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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날개로 더욱더 품위있게 黒い翼で もっと 気高く |
사람들의 상상력은 모두 제각각일 것입니다.
어떤 노래를 들을 때 떠올리는 이미지도 제각각 다를 수 있으며
특정 노래에 대한, 그 다른 이미지는 그 사람에게 한참 동안 기억 속에 남아있기도 합니다. |
| 저같은 경우 Albert Hammond의 For The Peace Of All Mankind를 들을 때면
어김없이 눈오는 겨울 어느 날 이문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정문 건너편 풍경이 떠오릅니다.
이십대 초반 눈내리던 어느 날 이문동 외대 앞을 거닐며 어느 한 여학생과 데이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마침 그 때 외대 정문 건너편에 있던 (오래 전에 사라지고 지금은 없는) 레코드숍에서 그 노래가 흘러나왔고
그 노래가 끝날 때까지 그 작은 레코드숍 앞에서 둘이서 흥얼거리며 따라불렀던 그날 그시간 이후
Albert Hammond의 그 노래는 그날의 풍경과 함께 제 기억 속에 자리잡은 것이지요. |
저는 黒い翼(Kuroi Tsubasa, 검은 날개)를 들을 때면 늘 두가지 캐릭터가 연상되는데,
그 첫번째가 영화 스타 워즈(Star Wars episode IV)에 나왔던 '츄바카(Chewbacca)'입니다.
Harrison Ford가 연기했던 '핸 솔로(Han Solo)'와 함께 다니던,
생긴 모습과는 달리(?) 선한 캐릭터의 '츄바카' 말입니다.
말도 안되는, 엉뚱한 연상이지요? ^^;
말이 되든 안되는, 어쨌거나 제 경우는 그렇다는 겁니다. | |
| 黑い翼와 함께 떠오르는 캐릭터가 엉뚱하기는 두번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만화 꽃보다 남자(花より男子, Hana Yori Dango)의 '도오묘지 츠카사(道明寺司)'.
만화로는 못보고 TV에서 드라마로 보신 분은 'F4'의 리더 역할을 하던 남자 주인공인
'따오밍스'를 기억할 겁니다. (여자 주인공 '산차이'의 상대역이었던)
바로 그 '따오밍스' 캐릭터가, 카미오 요코(神尾葉子) 원작 만화에서는 '도오묘지 츠카사'입니다. |
제가 스핏츠(スピッツ)의 黒い翼를 들을 때마다,
스타 워즈의 '츄바카' 그리고 꽃보다 남자의 '도오묘지 츠카사'라는 엉뚱한 캐릭터가 연상되는 이유는
그저 黒い翼의 翼(Tsubasa, 날개)의 발음과 '츄바카'의 그것이 서로 유사해서 그런 겁니다.
'도오묘지 츠카사(道明寺司)'의 司(Tsukasa) 역시 그러하구요. ^^;
츠바사(Tsubasa).. 츄바카(Chewbacca).. 츠카사(Tsukasa).. |
Crispy! | 엉뚱한 이야기는 그만 하고 스핏츠의 黒い翼(Kuroi Tsubasa, 검은 날개)로 돌아가지요.
Crispy! 앨범의 마지막 트랙 黒い翼에서, 웅장한 분위기의 스트링스(strings) 연주와 함께
Aerosmith의 Dream On 정도쯤 되는 분위기의 묵직한 간주가 지나간 다음,
듣게되는 후렴부 코러스는,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 그리고 유노키 스기코(柚木杉子)입니다.
黒い翼で もっと気高く
검은 날개로 더욱더 품위있게
無限の空へ 落ちてゆけ
무한의 하늘로 떨어져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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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핏츠의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는 투어 때 연주한 黒い翼가 감동적이었나 봅니다.
스핏츠의 곡 중에서 제일 어마어마하고 웅장한! 스케일이 큰 곡이죠.^^
Crispy! 앨범 마지막에 찡~함을 주고싶어 넣었는데. 정말로 뭉클해졌어요.^^ 그렇게 말하면.
투어 때도 연주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도 제일 마지막을 장식한 곡이었죠.
굉장히 감동적으로 막을 내렸어요.^^ |
스핏츠 콘써트에서 이 곡을 마지막 곡으로 하면 정말 굉장할 듯 합니다.
앵콜 곡이 남은 마지막 곡이 아니라, 완전히 막을 내리는 마지막 곡 말이지요.
계속되는 후렴부 끝부분 쯤에서는, 연주는 계속되지만 무대의 막이 천천히 내려오는.... |
田村明浩 |
草野マサムネ | 그리고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이 노래 黒い翼의 제목을 두고
'흰색이라면 평범하니까..'라고 코멘트를 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노래 제목이 '黒い翼(검은 날개)'가 아니라 '白い翼(하얀 날개)'가 되었다 하더라도
이 노래의 경우, 스핏츠의 다른 곡들의 노랫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아울러 마치 강산에의 넌 할 수 있어 처럼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있어서, 듣는 이를 격려해주기도 하구요. |
いつもモザイクの きれはしだけ握らされ
언제나 모자이크(mosaic)의 쪼가리만 쥐어지고
笑い話の ネタにもされてきたけれど
비웃음거리의 대상으로도 여겨져왔지만
ほらもう二度と 負けたりしないから
자 이제 두번 다시 봐주거나 하지않을테니까 |
어쩌다 이유도 모르게 우울함에 빠져들 때, 또는 하는 일이 마음대로 잘되지 않을 때,
오디오의 볼륨을 평소보다 조금 더 올리고 黒い翼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런지요?
또는 큰 소리로 'ほら(Hora)!!' 라고 외쳐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 黒い翼 노랫말 살펴보기 | |
√ 黒い翼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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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08 13:53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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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다가오지않는 빨간 별 なかなか やって来ない赤い星 |
俺の赤い星 Ore no Akai Hoshi 내 빨간 별 |
俺の赤い星(Ore no Akai Hoshi, 내 빨간 별)의 시작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스핏츠(スピッツ)의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一度だけ現われる 誰にでも時が来れば
한번 만은 나타날 거네 누구에게라도 때가 오면
あくびするフリをして空を見た
하품하는 척하며 하늘을 봤다 |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면서 노래를 마칩니다.
● 俺の赤い星 노랫말 살펴보기 |
Antares |
草野マサムネ | 대중음악 월간지 B-PASS 2000년 9월호를 통하여, 쿠사노 마사무네는
이 붉은 별이라고 하는 것은, 나타나지 않은 별.
그렇지만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줄곧 생각하는 인간의, 어리석고도 아름다운 기분 | 을 뜻한다고 말한 바 있고,
SONY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WHAT's IN? 2000년 8월호에서는
러시아 영화를 몇 개인가 보다가,
소련에서 '붉은 별' 이라고 하는 것이 떠올라, 어디엔가 사용해보자고 생각하고 | 있었고 할 뿐, 구체적으로 어느 별을 말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습니다. |
쿠사노 마사무네가 俺の赤い星의 노랫말을 쓸 때,
하늘에 떠있는 수많은 별들 중 어느 특정한 별을 염두에 두고 '俺の赤い星'라고 하지는 않았을지라도
하늘의 별 중에서 찾아본다면, 안타레스(Antares)라고 불리우는 별이 그 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전갈(Scorpio)자리의 알파별(일등성) 안타레스(Antares)는 지구에서 약 330광년 거리에 있는 별인데,
이 별은 지구에서 관측 가능한 하늘의 모든 별들 중에서 가장 붉은 별이라고 합니다.
안타레스(Antares)의 어원은 그리이스어의 'Anti Ares'이고, 그 의미는 '화성(Mars)의 경쟁자'라고 하더군요.
그런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아마 안타레스가 화성과 같이 붉은 별이라는 점,
그리고 화성이 전갈자리를 지나간다는 점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진 듯 합니다.
이 글 맨 처음에 나와있는 이미지가 바로 안타레스(Antares)입니다. |
스핏츠의 팬이라면, 아마도 '그들의 노래라면 무엇이든 좋다'라고 할 사람이 많겠지만,
'그들의 노래를 대부분 좋아하긴 하지만 어떤 노래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스핏츠 팬 클럽, 카페 푸른차 타고 나타난 spitz,
그 카페 회원 중 한사람도 그런 곡으로 두세곡을 꼽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俺の赤い星입니다.
저 역시 이 노래는 스핏츠의 다른 노래에 비하여 그다지 선호하는 편은 아니라서, 그런 의견에 쉽게 고개가 끄덕거려지더군요. |
귀에 잘 들어오지 않으면 그걸로 그만이지, 굳이 이유를 생각해봐야할 필요는 굳이 없지만,
괜히.. '그 이유가 뭘까?' 생각에 잠긴 채,
隼(Hayabusa, 매) 앨범의 12번째 트랙 俺の赤い星를 서너번 연속해서 들어봤습니다.
제가 일본어는 능숙하지않기 때문에 굳이 노랫말이 귀에 거슬려서 그런 것은 분명 아닐테고,
'왜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 걸까?' .. 갸웃거리면서 말입니다.
그런 생각에 잠긴 채 서너번 들어보니, 이런 느낌이 오더군요. |
隼 |
노래라는 것은, 노랫말과 멜로디는 물론 리듬도 그리고 당연히 악기의 편성 까지도
듣는 사람이 의식하든 그렇지않든, 노래는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테면 기승전결(起承轉結) 같은 전개방식도, 그 노래 안에서 나름대로의 질서 안에서 펼쳐질 것입니다.
우리가 노래를 들을 때, 설혹 그 노래가 처음 듣는 노래라 할지라도
'이쯤에서 후렴부가 시작되겠구나'라고 어림짐작이 가능하다든지,
간주가 시작되고 마치는 부분을 그리 어렵지않게 짐작할 수 있다든지 하는 것은
노래라는 것이 그 전개방식에 있어서 그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고 (물론 그 규칙도 한두가지가 아닌 여러가지 규칙이 있겠죠)
아울러 우리가 오랫동안 여러 노래를 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규칙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
'그렇다면 혹시 俺の赤い星는, 우리 몸에 자신도 모르게 배어있는, 대중음악의 여러가지 전개방식 중에서
그다지 익숙하지않은 전개방식을 택한 곡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잠시 들더군요. |
저만의 느낌인지 (또는 잘못된 생각인지) 잘 몰라도 俺の赤い星의 경우, 뭐랄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후렴부만 계속되는 느낌이랄까 (막연한 느낌이긴 합니다만) 뭐 그런 느낌 말입니다.
그러니까 기승전결(起承轉結) 같은 구조로 보자면, 기승전(起承轉)은 없이 결(結)만 있다는 느낌...
물론 도입부가 먼저 있고 나름대로 기승전결(起承轉結)의 구조로 진행되는 형식이 아닌,
후렴부 또는 주제부분부터 미리 들어간 다음에 일반적인 수순을 밟는 곡도 있지요.
예를 들자면 旅人(Tabibito, 나그네) 또는 俺のすべて(Ore no Subete, 나의 전부) 같은 곡이 그렇지요.
하지만 俺の赤い星는 그런 경우는 아닌 듯 싶구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후렴부만 계속되면서 고조되는 느낌...입니다. 적어도 제게는요. |
어쨌거나 화성학, 대위법 등 작곡이론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저로서는
그러한 저의 느낌,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었는지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저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러한 느낌이 俺の赤い星가 귀에 잘 들어오지않는 이유가 아닐까?' .. 라고 짐작해보는 것이지요.
뚜렷한 근거도 없이 그냥 막연하게 말입니다. |
하지만 그러한 이유(?)는 순전히 저만의 느낌 또는 작곡이론에 대하여 무지한 저만의 착각일 뿐,
俺の赤い星가 귀에 잘 들어오지않는 주된 이유는, 사실 다른 데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지요.
스핏츠 팬들은 한편으로는 쿠사노 마사무네가 만든 멜로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스핏츠의 멜로디, 거의 전부는 쿠사노 마사무네가 만든 것이니까요.
