 투어의 오키나와(沖縄) 공연에서 앵콜 곡으로 나온 이후 더 이상 공연에서 연주된 적이 없다.
초반에는 다소 단순하지 않나 싶은 스트로크와 그것과는 반대로 아르페지오 핑거링 분위기의 피킹,
이 두 가지 주법의 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져서는 리듬감과 멜로디를 함께 느끼게 해주는데
흥겹게 귀에 감겨오는 사운드, 노랫말이 주는 쓸쓸함, 이 둘이 이루는 부조화의 묘한 느낌도 좋은 HOLIDAY.
언젠가 국내의 스핏츠 카피 밴드가 이 곡을 연주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 곡을 들을 때면
당시 그 카피 밴드의 기타리스트였던 김대원이 이 곡의 기타 파트를 연주하던 모습이 자주 떠오른다.
그때 그의 카피가 마음에 들어서도 그렇고 또 개인적으로 이 곡의 기타 사운드를 좋아해서도 그렇다.
그래서 스핏츠의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의 연주에 귀를 기울여서 다시 들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의 보컬을 뒷받침하는 코러스의 주인공은
스핏츠의 공연에서 키보드를 담당하는 서포터 쿠지 히로코(クジヒロコ)와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의 공동 프로듀서이기도 한 뮤지션 이시다 쇼우키치(石田小吉), 두 사람이다.
사소한 것이긴 한데, 앨범 커버에는 이 곡의 제목이 「HOLIDAY」라고 대문자로만 표기되어 있는데
부클릿을 펼쳐보면 「Holiday」라고 되어 있고 공식 홈페이지의 디스코그래피 메뉴에도 그렇다. |
石田小吉 |
마지막으로 하나 더 덧붙이자면, 스핏츠 멤버들은 이 곡을 두고 "스토커 송"이라고 했다고 한다.
나는 이 노래를 '응답 없는 짝사랑, 그 끝자락의 탄식' 정도로 여기고 있는데
정작 스핏츠는 "스토커 송"이라니.
아마도 멤버들끼리 농담 분위기에서 나온 말이겠지···, 라고 받아들이고 싶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6/02 03:10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0) |
Tags : Spitz,
クジヒロコ,
スピッツ,
石田小吉,
스핏츠,
이시다 쇼우키치,
쿠지 히로코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17
|
|
그것은 혼자만의 괴롭고 쓸쓸한 싸움 それは独りぼっちの苦しくてさびしい戦い |
ⅰ
내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 이적이 긱스(GIGS) 시절에 불렀던 짝사랑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어깨춤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그루브(groove)한 곡이고 그 노랫말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이를테면 후렴부에 이적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난 너를 원해 냉면보다 더 / 난 네가 좋아 야구보다 더
넌 너무 예뻐 하늘보다 더 / 난 네가 좋아 만화보다 더 |
짝사랑의 감정을 냉면이나 만화에 비교하다니, 피식 하고 실소를 하게 되는데
'이적 냉면'은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에서 자동완성될 정도고
냉면집에서의 이적 사진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적어도 이적 본인에게 만큼은 적절한(?) 또는 절절한(!) 감정 표현일 수도 있겠지요.
● 이적 작사 · 한상원 작곡, 긱스의 짝사랑 M/V 바로가기 |
GIGS 02 |
그는 공연 중에 이 노래를 부르고 나서 "사랑을 시작하면 이렇게 유치해진다"는 말도 했다는데
짝사랑을 만들었던 긱스 시절의 이적처럼 이십대 중반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다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나이 따위와는 상관없이 사랑을 시작하면 너 나 할 것 없이 유치해지게 마련인가 봅니다.
(본인 스스로야 유치하기는 커녕 매 순간이 진지하고 심각하고 황홀한 것이겠지만)
'냉면보다 더' 너를 원한다는, 유치한 듯한(!) 표현으로 '짝사랑'이라는 주제를 노래하는 것도 재미있는데
그 뿐만 아니라 의외로 템포도 적당히 빠르고 멜로디와 리듬도 모두 밝은 노래라는 것이 독특합니다.
그래서 이 노래는 (곡 중간에 - '맘은 점점 더 숯검댕처럼' 타버린다는 - 애타는 표현이 잠깐 나오긴 해도)
짝사랑의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 아니라 이제 막 제대로 사랑을 시작한 기쁨을 노래하는 듯한 착각까지 일으키지요.
혼자만의 사랑은 결국 슬픔 · 쓸쓸함 · 외로움 · 체념 등의 감정으로 귀결되는 게 보통이라서
짝사랑을 소재로 노래를 만든다면 노랫말도 그런 감정의 가슴앓이를 읖조리고
사운드도 슬로우 템포의 리듬에 단음계의 멜로디이면 적당하겠다는 것이 평범한 제 생각인데,
패닉으로 데뷰할 때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뮤지션인 이적 (그리고 한상원)은 역시 평범하지 않습니다.
ⅱ
스핏츠(スピッツ)의 37번째 싱글 シロクマ/ビギナー(Shirokuma/Biginner, 흰곰/비기너).
이 싱글에는 두 곡의 라이브 버전이 커플링 곡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의 한 곡,
ナイフ(Knife, 나이프) (Live from SPITZ JAMBOREE TOUR 2010).
目を閉じて不完全な部屋に帰るよ
いつになっても 晴れそうにない霧の中で |
눈을 감고 불완전한 방으로 돌아갈 거야
언제가 되어도 개일 것 같지 않은 안개 속에서 |
이 노래의 주제를 '짝사랑'이라는 한 단어로 단정짓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지만
스핏츠의 노래 중에서 짝사랑 노래를 고르라면 저는 이 노래를 떠올립니다.
제가 수 년 전에 썼던 어느 글에서 이 곡을 두고 다음과 같이 요약한 적이 있는데요.
「불완전한 사랑의 슬픈 결말」 또는
「허락될 수 없는 사랑의 예정된 헤어짐, 그 뒷모습」 |
2010-09-29
シロクマ/ビギナー |
ナイフ(Knife, 나이프)를 두고 위와 같이 요약한 저로서는,
짝사랑이란 것은 처음부터 그리고 나중에 가서도 상대의 뒷모습만 쳐다볼 수 밖에 없는 '불완전한 사랑'이고
본인이 아무리 힘들어도 상대로부터 화답은 커녕 의례적인 위로도 받기 힘든 '허락되지 않는 사랑'이다보니,
(앞서의 요약이 짝사랑의 모습과는 얼마간 다르다고 해도) 은연중에 이 곡에서 짝사랑의 느낌을 받게 되나 봅니다.
ナイフ ∼ スピッツ
君は小さくて 悲しいほど無防備で
無知でのんきで 優しいけど嘘つきで
もうすぐだね 3月の君のバースデイには
ハンティングナイフのごついやつをあげる 待ってて
君がこのナイフを握りしめるイメージを
毎日毎日浮かべながらすごしてるよ
目を閉じて不完全な部屋に帰るよ
いつになっても 晴れそうにない霧の中で
果てしないサバンナを行く しなやかで強い足で
夕暮れのサバンナを行く ふり向かず目を光らせて
血まみれの夢許されて心が乾かないうちに
サルからヒトへ枝分かれして ここにいる僕らは
蜜柑色の満月が膨らむ午後6時に
シルバーの ビートルを見かけたんだ20号で
今度こそ何かいいことがきっとあるだろう
いつになっても 晴れそうにない霧の中で
君は小さくて 悲しいほど無防備で
無知でのんきで 優しいけど嘘つきで
もうすぐだね 3月の君のバースデイには
ハンティングナイフのごついやつをあげる 待ってて
作詞・作曲 ∶ 草野正宗 | 나이프 ∼ 스핏츠
너는 작고 슬플 정도로 무방비이고
무지하고 느긋하기만 하고 다정하지만 거짓말쟁이고
이제 바로구나 3월인 너의 생일에는
헌팅 나이프라는 굉장한 녀석을 줄 거야 기다리고 있어줘
네가 이 나이프를 움켜쥐는 이미지를
날마다 떠올리면서 지내고 있어
눈을 감고 불완전한 방으로 돌아갈 거야
언제가 되어도 개일 것 같지 않은 안개 속에서
끝없는 사바나를 가네 부드럽지만 강한 발로
해질 녘의 사바나를 가네 뒤돌아보지 않고 눈을 밝히고서
피투성이의 꿈 허락되고 마음이 마르지 않는 동안에
원숭이로부터 사람으로 갈라져 나와 여기에 있는 우리들은
밀감색의 보름달이 부풀어오르는 오후 6시에
실버 비틀을 언뜻 보았던 거다 20번 국도에서
이번에야말로 무언가 좋은 일이 꼭 있겠지
언제가 되어도 개일 것 같지 않은 안개 속에서
너는 작고 슬플 정도로 무방비이고
무지하고 느긋하기만 하고 다정하지만 거짓말쟁이고
이제 바로구나 3월인 너의 생일에는
헌팅 나이프라는 굉장한 녀석을 줄 거야 기다리고 있어줘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 ナイフ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ⅲ
짝사랑.
상대는 본인의 마음을 알 리도 없고 혹시 안다고 해도 받아주지 않는 짝사랑에 빠지면
그 당사자는 어떤 면에서는 마치 조울증(躁鬱症) 환자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그 사람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포지티브의 조(躁) 상태로 올라가서는
제 마음대로의 의미를 그 말 한마디에 부여하면서 순간의 기쁨을 무한 반복으로 재생하고
또 역시 그 사람이 무심코 내뱉은 말, 일상적인 몸짓에 네거티브의 울(鬱) 상태로 빠져들어가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부여잡고 절망의 심연 속에 가라앉아 한참을 헤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
好きって言ったら・・・ |
그런데 아마 이적이 짝사랑의 노랫말을 쓸 때 떠올렸던 짝사랑의 기억에는
가슴앓이의 기억보다는 비록 잠깐이었어도 기쁨의 순간이 더 오래, 더 크게 남았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적은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안타까움과 거기서 비롯되는 괴로움은 접어두고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 그래서 '콩깍지'가 된 자신의 심정에만 방점을 찍고 짝사랑을 노래합니다.
스핏츠는 (이 노래가 짝사랑의 노래든 아니든) 스스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기다리고 있어줘(待ってて)'라고 노래하고 있으나 사실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너(君)'가 아니라 바로 자신일테지요.
언젠가 '그'가 다가올 거라는 확신만 있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기다릴텐데, 그렇지도 못합니다.
기다림도 '언제가 되어도 개일 것 같지 않은 안개 속(いつになっても 晴れそうにない霧の中)'의 기다림이니까요.
ⅳ
어제 충무로의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한가로운 낮시간을 보냈습니다.
한복 체험의 외국인들도 구경하고 작정하고 관객석에 앉아 구미 무을 농악단의 공연도 즐기고
호젓한 한옥의 마루에 걸터 앉아 쉬기도 하면서 그렇게 느릿느릿하게 시간을 보내다 나왔습니다.
명동성당 앞을 지나 지하철 명동역으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불어난 인파가 불편해서
이어폰을 귀에 꽂고 볼륨을 올리니 도심의 풍경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되더군요.
랜덤으로 흘러나오는 노래의 분위기와는 부조화스러운 그 풍경 속을 지나치면서
들었던 노래 중의 하나가 바로 ナイフ(Knife, 나이프)였는데
혼자서 중국인 관광객들과 노점상 사이를 빠져나가면서 듣던 이 노래,
쓸쓸한 느낌인데도 묘하게 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기도 해서 거듭해서 들었습니다.
아무튼 짝사랑이란···
또는 스스로는 어쩔 도리 없는 사랑이란···
그것은 혼자만의 괴롭고 쓸쓸한 싸움 같아요. | |
ⅴ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ナイフ(Knife, 나이프)는 1992년 봄에 발매된 미니 앨범의 수록곡으로 팬들에게 소개된 이후
음반 발매일인 1992년 4월 25일 토쿄 요미우리 홀(東京よみうりホール)에서의 한정 스페셜 라이브,
1993년 4월 12일 시부야 온에어(渋谷 On Air)에서의 먼쓰리(Monthly) 라이브 제2회,
1994년 8월 17일 라라포트 뮤지엄(ららぽーとミュージアム)에서의 베이 팩토리 라이브,
1995년 3월 15일, 16일, 30일의 JAMBOREE TOUR '95 春(봄) 라이브까지
모두 여섯 번만 연주되고 이후 오랫동안 스핏츠는 이 곡을 라이브로 단 한 번도 연주하지 않습니다. | |
그렇게 십오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이 곡이 수록된 미니 앨범 발매 이후로는 십팔 년이 지난 2010년.
공연장에서는 아마 더 이상 연주되지 않을 것 같았던 이 노래 ナイフ(Knife, 나이프)가
그해 4월에서 9월까지의 SPITZ JAMBOREE TOUR 2010 라이브의 세트 리스트에 다시 등장합니다.
지금 흐르고 있는 이 라이브 버전이 바로 그 공연에서의 ナイフ(Knife, 나이프)입니다.
하프, 신디사이저, 현악 반주 등이 함께 하는 오리지널 버전과는 달리
그 파트의 사운드를 라이브 서포터 쿠지 히로코(クジヒロコ)의 키보드 연주로 대체하는 이 버전은
앨범이나 싱글 수록곡으로는 라이브 버전을 아끼는 스핏츠의 관행(?)을 고려하면 무척 반가운 곡이지만
오리지널 버전이 가진 오케스트레이션이 주는 감동은 모자란다는 점에서는 아쉬운 버전이기도 합니다.
● 오리지널 버전의 ナイフ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ナイフ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5/23 14:45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17) |
Tags : GIGS,
Spitz,
クジヒロコ,
スピッツ,
긱스,
스핏츠,
이적,
쿠지 히로코,
패닉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16
|
|
그리고 너를 노래한다 そして 君を歌うよ |
僕のギター Boku no Guitar 나의 기타 |
ⅰ
지난 주말, 같이 점심을 하기로 약속한 친구와 만나서 얼큰하게 메기매운탕을 먹었다.
얼마 전에 직장을 옮긴 친구인데 그 전까지는 내근직으로 사무실 안에서만 일했지만
새로 옮긴 직장에서는 영업이 담당이라서 지금은 거의 외근 위주고 현지 퇴근일 때가 더 많다.
점심을 먹고 그와 한가한 시간을 보내던 중 마침 북서울 꿈의숲 입구 앞을 지나쳤는데
그가 문득 "기타에 먼지만 쌓였는데 다시 기타 좀 쳐야겠다"고 말하길래
나는 "날씨도 좋아졌으니 주말에 공원에 가서 그러는 것도 좋지 않겠냐"고 응수했다.
예전 직장에서는 그만의 독립된 공간도 있고 바로 옆에 회의실도 있고 해서
주말에 잔무 처리하러 회사에 나간 김에 회의실에서 기타 연습도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으니, 그는 그거 정말 좋겠다고 했다.
조만간 그는 기타 케이스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풀려버린 기타줄을 다시 튜닝할 것 같다.
그가 등에 기타를 메고 공원으로 가는 모습을 상상하니까 그는 다시 대학생 청춘.
취미 생활을 살리고 봄 기분도 낼 수 있으니 '일타쌍피' 그 이상이다. | |
ⅱ
僕のギター ∼ スピッツ
霧雨にぬれてたら 汚れた心も
洗い流されていく 少しずつ
長い月日を一緒に 過ごしたこのギター
新しい地球の音を 味方につけた
そして 君を歌うよ 小さなことが
大きな光になってくように
かき鳴らしては かき鳴らしては 祈ってる
作り話もあるよ だけど得意気に
かっこ悪いとどこかで わかっていても
ずっと 君を歌うよ おかしいくらい
忘れたくない ひとつひとつを
消えないように 消えないように 刻んでる
君を歌うよ 小さなことが
大きな光になってくように
かき鳴らしては かき鳴らしては 祈ってる
かき鳴らしては かき鳴らしては 祈ってる | 나의 기타 ∼ 스핏츠
이슬비에 젖고 있으면 더러워진 마음도
씻겨 흘러간다 조금씩
오랜 세월을 함께 지냈던 이 기타
새로운 지구의 소리를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너를 노래한다 조그만 것이
커다란 빛이 되어 가도록
퉁기고는 기타를 퉁기고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꾸며낸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신나게
멋지지 않다고 어딘가에서 알고 있어도
계속 너를 노래한다 우스꽝스러울 만큼
잊고 싶지 않은 하나하나를
사라지지 않도록 사라지지 않도록 새기고 있다
너를 노래한다 조그만 것이
커다란 빛이 되어 가도록
퉁기고는 기타를 퉁기고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퉁기고는 기타를 퉁기고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
2007-10-10
さざなみCD
track 01
僕のギター |
ⅲ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스핏츠(スピッツ) 팬들 중에는 악기를 다를 줄 아는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전문가 수준의 연주가 가능한 사람도 또 취미 수준으로 만족하면서 틈날 때만 즐기는 사람도 있을테고.
또는 (기타를 예로 들자면) F 코드 앞에서 멈칫거리다가 초보 단계를 반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연주가 가능하든 앞서의 내 친구처럼 아직 비기너 수준이든,
기타에서 손을 놓은 이후 세월이 너무 흘러버려서 지금은 기타 케이스에 먼지만 쌓여있지만
그래도 한때는 스핏츠 노래를 기타로 쳐보겠다고 마음먹었던 적이 있는 팬들을 막연히 상상하면서
스핏츠의 僕のギター(Boku no Guitar, 나의 기타), 이 곡의 기타 코드를 표시한 노랫말을 따로 적어보았다.
이참에 먼지 쌓인 케이스에서 '나의 기타'를 꺼내고 잠깐 조율, 그리고 한번 퉁겨보자.
이 곡의 오리지널 키는 G♭인데 스핏츠의 실제 연주 영상을 보면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는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는 오리지널 키로,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어쿠스틱 기타의 첫번째 프렛에 카포를 끼우고 F 키로 연주한다.
그래서 기타 코드는 반음을 낮추어서 F 키를 기본 키로 하여 작성했다.
전주와 간주 부분의 기타 코드도 넣고 노랫말과 코드의 위치도 맞아떨어지도록 맞추어봤는데
각자의 인터넷 브라우저 환경에 따라 주로 사용되는 폰트가 다를 수 있어서
이 글을 읽는 사람에 따라서 약간 다른 위치에 코드가 표시될 수도 있겠다.
그리고 실제의 기타 코드 중 초보자에게는 어렵거나 다소 생소할 듯한 코드는 다른 코드로 바꿨다.
예를 들면 C → ConB♭ → Am 진행을 C → C → Am 방식으로.
혹시 F, B♭ 등의 코드가 부담스러우면 다른 곡이라도 좋다.
스핏츠 곡이라면 뭐든 다 좋으니까.
자 그럼 한번 쳐보자, 僕のギター(Boku no Guitar, 나의 기타). | |
F |C B♭|F |C B♭|
F C F Dm G C
霧雨にぬれてたら 汚れ た心も
C Am Dm B♭ C
洗い流されて いく 少し ずつ
F C F Dm G C
長い月日を一緒に 過ごしたこのギター
C Am Dm B♭ C F
新しい地球の音 を 味方 につけた
C D A Bm G
そして 君を歌うよ 小さなことが
D A G A
大きな光になってくように
Bm A D G D A G D
かき鳴らしては かき鳴らしては 祈っ てる
F C F Dm G C
作り話もあるよ だけど得意気に
C Am Dm B♭ C F
かっこ悪いとどこか で わかっていても
C D A Bm G
ずっと 君を歌うよ おかしいくらい
D A G A
忘れたくない ひとつひとつを
Bm A D G D A G D
消えないように 消えないように 刻ん でる
F |C B♭|F |C |
B♭ F|G7 Am|B♭ F|G7 Am|
B♭ F|G7 Am|B♭ F|C |
D A Bm G
君を歌うよ 小さな ことが
D A G A
大きな光になってくように
Bm A D G D A G D
かき鳴らしては かき鳴らしては 祈っ てる
Bm A D G D A G D
かき鳴らしては かき鳴らしては 祈っ てる | 오리지널 키: G♭
F
Dm
D
| 카포: 1프렛
C
G
A
| 연주: F
B♭
Am
Bm
G7
|
ⅳ
스핏츠 팬들을 위한 덧붙임.
쿠사노 마사무네는 僕のギター(Boku no Guitar, 나의 기타) 노랫말을 만들 때,
'약간 쓸쓸한 스트리트 싱어의 노래 같은 이미지'로 썼다고 한다.
「ちょっと寂しいストリートシンガーの歌みたいなイメージ」
그리고 이 곡은 그가 비를 맞으면서 역에서 터벅터벅 걷고 있던 어느 날,
노랫말·멜로디·이미지를 한꺼번에 떠올렸다고 하는데
「雨に濡れながら駅からとぼとぼ歩いてるときに、詞もメロディもイメージは一緒ぐらいに出てきて」
그 당시 마사무네의 감성, 그 배경이었던 '비내리는 거리 풍경' 이미지는
노랫말 맨처음에 '이슬비에 젖고 있으면(霧雨にぬれてたら)'이라는 표현으로 잠깐 묘사된다. | |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5/10 14:23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2) |
Tags : Spitz,
スピッツ,
스핏츠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15
|
|
페달은 무겁지만 꿈에서 본 그 장소에 서는 날까지 ペダルは重たいけれど ユメで見たあの場所に立つ日まで |
夢追い虫 Yume Oi Mushi 꿈을 쫓는 벌레 |
ⅰ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인 '란도쌤'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연세대 원주캠퍼스와 덕성여대에서 문화이론을 강의하는 엄기호의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그리고 프로레슬러이자 격투기 해설가인 김남훈의 『청춘 매뉴얼 제작소』.
지난 일사분기에 읽었던 책들 중에서 우연히도 '청춘'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이 세 권이나 된다.
이 땅의 청춘들에게 따뜻한 위안과 뜨거운 충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인데
여러모로 불안하고 아픈 청춘이라면 세 권 모두 읽어볼 만 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책이다. |
相田みつを
一生勉強・一生青春 |
김난도는 다른 사람보다 또 어제보다 뒤처질까 매일매일 불안한 청춘들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고 있고
엄기호는 마음 한구석 '루저' 또는 '잉여'의 느낌에 주눅드는 청춘들과 함께 세상에 대해 질문하고 성찰한다.
김난도와 엄기호, 두 사람의 직업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두 선생님들이 청춘에게 건네는 위안과 충고 그리고 성찰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도 한데 비하여
(선생님이니까 그런 얘기가 당연하다는 것이지, 내용이 그저 그렇다는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김남훈은 프로레슬러, 격투기 해설가라는 흔치 않은 이력을 갖고 있어서 그의 책은 특히 흥미롭다.
<동생, 쫄면 지는 거야>라는 소제목이라든지 "선빵불패" 등의 청춘의 구어체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소줏병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은 형 또는 오빠의 심정으로 청춘들에게 야무지게 살라고 힘주어 말하는데
그 중에는, 읽고 있던 책을 잠깐 손에서 놓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어느 자전거 레이서의 이야기가 있다.
인터넷 여기저기에 소개되어 있을 만큼 유명한 미담이기도 해서 익히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김남훈이 청춘들에게 던지는 질문과 더불어 이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ⅱ
1996년 사이클 세계 선수권 대회 단거리 종목 출전을 앞두고 고환암 진단.
한쪽 고환을 제거했으나 암세포가 뇌와 폐에 전이되어 뇌의 일부를 도려내는 대수술.
생존율 40% 미만.
1998년 다시 페달을 밟기 시작, 주종목을 단거리에서 장거리로 전환.
1999년 프랑스 도로 일주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에서 우승.
이후 2005년 투르 드 프랑스까지 연속 7연패 우승을 달성하고 은퇴.
인간 승리의 신화, 그 극단을 보여준 랜스 암스트롱(Lance Armstrong).
총 경기 일정 약 3주, 총 주파 거리가 4,000km에 달하기도 하는 투르 드 프랑스.
2001년 대회 때 어느 구간의 다운 힐에서 그와 순위를 다투던 독일 선수가 넘어지자
암스트롱은 자전거를 돌려세우고 그를 기다려준다. |
2001 Tour de France |
암스트롱이 연속 5연패에 도전하던 2003년의 투르 드 프랑스.
모두 16개의 구간 중 15번째 구간에서 그는 선두를 달리고 있었는데
도로변에 있던 한 소년이 흔드는 가방 끈이 그의 자전거 핸들에 걸리는 바람에 그는 넘어지고
바로 뒤를 따라오던 스페인 선수도 암스트롱의 자전거에 걸려 넘어졌는데
간발의 차이로 피할 수 있었던 그 다음의 독일 선수는 그 순간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 되었다.
사고 지점에서 그 구간의 결승점까지는 불과 9.5km,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였고 그러면 총 구간의 우승을 거머쥐는 것이었다. |
2003 Tour de France |
그 독일 선수, 얀 울리히(Jan Ullrich).
그런데 그 순간 그는 페달 밟기를 멈추고 속도를 떨어뜨린 다음
계속 뒤를 돌아보며 암스트롱이 일어날 때를 기다렸다.
암스트롱이 자전거를 세우고 페달을 밟고 얼마 후 자신의 페이스를 찾기 시작하자
얀 울리히는 그때서야 다시 페달을 힘차게 밟고 나아갔다.
울리히는 두 해 전 2001년의 대회 때 다운 힐에서 넘어졌던 바로 그 선수이기도 했다.
그리고 경기의 결과는, 암스트롱의 연속 5연패 1위, 울리히는 아쉽게도 2위.
그렇게 끝이 났다. |
2003 Tour de France |
김남훈이 자신의 책의 한 꼭지를 할애하여 청춘에게 말하고자 했던 주제는
암스트롱의 '인간 승리'가 아니라 울리히의 '선택'에 관한 것인데,
이 '아름다운 멈춤'의 미담을 들려준 다음 김남훈은 이렇게 질문한다.
청춘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라면 어찌하겠는가?
그 자리에서 속도를 늦추겠는가. 아니면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을 향해 페달을 밟겠는가?
당신이 얀 울리히의 팀이었다면 그의 결정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아름다운 결정이라고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칠 것인가. 아니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며 질책할 것인가?
···
선택 앞에서 언제나 떳떳할 수는 없다. 선택에 대한 책임은 평생을 안고 가야 한다.
당신의 나이가 20대나 30대라면, 랜스 암스트롱과 얀 울리히가 맞붙었던 경주 같은 상황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
김남훈은 청춘들에게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지만, 사실 그는 자신의 대답을 슬쩍 먼저 보여준다.
울리히의 이야기가 있는 그 꼭지 제목이 <꿈 앞에서 함부로 페달을 멈추지 마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글은 "얀 울리히의 여유는 조금 일렀던 것"이 아니냐면서 다음과 같이 끝난다.
UFC 헤비급 챔피언인 쉐인 카윈은 191센티미터, 130킬로그램의 거구로,
환경공학과 산업공학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수도국 직원이기도 하다.
프로 파이터로 전업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텐데, 그러지 않는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두 아이의 아버지다.
나의 아이들이 아버지를 꿈을 맹목적으로 좇는 사람이 아닌,
현실에서 미친 듯이 노력해서 꿈을 좇을 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으로서 기억해줬으면 한다.
이것이 내가 직업을 바꾸지 않는 이유다."
얀 울리히의 여유는 조금 일렀던 것이 아닐까?
