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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여기에는 그림자도 없어 彼女の姿も見えないし ここには影もない
  Semi 매미

사이토 카즈요시(斉藤和義).
2013년 8월 현재 41장의 싱글, 15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한 관록의 뮤지션.
다음 달에 42번째 싱글 발매를 앞두고 있는 1966년생의 싱어송라이터다.

蝉(Semi, 매미).
1997년 12월 26일 발매된 6번째 스튜디오 앨범 Because 수록곡인데
여기서는 1999년 발매 2번째 라이브 엘범 Golden Delicious Hour에 포함된 트랙으로 골랐다.

사이토 카즈요시는 현재까지 20년의 음악 생활 중에 싱글과 정규 앨범 이외에도
6종의 베스트 앨범과 2장의 콘셉트 앨범 등을 발매했는데 이 곡은 베스트로 뽑아두지 않았으며
유튜브를 검색해봐도 아마추어가 커버한 영상만 있을 뿐 사이토 카즈요시의 음원으로 이 곡은 없다.
그러니까 사이토 카즈요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전곡을 빠짐없이 골고루 듣는 팬이 아니라면
蝉(Semi, 매미), 이 곡은 여기서 처음 들어보는 곡일지도 모르겠다.
Because
1997-12-26
Because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중가요에서 다루는 주제 중 실연(失戀)은 흔하디 흔한 것일텐데
매미 울음소리를 표현하는 하모니카 연주를 시작으로 하는 이 곡의 주제도 역시 실연이다.
사랑하던 남녀가 헤어지는데 어디 계절이 따로 있겠냐마는
실연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스산한 가을이나 추운 겨울을 연상하게 마련이고
그래서 그런지 많은 실연의 노래 속에서 그러한 계절 감각이 클리셰가 된 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사이토 카즈요시의 이 노래에서는
땀이 비오듯 하고 매미가 울어대는 폭염의 여름을 배경으로 사랑을 잃어버린 남자를 노래한다.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彼女の姿が見えないが)'
'그다지 개의치 않(別に気にも止めず)'는다고 쿨한 척하며 스스로를 위안하다가
밖에 나가려니 '모자를 눌러써야(帽子をかぶらなきゃ)'한다고 눈에 띌까 혼자 괜히 걱정하면서
그녀가(또는 그녀를 향한 마음이) 이젠 '그림자도 없(影もない)'다고 절망(또는 자위)한다.

살이 델 것 같은 염천의 계절을 배경으로 쿨(cool)할래야 쿨할 수 없는 실연의 아픔을
뜨겁다 못해 '녹아서 사라져(溶けて消える)' 버릴 듯한 심정을 토로하는 노래,
가을이나 겨울 같은 '실연의 상투적인 계절 감각'으로 노래하지 않아서 더욱 돋보이는 노래다.
Golden Delicious Hour
1999-06-02
Golden Delicious Hour


斉藤和義

今日も朝から蒸し暑く 寝汗をかいている
窓に張りついた蝉が鳴く 命もからがらに
彼女の姿が見えないが 別に気にも止めず
何かが飲みたいと思うけど それすら分からない

時計は電池がなくなって 夕べのあの時間
最後の煙草もなくなった 買いに出かけなくちゃ
外は相当暑そうだ 蝉は鳴き続ける
彼女の姿が見えないが 帽子をかぶらなきゃ

やっぱり外は蒸し暑く なおさら汗が出る
真っ黒な蟻は考える 冬に備えなくちゃ
きっかけなんてきっと些細な事 胸がざわついてくる
ジリジリ日差しは強くなる すべてを溶かす気だ

太陽が真上に昇ってる 影も溶けて消える
彼女の姿も見えないし ここには影もない

作詞・作曲: 斉藤和義
매미사이토 카즈요시

오늘도 아침부터 후텁지근하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어
창문에 달라붙은 매미가 운다 간신히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그다지 개의치 않고
무언가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조차 모르겠어

시계는 배터리가 다 닳았고 저녁 시간
마지막 담배도 떨어졌다 사러 나가야 하는데
밖은 상당히 더울 것 같다 매미는 계속 울어대네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모자를 눌러써야 하는데

역시 밖은 무덥고 더욱 땀이 난다
새까만 개미는 생각한다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고
시작은 어쩌면 분명 사소한 것 가슴이 술렁거려 온다
쨍쨍 햇살은 강해진다 모든 것을 녹이는 기운이다

태양이 한복판으로 올라가고 있다 그림자도 녹아서 사라진다
그녀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여기에는 그림자도 없어

작사·작곡: 사이토 카즈요시


보통은 8월 15일 광복절이 있는 주의 주말만 지나면 더위는 한풀 꺽이게 마련인데
올해는 어찌된 판인지 여전히 무덥고 한밤중에 매미들의 고성방가도 끊이질 않는다.
더위를 많이 타는 친구가 점심 때 전화로 "밤에는 이제 좀 견딜 만하더라"는 말도 하고
내 느낌에도 공기 중의 습한 기운은 제법 가신 듯해서 지난주보다는 덜 힘들지만
일기예보를 보면 다음 주말까지도 낮 최고 기온은 30도를 웃돌 거라고 한다.

절기로 꼽아보자면 다가오는 금요일이 처서(處暑)다. 어느새.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는 처서.
하지만 지금 같아서는 매미 울음소리가 여전할 듯 싶어서
처서가 되어도 과연 귀뚜라미가 올까 싶다.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3/08/20 18:41 | 듣기 | trackback (0) | reply (4)
  Tags : 斉藤和義, 사이토 카즈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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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 -  2013/08/27 14:35 comment | edit/delete
매미와 귀뚜라미가 함께 울었습니다.
하!

이제 매미들이 길바닥에 배를 뒤집고 죽어있는 걸 볼 수 있어요...
아침, 저녁 바람은 서늘서늘. 단 그늘진 곳에서.
공기의 냄새랄까. 확실히 달라졌어요.
처서 날부터 그랬어요! 흐흐.
         
Kei 2013/08/28 11:44 edit/delete
이 글 쓸 때만 해도 이 폭염은 언제 끝이 나나 싶었는데 이제 적어도 열대야는 사라졌네요.
어젯밤에 그냥 마루 바닥에서 그냥 잤는데 아침에는 서늘한 기운까지 느꼈어요.
지난 밤에 귀뚜라미 소리도 들었구요.
하지만 점심 때부터 오후의 더위는 여전한 듯해요. (저만 그런지도 모르지만)

오, 매미의 허물 흔적을 봤나 보군요.

(이 글은 사이토 카즈요시의 노래 이야기지만)
스핏츠 노래로 하자면, 아무리 덥다 덥다 해도 언젠가는 <鈴虫を飼う>의 계절이 오겠죠?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침으든 밤이든 더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던 제가
이런 말을 할 정도의 여유는 생긴 듯하니, 핫핫.

         
모운 2013/08/28 18:24 edit/delete
안타깝게도 허물이 아니오라 다 큰 매미가 제 소명을 다 하고 죽은 뒤. .흑...

         
Kei 2013/08/30 12:15 edit/delete
아하! 그렇군요.
여름이 지나가는 즈음에 길바닥에 가끔 볼 수 있는 '아닌 듯한' 매미의 느닷없는 사체. 어느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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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 明日、目の前に広がる海
  海を見に行こう Umi wo Mini Ikoh 바다를 보러 가자

이건 여름이 아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겪은 여름을 두고 보면 말이다.
더워야 여름이라고 한다지만 그것도 견딜 수 있는 정도를 말하는 거지 이번은 정말 아니다.
습하기까지 하니 도무지 견디기가 어렵고 하루 이틀도 아니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폭염에 마음까지 힘들어져서 볼일 보다가 누군가에게 일없이 짜증을 내기도 했다.

'에어컨의 파워 온/오프 권한은 엄마에게만'이란 우스개 소리는 우리집에서도 해당되는 것이라
에어컨이 있다 한들 그것은 도리어 '희망고문'이 될 뿐이고
폭염이라 봐준다 해도 하루종일 가동할 리 없으니 이런 날씨에는 갈급증만 나게 한다.

그래도 칠말팔초를 넘기면 그나마 견딜만 한 날씨가 될 줄 알았더니,
습한 분위기도 어느 정도 가시고 낮엔 또 몰라도 밤엔 선풍기만으로도 견딜만 할 줄 알았더니,
아니 도대체 날씨가 뭐 이래?


海を見に行こうスピッツ

明日 海を見に行こう
眠らないで二人で行こう
朝一番のバスで行こう
久しぶりに海へ行こう

降り注ぐ陽光
雨上がりのにおい想う
追い越した自転車の方
照れながら若葉の色

おかしくて 吹き出しそうな時のいたずらに
導かれ 僕らは行く 翼も無いのに

明日 海を見に行こう
眠らないで二人で行こう
朝一番のバスで行こう
久しぶりに海へ行こう

何もない? 何かある? この道の彼方に
フツウだけど 確かに僕の目の前に広がる

明日 海を見に行こう
眠らないで二人で行こう
朝一番のバスで行こう
久しぶりに海へ行こう

作詞・作曲 ∶ 草野正宗
바다를 보러 가자스핏츠

내일 바다를 보러 가자
자지 말고 둘이서 가자
아침 첫 버스로 가자
오래간만에 바다에 가자

내리쏟아지는 햇빛
비 갠 뒤의 향기 생각하네
앞질렀던 자전거 쪽
수줍은 그대로의 어린 잎의 빛깔

이상해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듯한 시간의 장난에
이끌려 우리는 가네 날개도 없는데도

내일 바다를 보러 가자
자지 말고 둘이서 가자
아침 첫 버스로 가자
오래간만에 바다에 가자

아무것도 없니? 무언가 있니? 이 길의 저편에
평범하지만 확실하게 내 눈앞에 펼쳐지네

내일 바다를 보러 가자
자지 말고 둘이서 가자
아침 첫 버스로 가자
오래간만에 바다에 가자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三日月ロック
2002-09-11
三日月ロック

그래. 내일은 바다를 보러 가는 거다.
수영복, 물안경, 모자, 수건 챙겨 들고 오랜만에 바다에 가는 거야.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海を見に行こう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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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gs : Spitz, クジヒロコ, スピッツ, 中山信彦, 山本拓夫, 나카야마 노부히코, 스핏츠, 야마모토 타쿠오, 쿠지 히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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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19 12:37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3/08/20 02:51 edit/delete
○○님께.
지리한 장마로 힘들었던 서울의 날씨에 비한다면
(그 장마도 이젠 지나가버렸지만) 말씀하신 그쪽의 분위기는 '좋았겠다' 싶습니다.

"자리가 없으면 기다려서라도 오고 싶어한다"는 말씀에
방금 모니터를 쳐다보며 혼자 "와~" 했답니다. ^^

포스트 본문에서 제가 에어컨 얘기를 잠시 했었지요.
○○님의 에어컨 이야기에는 그게 일과 관련됐든 어쨌든
지금 '와! 좋겠다'면서 마음 속으로 부러워하고 있구요. 하핫!

여름엔 항상 행복하다.
여름에는 언제나 사랑을 했다.

○○님의 이 두 문장은 지금 제게
마치 까뮈의 <결혼/여름> 쯤 되는 명문 에세이에 나오는 문장처럼 느껴질 정도로 울림이 큽니다.
저도 그러고 싶다, 아니 지금 그렇다,
그런 마음이고 싶어요.

언젠가는, 정말 언젠가는, 꼭 가겠습니다.
(꽤 오래 전부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언젠가는요, 꼭.)

늘 그렇지만, 고마운 쪽은 저랍니다.
더위는 바닷물에 뛰어드는 것으로 이겨나갑시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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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과 같은 눈썹 三日月の眉根
  三日月ロック その3 Mikazuki Rock Sono San 초승달 록 3

흔히 그렇듯 그들도 메이저 데뷰 앨범은 밴드 이름과 같은 셀프 타이틀이었지만
스핏츠(スピッツ)는 앨범을 발매할 때 그 앨범의 타이틀을 뭐라고 할지 나름 고심할 것이다.
지난 앨범들의 타이틀을 보면 해당 앨범의 수록 곡 중 하나와 같게 또는 비슷하게 하기도 한다.
5번째 앨범 空の飛び方(Sora no Tobikata, 하늘을 나는 방법) 경우가 그렇다.
또는 첫번째 B-SIDE 모음집 花鳥風月 (Kachofugetsu, 꽃 새 바람 달)처럼
해당 앨범을 듣는 이에게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콘셉트를 은유적으로 제시하기도 해서
그런 수사적 표현에서 비롯된 제각각의 해석이 가능하여 때로는 모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10번째 앨범인 三日月ロック(Mikazuki Rock, 초승달 록)의 경우가 거기에 해당한다.
이 앨범 타이틀은 은유적인 표현을 내세운 다른 앨범보다 더 의미 파악이 쉽지 않은데
그 이유는 이 단정적인 표현이 앨범의 음악적 경향을 선언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다.
좀 더 넓게 보자면 '스핏츠가 지향하는 음악은 이런 것이다' 일지도 모르니 더욱 그렇다.

그런데 펑크 록, 얼터너티브 록 등과 같이 우리 귀에 익은 록이 아니라 '초승달 록'이라니.
그렇다면 여기서 초승달은 무엇을 의미하며 또 초승달 록은 과연 어떤 록일까.
앨범을 샀을 때부터 그런 의문이 생겼으나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초승달, 초승달 록.
三日月ロック
2002-09-11
三日月ロック


'초승달(三日月)'이란 단어는 정작 이 앨범에 수록된 열세 곡의 노랫말 어디에도 나오지 않지만
스핏츠의 노래 대부분을 만드는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는 이 단어를 꽤 좋아하는지
이전에 발표된 노래 중에는 '초승달'이란 단어를 포함하여 만든 노랫말이 여럿 있다.

먼저 1993년의 4번째 앨범에 수록된 ドルフィン・ラヴ(Dolfin Love, 돌핀 러브).
朝もやに溶け出す 三日月追いかける
아침 안개에 녹기 시작하네 초승달 뒤쫓아가네

1995년의 11번째 싱글이자 메가 히트곡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
うす汚れてる ぎりぎりの三日月も僕を見てた
조금 더러워져 있다 사라질 듯한 초승달도 나를 보고 있었다

2002년에 발매된 26번째 싱글의 커플링 곡 SUGINAMI MELODY(스기나미 멜로디).
三日月に想いはせる
초승달에 생각을 달린다

그리고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2002년의 10번째 정규 앨범에 이르러서는
아예 '초승달 록'이라는 조어를 음악 장르의 한 갈래처럼 해서 앨범 타이틀로 사용하고
2004년 1월 21일 스핏츠는 28번째 싱글의 커플링 곡으로
三日月ロック その3(Mikazuki Rock Sono 3, 초승달 록 3)을 내놓는다.
すぐに暖めて 冷やされて 三日月 夜は続く
いつか跳ねたいな 二人して 三日月 夜は続く

바로 따뜻하게 하고 식혀지고 초승달 밤은 계속되네
언젠가 뛰어오르고 싶구나 둘이서 초승달 밤은 계속되네

초승달 록 그 3번째, 바로 이 곡이다.
Crispy!

ロビンソン

ハネモノ

スターゲイザー

● 노랫말, 열기


며칠 전 일본 고전문학을 전공하는 친구와 점심을 같이 하는 자리에서 책 네 권을 선물 받았다.
세 권은 소설 책, 나머지 한 권은 시집으로 일본의 고전문학인 만엽집(万葉集)의 일부를 번역한 것이었다.
일본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만엽집에는 총 4,500여 수의 시가가 수록되어 있는데
번역자는 그 중에서 주로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한 것만 70여 수를 고른 다음
그것들을 다시 만남·짝사랑·동침·기다림·파경이라는 사랑의 과정을 순서로 정해서 책을 꾸몄다.
그러니까 1,300여 년 전의 시가를 통해서 당시 일본인의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그 중에 눈길을 끄는 작품이 한 편 있어서 이 글에 인용하고자 한다.

권6. 993 오토모노사카노우에노 이라쓰메(大伴坂上郎女)

한국어역:
달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그 초승달과 같은
눈썹을 그저 긁고 목을 길게 하고 애타게 기다렸던
당신을 겨우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자가나혼합문:
月立ちて ただ三日月の 眉根掻き 日長く恋ひし 君に逢へるかも

원문:
月立而 直三日月之 眉根掻 氣長戀之 君尓相有鴨

 고대 일본에서는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눈썹을 밀고 그 대신 눈썹을 그리는 것도 유행했던 것 같다. 당시의 일본 여성은 가느다란 눈썹을 동경했던 것이다. 그래서 버드나무와 같은 가느다란 눈썹, 초승달과 같은 눈썹이라는 표현이 『만엽집』에도 보인다.
 이 작품의 작가인 오토모노사카노우에노 이라쓰메도 초승달과 같이 그린 눈썹을 하고 있었다. 즉, 이 노래에는 초승달이라면 눈썹, 눈썹을 긁으면 애인이 온다는 속신이 나타나 있다.

박상현의 『일본인의 사랑의 문화사···만엽집』 중에서.

일본인의 사랑의 문화사···만엽집
일본인의 사랑의 문화사
만엽집


어쩌다보니 제멋대로 거짓말도 하게 되고 또 그것을 들키고
그래서 숨어버렸다가 벚꽃이 피는 계절에나 다시 나타나고 싶고
이런 자신의 마음을 네가 알아줄런지 궁금하고
그러다보니 혹시 다음 번에 너를 만날 수 있을런지 걱정도 되고
그때 그때 모양새만 바뀔 뿐 널 생각할 때마다 두근거림은 늘 새로운데
너 덕분에 가슴이 따뜻해졌다가 또 너 때문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지기도 하고
그렇게 좋든 싫든 세월이 지나면 결국 잊어버릴 거라고 중얼거리다가도
당장은 너와 둘이 함께이고 싶은 마음에 그저 애타게 기다리기만 하는데
하지만 지금은 외로운 초승달의 밤만 계속된다고 노래하는,
스핏츠三日月ロック その3(Mikazuki Rock Sono San, 초승달 록 3).

그리고.

초승달이 모습을 드러내는 밤
그 초승달 같은 눈썹을 마치 빗질 하듯 문지르면
애타게 기다렸던 그대를 만날 수 있다는 소망을 노래하는,
1,300여 년 전 어느 가인이 노래한 기다림의 노래 한 편.





어떨지 모르겠다.
8세기 경의 시가 한 편과 21세기의 어느 대중음악 사이에 서로 정서가 맞닿아 있는 어떤 지점이 있다고 느낀다면
그리고 그 지점이 스핏츠의 '초승달 록', 그 의미를 미루어 추측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내가 심하게 '오버'하는 것일까?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ドルフィン・ラヴ, SUGINAMI MELODY, 三日月ロック その3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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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15 20:54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2)
  Tags : Spitz, スピッツ, 木村豊, 박상현, 스핏츠, 일본인의 사랑의 문화사 만엽집, 키무라 유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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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 -  2013/07/20 15:20 comment | edit/delete

어쩌다가 습관처럼, 즐겨찾기를 누르니까 신나는 스핏츠의 노래가 나옵니다. 한동안 노래가 나오지 않는 포스팅을 읽었는데. 제 컴퓨터 탓인지, 아니면 포스팅자체가 그렇게 된 것인지 확인조차 안할만큼 게을렀습니다.
더위를 먹은건지, 몸이 안좋아진건지 아침8시부터 일을 시작하고 나면 꼭 점심이 되서 지쳐 침대위로 돌진합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미칠듯한 더위앞에 멍... 하다보면 또 사람 북적거리는 저녁이 되지요. 어제는 카페에서 웬 손님이 한동안 조용히 앉아서 컴퓨터를 하다가 일어나더니, 미스터칠드런 노래를 좋아하냐면서 (우연하게도 제가 선곡해놓은 노래중에 그들의 노래가 있었어요. 엠넷정기이용권을 쓰는데, 카페때문에요. 그런데 거기엔 스핏츠가 없지요) 좋아한다니까 돌아가더군요. 그러더니 집에 갔다가 선물로 집에 있었던 미스터칠드런 씨디를 선물로 주고갔어요. 아이고. 그래서 힘이 난다고 해야 할까.

초승달 하니 생각나는데 어제, 탈각고라는 예술종합밴드가 게하에 방문해주었어요. 인도악기와 핸드..어쩌구 하는 정확히 이름모르지만, 솥뚜껑처럼 생겼는데 손가락으로 두드리니까 신기한 소리가 나더군요. 그런 음악을 연주해주었는데 마침 하늘을 보니 초승달이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맞아요. 떠다니고 있었어요. 이리저리 휘청휘청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ㅎㅎ 액션님의 포스팅을 보면
언제나 잊고 있었던 그리운 것들이 생각나요. 가령, 글쓰기라던가 독서라던가. 혼자 끄적이는 모든 것들.

오늘도 충분히 잘 힐링하다 갑니다 ^^
         
Kei 2013/07/22 21:32 edit/delete
mio님, 답글이 늦었습니다. 죄송!
비가 너무 오는군요. 그쪽 동네도 그런가요? (오늘은 세탁기까지 고장나는 통에...)

한동안 노래가 나오지 않는 포스팅을 읽으셨다는 말씀에 갸웃? 했습니다.
앨범 리스트, 싱글 리스트, DVD 리스트 등 인덱스 관련 포스팅을 제외하고는
노래가 나오지 않는 포스팅은 극히 드물거든요.

노래가 첨부되어 있어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이곳은 MS의 익스플로러에 최적화되어 있다보니
애플의 사파리로 억세스를 하거나 모바일로 억세스를 하면 노래가 나오지 않긴 합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보고 싶지만 제 능력 밖이라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컴퓨터로 하더라도 크롬을 열어서 들어오면 또 되지 않구요. 휴...
아무튼 그런 경우들이 아니라면, 즉 (매킨토시가 아닌 보통의) 컴퓨터로
거의 대부분의 사용자가 쓰는 MS의 익스플로러를 통해서 들어오면 노래가 나오는데요.
mio님이 노래를 못들으셨다니 아쉽습니다.
사실 제 글은 볼품없고 그저 노래에 기대어 있다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미스터칠드런을 선물해주신 그 손님, 정말 멋진 분이시군요.
제 주위에도 mio님과 비슷한 업을 하고 있는 녀석이 하나 있는데요.
서울 시내 한복판이라서 mio님의 경우처럼 그런 뭐랄까, 영화 같은 장면은 없을 것 같아요.

'게하'가 뭐지? 무슨 말이지? 했다가 검색을 해보고는 아하! 했습니다.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악기라니 뭔지 몰라도 핸드드럼의 일종인 듯 싶네요.

제 글이 슬쩍 mio님을 건드려서 잊고 있었던 것이 생각난다니, 기쁩니다.
어쭙잖은 글이 (비록 서울은 아닐지라도) 같은 시공간 안에 있는 어떤 분과 '공감'한다 싶어서요.

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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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웃는 얼굴은 리코리스 맛 その笑顔はリコリス味
  リコリス Licorice 리코리스

지난 5월 말 자전거 사러 같이 가자는 친구를 따라 나섰다가 나도 그만 덜컥 사버렸다.
평소에 타고 다니던 자전거가 있는데도 말이다.
다이아몬드 형 프레임의 화이트 색상과 바퀴의 림을 둘러싼 라임 그린의 조화가 예쁘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 자리에서 돈을 빌려주면서까지 부추기는 친구의 꼬드김이 결정타였다.
그래서 하이브리드 스타일의 새 자전거가 생겼다. 알톤 탑런 2013.
ALTON TOPRUN 2013

그리고 이틀 뒤 일요일에 그 친구와 둘이서 새 자전거를 타고 양평 쪽으로 달렸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근처까지는 몇차례 달린 적이 있지만
양평 군립 미술관을 지나 펼쳐지는 남한강 자전거도로을 달려보기는 그날이 처음이었는데
서울권역의 한강과 달리 일요일인데도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호젓함을 만끽하는 라이딩이었다.

새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 그리고 자전거에 빠져버린 친구의 새로운 면모를 바라보는 흐뭇함.
그것에 기분 좋아진 주말이었는데 새로운 주가 시작되자 정반대의 아쉬움이 밀려왔다.
새 자전거를 사느라 친구에게 빌린 돈을 갚아주고자 원래 있던 자전거를 팔려고 하니
4년 7개월 동안 함께 했던 20인치짜리 작은 바퀴의 자전거를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움.

쓰던 물건에 대한 애착.
언젠가부터 되도록이면 그런 마음을 내려놓자고 마음먹었고 또 그러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논객을 좋아하는 녀석에게는 그 논객의 초창기 저서 초판본을,
그리고 얼마 전 사랑과 평화 공연을 보러 간다길래 사랑과 평화 1, 2, 3집 LP 3장도 줬다.
만화를 즐기는 어느 친구에게는 만화책을, 회사 일에 몰두하는 또 다른 친구에게는 소설책을,
그것을 좋아할 만한 사람이라면 묵혀두느니 그들에게 주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애착'으로 말하자면 주로 책이나 CD, LP 등을 얘기하는 것이고
그저 '탈 것'으로만 여기던 자전거는 아예 애착의 고려 대상조차 아닌데··· 그렇지 않았나보다.
어쩌면 책이나 음반보다 더 감정이입이 된 물건이었던 것 같다.

··· 견뎌내기가 무척 힘든 일이 있으면 그리고 그것이 내가 어떡할 방법이 없는 일인 경우
그래서 정신적으로 힘들어 어찌할 바를 모를 때, 나는 육체를 혹사시킨다.
몸의 고통을 극대화시켜서 마음의 아픔 따위는 아예 가슴 속에서 지워질 수 밖에 없도록 하는 방법이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애당초의 고민이 사라지거나 해결이 되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그렇게 육체를 혹사시키고 나면 당초의 고민,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더 관조적이 된다고 할까.
어떤 면에서 보면 결국 패배적이거나 자포자기하는 태도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릴 들을 수도 있지만
어쩌랴, 어떡해도 이겨낼 수 없는 정신의 문제라면 완전히 망가지는 것보다는 나은 것일테니.
···

지난해 이맘때 쯤 여기에 썼던 어느 글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마음의 고민을 해소하는데 썼던 이 방법의 도구가 되어준 것이 바로 그 20인치짜리 작은 바퀴의 자전거였다.
한강, 탄천, 양재천, 안양천을 따라 과천, 안양까지 걸쳐 있는 이른바 '하트 코스'와
아라뱃길을 따라 영종대교가 코앞에 보이는 서해 바다까지의 왕복을 함께 했던 미니벨로 스프린터,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허벅지가 터질 듯한 페달링으로 그 당시의 어떤 고민들을 덮어버렸던 순간들이
체인 하나하나마다 촘촘히 새겨져 있을지도 모르는 연두색 메리다 로미오.


● 노랫말, 열기

혼자서 자전거를 타면 한강 자전거길로 들어선 다음 잠시 멈추고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사고 위험이 있으니 볼륨은 낮추고 또 때로는 한쪽 귀에만 꽂은 채 달린다.
페달을 힘껏 밟아 제법 가속을 붙이거나 내리막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다보면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가 커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작은 음악 소리를 덮어버리기 시작한다.
거기다 주위의 생활 소음까지 겹쳐지면 이어폰의 음악은 메인 멜로디 정도만 남는다.

자전거 탈 때 가지고 다니는 조그만 아이팟은 모드를 임의 재생으로 맞추어 두는데
요즘 들어서는 스핏츠(スピッツ)의 음악 전부를 넣고 다니면서 랜덤 플레이를 즐긴다.
스핏츠는 어떤 노래든 다 좋지만 자전거를 타고 달릴 떄 특히 더 좋은 노래들이 있다.
リコリス(Licorice, 리코리스) 같은 노래도 그런 노래들 중 하나다.
iPod classic

이를테면 이런 구간들에서 말이다.
한강의 동호대교 북단에서 구리 방향으로 중랑천 합류부까지 가는 자전거길에는 있는,
언뜻 보기에는 약간의 오르막 같지만 페달을 조금만 밟아줘도 가속이 제대로 붙는 구간.
또는 두물머리에서 남한강 줄기를 따라 달리다가 저멀리 이포보가 보이기 시작할 무렵
거기서부터 이포보에 다다를 때까지 누구나 허벅지에 힘을 주기 시작하는 직선 구간.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합류부 또는 그 옆 서울숲에서 잠시 쉴 생각이 있다든지
팔당역을 기점으로 달리기 시작해서 이포보 정도를 그날 라이딩의 반환점으로 정했다든지 한다면
그러한 체크 포인트를 앞두고는 저도 몰래 피치를 올리게 마련이다.

그 순간 때마침 스핏츠의 이 노래 후렴부가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온다면
그것은 일종의 주문(呪文, spell)으로 변하여 그 포인트에 도착할 때까지 머릿속에서 무한반복 된다.

触れ合うことからはじめる 輝く何かを追いかける
서로 만지는 것부터 시작하네 눈부시게 빛나는 무언가를 뒤쫓아가네

이 후렴부를 이루는 25개의 음절은 특이하게도 모두 같은 높이의 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런 식의 음 배열 덕분인지 자전거를 탈 때 들으면 나 자신에게 주문을 거는 느낌이 더 강하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지쳤겠지만 조금만 더 페달을 밟아봐!" 라고.
おるたな


새 자전거를 사고 나서 페이스북에서 자전거 이야기를 꺼냈더니
페이스북 친구 중 하나가 미니벨로 스프린터에 관심을 보이길래
굳이 인터넷에 중고 상품으로 올릴 필요없이 그에게 바로 넘기기로 했다.
그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그의 키에 맞춰 안장을 높게 세운 사진이 올라왔다.
낯설음과 아쉬움이 함께 다가왔다.

장만한 지 한달 남짓 되는 나의 새 자전거는 오늘 현재 누적 주행거리는 470km.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380km 정도 되니까 주행거리로 하면
어느새 고작 한달 만에 부산까지 갔다가 방향을 바꿔서 경주 쯤까지 달린 셈이다.

이제 내 손을 떠났지만 나는 메리다 로미오의 페달을 얼마나 밟았던 걸까.
주행 기록을 남겨두지 않아서 알 수는 없지만 아마 서울 부산 왕복을 몇 차례는 한 셈이겠지.
안녕, 메리다 로미오.
cateye strada RD300W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リコリス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3/06/26 22:01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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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 -  2013/06/27 13:31 comment | edit/delete
메리다 로미오! 내 것이었어야 했어!!!ㅋㅋㅋㅋㅋㅋㅋㅋ
리코리스 들으면 고향 생각이 나요. (서울 사람인데...?) 향수를 자극하는 거죠. 뭔가 그리운 느낌.

뭐 준다는 이야기 보니까 저는 아직 먼 거 같아요. 물욕에서 벗어나려면.
이번에 쓸 단편에는 재산 분배에 대한 게 나올 겁니다 내가 죽고나서 누구에게 돈 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누구에게 나눠줄 것인가를 문서로 남겨놓는 거죠.
소설에는 내 물건이 아닌 소설 주인공의 물건들이겠지요? 그럼 저는 무엇을 누구에게 남길까요.
spitz CD 누구 줄까요? ;ㅁ;
생각해보면 죽고나서 다 가져가지도 못할 건데...왜 버려지지 않는 거죠. 내 물건 욕심!
         
Kei 2013/06/27 15:20 edit/delete
메리다 로미오. 모운님이 먼저 '찍기'만 해두셨어도, 말이지요. 후훗.
다음에 다른 기회로 '메리다 줄리엣'을 득템하시기를. (실제로 있는 자전거입니다)

리코리스를 저는 이때까지 일종의 '허브'라고만 알았는데요.
이번에 그 맛의 '쫀드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또 예전에 그걸 먹어본 적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냈습니다.
이상야릇한 맛이었는데요, 이게 무슨 약 같은 느낌도 나서 "뭬야?"라고 하실 분도 있을 듯 한 맛.
색조차도 거의 검정색이어서 (우리가 보통 보는 쫀드기 중에는 검정색이 없잖아요) 뭐지? 싶어지죠.

물욕. 법정스님이 아닌 밖에야 거기서 벗어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겠지요.
(상대적인 것이라 딱히 금긋기가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과도한 물욕에서 벗어나자, 뭐 이거라도 해내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저는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취미라든지 그런 것 하나 정도는 사치를 부려도 된다"
'팬질'에 대한 비난, 비판 등에 대한 방패막이(?)로 써먹는 말인데요.
제 경우, 바로 그 '사치'에 해당하는 물욕이 사라진다면 (또는 줄어든다면)
물욕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얘기를, 모운님의 댓글 내용과 연결 짓는다면
스핏츠 인디 시절 앨범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것이 되겠죠? 후후훗.

새로 쓰는 단편, 그렇게 살짝 내비치시니 어떤 내용일지 스물스물 기대가 됩니다.
정진하십시오,

elais -  2013/06/28 08:13 comment | edit/delete
우왕!! 새로 장만하신 자전거도 이쁜데요?! 그러고보니 저도 5년전인가, 인생 최초로 자전거를 장만해서 스무살 넘어 처음 자전거를 배우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회사에서 아무리 힘들었어도 밤 11시에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들으면서 강변을 달리는 기분이 참 좋았는데요^^ 오랜만에 묵혀둔 자전거를 꺼내야겠어요~(제것도 20인치, 하얀색 미니벨로라지요~) 케이님도,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멋진 추억 많이 만드시길!! :-)
         
Kei 2013/06/28 17:16 edit/delete
갸웃갸웃 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elais'라는 닉네임은 약간 낯이 설기도 하고 그런데 왠지 익숙하고 해서 말이죠.
잠깐 동안 (아니 제법 한참) 그랬다가, 지금 막 "아아, Elyu님이시다!" 했습니다. 그쵸? 맞죠?

정말, 너무너무, 엄청, 진짜 반갑습니다.
(오프라인으로 한번도 뵌 적 없고 오로지 인터넷으로만 이렇게 마주치는데도, 이 반가움이란!)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나요? ^^

자전거 타시는군요! 하얀색 20인치 미니벨로인가요?
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저는 이번에 20인치에서 26인치로 갈아탔지만
20인치 미니벨로 스프린터에 끌리는 마음은 여전하답니다.
막연한 말이지만,
한강의 자전거길에서 우리가 전혀 모르는 채로 스쳐 지나간 적이 여러 번 되는지도 모르겠네요.
왠지 성산대교 북단과 한강대교 북단 사이 어디쯤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보네요. :-)

mio -  2013/06/29 10:23 comment | edit/delete
오랜만에 포스팅! 어쩐지 너무 반가워서 이거. 근데 누구한테 말하더라도 이해못하겠고, 난감하네요 ^^

제가 사는 곳, 카페앞에는 자전거도로가 있습니다. 올레꾼들도 많이 지나다니지만, 자전거타고 다니는
사람도 많습니다. 제주남쪽에서 카페를 작게 운영하고 있는 친구는, 매주화요일만 되면 자전거를 타고 성산일출봉까지 달리지요. 그걸보면서도 전, 단 한 번도 내가 시도해본적은 없습니다. 체력이 안된다, 귀찮다, 힘들것 같다.. 라는 핑계로 말이지요. 오히려, 자전거를 타고 돌아온 그 친구는 카페오픈을 하고 더욱 열심히
일을 하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자전거 말고. 뭔가 다른 취미생활을 만들고자 노력중입니다
피아노, 젬배, 미싱, 그림.. 이 네가지중에서 고민중이지요 ㅎㅎ 아, 사람들은 제게 우습다고 합니다만 ㅎㅎ


액션님, 잘 지내시죠. 카페를 도와주던 친구가 결혼문제로 그만두게 되어 혼자 오픈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손님이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힘든 생활이네요 ㅎㅎ
그렇지만 다시 7월부터 으쌰으쌰 해보렵니다 ^^
         
Kei 2013/07/02 11:17 edit/delete
꼭 게으른 탓만은 아니지만 (이것참, 제가 변명부터 하려고 드네요)
어쩌다보니 그동안 마치 휴면상태로 들어간 것처럼 됐습니다.
그런데도 잊지 않고 와주시고 이야기를 나눠주시니 고맙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한데
그렇다고 또 딱히 어쩔 도리도 없고 그저 고맙고 또 고마울 따름입니다.

제가 아는 녀석 중 하나에게 몇 년 전에 제주도에 가서 자전거를 탔던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가보고 싶더군요. (성산일출봉을 자전거로 가보는 것도 멋진 경험일 듯 합니다)
그런 시도를 해본다는 것, 잘 되지 않는 이유는 말이죠.
저 같이 스포츠 쪽으로 젬병인 사람도 자전거를 즐겨 타는 걸 보면
체력이나 그런 문제보다는 '귀찮다'라는 것이 진짜 이유이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많은 일에서 그렇거든요, 헤헷)

젬베. 쉽게 억세스할 수 있는 악기긴 한데
누군가 옆에서 멜로디 악기를 연주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할 듯 싶어요.
타악기 만으로는 자칫 지루할 듯 싶어서 말이죠.
mio님 곁에는 그런 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후훗~ 바로 도전해보심이 어떨지?

'헬퍼'가 되던 친구 분이 그만두게 된 건 안타까운 소식이고
그 이유가 결혼이라면 또 한편 축하드릴 소식이네요.
힘내십시오!!

데미안 -  2013/06/29 17:23 comment | edit/delete
안녕하세요
몇년 전(헉!!!!!!!!!) 집안에서 우연히 접한 스피츠앨범과 인연이 닿아서
요샌 아주 좋아하는 밴드 중 다섯손가락에 들 정도로 즐겨듣고있어요
잘 계신지요? 오랜만에 올리신 글이 반갑고 또 기쁘네요.
보행자 조심하시고 자전거 즐겁게 타시길 바랍니다.
         
Kei 2013/07/02 11:25 edit/delete
데미안님, 오랜만이시네요! 반갑습니다.
몇 년 전에 우연히 접해서 지금까지 베스트로 꼽는 밴드, 스핏츠. ^^
앞으로 또 몇 년이 지나도 그럴 밴드일 겁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후훗ㅋ)

제가 오랜만에 올린 글이라는 걸 아시는 걸 보니
그렇게 제가 게으른 중에서 가끔 들려주신 듯하여 가슴 한켠이 짜안~해집니다.
고맙습니다.

언젠가 산울림의 김창완이 이런 말을 한 적 있어요.
날씨와 관련해서 자신은 매일을 자전거 탈 수 있는 날과 탈 수 없는 날로 구분한다고.
(방송국에 갈 때도 자전거를 타고 가기도 하는, 자전거 매니아 김창완다운 말이지요)

오늘부터 본격 장마인 것 같아요.
김창완과 같은 기준으로 하면, 자전거 탈 수 없는 날이 시작되는 거죠.

오늘 아침 조간신문, 이화여대의 최재천 교수가 쓴 어느 글에
오늘이 일년의 딱 한가운데라고 하더군요.
오늘 기준으로 지나간 날이 182일, 남은 날이 182일이라고.
데미안님.
지난 182일보다 조금 더 나은 182일이 내일부터 시작되기를 기대합니다.

피아 -  2013/07/04 01:31 comment | edit/delete
어릴 때 비하면 물욕은 많이 없어진 거 같아요.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어떤 대상에 대해 무조건적인 열정을 보이진 않는 거 같기도...
그거는 그거대로, 이거는 이거대로 좋더라구용~ ^^

전 7월부터 운동을 시작했어요.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ㅂ- 흐흐흐흐
         
Kei 2013/07/04 02:44 edit/delete
나이를 먹으면서 물욕의 대상이 달라지기도 하지요.
어디 '물'묙 뿐이겠습니다만.
"어떤 대상에 대해 무조건적인 열정을 보이진 않는 거" 같다는 얘기,
그렇게 되고 난 다음에 그랬던 시절을 떠올리면 어떤가요?
그땐 철없었던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그 열정 하나 만큼은 다시 갖고 싶지 않나요?

제 생각엔, 피아님은 딱히 운동이 필요할 듯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후훗.
따라서, 흐흐흣, 좋은 결과가 금방 나타날 거라고 믿습니다.

해커 -  2013/07/14 22:47 comment | edit/delete
오랜만에 방문했습니다.
요즘 자전거 타시는군요.
저도 요즘 운동을 시작했는데 회사핑계로 자주 빼먹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리코리스' 참 좋습니다. 자전거 탈 때도 기분 좋아질것 같네요.
장마철에는 빗길 조심하십시오!
         
Kei 2013/07/15 17:46 edit/delete
그러게요, 오랜만이시네요. 해커님. 잘 지내시죠?
말씀하신대로 요즘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또 '당장의 요즘'에는 못타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장마철이라서요.

'리코리스' 좋다고 하시니까, 문득 엉뚱한 생각이 들었어요.
포스팅한 글에서 제가 노래 '리코리스' 말고 먹거리 '리코리스'를 언급했잖아요.
제가 실은 '구미'라고 부르는 군것질 거리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해커님께서 리코리스를 좋다고 하시니까
"으잉?! 혹시 해커님도 나처럼 구미를 좋아라~하시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후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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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방법 空の飛び方
  空も飛べるはず Sora mo Toberuhazu 하늘도 날 수 있을 거야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어느덧 벚꽃이 지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아무튼 사월, 하면 벚꽃이다.
볼일 보러 다니는 중에 벚나무를 가로수로 해둔 길에서 설핏설핏 보기는 하지만
제대로 벚꽃을 즐기려고 한다면 작정하고 어디론가 가야 한다.
여의도의 윤중로, 능동 어린이대공원, 아차산 워커힐길 그리고 현충원 등
서울 시내에서도 벚꽃을 즐길 만한 곳이 여럿 있기는 한데
겉으로는 아닌 척 해도 알게 모르게 쌓인 스트레스도 풀 겸 해서
수도권을 벗어나서 조금 멀리 나가기로 했다.


4월 20일, 그러니까 4월도 벌써 하순으로 접어드는데 문경에는 오전 내내 눈이 내렸다.
'일본 눈 벚꽃'을 키워드로 해서 나오는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는데
늦은 봄에 내리는 함박눈 속의 벚꽃을 직접 볼 줄은 서울을 떠나기 전에 상상도 못했다.
비록 함박눈은 점심 때가 오기 전에 보슬비로 바뀌기는 했지만.

경상북도 문경의 불정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서는 길.
흐드러지게 만개한 벚꽃.
차에서 잠시 내리니 때마침 오가는 사람 하나 없어 풍경을 독차지한 기분.


휴양림 초입의 흐드러진 벚꽃 길을 지나 불정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서니, 짚라인 문경.
짚라인(zipline)은 높낮이가 서로 다른 지주대 사이에 연결된 와이어에 건 작은 트롤리에 의지해서
빠른 속도로 허공을 날아서 건너편으로 이동하는 레저 스포츠인데
문경의 짚라인은 모두 9개 코스로 가장 긴 코스는 무려 360미터나 된다고 했다.
ZIPLINE KOREA

장비를 착용한 다음 두 명의 가이드와 함께 안개가 자욱한 불정산의 좁다란 임도를 차를 타고 올라갔다.
드디어 1코스.
가이드의 간략한 설명을 듣고 또 다른 가이드가 선행하여 활공하는 모습을 보고는 데크에 올라섰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천천히 걸어나가던 데크에서 두 발이 뜨는가 싶더니 순간,
나는 이미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렇게 이어지는 다음 코스들, 모두 합쳐 직선 거리 1,353미터의 하늘을 날았다.
허공을 날고 있는 내 몸 아래 그리고 옆에는
이제 막 색채를 드러내는 초록.
그 사이사이 아이스핑크 색깔의 벚꽃들.
그리고 드문드문 쌓인 늦봄의 눈.

空も飛べるはず(Sora mo Toberuhazu, 하늘도 날 수 있을 거야).
내가 좋아하는 일본의 록 밴드 스핏츠(スピッツ)의 노래 제목, 그런 기분.


● 노랫말 그리고 덧붙임, 열기


空も飛べるはず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3/04/24 17:28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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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py! -  2013/04/26 13:17 comment | edit/delete
하늘도 날 수 있을것 같은 기분, 만끽하고 오셨나봐요~
4월 하순에 눈이라니, 강원도등으로 군대갔다 온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같아요.
추운 날씨(?)었지만 즐거운 여행 되신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이 노래, 이 버전은 요즘 저희 꼬마의 자장가랍니다.
얼마전까진 코부쿠로의 츠보미 「コブクロ 蕾」가 자장가였는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겼는지, 갑자기 이 노래를 신청하더라구요.
약 3년간의 같은 노래에서 드디어 탈출을 했답니다.
약간 오타쿠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절 닮아서...
이 곡은 이제 몇년간 자장가로 쓰일지, 저도 궁금해지네요. ㅋㅋㅋ

싱글버전과 앨범버전은 음향효과?? 에코??리버브?? 가 조금 다른것 같은 느낌...
아닌가?? ^^;;
그거 빼고는 어디가 다른지 정말 잘 모르겠어요.

일본은 이제 황금연휴가 시작되려고 합니다.
이번엔 연휴가 징검다리같이 있어서 그냥그냥 지나갈 것 같아요.
Kei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Kei 2013/04/29 02:27 edit/delete
Crispy!님, 어쩌다보니 그만, 답글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약간은 '급달리기'로 다녀온 문경이었는데 4월 하순 접어들면서 눈을 볼 줄은 정말.

우왁ㅋ 요즘 꼬맹이의 자장가가 바로 이 노래라구요? 아유~ 귀엽귀엽!!
막연한 상상이지만 Crispy!님께서 불러주시는 자장가는 스핏츠 오리지널이라기 보다는
음음음, 이런 느낌 같아요. (아래 링크에서의 느낌!)
http://youtu.be/0NnFvJDdFrE

그쪽 식으로 얘기하면 '골든 위크'의 시작인가요?
저는 오늘 중앙선 팔당역과 신원역 사이의 자전거도로를 달렸습니다.
최근에 자전거를 마련한 친구와 만나서 둘이서 봄바람을 맞았답니다.
폐역인 능내역에서 같이 커피도 마시고 또 편의점에 가서 라면도 먹고 하면서요.
(오늘은 아마 코를 크게 골면서 잠들지도 모르겠어요 ㅋㅋ)

4월의 끝이자 5월의 시작인 한주가 시작될 참이군요.
Crispy!님도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Crispy! 2013/04/30 14:16 edit/delete
올해 골든 위크는 월요일 휴일에 화수목은 평일, 또 금토일월까지 휴일이랍니다.
갓 초등학교 입학한 아이한텐 꽤 좋은 간격의 휴일일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너무 오래 쉬다 가면 또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으니..
괜한 걱정일수도 있겠지만요.

휴일에 가족끼리 집에서 전차로 두정거장 떨어진 공원까지 자전거로 다녀왔답니다.
한사람은 사이클링을 즐길 수 있는 자전거라지만, 제 자전거는 아이를 뒤에 싣고 달리는 일명「ママチャリ」어서 좀 힘들었어요.
자전거도 무겁고 뒤에 한사람 태우고 있어서 힘들다고 핑계는 댔지만, 사실 운동부족이죠.
자전거 타는 분들 포함해서 꾸준히 운동 하시는 분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어머나...우클레레연주인가요?
부드럽고 예쁘네요~!!진짜 엄마 자장가같은....
전 그냥 CD틀어주는것 뿐인데...

Kei님께 좋은 이미지로 남고싶어서 꼭꼭 숨어서 지내야겠어용. ㅎㅎㅎㅎ

         
Kei 2013/04/30 16:01 edit/delete
친구들 중에는 골프와 낚시를 즐기는 친구가 여럿 있는데, 저는 여러가지 형편 상 자전거가 좋더라구요.
언젠가 친구가 소설가 김훈의 강의에서 비슷한 말을 들은 적 있다던데 (정확히 이런 표현은 아니지만)
'자신의 동력만으로 달린다는게 얼마나 짜릿한지' 이건 자전거를 즐겨본 사람은 알 수 있는 것이지요.

ママチャリ
사전을 찾아보니 사전에도 등재된 속어군요.
ママ는 알겠는데 チャリ는 뭐지 싶어서 뒤적뒤적.
일단은,
「ママチャリ」という俗称は、当初、婦人用ミニサイクルを指すものとして生まれ、やがてミニサイクルブームの終焉に伴って婦人用軽快車を指すものに移り、ついにはシティサイクル全体を指すものへと変化したという説がある。ただし、俗語であるので、その語源は定かではない。
위키피디아에서는 어원이 확실치 않은 걸로 나오길래 더 뒤적뒤적.

「痛チャリ」라는 표현도 있는 걸 보면 아무튼 チャリ가 '자전거' 관련은 틀림없는데 싶어서 또 뒤적뒤적.
계속 뒤적거리다가 「チャリンコ」라는 단어가 자전거를 뜻한다는 것까지 확인.

조금 더 뒤적뒤적 해보니, 「チャリンコ」에 대하여 이런 문건이 있더군요.
自転車のこと。口語表現。関東地方の方言。
語源は諸説あるが、韓国語説、『子供のすり』の隠語説、自転車のベルの音から来た説がある。
으잉? 어원이 한국어라는 설도 있다??
제가 보기에는 자전거의 벨소리에서 비롯되었다는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은데
아무튼 그 어원이 한국어라는 설이 있다는 것이 흥미롭더군요,

이런이런, 또 제가 옆길로 새도 한참 새는 답글을 쓰고 있군요. (도무지 고쳐지지 않는...)
더 이상 뒤적거리지 말고, 스핏츠 또는 자장가 쪽으로 얘기를 돌려야겠습니다. 후훗~

Crispy!님이 직접 불러주는 空も飛べるはず자장가라고 한다면 이런 것일지도 모르지요.
아야카가 커버한 것인데요.
템포를 느리게 하고 드러밍 대신에 약간의 퍼커션으로 리듬과 효과를 넣어주는 겁니다.
http://youtu.be/ADOZ-qH_uBw

+
이거 왜 이러십니까?! 프하핫. 저야말로 꼭꼭 숨어야 할 판입니다.

aros -  2013/04/27 17:23 comment | edit/delete
케이님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허공을 가르실 때의 그 바람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정말 멋진 체험을 하고 오셨군요. ^^

"하늘도 날 수 있을 거야"라는 제목만 보면 뭐랄까, 만화 같고 조금은 순진한 느낌도 느껴지지만
자세히 가사를 들여다보면 그렇지가 않아서.. 역시 스핏츠의 노래는 조금 묘하다고 할까요?
이 노래의 제목에는, 제 본명^^을 대입해서 "나도 날 수 있을 거야" 하고 해석해보기도 한답니다.

이번 겨울은 너무나 길어서 참 힘이 들었어요.
5월에는 조금 더 봄다운 봄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답니다.
         
Kei 2013/04/29 02:33 edit/delete
기회가 된다면, aros님도 한번 짚라인 문경을 즐겨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마치 군인들의 유격훈련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만 초등학생도 즐길 수 있는 것이라서 무섭지 않습니다.
제가 갔던 날도 오전에 초등학생 단체 400여명이 짚라인을 휩쓸고(!) 갔다고 하더군요.

테마파크의 롤러코스터, 바이킹 등 짜릿짜릿한 놀이기구들,
그런 것들은 줄서서 기다리는 시간에 비해서 즐기는 시간은 그야말로 순식간이잖아요?
하지만 짚라인은 코스도 9코스나 되고(문경의 짚라인이 가장 많은 코스라더군요)
코스 별로 즐기는 시간도 제법 되어서 (가이드들이 적당한 우스개로 긴장도 풀어주고요)
장비를 착용한 후 다 즐기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한시간반에서 두시간?
그러니까 요즘 말로 '가성비'를 따지면 롤러코스터 같은 것보다 훨씬 가성비가 높더라구요.

그리고 <하늘도 날 수 있을 거야>

切り札にしてた見えすいた嘘は 満月の夜にやぶいた
はかなく揺れる 髪のにおいで 深い眠りから覚めて
비장의 카드로 여겼었던 속이 들여다보였던 거짓말은 보름달이 뜬 밤에 찢었었다
덧없이 흔들리는 머리칼의 냄새로 깊은 잠으로부터 깨어나고

aros님도 이미 알고 있으시겠지요.
일본에서는 이 노래가 (중)고교의 졸업 시즌송으로 자주 쓰인다는 것을 말입니다.
노랫말의 주요 부분들이,
(특히 청소년들의) 한 시기의 마침과 새로운 시기의 시작에 딱 맞기도 해서 일텐데
위에 인용한 부분을 보고 있노라면,
이 노래를 단순한 격려, 기대감 등으로만 해석헤서는 마사무네가 말하고자 하는 어떤 것을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뭐랄까요, 상당히 심오한(?)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http://youtu.be/rFiO41x2jZA
일본의 어느 음악회에서 초등학생들이 이 노래를 부르는 영상입니다.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切り札にしてた見えすいた嘘は 満月の夜にやぶいた
はかなく揺れる 髪のにおいで 深い眠りから覚めて
이 아이들이, 이 노랫말의 의미를 '나름대로' 해석한 후 고개를 끄덕였을까?
마사무네가 전해주고자 하는, 어떤 심오한 무언가를 느꼇을까? 하는 생각요. 후훗.
(아, 이것은 그저 Kei의 잡스러운 생각일 뿐이고, 영상은 참으로 소박한 아름다움을 줍니다)

곧 5월.
aros님에게는 봄다운 봄을 줄테고 더위를 타는 제게는 아마 곧바로 초여름을 안길 듯 싶습니다.

 -  2013/04/30 11:35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3/04/30 14:06 edit/delete
반가워라, ○○님.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문경 말고도 여러 군데 있다고 하는데 ○○님도 짚라인을 처음 들어보신 것처럼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진 않나봐요.
기회되면 한번 가보시길 '강추'합니다.
서울에서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다보니 가려면 아무래도 작정하고 가야 하는데
근처에 볼거리가 많더라구요. 특히나 문경새재, 이번에 처음 가봤는데 다음에 꼭 한번 더 갈까 해요.
일정 상 문경새재의 끝까지 가보진 못하고 몇관문이더라? 아무튼 중간에서 돌아왔는데요.
풍경도 기막히고 맨발로 걸어도 될 만큼 길도 좋아요.
꼭 한번 가서 즐기시길 바랍니다. 짚라인이라는 '액티브'와 문경새재라는 '힐링'을 함께 말입니다.

色褪せながら ひび割れながら 輝くすべを求めて
빛이 바래면서 금이 가면서 눈부시게 빛나는 방법을 구하고

夢を濡らした涙
꿈을 적시었던 눈물

隠したナイフ
숨긴 나이프

ゴミできらめく世界
쓰레기로 번쩍거리는 세계

○○님께서 언급하신, 마사무네의 주옥 같은 노랫말에 제가 굳이 주절주절 토를 달 필요는 아예 없겠죠? ^^

그리고 벚꽃 구경.
많은 사람들이 복잡한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여의도의 윤중로로 나서긴 합니다만
그냥 거기가 유명하다니까 벚꽃이라고 하면 거긴가 싶어서 가는 사람들도 꽤 많을 겁니다.

전 굳이 택하라면 여의도보다는 능동의 어린이대공원입니다.
여의도 가보셔서 알겠지만 인파도 인파지만 무질서한 노점상들도 꽃구경 기분을 사그라들게 만들죠.
꽃구경 가면 시간상 출출해져서 뭐라도 먹게 마련인데 아스팔트 길바닥에서 대충 먹는 모습도 별로구요.
거기에 비하면 능동의 어린이대공원은 벛나무 말고도 다른 수종의 초록도 만끽할 수 있지요.
앞서 말한 '아스팔트 위에서 대충 먹기'도 피하고 잔디밭에서 싸가지고 온 김밥을 먹을 수 있구요.

또 능동의 어린이대공원보다는 아차산쪽 워커힐 벛꽃을 권하고 싶어요.
평소에 워커힐에 갈 일이 전혀 없더라도 벚꽃철에는 '나도 워커힐에 한번 가보자!' 할 만합니다.
호텔 구내에 들어서면서 벚꽃이 장난 아닌데 벚꽃 시즌에는 호텔에서 야외에 먹거리 부스도 만들어 둡니다.
저도 ○○님처럼 북적거리는 것을 싫어하는데요.
그런 점에서도 여의도보다는 어린이대공원, 또 어린이대공원보다는 워커힐입니다.
(올해는 이미 지나갔으니 내년 벛꽂 시즌에 참고하시길, 후훗~)

계절적으로 봄은 딱히 제가 '좋아하는 계절'이라고 하진 않습니다만
봄에, 나무들이 초록을 드러내기 직전 그러니까 '연두색'의 새순이 솟아날 때의 그 색감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 색감을 느낄 수 있을 때 ○○님처럼 '그저 예쁜 정도가 아니라 신기하고 감동적'이지요.

어느덧 4월도 오늘로 끝, 내일은 5월 1일이네요.
바로 여름이 될 것 같아요.
저는더위를 엄청 타는데, 그래도 전 여름이 좋아요. ^^

리한 -  2013/05/05 15:07 comment | edit/delete
우연히 나이프라고 검색해서 링크타고 들어왔는데, 정말 글 잘 쓰시는 것 같아요ㅎ
역시 스피츠하면 봄이고 봄하면 스피츠 노래가 생각나네요ㅎ 제가 스핏츠 처음 알게 된 곡도 이곡이 처음이에요ㅎ 제 나이 또래들은 스핏츠를 잘 모르지만 정말 스핏츠 노래는 남녀노소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들이 많은 것 같아요ㅎ 이번에 곧 나올 신곡 사라사라도 스핏츠스러운 따스한 곡이던걸요!ㅎ
처음 방문한 블로그지만 이글 저글 잘 읽고 가겠습니다! 갱신되면 또 읽으러 오겠습니다ㅎ
         
Kei 2013/05/06 00:14 edit/delete
리한님. 반갑습니다. <나이프>를 검색해서 들어오셨다구요?
스핏츠를 좋아하신다니, 분명 스핏츠의 명곡 <나이프>를 겨냥해서 검색하셨을 듯 싶네요.
게다가 마침 들어오신 지금의 포스팅이 또 리한님께서 처음 접한 스핏츠 넘버 <空も飛べるはず>.
이렇게 마주치게 된 리한님과의 첫 인연,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신곡 <さらさら>도 무척 좋더라구요. 말씀하신대로 '스핏츠스러운 따스한 곡'이죠.
앞으로도 자주 들려주시고 (욕심을 내자면, 갱신되기 전이라도! 후훗~)
스핏츠 이야기 또 리한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글 잘 쓴다니, 부끄럽습니다. 스핏츠에 관한 글을 더 기대한다는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esperanza -  2013/05/14 15:31 comment | edit/delete
94년 싱글버젼이군요..
저는 이 버젼을 들으니 마치 좁은 지하 공연장에 있는 느낌인데요...
마사무네님 목소리도 조금 덜 트인것 같고 공간도 폐쇄된 좁은 공간에서 부르는 것처럼 들리는데요..
물론 녹음실이 좁고 폐쇄 된 공간이겠지만...
제가 들은 다른 버젼하고는 좀 다른듯요^^

94년에 이렇게 노래 하셨구나...싶은게...
갑자기 존대어가 튀어나오네요...

가슴이 찡하네요...
君と出会った奇跡が この胸にあふれてる


         
Kei 2013/05/15 00:50 edit/delete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는데요. 싱글 버전, 앨범 버전 말고 '레어' 버전이 하나 더 있습니다.
2006년에 싱글 컬렉션 앨범이 나왔을 때 초회한정으로 노랫말이 다른 버전이 나왔거든요.
<めざめ>라는 제목으로요. 언제 기회가 되면 그 버전을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그것 말고도 정말 '레어'한 버전도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空も飛べるはず Twilight mix 버전이라는 것이 그것인데요.
1994년 9월 26일에 나온, 비매품 한정음반으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혹시... esperanza님께서 그 버전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시다면, 부디 그 감상을 전해주시기를!

삶은여행 -  2013/06/04 22:09 comment | edit/delete
이 포스팅과 링크된 2008년의 포스팅을 왔다갔다하며 들어보는데
둔한 저로서는 잘 모르겠어요'_' 기분상 이 시기의 목소리가 더 오돌토돌 기분 좋게 거친듯도 하고요.ㅎ

안녕하세요 케이님 잘 지내셨지요?:-)
휴대폰으로 둘러보다가 역시, 이곳은 사운드와 함께하지 않으면 안되겠다..싶어
얼른 노트북을 켰습니다

오늘은 유독 밤날씨도 좋고 스핏츠 생각도 많이 나는 날이었는데 그럴때면 생각이 나요 이곳이:-)
꼭 방과 후 사람없는 도서관에서 좋아하는 책 읽는 기분.
그러고 나면 스핏츠에 대한 벅찬 애정이 해소되는 느낌!

이 곡은 참 신기하다 싶은 게,
그렇게 유명한 곡인데도 들을 때마다 두근두근,해요!
그러니까, 야밤에 이 노래 들어 큰일이에요 기분 좋아져서!




         
Kei 2013/06/05 00:15 edit/delete
삶은여행님, 급급급! 더워진 날씨 속에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들어보시니까 비슷하죠?
바로 앞 댓글의 답글에 언급한 그 '레어' 버전은 노랫말까지 다르지만
말씀하신대로 싱글 버전과 앨범 버전은 그다지 차이가 없습니다.
(정말 언제 한번 그 레어 버전을 BGM으로 해서 새로운 포스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부터 모바일이 대세가 되어버려서, 난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곳을 들려주시는 분들은 딱히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윈도우 XP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기준으로 해서
글의 행 가름이라든지 문단 별로 함께 하는 이미지라든지
그런 것들의 좌우 비율까지 고려해서 HTML 에디팅을 해오고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윈도우 7 이상의 운영체제를 쓰고 있고
(이 부분은 그나마 괜찮습니다. 폰트 지정 같은 것이 먹히지 않는 정도일 뿐이니까요)
인터넷 탐색기로 흔히들 쓰는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니라
애플의 사파리와 같은 인터넷 탐색기를 쓰는 분들에게는 사운드가 나오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으로 보시는 분들은 그나마
앞서 언급한 글의 모양새는 제가 원하는대로 대충 보여지는데
모바일의 경우 그것마저도 다 뭉개져 버려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엄청 되더군요.
주위에 물어볼 수 있는 컴퓨터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
~ 사운드 문제, 이거 어떻게 해결하나?
~ 모바일 접속 시 화면에 뿌려지는 모습이 달라지는 걸 어떻게 하나?
그런데 대답은,
"현재 상태의 틀을 유지하면서 사운드라든지 그런 문제들를 모두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다행스럽게도 삶은여행님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굳이, 힘들게, 노트북을 펴서 접속해주시니
그저 고맙고 또 고마울 따름입니다.

요즘같은 밤날씨에 이곳을 들려주시는 삶은여행님의 마음씨는
고마움을 넘어 저를 몸둘 바 모르게 만드실 정도로 황송할 따름이구요.

삶은여행님과 같은 분과, 같은 시공간 아래에서 스핏츠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 역시
제게는 참 고마운 일입니다.

해쌀 -  2014/06/10 13:15 comment | edit/delete
정말 좋은 글이네요.
특히 우측의 사진들이 마음에 들어요.
그 중에서 우비를 뒤집어쓴 여인 말이죠.!!!!!ㅋㅋㅋㅋ

         
Kei 2014/06/13 12:42 edit/delete
해쌀님. 반갑습니다.
덕분에 글을 다시 봤습니다.
가로 120pixel의 작은 사진에서 그것도 헬멧과 우비에 가려져 있는 모습인데 성별을 구분하시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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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스핏츠 四月のスピッツ
  恋のはじまり Koi no Hajimari 사랑의 시작

사월이다. 봄이다.
흔히 삼월부터 봄이라고들 하지만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겨울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사월이다.
벚꽃 소식도 사월이 되어야 들리니 완연한 봄은 사월이다. 적어도 서울에서는 그렇다.
개나리와 산수유에 이어 벚꽃이 피고 만개한 벚꽃이 마치 눈처럼 흩뿌려 날리고 나면
어느새 한낮엔 겉옷이 거추장스러워져 곧바로 초여름인가 하면서 봄은 또 금방 지나가겠지만.

다음 달에는 스핏츠(スピッツ)의 새로운 음반, 38번째 싱글이 발매된다.
새 음반이 나올 때면 스핏츠의 음악을 처음 또는 직접 대했을 때의 몇몇 이미지가 떠오른다.
공동 구매로 샀던 앨범을 건네받던 부산의 어느 거리 풍경,
첫 내한공연을 보고나와서 감동을 애써 가라앉히던 대학로 어느 카페의 테이블.
卯月

그러다 문득 궁금해진다.
작년 이맘때의 스핏츠는 어땠을까? 재작년에는?
십 년 전 쯤의 사월에는? 아예 메이저 데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그래서 정리해봤다.
요약하자면 「스핏츠, 사월의 소사(小史)」 정도 되겠다.

메이저 데뷰하던 1991년부터 지난 해까지 이십여 년 동안 스물 몇 번의 사월.
정리하고보니 그 사월의 어느 날 중에는 지금까지 내가 갔던 여덟 번의 스핏츠 공연 중 몇몇도 있다.
2003년 4월 20일 부산 경성대학교 콘서트홀에서의 공연,
그리고 2005년 4월 8일과 10일 부산 동래문화회관, 건국대학교 새천년홀에서의 공연.
정말···, 추억이 새록새록이다.
あまったれ2005
あまったれ2005


● 스핏츠, 사월의 소사(小史), 열기


恋のはじまり(Koi no Hajimari, 사랑의 시작) 라이브 버전, 이 글에 첨부하는 노래로 골라봤다.
이 음원은 2011년 겨울에 발매된 DVD 초회 한정판의 보너스 DVD에 수록된 영상에서 추출된 것이다.
이 보너스 DVD는 2005년 11월 27일 토쿄(東京)의 제프 토쿄(Zepp Tokyo) 공연 영상을 담고 있는데
그해 전·후반으로 나눠서 치러진 투어 あまったれ2005(응석쟁이 2005) 후반 일정 중 하나다.

앞서 얘기한대로 「스핏츠, 사월의 소사(小史)」를 정리하던 중에 새록새록 떠오르던 공연의 추억.
2005년 4월에 갔던 공연, 부산 동래문화회관과 건국대학교 새천년홀 둘 다 이 노래가 연주되었다.
거기서 내가 들었던 노래가 비록 이 음원과 똑같지는 않지만
각각 일정만 다를 뿐 같은 해에 치러진 동일한 타이틀의 공연에서 연주되었기에 고른 것이다.
마침 사월, 완연한 봄이라는 이 즈음에 어울리기도 하고.


恋のはじまりスピッツ

思い出せないのは君だけ 君の声 目の感じ
思い出したいのは君だけ ぼやけた優しい光

それは恋のはじまり そして闇の終り
時が止まったりする
それは恋のはじまり おかしな生きもの
明日は晴れるだろう

新種の虫たちが鳴いてる マネできないリズム
遠くからやってきた夜風に 背中なでられてる

それは恋のはじまり そして闇の終り
花屋のぞいたりして
それは恋のはじまり おかしな生きもの
明日は晴れるだろう

浮かんでは消える 君のイメージが
俺を揺らす

それは恋のはじまり そして闇の終り
時が止まったりする
それは恋のはじまり おかしな生きもの
明日は晴れるだろう

作詞・作曲 : 草野正宗
사랑의 시작스핏츠

생각해낼 수 없는 것은 너뿐 너의 목소리 눈의 느낌
생각해내고 싶은 것은 너뿐 희미해진 부드러운 빛

그것은 사랑의 시작 그리고 어둠의 끝
시간이 멈추기도 하고 그러네
그것은 사랑의 시작 신비한 생명체
내일은 맑게 개이겠지

새로운 종류의 곤충들이 울고 있네 흉내낼 수 없는 리듬
멀리서부터 다가온 밤바람이 등을 어루만지고 있네

그것은 사랑의 시작 그리고 어둠의 끝
꽃집을 기웃거려 보기도 하고
그것은 사랑의 시작 신비한 생명체
내일은 맑게 개이겠지

떠오르고는 사라지는 너의 이미지가
나를 흔드네

그것은 사랑의 시작 그리고 어둠의 끝
시간이 멈추기도 하고 그러네
그것은 사랑의 시작 신비한 생명체
내일은 맑게 개이겠지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SPITZ とげまる 20102011

SPITZ とげまる 20102011
2011-12-21
とげまる 20102011
bonus DVD
track 06
恋のはじまり

스튜디오 버전의 恋のはじまり를 들을 수 있는, 또다른 myspitz story ··· 바로가기


恋のはじまり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3/04/05 03:17 | 스핏츠/DVD | trackback (0) | reply (15)
  Tags : Spitz, あまったれ2005, スピッツ, 스핏츠, 응석쟁이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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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 -  2013/04/07 21:35 comment | edit/delete

습관이 되서 그런가, josh라고썼다가 다시 지웠습니다 !
제주는 완연한 봄이지만, 바다바람이 예사롭지가 않아서 아직도 겨울분위기가 나고 있어요
강풍이 불어서, 키우는 강아지 집이 쓰러지는 일까지 벌어졌었지요. 그렇지만 오늘은 유채꽃 구경도 하고
나름 제주사는 티를 내봤습니다. 봄은 언제나 설레이면서도 부산스러운 계절이 아닌가싶어요
저에게는 여름. 오로지 여름만이. 그래서 카페에 자수를 넣은 광목천을 걸어놓을 까 하는데, 제목은 [여름은 언제나 행복할 것] 이지요 ㅎㅎ 언젠가 액션님이 액션님인줄도 모르겠지만, 카페에 들어와서 그 문구를 보고 피식, 웃어줄 날도 있을지모르겠어요! 산다는 건. 다름 아닌. 버티는 것. 그리고, 가슴충만하게. 싫은 계절도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그럼 오늘도. 무사히 하루 보내시길 !!! ^^
         
Kei 2013/04/09 11:54 edit/delete
안녕하세요 mio님. (벌써 저는 'mio'라는 닉네임이 익숙해진 듯해요)

완연한 봄이지만 겨울 분위기도 난다는 제주, 라고 하시니까
기상청이 몇년째 벚꽃 개화시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는 신문 기사가 떠오릅니다.
저는 5월부터 10월까지 차 안에서 에어컨을 틀 정도로 더위를 심하게 타는 편이지만
사게절 중에 좋은 계절은 꼽으라면 여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mio님의 [여름은 언제나 행복할 것]이라는 말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행복할 것'이라는 표현에서 뭐랄까요,
'그러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당위성 같은 것이 느껴져서 지금 '공감의 빙긋 미소'를 짓고 있답니다.
아! 만약 제가 제주에 간다면 그 공감의 미소가 빙긋 수준을 넘어서 함박 수준으로 나올 듯하네요.

제주. 카페. mio님.
이런 단어를 나란히 세우니까 제 머리 속에서 제가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이 이어지려고 합니다.
한산한 아니 고즈넉한 시간에 커피 한잔 하실 때 들어보세요.
들어보고 맘에 드시면 'bars'를 'cafe'로 바꿔서 한 번 더 들으셔도 되구요. (방긋)
캣 파워의 <Lived in Bars>라는 노래입니다.

뮤직비디오 http://youtu.be/MVGgGW1ZalY
오스틴 시티 리미츠 공연 영상 http://youtu.be/vG5kswhbUMk

We've lived in bars
And danced on tables
Hotels trains and ships that sail
We swim with sharks
And fly with aeroplanes in the air

Send in the trumpets
The marching wheelchairs
Open the blankets and give them some air
Swords and arches bones and cement
The light and the dark of the innocent of men

We know your house so very well
And we will wake you once we've walked up
All your stairs

There's nothing like living in a bottle
And nothing like ending it all for the world
We're so glad you will come back
Every living lion will lay in your lap
The kid has a homecoming the champion the horse
Who's gonna play drums guitar or organ with chorus
As far as we've walked from both ends of sand
Never have we caught a glimpse of this man

We know your house so very well
And we will bust down your door if you're not there

We've lived in bars
And danced on tables
Hotels trains and ships that sail
We swim with sharks
And fly with aeroplanes out of here
Out of here

Crispy! -  2013/04/10 21:18 comment | edit/delete
안녕하세요 Kei님!
어느덧 4월이네요.
이번주에 저희 꼬마가 초등학교에 입학 했답니다. ㅎㅎ
너무 빨리 벗꽃이 피어서 입학식땐 남아있질 않았었어요.

4월달만 정리해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군요. 스핏츠..
진짜 꾸준히 활동 하고 있구나, 새삼 생각하게 되네요.
꾸준히 음악활동 해 줘서 정말 고맙고, 계속 계속 이렇게 활동 해 주면 좋겠어요.
더불어 Kei님의 스핏츠 사랑도 다시한번 느낍니다. 짝짝짝~~

그러고 보니 소위 스핏츠 3대 명곡이라고 불리는 세곡이 다 4월 발매군요!
몰랐습니다.ㅎㅎㅎ

당분간 새로운 생활에 적응을 잘 해야하는 나날이 이어질 듯 합니다.
아이도 그렇지만 엄마가 더...^^
2013년 4월... 올 봄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 될 봄이 될 것 같아요.
         
Kei 2013/04/12 13:11 edit/delete
그래요, 어느덧 4월입니다, Crispy!님.
날씨가 4월에 눈도 잠깐 보일 만큼 날씨는 널 뛰는 처녀 치마자락처럼 펄럭이지만요.

일본은 4월부터 학기가 시작하니, 3월부터 봄을 헤아리는 우리나라보다 4월이 더 '봄봄봄!'일 듯 하네요.
꼬마녀석이 초등학교 입학이라니. 세월은 광속이라는 걸 느끼시겠군요.

한편 (Crispy!님의 꼬마보다 더 어린 녀석을 키우는 친구들에게)
몇 년 전에는 "부모 마음이 어떤 건지 니들은 아직 모르지?" 라고 하셨던 Crispy!님께서 이제는
"니들, 학부모 심정이 어떤 건지 알기나 해?" 라고 뻐겨도(?) 되는 위치에 오르셨다는! ^^

Crispy!님의 댓글을 읽으면서 저도 '어? 그런가?' 해서 다시 살펴봤습니다.

4/05 ロビンソン
4/10 チェリー
4/18 ルキンフォー
4/20 春の歌/テクテク
4/23 夢じゃない
4/25 空も飛べるはず
4/26 ホタル
4/28 流れ星

정말 그렇군요! 「ロビンソン」「チェリー」「空も飛べるはず」
스핏츠 멤버들에게 4월은 대박 싱글이 터지는 달이었군요.

2013년 4월, 벌써 상순은 지나고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만
Crispy!님께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둥실푹신(ふわふわ)하게 생기는 4월이기를 바랍니다!!!

esperanza -  2013/05/09 23:48 comment | edit/delete
아.....
라이브에서는
유쿠리 유타리~~ 버젼이군요.
좋다요.

지난주 (5월3일?) 인터넷으로 엠스테 틀어 놓고 다른 일하다가
스핏츠 등장에 깜짝 놀랐죠.
웬일이지? 신곡인가?
아..신곡 발표다~~~

마사무네님이 the blue hearts 의 ひとにやさしく를 봄의 응원가? 로 꼽았어요.
당시 스핏츠도 " 좃또 펑크뽀이"의 밴드였는데...브루하트를 보고 포크기타를 도입했다고 하던데..
으흐...

스핏츠에 빠진지 얼마 되지 않은 저로서는 살짝 상큼한 충격

신곡 さらさら
즐거운 리듬

프로그램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는 그들.
우리 나라의 음악 프로와는 정말 다르죠?