그런 점을 주목해서 보자면, 스핏츠의 멜로디를 좋아하는 우리는
결국 쿠사노 마사무네 방식(?)의 멜로디에 익숙해져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데
살펴보니 俺の赤い星의 멜로디는 쿠사노 마사무네가 아닌,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가 만들었더군요.
그러니까 쿠사노 마사무네의 멜로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즉, 마사무네표(?) 멜로디가 몸에 배어버린 사람에게는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가 만든 멜로디가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아서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
俺の赤い星가 귀에 잘 들어오지않는 이유가, 혹시 여기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
그래서 타무라 아키히로가 멜로디를 만든 다른 곡을 찾아서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타무라 아키히로 작곡의 또다른 곡 ほうき星 (Houki Boshi, 혜성),
이 곡은 俺の赤い星와 달리 평소에 제가 즐기던 곡으로, 귀에 잘 들어오고 참 좋습니다. |
田村明浩 | 나만의 생각이지만, 좀 완고한 곡을 만들면 즐거울까..하고 생각하고 써 보았습니다.
완고하다고 하는 것은, 보통의 마이너(minor)가 나쁘게 되면 메이저(major)가 된다, 라든지.
음, 마사무네가 쓰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 타입이라고 할까요. |
이 노래의 멜로디를 만든 타무라 아키히로는, 앞서 인용한 월간지 B-PASS 2000년 9월호에서
이 곡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 적이 있는데,
그렇다면 일부 팬들에게 이 곡이 귀에 잘 들어오지않는 이유가 '완고한 곡'(?)이라서 그럴까요?
비록 그는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해서 '완고'하게 썼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마사무네가 쓰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 타입'이라는 코멘트를 미루어보아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마사무네표 멜로디가 몸에 배어버린 팬들에게는
이 곡의 멜로디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더디게 와닿을 수도 있지않을까요? |
타무라 아키히로는 이 곡에 대하여 이런 이야기를 한 적도 있습니다.
작년에 기타를 샀는데 그걸 사용해 무엇인가 할 수 없을까 해서 만든 곡이군요.
전에 가지고 있었던 기타보다 연주하기 쉽고, '다른 코드(chord)를 연주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하는 중에 곡을 만들었어요.
연주의 텐션(tension)도 몹시 높죠. |
연주의 텐션(tension) 그러니까 긴장감이 높다? 그래서 편안하게 또는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 모르겠습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요. |
インディゴ
地平線
隼 | '귀에 잘 들어오지않는 俺の赤い星, 그 이유가 뭘까?' .. 싶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여전히 정답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바람에 그동안 모르고 지내왔던 사실 하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996년 インディゴ地平線(Indigo Chiheisen, 인디고 지평선) 앨범에 수록된 ほうき星(Houki Boshi, 혜성)
그리고 2000년 隼(Hayabusa, 매) 앨범에 수록된 俺の赤い星(Ore no Akai Hoshi, 내 빨간 별)
메이져 데뷰 이후 2005년 9월 현재까지 발표된, 백수십곡에 이르는 스핏츠의 노래 중에서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가 멜로디를 만든 노래는 이렇게 딱 두 곡 뿐(!)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 ほうき星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괜한 노파심에서 굳이 덧붙입니다.
'귀에 잘 들어온다, 그렇지않다' .. 라고 하는 느낌의 차이와 '곡이 좋다, 별로다' .. 라고 하는 가치 판단은
각각 서로 다른 문제이니, 俺の赤い星(Ore no Akai Hoshi, 내 빨간 별) 좋아하시는 분은 부디 오해 없으시길. |
√ 俺の赤い星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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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08 04:14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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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의 리듬 かたつむりのリズム |
2002년 9월 11일에 발매된 10번째 앨범 三日月ロック(Mikazuki Rock, 초승달 록)의 대부분은,
오르간의 쿠지 히로코(クジヒロコ), 프로그래밍의 나카야마 노부히코(中山信彦) 등
'additional musician'이 스핏츠(スピッツ)와 함께 하는데,
모두 13곡의 앨범 수록곡 중, 다른 뮤지션의 참여 없이
오로지 스핏츠 멤버 4명 만의 연주로 이루어진 곡이 딱 한곡 있습니다.
그 곡이 바로 '달팽이'라는 뜻의 エスカルゴ(Escargot, 에스카르고)입니다. |
三日月ロック |
강렬한 록 넘버임을 예고하는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의 인트로 그리고 곡 전반에 걸친 시원한 드러밍.
첫 후렴부 다음, 두번째 후렴부 뒤 잠깐, 그리고 마지막 후렴부 뒤 즈음에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와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가 들려주는 트윈 기타 플레이.
사키야마 타츠오의 드러밍과 함께 듣는 이의 심장 박동을 증가시키는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의 힘있는 베이스.
그리고 사키야마 타츠오와 타무라 아키히로의 리듬 섹션에 더욱 강한 비트를 실어주는 리듬 기타 플레이. |
록 뮤직에서 리듬 섹션(rhythm section)은 드럼(drums) 그리고 베이스(bass)의 몫이라고 하는 말은.. 맞는 이야기지만
그렇다고해서 기타(guitar)는 리듬 섹션과 무관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틀린 이야기가 됩니다.
기타의 경우, 주로 간주 등에서 전면에 나서는 솔로 연주가 돋보이는 탓에
도리어 리듬 섹션의 한 파트으로서의 역할이 간과될 뿐이지, 사실은 상당한 역할을 합니다.
리듬 섹션에서 중고(中高)음역을 담당하는 파트는 리듬 기타이지요. |
기타를 중심으로 한 연주곡(instrumental)이 아닌 경우, 실제로 그렇게 '돋보이는 솔로' 연주는
곡의 전체 연주시간을 두고보자면 사실은 그리 길지않은 것이 대부분이며
간주 등에서의 솔로 연주를 제외한다면, 기타 파트는 연주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리듬에 열중합니다.
즉, 기본적으로 드럼, 베이스와 발맞추어 정확한 템포를 유지하면서
거기에 악센트(accent)와 싱코페이션(syncopation)을 더하여 곡의 흐름을 만들어, 그 곡만의 '느낌'을 전달해주고
각각의 리듬 기타리스트의 취향에 따른 '그루브(groove)'한 감각을 곡에 부여함에 따라,
듣는 이에게 생기있는 음악을 전달해주는 것이 바로 리듬 기타 플레이입니다. |
최고의 록 밴드 중 하나인 The Rolling Stones의 투톱,
보컬리스트 Mick Jagger 그리고 기타리스트 Keith Richards.
이 중에서 Keith Richards는 주로 리듬 기타 플레이를 담당하고있고
The Rolling Stones에서의 리드 기타 플레이는 다른 멤버에게 넘깁니다.
밴드의 기타 파트로는 Keith Richards 혼자로도 부족하지않음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기타리스트를 멤버로 함께하면서 (Mick Taylor, Ron Wood 등)
밴드의 핵심인 그가 도리어 리듬 기타 플레이에 열중한다는 사실은,
리듬 섹션에 있어서 리듬 기타 파트가 가지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반증일 것입니다. |
Keith Richards |
The Rolling Stones처럼 리드 기타와 리듬 기타를 각각의 멤버가 담당할 수도 있고
Led Zeppelin의 Jimmy Page처럼 한 명의 기타리스트가 밴드의 기타 사운드 모두를 도맡을 수도 있는데
어떤 경우든, 일반 대중들은 보컬리스트 다음으로 리드 기타리스트(또는 기타 솔로)에게 눈길이 먼저 가고
리듬 기타리스트(또는 리듬 기타 플레이) 쪽으로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눈길이 덜 가게됩니다. |
초보자들이 기타에 입문하게되는 계기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 또는 Eagels의 Hotel California 등에서 들을 수 있는
화려한 기타 솔로에 반해서 기타를 배우겠다고 마음먹는 경우도 꽤 많을 것입니다.
즉, 기타의 리듬 플레이 보다는 '돋보이는 솔로' 연주가 더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이지요. |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긴 합니다.
밴드 연주에 있어서 보컬과 함께 리드 기타는 전면(front)에 나서게 됨에 따라 '돋보일' 수 밖에 없고
반면 리듬 기타는 보컬과 리드 기타를를 가려서는 안된다는 특성에 따라,
그 볼륨(volume)도 상대적으로 작게, 그리고 톤(tone)도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해야하므로,
리듬 기타 플레이(또는 리듬 기타리스트)는 아무래도 성대적으로 대중의 눈길이 덜 받게되는 것이지요. |
여담입니다만, 비록 처음에는 화려한 기타 솔로 때문에 기타에 입문한 초보자라도,
시간이 조금 흘러, 예를 들어 쓰리 핑거 아르페지오(three finger arpeggio) 주법 등을 배워나가면서
칼립소(calypso) 또는 셔플(shuffle) 등의 리듬을 제법 연주해내는 핑거링(fingering)을 익히고나면
솔로 연주 못지않게 성취감 또는 희열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리듬 플레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업/다운 스트로크(up/down stroke)를 통한 리듬를 연습하면서
피킹(picking)의 강약 조절에 따른 리듬의 변화 또는 왼손 운지의 뮤팅(muting) 등에 따른 음의 변화,
기타 현을 건드리지않는 '가짜' 피킹 등을 몸으로 익혀가다보면
기타 연주의 진정한 어려움은 도리어 리듬 플레이에 있다는 느낌까지 받게 됩니다. | |
어쨌거나 리듬 기타의 백업(back-up)적인(?) 특성 때문에
리듬 기타 플레이는 리드 기타 플레이보다 어쩌면 더욱 '섬세한' 감각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스포트라이트를 다른 파트에 양보하는 '겸손한(?)' 성품까지도 요구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앞장서지않고 묵묵히 동료를 백업한다는 것은, 밴드 연주는 물론 세상사 모든 일에서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
바로 이 곡, エスカルゴ 또는 같은 앨범에 수록된 ミカンズのテ―マ(Mikans no Theme, 미캉즈의 테마),
또는 싱글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의 커플링 곡인 俺のすべて(Ore no Subete, 나의 전부)같은 스핏츠 넘버들은
저에게는 마음에 쏙 드는 리듬 기타 플레이를 들려주는 곡들입니다.
그런 리듬 기타 플레이가 있기에, 저에게 エスカルゴ는 한층 더 신나는 곡이 되고,
ミカンズのテ―マ는 더욱 맛깔스럽게 들리고, 俺のすべて는 더욱 힘있게 다가옵니다. |
草野マサムネ |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는 이 곡, エスカルゴ 레코딩 모습을 이렇게 전해줍니다.
처음 기타에 의한 음은 데모테이프(demo tape) 때부터 있었는데요.
카메다(亀田)씨가 'drum feel부터 들어가면 좋을 것 같은데'라고 해서, 1소절 등에서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모두 별로라서 기왕 하는 거 4소절은 있는 게 좋을 것 같았습니다. (웃음)
보컬이 더블(double)이고 팬(pan)도 약간 치우치게 한 것은,
평범하게 한 것은 일반적으로 하면 느긋한 power pop이 되기 때문에 약간 특이한 것을 하고 싶었습니다.
ミカンズのテ―マ와 마찬가지로 솔로와 엔딩의 트윈 기타는 테츠야와 둘이서 동시에 연주했습니다.
한쪽이 틀리면 또 다시 했습니다. (웃음) |
● 카메다(亀田) : 三日月ロック 앨범의 additional producer 카메다 세이지(亀田誠治).
● 팬(pan)도 약간 치우치게 : 음(音)을 한쪽으로 약간 패닝(panning)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
'팬' 또는 '패닝'이란 용어는 영화촬영기법에서도 가끔 등장하는 용어인데,
예를 들어 Queen의 명곡 Bohemian Rhapsody에서, 인트로와 전반부의 일,이절이 지난 뒤
Brian May가 연주하는 느린 템포의 첫번째 기타 간주가 나온 다음 이어지는 중반부,
I see a little silhouetto of a man,
Scaramouche, Scaramouche, will you do the fandango
Thunderbolt and lightning very very frightning me
Galileo, Galileo, Galileo, Galileo
(.... 중략 ....)