∼ 김남훈의 『청춘 매뉴얼 제작소』, <07 꿈 앞에서 함부로 페달을 멈추지 마라> 중에서. |
청춘 매뉴얼 제작소 |
ⅲ
앞서 언급한 '청춘'에 관한 책 세 권 모두 그 독자의 대상으로 '청춘 모두'를 향하고 있지만
김난도의 책에서 언급되는 에피소드는 아무래도 그가 재직하고 있는 서울대학교의 학생들을 떠올리기 쉽고
엄기호의 책에서는 (흔히 말하는 '인 서울 베스트 텐'은 아닐지라도) 사년제 대학생들의 이야기 중심이다.
어릴 때부터 '오토바이' 타기를 즐겼다는 김남훈은,
"이 나라에서 오토바이를 탄다는 것은 2등 국민으로 가는 확실한 권리 포기 선언"이라는 말도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위 두 사람의 선생님들보다 공감하는 청춘 독자의 범위가 더 넓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슬쩍 든다.
(공감의 범위가 그렇다는 것이지 김남훈의 책이든 선생님들 책이든 모두 제각각 공감의 깊이가 충분한 책들이다)
그래서 '두번째'의 2등이 아니라 어쩌면 '루저'의 의미에 기울어 있는 듯한 2등으로,
스스로 "2등"이라고 하면서 그런 '2등의 청춘'들에게 김남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마 이런 것이 아닐까.
엄친아·엄친딸이 아닌 '대부분의 그대' 청춘들은,
일단 닥치고 미친듯이 노력해라.
그렇게 해서 이제 꿈을 좇을 만하다 싶으면 그 즈음이 되어서야 여유를 가져라.
그것도 조심스럽게 말이다.
그러기 전에는, 예를 들어 스포츠 정신의 미담 그 주인공?, 그런 건 감정의 사치에 불과하다.
그런 여유, 아직 그대에게는 조금 이르지 않나?
더구나 배려와 같은 여유는 강자가 약자에게 하는 것인데.
꿈이 아직 저 멀리 그저 눈에 보이기만 한 정도에서는, 함부로, 페달을 멈추지 마라.
힘껏 손을 뻗으면 가까스로 꿈이 잡힐 듯한, 적어도 그 정도 수준에 이르기 전에는,
함부로, 제발 함부로, 페달을 멈추지 말았으면 한다, 고. |
2003 Tour de France |
ⅳ
김남훈의 그 책에는 언급되지 않은 것을 하나 추가하자면,
"당신이 우승할 수도 있었는데요" 라는 말을 듣고 얀 울리히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나는 다른 사람의 실수로 우승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는 내 실력으로 우승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사고로 우승자가 결정된다는 것은, 끔찍한 일입니다.
페어플레이라는 것은 자전거 경주에 있어서 자전거 만큼이나 필수적인 것이지요."
위와 같이 대답한 울리히로서는 아마 동의하고 싶지 않겠지만
세상의 일이란, 실수도 일정 수준의 실력에서 비롯되는 결과 중의 하나로 여긴다.
누가 갑인지 또 누가 을인지에 따라 페어(fair)하다는 것의 정의도 바뀌기 일쑤이고
페어하려고 아무리 애써도 어느 구석엔가 언페어(unfair)의 측면이 나타나니
어쩔 도리 없는 인과관계 속에서 옳고 그름을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뭐 아무튼. |
Jan Ullrich |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가 이와 비슷한 경우를 맞닥뜨린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대가 거머쥐고 싶어서 오랫동안 갈망해 온 그 어느 꿈 앞에서
앞서 달리던 엄친아·엄친딸이 (내 탓도 아닌 그 자신의 실수로 인하여) 내 앞에서 넘어진다면,
그대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일등이라고는 거의 해본 적도 없는데
그가 넘어지는 덕분에 기대치 않던 성취가 불쑥 눈 앞에 다가왔다면,
적어도 나 자신에 의한 '파울' 플레이는 아닌 상황에서, 그대의 선택은··· 무엇인가? | |
혹시라도 오해없기를 바란다.
어떤 모집단에서든 일등은 한 명 또는 두 명 정도일 뿐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모두 일등이 아니니까
'그대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일등이라고는 거의 해본 적 없는데' 라고 말한 것일 뿐,
즉 그대가 아쉽게 이삼등이든 안타깝게 꼴등이든 어쨌든 그 나머지 '대부분'에 속할 확률이 높아서 꺼낸 말이지,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를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니까 부디 오해없기를 바란다.
(아, 물론 당연하게, 나 자신도 그렇게 뭉뚱그린 '대부분의 그대' 중 한 명이다)
ⅴ
● 김남훈 ?, 열기
김남훈 | 김남훈은 프로레슬러와 격투기 해설가 말고도 하는 일이 다양하게 많은 사람인 듯 싶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그동안 쓴 책도 예닐곱 권이나 되니 필력도 상당하고
또 여기저기 강연도 많이 다닌다고 하니 글솜씨만큼 말솜씨도 좋은 것 같다.
그는 1974년생의 '형님 청춘'인데, 청춘답게 트위터 활동도 하고 블로그도 운영한다.
● 김남훈의 블로그, 청춘 매뉴얼 제작소
왼쪽의 이미지는, 디시인사이드의 프로레슬링 갤러리에서 찾은 그의 이미지 중 하나다.
그쪽 업계에서 그의 캐릭터는 '악역'이라고 하는데, 엔터테이너 기질도 상당할 것 같은 느낌이다.
얼마 전 모 메이저 신문사 주최의 강연회에 참석했는데 입구에서 설문지를 나눠주었다.
강연회가 끝날 무렵 설문지를 작성하려니까 맨 밑에 강연자 추천 항목이라는 것이 보였다.
"격투기해설가/프로레슬러 김남훈"이라고 적었다. 언제 한번 그의 강연을 듣고/보고 싶다. |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上見るな 下見るな 誰もがそう言うけれど
憧れ 裏切られ 傷つかない方法も
身につけ 乗り越え どこへ行こうか?
| 위 보지 마 아래 보지 마 누구나가 그렇게 말하지만
그리워하고 배신당하고 상처입지 않는 방법도
몸에 익히고 극복해서 어디로 갈까? |
덧붙이는 노래는 스핏츠(スピッツ)의 夢追い虫(Yume Oi Mushi, 꿈을 쫓는 벌레).
2000년 9월 23일 토쿄(東京) 아카사카(赤坂) 블리츠 공연에서의 라이브 버전이다.
이 곡은 放浪 2000(방랑 2000) 투어를 통해 스핏츠 팬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특이하게도 2001년 10월 11일 24번째 싱글로 발매되기 이전에
그로부터 넉달 전인 6월 6일에 발매된 라이브 DVD의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된 바 있다.
ジャンボリー・デラックス(Jamboree DeLuxe, 잼보리 디럭스) DVD의 31번째 트랙.
롤업되는 엔드 크레딧과 함께 나오는 夢追い虫(Yume Oi Mushi, 꿈을 쫓는 벌레).
'2등 청춘'을 향한 김남훈의 질문 앞에서 문득 이 노래가 떠올라서 덧붙인다. |
live chronicle
1991-2000
ジャンボリー・デラックス |
● 夢追い虫 노랫말 살펴보기
● 싱글 버전의 夢追い虫를 들을 수 있는, 또다른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夢追い虫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4/19 02:16 | 스핏츠/DVD | trackback (0) | reply (14) |
Tags : Jan Ullrich,
Lance Armstrong,
Spitz,
スピッツ,
김난도,
김남훈,
랜스 암스트롱,
스핏츠,
아프니까 청춘이다,
얀 울리히,
엄기호,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청춘 매뉴얼 제작소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14
|
|
나는 쓸모없는 손오공 僕は能無しの孫悟空 |
ⅰ
스핏츠(スピッツ)의 새로운 싱글을 접할 때면
수록 곡 두 곡 또는 서너 곡 모두를 일단 다 들어보지만 집중하는 것은 아무래도 타이틀 곡이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의 경우 타이틀 곡이 커플링 곡보다는 상대적으로 (또는 당연히) 먼저 와닿는다.
그런데 듣다 보면 슬그머니 그 선호도가 커플링 곡으로 옮겨갈 때도 종종 있다.
처음엔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가 나중에, 왠지 커플링으로는 아깝다는 생각까지 들기도 하는데
특히 싱글에만 수록되고 정규 앨범에는 없는 곡에서 그렇게 뒤늦은 아쉬움이 생기는 이유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들을 기회가 적어서 그 진가를 늦게 깨닫게 되는 탓이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싱글이 발매되었을 때 팬 카페에서의 반응을 돌이켜보면,
싱글 타이틀 곡보다 커플링이 더 좋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
예를 들어 若葉(Wakaba, 새 잎)처럼 타이틀 곡은 멜로디가 '말랑말랑'한 곡인데 반하여
まもるさん(Mamoru San, 지켜주는 자)처럼 커플링 곡은 록 넘버인 경우에 주로 그런 듯 싶다.
물론 내가 막연하게 그렇게 느꼈다는 것이고 나 자신의 반응도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아무튼 싱글 수록 곡 중 어느 곡이 더 마음에 드느냐 하는 것은
듣는 사람 각자의 취향 차이일 뿐 그 이상의 아무 것도 아닌 것이고. | |
水色の街 | 2002년에 발매된 스핏츠의 27번째 싱글.
1. 水色の街(Mizuiro no Machi, 물빛의 거리), 2. 孫悟空(Son Gokuh, 손오공).
그 두 곡 중에서 지금 커플링 곡 孫悟空(Son Gokuh, 손오공) 하나만 반복해서 듣고 있다.
'방사능 비'일지도 모른다는 봄비가 하루종일 추적추적 내리는 날 오후에 볼륨을 낮추고.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가 쓴 노랫말이 자주 그렇듯이 알쏭달쏭한 노랫말,
이 노래는 더욱 그런데다가 왠지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
계속 발버둥치며(もがき続けてよう) ··· 너무나도 어두운 밤 어중간한 독(あまりに暗い夜 中途ハンパな毒) ···
미칠 듯한 시간을 질질 끌며(狂いそうな 時をひきずって) ··· 말을 늘어놓아 간다(言葉を並べていく) ···
알 리도 없이 끝나는 일도 없이(分かるはずもなく 終わることもなく) ···
모든 마법이 사라져 가는(すべての魔法が消えていく) ··· 쓸모없는 손오공이지(能無しの孫悟空さ) ···
아아···(嗚呼・・・) ···
노랫말을 펼쳐놓고 눈으로 따라가면서 듣고 있으니
요즈음 편치 않은 내 마음과 어딘가 엇비슷한 노랫말 같기도 해서 괜히 씁쓸해지는데
사실은 알듯말듯한 노랫말의 몇몇 부분에 요즘의 내 심사가 주관적으로 투영된 탓일 것이다.
모르겠다.
● 孫悟空(Son Gokuh, 손오공) 노랫말, 열기
孫悟空 ∼ スピッツ
グラスにあふれてる 水を飲みほしたら
新しい十字路を目指す
できるだけ単純な それでいて頑丈な
仕組みでもって 歩いてく
胸に火を灯そう もがき続けてよう
初めてを探している
あまりに暗い夜 中途ハンパな毒
手が届きそうな明日
ああ 狂いそうな 時をひきずって
新しい十字路を目指す
横にある快感や あつらえた偶然に
寄り道したりしながら
胸に火を灯そう 月を見上げろよ
言葉を並べていく
分かるはずもなく 終わることもなく
ただ生まれる言葉を
すべての魔法が消えていく
能無しの孫悟空さ
今こそ動き始める
胸に火を灯そう もがき続けてよう
初めてを探している
あまりに暗い夜 中途ハンパな毒
手が届きそうな明日
嗚呼・・・ | 손오공 ∼ 스핏츠
글라스에 넘치는 물을 다 마셔버리면
새로운 십자로를 향하네
가능한 한 단순한 그렇게 있어 튼튼한
줄거리로 가지고 걸어가네
가슴에 불을 켜자 계속 발버둥치며 있자
처음으로를 찾고 있네
너무나도 어두운 밤 어중간한 독
손이 닿을 듯한 내일
아아 미칠 듯한 시간을 질질 끌며
새로운 십자로를 향하네
옆에 있는 쾌감과 주문했던 우연으로
지나는 길에 들르기도 하면서
가슴에 불을 켜자 달을 올려다보아라
말을 늘어놓아 간다
알 리도 없이 끝나는 일도 없이
그냥 태어나는 말을
모든 마법이 사라져 가는
쓸모없는 손오공이지
지금에 와서 움직이기 시작하네
가슴에 불을 켜자 계속 발버둥치며 있자
처음으로를 찾고 있네
너무나도 어두운 밤 어중간한 독
손이 닿을 듯한 내일
아아···
● 孫悟空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
2004-03-17
色色衣
track 11
孫悟空 |
ⅱ
아주 멀리 큰 돌 같은 것이, 눈으로 볼 수 없는 운석이 있다.
노래는 그 돌을 듣는 상대에게 던지는 것과 같다.
노래는 시시한 메세지가 아니다.
그래서 노래의 의미나 메세지를 찾으려는 녀석들은 대체로 실패한다.
음악은 모르는 언어로 노래해도, 처음 듣는 악기 소리라도 전해지는 것이 있다.
의미는 몰라도 막연히 뭔가를 공유할 수 있다. 본능 같은 음악.
요컨대, 세계에는 공통의 음악 같은 것이 있고, 누구나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공유한다.
그래서 그 보편적인, 우주에 있는 별의 음악 같은 것을 느낀다···, 고. | |
(다른 사람들도 동의할런지 잘 모르겠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 말, 내가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느 소설 책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孫悟空(Son Gokuh, 손오공) 듣고 있으니 문득 생각나서 옮겨 적어본 것이다.
어쨌거나 이 곡은 여전히 타이틀 곡보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곡인데도 지금 나는 계속 듣고 있다.
● 그 소설, 열기
"그때, 마사토(眞人) 군이 왜 노래를 하느냐고 물었을 때 가리코(雁子) 씨가 '아주 멀리 큰 돌 같은 것이, 눈으로 볼 수 없는 운석이 있다. 노래는 그 돌을 듣는 상대에게 던지는 것과 같다.'고 했잖아요."
가리코는 "잘도 기억하고 있네."라고 학생을 칭찬하는 선생님 같이 대답하고는 입술을 활짝 벌렸다.
"맞아, 노래는 시시한 메세지가 아니야. 그래서 노래의 의미나 메세지를 찾으려는 녀석들은 대체로 실패하지. 애매한 운석 같은 것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어."
"그거, 이가라시(五十嵐) 씨가 지금 말한 보편적인 이미지와 비슷하지 않나요?"
엔도 지로(遠藤二郎)는 자신의 말에 스스로 흥분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음악은 모르는 언어로 노래해도, 처음 듣는 악기 소리라도 전해지는 게 있잖아요. 의미는 몰라도 막연히 뭔가를 공유할 수 있죠. 그거랑 같지 않을까요? 본능 같은."
"요컨대."라고 말하며 가리코가 나를 슬쩍 본다.
"세계에는 그런 공통의 음악 같은 것이 있고, 누구나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공유한다. 그래서 그 보편적인, 우주에 있는 별의 음악 같은 것을 마사토가 느끼고 손오공 이야기를 했다는 거야?"
∼ 이사카 코타로(伊坂幸太郎)의 소설 『SOS 원숭이(SOSの猿)』 중에서. |
SOSの猿 |
√ 孫悟空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4/07 16:07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10) |
Tags : SOS 원숭이,
Spitz,
スピッツ,
伊坂幸太郎,
스핏츠,
이사카 코타로,
SOSの猿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13
|
|
오늘, 나는 일본인이다 今日、僕は日本人だ |
歩き出せ、クローバー Arukidase, Clover 걷기 시작해라, 클로버 |
ⅰ : 노래
1995년 1월 17일.
일본의 코베(神戸)를 강타한 한신·아와지 대지진(阪神・淡路大震災)이 일어났다.
사상자 사만삼천여 명, 피난민 삼십일만여 명, 재산 피해 규모는 약 십조 엔에 달하는 재해였다.
스핏츠(スピッツ)는 그해 1월부터 7월까지 새 앨범의 레코딩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모두 열한 곡을 수록하여 발매한 그 앨범에는 대지진의 유족들을 위로하고자 만든 노래도 있었다.
歩き出せ、クローバー(Arukidase, Clover, 걷기 시작해라, 클로버).
'살아 있다는 것(生きていること)'을 테마로 한 응원의 노래, 바로 이 곡이다. | |
歩き出せ、クローバー ∼ スピッツ
未知のページ 塗りかえられるストーリー 風に向かい
歩き出せ 若くて青いクローバー 裸足のままで
過ぎた恋のイメージに近いマーク 指で描き
流れ出す 自由で激しいメロディー 一人きりで
戦闘機よりも あからさまな
君の声 優しいエナジー
歩き出せクローバー 止まらないクローバー
熱い投げキッス 受け止める空
泣きながら笑い出し「 嬉しい!」と 何度も叫び
寝ころがって眺めた 君のカード 胸にあてる
入道雲から 伝えている
そのままで 優しいエナジー
だんだん解ってきたのさ
見えない場所で作られた波に
削りとられていく命が
混沌の色に憧れ 完全に違う形で
消えかけた獣の道を 歩いて行く
君の声 優しいエナジー
歩き出せクローバー 止まらないクローバー
熱い投げキッス 受け止める空
作詞・作曲 ∶ 草野正宗 | 걷기 시작해라, 클로버 ∼ 스핏츠
미지의 페이지 덧칠된 스토리 바람을 안고 가고
걷기 시작해라 어리고 파란 클로버 맨발인 채로
지나간 사랑의 이미지에 가까운 마크 손가락으로 그리고
흐르기 시작한다 자유롭고 세찬 멜로디 혼자서만
전투기보다도 분명한
너의 목소리 부드러운 에너지
걷기 시작해라 클로버 멈추지 않는 클로버
뜨거운 나게키스 받아들이는 하늘
울면서 웃기 시작하고「 기쁘다!」라고 몇 번이나 외치고
아무렇게나 드러누워 쳐다봤던 너의 카드 가슴에 댄다
소나기구름으로부터 전해주고 있어
그대로 부드러운 에너지
차츰 알게 되었단 말이지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만들어진 파도에
깎여져 가는 생명이
혼돈의 빛깔을 동경하고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사라져 가던 짐승의 길을 걸어간다
너의 목소리 부드러운 에너지
걷기 시작해라 클로버 멈추지 않는 클로버
뜨거운 나게키스 받아들이는 하늘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 歩き出せ、クローバー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ⅱ : 이미지
2011년 3월 11일.
십육 년 전 그때보다 더 강력한 진도를 기록한 동일본 대지진은 가공할 위력의 해일까지 동반하여
후쿠시마(福島), 미야기(宮城), 이와테(岩手) 등 토호쿠(東北) 지역 일부를 폐허로 만들었는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원자력발전소의 폭발이 이어지면서 방사능 오염의 문제로까지 커져서
동일본 대지진은 동부부 지역을 넘어 일본 전역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 최악의 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인들을 위해서 세계 각처에서 모금과 응원이 잇따르고 있고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도 일본을 응원한다는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며칠 전 메신저를 통해 나눈 대화 중에도 마침 그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런 영상에 첨부할 응원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하길래 얘기 중에 잠깐 볼 기회를 얻었다. | |
がんばれ!!
日本だからこそ、乗り越えられます!きっと! | 힘내요!!
일본이기 때문에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반드시! |
ⅲ : 글
요즘은 신문 기사를 더 꼼꼼히 읽게 되고 평소와 달리 텔레비전 뉴스도 자주 챙겨보게 된다.
공중파의 정규 뉴스 말고도 케이블 방송으로 나오는 YTN, NHK 등 뉴스가 나오는 채널로 돌려보기도 한다.
이번 동일본 대지진은 사태 자체가 현재진행형인데다가 방사능 문제는 영향권 확산의 우려도 크기 때문에
신문을 펴들면 사설이나 칼럼 같이 필자의 의견이 담긴 기사는 일단 잠깐 제쳐두고
지진 피해 현황이나 원자력 발전소 폭발과 관련된 팩트 자체만을 가감없이 알려주는 일반 기사에 눈을 먼저 돌린다.
그런데, 며칠 전이다.
중앙일보를 펴들었다가 어느 기사 제목을 보고, '뭐지? 스트레이트로 강하게 날리는데?' 싶었다.
"오늘, 나는 일본인이다", 라니.
단정적인 표현의 제목을 앞세운 그 기사는 <김영희 칼럼>이었다.
일흔 넘은 지도 한참인 그러나 지금도 당당히 현역인 김영희 대기자(大記者)가 쓴 글이라서
그리고 그 도발하는 듯한(?) 글 제목 때문에, 다른 기사를 잠시 뒤로 미루고 그것부터 읽었다.
···
우리는 지진·해일의 괴력과 원자로 폭발에 경악하고, 그런 극한상황에서도 질서를 지키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일본인들의 의연한 모습에 경탄한다. 50명의 이재민이 열 그릇의 우동을 서로에게 양보하는 저 일본인, 두세 시간 줄 서서 기다린 끝에 편의점에 들어가서도 뒷사람을 위해 물 한 병, 라면 한 봉지만 사는 일본인, 원자로의 냉각에 일본의 운명이 걸린 것을 알고 자진해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원자로로 달려가는 퇴직 직전의 원전회사 직원, 그런 남편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힘내라는 말로 격려하는 아내. 그들에게는 영웅적·초인적이라는 말도 훨씬 모자라게 들린다. 통곡하지 않고, 아우성치지 않고, 내 불행을 네 탓으로 돌리지 않는 일본인의 참을성과 시민의식은 감동 덩어리다.
···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여 방사능이 대량으로 방출되면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이 올 것이다. 그래도 일본인들은 결국 이겨낼 것이다.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 위에 세계 2위의 경제 금자탑을 세운 일본의 복원력을 믿는다. 외상후스트레스를 연구하는 미국의 심리학자들도 대재앙을 겪은 일본이 더 크게 도약할 것이라고 말한다. 온 세계가 일본 돕기에 나섰다. 일본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오늘 나는 일본인이다”라는 자세로 모든 상상력을 동원하여 가능한 지원을 일본에 보내자.
∼ 2011년 3월 18일자 중앙일보 김영희 국제문제 대기자의 칼럼 『오늘, 나는 일본인이다』 중에서.
● 칼럼 전문 바로가기 |
김영희 |
ⅳ : 그리고
방사능 오염 우려가 커지자 일본에 체류 중이던 외국인들이 일본을 탈출하기 시작한 가운데
토쿄(東京)에 있던 대학 동기 한 명은 지진 발생 이틀 뒤 예정대로 무사히 귀국편 비행기을 탔고
지진 전에 잠시 귀국했다가 지난 주에 쿄토(京都)로 들어가려 했던 또 다른 대학 동기 한 명은 일단 일정을 연기했다.
내일 저녁에 그들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는데 두 명 모두 얼굴 본 지가 일 년도 더 된 것 같다.
지난 일요일 오후, 메신저에서 마주친 또 한 명의 대학 동기.
뜻한 바가 있어 몇 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난 이월 말에 일본으로 건너갔는데
거처를 정하고 얼마 있지 않아 이번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한달도 안되어서 귀국했다고 한다.
재입국 허가를 받지 않고 들어왔기에 다시 나가기는 힘들다고 한국에서 새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이래저래 당분간은 동일본 대지진에 관한 화제가 계속될 것 같다.
힘내라, 일본! 힘내라, 토호쿠!
がんばれ、日本。がんばれ、東北。
ⅴ : 스핏츠 팬들을 위한 덧붙임
● 열기
1995년 9월 20일 발매 스핏츠의 통산 여섯 번째 정규 앨범,
ハチミツ(Hachimitsu, 벌꿀)의 세 번째 트랙.
歩き出せ、クローバー(Arukidase, Clover, 걷기 시작해라, 클로버).
작사 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
편곡 : 사사지 마사노리(笹路正徳) & 스핏츠
연주 시간 : 4분 25초.
앨범 부클릿을 보면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담당한 파트 설명에 이런 부분이 있다.
Guitar Phrase on introduction of 「歩き出せ、クローバー」(Fender Jazzmaster)
즉, 이 곡의 인트로에서 쿠사노 마사무네는 기타를 연주하는데
이 앨범을 레코딩할 때 그가 기타를 연주했던 곡은 이 곡 하나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노랫말에 '나게키스(投げキッス)'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거기에 맞는 우리말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그대로 썼다.
일한사전에 의하면 '자기 손에 키스를 하여 상대편에게 던지는 시늉을 하는 동작',
그렇게 키스를 날리는 것을 영어로는 'blow a kiss'라고 하니, 어떤 행동인지 짐작될 것이다. |
1995-09-20
ハチミツ
|
√ 이미지 사용을 허락해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3/21 12:28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8) |
Tags : Spitz,
スピッツ,
김영희,
스핏츠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12
|
|
벌써 14년 전의 노래가 됩니다만 지금의 기분으로 もう14年前の曲になるんですけれども 今の気持ちで |
ⅰ : 버터와플, 카레
건국대 새천년홀에서의 스핏츠(スピッツ) 내한 공연 후였던가,
팬 클럽을 위한 다이어리에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쓴 글을 읽고
국내 팬들 사이에서 '크라운 버터와플'이 한동안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카레는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가 무척 즐기는 메뉴라는 것,
'우와사(うわさ, 이런저런 이야기)'까지 깊숙히 파고 들어가는 스핏츠 '덕후'가 아니더라도
그들에 대해 약간이라도 관심을 기울여본 팬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알게 되는 이야기지요.
장 보러 갈 일이 있을 때 저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으로 가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요.
거기가 일본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 중 하나가 되어선지 점내에 일본인을 위한 코너도 있습니다.
"일본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있는 상품(日本人観光客に人気のある商品)"이라는 광고 문안과 함께
진열되어 있는 상품 중에 '크라운 버터와플'이 있는 것을 볼 때면 곧바로 마사무네가 떠오릅니다.
저는 '카레보다 커리' 취향이라서 일본식 카레를 먹으러 가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긴 한데
카레를 식사 메뉴로 선택한 경우 중 몇 번은 스핏츠 팬들끼리의 모임이 있던 날입니다.
그런 날은 이미 서로 알고 있는 것인데도 당연한 듯 타무라의 음식 취향이 다시 한번 얘기됩니다.
사실, 그런 날의 메뉴가 카레로 되는 것 자체가 타무라를 향한 '빠심(!)'에서 비롯된 것이니까요. | |
'빠심', 조금 순화해서(?) 말하자면 '팬심'이란 것은 평범한 일상의 사소함에도 어떤 동력을 주나 봅니다.
마침 지금 제가 이런 내용의, 스핏츠 멤버의 음식 취향에 대한 글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그럼 말이 난 김에 내일 저녁은 코코이찌방야 아니면 아비코에서 토핑은 새우로 올린 카레를?' 이라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고
'언제 한번 마트 들리면 버터와플 한 통 사서 책상 서랍에 넣어두고 커피 마실 때 가끔 먹어야겠다'는 생각도 드는 걸 보면요.
ⅱ : 아보카도
JAMBOREE TOUR 2009 "Sazanami OTR Custom" @ Saitama Super Arena.