힘들겠군 마사무네님...생각했지요.

마지막 멘트가 조금 슬펐어요.
"즐거웠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군요. 두 시간 동안 어떨까 생각했는데..
저 40대 거든요..."

아...세월은 흐르는구나...ㅜ

스핏츠와 함께 나이들어서
다행이다. 휴~
         
Kei 2013/05/10 11:15 edit/delete
엠스테에서 신곡을 들으셨군요!
저는 영상 쪽으로는 젬병이라서 esperanza님처럼 영상을 챙겨보시는 분들이 부러워요.

아하! 마사무네에게는 <ひとにやさしく> 이 노래가 봄의 응원가!
(혹시 이 답글을 읽으시는 다른 분들을 위해
블루 하츠의 '펑크' 분위기가 느껴지는 스테이지 액션을 보여주는 영상 하나, 일단 링크)
http://youtu.be/hhOMoTkYh9I
오랜만에 블루 하츠 CD 찾아서 꺼내봐야겠네요. ^^

스핏츠에 빠진지 얼마 되지 않다뇨, esperanza님.
평소 댓글에서의 내공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으신듯!

마지막에 "스핏츠와 함께 나이들어서 다행이다"는 esperanza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있답니다!

esperanza -  2013/05/10 12:59 comment | edit/delete
저...
사실은
첫 글 올렸을 즈음이
스핏츠에 빠진지 약 2주 정도? 된 시점이었을거예요..
2011년 9월이었죠?

楓, 砂漠の花 , うめぼし..그 세 곡에 폭 빠져 있었더랬죠.
그때 ビー玉 에 대한 저의 reading도 살짝 올렸구요.

물론 어떤이들이 느긋하게 설레는 마음으로 수 년에 걸쳐 들었을 곡들을
밤 낮 없이 한 달 넘도록 들었죠.
이후로도 어떤이들이 10년 넘도록 들었을 이야기와 음악을
매일 매일 찾아 들었던 겁니다^^
그러다가 Kei님의 글도 읽게 된거였어요.

예전에 어딘선가 듣고도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겠어요.
이상한것은 영화를 보고 오랜시간이 지나도 음악은 절대 잊지 않는 제가
그 영화에 삽입 된 스핏츠의 곡을 지나쳤다는것...ㅜ
안 그랬으면 훨씬 더 일찍 만났을텐데 말이죠...

君と出会えなかったら
モノクロの世界の中
迷いもがいてたんだろう
あたり前にとらわれて



         
Kei 2013/05/11 02:38 edit/delete
우와! 그러셨던 건가요? 스핏츠 입문 2주만이었다니.
<ビー玉>에 대한 esperanza님의 이야기,
그때 그냥 제 글을 빼고 esperanza님의 댓글을 넣어도 될 것 같다고 했지요.
스핏츠 내공이 장난 아니신 분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또 그게 스핏츠 입문 2주차였다니, 더욱 감탄할 뿐입니다.
그런 esperanza님을 마이스핏츠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제게는 기쁨입니다.

君と出会えなかったら
モノクロの世界の中
迷いもがいてたんだろう
『あたり前』にとらわれて
너와 만날 수 없었더라면
흑백의 세상 속
헤매며 발버둥치고 있었겠지
『당연함』 에 사로잡혀

砂漠の花 노랫말은, 스핏츠를 만난 esperanza님의 이야기가 되는군요. ^^

esperanza -  2013/05/16 21:56 comment | edit/delete
저도
Kei님의 글을 만나고
스핏츠를 공감하게 된 것...
기쁨입니다.^^.

-----------------------------------------

그런데 글을 올리려고 할 때마다 "귀하는 차단되었으므로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라고 뜨는데요....
결국 비밀글로 올리면 되고요. 다시 공개로 수정하면 되는데...
프로그램 문제일까요? 아니면 방화벽? 아니면 뭘까...

"귀하는 차단 되었다"라는 말에 가슴이 철렁 합니다.
생각해보니 "차단한다"는것 괴로운 일이라는거 알고는 있었지만
"차단 당하는 쪽"은 가슴이 철렁한다는것...



         
Kei 2013/05/15 00:59 edit/delete
불편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아울러서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시지 않으면, 제가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해서요)

컴퓨터에 관해서 그다지 아는 바가 없어서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이유를 모르겠군요.
esperanza님만의 현상인지 아니면 다른 분들도 그런 현상으로 당황해 하시는 분들이 있는지...
이것이 태터툴즈 프로그램의 문제라면, 그야말로 해답이 없을 것 같습니다.
태터툴즈는 없어져 버린지 오랜 블로그 툴이라서요.
방화벽이라든지 뭐 그런 쪽의 문제라 해도 제가 이 방면으로는 까막눈이라서 역시 난감합니다.
(더듬어보니, 과거에도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기술적으로 뭔 문제인지 몰라도, 제게는 너무나 고마운 방문객들에게
"귀하는 차단되었으므로"라고 하는 막말(!)을 던지는 셈이라서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혹시 시간이 되시면 한번 테스트 부탁드려도 될까요?
집에서 그리고 회사 또는 학교에서 또는 또다른 장소에서
그러니까 각각 사용하는 IP가 다른 곳에서 글쓰기를 한번 해주시면 어떨까 싶네요.

제가 부탁드리는 것이니, 딱히 내용이 없어도 됩니다.
"신촌의 PC방에 올 일이 있어서 여기서 접속해봤는데 여기도 같은 현상입니다"
"회사 컴퓨터에서는 안되더니, 집 컴퓨터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네요"
정도의 글만 남겨주셔도 원인 파악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제 가슴이 철렁~ 하고 있답니다.

         
Kei 2013/05/18 15:53 edit/delete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저는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가)
esperanza님처럼 '당했던 분'께서 얘기를 해주시는 바람에 알게 되었습니다.

한때 이상한 '봇(bot)'의 공격으로 각종 성인용광고댓글(또는 독해가 불가능한 이상한 댓글)이 넘쳤습니다.
하루에 100개를 넘나들게 붙는 통에 수작업으로 그걸 일일히 지워나가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었죠.
그래도 방법이 없어서 하나하나 지워나가다가 당시 컴퓨터에 능통한 지인이 어떻게 한방에 해결해줬습니다.
무슨 '필터링'인가 하는 걸로 해결해주었는데요.
esperanza님처럼 '당했던 분'들이 그 '필터링'에 걸렸던 모양이더군요.
그러니까 그 당시의 '필터링'이 엉뚱하게(?) 과도해서 일어난 일 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알게 된 경우, esperanza님과 같은 경우는 그것도 아닌 듯 싶어요.
비밀글로 등록할 때는 괜찮다고 하시니, 필터링과 관련된 엉뚱한 결과도 아닌 듯해서요.
esperanza님께서 글을 쓰실 때마다, 불편한 마음이 되실 것을 생각하니
정말 난감합니다.
원인과 해결방법을 모르니 더더욱 그러합니다. 휴!!

죄송해서 어쪄죠? ㅠ

         
Kei 2013/05/18 16:08 edit/delete
esperanza님과 같은 선의의 피해자를 막고자 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IP필터링, 홈페이지 필터링, 본문 필터링, 이름 필터림에 등록되어 있던 모든 것들을 방금 모두 삭제했습니다.
또다시 각종 스팸에 노출될 것이지만 그래도 esperanza님과 같은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다면 어쩔 수 없는 조치입니다.
이 방법(이라고 하기도 뭣하지만)으로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speranza -  2013/05/19 15:34 comment | edit/delete
선의의 피해자..라고 까지야..
すごいことになったな...
그런데 다른분들은 별일 없이 글 올리고 계신듯 하죠?
번거롭게 해드린것은 아닌지...

그런데 저는 아직도 "차단" 메시지가
비밀글로 올리고 다시 수정했어요. 다른 장소가 아니라...또 집인데요..
내일 다른 장소에서 한 번 시도해볼게요.
그리고, 불편한 맘 같은거 없어요~
시스템의 문제려니 하고요^

비 갠 일요일 오후입니다.
이제 막 시작된 일요일 같은 기분이네요^^
         
Kei 2013/05/20 11:13 edit/delete
다른 분들도 같은(또는 유사한) 불편을 겪고 계신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편이 있을 때 esperanza님처럼 말씀을 해주시면 제가 그나마 알기라도 할텐데
그냥 지나치시면 제가 알 방법이 없어서요.

esperanza님께서 번거롭게 하시다뇨, 아닙니다.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각종 필터링을 모두 해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렇다니, 난감하군요.
염치없는 말씀이지만, 불편하시더라도 부디 참고 '그러려니~' 하고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이럭저럭 연휴가 다 지나갔습니다.
저는 연휴 내내 영화만 봤습니다.
일곱편인가 여덟편인가 봤으니 후훗~ 영화보기로 꽉 찬 연휴였네요.
5월, 너무 빨리 지나가고 있습니다.

Booni~! -  2017/05/03 00:55 comment | edit/delete
봄 바람이 불어 또 여기까지 오네요? ^^;
恋の始まり검색하다가요..
위에 에스페란자님 글도 보이공...신기합니다.😀
시간과 공간이 뒤섞이지만 일관된 스피츠...🌼
스피츠의 내한을 경험하심에 다시 또 부러워집니다.
그러고보니 Kei님 뵌지도 오래되었네요..행복한 봄~~누리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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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과 상대성 이론 重力と相対性理論
  私の世界観 The World as I See It 내가 보는 세상

 우리 인간의 운명이란 얼마나 기묘한가! 우리 모두는 저마다 이 세상에 잠시 머물다 갈 뿐이다. 사람들은 때때로 인생의 목적을 감지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무슨 목적 때문에 왔다 가는지 모르고 있다. 그렇지만 깊이 생각해 보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일상 생활을 통해 자신이 다른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안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미소와 안녕에 우리 자신의 행복이 온통 걸려 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공감이란 유대로 그들의 운명과 엮여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산다는 점을 알고 있다.
 나는 매일 골백번씩 내 자신의 내면의 삶과 외형적 생활이 살아있거나 이미 숨진 다른 사람들의 노력과 수고에 의지한다는 점과, 따라서 내가 받았거나 현재 받고 있는 것만큼 돌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스스로 되새기고 있다. 나는 검소한 생활에 크게 마음이 끌리고 또 내가 다른 사람들의 노고를 지나치게 많이 독점하고 있다는 점을 때로는 강박감을 느끼면서 인식하고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의 『아인슈타인의 나의 세계관(Mein Weltbild)』 중에서.

아인슈타인의 나의 세계관
Mein Weltbild

자신이 어떤 태도로 삶에 임하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천재 이론물리학자의 이 글을 천천히 한 번만 더 읽어 보기 바란다.
나에게는 시인이나 소설가의 글 못지않게 가슴을 지그시 누르는 감동을 주고 이것저것 반성을 하게 만드는 미문(美文)이다.
내가 매사의 기준점을 이기(利己)에 둘 때가 많고 예사로 비뚤어지기도 하는 성격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The World as I See It(내가 보는 세상)

The world as I see it, is a remarkable place
A beautiful house in a forest, of stars in outer space
From a bird's-eye view, I can see it has a well-rounded personality
From a bird's-eye view, I can see we are family
내가 보기에 세상은, 놀랄 만한 곳이지요
숲 속의 아름다운 집, 거기선 수많은 별들이 보이죠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세상은 그 분위기가 균형 잡혀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우리가 가족이라는 것도 알 수 있구요

It’s not hard for me to love you
Hard for me to love you
No, it’s not a difficult thing
It’s not hard for me to love you
Hard for me to love you
Because you are the world to me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힘들지 않아요
그렇죠,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죠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힘들지 않아요
나에게는 그대가 바로 이 세상이니까요

Yeah the world as I see it, is a remarkable place
Every man makes a difference and every mother's child is a saint
From a bird's-eye view I can see, we are spiralling down in gravity
From a bird's-eye view I can see, you are just like me
그래요 내가 보기에 세상은, 놀랄 만한 곳이지요
다들 각자 개성이 있고 모든 엄마의 아이는 성자나 다름없죠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중력에 따라 돌면서 내려가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그대가 나와 같다는 것도 알 수 있구요

It’s not hard for me to love you
Hard for me to love you
No, it’s not a difficult thing
It’s not hard for me to love you
Oh I really love you
Unconditionally
No, it’s not hard for me to love you
Hard for me to love you
No, it’s not a difficult thing
It’s not hard for me to love you
Oh I really love you
Love, you are the world to me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힘들지 않아요
그렇죠,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죠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아 나는 정말 그대를 사랑해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 리 없죠
그래요,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힘들지 않아요
그렇죠,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죠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아 나는 정말 그대를 사랑해요
나에게는 이 세상이 바로 사랑하는 그대랍니다

You are the mountain, you are the rock
You are the cord and you’re the spark
You are the eagle, you are the lark
You are the world and you’re remarkable
You’re the ocean eating the shore
You are the calm inside the storm
You’re every emotion, you can endure
You are the world, the world is yours
그대는 산이고 바위예요
그대는 전깃줄이며 거기서 튀는 불꽃이에요
그대는 독수리 그대는 종다리
그대는 이 세상이며 놀라움이에요
그대는 해안을 침식하는 바다이면서
그대는 폭풍 속의 고요이기도 하지요
그대는 그대가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모든 감정이지요
그대는 이 세상이며 세상은 그대의 것이죠

It’s not hard for me to love you
Hard for me to love you
No, it’s not a difficult thing
No, it’s not hard for me to love you
Hard for me to love you
Unconditionally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힘들지 않아요
그렇죠,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죠
그래요,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힘들지 않아요
그럴 이유가 없죠

No, it’s not hard for me to love you
Hard for me to love you
No, it’s not a difficult thing
It’s not hard for me to love you
Hard for me to love you
Because you are the world to me
그래요,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힘들지 않아요
그렇죠,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죠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힘들지 않아요
나에게는 그대가 바로 이 세상이니까요

No, it’s not hard for me to love you
Hard for me to love you
No it’s not a difficult thing (No it’s not a difficult thing)
It’s not hard for me to love you
Hard for me to love you (really it's not hard)
Because you are the world to me
그래요,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힘들지 않아요
그렇죠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죠 (그렇죠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죠)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힘들지 않아요
힘들지 않아요 (그건 정말 힘들지 않아요)
나에게는 그대가 바로 이 세상이니까요

Yeah the world as I see it, is a remarkable place
그래요 내가 보기에 세상은, 놀랄 만한 곳이지요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

The World as I See It
2011-09-20
Jason Mraz
The World as I See It



Live Is a Four Letter Word
2012-02-28
Jason Mraz
Live Is a Four Letter Word



Love Is a Four Letter Word
2012-04-13
Jason Mraz
Love Is a Four Letter Word


얼마 전 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들과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새 앨범을 들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 중 한 친구가 음악적 재능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제이슨 므라즈 이후 주목할 만한 신인이라고 덧붙이니
또 다른 친구가 두 뮤지션을 뭉뚱그려서 정리하기를, "너무 깔끔해서··· 나는 좀 그렇다."
아마 흠잡을 데 없이 똑 떨어지는 재능이라서 외려 끌리지 않는다는 의미의 한줄 요약인 듯 싶었다.


● 덧붙임, 열기


● 중력과 상대성 이론, 열기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3/03/05 04:22 | 듣기 | trackback (0) | reply (6)
  Tags : Albert Einstein, Jason Mraz, Mein Weltbild,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제이슨 므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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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 -  2013/03/12 22:14 comment | edit/delete
여담이지만 제이슨 므라즈씨 왜 지저스 스타일이 된 거죠;
         
Kei 2013/03/12 23:49 edit/delete
헤어 스타일을 화악! 바꾸었던데, 왜 그런 건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암튼,
아직도 저는 예전의 '소년 제이슨' 분위기가 훨씬 좋아요.
모운님도, 그런 거죠? 후훗(아닌가?)

josh -  2013/03/13 11:15 comment | edit/delete
세상은 당신의 것이군요 ^^ 아인슈타인의 강박감은 정말 누구나가 알았으면 좋겠는 감정이구요.
요즘엔 종종, 그런 생각해요. 너무 힘들거나 피곤할때는, 사람 살리는 건 그 무엇도 아니고 말 한마디, 라는 사실요. 제주는 지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한가해져서는, 지금 커피 한 잔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연이 주는 혜택이 많은데, 내가 뭐가 힘드나, 싶어서 위로중이지요 ㅎㅎ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힘든 일이 되면 안되는데 말이지요 ^^ 액션님 오늘도 행쇼.
         
Kei 2013/03/14 16:53 edit/delete
나의 삶은, 다른 사람의 노력과 수고에 의지한다 또는 지나치게 많이 독점하고 있다는 생각을,
그냥 하는 정도가 아니라 때로는 '강박감'을 느끼면서 인식하고 있다는 아인슈타인.

(앞서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매사의 기준점을 이기(利己)에 둘 때가 많고 예사로 비뚤어지기도 하는" 저로서는
아인슈타인의 '강박감'은 거의 성인의 수준으로 여겨지지요.

적당히 한가한 오전. 창 밖에는 비내리고. 그 빗줄기 너머 바다. 그리고 하얀 김이 올라오는 커피잔.
그런 풍경 속의 josh님이라면, 그 풍경 자체만으로도 위로를 받을 만 합니다.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
사랑도 사람의 일인지라, 힘든 일이 분명히 있지요.
하지만 사랑 속의 그것은, 그것을 이겨냈을 때의 감정이란, 그건 또 다른 엑스터시.

삶은여행 -  2013/03/21 11:17 comment | edit/delete
케이님 덧붙임을 보니 차가운 이과 남자 아인슈타인도 꽤 로맨티스트네요:-)
         
Kei 2013/03/21 12:13 edit/delete
예쁜 소녀와 연애하고 있을 때에는 1시간이 마치 1초처럼 흘러간다. 뜨거운 숯불 위에 앉아 있을 때에는 1초가 마치 1시간처럼 흘러간다. 그것이 상대성 이론이다.
When you are courting a nice girl an hour seems like a second. When you sit on a red-hot cinder a second seems like an hour. That's relativity.

상대성 이론을 이렇게 확! 와닿게 그것도 삶은여행님 말씀대로 로맨틱하게 한줄 요약하다니.
아인슈타인, 정말 대단한 사람이지요!

인문학자들에 비하여 자연과학자들이, 일반인들에게는 덜 알려지고 덜 친숙하고 그런 것이 괜히 안타까워요.
리차드 도킨스 같은 사람의 책을 읽어보면 (일부 종교인들은 굉장히 불편할 수도 있는 사람이지만)
그런 사람은 인문학, 자연과학 이런 전공 구분이 무색하게 느껴져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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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다니 トゥー・マッチ・レーン
  トゥー・マッチ・レーン Too Much Rain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다니

시디 플레이어가 고장난 지 꽤 됐다.
짬을 내기가 쉽지 않아서 또 강추위도 계속 되는 탓에 차일피일 하다보니 여태 그대로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고 나니 일정 부분의 생활 패턴이 바뀐다.
시디를 통해 음악을 들으면서 조간 신문을 읽는 것이 아침 일과 중 하나인데
그냥 신문만 읽게 된 것도 그런 사소한 변화 중의 하나다.

음악의 유통이 음원 중심으로 바뀐 이후
앨범 단위로 음악을 즐기는 것은 흔치 않게 되었고 나도 그런 경향이 짙어졌는데
그나마 앨범으로 듣던 아침의 일과마저도 이번 일로 사라져 버린 셈이다.

앨범 단위로 듣다 보면 음악 감상의 꼬리 물기(?)도 그 앨범에 맞춰지는데
이를테면 어느 날 아침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를 들었으면
다음날은 그들의 라이브 앨범을 꺼내어 전날의 느낌을 배가시킨다든지
오랜만에 밥 딜런(Bob Dylan)의 앨범들을 며칠 계속 즐기다가
결국에는 두 장짜리 밥 딜런 트리뷰트 음반까지 찾아 듣는다든지
또는 에릭 클랩튼(Eric Clapton)의 블루지한 기타 사운드에 빠진 그 다음날은
몇 안되는 초기 블루스 음반을 뒤적거려 본다든지 하는 식이다.





시디 플레이어가 고장나기 얼마 전에는 비틀즈(The Beatles)의 앨범이 이어지던 분위기가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의 솔로 앨범 쪽으로 넘어가고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그러니까 아직 대기 중인 폴 매카트니의 앨범이 스무 장도 넘게 남은 상태에서 고장이 나버린 거다.
물론 폴 매카트니가 아닌 다른 쪽으로 꼬리 물기가 진행되었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그 바람에 폴 매카트니는 제대로 들어보기도 전에 흐지부지된 듯한 아쉬움이 생겨서
디지털 음원으로라도 들어야겠다 싶은 마음에 가벼운 기분으로 남은 시디들을 리핑하기 시작했는데
폴 매카트니의 솔로 앨범과 밴드 시절인 윙스(Wings)의 앨범까지 그 분량이 만만찮아서
그걸 모두 리핑하려면 꽤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미리 짐작하고 시작은 했지만
두툼한 더블 앨범인 클래식 음반들까지 꺼내놓고 보니, 내가 괜한 일을 시작했구나 싶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리핑한 음원이 500곡을 훌쩍 넘어섰고 용량도 3기가 바이트에 이르니
아직 리핑하지 못한 앨범들 중에서 적어도 클래식 앨범들은 관두자 싶으니 말이다.


리핑을 뜬 다음 아이패드의 큰 화면에서도 적절하게 보여질 사이즈의 앨범 커버를 삽입하고
발매 연도, 작곡자, (원곡자가 따로 있는 경우) 원곡의 아티스트 이름 등,
태그 정보도 가능하면 상세하게 기입하려고 하니 이런 '노가다' 일이 따로 없다.
하지만 그러는 가운데 예전에 시디를 구매했을 그 당시에는 놓치고 지났다가
이번 기회에 '이 노래도 참 좋은데 그땐 왜 몰랐지?' 싶은 곡과 마주치는 반가움도 있다.

이제사 발견한, Too Much Rain.
이 노래도 그런 반가움을 주는 곡들 중 하나다.



Too Much RainPaul McCartney

Laugh when your eyes are burning
Smile when your heart is filled with pain
Sigh as you brush away your sorrow
Make a vow
That it's not going to happen again
It's not right, in one life
Too much rain

You know the wheels keep turning
Why do the tears run down your face
We use to hide away our feelings
But for now
Tell yourself it won't happen again
It's not right, in one life
Too much rain

It's too much, for anyone
Too hard, for anyone
Who wants, a happy and peaceful life
You've got to learn to laugh

Smile when you're spinning round and round
Sigh as you think about tomorrow
Make a vow
That you're going to be happy again
It's all right, in your life
No more rain

It's too much, for anyone
Too hard, for anyone
Who wants, a happy and peaceful life
You've got to learn to laugh

Words & Music: Paul McCartney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다니폴 매카트니

당신의 눈이 불타오를 때 소리내어 웃어요
마음이 아픔으로 가득찰 때 미소를 지어요
슬픔을 털어내듯 숨을 크게 내쉬어요
맹세해요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라고
한 사람의 인생에서,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다니
그건 아니죠

바퀴는 계속 굴러간다는 걸 알잖아요
왜 당신의 얼굴에 눈물이 흐르나요
우리는 한때 감정을 감추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제
앞으로는 그럴 일 없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요
한 번 뿐인 인생에서,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다니
그건 아니죠

그건 누구라도 벅찬 일이거든요
그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구요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바라는 사람이라면요
당신은 웃는 법부터 배워야 해요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을 때 미소를 지어봐요
내일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숨을 크게 내쉬어요
다짐해요
다시 행복해질 거라고
맞아요, 당신 인생에서
더 이상 비는 내리지 않을 거예요

그건 누구라도 벅찬 일이거든요
그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구요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바라는 사람이라면요
당신은 웃는 법부터 배워야 해요

작사·작곡: 폴 매카트니


Too Much Rain.
이 노래는 2005년에 발매된 폴 매카트니의 열세 번째 솔로 스튜디오 앨범,
Chaos and Creation in the Backyard(뒤뜰에서의 혼돈과 창조)의 7번째 트랙이다.

리버풀의 집 뒤뜰에서 기타를 치고 있는 폴 매카트니의 모습을
사진작가인 그의 동생이 찍은 흑백 사진을 커버 아트워크로 하고 있는 이 앨범은
올해의 앨범 상을 비롯하여 3개 부분의 그래미 상에 후보로 올랐다.

비틀즈(The Beatles) 해산 이후 은 대부분의 앨범의 프로듀싱을 스스로 해왔는데
이 앨벙의 경우 나이젤 갓리치(Nigel Godrich)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
그는 이십대 때 라디오헤드(Radiohead)의 명반 OK Computer를 프로듀싱한 천재이긴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물론 또 나이로 봐서도 나이젤에게 거의 30년 연하의 '애송이'인데도
함께 이 앨범을 작업하는 과정에서 폴 매카트니 작곡의 여러 후보곡 중 어떤 노래를 두고
"그 노래는 쓰레기(Crap)"라는 말을 에게 서슴없이 했다고 한다.
Chaos and Creation in the Backyard

Too Much Rain은 이 앨범에서 싱글 커트된 노래가 아니라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고 차트에 진입한 적도 없다.
하지만 차트 진입과 상관없이 비틀즈 시절에 이 만들었던 많은 명곡들이 그렇듯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진 노래다.
아울러 이 곡에 사용되는 모든 악기를 폴 매카트니 혼자 다 연주하고 노래하는 '원 맨 밴드' 곡이기도 하다.
연주되는 악기는 피아노, 일렉트릭 기타, 어쿠스틱 기타, 베이스, 크로마하프, 드럼, 마라카스 등 모두 아홉 종류다.

폴 매카트니Smile이란 곡에서 영감을 받아서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의 1936년도 영화 모던 타임즈(Modern Times)에 나오는 Smile
1954년에 노랫말이 덧붙여진 이후 냇 킹 콜(Nat King Cole) 버전을 시작으로 해서
1998년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버전 등, 여러 뮤지션들이 노래한 스탠더드 넘버다.

영화 모던 타임즈에서의 Smile
냇 킹 콜의 딸, 나탈리 콜(Natalie Cole)이 부르는 Smile

내 생각에는 폴 매카트니가 영감을 받은 것은 멜로디가 아니라 노랫말 쪽인 듯 싶다.
아래에 인용하는 Smile의 노랫말과 Too Much Rain의 노랫말을 비교해보기 바란다.
Smile
1954
Nat King Cole
Smile

● Smile 노랫말, 열기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3/02/12 04:11 | 듣기 | trackback (0) | reply (16)
  Tags : Charlie Chaplin, Michael Jackson, Modern Times, Nat King Cole, Natalie Cole, Nigel Godrich, Paul McCartney, The Beatles, 나이젤 갓리치, 나탈리 콜, 냇 킹 콜, 마이클 잭슨, 모던 타임즈, 비틀즈, 찰리 채플린, 폴 매카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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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 -  2013/02/16 22:56 comment | edit/delete
집에 오디오 고장난진 오래고, 그나마 씨디는 컴퓨터로 들었는데,
그나마 있던 씨디 드라이브도 고장나서 오직 파일로 추출된 것만 듣고 있어요ㅠㅠ

외장형 씨디 드라이브 사려고 생각만 몇 달째네요ㅎㅎㅎㅎ
         
Kei 2013/02/17 19:20 edit/delete
CD는 그나마 노트북으로 리핑이 가능한데 또 다른 고민이 있어요.
에전 조그만 사이즈의 싱글CD, 이겁니다.
CD드라이브가 예전엔 모두 트레이 방식이라서 그 싱글CD가 자리잡을 수 있는 단차가 있었지요.
그런데 지금 제 노트북은 미끌어져 들어가는 슬라이드 방식이라서 삽입 자체가 곤란하다는 거죠.
이 방식으로는 싱글CD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해 로딩이 되질 않고 빠져나오지도 않거든요.

무슨 방법이 없을까 해서 검색해보니 CD어댑터라는 것이 있긴 한데
이게 어디 사은품 등으로 끼워주기로 나오고 일반 판매가 안되는 것이더라구요.
http://www.omdweb.com/compiled/Compiled/images/dming3cd-1.JPG
(요렇게 생긴 거랍니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짐작되죠?)
결국 어디서 구할 방법이 없다보니, 답은 피아님처럼 "외장형CD드라이브 구매"가 되더라구요.
그것마저 슬라이드 방식으로 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답은 완전히 없는 거구요. ^^

류사부 -  2013/02/28 11:14 comment | edit/delete
Nigel Godrich는 Radiohead, beck, Air 앨범에서 자주 이름을 들을 수 있고 또 그래서 좋아하구요. 몇 해 전에 톰요크와 함께 Atoms For Peace 결성해서 최근 1집 앨범도 나왔고요. 흔히 '요즘 음악'에 있어서 역량이 좋은 프로듀서라고 생각을 했는데, 폴 매카트니 앨범을 프로듀싱했다는 것은 오늘 처음 알았네요. 같은 사람이 아니라 딴 사람인가 싶었는데 같은 사람이었네요 ㅎㅎ 신기합니다. 폴의 2005년 앨범은 존재 여부만 알고 들어본 적은 없는데 저도 한 번 들어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인사가 늦었네요.
         
Kei 2013/03/01 21:22 edit/delete
류사부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류사부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Atoms for Peace ?? 뭐지 싶어서 찾아보니
(제가 듣는 것만 듣고 새로운 노래에 너무 어두워서요)
우워워~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 베이스는 RHCP, 드럼은 R,E,M, 그리고 나이젤 갓리치가 키보드를.
이거 원, 시쳇말로 장난 아니군요. 그야말로 21세기의 슈퍼 밴드,

폴 매카트니는 21세기 들어서서는 해마다 신보를 내진 않지만
모차르트 이후 최고의 멜로디 메이커라는 그 이유만으로도 누구나 필청의 음악가지요.
기회가 되시면 2005년의 이 앨범을 들어보시기를.

비틀즈 시절의 <Blackbird>와 <Mother's Nature Son>과 맥을 같이 하는 <Jenny Wren>이란 곡.
일단 제일 먼저 추천하고픈 곡입니다.
솔로 부분에서, 생긴 것이 리코더 같은 아르메니아 민속 악기인 두둑(duduk)이 연주되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러브 발라드 <This Never Happened Before> 좋습니다.
우리나라 영화 <시월애>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 <레이크 하우스> 주제곡으로 쓰였답니다.
(그 영화 둘 다 본 적은 없습니다만)

조지 해리슨의 입장이 되어서 만들었다는 노래도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Friends to Go>가 그 곡인데 분위기가 조지 해리슨 느낌입니다.

그리고 <English Tea>라는 짧은 곡도 좋습니다.
혹시 이 노래를 듣고는 '이런 멜로디가 Kei의 취향 중 하나구나' 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후훗.

나이젤 갓리치의 '터치'가 가장 강했던 곡은 <Riding to Vanity Fair>라는 곡인 것 같습니다.
폴 매카트니는 원래 업 템포 곡으로 만들었다는데 나이젤의 강력한 반대로
결국 나이젤의 뜻에 따라 어둡고 무거운 곡으로 다시 작곡했다는군요.
나이젤도 대단하지만 '꿇은' 매카트니는 더 대단한 것 같아요.

아이쿠~ 류사부님 같은 전문가 앞에서 제가 어쭙잖게 떠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폴 매카트니다 보니 그만.
자주 들려주셔서 제가 음악 이야기 배우게 해주십시오!

 -  2013/02/28 12:10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3/03/01 21:30 edit/delete
반가운 분이 또 오랜만에 오셨군요. ○○님, 잘 계시죠?
아! 닉네임을 다시 예전 것으로 쓰셨네요! (익숙한 것이 좋다?)

저, 이런 상상을 두어 번 했어요.
최성원의 그 노래 같은 분위기에 젖어 있다가 카페에 들려 커피를 마시고
마치 어디 길 물어보듯 자연스럽게 ○○님께 '커밍아웃'도 해보고.

○○님.
이 말 꼭 해드리고 싶어요.
"부러워요, 진심으로요"

         
josh 2013/03/02 18:15 edit/delete
액션님, 커밍아웃할 날을 기다리고 있어도 좋겠어요.
물론 더욱 힘든 점도 있지만,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디서든 노력해야 하잖아요. 여기든, 어디든.
추위가 사라지고 따뜻해져가는 때라, 처음 제주에서 맞이하는 봄이 기대가 됩니다. 저 노래 가사 정말 좋아서
인터넷으로 찾아서 들어봤습니다. 기타를 연습하고 있는데 살짝 무리겠어요. 남자친구한테 부탁해봐야겠어요.
그럼 감기조심하시고 또 올게요

         
Kei 2013/03/03 01:35 edit/delete
창밖으로 제주 바다가 보이는 그 곳.
아직 드나드는 사람 없는 적당히 늦은 아침.
남자 친구는 기타를 퉁기고
It's all right, in your life
No more rain
거기에 맞추어 나즈막히 노래하는 josh님을 떠올려 봅니다.

제주 바다. 가보고 싶습니다.

 -  2013/03/03 18:01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3/03/04 00:33 edit/delete
아니아니, 이게 누구신가요!
백만년만의 ○○님. 정말 반갑습니다.

이렇게니 오랜만에 들려주셨는데 스핏츠 포스팅이 아니라서 괜히 미안하면서도
반가움에 그런 미안함은 제마음대로 그냥 지나칩니다. ^^

기다립니다! 또요, 꼭요.

Pooni~ -  2014/06/22 23:00 comment | edit/delete
안녕하세요?
비틀즈에 대해 아는거라고는 중학생때 히트곡 모음 테입 하나 들은게 전부였는데요, 그러고서는 비틀즈 좋아했다고 그러고 다녔었어요.
문득 Spitz가 그리워져서 들렀는데요,
마침 오늘 천둥 번개도 치고 장대비도 내리고... 이 곡 제목을 보는순간 듣게되었어요.
그런데요....제가 좋아했던 비틀즈의 음성은 폴 메카트니의 음성이었다는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곡이네요~

이런 멋진 곡도 있군요!
         
Kei 2014/06/23 13:20 edit/delete
Pooni~님 안녕하세요 ^^
비틀즈의 수많은 명곡 중에서 특히나 유명한 곡들은 폴 매카트니의 보컬이지요.
비틀즈에 대해서 '글'로 이야기되는 건 존 레넌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음악'으로 흥얼거려지는 건 폴 매카트니가 더 많은 분을 차지 할겁니다.

제가 예전 어느 글에서 했던 말입니다만
저는 폴 매카트니, 엘튼 존 그리고 스핏츠의 쿠사노 마사무네,
이 세 사람을 최고의 멜로디메이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티켓팅까지 다 마친 상태에서 무산되어버린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
처음이자 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던 그 공연에 갈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에휴~.

아무튼.
스핏츠가 그리워서 들리셨다가, 천둥번개 장대비에 마침 이 곡이 어울려서
댓글까지 남겨주셨네요. 고마우셔라! ^^
답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천둥번개 우당탕탕입니다.
(몇년 전부터 여름 날씨, 아열대지방 같아요)

딴에 스핏츠 팬페이지라고 운영하다보니 거의 다 스핏츠 노래 중심으로 포스팅해서 그렇지,
"이렇게 멋진 곡도 있군요!"라고 하시니까,
이 노래처럼 숨어 있는 명곡들을 소개해드리고픈 마음이 불쑥불쑥! 프핫~

Pooni~ -  2014/06/24 13:48 comment | edit/delete
계속 Too much rain을 들었는데요, 방금 댓글 확인하러 들어오면서 또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네요~~
Kei님 사이트에서 나오는 이 노래가 뭔지 모르게 사운드가 더 좋은데요!! ^^;;
단순히 소리가 더 큰 것 만은 아닌것 같구요...
음....만약에 유투브에서 제가 계속 듣게된 그 곡을 처음 알게되었더라면 별로 와닿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어요...

명곡들 알려주시면 열심히 따라 듣겠습니다요. (^^)(__)(^^)(__)
저는 사실 음악은 잘 모르거든요, 어찌하다가 우연히 Spitz를 알게된것일뿐요...

오늘은 날씨가 좋네요! 즐겁고 평화로운 하루되세요!!
         
Kei 2014/06/26 10:45 edit/delete
듣기 좋으시다니, 기쁨!
숨어 있는 좋은 곡이라서 그런가봐요.
폴 매카트니는 워낙 걸출한 작곡가라, 히트곡 말고라도 이렇게 좋은 곡들이 셀 수 없이 많아요.
(따로 소개를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한데, 에휴~ 스핏츠 포스팅할 시간도 없으니.)

이렇게 좋아해주시고 또 댓글도 정성스레 써주시니, 이번 여름은 Pooni~님 덕분에 시원할 듯 합니다!

Pooni~ -  2014/06/24 13:51 comment | edit/delete
깜빡하고 비번을 안넣었더니만 수정이 ^^;; 안되네요.

정말이지...
티켓팅까지 마친 상태에서 포기하게 되는 심정...이해됩니다.
저는 스피츠 2008년도 멜론악스홀 티켓을 ....앞자리 티켓을...양도해봐서요...ㅠㅜ



         
Kei 2014/06/26 10:50 edit/delete
이런이런!
멜론악스 티켓, 그걸 그것도 앞자리를, 양도할 수 밖에 없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으셨던 겁니까! ㅠ
그 공연, 정말 좋았는데요!
부득이한 사정으로 못가셨나 보네요. 아쉽아쉽!

그 공연, 이랬답니다.
http://www.myspitz.com/tt/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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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말해요 분명하게 말해요 大きな声で、はっきりと言うんだ
  ザ・リヴィング・イヤーズ The Living Years 살아 계실 적에

가격이 만만찮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타이어를 결국 교체했다.
네 짝 모두 반질반질하게 닳아 있는데다가 요즘 들어 눈도 많이 오고 해서 불안했는데
지난 주말 아버지 어머니를 뵙기 위한 장거리 주행을 앞두고 있던 참이라 바꾸었다.
경기도를 벗어나는데만 두 시간을 넘길 만큼 주말의 고속도로는 붐볐지만
고속도로를 벗어나 공원묘원의 입구에서부터 두 분이 계신 곳까지 올라가는 동안에는
나 말고는 사람 하나 없어서 그야말로 고즈넉한 성묘길이었다.

두 분은 나란히 누워서 언제나처럼 묵묵히 나를 맞이해주셨다.
어머니 자리 옆에 이름 모를 고양이 한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고.

딸들과는 달리 아들들은 보통 그렇다.
미성년 시절을 벗어나기 전부터 이미 아버지와는 더 이상 살갑게 지내지 못하는 것 말이다.
굳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같은 것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사내자식은 그렇다.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한편 어머니께서도 자상하다는 말을 할 만큼은 아닌 어쩌면 다소 무뚝뚝한 분이셔서
기억을 유년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 더듬어봐도 내가 품에 안긴다든지 하는 장면은 떠오르지 않는다.


사람들은 존경하는 인물로 수많은 위인들이 제쳐두고 자신의 아버지를 꼽는 경우가 많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난 이후 언제부터인가 나의 그 항목에도 아버지 한 분만 자리잡았다.
삶에 있어서 (특히 '생존'에 역점을 두고서) 기본적으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를
말없이 때로는 반면교사의 방식으로도 가르쳐 주셨다는 것을 떠나시고 나서야 뒤늦게 알았다.

아버지 만큼은 아니어도 꽤 오랫동안 말년을 병원에서 보내신 어머니께서는
병원에서 나를 보실 때마다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끼니는 거르지 않고 먹고 다니냐고, 말씀하셨다.
그리고는 당시 간병을 도맡아 하던 누나에게 당부하듯 그러셨다. "쟤, 밥 먹여서 보내라".
요즘 밥 굶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또 그 말씀이 가끔의 치매 증상에서 비롯된 것인줄 알면서도
문병을 마치고 다시 돌아서는 밤길의 고속도로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던 어머니의 표정,
밥은 먹고 다니냐고 하실 때의 그 표정은 나로 하여금 휴게소의 깜깜한 주차장에서 눈물짓게 만들었다.

I wasn't there that morning
When my Father passed away
I didn't get to tell him
All the things I had to say
저는 그날 아침 그곳에 없었지요
아버지께서 임종하시던 날
저는 당신께 말하지 못했습니다
꼭 털어놓았어야 할 얘기들을

아버지께서 떠나시던 날, 하필 그 순간에 잠시 자리를 뜨는 바람에 나는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십년의 세월을 투병하시던 터라 흔히 말하는 위급하다는 경우도 자주 마주쳐서 면역이 된 탓에
머잖아 있을 듯한 장례에 대비해서 검정색 정장을 사러 나간 틈에 아버지께서는 눈을 감으셨던 것이다.
백화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던 그 순간에 바로 그 '머잖아'가 와버린 것도 나는 모른 채.

급작스런 사고로 인해서가 아니더라도 병환으로 오랜 치료 끝에 세상을 등지는 많은 분들도
그 즈음에는 언어 소통 능력을 상실한 채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에 빠져 있기가 일쑤라서
임종 직전에 가족과 나누는 마지막 대화의 장면은 영화나 TV 드라마에서나 흔한 것이지
'이제는 놓아드려야 하는' 때를 맞이한 병실에서의 현실은 몇 마디의 짤막한 소통조차도 불가능하다.
떠나시는 어머니의 곁에 지켜 서있던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식어가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당신의 차가워진 뺨을 감싼 채 잘 가시라고 속으로 되뇔 뿐이었다.
온기가 사라진 당신의 두 뺨에서 전해 오던 낯선 감촉과 천천히 밀려오던 망연자실의 심정 사이에서.


해가 조금씩 길어지고 있긴 해도 일월의 오후는 짧다.
성묘를 마치고 두 분의 봉분 주위를 느린 걸음으로 한 바퀴 도는 동안
마치 거기가 자신이 평소에 늘 있던 곳처럼 앉아서 날 쳐다보던 고양이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곧 어두워질 참이었다.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해요.
다음에 또 들릴게요.


● 노랫말과 덧붙임, 열기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3/01/25 04:27 | 듣기 | trackback (0) | reply (14)
  Tags : Brian Alexander Robertson, Chris de Burgh, Michael Rutherford, 마이클 루더포드, 브라이언 알렉산더 로버트슨, 크리스 드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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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풋 -  2013/01/27 14:16 comment | edit/delete
마음이 시리네요. 여러가지 사정으로 부모님을 자주 만나지 못하고 있어서 더 그래요..
추운데 감기 조심하셔요!
         
Kei 2013/01/28 00:18 edit/delete
적어도 설날 추석 두 번 만큼은 다들 부모님을 뵙기 위해 움직였는데
언젠가부터 여러가지 사정상 그런 날에는 도리어 못가는 사람도 가끔 보이더군요.
그 제각각의 이유를 모르긴 해도, 뭐랄까, 살기가 팍팍해진 탓도 있는 것 같아요.

전 요즘 감기보다 더 신경쓰이는 것이 자주 '체하는 기분'이 든다는 것인데요. 힘들어요.
오늘도 두 번이나 그랬어요. (지금 그 두번째의 여진이 남아 있어서 약간 불편해요)
명치 쯤에서부터 아주 뜨겁게(?) 뭐가 쳐받아 올리는 느낌이 목 아래 쯤에서 멈춰서는
등과 가슴, 그러니까 윗쪽 부분이 아주 힘들어요.
이걸 아프다고 해야 하나 (배 아픈 것 하고는 전혀 달라서요)
뭔가 고통은 분명히 있는데 설명이 안돼요.

이런, 제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
(오랜만의 둘리풋님이라서, 그냥 막 던지는 수다!)

Crispy! -  2013/01/28 12:46 comment | edit/delete
얼마전 친정에 다녀왔습니다.
언제나처럼 또 폐만 끼치고 돌아왔어요.
항상 집에 돌아올때 이것 저것 잔뜩 챙겨주시느라고.....
니가 이뻐서가 아니라 손녀가 이뻐서 챙겨주는거다! 라고 하시면서요.
만약 공항에서 짐 무거운사람 블랙 리스트가 있다면 올라있을지도 몰라요.

이런 곡이 다 있군요.
눈시울이 또 붉어집니다..
         
Kei 2013/01/28 14:11 edit/delete
노래, 마음에 드시나요? 고맙습니다!

실은 얼마 전 그러니까 나라 전체가 선거 분위기로 왁자지껄할 때 이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워낙 양쪽 지지자들의 시각이 달라서 또 세대 간의 시각이 꽤 많이 달라서요.

오래 전의 명곡을 크리스 드버그가 얼마 전에 커버를 하는 바람에 다시 듣게 되었는데
그게 선거철에 다시 떠오르고 그러다가 선거 이후에는 이렇게 개인적인 이유로 또 듣게 되더라구요.

"니가 이뻐서가 아니라 순주가 이뻐서 챙겨주는 거다!"
요즘 유행하는 말을 빌리자면, '오글거림' 하나 없이 깔끔한(!) 사랑담뿍의 표현이시군요. ^^

지우 -  2013/02/01 04:24 comment | edit/delete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죠. 잘 지내셨죠.
이 새벽 먹먹해지는 것이 부모님께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꼭 특별한 것이라기 보다 말 ㅔ
한마디라도 따듯하게요. 툭툭 내뱉는 말이 내게도 가시가 되기도하더라고요..
'밥 먹었니?' 라고 언제나 물어보시는 어머니의 말에 어릴때는 밥밥 한다며 자주 짜증을 내곤 했는데
이젠 찡하게 다가옵니다. 밥이란 참 따뜻한거 같아요. ^^

참, 위 댓글을 보고 조금 걱정되서 한마디 건네자면 혹시 식도염 있으신거 아닌가요?
제 증상이랑 비슷해요. 병원에 함 가보심이 좋을듯합니다.
         
Kei 2013/02/03 01:48 edit/delete
(먼저,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새해인사는 음력으로 정원 대보름 지나기 전까지는 된다고 하니, ^^
지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랜만입니다!)

저는 이제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습니다.
그저 마음 속에 남은 채 가끔 떠올라서 그럴 때마다 저를 먹먹하게 만들기도 하지만요.

가족과의 밥자리, 특히 부모님과 함께 하는 밥자리의 횟수는 줄어듭니다.
어쩌다 자리를 함께 하는 기회가 생겨도 그다지 많은 말을 주고받지는 않지요.
하지만 그렇게 자릴르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것이니
딱히 별 얘기를 주고받지 않더라도 그런 자리를 자주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지요.

말씀하신대로 혹시 식도염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역류성 식도염'인가 그것 말이지요.
이런 경우로 의심되면 어떤 병원으로 가야할 지 모르겠어요.
이비인후과를 가야하는 건지 내과를 가야하는 건지.
지우님은 어떤 병원으로 가보셨어요?

지우 -  2013/02/03 10:50 comment | edit/delete
저도 역류성 식도염이에요. 좀 심한편이었죠. 이건 내과로 가세야 해요.
월요일 당장 가시는게 좋겠어요. 이비인후과 증상도 나타난다면 좀 심한편 같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그렇다고 걱정마세요. 약먹고 생활습관 고치면 된답니다. 꼭 병원가세요.
         
Kei 2013/02/03 17:25 edit/delete
아, 그게 내과 쪽 질환이군요!
이비인후과적 증상? 사실 전 그게 '식도'쪽인 듯 해서, 인후'를 담당하는 이비인후과를 거론한 것이지
제 증상이 이비인후과적 증상인지 뭔지 자체를 아예 몰라요.

근데 앞서 다른 댓글에서 말한 그 증상이
자주는 아니고 어쩌다 가끔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증상이라서 "당장 병원!" 가려니 멈칫멈칫하게 되네요.
(Kei, 겁먹었습니다, 프핫)
참, 그런데 약먹고 생활습관을 고치면 된다고 하셨는데
고쳐야 할 나쁜 생활습관으로는 어떤 게 있나요?

지우 -  2013/02/04 13:07 comment | edit/delete
식도염 환자는요, 일단 규칙적인 식사를 해야합니다.
기름진 음식(튀김 등), 밀가루 음식, 카페인(커피, 초코렛 등), 탄산음료를 삼가 해야 하구요. 야식, 과식, 폭식은 안돼요. 술도 안돼요. 담배는 모르겠네요. 담배는 백해무익이니 좋지 않을겁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의사샘이 준 책자에 그렇게 나와 있어요. 그래서 커피를 못 마신지 아주 오래됐답니다.
그러나 가끔 생각나서 아주 가끔 맥주와 초코렛을 먹곤하죠. ㅋㅋ 어쩔 수 없는 자리를 핑게삼아 ^^;

이비인후과적 증상이란, 목에 이물감을 느끼는 겁니다. 심하면 마른 기침을 해요.
일반적 증상으로는 신물이 넘어 옵니다. 전 심해서 기침에 잠에서 깨곤 했어요. 먹어도 소화도 안되고 항상 체한거 같고 그랬지요. 가슴통증도 가끔 있었구요. 제경우는 아주 심한 경우 였다는거.

병원에 가셔서 짧게 약 먹고 식습관 조절하시면 금방 좋아지실 겁니다.
심해지면 몇달씩 약을 끼고 살아야 한다는 결과를 초래하죠. 근데 식도염은 누구나 조금은 갖고 있답니다.
너무 겁 줬나요? ^^
         
Kei 2013/02/04 17:07 edit/delete
규칙적인 식사. 이건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햇다가 아니다 싶네요.
"규칙적인 식사 + 심야의 주전부리"라서 말입니다. 후훗.

구체적인 식단으로 넘어가면 살짝 걱정됩니다.
제가 '면' 종류를 아주 좋아하거든요. (쌀국수 같은 예외도 있지만 거의 다 밀가루잖아요)
게다가 커피를 많이 마시구요. (하루에 적어도 커피메이커 한 단지?를 마시니까요)
초콜렛은 자주 먹을 일이 없지만 콜라를 또 즐기니, 이거 원, 좋지 않은 건 다 먹고 마시는 저는, 흐윽!
천만다행으로 하나 피하는 것은 술입니다.
(요렇게 먼저 말하면서 몇 년 전부터 다시 피우기 시작한 담배를 뒤로 숨기려고 하네요, 하핫)

증상을 읽어보니, 뭐랄까, 저는 어쩌다 식도염 증상인 보이다가 사그라들고 하는 듯해요.
남을 깰 만큼과 같은, 지우님처럼 심각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결론은, 처음에 겁먹었다가
"누구나 조금은 갖고" 있는 증상이라는 말씀에 슬그머니 안심모드로 들어왔답니다.

 -  2013/02/05 21:22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3/02/06 12:39 edit/delete
○○님께.

어제 보았던 숲의 나무 오늘 없고
오늘 불던 바람 찾을수 없고
외로운 싸움에서 상처 입는다면

이승환에게 그런 노래가 있었군요.
(지금은 '소리'를 낼 수 없는 환경에서 답글을 쓰고 있어서 나중에 찾아서 들어보겠습니다)

○○님의 아버님 이야기에 이어지는 '밥' 이야기에 괜히 명치가 뜨끈해집니다.
그리고 보내주신 시 한 편.
아, 감동적인 시편이었습니다, 진심!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엇습니다.
○○님 주위에는 글 재주가 굉장한 사람이 있군요.
그 분께 꼭 전해주십시오. 어떤 이에게 그 시를 소개했더니 무척 감동받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덕분에 그 어떤 이가 술을 전혀 못하시던 아버지의
"곶감 조각이 담긴 수정과 한사발을 마치 술 드시듯 마시던 모습이 떠올랐다"는 얘기도
부록처럼 해주셔도 됩니다.

얼마 전 모 금융기관에서 대기번호표를 들고 차례를 기다리다가
고객용으로 비치해둔 잡지를 뒤적거렸습니다.
제 어머니의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씀에 ○○님의 또 다른 '밥' 이야기를 해주시니
그날 봤던 그 잡지에 있던 짧은 글이 문득 생각납니다.
판화가 이철수의 <밥>이라는 판화에 함께 새겨진 글입니다.
(띄어쓰기는 새겨진 그대로 했습니다)

밥뜨면 그릇비고
배불러 오는 법.
밥한 그릇도 인생사라서···

○○님, 곧 설날입니다.
부모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시즌이지요.
편안한 연휴 되십시오.

둘리풋 -  2013/02/08 16:19 comment | edit/delete
설날 인사 올리러 왔어요:)
모쪼록 차 조심하시고 즐겁고 따뜻한 연휴 되세요!
         
Kei 2013/02/09 14:18 edit/delete
귀가 아프고 손이 시린, 설날 연휴입니다.
둘리풋님은 어떤가요? 지금 귀성길인가요?
언젠가 그런 얘길 하셨죠. 명절에 고향에서 딱히 할 게 없어서 '마이스핏츠'에 접속했다고. 후훗~.
심심한(?) 고향이랄까, 어떤 기분인지 저도 겪어봐서 알 듯 해요.
그런 중에 여기에 와줬다고 하셔서 (말은 못했지만) 내심 기뻤다는! ㅋㅋ

따뜻한 연휴되시고 맛난 음식 약간 모자란 듯 아쉬울 만큼 즐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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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쳤어. 계속 뛸 수 있으려나 疲れた。まだ跳べるか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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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04년 3월 27일 이후 오늘까지,
myspitz story ··· 僕のスピッツ話」에 글을 남겨주신 모든 분들.

[MiN..], ^^, _, 1004ant, 19, aikons, aka, aros, BlissBless, Bohemian, cafeterrace, camomile, celli, cha*ya, chris, Crispy!, Dreaming Blue Sky..., Dyce, ed hardy, EGOISTsoyi, eh, elofwind, elyu, enkoko, esperanza, FUWA, glucose, h, hansol728, Les Paul, hongng, hyangii, Ichiro, inaba, jinnuri, JooJiYeon, jtirnya, kiku, lee_pd, liebemoon, masami, Maya, mazamune, miami, mj, momo, mora, morpho,
Mr.Met, Mr.zin, mukku, NEON, Nestari, nightgreen, ninano, noisepia, noisy, oo...., pooni~, Ramones, Rhtn, ringorat, rurara, san, shakehaze, SOSO, Space Cowboy, splanny, sun, Sunstroke, SURF, syrup, tomiko Van, Tube, U-ra, VAN, xeno3002, yoda, Zikk,
가나, 가을이, 가을하늘™, 感, 감정생활, 강동현, 강민재, 개념, 거짓말, 검은새, 桂銀晶, 공갈포, 光, 괴신사, 궁금, 그녀, 김세현, 김은진, 나미, 냐옹이, 누늘, 늑돌이, 니은, 더블레인, 데미안, 둘리프트, 똥개오리, 라디오키즈, 로라걸, 류동협, 류사부, 마녀, 마사무네, 메이, 모운, 목, 물빛도시, 미도, 미도리, 미루키, 미미씨, 미오, 미키군, 밀크티, 바다거북, 바라미냥, 朴, 방랑마녀, 방문자, 배창완, 버트, 보리차, 보조개, 분랑, 블루, 비틀즈, 빨간망토 A양, 삶은여행, 상큼토끼, 샤르르, 샤리반, 샤이닝, 서민규, 서희, 세라비™, 솔솔, 솔잎추출물, 수안, 水波色時~, 스이유, 시다모, 시크리엘, 씨리얼, 아오리, 앙팡, 애인이다, 앰플, 야네크, 魚, 어웅, 엄지, 여우비, 에코, 에테르, 오디, 오리온, 우태욱, 욱병이, 원명희, 유상병, 은향씨, 응한, 이나미미, 이무기, 이시태, 이즈미, 이토친구, 작은 악마, 재희, 전수형, 조나쓰, 조제, 좋은친구, 지미키튼, 지영, 지우, 짜짜라, 天漁, 초류향, 춤바람이석사, 친구, 七色, 칼라, 캔디, 키라키라, 태양을 삼킨 새, 틸, 파페, 푸닥푸닥, 피아, 핑거스타일, 하츠, 함경완, 해커, 현타이, 호루라기~, 홍경, 황용호, 후이, 휘정, 희미, 히나마리,
ありす、コミュニティでの一番のトラブル、とろ、ナカムラ ユエ、はな、ぱく、みろりん、ロビタ。
(ABC 가나다 かな 순, 존칭 생략)

그리고 혹시라도 저의 부주의로 인하여 이 자리에서 닉네임이 언급되지 못한 ○○님(들),
글은 남기진 않았더라도 그동안 이곳을 드나들면서 조금이라도 편안한 시간을 보내셨던 분들,
아울러 오늘 이 곳에 처음 오신 분들도, 모두 편안한 연말연시 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ⅱ : 오늘 듣는 노래 그리고 며칠 전에 읽었던 북 리뷰

シロクマスピッツ

あわただしい毎日 ここはどこだ? すごく疲れたシロクマです
強い日差しから 逃れて来た しびれが取れて立ち上がれば

ちょっと遠い景色 簡単ではないけど
ビンの底の方に 残った力で

今すぐ抜け出して 君と笑いたい まだ跳べるかな
物語の外へ砂漠を越えて あの小さい灯
星になる少し前に

惑わされてきた たくさんの噂と
憎悪で汚れた 小さなスキマを

今すぐ抜け出して 君としゃべりたい まだ間に合うはず
地平線を知りたくて ゴミ山登る 答え見つけよう
なんとなくでは終われない
星になる少し前に

作詞・作曲: 草野正宗
흰곰스핏츠

어수선한 매일 여기는 어디지? 무척 지친 흰곰입니다
강한 햇살로부터 도망쳐 왔다 다리 저림이 사라져 다시 일어서면

꽤 먼 경치 간단하지는 않지만
병의 밑바닥 언저리에 남았던 힘으로

지금 바로 빠져나가서 너와 웃고 싶어 계속 뛸 수 있을려나
이야기의 밖으로 사막을 넘어서 저 작은 불빛
별이 되기 조금 전으로

현혹되어 왔던 많은 소문과
증오로 더러워진 작은 틈새를

지금 바로 빠져나가서 너와 수다 떨고 싶어 아직 늦지 않을 거야
지평선을 알고 싶어서 쓰레기 더미에 올라간다 답을 찾아내자
분명한 이유도 없이는 끝날 수 없어
별이 되기 조금 전으로

작사·작곡: 쿠사노 마사무네


 우리가 맨 처음 ‘진짜 어른’이 됐다고 느끼는 때는 언제일까. 내 경우는 누군가의 보호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전화기 저편으로, 곤란에 처한 막내 동생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었을 때. 왠지 두려움보다 안도감이 밀려왔다. 여동생이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도움을 청하고픈 사람이 나라는 것이, 어찌나 다행스러운지. 무거운 책임감이 나를 불가피하게 어른으로 만든 것이다.
···
 어른이 되기 위해 우리가 힘겹게 넘어왔던 그 모든 두려움의 문턱을 아프게 기억해낸다. 아무리 힘들어도 오직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가장 눈부신 성장의 문턱을 넘고 있음을 알기에.

콜린 멜로이카슨 엘리스의 판타지 소설 『와일드우드(Wildwood)』에 대하여
문학평론가 정여울이 쓴 『12살 소녀 프루가 찾은 '어른들이 잃어버린 것'』 중에서
(2012년 12월 22일자 중앙일보 31면)

와일드우드
와일드우드


2012년.
저에게는 여러모로 힘든 해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분을 잃었던 해이기도 하고 가족 중의 한 사람이 병원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럭저럭 꾸려나가긴 했습니다만 가정 경제도 한 해 내내 그늘져 있었습니다.
해가 바뀐다 해도 이런 상황이 당분간은 이어질 거라서 개인적으로는 새해 전망도 밝지 못합니다.
스핏츠(スピッツ)의 노랫말을 빌리자면,
여전히 매일매일이 어수선하고(あわただしい) 또 간단치 않을(簡単ではない) 거라서
2013년이 되어도 한동안은 다리는 저린데(しびれ) 쓰레기 더미(ゴミ山) 위에서 힘들어 할 것 같아요.

법률적인 나이로는 진작부터 어른인데다가 책임져야 할 것들에 치여서 살고 있어서 그런지
인용한 북 리뷰에서 말하는 '눈부신 성장의 문턱'은 언제 넘어왔는지 도무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나도 무언가를 또 누군가를 책임지게 되었다는 뿌듯함으로 어깨가 절로 으쓱해졌던 적이 언제였는지.
그런 적은 아예 있지도 않았던 것 같아서 '내가 진짜 어른이기는 하나' 싶은 생각까지 듭니다.


며칠 전 귀갓길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0.1톤을 넘나드는 듬직한 덩치에 음성도 거기에 걸맞게 신뢰감이 한껏 묻어나는 친구인데
홀로 한밤의 강변북로를 달리던 중 요즘의 고단한 마음을 그의 목소리로 위로 받고 싶어서였지요.
그런데 일상적인 안부의 말 몇 마디도 건네기 전에 북받쳐 올라와서 말을 잇기 힘들었습니다.
제 말이 뚝뚝 끊겨서 아마 그가 듣기에 갈피를 잡기 어렵고 사이사이의 정적도 편치 않았을텐데
저의 불안정한 태도에도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괜찮으면 지금이라도 자기에게 오라고 하더군요.
다행히 휴대폰 너머로 그의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곧 진정이 되어서 그에게 가진 않았습니다만
해가 바뀌면 그의 회사 근처로 가서 그가 추천하는 사골순대국을 사달라고 할 참입니다.


ⅲ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 열기


+
글 남겨주신 분들 중에서 닉네임을 바꾼 경우, 최근에 사용하시는 것으로 고쳐 쓰기는 했으나
제가 꼼꼼하지 못한 탓에 혹시 예전 닉네임으로 썼거나 한글/영어/일본어 표기 등이 바뀌었을 수 있습니다.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지적해주시면 내년에는 꼭 제대로 쓰겠습니다.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12/24 11:16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19)
  Tags : Carson Ellis, Colin Meloy, Spitz, Wildwood, スピッツ, 語呂合わせ, 스핏츠, 와일드우드, 정여율, 카슨 엘리스, 콜린 멜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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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26 14:58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2/12/26 23:05 edit/delete
○○님. (일단 먼저) 고맙습니다.
업데이트가 더딘 것을 분명 아실텐데도, 그런 마음으로 들려주시니, 고맙습니다.

○○님의 2012년은 진심으로 '멋지다!'고 생각해요.
제가 나이를 약간 더 먹었단 이유로 좀 건방지게 말하자면,
치열하게 공부하고 미친듯이 연애하고 가끔은 '막나가기도' 해야, 그게 20대인 거죠.
그런 점에서 ○○님은 그런 2012년을 보낸 20대 같거든요.

저는 며칠 전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영화 레미제라블이 개봉된 것이 촉매가 됐죠, 이번 선거 국면이 촉매가 된 건 아니구요)
해가 바뀌면 흐음··· 레 미제라블, 책으로 5권짜리 그걸 완독해볼까? 라구요.
생각은 해봤지만 실천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벌써, 후훗.

2013년 12월 즈음에 말이죠.
○○님의 '몰래 한 작업'의 성과가 여러 개 나오기를 바라고, 또 그럴 거라 믿습니다.
질적 성과에 대해서는 따로 말할 것도 없는 것이고
이제는 양적 성과도 어느 정도는 실적으로 쌓여 있어야 할 때라는 거죠.
(표현이 다소 '영업부' 분위기인 것은 혜량하시길, ㅋㅋ)

그리고 마이스핏츠 응원,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  2012/12/27 12:56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2/12/27 21:55 edit/delete
레 미제라블. 보셨군요.

일단 뮤지컬이라서 보지 않으려고 했어요. (뮤지컬은 '코스프레' 같아서 감정몰입이 안되더라구요)
하지만 주위에서 다들 권해서 그럼 마지못해(?) 볼까? 했더니
이게 또 괜찮은 좌석은 당일 예매가 (그러니까 서너 시간 전쯤에) 거의 불가능해요.
그리고 또 권하는 사람들의 이유 중 하나가 '사운드'이기에
기왕이면 SOUNDX에서 보려고 하니 여의도와 영등포 두군데 뿐이라 선택의 폭이 더 좁아지고.
그래서 본다 해도 내년 1월로 미뤄질 것이 거의 확실.

레 미제라블.
어릴 적에는 그저 '장발장 이야기'에서 멈춰 있었지요.
진짜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그 다음부터고
'더 미저러블'의 수많은 캐릭터는 그 다음부터 본격 등장하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그것도 다이제스트 방식의 책으로 읽고 지나쳐 버리고 어른이 된 탓에
'민음사의 5권짜리 레미제라블'은 "이제라도 원본을 읽어보지 그래?"하고 다그치는 것 같아요.
그러고보면 얼마나 많은 고전들을 청소년용 문학전집으로 '끝냈다'고 넘겨버린 것인지.
(어떤 고전은 '만화'로 끝내버린 것들도 꽤 될 겁니다)

휴. 사놓고 프롤로그 정도만 읽고 차 뒷좌석에 던져둔 채 잊고 있는 책도 있는데
이것 참, 왜 이렇게 시간이 없죠? 책 읽을 시간 말이죠.
밤중에 아이패드 들고 인터넷 서핑하는 시간에 책을 읽어야 하는데.

아이쿠, 그냥 제가 막 떠들고 있네요.
저는 아직도 '5권'에의 도전을 망설이고 있지만 ○○님은 부디. ㅋ
기왕이면 그것 끝내고 2013년 기간 중에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까지! 후훗. (참, 요건 '열린책들' 간행본으로)

aros -  2012/12/29 23:28 comment | edit/delete
시로쿠마, 케이 님 덕분에 오랜만에 들었어요.
정말 따뜻한 노래죠. PV도 너무 사랑스럽고...
친구 중에 별명이 "북극곰"인 친구가 있어서 이 PV를 보여주며 노래를 들려주기도 했었어요.

예전에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언니가 이렇게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더 어렸을 때는 나보다 아주 어른이라고 생각한 나이가 되었는데, 막상 그 나이가 되니까 생각만큼 그렇지 않다고요. 여전히 이렇게 불안하고 어른스럽지 못하구나 라고.. 그때 내가 어른으로 봤던 사람들도 사실은 다들 어설프고 약한 면들이 있었구나 라고요.
앞으로 찾아올 매일매일도 계속 성장하는 나날이 되는 걸까요. ^^

연말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골순대국도 맛나게 드시고요.
새해에도 또 새로운 노래로 뵐 수 있는 날도 오기를.
참, 스핏츠의 새 앨범도 만날 수 있는 한해가 되겠네요. ^^
         
Kei 2012/12/31 22:39 edit/delete
aros님, 먼저 답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연말이라 바쁜 탓에 그만···)
엊그제 읽긴 햇으나 그냥 '쉽게' 답글을 쓰기는 좀 그래서 미뤘는데 자칫 해 넘길 뻔 했네요.

저 역시 aros님의 언니와 같은 심정을 느낀 바 있습니다.
대학 초년 시절을 생각하면 복학생 형들이 엄청 어른으로 느껴졌지요.
제가 그 형들의 나이가 되니까 저는 어른 같지 않은데 그 형들은 '더욱 어른'이더군요.

저는 명백하게(?) 어른인 어느날에
어른이라고는 하기 어려운(?) 어린 친구에게 위로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어린 친구는 '한참 어른'인 저를 감히(?) 위로한다고 생각하진 않았겠지만요.

성장한다는 것.
생물학적으로야 성장은 커녕 쇠락의 단계에 들어섰다 할지라도
미성숙한 정신은 비록 늦었다해도 성장의 징검돌을 하나씩 밟아나가야 하는데.
나이드니까, 괜한 고집을 부리면서 다 자란 척하고 있습니다.

그렇죠?
레코딩 준비를 하고 있다니까, 스핏츠의 새 앨범, 올해 만나볼 수 있을 듯해서, 기.쁩.니.다!

 -  2012/12/29 23:45 comment | edit/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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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2012/12/31 23:39 edit/delete
○○님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좋은 일 듬뿍 생기시구요.

잘 읽었습니다.
특히 일곱번째 문단의 한 대목, 천천히 곱씹으며 읽었습니다.
"한때 세상의 전부처럼 ··· 아무것도 아니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듯한 것이 인생의 전부처럼 느껴지는 순간"에서는
○○님께서 하고자 하는 얘기 말고도 또다른 의미로도 울림이 컸습니다.
12월 31일이라서 괜히 제가 '센치'해져서 그런 걸까요? 후훗.

그리고 책 이야기.
책 욕심 버렸다고 생각한지 꽤 오래인 듯 싶은데 사실 아닌 것 같습니다.
(말그대로 욕심! 읽어낼 시간도 따로 내지 못하면서 일단 갖고 싶어하는 욕심!)
제가 ○○님 얘기에 이렇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부터가 말이지요. ^^

얼마 전에 친구에게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건넨 적이 있습니다.
제가 읽은 멋진(!) 과학책 중의 하나라서 책장에 묵혀두느니 선물하고 싶어서였지요.
여름날 낮잠을 위한 목침으로 써도 될 만큼 그 두께가 두툼한데다가
혹시 취향이 아닐 수도 있는 과학책이라서 은근히 걱정했는데
"첨엔 좀 그랬는데 어느 정도 지나가니까 너무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여서 기뻤습니다.
내친 김에 로얼드 호프만의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를 권해볼까 싶었지만,
관뒀습니다.
왜냐하면 그 책은 관심가서 살까 하다가 그만 지나치고 말았던 책이라서
제가 읽어보지도 않았으면서 무작정 권하기가 그래서요.
대신에 책장에 잠자는 하루키의 얇은 책 <무라카미 라디오>를 건네는 것이 나을 듯하네요.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책이 여전히 있기는 합니다.
故박영한의 <인간의 새벽>은 판본이 서로 다른 것으로 (고려원 간행본도) 갖고 있다는 것을
일없는 자부심으로 뿌듯해 하는 바람에 말입니다.

부끄럽지만 읽다가 포기한 책도 있습니다. (여전히 책꽂이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지요)
마크 헤드슬의 <젤라토르: 비밀의 역사> 상하권입니다.
힘들었던 기억에 그만, <텔리즈먼: 이단의 역사>는 구매 자체를 포기했지요.
엔간한 건 거의 다 사서봤던 그레이엄 핸콕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리고보니 핸콕의 <신의 지문>, <신의 암호>, <신의 봉인>, <창세의 수호신>과 김영사의 <신의 거울>도
앞서의 박영한의 소설책처럼 제가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책들입니다.
제가 <옛문명의 풀리지 않는 의문들>도 같은 칸에 꽂아두고 있는 걸 보면
한동안 그런 쪽으로 관심이 많았나 봅니다.
시제를 과거형으로 말하는 것은, '텔리즈먼'과는 다르게
핸콕의 <슈퍼내추럴: 고대의 현자를 찾아서>를 사야지 사야지 하다가 지나쳐 버린 걸 보면. -_-;

주제도 동서남북 제맘대로 튀는 것이지만,
조너선 커시의 <길섶의 창녀: 성서의 금지된 이야기들>은
종교를 가진 사람이든 아닌 사람이든 일독을 권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즈니쉬의 <삶의 춤 침묵의 춤>은 한때 잠깐, 아주 잠깐 빠졌다가 곧바로 빠져나온 책입니다.
세속의 지저분함보다 더 지저분한 저 스스로가 그런 '구름 잡는 이야기'에 빠지기 힘든가 봅니다.

안경환의 <법과 문학 사이>는 사볼까 했다가 관둔 책입니다.
이 사람 글을 몇번 읽어보고는 재밌다 싶었는데 왜 관뒀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으잉? 다소 두서는 없지만 ○○님 하고는 댓글과 답글로 소통이 되는 글이겠지만
댓글의 '비공개' 내용을 모르시는 분들께는 생뚱맞은 답글로 보이겠습니다. 이만 줄입니다.

 -  2012/12/31 02:14 comment | edit/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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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2013/01/01 00:03 edit/delete
정말 오랜만의 ○○님께.
연하장 포스팅은 이런 점에서도 좋군요! 오랜만에 ○○님을 여기서 마주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올해 정말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해를 넘기기 직전인 12월 들어서도 또 뭔가 터지기도 하구요.
○○님은 또 한번의 터닝 포인트를 올해 치러내느라 마음 고생을 했지요.

언젠가 스키마스위치의 <全力少年>을 포스팅한 글에서 그런 얘길 한 적이 있지요.
그 노래 들으면 괜히 울컥하면서 눈물이 난다고.
○○님이 <서른 즈음에>를 들으면서 느끼는 감정도 아마 그런 것과 비슷하리라 짐작합니다.
지난 날, 좀더 와닿게 다시 말하자면, 지나버린 날.
지나버린 날은 다 그렇지요. 아···.

얼마 전에 저도 어느 친구와 얘기를 나누다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대학 막 들어와서 그때 나랑 만났을 때, 지금의 너가 이런 모습일 줄 상상했냐?"고.
그 친구, 상상도 못했다고 하더군요.
아마 ○○님도 상상할 수 없었겠지요.
다만 그것이 (다소 아쉽기는 해도) 부디 '실망'의 모습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언젠가 ○○님께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엇던 것을 기억하겠지요.
자신의 꿈이 속되고 우스꽝스런 거라도 상관없다,
꿈조차도 허세부리는 세상이니까, 소망은 차라리 속되고 우스꽝스러울수록 더 좋다,
아무튼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계획을 잡자, 단계를 나누자, 더 잘게 나누자,
구체적인 방법이 나올 때까지 잘게 더 잘게 나누자,
그래서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방법이 떠오르면 즉시 개시, 그러면 드디어 꿈 쪽으로 진짜 가는 거라고.

아! 방금 2013년 1월 1일이 되었습니다!
○○님. 새해 복 많이 받아요. 그리고 잘게 나눈 단계를 몇계단 올라가는 2013년이 되기를!

Kei -  2013/01/01 00:14 comment | edit/delete
별거 아닌 '알림'입니다만, ^^
'덧붙임'에 붙였던 이미지 하나가 사이즈라든지 여러가지 면에서 다른 이미지와 조화롭지 못한 듯하여
이를 삭제하고 해당 부분을 다른 이미지 2개로 교체했습니다.
아울러 삭제한 당초의 이미지를 설명하는 관련 문단 하나도 삭제했습니다.
esperanza -  2013/01/01 02:37 comment | edit/delete
1.
성장...이랄까
책임감이랄까..

이미 오래 전 두번의 수술을 하신 엄마와 3년 전에 수술 하신 아버지께서
이제는 아이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이렇게 하세요.."
"차분하게 꼭꼭 씹어서 드세요"하는 제 말을 가만히 듣고계실 때...
이건 성장이라기 보단
슬픔인가요..
책임 감이라기 보다는 무거운 맘인가요...

지쳤다...힘들다...그런 말만
입밖으로 내 놓지도 못하고 머릿속에서 빙글빙글

새해에는 좋은 일이 좀 있었으면 좋겠네요..
복을 받는다는게 이런거구나 생각할 수 있게요.
(그러고보니 내가 복 받을 일을 했을까...)

2.
목소리만으로도 위로 받을 수 있는 친구가 있는 케이님이 부럽네요.
행복한 사람이네요^^

케이님의 블로그에서 두 번 째 새해 인사를 받네요.
케이님도 새해 소망 모두 이루시고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케이님 엄청 꼼꼼한 분일거예요^)






         
Kei 2013/01/02 00:29 edit/delete
esperanza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날씨가 정말 춥죠? 모자 장갑 목도리없이 나다니기가 무서울 정도네요.
강추위가 주먹불끈!할 새해 첫날에도 이어지니 2013년 시작부터 움츠려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어머님과 아버님에 대한 esperanza님의 단상.
저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듯 싶습니다.
지금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은, 저의 두 분도 상당히 오랫동안 병원 생활을 하셨거든요.
···.
딱히 제가 무슨 말을 덧붙이지 않아도···.