No, no, no, no, no, no, no-
Mama mia, mama mia, mama mia, let me go
Beelzebub has a devil put aside for me, for me, for me |
이 부분을 생각하면 '보컬을 패닝(panning)시킨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금방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
A Night At The Opera |
CSN | 그리고 Crosby Stills & Nash의 1977년 앨범 CSN에 수록된 곡 Just A Song Before I Go.
Graham Nash가 만든 마이너 키(minor-key) 발라드 명곡인, 이 노래를 들어보면
David Crosby, Stephen Stills 그리고 Graham Nash의 보컬들이 제각각
왼쪽, 오른쪽, 중간으로 나뉘어져 흘러나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보컬 파트 뿐만 아니라 악기들의 사운드도 그렇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즉, 세 사람의 멤버 각각의 음성을 각 방향으로 '팬(pan)을 치우치게' 레코딩하여
마치 듣는 이로 하여금 무대 앞에서 육성으로 듣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
위 두가지 경우의 '패닝' 또는 '팬'을 생각하면, 앞서 인용한 エスカルゴ에 관한 쿠사노 마사무네의 코멘트,
'팬(pan)도 약간 치우치게 한 것'이란 레코딩 기법이 어떤 의미의 이야기인지 대충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물론 エスカルゴ는 위 두 경우처럼 '확연한' 것은 아니지만요.)
쓰다보니 스핏츠 그리고 エスカルゴ 이야기는 별로 없고 리듬, 팬(pan) 등 다른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군요. |
| エスカルゴ는 빠른 템포의 곡이라서
일본어에 능숙하지못한 사람이 따라부르기는 다소 힘들긴 하겠지만
만약 노랫말을 외워서 콘써트에서 따라불러본다면 상당히 재미난 곡일 듯 합니다.
エスカルゴ의 일절, 이절, 삼절 각 앞부분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だめだな ゴミだな さりげない言葉で溶ける心
안되겠네 쓰레기네 아무렇지도않는 말로 녹는 마음
コワモテ はがれて 仕方ねえと啼いて 耳をすます
코와모테(恐持て) 벗겨지고 어쩔 수 없다며 울고 귀를 기울이네 |
湯けむり 陽だまり 新しい光に姿さらす
뜨거운 김 양지 쪽 새로운 빛이 모습 드러내네
穩やかな寒さ ぶつけ合(あ)ったコマは いつか止まる
온화한 추위 서로 부딪혔던 팽이는 언젠가 멈출거네 |
つまらない 下らない 目覺めた頭が 否と叫ぶ
재미없네 시시하네 잠에서 깬 머리가 아니라고 외치네
はじけて 飛び出て ここだけはハッピ―デイ どくろのタトゥ―
튀어올라 뛰어나오고 여기 만은 해피데이 해골의 문신 |
● コワモテ(恐持て) : 두려운 존재이기 때문에 깍듯이 대접 받음. |
보다시피 비교적 장음으로 노래(발음)하는 부분이 각각 같은 계열의 음으로 규칙적인 반복을 거듭합니다.
즉 '아(あ)' 계열의 음인 あ か が さ た な は, '에(え)' 계열의 음인 け て デ ね 그리고 '이(い)' 계열의 음인 し に り 등이
규칙적인 반복을 거듭한다는 것이지요. (직접 들으면서 노랫말을 눈으로 따라가보면 쉽게 와닿을 겁니다.) |
| 노래 제목에서 이적과 김진표의 패닉(Panic)이 부른 노래 달팽이가 떠오르는 エスカルゴ.
하지만 '달팽이'를 의미하는 '蝸牛(かたつむり)' 또는 'エスカルゴ(escargot)'라는 단어를
정작 스핏츠의 エスカルゴ 노랫말 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데,
노랫말 일절에서 들을 수 있는 '卷き貝(まきがい, 소라)'라는 단어를 통하여
그나마 '달팽이'의 흔적(?)을 연상해볼 수 있더군요.
孤独な卷き貝の外から
고독한 소라의 밖으로부터
ふざけたギタ―の音が聞こえるよ
까불던 기타 소리가 들려오네 |
● エスカルゴ 노랫말 살펴보기 |
エスカルゴ(Escargot, 에스카르고)라는 제목도 상당히 난해한(?) 제목인데
이 곡의 가제 역시 머리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ザンダ―라는 제목이었다고 합니다.
1977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여 특히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밴드 Cheap Trick.
(1979년에 발매된 일본에서의 라이브 앨범 At Budokan에 수록된
I Want You To Want Me는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히트한 곡입니다.)
ザンダ―(Zander, 젠더)라는 가제는,
바로 그 Cheap Trick의 보컬리스트 Robin Zander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스핏츠가 어느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을 때, Cheap Trick의 라이브 앨범 At Budokan을
쿠사노 마사무네가 직접 가지고나와서 소개했다는 일화가 있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면
(비록 그러한 가제가 붙여졌던 '직접적인 이유'는 여전히 알 수 없다 할지라도)
ザンダ―라는 가제가 느닷없는 제목만은 아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
Robin Zander
At Budokan |
| 만약 기분전환을 하고싶다면, 박력있는 록 넘버 エスカルゴ의 볼륨을 높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인트로부터 쏟아지는 드러밍 세례와 곡 전반에 걸친 리듬 기타 플레이의 강렬함,
트윈 기타 플레이의 산뜻함과 (일본어를 잘 모른다해도) 각운만큼은 쉽게 흥얼거려지는 즐거움.
그래서 두번째 후렴부를 마치고 나오는 간주의 금속성 기타 솔로와 함께
그 간주를 마감하는 스네어 드럼(snare drum) 사운드의 경쾌함이 다가올 즈음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깔끔하게 기분이 바뀌어져 있을지 모르거든요. |
√ エスカルゴ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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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07 15:42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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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금기를 깨는 심정 自分のタブーを壊す気持ち |
댄스, 발라드, 록 그리고 트로트(trot)라고 불리워지는 성인가요 등 그 장르를 어떻게 구분짓든 상관없이,
모든 대중음악은 멜로디, 리듬 그리고 노랫말을 통하여 '사람' 또는 '삶'에 대하여 노래하고 있으며
'삶'의 여러 모습들 중에서도 가장 많이 노래되는 것은 아마도 이성 간의 '사랑' 그리고 '이별'일 것입니다.
따라서 '만나다'과 '사랑하다' 그리고 '헤어지다' 등의 단어들은
대중음악의 노랫말에서 가장 쉽게 그리고 자주 만날 수 있는 단어들이기도 하지요. |
우리나라 록 뮤직 역사에서 적어도 한 단원 이상은 언급되어야할 밴드 산울림.
1977년 겨울에 첫선을 보인 데뷰 앨범부터 그들의 앨범을 차례대로 살펴보다보면 흥미로운 점 하나가 발견됩니다.
스핏츠(スピッツ)의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그렇듯, 산울림의 곡은 거의 대부분 김창완이 작사작곡한 곡들인데
김창완의 노랫말들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찾기가 무척 힘들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
1977년의 1집 이후 7집까지 일곱장의 정규 앨범 수록곡 중에서
'사랑'이란 단어는 3집 수록곡인 아무말 안해도에서만 잠깐 들을 수 있을 뿐,
일곱장의 앨범에 수록된 김창완 작사작곡의 많은 곡 중에서
'사랑'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노랫말은 이것 말고는 더이상 찾을 수가 없습니다.
(5집 수록곡인 오솔길 그리고 포도밭으로 가요에서 '사랑'이 나오긴 하지만
이 두 곡은 김창완이 아닌 베이시스트 김창훈이 만든 곡입니다.) |
김창훈(b) 김창익(d) 김창완(g) |
산울림 8집 | 1집의 아니 벌써부터 7집의 가지마오에 이르기까지 출중한 록 넘버를 들려주었던 산울림.
그 이후에 발매된 8집은 발라드 곡을 앞세우는 등 상업적인 측면이 두드러져 보여서
당시의 일부 산울림 골수 팬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는데, 바로 그 발라드 넘버인
내게 사랑은 너무 써에 이르러서야 김창완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대중음악의 노랫말에서 쉽게 그리고 자주 만날 수 있는 단어인 '사랑'을,
무려 7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동안 노랫말에서 거의 사용하지않았다는 것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김창완 자신이 스스로 그 단어를 기피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산울림 7집까지의 김창완은, 그러니까 이십대 후반까지의 김창완은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하여 상당히 냉소적인 태도를 가지고있지 않았나 싶은 것이지요. |
산울림의 김창완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한동안 의도적으로 기피했던 것처럼 느껴지듯이
스핏츠의 노랫말을 살펴보다보면 (김창완처럼 '사랑'이라는 특정 단어는 아니지만)
쿠사노 마사무네도 노랫말을 만드는데 있어서 기피현상을 보여주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외국어 사용의 기피(또는 자제)'가 그것입니다. ('외래어'가 아닌 '외국어'의 사용 기피입니다.)
젊은이를 주된 소비대상으로 하는 대중가요의 경우 부분적이나마 노랫말에서 외국어(주로 영어)를 사용하는 경향은
우리나라와 일본은 물론 거의 대부분의 비영어권 국가에서 갈수록 더욱 짙어지고있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쿠사노 마사무네의 노랫말은 도리어 외국어(영어)의 사용을 의도적으로 자제하거나 기피하는 듯 싶습니다. |
オ-バ―ドライブ(Overdrive, 오버드라이브), クリスピ―(Crispy, 크리스피), ドルフィン ラブ(Dolphin Love, 돌핀 러브),
タイム トラベラ―(Time Traveller, 타임 트래블러), ラズベリ―(Raspberry, 라스베리), サンシャイン(Sunshine, 선샤인),
ス―パ―ノヴァ(Super Nova, 초신성), スタ―ゲイザ―(Stargazer, 스타게이저) 등, 노래제목에 있어서도
영어로 표기해도 그다지 저항감이 없을 것들도 거의 대부분 자국어 카타카나 문자를 이용하여 외래어로 표기합니다.
(2005년 9월 현재 영어로 표기된 제목은 고작 Y, HOLIDAY 그리고 SUGINAMI MELODY 정도 뿐입니다.) |
노래제목 뿐만 아니라 수많은 단어들로 구성된 노랫말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글을 읽어보시는 분들이 만약 스핏츠의 앨범 부클릿을 통하여 노랫말을 직접 살펴볼 기회가 있다면
쿠사노 마사무네의 '외국어 기피'는 쿠사노 마사무네 본인의 적극적인 의도에서 비롯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2005년 4월 20일 발매된 春の歌(Haru no Uta, 봄의 노래) 싱글까지 백수십 곡에 이르는 스핏츠 곡들 중에서
카타카나 문자를 이용한 외래어 표기가 아닌, 외국어 표기의 노랫말은
ドルフィン ラブ에서 'oh yeah', ロ―テク·ロマンティカ(Low-tech Romantica, 로우테크 로만티카)에서 'Huh Huh'
ベビ―フェイス(Baby Face, 베이비 페이스)에서 'Bye Bye', バニ―ガ―ル(Bunny Girl, 바니 걸)에서 'Only you',
ナンプラ―日和(Namplaa Biyori, 남프라 날씨)에서 'Woo'
그리고 テイタム·オニ―ル(Tatum O'Neal, 테이텀 오닐)에서 'LOVELY LOVELY MY HONEY' 또는 'Yes' 정도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들 조차도 'oh yeah'와 'Huh Huh'와 같은 스캣(scat)이거나
또는 'Only you'와 'LOVELY LOVELY MY HONEY'와 같이 짧은 한두 단어에 그치는 경우가 고작입니다.