2009년 11월 4일에 발매된 스핏츠의 라이브 DVD.
잼보리 투어 2009 "잔물결 OTR 커스텀" 앳 사이타마 아레나.
그 DVD(초회 한정)에 포함된 보너스 CD를 통해서 마사무네의 새로운 식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해 1월 18일 사이타마(さいたま) 슈퍼 아레나에서 있었던 공연의 음원이 담긴 이 CD에는
마사무네가 "아보카도를 김 조림에 버무려서 먹으면 맛있다"고 얘기하는 걸 들을 수 있습니다.
제가 봤던 그 전날의 공연에서도 그가 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제가 일본어 듣기가 서투른 탓에 공연을 볼 그 당시엔 그런 얘기가 나왔다는 것도 몰랐지만요.
저는 아직까지 아보카도라는 과일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긴 하지만
단 맛 나는 과일을 고명으로 얹어서 밥을 먹다니,
일본의 절임 식품인 '츠케모노(漬け物)'의 '달큰, 짭쪼롬'한 맛을 고려한다 해도
과일을 김 조림과 버무려서 먹으면 맛있다는 이야기가 제게는 쉽게 와닿지 않습니다. |
JAMBOREE TOUR 2009
さざなみOTRカスタム |
도대체 아보카도는 어떤 맛이길래 마사무네가 그런 얘길 하는지 궁금해진 참에
마침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잠깐 생활한 적이 있는 친구가 곁에 있어서
혹시 거기 있을 때 아보카도라는 과일을 먹어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얇게 썰어서 샌드위치에 끼워 먹었는데 맛있었다면서 고소한 것이 버터 맛 같기도 하다더군요.
버터 맛의 과일이라니까 더욱 궁금해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파는 과일이 아니라서
'팬심'을 발동해서 한번 맛보려 한다면 과일 코너가 넓은 마트를 찾아가야 할 듯 합니다. | |
아보카도가 다른 사람에겐 익숙한데 저만 아닌가 싶어서 네이버 화면의 검색창에서 '아보카도'라고 넣어봤는데
'아보카도 먹는 법', '아보카도 맛', '아보카도 요리' 등의 검색어가 자동 완성으로 뜨는 걸로 미루어 보건대,
또 마사무네가 얘기하는 분위기로 짐작해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에서도 양쪽 다 흔히 먹는 과일은 아닌 듯 싶습니다.
저는 아직이지만 이 글을 읽고계신 분들 중에는 이 아보카도라는 과일을 먹어본 사람이 있겠지요.
마사무네처럼 김 조림에 버무려서 밥 위에 고명으로 올린 다음 먹어본 사람까지 있을 지도 모르구요.
이쯤 되니 슬그머니 조금 더 강력한 '팬심'이 발동됩니다.
먼저 일본 식품 전문점인 모노마트에 가서 츠쿠다니(つくだに, 조림 반찬)를 사고 (기왕이면 마사무네가 언급하는 걸로)
홈플러스나 이마트 같은 곳의 수입 과일 코너에 들려서 아보카도를 산 다음 마사무네의 레시피에 따라 밥을 한번 먹어본다?
ⅲ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셋 그리고 '짤'
● 마사무네의 레시피, 열기
アボカドって・・・あるんじゃないっすか。
アボ「ガ」ドじゃないんだよ、あれね、アボカドなんだ、ってさ。
アボカドはね、あの・・・「ごはんですよ!」とか、ああいうのりのつくだにと和えて食べるとね、
おいしいです。はい。
え、次はですね、あの・・・もう14年前の曲になるんですけれども、
えー、ずっと歌い続けて参いりましたが、あの・・・懐かしいなと思う方もいるかも知れないし、
だけど・・・えー、今な、今の気持ちで歌ってみようかなと思います。
「ロビンソン」という曲を聴いてください。
아보카도라고··· 있지 않습니까?
아보'가'도가 아니고, 저기, 아보카도라는 거, 말이죠.
아보카도는요, 그··· '고항데스요!'라든가, 그런 김 조림과 버무려서 먹으면요,
맛있습니다. 네.
음, 다음은요, 저··· 벌써 14년 전의 노래가 됩니다만,
네~ 줄곧 계속해서 노래해왔습니다만, 저어··· 그립구나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지 모르는데요,
그렇지만··· 음, 지금, 지금의 기분으로 노래해볼까 합니다.
'로빈슨'이라는 곡을 들어주세요.
∼ 2009년 1월 18일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공연에서 나왔던 마사무네의 MC 중에서. |
草野マサムネ |
● 노랫말, 열기
ロビンソン ∼ スピッツ
新しい季節は なぜかせつない日々で
河原の道を自転車で 走る君を追いかけた
思い出のレコードと 大げさなエピソードを
疲れた肩にぶらさげて しかめつら まぶしそうに
同じセリフ 同じ時 思わず口にするような
ありふれたこの魔法で つくり上げたよ
誰も触われない 二人だけの国 君の手を離さぬように
大きな力で 空に浮かべたら ルララ 宇宙の風に乗る
片隅に捨てられて 呼吸をやめない猫も
どこか似ている 抱き上げて 無理やりに 頬よせるよ
いつもの交差点で 見上げた丸い窓は
うす汚れてる ぎりぎりの三日月も僕を見てた
待ちぶせた夢のほとり 驚いた君の瞳
そして僕ら今ここで 生まれ変わるよ
誰も触われない 二人だけの国 終わらない歌ばらまいて
大きな力で 空に浮かべたら ルララ 宇宙の風に乗る
大きな力で 空に浮かべたら ルララ 宇宙の風に乗る
ルララ 宇宙の風に乘る
作詞・作曲 ∶ 草野正宗 | 로빈슨 ∼ 스핏츠
새로운 계절은 어쩐지 힘든 날들인데
강가 자갈밭 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너를 뒤쫓아갔다
추억의 레코드와 과장된 에피소드를
지친 어깨에 늘어뜨리고 찡그린 얼굴 눈부신 듯이
같은 말 같은 시간 무심코 말할 것 같은
흔하게 있는 이 마법으로 만들어 냈지
아무도 만질 수 없는 둘만의 나라 너의 손을 놓지 않도록
커다란 힘으로 하늘에 떠올리면 루랄라 우주의 바람을 탄다
한구석에 버려져 호흡을 멈추지 않는 고양이도
어딘지 닮았다 안아 올려서 억지로 뺨 가까이 댄다
평소와 같은 건널목에서 올려다본 둥근 창은
조금 더러워져 있다 사라질 듯한 초승달도 나를 보고 있었다
숨어서 기다렸던 꿈의 언저리 놀랐던 너의 눈동자
그리고 우리들 지금 여기서 새롭게 태어나지
아무도 만질 수 없는 둘만의 나라 끝나지 않는 노래 흩뿌리고
커다란 힘으로 하늘에 떠올리면 루랄라 우주의 바람을 탄다
커다란 힘으로 하늘에 떠올리면 루랄라 우주의 바람을 탄다
루랄라 우주의 바람을 탄다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 ロビンソン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 고항데스요!, 열기
마사무네의 MC 중에서, 자칫했으면 끝까지 무슨 소린지 모를 뻔했던 것이 있습니다.
「ごはんですよ!」とか、ああいうのりのつくだにと和えて食べるとね、
'고항데스요!'라든가, 그런 김 조림과 버무려서 먹으면요, |
이 대목의 처음은 "'밥입니다!'라든가···" 말고는 다른 뜻으로 해석이 안되는데
하지만 그렇게 해석하면 이게 또 연이어 오는 말과 맥락이 닿지 않아서
잘못 들었나 해서 몇 번을 다시 듣고 해도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결국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른 채 포기할 뻔 했는데···,
혹시 하는 마음에 일본에 체류 중인 사람에게 물었더니 단박에 답이 나왔습니다.
(스핏츠 팬이기도 한, 현재 일본에 유학 중인 ○○○님, 고맙습니다!) | |
그것은 우리말로 하면 '밥입니다!'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고항데스요!(ごはんですよ!)'라는 식품의 상품명으로 밥에 얹어 먹는 조림 반찬이라네요.
창업한지 90년이 넘는 식품회사 모모야(桃屋)의 대표 제품인 <고항데스요!(ごはんですよ!)>는,
그 회사에서 만드는 에도 무라사키(江戸むらさき)라는 김 조림 제품 시리즈 중 하나인데
이 시리즈는 1950년부터 발매되었다고 하니까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상품인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직접 밥을 해먹거나 하는 생활을 해본 적 없고 몇 차례 여행 다녀본 정도의 저로서는
그것이 상품 이름이라고 누가 가르쳐 주기 전에는 알아낼 방도가 없는 것이 당연한 듯. | |
● 스핏츠와 상관없는 '짤', 열기
마사무네의 '아보카도' 덕분에 한동안 잊고 있던 뮤지션의 음악이 떠올랐습니다.
마이클 헤지스(Michael Hedges)라는 기타리스트입니다.
스핏츠와 상관없지만, 혹시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 관심있다면 클릭.
● The Funky Avocado
'아보카도' 얘기가 나오는 바람에 이 곡이, 그리고 이 뮤지션이 생각난 겁니다.
중간에 어디서 들어본 멜로디다 싶은 보컬 리프가 중간에 나오는데
그것은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Miss You를 공연에서 살짝 끼워넣은 겁니다.
● Aerial Boundaries
왼손은 코드를 태핑으로, 오른손은 핑거 스타일의 여러가지 주법을 섞어 연주하는 이 명곡은
혼자 연주하는 것이 맞는지 영상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 Because It's There
영상이 시작되고 조금 지나면 특이한 모양의 기타로 바꿔 메고 그 악기와 연주할 곡을 설명합니다.
그의 뛰어난 연주 실력은 '하프 기타(harp guitar)'로 연주하는 이 영상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
Live on the Double Planet |
공연 때 잠깐 언급한 이야기 가지고 뭐 이렇게까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소리를 늘어놓나 싶기도 하겠습니다.
딱히 중요하지도 않고 사소하기까지 한 것을, 누가 물어보지도 않는데 일없이 파고 들어가는···,
스핏츠와 상관없는 것까지 떠들어 놓고는 글 말미에 굳이 핑계를 대자면, '팬심'이란 게 뭐~ 원래 그런 거잖아요, 후훗.
● 싱글 버전의 ロビンソン을 들을 수 있는, 또다른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마사무네의 MC 청취와 해석에 도움을 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3/09 01:36 | 스핏츠/DVD | trackback (0) | reply (26) |
Tags : Michael Hedges,
Spitz,
スピッツ,
마이클 헤지스,
스핏츠,
아보카도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11
|
|
얼룩진 신발을 버리고 라라라 まだらの靴を捨てて ラララ |
魔女旅に出る Majo Tabi ni Deru 마녀 여행을 떠나다 |
ⅰ : 김연수의 글
스페인의 살라망카라는 곳에 갔어요. 그 도시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제가 쓰려는 소설 속의 등장인물. 불행하게도 벌써 몇백 년 전에 죽었죠. 인터넷으로 한 호스텔을 예약했습니다. 밤이 깊어 도착하니,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더군요. 간신히 찾아가니, 그건 다 쓰러져가는, 말하자면 여인숙. 냄새나는 방에 들어가 아마도 그날의 손님은 나 혼자뿐이라고 생각하며 지갑을 잘 챙겨두려는데, 갑자기, 아무런 맥락없이 벽 너머에서 남녀의 교성이 들리더군요. 혼자는 아니구나, 그런 안도감은 전혀 들지 않고 왠지 울고 싶더군요. 해서 바로 나와 거리를 걸었습니다. 얼마쯤 걸어가니 광장이 나오더군요. 거기 앉아 있다가 다시 호스텔로 돌아오니 사랑이 끝난 뒤의 침묵뿐. 어쨌든 잘 잤습니다. 자라고 만든 곳이니까. 다음 날 나와보니 바로 눈앞에 대성당. 그것도 구성당과 신성당, 두 개가 있더군요. 어떻게 그걸 몰랐을까? 어제 외로웠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김연수의 산문집 『우리가 보낸 순간 : 시 - 날마다 읽고 쓴다는 것』 중에서. |
우리가 보낸 순간 |
남아공, 함부르크, 노르웨이의 베르겐, 스페인의 살라망카, 필리핀의 마닐라, 포르투칼의 리스본, 연해주.
자투리 시간에 읽기 편한 책으로 김연수의 책을 펴들었다가 그가 슬쩍 부러워진다.
몇 해 전 그의 다른 책 『여행할 권리』을 읽고 그가 나라 밖 여러 군데를 다녔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 책을 통해 그가 중국, 일본, 미국 말고도 꽤나 많은 곳을 다녔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다.
김연수는 지중해를 바라보는 스페인의 어느 해변에서 혼자 지낸 적도 있다고 했는데
"하루는 하도 심심해서" 해변으로 난 길을 걷고 해변에 앉아 파도를 봤다는 그의 이야기.
일상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그렇게 느슨한 감정을 넉넉하게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 특히 부럽다.
Salamanca, Spain | 남부 유럽의 지명 그 이름만으로도 괜히 가슴이 설레는 로망을 가지고 있는 나는
김연수가 묘사하는 살라망카의 어느 날 풍경에 나를 대입시키고 공상에 빠진다.
마드리드에서 며칠 머물다가 기차로 넘어온 살라망카.
역에 내렸을 때는 이미 늦은 밤, 잠깐 두리번거리는 사이에 인적 드물어진 광장.
여행을 떠나기 전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해둔 숙소를 물어물어 찾아 들어가니
아무런 맥락없이 벽 너머에서 남녀의 교성, "Quiero echar un polvo ya···."
아···, 괜찮아. 나는 김연수와 다르니까.
그렇다고 울고 싶기는 무슨, 그런 장면 앞에서 외롭기는 무슨, 무슨 그런 말씀을. 후훗. |
글 한 줄을 읽고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감정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 말, 괜한 말이 아닌 것 같다.
김연수가 여행에서 느꼈던 감정에 나 자신의 이미지를 입혀서 상상하니, 불쑥 나라 밖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하지만 언젠가 살라망카 또는 지중해 연안의 어느 도시에 가게 된다면 나는 김연수처럼 그러지는 않을 듯 싶다.
왠지 울고 싶을 정도의 까닭 모를 슬픔에 빠지거나 한밤중에 외로움에 잠기다든지 그러진 않을 듯 싶단 말이다.
"아무런 맥락없이 벽 너머에서 남녀의 교성", 도리어 나는 그것도 예상치 않은 '19금' 분위기의 덤으로 여길 것이고
어둠 속의 성당 풍경을 외로움에 잠겨 놓치기는 커녕 여행지에서 한낮에 들떴던 마음을 진정시키는 호젓함으로 받아들일테니까.
ⅱ : 스핏츠(スピッツ)의 노래
魔女旅に出る ∼ スピッツ
ほらいちごの味に似てるよ
もう迷うこともない
僕は一人いのりながら
旅立つ君を見てるよ
手を離したならすぐ
猫の顔でうたってやる
ラララ 泣かないで
ラララ 行かなくちゃ
いつでもここにいるからね
今 ガラスの星が消えても
空高く書いた文字
いつか君を照らすだろう
歪んだ鏡の向うに
忘れてた道がある
さあ まだらの靴を捨てて
ラララ 泣かないで
ラララ 行かなくちゃ
いつでもここにいるからね | 마녀 여행을 떠나다 ∼ 스핏츠
봐라 딸기 맛을 닮았어
이제 방황하는 일도 없을 거야
나는 혼자 기도하면서
여행을 떠나는 너를 보고 있지
손을 놓았더라면 바로
고양이의 얼굴로 노래해줄 거네
라라라 울지 마라
라라라 가야만 하네
언제라도 여기에 있을 테니까
지금 유리의 별이 사라져도
하늘 높이 썼던 문자
언젠가 너를 비추겠지
일그러진 거울의 저편에
잊고 있었던 길이 있네
자 얼룩진 신발을 버리고
라라라 울지 마라
라라라 가야만 하네
언제라도 여기에 있을 테니까
● 魔女旅に出る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
1991-10-25
魔女旅に出る
1991-11-25
名前をつけてやる
2006-03-25
Spitz complete
single collection |
魔女旅に出る(Majo Tabi ni Deru, 마녀 여행을 떠나다).
노랫말을 살펴보면 이 노래는 이별 노래가 분명하지만 헤어져서 슬프기만 하다는 분위기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눈물은 나지만 미소를 지으며 떠나보낼 수 있는, 왠지 가슴 벅찬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 듯한 느낌까지 드는 노래다.
게다가 '유리의 별(ガラスの星)'이라든지 '일그러진 거울(歪んだ鏡)'과 같은 알쏭달쏭한 표현은
이 노래를 듣는 사람 제각각에게 개인적인 사연과 연결된 해석도 가능하게 해서 더욱 그런 듯 싶다.
이를테면 나는 오랫동안 곁에 있던 친구가 새로운 세계를 향해 떠나갈 때 내가 느낄 심정을 미리 체험하는 기분도 든다.
어느 날 친구가 유학을 간다거나 해외로 취업을 했다거나 또는 결혼을 하게 될 때 느끼는 심정 같은 것.
원한다면 언제라도 또는 당장은 아니라도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서로 믿고 있는 헤어짐이랄까, 그런 것.
그러니까 이 노래는 연인들의 이별만을 소재로 한 노래로 한정지을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가 도약과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려고 할 때의 헤어짐도 떠올릴 수 있는 노래라는 것이다.
Andalusia, Spain | 그리고, 처음 들었을 때부터 그랬지만 지금도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어김없이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노래, 정말 아름답다!"고.
그래서 들을 때마다 하던 일을 멈추게 되고 노래가 마칠 즈음이면 반복 버튼을 꼭 누르게 된다.
오늘은 김연수 때문에(또는 덕분에), 평소 이 노래에서 느끼던 것은 잠깐 접어두고,
즉 '도약과 새로움을 위한 헤어짐'이란 느낌 말고 '여행'만을 상상하며 이 노래를 듣는다.
스페인 여행길에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볼 때
이어폰을 타고 핸덤 플레이로 들려오던 스핏츠의 노래들 중에서 마침 이 노래.
랜덤 플레이를 잠시 멈추고 반복 버튼을 누른 다음 나즈막히 허밍하기 시작한다 ∼,는 상상을. |
김연수의 글에서 비롯되고 스핏츠의 노래에서도 이어지는 상상.
음···, 상상만으로는 안되겠다. 남부 유럽 어딘가로 가야겠다, 올해 안에 꼭.
ⅲ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 열기
1991년 가을에 발매된 스핏츠의 세 번째 싱글이자
두 번째 앨범 名前をつけてやる(Namae wo Tsuketeyaru, 이름을 붙여주마)의 마지막 트랙.
魔女旅に出る(Majo Tabi ni Deru, 마녀 여행을 떠나다).
작사·작곡
제작
편곡
오케스트레이션 |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
스핏츠, 타카하시 노부히코(高橋信彦)
스핏츠
하세가와 토모키(長谷川智樹) |
additional musicians
Strings
Trombone
French Horn
Piccolo
Glockenspiel |
토모다 그룹(友田グループ)
히라우치 야스오(平内保夫), 오카다 스미오(岡田澄雄)
미나미 히로유키(南浩之), 후지타 오토히코(藤田乙比古)
아사히 타카시(旭孝)
아라야 쇼코(新谷祥子) |
이 노래의 사운드를 아름답게 만드는데 큰 몫을 한 하세가와 토모키는
바이올린, 피아노,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1958년생의 편곡·작곡가이자 제작자인데
영화, TV 드라마, 애니메이션, 광고 등 인접 분야에서도 폭넓게 음악 활동을 하고있는 뮤지션이다.
그는 이 노래가 계기가 되어 그 이듬해에 발매되는 스핏츠의 미니 앨범을 공동 제작하게 되고
스핏츠의 세 번째 앨범에서는 멋진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기도 한다.
● 하세가와 토모키의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있는, 또다른 myspitz story ··· 바로가기
토모다 그룹은 바이올리니스트 토모다 요시아키(友田啓明)가 이끄는 현악 합주단인데
야자와 에이키치(矢沢永吉)의 투어, 나가부치 츠요시(長渕剛)의 앨범 등,
톱 클래스 뮤지션의 작업에도 참여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다 소화하는 현악 합주단이다.
피콜로를 연주하는 아사히 타카시는
플루트, 리코더, 팬파이프, 틴 휘슬 그리고 직접 만든 피리 등 다양한 종류의 관악기를 연주하는데
현재 일흔이 넘은 나이인데도 현역의 스튜디오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음악과 함께 취미인 '아마추어 무선'을 소개하는 소박한 분위기의 웹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
● 아사히 타카시의 웹 사이트, 「무선과 피리의 페이지」 바로가기
'글로켄스피엘'이라는 낯선 이름의 악기와 이를 연주하는 아라야 쇼코에 대해서는
예전에 썼던 글이 있는데 혹시 관심이 생긴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
● 아라야 쇼코 이야기가 있는, 또다른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長谷川智樹
新谷祥子 |
그리고 앨범 부클릿을 보면 프렌치 호른 주자 중 한 명을 「藤田之比古」로 표기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후지타 유키히코'라고 읽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이름의 뮤지션은 검색이 안된다)
이것은 호른 주자 후지타 오토히코의 이름인 「藤田乙比古」가 잘못 표기된 것으로 추정된다.
√ 魔女旅に出る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2/27 18:11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22) |
Tags : Spitz,
スピッツ,
南浩之,
友田啓明,
岡田澄雄,
平内保夫,
新谷祥子,
旭孝,
藤田乙比古,
長谷川智樹,
高橋信彦,
김연수,
미나미 히로유키,
스핏츠,
아라야 쇼코,
아사히 타카시,
오카다 스미오,
우리가 보낸 순간,
타카하시 노부히코,
토모다 요시아키,
하세가와 토모키,
후지타 오토히코,
히라우치 야스오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10
|
|
아지랑이처럼 떠다니면서 휘감기면서 陽炎みたいに 漂いながら 絡まりながら |
日なたの窓に憧れて Hinata no Mado ni Akogarete 햇볕 드는 창을 그리워하고 |
ⅰ
흔히 말하는 손맛이니 그런 걸 얘기하는 게 아니라고, 그래서 가자는 건 아니라고 했다.
새벽에 물가에 앉아있다가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아마도 그는 나에게 그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아니 함께 느끼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렇게 서너 차례 넘게 그는 같이 가자고 권했고 나는 그때마다 그러자고 대답은 했지만
그가 같이 가자는, 경상북도 문경의 어느 저수지에 여태껏 가보지 못했다.
오래 전 건대 앞의 어느 바에서 그와 둘이서 자리를 함께 한 적이 있었다.
클래식 록을 엘피 음반으로 볼륨을 제법 올려서 들려주는 그 바에서
테킬라 잔을 줄지어 엎어가던 그날은 그에게도 나에게도 유쾌한 추억으로 남아있는데
다시 또 그러자고 얘기가 몇 번 나왔지만 이제는 그러기가 쉽지 않을 듯 싶다.
건대 앞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던 그가 지난 달에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갔기 때문이다.
그가 그 근처에 살고 있을 때 자주 그랬어야 하는데 말이다.
자정을 넘긴 시간에 아무렇지도 않게 지금 떡볶이 어떠냐고 문자메세지를 날리고는
그는 여자친구와 함께 홍대앞 주차장 골목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기도 했다.
늦은 시간에도 당연한 듯 그에게 문자를 보내기는 나도 별반 다를 바 없는데
한번은 지금 뭐하냐고 물었더니
그는 순대볶음이 당겨서 여자친구와 동대문에 간다면서 생각있으면 '배달'해주겠다고도 했다.
그들의 심야 데이트를 방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다이어트 핑계를 대면서 괜찮다고 했지만. | |
| 새벽의 저수지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
삶의 긴장을 무장 해제하고 흐트러진 앉음새로 낄낄대는 시간.
'여친'과 함께든 따로든 한밤중의 만남이 마치 일상적인 듯한 느낌.
그와 함께 하는 그런 기분, 그런 시간, 그런 느낌.
딱히 뭐가 그리 바쁜지 그 동안에도 자주 갖지 못한 것들인데 앞으로는 더 힘들 것 같다.
아마 그런 전화나 문자메세지를 주고받기가 이제는 쉽지 않을테니까.
그래도 아쉽거나 그렇지 않다. 도리어 기쁘다.
그 친구, 십 년도 넘게 사귀어 온 여자친구와 드디어 결혼을 한 것이다. |
ⅱ
● 노랫말, 열기
日なたの窓に憧れて ∼ スピッツ
君が世界だと気づいた日から 胸の大地は回り始めた
切ない空に浮かべていたのさ かげろうみたいな二人の姿を
すぐに
気絶しそうな想いから放たれて
君に触れたい 君に触れたい 日なたの窓で
漂いながら 絡まりながら
それだけでいい 何もいらない 瞳の奥へ僕を沈めてくれ
日なたの窓に憧れたんだ 哀しい恋のうたに揺られて
落書きだらけの夢を見るのさ 風のノイズで削られていくよ
いつも
僕の欲しいのは 優しい嘘じゃなくて
君に触れたい 君に触れたい 日なたの窓で
漂いながら 絡まりながら
それだけでいい 何もいらない 瞳の奥へ僕を沈めてくれ
メリーゴーランド メリーゴーランド 二人のメリーゴーランド
メリーゴーランド メリーゴーランド 二人のメリーゴーランド
ずっと このまま ずっと ずっと
君に触れたい 君に触れたい 日なたの窓で
漂いながら 絡まりながら
それだけでいい 何もいらない 瞳の奥へ僕を沈めてくれ
作詞・作曲 ∶ 草野正宗 | 햇볕 드는 창을 그리워하고 ∼ 스핏츠
네가 세상이라고 깨달은 날부터 마음의 대지는 돌기 시작했다
애달픈 하늘에 띄우고 있었던 거지 아지랑이 같은 두 사람의 모습을
곧바로
까무러칠 듯한 느낌으로부터 해방되고
너에게 닿고 싶어 너에게 닿고 싶어 햇볕 드는 창에서
떠다니면서 휘감기면서
그것만으로 좋아 아무 것도 필요 없어 눈동자 속으로 나를 빠뜨려줘
햇볕 드는 창을 그리워 했던 거야 슬픈 사랑 노래에 흔들리며
낙서투성이의 꿈을 꾸는 거지 바람의 노이즈로 깎여 가는구나
언제나
내가 갖고 싶은 것은 상냥한 거짓말이 아닌데
너에게 닿고 싶어 너에게 닿고 싶어 햇볕 드는 창에서
떠다니면서 휘감기면서
그것만으로 좋아 아무 것도 필요 없어 눈동자 속으로 나를 빠뜨려줘
메리-고-라운드 메리-고-라운드 두 사람의 메리-고-라운드
메리-고-라운드 메리-고-라운드 두 사람의 메리-고-라운드
줄곧 이대로 내내 계속해서
너에게 닿고 싶어 너에게 닿고 싶어 햇볕 드는 창에서
떠다니면서 휘감기면서
그것만으로 좋아 아무 것도 필요 없어 눈동자 속으로 나를 빠뜨려줘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 日なたの窓に憧れて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日なたの窓に憧れて(Hinata no Mado ni Akogarete, 햇볕 드는 창을 그리워하고).
스핏츠(スピッツ)의 앨범 惑星のかけら(Hoshi no Kakera, 별의 파편) 수록 곡.