12월 31일 자정을 넘기면서, '목소리 만으로도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친구'가 전화를 해주더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역시 기대고 싶은 기대도 될 만한 목소리로 말해주었습니다.
무척 힘든 2012년이었지만, 네~ esperanza님 말씀처럼, 그런 순간, 행복한 거죠.

esperanza님도 2013년에 꼭 건강하시고 소망이 다 이루어지시길 바랍니다.
틈나실 때 '마이스핏츠'에도 들려주시고 이렇게 조곤조곤 얘기도 해주시길 바라구요!

피아 -  2013/01/01 23:39 comment | edit/delete
해피 뉴 이어~!!

케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3년은 좀 더 따뜻하고, 웃는 일이 많은 해가 되길 기원해봅니다.
작은 것에 감사하고 마음씨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건강 챙겨서 언제 올지 모르는(?!!)스피츠를 기다려요!!
(아님 보러가던지 둘 중 하나!ㅋㅋㅋ)
         
Kei 2013/01/02 00:36 edit/delete
피아님, あけおめ!!!
어땠나요? 2012년. 고만고만하게 딱히 나쁜 일 없이 잘 지냈나요?
저는 워낙 힘들어서, 좋은 일은 언감생심!
그저 나쁜 일만 생기지 말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2012년이었어요.
힘드니까 뭐랄까,
(피아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끔이라도 마음씨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벅찼던 것 같아요.

올해는 스핏츠가 새 앨범도 낼 것이 분명하니까,
일단 마음에 위안을 주는 것으로 확실한 게 하나 예정된 셈이라서 기쁩니다.
내한공연이야 굴뚝 같은 마음으로 바라지만 어려울 듯 싶어요.
뭐, 안되면 좀 무리를 해서라도, ㅋㅋㅋ 현지 공연 한번 뛰죠, 까짓것!

Crispy! -  2013/01/28 12:26 comment | edit/delete
안녕하세요 Kei님~!
새해인사가 너무 늦었습니다. 죄송해요.
좀있음 구정이네요. 이궁.....

2013년, 좋은일이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원하시는일 다~잘 되시길..그리고 뭐니뭐니해도 건강하세요!
새 앨범도 나올듯 하니, 좋은일 하나는 확실히 일어나네요!! 그쵸?? ^^
         
Kei 2013/01/28 14:02 edit/delete
아이쿠, 죄송이라뇨! 황공스럽게!! ㅋㅋㅋ
2013년에 좋은일 빵빵 터지는 Crispy!님 되세요 ^^

무엇보다도 건강 조심하시구요.
언젠가부터 오로지 '건강'입니다,
예전 어른들께서 건강을 제일 먼저 얘기하시는 걸 그냥 무덤덤하게 들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올해는 새 앨범이 나오니, 혹시... Crispy!님께서는 현지에서 공연 달리기(!) 한판 하실 듯??

삶은여행 -  2013/06/04 22:30 comment | edit/delete
전 왜 이 포스팅을 이제봤는지 의아...'_'
이제서야 새해 인사 하면 안 되는거죠...6월이니까요...
그래도 딱 1년의 반을 넘긴 시점에서 뒤늦게..뒷심을 발휘해 보자는 의미에서...
남은 반 년, 복 받으세요:-)

늘 피곤할 때면 저도 모르게 '지친 북극곰입니다..'하고 중얼거릴 때가 있어요ㅎ
뮤직비디오를 떠올리면서요. 중독성 강한 노래, 중독성 강한 뮤직비디오!

엄-청 샛길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시리즈로 연속되는 영상물(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등..)을 못보는데
오늘 약 10분 정도 시로쿠마카페라는 만화를 봤어요.
최근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았는데, 지인이 기분 좋아질거라며 추천해주더라고요:-)
보면서 내내 이 노래를 생각했었어요.
더불어 왜 스핏츠의 시로쿠마가 주제곡이 아닌걸까..도 생각했고요.ㅎ
오늘 시로쿠마를 들을 운명이었던 듯!
         
Kei 2013/06/05 00:28 edit/delete
후훗~ 아마도 지난 연말연시에 삶은여행님께서 무척 바쁘셨나부죠, 뭐. ^^
흔히들 그러지요. 새해 인사는 정월대보름까지는 괜찮다고.
정월대보름은 음력으로 치르는 것이니 그렇게 생각하면
새해 인사는 (양력으로 헤아리면) 거의 2월 중순까지도 가능하겠죠?

하지만!
이렇게 4/4분기로 따져도 2/4분기말에, 또는 상반기말에 받는 새해인사도 좋습니다!
이 즈음에 누가 한해의 각오를 새롭게 해보겠습니까?
삶은여행님 같은 분이 일깨워 주시니까 가능한 거죠. 흠흠!
삶은여행님께서도 남은 반 년, 복 많이 받고 또 건강하십시오.

저 역시 시리즈 영상물에는 괜한 짜증이 납니다.
애니메이션은 거의 안보다시피 해서 시리즈 영상물에 대한 짜증이 딱히 자주 있지는 않은데요.
요즘은 극장개봉 영화까지 시리즈의 형태로 나오는 게 많아서 짜증이 납니다.
이를테면 최근 개봉한 <비포 미드나잇> 같은 영화가 그렇죠.
그 영화를 제대로 보자면
1년 전도 아니고 17년 전에 개봉했던 <비포 선라이즈>를 복습해야 하고
또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9년 전의 <비포 선셋>을 복습해야 하잖아요.
그나마 이 영화는 제각각 완결의 구조를 갖고 있으니 다행이지만
언젠가 <캐러비안의 해적>의 어느 편은 완결 구조도 아니어서 "어쩌라고?" 싶기까지 하더군요,
앗! 쓰다보니 제가 짜증만 내고 있군요. ㅋㅋ

<시로쿠마 카페>라.
일단 선답글 후 검색.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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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한남동의 어느 종합병원 8층 입원실에서 그를 만났다.
그의 가족 중 한 명이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는 바람에 문병 겸해서 들려서 만난 거다.
그런 일로 겸사겸사해서가 아니더라도 그와 만나려고 하면 딱히 만나지 못할 것도 없겠지만
강원도 원주에 살고 있는 그와 "오늘 시간 되면 저녁 어때?" 하는 식으로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수년 만에 만나는 장소가 병원 입원실이라는 것이 좀 아니긴 해도, 무척 반가웠다.

고등학교 삼학년 시절 그는 같은 교실에서 두 학기 내내 내 옆에 앉은 짝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키가 작은 편인 나랑 반에서 두세 번째로 키가 컸을 그 친구가
어떻게 서로 짝이 되어 나란히 앉게 되었는지 그 계기는 기억나지 않는다.
학년 초에 선생님이 자리를 배정해줄 때는 분명히 짝이 아니었을텐데
아마 당초의 배정은 무시하고 우리끼리 친소관계에 맞추어 적당히 바꿔 앉았을 것이다.
아무튼 함께 세워놓으면 '거꾸리와 장다리'처럼 보이는 우리는 자리를 맨 뒤로 잡았는데
때로는 담임선생님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맨 앞자리에 앉아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친구

어울리지 않게 키 차이가 났지만 서로 통하는 게 있어서 내내 같이 다녔다.
방과 후에 그의 집에 놀러갔다가 그의 형을 만나서 잠깐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한때 유명 가수의 밴드 드러머였던 적도 있고 그 당시엔 자신의 밴드를 꾸려가던 그 형에게
그쪽 세계의 이야기를 듣거나 뮤지션의 일상을 엿보는 것은 그 시절의 내게 굉장한 일이었다.

뮤지션인 형에게 혹시 영향을 받았는지 몰라도 그 친구 역시 어쿠스틱 기타를 손에 쥐면
그의 키처럼 기다란 손가락이 분주하게 오가는 스리 핑거 주법의 연주를 보여주었고
더불어 고등학생치고는 흔치 않게 저음까지 매력적인 노래 솜씨를 들려주기도 했다.
대학 시절이었던가 그는 모 여자대학의 소규모 행사에서 노래를 한 적도 있었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그 행사를 주관했던 학과대표를 몇 차례 만나는가 싶더니
얼마 있지 않아 학과대표였던 그 미모의 여학생은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진입할 때 그가 건축에 관계된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된 걸 보고
그 당시의 나는 내심 그의 음악적 재능이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취미라면 몰라도 직업으로 음악을 하게 되면 현실적으로는 재미보다 어려움이 더 많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는 지금 강원도 원주에 살면서 건축 쪽하고는 또 다른 일을 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번잡하지 않은 지방 소도시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것이 더 좋다는 말을 나에게 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동해안에 다녀올 때라든지 즉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는 일이 있을 때
그래서 원주를 지나칠 일이 있으면 그를 만나고 싶어서 원주에서 차를 멈춘 적이 서너 번 있다.
어떤 날은 사전 연락도 없이 무작정 갔는데 하필이면 그날 그가 서울로 볼일을 보러갔던 바람에
만나지는 못한 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전화 통화만 하고 돌아서기도 했다.

수년 전에는 중간에서 만나기로 미리 약속을 하고 경기도 이천의 어느 아울렛에서 만났다.
그 직전의 전화 통화에서 그가 스핏츠(スピッツ)의 음악이 좋더라는 말을 했기에
아울렛 주차장에서 만났을 때 스핏츠의 노래가 담긴 CD부터 그에게 건네주었다.

문병 겸해서 병원에 들려서 만났던 그저께, 그와 나는 음악 이야기를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입원실에서의 화제는 환자의 병세로 시작해서 모두의 건강으로 끝맺는 것이 당연했지만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서 일상적인 화제를 서로 두서없이 꺼낼 때에도 딱히 음악 이야기는 없었다.

퇴원 전에 병원에 한두 차례 더 올 예정이니 조만간 다시 보자고 그가 말했다.
어두워진 병원 주차장을 빠져나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음 번에 만날 때는 수년 전의 그날처럼 그에게 CD 한 장을 건네줘야겠다고.


● 덧붙임, 열기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11/16 23:53 | 듣기 | trackback (0) | reply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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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17 21:37 comment | edit/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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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2012/11/18 12:29 edit/delete
(예전의) ○○님. 앞으로는 ○○님이라고 불러드려야겠군요. ^^

일단 부럽습니다. ○○님의 현재와 같은 생활,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생활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서요.
(물론 현실적으로 고단한 무언가도 분명 있긴 하지만, 그 정도야 어떤 생활에서든 있을테구요)
아, 언제 한번 그 공간에 잠시 머물고 싶다! 는 생각을 하면서 이 답글을 쓰고 있답니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진심을 담아) 축하드립니다. ^^
그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들려주셔서 '편지'를 보내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아울러 이 포스팅을 보고 떠올랐다고 언급해주신 그 노래, 전화카드 한 장.
아주 오래 전 이 노래가 가지는 의미의 대부분은 '운동'적이었다면
까맣게 잊고 살다가 ○○님 덕분에 떠오른 지금은 그 의미가 '인간'적인 쪽이 더 크다는 생각입니다.

전화카드 한 장 - 꽃다지

언제라도 힘들고 지쳤을 때
네게 전화를 하라고
내 손에 꼭 쥐어준 너의
전화카드 한 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나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고맙다는 말 그 말 한 마디
다 못하고 돌아섰네

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런 입으로 나는 늘
동지라 말했는데

오늘 난 편지를 써야 겠어
전화카드도 사야 겠어
그리고 네게 전화를 해야지
줄 것이 있노라고

 -  2012/11/27 02:01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2/11/27 11:14 edit/delete
오랜 친구.
지금은 자주 만나지 못해도 만약 만난다면 마치 엊그제도 봤던 양 그런 느낌이 드는 친구.
제 글을 읽으시면서 아니, 스키마스위치의 시 낭송을 들으면서
○○님께서 그런 친구를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 되셨다면, 기쁩니다. ^^ (고맙습니다)

돌리풋 -  2012/11/29 03:46 comment | edit/delete
저는 그 즈음에 얼마나 많은 친구가 곁에 남아있을까, 문득 생각해봅니다.
         
Kei 2012/11/29 21:41 edit/delete
'돌리풋'님이 얘기하는 '그 즈음'이 스키마스위치의 그 즈음은 아닐테고
Kei의 이 즈음을 상상해보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친구의 범위를 어디까지 또는 어떤 수준까지 잡느냐는 전제 조건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다섯 명 정도면 괜찮은 수준이 아닐까 싶어요.
왜 하필 다섯 명이냐고 물어보진 말아요. 어물어물 할 게 뻔하니까요. ^^

괴신사 -  2012/11/29 23:53 comment | edit/delete
지금 일탈을 꿈꾸고 있습니다 아니 계획을 세우고 천천히 실행할 준비를 하고 있죠
3월쯤 일을 쉬고 5월쯤 한달정도 유럽배낭 여행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럽쪽사람들은 1년벌고 한달 바캉스 간다고들 하는데 젊을때 혼자 한번다녀오고 싶은생각이 문득 드네요
지금 뭔지모르게 사는게 재미도 없고 뭔가 새로운것좀보고 먹고 그래야 ?또 와서 열심히 살생각을 하겠죠
이번엔 정말 준비를 많이 해서 못봤던 곳도 보고 안가본 스페인도 가보고 그럴려고 했는데 오늘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면서 집에오는데 ['생활의 발견'에서 임어당은 참된 여행을 위해 피해야 할것 세 가지를 일러주었다 그 첫째는 "정신 향상을 위해 여행하지 말것 둘째는 이야깃거리를 얻기 위해 여행하지 말것 마지막 셌째는 미리 일정표를 짜서 여행하지 말라] 이런 구절을 읽고 아! 나도 한번 이런 여행을 해보자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여행한다는 것은 '방랑'한다는 뜻이다 방랑이 아닌 것은 여행이라 할 수 없다 여행의 본질은 의무도 없고, 소식도 전하지 않고, 호기심 많은 이웃도 없고, 목적지도 없는 나그넷길인 것이다 좋은 여행자는 자기가 어디로 갈 것인지 모르는 법이고, 훌륭한 여행자는 자기가 어디에서 왔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선생이 썻다는 글을 일고 정말 이렇게 여행을 하면 좋겠다 해보고 싶다 하는 마음에 조금 흥분도 되는거 같고 석달 벌어서 빨리 가고 싶어지네요 예전에 친구와 둘이서한달동안 유럽배낭여행을 한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한면 그건 여행이 아니고 관광이고 출석부에 도장찍듯이 사진한장찍고 또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는 90년대초창기여행이어서 임어당선생이 한말이 새로운 여행으로 이끌어 줄것같은 이정표처럼 느껴지네요
그렇지만 직장을 그만두고 다녀와서 다시 구직을 해야하고 또 적응해야하고 ...
일단은 저질러 봐야죠 겨울보단 5월이 여행하기는 좋겠죠!
         
Kei 2012/11/30 00:32 edit/delete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것을, 우와! 실천 직전에 있으시군요. 부럽습니다!
그것도 임어당이 말하는 방식으로, 이야아~ 정말 이건 뭐...!!
게다가 여행하기엔 5월은 계절적으로 정말 좋을 듯합니다.

괴신사님의 이 멋진 계획을 읽으면서 문득 노래 하나가 떠오릅니다.
여행한다는 것은 방랑이다라는 얘기 덕분에요. ^^
폴 매카트니의 <Wanderlust>라는 노래인데요. (혹시 아시는 노래일 수도 있겠네요)
유튜브에 영상이 있어서 링크해봅니다.
폴 매카트니가 만든 음악영화에 나오는 메들리 영상인데요.
비틀즈 시절의 명곡 <Yesterday>와 <Here There and Everywhere>
그리고 폴 매카트니 솔로 시절의 곡 <Wanderlust>의 메들리입니다.
그러니까 언급한 노래 '방랑하고픈 마음'은 3분10초 정도부터 나오지만 처음부터 들으면 더 좋아요.

http://youtu.be/7bJ8x-Njkoc
(스크롤 바가 내려가겠지만) 노랫말도 인용해봅니다.

Light out wanderlust
Head us out to sea
Captain says there'll be a bust
This one's not for me

Take us from the dark
Out where we can see
Captain's out to make his mark
This one's not to be

Light out wanderlust
Help us to be free
Light out wanderlust
Do it just for me, wanderlust

Captain's out to make his mark
This one's not to be

Oh, where did I go wrong, my love?
What petty crime was I found guilty of?
What better time to find a brand new day?
Oh, wanderlust away

Light out wanderlust
Help us to be free
Light out wanderlust
Do it just for me, wanderlust

Captain says there'll be a bust
This one's not for me

Light out wanderlust
(oh, where did I go wrong, my love?)
Head us out to sea
(what petty crime was I found guilty of?)
Captain says there'll be a bust
(what better time to find a brand new day?)
This one's not for me
(oh, wanderlust away)

Dropping a line
Maybe this time
It's wanderlust for me

덧붙임: 여행 계획은 5월이니 그 전에도 자주 들려주시고 여행을 다녀오시면 재미난 얘기도 꼭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esperanza -  2012/12/05 02:55 comment | edit/delete
아....
학원드라마 플롯을 듣는 기분이네요.
머릿속에 장면이 그려지고 따뜻한 듯 하다.. 서늘하네요.

"あなたならやれる~~"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힘이 날듯요.

건강하시죠?
         
Kei 2012/12/06 12:26 edit/delete
날씨가 무척 추워졌습니다. esperanza님도 건강하게 잘 계시나요?
이런 날씨에는 감기나 그런 것보다 알게모르게 찬바람에 피부가 고생을 하지요.
하루에도 핸드크림을 여러 차례 바르게 되구요.

"너라면 할 수 있어"
어떻게 보면, 요즘 말로, '오그라든다'는 말일 수도 있지만
정말 힘들어 할 때 친구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다면
정말 견디기 힘들 때 이런 말을 해주는 친구가 옆에 있다면
당장 무슨 해결의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 아닐지라도 힘이 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표현 방법이 꼭 저렇게 말로 하지 않더라도
그냥 쓰윽 어깨를 감싼다든지 또는 (남자끼리라면) 둘이서는 통하는 '쌍욕'까지도 말입니다.

마지막 부분을 다시 한번 천천히 눈으로 읽어봅니다.

이렇게 돌이켜 생각해보면
함께 있는 시기와
떨어져 있는 시기를 번갈아 되풀이하고 있다
오래 사귀는 친구라는 것은
그런 건지도 모른다
반드시 어느 쪽인가가 먼저 조금 어른이 되어
지금까지 함께 있던 녀석이
어딘지 모르게 아이로 보여 버린다
그러면 가치관이 맞지 않게 되어서
자연스럽게 멀어져 간다
그리고 얼마 동안 시간이 지나고
깨달으면 또 함께 있다
요점은 인간으로서 성장할 때에
우리들은 떨어져 있다는 거다

다음에 만날 때
우리들은 어떤 인간이 되어 있을 것인지

지우 -  2013/02/04 13:58 comment | edit/delete
이 곡 참 좋네요.
그동안 못 들렸던 거 한꺼번에 보는 중입니다. 다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

이 곡, 근데 계속 듣게 되네요. 스키마스위치..또 이곳에서 새로 알게되네요.
피아노 곡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고, 또 차분한 음성으로 들려주는 이야기 참 좋네요. 생각하게 하는.
플레이어에 넣어 놓고 다니고 싶어요. ^^

정말 음악을 많이 아시는 것 같아요. 어쩜 그리 많이 아세요?
이런 좋은 곡들은 어디서 구하시나요? 시디로 사시나요? 음원으로 사시나요?
그냥 이것저것 궁금해서 여쭙네요.
         
Kei 2013/02/04 17:31 edit/delete
이 곡이 마음에 드셨다니, 방긋방긋!
저는 이 곡을 스키마스위치의 최대 히트곡인 <전력소년>의 anothe side라고 생각합니다.
싱글 B면 곡인데다가 '시낭송'이고 또 연주 시간이 길어서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참 좋은 곡이지요.

이 곡의 경우 시낭송이라서 그런지 '텍스트'가 나와 있지 않아서 상당히 고생(?)했습니다.
포스팅하기 전에 텍스트를 정확하게(!) 따기 위해 수십번을 반복해서 들었어요.
일본어 청취능력이 꽝이라서 결국 일본어를 전공하는 친구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그 친구 아니었으면 포스팅 자체를 포기할 뻔 했지요.
이를테면
うちに居候して(내 방에 얹혀 살면서) 같은 부분은,
그 친구 아니었으면 '요령부득' 그 자체였지요.
그런 부분이 어디 이것 하나 뿐이었겠냐마는.

(잠깐 딴 이야기인데) 일본 고전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친구라서
제게는 엄청나게 어려운 부분이지만 그 친구에게는 너무나 쉬운 부분은 물론이고
일본의 문화 전반을 꿰고 있는 그 친구의 지식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답니다.
스핏츠의 노랫말에 뭔가 갸웃겨려져서 그 일본적 배경에 대해 물어보고 이해를 한 다음에도
그 친구가 가르쳐준 배경 설명을 제가 마이스핏츠의 잡문에 연결을 제대로 못해서 늘 아쉽지요.

아이쿠, 음악요? 제가 뭐 많이 알지는 못합니다.
인터넷 여기저기 보면 내공이 장난 아니신 분이 워낙 많으셔서, 저야 뭐 그냥.

음원이라.
이제는 LP를 구하는 일은 전혀 없구요. (턴 테이블 없애버린 것을 가끔 후회하고 있어요)
CD를 구입하는 것도 요즘은 많이 뜸해졌습니다만, 음원은 주로 CD 구입으로 충당합니다.
비용이 만만찮게 들기도 하고 또 이미 음원이 디지털 쪽으로 넘어간 지 오래라서 요즘은 CD도.
스핏츠의 경우는 모든 CD를, 그러니까 앨범이든 싱글이든 다 CD 구매를 합니다.
그 외에는 CD 또는 디지털 음원인데 멜론에서 주로 구입합니다.
멜론이 딱히 좋아서라기 보다는 매월 정기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있다보니 그렇게 되네요.
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어둠의 경로'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
시간 되실 때 천천히 다른 글도 보시고 마음에 드는 음악을 또 찾아내시길. ^^
고맙습니다.

         
2013/02/04 20:38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3/02/05 02:43 edit/delete
○○님께.
전공이 그쪽이시군요. 앞으로 제가 배울 점이 꽤 있을 듯 싶습니다.
(가르쳐 준다고 하지도 않으셨는데, 저 혼자 이렇게, 후훗~)

일단, 관련 참고 자료부터 검토하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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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들이 부서져서 눈부셨던 다음 페이지 そんな日々が割れて まぶしかった 次の頁
  不思議 Fushigi 이상야릇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이른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진작부터 생활의 기본이고
인터넷에 접근하는 것도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해서가 먼저고 책상 위의 컴퓨터는 그 다음이다.
아직 피처폰을 쓰고 있는 나도 그런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어서
연초에 선물받은 와이파이 전용 아이패드를 통해 '스마트'한 추세를 뒤따라간다.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것은 아니라서 메세지나 포스트를 한참 뒤늦게 확인하긴 하지만.
그래서 초기에는 카카오톡의 내 프로필 상태메세지를 「선문자,후카톡」이라고 해두기도 했다.

내 '톡친'의 목록에는 프로필 이미지를 하루가 멀다하고 바꾸는 사람도 있다.
하필이면 그 성씨가 김씨 성보다 앞선 성씨라서 목록의 맨 처음에 나오는 바람에
매일같이 바뀌는 그의 이미지를 원하든 원치 않든 확인하게 되는데
그 사람 정도만 그렇지 대부분 한번 설정해두면 거의 바꾸지 않는 듯하고
또 나 스스로도 거기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특별히 눈길을 주는 일은 거의 없다.
누군가에게 메세지가 오면 곧바로 채팅 목록이 뜨기에 상태메세지도 볼 일 없긴 마찬가지다.
그런데 얼마 전 누군가의 상태메세지를 물끄러미 들여다 보면서 미소를 지은 적이 있다.

딱히 용건이 없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만나는 친구가 있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뭐해?" 또는 "오늘 바빠?" 하고 문자메세지를 던진 다음
서로 시간이 맞으면 만나는 거고 다른 선약이 있거나 하면 "그럼 다음에!" 하고 마는 식이다.
이 나이에 짝꿍이라고 하긴 낯간지럽고 틈만 나면 또는 일없이도 만나는 친구인 셈이다.

아무튼 그가 지난 일요일 오후에 내게 전화를 했다.
역시 평소와 마찬가지로 그는 "뭐해?" 그리고 "어디야?"로 운을 떼었고
휴대폰 너머로 "보고 싶어요!" 하는 그의 여자친구 목소리가 엷은 웃음과 함께 넘어왔다.
그들이 사귄 지 일 년이 되는 날이라서 데이트하던 중에 전화를 한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난 다음 카카오톡 친구 목록 중에서 그의 여자친구를 열어봤더니
프로필 상태메세지에 이렇게 써있었다. 「벌써 일년」

그들이 사귀기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그들은 벌써 일 년이 된 거다.


트위터라든지 페이스북에서 드러나는 모습이 그 사람의 진면목은 분명 아니지만
그 사람의 소소한 일상부터 문화적 취향까지 때로는 정치적 성향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소위 '허세' 같은 것들만 보여주는 경우는 피곤하고 시간도 아깝지만
마치 서로 만나서 수다 떨듯 서로의 근황을 적당한 수준에서 주고받는 것은
바쁘게 살아간다는 이유로 자칫 소홀하기 쉬운 인간관계를 보완해주는 역할도 해서 나쁘지 않다.

페이스북 친구 중 한 명인 ○○○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양쪽을 다 하고 있는데
트위터는 계정이 있어도 내가 하지 않아서 그쪽의 분위기가 어떤지 거의 모르지만
페이스북에서는 친구 등록이 되어 있는 덕분에 그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일별한다.
적당히 '시니컬'한 분위기의 짧은 글과 '드라이'한 느낌의 휴대폰 사진을 주로 포스팅하는데
냉소적인 표현이 가지는 현실감은 적절한 공감을 불러왔고 또 마침 사진도 내 취향에 맞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그의 페이스북 포스팅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프로필 사진도 묘하게 감각적인 느낌이 오는것으로 교체하고
(누군가의 손이 머리카락을 만지는 장면을 클로즈업한 사진인데 내게는 상당히 관능적이다)
대하찜이나 생선회와 같은, 가격대가 만만찮은 음식을 찍은 사진도 자주 보인다.
물론 예전의 분위기처럼 시니컬한 이미지 파일을 가끔 올리기도 하지만
일단은 (대충 짐작컨대 반 년 전쯤과 비교하자면) 분위기가 확 바뀐 거다.

그렇다. 그는 지금 열애 중이다.


카카오톡의 상태메세지를 보면서 돌아보게 되는 그들의 '벌써 일년'
그리고 페이스북의 다른 포스트 틈 사이에서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그의 '열애' 앞에서는
사랑의 불가사의함, 그 이상야릇함을 노래하는 스핏츠(スピッツ)의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진다.


不思議スピッツ

目と目で通じあえる 食べたい物とか
今好きな色は 緑色 雨上がり
絵になるスマイルが 僕に降りそそぐ
痛みを忘れた そよ風に だまされて

何なんだ?恋のフシギ 生きた証
シャレたとこはまるで無いけれど
君で飛べる 君を飛ばす
はぐれ鳥追いかけていく

貝の中閉じこもる ことに命がけ
そんな日々が割れて まぶしかった 次の頁

ああベイビー!恋のフシギ さらにセットミーフリー
過ぎていったモロモロはもういいよ
わざとよける 不意にぶつかる
濡れた道を走っていく

何なんだ?恋のフシギ 恋はブキミ
憧れてた場所じゃないけれど
君で飛べる 君を飛ばす
はぐれ鳥追いかけていく
恋のフシギ さらにセットミーフリー
過ぎていったモロモロはもういいよ
わざとよける 不意にぶつかる
濡れた道を走っていく

作詞・作曲 ∶ 草野正宗
이상야릇스핏츠

눈과 눈으로 서로 통할 수 있어 먹고 싶은 거라든지
지금 좋아하는 색은 녹색 비 그친 뒤
그림이 되는 스마일이 나에게 쏟아지네
아픔을 잊었다 산들바람이 달래주니까

이거 뭐지? 사랑의 이상야릇함 살아 있는 증거
세련된 데는 전혀 없지만
너 덕분에 날 수 있네 너를 날린다
혼자 된 새 뒤쫓아간다

조개 속 틀어박혀 거기에 목숨 걸고
그런 날들이 부서져서 눈부셨던 다음 페이지

아아 베이비! 사랑의 이상야릇함 더욱 더 셋 미 프리
지나쳐 갔던 많은 것들은 이제 됐어
일부러 피하네 뜻밖에 마주치네
젖은 길을 달려간다

이거 뭐지? 사랑의 이상야릇함 사랑은 왠지 불안함
그리워했던 곳은 아니지만
너 덕분에 날 수 있네 너를 날린다
혼자 된 새 뒤쫓아간다
사랑의 이상야릇함 더욱 더 셋 미 프리
지나쳐 갔던 많은 것들은 이제 됐어
일부러 피하네 뜻밖에 마주치네
젖은 길을 달려간다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さざなみCD
2007-10-10
さざなみCD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11/08 02:21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6)
  Tags : Spitz, スピッツ, 皆川真人, 미나가와 마코토, 스핏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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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08 17:08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2/11/10 21:37 edit/delete
恋のフシギ 恋はブキミ
저도 이 라임을 좋아한답니다. 의미도 풍부한, 역시 마사무네.
연애는 어렵다는 ○○님의 얘길 들으니, 음음··· 이런 라임도 나올 듯하네요.
恋のフシギ 恋はカタキ(難き)

연애를 하니 게을러진다.
○○님의 얘기에 공감이 곧바로 가는 부분입니다.

연애의 한 장면으로 제가 예를 드는 것 중 하나가 "연애를 하면 무한도전 중계방송을 한다"입니다.
무슨 얘기냐면,
서로 만나지 않고 각자 집에 있는 상황에서도 서로 휴대폰을 들고 (통화든 문자든 카톡이든)
뭐해? TV봐. 뭐봐? 무한도전. 나도 보고 있는데. 박명수 방금 웃기지 않아? 맞아 ㅋㅋㅋ.
뭐 이런 식으로 서로 같은 TV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서 별 영양가없는(?) 얘기를 하고 있는 장면요.
그런 상황도 '사랑의 밀어'를 나누는 장면일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면 유치찬란하게 느낄 만한 장면을 연애를 하면 스스로 연출하지요.
그래서 연애를 하면 '무한도전 중계방송'과 같은 시간이 많아지니
○○님 얘기처럼 게을러진다는 자각을 하게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얘기에 공감이 가는 거죠.

회사에서 맡은 업무의 디테일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챙겨봐야 할 문건도 많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나 기본처럼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외국어 실력도 매일 갈고 닦아야 하고
사놓고 머릿말만 힐끗 보고는 아직 첫번째 챕터도 읽지 못하고 있는 책은 물론
친구에게 빌려놓고 다 못읽어서 돌려주지 못한 소설책은 마치 내 책처럼 자리를 잡고 있죠.
또 아직까진 지금 당장의 본업이 아니지만 제 나름의 꿈과 열정이 있어서 해오고 있던 것들,
나중에 그걸 나의 직업으로 삼으리라 하면서 습작의 단계에 있는 것들,
그런 작업을 소홀히 하게 되지요. 연애를 하면.
그럴진대 기타를 배워볼까 하는 정도의 취미 수준의 여가 활동 정도는 제쳐두기가 더 쉽죠.

하지만 어쩔거나.
그(녀)를 만나고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좋은데.
밤이 되면 방문을 살짝 닫고 가족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그(녀)와 주고받는 수다가 더 좋은데.

게을러지는 자신에 대하여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님이 댓글 후반부에 얘기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재미있게 노는 시기"가 또 언제 있으랴,
"이런다고 내가 (미뤄두고 제쳐둔 걸) 못할 것 같으면" 어째도 평생 못할 거다는 위안. ㅋㅋ

참, ○○님 글에서 '근자감'이란 단어를 보고 이게 무슨 뜻이지 싶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근거없는 자신감'을 그렇게 표현하더군요. 프핫!

아무튼,
밥값을 마련해주는 본업이든, フシギ한 연애든, 게을러져 있는 그 무엇이든,
정진하기를 바랍니다. 진심! ㅋ

Crispy! -  2012/11/27 01:38 comment | edit/delete
Kei님~ 안녕하세요.
별일 없으신지요. 날씨가 꽤 추워졌네요. 감기 안들으셨는지요.

얼마전 집에서 허리를 삐끗했습니다.
허리가 아픈것도 그렇지만 아니, 내가 벌써 이럴 나이인가...하고 조금 서글펐습니다.
이 약간 우울한 상황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不思議와 이에 잘 어울리는 상큼한 에피소드에 기분이 좋아지네요.

이노래를 처음 들었을때 저희 꼬마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기였는데, 지금은 '엄마 허리아프니까 ㅇㅇ가 책 정리할께' 하는, 말도 잘하는 어린이가 되어있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네요.
         
Kei 2012/11/27 11:09 edit/delete
안녕하세요! Crispy!님 ^^
연합뉴스의 오늘 날씨 기사 제목이 <가을 막바지 반짝추위>라고 된 걸 보고 갸웃했어요.
아직 가을이었나? 난 이미 겨울이라고 생각했는데, 싶어져서 말이지요.
네, 추워졌어요. 추위보다는 더위를 많이 타는 저도 어제는 '춥다!' 싶었거든요.

두 가지 에피소드 중 '페이스북' 얘기의 주인공을 어느 모임 자리에서 며칠 전에 만났어요.
사랑을 하면 (더) 예뻐진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님을 다시 증명해보이더군요.
(평소에도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지만) 더욱 밝은 모습이라서 그런가봐요.

'카카오톡' 얘기의 주인공은 그보다 좀 더 전에 만났어요. 그 커플 두 사람 다.
대학교 은사님께 인사드리는 자리였는데 전 곁다리로 (또는 감초처럼) 끼어서 만났지요.
그런 자리, 보기 좋더군요.
여친을 소개하는 내 친구의 당당함(?) 같은 것도 느껴지고.

<不思議>와 Crispy!님의 꼬맹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요.
스핏츠의 이 노래가 나온지 그렇게 오래 되었나? 보다는
아이들이 성큼성큼 커나가는 게 정말 빠르다는 생각요.
그리고 아울러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Crispy!님께는 '꼬맹이의 성큼성큼'이 바로 <不思議> 그 자체고 또 <不思議> 노랫말이라는.

리한 -  2013/05/06 23:51 comment | edit/delete
안녕하세요~ 케이님 게시물을 역주행하기 시작했습니다ㅎㅎ<
진짜 후시기 가사처럼 사랑은 신기하지요~ 전혀 사랑의 말같은 거 못할 것 같았던 사람을
머뭇거리면서라도 그런 말을 하게 만드는 것이랄지.. 저도 하고있는 연애지만 참 불가사의한게 설명 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스핏츠 노래중에서 마사무네의 목소리의 울림이 제일 기분 좋게 느껴지는 노래가 이나호, 마사유메 그리고 이 후시기라고 생각해요! 하이톤으로 올라갈때 기분좋게 울리는 마사무네의 목소리와 따뜻한 곡 덕분에 자주 듣는 곡이네요ㅎㅎ 진짜 주위 친구들이 다들 J-POP과는 거리가 먼 20대 초반 친구들이라서 선뜻 소개해줄수 없는게 애석할뿐이에요ㅠㅠ

앞으로 게시글 하나하나에 댓글 달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글체에 매력 있으세요 케이님ㅎㅎ
평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Kei 2013/05/07 11:16 edit/delete
리한님께서 역주행이라고 하시니까, 며칠 전 웹툰 <미생>을 정주행으로 이틀밤을 보낸 것이 생각나네요.
이크, 답글 시작부터 제가 엉뚱한 소리를.

최근 제 주위에 약간은 뒤늦게 연애를 시작한 녀석이 있는데요.
흔히 하는 말로 '장난 아니다' 랍니다. ㅎㅎ~
그 집 가족들과도 잘 아는 사이라서 가족들을 통해서 간간히 그 연애 소식을 듣게 되는데요.
(연애에 얼마나 몰입하는지, 그 녀석이 저를 만날 시간도 없어서 본인이 아닌 가족에게 소식을 듣는 거죠)
일단 금요일 퇴근 후와 토요일, 일요일은 3일 연장으로 데이트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 커플은 직장이 거리가 상당한데도 불구하고 평일에도 가끔 데이트를 하기 위해
수도권의 한쪽은 고속도로를 타고 다른 한쪽을 만나러 서울로 들어오고 말이지요.

정말, 사랑은 불가사의한 것이라서 설명이 되질 않고,
그저 주위 사람까지도 미소짓게 만드는 '이상야릇'한 것인가 봐요.

<이나호>를 좋아하신다니!
그 곡을 언급할 정도면 스핏츠의 모든 노래를 다 꿰고 있다고 봐도 될 정도이니
리한님의 스핏츠 내공은 (역시 흔히 하는 말로) '장난 아니실 듯' 하네요.
덕분에 오늘 찾아 들을 스핏츠 넘버는 <이나호>로 정했습니다. ^^

어떤 면에서 저도 리한님과 비슷해요.
제 또래 친구들 중에 스핏츠는 고사하고 j-pop도 즐기는 사람이 없어서, 휴!

myspitz story가 블로그 방식임을 다시 다행으로 생각하게 되네요.
역주행하시는 리한님의 댓글을 새롭게 만날 수 있을테니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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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투성이인 기타 ちりまみれのギター
  ミーコとギター Miko to Guitar 미코와 기타

ミーコとギタースピッツ

ミーコの声は誰よりも強い だけどはかない
そしてミーコの彼はミーコの彼じゃない
誰も知らない
いつかは二人で 幸せになりたかった
手垢まみれのギターと今日も

ミーコのぎこちないギターもいい すごくせつない
そしてミーコのうたう恋のうたもいい なぜかうれしい
憧れるだけで憧れになれなかった
手垢まみれのギターと今日も

一人よがりじゃなくて 嘘じゃなくて
大きな"パパとミーコ"のようなギターと
今日もうたうよ裸の世界を

ミーコの声は誰よりも強い だけどはかない
そしてミーコの彼はミーコの彼じゃない
誰も知らない
いつかは二人で 幸せになりたかった
手垢まみれのギターと今日も

作詞・作曲: 草野正宗
미코와 기타스핏츠

미코의 목소리는 누구보다도 강하다 하지만 부질없다
그리고 미코인 그는 미코인 그가 아니다
아무도 모른다
언젠가는 둘이서 행복해지고 싶었다
손때투성이인 기타와 오늘도

미코의 어색한 기타도 좋다 정말로 애달프다
그리고 미코가 부르는 사랑의 노래도 좋다 어쩐지 기쁘다
그리워하는 것만으로 그리움이 될 수 없었다
손때투성이인 기타와 오늘도

혼자 만족함이 아니고 거짓말이 아니고
커다란 "아빠와 미코"와 같은 기타와
오늘도 노래할 거야 알몸의 세계를

미코의 목소리는 누구보다도 강하다 하지만 부질없다
그리고 미코인 그는 미코인 그가 아니다
아무도 모른다
언젠가는 둘이서 행복해지고 싶었다
손때투성이인 기타와 오늘도

작사·작곡: 쿠사노 마사무네


스핏츠(スピッツ)의 노랫말은 다층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서 그 해석이 쉽지 않은데
특히 초기에 발표한 곡들은 그런 경향이 더욱 심해서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런 곡들 중에서도 ミーコとギター(Miko to Guitar, 미코와 기타) 이 곡은,
핵심적인 표현으로 추정되는 단어들의 의미부터 잘 와닿지 않아서 맥락 파악이 쉽지 않다.

이를테면 사람 이름으로 추정되는 '미코(みい子)'의 성(性) 구분도 애매모호하다.
흔히 '코(子)'로 끝나는 일본의 이름은 일반적으로 여성의 것이고
'둘이서 행복해지고 싶었다(二人で 幸せになりたかった)'는 표현에서도 여성으로 느껴지는데
한편 '미코인 그는(ミーコの彼は)'에서의 표현에서 보다시피
여성형 대명사인 '그녀(彼女)'를 쓰지 않고 남성을 지칭하는 '그(彼)'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듯 주요 인물의 성별조차 제대로 구분이 되질 않는데
인용부호까지 붙인 '아빠와 미코(パパとミーコ)'에 이르러서는 아예 요령부득이다.
그래서 이 노래엔 딱히 추상적인 단어가 없는데도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긴지 싶은 거다.
혹시 해서 구글에서 '미코(ミーコ)'를 이미지 검색을 해보니 고양이가 많이 나와서
오죽하면 '의인화(擬人化)된 고양이'인가? 하는 생각까지 해보다가 결국 포기했다.

그래서 노랫말을 쓴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가 들려주고자 하는 의미는 결국 알지 못한 채
이 노래는 사운드만 즐기게 되었고 지금 역시 의미 파악은 포기한 채로 남아 있다.
노래 제목을 빌려서 이 노래를 마주한 나를 말해보자면···
'미코(ミーコ)는 잘 모르겠고 기타(ギター)만 듣는다' 정도가 되겠다.
名前をつけてやる
1991-11-25
名前をつけてやる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기형도

나에게는 낡은 악기가 하나 있다.
여섯 개의 줄이 모두 끊어져 나는 오래 전부터 그 기타를 사용하지 않는다.
(한때 나의 슬픔과 격정들을 오선지 위로 데리고 가 부드러운 음자리로 배열해주던) 알 수 없는 일이 있다.
가끔씩 어둡고 텅 빈 방에 홀로 있을 때 그 기타에서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
나는 경악한다.
그러나 나의 감각들은 힘센 기억들을 품고 있다.
기타 소리가 멎으면 더듬더듬 나는 양초를 찾는다.
그렇다.
나에게는 낡은 악기가 하나 있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가끔씩 어둡고 텅 빈 희망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 이상한 연주를 들으면서 어떨 때는 내 몸의 전부가 어둠 속에서 가볍게 튕겨지는 때도 있다.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는 푸른색이다.
어떤 먼지도 그것의 색깔을 바꾸지 못한다.

기형도 전집
기형도
기형도 전집


기형도.

1960년 인천 옹진군 연평도 출생.
1979년 연세대학교 입학.
1982년 윤동주문학상(연세대학교 주관) 수상.
1984년 중앙일보 입사.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1985년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1989년 종로의 심야영화관에서 뇌졸중으로 사망.
1989년 유고시집 『입 속의 검은 잎』 간행.
기형도
기형도


언젠가 둘이서 행복해지고 싶었다는 미코를 그리워 하면서
오늘도 여전히 손때가 지워지지 않을 만큼 기타를 치고 있는 화자(話者)의 시점에서
짝사랑의 안타까움인지 또는 이미 헤어진 사랑을 혼자 못내 그리워 하는 심정인지 아리송한,
아무튼 '아무도 모를(誰も知らない)' 미코를 추억하는 스핏츠의 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

죽음·상실·비관·우울 등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시인의 시를 나란히 적어 둔 것을 보고
이 무슨 생뚱맞은 연결인가 하고 생각할 사람들이 많겠다.
하긴, 그렇다. 생뚱맞은 것이 분명하다.
그것도 스물아홉 번째 생일을 넘기고 한달도 채 되기 전에 요절해버린 시인의 시 한 편이라니.
スピッツ
スピッツ

노래와 시에서 각각 '기타'라는 동일한 오브제가 등장하고
노래의 '손때투성이(手垢まみれ)'와 시의 '먼지투성이'에서 '투성이'라는 유사한 표현이 있다 해서
그것들을 연결고리로 삼는 것도 분명 억지스러운 일이다.
(물론 그 바람에 이 노래에서 이 시가, 그리고 이 시에서 이 노래가 연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하지만 이 글은 전문가가 쓰는 리뷰도 아니고 그저 스핏츠 애호가의 개인적인 글에 불과하니
팍팍한 생활 속에서 잊고 지냈던 시 한 편을 오랜만에 되풀이하면서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마침 이렇게 자연스러운 연상을 통하여 저절로 떠올랐을 때,
어느 뮤지션이 이십대에 만든 노래를 배경으로 어느 시인이 이십대에 썼던 시를 말이다.


ミーコとギター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10/01 21:33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0)
  Tags : Spitz, スピッツ, 기형도, 스핏츠, 입 속의 검은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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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eranza -  2012/10/02 01:50 comment | edit/delete
そしてミーコの彼はミーコの彼じゃない
이 부분...
미코의 그이는 미코의 그이가 아니다..
미코의 애인은 미코의 애인이 아니다..
그런 뜻 아닌가요??

かれし라고도 하지만...かれ라고도 하던데..그렇게 말하던데...



         
Kei 2012/10/03 01:07 edit/delete
글 말미에 밝혀두었다시피 일단 노랫말은 스핏츠 노랫말 우리말 번역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c) spitzHAUS입니다.
http://spitzhaus.tistory.com/
최근 들어서는 '하우스'에 의존하지 않고 어쭙잖지만 제가 해석한 걸 올리기도 하는데 이번 곡은 하우스에서 가져왔어요.

격조사로서의 「の」가 가지는 가장 일반적인 의미는 소유/소속을 나타내는 뜻, "~의"라고 할 수 있지요.
esperanza님 그리고 아래 Crispy!님의 생각도 그러하지요.
한편 동격을 나타내는 뜻, "~인" 또는 "~라는"이라는 의미로도 쓰이지요.
하우스에서의 해석이 그러하고 저 역시 거기에 동감한 셈입니다.

결국 어떤 의미의 「の」인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파악할 수 밖에 없는데요.
esperanza님과 Crispy!님의 의견을 따르면, 일면 명쾌하게 풀리는 듯 싶기도 합니다.
즉 미코는 여성으로 확정이 되니까요.
짝사랑의 안타까움인지 이미 헤어진 사랑을 혼자 못내 그리워 하는 심정인지 몰라도
일단은 미코라는 여성을 그리워 하고 있는 사랑 노래로 받아들일 수 있어서요.

(글이 엄청 길어질 듯 하여 그리고 확실치도 않은 제 상상일 수도 있어서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
저는 이 노랫말을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다음과 생각을 해보기도 햇습니다.
음악을 본격적으로 해보겟다고 나서던 시절, 그러니까 이십대 초반의 마사무네.
음악을 하는 사람이 다 그렇듯 그 역시 그가 동경하던 또는 닮고 싶던 밴드/뮤지션이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혹시 이 노래는 마사무네가 동경하던 어느 뮤지션을 기리는 노래가 아닐까, 하구요.
상상이 좀 지나치다 라고 하실 분도 분명 있으실테고 저 역시 그런 생각을 해봤다 수준에 머물렀지만
그런 생각이 잘 지워지진 않더군요.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동격을 나타내는「の」로 보는 하우스의 해석이 적절하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정답은? 후훗~ 저도 모르겠습니다. 마사무네에게 물어볼 방법도 없구요.
제 상상이 좀 지나쳤나요? ^^

esperanza -  2012/10/02 01:58 comment | edit/delete
그리고..
작년 추석 연휴 동안 여기 처음 들어 왔는데...maybe
다시 추석 연휴

연휴 알차게 보내고들 계시겠죠?

1년 빠르다요...
흐흐윽ㅜㅠ

요즘 머리가 너무 아파서 미코~~분석은 담에 한 번 해 볼래요..예전 같으면 바로 달려들었을텐데..
점점.. 무슨 텍스트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느끼고 즐기고 싶단 생각이...
여튼
이곡 처음인데 좋아요~~
귀여운 미코^^

         
Kei 2012/10/03 01:51 edit/delete
고맙습니다. 이런 인연, 다 스핏츠 덕분이네요. ^^
esperanza님께서 여기에 들려주신 것도 벌써 일 년.
앞으로도 계속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제 경우 이번 추석 연휴, 그동안의 명절 연휴와는 달라졌습니다.
얼마 전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난 후 달라진 모습이기도 합니다.

오늘 볼일을 보러 나갔는데, 샌드위치 데이라서 그런지 쉬는 사람도 많지만 쉬지 않는 사람도 많더군요.
점심 먹으러 가는데 식당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회사원 분위기의 남녀들 인파를 보니까 말이죠.

오늘 쉬는 제 친구는 오늘 하루를 느긋하게 쉬고는 저녁에 <테이큰2>를 보러 간다고 했습니다.
저는 해질 무렵에 귀가해서 국민 게임인 '애니팡'을 했답니다.
간밤에 한참 하다가 나 뭐하는 거지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만 해야겠다 싶었는데
휴일에 딱히 할 것 없이 집에 있으니 또 하게 되더라구요. 10만점도 못내는 버벅거리는 실력이면서.

언제 한번 시간 나시면 이 노래를 분석해보신 후 제게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Crispy! -  2012/10/02 10:04 comment | edit/delete
추석 잘 지내셨나요??
벌써 추석이 지나다니....이궁..

미코의 애인은 미코의 애인이 아니다...저도 이런 뜻으로 생각합니다.

스핏츠의 음악은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서 듣습니다, 언제나..^^;
가사도 잘 보지 않아요. 게으른 성격탓인지..
그러다 가끔 오~, 이런 뜻이었구나~~! 하고 갑자기 마음을 짠 하게 하는 내용이 들릴때가 있어요.
이럴땐 너무 감동스러워서 혼자 흥분하곤 하지요.

엄마가 된 후 처음 생긴 친구(ママ友-아이를 통해 친해진 친구) 이름(별명?)이 미-코짱이랍니다.
처음 소개할때 '미-코라고 불러줘요' 라고 들었을때, 깜짝 놀랐어요.
이사람도 스핏츠 팬인가?? 하고.
친해지고 보니 스핏츠팬이 아니었다는.. 로빈슨과 체리도 햇갈려 했었던 친구랍니당.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기형도님의 최후가 너무 영화같아요....
         
Kei 2012/10/03 01:31 edit/delete
스핏츠 이야기가 대부분인 '마이스핏츠'이지만
이번 글처럼 언급하는 시, 시인을 잠깐 떠올려주시는 Crispy!님께 감사!
말씀처럼 그의 마지막은 정말 '영화' 같아요.

미-코짱~ 정말 귀여울 듯한 이름이죠? 후훗
그 꼬맹이도 분명 엄청 귀엽겠죠? (아마 분명 여자 아이일테구요)

'미코의 애인'이냐 '미코인 그'인 것이냐 하는 문제는 앞서 esperanza님의 댓글에 대한 답글에 썼으니 참고하시구요.
혹시 동경하던 뮤지션/밴드에 대한 노래가 아닌가 하는,
제 마음대로의 상상에 대해서 언급하다보니 문득 노래 하나가 떠오릅니다.

이노우에 요스이(井上陽水)의 <英雄(Eiyuu, 영웅)>입니다.
유명한 야구선수 노모 히데오(野茂英雄)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하더군요.
꽤 예전의 노래이긴 합니다만 모르고 들으면 옛날 노래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사운드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곡이기도 한데요. 추천해봅니다. (일본어에 능숙하실테니 노랫말은 원문만 옮겨둡니다)
http://youtu.be/QMegzWgCxwk

内角の高めに 快感を投げ込めボールボーイ
指先を広げて 外角に沈めてトレビアン

素晴らしいね 楽しいね
No, Beautiful Boy

八月の初めに 投げすぎて爪が割れた夜
三日月の形に マニキュアで固めたワイドショウ

壊れそうで 悲しいね
No, Beautiful Boy

あこがれの空ライトブルー
風の流れは夢の方ヘ
アメリカンサマー夢のブルー
街の子供 広がる青空とけ込んで

人混みの都会に 待ち受ける無数のテレビジョン
タ暮れの砂漠に 忍び寄る孤独と夏時間

マルガリータ セニョリータ
No, Beautiful Lover

素晴らしいね 楽しいね
No, Beautiful Boy

I wonder who もしかあなたはロビンソン
I wonder who まるであなたはロビンソン
I wonder who 走るあなたはロビンソン
I wonder who きっとあなたはロビンソン

         
Crispy! 2012/10/15 22:19 edit/delete
날씨가 꽤 가을스러워졌어요.
한국은 꽤 춥다고 하던데, 감기 안걸리셨죠??

미-코...
꼬마 친구 이름이 아닌 아이 엄마의 이름이예요. ^^
아주아주 미인엄마...(^^)

한국에선 엄마가 되면 이름이 없어진다고 하잖아요.
보통 OO엄마~거나 아줌마~~ 로.
여기선 엄마가 되어도 엄마들끼리 서로 이름이나 애칭을 잘 부르더라구요. 물론, 친해지면요.
덕분에 아직도 '아줌마'라고 불리는데에 친숙하지가 않아용. 후훗..

추천해주신 영웅, 잘 들었습니다.
제 머리에서 영웅 하면 떠오르는 음악은 머라이어 캐리와 베토벤밖에 없었는데 새로운 영웅 추가입니다!

이노우에상의 영웅은 웅장, 장엄보다는 뭔가 상큼한 느낌에 여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져요.
가사속 초승달과 로빈슨도 매우 반가워요.

         
Kei 2012/10/15 23:15 edit/delete
그렇지 않아도 환절기라서 감기 조심하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나른한 오후에 설핏 낮잠 자다가 감기 드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결혼하고 나면 '이름'이 없어지는 것.
주로 전업주부로 있는 기혼 여성들을 두고 이런 얘기를 합니다만
그렇게 이름이 없어지는 장소를 중심으로 생각해보면 그것이 가정 주위에서 그런 것이고
그런 면에서 보자면 기혼 남성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회사에서는 ○주임, ○대리, ○과장 등이 되자만 이런 남성들도 본인의 집 주변에서는 이름이 없어진다는 거죠.
옆집, 앞집 사람들에게 그냥 ○○아빠인 거죠.
물론 그렇다고 해도 남자들은 여자들과 경우가 다르긴 하지요.

I wonder who もしかあなたはロビンソン
I wonder who まるであなたはロビンソン
I wonder who 走るあなたはロビンソン
I wonder who きっとあなたはロビンソン

이노우에상의 <英雄> 마음이 드신 듯하니 뿌듯뿌듯!
후훗. 스핏츠 팬인 사람은 분명 이 대목이 반가웠을 거라고 미리 짐작하고 있었답니다.

 -  2012/10/02 11:54 comment | edit/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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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2012/10/03 01:36 edit/delete
○○님도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그냥 대충대충 지냈습니다.
마침 누나도 서울에 있길래 연휴 중에 하루 저녁에 치킨집이나 갈까 싶었는데, 마음만 그럴 뿐 그냥 지나치고 마네요.

계절 바뀌는 것, 정말 순식간입니다.
물론 저는 아직도 (상황에 따라) 반바지를 입고 나가기도 합니다만
적어도 얇은 윗도리 겉옷 하나는 들고 다녀야 할 정도로 서늘해졌지요.

노래를 듣는 이가 쉽사리 해석할 수 없는, 알쏭달쏭한 노랫말, 어딘가 의도적으로 뭔가를 감춰둔 듯한 노랫말.
어떤 면에서는 저 역시 이런 식의 노랫말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  2012/10/02 11:58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2/10/03 01:50 edit/delete
이번 연휴에 하루 정도는 자전거를 '빡쎄게' 타야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어물쩡어물쩡 하다가 훌쩍 연휴가 다 지나가고 이제 하루만 남았네요. (내일은 탈 수 있으려나?)

마음 같아서는 한강 자전거길을 주우욱 달려서 미사리 조정경기장까지 가서
거기 잔디밭에 좀 누웠다가 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지요.

○○님.
아주 오래 전 이런 생각을 한 적 있습니다.
나중에 나중에 여건이 허락되면 경주에서 살아야겠다고.
물론 그 생각은 생각으로만 끝나고 경주에 관한 책만 한 권 남았습니다.

○○님께서 어떤 연유에서 그런 선택을 하시려고 하는지 저는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만
자기자신을 책임질 수 있을 만한 연령대의 ○○님인 것이 틀림없을테니
제법 가치 있는 선택이 되리라 조심스럽게 짐작해봅니다.

다만, 말씀하신 그 '고민'이 조금 마음에 걸립니다.
냉정하게 말씀드리자면 그런 '고민'을 하신다면 그 선택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재고해보시는 건 어떨지.
더 나아가 더 강하게 말씀드린다면 그런 선택 앞에 그런 고민은 좀 곤란하지 않나 싶습니다.
세상은(가족, 친구 모두를 포함하여) "나를 줌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
그렇다면 ○○님의 고민은 투정에 불과할 수 있는 거죠.
(물론 이해하는 측면도 있긴 합니다, 우리 모두 가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죠, 그래서 그렇죠)

아울러 알고 있습니다. 그 '고민'은 ○○님이 그 선택을 앞두고 어리광부리는 것이라고요.
(이런 식의 말투를 부디 양해해주시기를)

맨 마지막 두 줄의 문장. 그건 재고해주십시오. ^^
그 전에라도 또는 그것과 상관없이 저는 언제나 자주 방문해주시는 ○○님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2012/10/06 17:28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2/10/07 20:17 edit/delete
제가 기억력이 아주 나빠서 그게 몇년도쯤인지 전혀 -_-;
하지만 마이스핏츠에서 ○○님의 존재 자체는 베스트로 손꼽지요.

여기 오시는 많은 분들이 스핏츠 말고도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시지요.
그것이 때로는 연애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진학이나 취업/전직에 관한 고민이기도 하구요.
스핏츠도 스핏츠지만,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사이에 두고 그렇게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중요하지요.

○○님이 얘기하시는 '걱정'은 그런 것이었군요. 제가 아주 약간 어긋났습니다, 후훗~.

이번 ○○님의 '움직임'에 대해서 그 겉모습(?)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그게 다음주라고 하니, 어제 오늘 주말은 무척 분주하셨으리라 짐작되네요.
"발을 내딛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씀. 그렇죠, 정말 그렇죠.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님은 행복해질 거라고 믿습니다.

암사동 쯤의 한강공원에 갈대가 무성한 곳이 있는 걸로 기억하는데 요즘 그런 철인가요?
거기 지나 미사리 조정경기장까지 코스모스와 갈대가 바람에 하늘거리는 자전거길.
이번 주말에도 그만, 자전거 페달에는 발도 얹지 못햇습니다. 휴! 한번 탔어야 하는 건데.

그럼 또.

피아 -  2012/10/25 22:27 comment | edit/delete
글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안부 겸 남기는 코멘트 입니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어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Kei 2012/10/26 01:26 edit/delete
글 내용과 전혀 상관없다지만, 마이스핏츠와는 밀접하게 상관있는 피아님. ^^
저는 늘 비슷비슷 합니다.

얼마 전에 (피아님이 당연히 아실) 몇분의 스핏츠 팬들과 잠시 커피 타임을 가졌습니다.
최근 불(!) 같은 연애에 열중하고 있는 어느 분은 아쉽게도 보질 못했구요.
그 시간에 아마 분명 데이트 중이었던 모양이더라구요. ㅋㅋㅋ

날씨가 쌀쌀해졌는데, 저는 사실 요즘의 날씨가 참 좋아요.
엔간해서는 땀이 나질 않는 날씨잖아요. (더위를 많이 타는 저로서는 딱 좋아요)
피아님은 어때요? ^^ 날씨 뿐만이 아니라 이것저것 다요.

         
피아 2012/10/30 00:31 edit/delete
그때였나요? 타이음식 이야기 나왔던??
외근만 아니었으면 오랜만의 모임이라 꼭 가고 싶었는데 아쉬움만 가득이었어요ㅠㅠㅠ

저도 더운 날씨보단 차라리 추운 날씨를 좋아해서, 요즘 날씨 맘에 들어요.
옷 입기가 애매하긴 하지만 기분전환하기도 좋고..

저는 뭐 그럭저럭 지내고 있어요^^
뻔한 고민을 반복하면서 살고 있지요. 흐흐흐흐

회사 이외의 사람들과 만나고픈 요즘이어요;;;;;

         
Kei 2012/10/30 22:41 edit/delete
낮에 아이패드로 답글을 썼는데, 헐! 올라가지 않았군요. (아니... 어디로 날아가 버린 건지)
모바일로 글 올리기가 무척 힘들고 어색했는데 그렇게 힘들여(?) 쓴 답글이 사라졌다니...

암튼, 네. 그 타이식당 미팅 맞아요.
저는 그 식사 끝무렵에나 참석할 수 있어서 팟타이꿍을 먹진 못했지만요. 후훗.
소모임을 가끔 주최해주시는 그분께서는 최근 공사다망하신 관계로 불참이었지만
참석하신 분들과 (스핏츠가 중심이 된) 담소화락에 흠벙덤벙, 즐거웠답니다.
최근 뜨는 동네라는 연남동 쪽에 밝은 참석자 덕분에 느릿느릿 연남동을 걷기도 하구요.

오늘은 좀 춥다는 느낌도 있었는데, 저는 요즘 날씨, 구체적으로는 초가을 날씨가 좋아요.
반팔 티셔츠에 적당한 자켓 하나만 있으면 되는 날씨 말이지요.
피아님 표현처럼 '옷 입기가 애매하긴' 한 날씨지만
더위를 많이 타는 저로서는 자켓 하나만 있으면 여전히 여름 차림으로 다녀도 되기에 옷 입기 편하거든요.

이런 날씨. 기분 전환에도 좋아요.
오늘 파주에 볼일이 있어서 갔는데 돌아올 때 구파발 쪽으로 넘어오는데 (정확히 어느 동네인지는 모르겠지만)
실개천에 억새도 얼핏 보이고 길 양쪽에 노란 은행잎이 가득한 길을 잠시 달리는데, 우와~ 좋았습니다.
피아님이 말씀하시는 기분 전환, 그게 바로 되던 순간이었지요.

뻔한 고민의 반복. 후훗~ 음음음. 그냥 그게 인생의 일상이라고 생각하고 덤덤하게 받아들입시다! ㅋ

회사 이외의 사람들과 수다 타임.
다음 번 모임 때에 피아님이 오시면 바로 가능하겠죠? 후후훗~

돌리팟 -  2012/11/29 03:48 comment | edit/delete
또 태국 음식 먹으러 가시죠:)
         
Kei 2012/11/29 21:42 edit/delete
(임펙트 강하게 주면서 한줄 답글) 돌리팟타이꿍, 좋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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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부르는 이름, 들리니? 呼び合う名前、聴こえる?
  Kaede 카에데

 1923년 4월 10일
 (혼자 점심을 먹으러) 집에 들어와서 돈을 좀 꺼내려고 작은 책상의 서랍을 열어 보니 거기 편지가 한 장 있다고 생각해보자. 어머니가 보내신 편지. 연필로 쓴 어머니의 마지막 편지. 차마 다 적지 못하신 말들과 이제 떠나실 날이 멀지 않았음이 느껴지는······ 참 이상하다. 가장 힘든 슬픔의 순간에도 사람은 눈물을 참고 잘 '처신할'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창문 너머로 누군가 친근한 표정을 지어 보이기라도 하면 ― 아니면 어제까지만 해도 작은 봉오리에 불과하던 꽃이 어느새 활짝 피어있는 것을 본다든지, 편지가 서랍에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만다.
 ― 프랑스 소설가 콜레트. <콜레트의 편지 모음>

존 버닝햄(John Burningham) 엮음.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The Time of Your Life)』 중에서.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의 어느 대목이다.
엮은이가 어린이 그림동화 작가라고 하니 그쪽으로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이름도 생소할테고
또 제각각 읽어야 할 책이 넘치고 각자 취향의 책도 따로 있으니 딱히 권하고자 인용한 것은 아니다.
인생의 길잡이가 될 만한 글이 여럿 인용된 책이긴 하지만 그런 책들을 읽는 우리들이 자주 그렇듯
책을 덮고 다시 일상사에 매몰되기 시작하면 그런 가르침은 되새김질 되지 못하고 지워지고마니까.
그래서 읽은 지 한참 지난 지금은 그 내용 대부분이 기억나지 않는 책들 중 하나인데
그나마 기억나는 부분이라 인용한 대목과 비슷하다면 비슷하달까, 최근에 그런 경험을 하게 되어서 글 앞머리에 붙였다.


지난 오월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그다지 눈물이 나오지 않던 탓에 다소 난감한 심정이었다.
웃음이든 눈물이든 그게 나와야 할 만한 장면에는 자연스럽게 나와줘야 마음이 편안한데
마음 속 슬픔과는 달리 임종을 지키는 순간에도 눈물이 나오지 않던 나 자신이 당황스러웠다.
입관 절차가 진행될 즈음에 이르러서야 눈물이 흐르긴 했지만 그때만 그랬고
조문객을 맞이하는 내내 눈물이 나지 읺아서 때론 문상하러 온 지인들 보기가 민망하기도 했다.

미리 마련되어 있던 묘소의 아버지 옆자리에 하관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게 되자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과 그다지 다를 것 없는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오랫동안 병원 생활을 하시는 동안 연례 행사 치르듯 정기적으로 위급 상황을 치렀기 때문인지
아니면 시도 때도 없이 닥치는 세파를 견뎌내려면 어쩔 수 없다며 이미 나의 심성이 메말라선지.

어머니를 그다지 깊게 떠올리는 일 없이 해가 뜨고 해가 지고 그렇게 달을 넘기고난 어느 날.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다가 아이팟을 연결한 카 오디오에서 랜덤으로 노래가 흘러나오던 중
시인과 촌장의 옛노래 기쁨 보리떡이 나왔고 무심결에 노래를 따라서 흥얼거리다가···.

어머니 걱정 마세요
이제 꽃밭이 열리고 맑은 꽃들은 기지개를 켤 테니까요
어머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봄이 정말 와 준다면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요

도로변에 차를 세워야만 했다.
갑자기 울컥해져서 계속 운전을 하기에는 마음이 편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마침 그다지 번잡하지 않은 이면도로였던 것이 다행이었다.
우리노래전시회 2
1987-02-22
우리노래전시회 2

낮에 놀다 두고온
나뭇잎 배는
엄마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요

그런데 하필이면 시인과 촌장의 그 노래는 후반부에 동요가 메들리로 이어지는 노래라서
어릴 때부터 그저 익숙하기만 했지 별다른 감흥 없던 동요 나뭇잎 배가 나오는 순간,
비록 울컥했어도 그때까지 간신히 다잡고 있던 감정은
평상 시 같으면 분명히 제어 가능했을 감정선의 어느 지점을 지나쳐 버렸다.
이를테면 일종의 임계점을 넘어서 버린 것이다.

앞서 인용한, 프랑스의 어느 소설가는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만다'는 도미노의 첫번째 팻말이 '편지가 서랍에서 떨어'지는 순간일 수도 있다고 했는데
(소설가의 이야기와 다소 다르긴 해도) 나에게는 시인과 촌장의 노래가 도미노의 첫번째 팻말이 된 셈이다.


감정이 제어되지 않은 채 대책 없이 무너져 버리는 경험을 며칠 전에 한 번 더 겪었다.
평소 자주 다니는 동선에 놓여 있지 않은 전철 1호선을 타고 가던 참이었는데
편치 않은 상념에 잠겨 있다가 영등포를 지나칠 즈음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져서 다음 역인 신길역에서 내렸다.

나의 삶 어딘가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아 불편해져서였다.
굳이 돋보기라도 들이대고 살펴보지 않으면 지금 당장은 찾지도 못할 가느다란 금일테지만
나중 세월이 한참 흐른 이후 돌이켜보면 이것이 최초의 징조였음을 알게 될지도 모르는
그러나 지금 당장은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 건지 도무지 알 길 없는 어떤 불길한 신호.

스스로에게도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할 그 불편한 기분을 떨쳐내고자
하차한 승객들이 모두 빠져나간 밤중의 1호선 신길역 승강장 끝에서
노천의 난간에 양쪽 두 겨드랑이를 얹은 채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명쾌하게 설명도 되지 않는 그런 생각을 마음 속에서 떨쳐 버리려고.

これから 傷ついたり 誰か 傷つけても
ああ 僕のままで どこまで届くだろう
이제부터 상처를 받기도 하고 누군가 상처를 입히더라도
아아 나인 채로 어디까지 닿을 것인가

랜덤으로 노래 한두 곡인가 지난 후 스핏츠(スピッツ)楓(Kaede, 카에데)가 나왔다.
뭔지 알 수 없는 금을 지워버리려고 전철에서 내리고 또 이어폰을 귀에 꽂았는데 당초의 의도와는 달리
가슴 쪽인지 배 쪽인지 어딘가 스멀스멀하더니 목젖으로 뜨끈한 게 올라오고··· 그리고 순식간에 무너졌다.

'창문 너머로 누군가 친근한 표정을 지어 보이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만다는,
프랑스 어느 소설가의 이야기와 비슷하게 말이다.


● 노랫말, 열기

● 덧붙임, 열기


+
이제 추석이 그리 멀지 않다.
하루 짬을 내서 아버지 어머니의 묘소에 다녀와야겠다.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09/03 14:11 | 스핏츠/DVD | trackback (0) | reply (14)
  Tags : John Burningham, Spitz, The Time of Your Life, スピッツ, 기쁨 보리떡, 나뭇잎 배,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 박홍근, 스핏츠, 시인과 촌장, 윤용하, 존 버닝햄, 하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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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 -  2012/09/03 23:43 comment | edit/delete
'달을 보면 까닭없이 울고싶어 진다. 오늘 밤도 달을 보다 눈물을 흘렸다. 나비 두 마리'

제가 좋아하는 뮤지컬 넘버 중 한 구절인데요, 요즘 희안하게 이 구절을 흥얼거리며 하늘 보는 일이 잦아졌어요. 오늘도 무심코 노랠 중얼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달이 보이지 않더라구요. 보였다면 진짜 눈물이 났을지도 모르겠어요. 이런저런 근심으로 한숨짓는 일이 많아, 내 안의 나쁜 기운들을 눈물로 해소하려는 것인지..

저도 오늘 집에 오는 길에 차분하게 마음을 다스리고 싶어서 노랠 고르고 있었는데, '카에데'가 재생된 순간 마음 깊숙한 어느 부분이 평평해진 느낌이었어요. '카에데'의 인트로는 언제 들어도 사람을 짠 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늦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날 좋을 때 사람들과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Kei 2012/09/04 10:31 edit/delete
근심거리가 끊이지 않는 것이 인생인지.
학교 다닐 때는 성적이니 뭐니, 졸업을 앞두면 취업이니 뭐니,
직장에 들어가도 그게 나한테 맞는 것인지 뭔지부터 해서 온갖 것들이···
귀가하면 또 나 혼자서는 해결하지도 해주지도 못하는 집안에서의 근심거리가 있고.
뭐 도대체 근심거리가 끊이질 않지요.
그렇다고 연애를 하면 또 '행복만땅'이냐 하면 그것도 또 꼭 그런 건 만은 아니지요.

<카에데>는 참 묘한 노래라는 생각이 듭니다.
헤어짐의 아픔을 노래하는 것 같으면서도 또 왜 이렇게 아름답냐는 느낌을 주니까요.
[myspitz story ···]에서 글을 쓰다보면
스핏츠의 노래 하나하나에 개인적인 추억을 담게 되고 또 그런 탓에
글을 쓴 이후에 그 각각의 노래를 들을 때면
그 추억 그리고 그 추억에 포함된 친구, 가족, 지인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카에데>의 경우는 여러 번 쓰다보니 이제 한 사람 만을 기억하는 노래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피아님,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날 좋을 때 사람들과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는 말씀, ^^ 좋아요.
날 궂어도 좋은 사람들과 가는 거라면 뭐든 맛나지 않겠어요?

aros -  2012/09/04 23:08 comment | edit/delete
케이님의 글을 읽으면 항상 손가락이 간질간질해지네요.
무엇인가라도 쓰고 싶어지는 마음에랄까. ..

읽으면서 몇 달 전의 케이님의 댓글이 생각났답니다.
늦어진 댓글에 미안함을 표시하셨던 댓글요. 아, 그러셨던 거구나 싶어서
힘내세요-라고 했던 제 응원이 조금은 순진했구나 그런 생각도 했네요.
아직 철없는 저는 부모님을 볼 때마다 아직 내가 많이 어리구나 하고 느끼곤 하는데
살아가며 받아들이고 익숙해져야만 하는 일은 얼마든지 많이 남아 있겠지요.

슬픔의 순간에도 나오지 않았던 눈물이 아주 사소한 것에 터져버리고 마는 순간..
저 요즘에 <화조풍월> 앨범을 들으며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요,
스피츠의 노래를 들으며 으쌰으쌰 기운도 많이 내지만,
어쩐지 내 마음속에 얌전히 있던 서러움을 문득 건드려버리고 마는 그런 순간도 오는구나 하고요.

네, 어쨌든.. ^^
<카에데>는 마사무네의 고음이 맑게 울려퍼지는 순간이 참 좋아요.
뭐 그런 노래는 한두 곡이 아니기는 하겠지만요.

케이님이 사랑하시는 분이 편히 잠드시기를 빌게요. 그러고 보니 가을이라서 또 <카에데>가 잘 어울리는 계절이 되었네요. :)
         
Kei 2012/09/05 00:09 edit/delete
aros님께서 얘기하시니, 그때 황망한 가운데 부실한 답글을 쓰던 게 생각이 나네요.
그때 aros님을 비롯하여 여러 방문객들께서 위로, 걱정의 말씀 해주신 게 제겐 위로가 되었답니다.

<화조풍월>을 들으시면서 느낀다는 aros님의 그 감성.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 앨범 커버 사진의 느낌을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동안의 스핏츠 앨범 커버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서러움을 문득 건드려버리고 마는" 그런 느낌의 앨범 커버.

네, (저도) 어쨌든... ^^
<카에데>는 정말 아름답고 또 슬픈 노래죠.

aros님의 위로 말씀에 '그 분'이 더욱 편히 주무실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Crispy! -  2012/09/05 14:20 comment | edit/delete
글솜씨도 말주변도 없는 저...
이럴때 뭐라고 이야기를 해아할 지 잘 모르겠어요.
실제로 친구들이 힘들어하거나 슬픈일이 생겼을때도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할지 잘 몰라서 행동으로 표현했던것 같습니다. 어깨를 토닥인다던지, 같이 밤을 새워준다던지....그냥 옆에 있어주는 것 밖에 못하는 친구..
지금 Kei님께 단순히 '힘내세요' 라고밖에 말씀드리지 못하는 죄송스런 맘에 주저리 주저리 길어졌습니다.

楓, 저에게는(저에게도?) 처음에 들었을때보다 들으면 들을수록 감동이 더해지는 노래인 것 같습니다.
스핏츠를 알고나서 이곡 저곡 접할때 이곡은 조금 슬픈듯해서 자주 듣지 않았었어요.
그랬는데 언젠가부터 자주 듣는노래가 되었습니다. 뭐가 계기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라이브로도 꼭 듣고싶어요.

저도 늦었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추석때 조심해서 부모님께 다녀오세요.

p.s. 일본은 아직 楓의 계절이 되려면 먼~듯 합니다..
         
Kei 2012/09/09 22:50 edit/delete
며칠 동안 해외 출장을 가는 바람에, 답글이 늦었습니다.
삼천만이 스마트폰을 쓴다는 요즈음, 아직도 피처폰을 쓰고 있으니. ㅉㅉ.

친구가 힘들 때 딱히 즉각적으로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실용적인 말을 못해줄 바에야
Crispy!님처럼 어깨를 토닥거려주고 같이 밤을 새워주는 방식이 훨씬 위로가 되지요.