ハイファイ·ロ―ファイ(Hi-Fi Lo-Fi, 하이파이 로우파이)에서 'Fly high!', 'OK!' 그리고 'Ride on!' 등이 나오지만
이는 각각 그 영어 단어/문장에 연이어 나오는 노랫말 ' 甘(あま)い'와 '憧憬(どうけい)' 그리고 '每度(まいど)' 등과의
운을 맞추기 위한 스캣 또는 추임새(?)로 들리는 정도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러한 쿠사노 마사무네의 '외국어 기피'는 한편 '자국어(일본어)에의 강한 집착'과 같은 의미이기도 한데
이는 초기 앨범들이나 隼(Hayabusa, 매) 앨범 등의 부클릿에서
노랫말을 가로쓰기가 아닌 세로쓰기로 보여주는 것에서도 그런 성향의 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惑星のかけら | 그런데 쿠사노 마사무네의 이러한 외국어 기피 경향에서 벗어난 곡을 하나 찾을 수 있는데, 그 노래가 바로
앨범 惑星のかけら(Hoshi no Kakera, 별의 파편)의 ハニーハニー(Honey Honey, 하니 하니)입니다.
ハニーハニー It's so brilliant ハニーハニー 僕らに
하니 하니 It's so brilliant 하니 하니 우리들에게
ハニーハニー It's so brilliant ハニーハニー 天国が
하니 하니 It's so brilliant 하니 하니 천국이 |
보다시피 이 곡에서는 외국어 표기가 스캣 또는 짧은 한두 단어로 그치는 것 정도를 넘어서
'It's so brilliant'라고 하는 '제대로 완성된 문장으로서의 외국어'를 노랫말에 사용한 유일한 경우인데
이를 두고 훗날 쿠사노 마사무네는 '스스로의 금기를 깨는 심정이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 ハニーハニー 노랫말 살펴보기 |
뮤지션이 영미권 또는 동아시아 등 타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경우가 아닐 밖에야
결국 그 뮤지션이 만들어내는 음악의 주 소비대상이 자국민일텐데 굳이 외국어를 섞어 쓸 필요없이
되도록 자국어 위주로 노래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의미 전달도 더욱 잘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굳이 인터넷같은 것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전세계의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고
더구나 영어의 경우 이미 국제 공용어가 된지 오래인 지금의 현실에서
게다가 노랫말 전부를 외국어로 부르는 경우도 아닌데 영어 단어/문장 한둘 정도에 거부감을 가지는 것은
뮤지션의 입장이든 음악을 소비하는 대중의 입장이든 다소 과민반응이라는 의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 |
'영어 노랫말로 된 팝/록'의 경우, 이미 영미권을 넘어 전세계를 마케팅 대상으로 삼은지 오래되었고
이제는 비영어권 국가의 소비자들의 마켓 쉐어(MARKET SHARE)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그에 반하여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노래되는 팝/록은 거의 대부분 해당 언어사용자들이 그 대상의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J-POP 또는 J-ROCK으로 불리우는 일본의 대중음악 역시
(저처럼 일본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이면서도 스핏츠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여전히 스핏츠의 음악을 즐기는 대부분의 대중들은
일본사람 또는 일본어를 마치 자국어처럼 구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수 밖에 없습니다. |
이런 점에서 보자면, 어설프게 외국어를 남용하거나 오용(?)하는 것 보다는
기왕이면 자국어(스핏츠의 경우 일본어)를 좀더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더욱 좋겠지요.
대중음악에 있어서 외국어(영어) 오용의 실태가 일본에서는 어떠한지 모르지만
번역문학가이자 소설가인 안정효의 책 가짜영어사전의 '핑클' 항목을 보면
십여 페이지 넘게 우리나라 대중음악에서의 영어 오용 실태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는데요.
핑클, 룰라, 지누션, 1TYM, 포지션, S.E.S, 샾, 유승준 등의 노래에서
어색한 표현은 물론 관사, 전치사, TO부정사 용법 등, 기초적인 영문법 조차 무시하고
나아가 철자법까지 틀린 경우를 접하다보면
실소를 넘어서, 청소년층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대중음악의 스타들의 음악을 통해서
청소년들이 그릇된 외국어(영어) 지식(?)을 습득하게되지 않을까 걱정까지 됩니다. |
가짜영어사전 |
Rubber Soul | 명확한 의미 전달 그리고 해당 음악을 즐기는 주된 대상의 사용언어 등을 고려하여
기왕이면 노랫말 전체를 자국어로 만들어 들려주면 더욱 좋겠지만,
한편 불가피하게 (또는 의도적으로) 특정 단어 또는 특정 문장을 외국어로 표현함으로써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든지 등, 뮤지션 나름대로의 효과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Michelle, ma belle.
Sont les mots qui vont tres bien ensemble,
Tres bien ensemble.
I will say the only words I know that
You'll understand, my Michelle. | The Beatles의 발라드 명곡 Michelle에서는 이렇듯 노랫말 일부분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합니다. |
그렇다면 '스스로의 금기를 깨는 심정이었다'라고 까지 토로했었던 노랫말 'It's so brilliant'를
쿠사노 마사무네는 어떤 의도로 (또는 어떤 효과를 기대하면서) 사용했을까요?
다시 말하자면 쿠사노 마사무네는 'brilliant'와 유사한 의미를 가진 일본어 단어들인
「光る(Hikaru)」나「映える(Haeru)」또는「輝く(Kagayaku)」등을 사용해서 노랫말을 만들지않고,
쿠사노 마사무네 스스로 금기시했던 외국어를 굳이 사용하면서까지 기대했던 효과는 과연 무엇일까요? |
혹시 쿠사노 마사무네는 'It's so brilliant'를 가지고 각운을 맞추려고 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가능합니다.
ハニーハニー It's so brilliant ハニーハニー 僕らに
ハニーハニー It's so brilliant ハニーハニー 天国が |
하지만 정작 ハニーハニー를 들어보면, 쿠사노 마사무네가 'brilliant'를 '브릴리안트'가 아닌 '브릴리앤트'로 발음하기에
운율을 위해 금기시했던 외국어를 사용했을 거라는 추측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긴 합니다.
혹시라도 만약 그런 의도에서 비롯된, 불가피한 '외국어 사용'이었다면
「光る」,「映える」,「輝く」또는 유사한 뜻의 단어를 포함한 일본어 표현으로는 적절한 운율이 나올 수 없었을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일본어에 능통한 분이 계시다면,
후렴부의 'It's so brilliant'를 대신할 만한 적절한 문구를 일본어로 '직접' 작사해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ハニーハニー 노랫말 전체의 분위기를 손상시키지않는 범위 내에서, 운율까지 똑 떨어진다면 더욱 좋겠구요. ^^* |
또는 이런 추측도 가능하겠지요.
제목에서는 물론 노랫말의 주부와 후렴부를 통해 지속적으로 나오는 부분인 'ハニー(Honey)'가
원래 영어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후렴부의 'Honey Honey' 사이에 'It's so brilliant'를 넣어서
후렴부의 핵심 문구인 '우리들에게 천국이 떨어져 올 때까지(僕らに天国が落ちてくるまで)'를
영어 표현 (또는 발음)으로 감싸는 듯한 느낌을 부여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추측 말입니다.
Honey Honey It's so brilliant Honey Honey 僕らに
Honey Honey It's so brilliant Honey Honey 天国が
落ちてくるまで |
하지만 되도록 외국어(영어) 사용을 피하고자했던 쿠사노 마사무네의 경향을 미루어보면
이러한 추측은 도리어 앞서의 추측보다 더 설득력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요. |
이 글을 쓰면서 여러 차례 ハニーハニー를 듣고있는 동안
굳이 'It's so brilliant'를 노랫말에 사용한 의도가 뭘까? 고개를 갸웃거려보지만,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쿠사노 마사무네가 스스로 금기시했던 외국어를 사용하면서까지 기대했던 효과는 과연 무엇일까요? |
그런데 쿠사노 마사무네는 이 노래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라이브에서는 자주 하는 곡인데도 아직도 가사를 많이 틀려요.^^
惑星のかけら를 만들기 전에 70년대 헤비록(heavy rock)적인 정취를 내고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 생각을 대표하는 곡으로,
팝적인 요소가 있으면서도 하드(hard)한 느낌이 나는 제일 상징적인 곡이라 생각해요. |
라이브에서는 자주 하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가사를 틀리는 경우가 잦은 것은,
쿠사노 마사무네가 스스로의 금기를 깨뜨린 것에 대한 벌일까요? ^^* |
草野マサムネ |
√ ハニーハニー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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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07 03:36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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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레임과 벅찬 감동은 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このときめきと溢れる感動はいったいぜんたいどこから来る物だろう? |
靑い車 Album Ver. Aoi Kuruma Album Ver. 파란 자동차 앨범 버전 |
대중음악이 다루는 주제(theme)는, 아마도 가장 많이 이야기할 '사랑'을 비롯하여,
우리네 삶을 이루고있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의 갖가지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는데요.
지난 시절에는 관계기관의 심의, 일반대중의 정서, 창작자의 자기검열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인하여
표현하기 어려웠던 주제까지도, 이제는 과거와 다르게 변모된 환경 속에서 어렵지않게 드러내기도 합니다. |
Psychedelos
下水戀歌 | 예를 들어, '연상녀연하남'의 사랑을 노래한 더더(The The)의 비밀 또는 유승준의 사랑해 누나같은 노래도,
그러한 모습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요즘에 와서야 대중의 호응을 기대할 수 있는 노래인 것입니다.
또한 박진영의 엘리베이터 또는 박지윤의 할줄 알어에서 들을 수 있는 '노골적인(?) 사랑의 표현' 역시,
그러한 '표현'을 큰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대중이 어느정도는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비록 발표 당시 제법 논란의 대상은 되었지만요.
자우림의 그래 제길 나 이렇게 살았어에서의 '제길' 또는 걸(Girl)의 아스피린에서의 '이런 제길',
그리고 크라잉 넛(Crying Nut)의 말달리자에서의 '닥쳐'와 같은 비속어 또는 과격한 표현들도
대중음악의 노랫말이 문어체에서 구어체로 바뀌고 난 한참 뒤에도 듣기가 쉽지않던 표현들이지요.
요즘에 이르러서는 위와 같은 비속어나 '다소' 과격한 표현을 넘어 욕설이 담긴 노랫말도 심심찮게 나옵니다.
(비록 대중의 호응을 그다지 받진 못했지만) 주로 힙합 계열의 대중음악에 이런 경향이 나타나는데
때로는 시나위의 개야 짖어라, 크라잉 넛의 지독한 노래처럼 힙합 아닌 장르의 음악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
대중음악 노랫말의 소재(object)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또는 뮤지션의 독특한 상상력에 따라
이전에는 다루지않았던 흥미있는 소재 또는 지금/여기의 트렌드(trend)를 노랫말에 담아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이전에 들었던 노래와 달리 신선한 느낌이 강하게 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너무도 빨리 변하는 트렌드 때문에 얼마 지나지않아 시의성이 금방 반감되는 경우도 가끔 있지요. |
산울림 13집 | 김창완의 어머니와 고등어를 들을 때면,
어떻게 '냉장고 안의 고등어'를 소재로 노래를 만들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산울림의 다른 노래에서도 가끔 느끼지만, 김창완의 독특한 상상력에는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산울림 13집에 수록된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를 나이 지긋한 분이 들어보신다면 어떨까요?
아무 뜻도 없이 횡설수설하는 것도 노래냐? ,하실지도 모릅니다.
이 노래를 만들고 부른 김창완과 같은 연배의 '어른'들 마저도 말입니다. |
수박으로 달팽이를 타자 메추리로 전깃줄을 타자 개미로 밥상을 타자 타자
풍선으로 송곳을 타자 타지말고 안아보자 송충이로 장롱을 안아보자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싸이버 |
일반적으로 대중음악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계층이 상대적으로 젊은 계층이다보니,
대중음악을 '생산'하는 사람들 역시 젊은 계층의 트렌드를 노랫말, 멜로디, 리듬에 담게 됩니다.