1992년 9월 26일에 발매된 그들의 세 번째 정규 앨범의 아홉 번째 트랙인데
두 달 후 11월 26일에 그들의 다섯 번째 싱글로도 다시 커트된 사랑 노래다.
앨범을 제작하고 있던 중에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곡이라고 하는데
앨범에 먼저 수록되었다가 나중에 싱글로 커트된 것은 아마 그런 연유에서 비롯된 듯 하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음조를 바꿔가며 계속 흘러나오는 시퀀스(sequence)는
보컬을 맡고 있는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제안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 사운드는 마침 노랫말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려서 마치 끝없는 돌림노래처럼 느끼게 해준다.
즉, '햇볕 드는 창에서(日なたの窓で)' 피어오르는 '아지랑이(かげろう)'처럼
'떠다니면서 휘감기면서(漂いながら 絡まりながら)' 서로에게 '닿고 싶어(触れたい)' 하는 사랑이
마치 끝없이 도는 '회전목마(メリーゴーランド)'처럼
'줄곧 이대로 내내 계속(ずっと このまま ずっと ずっと)' 되기를 바라는 노랫말과 잘 어울리는,
반복 진행의 사운드라는 생각이 든다. |
1992-09-26
惑星のかけら |
日なたの窓に憧れて(Hinata no Mado ni Akogarete, 햇볕 드는 창을 그리워하고).
이 노래가 녹음된 시기는 1992년 5, 6월 경이었다고 한다.
스핏츠의 메이저 첫 데뷰 앨범과 싱글이 동시 발매된 것은 1991년 3월,
첫 밀리언 셀러 싱글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의 발매는 1995년 4월이니
쿠사노 마사무네가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하던 그 시절은
데뷰한 지는 고작 일 년차, 최고의 히트를 내기까지는 삼 년의 세월을 더 보내야 할 때였다. |
1992-11-26
日なたの窓に憧れて |
그런 시절의 쿠사노 마사무네는 그 당시 햇볕이 들지 않는 집에 살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그다지 여유롭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되는 그의 형편에서 비롯된 노랫말이
이렇듯 아름다운 사랑 노래로 완성된 것이다.
君に触れたい 君に触れたい 日なたの窓で
漂いながら 絡まりながら
それだけでいい 何もいらない 瞳の奥へ僕を沈めてくれ | 너에게 닿고 싶어 너에게 닿고 싶어 햇볕 드는 창에서
떠다니면서 휘감기면서
그것만으로 좋아 아무 것도 필요 없어 눈동자 속으로 나를 빠뜨려줘 |
ⅲ
결혼을 앞두고 그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스드메'라는 신조어도 알게 되었다.
그쪽 업계에선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삼종 세트를 그렇게 말하더라면서, 그는 웃었다.
각자의 모니터에 펼쳐진 부동산 페이지의 지도를 쳐다보며 전화 통화를 한 적도 여러 번,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그와 둘이서 덕소 쪽으로 그리고 분당 쪽으로 갔던 적도 두어 차례.
그 어느 땐가 그는 "사람 구실 하는 거 쉽지 않다"는 말을 하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그 친구, 죽전과 분당의 경계가 되는 어느 동네에 신혼집을 마련했다. | |
햇볕이 집안 가득히 들어오는 그 집에서 그와 그의 여자친구가
마치 햇볕을 받고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떠다니면서 휘감기면서
줄곧 이대로 내내 계속해서 알콩달콩 사랑하기를 바란다.
그런 마음에서 스핏츠가 연주하는 이 아름다운 사랑 노래를, 그들에게 결혼 축가로 보낸다.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2/11 03:20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32) |
Tags : Spitz,
スピッツ,
스핏츠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09
|
|
그대가 있어주었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다 あなたが いてくれたから 頑張れた |
ⅰ
언제 이렇게 세월이 흘렀는지.
우리가 처음 만났던 대학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고마워'라는 말, 자주 하지 못했다.
'마음을' 제대로 표시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사랑해'라는 말은 더욱.
생일, 축하해. | |
ⅱ
● 열기
蛍 ∼ LOST IN TIME
泥の様に 眠った夜に 少し夢を見た
いつか僕が 仕舞い込んだ 言葉が顔を出した
それぞれに 輝き出した それぞれの未来
やっと僕は あの日の君の答えが 解った気がした
さよなら 愛しき人よ
あなたの 後ろ姿に
何度も 手を振るよ
最後まで 言えなかった
ありがとう
嘘みたいに 無邪気だった頃 知らなかった想い
今の僕は あの日描いた未来に 辿り着けたろうか
さよなら 愛しき人よ
あなたの その笑顔に
何度も 助けられたよ
最後まで 言えなかった
想いを
さよなら 愛しき日々よ
あなたが いてくれたから
何度でも 頑張れたよ
最後まで 言わなかった
愛してる | 반디 ∼ 로스트 인 타임
곯아떨어져 잠든 밤에 설핏 꿈을 꾸었다
언젠가 내가 굳게 간직했던 말이 얼굴을 내밀었다
제각각 빛나기 시작했던 저마다의 미래
가까스로 나는 그날의 네 대답을 이해한 것 같았다
안녕 그리운 사람아
그대의 뒷모습에
몇 번이고 손을 흔들지
끝까지 말할 수 없었다
고마워
거짓말 같이 순진했던 시절 알지 못했던 마음
지금의 나는 그날 그린 미래에 다다를 수 있었을까
안녕 그리운 사람아
그대의 그 웃는 얼굴에
몇 번이고 도움 받았지
끝까지 말할 수 없었다
마음을
안녕 그리운 날들이여
그대가 있어주었기 때문에
몇 번이든지 견딜 수 있었지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사랑해 |
로스트 인 타임(LOST IN TIME).
2001년에 결성된 일본의 록 밴드인데 지금까지 모두 6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고
이 곡 蛍(Hotaru, 반디)는 2005년에 발매된 세 번째 앨범 時計(Tokei, 시계)에 수록된 곡이다.
그 당시의 밴드 멤버는 보컬과 베이스를 담당한 카이호쿠 다이스케(海北大輔),
드러머 오오카 겐이치로(大岡源一郎), 기타리스트 에노모토 키요타카(榎本聖貴), 세 명이었는데
2006년 7월 19일 에노모토 키요타카가 방향성의 차이로 탈퇴하고
지금은 2008년부터 서포트 멤버였던 미츠이 리츠오(三井律郎)가 기타 파트를 맡고 있다. |
2005-11-02
時計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1/23 23:08 | 듣기 | trackback (0) | reply (26) |
Tags : LOST IN TIME,
三井律郎,
大岡源一郎,
榎本聖貴,
海北大輔,
로스트 인 타임,
미츠이 리츠오,
에노모토 키요타카,
오오카 겐이치로,
카이호쿠 다이스케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08
|
|
내일은 빛나는 메뚜기처럼 明日は 輝くバッタのように |
グラスホッパー
Grasshopper 그래스호퍼 |
ⅰ : 사전
그래스호퍼(Grasshopper).
메뚜기 또는 메뚜기 목(目, order) 메뚜기 아목(亞目, suborder)에 속하는 곤충의 총칭.
벼메뚜기, 귀뚜라미, 베짱이, 방아깨비, 풀무치, 여치 등이 속한다.
겹눈과 세 개의 홑눈이 있으며 불완전 변태를 하며 알로 겨울을 나는 곤충.
뒷다리는 뛰는데 알맞게 발달하였으며 청각기나 발음기를 가진 종이 많다.
ⅱ : 소설
거리를 바라보며 스즈키(鈴木)는 곤충을 생각했다. 밤인데도 밖은 어둡지 않다. 어둡기는커녕 대낮처럼 휘황하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가로등이 발광하고 어디를 보나 사람들로 넘쳐났다. 현란한 빛깔의 곤충이 꿈틀대는 듯해 묘한 기분이 든 순간, 예전에 어느 교수가 한 말이 문득 떠올랐다. 졸업한 지 10년이나 지난, 학창시절 이야기다.
"이렇게 개체와 개체가 근접해서 생활하는 동물은 보기 드물지. 인간은 포유류가 아니라 오히려 곤충에 가까워."
그 교수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개미나 메뚜기에 더 가깝다고 봐야겠지."
···
"그게 꼭 메뚜기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보는데."
"예? 뭐가요?"
"어떤 동물이든 밀집해서 살면 변종이 생기게 마련 아니오. 색이 변하기도 하고 안달하게 되면서 성질이 난폭해지지. 메뚜기 떼의 습격이라고, 들어봤소?"
"메뚜기 떼의 습격요?"
"군집상은 대이동을 하면서 가는 곳마다 먹을 것을 싹쓸이하지. 동종 개체의 시체도 먹어치우고 같은 메뚜기라도 초록색하고는 다르거든. 인간도 마찬가지요."
"인간도요?"
스즈키는 뇌리에서 그 말이 '너도 마찬가지다.'라는 말로 치환돼 뜨끔했다.
"사람도 일정한 공간에서 복닥거리다 보면 이상해지지."
"아, 예."
"인간도 워낙 밀집해서 사는 생물이니까. 출퇴근 시간이나 연휴에 길 막히는 걸 보면 기가 막힐 정도 아니오?"
···
"초록색 메뚜기라 할지라도 무리 속에서 치이다 보면 검어지게 마련이지. 메뚜기는 날개가 자라 멀리 달아날 수 있지만, 인간은 그럴 수 없소. 그저 난폭해질 뿐."
"그럼 인간도 그 군집상에 속하는 겁니까?"
"도시에서는 특히 더."
아사가오(槿)의 눈초리는 매서웠지만 스즈키를 위협하려는 것 같지는 않았다.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아가기는 어렵지."
이사카 코타로(伊坂幸太郎)의 소설 『그래스호퍼(グラスホッパー)』 중에서. |
グラスホッパー |
ⅲ : 노래
グラスホッパー ∼ スピッツ
柔らかな魂で 混ぜ合わせた秘密 裏通りを駆ける
ぶつかりすぎて ほら ひからびた唇 引き裂いてくダンボール
本当なら死ぬまで恋も知らないで
力を抱えこんで 潰れてたかもね
こっそり二人 裸で跳ねる
明日はきっと アレに届いてる
バッチリ二人 裸で跳ねる
明日はきっと アレに届いてる 輝く虫のように
冷たくしてごめんね 抱き上げて愛撫する 貧乏神 照らす
桃の香りがして 幸せ過ぎる窓から 投げ捨てたハイヒール
転がる石 蹴とばして 苦笑い
お茶を飲み 悶悶となった 気持ちは捨てないで
こっそり二人 裸で跳ねる
明日はきっと アレに届いてる
バッチリ二人 裸で跳ねる
明日はきっと アレに届いてる 疲れも知らずに
バッチリ二人 裸で跳ねる
明日はきっと アレに届いてる 輝く虫のように
作詞・作曲 ∶ 草野正宗 | 그래스호퍼 ∼ 스핏츠
부드러운 영혼으로 한데 섞었던 비밀 뒷골목을 뛰어간다
심하게 부딪쳐서 거봐 메말라진 입술 찢어지는 골판지
정말이라면 죽을 때까지 사랑도 모르고
힘을 부둥켜안고 부서졌을지도
남몰래 두 사람 알몸으로 뛰어오르네
내일은 반드시 거기에 닿아 있을 거야
멋지게 두 사람 알몸으로 뛰어오르네
내일은 반드시 거기에 닿아 있을 거야 빛나는 벌레처럼
차갑게 대해 미안해 안아 올려 애무한다 가난뱅이신 비춘다
복숭아 향기가 나서 행복이 넘친 창문으로 내던졌던 하이힐
구르는 돌 걷어차고 쓴웃음
차를 마시며 힘들어 했던 기분은 버리지 마
남몰래 두 사람 알몸으로 뛰어오르네
내일은 반드시 거기에 닿아 있을 거야
멋지게 두 사람 알몸으로 뛰어오르네
내일은 반드시 거기에 닿아 있을 거야 피곤한지도 모르고
멋지게 두 사람 알몸으로 뛰어오르네
내일은 반드시 거기에 닿아 있을 거야 빛나는 벌레처럼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 グラスホッパー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ⅳ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 열기
グラスホッパー(Grasshopper, 그래스호퍼).
스핏츠(スピッツ)의 여섯 번째 정규 앨범 ハチミツ(Hachimitsu, 벌꿀)에 수록된 업 탬포 트랙.
이 앨범에는 원래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의 곡이 처음으로 수록될 예정이었으나
앨범 제작 막바지에 이르러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 작사 작곡의 이 곡이 선택되는 바람에
아쉽게도 타무라의 곡이 제외되었다고 한다.
이듬해에 발매된 그 다음 앨범에 타무라가 작곡한 노래가 처음으로 수록되긴 했지만
'제외된 노래'는 이듬해의 그 곡 ほうき星(Hohki Boshi, 혜성)와 다른 곡이라고 한다.
그리고 스핏츠의 소속사는 '로드 앤드 스카이(ロードアンドスカイ)'인데
2001년에 그들의 매니지먼트 파트를 따로 떼어내어 분사(分社)했다.
그 매니지먼트 사무소의 이름이 바로 이 곡의 타이틀에서 비롯된, '그래스호퍼'다.
이후 발매되는 음반 겉면의 메뚜기 형상 로고는 '그래스호퍼' 사무소를 상징하는 것이다. |
1995-09-20
ハチミツ |
작가 이사카 코타로가 갈색 메뚜기를 소재로 하여 난폭해진 인간사의 어지러운 모습을 묘사한다면
스핏츠는 '빛나는(輝く)' 초록색 메뚜기처럼 '내일은 반드시 거기에 닿아 있을(明日はきっと アレに届いてる)' 거라고 밝게 노래한다.
시적 은유의 노랫말에는 '거기(アレ)'가 어디인지 또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지 않지만
그리고 이 노래를 듣는 사람들 각자의 사정에 따라서 당연히 '거기(アレ)'는 제각각 다양할테지만
'거기(アレ)'의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는 미루어 짐작하기 그리 어렵지 않다.
쿨한 느낌을 주는 노랫말, 장조의 밝은 멜로디,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템포의 리듬.
그렇다. 그런 것들로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긍정적 분위기의 '거기(アレ)'에 반드시 닿았으면 좋겠다.
아울러 이 노래에서는 성적인 분위기도 쉽게 엿볼 수 있다.
'알몸으로 뛰어오르네(裸で跳ねる)'라든지 '안아 올려 애무한다(抱き上げて愛撫する)'라든지
'복숭아 향기(桃の香り)' 또는 '내던졌던 하이힐(投げ捨てたハイヒール)' 등의 표현을 통해서 말이다.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할 당시의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 자신도 당연히 성년의 청춘이었고
그가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대상 대부분도 역시 성년의 청춘일 것임이 틀림없으니
'청춘의 도약(跳躍)'을 노래하면서 이렇듯 성적 분위기가 엿보여도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다. | |
| 그런데 무심코 이 노래를 들으면서 그냥 흥얼거리고 있으면 이런 느낌도 든다.
이 노래를 불러주는 화자(話者)든 이 노래를 듣고 있는 청자(聽者)든,
그가 성년의 청춘이라기보다는 사춘기의 미성년인 듯한 착각에 살짝 빠지게 된다는 거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몰라도 적어도 나의 느낌은 그런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수영복 한 장과 왕복 차비 정도만 가지고 바닷가로 달려간 중고생 또래의 남학생들 말이다.
비키니 누나들을 힐끔거리며 훔쳐보다가 낄낄대고 괜히 첨벙거리며 물을 튀기고 놀다가
차비는 군것질로 써버리고 해질녘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가는, 낯이 발갛게 익은 소년들.
이유는 딱히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그런 느낌도 받는다. |
으음. 혹시 노랫말 어느 한 대목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転がる石 蹴とばして 苦笑い | 구르는 돌 걷어차고 쓴웃음 |
이 부분에서 나 자신의 고교생 시절이 문득 떠올랐는데 그게 잔상처럼 계속 남아있어서 그런지도.
아니면 요즘 고교생이 주인공인 소설 『 청춘, 덴데케데케데케~(青春デンデケデケデケ)』를 읽고 있어서 그런가?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1/01/12 02:24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0) |
Tags : Spitz,
スピッツ,
伊坂幸太郎,
芦原すなお,
青春デンデケデケデケ,
스핏츠,
아시하라 스나오,
이사카 코타로,
청춘 덴데케데케데케~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07
|
|
새로운 바이올로지, 내일에는 만날 수 있어 新しいバイオロジー、明日には会える |
ⅰ : 편안한 연말연시 되시기 바랍니다
2004년 3월 27일 이후 오늘까지,「myspitz story ··· 僕のスピッツ話」에 글을 남겨주신 모든 분들.
[MiN..], ^^, _, 1004ant, 19, aikons, aka, BlissBless, Bohemian, cafeterrace, camomile, celli, cha*ya, CHIBI, chris, Crispy!, Dreaming Blue Sky..., Dyce, ed hardy, EGOISTsoyi, eh, elofwind, elyu, enkoko, FUWA, glucose, h, hansol728, hongng, hyangii, Ichiro, inaba, jinnuri, j-music21, JooJiYeon, josh, jtirnya, kiku, lee_pd, Les Paul, liebemoon, masami, Maya, mazamune, miami, mj, momo, mora, morpho, Mr.Met, Mr.zin, mukku, NEON, Nestari, nightgreen, ninano, noisepia, noisy, oo...., Ramones, Rhtn, rurara, san, shakehaze, SOSO, Space Cowboy, splanny, sun, Sunstroke, SURF, syrup, tomiko Van, Tube, U-ra, VAN, xeno3002, yoda, Zikk,
가나, 가을이, 가을하늘™, 感, 감정생활, 강동현, 강민재, 개념, 거짓말, 검은새, 桂銀晶, 공갈포, 光, 괴신사, 궁금, 그녀, 김세현, 김은진, 나미, 냐옹이, 늑돌이, 니은, 더블레인, 데미안, 둘리프트, 똥개오리, 라디오키즈, 로라걸, 류동협, 류사부, 마녀, 마사무네, 메이, 모운, 목, 물빛도시, 미도, 미도리, 미루키, 미미씨, 미키군, 밀크티, 바다거북, 바라미, 방랑마녀, 방문자, 배창완, 버트, 보리차, 보조개, 분랑, 블루, 비틀즈, 빨간망토 A양, 상큼토끼, 샤르르, 샤리반, 샤이닝, 서민규, 서희, 솔솔, 솔잎추출물, 수안, 水波色時~, 스이유, 시다모, 시크리엘, 씨리얼, 아오리, 앙팡, 애인이다, 앰플, 야네크, 魚, 어웅, 엄지, 여우비, 에테르, 오디, 우태욱, 욱병이, 원명희, 유상병, 은향씨, 이나미미, 이무기, 이삼, 이시태, 이즈미, 이토친구, 작은 악마, 재희, 조나쓰, 조제, 좋은친구, 지미키튼, 지영, 지우, 짜짜라, 天漁, 초류향, 친구, 七色, 칼라, 키라키라, 태양을 삼킨 새, 틸, 파페, 푸닥푸닥, 피아, 하츠, 함경완, 호루라기~, 홍경, 황용호, 후이, 휘정, 희미, 히나마리,
ありす、とろ、ナカムラ ユエ、はな、ぱく、みろりん、ロビタ。
(이상 알파벳·가나다·히라가나 순, 존칭 생략) |
あけましておめでとう! |
그리고 혹시라도 저의 부주의로 인하여 이 자리에서 닉네임이 언급되지 못한 ○○님(들),
글은 남기진 않았더라도 그동안 이곳을 드나들면서 조금이라도 편안한 시간을 보내셨던 분들,
아울러 오늘 이 곳에 처음 오신 분들도, 모두 편안한 연말연시 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ⅱ : 올해도 거의 끝나가고 이제 곧 새해가 시작됩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그렇습니다. 2010년 올해도 거의 끝나갑니다.
분기별 실적에 쫓기는 직장인은 십이월에 들어서기 전부터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고
대학생이라면 기말고사를 마치고 잠깐 휑해진 캠퍼스를 나서면서 그런 기분이 들었겠지요.
'올해도 거의 끝나간다'는 생각이 들 때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뿌듯하다는 느낌을 가질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어쩔 수 없이 가라앉는 듯하지 않나요?
올 초에 남몰래 각오했던 것은 제대로 이루지 못했거나 아니면 여름도 오기 전에 벌써 흐지부지해졌고
아직 여유 있다고 믿고 있던 자신의 형편이 사실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바람에
또 이렇게 나이만 먹는구나 싶으니 슬그머니 겁도 나서 가라앉는 기분일 수 밖에 없는 게 이즈음이지요.
그래서 올해도 어김없이 작년 재작년 이맘때처럼 후회, 자책 그리고 반성을 거듭하게 되고
결국 흐지부지된 것들 중 몇몇은 내년으로 이월시키고 남은 몇몇은 포기와 체념으로 덮어버립니다. | |
거듭 진부한 표현이 되겠지만, 그렇습니다. 2011년 이제 곧 새해가 시작됩니다.
다른 해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새해를 맞이하는 제 친구 몇몇을 떠올려 봅니다.
올해에 이어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내년 한해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요한 시간으로 여기는 친구.
이번 겨울에 계약직 기한이 만료되기 때문에 봄이 오기 전에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하는 친구.
복학을 앞두고 있지만 그래봤자 일년 뒤면 졸업이라 대학생 신분도 '시한부'라는 걸 곧 실감할 친구.
그리고 다음 달이면 십 년도 넘게 사귀어온 여자친구와의 결혼으로 더 이상은 독신이 아닐 친구.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 친구들 역시 새해를 맞이하는 각오가 제각각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해마다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고 또 다른 난관이 버티고 있기에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거기에 걸맞는 각오를 해오고 있었겠지만
이번 연말연시는 왠지 다른 때보다 더 굳은 각오를 필요로 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 |
とげまる | 그들을 떠올리며, 혹시 불안해 할지도 모르는 그들을 떠올리며,
더 굳은 각오를 다지면서 새해를 맞이할 그들을 떠올리며,
얼마 전에 발매된 스핏츠(スピッツ)의 새 앨범에 수록된 노래를 하나 골라 듣습니다.
新月(Shingetsu, 방금 떠오른 달).
'달라져 보이리라(変わってみせよう)' ··· 그렇게 각오를 다지고 해나가면
새로운 '그대(あなた)'를 '만날 수 있다(会える)'고,
마치 저보고 그 친구들에게 전해주라는 듯이 스핏츠는 노래합니다.
이루고 싶은, 내후년의 자신을 위해서 거쳐야 하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시간이든
그동안 해오던 업무와 다른 일을, 새로운 직장에서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생활이든
'제대로 어른'인 사회인으로 나서기에 앞서서 대학생으로 보내는 최종 정리의 일 년이든
이제는 혼자가 아닌, 한 가정을 이끌고 가는 책임있는 구성원으로서의 첫 출발이든
'거슬러 나아갈 수 있다(逆らっていける)'고 믿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동안과는 또 다른 새로운 세계를 분명히 만나게 될 거라고.
그 세계가 바로 너의 '새로운 바이올로지(新しい バイオロジー)' 같은 거라고. |
ⅲ : 새로운 바이올로지, 내일에는 만날 수 있어
新月 ∼ スピッツ
正気の世界が来る
月も消えた夜
目を開けて
明日には会える そう信じてる あなたに あなたに
変わってみせよう 孤独を食べて 開拓者に 開拓者に
徐々にざわめきだす
知らないままでいることはできない
明日には会える そう信じてる あなたに あなたに
止まっていろと 誰かが叫ぶ 真ん中に 真ん中に
それでも僕は 逆らっていける 新しい バイオロジー
変わってみせよう 孤独を食べて 開拓者に 開拓者に
作詞・作曲 ∶ 草野正宗 | 방금 떠오른 달 ∼ 스핏츠
진심의 세계가 온다
달도 스러진 밤
눈을 뜨고서
내일에는 만날 수 있어 그렇게 믿고 있다 그대를 그대를
달라져 보이리라 고독을 먹고 개척자로 개척자로
조금씩 수런거리기 시작한다
모른 채로 있을 수는 없어
내일에는 만날 수 있어 그렇게 믿고 있다 그대를 그대를
멈춰 있으라고 누군가가 외친다 한가운데에 한가운데에
그래도 나는 거슬러 나아갈 수 있어 새로운 바이올로지
달라져 보이리라 고독을 먹고 개척자로 개척자로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
글 남겨주신 분들 중에서 닉네임을 바꾼 경우, 최근에 사용하시는 것으로 고쳐 쓰기는 했으나
제가 꼼꼼하지 못한 탓에 혹시 예전 닉네임으로 썼거나 한글/영어/일본어 표기 등이 바뀌었을 수 있습니다.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지적해주시면 내년에는 꼭 제대로 쓰겠습니다.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0/12/25 02:41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38) |
Tags : Spitz,
スピッツ,
스핏츠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06
|
|
울거나 소리쳐 보거나 해도··· 결국 원숭이지 泣いたりわめいたりしていても・・・ 結局 サルだよ |
ⅰ
종교도 그렇지만 정치를 둘러싼 화제는 자칫 대화의 분위기를 흐리기 일쑤이고 또 나는 잘 알지도 못해서
어지간해서는 평소 만나는 사람들과의 자리에서 그런 쪽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
그런데 북한의 11·23 연평도 포격 도발이라는, 전쟁의 공포를 실감하는 사태를 맞닥뜨리고 보니
점심식사 후 티 타임에 '지정학적 리스크' 등 평소에 쓰지 않던 표현을 담은 대화가 자연스러운 요즘이다.
퇴근 시간을 앞두고 문자메세지을 주고받다가 즉흥적으로 만나기로 했던 날,
그날 저녁도 그랬다.
동호인끼리의 저녁 자리라서 평소 같으면 음악과 가벼운 화제로 담소를 즐겼을텐데
'연평도'에 반응하는 이 나라의 리더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 그날의 티 타임에
IMF 경제위기, 성장과 분배, 사회안전망 등의 단어가 테이블 위를 가로질렀고
몇몇 전직 대통령의 이름들도 정당의 이름에 섞여서 나왔다가 들어갔다. | |
최근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는 ○○.
그는 고교 시절에 진보 성향의 모임에서 활동한 적이 있었다는데
그 모임의 리더가 당시의 어린 나이에 벌써 그 경력을 '스펙'으로 활용하려고 마음먹었더라고,
차가운 음료를 앞에 두고 씁쓸하게 자신의 미성년 시절을 이야기했다.
역류성 식도염으로 요즘은 되도록이면 커피를 피하고 있다는 ○○.
그래서 커피 대신 따뜻한 녹차를 마시던 그는 트위터에서 읽었다는 글을 얘기해주었는데
스핏츠(スピッツ)의 멤버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우리는 원숭이라고. 결국 원숭이라고. | |
티 타임 동안 우리는 여러 번 짜증이 났고 또 화가 났고 그래서 조금 우울해졌다.
영업 시간이 끝났다는 종업원의 말에 커피숍을 나서면서도 그런 기분은 여전한 것 같았다.
우리는 원숭이니까. 결국 원숭이니까.
ⅱ
포격 사태 얼마 뒤 연평도를 방문한 이 땅의 '리더'들을 동영상을 통해서 보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할말을 잊었다.