처음들을 때의 <楓>
Crispy!님은 조금 슬픈 듯 해서, 저는 조금 뻔한 듯 해서, 잘 듣지 않았던 곡.
라이브로 꼭 들어보실 기회가 생기길 바라겠습니다.

+
저, 실은 토쿄에 출장 갔다왔습니다.
말이 토쿄지, 출장 기간 내내 숙소가 있는 시나가와, 일이 있던 오다이바 두군데만 왔다갔다 했지만요.
Cripsy!님 말씀대로더군요.
낮 최고온도가 33도를 넘나드는 한여름이라서 楓의 계절은 아직 한참 멀겠더라구요. ^^

괴신사 -  2012/09/08 11:09 comment | edit/delete
오늘 아침 날씨가 쌀쌀하더니 카에데를 들으니 더 쓸쓸한 기분이 드네요
언제들어도 이노래는 쓸쓸하죠 내 마음이 매말라서 그런가..
         
Kei 2012/09/09 22:58 edit/delete
앞의 답글에 썼다시피 지난 며칠 동안 토쿄에 볼일보러 갔다왔는데요.
귀국편 비행기에서 내리니, 두시간 전의 토쿄와는 완전 다르게 시원~하더라구요.
한낮인데두요.
아, 여기는 가을이 오려고 하는구나, 싶었죠.
물론 낮에는 아직 덥지만 이불을 덮지 않고 잤다가는 아침에 여기저기가 불편해지지요.

이 노래가 언제 들어도 쓸쓸하다는 괴신사님.
괴신사님의 댓글, 오랜만에 뵙는 듯 합니다. 반갑습니다!

<카에데>가 쓸쓸한 이유가, 괴신사님의 마음이 메마른 탓으로 볼 수는 없겠지요.
마음의 깊이와 넓이가 제대로 있으신 분이니까, 이 노래를 쓸쓸하게 느끼는 것이지 않을까요?
온라인으로 밖에 마주친 적이 없어서 괴신사님이 어떤 분인지는 잘 모르지만
<카에데>를 쓸쓸하게 듣는 분이시라면 분명히 그럴 겁니다. ^^

괴신사 -  2012/09/17 21:43 comment | edit/delete
지난 토.일 1박2일로 시코쿠로 짧은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일정은 꽤 빡빡했죠 토 07시30분출발오키야마를 가서 나오시마를 구경하고 일요일 오카야마, 구라시키미관지구까지보고22시20분 인천도착 갈때부터 태풍걱정했는데 다행이 제시간에 올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해하면서 음악을 듣지 않습니다 풍경의 느낌 그대로를 느끼고 싶은 욕심이랄까요
예전 어릴적에는 이어폰을 끼고 살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바뀐거죠
예전에도 일본에서 꼭 한번 SPITZ의 콘서트를 보고 싶다고 쓴적이 있는 데 아직 기회가 오질 않네요
오카야마에 가보셨나요 공항에서 수속을 밟는데 시간이 엄청걸립니다 친구가 하는말이 공항이 한가로와서 한번 여행객들이 오면 세월아 네월아 한다네요
실제로 올때 여권을 세번이나 검사를 하더라고요
그래도 젊을때 한번이라고 더 나가봐야지 늙으면 이런 여행도 힘들어서 못할거예요
위에 두줄의 글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역량이 프로의 수준을 짐작케 하네요 시간이 없어서 cd를 한장도 못사와서 아쉽네요 내년 휴가때도 일본으로 방사능에서 좀 떨어진곳으로 가고 싶네요
         
Kei 2012/09/18 12:39 edit/delete
시코쿠 1박2일. 흔치 않아보이는 여행이군요.
일본여행 택자 중에는 시코쿠는 아예 없는 책자도 많다는 점, 더구나 1박2일이라는 점 등을 생각하면요.
대한항공의 경우 오카야마 루트가 1일1편이 있던데요. 약간 의아스러웠습니다.
오카야마라는 지역이 우리나라 쪽에서 보자면 자주 있는 편이 아닌가 싶어서요.

저도 시코쿠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코스는 괴신사님과 약간 비슷합니다.
나오시마 그리고 구라시키 등을 다녀오는 여행이었지요. 오카야마로 들어가고 나온 건 아니지만요.
그때를 포함해서 쿠라시키는 두세 번 갔습니다만 나오시마는 처음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에게 (일본 여행을 몇차례 했다면 그 다음 코스로) 권하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나오시마의 미술관에서 모네의 <수련>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엇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괴신사님도 아마 감상하셨겠지요.

저는 혼자 여행할 때는 한두 시간 이상의 기차 코스가 있으면 그 코스에서는 음악을 듣는 경우가 가끔 있어요.
나중에 여행 중 어떤 기억의 편린이 그 당시에 들었던 어떤 음악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물론 매번 모든 노래가 그런 것은 아니고 문득 어떤 음악 하나 정도가 말입니다.

젊을 때 한번이라도 더 여행, 이라는 말씀에는 100% 공감합니다.
옛말에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저는 그 말이 예전의 환경에는 맞는 얘기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봐요.
세상을 주로 지탱하는 산업이 1차산업 또는 2차산업에 집중되어 있을 시기에는 맞는 말이지만
50년 전만 해도 없던 직업과 산업이 현재의 핵심이 되는 21세기의 지금에는
여행이라는 것이 단순히 휴가 또는 힐링을 넘어서 각각의 근미래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서요.
그런 점에서 보자면, 1박2일 일본여행이라는 '빡쎈' 여행을 이번 휴가에 다녀오신 괴신사님은,
이번 여행이 괴신사님의 가까운 앞날에 나름 긍정적인 효과 또는 배경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이쿠~ "프로의 수준을 짐작"한다는 말씀에 민망스럽습니다.
프로라는 것을 좁은 의미로 '그것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저는 전혀 아닙니다.
그저 바란다면 스핏츠 음악을 좋아하는 수준이 '프로'였으면 좋겟다는 정도입니다. 후훗.

저는 올해 삿포로를 한번 가볼까 생각 중입니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일본의 여러 지역 중 삿포로와 오키나와는 그저 로망으로만 남아 있는 지역인데, 한번 무리를 해볼까 하는 거죠.

esperanza -  2012/10/02 17:14 comment | edit/delete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 . .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핏츠의 곡입니다.
쓸쓸해서 좋은곡....저의 첫사랑이죠..
처음 외운 곡이기도 하구요..그냥 하루 종일 한 달 내내 듣다보니 저절로 외워진 경우죠..
         
Kei 2012/10/03 01:56 edit/delete
고맙습니다.
며칠 전 묘소에 다녀왔습니다.
평일에 가서 그런지 성묘객 하나 없는 공원묘지는 까마귀의 가악가악~ 하는 울음소리도 분위기 있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스핏츠 곡은 수시로 변합니다만, <楓> 이 곡은 언제나 '마이 페이버릿 톱 텐' 안에 들어가 있지요.

kiku -  2012/12/08 21:43 comment | edit/delete
안녕하세요, Kei 님. 오랫만에 들렀습니다.

덕분에 Kaede를 다시 들으며 댓글을 답니다. 오랫만에 들어도 좋은 곡은 좋은 곡이군요.
이상하게도 이 노래는 이별 즈음에 항상 다시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기에 이 포스팅이 남일 같지 않네요. 덕분에 잠시 생각에 잠겨보았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Kei 2012/12/09 00:26 edit/delete
kiku님, 그렇네요, 오랜만입니다. ^^
저는 대충대충 살고 있답니다. 딱히 뭐 제대로 잘 되는 일은 없지만요.
(요즘은 아니 꽤 오래 전부터 무엇보다 건강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법이 맞지 않은 표현이겠지만, <楓>은 정말 Kaede steady라는 생각입니다.

이별 즈음에 항상 다시 듣게 되신다니.
이것참, 이 노래를 들으시는 일이 없으셔야 할텐데 말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고 저처럼 그분(들)을 떠올리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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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바삭 바스락거리는 가슴, 한들한들 흔들리는 태양 ざわざわざわめく胸、ゆらゆら揺れる太陽
  夏はこれからだ! Natsu wa Korekarada! 여름은 이제부터야!

이제 몇 시간 눈을 붙였다가 날 밝으면 바다 건너 우미노나카미치(海の中道) 해변공원으로 간다.
여름의 한복판, 휴가철 피크에 개최되는 록 페스티벌 HIGHER GROUND 2012 FINAL을 보러.
일본 큐슈(九州) 최대의 록 페스티벌로 올해가 10주년이자 마지막이라고 하는데
[myspitz story···] 방문객 중 일본에 거주하는 어느 분이 티켓을 구해주신 덕분에
이번 여름 휴가를 후쿠오카(福岡)의 해변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종일 즐기면서 지내게 된 거다.

페스티벌은 이틀 동안이지만 사정상 나는 28일 하루만 가는데 그날 라인업, 시쳇말로 '쩐다'.
무엇보다도 먼저 스핏츠(スピッツ).
'록페/락페'는 잘 몰라서 이런 록 페스티벌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연표를 급하게 뒤져보니 스핏츠는 2003년, 2004년에 연이어 참가한 적이 있다.

스핏츠를 공연장에서 직접 보는 것은 2001년 5월 첫 내한공연 이후 이번이 아홉 번째인데
일본 현지에서의 공연으로 꼽자면 이번에 세 번째, 록 페스티벌에서는 처음이다.
가장 최근에 본 공연이 2009년 1월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공연이었으니
무려 삼년 육개월만에 스핏츠 보는 셈, 설렘이 크다.
HIGHER GROUND 2012 FINAL
Higher Ground 2012

28일의 라인업이 내게 환상적인 이유는 스핏츠 말고도 여럿 있다.
내한할 일 없을테니 일본에 가서라도 볼 거라고 마음 먹고 있던 사이토 카즈요시(斉藤和義),
역시 언젠가는 꼭 한번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하타 모토히로(秦基博),
지난번 내한 공연 때 티켓을 사놓고도 가지 못했던 쿠루리(くるり) 등이 이날 출연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 후지 패브릭(フジファブリック)도 기대하는 바가 상당하고
내 취향은 아니지만 히라이 켄(平井堅)도 그날의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다.
1980~9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여성 록 밴드 프린세스 프린세스(プリンセス・プリンセス)
올해 재결성하여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것도 관심이 간다.
HIGHER GROUND 2012 FINAL lineup


夏はこれからだ!(Natsu wa Korekarada!, 여름은 이제부터야!).
그저 개인적인 희망사항이긴 하지만
출연 뮤지션 중 한 명인 하타 모토히로의 세트 리스트 중에 이 노래가 포함되어 있으면 좋겠다.
자신의 앨범에도 수록했던 곡인데다가 한여름·해변이라는 시공간에 딱 맞는 노래니까 괜히 기대를 해보는 거다.
내가 이 노래의 분위기처럼 여름 휴가를 즐기고 싶다보니, 뭐 아니면 말고.

아무튼 이 노래의 랩 부분에 이런 말이 나온다.
楽しんだもん勝ち It's all right 즐기는 사람이 최고 It's all right

그리고 얼마 전에 어느 신문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읽은 적이 있다.

···
 월스트리트저널이 소개한 연구결과 중 특히 눈길을 끈 게 있다. 10대 시절 형성된 음악적 취향은 뇌의 내부에 깊이 각인돼 평생 유지된다는 점이다.
···
 그래서 말인데, 역시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많이 놀아두어야 한다. 좋은 음악, 좋은 취미가 뇌 깊숙이 각인되게끔 말이다. 그래야 늙어서 놀 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술은 몸이 받쳐주지 않는 한심한 처지에 내몰리지 않는다. 보건복지부·국민연금공단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남녀의 64.1%는 노후 여가생활에 대한 인식이나 준비가 돼있지 않았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가 맞다.

∼ 중앙일보 2012년 7월 17일자 노재현 논설위원·문화전문기자의 칼럼
놀아본 사람이 늙어서도 잘 논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많이 놀자』 중에서.

중앙일보 분수대

지금도 지금이지만 노후가 한심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놀 줄 알아야 한다는 거고
이 노래와 묶어서 말하자면, 뇌 깊숙이 좋은 음악과 취미가 각인되도록 놀 때는 최고로 잘 놀아줘야 한다는 거다.


일본어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우미노나카미치(海の中道)'는 '바다 가운데의 길'이란 뜻이다.
바다·가운데·길처럼 생긴 해변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흥얼거리면서 종일 지내는 한여름의 하루.
날이 밝으면 바다 건너 바로 그 「바다·가운데·길」로 달려가서 최고로 잘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일단 지금은 당장 눈을 좀 붙여야겠다. 이만 총총.

모두들,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즐거운 휴가 보내기를!


● 노랫말, 열기

   

● 덧붙임, 열기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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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py! -  2012/07/31 12:41 comment | edit/delete
와~ 부러워요~
멤버들을 직접 만나보고(?) 오셨다니~~!!!! 와우~~
락페는 당근 신나게 잘 즐기셨겠지요. 더워셨죠?? ^^

집에서 매미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여름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인것 같습니다!
완전 더워요.
아~~~저도 훌훌 어디론가 여행 가고싶어집니다. 혼자서.... ㅋㅋㅋㅋ
         
Kei 2012/07/31 13:36 edit/delete
아마 그렇게 땀을 많이 흘린 적은, 태어나고 처음인 것 같았어요.
물을 계속 찾게 되는데 록페 현장의 가게에는 오후 들어서 얼마 되지 않아 음료수가 동이 났고
공연장 밖 해변공원 내의 자동자판기까지도 생수, 우롱차, 녹차 등은 전부 품절 사인.
물 찾아서 결국 공연장에서 도보로 15분 정도나 걸리는 사이토자키역 쪽으로 가야했어요.
(그 바람에 쿠루리 공연의 앞 부분은 놓쳐버리는, 흐엉~)

아무튼, 엄청 좋았어요.
Crispy!님도 이런 기회 생기면 꼭 즐기시길 바래요!
혼자 여행도 가시구요, 후후훗.

모운 -  2012/08/04 08:45 comment | edit/delete
그저 부럽다는 말 밖에는. ㅜ_ㅜ
사이토 옵하 멋있던가요 엉엉어허허엉.
         
Kei 2012/08/04 23:58 edit/delete
스핏츠가 그날 라인업의 엔딩이기를 바랬지만 타임 테이블이 나오고보니 엔딩은 사이토 카즈요시.
페이스북에 써두기도 했지만 사이토 카즈요시의 세트 리스트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ずっと好きだった
2. Would you join me?
3. 男節
4. I Love Me
5. ひまわりの夢
6. 月光
7. やさしくなりたい
————
8. 歩いて帰ろう

저는 그날 <月光>까지만 듣고 발길을 돌려 공연장을 나오면서 <やさしくなりたい>를 들었답니다.
공연장 근처의 역이 정말 조그만 역이라서 나중에 그 역을 통해서 몇만명이 빠져나올 걸 생각하니 답이 안나와서요.
나올 때 시계를 보니 앵콜곡까지 7곡을 할 듯 싶었는데 허얼~
나중 알고보니 한 곡 더 했고 더구나 그 곡이 <歩いて帰ろう> 이럴 수가!

사이토 옵하, 멋있었냐구요?
답이 뻔한 걸 뭐 또 굳이 물어보시나요? 흐흐흐흣.
스테이지에 등장해서 <ずっと好きだった>를 부르기 시작하자마자, 그냥 지려버리는 거죠. ^^

스핏츠, 히라이 켄에 이어서 사이토 카즈요시가 나왔는데
사이토 옵하가 중간에 밴드 멤버 소개를 좌라락 하고는 본인을 소개할 때 이러더군요.
"저는 스핏츠입니다."
끼야아아아아아악!! 우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피아 -  2012/08/09 01:04 comment | edit/delete
페스티벌, 즐겁게 다녀오셨어요?? 'ㅂ'
콘서트를 비롯하여 음악 관련 공연을 마지막으로 간 게 언제일까.. 떠올려봤는데
너무 아득하여 잠시 눈물을 흘렸어요. 으흑-
묵힌 스트레스, 온몸을 다해 방방 뛰며 즐기는 콘서트는 2008년도의 스피츠 공연이 마지막인듯TAT
(2008년 맞죠? 이젠 연도도 가물가물;;;;)

저는 따로 휴가 기간은 없고, 가족들과 날짜만 맞추면 되는데
문제는 가족들이 말로만 휴가가자고 하지.. 아~무도 알아보질 않는다는 게 문제예요;
이런 식으로 어영부영 지나가면 그냥 제게 주는 선물인 셈 치고 평소엔 엄두도 못내는 비싼 무언가를 산다던가, 해본다던가 식으로 할까 싶기도 하구요^^

어쨌든,
아~~~ 스피츠 보고 싶다~~~~~~!!!


         
Kei 2012/08/09 09:17 edit/delete
어제 오후 커피타임에 만난 친구가 그러더군요.
지난번 마룬5 공연 이후 이젠 더 이상 스탠딩은 못하겠더라고.

Higher Ground 2012 Final, 네!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팬 카페 OB들과의 뒷풀이도 좋았구요!)
하지만 어제 그 친구의 말과 비슷하게 체력의 한계를 느꼈던 록페이기도 했어요.
땡볕에서 종일, 으아~ 그건 정말 장난 아니었어요.

휴가에 대해서 이런 생각이 들어요.
가족들과 날짜가 맞추어지지 않으면 그냥 먼저 혼자 떠나버리는 휴가는 어떤가, 하는 거요.
너무 무작정인가요? ^^

우리가 살면서, 그냥 무작정, 나혼자, 놀아보는 것, 그리 흔치 않잖아요?
혼자 놀러 가는 거 심심하다 지루하다 외롭다 이러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휴가 기간을 나혼자 온전히 나혼자 보내보는 것도 좋을 듯 해요.
남친 여친만 생겨도 그렇게 못하잖아요? ㅋㅋ (아, 피아님이 지금 솔로라는 얘기가 아니라요)

스핏츠.
저는 지난 번 미스치루 돔 투어 마지막 날 다녀오면서 그리고 이번 록페 다녀오면서 마음 먹었습니다.
어째도 제 능력으로 정상적인 티켓팅은 못하는 거, 어느 날 마음 내키면 그냥 달려갈 거라고.
투어 스케줄 보고 우리나라에서 직항 항공편이 있는 도시라면 그냥 갈 거라고.
약간의 웃돈을 주고 현장에서 암표를 사면 되는 거니까, 그냥 무작정 갈 거라고, 마음 먹었어요.

esperanza -  2012/10/02 17:24 comment | edit/delete
스핏츠 아이타이나...................ㅜ

아홉 번? 막 날아다니시는 케이님...

저는 이제 스핏츠를 짝사랑하게 되고 사계절 지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가을..

그래도 마음은 10년 20년 사랑한듯한 ...
아이타이나...ㅜ
         
Kei 2012/10/03 02:02 edit/delete
취미생활에 좀 과도한 비용을 쓰고 있다는 생각을 어쩌다 하긴 합니다.
하지만 기꺼이 그러고 있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쇼핑이나 그런 쪽으로는 전혀 관심없는 저로서는
스핏츠를 좋아하는 '사치' 정도는 누려도 괜찮다 라고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후훗.

스핏츠 팬 카페의 몇몇 분들은 일년(또는 몇년) 내내 용돈을 모았다가 현지에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하더군요.
그런 '사치'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하여 누려보는 사치는,
흥청망청이라고 해석되는 사치와는 전혀 다른 사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esperanza님.
언젠가 한번 현지 공연을 향해 달려 가시기 바랍니다.
아쉽게도 이제 스핏츠가 내한 공연을 할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는 듯 싶으니까요.

삶은여행 -  2013/08/21 18:43 comment | edit/delete
링크해주신 두 번째 곡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왜냐면... 이 노래가 올해 주구장창 듣고있는 노래인데다가
이 포스팅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하타 모토히로가 불렀다는 건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ㅎ

올해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우연히 듣고 빠진 뒤로
거의 매일 듣고 있는 곡이에요ㅎ
원래 여름을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계절의 분위기가 잔뜩 느껴지는 데다
중간에 오키나와 민요분위기도 좋고. 듣고 있으면 즐거워지고:-)
근데 후쿠미미라고만 알고 있었지 구성은 전혀 몰랐어요

다시 들어보는데도 노래 분위기가 달라서 그런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ㅎ
하타 모토히로 버젼도 찾아서 들어봐야겠어요 꼭~


그리고...저도 생애 처음 스핏츠 현지 공연 보러 갑니다(소곤)
몇 년 전 버킷리스트 유행 때 스리슬쩍 적어뒀던 소원을
올해 이룰 수 있을지 몰랐어요.
개인적으로 가을은 싫어하는 계절이지만,
가을을 이렇게 기다려보긴 처음인듯 합니다:-)
         
Kei 2013/08/22 02:25 edit/delete
와우! 삶은여행님께서 요즘 이 노래를 자주 들으셨군요!
이 노래는 저의 '마이 훼이버릿' 중 하나라서 괜히 흐뭇흐뭇~

위 포스트 본문 하단에 후쿠미미 버전의 영상 링크에서 하타 모토히로의 모습을 볼 수 있지요.
하타 모토히로와 스키마스위치의 오하시 타쿠야 두 사람이 부르는 어쿠스틱 영상도 있어요.
하타 모토히로 솔로 버전을 못찾아서 이걸로 일단 감상하시길.
<キミ、メグル、ボク> 그리고 스가 시카오의 <そろそろいかなくちゃ> 커버 이렇게 두 곡을 먼저 부르는데
링크는 <夏はこれからだ!> 이 부분에 맞추었습니다.
http://youtu.be/nfno-yCUugQ?t=9m21s

기왕 말 나온 김에, 후쿠미미의 라이브 버전 영상 링크도 추가. ^^
http://youtu.be/lzm5tdHs884?t=4m6s

그건 그렇고 우왁우왁우왁우왁!!!
너무너무 부러워요.
어디어디? 어느 공연인가요?

삶은여행 -  2013/08/24 23:09 comment | edit/delete
링크까지- 우와 감사합니다아-!
영상 중간에 맞춘 링크는 처음 봤어요 신기해라 +_+
하타 모토히로 목소리만큼 훈훈한 훈남이네요 목소리와 외모가 비슷한 느낌이에요:-)
영상 처음부터 보고 있는데 꼭 분위기 좋은 페스티벌에 와있는 느낌이에요
후쿠미미 버젼은 지금은 에러가 떠서, 나중에 다시한번 시도해봐야겠어요:-)

여름은 저 멀리 가고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위안이 되는 좋은 노래가 있어 다행이에요 흙.

그리고오..공연은..9월에 하는 요코하마 선셋이에요(이 이야기 하는데 왜 부끄럽지요'_')
귀가 얇아서...16년만에 하는 야외 라이브라는 말에 혹했던게 아닌가 싶어요
후에 표구하는데 마음 졸이고 난 후, 전국 투어 일정 보고
이걸 갈 걸 그랬나..살짝 후회하기도 했어요.ㅎ
         
Kei 2013/08/25 21:21 edit/delete
영상 중간부터 시작하는 링크, 저도 최근에 알았어요.
장시간의 영상이라든가 어느 부분을 특정하고자 할 때 상당히 유용하더군요.

오거스타 캠프라고 해서 거기 소속 뮤지션들이 총출동해서 하는 콘서트가 있는데
기회 나면 저도 한번 가보고 싶은 공연이기도 합니다.

요코하마 선셋!!!
제 주위에 여기 가는 사람이 또 있군요. 야아~ 부러워라 부러워라!

삶은여행 -  2013/08/28 23:09 comment | edit/delete
오늘은 후쿠미미 버젼도 제대로 보여서
제대로 만끽하고 있어요:-)
뮤직비디오 버젼은 본 적 있는데 역시 훨씬 생동감 있고 좋아요 감사합니다
또 한번... 덕분에 이 노래가 더 좋아질것 같아요:-)

도쿄에 가는 게 6,7년 만인데다가
요코하마는 처음이에요!
게다가 현지공연 햇병아리! 걱정이 태산입니다.ㅎ






         
Kei 2013/08/30 12:22 edit/delete
제대로 만끽하신다니까 흐뭇흐뭇!

하타 모토히로의 팬인 제 친구도 요즘 듣는 노래는 <Rain> 등등 하타의 신곡뿐이라고 하더군요.
(저와 달리, 후쿠미미의 이 버전에 잠시 나오는 하지메 치토세는 피하지만요, 후훗)

요코하마 현지출장!
걱정이 태산이라고 하시지만, 사실은 기대가 태산이선 거죠.
이것참, 이런 얘기 들을 때마다 "이제라도 뭔 수를 써서 갈 수 없나?" 이런 생각을 한답니다. ㅋ

삶은여행 -  2013/09/01 23:14 comment | edit/delete
아하하. 전 오키나와 민요 좋아해서
그 부분도 흔들흔들 거리며 들어요
올려주신 영상은 꼭 에이샤 마츠리 같아서 더 즐거웠어요:-)

아직도 정말 가는 건가 싶어요ㅎ
다른 것보다 한번 보고 매번 스핏츠 공연 할 때마다 가고 싶어서
끙끙 앓으면 어쩌지...그게 벌써부터 걱정이에요ㅎ

케이님 이번 공연 보시면
열번 째 현지 공연은 요코하마 선셋이 되는 거네요!
         
Kei 2013/09/05 10:05 edit/delete
답글이 너무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며칠 동안 사정상 모바일로 밖에 접속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모바일로는 오타도 많이 나고 여러모로 글쓰기가 힘들어서 차일피일 하다보니 그만.

하지메 치토세가 파트를 맡은 부분도 좋아하신다니, 방긋방긋.
이런 뮤지션을 접하면서 일본 대중음악계의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하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경우를 떠올리면 아쉬운 점도 있지요)

스핏츠 공연.
한번 가면 또 가게 될 겁니다. 후훗. (제가 그랬거든요)
더구나 현지 '탐험대'로 가시니 이건 뭐 더 말할 게 없죠.

혹시 제가 가게 된다면 그게 정말, 열번째가 되는 거군요!
(아오~ 가고싶어라 가고싶어라)

리한 -  2013/09/21 03:02 comment | edit/delete
간만에 Kei님 블로그를 방문해봅니다! :)

늘 스핏츠관련 글을 탐독(?)했었는데, 이번에 포스팅 해주신 노래도 좋네요!
물론 지금은 여름도 끝나고 추석연휴 마저 끝나버렸지만,
역시 후쿠미미라던지, 어거스타 쪽 아티스트 노래들은 들으면 청량감이 느껴지는게,
계절을 가리지 않는 청량감이라서 들으면 늘 기분이 좋아요~

중간에 나오는 하지메 치토세상 목소리는 묘하면서도 기품있는게 늘 들으면서 감탄하게 되요!
일본이라는 나라의 음악적 스펙트럼에도 놀라게 되구요 ㅋ_ㅋ

뭔가 오랜만에 방문이라 두서없는 방문글이 되어버렸네요~
케이님도 얼마전에 발매된 스핏츠 앨범 듣고 계시겠지요 ㅋ_ㅋ
조만간 신곡 관련 포스팅도 살짝 기대하면서 글 줄일게요 :D
         
Kei 2013/09/21 12:19 edit/delete
리한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이시군요.
추석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다행스럽게도 쉬는 날이 아직 하루 더 남아있네요)
후쿠미미, 하니 "청량감"이라는 리한님의 말씀에 동감!
특히 이 노래에서는 그 청량감이 더욱!

하지메 치토세의 음색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저도 하지메 치토세의 음악을 접할 때마다 일본 대중음악계의 폭넓은 저변에 감탄합니다.
리한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말입니다.

스핏츠의 새 앨범, 네~ 후훗, '초회한정'으로 구매했습니다.
신곡 관련 포스팅이라. 하핫. 이거 이거 이러면,
다음 포스팅은 무조건 스핏츠, 그것도 무조건 신곡? 이렇게 되는 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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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그녀는 잘 지내나요 昔の彼女は元気ですか
  青写真 Aojashin 청사진

이를테면 어느날 자정 무렵 신촌 로타리의 횡단보도 앞이거나 건대입구역 환승 통로이거나
또는 강남역 사거리 또는 남태령 쪽 사당역 출구에서 광역버스를 타러 가는 중일 수도 있어.
아니면 주말 한낮 대충 세수만 하고 슬리퍼를 신은 채 동네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던 참일 수도 있고.
예전에 함께 잘 다니던 고교 동창이라든지 대학 시절 동아리 멤버와 우연히 마주치고는
다소 과한 반가움을 표시하면서 너스레를 떨지만 사실 그가 그다지 편치 않은 상대일 경우 말이지.

그런 불편함은 그 시절부터 있었지만 그 누구 앞에서도 내가 그런 감정을 드러낸 적이 없었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 불편함의 원인은 저절로 다 해소되어서 아예 잊고 산 지도 꽤 오래 되는데
그렇게 우연히 불쑥 마주쳤을 때 다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지난 시절의 그 편치 않은 기억.
당장의 내 생활과는 더 이상 연결점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왠지 불편한 그런 고교 또는 대학 친구.
이유는 여러 가지 있을 수 있겠지만 예를 들어 그것이 이런 것에서 비롯되는 거라면.

그 시절 그와 나는 서로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지만
머뭇거리며 망설이던 참에 내가 짝사랑하던 누군가를 그가 먼저 사귀게 되었거나
또는 나의 안타까운 마음에는 아랑곳없이 내 짝사랑의 상대가 그만을 바라보고 있었다든지
그런데 스스로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만큼 그는 나보다 여러모로 '잘나가는' 친구였다든지.
딱히 그가 흔히들 말하는 '엄친아' 또는 '엄친딸'까지는 아니었다고 해도
내 짝사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결정적인 면 그것만큼은 그가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든지.
삼각관계

뻔하디 뻔한 로맨스 소설의 한 대목 같지만
그런 친구와 우연히 마주치는 경우, 혹시 있지 않아?

젠장··· 이 친구와 옛날 이야기를 하다보면 결국에 가서는 그 아이 얘기가 나올텐데.
그래, 궁금하긴 해. 그리고 그 아이 소식이라면 이 친구가 잘 알고 있겠지.
하지만 그런 얘길 이 친구에게 묻기도 싫고 또 이 친구 입을 통해서 듣기도 싫단 말이지.

쿄토(京都) 출신의 밴드 쿠루리(くるり)의 노래를 듣다가 문득 그런 장면이 상상되었어.
くるり
くるり


青写真くるり

風向きは変わったんだよ
時代も変わる
立派なのろしだって色褪せて
言い訳ばかり言う

君は変わったね卒業してから
詞も書いてないのかい
いい唄もあったのに

この街は変わらないね
もう何年も経つのに
あのジイサンもまだ生きている
このサイダーも同じ味だ

そうかい
俺には違って見えるな
何か変わって見える
何が変わったかと聞かれると
答えには困るけど

あなたは、例えるなら 三番バッターでしたね
色々すごく 悔しかったのを覚えています

もうそろそろ行かなくちゃ
最終が来たみたい
もしまた会うことがあれば
昔話はやめよう

昔の彼女は元気ですか
レンタカーで温泉に行きましたね
いつになれば
迎えが来るのですか
名前や顔は、
いつまで覚えられているんでしょうか
安っぽいアメリカンの匂いを嗅ぐ度に
なんとなく 思い出します

作詞・作曲 : 岸田繁
청사진쿠루리

풍향은 바뀌었지
시절도 변해
당당한 행동도 진부해지고
변명만 해대지

너는 변했어 졸업하고 나서 말이야
노랫말도 씌어 있지 않니
좋은 노래도 있었는데

이 거리는 변하지 않네
벌써 몇년이나 지났는데
저 할아버지도 아직 살아 있어
이 사이다도 같은 맛이야

그런가
나에게는 다르게 보이지 마
어쩐지 달라 보여
뭐가 변했냐고 물으면
대답하기는 곤란하지만

당신은, 비유하자면 삼번 타자였지요
여러 가지 몹시 분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제 슬슬 가야지
막차가 온 것 같아
혹시 또 만날 일이 있으면
옛날 이야기는 관두자

예전의 그녀는 잘 지내나요
렌터카로 온천에 갔었지요
언제쯤이면
마중할 사람이 오는 겁니까
이름이나 얼굴은,
언제까지 기억할 수 있는 걸까요
싸구려 아메리칸 커피의 향기를 맡을 때마다
무심코 생각이 납니다

작사·작곡 : 키시다 시게루
僕の住んでいた街
2010-05-26
僕の住んでいた街

위 노랫말 중에서 회색 폰트로 표시된 부분은 내레이션 부분을 옮긴 것으로 부클릿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다.


쿠루리青写真(Aojashin, 청사진).

원래는 2001년초에 발매된 히트 싱글 ばらの花(Bara no Hana, 장미꽃)의 커플링 곡이다.
이 곡은 2010년 5월에 발매된 그들의 컴필레이션 앨범에 재수록되는데
그 앨범에 포함된 라이너 노트에 의하면 이 노래에 대하여 키시다 시게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엔지니어는 '귀재' 우에하라 키코우(上原キコウ)가 담당하였다. 누가 이런 믹스로 완성해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엄청난 결과가 나와버렸다. 이 시절의 쿠루리는 셀프 프로듀스로 작업하고 있었고 이제야 다양한 감각적인 것을 실제 형태화하는 방법론을 확립해가고 있었다. 가사는 당시 매니저이며 대학 동급생으로 밴드 메이트이기도 했던 히라바야시(平林優)군에 대해 노래한 것이다.
ばらの花
2001-01-24
ばらの花

나는 믹스가 뭔지 자세히 아는 게 하나도 없지만 이 노래가 들려주는 복고적인 느낌의 사운드가 무척 좋다.
1960년대의 명프로듀서 필 스펙터(Phil Spector)의 '월 오브 사운드(Wall of Sound)'가 문득 떠오르기도 하고
이 노래를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다소 거슬릴 수도 있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 강해지는) 노이즈도
나는 다른 노래를 들을 때보다 더 불륨을 올려서 그 노이즈 사운드 자체를 즐기기도 한다.

아무튼 쿠루리青写真(Aojashin, 청사진).
거의 알려지지 않은 노래이긴 하지만 이 노래는 내가 손꼽는 쿠루리 베스트 중 하나다.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07/14 01:09 | 듣기 | trackback (0) | reply (8)
  Tags : くるり, 上原キコウ, 岸田繁, 우에하라 키코우, 쿠루리, 키시다 시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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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 -  2012/07/15 20:56 comment | edit/delete
쿠루리!

비오는 날 들으니까 뭔가 더 추억이 새록새록이군요.

남은 주말 잘 보내시길!
(글이 너무 짧아서 죄송합니다.)

         
Kei 2012/07/16 00:27 edit/delete
쿠루리가 관련된 추억이라.

몇년 전엔가 쿄토에 있는 리츠메이칸 대학에 유학을 가게 된 어느 녀석에게 유학 소식을 듣고
제 입에서 나온 첫마디가 "리츠메이칸이야? 우와~ 쿠루리 다니던 대학인데!" 였어요.
그런데 그 녀석은 '뭔 말이지?' 하는 표정을 짓는 바람에 제가 머쓱해졌던 기억이 나네요. ^^

짧은 글 죄송하다뇨?! 아닙니다. ^^ 첫 댓글이라서 반갑기만 한 걸요.
제 답글을 짧게 하면, 진짜로 죄송하게 여기실까봐 저는 해커님보다는 길게 쓰겠습니다. 후훗.

쿠루리, 하면 아무래도 최고의 명곡 <ばらの花>이지요.
http://www.youtube.com/watch?v=lgVdcRvcUOs
제가 좋아하는 동영상인데 (순전히 제 기준으로) 이 곡이 왜 명곡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이기도 해요.
기타, 베이스, 드럼이라는 밴드 최소 포맷으로 연주하는데
특별히 대단한 연주를 하는 것도 아닌 영상입니다. (대단은 커녕 조금만 연습하면 누구라도 할 것 같을 정도죠)
노래하는 키시다 시게루의 모습 또한 솔직히 잘생겼다 멋있다 쪽의 얼굴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듣기 시작하면 중간에 절대로 듣기를 멈출 수 없는 명곡이 바로 <ばらの花>라는 거죠.

해커님은 쿠루리의 어떤 노래를 좋아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WORLD'S END SUPERNOVA> 이 노래도 무척 좋아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t0TavymymtI

재미있는 제목의 노래 <すけべな女の子>도 좋아하는데 공연에서 직접 들으면 완전 신날 것 같아요.
http://www.youtube.com/watch?v=yZxJW_vejKA

aros -  2012/07/21 01:13 comment | edit/delete
노래가 굉장히 몽환적인 느낌이 드네요. 저도 정말 멋진 노래다! 라고 생각하며 들었답니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노래라고 하기에는 너무 아깝네요.
작년에 쿠루리 공연을 갔을 때 사실 쿠루리 노래를 잘 모르고 갔었어요. ^^ 앨범 두 장인가 듣고 갔는데..
그리고 최근에 왠지 사고 싶어져서 쿠루리 베스트 앨범을 샀네요. 원래 베스트앨범을 잘 안 사는데 어쩐 일인지.
요즘 그래서 첫 번째 CD를 한창 듣고 있는데, 위에도 언급하신 <ばらの花>가 제일 기억에 남아서 자주 듣고 있어요.(물론 공연 뒤에도 기억에 남은 노래이긴 했지만 이렇게 제대로 들은 건 최근이네요!) 와, 그리고 저도 World's End Supernova도 정말정말 좋아해요!! 미래는 아득하고 가진 거라고는 젊은 나이밖에 없지만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다고 얘기하는 청춘들의 노래인 것 같..다고 혼자 생각하면서 듣고 있어요.

어쨌든 <ばらの花>, 노래가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쓸쓸한데, 그러면서도 어쩐지 "그래도 괜찮아!"하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ㅎㅎ 암튼 정말 좋아요. 스핏츠 음악 들으면서 따뜻한 마음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쿠루리를 들으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되네요. 제가 괜히 그렇게 받아들여서 그런 건지 몰라도. ㅎㅎ
         
Kei 2012/07/21 02:29 edit/delete
몽환적인 노래, 그쵸그쵸? 역시 aros님. 이 노래 들으면 뭔가 아스라~ 해지는 게 아주 그냥...

名前や顔は、
いつまで覚えられているんでしょうか
이름이나 얼굴은,
언제까지 기억할 수 있는 걸까요

이 글을 쓰기 직전까지는 전혀 몰랐다가 이 글을 쓰면서 내레이션 부분을 제대로 알게 되었는데요.
특히 저 부분에서 마음이 짠해졌어요. <이별 이후>에 대해서 상념에 잠기게 되더라구요.

뤽 베송의 영화 <그랑 블루(Le Grand Bleu)>에서의 명대사 중에 이런 게 있답니다.
"2년 전에 그녀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지금은 그녀의 이름조차 생각이 나질 않아."

누군가와 미친듯한 사랑에 빠져 있을 때는,
이 남자를, 이 여자를,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거라고 다들 생각하죠.
하지만 헤어지고 세월이 흐르고 또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져들고 또 시간이 흐르고...
그 미친듯한 사랑의 기억이, 죽을 때까지 그 모든 것을 잊을 수 없을 듯 싶었지만
어느 순간 희미해지게 마련이지요.
정말 별 것 아닌 사소한 것들도 다 기억하고 있었는데 슬그머니 과자 부스러기처럼 하찮은 게 되지요.
(모든 걸 죽을 때까지 다 기억한다는 것도 끔찍한 일이지만 그렇게 잊혀지는 것도 슬프지요)

이름과 얼굴은 아마 아마 죽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을 지 모르지만, 아무튼 많은 것들을 잊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어딘가 이빨이 맞지 않는 부분이 생겨나지요.

名前や顔は、
いつまで覚えられているんでしょうか
이름이나 얼굴은,
언제까지 기억할 수 있는 걸까요

종국에는 이름도 얼굴도 잊혀질 수 있다는 얘기를 통해,
쿠루리는 미친 사랑의 허망함을 (아, 적절한 단어가 아니긴 합니다만) 담담하게 얘기해주는 노래 같아요.

작년에 쿠루리 공연을 가셨군요. 홍대 앞에서였죠?
저도 갔습니다만, 티켓만 받고 공연장에는 들어가지 못햇습니다. 사정이 생겨서요.
그날, 쿠루리 공연에 갔던 스핏츠 팬들이 마치고 뒷풀이를 했다던가 하는 소식까지 듣고 많이 아쉬웠지요.

WORLD'S END SUPERNOVA 좋아하시는구나! ^^
쿠루리 베스트 앨범, 좋죠?
이 노래는 그 베스트 말고 다른 두장짜리 앨범에 있는 노래랍니다. 일종의 B-SIDES 앨범 비슷한.

딴소린데요.
요즘 쿠루리의 키시다 시게루 이미지를 몇번 뒤져서 찾아봤습니다.
제가 최근에 안경을 그만 밟아서 못쓰게 되었는데
문득 키시다 시게루가 쓴 안경이 괜찮아 보인다는 생각에 한번 뒤져봤죠.
원래 쓰던 것은, 최근 버스 광고에 유준상이 쓰고 있는 그런 모양새의 안경이었거든요.
굉장히 오랫동안 잘 쓰고 다니던 것인데 망가뜨리는 바람에. ㅉㅉ
이크, 이거 어떻게 이어나가야할 지 모를 딴소리를 하고 말았네요.

그리고 <ばらの花> 이 노래 라이브 버전 중에 괜찮은 게 있습니다.
싱글 <さよならリグレット>의 커플링으로 수록된 건데요.
제가 좋아하는 버전이라서 언젠가 다른 댓글에서도 언급한 듯 싶기는 해요.
京都音楽博覧会2007에서 오다 카즈마사와 함께 부르는 버전입니다.
영상이 있으면 좋겠는데, 저작권 문제가 좀 엉켜서인지
영상 자체가 아예 나오지 않았다는 얘길 들었는데, 맞는 얘긴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한번 들어보세요.
오다 카즈마사가 어레인지한 하모니가 일품이랍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I0NqxaUkjR8

그리고 또 쿠루리 노래 중에 <アナーキー・イン・ザ・ムジーク> 이 곡, 제가 무척 좋아해요.
뭔 소리를 하는 건지 난해한 노랫말도 그렇지만
어딘지 음정이 맞지 않는 듯한 멜로디 구성 등,
아니다... 싶은데 중독성이 장난 아닌 곡입니다.
(이 노래 수록된 음반을 샀을 때, 적어도 우리집 가족들은 이 곡을 '명곡!'으로 쳤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KIqWuXXM1wE

aros -  2012/07/21 10:56 comment | edit/delete
케이님, 정말 댓글을 또 달 수밖에 없게 하시는!

얼마 전에 그런 글을 쓴 적이 있었어요.
"우리는 언제나 소중한 것들을 품었다가 그것들을 떠나보내는 일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어렸을 때 그토록 좋아했던 인형 같은 것부터 시작해서요.
지금은 가지라고 해도 별로 관심 없을 것들, 한때는 그게 세상의 전부였던 때도 있었고.

한때는 정말 영원히 잊지 못할 것만 같은데, 그 오지 않을 것 같은 날이 언젠가는 오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사실 그런 날이 올 거라는 것 정도는 삶의 경험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정말이지 영원히 잊혀지지가 않을 것만 같았고...
그렇더라구요. ^^

그래도 저는,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점이 되더라도 어딘가에는 분명 남아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보았어요.

암튼!

저도 요즘 다른 안경을 사야겠구나 생각하고 있었어요.
약속 있을 때는 렌즈를 착용하지만 평소에 일할 때나 그럴 땐 도저히 렌즈를 착용할 수 없어서..
(저번 '마사유메' 댓글에서 글에 관한 일 하는 것 같다고 얘기하셨는데 맞아요. 책을 편집하거든요 ^^)
저는 조금 반대로, 조금 가는 듯한 테에 약간 더 둥근 테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존 레논 같은 안경까지는 아니겠지만 아무튼요. ㅎㅎ
키시다 상은 공연에서 실제로 봤을 때 사실 헉, 조금 무서운 인상이야 하고 생각해버렸는데
다른 영상에서나 이것저것 찾아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엇, 멋지잖아?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네요.

그리고 저도 <アナーキー・イン・ザ・ムジーク>를 정말정말 좋아해요!!!
제가 쿠루리 공연 보러 가기 전에 들었다는 두 장의 앨범 중 하나가 Tanz Walzer였는데요,
그 앨범 들으면서 가장 맘에 들었던 노래였죠.
내가 좀 이상한(?) 노래를 좋아하나 생각도 했는데 역시 저만 좋아하는 건 아니네요.... ^^
소개해주신, 오다 카즈마사와 함께 부르는 버전도 정말 잘 들었구요. 목소리가 정말 청아하군요.
케이님 덕분에 즐거운 토요일의 시작이에요. 정말 감사드려요. :) ~~
         
Kei 2012/07/21 20:33 edit/delete
아주 오래 전에 여기다 포스팅한 노래이기도 한데
'스페인'이라는 밴드의 노래 중에 <Nobody Has to Know>라는 노래에 이런 노랫말이 있어요.

Girl our love has grown so strong
Close the shades unplug the phone
How can our love be so wrong

한때 커튼을 다 치고 전화선까지 뽑아놓고 미친 듯 사랑했는데 도대체 지금 뭐가 잘못된 건지.
지난 시절의 미친 듯한 사랑을 돌아보는 노랫말인데
(저는 Close the shades unplug the phone 이 부분에서 절실한 느낌이 화악! 왔습니다)
그렇게 사랑할 때는 나중에 떠나보낸다는 것은 상상조차도 하지 않지요.
떠나보내는 건 물론 또 세월이 흐르면 잊혀지기도 한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 단 일초도 되지 않지요.

그런데도 (그래요, aros님처럼 말이죠, 후훗)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점이 되더라도 어딘가에는 분명 남아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아니 생각을 넘어서 믿어버리기까지 하지요.

이야기를 갑자기 뭉뚱거리는 것 같긴 하지만, 어떤 점에서 보자면
인간이라는 동물은, 타인의 감정 상태까지도 욕심을 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라고 뭐 딱히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도 않습니다만)

편집 일을 하고 계시는군요! 우왁ㅋ~
댓글을 거의 쓰시진 않지만 여기에 오시는 분 중에 그런 쪽 일을 하시는 분이 또 있는데!

안경은 일단 예전에 끼다가 방치해둔 안경을 쓰고 있습니다.
안경테를 보러 안경점에 나간다는 것도 귀찮은 요즘이라서 그런가봐요. (너무 더워요!)

<아나키 인 더 무직> 와아! 이 노래 좋아하는 사람들 생각은 다들 비슷하군요!
좀 이상한(!?) 노래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좋아하는 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12/07/22 23:26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2/07/23 15:39 edit/delete
쿠루리 노래 중에서 저는 베스트로 꼽는데, 소개된 블로그가 보이지 않더라구요.
'청사진'이라고 하면 저는 건축도면을 떠올리는데 (요즘은 쓰질 않는 것 같던데)
사랑이든 우정이든 일종의 '후일담'을 노래하는 듯한 이 노래의 제목에 그걸 붙인 걸 보고는
그것 참 괜찮은 제목이다 싶었어요.

건축도면이란 게 사이즈가 커서 양팔로 잡고 펼칠 정도 거든요.
돌돌 말아서 보관하는데 보려고하면 돌돌 말린 걸 펼쳐서 봐야 하는데
양편을 뭔가로 눌러두지 않으면 관성에 의해 다시 돌돌 말려버리는 청사진.
게다가 그 푸르스름한 색깔이라든지 그런 느낌이, 이 노래의 분위기에 어울린다 싶었어요.

건물을 다 짓고나면 펴볼 일이 거의 없는 청사진.
다시 보려고 해도 양편을 누르고 보지 않으면 다시 말려서 속을 감추어 버리는.

떠나보낸 사랑.
고이 보내고 다시는 떠올리지 말아야 할 사랑.
쿠루리의 이 노래에서도 끝에 가서는 이런 말을 하죠.
"혹시 또 만날 일이 있으면 / 옛날 이야기는 관두자"고.

하지만 드러내지 않는 속내는 다른 말을 합니다.
"예전의 그녀는 잘 지내나요"라고 말입니다.
이름이나 얼굴을, 죽을 때까지도 잊지 못할 것 같은 그녀에 대해서 묻고 싶은 거죠.

○○님.
"매일이 청사진 같은 느낌"이라니.
이것 참, 이렇게 어려운 반응에는, 제가 무슨 답을 해드려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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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그것이 현실이 되는 꿈 将来、それが現実になる夢
  正夢 Masayume 마사유메

먼저 노래 하나.
혹시 익숙한 노래라도 링크된 유튜브의 영상을 통해 노래를 들으면서 글을 읽어주면 좋겠다.

正夢
29th single
2004-11-10
UPCH-5277
正夢

2004년 11월 10일 발매 스핏츠(スピッツ)의 29번째 싱글 正夢(Masayume, 마사유메).
노랫말 안에서 의인화된 단어로도 나오는 '마사유메(正夢)'의 사전적 의미는 '미래에 그것이 현실이 되는 꿈'이다.
우리말로 '정몽' 역시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데 적어도 내 기준으로는 흔히 쓰는 말은 아닌 듯하다.
이 영상이 촬영된 곳은 오오미야(大宮)의 사이타마(埼玉) 현립 역사와 민속 박물관(歴史と民俗の博物館)인데
웹을 검색해보면 일본의 스핏츠 팬들이 마치 성지순례하는 기분으로 거기를 다녀와서 올려둔 사진과 글이 제법 있다.


● 노랫말, 열기


그리고 어떤 소설.
조금 길지만 소설의 앞 부분과 말미에서 일부 인용한다.

 거기 손에 들고 있는 지도를 보고 말레이 반도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라. 저기 미안한데, 지금 당신이 짚은 곳은 러시아다. 좀 더 아래를 봐 달라. 그래, 거기. 혹시 키나발루라는 산이 보이는가? 내가 이야기하려는 부족은 그 키나발루 산보다 머리 하나가 작은 호쿠나린 산에 산다. 그렇다면 그 호쿠나린 산은 어디 있는가. 애석하게도 그 지도에는 없다. 그 지도를 만든 자식은 동남아시아 2등 산을 굳이 기억해내는 위인이 아니다.
 호쿠나린 산속 깊은 골짜기에는 <세카>라는 부족이 마을을 꾸려 살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그 부족을 <꿈의 부족>이라고 불렀다. 영혼이 있는 것들은 모름지기 잠이 들고 꿈을 꾸게 마련인데 세카 부족 사람들은 그 꿈이란 걸 현실 세계와는 다르지만 분명 어떻게든 이어져 있는 것이라고 오랜 세월 믿어왔다. 그래서 꿈을 꾸는 행위 자체를 굉장히 신성시하고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누군가 본의 아니게 어떤 사람을 괴롭히는 꿈을 꾸었다. 그럼 다음 날 현실로 돌아와서 그 꿈의 주인은 꿈속에서 자신이 괴롭힌 그 사람을 진짜로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 작은 선물도 챙겨주는 것이다. 선물이라고 뭐 대단한 것은 아니고, 식량이나 사냥하는데 사용하는 도구, 장신구 같은 것들이었다.

···
 하루날은 자신의 꿈을 필요한 사람에게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햇다. 모두가 최고로 여기는 꿈 중의 꿈이 머릿속에 가득했으니 말이다. 하늘을 나는 꿈에 왜들 그렇게 난리인지 가끔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었다.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여동생을 보며 말없이 아파하기도 했다. 할 수 있다면 얼마라도 좋으니 히아렌에게 자신의 꿈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큰바위 앞에서는 센시에게 꿈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그 어떤 때보다 강렬하게 원했다. 하지만 이런 바람은 평생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결국 사랑하는 여동생을 영영 잃고, 형까지 떠나보내는 꼴이 되고 말았다. 세 사람 중에서 원하는 것을 제대로 얻지 못한 건 하루날밖에 없는 셈이다.

문모운의 단편소설 『MIMPI』 중에서.

아브락사스 Vol. 13
아브락사스 Vol. 13

얼마 전 친구와 대학로를 어슬렁거리다가 근처의 서점에서 샀던 아브락사스라는 동인지에 실린 소설인데
정식으로 등단하지 않은 작가 지망생들의 동인지인 탓에 판매하는 곳이 전국을 통틀어 열 군데도 안된다.
그러니까 글쓴이가 나중에 유명 작가가 된다면 그때 가서 팬들 사이에서 컬렉터즈 아이템으로나 거론될까,
아직은 (약 삼 년에 걸쳐 13호까지 나왔어도) 아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짐작되는 동인지.
마치 인디 밴드의 앨범 트랙처럼 수록 작품들끼리의 편차도 제법 큰데 아마추어 동인지니까 어쩌면 당연하다.
실망스러운 글도 여럿 있었지만 다행히 내 마음에 드는 소설이 한 편 있었고 그게 바로 이 단편소설이다.


생리학적 작용 중 하나로서 수면 중에 일어나는 일련의 시각적 심상(心像)을 뜻하는 꿈이든
곧 다가올 미래에 자신이 그러하기를 바라는 어떤 상태나 이루었으면 하는 무언가를 뜻하는 꿈이든
꿈은 시, 소설, 음악, 미술 등 창작의 많은 분야에서 자주 소재로 등장한다.

전자는 인체 중에서 여전히 미지의 영역인 뇌내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는 점,
후자는 그것이 지금보다 분명 나은 것일테지만 앞으로의 일이라 단정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에서
'꿈'에서 떠올릴 수 있는 여러가지 것들로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는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夢

문모운의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은 서로 형제·남매 사이인 세 사람이다.
하늘을 나는 꿈을 매일 꾸지만 선천적 장애로 말을 못해 그걸 표현하지 못하는 하루날,
꿈을 전혀 꾸지 못하지만 타고난 언변으로 부족 사람들에게 꿈을 거짓 표현하는 형 센시,
꿈은 늘 꾸지만 통과의례처럼 누구나 한번은 꾸게 마련인 하늘을 나는 꿈은 정작 꾸어보지 못한 여동생 히아렌.

어쭙잖은 나에게 진학이나 취업 고민을 털어놓은 몇몇 청춘들에게 다음과 같은 고민을 들은 적이 꽤 있다.
'내가 뭘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거나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어떡해야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그리고 '하고 싶은 건 있는데 그거 하겠다고 얘기하기가 좀 그렇다'고 말하기를 주저하는 경우도 있다.

앞서 인용한 소설의 전개와는 다소 다른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는데
그래서 글쓴이가 이 단편에서 이야기하고자하는 주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나의 감상이겠지만,
'내가 뭘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많은 청춘은 입을 다물고 있는 센시일 수도 있고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어떡해야 되는 건지 모르겠다'는 청춘은 거울에 비친 하루날인지도 모른다.
'얘기하기가 좀 그렇다'면서 스스로의 꿈에 자신을 갖지 못하는 청춘은 히아렌의 뒷모습이지 않을까.
혹시 모르겠다, 나중에 글쓴이가 이 단편을 장편으로 개작하고픈 생각이 든다면
등장 인물들이 제각각 꾸는 '꿈'의 시작과 전개 그리고 휘어지고 꺽일지도 모르는 결말에
조금 더 복잡다기한 성격이 부가될 때 나의 감상과 같은 또 다른 성격이 더해질지.
hokunalin

글쓴이가 각주 형식으로 부기해둔 글을 보니 제목인 'MIMPI'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쓰는 말이고 '꿈'이라는 뜻.
그리고 호쿠나린이라는 지명과 센시, 하루날, 히아렌 등의 인명은 모두 의약품명에서 따온 것이라는데
그런 종류의 명칭들은 라틴어를 어원으로 한 화학/생물학 용어와 유사한 것이 많은 것을 고려한다면
동남아시아 부족 언어로 그럴싸한 느낌을 주는 것들을 찾아서 골라낸 작가 지망생의 작명 센스도 소소하게 괜찮다.

이 단편을 읽으면서 작년 이맘때가 떠올랐는데 그때 내가 키나발루 산 기슭의 코타 키나발루에서 며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괜히 토를 하나 달자면, 소설 도입부에 배경이 되는 장소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말레이 반도'라고 하기보다는 '보르네오 섬'이라고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보르네오 섬이 말레이 반도와 인접해 있으니 거기가 거기라서 정말 토를 달고 딴죽을 거는 것 같긴 하지만
보르네오는 말이 섬이지 한반도 면적의 몇 배나 되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섬이니 만큼 그게 더 낫지 않나 싶어서다.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正夢 영상의 출처는 유튜브의 스핏츠 공식 채널 입니다.
 | 2012/07/04 04:01 | 스핏츠/DVD | trackback (0) | reply (22)
  Tags : KAN, Spitz, スピッツ, 문모운, 스핏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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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호토 -  2012/07/05 02:34 comment | edit/delete
멋진 모운님, 다정한 액션님.
         
Kei 2012/07/05 11:11 edit/delete
따뜻한 도리호토님. ^^
샤방샤방 자전거 타기. 요즘 자주 나갔나요?
엊그제부턴가 날이 궂어서 아니게 되기 전까지는 날씨가 좋아서 자전거 타기 좋았을 듯 싶은데요.

삶은여행 -  2012/07/06 01:25 comment | edit/delete

마사무네 씨의 버섯머리를 떠올리니 트위터에서 봤던 그 말이 떠올랐어요.
MMK (마사무네 마지 키노코), MYK(마사무네 얏빠리 키노코)^^

마사유메 PV의 헤어스타일 바뀐 마사무네 씨를 볼 때면
어딘가 이루마 씨와 닮았다고 느껴요.
확실히 이마를 드러낸 짧은 헤어스타일이 외모를 더 돋보이게 하지만
역시 정이 가는 건 MMK, MYK......:-)

꿈이라는 거 요즘 저한테는 가장 무서운 말이에요.
'직업'과 '꿈'을 따로 별개로 생각하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처음 이 사실을 떠올렸을 때 머리가 어찌나 멍-하든지..^^;)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꿈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뼈저리게 느끼며
몸서리치는 중입니다.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언젠가의 꿈이었고, 감사한 일이고, 멋진 일이지만,
구체적인 '어떻게'를 생각하지 않은 꿈은 허무하기만 하더라는 이야기:-)
요즘 머리아프게 다시 꿈에 대해 생각하는 중이라서
누군가 "너 꿈이 뭐야?"라고 물어볼까봐 조마조마^^

비가 그쳐서 서운한 새벽입니다.
오, 그러고보니 비가 내릴 때 비 색깔의 나와 너를 들을 걸 그랬어요!



         
Kei 2012/07/06 14:45 edit/delete
저는 이 正夢 PV에서의 마사무네를 보면 영상을 찍기 직전에 상당히 아팠던 사람 같아요.
(제 눈에는) 평소와 달라진 헤어 스타일이 그런 인상을 주는 것 같으니, 스타일이란 것이 참 중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이루마를 양방언의 공연 게스트로 나왔을 때 본 적은 있는데
무대와 객석과의 거리 때문에 어떤 모습인지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질 않네요.

삶은여행님.
직업과 꿈을 별개로 생각하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아직 좋은 시절입니다. ^^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꿈이라고 하셨지만,
서글프게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조차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서 허덕이는 삶이 찾아올 수도 있거든요.
이크, 이거 루저 같은 소리 또는 꼰대 같은 소리해서 죄송하군요.
제가 요즘 아니 꽤 오래 전부터 (특히 저 스스로에게는) 이렇게 자신없는 루저의 모습이 나타나서요.
하고자 했던 말은 이게 아닌데 저의 지금 '태도'가 말을 옆길로 새게 만드는군요.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겁니다.
'꿈'을 떠올리며 어던 경우에는 '몸서리치는 중'이고 또 어떤 때는 '허무하기만 하더라'고 하시지만
괜찮다 괜찮다, 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님께서는 아직 닉네임을 "삶은 여행"이라고 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라서요.
(뭔 '뜬금포' 같은 소리냐 하실 수 있는데, 이 말을 하고 싶었어요)

삶은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또 자신의 정체성을 그렇게 정하고 살고 있다는 것은
가끔은 힘들고 지치더라도 맑고 힘차게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서요.
boiled 여행이든 life는 여행이든. 후훗.

+
오늘도 비가 옵니다. 지금이라도 다시 한번 <비 색깔의 나와 너> 포스트로 이동해주시길. ㅋㅋ

         
삶은여행 2012/07/07 05:33 edit/delete
이곳에 온 후로, 꽤 의미있는 닉네임이 되어버렸어요. 삶은 여행.
꿈에 관련된 이야기라면, 저는 제가 life는 여행 보다는
boiled 여행!이었으면 좋겠어요, 맑고 힘차게-!^^

이건 딱 불평하다가 위로 받은 기분이라(기분이 아니라 사실일지도;)
면목없어졌어요. 감사하기도 하고요:-)


제가 있는 곳은 더이상 비가 오지 않지만
해뜨는 새벽 하늘색이 좋아, 음악 들으러 갑니다.
비 색깔의 나와 너. 좋은 곡 알게 되어, 잘 써먹고 있어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그리고,
+ 옆길 환영!ㅎ
옆길은 새로운 생각, 잊고 있던 추억 등과 연결 될 때도 많으니까요 으하하하하!

옆길에 계시는 케이님, 힘내세요-.




         
Kei 2012/07/07 16:43 edit/delete
위로받는 기분이시라니, 이것은 분명히 과분한 말씀이지만, 괜히 뿌듯뿌듯.

오늘은 날씨 화창하군요. 아울러 굉장히 덥기도 하구요.
설겆이를 마치고 샤워를 할까 생각하다가 '마이스핏츠'에 미뤄둔 답글부터 쓰자 싶어서 의자에 앉았습니다.
요 며칠간 설겆이다 뭐다 해서 '물일'을 좀 격하게 했더니 손 느낌이 달라져서
곧 샤워를 하려고 하면서도 핸드크림을 바르곤 합니다. (아, 내가 지금 뭔 소릴 하는 거지? ㅋㅋ)
이거 정말 제대로 제가 옆길로 가고 있군요. 프하하.
날씨 얘기 하다가 설겆이에 핸드 크림이 어떻고 저떻고 라니, ㅋㅋㅋ

 -  2012/07/06 19:48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2/07/06 23:57 edit/delete
○○님께.

"사랑은 반드시 마지막에 이길 거야"
네. 저도 여기서의 '사랑'이 그저 '사랑'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에로스적인 사랑이든 뭐든 아무튼 그저 사랑 만은 아니라는 거죠.
○○님의 이야기처럼, 그러니까, 찌질한 것까지 다 안고 끝까지 가면 이긴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지요.

(확성기를 써가면서 할 소리는 아니지만) 제가 가끔 하는 '막말' 중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시기와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것인데요.
타인을 압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든지, 부모를 잘 만나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든지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그다지 좋은 것이 아닌) '시기와 질투'가 촉매가 되어서라도 끝까지 해봐야 한다, 뭐 이런 의미로 말이죠.

○○님의 댓글과 관련짓자면,
찌질한 것도 스스로 자각하고 그걸 피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끝까지 해봐야 한다, 이런 말을 하고픈 거죠.
(엉뚱한 소리지만 이런 얘기 나누면서 ○○님과 통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잡설 제하고, 딱 한마디 덧붙입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aros -  2012/07/07 00:47 comment | edit/delete
마침 요즘 들어서, 지금 다시 꿈을 꿔도 될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고 있던 참이었어요.
아직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꿈이네요. ^^
'마사유메'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참 예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똑같이 정몽正夢이라는 단어가 있어서 반갑기도 했어요.
케이님 말씀처럼 흔하게 쓰이는 단어는 아닌 듯하지만요. 이번 기회에 첨 알게 되었으니...
그런 단어가 하나 더 있는데 <今>에 나오는 '아사세'라는 단어예요.
혹시나 싶어 찾아보니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천뢰(淺瀨)라는 단어가 등재되어 있더라구요. 우와~ 했던 기억이. ㅋ

참! 저는 이 노래에서 "다시 한 번 반짝반짝이는 쪽으로 올라간다"는 부분을 가장 좋아한답니다.
반짝반짝! 아, 어쩜 이렇게 아름답게 가사를 쓰는지.
'키라키라'라는 단어 자체를 좋아하는데, 저는 어쩐지 키읔이라는 파열음이 주는 청량감 같은 걸 느껴서요.
(어쩐지 '어감'에 대해서 말하게 된 댓글이 되었네요 ^^;)

이 글을 읽고 궁금해져서 아브락사스라는 잡지를 주문했는데 오늘 집에 와보니 도착해 있군요!
주말에 읽어볼까 합니다. 그리고 새삼 스피츠를, 스피츠의 음악을, 스피츠를 사랑하시는 분들을 알게 되어서 정말 좋다는 새삼스러운 생각 한 번 더 해보았어요. :)

         
Kei 2012/07/07 16:38 edit/delete
지금 다시 꿔도 될까, 가 아니라 언제라도 꿔도 되는 게 꿈이니,
마음 편하게 그냥 꾸세요, aros님 ^^
그게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이든 아니면 올해는 우쿨렐레를 배우기 시작해야지 정도의 꿈이든.

우와! 아사세(浅瀬), 그 <今>에 나오는 표현이 한잣말 그대로 우리말로도 있군요, 정말!
여울 또는 개여울 등의 단어로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조차도 문학적(?) 단어로 생각하고 있는데, 우와.
(지금 문득 이런 생각 들었어요. "aros님은 말이나 글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분일 것이다" 라구요)

저도 이 노래에서 "한번 더 반작반짝하는 쪽으로 올라가네" 부분을 좋아한답니다.
마지막에 반복되는 멜로디라서 귀에 더 감기는 것도 있겠지만
제가 의성어 의태어에서 반복되는 4자로 된 부사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좋아하다보니 사전에도 없는 표현을 굳이 제가 쓰기도 할 정도라서요.
이를테면, 부럽부럽 쓰답쓰담 같은 표현 말이지요.
일본어도 마침 우리나라의 그런 부사처럼 이음절이 반복되는 부사가 많아서 좋아요.
aros님은 격음이 주는 청량감에서 좋아하고 저는 반복되는 의성/의태 느낌에서 좋아하고, 후훗.

아브락사스, 인터넷으로도 구매 가능하군요. (하기야 요즘 인터넷으로 안되는 게 없으니)
살짝 걱정 됩니다.
솔직히 수록 작품들 간에 편차가 크고 '아니, 이게 뭐야?' 싶은 것들도 있어서요.
제가 언급한 그 작품 하나만 두고 그 가격을 지불했다고 생각하시면,
혹시라도 생길 (다른 작품으로 인한) 실망감이 조금이나마 덜어지실 듯.

해커 -  2012/07/07 16:00 comment | edit/delete
작가 지망생 친구분, 멋지시네요.

어느 분야나 그렇겠지만 특히 예술 문학 방면은 최고가 되기 전까지
인내의 시간이 꽤나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함께 응원해 주고 싶어집니다.

힘내세요!

그래도 '글솜씨'한가락 하시는 케이님께 인정 받았으니 좋은 출발 아닐까요?
하하하
오늘 날씨 정말 좋군요! 시원하게 웨이크보드 한번 타러가고 싶네요.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Kei 2012/07/07 17:10 edit/delete
제 글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제 '친구'들이 대부분이다보니, 이번 글의 주인공도 제 친구라고 생각하셨나보네요.
아, 물론 친구까진 아니지만 친구 같은 느낌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는 '知人'입니다. ^^

해커님이 응원, 이라고 하시니 그날 그 책을 사던 날 이야기를 덧붙이고 싶네요.
대학로라는 곳에서 굳이 지하에 서점에 들어가서 그것도 생김새가 어딘가 특화된 서점 같은 곳에 들어가서
딱히 둘러보지도 않은 채 곧바로 서점 주인에게 문의해서 곧바로 책을 사들고 나가는 저를 보고 말이지요.
동행했던 친구가 턱을 약간 내밀며 눈으로는 그 책을 가리키며 눈을 살짝 치켜뜨더군요.
어떤 보디랭귀지인지 아시겠죠?
"그냥 둘러보다가 산 게 아니라 아예 타깃을 정하고 와서 산 것 같은데 무슨 책이길래?" 하는 표정 말이죠.

대충 다음과 같이 대답하면서 멋쩍게 씨익 웃고 말았습니다.

"무명의 인디밴드를 무명시절부터 팬질하는 사람이 있듯이,
뭐, 아직 등단하지 않은 작가 지망생을 응원하는 기분이랄까 그런 것이기도 한데, 음음,
나의 이런 마음을 두고 뭐 그거 일종의 허세다 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긴 하지만."

"글솜씨 한가락 케이"라니,
이거 왜 이러십니까, ㅎㅎㅎ 놀림을 돌직구로 날리시는 해커님.
아직 지망생이긴 해도 작가가 되려는 사람 이야기가 나오는 포스트에 이 무슨.

웨이크보드? 뭐지 싶어서 이미지 검색.
우왕ㅋ굳ㅋ 이런 거군요. 이거 재미있긴 하겠는데 타고 나면 온몸이 욱신욱신하는 거 아닐까요?
이런 거 특히 팔 힘, 손아귀 힘 장난 아니게 들어가는 운동일텐데.
(남성미 느낌 나는 스포츠를 얘기하는 해커님 앞에서 ㅋㅋ 작아지는 Kei)

정말 덥습니다.
설겆이 좀 하고 과일 좀 깍고 그 바람에 또 생긴 음식물쓰레기(복숭아껍데기) 꽉! 짜서 정리하고
어쩌구 저쩌구 하니 샤워를 해야할 판입니다.
저녁으로 일찌감치 뭔가 좀 먹고 시원해질 만하면 '밤마실'이라도 나가봐야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Crispy! -  2012/07/20 14:24 comment | edit/delete
아는척 하는것 같아서 그런데, 문모운님..작가 지망생이시군요.
'모운' 이라는 아이디가 떠오르는데.. 그 모운님이 이 문모운님??

어떻게 저런 내용을 생각해 낼 수 있으신지..
글을 잘 쓰는 사람, 음악을 잘 만드는 사람, 그림을 잘 만드는 사람등등,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사람들, 정말 멋지고 부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얼마전에 저희 꼬마가 만 6살이 되었습니다.
6살 생일 기념책(?)에 커서 되고싶은 직업을 이야기 해 보는게 있었어요.
아이가 '엄마는 뭐가 되고싶어?' 하고 물어보는데, 이거이거 한방 맞은기분이었답니다...T T
대답을 할 수가 없어서 '글쎄, 뭐가 되면 좋을까??'하고 얼버무리고 말았어요.

다시한번 꿈을 꾸고싶어집니다.
나이같은거 상관하지 않고.....

예전에 이 PV랑 시로쿠마PV를 스핏츠를 잘 모르는 친구에게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제 친구는 마사유메가 더 신곡으로 착각을 했었답니다. 마사유메때가 더 나이들어보인다고......
헤어스타일 때문이겠죠?? ^^
버섯이건 짧은 머리건, 아마 머리를 묶어도 마사무네상이면 다 좋을 것 같아요. 후훗~

오늘은 조금 시원한 날씨입니다. 주말도 좀 시원하다는데, 한국은 어떤가요?
좋은 주말 되세요~!!
         
Kei 2012/07/20 16:51 edit/delete
인용문의 경우 출처를 늘 밝혀두기 때문에, 이 글을 쓸 때 사실 고민을 좀 했습니다.
이 소설의 경우에도 예외없이 저자가 누군지 어떤 글에서 갖고 왔는지를 표기를 하는 게 당연한데
하필이면(?) [myspitz story]에 자주 방문해주시는 분이라서요.
(네, 맞아요. [모운]이라는 그 닉네임의 주인입니다)
그렇다고 밝히지 않으면 그게 또 이상하기도 하고 해서 고민 좀 하다가 평소 하던대로 했던 거죠. ^^

저런 재주가 없는 제가 이런 말하기는 좀 뭣하지만,
모운님이 그 재능을 더 갈고 닦아서 그 방면으로 프로페셔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스핏츠를 좋아하시는 분이라서 더욱 그런 듯 싶습니다. 후훗.

"엄마는 뭐가 되고 싶어?"
꼬맹이가 엄마에게 (그리고 그 얘길 전해들은 저에게도) 제대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군요.
<뭐> 이전에 <되고 싶다>는 것조차 잊어버린 어른에게 말이지요.

꼬맹이는 궁금하겠지만, 뭐가 되고 싶은 거냐에 대해서는 일단 대답을 유보하고
'약간의 여유가 제공되면 뭐를 하고 싶은가'를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꼬맹이한테는 미안하지만 어른들인 우리가 대답을 찾아내기가 조금은 더 수월할 듯 싶어서요.

뭔가 된다는 것은 완성의 단계까지를 상상하게 되니 아무래도 어렵고 포기하기도 쉬우니까
뭐를 하고 싶은가를 생각해보자는 거지요.
그러면 완성의 단계는 굳이 생각치 않아도 되고 시도의 단계까지만 가도 되는 거니까요.

저는 얼마 전 서해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녀온 이후,
"한강자전거길을 다 달려봐야겠다"는 욕심을 내고 있습니다.
한강종주자전거길은 서해의 아라서해갑문부터 충청도에 있는 충주댐까지가 코스인데요.
솔직히 거기까진 제 체력에 말이 안되고 양평 정도까지, 욕심 더 내면 여주까지가 목표입니다.
꼬맹이가 말하는 철학적 질문에 엉뚱한 대답이라는 건 알지만, 후훗.

요즘 한국은 장마철입니다.
예전과 같은 장마철이 아니고, 뭐랄까 동북아시아 스타일 아열대성 기후 속의 장마랄까?
하루 중에도 오락가락 날씨인데다가 비가 쏟아질 때는 장난 아니게 퍼붓기도 합니다.

좋은 주말되시고, 꼬마철학자 꼬맹이와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esperanza -  2012/07/31 00:40 comment | edit/delete
1.
저는 이곡 부를 때....
いつかマサムネ君と会えたら....
이렇게 불러요..ㅎㅎㅎㅎ

2.
케이님의 글을 읽다보니...
모리 선생님과 미치의 대화가 기억 납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 사이의 긴장감.
그 팽팽하게 당겨진 고무줄의 중간에서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런 이야기요.
그리고 미치가 묻습니다.
그러면 어느쪽이 이기느냐고...
선생님의 대답은...
"Love wins. Love always wins."

선생님...ㅜ



3.
코타키나발루 거기
엄청 덥고 습했던 기억...
기억을 떠 올리는것 만으로도 더워지는군요..

4.
'이음'인가요? ^^



         
Kei 2012/07/31 13:29 edit/delete
스핏츠 팬들 중에는 이 곡을 따라 부르면서 esperanza님처럼 그런 분들이 꽤 있을 듯 해요, ^^

이 글 말고 다른 글에서, 직업 선택 또는 진로 설정에 대해서
저는 '하고 싶은 것', '잘 하는 것',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이렇게 셋으로 구분해두고 얘기를 한 적이 있군요.

미치 앨봄의 모리선생님 이야기,
Love always wins 같은 선문답(?) 식 가르침은 '힐링'적인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는 듯 싶기는 하지만
험하디 험한 당장의 현실에서는 구체적인 응답이 되지 못해서, 때로는 괜히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코타 키나발루. 가본 적이 있으시군요. 저는 작년에 친구랑 물놀이하러 거기에 갔던 적이 있어요.
저 역시 엄청 더웠던 기억인데, 요즘은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다는 아니 거기나 마찬가지 같단 생각이 들어요.
뭐 이렇게나 더운 건지.