따라서 노랫말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풍경 역시 젊은 분위기가 대부분인 게 당연하고
그러다보니 '어른'들에게는 '횡설수설'로 들리겠지만, 젊은이들에게는 '자유로운 상상'으로 여겨지는,
산울림의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같은 노래도 나올 수 있고 또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얻게 됩니다. |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지금/여기/젊음의 트렌드를 노랫말에 담아 신선한 느낌이 강하게 오지만,
때로는 너무 빨리 변해가는 환경 때문에 얼마 지나지않아 당초 기대했던 시의성이 반감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1997년에 발매된 델리 스파이스(Deli Spice)의 데뷰 앨범 첫 트랙인 노 캐리어를 '지금' 들어보면
노래가 나온 시점에서 몇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텔넷 환경에서 '접속끊김'을 알리는 지시어인 'no carrier'라는 표현이 이제는 생경하게 들립니다.
그 당시만 해도 나이든 어른들은 아마 한번도 들어보지도 못했을 전문용어였을 'no carrier'가,
(하지만 컴퓨터를 통한 가상의 만남이 일반화된 당시의 젊은이들에게는 일상용어같던 단어가)
이제와서는 급속도로 발전해온 인터넷 환경 덕분에 컴퓨터가 생활화된 십대들에게조차
무슨 뜻인지 모를 '구닥다리' 전문용어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
Deli Spice |
동물원 3집 | 시절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서 1990년에 발매된 동물원 3집 수록곡인 유리로 만든 배를 지금 들어보면
세월이 흘러 경제의 볼륨이 커지는 바람에 노랫말의 의미가 파악되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되기도 합니다.
새까만 동전 두개만큼의 자유를 가지고
이분 삼십초 동안의 구원을 바라고 있네 |
휴대폰이 일상화되고 십원짜리 동전의 현실적 이용빈도가 현저히 떨어진 요즈음에 있어서,
통화요금이 이십원에 불과했던 공중전화를 소재로 하여 의사소통의 부재를 얘기하는 유준열의 노랫말은
그 주제가 와닿기 이전에, 마치 먼 옛날 얘기같아서 슬그머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합니다. |
영미권의 pop/rock을 보면, 노랫말의 소재로서 '자동차'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그 이유는 자동차가 이미 우리네보다 훨씬 먼저 생활화되어서 이기도 하지만, 조금 더 살펴보면
pop/rock에서의 '자동차'는 단순한 '탈것'을 넘어 '우리들만의 공간'으로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지금/여기/젊음을 나타내는 트렌드(trend)로서의 공간으로 파악된다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자동차가 가지는 '속도감'도 젊은이들을 매료시키는 한 요인으로 더해져서 말이지요. | |
언젠가 저는 플레이스테이션2에 연결된 TV화면을 통하여 頭文字D라는 레이싱 게임 장면을 자주 접한 적이 있습니다.
그 바람에 그 게임의 원작인 시게노 슈이치(しげの秀一)의 頭文字(イニシャル)D 우리말 번역본도 여러권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
頭文字(イニシャル)D | 젊었을 때 스피드광이었으나 이제는 두부가게를 하는 아버지가 직접 튜닝한 자동차인
AE86 スプリンタ―トレノ GT-APEX를 타고 새벽에 두부배달을 하는 후지와라 타쿠미(藤原拓海).
어릴 때부터 아키나(秋名)산을 곡예운전한 주인공이 레이싱의 달인이 되어간다는 내용을 통하여
아마추어 드라이버들의 삶과 열정을 그린 만화인데, 꽤 재미있더군요.
이니셜D 5권을 보면, 주인공의 선배인 이케다니(池谷)가 첫 데이트하는 장면에서
마코(真子)와 함께 있는 기쁨에 마음 속으로 이렇게 독백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아아.. 이 설레임과 벅찬 감동은 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난생 처음 알았다...
좋아하는 여자와 단둘이서 보내는 차 안에서의 시간이 이렇게 즐거운 것이라는 걸...
마코씨가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이 좁은 공간은 핑크빛 파라다이스다... |
|
세상사의 복잡함은 잠시 뒤로 하고, 연인과 단둘이서 '밀폐된 둘만의 공간' 속에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고속도로를, 호젓한 분위기의 국도를, 또는 인적 드문 주차장에서
카 오디오를 통해서 스스로 선택한 음악을 들으며 연인과 함께할 수 있는 '자동차'를 떠올려본다면
시게노 슈이치의 이니셜D에서의 이케다니 만큼은 아니라 할지라도, '설레임과 벅찬 감동'이 만만치 않겠지요.
그런 걸 생각하면, pop/rock에서 '자동차'가 자주 등장하는 소재가 됨은 당연하지 않을까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중음악에서의 '자동차'는, 아직은 (영미권 보다는) 자주 들을 수 있는 소재가 아닌 듯 싶습니다.
그렇다면 1인당 국민소득이 선진국 수준인 2만달러 정도는 되어야, 대중음악에서 '자동차'가 일상적인 단어가 되는 것일까요?
다시 말하면 아빠차 또는 엄마차가 아닌 '내차'를 소유한 이십대 젊은이가 특별하게 보이지않을 정도가 되고
그래서 자동차가, 이십대들에게 '우리들만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사용되어지는 것이 일상적일 때..
그제서야 우리네 대중음악에서도 자동차라는 소재가 자주 등장하게 될런지도 모르지요. |
어쨌든 노래 제목에서 '자동차'를 볼 수 있는 것도 공일오비의 수필과 자동차 정도.. 뿐이고
(김광석이 부른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는 '자동차'를 소재한 노래가 아니므로 제외하고)
노랫말 안에서 '자동차'가 나오는 노래는 꽤 있지만, 풍경의 묘사 중에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고
'우리들만의 공간'으로 파악되는 '자동차'를 이야기한 노래는 아직 흔치 않은 듯 싶습니다.
먼저 떠올려볼 수 있는 노래는 델리 스파이스의 항상 엔진을 켜둘께입니다.
기다릴께 언제라도 출발할 수 있도록
항상 엔진을 켜둘께 |
|
D |
그리고 꽤 오래된 노래이긴 하지만
1984년에 발매된 윤수일밴드 3집 타이틀 곡인 아름다워도 있지요.
복잡한 도시를 나와 이름 모를 해변으로
우리는 함께 차를 달리네 |
시원한 파도소리와 자동차 발진음의 효과음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비록 세상에 나온지 20년이 넘은 예전 곡이지만,
깔끔한 기타 간주가 지금 들어도 상큼한 곡입니다. | |
이 곡은 2001년 김장훈이 그의 일곱번째 앨범인 NATURAL에 두가지 버전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기에,
지금의 이십대들에게도 그다지 생소한 곡은 아니겠군요. |
Dawn World | j-pop/j-rock에서는 어떤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일본이 우리보다는 경제력이 큰 나라이므로,
추측컨대 대중음악에 있어서 '자동차'를 소재로 삼는 것은 상대적으로 더 많을 듯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서 그런 곡을 떠올려보자면 Triceratops의 Driver라는 곡이 있습니다.
メ―タ―など 気にしないで 踏みこもう 恐くはない
미터같은 것은 걱정말고 힘차게 밟고가는 것을 두려워하지마
アクセル踏んで もっと スピ-ド上げて 理想の場所を目指して
액셀을 밟고 더 스피드를 올려서 이상의 장소로 향하는 거야 |
|
그렇다면 스핏츠(スピッツ)는?
스핏츠 팬이라면, 그 누구라도 당연히 '파란 자동차' 그래요, 靑い車(Aoi Kuruma, 파란 자동차)를 떠올리겠지요.
君の靑い車で海へ行こう おいてきた何かを見に行こう
너의 파란 차로 바다에 가자 두고왔던 무언가를 보러 가자 |
● 靑い車 노랫말 살펴보기 |
三輪テツヤ | 靑い車에 대한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 곡이 없었더라면.
정말 이후 스핏츠의 방향성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를 정도로 중요했던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번 더 밴드 사운드를 창출해낼 수 있었던 곡이였고.
공동 프로듀서에게 기타리스트인 히지카타(土方)씨를 적극적으로 추천한 작품이었어요.
저에게 있어서도 크게 플러스가 된 레코딩이였죠.
이 곡으로 인해 이제껏 앞에 놓여있던 벽을 허물게해준.... 그런 녹음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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土方隆行 | ● 공동 프로듀서 : Crispy! 앨범부터 インディゴ地平線(Indigo Chiheisen, 인디고 지평선) 앨범까지
모두 4장의 스핏츠 앨범을 프로듀스했던 사사지 마사노리(笹路正徳)를 말합니다.
● 히지카타 : 空の飛び方(Sora no Tobikata, 하늘 나는 방법) 앨범에서
空も飛べるはず(Sora mo Toberuhazu, 하늘도 날 수 있을 거다)와 靑い車,
이 두 곡의 의 프로듀싱과 어레인지먼트를 담당했던 히지카타 타카유키(土方隆行)를 말합니다.
왼쪽에 나와있는 이미지가 바로 그 기타리스트 히지카타 타카유키입니다. |
스핏츠의 노래 중에 가장 좋아하는 딱! 한곡을 고르는 것은 참 힘듭니다.
저는 그들의 노래 모두를 제각각 다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딱 한곡만 고르라고 하면 난감하지만 만약 BEST 10를 꼽아보라 한다면,
1994년 7월에 9번째 싱글로 발매되었다가 같은 해 9월 발매된 空の飛び方 앨범에서
앨범 버전으로 다시 선보인 靑い車(Aoi Kuruma, 파란 자동차),
저는 이 노래를 BEST 10 중 하나로 꼽습니다. (그것도 상위 랭크로 말입니다.) |
空の飛び方 |
'이 곡이 없었더라면.. 이후 스핏츠의 방향성이 어떻게 되었을지..'라고 하는 미와 테츠야의 이야기에 저는 100% 동감합니다.
'이 노래가 없었더라면 ロビンソン의 대히트도 없었지 않았을까?' 나아가 '지금의 스핏츠가 가능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
우리나라의 스핏츠 팬 클럽, 카페 푸른차 타고 나타난 spitz, 그 카페 회원들이 느끼는 靑い車는,
'잡념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퇴근 길 차안에서 피곤해진 심신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곡이며,
'파란 색이 희망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뭔가 부웅 떠오르는 느낌'이 있는 노래이기도 하면서,
'그냥 마구 달리는 듯한 아련한 느낌'에 빠져들게 만드는 곡입니다.
그리고 이 곡을 듣고있노라면 '공연 때 테츠야의 개다리춤'이 떠오른다는 분도 있더군요. *^^* |
저는 군더더기 하나없이 깔끔한 이 노래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좋습니다만,
특히 이 곡 靑い車(Aoi Kuruma, 파란 자동차)에서의 기타 사운드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
전주부터 노래의 마지막까지 상큼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리듬 기타 스트로크(stroke)는 물론이고,
湖のにおいがしみこんだ 真夏の風を吸いこめば
강내음이 배어들은 한여름의 바람을 들이쉬면
心の落書きも踊り出すかもね
마음의 낙서도 춤추기 시작할지도 모르지 | 템포를 잠시 늦추면서 들어가는, 이 부분을 지나면서 나오는 미와 테츠야의 기타 솔로도 저는 너무 좋습니다. |
개인적으로 저는 U2의 기타리스트 The Edge가 들려주는 기타 스트로크를 무척 좋아하지만
스핏츠의 靑い車에서 들을 수 있는 기타 스트로크 사운드도 그에 못지않게 좋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다지 특별하지도 않은 듯한 기타 솔로인데도 불구하고
단음 피킹(picking)과 스트로크를 오가며 진행하는 테츠야의 기타 솔로도 靑い車에 멋드러지게 녹아들어서,
(테츠야의 말처럼, 기타리스트 히지카타 타카유키의 어레인지먼트 덕분이겠지요.)
이 노래, 靑い車를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몰래
'윤회의 끝으로(輪廻の果てへ)' 그리고 '끝없는 꿈으로(終わりなき夢に)' 빨려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
The Edge |
생각해보면 '설레임과 벅찬 감동'이라는 것은 연인과 함께 있음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산다라고 하는 건 나무들도 물도 불도 같다(生きるということは 木木も水も火も同じ)'는 걸 깨닫게 해주고
나아가 '마음의 낙서도 춤추기(心の落書きも踊り)' 시작하게 만드는 靑い車같은 음악을 통해서도..