여당의 당 대표는 폭격으로 그을러진 보온병을 들고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이라고, 헛소리를 해댔고
야당 출신의 광역자치단체장은 그을음을 뒤집어쓴 소주병을 들고 "완전 이거는 진짜 폭탄주네"라고 하면서, 웃었다.
'보온병 드립'을 내뱉고 '폭탄주 드립'으로 낄낄댔으면 닥치고 꿇어앉아 고개 숙이고 있어도 시원찮을 판에
도대체 누가 반긴다고 '보온병'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군부대를 위문 방문하겠다는 소리나 해대고
'폭탄주'는 일반 시민의 기부금으로 연평도 학생들에게 생색을 내고 자신의 트위터에 광고까지 해댔다.
해병대 출신의 한 국회의원은 이번 사태 직후 "청와대와 정부 내 개자식들"이란 발언을 해서 화제가 되었는데
"개자식"들은 도처에 있다.
특히 '리더'들 쪽에서 찾으면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소위 '리더'라는 작자들에게 도덕성과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특별히 대단한 도덕성과 리더십까지도 아니다.
우리들 '원숭이'보다는 약간 높은, 손톱만큼만 더 높은 도덕성과 리더십 정도를 원하는 거다.
아니할 말로, 그들이 그만큼만 되어도 우리가 결국 '원숭이' 밖에 못되는 것을 체념할 수 있을텐데.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어서 세금도 많이 내고 해서 시민으로서의 자부심도 가져보고
주머니에 가진 것이든 머리에 든 것이든 가슴에 붙은 명찰이든 나보다 앞선 사람들에 대해서 존경심도 가지고 싶은데
이따위 '리더'들 때문에, 그따위 "개자식"들 때문에,
정서적 무기력에 빠져드는 우리 '원숭이'들은 '우리는 결국 원숭이니까'라고 자조할 수 밖에 없는 거다.
ⅲ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ウィリー ∼ スピッツ
サルが行くサルの中を 無茶してもタフなモーターで
だんだん止めたい気持ちわき上がっても 手に入れるまで
もう二度とここには戻らない
ウィリー 孤独な放浪者 いつかは
ウィリー 届くはずさ
雨の日も同じスタイルで カサも無く息は白いのに
電話もクルマも知らない 眠れないならいっそ朝まで
大きな夜と踊り明かそう
甘く 苦く
それは 堕落 じゃなく
作詞・作曲 ∶ 草野正宗 | 윌리 ∼ 스핏츠
원숭이가 간다 원숭이 사이를 터무니없어도 터프한 모터로
점점 그만두고픈 기분 펑펑 솟아도 손에 넣을 때까지
이제 두 번 다시 여기에는 돌아오지 않을 거네
윌리 고독한 방랑자 언젠가는
윌리 다다를 거야
비가 오는 날도 똑같은 스타일로 우산도 없이 입김은 하얀데도
전화도 자동차도 모른다 잠들 수 없다면 차라리 아침까지
커다란 밤과 밤새워 춤추자
달콤하고 쓰고
그것은 타락이 아니고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 ウィリー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스핏츠의 여덟 번째 정규 앨범 フェイクファー(Fake Fur, 페이크 퍼).
그 열 번째 트랙 ウィリー(Willie, 윌리).
스핏츠 팬들에게도 선순위로 선호되는 곡은 못되어서 그다지 알려진 곡이 아니다.
스핏츠 노랫말 번역을 제공해주는 국내 팬 사이트 (c) spitzHAUS에 의하면
이 곡의 영문 표기를 'Wheelie'라고 해두고 그 단어에 대한 설명을 따로 부기해두고 있다.
그런 것으로 미루어 보면, (c) spitzHAUS는 이 곡 제목의 뜻을
오토바이나 자전거 등의 앞바퀴를 들고 뒷바퀴만으로 달리는 기술인 '윌리'로 보는 듯 하다.
아마도 '터프한 모터(タフなモーター)'라는 노랫말에 그 근거를 두고 있는 것 같은데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냥 '윌리'라는 이름의 원숭이를 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윌리엄(William)'의 애칭인 '윌리(Willie 또는 Willy)'말이다. |
1998-03-25
フェイクファー |
그리고 앨범 부클릿을 보면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가 담당한 파트가 아래와 같이 표기되어 있다.
三輪テツヤ : Guitars, Scream on "ウィリー"
이어폰을 끼고 주의깊게 들어보면 기타리스트 테츠야가 내지르는 '스크림'을 확인할 수 있다.
간주가 들어가기 직전에 나오는데 다른 사운드에 비해서 볼륨이 작게 녹음되어있는 탓에
자칫 놓치기 쉽지만 일단 한번 귀에 들리고 나면 이 곡의 록 넘버 매력이 살짝 더 커진다.
이 곡의 가제는 ドキンちゃん(도킨짱)이었다고 하는데
야나세 타카시(やなせたかし)라는 만화가의 그림책 앙팡맨(アンパンマン)의 캐릭터라고 한다.
'도킨짱'이 어떤 이미지인지 검색해보고는··· 이 곡을 쓴 마사무네의 머릿속이 궁금해졌다.
● 도킨짱 이미지 보기 |
三輪テツヤ |
앞서 언급했던, 마사무네의 '원숭이' 관련 원문은 아래와 같다.
もう永遠のテーマですよ。
「結局人間も猿なのにな」っていう。
なんかいろいろ大げさに考えて泣いたりわめいたりしていても、、
結局、猿、猿だよ、俺もおまえもって。
이제 영원의 테마예요.
"결국 인간도 원숭이인데 말이야"라고 하는.
뭔가 여러 가지로 과장해서 생각해서 울거나 소리쳐 보거나 해도···
결국, 원숭이, 원숭이지. 나도 너도.
● 트위터 마사무네봇(草野マサムネbot, @masamunebot) 바로가기 |
草野マサムネ |
√ ウィリー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0/12/06 18:11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40) |
Tags : Spitz,
やなせたかし,
アンパンマン,
スピッツ,
ドキンちゃん,
도킨짱,
스핏츠,
앙팡맨,
야나세 타카시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05
|
|
숨어서 기다렸던 꿈의 언저리 待ちぶせた夢のほとり |
ⅰ
만나자마자 순대국밥집에 자리잡고 뜨끈한 국물과 순대로 배를 채우기 시작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옮긴 자리가 '별다방'이나 '콩다방'과 달리 흡연이 자유스러운 커피숍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다.
'글쓰기' 또는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문학'이라는 것은 일상적으로 거론되는 주제가 분명 아닌데도
그날 저녁 그와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마치 TV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잡담처럼 자연스러웠다.
'글쓰기'라는 진지한 주제를 두고 나누는 대화를 자연스럽게 해주는 배경으로
순대국밥과 자유로운 흡연이라고 짐작하는 것도 사실 조금 웃기지만, 아무튼 그랬다. |
1995-04-05
ロビンソン |
밥벌이에 쫓기는 와중에도 소설가를 꿈꾸며 짬이 나는 대로 습작을 하고 있는 그는
요즈음 새로운 단편을 구상 중이라고 했는데 '사과와 용서'가 중심 테마라고 했다.
줄거리는 이렇고 결말은 저렇게 가려고 한다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 의견을 물었다.
이때껏 전문적인 관심을 가지고 '문학'이란 것을 마주해본 적이 전혀 없고
한가한 주말 오후에 어쩌다 재미로 소설책을 펴들어 보는 수준의 나로서는
아직 습작 단계이긴 해도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하고 있는 그에게
어떤 의견을 낸다는 게 말이 안되는데도 두서없이 서투르고 어설픈 의견을 말했다.
마침 순대국밥을 먹은 그 동네가 내가 사 년 동안 다녔던 대학교 앞이었기에
딴에는 소설책 같은 것을 기초 교양으로라도 읽어대던 시절이 떠오르기까지 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에게 드러내진 않았지만 약간 달뜬 느낌이랄까 그런 기분도 슬그머니 들었으니까. |
1995-09-20
ハチミツ |
그가 구상하고 있는 단편에서의 구체적인 것들,
이를테면 등장 인물의 심리가 어떤 기승전결을 통해서 변화가 이루어지는지
다소 엉뚱하다 싶은 전개를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치라든지 그런 것 말고도
'글쓰기'는 결국 '자기 현시 욕구의 한 모습'이라는 당연한 명제까지 몇 차례 언급되는 동안
재떨이에는 다른 테이블의 그것보다 조금 더 많은 갯수의 꽁초가 늘어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얘기 앞뒤로 괜찮은 순대국밥집이 있으니 언제 한번 같이 가자는 말을 건넸고
그는 사이사이 그의 동생, 애인 그리고 회사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회사에서 그가 맡고 있는 업무인 머천다이징 그리고 그 업무 분장에 대해서도 잠깐 얘기를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문득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의 단편 하나를 말하고 싶었다.
소설집 『도시여행자』에 수록된 단편 『캔슬된 거리의 안내(キャンセルされた街の案内)』.
왠지 그 자리에서 거론되던 여러 가지 것들을 다시 떠올릴 만한 소설이라는 생각에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었는데 말을 못하고 말았다.
이미 시간이 꽤 흘러서 자칫하면 귀가 시간이 너무 늦을 것 같아서였다. |
1999-12-15
RECYCLE
Greatest Hits of SPITZ |
내가 쓰는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깃코는 역 반대편에 살고, 반년 전에 헤어진 후로도 주말이면 뻔뻔스럽게 그 집으로 놀러 갔다. 소설에 쓴 내용은 모두 사실이다. 다만 이 소설에는 쓰지 않은 일이 더 많다. 포도 따기라도 하듯 나는 지금껏 흠집 없이 잘 익은 송이만 따왔다. 그렇다면 쓰인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완전하지 않다. 모든 순간을 빠짐없이 쓰지 않으면 그것은 결국 거짓인 셈이다. 내가 하는 일은 완전히 현실에서 몇 송이만을 따내어 거짓으로 내일에 남기는 작업일지도 모른다.
···
이쯤에서 나는 정신없이 휘갈겨 써내려가던 원고지를 집어던졌다. 모든 게 쓰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소설이 거짓이 된다면, 거기에 거짓을 좀 덧붙인들 무슨 상관이겠는가······. 다시 원고지를 집어 들고 마지막 장만 찢어내고 뜨거워진 펜을 고쳐 잡았다.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 『캔슬된 거리의 안내』 중에서. |
도시여행자 |
ⅱ
앞서 이야기한 것과는 무관하지만 그날 그는 스핏츠(スピッツ)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그 역시 나처럼 스핏츠 팬인데 '팬질'에 있어서는 여러 면에서 나보다 훨씬 윗길이다)
어느 날 '큐슈센닌(九州鮮人)'이라는 식당에서 회사 직원들과 회식을 했는데
거기서 스핏츠의 명곡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이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무심결에 '정신줄'을 놓는 바람에 회사 상급자에게 살짝 핀잔을 들었던 모양이다.
아마 그 회식 자리에서 스핏츠를 알 만한 사람은 그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근무 시간이 아니니까 업무와 무관한 화제를 꺼낼 수도 있지만
하다못해 거래처 담당자에 대한 험담이라든지 공통 분모가 있는 화제가 되어야 하는데
그 회사 머천다이징 업무의 대상이지도 않은 스핏츠였으니, 어쩌면 그럴 만도 하다. |
2006-03-25
CYCLE HIT 1991-1997 |
ロビンソン ∼ スピッツ
新しい季節は なぜかせつない日々で
河原の道を自転車で 走る君を追いかけた
思い出のレコードと 大げさなエピソードを
疲れた肩にぶらさげて しかめつら まぶしそうに
同じセリフ 同じ時 思わず口にするような
ありふれたこの魔法で つくり上げたよ
誰も触われない 二人だけの国 君の手を離さぬように
大きな力で 空に浮かべたら ルララ 宇宙の風に乗る
片隅に捨てられて 呼吸をやめない猫も
どこか似ている 抱き上げて 無理やりに 頬よせるよ
いつもの交差点で 見上げた丸い窓は
うす汚れてる ぎりぎりの三日月も僕を見てた
待ちぶせた夢のほとり 驚いた君の瞳
そして僕ら今ここで 生まれ変わるよ
誰も触われない 二人だけの国 終わらない歌ばらまいて
大きな力で 空に浮かべたら ルララ 宇宙の風に乗る
大きな力で 空に浮かべたら ルララ 宇宙の風に乗る
ルララ 宇宙の風に乘る
作詞・作曲 ∶ 草野正宗 | 로빈슨 ∼ 스핏츠
새로운 계절은 어쩐지 힘든 날들인데
강가 자갈밭 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너를 뒤쫓아갔다
추억의 레코드와 과장된 에피소드를
지친 어깨에 늘어뜨리고 찡그린 얼굴 눈부신 듯이
같은 말 같은 시간 무심코 말할 것 같은
흔하게 있는 이 마법으로 만들어 냈지
아무도 만질 수 없는 둘만의 나라 너의 손을 놓지 않도록
커다란 힘으로 하늘에 떠올리면 루랄라 우주의 바람을 탄다
한구석에 버려져 호흡을 멈추지 않는 고양이도
어딘지 닮았다 안아 올려서 억지로 뺨 가까이 댄다
평소와 같은 건널목에서 올려다본 둥근 창은
조금 더러워져 있다 사라질 듯한 초승달도 나를 보고 있었다
숨어서 기다렸던 꿈의 언저리 놀랐던 너의 눈동자
그리고 우리들 지금 여기서 새롭게 태어나지
아무도 만질 수 없는 둘만의 나라 끝나지 않는 노래 흩뿌리고
커다란 힘으로 하늘에 떠올리면 루랄라 우주의 바람을 탄다
커다란 힘으로 하늘에 떠올리면 루랄라 우주의 바람을 탄다
루랄라 우주의 바람을 탄다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 ロビンソン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ⅲ
제대로 된 플롯이 있고 군더더기가 없는 소설이나 영화가 아닌 밖에야,
일상의 대화에서는 그날의 주된 이야기와 그다지 상관없는 말도 오간다.
그날도 그랬는데 그는 자신의 이야기만 계속 하기가 조금 그랬는지 문득 내게 질문을 던졌다.
혹시 아직도 내게 꿈이 있느냐는 요지의 질문이었는데 딱히 뭐라고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 했다.
지금 곰곰히 다시 생각해봐도 이제 와서 내게 무슨 특별한 꿈 같은 게 있으랴 싶으니까.
그날 그가 그의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꺼냈을 때는 다소 부끄러워 하는 표정을 보였으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쑥쓰러워하는 기색은 사라지고 때로는 목소리가 다소 커지기도 했다.
나와 달리 그는 꿈이 있고 또 그 꿈을 향한 열정도 상당함을 느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소설가를 꿈꾸는 그를 떠올리며 이 글을 쓰는 나는 지금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을 듣고 있다.
그가 자신이 꿈꾸는 소설가가 될지 어떨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가 '숨어서 기다렸던 꿈의 언저리(待ちぶせた夢のほとり)' 정도까지는 접근했는지도 모른다.
그쪽 분야와는 무관한 나 같은 사람에게 자신의 꿈을 드러낸 것을 보면 말이다. | |
그의 사정 상 여러모로 힘들기도 하고 또 꽤 오랫동안 갈고 닦아야 하겠지만···
정진해서 꿈을 꼭 이루기 바란다.
그래서 (지금 듣고 있는 스핏츠의 노랫말을 빌려서 말하자면)
자신만이 갖고 있는 '추억의 레코드(思い出のレコード)'를 상상력으로 녹여
다시 만들어 낼 '과장된 에피소드(大げさなエピソード)'.
즉, 그의 소설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건드려주는 날이 언젠가 분명히 오기를 기대한다.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0/11/18 16:34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39) |
Tags : Spitz,
キャンセルされた街の案内,
スピッツ,
吉田修一,
도시여행자,
스핏츠,
요시다 슈이치,
캔슬된 거리의 안내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04
|
|
아지랑이의 저편으로부터 네가 손을 뻗는다면 陽炎の 向こうから 君が手を伸ばしたら |
ⅰ
한국명 양방언, 일본명 료 쿠니히코(梁邦彦).
1960년 1월 1일생의 재일 한국인 피아니스트, 작곡가, 프로듀서.
일본의 3대 명문 사립 의과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니혼(日本)의과대학 졸업.
대학 시절부터 키보드 연주자, 작곡가, 사운드 프로듀서로 레코딩 및 라이브에 참여.
졸업 후 일 년간 대학병원에서 마취과 의사로 근무.
1996년 첫 앨범을 발매하면서 솔로 데뷰.
1997년 1월 29일에 발매된 OST 싱글 CD スカーレット(Scarlet, 스칼렛).
두번째 트랙, スカーレット(Scarlet, 스칼렛) Snowflake Version.
일본의 TBS 텔레비전 일요 드라마, 토시바(東芝)일요극장.
1997년 1월 초부터 3월 말까지 방영되었던, 코이즈미 쿄코(小泉今日子) 주연의 멜로디(メロディ).
이 드라마의 주제가가 바로 이 곡인데
노랫말이 있는 곡은 밴드 스핏츠(スピッツ)가, 인스트루멘탈 곡은 피아니스트 양방언이,
색깔만 다를 뿐 같은 콘셉트의 커버 이미지로 디자인한 싱글 CD를 같은 날 각각 발매했다.
이 곡을 작사·작곡한 사람은 바로 스핏츠의 보컬리스트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 |
1997-01-29
梁邦彦
スカーレット |
ⅱ
● 양방언의 OST 싱글 CD 레코딩에 참여한 연주자, 열기
이 음반에는 이 노래가 Riverside Version와 지금 백업되는 Snowflake Version,
이렇게 두 가지 버전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나는 Riverside Version을 더 좋아한다.
이전에 Riverside Version을 백업해서 포스팅한 적이 있지만
그 글에서는 이 음반 레코딩에 참여한 연주자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기에 이참에 적어둔다.
드럼, 오쿠보 아츠오(大久保敦夫).
현역으로 활동하는 한편, 요코하마(横浜) 뮤직 스쿨과 워크숍을 통해 후진을 지도하고 있다.
그의 블로그에 가보면 "오늘부터 양방언씨의 한국 서울 투어에 참가한다"라는 글을 볼 수 있다.
● 오쿠보 타츠오의 "느릿느릿" 라이프 (2010년 10월 21일자 포스트 참조) |
大久保敦夫 |
베이스, 오기와라 "멕켄" 모토후미(荻原メッケン基文).
CD에는 「MOTOFUMI"MECKEN"HAGIWARA」라고 표기되어 있으나,
음반 제작 과정에서 '오기와라'를 '하기와라'로 실수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물억새'라는 뜻의 한자 「荻」를 '오기'라고 발음하고
'사철쑥'이란 뜻의 한자 「萩」를 '하기'라고 발음하는데
'오기와라'와 '하기와라'는 둘다 일본인의 이름으로 많이 쓰는 것인데다가
자세히 보지 않으면 두 한자가 같아 보여서 그런 실수가 나온 듯하다.
그리고 'MECKEN'이라는 별명을 사용하는 베이시스트는 오기와라 "멕켄" 모토후미뿐이다. |
荻原メッケン基文 |
기타, 스즈키 히데토시(鈴木英俊).
아버지가 밴드를 하려는 것이 계기가 되어 중학교 때 기타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고
길가에 버려져 있던 포크 기타를 줍는 바람에 기타리스트를 지망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면 그의 연주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상을 두세 편 정도 찾을 수 있다.
기타리스트 아사노 요시유키(浅野祥之)를 주축으로 한 밴드,
하늘과 바다와 바람과···(空と海と風と・・・)의 라이브 영상이 그것인데
비록 아사노 요시유키의 기타 연주가 중심이기는 하지만
그와 함께 트윈 리드 기타를 연주하는 스즈키 히데토시를 감상할 수 있다.
● 宮古島周遊記(미야코지마 주유기)/Morning Bell 메들리 |
鈴木英俊 |
스트링스, 시노자키(篠崎) 그룹 & 코이케(小池) 그룹.
시노자키 그룹은 바이올리니스트 시노자키 마사츠구(篠崎正嗣)가 중심인 현악 합주단으로
2001년에 내한하여 공연한 바 있고 같은 해 국내에서 음반이 발매되었다.
스핏츠의 음반 작업에도 여러 차례 참여를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를 참조.
● 시노자키 마사츠구 이야기가 있는, 또다른 myspitz story ··· 바로가기
코이케 그룹은 코이케 히로유키(小池弘之)가 1992년에 결성한 현악 합주단으로
레코딩 활동 등 상세한 정보는 공식 사이트를 참조하기 바란다.
● 코이케 스트링스 공식 사이트
(각각 어느 '버전'에서 현악 합주를 담당했는지는 CD에 표기가 되어있지 않아서 알 수 없다) |
小池弘之 |
플루트, 소마 미츠루(相馬充).
웹 서핑 중에 1960년대 중반의 그가 나오는 '옛날 사진'을 발견했다.
플루트를 전공하는 스승과 제자들이 함께 찍은 단체 기념 사진인데
아마도 그들 중 몇몇은 지금 일본의 대표적인 플루트 연주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 '옛날 사진' 보기
이 '옛날 사진' 이미지의 출처는 아사히 타카시(旭孝)라는 뮤지션의 사이트인데
이 뮤지션은 스핏츠의 레코딩에도 참여한 바 있는 관악기 연주자다.
● http://homepage2.nifty.com/7m1lot/old-photos.htm
퍼커션, 카케하시 이쿠오(梯郁夫).
전세계에 방영되고 있다는 광고 영상 중에 그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광고가 하나 있다.
사운드는 오롯이 그의 퍼커션 연주로만 채워져 있는, 사운드 이미지 우선의 광고다.
● 요코하마 ADVAN 타이어 광고 영상 |
梯郁夫 |
신디사이저 프로그래밍, 모리 야스나리(森康成).
6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1987년 양방언의 어시스턴트로 음악활동에 입문했다.
현재 토쿄(東京) 세타가야(世田谷)에 있는 음악학원 M-BANK에서 어레인지 등을 가르치고 있다.
코러스 & 코러스 어레인지, 칸자키 마키(神崎まき).
90년대 초중반에 주로 활동했던 보컬리스트라고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내공'이 상당한 사람이라면 혹시 알 수도 있겠다.
애니메이션 츠요시 정신차려(ツヨシしっかりしなさい)의 엔딩 테마곡 GOOD DAY I・N・G.
● 츠요시 정신차려 엔딩 테마 |
森康成 |
지금 백업되고 있는 Snowflake Version에서는 혹시 위 연주자 중에서 빠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スカーレット(Scarlet, 스칼렛)의 두가지 버전을 다 들어봐도 퍼커션과 코러스는 없는 듯 싶은데
퍼커셔니스트 카케하시 이쿠오와 코러스를 담당한 칸자키 마키는 이 음반의 세번째 트랙인 Missin' You에서 참여한 듯 하다.
ⅲ
지난 10월 23일 양방언은 올림픽 공원에서의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10 공연을 마친 다음
10월 27일에는 KBS 2TV의 음악 프로그램인 「음악창고」녹화를 했다.
(네이버 팬 카페의 글에 의하면, 실제 방송 일자는 11월 10일 자정 지나서 0시 25분이라고 한다)
그날 저녁 나는 여의도 KBS 별관 공개홀에서의 그 연주를 방청할 기회를 얻었다.
그것도 맨 앞자리 한가운데, 무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자리에서.
그날 양방언이 연주한 곡은 Wings of Mirage를 비롯, 앵콜 곡까지 모두 다섯 곡인데
지금 백업되고 있는 이 곡은 「음악창고」에서 연주되었던 곡이 (아쉽게도, 물론) 아니다.
그런데도 오늘 굳이 이 곡으로 글을 쓴 이유는,
이곳은 스핏츠를 '중심'으로 하므로 기왕이면 스핏츠 관련 곡이면 좋겠다 싶었고
그리고 그날 양방언의 '음악창고' 연주에 사운드를 받쳐준 뮤지션 네 명 중 두 명이
십수 년 전에 이 곡이 담긴 음반의 레코딩에 참여한 뮤지션과 동일 인물이기 때문이다. | |
ⅳ
● 양방언의 2010년 10월 서울 공연에 참여한 연주자, 열기
드럼, 오쿠보 아츠오(大久保敦夫).
앞에서 OST 싱글 CD スカーレット(Scarlet, 스칼렛)의 레코딩에 참여했다고 한, 그 드러머다.
양방언의 2008년 제주 공연, 2009년 서울 공연에도 함께 한 바 있다.
베이스, 와타나베 히토시(渡辺等).
솔로 뮤지션으로, 스튜디오 세션맨으로도 활동하며 프로듀싱과 편곡 의뢰도 많이 받는다.
스무 살이 되기 전부터 전문 뮤지션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일렉트릭 베이스, 우드 베이스는 물론 만도첼로(만돌린과 비슷한 악기), 부즈키(그리스 민속 악기) 등
흔치 않은 현악기까지 연주하며 음악 장르도 폭넓게 넘나든다고 한다.
이러한 설명보다는 아래 링크한 영상이 그를 더 잘 설명해줄 듯 싶다.
● Portrait of Summer-Redux의 PV 영상 |
渡辺等 |
기타, "파파곤" 스즈키(パパゴン鈴木).
공연 도중 양방언이 그를 관객들에게 소개할 때 "파파곤 스즈키"라고 말했는데
그가 바로 앞서 언급한 스즈키 히데토시(鈴木英俊)다.
그는 그날 「음악창고」의 공연에서 곡에 따라서 세 종류의 악기를 바꿔가며 연주했다.
오른쪽 이미지에 보이는 노랑색 바디의 일렉트릭 기타와 어쿠스틱 기타 그리고 우쿨렐레.
연주 중에 양방언을 쳐다보면서 건네는 고갯짓, 손짓, 표정이 재미있어서 눈길이 갔는데
귀가해서 찾아본 십여 년 전의 라이브 영상에서 아사노 요시유키에게도 똑같은 것을 보고는
여유있어 보이는 고갯짓, 손짓, 표정은 무대의 프런트맨을 향한, 그의 오랜 특징으로 여겨졌다. |
パパゴン鈴木 |
바이올린, 쿠와노 히지리(桑野聖).
토쿄(東京)예술대학 시절부터 토쿄 시티 필하모닉 관현악단 등에서 게스트 콘서트 마스터로 활동,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는 대중음악으로 전향해서 자신의 현악 합주단을 이끌었다.
이후 코메코메 클럽(米米CLUB)의 레코딩을 비롯, 여러 뮤지션의 어레인지를 담당하고
영화, 광고, 드라마 등에서 본격적으로 작·편곡 활동을 시작했다.
TV 애니메이션 아즈망가 대왕(あずまんが大王)의 음악을 서포트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양방언 등과 함께 활동을 하는 한편 다시 클래식 음악 쪽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업데이트 등이 만족스럽지 않지만 공식 사이트가 있긴 하다.
● 피들러의 철학 |
桑野聖 |
ⅴ
일본의 텔레비전 드라마 멜로디에 대한 사족.
1997년 1분기에 방영된 멜로디는 총 13회의 드라마인데 매회마다 부제(副題)가 붙어 있다.
그 중 제7회의 부제는 눈물이 반짝☆(涙がキラリ☆).
이것은 1995년에 발매된, 스핏츠의 열두 번째 싱글 제목이기도 하다.