'이음'인가요? 라는, 댓글의 마지막 행에서 무슨 말씀이신가 해서 잠시 갸웃했다가, 아!! 했네요. ^^
네! 이음 맞아요. (약간 지하로 내려가는 그 서점, 저는 그날 처음 가봤어요)

다들 알라딘이나 예스24 등에서 책을 사니 오프라인의 보통의 책방은 없어져서 책방 찾기가 힘든 판에
그런 식으로 특성화된 서점들은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것 같은데, 그나마 이런데가 있네 싶어 다행이었습니다.

esperanza -  2012/07/31 21:12 comment | edit/delete
구체적 응답을 주는.... 그런 가르침은..... 없는듯해요...
종교도 학문도

저는 선문답을 엄청 좋아하는지라....

구체적 응답은 엄마나 아부지에게서 확실히 나오는듯요..ㅎㅎ
그 구체적 응답을 무시하는 제가 문제인거죠...ㅋㅋ


이음도 사라지려다가 살아 남았답니다.
시스템은 살짝 바뀐듯요...
         
Kei 2012/08/01 01:11 edit/delete
구체적인 응답은 엄마나 아부지에게서 확실히 나오는듯, 프하핫!
정말 그러네요! 특히 엄마들, 그렇죠.

"너, 그딴 식으로 하려면 때려치워!" 라든가
"해라해라 할 때는 꿈쩍도 안하더니 뒤늦게 뭔 공부냐, 니가?" 라든가
구체적인 응답을,
그것도 딱히 막말은 아니면서도 강한 포스가 화살처럼 날아와서 가슴에 꽂히는, 그런 응답.
(그러고보니, 저도 암마 말씀, 잘 듣지 않고 살아온 듯해요)

이음.
"살아 남았다"는 이야기에, 다행이면서도 짜안~해지는군요.
언제 한번 대학로 갈 일 있을 때 한번 제대로 구석구석 살펴봐야겠어요.

Pooni~ -  2014/06/24 14:09 comment | edit/delete
하루날, 센시, 히아렌...
이 단편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왠지 멋진걸요!

저는 늘...'난 왜 꿈이 없지? '였다가,
최근에는 '하고픈게 너무 많은데 어떻하지?' 였어요.

그런데 Spitz 도쿄공연을 6개월동안 고민하다가 용기내어 다녀온 후로는
'마음으로부터의 솟구쳐나는 웃음'을 웃어본 이후로는,
하나씩 가지치기 하고 있답니다.
지쳐버리면 버리고, 즐거우면 부여잡고 계속 하고 있어요...

늘 '가치있는 것',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지치지 않을 그 무엇'을 찾아내면 몰입할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하며 '찾아야지...찾아야지..'하면서 찾지 않았던것 같아요.
이젠 그런 생각안해요, 그저..또다시 그냥 '카르페디엠'으로 끝나는것인지는 몰라도...

최근에 읽었는데요, 앙드레 지드의 '시지프 신화'요,
"그러나 운명은 오직 의식이 깨어 있는 드문 순간들에 있어서만 비극적이다."라는 구절요...

그냥...제 의식을 죽이고 있는것인지는 몰라도...대신, 그래서 비극적인것은 피하는 걸까요??

"보고자 원하되 밤은 끝이 없다는 것을 아는 장님인 시지프는 지금도 여전히 걸어가고 있다.
바위는 또다시 굴러떨어진다."
정말이지...어떻게 이런 표현들을 하는것인지...

아! 그러고보니 Kei님의 사이트에서 나오는 음악들은 사운드가 다 좋은데요?? ^^;;

자주 들러서 음악 듣고 가겠습니다.

         
Kei 2014/06/26 11:14 edit/delete
하루날, 센시, 히아렌.
[MIMPI]라는 단편소설을 쓴 문모운은 Pooni~님과 같은 취향을 가진 분입니다.
스핏츠를 무척 엄청 진심 진짜 정말 좋아한다는 취향 말입니다. ^^
이 단편 이후에도 발표한 작품이 있다는데, 기회가 닿지 않아 아직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Pooni~님의 꿈, 하고 싶은 것, 가지치기 등의 얘기를 읽으니 어떤 노래들이 떠오릅니다.
동물원이 불렀던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의 후렴 노랫말이 이러하지요.

언젠가 우리다시 만나는 날에 빛나는 열매를 보여준다했지
우리에 영혼에 깊이 새겨진 그날의 노래는 우리귀에 아직 아련한데

또 다른 노래 하나 역시 동물원의 것인데 제가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그다지 알려진 노래는 아닙니다만, 저는 들을 때마다 마음 한켠이 싸아~해지곤 하는데요.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어>라는 제목의 그 노래, 후렴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해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어
서로에게 주어진 작은 몫을 수긍하며 사는 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원하게 되지만
좀더 적은 것들을 더 어렵게 더 힘들게 얻게 되는 거야

아, Pooni~님이 얘기하신 앙드레 지드의 말까지 곱씹어 읽으니
동물원의 이 노래를 지금 바로 들려드리고 싶어졌어요.
노랫말 후렴의 일부분만이 아니라 전부를 음미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유튜브에 딱 하나 올라와 있네요.
들려드릴 수 있어서 천만다행입니다^^
http://youtu.be/sa8p3adKopo

한 남자를 알고 있어
그가 만졌던 모든 것에 깊은 상처를 준
또 마치 필연인 듯 그 역시 상처를 받은
혼자만의 삶으로 황폐하게 남겨진
나를 위해 걱정하지마
나를 위로하려 하지마

그는 이렇게 말해
변명은 언제나 허위에 지나지 않을 뿐
내가 원했기에 이 길로 들어선 것이라고

아침이면 출근을 해
그건 어려운 일이 아냐 그저 습관처럼
변함없는 하루에 만족하며 살수 있어
단지 밤이면 예전보다 많이 마실 뿐
나는 예전의 내가 아냐
나를 비난하려 하지마

그는 이렇게 말해
난 내 최선을 다해 내 삶을 지키려 할 뿐
지난날의 척도로 판단할 순 없다고
그는 이렇게 말해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어
서로에게 주어진 작은 몫을 수긍하며 사는 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원하게 되지만
좀더 적은 것들을 더 어렵게 더 힘들게 얻게 되는 거야

한 여자를 알고 있어
깨어진 꿈의 조각들에 손을 베인
이젠 손에 쥘 수 있는 것만을 믿게 된
그걸 놓치지 않는 세상의 법을 깨달은
나는 예전의 내가 아냐
나를 비난하려 하지마

그는 이렇게 말해
난 내 최선을 다해 내 삶을 지키려 할 뿐
지난날의 척도로 판단할 순 없다고
그는 이렇게 말해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어
서로에게 주어진 작은 몫을 수긍하며 사는 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원하게 되지만
좀더 적은 것들을 더 어렵게 더 힘들게 얻게 되는 거야

Pooni~ -  2014/06/30 09:20 comment | edit/delete
저 동물원 좋아해서 테입 하나 사서 들은적 있어요.
'사막을 건너는 법'이 나온 테입요...

'내가 원했기에 이 길로 들어선 것'이라는 부분에서 너무 공감했어요!
'나를 비난하려 하지마'라는 구절 역시요...
'좀 더 적은 것들을 더 어렵게 더 힘들게 얻게 되는 거야'라니...


스피츠의 가사들도 원어로 이렇게 와닿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요...^^;




         
Kei 2014/07/01 16:40 edit/delete
동물원 6집이군요.
<사막을 건너는 법>이 있다는 걸 보니 말이죠.
노랫말은 김창기가 썼지만 박경찬이 곡을 써서 박경찬이 불렀던 노래죠.
그 앨범에서 가장 많이 알려졌던 곡은 아무래도 김창기의 <널 사랑하겠어>였지요.
덕분에 오랜만에 그 앨범 다시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스핏츠의 노랫말도 원어로(!) 그렇게 와닿을 수 있다면,
후훗~ 얼마나 좋겠어요.
특히나 듣기가 안되는 (물론 말하기도 안되는) 저 같은 사람은 꿈속의 꿈이지요.
그저 텍스트로만 더듬거리면서 (그것도 사전을 뒤적거려 가면서)
아하~ 이런 얘기를 하려는 거구나, 하는 정도에서 만족하고 말지요. ^^

날씨가 무척 덥습니다.
복날 아니더라도 삼계탕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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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야 唄うことは難しいことじゃない
  歌うたいのバラッド Utautai no Ballad 노래하는 이의 발라드

고층 오피스텔의 원룸으로 들어서니 '싱글남'의 거주지답게 단출한 살림.
눈에 바로 들어오는 것은 스탠드에 세워져 있는 일렉트릭 기타 두 대.
그리고 바닥에 뉘어져 있는 사각 하드 케이스에 담겨져 있는 또 하나의 일렉트릭 기타.

이미 기타가 두 대나 있지만 큰 마음 먹고 이번에 새로 장만했다면서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혼수품이라고, 결혼을 앞둔 그가 말했다.
이제 결혼을 하고 나면 그렇게 비싼 물건을 사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 듯 싶어서
그동안 회사에서 받은 상품권을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이번에 '질렀다'며 미소를 지었다.
갖고 싶던 걸 손에 쥐었을 때 그리고 그것에 공감을 할 만한 사람 앞에서 지을 수 있는 미소.


수 년 전 그와 장시간 드라이브하던 길에 그는 '직장인 밴드 결성기'를 내게 얘기한 적이 있다.
함께 할 멤버들이 하나둘 모이고 제각각 파트별로 악기를 사고 어떤 음악을 할지 토론도 하다가
드디어 정예 멤버가 구성된 날, 하필이면 결성 멤버 중 한 명이 지방으로 발령나는 바람에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깨져버리고 말았지만 그때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신났다고 했었다.

그의 오피스텔에 들린 후 며칠 지나서였나, 강남역 뒷골목에서 그와 우연히 마주쳤다.
퇴근 무렵이라 동료들과 정장 차림으로 '마치고 맥주 한잔'의 모습이 보통일 시간에,
그는 어느새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기타를 둘러멘 채 잰걸음으로 날 앞지르던 참이었다.
'직밴' 멤버들과 합주하러 가는 길이라면서 언제 한번 연습실로 놀러오라고 청했다.
그렇게 우연히 마주친 그날은, 나중 헤아려보니 그의 결혼식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던 날.
강남역 11번출구


지난 일요일.
말끔한 슈트 차림의 그를 다시 본 것은 해운대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 어느 호텔의 웨딩홀.
하객 좌석 뒤편에 서서 신랑 신부 또래인 미혼의 하객들과 우리끼리 휴대폰 사진도 찍고
아마도 신랑 친구인 듯한 누군가가 부르는 축가도 듣고 하다보니 어느새 예식이 끝났다.

결혼식이라는 것이 흔히 그렇듯 그날의 주인공과 느긋하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힘든 일.
잠시 신랑과 신부에게 덕담을 건넬 기회가 생겼을 때 그들에게 짧게 한마디씩 해줬다.
신랑에게는 '총각 때처럼!' 그리고 신부에게는 '처녀 때처럼!'이라고.

나중 피로연 자리를 돌면서 하객들에게 인사를 다니던 두 사람이 내가 있는 테이블에 왔을 때
'잘 살아요'라고 하니 신부가 화사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처녀 때처럼!'
두 사람 다 태어나서 가장 큰 일을 치르는 날이라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을테고
많은 사람들에게 덕담을 들으니 누구한테 어떤 덕담을 들었는지 기억하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더구나 신부에게는 내가 그날 초면인 셈이라 내가 신랑과 어떤 관계인지도 몰랐을 듯싶은데
나의 덕담까지 다 기억하고는 그걸로 화답하는 신부의 발람함이 귀여웠다.


결혼식이니 축의금은 냈지만 왠지 그것만으로는 형식만 갖추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소소하나마 따로 선물을 하고파서 티셔츠 한 장을 전해달라고 신랑의 여동생에게 주었다.
펜더 기타의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는 남들이 보기엔 생뚱맞은 결혼 선물 같겠지만
그가 '스스로에게 선물한 혼수품'과 짝을 이루는 듯하니 그의 마음에 들 거라고 생각했다.
자주 보진 못해도 어쩌다 만나는 날이면 우리는 함께 음악 이야기를 하는 친구 사이니까.

이제는 더 이상 '싱글남'이 아니지만 나는 그가 '총각 때처럼' 살기를 바란다.
아울러 그의 신부도 '처녀 때처럼' 살면서 그의 취미생활을 너그럽게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내가 그를 보러 연습실에 가게 될 어느 날,
펜더 로고 티셔츠를 입고 기타를 연주하는 그와 함께 있는 새신부와 마주치면 좋겠다.

지금은 아마 신혼여행에서 막 돌아와 있을 ○○ 그리고 그의 신부.
다시 한번, "결혼 축하해!"
총각 때처럼 그리고 처녀 때처럼 살기를.


축가는 이제 결혼식 과정의 기본 포맷 중 하나가 되어서 어느 결혼식에 가든 꼭 듣게 된다.
이적다행이다, 유리상자신부에게 등의 노래를 신랑이 직접 불러주는 경우도 있고
이소라청혼이나 한동준사랑의 서약 같은 노래도 결혼 축가의 기본처럼 되어서 결혼식장에 가면 자주 듣는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프러포즈와 괸련된 어느 앙케이트 결과를 담은 기사를 읽었는데
프러포즈 이벤트 중에서 남자들은 프러포즈 송을 불러주는 것을 베스트로 꼽지만
여자들은 그걸 거북해 하는 이벤트 중 상위로 꼽는다고 되어 있어서 실소를 한 적이 있다.
결혼 축가와 프러포즈 송은 약간 다르지만 그날 축가를 들을 때 그 기사가 생각났다.
거북해 하는 경우는 아마도 정성은 가득해도 재능이 모자란 노래 실력에서 비롯될테지만
아무튼 로미오가 줄리엣을 향해 발코니 세레나데를 불러줄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프러포즈 송은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서 불러주고 싶고 또 듣고 싶은 로망 중 하나일 것이다.

만약 지금 사랑에 빠져 있다면, 상대에게 불러주고 싶은 곡은 어떤 것인지.
만약 지금 사랑에 빠져 있다면, 상대로부터 듣고 싶은 노래는 어떤 것인지.
나 같으면, 이 노래다.


歌うたいのバラッド斉藤和義

嗚呼 唄うことは難しいことじゃない
ただ声に身をまかせ 頭の中をからっぽにするだけ
嗚呼 目を閉じれば 胸の中に映る
懐かしい思い出や あなたとの毎日

本当のことは歌の中にある
いつもなら照れくさくて言えないことも

今日だってあなたを思いながら 歌うたいは唄うよ
ずっと言えなかった言葉がある 短いから聞いておくれ
「愛してる」

嗚呼 唄うことは難しいことじゃない
その胸の目隠しを そっと外せばいい

空に浮かんでる言葉をつかんで
メロディを乗せた雲で旅に出かける

情熱の彼方に何がある? 気になるから行こうよ
窓の外には北風が
腕組みするビルの影に吹くけれど

ぼくらを乗せて メロディは続く・・・

今日だってあなたを思いながら 歌うたいは唄うよ
どうやってあなたに伝えよう 雨の夜も 冬の朝も そばにいて
ハッピーエンドの映画を今 イメージして唄うよ
こんなに素敵な言葉がある 短いけど聞いておくれよ
「愛してる」

作詞・作曲: 斉藤和義
노래하는 이의 발라드사이토 카즈요시

아아 노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야
그저 목소리에 몸을 맡기고 머릿속을 텅 비울 뿐
아아 눈을 감으면 가슴 속에 떠올라
그리운 추억이랑 그대와의 하루하루

진실은 노래 안에 있어
여느 때라면 쑥스러워서 말할 수 없었던 것도

오늘도 그대를 생각하면서 노래하는 이는 노래하지
줄곧 말하지 못했던 말이 있어 짧으니까 들어줘
"사랑해"

아아 노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야
그 마음의 눈가리개를 살그머니 벗으면 돼

하늘에 떠있는 말을 붙잡아
멜로디를 실은 구름을 타고 여행을 떠난다

정열의 저편에 뭐가 있지? 궁금하니까 가보자
창문 밖에는 북쪽에서 부는 바람이
팔짱을 낀 빌딩의 그림자에 붙어도

우리들을 싣고 멜로디는 계속돼···

오늘도 그대를 생각하면서 노래하는 이는 노래하지
어떡해야 그대에게 전할까 비오는 밤도 겨울의 아침도 옆에 있어줘
해피 엔드의 영화를 지금 떠올리며 노래하지
이렇게 멋진 말이 있어 짧지만 들어줘
"사랑해"

작사·작곡: 사이토 카즈요시


● 덧붙임, 열기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06/15 15:18 | 듣기 | trackback (0) | reply (24)
  Tags : Mr.Children, ゆず, 斉藤和義, 桜井和寿, 미스터 칠드런, 사이토 카즈요시, 사쿠라이 카즈토시, 유리상자, 유즈, 이소라, 이적, 한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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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 -  2012/06/17 22:10 comment | edit/delete

만약 내가 결혼을 한다면, 누군가 '10월의어느 멋진 날에'를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얼마전에 친한 베푸의 결혼식을 갔더니, 신랑이 이 노래를 신부에게 불러주더군요. 맙소사!!
내껀데 뺏겼다, 싶었지요.

그래서 문득, 현실감있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요즘입니다. 그가, 아직 그 누구도 들어보지
못한, 서툴지만, 정감있는 멜로디의 음악을 나를 위해 불러주면 좋겠다. 그게 꼭, 비단 사람이
득실거리는 곳이 아니더라도 말이지요.

액션님은 그런 환상 하나쯤, 갖고 있으신가요??

멋진 말이있어, 사랑해, 라고. 단순하지만, 얼마나 진실된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Kei 2012/06/18 02:03 edit/delete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어떤 노래인지 몰라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나온 지 한달도 안된 노래더군요. TV드라마 OST였으니, 저는 깜깜할 수 밖에 없네요. 후훗.
TV를 전혀 보질 않다보니까요.
(라디오스타가 유일하게 보던 프로그램이었는데 김구라가 나오지 않는다는 기사를 보고는, ㅋ)

저도 그런 환상이 하나 있나구요?
포스트에 적었다시피 사이토 카즈요시의 이 노래가 그것입니다.
기타 코드도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통기타 하나로도 가능할 듯 싶더라구요.
그리고 우리말로 바꿔서 불러도 적당히 운율이 맞아 보이기도 해서 우리말로 개사해서 불러도 괜찮을 듯?
뭐, 그래봤자 제게는 josh님 표현대로 '환상'일 뿐이지만요. 끄응~

페이스북에 페친 하나가 커플 링을 맞춘 사진을 올린 걸 봤습니다.
포스트에 얘기한 그 결혼식을 다녀오던 날,
공항에서 커플 티셔츠를 입은 커플을 한 팀도 아니고 여러 커플을 봤습니다.
결혼식에 동행했던 친구와 이런 말을 주고 받았습니다.
"요즘도 커플 티 입는 사람들이 있는 거야?"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기, 손가락 사이즈 얼마야?" 라고 물어보는 즐거움.
사랑하는 사람끼리 "난 라지, 자기는 미디움 하면 맞겠지?"라고 동의를 구하는 장면.
커플 반지든 또는 촌스러워(?) 보이는 커플 티셔츠든 당사자들은 '라브라브'겠지요?

경우 -  2012/06/19 22:31 comment | edit/delete

결혼식 축가를 만약 부르게 된다면 역시 さだまさし의 関白宣言이죠!....
아님 大滝詠一의幸せな結末라던지...

물론 당분간 여자와 거리가 먼 삶을 살거같기에 먼나라 이야기지만 그래도 역시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건 좋을거 같아요.




 
         
Kei 2012/06/20 09:29 edit/delete
1) 大滝詠一의 幸せな結末

크~ 이 노래를 오오타키가 직접 불러주면 신부는 녹아내릴 듯!
(언제 들어도 편안한 노래야, 멜로디도 목소리도)


2) さだまさし의 関白宣言

프핫! 우리말로 번안해서 불러줘야 할 것 같은데? ㅋㅋ
그런데 결혼식 피로연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유튜브에 있더라는.
일본사람들에게는 정말 결혼식 축가로 쓰이는 모양.
http://www.youtube.com/watch?v=v9618W1NLZ0

お前を嫁にもらう前に行っておきたい事がある
かなりきびしい話もするが俺の本音を聴いておけ

俺より先に寝てはいけない俺より後に起きてもいけない
めしは上手く作れ いつもきれいでいろ
出来る範囲で構わないから

忘れてくれるな 仕事も出来ない男に
家庭を守れるはずなどないってことを
お前にはお前にしかできない事もあるから
それ以外は口出しせず黙って俺についてこい

お前の親と俺の親とどちらも同じだ 大切にしろ
姑小姑かしこくこなせ たやすいはずだ 愛すればいい

人の陰口言うな聞くな それからつまらぬシットはするな
俺は浮気はしない多分しないと思う
しないんじゃないかな ま ちょっと覚悟はしておけ

幸福は二人で育てるもので
どちらかが苦労してつくろうものではないはず
お前は俺の処へ家を捨てて来るのだから
帰る場所は無いと思えこれから俺がお前の家

子供が育って年をとったら俺より先に死んではいけない
例えばわずか一日でもいい俺より早く逝ってはいけない
何もいらない俺の手を握り涙のしずくふたつ以上こぼせ
お前のお陰でいい人生だったと
俺が言うから必ず言うから

忘れてくれるな 俺の愛する女は
愛する女は生涯お前ひとり

忘れてくれるな 俺の愛する女は
愛する女は生涯お前ただ一人

esperanza -  2012/06/22 01:47 comment | edit/delete
本當の事は 歌の中にある
いつもなら照れくさくて言えない事も
今日だってあなたを想いながら歌うたいは歌うよ
ずっと言えなかった言葉がある
短いから聞いておくれ
...
이 부분 들으니...

바로 생각나는 마사무네님의 정직하게 차가운...한 줄
これ以上は歌詞にできない

역시 마사무네님

정직하게 귀여운 한 줄...
猫になりたい言葉ははかない


         
Kei 2012/06/22 11:28 edit/delete
<恋する凡人>에서,
これ以上は歌詞にできない
이 이상은 노랫말로 표현할 수 없어

<猫になりたい>에서,
猫になりたい言葉ははかない
고양이가 되고 싶어 말은 부질없네

사이토 카즈요시에서도 문득 스핏츠를 떠올리는 esperanza님.
마사무네의 정직한, 차가운, 귀여운 감성을 잡아내는 esperanza님은 진정한 스핏츠 팬! ^^

삶은여행 -  2012/06/23 03:38 comment | edit/delete
케이님 글을 읽고 내가 듣고 싶은 노래, 들려주고 싶은 노래는 뭘까...생각했었는데
통째로 이 노래!라는 건 떠오르지 않고 단편적인 가사들만 떠올랐어요.

스핏츠의 꿈을 쫓는 벌레의 '미인도 아니고 마법도 쓸 줄 모르는 당신이지만 좋아해.'나
'난 커트 코베인~너는 비욘세~'하던 차가운 체리의 rythem of my life같은.

그러다 한 곡이 떠올랐는데
요즘 많이 듣고 있기도 한, ウルフルズ 의 만세~좋아해서 다행이야.

음...그리고 들려주고 싶은 노래는... 조원선의 원더우먼.

엇, 두 곡 다 유쾌하고 다이렉트네요:-)

         
Kei 2012/06/25 00:54 edit/delete
삶은여행님의 선택에서 두 곡은 제가 아는 노래인데 나머지 두 곡은 모르는 노래였어요.

아는 노래는 (당연히) 스핏츠의 <夢追い虫> 그리고 우르후르즈의 <バンザイ ~好きでよかった~>인데요.
혹시 해서 유튜브에서 <バンザイ ~好きでよかった~>를 찾아보니
결혼식에서 이 곡을 축가로 부르는 영상이 있었습니다. ^^

모르는 노래는 조원선의 <원더우먼>과 차가운 체리의 <Rhythm of My Life>.
저는 조원선이 자우림의 김윤아 못지 않은 뮤지션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아쉽습니다.
아, 얘기가 옆길로 샜군요.
말씀하신 곡을 검색해보니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삽입곡이군요.
조원선의 '그루브'를 느낄 수 있는 곡이네요.
차가운 체리는 삶은여행님 덕분에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정식발매된 곡이 몇 안되길래 다 구해서 들어봤는데
제 취향으로는 <불러>가 제일 먼저 귀에 꽂혔고 <낮달>도 '갠춘'이었습니다.
<고양이의 일기>는 나쁘진 않으나 듣자마자 십센치가 떠올랐다는 이유때문에 살짝 뒤로 밀어내고, ㅋㅋ
말씀하신 <Rhythm of My Life> 이 곡은 삶은여행님과 달리 제게는 베스트가 못되었어요. 잉잉.

+
답글 늦어서 죄송해요.

         
삶은여행 2012/07/03 01:43 edit/delete


저도 rhythem of my life가 베스트는 아니에요^^
베스트를 꼽으라면 불러와 love song이:-)

저는 고양이의 일기는 다른 이유로 조금 정이 안 가는데
언제부터인가 고양이를 주제로한 노래들이 많아지는걸 보고
사람들이 반려동물로 키우는 건 강아지가 고양이보다
훨씬 많은데, 고양이가 노래 제목이나 가사에 나오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뭘까 생각했었어요

강아지와 다른 앙칼진 치명적인 매력도 한몫 하겠지만
고양이가 주인공인 노래들, 대부분 너무 달고 간지러워요!
'노리는 필의 노래'라는 느낌이 들어서.
'안 넘어가!'라는 오기가 생긴다고 해야하나...
(스핏츠의 네꼬니나리따이는 여러모로 분위기가 다르니
예외라는걸로!)

이 덧글이야말로 제대로 된 옆길이네요:-)


         
Kei 2012/07/03 12:13 edit/delete
불러, 낮달, 고양이의 일기, Rhyhm of My Life
전 이렇게 네 곡만 있는데 <Love Song>이란 곡이 또 있는 모양이군요. (나중 찾아봐야겠다!)

강아지보다는 고양이.
아무래도 고양이의 특성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말씀하셨다시피)
닥치고 충성(?) 스타일의 강아지는 아무래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기가 상대적으로 적을테니까요.
제 맘에 안들면 언제리도 발톱을 세우는 고양이의 경우가 더 흥미진진하잖아요.
그러니 사랑, 시기, 질투의 감정을 고양이를 앞세워 표현하기도 쉬울거구요.

+
옆길 환영, ㅋㅋ
(옆길은 새로운 생각, 잊고 있던 추억 등과 연결 될 때도 많으니까요)

         
삶은여행 2012/07/04 03:59 edit/delete

환영 인사 받고 옆길의 종결판! 어제 조원선 씨 생일이었데요(소곤)

         
Kei 2012/07/04 04:05 edit/delete
아니! 이 시간에 주무시지 않고 계시다니! ^^

         
삶은여행 2012/07/06 01:27 edit/delete
밤과 아침의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새벽이야말로 하루의 피크 아니겠습니까! 으하하하-

         
Kei 2012/07/06 14:46 edit/delete
하기야 저 역시 때때로 밤을 새는 타입이라서, 동틀 즈음의 시간이 고즈넉하게 좋아요 프하핫 :-)

모운 -  2012/06/23 15:48 comment | edit/delete
덧글 하나 없을 때 글을 봤는데 (아시죠, 수시로 들어와 보는 거. 우헤헤) 그때도 회사여서 음악을 들을 수 없었지요. 지금 곡 들으면서 쓰고 있어요. 한참 기다렸네요? ㅋ_ㅋ
6월 9일, 지인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근 10년 몸 담고 있는 커뮤니티에서 만난 분이죠. 서로의 10대와 20대 초를 공유한 거죠. 자주 만난 편은 아니었지만 가끔 보면 장난치고 다른 친구들과 즐겁게 놀았답니다. 사회에 나와 결혼식이라 하면 직장 동료나, 상사의 자제들의 결혼식이 거의 전부였는데 동시대를 함께 한 친구의 결혼식은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감회가 대단히 새로웠어요. 신랑이나 신부나 정말,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고 결혼식 자체가 무척 감동적이었어요. 마음을 다해 축복해주고 왔어요~ 사촌 언니 결혼식 때도 그러지 않았는데 ㅋㅋㅋ 그리고 원래 그런 곳에서 사진 찍기 싫어하는데 그날은 커뮤니티 친구들과 우르르 나가서 함께 사진도 찍었답니다.
뒤풀이도 참 즐거웠죠. 이렇게 결혼한 사람이 한 명 나오니까 새삼 세월의 흐름도 (다들 어릴 때 만났으니까요) 느끼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묘한 감정들도 느꼈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나 결혼한 사람을 비로소 어른으로 인정해주는 분위기랄까...그런 것때문에 부정적인 감정도 있었는데 나이차 얼마 안나는 지인의 결혼식을 보니 허허 어쩐지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런 제가 신부를 보면서도 우왕 결혼하고 싶어! 라는 생각을 했다는 겁니다. ㅋㅋㅋ 구체적이진 않구요...ㅋ

저는 듣고픈, 들려주고픈 곡이 너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아무 생각이 안들기도 하구, 훔.
지금 생각나는 건 조규만의 '다 줄거야' 입니다. ^^ 제목부터...아주 기냥!!! 마지막 남은 사랑 다 준다잖아요.
전 그 '마지막' 이라는 말에 흔들리는 것 같아요. 이 노래 진심을 다해 들려주면...그분께 결혼하자고 울고불고?ㅋ
제가 들려주고 싶은 곡은 두 곡인데,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과 자우림 '애인발견' 이예요.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완벽한 사람은 없어
실수투성이고 외로운 나를 봐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비밀의 화원

너는 너무 착해
내가 널 지켜 줄 거야
지금 이대로 좋은 사람 그대로
나는 너무 약해
네가 날 지켜줘야 해
지금 이대로
좋은 사람 그대로

애인발견!!!

애인발견에는 제 이상형을 묘사한 가사 나와서 더욱...ㅋ
         
Kei 2012/06/25 01:23 edit/delete
먼저, 수시로 들어와 보신다는 모운님께 깊은 감사를. ^^

10대와 20대를 공유한 사람.
세월이 한참 지나고 나면 그런 사람들은 상당히 특별한 사람들이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런 시기를 공유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손익'을 계산해서 만난 사람들이 아닌 까닭이지요.
(손익, 계산 등의 단어를 쓰니까 조금 거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미성년 또는 학생 시절을 공유한 사람들과 달리
성인이 되어 딴에 사람 구실한다고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한 이후 시절을 공유한 사람들과는
어쩔 수 없이 '계산'을 하면서 만날 수 밖에 없죠. (이 부분을 꼭 나쁜 의미로만 해석하지 말기를)
그래서 손익을 따지지 않고 만나고 했던 시절에 알았던 사람들은 특별하다는 겁니다.
이야기가 또 옆길로 새려고 하니, 대충 각설하고. (대충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아실테니)

그런 사람의 결혼식이었으니, 감회가 대단히 새로웠다는 모운님의 그날 느낌을 알 듯 싶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이진 않다고 했지만, 모운님이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니! 와우! 꺅꺅! ^^
흐흣. 그냥 제가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군요.
그날이 올 때 연락주시면 축하해주러 꼭 가겠습니다.

모운님의 경우, 조규만의 <다 줄거야>,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 자우림의 <애인발견> 세 곡.
<비밀의 화원>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노래이면서 한편 이상은의 노래 중에의 유일하게 좋아하는 곡.
한마디로 이상은 노래는 딱 그 노래 하나만 좋아한다는 거죠. ^^
자우림의 <애인발견>에는 모운님의 이상형을 묘사한 가사? 오오오!
가끔씩 멍하게 어딘가를 쳐다보는 눈과 적당히 마른 몸매?
너무 착해서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모성애를 자극하는 남자?
프하핫! 제 마음대로 추정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조규만의 <다 줄거야> 이거 말이죠, 전혀 엉뚱한 소린데 말이죠.
조규만 작사작곡의 이 노래는 그의 앨범 타이틀 곡이고 또 앨범 타이틀이기도 해서 앨범 커버에도 표시가 됩니다.
그런데 그게 <다 줄꺼야>라는 게 제 눈에 거슬립니다.
띄어쓰기는 일단 제쳐두고 왜 '다 줄꺼야'인지. 모운님 표기처럼 '다 줄거야'가 아니고 말입니다.
이런 경우가 어디 조규만만의 경우이겠냐마는, 아무튼 거슬려요.
게다가 네이버 뮤직에서 검색하면 <다 줄꺼야> <다 줄거야>가 혼용되고 있더라구요.

이크, 엉뚱한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나 왜 이러지? 늘 이래요)
개인적으로 골라보라고 한다면, 전 <비밀의 화원>입니다. 후훗.

+
답글 늦어져서 죄송.
주말에 계속 밖으로 쏘다니는 바람에 책상에 앉아서 느긋하게 노트북을 펼 여유가 생기지 않더라구요.

esperanza -  2012/06/24 22:35 comment | edit/delete

이거 full band로 식장에서 불러주는 친구들이 있다면 정말 멋질듯요..
카즈의 어쿠스틱 버젼도 좋아요...

불러봤는데... 좋으네요..
코드도 그럭저럭...
Kei님도 불러보세요...

D GdimonD D GdimonD D GdimonD D

D GdimonD D B7 B7onD# Em Em7onD
ああ 歌う 事は 難しいことじゃない

C#m7-5 F#7 Bm G#M7-5 G Gm
ただ 聲に 身を任せ 頭の中を空っぽにするだけ

D Gdim onD D B7 B7onD# Em Em7onD
ああ 目を 閉じれば 胸の中に 映る

C#m7-5 F#7 Bm G#m7-5 G A D
懷か しい 思い出や あなたとの每日

Gm D Gm D
本當の事は 歌の中にある

AonC# Bm Bm7onA E7 Asus4 A
いつもなら 照れくさくて言えない事も

D G A F#7 Bm Bm7onA G A
今日だってあなたを 想いながら 歌うたいは歌うよ

D G A F#7 Bm
ずっと言えなかった 言葉がある

BmM7 Bm7 E7 G A Bb C D GdimonD D GdimonD
短いから 聞いておくれ 愛してる Ah...

         
Kei 2012/06/25 01:43 edit/delete
식장에서 친구들이 밴드로 불러주면, 뭐 그건, 더 이상의 엄청난 선물이 없겠죠.

오리지널 키가 정확히 무엇인지 지금 생각이 나질 않는데
저는 C스케일로 가면 적당하더군요. 그쪽이 기타 코드가 잡기가 편한 듯 해서요.
C Fdim C A7 C#m7-5 Dm7
Bm7-5 E7 Am F#m7-5 F Fm
C Fdim C A7 C#m7-5 Dm7
Bm7-5 E7 Am F#m7-5 F G C 이런 식으로 말이죠.

C#m7-5, Bm7-5 코드 이름만 보고도 허걱! 했는데 일반 디미니쉬 코드와 비슷한 형식이라서 안심.
다만 F#m7-5 이 코드는 좀 애먹을 듯 하다, 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연습할 생각이 전혀 없는, Kei.

+
어쿠스틱 버전, 그것 역시, 저도 참 좋아해요.

삶은여행 -  2013/03/17 09:21 comment | edit/delete
오랜만에 안부 물어요 잘 지내시나요?:-)
지금 여행 중인데,어제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익숙한 노래가 나왔어요
그런데 죽어도 제목이 생각 안 나서..분명 아는 노랜데...싶었는데
케이님 홈이더라구요. 이 노래였어요ㅎ
Wifi가 자유롭지 못해 길게 쓰지는 못하지만
좋은 노래 잔뜩 알게 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를!:-)
         
Kei 2013/03/17 19:17 edit/delete
오랜만이시군요, 삶은여행님! 반가워요 ^^
주말을 끼워서 여행 중이시군요 (우왁ㅋ부러워라ㅋ)
야아~ 식당에서 이 노래가 나오다니, 혹시 일본? (설마하니 한국의 식당?)

도리어 제가 감사를 드려야겠네요.
여행 중의 식사 시간에 이렇게 myspitz story를 떠올려 주셨으니까요!

삶은여행 -  2013/03/21 11:44 comment | edit/delete
오사카에서 오코노미야끼 먹고 있는데 저 노래가 딱-ㅎ
한국이었다면 그 식당 선곡 센스를 백번 칭찬했을텐데!
여행 마무리 즈음이긴 했지만 그 뒤로 쭉 이 노래 듣고 있어요
왜, 여행 때 자주 들은 노래는 돌아와서도 그 여행을 떠올리게 하잖아요
이번엔 워낙 급하게 가서 노래고 뭐고 챙길 사이도 없었는데
이 노래가 될 줄이야.이 노래 듣고 있으면 이번 여행이 생각나서 좋아요
다시한번 여러모로 감사감사:-)


P.S. 이 노래 빅뱅 멤버 한명이 리메이크한 모양이에요
사이토 카즈요시 외에 다른 목소리는 상상이 안 가요ㅎ

         
Kei 2013/03/21 12:29 edit/delete
삶은여행님에게 이제 이 명곡은 이번 일본 여행 또는 오사카의 오코노미야키와 딱 붙어버렸네요.
앞으로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오사카의 이미지, 오코노미야키의 맛이 곧바로 떠오르겠죠? 하핫.

얼마 전, 페이스북을 통해서 어느 페친이 귀띔해줘서 검색해보다가 "오오옷!" 했답니다.
D-LITE (from BIGBANG)의 앨범 D'scover
http://www.hmv.co.jp/artist_D-LITE-from-BIGBANG_000000000511965/item_D-scover_5274074
수록곡에 하타 모토히로의 <アイ>, 스키마스위치의 <全力少年>
그리고 사이토 카즈요시의 <歌うたいのバラッド> 우와!, 싶었어요.

저는 아이돌 쪽으로는 (그게 한국이든 일본이든) 완전 깜깜이고 또 관심도 아예 없는데
저 수록곡 때문에 관심이 살짝 가더라구요. ^^

삶은여행 -  2013/03/22 19:30 comment | edit/delete
다른 음식도 많은데 하필 오코노미야끼라니.프핫.
대성군인가요? 욕심 낸 곡들이 상당하네요~
젊은이 치고 걸걸한 목소리가 사이토 카즈요시와 비슷하겠다 싶기도 해요
꼭 들어봐야겠어요:-)
         
Kei 2013/03/23 01:00 edit/delete
그래도 타코야키보다는 낫지 않아요? 프하하
타코야키보다는 오코노미야키가 떠오르는 것이 뭔가 더 여유로워 보이잖아요?

네, 대성군이 듯 싶습니다.
저도 들어보고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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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얼굴을 기억해 두기 위해 笑顔を 覚えておくため
  さよなら大好きな人 Sayonara Daisukina Hito 잘 가요 사랑하는 사람

지난 토요일 자전거를 타고 서해갑문까지 달렸다.
어쩌다가 주말에 탄다고 해도 기껏해야 한강변의 서울 시내 구간에서 타는 게 고작인 내가
그렇게 멀리까지 자전거를 타고 나간 것은 딱 한 번 몇 년 전에 안양까지 가본 것이 전부다.
애당초 그렇게 멀리까지 가려고 한 것도 그리고 서해갑문을 목적지를 정하고 나간 것은 아니었다.
집을 나선 시간이 이미 점심 때도 한참 지난 오후 세시였으니 말이다.

그냥 무작정 달리다 보니 서울시 경계를 넘어섰고 자전거길에 사람들도 뜸해졌다.
경인아라뱃길을 따라 달리고 있으니 김포, 계양, 부평 등의 도로표지판이 건너편으로 지나쳤다.
공항철도역 이름으로 익숙한 검암이라는 도로표지판을 보자 비로소 걱정이 되기 시작했지만···
왜 그랬는지 몰라도 그냥 갈 데까지 가보자 싶었다.
그렇게 미친듯이 달려서 도착한 서해갑문.
영종대교가 바로 눈 앞에 보여 낯설었고 거무스름한 뻘밭의 서해 앞바다는 바다 같지 않았다.

다시 돌아오는 길, 인천시 경게를 넘어 김포 정도에 들어올 즈음에 이미 날은 어두워졌고
왕복 80여 킬로미터의 페달질이 끝났을 때는 집 나선지 7시간 반이 넘어서였다.
아라서해갑문

달리는 동안 안전을 위해 볼륨을 줄여둔 음악이 이어폰을 타고 랜덤으로 들려왔다.
스핏츠(スピッツ) 노래 하나가 흘러나왔을 때 크게 듣고 싶어서 잠시 자전거를 멈췄다.
그냥 자전거길 옆에 주저앉아 볼륨을 높이고 그 노래를 몇 차례 계속 반복해서 들었다.


さよなら大好きな人スピッツ

さよなら 大好きな人
さよなら 大好きな人
まだ 大好きな人

くやしいよ とても
悲しいよ とても
もう かえってこない
それでも私の 大好きな人

何もかも忘れられない
何もかも捨てきれない
こんな自分がみじめで
弱くてかわいそうで大きらい


さよなら 大好きな人
さよなら 大好きな人
ずっと 大好きな人
ずっとずっと 大好きな人

泣かないよ 今は
泣かないで 今は
心 はなれていく
それでも私の 大好きな人

最後だと言いきかせて
最後まで言いきかせて
涙よ 止まれ
さいごに笑顔を
覚えておくため

※ repeat

ずっとずっとずっと 大好きな人

作詞・作曲 : こじまいづみ
잘 가요 사랑하는 사람스핏츠

잘 가요 사랑하는 사람
잘 가요 사랑하는 사람
아직 사랑하는 사람

후회스러워 정말
슬퍼요 정말
이제 돌아오지 않는
그래도 나의 사랑하는 사람

무엇이든 잊을 수 없네
무엇이든 버릴 수가 없네
이런 나 자신이 비참하고
약해빠지고 불쌍한 것 같아서 너무 싫어


잘 가요 사랑하는 사람
잘 가요 사랑하는 사람
계속 사랑하는 사람
계속 계속 사랑하는 사람

울지 않을 거야 지금은
울지 말아줘 지금은
마음 멀어져 가네
그래도 나의 사랑하는 사람

마지막이라고 타일러 줘
마지막까지 설득해 줘
눈물이여 멈춰라
마지막으로 웃는 얼굴을
기억해 두기 위해

※ repeat

계속 계속 계속 사랑하는 사람

작사·작곡 : 코지마 이즈미
おるたな
2012-02-01
おるたな
track 13
さよなら大好きな人

이 노래가 실린 앨범의 수록곡을 듣던 지난 너댓달 동안 사실 이 노래는 그다지 선호하는 노래가 아니었다.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가 노랫말을 쓴 오리지널 스핏츠 노래와 달리 직설적인 분위기의 노랫말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 노래 말고도 커버할 만한 곡이 많을텐데 왜 하필이면 이 노랜가 싶어서 앨범 단위로 듣다가도 이 곡이 나오면 건너뛰기도 했다.
그랬던 내가 지난 토요일 밤, 체력이 바닥날 만큼 지친 그 어두운 밤 한강변에서 퍼질러 앉아서 반복해서 들었다.

만약 최근 들어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겪은 적이 있다면 또는 언젠가는 다가올 이별을 분명하게 예감하고 있다면···
「잘 가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반복해서 노래하는 마사무네의 맑고 담백한 음성이 자신의 가슴을 처연하게 만들지 않을까.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고 떠올려보자고 하면 손꼽을 정도로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힘든 일이 있으면, 견뎌내기가 무척 힘든 일이 있으면 그리고 그것이 내가 어떡할 방법이 없는 일인 경우
그래서 정신적으로 힘들어 어찌할 바를 모를 때, 나는 육체를 혹사시킨다.
몸의 고통을 극대화시켜서 마음의 아픔 따위는 아예 가슴 속에서 지워질 수 밖에 없도록 하는 방법이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애당초의 고민이 사라지거나 해결이 되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그렇게 육체를 혹사시키고 나면 당초의 고민,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더 관조적이 된다고 할까.
어떤 면에서 보면 결국 패배적이거나 자포자기하는 태도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릴 들을 수도 있지만
어쩌랴, 어떡해도 이겨낼 수 없는 정신의 문제라면 완전히 망가지는 것보다는 나은 것일테니.

여기까지 이렇게 쓰고 보니, 그러니까 자전거 그리고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두서없이 늘어놓고 보니
문득 예전에 읽었던 어느 소설의 한 대목이 떠오른다.
"괴로울 때는 있는 힘껏 괴로워해도 된다.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괴로웠던 추억조차 보물이 되는 법이야."


 그날 밤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다까지 달려가 이름도 모르는 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 잤다. 결국 가출은 하룻밤 만에 끝났지만 나에게는 꽤 특별한 밤이었다.
 이튿날 아침, 해변에서 시바(柴) 개를 산책시키던 노인을 만나 이야기를 했다. 가출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야기하다 보니 연애 이야기가 나와, 나는 좋아하는 여자가 둘도 없는 단짝의 여자친구라고 털어놓았다. 어떻게 하면 괴롭지 않을까 물었더니 그는 딱 부러지게 대답했다.
 "괴로울 때는 있는 힘껏 괴로워해도 된다.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괴로웠던 추억조차 보물이 되는 법이야."
 당시 열다섯 살이었던 내가 그 노인의 이야기를 얼마만큼 이해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내 마음속에서 그의 말은 점점 무게를 더해간다는 생각이 든다.

타케우치 마코토(竹内真)의 소설 『자전거 소년기(自転車少年記)』 중에서.

自転車少年記
自転車少年記

나는 열다섯 살 먹은 소년과 그 경우가 다르지만, 소설 속 노인의 말이 맞다면 나에게도 언젠가는 보물 하나가 생길 것 같다.


● 덧붙임, 열기


さよなら大好きな人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06/04 02:44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4)
  Tags : Spitz, こじまいづみ, スピッツ, 竹内真, 自転車少年記, 花*花, 스핏츠, 자전거 소년기, 코지마 이즈미, 타케우치 마코토, 하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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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 -  2012/06/04 10:08 comment | edit/delete
역시 회사라 노래를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ㅋㅋ 하지만 1등으로 남기고 싶어서.
이번에는 spitz의 곡이니까, 당장 듣지 않아도 어떤 곡인지 아니까 곡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어요.
저는 하나하나의 원곡을 좋아해서 자주 들었어요. spitz가 커버한다고 했을 때 아주 기뻤죠.
그런데 막상 곡을 들어보니 원곡에 비해 너무 발랄해서 '으음' 싶었어요. 원곡 자체가 워낙 처연하기도 하고.
뭐, 가사말 슬픈데 멜로디 으쓱으쓱 발랄한 거는 스핏츠의 매력이쟝~ 커버도 마찬가지다요~ 하면서 어화둥둥 내 사랑 했습니다만ㅋㅋㅋㅋ
또 이렇게 액션 님의 곡 해석과 이야기를 읽으니 이런 저런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이런이런...노래를 듣지 않는데도 スピッツ의 さよなら大好きな人가 떠오르면서 코 끝이 찡하네요.
담백하게 슬픈 것은, 어쩌면 마음을 쥐어 짜고 흔드는 슬픔보다 더 아픈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괴로울 때는 있는 힘껏 괴로워해도 된다.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괴로웠던 추억조차 보물이 되는 법이야."
고마운 말이네요. 우선 그때 (괴로울 때) 가장 하고 싶은 걸 해도 된다고 말해주는 거잖아요. 흐흐.
세월이 갈수록 괴로웠던 시간과 감정들이 값진 무언가로 환원되어가는 걸 부쩍 느껴요. 감사한 일이예요.

그리고 액션 님, 몸 느무 혹사시키지 마세요. ㅠ_ㅠ 옛날에 제가 느낀 게 하나 있는데요 마음의 괴로움을 어찌 못하고 그걸 몸에다가 푼답시고 고통을 줬더니 몸은 몸대로 아프고 마음은 마음대로 아프더라구요. 가급적 편안하게 계시면 좋겠... 하루에 84km 라이딩 하셨다는 이야기 듣고 놀랐음다. 그래도 뭐..덕분에 이런 포스팅이 나온 걸 수도 있으니 내심 좋기도 합니다. (어쩌라는겨~)
         
Kei 2012/06/04 23:00 edit/delete
등수놀이. ㅋ, 이곳에서 그걸 해주다니, 이렇게 황송할 수가.

저는 모운님과 달리, 하나하나의 원곡이 그다지 제 취향이 아니라서 그냥 흘려 듣고 말았습니다.
(괜찮은 노래들도 있지만) 여성 듀오의 노래들은 가슴을 강하게 때리지 않는 듯 해서요.
물론 이건 저의 편견이기는 해요. ^^

포스트에도 언급했다시피 스핏츠의 커버도 그냥 그랬습니다.
지난 토요일, 이 노래가 강하게 상당히 강하게 제게 와닿았습니다.
해는 졌지만 가로등이 있어서 아주 깜깜하지는 않은, 방화대교에 다다르기 전 자전거길 어느 구간에서
유난히 또렷한 달을 쳐다보면서, 가끔씩 휙휙 지나쳐 달려가는 자전거 라이더들을 보면서,
이 노래를 듣고 또 들었습니다.
쓸쓸하고 괜히 (아주 조금) 울컥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모운님 말에 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린 부분이 있습니다.
시바 견을 데리고 산책 나오느 그 노인의 아포리즘에 대한 언급 말입니다.
괴로울 때 가장 하고 싶은 걸 해도 된다고 말해줘서 고맙다고.

그러고 보니, 괴로울 때 괴로워하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하는 것을 참아야 할 때도 은근히 많지요.
괴로울 때 남 신경 쓰지말고 또 누가 뭐라고 하든 개의치 말고
그냥 괴로워 해야겠거든 괴로워 하고 울고 싶으면 그냥 펑펑 울어도 된다는 거죠.

"세월이 갈수록 과로웠던 시간과 감정들이··· 부쩍 느껴요" 라고 하셨죠.
(잠깐 그게 언제였더라 하고 찾아봤습니다).
모운님께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제가 모를 수도 있으나,
지금으로부터 이 년 전 4월 아니면 5월 쯤이겠군요, 아마 그 시절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생각듭니다.
어떤가요?
인용한 소설 속의 노인 말씀을 빌리자면, 그때의 추억 중 몇몇은 "보물"이 되었나요?

제 건강을 걱정해주신 모운님. 고맙습니다.
그 다음 날인 일요일은 멀쩡했습니다. 의아스러울 정도로 멀쩡했어요.
그런데 일요일 밤에 잠들기가 쉽지 않더군요. 여기저기 쑤시는 느낌도 있어서요.
오늘 아침, 휴우! 일어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잠을 제대로 못자서 목도 아파서 오른쪽으로 목을 돌리기가 힘들고. ^^

aros -  2012/06/04 23:56 comment | edit/delete
저는 2등이네요! :)
조금 부끄럽지만 이 글을 읽고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어요.
괴로울 때는 있는 힘껏 괴로워해도 된다는 말이 많이 위로가 되었어요.
예전에, 좀더 자신감 있게 행동하지 못했던 게 많이 후회스러웠는데
그래서 이제는 나도 좀 막(?) 살아보자 그렇게 결심하기도 했었는데
저는 어쩌면 상처가 나아가는 과정에서도 몸을 사리고 있었나봐요.
이런 걸 보면 참..성격이란 게 어디 가나 싶네요. ㅎㅎ

너무 힘이 들 때 육체를 혹사시킨다는 말이 어쩐지 와닿는데요,
저는 있는 힘껏 어딘가로 계속 달려보고 싶다든지,
복싱(!)을 배워보고 싶다든지, 오토바이(!!)를 타보고 싶다든지,
그런 생각을 가끔 하곤 해요. 하지만 늘 생각만..
그래도 가끔은 일부러 멀리 걷기도 하고,
작년 여행 때도 열차를 많이 타서 너무 좋았어요. 멀리 가도 지루하지가 않더라구요.
케이님이 자전거를 타고 가신 것처럼, 그렇게 '어딘가를 향하는' 행동은 분명 의미가 있나봐요. ^^

이 노래... 저도 오루타나를 처음 듣기 시작할 때는 자주 듣지는 않는 노래였는데
가사를 곱씹어보게 되는 노래더라구요.
특히 "こんな自分がみじめで/弱くてかわいそうで大きらい" 부분에서는
정말 청승맞다는 생각에 괜히 혼자 에잇! 젠장! 진짜 '다이키라이'라구- 하고 생각을 해버리곤 하는데-_-;
아마 그건 노래의 화자를 비웃는 게 아니라 제 자신에게 한 말이었을 거예요.

사람 마음이 어떻게 되나요.
조금 못나도, 불쌍해보여도 나를 너무 탓하지 말아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지쳐버린 것일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역시! 오늘은 <푸른 차>와 <환상의 드래곤>을 들으면서 급 기운을 냈답니다. :)

오늘도, 맨정신(?)에도 어쩐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게 되는 케이님의 블로그네요. ㅎㅎ
쑤시는 몸도 얼른 나으시기를 바랄게요~ :)
         
Kei 2012/06/05 11:05 edit/delete
aros님, 고맙습니다. 2등! :-)
이 글을 읽고 눈시울이 붉어지셨다니, aros님의 어떤 감정선을 제가 살쩍 건드렸나보네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 aros님도 또 대부분의 사람들 모두 어떤 이별을 겪거나 예감할테지요.

aros님의 경우는 어떤 것인지 모르긴 해도,
좀더 자신감 있게 행동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으시군요.
어김없이 느낍니다. 저절로 배워지는 것은 없다고, 과외수업비를 내고나서야 배운다고.
그래서 이제는 자신도 모르게 달라진 aros님의 다음 번 어떤 만남은
이전보다는 훨씬 자신감 있게 때로는 살짝 귀엽게 막(?) 나가기도 하는, 그런 만남이 되겠지요.

지난 토요일 몸을 혹사시켰던 저는, 그 바람에 의외의 할 일이 생겼습니다.
그날 그저 무작정 서쪽으로 서쪽으로 달리던 길, 그 자전거길 바닥에 [국토종주]라는 표지가 가끔 보였어요.
나중 알고보니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이란 게 완성되어 있고 그 출발점이 서해갑문이었나봐요.
아, 미리 속단하지 마시기를. "Kei가 국토종주를?" 하고 말입니다. ^^
그 중의 하나, 한강. 192km, 13시간 코스, 이것 하나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강 코스는 그 종점이 충주댐인데, (충주라니, 헐~) 솔직히 제가 그걸 해낼 리는 없죠.
동네에서 샤방샤방하게 타고 다니는 20인치 미니벨로 자전거가지고 말이죠.
충주댐까지 달려봐야겠다, 라고 마음 먹으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까지는 내가 해내지 않을까, 싶어서 목표를 커창하게 잡아본 거죠.

어젠가 그젠가 신문에 전 주한미대사, 그 한국말 잘하는 여자 대사 있잖아요,
그 사람이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해냈다고 하더군요.

말씀하신 부분.
こんな自分がみじめで
弱くてかわいそうで大きらい

저는 거기, こんな自分が 거기 말입니다, 앞에 ん 그리고 뒤의 自分에서의 ん 발음, 특히 그 뒷부분의 ん
(우리식 발음 표기로는 그저 받침에 불과하지만 일본어 발음으로는 온전히 한 음절의 소리가 나는 ん)
그 부분에서의 마사무네의 비음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혼자 남아버린 사람의 비참하고 약해빠지고 불쌍한 듯한 모습을,
(이별을 겪은 사람이라면 마사무네의 목소리가 미울 만큼) 너무 잘 표현해주는 것 같았어요.

이별이란 는 건 정말···
소설 속의 노인의 말씀처럼 언젠가는 그 추억이 보물이 될테지만
그러기 전까지는, 참으로 힘든 것일테지요.

         
aros 2012/06/05 21:23 edit/delete
케이님의 답글을 읽으면서 깜짝!
こんな自分が - 저도 ん소리가 유난히 잘 들리곤 했었어요. 사실 케이님이 하셨던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지만.. 가사 때문에도 그렇지만 발음 때문에, 노래를 들을 때 유난히 귀 기울이곤 하던 곳이네요. ^^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또 반가움 느끼고 갑니다.

참, 저는 사실 자전거를 탈 줄을 몰라서요,
케이님이 부러워요. ㅎㅎ 꼭 배워보고 싶네요.
거창한 목표도 언젠가는 꼬옥 이루시기를. 이루고 나서는 자랑도 해주세요. ㅎㅎ

         
Kei 2012/06/08 11:15 edit/delete
자전거 타기, 이게 대부분 어릴 때 배우는 것 같아요.
어른이 되어서는 다른 것 할 게 많아서 그런지 나이 들어서 배웠다는 경우는 그다지 못들어봤어요.
하지만 aros님, 한번 배워보세요.
다른 운동에 비해 추가 비용도 들지 않고 무엇보다 나 자신의 힘을 동력으로 달리는 기분이란! ㅋ

피아 -  2012/06/05 01:39 comment | edit/delete
저도 이 노래 원곡도 그렇고.. 커버도 그렇고.. 그냥 그랬어요.
가사랑 멜로디가 너무 진부-_-하다고 느껴져서;;;;;

가사를 보며 노래를 듣자니, 작년에 세상을 떠난 강아지가 떠오르네요.
제겐 가장 가깝고 친한 이들 중에 하나였던지라.. 지금도 가끔씩 생각하면 눈가가 뜨거워져요.
8월이면 1년이 되는데.. 그럼에도 일상 속에서 강아지의 부재를 느낄 때가 있는데.. 얼마 전 가족과 외출하고 돌아왔을 때도 그랬거든요. 그럴 때면 마음 한켠이 쓸쓸해져요.

인용하신 책 구절처럼, 저도 평소에 하는 생각이 그거거든요.
지금 힘들다고 생각하는 일은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보면 다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추억이 된다고.
물론 그렇게 생각 못할 때도 많지만, 한편으론 힘들게 살 필요가 있겠나~ 싶기도 해서요.
요즘은 그저 담금질의 시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Kei 2012/06/05 11:12 edit/delete
지난 토요일, 서울의 경계 표지판이 꽂혀있는 그 자전거길 어딘가, 그 근처를 지나칠 즈음.
그 이전만 해도 저 역시 이 노래에 대한 느낌은 피아님과 100% 똑같았답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그 지점에서 작은 볼륨으로 흘러나오던 이 노래를 크게 듣고 싶어서 멈춘 이후,
어쩌면 그렇게나 달리 들리던지.

이 노래를 통해 피아님이 떠올리는 이별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강아지와의 헤어짐이군요.
전 고양이를 키우고 있습니다만, 강아지든 고양이든 키워본 사람들은 알 듯 해요.
그저 단순히 애완동물이 아니라 가족의 일원이니까요.

담금질.
담금질.
담금질.
피아님의 댓글에서 이 단어를 몇번이나 곱씹었답니다.

고마워요, 피아님.

삶은여행 -  2012/06/05 20:01 comment | edit/delete


삶은, 여행이라더니(웃음)

저는 오루타나 앨범 중, 이 곡 초반에 꽤 좋아했었어요.
지금은 싫다는 게 아니라, 순위로 따지자면 지금은 그때랑 조금 달라져서...^^

정바비 씨의 트위터에서 읽었는데
이 곡은 원래 마사무네 씨가 참여했던 히라이 켄의 듀엣앨범에서
커버하려고 했었는데 히라이 켄이 "너무 스핏츠스럽지 않아?"라고 했데요.
무척 마음에 두고 있던 곡이었나봐요.


마음이 심난할 때, 몸을 혹사시키는 일 있지요.
그런데 그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혹은 힘들게 다른 것에 몰두할 때
순간 찾아오는 기습이 더 아픈 것 같기도 해요.
잠깐의 틈 사이에 섬광처럼 번쩍하고 지나가는 기억이요.
짧고 굵게.
열심히 달리던 케이님이 잠깐 멈췄던 그 순간 처럼요:-)


괴로운 일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버티고 있을 때
누군가 힘껏 괴로워 해도 괜찮단다-라고 말하면
100% 울음이 터질 것 같아요.
고마워서 그럴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해주는 게 고마워서 그럴 것 같아요.

'참는 것'이 어른의 큰 덕목이 되어버린 분위기에서
얼마나 고마운 말인지...아마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고마워하는 정도도 비례해서 커질듯^^

그런데 저 책 소년의 질문, 너무 귀여워요!
어찌하면 괴롭지 않을 수 있냐니.
저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Kei 2012/06/08 10:13 edit/delete
'참는 것'이 어른의 큰 덕목.
그래요, 그 덕목 때문에 더욱 힘들기도 합니다.
무슨 일로 힘든지를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아도 이렇게 여러 사람들에게 위로받을 수 있기에
그나마 이곳을 통해 참지 않고 이렇게 감정을 토로하는 듯 싶어요.
삶은여행님을 비롯해서 댓글 써주신 분들께,
혼잣말 같은 이야기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바비/히라이 켄 이야기, 재미있군요.
참, 인용한 그 책은 특별히 권할 만한 책은 아닙니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재미있을 수 있지만요.

인터넷을 원활하게 할 형편이 아니라서 답글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서 많은 얘길 해주셨는데,
간신히 접속은 가능해도 아이패드라서 타이핑이 불편해서 답글이 부실합니다. 한번 더 죄송.

Crispy! -  2012/06/06 22:04 comment | edit/delete
스핏츠가 이 곡을 커버한다고 했을때 전 매우 반가웠었어요.
내가 아는 곡을 커버하다니~!!
아는 곡이 별로 없다보니....^^;

80여킬로를 자전거로 달리셨다니요.
심난한 마음이 조금은 진정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근육통은 괜찮으신지요..
예전엔 몸을 움직이면 다음날 바로 여기저기 쑤시더니, 요즘은 쑤시기 시작할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더라구요.

소설속 노인의 대답...
세상 살아가는데 두고두고 힘이 되어주는 말씀이네요.
옛날에 힘들었던 일도 지금 생각하면 소중한 기억이고 앞으로 닥칠 힘든일도 그럴 것 이고...

이야기가 확 달라지지만, '하나하나' 하면 가수보다 먼저 생각나는게 라면집입니다. ^^;
예전 학생시절 살던 동네에 '하나하나'라는 라면집이 있었는데, 일본 와서 처음 가본 라면집 이름이예요.
'하나하나'가 가수 이름이라는건 더 나중에 알게 되었답니다.
라면집 주인이 '하나하나'를 매우 좋아했었나봐요. ㅎㅎ
꽤 맛이 괜찮았었는데, 지금도 있으려는지....
빨간 천(?)에 花*花 라고 쓰여져 있던, 세련되진 않은 간판의 라면집...
'하나하나'에 대한 또 하나의 시시한 추억이야기였습니다.
         
Kei 2012/06/08 11:21 edit/delete
빨간 천(?)에... 그것을 뭐라고 하던가 가물가물하네요.
우리말로 포렴? 일본어로는 노렌? 자신없군요, 아무튼. ㅋ
거기에 花*花라고 되어 있었다면, 그 주인장은 아마 하나하나의 광팬이었지 않나 싶네요.

앞서 다른 댓글에 대한 답글에도 썼지만, 지금 인터넷 접속과 글쓰기가 쉽지 않아서
답글에 정성이 모자란 듯한 점, 부디 양해하여 주시기를.
그래도 心、込めて입니다. ^^

도리호토 -  2012/06/07 03:16 comment | edit/delete
늘 포근한 공간, 마이스피츠스토리에서, 어떤 말씀을 드리면 좋을지, 하고 망설인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실컷 슬퍼하시되 얼른 회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저도 먼 라이딩 길에 데려가주세요:)
         
Kei 2012/06/08 11:24 edit/delete
도리호토님. 고맙습니다.
도리호토님의 포근한 댓글로 늘 위로를 받습니다.
짧은 답글, 하지만 깊은 감사. (이 마음, 알죠?) ^^

해커 -  2012/06/09 20:32 comment | edit/delete
안녕하십니까!

좋은 주말 입니다.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고 인천앞바다를 보고 오시다니...!

근데 그 마음만은 이해가 갑니다.

저도 마음이 힘들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에는 운동을 심하게 하면서 근심을 날리려고 노력하는 때가 종종 있거든요.

운동을 함으로써 체력이 극한으로 치닫을 때 그 엑스타시 또한 기분 좋구요.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그 상실감은 그 어떤 슬픔에 비할 바가 못 되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특정적으로 눈물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우도

지인이 상을 당했을 때는 제쳐두고, 학교 졸업식 정도가 고작이죠.

그런 제가 최근에 꽤나 많은 눈물을 잠들기 전에 베개에 많이 흘렸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마이스토리'이므로 시시콜콜 이야기할 순 없지만,

새로 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멍하니 누워 있거나 책상머리에 앉아 있었어요.

며칠 지나서 그 손수건을 챙겨 가려고 봤더니 눈물로 얼룩이 심하게 져 있더군요.

처음 이었습니다.

'눈물로 얼룩지다'라는 표현은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그런 일을 실제로 내가 겪다니요.^^

집에 돌아와서 그 손수건을 손으로 빨 때 쯤에는 그나마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이 되어서
이 얼룩을 닦아 내면서 나의 슬픔도 씻어내 버리자 라는 마음이 슬그머니 들더군요.

어떠신가요.

저처럼 눈물은 아니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땀 한 바가지는 족히 흘리셨을 것 같은데요.

그 날 흘린 땀들을 그리고 마음의 눈물을 씻어 내면서 마음이 좀 안정되지 않으셨나요?

이 글을 쓰면서도 스스로 마음의 위로를 받네요.

이 글은 케이님께 쓰는 동시에 저에게 하는 스토리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몸을 혹사시키는 것도 좋지만 힘든 일을 함께 나누세요.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구와 말이죠.

마이스핏츠의 글들에서 케이님의 성품을 유추해 봤을 때 주위에 소중한 인연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게중에 아픔을 나눌 만한 사람이 한 명은 있겠지요!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케이님을 비롯한 제 주위의 모든 스핏츠팬들이요^^

오늘은 행복하고 알~싸한 주말 보내시길 바라봅니다!











         
Kei 2012/06/13 14:10 edit/delete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일을 당할 때 그러나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것일 때
인간은 분노, 거부, 체념의 단계를 거친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불같이 화를 내다가 그 다음에는 그 사실 자체를 부인하거나 회피하려 들고
결국에 가서는 포기하고 체념하면서 어쩔 도리없이 받아들이게 된다는 거죠.

저도 그런 경우를 당하면 위와 같은 식의 단계를 거치는 듯 싶은데
육칠년 전 어떤 일을 당하고 난 다음부터는 바뀐 것 같습니다.
분노와 거부의 단계를 거치기야 하겠지만 굉장히 짧아졌다는 느낌입니다.
즉, (원치 않더라도) 제가 어쩔 도리없이 맞이해야 되는 일이라면 곧바로 체념의 단계로 들어간다는 거죠.
(어떻게 보면 패배주의적인 사고방식일 수도 있지만요)

저 역시 해커님처럼 '시시콜콜 이야기할 순 없지만'
지난 주말 육체를 혹사시키는 것으로 분노의 단계와 거부의 단계를 지나쳐버린 듯 싶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그날, 마음이 좀 안정되었답니다.

힘들 때는 몸을 혹사시켜서 해소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구랑 힘든 일을 나누라는 말씀,
마음에 새겨두겠습니다.

아, 운동할 때 체력이 극한으로 치닫게 될 때 느끼는 엑스터시.
예전 살던 동네에서 자주 오가던 어느 오르내리막길에서 자주 느꼈습니다.
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기분, 그거 있어요! ^^

여담입니다만,
저는 처음에 해커님을 남성으로 생각했습니다.
'해커'라는 닉네임이 주는 느낌에서 아마 제 마음대로 그렇게 짐작했나 봅니다.
그런데 오늘 갸웃? 했습니다.
해커님의 눈물과 손수건 이야기 때문이죠.
아, 물론 눈물의 여성만의 것은 분명 아니고 저도 눈물이 많은 편이고 손수건도 늘 가지고 다니는 사람입니다만.
그렇다고 제가 지금 이런 얘기를 한다고 해커님께서 제게
"처음 짐작대로 남자입니다" 또는 "여자인걸요?" 라고 굳이 밝히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
해커님의 닉네임을 두고 제가 남자니 여자니 말씀드린 게 혹시 결례가 될 수도 있는 듯 싶어서
노래 하나를 소개해드리는 걸로 면피(?) 해볼까 합니다.
해커님은 영문 표기로 하면 아마도 'Hacker'일텐데, 그 비슷한 '헤커(Hecker)'입니다.
독일 뮤지션인 막시밀리언 헤커(Maximilian Hecker)의 몽환적인 노래 <My Love for You Is Insane>입니다.
노래 제목, 아주 강하죠? ^^
http://www.youtube.com/watch?v=IzcbjrbijEE

         
해커 2012/06/17 01:17 edit/delete
아니 노래 선물까지 해주시다니 참으로 고맙습니다!

제가 의도치 않게 혼란을 드린 모양이네요?^^

저도 케이님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잘 알지는 못 하지만 아마도 케이님도저와 같은 성(性)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데 손수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제 주위엔 손수건 가진 '남자'들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제 주위만 그런 것일까요?

여튼 오늘도 좋은 글 좋은 음악 감사합니다!

         
Kei 2012/06/17 18:21 edit/delete
그저 클릭하면 들을 수 있는 노래였는데 '선물'이라고 하시니, 몸둘 바를! ㅋ.~
앞서 막시밀리언 헤커의 노래 <My Love for You Is Insane>은 제목부터 강하게 제 마음에 들어서 권한 곡입니다.
그런데 막시밀리언 헤커가 그다지 유명한 뮤지션이 아니라서 그런지
유튜브라고 해도 <My Love for You Is Insane>은 '영상'이 볼 만한 것이 아니라서 살짝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다른 곡을 하나 더 소개하죠. 아니, 소개는 좀 그렇군요. 워낙 유명한 곡이라서 아마 아실 곡일테니까요.
라디오헤드(Radiohead)의 설명이 필요없는 명곡 <Creep>입니다.
저는 이 노래를 통해서 'weirdo'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습니다.
소개할 영상은 2009년의 라이브 영상으로 화잘도 좋습니다.
(휴대폰으로 마이스핏츠를 본다는 분이 그전에 계셨는데, 모바일로는 속도가 느릴 지도 모르겠군요)
http://www.youtube.com/watch?v=gpmO_7yKUHM

'손수건' 얘기가 나오니, 후훗~ 그냥 막연하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해커님 주위에도 해커님을 바라보고 있는 '찌질이(creep)' 또는 '별난 놈(weirdo)'이 있을지 모른다는. ^^
주말도 다 지나가는군요. 덥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감기 조심하십시오.

When you were here before
Couldn't look you in the eye
You're just like an angel
Your skin makes me cry
You float like a feather
In a beautiful world
I wish I was special
You're so f**king special

But I'm a creep
I'm a weirdo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I don't belong here

I don't care if it hurts
I want to have control
I want a perfect body
I want a perfect soul
I want you to notice when I'm not around
You're so f**king special
I wish I was special

But I'm a creep
I'm a weirdo
What the hell I'm doing here?
I don't belong here

She's running out the door
She's running out
She runs runs runs runs
Runs

Whatever makes you happy
Whatever you want
You're so f**king special
I wish I was special

But I'm a creep
I'm a weirdo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I don't belong here
I don't belong here

경우 -  2012/06/13 22:35 comment | edit/delete

형 아...글하곤 상관 없는데 저 이러다가 곧 요시다 미나코 씨디 지를듯요...
지르는 김에 fm station도 같이 살까 고민중.

아 오메가 트라이브도 사야되는구나! 헤헤헤헤 ㅠㅠㅠㅠ 그냥 일본을 가야되나요 ㅠㅠㅠㅠㅠㅠ
         
Kei 2012/06/14 01:16 edit/delete
글이랑 상관없으면 어때? 후훗~

요시다 미나코(吉田美奈子).
난 아직 한번도 못들어본 것 같은데 일단 이름으로는 쇼와시대인가 했다가 재애즈스러운?
유툽에 제일 먼저 뜨는 걸 보니 헤어 스타일이 장난 아니심.
상당히 어른스러운 음악이군!

아무튼 그대의 컬렉션은 상당히 유니크한 맛이 있으니, 기대. ^^

유툽으로 <頬に夜の灯> 이 곡 들어보고 있는데, 좋네.
http://www.youtube.com/watch?v=MHu4LOGXj2I

esperanza -  2013/06/09 03:16 comment | edit/delete
작년 이맘때 어떤 곡을 올리셨나 하고... 한 번 클릭 해 본건데..

저는 무지무지 좋은데요.
가사도 멜로디도 진부하다고 느꼈을거에요. 다른 사람이 불렀으면요.
그런데 마사무네님이 불러주시니
처연함이 흘러넘칩니다...

저 목소리 어쩌면 좋을까....
さよなら大好きな人
まだ大好きな人
ずっとずっとずっと大好きな人



이렇게 중독이 되면 밤새 듣고
하루 종일 듣고
몇 날 며칠을 듣게 되지요...






         
Kei 2013/06/10 14:45 edit/delete
처음엔 좋은 줄 몰랐다가 나중에 이 노래가 좋아졌습니다. 그날, 서해갑문까지 달리고 나서 말이지요. ^^
덕분에, 작년 이맘때 썼던 이 글을 다시 읽고 그 즈음의 심정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speranza님.
덕분에, 잠시 잊고 있던 어떤 감정을 다시 차근차근 느껴보고 있답니다.

esperanza -  2013/06/10 10:41 comment | edit/delete
이제서야 다른 장소에서 글을 올려봅니다.
집에서 올린 위의 글은 역시 안 올라가더군요.
혹시나 익스플로러10의 문제인가 하고 다운그레이드를 한 후였지만 역시 차단되네요..
다이죠부~

여긴 학교인데요...공용 컴퓨터이지요.
짜 잔
으아...여기도 귀하는 차단~~
여기는 확인하니 익스플로러 8이네요...윈도우즈XP 등등..
집 컴퓨터와 다른 사양인데요...

다른 분들은 문제 없어 보이는데...
여튼 비밀글로 올리고 다시 비밀글 해제하면 됩니다.^^.

         
Kei 2013/06/10 14:50 edit/delete
테스트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esperanza님.
물론 여전히 해결이 안되고 있고 또 원인 파악도 안되고 있지만요.

들려주시고 조곤조곤 이야기도 해주셔서 고마운 분들에게
'차단'이라는 메세지를 던지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정말 황당~합니다.

수고스럽게도 운영체제별로 체크해주시고 장소 별로 체크해주시는데도 똑같다니,
아마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테터툴즈의 문제 같습니다만, 그것도 확인이 불가능하니, 휴!

부디 부디, 불편하시더라도
비공개로 하셨다가 풀고 해주시기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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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이라는 게임 「駆け引き」というゲーム
  雨色の僕と君 Ameiro no Boku to Kimi 비 색깔의 나와 너

얼마 전 일본 큐슈(九州)의 야나가와(柳川)에 다녀오는 길에 구입한 음반 중에 하나를
오오타키 에이이치(大滝詠一) 팬인 녀석에게 건네준 적이 있었는데
한달 쯤 지나서였나 그에게서 구하기 힘든 제이팝 노래를 왕창 선물받았다.