우리들 가슴 속으로, 그 '설레임과 벅찬 감동'이 밀려오는 것이지 않을까요? |
참고로 이 노래에 靑い車라는 제목이 붙여지기 전, 가제는 OH! エルくらぶ(오! 엘 클럽)였다고 합니다.
OH! エルくらぶ는, TV朝日(아사히)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방영되었던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어떤 프로그램인지는 알 수가 없고 그래서 그런 제목이었을 때의 이 곡의 분위기가 짐작이 되지않군요. |
√ 靑い車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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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02 14:13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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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진 찻잔 또는 물먹은 솜 壊れた湯飲み または 濡れた綿 |
그것이 큰 감동이든 작은 감동이든 상관없이, 음악을 통해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어느날 길을 걷다 노점상 앞에서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우연히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면
책상 위 이런저런 CD들 틈에 먼지 쌓여가는 베토벤의 콘체르토 보다
해적판 카세트 테이프를 통해 다가오는 태진아가 우리 삶에 더욱 윤기를 더해줄 것입니다.
비록 그 장소가 노점상 앞이었든 혹은 노래방이나 유흥업소 안이었다 손치더라도 말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꿀꿀했던 마음을 쿨~하게 달래주거나 또는 떠있는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 음악이
다름아닌 스핏츠(スピッツ)의 노래였다면? 두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 |
사랑은 아무나 하나 |
우리나라의 스핏츠 팬 클럽, 카페 푸른차 타고 나타난 spitz.
그 카페 회원 중 한사람이, '스핏츠의 プール(Pool, 풀)을 듣고 마음이 달래졌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
스핏츠의 두번째 앨범 名前をつけてやる의 6번째 트랙인 プール의 경우,
우리가 흔히 듣는 노래들과 유사한 구조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형태입니다.
말하자면, A A B A A B C A, 이런 전개로 이루어져 있지요.
A 일절 君に会えた‥‥少しだけ搖れながら
A 이절 街の隅のドブ川にあった‥‥かすかに消えながら
B 후렴 孤りを忘れた世界に‥‥大きな姿が泳ぎ出す
A 일절 君に会えた‥‥少しだけ搖れながら
A 간주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의 기타
B 후렴 孤りを忘れた世界に‥‥大きな姿が泳ぎ出す
C 간주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의 스캣(SCAT) ああ‥‥
A 일절 君に会えた‥‥少しだけ搖れながら |
名前をつけてやる |
| 가라앉아있던 그 친구의 마음이 쿨~하게 달래졌던 결정적인(?) 대목은,
(순전히 제 마음대로 생각이지만) 두번째 간주가 들어가는 C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절, 이절 그리고 후렴 한번 돌고 다시 일절, 같은 멜로디의 간주 부분이 지난 다음
후렴을 또 듣고 나면, 즉 두바퀴 쯤 돌면서 듣는 이의 가라앉은 마음이 풀리기 시작했다가···
실은 곡 초반부에서부터 백업되어왔지만 다른 악기 연주에 가려져서 그다지 두드러지게 들리지 않았던
야시로 츠네히코(失代恒彦)의 멜로디 무그, 스즈키 나오키(鈴木直樹)의 신디사이저가 백업되면서
(그 사이 드러머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의 드러밍이 쉬어가는 가운데)
쿠사노 마사무네가 아련하게「ああ‥‥」하면서 스캣을 넣는 바로 그 C 부분에 접어들면···
● 야시로 츠네히코 이야기가 있는, 또다른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뒤로 깔리는 건반악기 음은 마치 일렁이는 수영장 즉, プール의 물처럼 느껴지고
배영 자세로 그냥 편안하게 물 위에 떠있으면서 눈감고 햇빛을 받는 기분에서 들려오는, 쿠사노 마사무네의 아련한 스캣「ああ‥‥」 |
마음이 아무리 깨어진 찻잔같다 하더라도, 그리고 몸은 물먹은 솜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하더라도,
쿠사노 마사무네의 아련한 스캣「ああ‥‥」까지 오면, 몸과 마음이 쿨~ 해지지 않을 수 없겠지요. |
예를 들면 유재하의 유작 앨범에 수록된 곡 중에서 지난 날을 들어보면,
스핏츠의 이 곡 プール처럼 한두 바퀴 돌고 기타 간주를 한 다음
생각없이 헛되이 지낸다고 하지 말아요
그렇다고 변하는 것은 아닐테니까 지난 날~
|
이 부분, 생각 나나요?
스핏츠의 プール에서 C 부분은 그런 것과 유사한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후렴부와는 다른, 그러면서도 어떤 의미에서는 하이라이트 느낌의 그런 것 말입니다.
(음악하는 사람들 끼리는 그런 부분을 '브릿지' 또는 '싸비..'라고 일컫나 봐요.) |
사랑하기 때문에 |
또 한편 스핏츠의 プール를, 기승전결(起承轉結)이라는 구조와 A A B A A B C A 로 가는 구조를 서로 묶어서 보자면,
앞의 A (起), A (承), B (轉)로 작은 구조의 기승전결,
그 다음의 A (起), A (承), B (轉)로 작은 구조의 또다른 기승전결 일테고
이것을 큰 구조로 보자면 A A B (起), A A B (承), C (轉), A (結) ..일테니,
C라고 하는 전환점에 와서는 듣는 이들의 감정이 최고조에 오른다는 .. |
ㅅ.ㅡ 이야기를 잘못 풀어나간 것 같습니다.
어떤 음악을 듣고 기분이 쿨~해지는 기쁨을 누렸으면 그것으로 된 것이지,
구조가 이렇다든지 기승전결이 저렇다든지 하는 이야기는 도리어 쿨~해진 기분을 반감시키겠지요.
그저 뒤로 깔리는 건반악기 음을 마치 일렁이는 수영장의 물처럼 느껴면서
귓전에서 살랑거리는 마사무네의 아련한 스캣으로 편안하게 쿨~해지면 그만인 것이지요. |
구조를 따져가며 생각하든 그저 느낌만 따라가든, 위의 이러저런 이야기는 그저 저의 주절주절에 불과하고
'스핏츠의 プール(Pool, 풀)을 듣고 마음이 달래졌다..'는 그 친구의 마음이 쿨~해졌던 진짜 이유는,
바로 아래와 같은 プール의 노랫말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일본어의 청해가 우리말처럼 쉽게 되는 사람이었다면 말입니다.)
君に会えた 夏蜘蛛になった
널 만날 수 있었다 여름거미가 되었다
ねっころがって くるくるにからまってふざけた
뒹굴며 뱅글뱅글 휘감겨서 장난쳤다
風のように 少しだけ搖れながら
바람처럼 조금만 흔들리면서 |
● プール 노랫말 살펴보기 |
君に会えた 夏蜘蛛になった 널 만날 수 있었다 여름거미가 되었다 |
쿠사노 마사무네의 노랫말 중, 저는 개인적으로 이 대목을 무척 좋아합니다.
마치 한편의 하이쿠(俳句)를 접하는 느낌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라는 하이쿠의 기본인 '5.7.5의 리듬감을 가진 17음'과는 거리가 멀어서
이 대목에서 하이쿠를 들먹이는 것은 분명 난데없는 소리이긴 하지만, 그저 제 느낌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자신을 사로잡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의 감정을,
제게는 마치 17음의 하이쿠처럼 짧고 강렬하게 표현했다고 생각들어서인 듯 싶습니다. | |
만약 スピッツ의 콘써트를 볼 기회가 생기고, 마침 プール가 연주된다면,
무대 위의 쿠사노 마사무네가 그를 바라보는 관객들 중 오로지 그대 한사람 만을 위하여
이렇게 노래한다고, 아니 속삭여준다고 생각해보시기를.
君に会えた 夏蜘蛛になった
ねっころがって くるくるにからまってふざけた
風のように 少しだけ搖れながら |
|
마음이 아무리 깨어진 찻잔같다 하더라도, 게다가 몸까지도 물먹은 솜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하더라도,
쿠사노 마사무네가 당신에게 그렇게 속삭인다고 생각하면.. 행복해질 것입니다. |
草野マサムネ | 마사무네가 이 노래, プール(Pool, 풀)의 악상을 떠올렸던 때는 대학시절 끝무렵이었다고 합니다.
대학교 졸업작품을 하고 있었을 때 리서치로 토쿄(東京) 주변 도시의 도시구조를 조사한 적이 있었죠.
그 때 이바라키(茨城)현의 우시쿠(牛久)에 갔었는데요.
이상하게도 우시쿠(牛久)역에서 이 곡이 떠올라버렸어요.^^
「プール」라는 단어는 가사에는 들어가 있지않은데도 곡제목은 プール라고 되어있죠.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하고 그런 점에서는 비슷한 것같네요.^^ |
|
마사무네가 プール의 악상을 떠올렸던 곳, 우시쿠(牛久)는 토쿄(東京) 동북방향에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그리고 마사무네의 말대로 プール의 노랫말에는「プール」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습니다만,
아래와 같은 구절을 통하여 プール를 대신하는 이미지를 노랫말로 들려줍니다.
孤りを忘れた世界に 水しぶきはね上げて
혼자를 잊었었던 세계에 물보라 차올리며
バタ足 大きな姿が泳ぎ出す
물장구치는 두 발 커다란 모습이 헤엄치기 시작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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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久駅 |
笹舟 CLICK .. ↑ | プール 노랫말 이절을 들어보면「笹舟(ささぶね, Sasabune)」라는 단어를 만날 수 있는데
이는「조릿대잎을 접어서 만든 장난감 나뭇잎배」를 뜻하는 단어인데요.
조릿대를 뜻하는「笹(ささ, Sasa)」그리고 배를 뜻하는「舟(ふね, Fune)」가 합쳐진 단어로서
이 두 단어가 만나면서 일종의 음편현상이 일어나게 되어「笹舟(ささぶね, Sasabune)」로 발음되지요.
(음편현상 : 발음하기 어려운 음들이 연속적으로 올때 발음의 편의를 위해 음이 변화하는 현상)
壞れそうな笹舟に乘って流れた
부서질 듯한 사사부네(나뭇잎배)를 타고 흘러갔다
霧のように かすかに消えながら
안개처럼 희미하게 사라지면서 |
왼쪽에 나와있는 사사부네(ささぶね) 이미지를 클릭하면 그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
√ プール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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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8/31 21:16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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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구슬의 풍금 소리 ビー玉のオルガンのひびき |
1991년 3월 25일 발매된 셀프 타이틀의 첫 앨범 スピッツ(Spitz, 스핏츠) 세번째 트랙,
그리고 같은 날 발매된 첫 싱글 ヒバリのこころ의 B-SIDE인 ビー玉(Bii Dama, 유리구슬).
초반부와 종반부의 스캣(scat), 쉬운 멜로디 그리고 빠르지않은 템포.
간주 부분에서의 하모니카, 그래서 마치 동요같이 들리기도 하는 ビー玉.
하지만 노랫말을 살펴보니 '어? 노랫말은 그런 분위기가 전혀 아니네?' 싶더군요. |
スピッ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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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구슬치기할 때 사용하는 '유리구슬(ビー玉)'이라는 제목의 단어에서
쉽게 다가오는 '밝은 이미지'는 노랫말 첫부분에서부터 곧바로 무너집니다.
또는 아래와 같은 이절 첫부분처럼 말입니다.
どうせパチンとひび割れて
어차피 찌지직 금이 가서
みんな夢のように消え去って
모두 꿈처럼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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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 ビー玉가 일반 대중에게 첫선을 보였던 때는 스핏츠(スピッツ)가 메이져 데뷰 하기 이전인 1990년 10월 13일,
신주쿠 로프트(新宿LOFT)에서의 라이브 鳥になっちゃう日(새가 되어버린 날) Vol.8 이었다고 하는데
당시 이 곡을 처음 들어보게된 청중들은 이런 노랫말에 대해서 어떤 느낌을 가졌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
이 곡이 수록된 첫 앨범을 발매한 후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사람에게 내가 널리 알려지는 것에 대해 좀 싫어했고, 경계했어요.