그날 「음악창고」의 '기타 등등'에 대한 사족.
녹화 전 방청객의 분위기를 띄우는 사전MC로 나왔던 MC딩동.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같은 일을 하는 듯 했는데 마음에 들었다. 입담이 좋다.
'창고 가이드'로 나왔던 알렉스.
별로다. 그동안의 '가이드'는 누구였는지 살펴보니 더 아쉽다. 하필이면 알렉스라니.
국악 그룹 옌.
녹화 전 튜닝이 꽤 길고 어수선했던 탓에 녹화가 시작되었을 때는 이미 관심 급감. |
メロディ |
● 양방언의 スカーレット Riverside Version이 나오는, 또다른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스핏츠의 スカーレット Album Mix 이야기가 있는, 또다른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양방언의 음반을 선물해주셨던 ○○○님께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 양방언의 TV 공연을 방청할 수 있도록 해주신 ○○님께도 감사드립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0/11/04 22:08 | 스핏츠/OTHERS | trackback (0) | reply (26) |
Tags : "파파곤" 스즈키,
MC딩동,
Spitz,
スピッツ,
パパゴン鈴木,
メロディ,
大久保敦夫,
小池弘之,
小泉今日子,
桑野聖,
梁邦彦,
梯郁夫,
森康成,
浅野祥之,
渡辺等,
相馬充,
神崎まき,
空と海と風と・・・,
篠崎正嗣,
荻原メッケン基文,
鈴木英俊,
료 쿠니히코,
멜로디,
모리 야스나리,
소마 미츠루,
스즈키 히데토시,
스핏츠,
시노자키 마사츠구,
아사노 요시유키,
알렉스,
양방언,
옌,
오기와라 "멕켄" 모토후미,
오쿠보 아츠오,
와타나베 히토시,
음악창고,
카케하시 이쿠오,
칸자키 마키,
코이즈미 쿄코,
코이케 히로유키,
쿠와노 히지리,
파파곤 스즈키,
하늘과 바다와 바람과···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03
|
|
사요나라 사요나라 사요나라 さよなら さよなら さよなら |
ⅰ
사각거리는 하이햇 심벌 사운드와 보사노바 풍의 기타 핑거링.
살짝살짝 덧붙이는 피아노과 슬그머니 뒤로 깔리는 퍼커션.
아마도 스탠딩 베이스일지도 모른다 싶은, 어쿠스틱 음색의 베이스.
저도 모르게 고개를 까딱거리게 만드는 스네어 드럼의 림(rim) 터치.
스틸이 아니라 나일론 줄이 틀림없을, 그래서 더 고급스럽게 들리는 기타 간주.
약간의 비음 그리고 또 약간의 허스키 보이스.
그래서 건조한 듯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음색의 보컬.
안리(anry)의 さよなら(Sayonara, 안녕).
일곱 명의 여성 싱어가 J-POP 명곡 열네 곡을 커버한 앨범 On/Off 3rd Season에 수록된 곡.
이런 종류의 음반은 퀄리티가 대단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그다지 눈길이 가지 않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곡은 커버 곡인데도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얼마 전부터 굳이 찾아서 자주 듣게 된다. |
2008-12-03
Various Artists
On/Off 3rd Season
∼Seven Colors∼ |
| 초겨울을 배경으로 이별을 추억하는 이 곡.
오리지날 버전에서는 남겨진 남자의 애절함을 노래하지만
안리의 이 버전은 마치 '그대로의 너만을(そのままの君だけ)'이라는 대목에 방점을 찍는 듯
나의 감정은 그 당시의 너에게만 향한 것이었기에 지금에 와서는 과거완료형의 감정에 불과해서
그때의 모든 것은 이젠 어쩌다 얘기되는 후일담 정도로 받아들인다는, '쿨한' 여자의 이별 노래 같다.
그래서 그런지 후렴부에서 여러 번 반복되는 '사요나라(さよなら)'도 원곡과는 반대로 경쾌하기까지 하다.
원곡과 달리 템포도 미디엄 템포에다가 리듬도 다르게 편곡해서 그런 느낌을 받기도 하겠지만
그 느낌은 안리라고 하는 보컬리스트의 매력적인 음색에서 비롯되는 바가 가장 클 것이다.
그래서 이 노래, 노랫말은 겨울의 초입이 배경이지만 가을에 어울리기도 해서 요즘 자주 듣게 된다. |
얼마 전 심야에 '급모임'을 가지게 되었는데 나올 만한 사람이 나오지 않았길래 그 이유를 들어보니
너무 늦은 시간이니 나가지 않는 게 좋겠다고 '남친'이 얘기하자 그 어드바이스를 흔쾌히 따르기로 했단다.
평소에 내가 짐작하던 모습과 달리 고전적인(?) 그의 연애관에 빙긋 웃음이 나왔다.
강남에 카페를 차린 대학 동기의 가게에서 만난 동기는 '남친'이 생겼다며 쑥스러워 하는 미소를 지었고
다른 날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오랜만에 마주친 또 다른 녀석은 늦게 마쳐서 주말에만 '여친'을 만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새로운 연애를 하고 싶긴 하지만 연애말고도 해야할 일이 많아서
올해의 과정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내년의 '스텝'으로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친구도 있다.
그렇게 다들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또 사랑의 열병에 빠졌을 때 놓치고 지나갔던 것을 되찾으려고 하기도 한다.
僕らの心の中に 降り積るだろう | 우리의 마음 속에 내려 쌓이겠지 |
그래서, 마음 속에 내려 쌓이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지금 하루하루 새롭게 더해가는 사랑의 기쁨일테고
누군가에게는 쓸쓸하게 혼자 간직할 수 밖에 없는 지난 사랑의 추억일테고
또 누군가에게는 이제는 빛바랜 지 오래된 지난 시절을 덮어버리는 새로운 경험들일 것이다.
ⅱ
● 이 노래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덧붙임, 열기
さよなら(Sayonara, 안녕).
원곡은 오프 코스(オフコース)가 1979년 겨울에 발표한 싱글 さよなら(Sayonara, 안녕)인데
이 밴드에서 보컬과 키보드를 담당했던 오다 카즈마사(小田和正)가 만든 곡으로
오프 코스의 첫 밀리언 셀러 싱글이 된, J-POP 불후의 명곡 중 하나다.
그런데도 오프 코스의 정규 앨범에는 수록된 적이 없고 베스트 앨범과 라이브 앨범으로만 나왔다.
그로부터 이십 년도 넘게 지난 2001년.
오다 카즈마사는 셀프 커버 앨범 Looking Back 2에 밴드 시절과는 다르게 편곡해서 수록하는데
세월의 흐름과 상관없이 여전히 변성기를 지나지 않은 소년의 목소리로 이 아름다운 명곡을 노래한다.
(오다 카즈마사의 음성은 여성 음역대까지 커버할 정도로 고음이 맑고 음정이 정확해서
밴드 시절 초기에는 여성 보컬리스트가 있는 것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을 정도인데
1947년생인 그는 놀랍게도 지금도 공연과 음반을 통해 '변성기 이전의 소년 목소리'를 들려준다)
오다 카즈마사는 이 노랫말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나는 무심코 너를 껴안을 것 같게 된다(僕は思わず 君を抱きしめそうになる)'라고 했는데
정작 레코딩할 때는 그렇게 부르지 않고
'나는 무심코 너를 껴안고 싶어진다(僕は思わず 君を抱きしめたくなる)'라고 부르는 바람에
도입부의 노랫말이 그렇게 바뀌어 버렸다고 한다.
떠나간 여자에 대해서 미련을 가지고 있는 남자의 마음을 드러내는 노랫말.
당초 머릿속의 표현에 비해 목소리로 나온 표현이 상대적으로 살짝 강한 것이었다는 게 재미있다. |
1979-12-01
オフコース
さよなら
2001-05-16
小田和正
Looking Back 2
|
anry | 그리고 이 글에 백업되는 버전의 さよなら(Sayonara,안녕)를 부른 안리는
재즈와 소울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노래를 시작했다는데
열여덟 살에 뉴욕에 잠시 들렸다가 우연히 코튼 클럽(The Cotton Club)의 스테이지에 서게 되었고
지금은 여성 듀오 스푼 차일드(Spoon Child)의 멤버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 스푼 차일드 오피셜 사이트 바로가기
오프 코스의 원곡은 어떤지 오다 카즈마사의 셀프 커버는 어떤지 궁금한 사람을 위해 링크를 남긴다.
Esc키를 눌러서 안리의 음성을 잠시 멈추고 아래의 링크 셋을 각각 클릭해보기를. |
● 오프 코스 ― さよなら
삼십 년 정도 예전의 영상이라서 의상, 헤어 스타일 그리고 영상 편집 등이 촌스럽게 보이겠지만
세월을 뛰어넘는 명곡을 듣다보면 그 정도의 촌스러움 쯤은 금방 의식하지 않게 된다.
● 오프 코스 ― さよなら (Live)
피아노 건반 위로 땀을 뚝뚝 떨어뜨리며 열창하는 오다의 모습이 인상적인 영상이다.
일본어 노랫말 자막이 나온다.
● 오다 카즈마사 ― さよなら
오프 코스 버전에서도 미성인데 그로부터 또 이십 년 넘게 지나고 레코딩한 이 버전에서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곡 자체도 명곡이지만 경이로운 그만의 음성 덕분에 이 노래는 그가 지금 불러도 여전히 청춘들의 노래다.
헤어짐을 겪고 마음에 생채기가 난 청춘들을 어루만져주는, '사요나라'.
● さよなら(Sayonara, 안녕) 노랫말, 열기
さよなら
もう終わりだね 君が小さく見える
僕は思わず君を 抱きしめたくなる
「私は泣かないから このままひとりにして」
君の頬を涙が 流れては落ちる
「僕らは自由だね」 いつかそう話したね
まるで今日のことなんて 思いもしないで
さよなら さよなら さよなら もうすぐ外は白い冬
愛したのは 確かに 君だけ そのままの君だけ
愛は哀しいね 僕のかわりに君が
今日は誰かの胸に 眠るかもしれない
僕がてれるから 誰も見ていない道を
寄りそい歩ける寒い日が 君は好きだった
さよなら さよなら さよなら もうすぐ外は白い冬
愛したのは 確かに 君だけ そのままの君だけ
さよなら さよなら さよなら もうすぐ外は白い冬
愛したのは 確かに 君だけ そのままの君だけ
さよなら さよなら さよなら もうすぐ外は白い冬
愛したのは 確かに 君だけ そのままの君だけ
外は今日も雨 やがて雪になって
僕らの心の中に 降り積るだろう
降り積るだろう
作詞・作曲 ∶ 小田和正 | 안녕
이제 끝이네 네가 자그마하게 보여
나는 무심코 그만 너를 껴안고 싶어져
"나는 울지 않을테니까 이대로 혼자 놔둬"
너의 볼을 눈물이 흘러서는 떨어지네
"우리는 자유로운 거지?" 언젠가 그렇게 얘기했지
전혀 오늘 같은 날 생각도 하지 않고
안녕 안녕 안녕 이제 곧 바깥은 하얀 겨울
사랑했던 것은 틀림없이 너뿐 그대로의 너만을
사랑은 슬픈 거야 나 대신에 네가
오늘은 누군가의 품에서 잠들지도 몰라
내가 쑥스러워해서 아무도 보지 않는 길을
다가붙어 걸어갈 수 있는 추운 날을 너는 좋아했지
안녕 안녕 안녕 이제 곧 바깥은 하얀 겨울
사랑했던 것은 틀림없이 너뿐 그대로의 너만을
안녕 안녕 안녕 이제 곧 바깥은 하얀 겨울
사랑했던 것은 틀림없이 너뿐 그대로의 너만을
안녕 안녕 안녕 이제 곧 바깥은 하얀 겨울
사랑했던 것은 틀림없이 너뿐 그대로의 너만을
바깥은 오늘도 비 드디어 눈이 되어
우리의 마음 속에 내려 쌓이겠지
내려 쌓이겠지
작사·작곡 ∶ 오다 카즈마사 |
| 언젠가 친구들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에
마침 오다 카즈마사의 셀프 커버 버전으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첫번째 후렴부가 지나고 얼마 있지 않아서 일본 문학을 전공하는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 '아이와 카나시이네(愛は哀しいね)' 이걸 '사랑은 슬픈 거야'라고 하면 느낌이 좀 아닌데.
'카나시이(哀しい)'를 '슬프다'···,로 하면. 그렇다고 다르게 표현하기도 그렇고, 에이~.
전공자인 그 친구가 느끼는 만큼 그대로는 분명 아니었지만
그가 어떤 느낌으로 그런 이야기하는지는 약간 감이 왔다.
딱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예를 들어 우리말에서도 '슬픔(哀)'과 '슬픔(悲)'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하물며 일본어를 우리말로 옮긴다면
원문에서 느낄 수 있는 무엇이 사라지거가 변하거나 하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나는 '사랑은 슬픈 거야(愛は哀しいね)'라고 할 수 밖에 없다. |
√ 노래를 선물해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0/10/19 21:41 | 듣기 | trackback (0) | reply (12) |
Tags : anry,
off course,
オフコース,
小田和正,
안리,
오다 카즈마사,
오프 코스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02
|
|
어두운 산골짜기에 거꾸로 暗い谷間へ逆さまに |
ⅰ
이 글은 지난 번 글에 이어지는 것이므로 먼저 그 글을 읽고난 다음에 이 글을 읽는 것도 괜찮겠다.
● 앨범 버전의, 지난 번 いろは myspitz story ··· 바로가기
지난 번 글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로하(伊呂波, いろは)의 사전적 의미와 곁다리」쯤 되는데
그런 것에 그다지 관심이 없거나 시간이 없다면, 음··· 그냥 지나쳐도 된다.
어쨌거나 (지난 번 글에 이어지는 글이지만) 이번 글에 백업하는 것은 라이브 버전.
2003년 12월 17일에 한정 발매된 DVD에서 추출된 いろは(Iroha, 이로하)다.
스핏츠(スピッツ)의 이 노래를 두고 지난 번 글에서 원래 하려고 했던 이야기는,
이 노래를 듣고 있거나 또는 노랫말을 곱씹어 보거나 할 때 떠오르는 느낌이나 이미지 중에
혹시 성적(性的)인 무언가가 있는지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
2003-12-17
放浪隼純情双六
LIVE 2000-2003 | |
ⅱ
이를테면 싸이가 노랫말을 쓴 서인영의 신데렐라에서
'열두 시 지나면 나는 변해'서 '내가 널 어떻게 할지도' 모른다고
'나의 선택'으로 너를 '열두 시부터 어택(attack)'하겠다는 노랫말은
자정을 넘기면 다시 재투성이 아가씨로 돌아간다는 동화 속 신데렐라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성적 공세를 취하겠다는 여성의 이야기라는 것을, 노래를 들으면 누구라도 안다.
그리고 도나 썸머(Donna Summer)의 Love to Love You Baby 같은 곡은
17분 가까운 연주 시간 내내 간헐적으로 흘러나오는 스캣 만으로도 성적인 상상이 가능하다. |
Love to Love You Baby | |
이니그마(Enigma)의 앨범 LMCMXC a.D.의 경우는 수록곡 모두가 성(聖)과 성(性)이 뒤섞인 콘셉트의 앨범인데
그레고리안 성가와 섹슈얼리티를 융합한 사운드로 충격을 준 이 앨범에서 가장 유명한 트랙인 Sadeness의 경우,
'사디즘(가학음란증)'이란 단어가 유래된 사드(Sade)를 소재로 했다는 걸 모른 채 들어도 에로틱한 느낌이 온다.
(가끔 곡명이 'Sadness'로 잘못 알려지기도 하는데 'Sadness' 즉, '슬픔'이 아니라 'Sadeness'다)
라틴어로 '내 탓이오'라는 뜻의 Mea Culpa라는 트랙은 종교적 표현인 제목과의 부조화로 도리어 더 에로틱한 곡이다.
내가 들었던 음악 중에서 이건 정말 너무 심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다른 사람에게 권하기가 난감한 곡은
킬러루프 미츠 존 비 노먼(Killerloop meets John B. Norman)의 Chi Mai(Virtual Sex Edit)다.
영화 음악의 대가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가 만든 여러 명곡 중의 하나인 Chi Mai를
트랜스 계열의 음악으로 만든 여러 가지 믹스들 중의 하나인데, 이 버전만 그렇다.
시작부터 절정에 이르기까지의 신음소리로 가득차 있어 혼자 듣기도 민망할 정도다.
서인영처럼 노랫말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도나 썸머처럼 스캣 또는 창법의 기교를 통해서,
이니그마처럼 앨범 전체적인 사운드의 분위기로, Chi Mai (Virtual Sex Edit)처럼 아예 대놓고,
이렇듯 많은 대중 음악들이 은연중에 또는 과감하게 섹슈얼 코드를 드러내고 있는데
그렇다면 혹시 스핏츠의 いろは(Iroha, 이로하)에도 성적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있는지,
혹시 있다면 그것은 과연 어떤 것인지, 그것이 지난 번 글에서부터 쓰려고 했던 것이다.
사실 이 궁금증은 상당히 오래 전에 읽었던, 어느 스핏츠 팬의 글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내 스핏츠 팬 사이트 중의 하나인 'simplySpitz'에 게재된 이 곡의 리뷰가 바로 그것이었는데
오래 전에 읽었던 글이고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어떤 내용이었는지 가물가물하다.
다만 일본인들 중에 그렇게 느끼는 경우가 있다든가 하는 부분만 기억에 남아있는데
다시 차근차근 읽어보고 싶지만 현재 '심플리'의 운영이 중단되어 있으니 방법이 없다. | |
ⅲ
일본어가 서툰, 특히 듣기가 약한 나로서는 그냥 듣기만 해서는 그런 느낌이나 분위기를 발견할 수 없다.
그러니까 멜로디, 리듬 그리고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의 음색에서 그런 것들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여성 팬들 중에서 듣는 사람에 따라 혹시 그럴 수도 있는데···, 짐작이지만 아무래도 흔하지는 않을 듯 싶다)
그렇다면 노랫말을 따져보는 수 밖에 없는데, 초급 일본어 수준의 나로서는 난감하다.
섹스와 직접 관련된 표현을 드러내놓고 노래하지 않는 밖에야,
노랫말에 사용된 단어가 가지는 사전적 뜻을 넘어선 뉘앙스라든지 일본어에서만 통하는 수사법이라든지
나아가 단어나 문장의 발음에서 유추 해석이 가능한 섹슈얼 코드라면, 나로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일단 いろは(Iroha, 이로하) 노랫말을 눈으로 따라가면서 한 번 제대로 들어보자.
● いろは(Iroha, 이로하) 노랫말, 열기
いろは ∼ スピッツ
波打ち際に 書いた言葉は
永遠に輝く まがい物
俺の秘密を知ったからには
ただじゃ済まさぬ メロメロに
まだ 愛はありそうか?
今日が最初のいろは
ポルトガルから 地の果てに着いた
暗い谷間へ逆さまに
ハッと目が覚めて フォーカス合う前に
壁に残った 奴の顔
まだ 愛はありそうか?
今日が最初のいろは
まだ 愛はありそうか?
今日が最初のいろは
波打ち際に 書いた言葉は
永遠に輝く まがい物
俺の秘密を知ったからには
ただじゃ済まさぬ メロメロに
作詞・作曲 ∶ 草野正宗 | 이로하 ∼ 스핏츠
파도 치려고 할 때 썼던 말은
영원히 눈부시게 빛나는 가짜모조품
내 비밀을 안 이상에는
그냥으론 끝나지 않네 흐리멍덩하게
아직 사랑은 있을 것 같으냐?
오늘이 최초의 이로하(伊呂波)
포르투갈로부터 땅끝으로 도착했다
어두운 산골짜기에 거꾸로
퍼뜩 잠에서 깨고 초점 맞기 전에
벽에 남아 있던 녀석의 얼굴
아직 사랑은 있을 것 같으냐?
오늘이 최초의 이로하
아직 사랑은 있을 것 같으냐?
오늘이 최초의 이로하
파도 치려고 할 때 썼었던 말은
영원히 눈부시게 빛나는 가짜모조품
내 비밀을 안 이상에는
그냥으론 끝나지 않네 흐리멍덩하게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2000-07-26
隼
2003-12-17
放浪隼純情双六
LIVE 2000-2003
● いろは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
ⅳ
조금 민망스럽긴 했지만, 일본어에 능숙한 사람에게 いろは(Iroha, 이로하) 노랫말을 보여주고 도움을 청했다.
일본어가 모국어 수준인 사람의 경우, 혹시 이 노랫말에서 어딘가 에로틱하다는 느낌을 받을 부분이 있냐고.
막연히 이 노랫말 어떠냐가 아니라 그런 부분을 '굳이' 찾아달라고 부탁해서 그런지
밑줄이 세 군데 그어져 있고 그 아래 간단한 코멘트가 붙어서 노랫말 프린트가 돌아왔다.
ただじゃ済まさぬ メロメロに 그냥으론 끝나지 않네 흐리멍덩하게 |
① : 「ただじゃ済まさぬ」코멘트 : "천한 말", 「メロメロ」코멘트 : "취해서 정신없는, 사랑에 빠져 해롱해롱"
ポルトガルから 地の果てに着いた 포르투갈로부터 땅끝으로 도착했다 |
② : 「地の果てに着いた」코멘트 : "섹스하는 상황을 암시"
③ : 「暗い谷間」코멘트 : "여성성", 「逆さまに」코멘트 : "오럴 섹스"
먼저 ③부터 보자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어두운 산골짜기'는 성인 여성의 성기를 은유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거꾸로'라는 표현 역시 구강성교의 일종인 쿤닐링구스(cunnilingus)가 연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금 더 나아가 흔히 '식스나인(69)'이라고 부르는 체위를 떠올릴 수도 있겠다.
②의 경우는 조금 까다로운데, 일단 그렇게 받아들이고 유추/확장 해석해보면 그럴 듯도 하다.
포르투칼이 처음으로 일본에 소총을 전해준 나라라는 것을 떠올린다면
'총기'가 '남성성'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이 문장이 성적 상상의 단초로 작용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땅 끝으로 도착했다'는 성교 시 삽입의 모습으로 해석도 가능하니,
"섹스하는 상황을 암시"한다는 그 분의 코멘트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 |
①은 상당히 어렵다.
"그냥으론 끝나지 않네"를 두고 '천한 말'이라고 했는데 이러한 의견은 주관적인 판단일 수도 있다.
얕은 내 일본어 수준으로 핀트가 조금 어긋나는지는 몰라도···, '즉물적(卽物的)이다'는 의견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메로메로(メロメロ)'라는 단어도 함께 주목받았는데,
사전에서는 그 단어의 그 의미가 어떻게 기술되든, 성행위 시 절정의 분위기를 표현할 때도 사용되는 듯 했다.
아무튼 いろは(Iroha, 이로하)를 들으면서 일본인들이 섹슈얼 코드를 느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위 코멘트들로 미루어 보건대 그 분은 일정 부분에 있어서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이 코멘트를 적어주신 분은 (아마 우리말보다 일본어가 익숙한) 재일교포로
1950년대 전반에 태어난 세대, 이른바 포스트 단카이 세대(ポスト団塊の世代)에 속한 분이다.
ⅴ
이번에는 인터넷 여기저기를 클릭하면서 스핏츠의 いろは(Iroha, 이로하)에 관한 글을 뒤져보았다.
먼저 일본의 어느 스핏츠 팬 블로그에서 이런 글을 발견했는데···.
珍しく男性上位な目線。 드물게 남성 상위의 시선. |
● http://spiver.jugem.jp/?day=20060115
'남성 상위'라는 단어를 두고 성교의 체위를 말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드물게(珍しく)'라는 표현으로 미루어 보아 이는 남녀 간의 차별적 시선을 말하는 것인 듯 했다.
성교 체위로서의 남성 상위는 드물기는 커녕 가장 일반적인 체위니까.
즉, 섹스(sex)가 아니라 젠더(gender)로서의 남녀를 두고 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는데
미리 예단을 하고 관련 글을 찾으려드니 이렇게 오인하기도 하는가 싶어서 혼자 머쓱했다.
일본 최대의 게시판 사이트인 2채널(니찬네루, 2ちゃんねる)에 올라왔던 글 중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출처를 정확히 말하자면, 2채널에서 열람된 글모음(스레드, thread, スレッド)을 보존한 사이트, '운카(うんかー)'다.
「いろは」の「ただじゃ済まさぬメロメロに」とか
「センチメンタル」の「全てを捧げる春の花」とかエロい
前記は「どんな技でメロメロに!?」と妄想かきたてられ
後記は「やりたくて仕方ねぇーーー!」と訴えてる感じがする |
<이로하>에서 "그냥으론 끝나지 않네 흐리멍덩하게"라든가
<센티멘탈>에서 "전부를 바치는 봄의 꽃"이라든가, 에로틱하다
앞에 쓴 것은 "어떤 기술로 흐리멍덩하게!?"라고 망상이 자극되고
뒤에 쓴 것은 "하고 싶어서 죽겠어!"라고 호소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
● http://www.unkar.org/read/love6.2ch.net/poem/1210250785 (550번 참조)
이 글을 작성한 사람은 스핏츠의 いろは(Iroha, 이로하)가 '에로틱(エロい)'하다고 느끼고 있고
그 근거로 제시하는 노랫말이 앞서 이야기한 '코멘트' 중 하나와 일치하는데
그렇게 양쪽에서 주목받고 있는 노랫말 속의 단어 '메로메로(メロメロ)'는 일한사전에는 이렇게 나와있다.
めろめろ
[형용동사]《속어》 야무지지 못해지는 모양. 흐리멍덩해지는 모양.
彼は彼女にめろめろになっている 그는 그녀에게 쪽을 못쓰고 있다. |
스핏츠 노랫말 우리말 번역의 중심인 'SpitzHAUS'에서는
'메로메로니(メロメロに)'를 '흐리멍덩하게'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번역할 때 제법 고민했을 듯 싶다.
생략과 도치(inversion) 등의 수사법이 구사된 노랫말, 그 앞뒤 맥락을 고려하면
사전에 나오는 표현만으로는 아무래도 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성적 상상이 가능한 표현이라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한다면) 여기서 '메로메로(メロメロ)'는,
'기분이 좋아진다'는 의미의 속된 표현인 '뿅~간다'라든지 '홍콩간다' 등의 속어가 더 어울릴 듯 싶은데
표준어를 사용해야 하고 아울러 최대한 의역을 피하고자 하는 '하우스'의 최근 번역 경향을 미루어보면
'하우스'의 운영자는 이 대목에서 고민을 약간 하지 않았을까···, 하는 게 내 짐작이다. | |
ⅵ
인터넷 서핑을 계속하다보니까,
스핏츠의 いろは(Iroha, 이로하)에서 비롯된 이미지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 http://blogs.yahoo.co.jp/mdhmt732/58492474.html
일본의 어느 스핏츠 팬 블로그에 포스팅 된 글인데
'스핏츠와 미나미 큐타의 세계(スピッツと南Q太の世界)'라는 제목의 글에서다.
이 글에 의하면, 일본의 여성 만화가인 미나미 큐타(南Q太)는
스핏츠의 2001년 隼(하야부사) 투어의 팸플릿에 '이로하'를 만화로 그렸다는데
아마도 오른쪽에 나와있는 이미지가 그것인 듯 싶다.