그 중의 한 곡.
雨色の僕と君(Ameiro no Boku to Kimi, 비 색깔의 나와 너)라는 제목의 노래.
강변북로를 달리면서 들으니 드라이브용으로도 딱 맞춤이다 싶다.
아리가 노부오(有賀啓雄)라는 뮤지션의 노래인데 딱히 이름까진 몰라도 상관없고.
2003년 발매 컴필레이션 앨범 CITY POP: BMG FUNHOUSE Edition에 수록된 곡이다.
柳川 川下り
柳川 川下り

● 노랫말, 열기

멜로디와 사운드도 좋은데 노랫말까지 좋다.
한마디로 (내 기준애서는) 다 좋다는 말이다.

· 이미 헤어져 남남이 된 두 사람.
· 전여친은 새남친과 트러블이 생겼는지 전남친에게 전화를 해서 지금 와달라고 하고.
· 내키지는 않으면서도 빗속을 달려가는 전남친.
· 러시아워라서 길이 막히자 그 사이에 전여친이 가버릴까 도리어 전남친은 초조해지고.
· 전여친이 너무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찾는 것은 의미가 있는 거라고 기대하고.

노랫말에서의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가면서 연거퍼 듣고 있으니 문득 궁금해진다.
여성 전부를 일반화시키는 건 아니지만 이런 경우 여성들의 심리는 어떤 걸까 하는.

ラッシュで 渋滞しているけど

여성들은 지금 사귀고 있는 사람 말고도
알고 지내는 주위의 남성들에게 (더하자면 이미 헤어진 전남친에게도)
제각각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떤 '가능성'을 상대방 몰래 부여하고 있는 걸까.
세상 일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니 보험 삼아서 '키핑'이라도 해두는 걸까.
그래서 당장은 분명 아니라 해도 혹시 모르니까 남성들이 끊임없이 기대감에 두근거리도록 만드는 걸까.
'아니면 말고'의 화법과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의 보디랭귀지를 멀티로 구사하면서 말이다.
(그게 아니면 단지 '이용 편의'를 목적으로 미리 계산된 태도로··· 아니다, 이건 예외적인 것일테니 빼자)

한편 남성들은 아마 99% '헛물켜는' 것일 수 있다고 갸웃거리면서도
그래도 실낱 같은 기대감에 (또는 미련때문에) 나머지 1%의 가능성에 (다시) 목매는 걸까.


いつもおもわせぶりして늘 의미가 있는 듯 기대를 갖게 하고

노랫말이 들려주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장면들을 영화나 M/V처럼 떠올려 보면
이 노래의 가장 핵심적인 단어는 「오모와세부리(おもわせぶり)」라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우리말로는 이 말을 딱 한 단어로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사전에 뜻은 이렇게 나와있다.
어떤 의미 있는 듯한 말이나 짓으로 기대를 갖게 하는 일 또는 그런 모양
「암시(暗示)」라는 단어와 비슷하긴 하지만 어딘가 어감이 다르다.
아무튼 깔끔하게 한 단어로 번역이 되지 않는 「오모와세부리(おもわせぶり)」라는 표현이 핵심이라는 거다.

사랑하는 남녀끼리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하여 서로 밀고 당기기 하는 것.
그것을 두고 요즘 줄임말로 '밀당'이라고 하던데
'밀당'의 대표적인 테크닉 중 하나가 바로 「오모와세부리(おもわせぶり)」.
그러니까 이 노래는 '밀당'의 한 모습을 남자 입장에서 묘사하는 노래다.
그것도 이미 새로운 남자가 생긴 옛 연인을 잊지 못한 채
전여친의 무심한 손짓이나 일상적인 말 몇마디에도 스스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혹시··· 하는 기대에 두근거리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어리석은 남자의 미련에 관한 노래다.

왜 미련을 버리지 못할까, 왜 좀 더 쿨하지 못할까 싶어서 안타깝겠지만
어쩌랴, 그것이 남이 아닌 바로 자기자신의 경우라면
이성적인 것으로부터 멀어지고 논리에도 맞지 않고 합리가 아님을 알면서도 그렇게 되는 것을.
어떤 경우는 이처럼 이미 끝나버린 사람과도 '밀당'하면서 저 혼자만 힘들어 하는 것을.
the break-up
いつもおもわせぶりして

그리하여 남녀관계에 관한 어떤 관찰, 하나.

우리가 유성생식으로 대를 이어가는 암컷 수컷인 이상,
상대만 있으면 가슴 두근거리면서 또 한편 마음 아파하면서도 끝없이 계속되는 것.
그리고 수컷은 늘 이기지 못하는 것.
그것은 바로 '밀당'이라는 게임.


● 덧붙임으로는 길지만, 열기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05/20 14:21 | 듣기 | trackback (0) | reply (20)
  Tags : 9와 숫자들, Gazebo, クリスマスの約束, , 原田真二, 大滝詠一, 小田和正, 有賀啓雄, 가제보, 나루, 네온스, 몽구스, 아리가 노부오, 안녕바다, 오다 카즈마사, 오오타키 에이이치, 크리스마스의 약속, 하라다 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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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 -  2012/05/20 23:03 comment | edit/delete
안녕하세요.

일요일 주말도 거의 지나가고 제가 취침에 들어갈 시간을 대충 계산해 보면 이번 주말도 약 2시간여 남은 이 시점에 이 노래를 듣자니 뭔가 위로 받는 느낌이랄까요.

남녀간의 관계란 과연 뭘까요.
알쏭달쏭하지만 여자 쪽이 우세하다는 말에는 동감이 가네요.

덧붙임에서 언급하신 신스팝 밴드들은 저도 요즘 관심이 많아져서 얼마 전에 콘서트 티켓을 알아보려고 인터파크를 뒤적 거리는데 문득 흥미로운 사실이 있더군요.

인터파크 티켓 창에서 왼쪽을 보면 발라드/락/인디...이런 식으로 분류를 해 놓았는데 얼마전까지 인디 쪽에 있던 안녕바다나 에피톤 프로젝트 같은 밴드들이 '락' 으로 분류되는 것을 보고는 인기가 많이 높아졌구나라고 새삼 느꼈습니다.

음악 장르라는 것은 참 트랜드와도 관련이 깊어서 그 흐름이 인디 쪽으로도 많이 온 것 같아요.

그럼 밤바람 시원한 일요일 밤에 좋은 꿈 꾸시기를 바랍니다.






         
Kei 2012/05/21 00:21 edit/delete
안녕하세요, 해커님. 처음 뵙는 분 같네요. 반갑습니다. ^^
주말을 마감하면서 이 노래로 위로받는 기분이라니, 기쁩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건 남자지만 그 남자를 지배하는 건 여자라는 말처럼, 결국··· 여자, WIN인 거죠.
티켓파크의 분류는 그들 기준의 적당히 느슨한 분류지만
에피톤프로젝트나 안녕바다가 '락'으로 분류된다니, 정말 이제 상당히 파퓰러한 밴드가 되었나봐요.
이제 인디 쪽도 '새로운 경향'만이 아니라 '트렌드'라고 할 만한 음악을 할 정도로 저변 확대가 된 듯.

날씨도 화창하고 해서 오후에 한강에 나가서 자전거를 빡쎄게(!) 탔습니다.
밤 늦게 집에 돌아와서 따뜻한 물로 샤워 한판 하고 나니 몸이 스르르~ 풀리는군요.
해커님도 좋은 꿈 꾸시고 숙면을 취한 후 내일 아침부터 새로운 한주를 산뜻하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이렇게 댓글로 서로 인사를 나누었으니, 자주 들려주시구요. ^^

elyu -  2012/05/21 07:59 comment | edit/delete
정말, 볼륨을 크게 높이고 바다가 보이는 강변 도로를 끝없이 달리고 싶게 하는 곡이네요 ^^
밀당,이라고 하니까 말인데,
요즘은 친구들과 얘기를 해보면 '밀당 안하는 연애'를 하고 싶다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조금더 어렸을 때는, 그러니까 대학교 새내기시절에는 서로 튕기는게 재미라는 친구들이었는데 말이죠.
이제는 서로에 대한 솔직함을 더 바라는 나이가 되었나 싶기도 하네요.

저도 최근엔 나루와 안녕바다에 빠져 열심히 듣고있는데, 반가워서 글 한번 남겨봅니다.
즐거운 한 주 되시길 빌어요 :-)
         
Kei 2012/05/21 10:52 edit/delete
elyu님, 마음에 드셨나요? 와우~ 방긋방긋.

요즘 친구들, 밀당 안하는 연애를 하고 싶다.
이거··· 친구들 사이에 그런 말이 나온다는 것은 한마디로 '이제 나이 들었다'여서 그런 듯 해요.
elyu님도 그렇게 생각하듯이 말이죠.
제 주위에도 그런 말과 비슷한 말을 투덜거리며 내뱉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사귀자는 단계에 가기까지의 여러 단계가 귀찮고 싫어서 연애 못하겠다는 말도 그런 말이죠.
보면, 그런 경우는 서른을 찍는 나이, 그 근처인 경우더라구요.
밀당은 물론 남녀 차이에서 비롯되는 배려 조차도 일방적으로(?) 해줘야 하는 게 귀찮아져서
여자를 그저 '여자사람'으로만 인식하고 관심 끊고 덕후질에 몰두하는 듯한 친구도 있구요.

이런··· 어쩌다보니 제가 상당히 부정적으로 응답하고 있군요. ^^
제 주위의 몇몇 남자들을 떠올리니 그만 저도 모르게.

포스트에 신스팝이 어쩌니 하고 쓰긴 했지만 사실 잘 알지는 못합니다.
나루의 경우 <June Song>이란 곡을 처음 듣고는 참 좋구나 싶어서 더 찾아 듣게 되었구요.
안녕바다의 경우 많이 알려진 <별빛이 내린다>는 제 취향이 아니고 <beautiful Dance>가 좋더군요.
네온스는 컴필레이션 <mint paper project vol.3 Life>에서 처음 접했는데
멜론에서 <별의 노래(Album Ver.)>이란 곡을 다운로드했어요. 이 노래 참 좋더라구요.

최근의 이족 음악으로 맨 처음 접햇던 것은 9와 숫자들인 것 같아요.
<선유도의 아침>이나 <오렌지 카운티> 등이 가끔 즐기는 곡이랍니다.
신스팝 계열 인디 신 중에서 9와 숫자들이 가장 복고에 충실(?)한 느낌입니다.
구닥다리 느낌 물씬 난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지만 전 좋아요.

몽구스는 굉장히 독특한 밴드인 것 같아요.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는 밴드라는 거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은 <U.F.O.>인데요.
몽구스는 앨범을 통째로 들어야 제맛인 밴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이너한 밴드로 끝까지 갈 듯한 불길한 예감이···.

오늘 낮에 서울은 30도까지 올라간답니다. 여름이 아니라 한여름 땡볕 날씨가 되겠네요.
점심 이후 커피타임은 닥치고 얼음동동 아메리카노로 마셔야 할 날이네요.
elyu님도 즐거운 한 주 되십시오!

삶은여행 -  2012/05/23 03:45 comment | edit/delete
지금 비가 내리지 않는 게 약간 서운해졌어요.
쓰신대로 지금 이 새벽에 비오는 창가에서 들으면 한껏 들뜨겠는데:-)

저도 여자사람이지만, 여자사람의 심리는 참 모르겠어요.
비색깔의~노랫속의 여자사람은 그냥 생각나서.(광범위하게 보고싶어서ㅎ)인 경우인 것 같아요
엑스보이프렌드는 다시 이 사람과 시작하고 싶지 않아도, 문득문득 생각나는 존재니까요.
'여지'의 존재는 남자사람의 마음도 중요한 것 같아요.
여지를 준다고 줬는데, 반응이 없다면 그건 그대로 아무것도 아니니!^^
이건 너무 여자사람 입장인가요?'_'


저도 나루의 노래 중에서는 june song을 가장 좋아해요.
9와 숫자들은 말해주세요일까..석별의 정도 좋고...^^
반가운 가수들이 많이 나와 또 말이 길어지고 맙니다.ㅎ
         
Kei 2012/05/23 11:48 edit/delete
딴소리긴 합니다만, 댓글을 접하면서 먼저 입안으로 '삶은여행'이라고 읽습니다.
그런데 이게 참 묘한 것이 눈으로는 'LIFE는 여행'이라고 읽으면서
입안으로는 읽는 인토네이션은 'BOILED 여행'이라고 한다는 겁니다. 후훗.

삶은 여행, 데친 여행, 볶은 여행, 끓인 여행, 조린 여행, 무친 여행, 구운 여행···.

나루의 노래 중에 좋아하는 곡이 저랑 같군요!
9와 숫자들, 맞아요! <석별의 춤> 이거 좋아요. '석별의 정'이라는 거 그거 '석별의 춤' 말씀하시는 거죠?

여자의 마음에 대해서는, 음음··· 삶은여행님의 이야기는 역시 여자사람 입장? 쁘핫!
이번 답글에서는 이 얘기는 패스합니다, 하하하.

말이 길어지시다뇨, 후훗. 말 길기로 하면 뭐 Kei만 하겠습니까.
지금은 날씨 화창합니다만, 혹시 며칠 뒤든 언제든 나중에 비가 오면 꼭 이 노래 다시 들어보세요! ^^

         
삶은여행 2012/05/23 22:25 edit/delete
석별의 춤.
석별의 정.
석별의 춤.
석별의 정!

이 창피함을 어찌해야할지!
실수도 어쩜 이리 올드한지.ㅎㅎ

삶은 여행이기도 하고, 보글보글 혹은 부글부글
끓는 것이기도 하니, 뭐가 다르겠어요!^^

저는 불러주신 것 중에는 데친 여행, 볶은 여행,
끓인..구운.. 다 어감 좋은데요? 조린과 무친은 패스.ㅎ
자꾸 발음하다보니 정말로 제가 요리가 되어버린 느낌이에요.ㅎ

그런데, 비 색깔의 나와 너는 오늘 들으니 더 좋아요
이틀 째, 익숙해졌나봅니다:-)



         
Kei 2012/05/24 00:14 edit/delete
저도 그 노래 제목을 처음엔 한동안 '석별의 정'으로 생각햇어요.
노랫말 중에 '춤'이 나오는데도 말이죠. 그다지 심각하게(?) 듣지 않으니까 그렇겟죠.
하기야 '춤'도 그냥 스쳐 지나가듯 나오니 어쩌면 익숙한 '석별의 정'으로 지레짐작하는 게 당연하겠죠. 후후.

패스한 '조린'과 '무친'은 저도 패스할 만 한 조리방법입니다.
고등어 조림과 시금치 무침 말고는 그쪽 조리방법의 음식이 당장 잘 떠오르지 않는 걸 보면 말이죠.
요즘은 볶음밥에 손이 잘 나가요. 중국집에 음식 시킬 때 볶음밥을 시키기도 하고,
애슐*, 빕*, 보노보* 등 부페식 식당에 가면 볶음밥을 꼭 먹게 되더라구요.
원래 그런 식당 가면 비싼 돈 주고 들어갔으니, '밥 종류'로 배 불리는 건 피했었는데 요즘은 먼저 찾게 되더라구요.
날치알을 섞은 볶음밥이나 커리라든지 향신료가 들어간 타이식 볶음밥 같은 걸 특히 말입니다.
이런... 먹는 이야기 꺼내놓고 한없이 길어지려고 합니다. 후훗, 제가 이래요.

<비 색깔의 나와 너> 맘에 드시고 또 익숙해지신다니, 방긋!

모운 -  2012/05/23 09:00 comment | edit/delete
회사라 아직 곡을 못 듣고 있습니다. (항상 이런 식이예요. -0-)
오모와세부리라는 단어와 뜻을 보니 저는 딱 '희망고문'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어감이 너무 센가?
앞에 희망이라는 말은 경우에 따라 예쁘고 힘나는 말이기도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고문이 되기도 한다니 조금 으스스합니다. 예쁘고 힘나는 말이기에 '고문'이 돼버린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전 밀당 싫어요. 해야겠지만 싫어요. 기본적으로 싫어요! ;ㅂ;
최대한 하고 싶지 않아요. 갈수록 그게(밀당과 밀당을 하지 않으려는 게) 어려운 일이란 걸 알게 되면서 좌절해요.

음악 듣고 또 글 남길게요 ;)
         
Kei 2012/05/23 12:09 edit/delete
모운님에게는 [마이스핏츠]가 밤보다는 아침이나 낮에 떠오르는 장소인가봐요,
업무성 컴퓨터를 접하고 있을 때, 업무 중 지루함, 짜증 또는 멍함을 달래주는 장소로 여긴다고,
제 마음대로 제 유리한대로 생각하겠습니다! 프하핫.

'희망고문'이라. 이거 얘기한 것처럼 어감은 상당히 강하지만 고개 끄덕거려집니다.
맞아요, 희망고문. 이야~ 그것 참!
그런데 그 표현에서 순식간에 '피학성애(masochism)'를 떠올리기도 한 저는 뭔가··· 싶다는. ㅋ

모운님 '밀당' 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싫다구요?
흐음, 본인은 싫다고 하지만, 모운님의 남친이 느끼기에는 모운님은 이미 진작부터 '밀당'을 하고 있을 수도 있을텐데요?
뭔 말이냐면··· 이건 제 마음대로의 생각이긴 한데 말이죠, 여자의 '밀당'의 거의 본능인 듯 싶더라구요.
스스로 인식하고 '밀당'을 하지만 본인 스스로 인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본능적으로 '밀당'하는 느낌도 들던데요.
연애에서 한발자국 떨어져서 냉정하게 러브 어페어를 바라보는 남자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요.

모운님 같은 사람은 이런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 이렇게 저렇게 '밀당'해야지! 라고 생각하면 뭔가 잘 안되고 그래서 얘기한 것처럼 '좌절'하곤 하지만
나, '밀당' 같은 거 안해!라면서 연애에 임하면 자연스럽게 '모운스러운 밀당'이 적재적소에 배치될 듯하다구요.
(쓰고보니 연애에 임하면··· 이라니, ㅋㅋ 연애가 뭔 전투도 아니고)

집에 가면 꼭 다시 들어주세요! ^^

경우 -  2012/05/24 01:31 comment | edit/delete

형 FM station은 소니거 밖에 아직 못 구해서.........다 구하는 대로 전달 드리겠습니다.

튤립이 부른 마법의 노랑 구두랑 KAN의 마유미..글구 오오에 센리의 dear가 참 좋더구뇽.
         
Kei 2012/05/24 02:49 edit/delete
요오올~ 감사!
덕분에 요즘은 노래 듣기가 OLDIES BUT GOODIES ^^

류사부 -  2012/05/24 11:50 comment | edit/delete
이쯤이면 포스트가 하나 올라왔겠지. 하면서
즐겨찾기를 해놓은 이 홈페이지를 접속해보니 메인에 반가운 앨범 커버가 있더군요 ^^

오오타키 에이이치의 음악에 빠져지내다보니 아무래도 City Pop 음악들에 대한 호기심이
너무 많아지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저도 03년도 발매된 씨티팝 시리즈 컴필들을 전부 들어봤어요.
저는 약간의 절망과 행복을 느꼈는데, 오오타키 에이이치나 야마시타 타츠로 음악에서 느꼈던
한여름의 청춘적인 감성을 하는 음악인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고.. 태반은 모르는 뮤지션들이었죠.
그럴만도 한게 대부분 80년대의 음악들이었으니깐요.

저 앨범들을 전혀 구입을 할 수도 없었는데, 이미 품절된지 오래고 또 중고가는 프리미엄이 잔뜩 붙어있더군요 ㅎㅎ 그런데 운 좋게 어둠의 경로로 파일을 구할 수는 있었네요.

포스트에서 말씀해주신 아리가 노부오의 곡은 들으면서 씨티팝 음악들의 감성은 이런식이라서 참 좋다고 느겼어요. 씨티팝은 세련된 느낌이면서도 80년대 특유의 향취라는게 남아있어서인지 현재 유행가들과는 다를 수 밖에 없고, 어떤 면에선 촌스러운 느낌이 있기 때문에 정이 많이 가요

*
코멘트를 다 쓰고 밖에 나가서 컴필 앨범의 몇 곡을 들으면서 문득 세삼 느꼈는데 케이 님이 말씀하신 80년대 신스팝의 사운드는 신스팝 외에도 뭔가 공통된 것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영미권 음악도 그렇지만 일본도 참 비슷한게 사운드가 참 촉촉하고 감성도 요즘 음악보다 더 유치할 정도로 쿨하지 못 한(?) 그런 애수적인 부분도 느껴진달까요 ㅎㅎ 드럼소리는 늘 쿵쿵 울리고 건반음도 깔끔하다기 보단 흐드러진다고 해야하나.. 그런 면들이 조합되어서 옛날 음악 모르는 제가 듣기엔 낭만적인 그런 것이 있는 것 같네요. 특히 선곡해주신 것 처럼 '비'라는 요소가 나오는 감성적인 음악이라 요즘에는 이런 감성으로 음악이 나오면 어쩐지 촌스럽다고들 하겠지만요.
         
Kei 2012/05/24 22:56 edit/delete
즐겨찾기까지 해두셨다니, 류사부님께 감사!
더구나 저의 포스팅 인터벌까지 대충 짐작해주실 정도의 단골이시니 더욱 감사!
홈페이지 대문 이미지에서 또 곧바로 어떤 포스트가 새로 올라왔는지 짐작하실 정도니, 이건 뭐···.

제게 CITY POP을 건네준 그 친구도 류사부님처럼 오오타키 에이이치의 음악에서 CITY POP을 찾게 된 것 같습니다.
절망과 행복이라.
태반은 (저는 그보다 훨씬 많이) 모르는 뮤지션이라는 게 그렇게까지 절망할 건 아니라고 생각을 바꾸시죠.
말씀대로 이미 80년대의 음악이고 '세상의 모든 음악'을 다 아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니까요.
반면 행복한 감정은 좋네요. 저 역시 야마시타 타츠로를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이 음악들을 권한 친구는 키린지가 난데없이 나타난 게 아님을 이 CITY POP을 듣고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세련된 느낌이면서도 80년대 특유의 향취, 어던 면에서 촌스러움"
정말 류사부님께서 제대로 CITY POP을 요약해주시네요! ^^

덧붙여 얘기해주신, 80년대 신스팝, 그 당시의 제이팝, 거기에서 낭만적인 어떤 것을 느낀다는 점.
그 적당히 유치한 또 적당히 애수에 젖은 또 적당히 촌빨(?)날리는···, 제가 그런 것 아마 좋아하나봐요. 후훗

         
류사부 2012/05/25 09:35 edit/delete
좋은 음악을 발견하는 것은 기쁜 일이긴 한데..
사고 싶은 음반이 너무 많아지는 것은 곤란하기도 해서요 ㅎㅎ
저도 키린지를 가장 먼저 접하고 그 후에 오자와 켄지의 솔로 음악이나 오프코스, 야마시타 타츠로 식으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접해보았더니 키린지의 뿌리가 느껴지더군요 ^^ (저는 키린지도 몹시 좋아해요)


그나저나 즐겨찾기..는 제가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따로 즐겨찾기 해놓는 경우 거의 없는데 마이스핏츠는 이상하게 rss추가가 되질 않네요; 저만 그런걸까요 ㅎㅎ hanrss쓰는데 이상하게 추가가 되질 않습니다..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요.

         
Kei 2012/05/25 10:13 edit/delete
당장 내일도 모레도 새로 나올 음악 중에 좋은 것이 있을테고
제대로 음악을 즐기기 이전의 음악 중에서도 좋은 것은 또 찾아 들어야 하니, 이건 뭐.

キリンジ 좋아시는군요. ^^
키린지 음악은 저도 좋던데, 챙겨서 들으려고 애쓰지 않은 탓에 몇곡 밖에 몰라요.
좋아하는 곡은 <双子座グラフィティ> 그리고 <エイリアンズ> 이렇게 두 곡입니다.
'몹시' 좋아하는 류사부님 앞에서 왠지 안절부절. (어서 찾아서 들어야 할텐데, 음음)

rss추가가 잘 안되나요?
컴퓨터에 대해서는 보통 유저 수준이라서 rss는 동작 원리라든지 그런 건 전혀 모르고 또 사용을 안해서, 끙~.
이 곳 화면 상단 오른쪽에 텍스트 메뉴 <태그>와 <관리자> 사이의 XML 이미지를 클릭하면
http://www.myspitz.com/rss 이 주소가 클립보드에 복사되고, 어쩌구 그러는 모양이던데요.
그리고 관리자모드에서 리퍼러 기록을 보면 포스트 발행을 하고나면 hanrss에서의 유입도 눈에 띄거든요.
흐음··· 제가 단골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저도 모르는 비법(?)이 제 마음대로 동작하고 있나 봅니다.

         
류사부 2012/05/25 11:33 edit/delete
제가 컴맹이라 잘 몰랐었는데;;
말씀하신대로 XLM이미지 클릭하고 어쩌고 하니깐... 되네요!
이곳을 온지 수년만에 드디어 RSS추가를 완료했습니다..
ㅎㅎ 뭐 그냥 쓰던대로 써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요.

         
Kei 2012/05/25 11:52 edit/delete
우와! 다행입니다 ^^
앞으로 더 자주 류사부님의 글을, 대중음악에 관한 보석 같은 촌평을 접할 듯!!

 -  2012/05/30 00:23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2/05/30 01:21 edit/delete
○○님께.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서 말하기에는 쑥스럽거나 또는 곤란한, 사랑 이야기.
그 내밀한 사랑 이야기, 천천히 몇 차례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님의 고백.
그것에 ○○님의 '그 사람'이 보여준 미소와 몸짓은 너무 행복해서 자연스럽게 나온 '몸의 언어'일 것입니다.

남자와 여자의 사랑.
수백, 수천만 가지의 사랑이 있겠지요.
지금 이 시점에서 제가 ○○님께 해드릴 수 있는 말씀은, "지금에 충실하라"는 말 밖에 할 게 없네요.
(○○님의 사랑 이야기는 완전행복 분위기라서요, 후훗~ 제가 뭘 보태서 말할 수 있겠어요?)

수백, 수천만 가지의 사랑, 제각각 유일무이한 그것들에는 또 제각각의 사연이 있을 겁니다.
행복한 사연, 힘들어 하는 사연,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사연.
그 중에서 좋은 사연인 행복한 사연도 여러가지가 있겠죠.
그 중에서 최고를 꼽자면?
고백을 하고 그 고백에 행복에 겨워 어절 줄 모르고, 그러는 지금 이 순간이 아닐까 싶네요.
○○님의 글을 읽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이 순간, 행복의 절정 같은 이 순간, 바로 이 순간인 지금, 지금에 충실하십시오.

아, 그리고 제가 노파심에서 덧붙이자면,
'지금의 사랑'에 충실하면서 아울러 '지금의 자신'을 더 갈고 닦는데도 충실하기를 바랍니다.
지금의 ○○님은 눈을 감으면 분홍빛 꽃이 다발로 흐드러지고 눈을 뜨면 그 꽃들이 ○○님의 '그 사람'이 되겠지요.
그런 사랑에도 충실해야 하겠지만, 스스로의 자기 완성에도 텐션 업! 하라는 거죠.
확신하건대, 아마도 ○○님의 '그 사람'도 ○○님이 그런 사람이기를 바라고 있을 겁니다.

+
(여기서 말할 수 없는, 개인적인 사정인데)
요즈음 저는 심적으로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걸 추스리고 있는 요즘,
○○님의 사랑 고백 이야기.
서로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지만, ○○님의 이야기는 저의 마음을 달래줍니다.
댓글 자체도 고맙지만, 이 댓글이 그런 점에서도 고맙습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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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지 저 블루 君に見せたいのさ あのブルー
  インディゴ地平線 Indigo Chiheisen 인디고 지평선

ソラトビデオ2
2nd video clips
1997-07-07
POVH-1057
ソラトビデオ2

インディゴ地平線(Indigo Chiheisen, 인디고 지평선).
1996년 10월 23일에 발매된 스핏츠(スピッツ)의 일곱 번째 정규 앨범의 동명 타이틀 곡 영상이다.

비디오 클립은 보통 싱글 발매 곡일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몇몇 있어서
2012년 5월 현재까지 발매된 싱글 중에서 (양면 싱글의 경우 각각을 따로 헤아리면 모두 41곡)
싱글은 발매된 바 있으나 비디오 클립이 없는 곡이 5곡,
반면 이 곡처럼 싱글로 발매된 적은 없지만 비디오 클립이 있는 곡도 6곡이 있다.

유튜브에서의 스핏츠 공식 채널에 올라와 있는 비디오 클립 중에서
이 곡은 다른 영상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조회 수가 상당히 적은 편에 속하는데
아마도 이 곡이 싱글로 발매된 적이 없어서 그렇지 않나 싶다.

● 노랫말, 열기


이 영상은 ソラトビデオ 2(Sora to Video 2, 하늘과 비디오 2)에 수록되어 있는데
VHS 테이프에 담긴 이 비디오 클립 모음집이 발매된 1997년 7월 7일 당시는
각종 영상물이 DVD라는 새로운 저장 매체에 담겨져 나오기 시작하던 시절이기도 하다.
이 모음집을 포함 그간에 VHS 테이프 형태의 비디오 클립 모음집 3권을 추려 모은 DVD가
2001년에 발매되었지만 이 곡은 싱글 미발매 영상이라 그랬는지 아쉽게도 제외되었다.
ソラトビデオ 2
ソラトビデオ 2

이후 그러니까 VHS로 발매된 날로부터 꼽아보면 13년 9개월이 지난 2011년 4월 6일,
메이저 데뷰 20주년 기념으로 그 동안의 비디오 클립을 총망라한 DVD가 발매되었는데
비로 이 DVD에 이 곡의 영상이 재수록된다.
ソラトビデオCOMPLETE 1991-2011(Sora to Video COMPLETE, 하늘과 비디오 완전판).

스핏츠의 음악을 1995년 가을에 처음 접했던 나는
공연을 직접 보러 가고 영상물까지 구입할 만큼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게 될 즈음에는
영상을 담는 매체가 이미 VHS에서 DVD로 옮겨간 지도 한참 지나버려서
결국 텔레비전의 큰 화면을 통하여 온전하게 이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이 DVD가 발매된 지난해 봄이 되어서였다.

디렉터는 스핏츠 데뷰 이후 현재까지 18개의 P/V를 만든 타케우치 테츠로(竹内鉄郎).
그가 만든 스핏츠 P/V로 가장 최근작은 2004년 11월의 正夢(Masamune, 마사유메).
그 이후로는 스핏츠 P/V 작업에 그가 참여하지 않지만
1991년의 데뷰 싱글부터 1998년의 19번째 싱글 正楓(Kaede, 카에데)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스핏츠 P/V 디렉터는 타케우치 테츠로다.
ソラトビデオCOMPLETE 1991-2011
video clip chronicle
1991-2011

그리고 영상의 마지막 장면에서 바이크에 앉아 있는 인물은 오구라 토모에(小倉智栄)라는 여성.
비록 헬멧과 고글에 가려서 어떤 얼굴인지 알아보기 힘든 모습이지만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의 커버 모델이기도 하며 스핏츠의 첫 라이브 비디오 커버에도 나왔고
또 앨범 발매와 동시에 시작된 전국 투어 JAMBOREE TOUR '96-'97의 스테이지 세트를 장식한 모델이기도 했다.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インディゴ地平線 영상의 출처는 유튜브의 스핏츠 공식 채널 입니다.
 | 2012/05/10 15:14 | 스핏츠/VIDEO | trackback (0) | reply (10)
  Tags : Spitz, スピッツ, 小倉智栄, 田村明浩, 竹内鉄郎, 스핏츠, 오구라 토모에, 타무라 아키히로, 타케우치 테츠로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36  

aros -  2012/05/11 23:36 comment | edit/delete
(으악, 꽤 길게 글을 쓰고 있었는데 잘못해서 다 날아가버렸어요..다시 써야겠어요ㅠㅠ;)

케이님, 잘 지내시나요?
댓글은 오랜만인 듯해서, 어쩐지 안부를 묻고 싶어졌답니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봄이 너무나 짧고 금세 여름 같은 날이 와버렸네요!(오늘은 조금 선선했지만)

케이님은 이미 아시겠지만 저는 스핏츠의 음악을 한참 들어나가는 중이라서...
이 앨범은 아직 구매하지 못했는데,
조금 애가 타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앨범을 사기 전까지는 미리 듣지 않겠어! 이런 다짐(?)을 했었어요.
물론 아무리 그래도 미리 들어버린 노래들도 꽤 있기는 하지만요. ^^
<인디고 지평선>은 PV를 보며 딱 한 번 들어본 적이 있기는 해요. 영상과 음악 모두 희미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네요.
어떤 느낌이었는지는 그래도 잘 간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케이님의 이 포스트에서도 다시 보지는 않았는데,
저의 이런 행동이 좀 웃긴 것 같기도 하지만; 뭐랄까, 소중하게 아껴가며 듣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달까요.
앨범을 사서 처음 들을 때의 설렘도 좋고..
또 특정 노래를 미리 들어서 익숙해져버리면 앨범 단위로 듣는 재미도 쪼~끔은 떨어지는 것 같고요. ㅎㅎ

그리고 저는 PV가 있는 건 모두 싱글로 발매된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新月>이랑 <どんどどん>은 싱글도 아닌데 왜 PV가 있을까 하고 궁금해하기도 했었는데,
이 글을 보고 아, 모두 그런 건 아니구나 하고 궁금함이 조금은 풀렸네요. :)

케이님의 오랜만의 글에 반가움을 표하며...
남은 5월도 기운 차게 즐겁게 보내시기를 :) ~~
         
Kei 2012/05/15 00:39 edit/delete
답글이 너무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aros님.
댓글을 써주신 5월 11일 그날, 개인적으로 황망한 일을 맞아서 인터넷을 쳐다볼 겨를이 전혀 없었습니다.

aros님께서 스핏츠의 음악을 무척 아끼시는 마음 ^^ 댓글에서(도) 느껴져서, 지금 빙긋 웃고 있답니다.
.
.
평소 같으면, aros님의 댓글에 제가 스핏츠 음악에 대해서 '자불자불' 답글 수다를 할 aros님의 댓글인데
그렇지 못한 점, ('아마 Kei에게 뭔 일 있나보다'라고 헤아려주시고) 부디 이해바랍니다.

니체 -  2012/05/12 20:22 comment | edit/delete
인디고지평선 앨범은 이상하게 다른 앨범보다
사운드가 웅얼웅얼, 막힌 느낌(표현이 이것밖에) 들지 않나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일웹 돌아다니다 보면 저만 그런 건 아닌 거 같아요ㅎ

PV 이야기 하니까 생각 나는 게
루킹포 PV가 여태까지 나왔던 PV들을 집대성한 거였잖아요.
저는 늦깎이 팬이라 당시 루킹포 PV가 한창 나왔을 때는 팬분들이랑 이것저것 분석도 못 해보고
뒤늦게 저 혼자 여기저기 뒤지며 찾아봤는데.
제일 흥미로웠던 게 루킹포에 나오는 발레리나 있잖아요.
그 소녀가 사왓떼카왓떼에 나왔던 혼혈아이였다는 거였어요...
이거 알고 계셨나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이건 어지간해선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 같고
저 혼자 뒤늦게 막 신기해하고 그랬던 기억ㅋ_ㅋ

낮은 더워도 아직 밤은 쌀쌀하네요.
오랜만에 와서 너무 죄송하고요ㅠ
아 그러고보니 안부 인사도 잊었네요. 잘 지내고 계셨죠? ㅎ

이렇게 오랜만에 와서 스피츠 글도 읽고 참 좋아요! 항상 고맙습니다.
스피츠는 언제 새 싱글이 나올까요?
미즈이로노마치와 스타게이저의 발매 텀을 깰 거 같은 느낌이... 벌써 깨고 있나.

아무튼 또 놀러올게요! ㅎ
         
Kei 2012/05/15 00:43 edit/delete
니체님, 답글 늦어져서 미안해요.

인디고 지평선 앨범의 사운드에 대한 느낌. 어딘가 막힌(?) 듯한 느낌. 네, 저도 그렇게 들려요.
<루킨포>의 발레리나가 <사왓테 카왓테>의 혼혈아였다는 것, 몰랐어요. 니체님 덕분에 처음 알았어요.
(새로운 것을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뭐 이번 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늘 고맙지만요)

앞서 aros님의 답글에도 언급했지만,
개인적으로 황망한 일을 겪어서 답글도 늦어졌고 또 지금 쓰는 답글도 무척 부실합니다.
뭔 일 있나보다, 조금 지나면 평소처럼 답글 수다를 떨겠지 하고 부디 이해바랍니다.

Crispy! -  2012/05/14 12:48 comment | edit/delete
오래간만이예요 Kei님!
별일 없으셨는지요.

인디고 지평선~!
얼마전에 새삼 인디고 지평선에 꽂혀서 혼자 버닝했었답니다.
PV를 미친듯이 보고 또 보고.....헤헤..

노래 들을때 가사를 꼼꼼히 신경쓰지 않아서 아니, 이게 이런가사였어? 하는 곡이 무지무지 많답니다.
최근 가사의 재발견(?)을 한 곡이 이 인디고 지평선이예요.
이런 멋진 가사를 이렇게 담담히 부르고 있다니!!
그래서 더 멋지게 느껴지는 걸 지도 모르겠어요.

겨울느낌나는 멤버들의 복장 때문인지, 겨울이 되면 스칼렛과 함께 생각나는 곡이 이 곡이랍니다.
두껍게 껴 입었어도 날씬한 멤버들이 정말 볼때마다 부러워요.

95년에 스핏츠를 처음 접하셨다는 Kei님의 말씀에 팬력의 깊이가 느껴지네요. 부럽기도 하구요.
뒤늦게 팬이 되서 놓친게 많다보니...^^;
         
Kei 2012/05/15 00:49 edit/delete
Crispy!님 오랜만입니다. 별일··· 없이 지내면 참 좋을텐데 최근 그렇지 못합니다.

흔히 '야상'이라고 하는 의상을 입은 마사무네라든지,
P/V에서의 몇몇 장면에 대한 이야기가 답글로 써야 하는데.

 -  2012/05/18 00:23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2/05/18 10:39 edit/delete
○○님. 고맙습니다.

지극히 사적인 일이라서 굳이 이 자리에서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육체적으로도 (그리고 스스로는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심적으로도 상당히 지쳤습니다.
겉으로는 평소와 똑같이 지내고 있어서 남들 보기는 똑같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속'이라서 그런지) 꽤 힘든가 봅니다.
그저께 지독하게 무서운 꿈을 꾸다가 곤히 잠든 가족이 깰 만큼 비명을 지르기도 한 걸 보면요.

뭔 일인지 얘기도 안하면서 제가 힘드네마네 하니까, ○○님께서 더 의아해 하시겠군요.
기운내겠습니다.
평범한 인사라고 하시지만, 제겐 큰 위로가 됩니다. 고맙습니다.

삶은여행 -  2012/05/18 03:55 comment | edit/delete
봄과 여름의 미묘한 경계, 새벽에 잠은 오지 않고 무언가 읽고는 싶고.역시 퍼뜩 떠오르는 곳은 이곳이네요:-)
좋아하는 것, 그러니까 스핏츠와 스핏츠의 음악에 대한 애정 담긴 글을 읽을 '장소'가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 으하하하하.
         
Kei 2012/05/18 10:44 edit/delete
늦게까지 주무시지 못하고 계셨군요. 삶은여행님.
저도 요즘 그렇게 늦게 깨어있을 때가 가끔 있는데 새벽 서너시 쯤의 분위기도 꽤 괜찮아요.
일단 덥지도 춥지도 않은 그 적당한 기온이 그 시간에 책 읽기도 좋고 컴퓨터로 뭔가 집중하기도 좋더군요.

그런 시간에 삶은여행님께서는 [마이스핏츠]를 선택해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행복하다는 말은 삶은여행님께 제가 드려야 할 표현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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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뒤로 흘러 내리는 검은 머리칼 帽子の陰から 流れる黒い髪
  白い港 Shiroi Minato 하얀 항구

웹 브라우저에서 이번 포스팅이 열리면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는
'이 노래 뭐지? 이거 뭔가 뜬금없는 것 같은데?' 라는 느낌을 받는 사람도 있을 듯 싶다.

언젠가부터 노래라는 것이 발매되고 시들해질 때까지 소비되는 기간이 한달이 채 못되기도 하고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귀에 감겨 들어오지 않는 노래는 주목받기가 어려워지는 바람에
후렴부터 앞세우는 형식의 노래나 또는 이른바 후크 송이란 것이 주류를 이루기도 하는 요즘
무려 일 분 십여 초나 전주가 흘러나오고 나서야 가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노래라니.
연주곡인가 싶을 정도로 긴 전주의 편곡을 두고 가수의 음성이 나오기 전에 이미
고층 빌딩 스카이 라운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뮤직이나 에버랜드 같은 놀이동산의 배경음악이 떠올라서
이거 도대체 무슨 노래지? 하면서 미리부터 의아해 하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거다.

白い港(Shiroi Minato, 하얀 항구).
1985년 6월 1일에 발매된 앨범에 수록된 곡이니 삼십 년 가깝게 옛날 노래다.
그런데 제목까지 '항구'라니.
이 무슨 구닥다리 분위기냐고 타박을 놓는다면, 감히 말하겠다.
제대로 듣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거라고. (아니면··· 말고)

아무튼 오오타키 에이이치(大滝詠一)라는 뮤지션의 노래인데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 이 뮤지션 또는 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 혹시 있는지.
지금은 음악 활동을 하고 있지 않아서 어쩌면 이름부터 생소한 뮤지션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알려진 사람이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소위 '레전드'급의 뮤지션이다.
大滝詠一
大滝詠一

지난번 포스트의 댓글에서 어느 방문객이 오오타키의 노래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하고
또 올해 들어 포스팅한 곡이 모두 스핏츠(スピッツ)의 곡이라서 잠깐 분위기도 바꿔볼 겸 하는 것이니
다소 뜬금없는 노래로 들린다 해도 'Kei, 이 사람 취향 참 가지가지군' 정도로 넘어가 주기를.


白い港大滝詠一

心の片隅
何かがこわれたよ
青空が眩しい
港のカフェの椅子で
ぼくはふと
眼をふせながら
腕時計巻いた

セイルをおろした
無数の帆柱が
こわいほど綺麗だよ
離れて 生きてみようと
違う船
選んだ君に
こだわりもないさ

スーツケースくらい
自分で持つと
君はいつも強い
女だったね
港の カフェの椅子で
ぼくはふと
眉を翳らせ
優しさを破く

青空が眩しい
かもめが 波をかすめる
触れもせず
ぼくをかすめた
君に似ているよ

帽子の陰から
流れる黒い髪
いつまでも見ていた
港の カフェの椅子で
ぼくはふと
孤独なんだと
気がついて
苦いコーヒー飲むよ

作詞:松本隆・作曲:大滝詠一
하얀 항구오오타키 에이이치

마음 한구석
무언가가 부서졌지
푸른 하늘이 눈부신
항구의 카페 의자에서
나는 문득
눈길을 떨어뜨리며
손목시계 태엽을 감았어

돛폭이 내려진
수많은 돛대들이
두려울 정도로 아름다워
헤어져 살아 보자고
다른 배
선택한 너에게
미련도 남지 않았지

슈트 케이스 정도야
스스로 든다고
너는 언제나 강한
여자였어
항구의 카페 의자에서
나는 갑자기
눈시울이 어두워지고
평정을 깨뜨린다

푸른 하늘이 눈부시고
갈매기가 파도를 스쳐 가네
한마디 말도 없이
나를 스쳐 지나간
너를 닮았어

모자 뒤로
흘러 내리는 검은 머리칼
언제까지나 보고 있었어
항구의 카페 의자에서
나는 문득
혼자라는 걸
깨닫고
씁쓸한 커피 마시지

작사: 마츠모토 타카시 · 작곡: 오오타키 에이이치
B-EACH TIME L-ONG
1985-06-01
B-EACH TIME L-ONG

이 노래는 오오타키 에이이치가 만든 멜로디도 아름답지만 마츠모토 타카시가 쓴 노랫말도 또 좋다.
여기에 대해서는 80년대의 제이팝 그리고 일본어에 능숙한 어느 '덕후'의 발언을 옮겨두는 게 낫겠다.
며칠 전 늦은 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게 된 그 오오타키 '덕후'의 세줄 요약.

일본 시 특유의 함축미 또는 시라케타 칸지(白けた感じ).
사랑 연애 키스 등의 단어 하나 없이 흐름과 비유 안에 감정을 넣었다.
쿨한 척하는 찌질함과 잊을 수 없다는 감정이 잘 배어 있다.


('시라케타 칸지'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니 한두 단어의 우리말로 우리말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고,
굳이 말하자면 시쳇말로 '쿨한 느낌' 정도의 표현인 듯 싶은데 어감이 100& 전달되는 것 같지는 않다)


● 버전에 대한 덧붙임, 열기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노랫말의 우리말 번역에 도움을 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04/05 20:03 | 듣기 | trackback (0) | reply (21)
  Tags : Clif Payne, Spitz, はっぴいえんど, スピッツ, 佐野元春, 大滝詠一, 杉真理, 松本隆, 마츠모토 타카시, 사노 모토하루, 스기 마사미치, 스핏츠, 오오타키 에이이치, 클리프 페인, 해피 엔드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235  

모운 -  2012/04/07 08:52 comment | edit/delete
회사라서 지금 흘러나오는 곡은 못 듣고 있습니다만 일전 오오타키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담배 연기를 후하고 내뿜는 고독한 남자'의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12월 비내리는 날이라는 곡의 직접적인 이미지가 그렇기도 하고 무슨 곡인지 기억이 안 나지만 해피엔드의 곡 중에 담배 연기 어쩌구 하는 가사를 본 거 같아 그런 것도 있는데 어 음..아무튼... 생각하면 함께 외로워져요.-_- 하지만 고독을 '친구' 삼을 줄 아는 멋쟁이임에는 틀림없어 보여요. 마냥 찌질하지 않다는 거지요. 이 곡 듣고 다시 덧글 남길게요. 우후훗.
         
Kei 2012/04/07 13:01 edit/delete
어떤 노래인지 싶어서 검색해봤습니다.
짐작컨대 <かくれんぼ>라는 곡인가 싶어서, 유튜브로 들어봤습니다.
모운님이 얘기하는 그 곡이 혹시 이곡인가요? (덕분에 처음 들어봤어요)
이 곡 역시 노랫말은 마츠모토 타카시.

曇った空の浅い夕暮れ
雲を浮かべて烟草をふかす風はすっかり
凪いでしまった私は熱いお茶を飲んでる
「きみが欲しい」なんて言ってみて
흐린 하늘이 얕은 해질 녘
구름을 띄우며 담배를 피운다 바람은 완전히
잔잔해지고 말았다 나는 뜨거운 차를 마시고 있다
「너를 갖고 싶어」라는 둥 말해 보고

고독을 '친구' 삼을 줄 아는 멋쟁이, 오오타키 에이이치. 후훗~

토요일에 근무를 가끔 하는군요. 회사라서 소리를 낼 수 없는 거군요.
하기야 이렇게 딴짓하는 게 어딘데 소리까지. -_-;
요즘 제가 아이패드를 갖고 있어서 아이패드의 사파리를 통해서 들어와보기도 하는데요.
사파리에서는 (그러니까 이건 아이폰도 마찬가지겠지요) 사운드 지원이 안되더라구요.
제가 이용하는 embed 태그는 MS익스플로러에서만 되나봐요.
(안드로이드 폰은 어떤지 모르겠군요.)

그럼 나중에 노래까지 듣고 난 다음의 감상을 부탁드려요!

         
Kei 2012/04/08 20:34 edit/delete
실은, 모운님의 '담배연기를 후하고 내뿜는 고독한 남자의 이미지'라는 댓글 부분을 읽을 때 어랏!? 싶었습니다.
지난 밤에 이번 포스팅에 포함된 노랫말 표기에 대한 지적을 받고 노랫말 원문의 미세 수정을 했는데요.
(한자의 히라가나 표기, 띄어쓰기 등)
그때 지적을 해준 사람이 문득 어떤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오오타키를 잘 나타내주는 이미지 아니냐고 했어요.
(아마도 작업실 같은 곳에서) 오오타키가 담배를 피워 문 채로 무언가를 집으려고 손을 내뻗는 것이었는데요.
저도 그 이미지를 이전에 본 적이 있고 또 마음에 들긴 했지만
제가 포스트 에디팅을 할 때 이미지는 되도록 120x120픽셀로 맞춘다는 원칙(?) 때문에 쓸 생각을 안했거든요.
그렇게 줄여버리면, 인물이 너무 조그맣게 나올거라서요.

그런데 오늘 모운님의 댓글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오타키에 푹 빠진 사람이 제시하는 이미지, 오오타키를 그리 많이 듣진 않았을 듯한 사람이 문득 떠올린 이미지.
그 두가지가 어쩜 딱 맞아 떨어지나, 그래서 어랏!? 싶었다는 거죠.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 있는 오오타키 에이이치 이미지를, 그 이미지를 교체했습니다.
(줄이면 너무 작게 보여서 최대한 그 분위기는 살아있도록 해서 크로핑한 이미지입니다)

류사부 -  2012/04/09 10:09 comment | edit/delete
엇.. 무척 반가운 포스트네요~
덧붙임 글에서 이 곡의 스트링 세션에 대한 정보는 오늘 처음 알았네요.
저는 70-80년대 음반들은 될 수 있으면 전부 2000년대 이후 발매된 리마스터링반으로
사려고 애쓰는 편인데요. 저처럼 덕후같은 사람들은 앨범 버젼별로 저런 부분이
다를 경우에 무척 신경이 쓰입니다.. ㅠ.,ㅠ 그렇지만 물론 다 모으진 않겠지요 ㅎㅎ

주변에 음악 듣기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두 이 사람의 음악을 들으면 멜로디에 감탄했던 거 같아요.
저도 어떻게 분위기에 휩쓸리다보니 음악이 너무 좋아져서 언제부턴가 여름이면 Beach Boys보다
더 많이 듣게 되는 앨범들이 A Long Vacation과 Niagara Triaingle Vol.2 입니다.

70-80년대 일본 팝음악을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그간 접해본 음악 중에서는
마츠모토 타카시 작사라고 써있는 곡을 참 많이 접했어요. 또 제가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건
아니지만 어느 선에서 가사를 찾아보고 번역해서 부분을 읽어보면 어쩐지..
' 참 별 거 없는데도 상당히 감성적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점점 곱씹다보니
군더더기가 없는 작사랄까요. 딱히 사람의 감성을 찌르는 듯한 단어나, 뭔가 있어보이는 듯한
시적인 표현력을 굳이 쓰지 않는 담백한 노랫말 같더군요 ^^

아 이래서 다들 명작이라고 하는구나. 하고 무릎을 탁 치고는 열심히 위시리스트에
음반을 쓸어 담고 있습니다 -.-;
         
Kei 2012/04/10 01:24 edit/delete
저 역시 좋아하는 노래가 여러가지 버전으로 나온다든지 하면 신경이 쓰입니다.
그럴 경우 대부분 제목 표기를 다르게 해준다든지 해서 구분되게 해주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아서 난감할 때도 있죠.

류사부님 주위에 있는 분들은, 역시, 오오타키의 멜로디 메이킹 수준을 알아보시는군요!
옛날 노래의 경우 편곡이 요즘과 달라서 그냥 노래 자체가 구닥다리로 여겨지기 쉬운데
요즘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편곡으로 다시 만든다면 그 멜로디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게 되겠지요.
(그러니까 예전의 편곡으로도 그 멜로디의 아름다움을 바로 알아보는 류사부님의 친구분들은 과연, 인 거죠)

'별 거 없는데도 감성적'이라는, 류사부님이 말하는 마츠모토 타카시의 노랫말.
정말 그렇죠. 그래서 참 대단하고 또 시적이고. 마츠모토 타카시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 중의 하나인 윤상의 경우,
멜로디는 자신이 만들지만 노랫말은 거의 다 박창학이란 사람에게 맡기는데요.
이 사람 노랫말이 참 좋더라구요. 어디선가 윤상의 친군데 국어선생님이라는 말을 듣고는 역시! 싶었습니다.

우리 노래의 경우 요즘은 에전에 비해서 노랫말이 점점 엉망이 되어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해요.
모두다 그런 건 아니지만, 뭐랄까요, 메인 스트림의 노래들의 노랫말이 특히 그러니.
최근의 뮤지션 중에는 짙은의 성용욱, 그가 쓰는 노랫말이 참 좋습니다.
어, 이거 밑도 끝도 없이 이야기가 점점 옆으로 옆으로 번지네요. ^^

춤바람이석사 -  2012/04/09 17:16 comment | edit/delete
저번에 제가 드린 나이아가라 트라이앵글 2 30주년 버전 시로이 미나토를 계속 듣고 있는데... 미묘하게 음분리가 더 된 느낌이 들더군용.20주년 거랑 비교했을 때... 특히 스트링 사운드가 조~~~금 더 확실하게 들리는 느낌? ㅎㅎㅎㅎ 음반을 계속 듣다보면 역시 트라이앵글 2의 버뮤다 삼각지대는 白い港- オリーブの午后 - ハートじかけのオレンジ 라고 생각이 됩니다... 특히 オリーブの午后 맨 마지막 부분은 달달한 것이 여운도 짙게 남는게..휴 ㅠㅠ 좀 있으면 each time의 30th 앨범이 나올텐데 그것도 기대해 봐야 겠네요.
         
Kei 2012/04/10 02:31 edit/delete
춤바람이석사님 지정(?), 나이아가라 트라이앵글 2의 버뮤다 삼각지대,
<白い港> - <オリーブの午后> - <ハートじかけのオレンジ> 이 세 곡 한복판에서 반복 중!!!

이번에 나온 스핏츠 B면 앨범에 다른 뮤지션의 커버 곡이 여럿 있는 바람에,
지금 이렇게 오오타키 '삼각지대'를 들으면서 혼자 바라기를,
스핏츠가 <白い港> 그리고 <オリーブの午后> 이 두 곡도 커버했으면 참 좋았겠다고.
<オリーブの午后> 여기서, 오오타키와는 또 다르게 달큰한 여운을 마사무네가 주었을 듯한 상상.

모운 -  2012/04/11 16:48 comment | edit/delete
금주 이 곡을 몇 번 듣고 느낌 남겨요. 전체적인 분위기는 활기찬 것 같으면서도 애수가 느껴져요.

슈트 케이스 정도야
스스로 든다고
너는 언제나 강한
여자였어

이 부분이 좋아요. 가사가.
저도 누군가에게 이런 여자로 기억되었으면 해요.
흔치 않은 여자잖아요! ㅋㅋㅋ
         
Kei 2012/04/11 23:52 edit/delete
좀 엉뚱한 이야기지만 그리고 노랫말의 시적 분위기를 망가뜨리는 말이 되겠지만,
저는 그 부분을 해석하면서 혼자 피식 웃었습니다.

슈트 케이스를 '든다'라는 부분에서 슈트 케이스 사이즈로 볼 것 같으면 현실은 '끌다(引く)'일텐데 싶어서요.
(들기에는 무겁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고 표정 관리 하면서) 슈트 케이스를 '들고' 떠나는 여자 모습.
그런 엉뚱한 상상 때문에 혼자 실소를 했답니다. ^^

모운님이 누군가에게 이런 여자로 기억되었으면 한다는 것은,
프핫~ 그 누군가를 언젠가는 모운님이 차버린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네요.
어쨌거나, 모운님은 흔치 않은 여자라고 생각합니다. 후훗~.

Crispy! -  2012/04/16 14:00 comment | edit/delete
고층빌딩 스카이라운지의 고속 엘리베이터라는 글에 공감을 하며 이곡을 들었었는데
그래서 더 인트로 부분이 인상적이었는지, 지난주 계속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옛날 분위기도 물씬 풍기는게, 참 매력이 있네요.

얼마전 제가 空も飛べるはず 를 듣는걸 보고, 추억의 음악을 듣네~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이곡은 더 옛날 노래군요. ^^
아무래도 전 요즘 음악들보다는 옛날 음악들이 취향에 맞는가봐요...

스핏츠는 옛날이건 요즘이건 무조건이지만요. ㅎㅎㅎ
         
Kei 2012/04/17 13:56 edit/delete
Crispy!님의 머릿속에 이 곡이 남은 건 좋은데, 지난 주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니
살짝 미안... 하지 않아도 되죠? ㅋ

후쿠오카 텐진의 타워레코드에 잠시 들렸을 때 보니까,
오오타키 에이이치의 음반이 <大人のJ-POP>이란 코너에 디스플레이 되어 있더라구요.
옛날 노래가 된 거죠. 기껏해야(?) 삼십년 정도인데, 후훗.

옛날 노래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명곡 반열에 오른 노래들은 세월이 얼마나 흘렀어도 여전히 좋죠.
베토벤이나 모차르트의 선율이 지금도 사람들의 귀와 마음에 감동을 주잖아요.
저는 오오타키보다 한참 더 옛날인 비틀즈의 노래도 여전히 지금 당장의 노래들만큼 신선하게 즐기고 있답니다.
물론 스핏츠는 예전 곡이든 지금 곡이든 모두 다! 무조건 ^^

피아 -  2012/04/21 21:23 comment | edit/delete
멜로디가... 낯이 익다 싶었는데, 영화 '박치기'에 삽입된 노래 중 비슷한 게 있었던 거 같아요.
영화 속에서 나온 노랜 언제 만들어진건지 잘 모르겠지만, 엇비슷하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아니면 어쩌지;;;;)
         
Kei 2012/04/22 02:40 edit/delete
아니면 뭐 어때요, 뭐 여기가 그런 걸 따지는 곳도 아닌데, 후훗.
덕분에 노래 두 곡 알았습니다.

영화 <박치기>를 본 적이 없어서, 그냥 검색을 해봤어요. OST가 두 종류가 나왔더군요.
그 중 하나, 연주음악 말고 보컬이 들어가는 곡에 오다기리 조가 노래하는 것도 있더라는.
http://www.youtube.com/watch?v=eoUgRgguQMI
제목은 <悲しくてやりきれない>, 加藤和彦 작곡의 곡. 1968년의 노래.
그런데 이건 아닌 듯 싶구요.

또 다른 종류의 OST에도 보컬이 들어가는 노래가 있던데요.
http://www.youtube.com/watch?v=gY4G_G2pyRo
The Folk Crusaders의 <あの素晴らしい愛をもう一度>
이 영화에서 들었던 노래 중 하나와 비슷하다, 라고 느꼈다면 혹시 이 곡을 두고 얘기한 건지??
그렇다고 두 곡이 닮았다고 제가 동의하는 건 아니구요, ^^
그 영화에 나오는 음악 중에 연주곡과 '조선적인 노래'를 빼면,
이 두 곡 정도인데 앞의 곡은 '엔카'스러워서 소거(?)하고 나니... 이 곡만 남아서요,
그런데 이 곡 역시 加藤和彦의 작곡이며 1971년에 빌표된 곡이었습니다.
화질 좋은 것으로 이런 영상도 있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AgjE48-tz_I

이 두 곡이 아니라, 전혀 다른 곡일지도.
(영화를 본 적 없고 OST도 들은 적이 없어서요)

+
피아님, (오랜만에) 반가워요!

         
피아 2012/04/22 23:21 edit/delete
확실히 고르신 두 곡 중에 비슷한 건 두번째 곡인데, 제 기억 속의 노래와는 또 달라서.. 막 헷갈리기 시작하네요^^;;;;;
(난 도대체 어디에서 무얼 들은 것인가...)

저 사실은 매번 들렸는데 댓글만 안달았을 뿐이랍니다. 으허허허허
남기자니 저조차도 정리 안되는 두서없는 글이 되서, 늘 썼던 댓글 지우고 그냥 글만 읽고 갔었거든요~ -ㅂ-;;

         
Kei 2012/04/23 03:04 edit/delete
그러시지 말란 말입니다, 크크~.
썼던 댓글을 수고스럽게 왜 굳이 지우시냐구요. 후훗~.

두서없이 동문서답 좌충우돌 해대는 바람에 오리무중 첩첩산중인 사람은 저 같은 사람이지요.
그러니까 으허허허 선후좌우 무시한 댓글, 아무렇게나 남겨두시와요, 피아님.

esperanza -  2012/05/02 02:17 comment | edit/delete
5월 첫날 밤이고
새벽 2시인데 방 온도가 28도를 넘었습니다.
안그래도 불면인 날들.. 더위에 힘들 일 생각하니..답답하던 차
볼륨을 그렇게 올려둔지 모르고 들어 왔다가 "깜짝"

멜로디도 가사도 さわやか
정말 좋은데요...
어딘선가 방송에서 들었을지는 모르겠지만...제목을 기억 못하는걸 보면 처음 듣는지도...

わかれていきてみようと
ちがうふねえらんだきみ.................... .... ..



그리고
저라면 무거운 가방은 두고 그냥 가볍게 떠날겁니다ㅎㅎㅎ


         
Kei 2012/05/02 23:00 edit/delete
계절이 봄여름가을겨울이 아니라 봄,여어어어름,가을,겨어어어울 같아요.
어떻게 봄꽃도 구경할 틈을 제대로 주지 않고 곧바로 여름인지.

이크, 갑작스럽게 터져나오는 BGM 때문에 놀라셨다니, 죄송!
가방 조차도 무거우니 그냥 두고 떠나시겠다는 esperanza님. 쿨~. ㅎㅎㅎ

esperanza -  2012/05/02 02:25 comment | edit/delete
그리고
오오타키의 목소리 처음 들은건 아마도 러브제너레이션 주제곡인듯요..
"행복한 결말" 그 곡도 참 좋은데...

         
Kei 2012/05/02 23:06 edit/delete
<幸せな結末> 그 곡도 정말 감미롭죠!! 오오타키 에이이치는 정말 대단한 멜로디 메이커죠.
오오타키, 포스팅하면서 관심가지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싶은 우려도 있었는데요.
의외로 좋아하시는 분들이 여기저기 숨어 계시군요! ^^

현타이 -  2012/05/28 11:53 comment | edit/delete
나는 이 노래 들으니까 바로 이게 생각나던데ㅋㅋ
고층빌딩 엘리베이터가 생각나는 건 이 노래랑 비슷해서가 아닌지 싶네

http://youtu.be/gXpK42v18oo
         
Kei 2012/05/28 17:37 edit/delete
<白い港>에서 <스케이터의 왈츠>.
엘리베이터 뮤직이 생각나는 이유가 그럴싸.
그런데 <스케이터의 왈츠>를 들으니 나는 옛날에 봤던 디즈니의 만화가 생각나네.
아기사슴 밤비가 나오는.

http://www.youtube.com/watch?v=FSO_jlsbILo
1분40초부터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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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천장 또는 작디작은 창 ガラスの天井 あるいは 小さすぎる窓
  聞かせてよ Kikaseteyo 들려줘

상담이라고까지 말하기는 좀 뭣하고 어쩌다 고민거리 같은 것을 들어주는 일이 가끔 있다.
그럴 경우 그 상대에게 동조나 긍정의 추임새로 토닥거려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위로보다 해결 쪽으로 가닥을 잡아 말을 풀어나가는 바람에 강한 표현이 잇따르고
나도 몰래 도가 치나쳐서 눈물이 쏙 빠질 만큼 막말을 쏘아댈 때도 있다.
나중에 후회가 뒤따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성격이 도무지 고쳐지지 않아서 난감하다.
어쨌든 그들은 제각각의 고민거리를 이야기하는데 그 주제를 대충 구분해보자면
진학, 연애, 취업이 그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요즘은 직장생활에 대한 것이 많아졌다.

얼마 전에 만난 어느 녀석은 업무 특성 상 가끔 새벽 네시 반에 출근 준비를 해야 하는데
바이오 리듬은 엉망이 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라서 거기에 맞출 수 밖에 없다.
이런 경우 '힘들겠다' 정도의 토닥거림 정도가 최선이다.
'나인 투 파이브'에 '칼퇴근'하는 직장으로 옮기라고 무책임하게 불지를 수는 없으니까.

또 한 녀석은 갑의 입장에 있는 거래처의 일을 도와주러 주말마다 출근할 수 밖에 없다고 했는데
주말에 친구들과 약속도 못하게 만드는 거래처의 담당자에게 화가 나는 게 아니라
그걸 당연하게 여겨서 명령조로 주말 근무를 요구하는 같은 회사 윗사람의 사고방식에 화가 나고
또 몇번 그러다보니 싫으면서도 어느새 순응하고 있는 자신이 싫어진다고 했다.
업무수행 능력 만으로 직장생활이 영위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서
매끄러운 직장생활을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정치'가 (때론 '꼼수'까지도) 필요하다.
거래처는 물론 사내에서도 을의 입장인 그 녀석도 상처받다보면 저도 몰래 '정치'를 익혀가겠지.


업종의 특성 상 주요 업무는 남자 직원이 주로 담당하는 회사에 다니는 친구하고도 얘기를 했다.
(그가 다니는 회사의 주요 거래처들은 철강, 발전설비, 석유화학 플랜트 등 한마디로 '이공계' 쪽이다)
그동안 일선 업무는 주로 남자 직원이 하고 일정의 '코디' 등은 여자 직원의 몫이었는데
최근 들어 회사 방침이 업무를 남녀 구분없이 수행하도록 업무 분장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은 과도기라 처우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남성 위주의 과거 관행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유럽계 회사라 그런지 그가 겪는 불공평한 관행도 어쩌면 상대적으로 다소 사소한 것일 수도 있고
얘기를 계속 들어보니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달라질 것 같은 분위기가 회사 내에서 감지되는 듯 싶다.

아직은 사회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직장에서 그가 부닥치는 성 차별은 사소한 것이겠지만
(아··· 글에서 짐작되겠지만 그 친구, 나와는 젠더가 다르다)
특정 업무를 혼자 온전히 맡아서 추진하는 과정에서 또 책임자가 되는 등 승진을 앞두게 되면
알게모르게 사회에 만연해 있는 '사소하지 않은' 성 차별을 예기치 않게 실감하게 될 것이다.
때로는 엉뚱하게 같은 여성이 성 차별의 담벼락으로 그를 막아서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겠다.

그 친구는 어떨까.
지금은 새롭게 부여되는 업무의 전반적인 파악에 바빠서 그런 걸 의식할 겨를이 없겠지만
나중에 발군의 직무 능력을 발휘하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거기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거나 고과 평가에 석연치 않은 불이익을 받는 이유가
실인 즉 드러나지 않은 성 차별과 여성에 대한 근거없는 편견에 기인한 것이라면.

그 친구는 어떨까.
많이 달라졌다 해도 여전히 '이츠 맨즈 월드(it's man's world)'라는 정글에서
그는 오랫동안 시스템에 스며들어 있던 차별과 편견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그래서 언젠가 이른바 '유리 천장(glass ceiling)'을 뚫고 우뚝 설 수 있을까.

그 이야기를 나눌 때 나는 그에게 시 한 편을 소개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외우고 있지도 못할 뿐더러 설령 외우고 있거나 또는 시집을 눈 앞에 펴놓고 있다 해도
파격적인 시어가 있어서 그의 앞에서 내가 소리내어 읽어줄 수 있을 만한 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 시 한 편, 열기


이번 글에 붙이는 노래는 글 내용과 특별히 관련이 있는 노래가 아니다.
쿠사노 마사무네(草野 正宗)가 노랫말을 쓴 스핏츠(スピッツ)의 노래 중에 이념과 메세지를 앞세운 노래는 없고
노랫말의 분위기에서 은연중에라도 성 차별이나 여성에 대한 편견 등을 떠올릴 만한 노래가 있을 듯 싶지는 않다.
그런데도 굳이 스핏츠의 노래, 聞かせてよ(Kikaseteyo, 들려줘)를 이 글에 붙인 이유는
마침 이 노래가 방금 이야기한 그 친구가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라는 것, 그냥 그 이유 하나뿐이다.

● 노랫말, 열기


아마도 지금 이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글을 쓰고 있어서 그럴테지만
러브 발라드인데도 그 친구와 직장 이야기를 나누던 시간이 잠깐잠깐 떠오른다.

이를테면 이런 대목에서 말이다.
小さすぎる窓から 抜け出せる時が来る
작디작은 창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때가 와

그리고 또 이런 대목에서도.
臆病なこのままじゃ 影にも届かない
겁쟁이인 이대로는 그림자에도 닿지 않아
とげまる
2010-10-27
とげまる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어딘가 매너리즘에 빠진 듯해서 이건 아니다 싶을 때가 있다.
한편 매너리즘의 나른함 같은 것에 빠질 틈도 없을 만큼 힘들 때도 있다.
스스로의 역량이 부족하여 주어진 업무가 과중하게 여겨진다든지
또는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은 차별이나 편견에서 비롯된 스트레스 때문에.

그럴 때 우리는 친구를 만나 각자의 직장에 대한 '뒷담화' 수다를 떨거나
자리를 옮겨 술잔을 기울이며 경직된 시스템에 대한 성토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늘 그런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는 어렵고 자칫 더 쌓이기도 한다.

그래서 직장과 전혀 무관한 방식을 택하여 우회적으로 그걸 이겨내기도 한다.
이를테면 그동안 느슨해졌던 취미생활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강화한다거나
퇴근 후 힘들게 시간을 맞춰서 만난 남친/여친과의 짧지만 달콤한 데이트를 통하여
평소 직장생활에서 상처 입은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복구되기도 한다.

친구, 술, 취미생활 그리고 데이트 만큼은 아닐지라도
출퇴근 길에 이어폰을 통해서 들려오는 스핏츠의 노래도
조금은 그 역할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혹시 스핏츠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그리고 앞서의 그 친구도 말이다.
(나만큼은 분명 아닐테지만) 그 친구도 스핏츠의 노래를 좋아하니까.

매너리즘에 빠진 자신을 텐션 업 시켜주는 에너지 드링크 같은 노래.
직장생활에서 받은 상처의 통증을 가라앉히고 새살을 돋게 하는 연고 같은 노래.

聞かせてよ 君の声で 僕は変わるから
들려줘 너의 목소리로 나는 바뀔 테니까


아무튼.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 무렵 (그때까지 계속해서 그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그 친구도 이른바 연봉협상이란 것을 하게 될 예정인데
그때쯤이면 다른 건 제쳐두고서라도 일단 지금 그가 느끼는 '사소한 불만' 정도는 해결볼 것 같다.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03/25 11:33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8)
  Tags : Spitz, スピッツ, 김민정, 스핏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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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py! -  2012/03/27 01:21 comment | edit/delete
안녕하세요 Kei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전 일상으로 차차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집정리부터 은행일, 아이 유치원, 비자문제등등.... 소소한 일들이지만, 소소한 일들이 갑자기 너무 많으니 혈압이 약간 오르려고 하네요 ^^;

한국생활에 대한 아쉬운 마음과 당장 4월부터 시작되는 유치원에 아이가 적응을 잘 할지, 유치원 어머니회(엄마들이 해야 할 일들이 왜이리 많은건지요..)등등에 대한 생각에 조금 불안하기도 한 지금, 제 의도가 아닌 곳에서 들려오는 「聞かせてよ」가 너무너무 달콤하네요.
작년에 참전했던 토게마리나 오프닝으로 들은 바로 이곡!! 그래서 제게 더욱 특별한 「聞かせてよ」
들을때마다 그때의 전율이 느껴지는게...
하여간, 너무 좋다는 말을 장황하게 했네요.

이번 글과는 전혀 상관 없는 댓글이지만, 그냥 오래간만에 Kei님께 인사드리고 싶어서요.
마이스피츠에서 들은 「聞かせてよ」덕분에 오늘은 좀 더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Kei 2012/03/28 10:38 edit/delete
Crispy!님, 답글이 늦었습니다. (일단 먼저 죄송!)

최근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굳이 변명을 하자면, 그 아이패드 탓입니다.
휴대하기 편하다는 아이패드의 편의성 때문에 그걸로 인터넷 접속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요.
그 바람에 '대충대충' 보고 덮어버리는 경우가 잦아졌어요.
그런데 그 '대충대충' 본 것을 나중에라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노트북을 열고 느긋하게 컴퓨팅을 해야 하는데
한번 훑어봤다는 이유로 노트북 열 생각이 뒤로 밀려나고 다른 걸 하게 됩니다.

그냥 적당한 검색 정도는 그렇게 대충대충 보는데요.
읽기가 아니라 쓰기를 하려면, 아이패드는 노트북의 키보드에 비하면 무척 불편하지요.
그래서 나중에 노트북으로 연결해서 답글을 써야지, 했는데 그만,
다른 일도 생기고 늦게 귀가하고 그러다가 결국 이제서야 씁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각설하고.

스핏츠의 <들려줘>는 위로의 노래죠? 그리고 치유의 노래이기도 하구요.
직장생활의 고단함 뿐만 아니라 Crispy!님처럼 육아 등 가정생활의 고단함도 위로해주고 치유해주기도 하구요,
게다가 (말씀하신 것처럼) 이렇게 달콤하기까지 하니! ^^

오랜만이시라는 Crispy!님, ^^ 좀더 자주 들려주세요, 라고 하면 제가 너무 욕심부리는 게 되겠죠?
(바쁜 일상 중에 이렇듯 와주시는 것만 해도 '자주'이실텐데 말입니다)
스핏츠 덕분에, 그리고 스핏츠를 '중계'한 마이스핏츠 덕분에 숙면 가능하시다니, 방긋방긋.

         
Crispy! 2012/04/02 01:39 edit/delete
4월이 시작되네요.
일본은 신학기가 4월부터 시작이죠.
저희 꼬마도 오늘부터 유치원에 다시 나갑니다.
드디어 시작입니다..헐~

아이패드를 구입하셨군요!
모든게 일장일단이 있다는걸 다시한번 느끼게 되는 Kei님의 에피소드네요.^^

오래간만에 TV에서 지진 경보음을 들었습니다.
이 지진 경보음...이게 정말 잘 만들어진 위협적인 소리라, 듣기만 해도 너무너무 무섭네요.
「聞かせてよ」를 들으면 토게마리나가 생각나듯, 이 경보음을 들으면 작년의 일들이 저절로 생각이 나네요.
아이는 잠든 후라 못들어서 다행이예요.
오늘도 스핏츠로 마음을 달래며 숙면을 취해야겠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항상 정성스럽게 답글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멋진 글과 음악들, 항상 기대하고 있답니다.
(저도 너무 욕심부리는 것 같죠??^^)

         
Kei 2012/04/02 03:08 edit/delete
서울은,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날씨입니다.
전 더위를 타는 편이라서 삼사월에도 때론 자동차 에어컨을 틀 때가 있을 정도인데요.
오늘 4월 1일인데도 기온이 낮아서 저같은 사람도 '쌀쌀하다'고 느낄 정도였어요.
(언제 제대로 봄이 될런지 모르겠지만) 봄을 느끼는 건 아마도 일주일 남짓일 듯 해요.
봄이닷! 싶엇는데 곧바로 초여름, 이럴 듯 싶다는 거죠.

요즘 신문 지상에 일본/지진 기사가 자주 보이네요.
작년 사태 이후 우리네 미디어들이 그쪽 소식에 민감해진 것도 있겠지만
실제로도 지진 소식이 많아진 것 같아서 조금 불안합니다.
항공 관련 회사에 근무하는 친구 얘길 들어보면
오사카, 후쿠오카는 만석인데 오히려 토쿄 노선은 그렇지 않다더군요.

오늘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박주원과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 기념으로 페이스북에 박주원의 <슬픔의 피에스타> MV를 링크 걸어두었는데요.
Crispy!님께서 제가 소개하는 음악을 좋아해주시니, <마이스핏츠>에도 링크 걸까 합니다.