그 경계심은 곡에 매우 잘 나타나고있다고 생각하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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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스핏츠의 첫 앨범 スピッツ에 수록된 곡들의 노랫말을 살펴보면,
우리가 흔히 듣고 지나치는 여러 대중음악과는 달리 노랫말이 상당히 모호한 것들이 많아서
스핏츠, 특히 그들의 음악 대부분의 노랫말을 만든 쿠사노 마사무네의 세계관을 한두마디로 단정짓기가 쉽지않습니다. |
이 노래의 제목으로 쓰인 단어 '유리구슬(ビー玉)' 조차도 ビー玉 노랫말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데
아마도 '영혼(たま 또는 たましい)'의 의미를 '유리구슬(ビー玉)'이라는 사물로 비유한 것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タマシイころがせ 虹がかかるころに
영혼 굴려라 무지개가 걸릴 즈음에 |
'영혼(たましい)'에서의 たま(Tama) 그리고 '유리구슬(ビー玉)'에서의 玉(だま, Dama), 이 두 표현의 발음이 유사하다는 점
아울러 마치 '유리구슬(ビー玉)'인 듯 '영혼(たましい)'을 '굴려라(ころがせ)'라고 표현하는 점 등을 미루어볼 때
그런 짐작이 가능한데, 설혹 그런 짐작이 맞다고 할지라도
이 노래에서 쿠사노 마사무네가 우리에게 얘기하고자하는 것 또는 그의 세계관은 여전히 모호합니다. |
俺は狂っていたのかな
나는 미쳤던 걸까
空色のナイフを手に持って
하늘빛 나이프를 손에 들고
真っ赤な血の海を とび越えて来たんだよ
새빨간 피의 바다를 뛰어넘어 왔던 거야 |
● ビー玉 노랫말 살펴보기
어느 부분에 가서는 섬뜩한 느낌까지 드는 ビー玉의 노랫말.
그래서 무엇을 노래하는 것인지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스핏츠의 ビー玉에는,
귀담아 듣지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사운드가 하나 있습니다. |
ヒバリのこころ
ビー玉 |
三輪テツヤ | 노래가 끝나는 듯 페이드 아웃(fade out)될 즈음에서야 짤막하게 그 소리가 들리는 탓에,
게다가 전체 볼륨에 비해서는 그 부분이 작은 볼륨으로 들리기 때문에
자칫 그냥 지나치고마는 그런 부분인데요.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는 그 사운드에 대한 자신의 에피소드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공기를 주입하면 아코디온처럼 소리가 나는 하모니움(harmonium)이라는 악기가 있는데요.
녹음때 제가 그 공기를 보내는 담당을 했었죠.^^
공기를 넣는 순간에! 이상하게도 제가 숨을 멈춰버렸어요! 그때 제가 숨을 내쉬었더라면 좋았을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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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와 테츠야가 언급하는 그 악기는, 유럽에서는 주로 '하모니움'이라고 불리워지는데
바람통에 모아진 공기를 이용한 오르간(organ)의 일종이며
소리를 내는 발음체(発音体)가 얇은 철판으로 된 리드(reed)라서
흔히 리드 오르간(reed organ)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네 식으로 말하자면, '발풍금' 또는 '손풍금'이 됩니다.
(그러고보니 영화 내 마음의 풍금의 영어제목이 Harmonium In My Memory입니다.) | |
리드(reed)가 무엇인지 굳이 덧붙이자면,
클라리넷(clarinet)같은 관악기 주둥이 부분에서 볼 수 있는 '얇은 나무로 된 혀같이 생긴 것'
또는 하모니카(harmonica)의 경우 '얇은 철판으로 된 그것'이 공기의 흐름에 진동하면서 소리를 내는데
(그래서 우리가 '하모니카'라고 하는 악기의 또다른 영어 이름은 'mouth organ'입니다.
그것이 바로 '리드'이고, 이런 악기들을 총칭해서 부를 때 '리드 악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 그런데 이런 '풍금'은 대부분 페달(PEDAL)을 동력으로 하여 공기를 주입하는데
미와 테츠야가 '공기를 넣는 순간에 ... 숨을 내쉬었더라면'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ビー玉에 사용된 하모니움은 혹시 마우스 튜브(mouth tube)가 부착된 것인지, 갸우뚱하게 됩니다.
마치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꼭 한번은 배우게되는 멜로디온(melodion)처럼 말이지요. |
초등학교 시절의 '풍금' 말고는, 저는 아직 다른 종류의 하모니움을 '직접'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스핏츠가 ビー玉를 레코딩할 때 사용되었던 하모니움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앨범 부클릿에 의하면, 이를 연주한 사람은 건반악기 연주자인 야시로 츠네히코(矢代恒彦)라고 합니다. |
矢代恒彦 | 야시로 츠네히코는, 스핏츠의 메이저 데뷰 앨범인 スピッツ에서 이 곡 ビー玉 말고도
月に帰る(Tsuki ni Kaeru, 달에게로 돌아간다)에서는 ENSONIQ를,
死神の岬へ(Shinigami no Misaki e, 사신의 곶으로)에서는 TARFISA ORGAN을,
그리고 ヒバリのこころ(Hibari no Kokoro, 종달새의 마음)에서는 HAMMOND B3 등,
그리고 ビー玉까지 모두 4곡의 건반악기 세션으로 참여했는데,
스핏츠는 그 당시 야시로 츠네히코의 사운드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들의 두번째 앨범 名前をつけてやる에서도 다시한번 그를 기용합니다. |
그는 현재 사에키 겐조(サエキけんぞう) 등과 함께 パ―ル兄弟(Pearl Brothers)의 멤버로 활동하고있으며
10년간의 침묵을 깨고 2003년 3월 宇宙旅行(Uchuuryokou, 우주여행)이란 타이틀로 새 앨범을 발매했다고 합니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王立宇宙軍 オネアミスの翼(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 OST의 12번째 트랙,
戦争(Sensou, 전쟁)이란 곡을 통하여 야시로 츠네히코의 연주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 야시로 츠네히코가 언급되어있는, 또다른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 ビー玉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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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8/31 16:10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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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내 안에서 캄캄해만 가는가 どうして 何が こんなに 僕の中で まっ暗になっていくばかりなのか |
うめぼし (Live Version) Umeboshi (Live Version) 매실장아찌 (라이브 버전) |
밤은 벌써 깊어져 어느덧 새벽이 다가오지만 잠은 오지않고 의식은 더욱 명징하게되고.. 집안을 서성거립니다.
이미 다 읽어버린 어제 신문을 잠시 뒤적이다가 잘 맞추어지지않는 신문지 네귀를 애써 맞추며 개어놓습니다.
읽어보려고 사둔 신간서적 두어권을 한달 가까이 그냥 둔 채 TV의 뉴스채널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꺼버리게 됩니다.
그리고는 방으로 들어와 서가에 꽂힌 책들을 이것 저것 뒤적이다가.. 오래 전에 사서 읽었던 책 한권을 뽑아듭니다.
1990년 7월 25일 초판 인쇄. 도서출판 살림. 저자 이성복. 그대에게 가는 먼 길 (이성복 아포리즘). |
이성복 | 576
이 한없는 추락 속에서도 자기가 추락하고 있다는 느낌의 짧음.
이것은 참으로 기쁜 것인가, 어이없는 것인가.
639
무서운 것은 사랑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데 있지않고, 애초에 사랑이 불가능하다는 사실.
네가 내 손을 잡아줄 수 없듯이, 내가 네 손을 잡아줄 수 없음.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이미지를 부둥켜 안는 것이다.
885
가령 우산도 없이 나갔다가 예고없이 내리는 비를 맞기도 한다.
비 그칠 때까지 어디 길모퉁이 같은 데서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그 비를 맞으며 간다.
그리 바쁜 일도 없는데 기어코 그 비를 맞으며 간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맞을 수 밖에 없다.
- 이성복의 그대에게 가는 먼 길 (이성복 아포리즘) 中에서 |
시인 이성복의 짧은 잠언으로 이루어진 책이라 그저 두서없이 여기저기 뒤적거리며 읽어내리다가
문득 멈추어버리게되는 몇몇 부분에서 그의 아포리즘을 마음 속으로 되뇌어봅니다. ..
무서운 것은 사랑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데 있지않고, 애초에 사랑이 불가능하다는 사실. |
그러다 결국 스핏츠(スピッツ)의 열다섯번째 싱글 スカ―レット(Scarlet, 스칼렛)의 B-SIDE인
うめぼし(Umeboshi, 매실장아찌) Live Version을 볼륨 낮추어 듣기에 이르게되고,
그럴 즈음이면 불면의 밤을 저항없이 감당하면서 잠자리에 들기를 포기하고 맙니다.
とても寂しい僕は今すぐ君に会いたい
너무 외로운 나는 지금 바로 널 보고싶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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スカ―レット
うめぼし(Live Version) |
사춘기를 맞은 소년소녀시절은 벌써 오래 전에 보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혹시... 이런 감정에 빠질 때는 없나요?
이유가 분명치않은 슬픔, 그저 막연한 아쉬움, 대상이 모호한 그리움, 혼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피어오르는 외로움,
그런 감정들이 느닷없는 순간에 뜬금없이 가슴팍에 다가와 한동안 헤어나지 못하는.. 그런 경우 말입니다. |
이유도 분명치않게 슬픈 감정이 밀려온다거나, 뚜렷한 후회도 없이 그저 막연하게 아쉽기만 하고
누구를 향한 것인지도 알지못한 채 그리움에 빠져들기도 하고, 까닭모를 외로움에 삶의 부질없음을 느낄 때..
차라리 그런 감정이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 알기라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술의 힘을 빌어 그런 감정들을 털어내기도 하고
속내를 드러내보일 수 있는 친구, 연인 또는 가족들에게 자기자신 감정의 일단이나마 토로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値札のついたこころ わくからハミ出せない
가격표가 붙은 마음 틀로부터 비어져나올 수 없네
星占いで全てかたづけたい
점성술로 전부 정리하고싶네
知らない間に僕も惡者になってた
모르는 사이에 나도 악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優しい言葉だけじゃ物足りない
다정한 말 만으로는 어딘가 부족하네 |
|
|
어느덧 창밖은 여명의 발그레한 빛으로 물들어가고 새벽도 끝나갑니다.
앞서 뒤적거리던 그대에게 가는 먼 길은 덮어버리고 2003년 6월에 출간된 그의 시집을 펼칩니다. |
아, 입이 없는 것들 | 12
언제부턴가 너는
언제부턴가 너는
내가 꿈꾸던 푸른 잎새였다
죽음을 느낀 한 점 푸른 잎새가
내 실핏줄 끝에 매달렸다
더는 너의 身熱을 견딜 수 없을 때
내 뼈는 휘어지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깍지 않은 내 손톱,
머리카락 끝에서도 맑은 피
흐르는 소리 들렸다 | 75
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내 안에서 캄캄한가
옅은 하늘빛 옥빛 바다의 몸을 내 눈길이 쓰다듬는데
어떻게 내 몸에서 작은 물결이 더 작은 물결을 깨우는가
어째서 아주 오래 살았는데 자꾸만 유치해지는가
펑퍼짐한 마당바위처럼 꿈쩍 않는 바다를 보며
나는 자꾸 욕하고 싶어진다
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내 안에서 캄캄해만 가는가
- 이성복의 시집 아, 입이 없는 것들 中에서 |
비록 늘 그런 것은 아닐지라도 삶은 왜 이리도 자주 고단한 것일까요?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나도 악인이 되어가고 있는(知らない間に僕も惡者になってた)' 모습에 힘들어하고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위로를 받아도 '다정한 말 만으로는 어딘가 부족해서(優しい言葉だけじゃ物足りない)' 갈증은 여전하기에
'점성술로 전부 정리하고싶지만(星占いで全てかたづけたい)' 그것은 이룰 수 없는 바램일 뿐..