이 블로그의 운영자는 오른쪽 이미지에 대한 설명을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南Q太さんの「いろは」はこんな感じ。
‘ただじゃ済まさぬメロメロに’のワンカット
미나미 큐타씨의 <이로하>는 이런 느낌.
'그냥으론 끝나지 않네 흐리멍덩하게'의 원 컷 |
이 이미지로 볼 때 이걸 그린 만화가도 이 노래에서 에로틱함을 느낀 것 같고
이 이미지를 언급한 블로거도 '메로메로(メロメロ)'라는 단어에 주목한 듯 싶다. | |
ⅶ
사실 대중음악이란 것은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면 그만이지,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때로는 그렇게 파헤쳐 보고나서 다시 듣게 되면 노래가 가지고 있는 원래의 감흥이 크게 줄어들 수도 있는데
그런데도 이렇게 살펴본 것은 따져보는 그 주제가 '섹슈얼 코드'라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이라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삼대 욕구라고 할 수 있는 수면욕, 식욕, 성욕 중에서 성욕이 분명 으뜸은 아니지만
성욕은 다양한 관심사가 생기는 욕구라서 인간사에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인간사를 다루는 문화인 대중음악에서 그러한 욕구가 드러나는 것은 당연하다.
너무 과도해서 다소 눈쌀 찌푸려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렇게 스핏츠의 노래에서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섹슈얼 코드를 찾아보는 것은 흥미롭다.
그러는 가운데 노래를 만든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의 머리와 가슴을 탐험하는 기분도 생기니 더욱 그렇다.
물론 어쩌다 한 번이지, 매번 그의 노랫말과 멜로디를 따져보는 것, 그건 분명 아닌 것이고.
ⅷ
두 편으로 나누어 써서 전반부는 따로 있는데도 결국 스크롤 바를 예닐곱 번 이상 내려야 할 만큼 글이 길어졌다.
섹슈얼 코드 어쩌구 하지만 주제만 '19금'의 표현이지 말초신경이 자극되는 것도 아니고,
글의 내용도 지루한데 길기까지 하니 여기까지 읽는 동안 짜증이 났을 수도 있겠다.
죄송한 마음에 글 앞부분에서 언급한 몇몇 '예'들을 링크하니
Esc키를 눌러서 지금 백업되고 있는 いろは(Iroha, 이로하) 라이브 버전을 끈 다음 즐기시길.
● 일곱 개의 링크, 열기
ⅸ
● 다 쓰고난 다음의 고민, 열기
여기까지 쓰고 이제 포스팅을 할까 하던 참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통화를 끝내고나니 '이거 어떡하지?' 하는 난감한 기분이 되었다.
사실은 글을 대충 다 썼을 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본어가 능통한 그 친구에게 먼저 전화해서 물어봤다.
'메로메로(メロメロ)'에는 선정적인 뉘앙스도 있는지.
그렇다는 대답에 역시나 하고 안심했다.
도대체 어떤 텍스트에서의 '메로메로'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는지 궁금해 하길래 스핏츠 이야기를 했고
그 노래 가사를 한 번 보여달라는 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그러겠다고 했다.
그랬는데 아까, 이번에는 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던 것이다.
유튜브 링크를 확인하고 띄어쓰기 정도를 체크하면서 글을 마치려는 참이었다.
노랫말을 살펴보니 선정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면서 차근차근 노랫말에 대한 해석을 해주는데
아마 마사무네가 이 노래를 만들 때 그런 마음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싶은 탁월한 해석이었다.
그래서 난감해진 것이다.
포스팅 직전까지 온 이 글을 이제 와서 갈아엎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일본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 친구의 해석을 기초로 다시 쓰자니
스핏츠 음악에서의 섹슈얼 코드라고 하는 애당초의 주제는 아예 치워버려야 하니 말이다.
···.
결국 그냥 이대로 포스팅하기로 결정하고
いろは(Iroha, 이로하) 노랫말의 제대로 된 해석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 |
그 바람에 깨달은 것이 있다.
그 친구는 적어도 나보다는 스핏츠와 그들의 음악에 대해서 잘 모르는 친구다.
하지만 그는 지금 스핏츠의 いろは(Iroha, 이로하)를 나보다 더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
내가 스핏츠를 그 친구보다 더 많이 더 오래 더 자주 들었어도
스핏츠 음악의 '이로하'는, '가나다'는, 'ABC'는 그 친구가 더 잘 알지도 모른다.
음악이란 그런 것이다.
상대적으로 많이 들었다고 해서 더 잘 알거나 더 진하게 느끼거나 그런 것이 아니다.
음악을 제대로 이해한다거나 진정 와닿는다거나 하는 것은 단 한 번으로도 가능한 것이다. | |
√ いろは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0/10/01 22:13 | 스핏츠/DVD | trackback (0) | reply (20) |
Tags : Donna Summer,
Enigma,
Ennio Morricone,
Killerloop meets John B. Norman,
Spitz,
いろは歌,
スガ シカオ,
スピッツ,
南Q太,
도나 썸머,
미나미 큐타,
서인영,
스가 시카오,
스핏츠,
싸이,
엔니오 모리꼬네,
이니그마,
이로하 노래,
킬러루프 미츠 존 비 노먼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01
|
|
가나다 노래 カナタ歌 |
ⅰ
2000년 7월 26일 발매 스핏츠(スピッツ)의 아홉 번째 정규 앨범 隼(Hayabusa, 하야부사).
이 앨범 이전의 그리고 이후의 스핏츠 앨범에서 가끔 받는 '멜로우(mellow)'한 느낌과는 상대적으로
이 앨범은 록 밴드의 '하드(hard)' 사운드를 강하게 느낄 수 있는데
싱글 커트된 곡과 동일한 트랙은 단 한 곡 뿐인 것으로 미루어 짐작되듯
처음부터 트랙 순서대로 듣는 즉, 앨범 단위의 감상이 더 적합한 앨범이다.
('왜 한 곡 뿐이냐?' 면서 放浪カモメ・・・(방랑갈매기···)나 メモリーズ(메모리즈)를 떠올릴 수도 있는데,
'앨범 믹스'는 새롭게 믹싱된 트랙이며 '커스텀'은 다시 만들었기에 둘 다 싱글과는 다른 곡이다)
아무튼 열네 곡의 수록곡 중 세 번째 트랙,
고작 삼 분 정도의 연주 시간, 그래서 순식간에 끝나는 록 넘버, いろは(Iroha, 이로하). |
2000-07-26
隼 | |
ⅱ
이로하(伊呂波, いろは).
두산동아 프라임 일한사전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뜻을 가진 단어다.
① 「이로하 노래(いろは歌)」 또는 이로하 47자의 「가나」를 이르는 말. 3자를 딴 것으로, 「이로하 노래」의 총칭.
② 순서를 나타내는 기호. ((알파벳의 ABC 또는 한글의 '가나다'에 해당))
③ 초보. 첫걸음. 입문.
그리고 같은 사전에서 「이로하 노래(いろは歌)」를 찾아보면,
① 히라가나 47자를 한 자씩만 넣어서 읊은 7·5조의 노래
② 이로하 단가(いろは短歌)
라고 하면서, 현대 일본어로 바꾼 '이로하 노래'를 참고로 보여주는데
그것에 우리말 번역까지 붙인 것이 오른쪽 이미지이다.
일종의 말놀이(言葉遊び) 같은데, 흠···.
기껏해야 현대 일본어의 초급 단계에 불과한 나에게는
47자 뿐이라고 해도 사전을 뒤져볼 엄두조차 나지 않는 고전문학이다.
다른 언어에서 일본의 이로하 노래와 유사한 말놀이를 찾자면
알파벳의 모든 글자를 사용해서 만든 문장을 뜻하는 '팬그램'이 있다.
모든 글자를 다 넣되 한 글자씩만 넣은 이로하와 달리,
팬그램은 가능한 한 최소한의 글자의 반복을 허용하는데
가장 유명한 팬그램은 다음과 같은 문장이다. | |
'The quick brown fox jumps over the lazy dog.'
폰트 즉, 글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문장을 자주 봤을 것이다.
적절한 느낌의 글자를 쓰기 위하여 글꼴을 다운로드하려고 할 때 제작자가 샘플로 이 문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How razorback-jumping frogs can level six piqued gymnasts!'
이것 역시 팬그램인데 (직접 본적은 없지만) 매킨토시 시스템 7에서 사용하는 글꼴 샘플 텍스트라고 한다.
일본의 이로하 노래처럼 모든 글자들을 각각 단 한 번만 써서 만든 팬그램을 완전 팬그램이라고 한다는데
가나 문자는 모든 글자들이 모음을 포함하고 있어서 영어나 우리말에 비해서 비교적 팬그램을 만들기 쉽다.
그렇다면 우리말의 팬그램은?
기본 자음을 중복없이 모두 사용한 팬그램으로 문장 내용이 그럴싸한 것으로는 '파티에 참석한 키다리 부자'라는 게 있다.
짧게는 '닭 콩팥 훔친 집사'라든지 '동틀녘 햇빛 작품'과 같이 일곱 글자로 이루어진 팬그램도 있다.
기본 자음과 모음을 전부 사용하고 중복을 혀용한 경우, 무릎을 칠 만큼 내용도 잘 만든 팬그램으로는 이런 것이 있다.
'키스의 고유 조건은 입술끼리 만나야 하고 특별한 기술은 필요치 않다.'
ⅲ
いろは(Iroha, 이로하)를 두고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하려던 것이 아닌데,
일단 '이로하'가 무엇인지 먼저 사전적 의미 정도라도 한 번 짚어 보려고 하다보니
그것만으로도 스크롤 바를 내려할 만큼 글이 길어져 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마이스핏츠는 글이 너무 길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있는데다가
또 당장 내일이 추석인데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것도 좀 아니고 해서
이쯤에서 일단 멈추고 정작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추석 연휴 이후에나 쓸까 싶다.
집에서, 고향에서 또는 여행지에서 모두들 즐겁고 편안한 추석 연휴이기를. | |
ⅳ
いろは ∼ スピッツ
波打ち際に 書いた言葉は
永遠に輝く まがい物
俺の秘密を知ったからには
ただじゃ済まさぬ メロメロに
まだ 愛はありそうか?
今日が最初のいろは
ポルトガルから 地の果てに着いた
暗い谷間へ逆さまに
ハッと目が覚めて フォーカス合う前に
壁に残った 奴の顔
まだ 愛はありそうか?
今日が最初のいろは
まだ 愛はありそうか?
今日が最初のいろは
波打ち際に 書いた言葉は
永遠に輝く まがい物
俺の秘密を知ったからには
ただじゃ済まさぬ メロメロに
作詞・作曲 ∶ 草野正宗 | 이로하 ∼ 스핏츠
파도 치려고 할 때 썼던 말은
영원히 눈부시게 빛나는 가짜모조품
내 비밀을 안 이상에는
그냥으론 끝나지 않네 흐리멍덩하게
아직 사랑은 있을 것 같으냐?
오늘이 최초의 이로하(伊呂波)
포르투갈로부터 땅끝으로 도착했다
어두운 산골짜기에 거꾸로
퍼뜩 잠에서 깨고 초점 맞기 전에
벽에 남아 있던 녀석의 얼굴
아직 사랑은 있을 것 같으냐?
오늘이 최초의 이로하
아직 사랑은 있을 것 같으냐?
오늘이 최초의 이로하
파도 치려고 할 때 썼었던 말은
영원히 눈부시게 빛나는 가짜모조품
내 비밀을 안 이상에는
그냥으론 끝나지 않네 흐리멍덩하게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2000-07-26
隼
2003-12-17
放浪隼純情双六
LIVE 2000-2003
● いろは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
● 추석 연휴 지나고 이어서 쓴, 또다른 いろは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いろは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0/09/21 20:28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8) |
Tags : Spitz,
いろは歌,
スピッツ,
스핏츠,
이로하 노래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00
|
|
여름의 빛깔을 동경하고 있었던 평범한 매일 夏の色に憧れてた フツウの毎日 |
ⅰ
구월의 첫 번째 일요일.
중앙선 열차에 자전거를 싣고 팔당까지 가서는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구월이 되었는데도 샌들 자국이 선명하게 남을 만큼 발등을 태워버리는 폭염은
팔당대교를 건너고 미사리조정경기장를 거쳐 하남의 경계를 넘을 때까지 계속되더니
암사동선사주거지를 지나쳤을 즈음부터는 느닷없이 내리퍼붓는 폭우로 변했다.
쏟아지는 비를 피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겨를도 없이 안장 위에서 이미 다 젖어버린 우리는
예상치 않은 상황을 도리어 즐거워 하며 그렇게 반포대교까지 달렸다. | |
하남 어딘가의 고갯길에서 업힐을 마친 후에 잠깐의 숨돌리기.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탈 때면 언제나 그러듯이 편의점에서 먹는 컵라면의 맛.
당분간은 기약이 없지만, 언젠가 의정부까지 달려서 부대찌개를 먹자는 약속.
굳이 자전거를 타지 않아도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경험은 평소에 다른 운동을 통해서도 할 수 있고
야외에서 먹는 컵라면도 그게 그저 '맛'을 두고 하는 이야기 만은 아님을 누구라도 알테고
그리고 차를 타고 가서 먹든 자전거를 타고 가서 먹든 본바닥 부대찌개 고유의 맛은 변함없겠지만
같은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숨돌리기, 컵라면, 다음 코스의 약속 등은 약간 다르고 조금 특별하다.
ⅱ
이달 말에 발매될 스핏츠(スピッツ)의 새 싱글을 두고
자동차 타이어 광고에 타이업된다든지 인터뷰 기사가 어느 음악 잡지에 났다든지 하는,
국내의 팬들이 스핏츠의 팬 카페 게시판에 쓴 글을 읽을 때나
늦은 밤 메신저로 마주치는 팬들 중 한 사람과 기대감에 달뜬 대화를 나눌 때나
문자메세지로 스핏츠의 어떤 노래를 연주하고 싶냐고 묻고 답할 때
나는 모니터를 마주하고서 그리고 휴대폰의 작은 화면을 내려다보면서 방긋 미소 짓게 된다.
카피 밴드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들의 노래 하나 정도는 완벽하게 연주하고 싶다든가
내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현지에서의 공연을 볼 거라든가
내 경우 이번 싱글의 타이틀 곡보다도 커플링 곡에 더 기대가 크다든지. |
2010-09-29
シロクマ/ビギナー |
직접 연주를 해본다든지 공연을 보러 일본에 간다든지 하는 게 말처럼 쉽사리 해낼 수 있는 일은 분명 아니고
수록곡에 관한 관심 역시 팬들에게 국한된 것일 뿐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 귀로 훌려들어도 상관없는 화제에 불과하지만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는 부러움이 되는 일이기도 하고 두근거림이 서로 전해지는 소망이기도 하다.
ⅲ
인간에 대한 애착, 다시 말해서 특정한 타인에게 끌리는 감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사랑, 우정, 연대감, 동료의식, 공감 등이 그런 것들이다.
눈을 뜨고 새날을 맞이해도 달라진 건 없고 대문 나서면 배신의 연속인 나날 속에서
누군가에게 끌린다는 이 긍정적인 감정은
'그래도 살아갈 만 하다'고 우리가 힘낼 수 있는 여러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앞서 이야기한 것들,
그러니까 나와 함께 달렸던 두 사람의 '라이더'들과 나누는 교감과
스핏츠의 팬들인 '스핏처(Spitzer)'들끼리 공유하는 감정은
바로 그 누군가를 향한 긍정적인 감정 중의 하나인 연대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인들에게는 사소한 것이겠지만 동호인들에게는 지루하고 힘든 일상에 힘을 주는 무엇. | |
| 이런 연대감은 취미나 취향이 같은 동호인들끼리 함께 활동하면서 생기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느날 검색을 통해서 우연히 마주치는 글을 통해서 어느 이름 모를 블로거에게도 느낄 수 있다.
또는 이미 그런 감정들 중 하나인 우정을 나누고 있는 사람에게 새로운 연대감이 추가되기도 한다.
언젠가 친구를 찾아갔을 때 그가 잠시 전화를 받는 사이 그의 서재를 물끄러미 훑어보다가
그레이엄 핸콕(Graham Hancock)의 신의 지문(Fingerprints of the Gods)을 발견했을 때
마음 속으로 '이 친구도 역사 이전의 문명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네!' 하면서 빙긋 웃었던 적이 있다.
그동안 눈치채지 못하고 넘어갈 뻔 했던 친구의 여러 취향 중 하나에서
뒤늦게 공통점을 또 하나 발견하는 기쁨, 추가되는 공통분모에서 비롯되는 새로운 연대감.
이렇듯 누군가에게 끌린다는 감정은 우정과 연대감이 여러 겹으로 겹쳐지는 경우도 있다. |
ⅳ
2007년에 제6회「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このミステリーがすごい!)」의 대상을 수상했다는 추리소설,
타쿠미 츠카사(拓未司)의 『금단의 팬더(禁断のパンダ)』를 읽다보면
등장인물 두 명이 스핏츠의 음악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는 대목을 발견할 수 있다.
갑자기 가게 안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음악이 흘렀다. 소리의 근원지가 아오야마(青山)였기에 그것이 그의 휴대전화 벨소리임을 바로 알았다. 코타(幸太)는 놀랐다. 아오야마가 설정해놓은 착신 멜로디가 자신의 것과 완전히 똑같았기 때문이다.
"저, 그거······."
코타는 아오야마의 휴대전화를 가리켰다.
"스피츠(スピッツ) 밴드의 <아득히>로군요. 내 거랑 똑같네요."
"진짜?"
"아오야마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야, 자네하곤 잘 통하겠는걸? 센스 있는 친구야."
∼ 타쿠미 츠카사의 소설 『금단의 팬더』 중에서. |
禁断のパンダ |
내 마음대로의 짐작에 불과하지만, 이 소설가는 분명 스핏츠의 음악을 좋아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대중음악에 관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고 싶었거나
미지의 독자들 중에서 스핏츠를 매개로 한 연대감울 끌어내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소설 속 인물도 '잘 통하겠'다고, '센스' 있다고 하면서 이미 그들끼리 연대감이 생긴 것으로 묘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ⅴ
다음 달 말에 홍대 근처의 클럽에서 스핏츠 카피 밴드의 공연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월이면 우리나라에 팬 카페가 생긴 지 10주년이 된다고 해서 급히 준비하고 있는 공연이라고 한다.
카피 밴드의 공연인데다가 연주자들 대부분이 생업을 따로 가지고 있는 아마추어 연주자일테니
(연주자와의 개인적인 친분만으로 온 관객이 아니라면)
그날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옮길 사람들은 아마 거의 모두 스핏츠 팬 카페의 회원들일 것이다.
즉, 밴드 멤버와 관객들 모두 앞서 몇 차례 이야기한 그 연대감으로 모일 거라는 얘기다. | |
더구나 그 즈음이면 스핏츠의 새로운 정규 앨범도 막 발매되어 있을 시점이니 (10월 27일 발매 예정)
새 앨범에, 팬 카페 10주년에, 카피 밴드의 공연에,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팬들끼리 늦게까지 이어질 뒷풀이에,
그날 '스핏처'들이 서로 느낄 연대감은 평소보다 더 커질 것이다.
ⅵ
자전거를 타고 빗길을 달리면서,
좋아하는 밴드의 새로운 싱글 발매를 기다리다가,
어느 날 친구의 서재 앞에서 문득,
스핏츠가 언급된다는 말에 일부러 찾아서 읽었던 소설 속에서,
공연 후 같은 취향의 사람들과 뒷풀이 중에,
그렇게 사소한 듯한 일상 속에서 취향을 함께 한다는 것을 재확인하거나 또는 공통의 관심 영역을 발견할 때
기분이 상쾌해지는 교감과 그(들)에게 더 끌리게 되는 공감에서 시작되는 연대감은 더욱 넓고 깊게 커질 것이다.
···
조금 더 생각해보면 연대감을 가질 수 있는 것들은 이런 것들 말고도 많다.
그런 긍정적인 감정을 때떄로 느낄 수 있어서 그 덕분에 '그래도 살아갈 만 하다'고 힘내고 또 하루를 살아간다.
| 구월의 두 번째 일요일.
간밤에 비도 많이 온데다가 먹구름이 가득해서 또 쏟아질 것 같아서 집에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얼마 있지 않아 구름의 색깔도 밝아지고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길래 한강으로 나갔다.
그런데 지난밤의 강우량이 상당했는지 한강 자전거도로의 군데군데가 물에 잠겨 있는 바람에
이번에는 지난주와 반대쪽인 방화대교 정도까지 한강 남쪽을 달려보려던 애초의 생각은 접고
강변에 자전거를 세워둔 채 마치 광합성 작용을 하는 녹색식물처럼 오랜만의 햇볕을 느긋하게 즐겼다.
그러던 중 문자메세지 하나를 받았는데 우연하게도 한강변에 나오기 전에 쓰고 있던,
바로 이 글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과 같은 내용이라서 살짝 놀랐다.
"스피츠만있으면세상은대강헤쳐나갈만한거같아요♡". |
ⅶ
● 遥か(Haruka, 아득한) 노랫말, 열기
遥か ∼ スピッツ
夏の色に憧れてた フツウの毎日
流されたり 逆らったり 続く細ぃ道
君と巡り会って もう一度サナギになった
嘘と本当の狭間で 消えかけた僕が
思い出からツギハギした 悲しいダイアリー
カギもかけず 旅立つのは 少し怖いけど
丘の上に立って 大きく風を吸い込んで
今 心から言えるよ ニオイそうな I love you
すぐに飛べそうな気がした背中
夢から醒めない翼
時の余白 塗り潰した あくびの後で
「幸せ」とか 野暮な言葉 胸に抱いたままで
崩れそうな未来を 裸足で駆け抜けるような
そんな裏ワザもないけど 明日にはきっと・・・
僕らそれぞれ 仰ぎ見る空
夢から醒めない翼
飛べそうな気がした背中
夢から醒めない翼
それぞれ 仰ぎ見る空
夢から醒めない翼
遠い 遠い 遥かな場所へ
作詞・作曲 ∶ 草野正宗 | 아득한 ∼ 스핏츠
여름의 빛깔을 동경하고 있었던 평범한 매일
흘려지기도 하고 거슬러 나가기도 하고 계속되는 좁은 길
너와 우연히 만나 한 번 더 번데기가 되었던
거짓말과 진실의 틈새에서 사라지기 시작한 내가
추억으로부터 이어붙인 슬픈 다이어리
열쇠도 채우지 않고 여행을 나서는 것은 조금 무섭지만
언덕 위에 서서 크게 바람을 들이쉬고
지금 마음으로부터 말할 수 있지 향기가 날 듯한 아이 러브 유
곧바로 날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든 등짝
꿈으로부터 깨지 않는 날개
시간의 여백 전부 칠했다 하품한 후에
「행복」이라든가 세상물정에 어두운 말 가슴에 안은 채로
무너질 듯한 미래를 맨발로 달려 빠져나갈 듯한
그런 비법도 없지만 내일에는 꼭 ···
우리 각자 올려다보는 하늘
꿈으로부터 깨지 않는 날개
날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든 등짝
꿈으로부터 깨지 않는 날개
각자 올려다보는 하늘
꿈으로부터 깨지 않는 날개
멀고 먼 아득한 곳으로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 遥か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오래 전에 遥か(Haruka, 아득한) 이 노래를 가지고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싱글 버전을 첨부해서 썼던 글이고 이번 글은 遥か(Haruka, 아득한) album mix.
'앨범 믹스'는 10번째 정규 앨범 三日月ロック(Mikazuki Rock, 초승달 록)에 수록되어 있는데
싱글, 앨범 각각의 부클릿을 보면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 부분이 서로 약간 다르다.
싱글과 달리 앨범에는 추가로 "additional guitar in 2002"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아마도 앨범 작업을 하면서 기타 사운드를 하나 더 입힌 것 같다.
(하지만 어느 부분에 어떻게 기타 사운드가 추가되는지는 모르겠다) |
2002-09-11
三日月ロック |
싱글 버전과 '앨범 믹스' 버전은 그 상이한 부분이 곧바로 구분될 정도가 아니라서
번갈아가며 몇 차례 거듭해서 들어봐도 알쏭달쏭할 정도로 큰 차이가 없다.
내가 '막귀'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럴 밖에야 굳이 다른 버전을 만드는 게 무슨 큰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은 앨범이 나왔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한데
혹시 그 미묘한 차이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면,
꽤 오래 전에 遥か(Haruka, 아득한) 싱글 버전을 BGM으로 해서 썼던 글의 마지막 부분을 참고하기 바란다.
● 싱글 버전의, 또다른 遥か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遥か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0/09/13 17:55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5) |
Tags : Fingerprints of the Gods,
Graham Hancock,
LS 바이클로 페스티벌,
Spitz,
スピッツ,
拓未司,
禁断のパンダ,
그레이엄 핸콕,
금단의 팬더,
스핏츠,
신의 지문,
타쿠미 츠카사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199
|
|
세상을 전부 칠해버릴 각오는 되었는가 世界を塗りつぶす覚悟はできるか |
ⅰ
'맞아, 남자애들 저 나이 땐 저래!' 라고 공감하면서 킬킬거리며 웃다보니
단번에 열 권 모두 읽고 난 청춘 개그 만화 『폭두백수 타나카(中退アフロ田中)』.
인생은 다음 두 가지로 성립된다.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
할 수 있지만 하고 싶지 않다. ∼ 괴테
● 폭두백수 타나카 1권, 열기
만화의 전체 분위기와 달리 난데없이 진지한 '말씀'을 인용하는 컷이 있는 것도 재미있다.
자기계발이니 뭐니 하는 책에서 접했다면 뻔한 잔소리라면서 그냥 지나쳤을테지만
다소 '엽기적'이기도 한 만화에서 '말씀'을 접하게 되니 책장 넘김을 멈칫하게 된다. |
中退アフロ田中 1 |
고등학교도 중퇴했는데 그렇다고 돈 벌기 위해 하는 일은 딱히 없고 그저 방 안에서 뒹굴며 지내는 타나카.
한심해 보이는 설정의 캐릭터이지만 정작 만화를 보다 보면 묘한 동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백수 타나카는
『폭두백수 타나카』 1권에서 천장을 보며 방안에 드러누워서 괴테의 '말씀'을 곱씹다가 고민에 빠진다.
'나··· 매일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아무 목적도 없이, 아무 행동도 않고, 그저 숨쉬고 밥 먹고 똥만 누는···.'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것으로 이루어진 인생.
또는 할 수 있지만 하고 싶지 않은 것으로 채워진 인생.
괴테가 말하고자 함은, 인생은 그렇게 아이러니해서 이렇든 저렇든 답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전자는 원하는 것을 향한 노력은 하지 않고 욕심만 부리는 경우일테고
후자는 시도해보려고 하지도 않고 의욕마저 없어서 무기력한 경우이니,
길지 않은 인생을 그렇게 보내서는 안된다고 우리에게 경고하고자 함이 '말씀'의 진정한 뜻일 것이다.
그런데 타나카는 (또는 우리들은) 두리번거리기만 할 뿐이다.
아직도, 여전히, 자기 자신에 대해서 확실히 몰라서 말이다. | |
··· 내가 하고 싶은 것이 과연 뭐지?