박주원 <슬픔의 피에스타>
http://www.youtube.com/watch?v=N1bnIitpCp4

         
Crispy! 2012/04/04 14:08 edit/delete
안녕하세요!
어젠 완전 봄태풍이 말도 못했어요.
우산을 펴자마자 우산이 부러져버렸어요...
오늘은 어제와는 다른 날씨네요.

슬픔의 피에스타라는 이곡, 어디서 들어봤다했는데 tv에서 연주되는 걸 한번 봤었어요!
한번 들은 곡을 기억하다니, 제 귀가 너무 대견한거있죠. ^^
페이스북으로 이런 기타리스트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너무 노티나나요?)

멋진 음악 소개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기회에 스핏츠가 아닌 다른 음악도 진지하게 듣게 되네요.^^

         
Kei 2012/04/05 11:24 edit/delete
SNS 서비스 가입은 꽤 오래 전에 해둿는데 정작 해보는 것은 최근 들어서입니다.
페이스북은 슬금슬금 해보고 있는 중인데
트위터는 여전히 (사용법 뿐만 아니라) 갸웃거려지는 부분이 많아서 멈칫멈칫이구요.
SNS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조화롭게 조절하느냐가 관건인데, 쉽진 않은 것 같아요.

단 한 번 들은 것 만으로 기억하시다니. 굉장한 귀를 가지셨군요!
갓 스무살 쯤엔가는 헤비메탈 음악을 하기도 했다는데 (메탈밴드의 멤버로 음반도 나왔다고)
지금은 플라멩코 기타 연주자로 '젊은 고수'라고 불리는 박주원입니다.
멋진 음악으로 들어주셨다니 방긋방긋.

그럼 하나 더, 이번에는 밝고 템포가 빠른 곡으로요. (역시 페이스북에 링크를 걸어둔 곡입니다)
이탈리아 뮤지션인 에로스 마라조띠(Eros Ramazzotti)의 곡입니다.
2004년 7월 7일, 로마 공연을 담은 DVD <Eros Roma Live>의 첫트랙입니다.

<L'ombra del Gigante(거인의 그림자)>

Con le braccia verso il cielo
ed il cuore un po' più su
non ci sono solo io
non ci sei soltanto tu
a farci compagnia se vuoi
c'è ancora gente
quelli vicini come noi
umanamente
하늘을 향해 팔을 뻗고
부푼 마음
나뿐만이 아냐
너도 혼자가 아냐
우리가 친구가 되길 원한다면
아직도 사람들이 있어
우리처럼
사람다운 사람들이
http://www.youtube.com/watch?v=LUK2KKH-zLE

 -  2012/03/27 10:03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2/03/28 10:54 edit/delete
직장 1년차.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적응기.
직장 3년차.
권태와 매너리즘.
마음을 비우자, 일은 일일 뿐, 이라고 하는데도 어쩔 수 없는 스트레스.

○○님의 '청춘 직장생활' 요약. 잘 읽었습니다.

데이트를 통해서 친구와의 술한잔 둘다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역시 '혼자서 음악을 듣고' 푸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 같다는 ○○님.
아마 공감하시는 분들 많을 듯 해요.

우와아아아~ (놀람!)
녹초가 되어서 귀가한 후 샤워를 마치고 오오타키 에이이치(大滝詠一)의 <カナリア諸島にて>라니!
엄청 깜놀!
최근에 친하게 지내는 어느 덕후와 점심을 먹고 커피 타임에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오타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덕후, 여러모로 덕후이지만 오오타키 쪽으로는 제대로 덕후거든요.
저도 오오타키의 (특히 멜로디를) 음악을 좋아하는데요. (물론 그 덕후가 전도사 역할을 했죠)
제가 혹시 주위에 오타키 좋아하는 사람들 많냐고 했더니
주위에는 저말고 딱 한 사람 정도라고, 아쉬워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님도 오오타키를 즐기실 줄은!
조만간 그 덕후를 페이스북에서 마주치면, "내 주위에도 한 사람 있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

스핏츠도 그렇고 오오타키 에이이치도 그렇고, 말씀하신대로, 역시 치유에는 음악이죠~!
힐링, 힐링!
<Heal the World> 해주는 음악!

+
○○님 덕분에 (아니 때문에!) 몰디브 같은 바닷가로 스노클링하러 떠나고픈 마음 급 뭉글뭉글.
어쩌라구요, 저에게. 프핫!

josh -  2012/03/28 23:03 comment | edit/delete
안녕하세요. 액션님! 저 밑에 지방은 이미 목련이 활짝 피었다던데, 웬일인지 제가 사는 동네는
아직 이쁜 색깔의 꽃은 구경못해보고 있네요. 봄이 시작되면서, 뭔가 활기넘치게 되는 것 같아서
하루하루가 새롭습니다만. 그렇다해도 역시 마음에 불안이라던가, 고민이라던가는 해결되진 않지요.

하지만 포스팅해주신 글을 읽어보니,
누구에게나 에너지드링크같은 곡들은 하나씩 있지않나 싶어요

저에겐 '꿈은 아니야' 라던가 '마사유메'가 그런 곡들이지요. 언젠가 회사생활을 할 때,
지금은 비록 개인사업(?)중이지만.. 그때, 야근을 마치고 돌아오는 사람없는 버스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항상 들었던 노래가 '마사유메'였는데. 무한반복으로 12번인가 듣다가, 결국
잠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올려주신 싯귀절은, 어쩐지. 재밌는 구석이 있네요 ^^
         
Kei 2012/03/29 13:19 edit/delete
오늘 어느 SNS 서비스를 통해 남쪽 소식을 이미지로 받아봤는데
꽃은 활짝 피었어도 아직 '흐드러지게'는 아닌 듯 싶었어요. ^^
서울 경기 지방은 4월 들어서고 조금 바쁘게 움직이면 살짝 땀이 난다 정도 되어야
꽃들과 초록을 만끽할 수 있을 듯 싶네요.

뭐 하나 말끔하게 보이지 않는 삶에서
(고작해야 주말 정도겠지만) 그렇게 계절이라도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울긋불긋 꽃들과 새순의 초록들로 눈이 싱그러워지는 봄날 즐기기.
사월에 들어서면 가능하겠죠? 그런 봄날의 광합성 받으러 나가기도 '에너지 드링크'인데 말입니다.

주중에는 봄날 즐기기, 광합성 받기, 계절 느끼기 대신에 음악으로 에너지 드링크.
<꿈은 아니야>와 <마사유메>가 josh님의 에너지 드링크군요.
두 곡 중 <마사유메>는 제게도 에너지 드링크입니다. ^^

김민정의 시.
사용되는 시어가 상당히 과격해서 입에 담기가 불편해서 그렇지, 강하게 다가오던 시였어요.
그리고 특히 마지막 행 "어머 착해"가 주는 임팩트란.

esperanza -  2012/04/01 02:14 comment | edit/delete
그냥...갑자기 드는 생각....마사무네님은 괜찮으실까..
꽃가루 날리고 누런 모래바람 불텐데...

아직은 겨울처럼 차가운 도시
나도 좀 있으면
꽃가루 날리는 길
웃으며 걷지는 못할거다..

でも
春よ
來い
         
Kei 2012/04/01 02:43 edit/delete
봄을 맞이하면서 꽃가루와 황사를 떠올리면서 마사무네의 안부를 걱정하는 esperanza님.
혹시 esperanza님, 꽃가루 알러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마사무네와 일종의 동병상련? ^^

어제는 종일 이탈리아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오늘 랜덤으로 음악을 듣고 있다가 아르메니아의 기타리스트 아르믹(Armik)의 연주곡이 나오길래
아르믹의 연주만 따로 지정해서 한두 시간 동안 그것만 들었습니다.
듣던 중 봄에 알맞는 곡이 나왔는데 괜찮아서 제목이 뭐지? 해서 보니까 마침 <Esperanza>였어요.
(익숙치 않은 언어의 제목의 노래나 연주곡 등은 제목에 신경 끄고 듣게 되어서요)

뭔가 봄맞이의 발랄함도 느껴지면서 한편 플라맹코 기타 사운드의 슬픔도 있어서 묘한 느낌.
아르믹의 2010년 음반 <Besos(입맞춤)> 수록곡인데요. 괜히 권해봅니다. ^^

Armik - Esperanza
http://www.youtube.com/watch?v=FzCpzdo3nWs

esperanza -  2012/04/01 02:31 comment | edit/delete
きかせてよ..........

흔한 사랑 노래라도 마사무네님이 부르면 흔하지 않죠..
정말 좋네요...

사는 일 힘들죠
오늘도 내일도 살아갈 일 힘들테지만 .....

그의 노래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스핏츠의 음악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Kei 2012/04/01 02:53 edit/delete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 중에 이탈리아의 에로스 라마조띠(Eros Ramazzotti)라고 있는데요.
주로 CD로만 들었는데 엊그제 CD를 다 꺼내놓고 리핑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팟이 오락가락해서 초기화 해야 하는 바람에 그김에 리핑한 에로스의 음원만 집어넣었습니다.
오늘 운전하면서 랜덤으로 들었는데, 정말 좋다! 하는 느낌이 예전처럼 또 들어서 더 좋앗답니다.
역시 음악은 좋은 거라는, 당연한 생각을 또 했지요.

살면서 지루할 때, 권태로울 때, 또는 힘이 들 떄 음악은 큰 도움이 되죠?
스핏츠의 노래는 더더욱 그렇죠. esperanza님이나 저 같은 사람에게는요.

언젠가 스핏츠 팬 분 중 한 분이 이 노래 <聞かせてよ>를 두고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 노래는 팬들을 위한 노래라고. 이 노래에서 '君' 즉 '너'는 바로 '우리'를 뜻한다고.
오랫동안 스핏츠의 노래를 사랑해준 팬들을 위한, 스핏츠의 답가라는 의미 같았습니다.

정말, 스핏츠의 음악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삶은여행 -  2012/05/18 04:17 comment | edit/delete
지금 핸드폰으로 이곳을 둘러보는 탓에 음악이 들리지 않아요.
지금 이 시간에 들으면 딱 좋을 것 같은데. 아니 듣고 싶은데...^^
이 글을 읽으니 불특정 다수를 향한 노랫말이 콕 찝어 나를 위로하는 말로
들리는 일. 참 고맙고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Kei 2012/05/18 10:52 edit/delete
안드로이드 계열의 휴대폰은 어떤지 몰라도
아이폰, 아이패드 등 그러니까 사파리를 통해서 들어오면 음악이 들리지 않더군요.
주위에 IT전문가에게 해결 방법을 물어볼까 하다가 그냥 관뒀습니다.
어째도 휴대폰의 작은 화면에서는 텍스트의 편집 등도 문제가 되는 판에 손대자면 그것도 손대야 하고.

안들리신다니 특히 이 노래는 아쉽습니다. 그렇죠?
어쿠스틱 기타의 부드러운 스트로크 사운드가 나오기 전에 자그마하게 들리는 소리,
이 노래 시작할 때 마치 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느낌의 소리가 살짝 나잖아요?
일렉트릭 기타로 내는 그 소리가 자그맣게 들리다가 어쿠스틱 기타의 부드러운 스트로크가 시작되는 인트로.
그 따뜻함을 휴대폰으로는 알 수 없으니, 흙!!!
더구나 새벽 시간이면 더욱 부드럽게 우리의 귀를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소린데.

특정한 누군가를 두고 만든 노래가 아니라 해도
특정한 누구가 이 노래를 바로 자기자신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
삶은여행님의 표현처럼 '고맙고 멋진 일'이지요.

마사무네도 자신의 노래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들리기도 한다는 것, 그런 짐작을 한두 번 했을 것 같습니다.

해커 -  2012/06/03 19:08 comment | edit/delete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 나오니 참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주말 막판에 이 곳에 들렀네요.

주말이 끝나가는 것도 잠시. 오늘은 기분이 참 좋습니다.

오랫동안 갈망하던 일이 언제인지 정확히 기약할 순 없지만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더 커졌거든요.

행복감에 젖어 있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요.

모니터 앞에서도 피식피식 웃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네요.

케이님은 오늘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성큼 다가온 더위에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맥주 한잔 하면서 여유 있게 보내셨는지요?
(커피인지 맥주인지 혹은 다른 음료인지 취향을 모르므로 제 취향으로 말씀드렸네요.)

남은 주말 잘 보내세요.

케이님의 글은 참 좋습니다!
         
Kei 2012/06/03 23:14 edit/delete
해커님 덕분에 두어달 전에 쓴 글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다시 읽고보니, 글 말미에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 무렵"이라고 썼는데
얼마 전 그 친구와의 이야기로 짐작하면 '상반기 말' 즉 이달 중에 연봉협상을 하게 될 듯 하네요.

주말이 끝날 무렵 '어김없이' 들리신다니, 정기적으로 들려주신다는 말씀에 꾸우벅! 고맙습니다.

"오랫동안 갈망하던 일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
구체적으로 무슨 일인지는 제가 알 수 없습니다만
(요정도만 표현하시는 걸 보면 상당히 개인적인 일이겠지요)
그것이 학업과 관련된 것이든 업무와 관련된 것이든 연애와 관련된 것이든
아예 대놓고 '돈'과 관련된 것이든 뭐든, 정말 기분이 확 좋아지는 일이겠군요.

저도 가끔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아, 저도 몰래 피식피식 웃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거 말입니다.
저는 아이패드에 커다랗게 띄워놓은 SNS화면 앞에서 가끔 그럽니다.

오늘 어떻게 지냈나구요?
음음··· 오늘은 점심 때 쯤에 친구를 만나서 이 얘기 저 얘기 하면서 설렁설렁 느긋느긋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문병갈 일도 있어서 친구와 헤어져서 병원 나들이도 했구요.
저녁 먹으러 갔다가 마침 저녁 식사를 한 곳이 쇼핑몰이라서 유니클로에 들어가서 티셔츠도 샀습니다.
마침 해커님께서 물으시는 바람에 이렇게 써놓고 보니, 상당히 여러가지를 치른 듯하네요.

아, 음료 이야기하니까 말입니다.
오늘 날씨가 더워서 찬 음료를 마시긴 했는데 너무 더워서 조금 오버했어요.
스무디 종류를 마셨는데 결국 남겼답니다.
얼마 전에 제가 건대 앞의 <건대다방>이라는 커피숍에서 (이름 참 마음에 들지 않나요? 21세기에 '다방'이라니)
라임 모히토를 마셧는데요. 가격은 무려 6.800원! 엔간한 밥값보다 더 비싼 음료였는데 좋았습니다.
혹시 그 가격이 부담됨에도 불구하고 Kei가 권하니까 한번 마셔봐? 싶으시다면, 후훗~ 권해봅니다.
사시는 곳 또 주로 다니시는 곳이 어느쪽인지 모르긴 하지만 혹시 건대 앞에 가시면.
'레몬' 말고 '라임' 권해봅니다.
(제가 먹는 이야기를 꺼내면 이렇게 일없이 말이 많아지고 옆길로 샌답니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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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전부를 있는 그대로 君のすべてを ありのまま
  ガーベラ Gerbera 거베라

삼십대심보선

 나 다 자랐다, 삼십대, 청춘은 껌처럼 씹고 버렸다, 가끔 눈물이 흘렀으나 그것을 기적이라 믿지 않았다, 다만 깜짝 놀라 친구들에게 전화질이나 해댈 뿐, 뭐 하고 사니, 산책은 나의 종교, 하품은 나의 기도문, 귀의할 곳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지, 공원에 나가 사진도 찍고 김밥도 먹었다, 평화로웠으나, 삼십대, 평화가 그리 믿을 만한 것이겠나, 비행운에 할퀴운 하늘이 순식간에 아무는 것을 잔디밭에 누워 바라보았다, 내 속 어딘가 고여 있는 하얀 피, 꿈속에, 니가 나타났다, 다음 날 꿈에도, 같은 자리에 니가 서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너랑 닮은 새였다 (제발 날아가지 마), 삼십대, 다 자랐는데 왜 사나, 사랑은 여전히 오는가, 여전히 아픈가, 여전히 신열에 몸 들뜨나, 산책에서 돌아오면 이 텅 빈 방, 누군가 잠시 들러 침만 뱉고 떠나도, 한 계절 따뜻하리, 음악을 고르고, 차를 끓이고, 책장을 넘기고, 화분에 물을 주고, 이것을 아늑한 휴일이라 부른다면, 뭐, 그렇다 치자, 창밖, 가을비 내린다, 삼십대, 나 흐르는 빗물 오래오래 바라보며, 사는 둥 마는 둥, 살아간다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삼십대.

하루 정도는 날밤 새운다 해도 잠깐 눈만 붙이는 쪽잠만으로도 말짱해지는 체력이겠지만
적당한 수준의 자극을 받으면 곧바로 불끈거리는 성욕 탓에 가끔 당혹스럽기도 하겠지만
어떤 삼십대는 '성장은 이제 끝 지금부터는 쇠락의 시작'인 듯해서 서글퍼 할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또는 아직도) 청춘이지만··· 나 다 자랐다, 고.

시인이 읖조리듯,
기적은 분명 아니지만 마치 기적처럼 가끔 눈물이 흐를 만큼 감동받을 때도 있는데
이를테면 꿈 속에서 새의 모습을 한 니가 나타나는 것을 볼 때라든가.
하지만 스물네 시간 내내 꿈만 꿀 수 없듯이 그런 순간은 잠깐이고
많은 시간을 그저 사는 둥 마는 둥 살아가고 있는 듯한 삼십대.
또는 (누군가는) 돌아보니 교정할 틈도 없이 이미 그렇게 지나가버리고 만 삼십대.

시인이 잠시 가정하듯,
음악을 고르고 커피를 마시고 책장을 넘기고 화분에 물을 주면서
그렇게 지낸 휴일을 두고 아늑한 휴일이었다면서 자위할 수도 있겠지만.


ガーベラスピッツ

ガーベラ 汚れたホシの隅 まだ何かを待っていた
アンテナ広げて あてもない空 扉ふたつ開いて

ハロー ハロー ハロー 闇の中 手が触れた
白い闇の中で

ガーべラ 都合よく はばたけたなら ここにいなかった
チープな定めで 流れ着いたよ 匂いのある花園

ハロー ハロー ハロー ありのまま 受け止める
今 君のすべて

ハロー ハロー ハロー よろしくね 繋がってる
命に甘えて
ハロー ハロー ハロー ありのまま 受け止める
今 君のすべて

作詞・作曲 ∶ 草野正宗
거베라스핏츠

거베라 때묻은 별의 귀퉁이 아직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테나 세우니 정처 없는 하늘 문 양쪽 열리고

헬로 헬로 헬로 어둠 속 손이 닿았다
하얀 어둠 속에서

거베라 때마침 날 수 있었더라면 여기에 없었던
값싼 운명으로 흘러 도착했겠지 향기 나는 화원

헬로 헬로 헬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지금 너의 전부

헬로 헬로 헬로 잘 부탁해 이어지고 있다
생명에 기대어
헬로 헬로 헬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지금 너의 전부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앞의 시인처럼 (화분에 물을 주기까진 하지 않았지만) 음악을 고르고 커피를 마시고 시집을 뒤적이는 주말.
지금은 스핏츠(スピッツ)의 노래 하나를 반복해서 들으며 심보선의 『삼십대』를 다시 눈으로 천천히 읽는다.

사랑은 여전히 오는가
여전히 아픈가
여전히 신열에 몸 들뜨나


왜 아니겠는가.
사랑이든 아픔이든 어떤 이유에서 몸이 뜨거워져서 들뜨든
그게 어디 특정 세대만이 겪는 증상일까.
그게 어디 홍역처럼 한 번 앓고 나면 두 번 다시 겪지 못하는 증상이냐구.

손이 닿았다
하얀 어둠 속에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지금 너의 전부
, 를.

게다가 스핏츠도 이렇게 노래하고 마당에.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03/12 03:56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8)
  Tags : Spitz, スピッツ, 亀田誠治, 스핏츠, 심보선, 카메다 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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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eranza -  2012/05/04 02:13 comment | edit/delete
거베라의 꽃말은 "신비로움" 이라는데....
생명의 신비로 이어진 그들인가요.....


그런데 시장엘 가도 거베라를 사 온적은 한번도 없네요...저에게는 손이 안가는 꽃이죠.
한 송이 한 송이 비닐 커버같은 걸 씌워서 팔거나 장식하는것도 맘에 안 들었구요..
어떤 이유에서는... 조금.. 무섭기도 했고요...

장미, 후리지아, 리시안, 튤립, 소국....... 계절마다 가끔 한 단 씩 사들고 오긴했어도...
거베라는 ...

하지만
처음 듣는곡인데도...
역시 마사무네님의 곡은 그냥
들으면 들으면 들으면 ...좋아지네요...
신비롭습니다^^

つながってる
いのちにあまえて
ありのままうけとめる
いまきみのすべて



         
Kei 2012/05/04 15:33 edit/delete
이 아름다운 발라드 <ガーベラ>가 첨부된 글에 댓글이 하나도 없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물론 온전히 그다지 재미없는 제 글 탓이긴 하지만요 (esperanza님. 고맙습니다)

esperaza님께서 꽃말에 주목해주신 덕분에 저도 한번 찾아봤습니다.

빨강색 거베라.
불타는 신비의 사랑. 항상 전진. 챌린지.

핑크색 거베라.
열애. 숭고한 사랑. 동심으로 돌아감.

오렌지색 거베라.
신비. 모험심. 참을성.

노랑색 거베라.
궁극의 사랑. 궁극의 아름다움. 친화력.

흰색 거베라.
희망. 성실.

그 어떤 색깔의 거베라든, 가지고 있는 꽃말이 최고군요. ^^

삶은여행 -  2012/05/18 05:14 comment | edit/delete
역시나 핸드폰으로는 안되겠어요. 기어코 컴퓨터를 켜고 말았습니다.
켜길 잘했어요 듣길 잘했어요...^^
심보선 시인을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어디선가 눈앞에 없는 사람의 시 한편을 올려놓은걸
우연히 읽고 구입해서 읽어봤는데, 그 뒤로 빠졌지요:-)
책을 얼마 전 말레이시아 여행에 들고 갔었는데 어찌어찌 해서 그곳에 계신 한국분께 선물로 드리게 되어
한국에 오자마자 다시 샀기도 했어요...^^ 슬픔이 없는 십오초도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좋은 음악과 좋아하는 시인의 글을 둘 다 만나다니, 이번 케이님의 글은 더더욱 좋아요.
그런데, 글의 두 번째 사진의 뒷모습은 누구인가요?'_'




         
Kei 2012/05/18 12:27 edit/delete
제가 쓰는 글이 두서없고 일없이 길어지거나 또는 옆길로 새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실 스핏츠의 음악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난삽한 비문 같을 때가 많을 듯 싶어요.
다행입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읽어주셔서. (덕분에 제 단점이 가려질테니까요, 후훗)

<눈앞에 없는 사람>은 아직 읽어보질 못했어요,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시집은 꽤 여러 권 가지고 있는 편인데 그게 아직 없어요.
책 사지 말자 책 사지 말자, 이런 주문을 자주 내뱉는데 후훗~ 삶은여행님 덕분에 아니 때문에(!)
조만간 <눈앞에 없는 사람> 이 시집을 또 살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의 두번째 사진의 뒷모습.
검정색 반팔 티셔츠에 노랑색 반바지를 입은 그 사진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제 친구입니다.
저하고 나이 차이는 나는 사이이지만 엔간한 것 다 트고 지내는, 말그대로 친구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에피소드라고 적시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마이스핏츠>의 여러 에피소드에 등장했던 친구이기도 합니다.
그러는 동안, 인터넷 공간 어느 구석에서 자신이 그렇게 등장하는 줄을 본인은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요. ^^

삶은여행 -  2012/05/19 04:36 comment | edit/delete
늘 어쩜 이렇게 꼭 맞는 둘일까-라고 생각해요. 스핏츠의 음악과 케이님의 글은:-)
다시 덧글들을 읽어보니, 어제 주인없는 집에 와서 실컷 난장판 만들고 간 것 같아
부끄럽지 뭐에요......'_' 정말로 신세 많았습니다-^^;

문학과 지성사의 시집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이 났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눈앞에 없는 사람 책 단면엔 mj이니셜이 쓰여있어요.
문학과 지성사의 이니셜 같아요. 어쩌면 마이클 잭슨일 수도 있고요ㅎ 아님 메리 제인?ㅎ
그래서 제가 가진 문학과 지성사의 다른 책들을 살펴봤더니,
다른 책들엔 이 이니셜이 없더라고요-
케이님이 가지고 계신 시집들에도 책 단면에도 'mj'가 있나요?

         
Kei 2012/05/19 10:01 edit/delete
저는 처음에 표지 장정에 'mj'라는, 문학과지성사의 약칭(으로 추정되는) 표기가 있다는 건 줄 알았어요.
그래서 아마 예전에는 그런 표기가 없다가 최근 그런 표기가 생기고 최근 판본에는 그게 있나보다 했죠.
서른 권 쯤 되는 문지시선을 다 꺼내놓고 살펴보기는 좀 그래서 당장 곁에 있는 세 권을 살펴봤습니다.
셋 다 없더군요. 자연스럽게 '번호'를 봤습니다. 346. 370. 394.
혹시 시선집 번호가 100단위인가 200단위인가를 본 거죠.
100, 200 정도의 예전 시집이면 없을테고 요즘 시집이라면, 하고 무심결에 봤는데··· 아, 이런.
엉뚱한 곳에서 발견했습니다. mj 아니 정확히는 MJ를.

시인선 394. 박형준 시집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여기에 있었어요. MJ.
그러니까 표지가 아니고 좁다란 윗 단면에 파란색 스탬프로 찍은 MJ요.
다른 책의 경우 그 책이 판매된 날의 날짜가 빨강색 스탬프로 찍혀있거나 그런데··· 이것만 파란색 MJ요.

지금 막연히 든 생각인데요. (그러니까 틀릴 확률이 더 높은 제 마음대로의 상상이라는 거죠)
날짜 스탬프는 오프라인 서점에서 게산할 때 서점 직원이 찍어주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게 찍혀 있지 않고 그냥 MJ만 찍힌 것은
온라인으로 판매한 책의 경우 출판사에서 그렇게 찍어두지 않나··· 하는 거죠.

실은 박형준 시집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이 시집을 제가 사게 된 루트가 조금 달라서 그런 짐작을 했어요.
저는 책 구매를 오프라인으로 주로 하는데요. (할인 혜택이 없어도 서점에서 '만져보고' 사는 타입이라서)
MJ 스탬프가 찍힌 이 시집은, 언젠가 스핏츠 팬 모임에서 경매로 나온 것을 제가 산 것이었어요.
그러니까 맨 처음 구매가 어디서 이루어졌는지 모른다는 건데,
막연한 짐작이지만 경매로 내놓은 그 분은 아마 온라인으로 구매하지 않았을까 해서요.

삶은여행님 덕분에 후훗~ 제 마음대로 출판사의 '판매처별 구분 스탬프'에 대한 상상을 해보게 되네요.

+
스핏츠의 음악에 꼭 맞는 글이라는 말씀, 칭찬도 그렇게 엄청난 칭찬을 하시다니, 몸둘 바 모르겠습니다.
엊그제의 댓글이 [마이스핏츠]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면, 매일 난장판이어도 좋습니다. ^^
고맙습니다.

삶은여행 -  2012/05/23 04:07 comment | edit/delete
케이님의 생각이 맞는 것 같아요.
그 시집 두 권 다 인터넷으로 구매를 했거든요. 스탬프가 없는 책은 서점에서 구매를 했고...
의외로 명쾌하게 해결이...^^
곁에 있는 세 권에서 발견하셔서 다행이에요. 귀찮게 해 드린 것 같아서...^^;

케이님 덧글 보고, 서점에 가고 싶다..벼르다가 오늘, 자정 지났으니 어제. 다녀왔다가 큰 수확 하고 왔어요.
예전부터 구하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인터넷 여기저기 구해도 없더라고요.
그 책이 1996년에 나온 책인데 절판됐다고 해서 포기했었는데..
서점에 갔다가 그 책을 구했어요. 으하하하하.
책을 찾아준 직원이 내어주기 미안해 할 정도로 새책이 헌책 같은 모습인 것도 재미있었지만,
책 가격이 5천5백 원이었어요. 딱 그때의 책 가격.ㅎ
용케 서점에서 살아 남았네 싶어 어찌나 대견하든지...^^
그러니까 여기 왔다 가면, 좋은 일이 생긴다니까요.ㅎ
         
Kei 2012/05/23 11:57 edit/delete
저도 덕분에 소소한 궁금증을 해결한 듯 합니다.
귀찮게 해주신 건 없어요, 후훗. 사실 나머지 문지 시집을 뒤져보기는 이미 귀찮았거든요.
책꽂이에 문학과 지성사 시선집, 민음사 시선집 등등 여러 권이 꽂혀 있는 부분엔 이미 겹으로 꽂혀 있어서요.
시집의 크기라는 게 다른 장르의 책보다 크기가 작다보니 그 부분은 그 앞 쪽으로 또 다른 책들이 자리 잡아 있거든요.
그 바람에 꺼내보려면 다른 책을을 다 꺼내야 하는 바람에, 게으른 제가 이미 포기했었지요.
(만약 곁에 두고 있는 그 '최근의 세 권'에서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으면 뒤졌을런지는 모르겠지만)

갖고 싶었던 책, 그러나 절판된 책, 서점에서 구하시다니, 이건 정말 축하드릴 일이군요.
거기다가 가격도 착하다 못해 어리석어 보이는 가격. 와아!
저도 예전에 손바닥 만한 가톨릭 기도서 한 권을 천 원도 안되는 가격에 정식 구매한 적이 있어요.
삶은여행님과 마찬가지로 어느 서점의 귀퉁이에서 발견한 것이었죠.
가격도 가격이지만, 활자가 지면에 도톰해 보이는 듯한 옛날식 인쇄, 그리고 마치 북한의 책(?)처럼 느껴지는 구식 폰트.

[마이스핏츠]에 왔다 가서 좋은 일이 생긴다고 느끼신 점,
뿌듯하게 (건방지게도) 고개를 약간 앞으로 내밀고 사양없이 받아들이겠습니다! 방긋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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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더 '레알' 정글 ウェルカム・トゥ・ザ・リアル・ジャングル
  ありふれた人生 Arifureta Jinsei 흔한 인생

한낮에도 영하의 날씨로 움츠려들던 며칠 전 오후.
건너편 테이블에 있던 손님들이 나가고 나자 우리 둘만 남은 어느 커피숍 이층.
보안 관련 업체에서 면접을 보고 온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 평범하게 산다는 건 정말 힘들어···, 안그래?

진학 그리고 사회에의 진출 등, 이십 대 시절 몇몇 전환점에서 그가 스스로 선택했던 길.
그는 그 선택의 순간들을 얘기하면서 '난 왜 이럴까' 하는 자괴감에 젖은 목소리를 냈다.
그런 경우 허물없는 우리 사이가 그렇듯 평소 같으면 적당히 쌍욕을 섞어가며
사지 멀쩡하고 앞날이 창창한데 뭔 약해 빠진 소리냐며 손사래를 쳤을텐데.
그날 그러지 못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고 있는 이십 대 중반 정도의 나이라면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위로와 격려로 당사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대학을 졸업한 지도 제법 몇 년이 지났거나 이미 직장도 한두 차례 바꿔본 연령대라면
'란도쌤' 방식의 다독거림에 돌아오는 응답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는 볼멘 소리일테니.

'나는 남다른 인생을 살 것이다' 라는 꿈을, 누구나 한때는 꾼 적이 있을 것이다.
꿈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니, 과거(완료)형의 꿈만이 아니라 지금도 그런 꿈을 가지고 있을 거다.
넥타이 색깔만 바뀔 뿐 매일 다를 게 하나 없는 회사원으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지는 않겠다든지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지금 당장 확정지을 순 없어도 이를테면 글로벌한 삶을 살고 싶다든지
의사, 변호사 같이 뻔한 직종은 아니면서도 그만큼 고소득인 전문직 타이틀의 명함을 가질 거라든지
또는 그냥 '난 부자가 될 거야'와 같이 단순해 보이지만 누구에게라도 만만치 않게 어려울 수 있는 꿈이든지
아무튼 구체적이든 다소 막연하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지 않으리라는 꿈.

그 친구도 대학생이던 시절에는 아마 그랬을 것이고
졸업 후 다녔던 한두군데 직장에 몸담고 있을 무렵에도 어떤 특별한 꿈을 꾸고 있었을 거다.
그 업무에 있어서는 사오 년 안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가 될 거라든지
동료는 물론 상급자들조차도 자신을 부러워할 만큼 인센티브를 챙겨 수 년 안에 '억!' 소리를 내고
언젠가는 그 업종 또는 유사한 업종의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CEO가 될 거라든지.

아마 그런 꿈을 꾸었을지도 모르는 그가 삼십 대가 된 지금,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다.
특별한 건 고사하고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 정말 너무 힘들다고.
···.


그는 저녁에 여자친구를 만날 거라면서 별일 없으면 나더러 같이 만나자고 했다.
그의 여자친구는 이미 두어 차례 만난 적이 있어서 그다지 어색하지 않기에 그러자고 했는데
처음엔 홍대 앞에서 만나서 가볍게 라멘이나 덮밥을 먹으려다가 생각을 고쳐 먹었다.
심사가 편치 못해 바닥에서 허우적거릴 때는 조금 무리해서 호사를 부릴 필요가 있는 거다.
그래서 그날 저녁 우리는 그 흔한 할인카드 하나 없었지만 페밀리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에피타이저부터 메인 디시까지 식탁이 좁아 수시로 정리를 해야 할 만큼 풍성한 저녁을 즐겼다.

그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낮에 들었던 그의 푸념,
"평범하게 산다는 건 정말 힘들어···, 안그래?"
머리 속에서 그 말이 계속 맴돌았다.


● 흔한 인생, 열기


웰컴 투 더 정글.
사회에 첫발을 내딛던 이십 대 후반에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두려움보다는 투지가 불타올랐을텐데.
그리고 딴에는 죽자고 달렸고 아니다 싶을 때는 말을 갈아타고 달리기도 했는데.
그러다 드디어 스스로 무언가 해내고 있다는 느낌을 어렴풋하게 받기까지 했을텐데.
졸업하고 취업하면, 또는 일단 저지르고 나면 시야가 그래도 어느 만큼은 맑아질 줄 알았을텐데.
조심스레 손을 펴봤지만 쥐어진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두툼해져가던 지갑도 어느새 다시 얇아진 느낌.
그 친구, 처음부터 다시 뛰어야 하는 현실을 무겁게 그리고 무섭게 느낀 듯 했다.

ありふれた人生を探していた 傷つきたくないから
空回るがんばりで許されてた 現実は怖いな
흔한 인생을 찾고 있었네 상처입고 싶지 않으니까
겉도는 인내력으로 용서받고 있었던 현실은 무섭구나

그가 아직 서른이 되기 전인 스물몇 살 또래라면
그나마 '겉돌아도 잘 버티기만 하면 용서받고(空回るがんばりで許されて)' 그럴지 모른다.
하지만 삼십 대에 이미 들어서 있는 그 친구.
이제는 그저 버티기만 해서는 자칫 해답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친구가 내게 며칠 전 그날 그리고 그 전에도 몇 번 말했듯이
평범하게 산다는 것, 다시 말해 '흔한 인생(ありふれた人生)'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또, 웰컴 투 더 정글.
이십 대 후반보다 더 빡셀 것이 분명한, 웰컴 투 더 '레알' 정글.

이거 봐, ○○.
힘들었겠지만 지금까지는 진짜 정글이 아니라 사파리였을지도 몰라.
비싼 입장료 주고 들어간 사파리에서 정글 체험 제대로 한번 했다고 생각해.
이제부터가 진짜 '레알' 정글일테니 주먹 불끈하라구.
이때까지보다 분명 더 힘들 거야.
이거 뚫고 나가면 돼. 못할 것도 없잖아?
나는 너를 여전히, 믿어.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ありふれた人生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02/20 14:08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2)
  Tags : Spitz, スピッツ, 亀田誠治, 皆川真人, 金原千恵子, 金原千恵子グループ, 미나가와 마코토, 스핏츠, 카메다 세이지, 킨바라 치에코, 킨바라 치에코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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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2/20 15:28 comment | edit/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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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2012/02/20 15:51 edit/delete
○○님, 반갑습니다. 저로서는 오늘 처음 뵙게 되는 분이네요. ^^
가끔 들려주셨다니, 고맙습니다.

이번 에피소드가 마음에 와닿으셨나요?
아마도 ○○님도 제 친구와 비슷한 사정 또는 고민이 있으신지도.
취업 문제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들어설 때만이 아니겠지요.
이번 글에 이야기되는 제 친구도 이번이 첫고민이 아니랍니다.
어딘가에 스카우트되어 직장을 옮기는 사람도 고민이 있을텐데, 그런 경우가 아닐 때는 매우 힘들죠.
취업은 정말, 정년 퇴직을 맞이하는 오십대, 육십대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고민이기도 하지요.

결국은 스스로 감당해야만 하는 문제이지만, 친구로서 옆에서 바라보는 입장도 편치 못합니다.
그저 이렇게 스핏츠의 노래가 혹시라도 그에게 위로가 될까 격려가 될까 하는 마음 정도지요.

스핏츠 노래는 끝없는 바다 같은 느낌이라는 ○○님의 표현.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이렇게 스핏츠 노래를 배경 삼아 제 주위를 이야기 하는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자주 들려주시고 이런저런 이야기 건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2012/02/21 00:27 comment | edit/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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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2012/02/21 01:13 edit/delete
담백하게 읽어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런데 사실 쓰는 동안 우울해지기도 해서 지워버릴까도 생각했던 글입니다.

조금 전에 그 친구로부터 문자 메세지가 왔습니다. "모해?"
늦은 밤, 그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딱히 새로운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어떤 분위기인지 ○○님께서 짐작하실 만한 그런 분위기의 심야통화지요)

○○님의 경우는, 말씀하신대로,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니지만 평범한 일도 아닌 것 같아요.
평범의 반댓말은 '비범'일텐데 ○○님의 경우를 두고 비범하다고 하기는 사실 아니고
특별할 건 아니지만 남다른 것이기는 할테지요.

조금은 남다른 삶을 영위하는 가운데 ○○님께서 그 남다른 삶에서
익사이팅한 것도 누릴 수 있고 또 'down & out' 되는 경우를 만나기도 했겠지요.
남다른 삶에서 생기는 네거티브를 극복하는데 스핏츠의 이 노래가 한몫을 했다면,
정말 ○○님께 스핏츠는 특별한 밴드가 되었을 것 같아요. ^^

저처럼, 스트링스 반주가 들어가는 어레인지먼트를 좋아하신다니, Kei는 방긋방긋!

이 노래, 제가 <스베니아> 앨범을 처음 들었던 그 즈음에는 가장 좋아하던 곡이었습니다.
그 당시, 나중에 [myspitzstory···]에 이 노래를 포스팅한다면,
아마 '이별 이후의 심정'을 이야기할 때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더랬죠.
이렇게 삼십 대의 웰컴 투 더 '레알' 정글 이야기에 이 노래를 포스팅하게 될 줄은. -_-;

+
비공개 댓글이 이어지는군요.
아무래도 '우울한 글'에는 공감의 댓글도 드러내놓고는 말하고 싶지 않은 댓글이 되나봐요. 후훗~

         
2012/02/25 23:19 edit/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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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2012/02/26 19:26 edit/delete
'케이' 토미 리 존스, 후훗!
토미 리 존스는 마침 제가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하고 또 <MIB>도 제가 좋아하는 SF영화 중 하나입니다.
거기서 저를 떠올리셨다니, 괜히 감사감사!

가족, 친구 등 사랑하는 사람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뿌듯해 하는 심정.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는 그 성장의 속도가 '광속'이기에 놀람의 심정으로 뿌듯하지요.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페친'이 올린 사진에서 다람쥐 같이 귀여운 아기의 사진을 봤는데요.
귀엽기가 장난 아니어서 (아기들 사진은 다 귀엽지만 그건 정말!) 확대시켜 놓고 한참 봤습니다.

저는 <스베니아> 앨범 처음 들었을 때 이 곡이 가장 좋았어요.
(타이 업된 곡들 포함해서 모든 곡 중에서요)
그런데 노래를 들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님처럼 많이 달라졌습니다.
원래 이 노래 들을 때의 심정은 지금과는 전혀 달랐는데
[myspitz story ···]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포스팅을 하고 나면 포스팅한 글 내용과 노래가 '붙어버려서' 이 곡 역시 이제는 앞서 얘기한 그 친구 생각만 납니다.

요즘 며칠 따뜻해져서 좀 추워졌다 해도 뭐 그래봤자겠지 싶은 심정으로 나갔는데
다리가 은근히 추워오는 게 (약간 '얼었다'는 느낌 있잖아요?) 이거 방심하면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후훗.

삶은여행 -  2012/02/21 11:33 comment | edit/delete
하지만, 저도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아요...^^

오는 7월에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마음먹고 있는 저로서는
공감하기엔 두렵고, 외면하기엔 상황과 나이가 그닥 어리지 않다는(...)점이
너무 현실이라서(...)


그래도 특별한 사건이 없는 이상, 저는 평균 수명인 80대까지 살 것이고,
정글에서 부대껴야 할 것이니,
정말로 '못 할 것도 없잖아? (못하면 안되잖아...)로, 버티려고 합니다.^^

사실 그닥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서...
회사 그만두고 쉬다보면 난 좀 더 괜찮은 어른이 되어 있을 것이다!라는
막연한 자기합리화만 하고 있어요.ㅎ

오늘도 위로 받고 갑니다:D


         
Kei 2012/02/21 13:23 edit/delete
무겁고 그리고 무서운 현실 앞에서 잠시는 고개를 돌릴 수 있지만 계속해서 외면할 수는 없겠지요.
나이가 많다 적다 하는 것은, 현재의 상황 인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적인 것일텐데
요즘 유행하는 말로 '호모 헌드레드'라는 걸 기준으로 삼으면 삼십 대는 아직 '어린' 나이겠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적어도 스물 몇 살이 넘으면 자신의 경제를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나이인지라,
삼십 대에 들어서 있으면서 최소한의 경제를 담당하지 못하면 난감한 것이 많은 청춘들의 현실이지요.
생존을 위한 숙식은, 그러니까 먹고 자는 것만은 부모님께 의지할 수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품위유지비용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 되어야 하지요.

직장을 (잠시) 그만두고 있다든지, 근로기준법 하한선의 수입으로 지내고 있다든지 그럴 때
보고 싶은 영화도 보려니 부담스럽고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에선 주머니 사정을 머릿속으로 계산해야 하고
여친/남친과의 데이트에서 메뉴 선택이나 데이트 일정에 고민하는 자신이 치사스럽기도 하고, 그렇죠.

대학은 이미 몇 년 전에 졸업햇는데, 방금 얘기한 그런 시절을 지금 지나치고 있는 이십 대, 삼십 대라면
아프지 않고 사는 수명이라는 건강 수명만 해도 70~80이라는 통계가 나오는 현실에, 숨이 턱 막히기도 합니다.
이 한계 상황은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어떻게 해야 끝낼 수 있지? 싶죠. 휴우~.

결국에는, 삶은여행님 말씀처럼, "못하면 안되잖아"입니다.
방법론은 제각각이 찾아야겠지요.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
(도덕, 윤리적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경제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힘든 것 같아요.
이번 글에서 제 친구가 정말 힘들다고 제게 푸념했다는, "평범하게 산다는 것" 그것과 합치자면,
"평범하게 살면서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
지금 삼십 대라면, 앞으로 사오십년을 그럴 수 있기 위해 정진해야 한다는 것인데
아니, 도대체 무슨 수로? 싶기도 할 겁니다. (이 답글을 쓰고 있는 저 역시, 어익후! 싶어요)

해답 모를 글에, 위로를 받고 가신다니, 그저 부끄럽고 고맙습니다.

+
점심식사는 맛있게 하셨는지요?

삶은여행 -  2012/02/22 13:52 comment | edit/delete
어제 점심을 물어보셨는데, 대답은 오늘 점심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네, 배가 빠방-해서 사무실에 앉아있습니다.
점심 때 물을 너-무 먹었더니..

오전에 잔뜩 스트레스를 받아서 매운 음식을 먹고왔어요.
그래서 물을 너무 먹었더니.. 배는 터질 것 같고, 스트레스는 풀리지 않고.ㅎ
남들은 매운 음식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해서
몇 번 따라해보지만, 늘 안됩니다. 매운음식 먹으면 매워서 짜증이 더 나요.ㅎ

점심식사는 맛있게 하셨어요?ㅎ


         
Kei 2012/02/24 02:08 edit/delete
저는 오늘 점심 이야기.
오늘 점심 때에에는 적극적으로 살 빼려고 하지 않는 평소의 느긋함을 좀 바꿔보자 싶어서
점심에 식빵 몇 장과 커피 한 잔 정도로 하자, 싶었습니다.

식빵 넉 장, 까지는 좋았습니다만 ㅎㅎ 그리고 소스를 끼얹은 파프리카, 거기까지도 괜찮았는데
냉장고를 열고 콜라 한 캔을 마시고 (커피도 마셨으면서!) 식탁에 보이는 과자까지 먹었습니다.
아, 딸기 먹은 것도 있군요. (마지막 한 개를 꾹 참고 남겨뒀다는 이상한 자부심!)
아무튼 그 결과, 짭쪼롬한 걸 먹지 않아서 입 안은 달큰하기만 한 것이
뭔가 상당히 부족한 느낌이 오후 내내 지속되었습니다. (머릿속은 짬뽕 생각만 간절)

살 뺀다는 것, 이거 서울대학교 들어가는 것보다 더 힘든 것 같아요.

 -  2012/02/24 21:47 comment | edit/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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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2012/02/24 22:42 edit/delete
○○님. 제 친구 하나가 지금 현재 ○○님과 상당히 비슷한 경우에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말못하고 있는 사정' 역시 ○○님과 거의 같구요.

○○님은 어떤지 모르지만,
그 말못하고 있는 사정 말고도 머리가 복잡해지는 '돌발적인 사정'도 있구요.
○○님 말고는 "뭔 소리야?" 할 답글이 되겠지만
'돌발적인 사정'이 어떤 것인지는 아마 ○○님은 짐작 가능할 듯 합니다.
최근에 그 친구를 만나면, 둘이 서로 마주보고 '어찌할거나" 표정을 한 채 담배만 피워댔습니다.

사람의 일이란 게 참으로 힘든 것이라,
그 '사정'도 힘들어 죽겠는데 (영화나 만화나 소설에서는, 그 힘든 것은 보여주면서)
먹고사는 사정 그것은 또 그것대로 더 힘듭니다. (엎친데 덮친다고, 현실은 자주 그렇습니다)
그 친구, 그래서 요즘 무척 힘든데,
저는 막말(!)이라는, 우리끼리의 방식으로 응대합니다.
다행히도 그 친구는 그걸 위로와 격려로 받아주어서 다행이지요.

○○님도 그 '사정'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지지만
그리고 또 혹시 제 친구처럼 그 '사정'도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한데
직장이다 일거리다 먹고사는 일이다 뭐다 등등이 자신을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부디 그렇게까지는 아니었으면 하고 바라지만요)

계절적으로 곧 봄입니다.
(오늘 어느 대학에 갔다가 목련을 봤는데 꽃봉오리 터지기 직전의 기세더군요)
마음이 무거워도 이겨나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언젠가 말씀드릴 때도 그랫지만 지금도 그렇습니다.
저는 그것이 옳다 그르다 좋다 나쁘다는 식의 가치판단을 하는 게 아닙니다.
○○님 스스로가 그 '사정'에 대한, 나름대로의 인식 기준이 있을 겁니다.
절대불변의 것은 아니고 어제 오늘 내일에 따라 그 인식 기준도 변하긴 하지만.

이겨나가라고 하는 말은 이런 겁니다.
스스로 기준이 서있다면, 그 기준에 당당하도록!
스스로에게 당당하지 않다면 그 인식 기준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겁니다.
스스로에게 당당하다면 그 인식 기준은 (누가 뭐래도) 멋진 것입니다.

○○님.
화이팅하자는 말씀, 고맙습니다.
다가올 봄, 네, 그리 멀지 않습니다. 아니, 이미 왔는지도 모릅니다.
아직 두꺼운 파카, 코트를 벗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은 왔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이 봄에 더욱 당당하게! 그쵸? ^^

         
2012/02/27 22:48 edit/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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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2012/02/28 00:18 edit/delete
나름대로의 뚜렷한 기준이 있다, 그러면 된 겁니다.
(제가 쓴 표현으로 하자면, '당당할 수 있는 기준'이 되겠지요)
그런 기준을 가지고 있으면, 힘들어지더라도 잡은 손 놓지 않습니다. 도리어 더 꽉 잡게 되겠지요.

○○님과 ○○님의 손을 잡은 분, 두분은 '잡은 손'의 따뜻함이 가슴까지 전해오는 것을,
매일매일 느끼실 거라고 믿습니다.
○○님은 나름대로의 뚜렷한 기준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요즘 날씨가 다시 추워졌는데, 다음 주에는 따뜻해지겠지요.
그 즈음에 바빠지신다니, 요번 주에는 음악, 책 등 혹시라도 미뤄두고 있었던 것이 있다면 느긋하게 즐기시길.

저는 날이 풀리는대로 다시 자전거를 타려고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 비만을 줄여보기 위하여.
그리고 '빡쎄게' 달리고 나서의 그 묘한 쾌감을 다시 느껴보기 위하여.

암사동 지나 미사리, 그리고 하남까지 달려보는 게 요즈음 바람인데
너무 오랫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아서 암사동까지 갔다오는 것도 힘들 듯 하지만
자주 타면 바람대로 하남까지 갈 수 있을 지도 모르지요, 후훗~

         
2012/02/29 21:55 edit/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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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2012/03/01 01:01 edit/delete
오늘 날씨, 많이 풀렸더군요.
아직 봄꽃 향기 맡으며 씽씽! 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드디어 3월이니 그런 날도 금방이겠지요.
대책없이 쪄버린 살도 빼야겠고 해서 3월부터는 주말에 자전거를 타려고 해요.
잠실, 암사, 미사리까지는 달려본 적 있는데 하남은 아직 들어가보지 않았어요.
조금씩 체력을 단련시켜서 2012년 중에는 서울시 경계를 넘나드는 것을 '가볍게' 해보고 싶어요.
(되려나? 후훗~ 이렇게 공개적으로 써놓으면, 못하면 부끄러워서라도 하려고 애쓰겠죠?)

○○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3월이시겠죠?
힘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방긋방긋한 3월이 되시기를!

aros -  2012/02/26 22:56 comment | edit/delete
스베니아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록에 스트링 편곡을 하는 걸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 편인데요(싫어한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근데 또 생각해보면 잠깐이지만 한때 아트록을 들었던 적도 있었긴 한데; ㅎㅎ
어쨌거나 이 노래의 현악은 정말 좋아해요.
중간 연주 부분은 울컥!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아름답고,
알고 있지만, 변할 수 없어...로 끝나는 부분도 넘 좋구요.. ^^

평범하게 사는 것도 정말 어렵다는 생각, 저도 마침 지난 토요일에 했답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은 가끔 망상을 하고 꿈을 꾸고 그래요.
앞으로도, 꿈에 그칠지라도 이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주위 사람을 항상 따뜻하게 지켜보시는 케이님, 새로 시작되는 한 주도 즐겁게 보내세요. ^^
         
Kei 2012/02/27 00:09 edit/delete
이 노래를 포스팅해서 이렇게 이야기가 되기 전까지는,
이 앨범에서 좋아하는 곡으로 먼저 이 곡을 꼽는 사람이 저말고도 꽤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春の歌> 그리고 <正夢>처럼 싱글 곡을 먼저 꼽을 분이 많을테고
다른 곡을 꼽는다면 <優しくなりたいな>와 같은 달콤한 러브 발라드가 먼저 귀를 간지럽힐 듯 해서요.

스핏츠 취향이 저와 맞는 aros님과 제가 그 취향 안에서도 또 특정 노래가 같은 취향인 듯해서
괜히 반갑고 또 좋군요. ^^ (록 밴드 곡에 스트링 편곡, 그다지 즐기진 않는다 하셔도)

아트록을 즐기신 적이 있으시군요!
저도 한때 이탈리안 프로그레시브 록 쪽으로 음반을 여러 장 샀던 적이 있습니다.
(시완 레코드였나? 그쪽 음반을 주로 발매했던 우리나라 레이블인데 그쪽 카탈로그가 참조되던 시절이었죠)

지난 금요일.
점심 먹고 어느 대학의 졸업식장에 갔습니다.
대학 구내 여기저기 유명한 대기업들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더군요.
자기네 회사에 입사가 확정된, 그 대학 졸업생의 학과 이름과 졸업생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가요.
얼마 전 뉴스 기사에서 본 것인데, 면접에서 합격한 대학생의 면접 복장이 매매가 된다는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막연하게 "힘들구나, 다들" 이라고 마음 속으로 탄식을 하게 되더군요.
다행히 그날 저와 기념 사진을 찍은 친구는 취업이 되긴 했습니다만,
그 취업에 편치 않은 사정이 있기에 그 친구도 힘들기는 취업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합니다.

꿈을 꾼다는 것.
삶의 어떤 시기에는 꿈을 꾼다는 것 자체를 아예 깡그리 잊고 살기도 합니다.
"꿈? 그게 뭔데? 그런 거 아직도 있나?" 하면서 냉소적으로 대하기도 하구요.
이래저래 힘들고 딱히 되는 일이 없어서 입에서 쌍욕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꿈은 꾸어야겠지요.
aros님처럼
"꿈에 그칠지라도 이럴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해야겠지요.

또 월요일이구나, 싶은데, 아이쿠! 월말이구나, 입니다.
aros님. 2월을 잘 마무리하는 한 주가 되시기 바랍니다.

둘리풋 -  2012/03/11 22:47 comment | edit/delete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렵죠.. 그리고 책 제목에 '청춘' 좀 그만 넣었으면..
듣는 청춘들 짜증 날 법도.ㅎㅎㅎ
         
Kei 2012/03/12 03:42 edit/delete
저는 '청춘'이라는 단어를 무척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 하도 그 단어를 앞세워서 얘기들 하니까 되도록 피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어쩌죠? 후훗~
방금까지 새글을 쓰고 있었는데 거의 다 끝내서 포스팅할까 하던 참에
둘리풋님의 이 댓글을 보고는 아! 싶어서 허겁지겁 방금 쓴 글을 보니 이런이런이런.
'청춘'이라는 단어가 인용으로 한 번, 제가 한 번 써버렸다는. 끙~!

듣는 청춘, 짜증 한 번 더 날 판. ㅎㅎㅎ

둘리풋 -  2012/03/13 03:42 comment | edit/delete
인용은 괜찮아요:) 책 제목에서만 좀..;;;
         
Kei 2012/03/13 12:38 edit/delete
그래서 알라딘 접속. "청춘"을 검색어로 클릭.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 엄기호의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등 권하고 싶은 책들도 있지만
(책 쓴 이에겐 미안하지만) 제목에서부터 식상한 느낌이 나는 책들도 꽤 많네요.
읽어보지 않아서 내용은 모르지만,
뭐 하나 히트치니까 따라서 그런 식의 제목을 붙인 것이 '안전한 마케팅'이 되는 게 또 좀 우습고.
책이라는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도 그런 마케팅에 쉽사리 넘어간다는 사실의 반증이라는 게 씁쓸하고.

막연한 소리지만, 몸 관리 잘하길 바래요. 환절기라서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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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보고 바다를 보고 하품하고 君を見て 海を見て あくびして
  海とピンク Umi to Pink 바다와 핑크

2012년 1월 28일 토요일, 예술의 전당에 있는 국립예술자료원의 감상실.
스핏츠(スピッツ)TOGEMARU20102011 영상회에 다녀왔습니다.

이 영상이 담긴 DVD를 이미 구입한 바 있어도 이런 모임에 가는 것은 즐겁습니다.
주최자가 한글 자막까지 준비해준 영상을 작은 영화관 같은 곳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같은 취향의 사람들끼리 뒷풀이에서 마음껏 스핏츠를 이야기하는 즐거움이 크거든요.
식사와 커피 타임으로 이어진 이번 모임의 뒷풀이에서도 오직 스핏츠만을 주제로 삼아
'담소화락에 흠벙덤벙'하는 분위기였는데, 오랜만의 그 분위기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영상회에서는 잠깐의 인터미션을 사이에 두고 모두 27곡의 공연 영상을 봤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 海とピンク(Umi to Pink, 바다와 핑크)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海とピンクスピッツ

ほらピンクのまんまる 空いっぱい広がる
キラキラが隠されてた
繰り返し遊んだら すぐそばで笑ってた
毒入りのケーキのカケラ

しんしんと花びらも
指先で冷たくふるえてる
小さな玉砂利が
足の裏くすぐる海岸で
ちょっと君を見て 海を見て
あくびして

プラスチックでがっかり 言葉だけ無邪気になる
ほらまた だまされてた
いらないものばっかり 大事なものばっかり
持ち上げてキョロキョロして

とんがったゴミの中
かたくなる身体をよせ合って
がんばって嘘つきで
それでいてまじめな告白に
ちょっと君を見て 海を見て
あくびして

作詞・作曲 : 草野正宗
바다와 핑크스핏츠

이봐 핑크의 동그란 모양 하늘 가득 펼쳐진다
반짝반짝이 숨겨져 있었다
반복해서 놀고 있으면 바로 옆에서 웃고 있었다
독이 든 케이크 조각

촘촘히 난 꽃잎도
손가락 끝에서 차갑게 떨고 있다
자그마한 자갈이
발바닥 간지럽히는 해안에서
잠시 너를 보고 바다를 보고
하품하고

그럴싸할 뿐 애매한 말에 실망, 말만 순진해진다
거봐 또 속고 있었다
필요없는 것뿐 소중한 것뿐
고개를 들고 두리번거리고

토라진 쓰레기 속
굳어지는 몸을 서로 기대고
우기고 거짓말쟁이고
그렇게 있다가 진지한 고백에
잠시 너를 보고 바다를 보고
하품하고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スピッツ
1991-03-25
スピッツ
track 02
海とピンク


이 노래는 셀프 타이틀로 발매된 스핏츠의 데뷰 엘범에 수록된 곡이니 꼽아보면 무려 이십 년이 넘은 곡인데요.
제가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인트로 첫부분의 어쿠스틱 기타 스트로크 사운드 그리고 전체적인 리듬에서
제가 좋아하는 노래인 폴 사이먼(Paul Simon)Me and Julio Down by the Schoolyard가 연상되어서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도 그 노래를 좋아할 거라고 마음대로 상상하면서 괜히 반가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무튼, 이번 영상회에서 이 노래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요즘엔 자주 듣지 않던 초기 음반 수록곡을 공연 버전으로, 그것도 최근 영상으로 즐길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일절과 이절 각각의 후반부에 나오는 쿠사노 마사무네의 스캣(scat)이 새삼스럽게 와닿아서입니다.
부클릿의 노랫말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츄우츄···(チュウチュ・・・)' 이렇게 노래하는 부분 말이지요.

요즘 십대 이십대들의 신조어를 빌려서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밀당'을 소재로 한,
즉 연인 사이인 두 사람이 서로 '밀고 당기는' 모습을 묘사한 듯한 이 노래는
노랫말이 '하품한다(あくびする)' 또는 '하픔했다(あくびした)'로 끝나지 않고
'하품하고(あくびして)' 라고 한 다음 앞서 얘기한 스캣이 이어집니다.

즉, '한다(する)' 또는 '했다(した)'라는 종결형 어미를 쓰지 않고
'하고(して)' 라는 연결형 어미로 노랫말을 끝냈다는 것은
'하고(して)' 다음에 이어지는 스캣에도 전달하고픈 의미가 있다는 것인데,
그래서 쿠사노 마사무네는 그 전달하고픈 것을 스캣으로 표현하면서
(굳이 드러내놓고 표현하지 않은) 그 의미를 듣는 이들이 각자 상상해보라고
열어둔 것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恋も柔道も押し引きが大事よ

그래서 제 마음대로의 상상을 해보자면 (또는 마사무네가 숨겨두었을 만한 의미를 짐작하자면),
'잠시 너를 보고 바다를 보고 하품하고' 하는 식의 '밀당' 다음에는 두 사람의 입맞춤이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즉, 서로 상대의 마음을 (나아가 자신의 마음까지도) 확인, 재확인하는 '밀당'의 단계가 지나면
입맞춤으로 상징되는 '몸의 사랑'이 시작됨을, 마사무네는 은근히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거죠.
제가 그 근거로 삼는 것은 스캣이 흔한 '라라라···' 또는 '디비디비딥' 같은 것이 아니라 '츄우츄···'라는 점입니다.

일본어서는 젊은이들 사이에 폭넓게 사용되는 속어 중 하나로,
의성어에서 비롯된 '츄우(チュウ、ちゅう、チュー)'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는 입술끼리의 입맞춤은 물론 입술을 무언가에 접촉하는 행위를 일반적으로 뜻한다고 합니다.
마사무네의 스캣하고는 상관없는 옛날 이야기가 되겠지만
에도(江戸)시대에 입맞춤의 의태어로 '치우치우(ちうちう)'라는 표현도 있었다고 하구요.

오른쪽의 고양이 입맞춤 이미지도 「チュウ」를 검색어로 해서 구글에서 찾은 겁니다.
(비록 '지미 추' 하이힐 이미지가 더 많이 나오긴 하지만 입맞춤 이미지가 꽤 나오더군요)

제 짐작은 (또는 지나친 상상은) 이렇습니다.
이 노래에서 '라라라···' 같은 흔한 스캣을 하지 않고 굳이 '츄우츄···' 라는 스캣을 사용한 이유는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입맞춤을 연상하게 하는 장치로 의도된 것이 아닌지.
나아가 (딱히 노랫말 그 어디에도 표현된 바 없지만) '몸의 사랑'도 덧붙이고 싶어서가 아닌지.


스핏츠海とピンク(Umi to Pink, 바다와 핑크)에서 '입맞춤'이 떠오르는 바람에
연이어 일본어에서의 '입맞춤'에 대하여 언급한 어느 소설의 한 대목도 함께 생각나서
(이 노래와는 아무런 상관없지만) 곁다리로 그 글을 소개하니 혹시 일본어에 관심있다면 클릭.

● 청춘, 덴데케데케데케~, 열기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2/02/05 21:13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2)
  Tags : Spitz, スピッツ, 芦原すなお, 青春デンデケデケデケ, 스핏츠, 아시하라 스나오, 청춘 덴데케데케데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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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  2012/02/06 23:28 comment | edit/delete
이 노래는 저에게 좀 각별한 곡?
원래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지만, 처음 갔던 라이브 첫 곡이기도 해서ㅋㅋㅋ
DVD에 수록된 바다의 핑크는 당시 공연 세트리스트상 10번째 곡이었던 거 같은데.
제가 갔던 제프오사카 공연에서는 바다의 핑크가 첫 곡이었어요.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 꽤 흐릿흐릿해졌지만ㅠ, 연주 시작되고 조명이 딱! 하고 켜지면서
스피츠 네 명 딱 보였을 때 기억만은 선명하게 남아있네요 ㅋ

다들 너무 젊어서 충격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스피츠 라이브 가고 싶어요.
카페에 카페분들 후기들이 올라올 때마다 부러워 죽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올해엔 고스카도 하고 (3,4,5월 내내) 좀 쉬다가 여름이벤트도 할 것 같아서
올해도 오긴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년부터 이제 오기 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지만ㅠㅠ흙
그런데 갑자기 온다고 그러면 너무 좋아서 심장이 터져버릴지도 몰라요 ㅋㅋ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왔으면 좋겠습니다ㅠㅠㅠ흑 흑 흑

오루타나를 와라토모에서 주문했더니 아직 안 왔어요.......................
(노래는 다 듣긴 했지만)
저도 얼른 손에 넣고 싶네요! 오.루.타.나!
         
Kei 2012/02/07 10:35 edit/delete
니체님에게는 이 곡이 첫 라이브 첫 곡이었군요!
음반 또는 음원으로 처음 빠져든 노래도 각별하겠지만, 첫 라이브 첫 곡 이건 정말, 각별하겠네요!

제프 오사카.
제프는, 제프 후쿠오카 밖에 가본 적 없는데 이렇게 니체님이 제프 얘길 꺼내니 그때가 생각나요. 아웅!
공연 DVD를 봤으니 알겠지만, 스핏츠 멤버끼리 (쿠지와 함께) 제프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 토크. ^^
'멍멍 하우스'라든지, 개 이름으로만 된 밴드끼리의 록페라든지, 후훗! 귀요미 토크더라구요.

카페에 올라오는 스핏츠 후기, 정말 부럽죠.
일본에 체류하는 분들의 특권(!)이라서 그저 부러워 하기만 하고 어쩔 순 없지만.
그런 공연 후기를 읽을 때마다, 현지 공연 보러 한번 달려야 한다, 는 생각만 키워갈 뿐입니다.

저는 초회한정 음반을 못구할 줄 알았는데, HMV에서 한번 다시 풀리는 틈을 타서 구매했죠. 뿌듯!
다른 스핏츠 팬 한 분은 (제가 구입했다는 소식에) HMV에 들어가봤으나
종료했습니다'라는 글이 떠있어서 구매를 못햇다고 하더군요. ㅠ

masami -  2012/02/07 04:34 comment | edit/delete
쓰앰~ 올만이죠!전 잘지내요.
인서울하고 친한사람들이랑 떨어져서 한동안 정말 우울증올정도로 글루미했는데..
언제까지나 그러고 있을수 없어서,생각을 고쳐먹고 꼬맹이님들과 생활속에 즐거움을 찾다보니 이제는 극뽁~

오랜만에 K사마의 근황이 궁금해서 들어왔어요.
아...이 엄동설한에.. 야심한 이밤에 이 상콤발랄한 스피츠노래는~느므 느므 좋쿤요.
츄~츄~츄~서진아가랑 지인씌의 똥그란 볼이랑 똥그란 이마에 만날하는 츄~!!
         
Kei 2012/02/07 10:53 edit/delete
언젠가 '글루미' 모습을 설핏 드러내던 masamiちゃん이 떠올라서 잠시 뜨끈.
100% 공감은 못하겠지만, 저 역시 한동안 down & out 상태를 겪어본 적이 있어서 짐작이 되네요.
생각을 고쳐 먹고 이제는 극복을 했다니, 기쁨 방긋. ^^

제 근황이라고 한다면,
몸. 그전에는 대충 걱정하던 비만, 지금은 제법 심각하게 고민하는 비만.
마음.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서 뿌듯한 감정 그리고 그들에 대한 새로운 걱정.
(근황이라는 것이 매우 개인적인 것이라서, 이렇게 오픈된 장소에서는 두리뭉실하게 쓰게 되네요)

스핏츠의 츄우츄~ 아주 그냥 상콤발랄하게, 좋죠? 후훗!
입맞춤 이야기로 시작해서 '몸의 사랑'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볼까 했는데
그러니까 얼굴이 발그레 달아오르고 가슴이 콩닥거리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제가 그런 쪽으로는 젬병인지 아니면 괜한 자기검열(?)이 발동해서 그런지
종결형 어미, 연결형 어미가 어떻고 의성어 의태어가 어쩌구, ㅠ
결국 수능 언어영역 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렸다는.
하지만, 재미없는 글이라도, 스핏츠의 노래가 masamiちゃん 말처럼 상콤발랄하니 그걸로 만족.

+
저 요즘 (보통 2시 전에) 일찍 자고 - 어젠 무려 12시 넘겨서 곧바로? -
그리고 아침엔 7시 쯤에 일어나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masamiちゃん은 4~5시까지 안자고 있어도 갠춘? ^^

Crispy! -  2012/02/07 12:06 comment | edit/delete
이곡이 이번 발매영상에 들어있죠, 참!
요즘 목소리로 듣는 바다와 핑크는 또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해용.
영상회 못간게 또 맘이 아파와용.. 흐흑.... ㅠ ㅠ

이곡을 전 최근(2000년대면 저에겐 다 최근입니다)에 영상으로 처음 접했었죠.
신곡인줄 알았었답니다. ^^; 이젠 20년이 넘은 곡이네요...헉...

젊은 마사무네상의 목소리에도 「チュウ~」에도 맘이 두근두근하네요. ^^
바다와 핑크...푸른색과 핑크색의 선명한 색조대비도 저에겐 참 인상적입니다.
'핑크의 동그라미 하늘 가득 펼쳐진다 '부분은 들을때마다 어렸을적 가지고 놀던 물이랑 파란 기름(?)이 들어있는 장난감이 생가나요.
막 흔들면 파란 기름이 막 동글동글 찢어졌다가 다시 뭉쳐지는 그거, 아시려는지..^^
         
Kei 2012/02/08 00:41 edit/delete
팬 카페에서의 모임이 좀 뜸한 편인데, 이번 영상회가 계기가 되어서 가끔 OFF모임 공지가 나오면 좋겠다 싶어요.
꼭 영상회다 뭐다 해서 규모 있는 행사가 아니더라도 가벼운 티 타임 정도 해서 말이죠.

영상으로 먼저 접하셨군요. 아무래도 이게 메이저 데뷰 앨범 수록곡이니...
20년이 넘어도 전혀 옛날 노래라는 느낌이 없다는 것이, 또 마사무네의 작곡 능력!

어릴 때 갖고 놀던 '물과 파란 기름의 장난감' 알죠!
그거 굉장히 비싼 것이고 아무데나 파는 것이 아닌 걸로 기억하는데요.
제가 본 것 중 가장 멋있었던 것은 기다란 직육면체 안에 그 물과 파란 기름이 출렁이고
거기에 범선 한척이 푸른 파도를(?) 헤치며 나아가는 모양이었어요,
길이가 거의 50cm는 넘었을 듯한 크기였는데. (제가 가져본 것은 아니고 구경만 한 것)

조그만 공 모양의 그 장난감을 가지고 신기해서 계속 어떻게 해보려다가 그만...
일이 벌어지고 난 다음에야, 그 파란 물이 기름이란 것을 알았죠.
공 모양의 그 장난감에 틈이 생기고 그렇게 영롱(?)해보이던 그 파란 물이 손이고 옷이고 다 묻고 난 다음에 말입니다.

         
Crispy! 2012/02/10 22:11 edit/delete
규모있는 행사뿐 아닌 가벼운 티타임도 정말 좋을것 같아요.
워낙 낯을 가리고 소심하고,말주변도 별로 없는 제가 오프라인 모임에서 여러분들과 즐거운 대화가 가능할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말입니다..^^;

'물과 파란 기름의 장난감' 아시는군요!
제가 가지고 놀던건 비싼 고급 장난감은 아니었어요.
길쭉한 삼각기둥의 플라스틱이었는데, 거기에도 범선..까지는 아닌 작은 배가 들어있었죠.
그 장난감의 최후는 기억이 안나네요..
첨엔 신기해서 애지중지 하다가 어느순간부턴 지겨워졌는지 신경도 안썼던...그러다 아마도 버려졌겠지요??

길게 느껴지던 1년도 이제 마무리 지어갑니다.
이젠 짐싸는일이 큰 걱정이예요.
1년간 무슨 짐이 이렇게 늘었는지, 참...
버리고 갈 수도 없구...^^;

         
Kei 2012/02/12 14:29 edit/delete
온라인으로 만난 사람끼리 오프라인 모임을 가질 때, 첫만남에서는 누구나 서로 어색함이 있지요.
하지만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끼리의 만남이므로 그 쭈볏쭈볏이 사라지는데는 얼마 걸리지도 않지요.
사실 큰 행사보다는 작은 행사, 또 행사 뒤의 뒷풀이 등에서의 환담이 친목도모에 좋은 것 같아요.

언제 한번 Crispy!님도 오프라인 모임 자리에서 뵙고 싶은데 말이죠, 후훗~.
막연한 희망사항이지만, 이번에 영상회도 했고 하니, 가벼운 모임도 추진될 듯 싶은데 말입니다.

이제 다시 일본으로 들어가시나요?
그렇다면 정말 들어가시기 전에 모임이라도 하고 싶군요! ^^

피아 -  2012/02/14 22:17 comment | edit/delete
영상회 생각하면 눙물이........ㅠ_ㅠ (왜 이번엔 날짜를 확인하지 않고 믿어버린 건지 모르겠어요;;)
예술의 전당 영상원이 좋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확인 못한 게 아쉽네요.
다음에 또 영상회 있으면 거기서 했음 좋겠어요!

         
Kei 2012/02/14 22:30 edit/delete
알다시피 이번 영상회는 카페 운영자 중의 한사람인 강○○님의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노고 덕분이었죠.
저도 이번에 거기를 가보고는 영상회 장소로 정말 좋다고 생각되어서, 역시 강○○님! 싶더라구요.
영상회 준비부터 장소 섭외까지, 정말··· 오랜만에 운영진의 파워를 느꼈습니다. (오랜만에? 후훗~)

피아님, 다음번에는 꼭 헷갈리지 말고 꼭 참석!

삶은여행 -  2012/05/18 05:22 comment | edit/delete
어슴푸레 해 뜨는 이 시간에, 바다와 핑크를 들으니 호랭이 기운이 솟아나요!
해를 맞아야할 것 같습니다. 잠이 확-달아났어요.
새벽에 신세 많이 지고 갑니다^^;

         
Kei 2012/05/18 11:09 edit/delete
새벽 5시 22분에 잠을 확 달아나게 만들다니.
이거 새벽에 삶은여행님께서 마이스핏츠에 들리신 게 잘하신 건지 또는 아닌 건지. 후훗!

지금 쯤은 일어나시고 계시거나 아니면 한두 시간 뒤 쯤, 아무튼 대충 그러시겠죠?
2012년 5월 18일, 날씨 화창합니다. 오늘 하루 좋은 날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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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거리의 지하 빠져나가면 푸른 바다 巨大な街の地下 抜ければ青い海
  探検隊 Tankentai 탐험대

지난 주 금요일 오랫동안 보지 못하고 지냈던 친구들을 만나서 밤늦도록 함께 시간을 보냈다.
연초라서 모임 장소로 가던 지하철 안에서는 신년회에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불판 위의 고기가 가장자리로 옮겨질 즈음에는 마치 연말의 송년회 분위기 같아졌다.
새해를 맞이하는 기대감과 각오가 엿보이는 대화는 그다지 나오지 않았고
지난해는 또 얼마나 힘들었던가, 어쨌든 살아남았다···는 등의 이야기가 더 많았으니.

광고 업계에서 일하는 친구는 지난해에 몇달이나 애썼던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완결 직후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바람에 (다행히 수습은 했지만)
아마도 회사를 관둬야 할 지도 모르겠다고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내부 감사 이후 징계를 받는 것으로 정리되었다고 홀가분하게 말했지만
문제가 생기고 그걸 수습하고 그러는 몇달 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던 것 같았다.