···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또 뭘까?
타나카는 어떤지 몰라도 적어도 우리들은
일없이 욕심만 과한 것도 아닌 듯 싶고 무기력하게 타성에 빠져 있진 않은 것 같은데.
뭘 하고 싶은 건지 또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알기만 하면, 한 번 제대로 달려볼텐데.
|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 해야만 하는 것.
인간은 이 셋 중 하나로 밥먹고 살아간다는데, 하고 싶은 게 바로 직업이 되면 그게 가장 좋다.
하지만 인생이란 게 말처럼 쉽게 풀리지 않으니 잘하는 걸로 밥먹고 사는 것만도 바람직하다.
그것도 안된다면 싫어도 어쩔 수 없다.
해야만 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을 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벌어 먹고 살자니 이거라도···'와 같은 탄식은 정말이지 내뱉고 싶지 않겠지만 말이다.
사소한 실수에도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가 된지도 오랜데.
광속으로 지나가버리는 시간에 어쩔 줄 몰라 허둥대기만 하는데.
미성년 시절에는 하고 싶은 것이 수시로 바뀔 만큼 많았는데 지금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없고
잘할 수 있는 게 뭐냐고 누군가 정색하고 묻는다면 내세울 만한 것이 없어 우물거릴 것 같다. |
越えて 越えて 越えて行く 命が駆け出す
悩んで 悩んで はじまるよ 必ずここから |
넘어서 넘어서 넘어서 가네 생명이 달리기 시작한다
고민하고 고민하고 시작될 거야 반드시 여기서부터 |
『폭두백수 타나카』에 등장하는 타나카의 친구 네 명 중 한 명 뚱보 이노우에(井上).
그는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다시 고백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3주째 몸무게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우연히 구한 트럭으로 이동식 라면장사를 시작한 또다른 친구 오오사와(大沢)가
누가 한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말이 있다면서 이노우에에게 다음과 같은 '말씀'을 던진다.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사람'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사람'은··· '할 수 없는 이유'를 찾아낸다··· 라고.
● 폭두백수 타나카 7권, 열기
노리츠케 마사하루(のりつけ雅春)의 만화 『폭두백수 타나카』 7권에서
오오사와를 통해 인용되는 출처불명의 이 '말씀'은
앞서 1권에 나왔던 괴테의 '말씀' 즉,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데
언젠가 연희동의 어느 커피숍 테라스에서 친구와 두서없이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다가
'할 수 있음의 모색'과 '할 수 없음의 핑계'라는 이 얘기를 친구에게 들려준 적이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나왔는지 어떤 맥락에서 꺼내게 되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
中退アフロ田中 7 |
아무튼 그랬는데.
얼마 뒤 어느날엔가 '초코볼 복근'을 지나 '홈런볼 복근'도 넘어 이젠 '수박 복근'이 되려는 배를 가리키면서
그 친구 앞에서 아무리 해도 뱃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투덜대니, 그 친구는 곁눈으로 씨익 웃으며 내게 물어왔다.
― 누가 나한테 그런 말 했더라?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사람은 할 수 없는 이유를 찾아낸다고 말이야. 응~?!
ⅱ
'말씀'을 고스란히 내게 되돌려 준 그 친구를 한동안 만나지 못했고 보기 힘들어도
메신저 등 소통 수단이 다양한 세상에 살고 있으니 가끔 소식을 주고 받으며 서로 안부를 묻는다.
얼마 전 짧은 여행길의 그가 까만 밤중에 문득 무얼 느꼈는지 나에게 "무섭다"고 했다.
얼굴을 마주 보고 들은 건 아니지만 그에게 그런 말을 듣기는 처음인 듯 해서 조금 놀랬다.
초등학생도 아닌 그가 단지 한밤중의 어둠 그 자체가 무서워서는 아닐테고
그 어둠을 홀로 마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열정(하고 싶은 것)과 재능(잘할 수 있는 것)의 소재지가 정확히 어딘지
아직 알지 못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때 엄습하는 불안감 같은 것. | |
너댓 달 전, 새로운 결정을 앞두고 내게 다소 진지한 이야기를 하던 때의 그가 떠올랐다.
치열하게 해내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전공을 두고 어떡해야 할지 초조함을 보이기도 했고
한두 해 뒤의 자신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때면 한밤중의 노젓기 같은지 미간을 좁히기도 했던 그가.
混ざって 混ざって でかすぎる 世界を塗りつぶせ
浮いて 浮いて 浮きまくる 覚悟はできるか |
뒤섞여 뒤섞여 아주 커다란 이 세상을 전부 칠해버려
떠올라 떠올라 마구 떠다니네 각오는 되었는가 |
그 친구는 지금, 강의실과 도서관 그리고 가끔 떠나는 짧은 여행길에서
'뛰어넘고(越えて)', '고민하고(悩んで)', '뒤섞이고(混ざって)' 그리고 '마구 떠다니는(浮きまくる)' 중일 듯 싶다.
그러는 와중에 여태껏 스스로도 모르고 있던 재능이 드러날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열정의 타겟도 보일 것이다.
하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 해야만 하는 것 중에서 하고 싶은 게 직업이 되면 그게 가장 좋다고,
앞에서 얘기한 바 있는데 사실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있다. (그걸 손에 쥐기란 물론 쉽지 않지만)
하고 싶은 일인데 마침 잘하기까지 하는 일 즉, 열정과 재능이 함께 발휘되는 일을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어쩌다 그는 무섭다는 생각이 또 들기도 하겠지만 어렵지 않게 두려움을 이겨내리라 믿는다.
새로운 것에의 도전에 대해서는 두려움보다는 호기심과 의욕으로 맞서 부딪히고
일단 방향이 잡히고 나면 입술 앙다물고 의심없이 달리기 시작하는 그의 천성으로 미루어보면
(그리고 만화 캐릭터인 오오사와가 전해주는 '말씀'을 빌려서 말하자면)
그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어서 목적을 달성하는 사람'이 될 것이 분명하니까.
만약 오늘 그에게 '각오는 되었는지(覚悟はできるか)' 묻는다면
그는 시침 뚝 떼고 언제 "무섭다"고 그랬었냐고,
그런 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각오 정도야 당연하지 않냐고,
아무튼 진작부터 달리고 있었다고, 대답하면서
'말씀'을 내게 되돌려줄 때처럼 곁눈으로 씨익 웃을지도 모른다. |
覚悟はできるか |
그래서, 그 누가 미리 알겠는가?
여러 갈래로 열려있는 미래의 어느 날,
'우뚝 솟은 산 저편에서부터 아침해가 떠오르면(尖った山のむこうから 朝日が昇れば)'
그 친구가 열정과 재능으로 만든 자신만의 물감으로 '이 세상을 전부 칠해버릴(世界を塗りつぶす)'지.
스핏츠(スピッツ)의 신나는 노래, みそか(Misoka, 그믐날) 노랫말처럼.
ⅲ
● みそか(Misoka, 그믐날) 노랫말, 열기
みそか ∼ スピッツ
輝け 不思議なプライド胸に
凍てつく 無情な風の中で
周に合わせない方が良い感じ
誰かが探しに来る前に
君をさらっていこうかな 例え許されないことでも
越えて 越えて 越えて行く 命が駆け出す
悩んで 悩んで はじまるよ 必ずここから
約束 ひとつを抱きしめて
テレパシー 野ざらしあきらめず
尖った山のむこうから 朝日が昇ればすぐに
混ざって 混ざって でかすぎる 世界を塗りつぶせ
浮いて 浮いて 浮きまくる 覚悟はできるか
越えて 越えて 越えて行く 命が駆け出す
悩んで 悩んで はじまるよ 必ずここから
混ざって 混ざって でかすぎる 世界を塗りつぶせ
浮いて 浮いて 浮きまくる 覚悟はできるか
作詞・作曲 ∶ 草野正宗 | 그믐날 ∼ 스핏츠
빛나거라 신비한 프라이드 가슴에
얼어붙은 무정한 바람 속에서
주위에 맞추지 않는 편이 왠지 좋은 느낌
누군가가 찾으러 오기 전에
너를 채어 갈까나 비록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도
넘어서 넘어서 넘어서 가네 생명이 달리기 시작한다
고민하고 고민하고 시작될 거야 반드시 여기서부터
약속 하나를 껴안고
텔레파시 들판에 내버려둔 것 포기치 않고서
우뚝 솟은 산 저편에서부터 아침해가 떠오르면 바로
뒤섞여 뒤섞여 아주 커다란 이 세상을 전부 칠해버려
떠올라 떠올라 마구 떠다니네 각오는 되었는가
넘어서 넘어서 넘어서 가네 생명이 달리기 시작한다
고민하고 고민하고 시작될 거야 반드시 여기서부터
뒤섞여 뒤섞여 아주 커다란 이 세상을 전부 칠해버려
떠올라 떠올라 마구 떠다니네 각오는 되었는가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2007년 10월 10일 12번째 정규 앨범 さざなみCD(Sazanami CD, 잔물결 씨디) 발매 후
그해 12월 2일 카와구치(川口)에서 다음해 12월 25일 이와테(岩手)까지 총 67회에 걸쳐
「SPITZ JAMBOREE TOUR 2007-2008 "さざなみOTR(잔물결 OTR)"」이란 타이틀로
스핏츠는 (한국의 서울도 포함하여) 일본 전국 투어를 진행한 바 있다.
대장정의 전국 투어를 마친 후
2009년 1월 토쿄(東京) 인근 사이타마(さいたま)와 오사카(大阪)에서 각각 2회씩 총 4회의,
(공연 타이틀을 다음과 같이 약간 바꾼) 대규모 공연을 팬들에게 선사한 것이다.
「SPITZ JAMBOREE TOUR 2009 "さざなみOTR カスタム(잔물결 OTR 커스텀)"」.
스핏츠는 돔이나 아레나 등 경기장에서의 대규모 공연을 그동안 피해 왔고
이후로도 아마 없을 듯 해서 팬들의 관심이 평소와 크게 달랐던 공연이기도 하다.
게다가 공연 타이틀의 '커스텀'이라는 표현으로 '특별주문' 또는 '맞춤'의 기대도 컸고. |
JAMBOREE TOUR 2009
さざなみOTRカスタム
UPBH-1239 |
그 공연 중 2009년 1월 18일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의 두번째날 공연 실황을 담은 DVD가
2009년 11월 4일 발매의 JAMBOREE TOUR 2009 "Sazanami OTR Custom" @ Saitama Super Arena.
통상 발매 4,800엔(1DVD), 초회 한정 발매 7,800엔(2DVD+2CD+사진집).
초회 한정 발매의 보너스 DVD에는
전국 투어였던 "さざなみOTR(잔물결 OTR)" 공연의 일부가 수록되어 있는데
みそか(Misoka, 그믐날) 라이브 버전의 음원은 그 보너스 DVD에서 추출된 것이다.
이 곡은 2008년 12월 2일 후쿠시마(福島)현 코오리야마(郡山) 시민문화센터에서의 라이브.
스핏츠의 공연을 즐겨본 적이 있는 사람은 이 곡으로 공연의 추억을 되살려보고
아쉽게도 아직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이 곡을 통해 다음번 서울 공연을 기대해보기 바란다.
지난번 앨범의 투어 일정과 비슷하다면 서울 공연은 내년 봄쯤 될테니까.
|
JAMBOREE TOUR 2009
さざなみOTRカスタム
UPBH-9442 |
● '폭두 타나카(アフロ田中)' 시리즈는···, 열기
노리츠케 마사하루의 '폭두 타나카(アフロ田中)' 시리즈는
『폭두고딩 타나카(高校アフロ田中)』 1∼10권,
『폭두백수 타나카(中退アフロ田中)』 1∼10권,
『폭두직딩 타나카(上京アフロ田中)』 1∼10권, 해서 모두 30권이 국내에 완간되어 있으나
'고딩'과 '백수'는 절판되어 구입하려면 중고만화 전문서점을 뒤질 수 밖에 없는데
특히 '고딩' 세트는 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나도 스무 군데 넘게 뒤져봤지만 모두 품절이고 딱 한군데만 재고가 있었는데
모두 다 합쳐서 '삼종 세트'로 팔지 '고딩' 세트만 따로는 안된다고 해서
이미 뮦여져 있는 그 세트를 만지작거리기만 하다가 아쉽게 포기한 적 있다.
고딩, 백수, 직딩에 이어지는 새로운 시리즈, 『폭두방랑 타나카(さすらいアフロ田中)』.
일본의 주간 만화 잡지 『빅 코믹 스피릿(ビッグコミックスピリッツ)』에서 연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
ビッグコミックスピリッツ
2010年 第26号 |
아프로 헤어 스타일의 고등학생 타나카의 일상을 그린 『폭두고딩 타나카』에서 시작된 '폭두 타나카' 시리즈는
학교를 중퇴한 『폭두백수 타나카』, 토쿄(東京)로 상경한 『폭두직딩 타나카』로 시리즈 이름이 변경되었는데,
2010년 6월 14일자 (발매 5월 31일) 『빅 코믹 스피릿』 제26호부터 연재가 시작된 『폭두방랑 타나카』는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난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타나카가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는 줄거리의 청춘 개그 만화라고 한다.
√ みそか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0/08/26 17:15 | 스핏츠/DVD | trackback (0) | reply (24) |
Tags : Spitz,
SPITZ JAMBOREE TOUR 2007-2008 "さざなみOTR",
SPITZ JAMBOREE TOUR 2009 "さざなみOTR カスタム",
さすらいアフロ田中,
のりつけ雅春,
スピッツ,
ビッグコミックスピリッツ,
上京アフロ田中,
中退アフロ田中,
高校アフロ田中,
노리츠케 마사하루,
빅 코믹 스피릿,
스핏츠,
잔물결 OTR,
잔물결 OTR 커스텀,
폭두고딩 타나카,
폭두방랑 타나카,
폭두백수 타나카,
폭두직딩 타나카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198
|
|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을 되찾아라 너를 替わりがきかない 宝を取り戻せ 君を |
ⅰ
세상살이에도 서툰 듯 한데 어쩌다 단승식 경마와 도박으로 빚투성이가 되어버린 청년.
결국에는 생면부지의 할머니를 상대로 '오레오레(나야 나)' 전화사기까지 하게 되는 신야(シンヤ).
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단편에서 그가 내뱉는 탄식과 불만의 독백.
되는 놈들은 운이 좋았던 것뿐이야. 어쩌다 신의 주사위의 숫자가 좋게 나온 것뿐. 그런데 잘난 척하면서 "우리는 노력했어요." 따위의 말을 하면 열 받는다고. 시끄러 하고 말이야.
···
너무나도 명쾌하고 간결해. 정답이란 그런 거야. 심플 이즈 베스트 Simple is best. 저 먼 옛날에 사람들은 지구를 평평하고 그 지구를 코끼리가 받치고 있다고 생각했어. 그럼 그 코끼리는 어디에서 온 거지? 그 코끼리는 어디에 서 있는 거야? 뭘 먹지? 소변을 볼 때는 어떻게 해? 의문이 계속 이어지잖아. 아니나 다를까. 틀렸던 거지. 너무 복잡하잖아. 지구는 둥글다. 이거야. 이건 명쾌하고 간결해. 그러니까 맞는 거야.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나란 인간은 뭘 위해서 태어나 뭘 위해서 살아가는 걸까." 등등을 놓고 썰을 푸는 놈들의 이론은 무엇보다도 복잡하기 때문에 틀린 거야. 배가 고프니까 먹고. 졸리니까 자고. 똥을 눴으니까 닦는다. 이게 바른 인간의 모습이야.
∼ 게키단 히토리(劇団ひとり)의 소설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陰日向に咲く)』 중에서. |
陰日向に咲く |
살아가다 보면 운이라는 것도 분명 있긴 하지만, 신야와 같은 생각이 드는 경우가 나는 그다지 없는 것 같다.
'되는 놈'들이 그저 '운이 좋았던 것뿐'이라든지 노력했다는 말이 '잘난 척'으로 여겨진다든지 하는 생각 말이다.
'재수'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그 사람의 '재주'인지도 모른다고 가끔 말하기도 하는 나로서는,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은
그저 운이나 재수가 좋아서만이 아니라 분명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고 생각하기에
그들의 성과를 두고 경의를 표하진 못할지언정 적어도 (소설 속의 인물처럼) 그것을 폄하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소설 속 인물의 또다른 독백에는 이것 역시 아니다 싶으면서도 슬그머니 공감이 간다.
'나란 인간은 뭘 위해서 태어나 뭘 위해서 살아가는 걸까' 하는 따위의 생각은 복잡하게 할 필요 없다는 독백.
'배가 고프니까 먹고 졸리니까 자고 똥을 눴으니까 닦는' 것이 분명 '바른 인간의 모습'은 아닐텐데
그게 바른 모습이든 아니든 그냥 그렇게 '심플'한 게 맞다는 식으로 넘기고 싶은 것은 요즘 내가 많이 지쳐서일까?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더위까지 먹어서 온몸이 축 처지니 더욱 그렇다.
그렇게 '심플'한 것이 확실히 바른 모습은 아닌데··· 여러모로 편하긴 하다.
머릿속도 헝클어지지 않고 적당히 말끔한데다가 마음에 거치적거릴 일도 일단 드러나지 않고 가려지니까.
ⅱ
만난 지가 제법 된 친구와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음 학기에 성적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100%는 아니고 50%" 라고 대단치 않은 듯 말했지만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그 친구의 경우,
다른 장학금과는 달리 성적 장학금은 오로지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손에 쥘 수 있는 것이니
스스로는 대단찮은 거라고 게다가 전액도 아니고 반액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것은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노력의 결과, 그래서 이루어 낸 결실인 것이다.
説明不可能な バネ力で
波にもまれ トビウオになれ ギラギラ太陽 |
설명 불가능한 용수철의 힘으로
파도에 이리저리 밀리며 날치가 되어라 쨍쨍 내리쬐는 태양 |
무언가를 성취해낸 사람의 등 뒤를 조금만 눈여겨 살펴보면 그런 결실을 차곡차곡 쌓아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친구의 노력. 그에 따른 결실. 그것 역시 하나둘 쌓여서 언젠가 큰 성취를 맛보게 되기를 바란다.
아, 그 장학금은 유럽 배낭 여행을 꿈꾸며 여행 경비를 모으고 있는 그 친구에게 적지않은 도움도 될 것 같다.
그런데 유럽 배낭 여행이라.
유럽. 배낭. 그리고 여행.
각각으로도 마음이 설레이는 이 세 단어가 연이어 있으니 나도 가고 싶어진다.
마음 맞는 친구 두셋 정도 함께 나도 떠나고 싶다. 혼자라도 괜찮고.
ⅲ
トビウオ ∼ スピッツ
霧隠れのあいまいな 背中追いかけ
指の先の平均値 汗がしたたる
説明不可能な バネ力で
波にもまれ トビウオになれ ギラギラ太陽
うれしいってもっと 素直に言えたなら
抱きしめたい 見つめていたい くたばる前に
替わりがきかない 宝を取り戻せ 君を
遠回りしたけど 解りはじめた
波照間から稚内へ 旅の途中で
昔から僕らが 持っていたもの
思い出そうぜ トビウオになれ オーラじゃなくて
直接さわれる ホンマモンのエクスタシー
その勢いで 気付かせたいぜ 今さらながら
ありがとうのエナジー どでかく描いたれ 空に
波にもまれ トビウオになれ ギラギラ太陽
うれしいってもっと 素直に言えたなら
抱きしめたい 見つめていたい くたばる前に
替わりがきかない 宝を取り戻せ 君を
作詞・作曲 ∶ 草野正宗 | 날치 ∼ 스핏츠
안개에 가려져 희미한 뒷모습을 쫓아가고
손가락 끝의 평균값 땀이 방울져 떨어진다
설명 불가능한 용수철의 힘으로
파도에 이리저리 밀리며 날치가 되어라 쨍쨍 내리쬐는 태양
기쁘다며 좀더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더라면
꼭 껴안고 싶다 바라보고 있고 싶다 지쳐 버리기 전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을 되찾아라 너를
멀리 돌아왔지만 이해하기 시작했다
하테루마(波照間)에서 왓카나이(稚内)로 여행 도중에
옛날부터 우리들이 지니고 있었던 것
생각해 내자꾸나 날치가 되어라 아우라(Aura)가 아니라
직접 만질 수 있는 진짜배기 엑스터시
그 기세로 깨닫게 해주고 싶다구 새삼스런 말 같지만
고마움의 에너지 엄청 크게 그려봐 하늘에
파도에 이리저리 밀리며 날치가 되어라 쨍쨍 내리쬐는 태양
기쁘다며 좀더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더라면
꼭 껴안고 싶다 바라보고 있고 싶다 지쳐 버리기 전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을 되찾아라 너를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
ⅳ
어제 일요일.
바닷길을 건너 제부도에서 바지락칼국수를 먹고 나와서
남양성모성지에서 호젓한 오후를 보내고 돌아오던 길.
의왕·과천 고속화도로를 달리던 중, 앞서 얘기한 '성적 장학금'의 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난 주일은 일주일 내내 그의 여름 휴가 기간이었는데
놀러가고픈 마음 꾹꾹 누른 채 짬짬이 사이드 잡으로 하고 있는 번역 일에 휴가를 다 바치고나니
출근을 하루 앞둔 일요일 오후, 갑자기 울컥하는 심정이 되었던 모양이었다. | |
霧隠れのあいまいな 背中追いかけ
指の先の平均値 汗がしたたる |
안개에 가려져 희미한 뒷모습을 쫓아가고
손가락 끝의 평균값 땀이 방울져 떨어진다 |
지금 누리고 싶은 휴식과 여기서 해야할 일을 두고 완급을 조절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겠지만
적당한 포기와 조금 지나친 수고에 익숙하지 않은 청춘 시절에는 그것이 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누리고 싶은 휴식과 해야할 일은 동전의 양면과 비슷해서 하나를 택하면 다른 하나는 놓칠 수 밖에 없으니 더욱 그렇다.
그 친구, 언젠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 외국인이 되고 싶어. 지금 내가 하는 말, 무슨 말인지 알지?
(딱히 적절한 예가 아닌지 몰라도, 스팅의 「Englishman in New York」에 나오는 표현처럼)
그는 다른 나라의 어느 도시에서 몇 달 동안 아니 며칠 만이라도 '이방인'처럼 지내고 싶은 것이다.
이번에 받게 된 성적 장학금. 그리고 휴가 기간을 다 바쳐 집중했던 사이드 잡으로 손에 쥐게 될 돈.
그렇게 어렵고 힘들게 모은 돈으로 다음 번 휴가 때는 그가 유럽 배낭 여행을 꼭 가기를 바랄 뿐이다.
울컥하는 심정에 한방울 눈물이 뚝 떨어진다면 토쿄든 오사카든 홍콩이든 '밤도깨비' 여행으로 마음을 살짝 달래든지.
ⅴ
● 스핏츠(スピッツ)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2007년 10월 10일 발매된 스핏츠의 열두 번째 정규 앨범.
さざなみCD(Sazanami CD, 잔물결 씨디).
이 앨범은 직전 정규 앨범인 スーベニア(Souvenir, 기념품)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뱔매되었고
앨범 발매 후 시작된 전국 투어 전반기 일정에 정식으로 대한민국 서울 공연도 포함시켜
광장동의 멜론악스 홀(현 악스코리아)에서 공연을 한 바 있어
국내의 스핏츠 팬, 특히 최근에 그들의 음악을 접한 국내 팬들에게는 가장 익숙한 앨범일 것이다.
그 중에서 열 번째 트랙인 トビウオ(Tobiuo, 날치)는 수록곡 중 가장 빠른 템포의 곡으로서
(혹시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아니 그럴 기회를 일부러 만들어서라도)
오디오의 볼륨을 가능한 만큼 최대한 올려서 즐겨보라고 권하고 싶은 곡이다.
혹시 '진짜배기 엑스터시(ホンマモンのエクスタシー)'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
2007-10-10
さざなみCD |
노랫말 중에 '하테루마에서 왓카나이로 여행 도중에(波照間から稚内へ 旅の途中で)'라는 부분이 있는데
'하테루마'는 오키나와(沖縄)현의 야에야마(八重山)제도의 이리오모테지마(西表島)의 남쪽에 위치한 섬이며
사람이 사는 섬으로는 일본 최남단의 섬이라고 한다.
- 이쯤에서 스핏츠의 숨은 명곡 魚(Sakana, 물고기)에 나오는 단어인 '호시즈나(星砂)'를 떠올릴 수도 있다 -
그리고 '왓카나이'는 시 단위로는 일본 최북단에 있는, 인구 사만이 채 안되는, 홋카이도(北海道) 북쪽의 작은 도시이다.
그러니까 '하테루마에서 왓카나이로'라는 표현은 우리 식으로 하자면 '마라도에서 두만강으로' 정도가 되겠다.
'호시즈나'가 궁금하다면 ● 魚 myspitz story ··· 바로가기 (스핏츠 팬들을 위한 덧붙임 참조)
그리고 노랫말 중에 '아우라(オーラ)'라는 단어를 두고 한참 고민을 했는데,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오라'이고 일본어의 발음도 '오라(オーラ)'이지만
독일의 철학가 발터 벤야민의 예술이론으로 널리 알려진 개념으로 독일어 '아우라(Aura)'에서 비롯되기도 해서
(내게 '아우라'는 익숙한 단어이지만 '오라'는 아직 그렇지 않기도 하고) 우리말 표준어는 아니지만 '아우라'로 표기했다.
구글 검색에서 '오라'는 약 천만 개의 검색 결과가 나오는데 반해 '아우라'는 구천만 개에 가깝게 나오는 것도 한몫했다.
사자 이미지를 중심으로 한 후쿠다 토시유키(福田利之)의 일러스트레이션에 포함된,
커버 모델은 하야카와 미도리(早川みどり)라는 여배우라고 하는데
토쿄와 오사카 사이의 아이치(愛知)현 출신으로 키 163cm에 1990년 2월 7일생 물병자리.
특기는 그림그리기와 스키, 취미는 독서와 영화감상이라고 하니 특별한 취향은 없는 듯.
이 커버 모델을 촬영한 사진작가는 1973년 야마가타(山形)현 출신 오쿠구치 마코토(奥口睦).
1993년 이미지 스튜디오 109 입사, 1997년 우치다 쇼지(内田将二)에게 사사,
2001년 독립하여 활동하고 있다고 하는데, 관심있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
● 오쿠구치 마코토 트위터 바로가기
● 츠지 매니지먼트(辻事務所)의 오쿠구치 마코토 페이지 바로가기 |
早川みどり |
부클릿 마지막 부분에 모노톤으로 보여주는 멤버들의 이미지는 나이토 준지(内藤順司)의 작품.
최근 다른 글에서 언급한 적 있지만 스핏츠와 상당히 밀접한 작가이므로 다시 한번 더 링크.
● JUNJI NAITO PHOTOGRAPHS 바로가기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
| 2010/08/16 15:41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8) |
Tags : Spitz,
スピッツ,
内藤順司,
劇団ひとり,
奥口睦,
川島省吾,
早川みどり,
福田利之,
陰日向に咲く,
게키단 히토리,
나이토 준지,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스핏츠,
오쿠구치 마코토,
카와시마 쇼고,
하야카와 미도리,
후쿠다 토시유키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19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