공연 관련 일을 하는 친구는 지난해 상반기 내내 수입이 아예 없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울적한 얘기라서 그저 듣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반년 동안이나 그랬다니···.
지난해 우리들의 버팀목은 결국 마이너스 통장이었던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꽃등심으로 입이 호사를 누리고 다들 노래도 부르지 않을 거면서 노래방 술집까지 갔던 그날.
한 친구는 대리 운전으로, 서울시 경계를 넘어가야 하는 친구는 막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강변역까지 택시를,
그리고 나는 빈차라고는 모범택시 밖에 없는 도로 변에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야 일반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


 텔로니어스 멍크는 내가 가장 경애하는 재즈 피아니스트인데, "당신의 연주는 어떻게 그렇게 특별하게 울리나요?"라는 질문에 그는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가리키며 이렇게 대답했다.
 "새로운 음은 어디에도 없어. 건반을 봐. 모든 음은 이미 그 안에 늘어서 있지. 그렇지만 어떤 음에다 자네가 확실하게 의미를 담으면, 그것이 다르게 울려퍼지지. 자네가 해야 할 일은 진정으로 의미를 담은 음들을 주워담는 거야.(It can't be any new note. When you look at the keyboard, all the notes are there already. But if you mean a note enough, it will sound different. You got to pick the notes you really mean!)"

 소설을 쓰면서 이 말을 자주 떠올린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한다. 그래, 그 어디에도 새로운 말은 없다. 지극히 예사로운 평범한 말에 새로운 의미나 특별한 울림을 부여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놓인다. 우리 앞에는 아직도 드넓은 미지의 지평이 펼쳐져 있다. 그곳에는 비옥한 대지가 개척을 기다리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村上春樹 雑文集)』 중에서.

村上春樹 雑文集
村上春樹 雑文集

재즈는 취향이 아니라서 구입한 음반도 많지 않고 적극적으로 듣고자 애쓰지도 않는다.
피아니스트 델로니어스 몽크(Thelonius Monk)의 경우, 음반이 딱 한 장만 있어서
몽크에 대해서는 '몽크'를 그저 재즈 뮤지션의 이름으로서만 아는 정도일 뿐인데
지난 연말에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에서 언급된 몽크에 대한 짧은 이야기는
왠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하는 마음가짐에 대하여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마음가짐이라고는 해도 내 수준에 맞지 않게 도덕이나 윤리처럼 '가치 있는' 것은 아니고
올해 말 쯤 되어서 한해를 돌아볼 때 '후회가 적고 반성을 덜 해도' 될 만큼의 마음가짐이랄까,
그런 정도의 마음가짐인데··· 뭐 어쨌거나.
Thelonious Monk 1963 in Japan
1963 in Japan

하루하루의 일상은 자칫 무미건조한 것으로 느껴지기 쉬운데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실제로 그러하기도 하니까)
그렇게 예사롭게 흘러만 가는 일상에 가끔은 '새로운 의미나 특별한 울림을 부여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구체적으로 그것이 어떤 경우에 어떤 의미와 울림을 말하는 거냐고 질문을 받게 된다면
당장은 대답이 궁색해서 우물쭈물할테지만 아무튼 오랜만에 읽게 된 무라카미 하루키 덕분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거다.
덤으로 먼지 앉은 몽크의 음반도 백만년만에 꺼내서 듣게 된 것도 좋았고.


探検隊スピッツ

名前すら無いような 濁った小川に
浮かべたイカダに乗って

僕らはただ行く すべて謎だらけ
昨日の記憶さえ捨てて

心をひとつにし 掟を蹴り破れ
果ての果てを目ざせ

巨大な街の地下 抜ければ青い海
役割に縛られず

竜巻、雷、群れをなす虫に
血を吸われることもある

心をひとつにし ザラつく星に触われ
果ての果てを目ざせ

あゝ いつかピカプカのわけが 見えてくる
あゝ 必(かなら)ずこんな僕らにも 見えてくる

心をひとつにし 掟を蹴り破れ
果ての果てを目ざせ

心をひとつにし ザラつく星に触われ
果ての果てを目ざせ

作詞・作曲 : 草野正宗
탐험대스핏츠

이름마저 없을 것 같은 탁해진 시냇물에
띄운 뗏목을 타고

우리는 그냥 간다 모두가 의문투성이
어제의 기억조차 버리고

마음을 하나로 하고 규정을 차 부수어라
끝의 끝을 목표로 해라

거대한 거리의 지하 빠져나가면 푸른 바다
역할에 얽매이지 말고

회오리바람, 천둥, 떼를 짓는 벌레에게
피를 빨릴 일도 있다

마음을 하나로 하고 까슬까슬한 별을 만져라
끝의 끝을 목표로 해라

아아 언젠가 피카푸카의 의미가 보여올 거야
아아 반드시 이런 우리에게도 보여올 거야

마음을 하나로 하고 규정을 차 부수어라
끝의 끝을 목표로 해라

마음을 하나로 하고 까슬까슬한 별을 만져라
끝의 끝을 목표로 해라

작사·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
とげまる
2010-10-22
とげまる
track 02
探検隊

2010년 10월에 발매된 스핏츠(スピッツ)의 13번째 정규 앨범 とげまる(Togemaru, 뾰족동글).
14곡의 수록곡 중에서 探検隊(Tankentai, 탐험대)는 개인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곡이라서
다른 곡에 비해서는 잘 듣지 않다가 지난 연말과 올해 초에 이르러서야 자주 듣게 된 노래다.
그 계기는 두 가지다.

그 첫번째는 뒤늦게 이 노래의 노랫말을 제대로 접하게 되어서다.
나는 스핏츠의 노랫말(우리말 해석)을 (c) spitzHAUS에 기댈 때가 많은데
국내 스핏츠 팬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곳에 이 앨범 노랫말이
(앨범 발매일자로부터 일 년도 훨씬 넘게 지난) 지난해 십이월이 되어서야 올라왔다.
두번째 계기는 지난 연말에 발매된 스핏츠의 공연 DVD에 이 곡이 수록되어 있어서다.
평소에 놓치고 있었거나 방치해둔(?) 노래를 영상으로 감상하고 난 다음에야 새롭게 주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노래, 스핏츠探検隊(Tankentai, 탐험대)도 그런 경우 중 하나다.


スピッツ 2012年カレンダー ノートブックタイプ2012년 들어 첫 포스팅 글을 쓰면서 듣고 있어서 그런지 이 노래가 조금 각별해진다.
일본어 노랫말로는 드물게 명령문 형태의 문장이 여러 차례 나와서
마치 스핏츠가 나를 향해 '신년의 각오'를 다지라고 힘주어 노래하는 것 같아서다.

心をひとつにし 掟を蹴り破れ
果ての果てを目ざせ
心をひとつにし ザラつく星に触われ
果ての果てを目ざせ
마음을 하나로 하고 규정을 차 부수어라
끝의 끝을 목표로 해라
마음을 하나로 하고 까슬까슬한 별을 만져라
끝의 끝을 목표로 해라

'규정을 차 부수'는 수준까지는 언감생심 바라지 않고
앞서 얘기한 것처럼 올해 말에 가서 2012년을 돌아볼 때
'그래, 한두 가지 정도 반성할 필요가 있을 뿐 전체적으로 보면 그다지 후회 없고 이만하면 선방했다'고,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마음가짐을 2012년 내내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게 2012년 신정을 지나고 임진년 설날을 앞둔 지금의 각오라면 각오다.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探検隊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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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19 02:42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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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 -  2012/01/23 09:35 comment | edit/delete

오늘 떡국은 드셨는지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데, 아침부터 만두를 빚고
전을 부치고, 절 하는 남동생과 아빠를 뒷전에서 쳐다보는 이런 아침의 일상이. 어쩌면, 이젠
얼마 남지 않은 건 아닌가 하고요. ㅋㅋ

액션님의 추천하시는 책들을 항 상 눈여겨 보는 편인데,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요즘
내추럴리 데인저러스, 를 한 번 읽어볼까 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올 한해도 화이팅하기로 해요 ^^
         
Kei 2012/01/24 02:02 edit/delete
네. 떡국 먹었습니다. ^^

josh님의 상념. 지금 내가 바라보는 '명절의 풍경'이 조만간 달라질 거라는, 상념.
(아마도 josh님과 제가 서로 사정은 다르겠지만) 저 역시 오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이미 많이 달라진 명절이지만 몇년 안에 확실하게 달라질 거라는 생각.
(상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될 듯 하니, 이쯤에서 그만하죠, 흠흠)

<내추럴리 데인저러스>
혹시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호의적이고 긍정적인 것이라면 이 책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흔히들 우리는 '화학제품'이라고 하면 어딘가 건강에 좋지 않고 환경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생각하지요.
하지만 정말 그럴까? 하는 의문을 제시하는 책이거든요.
이 책을 쓴 사람이 그런 관점에 서있다보니, 도리어 '자연산'이 '위험하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

이 책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고, 화학을 전공하는 제 친구도 그렇게 말하더라구요.

Crispy! -  2012/01/28 00:04 comment | edit/delete
건강하신가요 액션님~
구정은 잘 지내셨는지요.
전 오래간만에 즐겁게 구정을 지냈습니다.
결혼하기 전 처럼 친척들과 모여 밤 늦게까지 놀기도 하구요..ㅋㅋ

이제 다시 정신 차리고 2012년의 각오와 목표를향해 전진해야겠어요!
마음을 하나로..
끝의 끝을 향하여...!!
피카푸카의 의미를 찾아서~~ ^^;;

2012년, 흑룡해, 화이팅입니다!
         
Kei 2012/01/28 22:34 edit/delete
비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5~6년째 고민인데 얼마 전에 특정 구간(?)을 또 넘어버렸습니다.
겉으로는 건강해보이지만 이렇게 속으로는 아주 튼실하게(!) 지방질 과다를 업데이트하고 있답니다.

명절이면 좋기보다는 걱정이거나 살짝 짜증이 난다거나 한 지가 꽤 오래되었는데
올해는 그냥 그럭저럭 지나갔습니다. 걱정이나 짜증이 지난 몇년과 달리 줄었다는 것이지요.
이번 명절을 지나면서 알게 된 것 하나.
고속도로 휴게소에 맥도날드가 생겼더군요. 고속도로 휴게소 1호점.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용인휴게소.

오늘 서초동 예술의 전당 디자인미술관 3층, 국립예술자료원 감상싱 심포니에 갔습니다.
거기서 두 시간 동안 스핏츠 영상회가 있었거든요. ^^
<원더풀 미스터칠드런>의 운영자이자 Daum 스핏츠 카페의 운영진이기도 한 강○○님이 준비를 잘 해주셔서
노랫말과 MC를 모두 자막 처리한 블루레이 급 영상을 편안히 즐기고 왔습니다.
더불어 참석자들과 함께 부대찌개와 커피 타임도 즐기구요. ^^

2012년 들어 연초부터 뭐 딱히 좋지는 않았는데
음력으로 임진년 시작하고 스핏츠 영상회는 좋은 시간이 되어주더라구요.

Crispy!님도 화이팅입니다!

         
Crispy! 2012/01/29 22:01 edit/delete
엉~~엉~~
저도 영상회 정말 참가하고 싶었어요.
아직도 새로산 블루레이를 못보고 있답니다.
집에 계신 분이 택배로 받은 그상태 그대~로 그냥 어디다 놨을거예요, 분명..

라이브 영상이 보고싶은것도 있지만, 모처럼 한국 나와있을때 카페 여러분들도 진짜 만나뵙고싶었거든요.
스핏츠 이야기를 맘놓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분들을!!
커피타임에 스핏츠 이야기를 나누다..진짜 행복한 설정입니다~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네요.
너무너무 아쉽지만, 다음 기회가 또 있겠지요?

쓰다보니 영상회 못간 아쉬움만 늘어놓고 말았네요 ^^;

저도 몇년째 몸무게좀 줄이자고 다짐만 하고 있습니다. 이젠 멋을 위해서가 아닌 건강을 위해서 체중을 줄여야 하는 상태....
맥도널드 이야기가 나와서인데요, 24시간 주문만 하면 집으로 배달도 해주잖아요.
진짜 놀랐어요.(제가 살던 동넨 이런게 없어서)
정말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어요^^;;

         
Kei 2012/01/31 00:34 edit/delete
영상회에 나오셨으면 참 좋았을텐데요. (저도 Crispy!님 뵐 수 있고 말입니다)
영상회 같은 OFF모임은 영상회도 영상회지만,
같은 취향의 사람들끼리 모여서 그 '같은 취향'을 마음껏 얘기하고 즐거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데 말이죠.

다음에 또 기회가 있을 겁니다. 꼭 영상회 아니더라도 스핏츠 음악을 BGM으로 해놓고 만나는 티 타임 같은 거라도.

멋이 아니라 건강을 위하여 체중을 줄여야 하는 상태, 격하게 (정말 격하게) 공감해요.
맥도널드 얘기에 24시간 배달 얘기를 얹으시니, 우리나라는 정말 '배달의 민족'이라는 생각이 든답니다.
올해 1월 1일 0시를 지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치킨을 시켜 먹었어요.
그 시간에 그것도 1월 1일 땡!하고 얼마 있지 않아서도 평소와 똑같이 배달이 된다는 점이, 경이롭기까지 하더라구요.
이러니 뭐~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건, 당연하겠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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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만 있는 것도 아닌 게 인생이다 悪いことばかりじゃないことも 人生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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ありす、コミュニティでの一番のトラブル、とろ、ナカムラ ユエ、はな、ぱく、みろりん、ロビタ。
(ABC 가나다 アカサ 순, 존칭 생략)
謹賀新年
明けましておめでとう!

그리고 혹시라도 저의 부주의로 인하여 이 자리에서 닉네임이 언급되지 못한 ○○님(들),
글은 남기진 않았더라도 그동안 이곳을 드나들면서 조금이라도 편안한 시간을 보내셨던 분들,
아울러 오늘 이 곳에 처음 오신 분들도, 모두 편안한 연말연시 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라고 마무리짓고 싶지만 그렇지 못합니다.
굳이 냉정하게 하나둘 짚어보지 않아도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이 틀림없으니까요.
해가 바뀌어도 그다지 좋아질 리 없다는 전망을 안고 새해를 맞이하는 심정.
이제 며칠 남지 않은 2011년의 끝자락이 그렇습니다.

시효가 지난 업무성 메세지 등, 휴대폰에 남겨져 있던 문자 메세지를 지우다가
오래 전 누나에게 받고는 남겨둔 문자 메세지 하나를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꽤 오래 전에 힘들어져서는 지금도 팍팍하게 살고 있는 누나와 주고받은 것 중 하나였는데
다른 건 다 지우고 그것 하나만 남겨둔 것이라서 그 앞뒤 맥락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지금 상황이 더 나쁘지 않은 것만 해도 고마워하면서 산다'는 그 문자 메세지는
그 한 줄 내용만으로도 느닷없이 제 눈시울을 뜨끈하게 만들었습니다.

누나가 삶을 대하는 방식을 저에게 적용한다면
제 연말 결산이 주는 씁쓸한 심정은 거두어야겠지요.
더구나 그것도 먹고 살자고 뛰어다니는 일에서 그렇다는 것일 뿐,
2011년의 이런저런 일 모두가 후회와 반성의 꼬리표를 달고 있지도 않으니까요.

사는 게 팍팍해도 좋은 친구들은 여전히 좋은 사람으로 제 곁에 있는 것.
그 중에는 올해 들어서 남몰래 연애를 시작하고는 좋아하는 친구도 있고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뒤늦게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맞이한 친구도 있으며
여러 군데 취업이 확정나서 어디로 가야할지 남부러운 고민에 빠진 친구도 있습니다.
아마도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대로 의미를 남긴 2011년이기도 할텐데
제가 그런 친구들과 내년에도 함께 한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지요.

연말연시에는 송년회다 신년회다 해서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고 지냈던 친구, 지인들을 볼 기회가 생깁니다.
업무적인 관계에서 비롯된 모임도 있겠지만 연말연시의 모임은 대부분 사적인 것이라서 나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제 경우 2011년 송년회의 시작은 이번 토요일에 서강대학교 곤자가 플라자에서 모이는 아주 작은 모임부터입니다.
여러분들도 연말연시에 오랜만에 얼굴을 대하는 친구들 그리고 지인들과 즐거운 송년회·신년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노래 그리고 덧붙임,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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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15 20:35 | 듣기 | trackback (0) | reply (30)
  Tags : 一倉宏, 斉藤和義, 사이토 카즈요시, 이치쿠라 히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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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s -  2011/12/15 23:26 comment | edit/delete
케이님! ^^
좋은 노래 들으면서 댓글을 답니다.
정말 따뜻한.. 마음이 따뜻해지는 노래예요.

닉네임이 a로 시작된다는 이유로 제 닉네임이 꽤나 앞에 언급되어 있네요.
별거 아니지만 왠지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케이님 블로그에 처음 오면서,
많이 좋아하게 된 스핏츠 이야기를 너무나 하고 싶어서
누군가에게라도 마구 말하고 싶은 마음을 얘기했던 것 같아요.

올해 제가 품었던 행복 중 많은 부분이 스핏츠의 음악 덕분이었는데..
케이님의 글을 읽는 것도 그 일부였답니다.
이곳을 몰래 훔쳐보기만 할 때에는 '편지'처럼 댓글을 다시는 케이님을 보면서 참 놀라워했었어요.
어쩐지 부럽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저도 그 '편지' 대열에 함께할 수 있어서 기뻤구요.
많은 얘기 나누지 못했지만 케이님을 잠시나마 뵐 수 있었던 것도 반가웠어요. ㅎㅎ
(또 기회가 있겠지요? ^^)

분명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기쁨이 공존했던 그런 한해였네요.
그러니까 가끔 마주치게 되는 힘든 일들에 너무 슬퍼하거나 지치지 않으려구요.

케이님도 연말 즐겁게 보내세요! :)
         
Kei 2011/12/16 09:34 edit/delete
aros님, 제가 권해드린 노래로 마음이 따뜻해진다니 방긋방긋.
그러고보니 aros님은 이번 연하장 포스팅에 이번 들어서 추가된 분들 중 한 분이시네요. 고맙습니다.

너무나 하고 싶은 스핏츠 이야기, 저 역시 aros님과 그걸 나눌 수 있어서 기뻤던 2011년입니다.
'편지'처럼, 정말 좋은 말씀이시네요.
aros님을 포함하여 그런 '편지'를 제게 보내주신 분들이 계시니까 [myspitz story]가 계속되어 왔겠죠?
언제 한번 오프라인으로 모임이 생기면
aros님과 온라인으로 할 수 없었던 또는 오프라인으로 적당한 수다(!)를 주고받고 싶습니다.

어제 감기 기운이 있나 싶어서 급하게 약도 지어 먹고 하루 종일 약에 취해 자고 했는데도
감기라는 것은 치러야 할 과정은 다 치르고 나서야 나으려는지
콧물, 코막힘, 재채기 그리고 몸살로 지금 상당히 힘드네요.

연말연시에 송년회 신년회 잘 지내시란 말 이전에, 부디 건강 조심하라는 얘기부터 드리게 됩니다.
온 뼈마디가 다 쑤시고 콧물 닦아내다가 인중에 다 헐어버릴 것 같으니,
이 육체적 고통부터 사라져야 송년회든 뭐든 참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튼, 내년에도, aros님, 잘 부탁드립니다.

니은 -  2011/12/16 01:16 comment | edit/delete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년에도 이렇게 닉네임들이 쭈욱 열거된 글 본 것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다니 ㅠㅠㅠ 헝 ㅠㅠㅠㅠ

올해는 토끼해라서 (괜히) 더 뜻깊게 보내고 싶었는데
바쁜 척만 하고 허송세월만 보낸 것 같아서
진짜 그 어느 해보다 아쉬워요.
사실 아직 연말 실감도 안 나요.

아!
2월에 스피츠 앨범, (아마도?) B면집이 나온다나봐요? ㅋ_ㅋ 타이틀은 おるたな라고.
카페에다가도 남겨서 이미 보셨을 수도?
아직 공식 홈페이지에 공지는 안 떴는데
타임 트래블 포함 새로 녹음한 곡 3개 포함해서 14곡 수록 예정이라고...

아 스피츠가 너무 보고 싶어요.
DVD도 빨랑 보고 싶다.
오늘도 이렇게 애꿎은 케이님 블로그에 스피츠만 부르짖다 갑니다ㅠㅠ
흑흑흑

아 오랜만에 찾아왔는데 잘 지내고 계셨죠?
제 이야기만 하느라 안부 인사가 너무 늦었네요ㅎ
날씨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건강 주의하세요 ㅎ

믿고 싶지 않지만 어느덧 12월 중순ㅠ
여기 와서 제가 이상한 댓글도 많이 달았는데 항상 정성스럽게 답글 달아주시고
올해도 신세 많이 졌고, 감사했습니다.
케이님도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요, 즐거운 연말 보내세요!ㅎ

그럼 또 놀러올게요 ㅋ
         
Kei 2011/12/16 09:58 edit/delete
어쩌다보니 연말연시의 연하장 포스팅이 꼭(?) 해야하는 포스팅처럼 되었습니다. ^^
사실 이곳을 방문해주시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눠주시는 분들께 따로 고마움을 전할 길이 없으니
일년에 단 한번이라도 이렇게 인사를 드리지 않으면 뭔가 제가 죄송하다는 기분, 그래요.

신보 소식, 카페에서 못봤어요. -_-; (니은님 말씀에, 방금 카페에 들어가서 봤답니다)
제가 어제부터 심하게 감기몸살을 앓고 있어서 컴퓨터를 가까이 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타이틀이 <おるたな> ?? 무슨 뜻일지 궁금하군요.
alternative라는 뜻 말고도 다른 뜻을 가지고 있을 듯 하네요.
스핏츠는 그렇게 중의적인 타이틀을 가끔 쓰잖아요. 콘서트 타이틀이었던 <双六>처럼요.

아! DVD 주문한다 한다 해놓고 아직 주문 안했다!
니은님이 얘기 안꺼냈으면 또 잊고 지나갈 뻔. (이 답글 다 쓰고나면 곧바로 주문해야지! 또 까먹으면 안되니까)

저는 지금 심한 감기몸살에 헉헉거리는 것 말고는 대충대충 살고 있습니다.
니은님은 아마 오늘 내일 중에 기말고사가 끝나겠죠? 만족할 만한 마무리 되시길!

정말 어느새 12월입니다. 그것도 이미 반이 다 지나가버렸죠.
이상한 댓글이라뇨?! ㅎㅎㅎ 니은님의 재미있는 댓글 따뜻한 댓글에 길어지기만 하는 제 답글이 차라리 이상하죠.
올해도 니은님께 고마움을 커다랗게 느끼고 있답니다.
(저처럼) 부디 감기 걸리지 말고 즐겁고 '씐나는' 연말연시 보내시기 바랍니다.

내년에도 또 자주 놀러와주세요, 제발~ ㅋㅋ

피아 -  2011/12/16 19:28 comment | edit/delete
드디어 2011년을 슬슬 보낼 때가.......!!!!
이맘때쯤 되면 거리에선 캐롤과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휘황찬란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는데.... 요즘은 경기도 안좋아서 그런지 참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도 예쁘게 장식한 것들 보면 너무 좋던데.....

전 다음주부터 슬슬 연말모임이....^^
평소 다 모이기 힘든 사람들을 이때는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크리스마스엔 한 해 반성하는 의미로 교회도 가볼까 생각중이랍니다ㅎㅎ

+
참, 사이토 카즈요시가 작사작곡한 노래를 스맙이 부른다고 하더라구요~
저번주 스마스마 엔딩 때 부르는 거 보고 알았어요!~
타이틀은 僕の半分 이라던데.... 혹시 소식 들으셨어요? *^^*
         
Kei 2011/12/16 23:54 edit/delete
제가 자주 쓰는 말이지만, 정말 세월 '광속'입니다. 2011년 한해도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피아님은 다음주 부터인가요?
전 당장 내일부터인데, 엊그제밤부터 감기몸살로 컨디션이 꽝이라서 걱정입니다.
온몸의 뼈마디가 다 쑤시고 콧물은 끝없이 흘러나오고 있어요.

크리스마스엔 교회도 가볼까 생각 중이시라구요? ^^ 그거 나쁘지 않군요.
제대로 성탄 분위기 맛보겠네요.

사이토 카즈요시가 스맙에게 노래를 제공한다는 얘긴 피아님으로부터 처음입니다.
제가 아이돌 쪽은 거의 모르니, 그런 따끈따끈한 소식은 곧바로 알지 못하지요.
그래서, 방금 막 검색해보니 이런 내용이 있네요.

SMAP新曲「僕の半分」のタイトルに込められた意味。

「僕の半分」
「僕」の漢字の画数は14画
14「の半分」は7
「君」という漢字は7画
「僕」の半分は「君」

「僕の半分」=「君」

これがタイトルに込められた意味なんだって!
Twitterで教えてもらったんだけど感動した。
じゃあこれを踏まえて歌詞をどうぞ!

재미있군요.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SMAP新曲「僕の半分」
作詞・作曲・編曲 斉藤和義

あなたは何処にいるんだろう
今の僕は半分 
夕暮れ伸びたビルの影 彷徨う人波
独りは自由気侭だし
それなりに楽しい でも… 
ルールのない自由なんて 悲しすぎる
肩車ではしゃぐ小さな男の子 
透き通る瞳で この僕を見つめる

振り向いて ここへおいで 美しい人 
叫んでる この声 届いておくれ
この道は何処へ続く 今は雨だ 
いつの日かあなたを きっと抱きしめる

今頃何してるんだろう
あなたは僕の半分 
テレビを消すと静寂が
冷たすぎる
空車のタクシーの群れ
夜を照らすコンビニ 
灯りに群がる虫
眠れない羊たち

振り向いて ここへおいで 美しい人 
足りないかけらを 探してるんだろう
この道は何処へ続く 今は雨だ 
いつの日かあなたを きっと抱きしめる

振り向いて ここへおいで 美しい人 
足りないかけらは ここにいるよ
気がついて ここへおいで 愛しい人 
いつの日か二人でこの道を行く

 -  2011/12/17 14:20 comment | edit/delete
저도 오늘 오랫만에 느긋한 토요일을 보내며
요즘 노래는 뭐가 있으려나~ 싶어서
엠스테를 받아서 쭈욱 듣고있는데 스맙이 나오더라구요
심지어 곡은 사이토상+_+
월척이다 싶었습니다! ㅋㅋ

음~ 제 감상은 스맙이 부르지만 않았더라면 정말 좋은 곡이였을것같다. 입니다..ㅎㅎ
         
Kei 2011/12/18 01:34 edit/delete
역시 j-pop에 대한 따끈따끈한 소식을 얻으려면 '영상'을 봐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는!

일본의 대중음악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누구나 다 '엠스테'나 '스마스마'를 보는 것 같은데
왜 저는 아직까지도 못보고 있는 지, 스스로도 모르겠어요. (안보는 게 아니라 못보는 거랍니다)

얼마 전에 사이토 카즈요시가 나오는 <정열대륙>을 유튜브에선가 잠시 봤습니다.
한글 자막이 없어서 상세한 내용은 모르고 그저 화면과 가끔의 일본어 자막으로 대충 이해하면서 봤는데
그런 걸 보고 있을 때는. 흐음~ 앞으로 영상도 챙겨봐야지, 싶어지지만 결국 또 그냥 그걸로 땡.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이돌을 통해서 다른 j-pop 뮤지션을 접하게 되는 것 같은데
저는 그와는 정반대로 아이돌의 음악을 알게 됩니다.
토쿠나가 히데아키를 통해서 킨키 키즈를, 스가 시카오를 통해서 스맙 그리고 아라시를, 하는 식으로요.

스맙이 부르지 않았더라면 정말 좋은 곡이었을 것 같다는 朴님의 의견.
아직 스맙의 <僕の半分>을 들어보진 않았지만 100% 동감일 것 같아요.
<夜空ノムコウ>, 이 노래도 전 오로지 스가 시카오 것으로만 듣거든요.
(이러다 스맙 팬들에게 돌팔매질 당할라~ ㅋㅋ)

암튼, 朴님. 연말연시 잘 보내구요.
연말연시라고 해도 일감은 줄어들지 않으니 낮에는 바쁘고 밤에는 약속이 밀리는 그런 시즌일지도?

업무에 시달리는 모습의 朴님을 멀찌감치 바라보면서 '멋진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아니, 바빠서 정신없고 짜증까지 올라오는데 뭔 소리냐, 할 수도 있겠지만
진심으로 그래요, 야아~ 이 친구 '커리어 우먼' 되는 건 시간 문제일 듯! 싶거든요.
(앗, 저도 몰래 잔소리 비슷한 게 시작되려고, Kei 그만!)

여러 차례 이어질 송년회, 즐겁게 보내기를!

esperanza -  2011/12/18 01:38 comment | edit/delete
누나...
누나라는 말이 참 좋죠..
누나에게서 '따뜻한 말'을 받으셨군요..

아까 남동생 차를 얻어타고 오면서 생각했었답니다.
심각한 이야기는 못 나누고 TV에서 흘러나오는 내용에 토를 달며...침묵을 깨고 있는 우리
(우리 둘 다 어른이 되어버렸구나...)
차에서 내려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면서 등이 시리더군요...

나는 동생에게 따뜻한 누나였을까 하고
지금
생각해봅니다...

연말연시 잘 보내세요..
         
Kei 2011/12/18 17:07 edit/delete
esperanza님. 송년회는 시작되셨는지요?
저는 어제 작은 모임 하나를 끝내고 (감기가 채 낫지 않아서) 오늘은 집에서 쉬고 있답니다.

누나.
나이 차이가 나지 않는 누나인데, 보통 그런 경우 어릴 때 자주 싸우기도 한다는데 전 그런 기억도 없습니다.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라면도 잘 끓여주고 때로는 친구의 연애 상담도 들어주고 하던 누나랍니다.

esperanza님.
나는 동생에게 따뜻한 누나였을까, 라고 자문한다면 이미 따뜻한 누나이지 않을까요?

연말연시 잘 보내시고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aikons -  2011/12/19 13:18 comment | edit/delete
12월마다 이곳에서 글을 쓰고, 시작하는 느낌이 나네요. ^^

오늘 우연히 듣게된 'Xmas Lover' by B'z Pepsi NEX 광고 선전30초인데..
목소리가 좋아서 올려 보네요. ^^ You tube에 검색해 보시면 뜰거에요.

주말에 넘 추워서 꼼짝도 안하고요, ... 근데 감기 몸살은 어떠신지요? Vitamin C를
많이 복용해야 할듯이요.

저는 주로 Organizer이라고, '오거나이저'로 많이 미국에서 사용하는듯 싶은데..각 나라마다
이해하는 관점이 틀리니... 혹 ' Planner' '플래너'/ Monthly Planner etc.. 등등이요.
지난주에 저도 어는 전화회사에서 제공하는 2012다이어리를 받았네요. ㅎ 그냥, 공짜는
누군든 좋아 하는 것 같아서요. 우선 무엇에 어떻게 사용될지는 정하진 않구요. 한국에는
넘 이쁜 다이어리들이 참 많아서, 잘 골라야 되더군요.~

연말 잘 보내시고요... 얼릉 감기에서 해방 되시고요.
         
Kei 2011/12/20 00:22 edit/delete
몸살이 낫고 나니 아직 여전한 감기 쯤이야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일단 운신을 할 수 있으니까요. (몸살로 헉헉거릴 때는 아예 바깥 출입도 안될 판이었거든요)
비타민C 말씀하시는 덕분에, 책상 위에 있던 (이게 언제부터 있었지 싶었던) 레모나를 먹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오거나이저, 플래너, 둘 다 쓰는 모양이군요.
흠흠흠. 이른바 콩클리시라든가 그런 쪽 단어를 쓰고 싶진 않지만
오거나이저와 플래너는 아직 여기서는 익숙치 않은 표현인 듯 해서 그냥 다이어리라고 해야겠군요.

크리스마스까지는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아서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물건너 간 듯 합니다.
그냥, 작년과 마찬가지로 그냥 가장 사무적인 스타일의 다이어리를 쓸 듯하네요.

말씀하신 'Xmas Lover' by B'z Pepsi NEX 광고 동영상 봤습니다.
30초 버전도 있고 60초 버전도 있더군요.
광고가 시작되자마자 흘러나오는 노래, ^^ 마침 제 CD가 컬렉션에 있는 노래더군요.
1992년에 나온 B'z의 <Friends>라는 CD에 있는 <いつかのクリスマス>.
고맙습니다. 성탄절에는 이런 시즌 송도 있다는 걸 오랫동안 잊고 지냈는데 일깨워주시네요.

류사부 -  2011/12/19 17:58 comment | edit/delete
어라! 벌써 이 글이 올라왔군요 ^^
액션님 블로그에 이 연말 글을 보는게 몇 번째인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두 번은 넘는 거 같습니다ㅎㅎ

늘 연말만 되면 연말 기분이 너무 느껴지지 않아서 괜히 조급하기까지 한 편인데요.
이번 주말은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전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무렵에서야 연말을 느끼곤 해요.
그리고 1월 2월 3월.. 순서대로 그 달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조금 떠올려보지만,
재밌게 놀거나 여행 갔을 때가 아니면 기억도 잘 안 나는 편이네요.
그냥 멍하게 지낸 한해였다고 생각하다가도 가만보니 올해는 전국 팔도를 거의 다 돌아다니고,
일본도 한 번 다녀왔으니 괜히 " 그래도 올해는 뭔가 많이 했어" 라고 합리화를 시켜버릴 건덕지가 있군요.
그래도 연말연시 라는 것이 있어서 사는 것에 대한 전환과 정돈을 그나마 할 수 있는 것 같네요.

남은 한 해 아무쪼록 잘 보내시구요. 새해가 되면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
올해도 감사했어요~! 내년에 부디 스핏츠 내한 공연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ㅅ;
         
Kei 2011/12/20 00:28 edit/delete
제게는 굉장히 소중한 '단골' 류사부님이라는 거죠. ^^
연하장 포스팅을 여러번 보셨다는 것은 말이죠.

맞아요.
한해를 돌아볼 때 뭐했지? 생각이 안나, 생각이 날 만한 게 없어, 싶을 때가 참 많죠.
그런데 어딘가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든가 하면 그것은 한해의 결산 항목에 또렷하게 남아있지요.

오늘 북쪽에서 굉장한 소식이 전해져서 다들 웅성웅성이더군요.
이제 열흘 정도 밖에 남지 않은 2011년.
류사부님도 잘 보내시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늘 고맙습니다.

Crispy! -  2011/12/19 22:17 comment | edit/delete
벌써 12월!
작년에도 똑같은 말을 했던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액션님과 이렇게 연말 인사를 주고 받는게 두번째네요.^^

올해는 여러가지로 변화무쌍한 해였습니다.
저야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았지만, 혼자 잘 지내준 남편에게 고맙고, 양가 부모님들께 감사하고.
제일 고마운건 갑자기 변화한 환경에 잘 적응 해 준 아이입니다.
으....갑자기 눈물이 나려구...^^;;
액션님 누나의 이야기, 이 노래, 아리나민 CM까지... 약간 울컥 해 지네요..ㅎㅎ

올해도 스핏츠의 음악 덕분에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한 해였습니다.
물론, 이곳 myspitz sotry에서 스핏츠의 음악을 들으며 액션님 글을 읽는 것도 큰 줄거움이였습니다.
한해동안 멋진 음악 선곡과 멋진 글들 감사했습니다!
내년에도 계속 이렇게 편안한 블로그 부탁드려요~ ^^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몸 건강하세요!

추신 : 올해 액션K님이 Kei님으로 변신하셨잖아요.
케이...저희 동서랑 이름이 같아서 더 친근감이 느껴져요..^^
         
Kei 2011/12/20 00:40 edit/delete
앞서의 '단골' 류사부님처럼 Crispy!님도 이곳의 '단골이 되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 Crispy!님은 다른 분들보다 더 변화무쌍하고 때로는 가슴 졸이는 날도 있었던 2011년이었겠어요.
동일본대지진이 남의 일이 아니었으니 말이죠.
그 바람에 이산가족도 되시고. (물론 가족 구성원 간에 소재확인은 되는 것이지만, 후훗)

제 누나 이야기는 개인적인 것이라 여기서 구체적으로 할 이야기가 아니라서 접어둡니다만
힘든 가운데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힘든 사람들, 더 나은 형편의 사람들에 비해서
세상에 대해서 더 많이 고마워 하고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는 것에
때로는 의아스럽기도 하고 (딱히 감사할 것도 아니잖아? 하면서)
때로는 대단하다고도 생각합니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저렇지 못할텐데, 싶어서)

myspitz story의 글을 읽는 것이 큰 즐거움이셨다니,
부끄러우면서도 한편 솔직히 뿌듯함을 느낍니다.
누군가에게 작으나마 즐거움을 줄 수 있다니, 하는 기쁨에서 말입니다.
(물론 이게 다 스핏츠의 음악이 뒷받침되어서 그런 것이지만요)

고맙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케이, 라는 이름. 일본에서는 여성도 쓰고 남성도 쓴다고 들었습니다.
동서가 '케이'라고 한다면 일본인인가요? (아니면 영어권의 'Kay'일 수도, 후훗)

         
Crispy! 2011/12/20 21:32 edit/delete
케이쨩...
일본사람입니다.(물론 여자구요.)

가끔은 중성적인 이름이 부러울 때가 있어요.
멋지게 독특한 이름이라던가.
제 이름은 그렇지 못해서 ^^;

연말이라 이유 없이 마음이 바쁜데, 우리 아저씨들이 제 마음을 더더욱 콩닥콩닥 뛰게 만들어주시네요.

         
Kei 2011/12/21 00:05 edit/delete
듣기로는 '케이'라는 이름이 일본에서는 남자도 여자도 쓰는 중성적인 이름이라고 하더군요.
제 닉네임을 케이라고 정한 이유에는 그것도 작용했습니다. ^^
이름만으로 성 구별이 곧바로 되지 않고 모호하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TOGEMARU20102011> 12월 21일 발매의 DVD, 배송이 되어서 제 손 안에 있습니다.
지금 어떤 기분인지는 제가 굳이 왈왈거리면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짐작되시겠죠? 후힛!

내일부터 또 날씨가 추워진다고 하네요.
전 아직 감기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Crispy!님도 감기 조심하십시오. 일단 걸리면 좀 오래 가나 뵈요.

 -  2011/12/27 02:18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1/12/27 11:21 edit/delete
遅れたが、メリクリ。
그러고보니 이렇게는 참 오랜만이군요, ○○님. ^^

연말에 받은 메세지 중에 각각 다른 사람에게 받았지만 내용은 같은 걸로 [한살택배]라는 것이 있었어요.
아마 ○○님도 받았을지도.
<고객님께서 주문하신 나이 한살이 배송 준비중입니다. 2012년 1월 1일 00시에 도착에정이며 특별주문상품으로 교환 및 환불 취소가 불가능함을 알려드리며 택배 수령 후 슬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주문한 기억이 전혀 없는데, 무조건 배송된다는 '나이 한살' 이거, 며칠 뒤 ○○님도 어김없이 받게 되겠지요.
벌써 6년을 채웠군요. ○○님(들)과 알게 된 지도 말입니다.
저 위주로 좀 건방지게 말하자면, 지금과 비교하면 6년 전에는 정말 정말··· ^^ (제가 어떤 느낌인지 알겠죠?)

정말 많이 변했답니다. (물론 ○○님 본인도 느끼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 변화가 엄청나게 느껴져요)

○○님(들)은 이렇게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그때엔 이런저런 멋진 꿈을 꾸었는데 지금은··· 하면서 말끝을 흐리는, 그런 생각.
지금은 쪼그라 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 면이 어느 만큼 있긴 하겠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꿈꾸기로 하자면, 그 당시의 '멋진 꿈'들,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냥 꿈'이지 않았을까요?
이러저렇게 될 거다, 라고 꿈꿨지만 실은 이러저렇게 되고 싶다, 라는 희망사항에 불과했는지도 모릅니다.
유치원생이 가수가 되고싶다든가 소방수가 되고 싶다든가 하는 그런 '그냥 꿈' 말입니다.
실체를 알지도 못하고 또 그것을 향해 구체적으로 달려본 적 없는 '그냥 꿈'요.

따라서 지금은 쪼그라들었다고,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실체를 파악하려 한 적이 없고 또 그것을 향해 진짜로 뛰어본 적이 없었던 '그냥 꿈'이었으니
지금에 와서 쪼그라들고 자시고 할 것도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진짜 꿈'은, 지금의 ○○님(들) 나이가 되니까 제대로 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보라는 거죠.
지난 날의 '그냥 꿈'을 정말로 추진해볼 수 있는 현실감각을 갖춘 게 지금 나이의 ○○님(들)이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지난 날의 '그냥 꿈'을 이제 진심으로 제대로 밀고 나가든
좀더 성숙해진 마음과 몸으로 구체적인 (다른) 어떤 꿈을 향해 달리든
이제 제법 '알만한 건 안다'는 나이가 된 지금이, 꿈꾸는 것을 향해 직진으로 달릴만한 나이인지도 모른다는 거죠.

가끔 제가 ○○님(들)에게 '막말'을 거침없이 내뱉을 때, 늘 후회를 하지만
그래도 그 막말의 진정성을 알아주는 ○○님 덕분에 그나마 안심을 합니다.
(2012년에도 ○○님을 향해 느닷없는 폭풍막말을 던질 것이 미리 예상되기도, ㅎㅎ)

지난 한해 고마웠고 새해에도, 저 역시 잘 부탁! ^^

지우 -  2011/12/28 02:13 comment | edit/delete
안녕하세요.

항상 이곳에 케이님이 들려주시는 노래로 위안삼으며 아주아주 드문드문 들려가는데 글도 거의 남기지 않고...그럼에도 기억해주시는 케이님께 고맙습니다.

누군가 내 이름을 기억해 준다는 건 좋은 일이고 고마운 일입니다.
근데, 때로는 이름을 남기고 가야한다는 사람들에 비해 전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기를 바랄때도 아주 가끔 있기도 합니다.

또, 이 노래 또한 고맙습니다.
이순간 제 맘을 어루만져주는군요. 계속 들으니 눈물이 맺히네요.
이젠 괜찮다고, 잘 될거라고,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듯한
......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お疲れさまでした。
来年もお願いしますね。

有難いケイ様、よいお年を。
         
Kei 2011/12/28 10:35 edit/delete
좋은 노래들이 있어서 (특히 스핏츠의 노래들이 있어서) 지우님도 그리고 저도 위안이 되나봐요.
(비록 온라인 상으로 닉네임으로만 마주치지만) 그런 노래들이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게 고맙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우리가 서로 얼굴도 (때로는 성별도) 그리고 실제 이름도 모른 채 마주쳐서
더욱 그 닉네임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잘 기억하려고 애쓰는 것 같기도 해요.

권해드린, 연말연시에 들으면 좋겠다고 올린 노래가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누군가로부터 위로를 받는다는 것,
힘들 때 위로 받기를 속내는 바라지만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 못하는 게 또 우리들이지요.
'관계'라는 것이 제각각 가진 속성 때문에,
가족이라고 해도 숨기고 가야할 것이 있고 친한 친구라고 해도 드러내지 못할 것들이 있지요.
누군가 그저 어깨를 토닥토닥 해주기만 해도 위로가 될 것 같은데도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말못할 일이 많죠.
이런 노래를 거듭해서 듣다가 눈물이 맺히는 것은,
그럴 때의 나에게, 가까운 사람에게도 말못할 나에게, 노래가 어깨를 토닥토닥 해준다고 느껴서겠지요.

지우님. 오늘은 날씨가 조금 풀렸다고 합니다.
2011년이 지우님에게 어땠는지 잘 모르지만,
2012년은 2011년보다 더 좋아질 거라고 그렇게 긍정적으로 믿고 연말연시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지난해, 찾아주시고 또 간간히 이야기도 건네주셔서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저 역시 来年もお願いします。
이제 며칠만 지나면 2012년입니다. 지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히나마리 -  2011/12/28 16:00 comment | edit/delete
꺄 사이토 카즈요시!
제가 처음 들었던 사이토 카즈요시의 노래는 <후회 셔플>이었는데,
그것도 케이님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이었죠.
<'수고하셨습니다'의 나라>는 처음 인트로 부분이 너무너무 좋아요>.<
자주 들르지도 못했는데 무려 제 이름도 리스트에 들어있어 깜짝! 감동!
이제 2011년이 정말 며칠 남지 않았는데, 남은 연말도 행복하게 마무리하시길 기원합니다^_^
         
Kei 2011/12/29 00:10 edit/delete
제가 사이토 카즈요시를 무척 좋아해서 그동안 여러 번 포스팅했습니다.
(방금 헤아려보니 이 포스팅까지 포함해서 모두 6곡을 했군요)

히나마리님의 사이토 카즈요시 입문이 제가 소개해드린 <후회 셔플>이었다니, 괜히 뿌듯뿌듯!
<'수고하셨습니다'의 나라> 이 곡도 \마음에 들어하시는 듯 하니, 방긋방긋!
<목덜미에 머리카락에 입술에 촉촉히 젖은 눈에 うなじに 髪に 唇に 潤む目に>라는 제목으로,
지난 월말에 사이토 카즈요시의 노래를 배경으로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기를.

이제 정말 딱 이틀 남았군요.
그 이틀 동안 딱히 크게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 조금 더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뭐든지요. ^^

모운 -  2011/12/29 02:56 comment | edit/delete
올해도 감사했습니다. 액션 님.
저의 정신적 지주(!) 액션 님. 푸허하하하허하하하. (이렇게 웃어야지 민망하지 않으실 거 같아서.)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올해 저는 작년보다 열심히 살지를 못했어요.
작년의 저에게 창피할 만큼.
내년에는 어찌될지 모르겠어요.

한 가지 이룬 것이 있다면 아까 일반 공모전 단편소설 기본 분량으로 제시되는 '200자 원고지 80~100매' 에 맞는 단편을 하나 완성했다는 거에요. 아슬아슬 세이프입니다.
남들이 볼 때는 별거 아니겠지만 저는 기분이 좋아요.
조금 창피한 이야기지만 이런 분량으로는 처음 써봤거든요.
쓰고나서 오, 나도 되는구나 라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좀 더 진지하게 꿈에 한 발 다가선 느낌이랄까요.
액션 님은 이런 제 맘 이해해 주시겠지용?

사이토 카즈요시 목소리가 힘이 되네요. 그러고 보니 액션 님 덕분에 올해도 제 귀가 호강했고~
다시 생각해 보니 썩 나쁘지만은 않은 한해였어요. 이런 것들만으로.

내년에는 열심히 하고 싶어요. 뭐든지. 2011년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결국 자신과의 싸움인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액션 님도 2011년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2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Kei 2011/12/29 11:45 edit/delete
こちらこそありがとう、모운님.
이크~, 모운님의 '푸허하하하2' 덕분에 저의 민망함이 손톰 만큼은 가려졌습니다.
(그래도 초강력 민망!)

올해 잘 살았다!, 라고 뿌듯해하는 연말 소회는 언제쯤이나 가능할까요?
아니면, 이만하길 다행이다, 정도라도 해야할텐데 말입니다. 난감, 난감.

그래도 모운님은 의미있는 수확을 거두었군요, 그것도 한해 마감을 며칠 앞둔 이 즈음에.
진지하게 꿈에 한 발 다가선 느낌.
스스로 그렇게 평가할 수 있을 정도면 대단한 거죠. すばらしい

(누구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곳에 들리는 방문객 중에는 글을 쓰시는 분들이 몇 분 있답니다.
그러니까 소설이라는 장르의 글을 쓰시는 분들인데,
모운님을 포함해서 그런 분들이 이곳을 자주 방문해주신다는 것에 고마움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올해도 모운님의 귀가 즐겁고 또 힘이 되었다면
그것은 오롯이 스핏츠 그리고 사이토 카즈요시 등등의 여러 뮤지션 덕분이겠죠.
귀가 즐겁고 또 힘을 받았던 순간들을 떠올리면, 썩 나쁘지 않은 한해. 이야아~ 좋습니다!

모운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도 다짐해봅니다.
지난해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살자, 고.
다시 한 번 더.

모운님 2012년에도 정진하기 바랍니다.

둘리풋 -  2011/12/30 12:47 comment | edit/delete
액션 님, 2011년 한 해도 감사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Kei 2011/12/31 10:52 edit/delete
둘리풋님. 지난 한해···뿐만 아니라, 수년에 걸쳐 둘리풋님께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었지요.
"이제 [myspitz story]를 이젠 그만 할까" 하는.
그럴 때마다 그만두지 않고 힘을 낼 수 있도록 해준 분들 중 한 사람이 바로 둘리풋님이기 때문이죠.

새해 복 많이 받고 또 늘 그렇듯 새해에도 아름다운 둘리풋님일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josh -  2012/01/18 13:01 comment | edit/delete

새해가 시작될 때마다 저 닉넴들 중에 내닉넴을 찾아보곤 했던 게, 벌써 꽤 횟수가 되었네요.
온라인에서의 마주침에 대해, 기회조차 박탈해버리곤 했던 제가, 어느덧, 액션님의 포스팅을 보러

혹은, 만나러, 왕왕, 발걸음을 한지도 언... ^^ 저에게 분명, 역부족인 한 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억하고있는, 감사하고 있는 것들이 여러 개 남아있기에

용의 해, 가 다시 시작되어지는것 같아 기뻐요

다시 일을 그만두고, 새로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니고 있는데 요즘 깨닫고 있는 사실은
대낮에도 까페에 멍, 때리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사실입니다. 모두, 무직자들인가 하고 자문해보곤 하지만 저는 준비생, 도 아니고, 백수도 아니고, 아무것에도 해당되지 않는것 같아 좀 재밌어지네요

그렇지만 삶은, 또 견디는 것이고 또 살아지는것 아니겠어요. 힘내보렵니다.

액션님, 구정, 즐겁게 보내셔요
         
Kei 2012/01/19 01:49 edit/delete
저도 연말연시 연하장 포스팅을 하고 하루 이틀 지나면서 댓글을 읽어가다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님은 요즘 잘 들리시지 않는 걸까? ○○님은 요즘 어떠신지?"
한동안 뜸했지만 적어도 연하장 포스팅에는 등장하실 듯 한데, 아직 그렇지 않으니 궁금하네, 하면서요.
지금의 josh님도 그렇게 기다려온 분들 중 한 분이시지요. ^^

늘 이렇게 방문해주시고 또 이야기 건네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올해는 용, 그것도 흑룡이래나? 뭐 아무튼 뭔가 '대박'나는 듯한 해라고 하는 것 같아요.
대박이든 중박이든, 아무튼 다들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원하는 것 대부분을 성취하는 임진년이기를.

요즘은 일자리 알아보고 계시는군요.
일자리 구하기 힘든 시절이지만, 금융위기니 뭐니 해서 어지러울 때보다는 조금 낫지 않나 싶어요.
(지금은 또 재정위기니 뭐니 해서 불안하기는 또 여전하지만요)
카페에서 멍때리는 사람들.
취준생은 도서관에서 백수는 주로 집에서 지낼테니, 카페에서의 그 사람들은 어딘가 다른 부류일 듯?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무엇보다··· 힘냅시다. josh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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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보고 싶다니, 크리스마스 때문일까 こんなに会いたいなんて、クリスマスのせいかな
  恋バス Koi Bus 사랑 버스

나의 계절 감각으로는 늦가을로 여겨지던 지난 십일월 초.
건물 전면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한 백화점을 지나치면서 친구에게 말했다.
― 저거, 너무 빠른 것 아냐?
― 난 이상하지 않은데? 작년에도 그랬던 것 같고.

지난 해 이맘때쯤 그 친구는 해외에 체류하고 있었던 것이 떠올랐다.
― 그건 미국이나 유럽 같은 쪽 얘기 아냐?
신세계백화점 본점

백화점만 그런 게 아닌 듯하다.
스타벅스에 들렸더니 거기서도 이미 십일월 초부터 크리스마스 시즌 마케팅.

시즌 음료 3잔 포함, 17잔을 구매하면 다이어리를 준다는데
마케팅 그것도 매출 극대화를 위해 일찌감치 시작하는 마케팅인 줄 뻔히 알면서도
게다가 쿠폰이나 포인트 같은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내가 웬일로
스타벅스 스티커나 모아볼까 싶은 생각이 뒤늦게 살짝 든다.
십이월에 들어서서 수첩을 뒤적거리다가 몇 장 남지 않은 걸 보니, 그렇다.
스타벅스


백화점이나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 정도일 뿐,
그 외의 일상에서는 아직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긴 힘들지만
마음 속으로는 그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최근 예비자 교리를 마치고 이제는 '마리아 미카엘라'가 된, 내 주위의 어느 녀석은
지금까지와는 자못 다른 감정으로 성탄 미사를 기대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 든다.
서울 외곽에서 배달 위주의 요식업을 하는 친구 하나도 아마 크리스마스를 기다릴텐데
그 친구는 종교적인 이유나 또는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같은 기대감으로 그런 게 아니라,
업종의 성격 상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연말까지는 매출이 상당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평내호평역


오늘 아침, 친구에게서 송년회 날짜는 언제쯤이 좋겠냐는 메세지를 받고는 십이월 일정을 살펴보게 되었는데
내가 '크리스마스 전이냐 후냐' 하는 것을 일정 조정의 기준으로 삼아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나에게는 크리스마스가 이렇게 다가오는구나···, 싶어서 피식 싱거운 웃음이 나왔다.


恋バス矢井田瞳 & 恋バス BAND with 小田和正

ねぇ貴方は今何をしてるんだろう
毛布にくるまって ずっと考えてる

こんなに会いたいなんて 意地悪なくらい
窓の外 素敵な クリスマスのせいかな

これまで 気付かなかった どうして
貴方が一番 誰よりも好きよ

そっちに行っていいかなぁ 今すぐ飛んでいきたい
心はもう決まってる きっと私会いに行く
揺るぎないこの想い 白く積もった

それでも少しためらって飛び乗った
バスは走り抜ける クリスマスの夜を

流れる 綺麗な明かりを見てたら
突然雪が 空から舞い落ちた

バスは走っていく 夜は流れていく
貴方に近づいていく 何から話せばいいんだろう
揺るぎないこの想い 白く積もった

Ah この雪が
Uh 積もる頃には
Ah 伝えられているかな
貴方が一番 誰よりも好きよ

バスは走っていく 夜は流れていく
心はもう決まってる きっと今日なら言える
どんな顔で会おうかな 待っててくれるかな
貴方に近づいていく 何から伝えればいいんだろう
バスは走っていく 夜は流れていく
期待しちゃうこの想い 貴方に溶かそう

作詞・作曲・編曲:矢井田瞳小田和正
사랑 버스야이다 히토미 & 코이 버스 밴드 with 오다 카즈마사

있잖아 그대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담요로 몸을 싸고 계속 생각하고 있어

이렇게나 보고 싶다니 심술날 정도로
창문 밖 멋진 크리스마스 때문일까

지금까지 몰랐어 거참
그대가 제일 누구보다도 좋아

그쪽으로 가도 될까 지금 당장 날아가고 싶어
마음은 벌써 정해졌어 나 꼭 만나러 갈 거야
흔들림 없는 이 마음 하얗게 쌓였어

그래도 조금 망설이다가 뛰어올라 탔어
버스는 달려서 빠져나가 크리스마스의 밤을

흘러가는 아름다운 불빛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눈이 하늘에서 춤추듯 내렸어

버스는 달려가 밤은 흘러가
그대에게 가까워져 가 무엇부터 이야기하면 좋을까
흔들림 없는 이 마음 하얗게 쌓였어

Ah 이 눈이
Uh 쌓일 즈음에는
Ah 전할 수 있을까
그대가 제일 누구보다도 좋아

버스는 달려가 밤은 흘러가
마음은 벌써 정해져 있어 틀림없이 오늘이라면 말할 수 있어
어떤 얼굴로 만날까 기다려줄까
그대에게 가까워져 가 무엇부터 전하면 좋을까
버스는 달려가 밤은 흘러가
기대하고만 이 마음 그대에게 녹이자

작사·작곡·편곡∶ 야이다 히토미오다 카즈마사


● 덧붙임, 열기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1/12/07 02:20 | 듣기 | trackback (0) | reply (12)
  Tags : クリスマスの約束, 小田和正, 矢井田瞳, 야이다 히토미, 오다 카즈마사, 크리스마스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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はな -  2011/12/08 00:33 comment | edit/delete
올해도 이제 한달도 채 남지 않았네요!

'아ㅡ2011년 일 년간 나는 무엇을 했는가ㅡ'하고 반성하면서 다음에 글을 어떻게 이어나갈지 약간 멈칫 하고 있는데 제 책장에 붙어 있는 엽서에 적힌 문구가 보이네요.

よくやった。
すばらしい。

몇년 전에 일본으로 여행갔을 때 이 문구가 참 맘에 들어서 사놓고 제가 여태껏 소유하고 있는 엽서 중 하나이지요.
그 때가 12월 추운 겨울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도 지금의 심정과 비슷한 마음으로 엽서를 샀을 것 같네요.
저는 종종 지인들에게 엽서나 카드 쓰는 걸 좋아해서 여행지에 가면 엽서를 꼭 기념품으로 사오곤 하는데 그 중에는 욕심이 나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것도 꽤 많습니다.
누군가에게 써야만 의미가 있을텐데 이 놈의 소유욕이 또 발동을 하는 바람에요.

오늘도 한달 전쯤 친구에게서 받은 카드도 있고 해서 답장도 할 겸 서점 앞에 진열된 카드들을 구경하다가 꽤나 많은 양의 카드를 사고 말았습니다.
그 중에는 산타할아버지들이 일렬로 서서는 긴 트리를 옆구리에 차고 함께 옮기는 모양의 익살스러운 그림도 있는데, 이것은 내가 가져야겠다고 마음 먹었었는데 보낼 사람 수를 꼽다 보니 이 카드도 써야할 것 같아요.
욕심 부리지 말고 미련없이 기쁘게 보내 주려구요.^^

2000년 하고도 벌써 11년이 지나가고 있어요.

내년 이맘때쯤엔 불안한 올해의 크리스마스를 회상하면서 웃길 바라봅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연인과 혹은 가족과 또는 친구와 함께.


         
Kei 2011/12/08 01:06 edit/delete
짧고 따뜻하게 격려해주는 말.
よくやった。
すばらしい。

책장에 붙여두고 있다니, 무심결에든 의식하고든 매일 한번 정도는 보게 되는,
はなちゃん 스스로에게 건네는 격려의 말이기도 하겠네요.

엽서라고 하니, 저는 한달에 한번 정도 어느 갤러리에서 전시회 소식을 전하는 '큰 엽서'를 받습니다.
A4사이즈는 될 만한 것이라서 '큰 엽서'라고 했는데
새로운 전시가 시작되면 그 작가의 작품 이미지 하나만 가득 담긴 것이거든요.
하드보드지라 그러나요? 두께가 두꺼운 재질이라 배달되는 동안 거의 구겨지지도 않습니다.
차곡차곡 모아두고 있는데, はなちゃん이 기념품으로 엽서를 모은다고 하니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크리스마스 카드.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 카드보다는 연하장만 받은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카드는 아무래도 종교적인 의미가 담겨 있어서 그런지
업무적으로 주고 받게 되는 연말 카드는 모두 연하징인 것 같아요.

はなちゃん은 아마 직접 손으로 내용도 쓰고 겉봉에 주소도 쓰고 해서 보낼 듯 하네요.
はなちゃん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을 지인들은 그 카드 자체가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はなちゃん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길 바랍니다. ^^
연인과 혹은 가족과 또는 친구와 함께.

josh -  2011/12/08 01:24 comment | edit/delete

스벅같은 곳에서 매해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달라지는 컵의 트리무늬라던가, 도장모아오면 주는
다이어리같은 것들을 통해 항상, 겨울이 장식되는 것 같아요.

올 해는 무엇보다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들이 많았던 것에 비해, 오늘 저는 다시 일을 그만두고
다시 온종일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신세가 되었지만요 ^^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건, 춥다, 정도.

하지만 올 해는 저에게도 <그대가 제일 누구보다도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어주어
무엇보다도 든든하네요 ㅎㅎ

액션님의 응원(?)에 힘입어 용기를 내어 무럭무럭 사랑을 키워나가는 중입니다.
이런, 그러고보니 연말이다 뭐다 해서,

이것저것 고민거리도 쌓여가고 두근두근, 잠이 오지 않는 밤이네요

액션님에게도 얼마남지 않은 토끼의 해가, 잘 마무리되어가시길 빌어요
         
Kei 2011/12/08 10:31 edit/delete
작년엔가 그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현금 거래가 될 정도로 인기 품목이었다고 하더군요.
제 경우는, 결국 써보면 '양지 다이어리' 수준의 수첩이 가장 편합니다만, 이맘때는 괜히 예쁜 것에 눈이 가게 되나봐요.

다시 취업전선인가요?
josh님은 신입이 아니고 (그동안 하던 일과 관련있는) 경력직으로 찾아보실 듯한데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평소의 고민, 해결되지 않고 있던 고민은 연말이 다가오면 괜히 더 자신을 옥죄기도 하죠.
하지만 고민은 고민. 또 한편으로는 두근두근한 '사랑'이 있잖아요? ^^

貴方が一番 誰よりも好きよ
이런 사람이 생겼다는 josh님.
期待しちゃうこの想い 貴方に溶かそう
이번 크리스마스 그리고 연말은 그 분과 '녹여가시기' 바랍니다.
무럭무럭 김이 날 정도로요. ^^

 -  2011/12/10 04:33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1/12/10 11:07 edit/delete
네, 맞아요.

메신저를 켜두어도 ○○님께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마음이 편치 못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이곳을 통해서 ○○님과 소통을 하기도 합니다만 그건 또 ○○님께서 여기에 댓글을 남겨줘야 가능해서요.

언급하신 그것, 그건 또 그것대로 ○○님에게 다른 용도가 있어서 혹시라도 불편하시면, 가볍게 패스하셔도 됩니다. ^^

 -  2011/12/10 13:23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Kei 2011/12/10 15:54 edit/delete
○○님. ^^

aikons -  2011/12/12 22:56 comment | edit/delete
Starbucks하니깐.. 잠시 언니와 형부와 카푸치노를 몇잔 마시면서..
저도, 벌써 크리스마스 컵이네. 하고 11월로 기억하네요.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전등등으로
겉과 안을 모두 꾸미기에 슬슬 시작하는 시즌이 '추수감사절'후로인데..

스타벅스에서 지난달 미국에 잠시 있을때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네요. 형부의 말로는 요즘
미국경기가 매우 침체되고, 경기도 잘 살아날 기세도 보이지 않으니, 일찍이 크리스마스 마케팅으로
침체된 경기뿐 아니라 사람들의 Holiday Season의 분위기롤 업하여서, Sales부분에 매출과 또,
단기관 아마 제 기억으로 12월초 몇시~ 몇시에 가면, 한잔 주문시(새로 도입한 드링크) 한잔 Free여서
언니도 우연히 알게되어, 함께 주문해서 마시던 기억이 지금 스치네요.

한국집에는 오늘 도착해서...ㅎㅎ
생각보다 한국날씨가 그다지 춥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집에오니 썰렁 하고 매우 추워서
온도 올리고, 그래도 춥네요. (아마도 가족들과 떨어져서 인지..)갑자기 편한것이 좋은것일까?
하고 추운 화장실에서 손을 씯으면서(참고로 미국의 화장실은 카페트, 등으로 깔려 있어서요.)
춥지 않은 화장실까지 생각나네요.

이젠 쉬러 갑니다. 비행시간이 짧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도 무사히 도착 했네요.

잘 쉬세요~
인터넷이 아직 연결되어 있난 test하다,,이곳까지 몇자 슥슥 적고 가네요.

미국에는 다이어리는 없었던것 같아요. 아마도 한국에서만인지... ^^
         
Kei 2011/12/13 00:59 edit/delete
aikons님. 귀국하셨군요.
인터넷 연결도 이제 막~ 이신 듯한데 이렇게 곧바로 들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컴퓨터도 사용하지만 매일매일의 일정 등은 아직도 수첩을 쓰고 있어서 연말이 되면 수첩을 찾는답니다.
메모를 해두지 않으면 금방 잊어먹어서 수첩을 예전보다 더 열심히 사용하는 것 같아요.
2011년 수첩을 조금 전까지 만지고 있었는데요.
메모를 해두고 나중에 끝낸 일은 빨강 형광펜으로 죽 그어버리고 하다보니
12월에 들어선 지금의 수첩을 후루룩 넘기면 보기가 좀, 후훗~ 그렇군요.

수첩으로는 뭔가 열심히 산 것 같은데 결과는 형편없는 2011년이었습니다.
저는 그러한데 aikons님은 어떠셨는지요? (좋았다~고 하셨으면 좋겠어요)

http://www.youtube.com/watch?v=5sxsTO2gd3Y
이번 글에 덧붙인 크리스마스 시즌 송,
야이다 히토미(矢井田瞳)가 부르는 <恋バス> 라이브 영상입니다.
인터넷 연결 테스트(?)로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

aikons -  2011/12/15 05:43 comment | edit/delete
수첩이라..

저도 filofax를 작년에 선물로 받아서 쓰고 있네요. ^^
그리고, 더 오래된 filofax-brown leather로 10년도 넘게 사용해서 인지 많이
닳았는데, 촉감이 좋아서 계속 쓰다가, 작년에 선물받은 blue색감을 사용중이에요.
매년 이쁜 다이어리 공책들도 구입해 보기도 하구요. side로 또, 이렇게 refill로
바꾸어 가면서 쓰는데, 나중에 고민이 생기더 군요. 매년, 매일 같이 사용됬던 이것을
거의 버리지 않고 모아서 다시 돌아도 보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짐?이 되어서.....
이번에 과감히 다 처분해서 새해는 새롭게 또, 시작을 해볼까도..(그야, 마음이 문제지
다이어리가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서도요..ㅎ)

제 책상밑에 한국에 나와서 적어놓은, 공책들이 쌓여 있네요. 이번주 안으로 다 정리할
계획이었어요. 저도 꾹꾹~눌러 써야 하는 ...직접 hand writing으로 받아보는 연하장도 그렇듯이 말이죠.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제 분신이 종이에 박히듯이..말이죠.) 말이 좀 이상하지만서도요..

저는 거의 매년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아는 지인들에게 미국에서는 하나의 관습마냥
직접 우표도 골라가면서 붙이곤 했는데, 한국에서는 매우 뜸하다라는 느낌이 오네요.~
미국에 계신분들에게는 한국적인 연하장을 부러 보내 고요. 아님... 그 사람에 어울리게..
한국에 있는 분들?은 이번기회에 미국에서 작은 연하장 매우 클래식한 눈이 내린 마을전경
풍경을 보낼까 합니다. 다음주면 크리스 마스인데..왜, 별로 느낌이 없는지..;; ㅡ ㅡ ;

간만에 You Tube로 크리스마스 background song을 듣고 가네요. 고맙습니다. 라이브 영상~ ^^

시차때문인지..어제도, 오늘도 새벽 6시에 자네요.. 얼릉 적응 되야지..낮에는 씽씽하다, 오후되면
막 졸음오고...지금도 정신이 넘 말짱해서, 몇자 적고 갑니다.

*아...
빨강 형광펜으로 쭉~ 그어 버리면...나중에는 빨강줄만.. @@ 보이겠네요. 그만큼 한일들이
많으시다는 것이죠. 저는 0.3~0.5mm사이즈 펜으로 가득히 작게 쓰는것을 좋아라 하는데,
막상 쓰려고 하면, 어는때는 쓸게 없는데 일주일이 그냥 가는것 같아 막 ~ 적어 보기도 합니다.
글씨가 워낙에 명필이 아니라서... 글씨도 좀 잘 썼으면 해요. 나중에 다시 읽어도, 정감이 가고,
급하게 써내려 간것 아닌 그런 organizer으로요~ (저로써는 거의 불가능이지만서도요..)

2011년은 저로써는 매우 tough한 year중 하나?? 였어요. 흑~
이런 저런 사정들 있는데, 이곳에서 다 못적네요. 매년 이곳에 올때마다. 12월을 기준으로
새해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요. Spitz곡뿐아닌, Kei님의 다양한 도서, 음악, 식당등..! 많이
접하고 감에 감사해요.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네요. 오늘은 아는 후배와 바람을 쐬러?! 강변쪽으로 걸었는데, 내일은 더 춥다고 하니, 따뜻한
카푸치노라도 한잔 드시면서, 2011년의 남은시간을 만끽하시기를 바랄께요.

현재 저는 귀국중이지만, 아직 저의 극히 친한 지인을 (1-2) 제외하고는, 그냥 조용히
미국에 있는것 으로 하고 일주일 후에 연락을 하려고 해요. ㅋㅎ 왠지는 몰라도,.. ^^

참,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획기 하셨나요?! 받으셨음 한번 보여주세요~ 아님 저도 간만에
광화문 스타벅스라도 오늘 다녀올랍니다. 그럼~

이른아침부터 주절 거리고 갑네요.
(앗, 제가 위comment에 답변을 한다는 것이..후~ ;;)
         
Kei 2011/12/15 11:43 edit/delete
어떤 거지? 싶어서 검색해봤습니다. 파일로팩스.
(인터넷 덕분에 모르는 게 나와도 곧바로 대충은 알 수 있어서 참 편하군요)
저는 리필 가능한 수첩을 쓰지 않고, 일년 단위로 쓰고 버리고 있습니다.

마침 어제 수첩이 생겼는데 그동안 쓰던 것과 같은 것이라 익숙하긴 한데
지극히 사무적인 양식의 그 수첩이 살짝 지겨워진 느낌이 있어서 고민입니다.
마침 친구가 자기네 학교의 수첩을 준다길래 그걸 써볼까 하는 생각도 있구요.

올 봄엔가, 다른 친구에게 머니 클립을 받은 적이 있는데 요즘은 그걸 가지고 다니는데요.
그 머니 클립이 가톨릭대학교에서 나온 것이라서 머니 클립을 펼치면 '가톨릭대학교'라는 새김글자가 나와요.
수첩까지 대학에서 나온 걸 쓰면, 그건 또 다른 대학이라서, 좀 웃길 것 같아요.
그 어느 쪽 대학하고도 상관없는 일반인인 제가 말이죠. ^^

전부터 궁금하던 것이 있었는데 aikons님은 미국에서 살기도 하셨으니 aikons님께 물어볼까 합니다.
우리가 흔히 '다이어리'라고 부르는 수첩.
미국에서는 뭐라고 하나요? '다이어리'는 아닐테고 그걸 '오거나이저'라고 하나요, '플래너'라고 하나요?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아직입니다.
일단 세개 이상은 붙이라는 시즌음료 스티커는 붙였는데요.
(저는 마시질 않을 음료라서, 동행에게 그 시즌 음료를 강요했답니다, ㅎㅎㅎ)
커피숍을 하루에 한번은 들리기 때문에 쉽게 다 붙일 줄 알았는데,
문제는 굳이 스타벅스에만 가야한다는 것, 이게 쉽지 않더라구요. 아마 안될 것 같아요. ^^

어제 찬바람을 쐰 것도 아닌데 그만 감기에 걸렸습니다.
콧물이 나오고 또 코가 막히기도 하고 몸살 기운까지 있어서 눈도 자꾸 감기고 관절도 아프네요.
그 바람에 aikons님의 댓글에 제대로 답글을 쓰지 못하는 것 같아서, 죄송해요.
aikons님은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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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덜미에 머리카락에 입술에 촉촉히 젖은 눈에 うなじに 髪に 唇に 潤む目に
  無意識と意識の間で Muishiki to Ishiki no Hazama de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서

카 오디오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자 그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 이 노래 참 좋다.

그 친구, 일본의 대중 음악은 굳이 찾아서 들을 만큼 즐기는 편도 아니고
알고 있는 J-POP 쪽의 노래도 뮤지션과 제목을 온전히 알고 있는 경우도 많지 않다.
그 노래들조차도 나와 같이 있을 때 내 컴퓨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로 접했거나
내 차의 오디오를 통해서 익숙해진 노래가 대부분이다.

그런 친구가 두어 차례나 그렇게 말했다. 이 노래 참 좋다고.
사이토 카즈요시(斉藤和義).
無意識と意識の間で(Muishiki to Ishiki no Hazama de,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서).

나도 이 노래를 무척 좋아하는데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우리나라의 여러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봐도
이 노래를 특정해서 언급한 문건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보면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노래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사이토 카즈요시의 앨범 수록곡 전부를 파고드는 '광팬'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오늘처럼 안개 자욱하고 추적추적 초겨울비 내리는 날.
혼자 이 노래를 듣고 있으니··· 저만치 한참 아래로 가라앉는다.
WONDERFUL FISH
斉藤和義
1995-02-01
WONDERFUL FISH

track 10
無意識と意識の間で
(album version)


無意識と意識の間で斉藤和義

無意識と意識の間で 今あなたを抱きしめている
いい事なのか悪い事なのか
わからなくなってる事だけは
わかっている わかってる
きっと"マスカレード"が終わると
あなたは現実に 戻って行くんでしょう
そうでしょ?
いつまでも いつまでも流れていてほしい
僕の気持ちを 知らないまま

行かないで そばにいて 現実を見ないで
目を見せて 手を見せて 顔見せて キスさせて
僕を子供にかえしてよ

穏やかな時が流れる 言葉はこの空気を壊すだろう
真実が見えかくれしてる
うなじに 髪に 唇に 潤む目に
やがて"マスカレード"が終わると
二人は照れ隠しに笑うけど
またキスを交わせば 今よりもっと甘く素直な二人に
出会えるさ

毎日を僕にして 涙は止めさせて
目を見せて 手を見せて 真実をのぞかせて
僕を子供にかえしてよ

行かないで そばにいて 現実を見ないで
目を見せて 手を見せて 顔見せて キスさせて

毎日を僕にして 涙は止めさせて
目を見せて 手を見せて 真実をのぞかせて
僕を子供にかえしてよ

無意識と意識の間で

作詞・作曲:斉藤和義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서사이토 카즈요시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서 지금 그대를 꼭 껴안고 있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게 된 것만은
알고 있지 알고 있어
어김없이 "가면무도회"가 끝나면
그대는 현실로 돌아가겠지
그렇겠지?
언제까지나 영원히 흐르고 있으면 좋겠어
내 느낌을 모른 채

가지마 곁에 있어줘 현실을 보지 말고
눈을 보여줘 손을 줘봐 얼굴 돌려봐 키스하게 해줘
나를 어린아이로 돌려보내줘

잔잔한 시간이 흘러간다 말은 이 분위기를 깨뜨리겠지
진실이 어른거리고 있어
목덜미에 머리카락에 입술에 촉촉히 젖은 눈에
이윽고 "가면무도회"가 끝나면
두 사람은 쑥쓰러움을 감추려고 웃지만
또 키스를 나누면 지금보다 더 달콤하고 솔직한 두 사람으로
만날 수 있지

매일 나로 하여금 눈물을 멈추게 해줘
눈을 보여줘 손을 줘봐 진실을 내보여줘
나를 어린아이로 돌려보내줘

가지마 곁에 있어줘 현실을 보지 말고
눈을 보여줘 손을 줘봐 얼굴 돌려봐 키스하게 해줘

매일 나로 하여금 눈물을 멈추게 해줘
눈을 보여줘 손을 줘봐 진실을 내보여줘
나를 어린아이로 돌려보내줘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서

작사·작곡∶ 사이토 카즈요시


스트리밍되고 있는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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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gs : 斉藤和義, 사이토 카즈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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