'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내 안에서 캄캄해만 가는' 것일까요? ... 끝내 해답을 찾지못한 채 아침을 맞이합니다. ㅡ.ㅡ |
名古屋国際会議場 | 스핏츠 메이저 데뷰 앨범에 수록되었던 うめぼし(Umeboshi, 매실장아찌).
지금 듣고있는 라이브 버전은 1996년 5월 26일 나고야 센추리홀(名古屋国際会議場)에서 있었던
JAMBOREE TOUR LIMITED '96 "カゲロウの集い(아지랑이의 모임)" 공연에서의 うめぼし입니다.
이 うめぼし(Umeboshi, 매실장아찌) Live Version은 오리지날 버전보다 연주시간이 십여초 짧지만
원곡과는 달리 베이스와 드러밍이 포함되어 리듬감이 좀더 두텁고
낮은 음역대로 연주되던 베이스 클라리넷 간주가 여기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음역대로 연주되기에
개인적으로 저는 이 라이브 버전이 오리지날 버전보다도 좋아서 이것을 더 즐겨 듣습니다.
● 오리지날 버전의 또다른 うめぼし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참고로 DVD ジャンボリ―デラックス(Jamboree Deluxe) LIVE CHRONICLE 1991-2000를 보면
바로 이 うめぼし(Live Version)을 동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DVD에는, 이 곡 말고도 1996년 5월 26일 나고야 센추리홀 공연에서 연주되었던
恋は夕暮れ(Koi wa Yugure, 사랑은 해질녘), 魔女旅に出る(Majo Tabi ni Deru, 마녀 여행을 떠나다),
ベビ―フェイス(Baby Face, 베이비 페이스), 迷子の兵隊(Maigo no Heitai, 길잃은 병정),
ラズベリ―(Raspberry, 라스베리) 그리고 チェリ―(Cherry, 체리) 등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
ジャンボリ―デラックス |
√ うめぼし (Live Version)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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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8/30 03:07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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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메보시 먹고싶은 나는 지금 바로 널 보고싶네 うめぼしたべたい 僕は今すぐ君に会いたい |
우리나라에서 블루스(blues)를 연주하는 뮤지션을 들자면,
김목경 또는 클럽 'JUST BLUES'의 채수영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겠지요.
제 경우는 윤명운을 제일 먼저 떠올립니다.
아는 사람보다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뮤지션입니다만,
한영애에게 달 그리고 누구 없소?를 만들어준 뮤지션이 바로 윤명운입니다.
이미 컬렉터즈 아이템(collectors' item)이 되어버린 석장의 LP,
그리고 1995년 CD로 발매된 4집 조차 레코드숍에서 발견하기 어렵지만..
접해볼 기회가 생긴다면 한번 들어보세요.
태양아씨, 이렇게 태어났다, 명운이의 Blues 또는 내 모습 본 적 있소? 등
우리나라 뮤지션이 발표한 노래로는 드문 블루스 넘버를 맛볼 수 있습니다. |
윤명운 |
스핏츠(スピッツ)의 うめぼし(Umeboshi, 매실장아찌) 이야기에 난데없이 윤명운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윤명운의 노래 중에 랙타임(ragtime) 리듬으로 만든 김치 RAG라는 곡이 문득 생각나서 입니다.
● 랙타임 : '랙타임'이란 리듬의 이름은 혹시 낯선 것이라 할지라도 실제로는 친숙한 장르입니다.
영화 스팅(Sting)에 삽입되어 유명해진 피아노 연주곡 The Entertainer을 떠올려 보시기를. |
특정국가 또는 특정민족을 이해하려면 그 나라 그 민족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문화 중에서도 특히 음식문화를 마치 원래의 내 것처럼 받아들여진다면,
그 나라 그 민족의 제도, 관습, 나아가 언어까지도 모두 습득한 것 보다도 더 큰 이해의 틀이 마련되어진 것이라고 느껴지구요.
음식문화라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니까요. |
저는 일본 여행 중에 식당에서 그리고 친지분께서 선물로 주셔서 '우메보시(うめぼし)'를 몇번 맛본 적이 있습니다.
후쿠오카 그리고 토쿄에서 먹어본 '우메보시'는 상큼하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친지분께서 오사카에서 사왔다는 '우메보시'는 너무 시큼해서 결국 젓가락을 놓게 만들더군요. |
うめぼしたべたい 僕は今すぐ君に会いたい
우메보시 먹고싶은 나는 지금 바로 널 보고싶네 |
음식문화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보자면,
우메보시를, 아직 늘상 먹는 김치 만큼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저로서는
'우메보시(うめぼし)' 그리고 '보고싶다(会いたい)'이라는 두가지 코드가
쉼사리 연결되지 않습니다. (매일같이 김치를 먹듯, 우메보시를 먹지않아서.. 일까요?)
적절한 예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김창완의 어머니와 고등어를 처음 들었을 때 우리가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공감하는 만큼
일본인들도 그만큼 공감을 할까, 갸웃거려지는데.. 아마 그런 것 아닐까요?
또는 (널리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앞서 얘기한 윤명운의 김치RAG도 마찬가지겠구요. |
うめぼし |
スピッツ | 하지만 '우메보시(うめぼし)'와 '보고싶다(会いたい)'의 연결이 쉽게 와닿지않는 うめぼし라 할지라도
스핏츠의 うめぼし는 제가 매우 좋아하는 '슬픈' 노래입니다.
어쿠스틱 기타(acoustic guitar) 반주와 함께 '우메보시 먹고싶네(うめぼしたべたい)' 라고,
쓸쓸한 느낌의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 음성으로 시작하는 곡 うめぼし.
'우메보시(うめぼし)'에서 '외로운 나(寂しい僕)'를 거쳐
'널 보고싶네(君に会いたい)'로 이어지는 쓸쓸한 감정의 흐름이,
일본어를 모르거나 일본의 음식문화가 생소한 외국인에게 조차도 쉽게 전달되는 것은
두대의 바이얼린, 두대의 첼로 그리고 베이스 클라리넷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선율 덕분인 듯 싶습니다. |
토쿄(東京)의 코다이라(小平)에 있는 낡은 아파트에서 악상이 떠올라 만들었다는 이 곡,
うめぼし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쿠사노 마사무네는 데뷰 이전 시절을 회상합니다.
이 곡은 제가 아직 대학을 졸업하기전에 만든 곡으로, 그 당시가 매우 추웠죠..아마?
그 때. 기재차로 쓰고 있었던 경박스카가 있었는데요.
저희 집에서 꽤 떨어져 있었던 주차장(경박스카가 있는)까지 자전거로 갔었죠.^^
하지만.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따뜻한 차에서 나와 자전거로 집까지 돌아올 때는
'으~ 춥다..' 라는 느낌으로 '너무 외롭네(とっても さびしい)'라는 악구가 여기서 떠오른 거랍니다.
とても寂しい
너무 외롭네
とても寂しい僕は今すぐ君に会いたい
너무 외로운 나는 지금 바로 널 보고싶네 |
● うめぼし 노랫말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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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野マサムネ |
JAKE BOX
at the waiting bar | うめぼし에서 베이스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Jake H. Concepcion은 필리핀 출신의 색소폰 연주자로서
일본의 재즈 필드에 진출, 일본음악계 내에서는 jazz, pop, rock 전반에 걸쳐 활동하는 연주자입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좋아하는 기타리스트 타카나카 마사요시(高中正義)의 앨범 Traumatic에서,
또는 PUFFY의 앨범 Fever Fever이나 퓨전재즈 밴드 Casiopea의 앨범에서도 그의 이름이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5년인가 그의 앨범이 하나 발매된 적이 있어서 저도 구입했었는데
JAKE BOX at the waiting bar란 타이틀의 그 음반은
대중적으로 히트한 곡들을 색소폰 등으로 연주한 앨범이라 편안히 들을 수 있는 앨범입니다. |
퍼스트 바이얼린의 카네코 아스카(金子飛鳥)는 4살 때 바이얼린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고등학생 신분이던 1977년에 벌써 직업연주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984년 飛鳥ストリングス(Aska Strings) 결성하여 레코딩, 라이브 등 활발한 활동을 하는 그녀는
중국, 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국의 민속음악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이어서
1991년 이를 위한 음악제 Asian Fantasy의 중심적인 인물이 됩니다.
우리나라 음악인과의 교류를 살펴보면,
Asian Fantasy 1992 공연 세번째날 해금 연주자 변종혁을 게스트 뮤지션으로 하여 공연한 바 있고
Asian Fantasy 1994 공연 세번째날 해금 연주자 김성아와 함께 공연했으며
1995년에는 가야금/아쟁 연주자 문경아, 타악기 연주자 김정국과 함께
Asian Fantasy Orchestra Asian Tour 1995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오른쪽의 이미지를 클릭하면 바이얼린을 연주하는 그녀의 모습을 더 큰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 金子飛鳥 앨범 커버 이미지 살펴보기 |
金子飛鳥 CLICK .. ↑ |
江口心一 CLICK .. ↑ | うめぼし에서 세컨드 바이얼린를 담당한 바이얼리니스트 타케우치 준(竹内純)은,
타마키 코지(玉置浩二)와 Dreams Come True 등의 스트링스 어레인지먼트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하마사키 아유미(浜崎あゆみ), X JAPAN 그리고 モ―ニング娘(Morning Musume) 등의 음반 작업에
타케우치 준 또는 자신의 스트링스 그룹인 타케우치 그룹(竹内純グル―プ)으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애니메이션과 게임 음악 그리고 CF와 TV드라마 음악의 레코딩도 여러 차례 있었다 하구요.
그리고 첼로를 연주해주는 호리우치 시게오(堀內茂雄)는,
바이얼리니스트 코이케 히로유키(小池弘之)가 이끄는 코이케 스트링스(小池ストリングス) 멤버로 활동 중이며
또다른 첼리스트 에구치 신이치(江口心一)는,
2004년 1월 현재 토쿄도(東京都)교향악단의 단원으로 재직 중인데
왼쪽에 나와있는 그의 이미지를 클릭하면 그의 앨범 커버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
1991년 3월 25일 발매된 첫 앨범 スピッツ에 うめぼし가 수록된 이후 그로부터 약 6년 뒤인
1997년 1월말 싱글 スカ―レット의 B-SIDE로 うめぼし Live Version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오리지날 버전 보다는, 바로 이 라이브 버전의 うめぼし를 무척 좋아하는데
오른쪽 이미지가 그 라이브 버전이 수록된 싱글 スカ―レット(Scarlet, 스칼렛)입니다.
● 라이브 버전의 또다른 うめぼし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スカ―レット |
SOSINA CLICK .. ↑ |
또다른 うめぼし를 두가지 더 언급하자면,
1989년 7월의 비디오 ROOFTOP Act. 3에서 스핏츠 인디 시절의 うめぼし를 접할 수 있다고 하며
1993년 3월부터 8월까지 매월 12일에 있었던 MONTHLY LIVE 春夏夜会.
그 공연 6회분 티킷을 모두 구입한 팬들에게 한정배포한 CD SOSINA에도 うめぼし가 수록되어있는데
정식 발매된 오리지날 버전이나 라이브 버전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의 うめぼし입니다. |
위 왼쪽의 이미지는 바로 그 '비매품 CD' SOSINA의 프론트 커버 두가지 중 하나인데
클릭하면 CD SOSINA의 프론트 커버 두 종류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
√ うめぼし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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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8/30 02:40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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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돋아난 솜털에 입맞춤 おなかに 芽生えた うぶ毛に 口づけ |
ニノウデの世界 Ninoude no Sekai 상박의 세계 |
1991년 3월 25일에 발매된 스핏츠(スピッツ)의 메이저 데뷰 앨범,
スピッツ(Spitz, 스핏츠)의 맨처음 트랙은 ニノウデの世界 (Ninoude no Sekai, 상박의 세계)입니다.
ニノウデの世界 ?
도대체 ニノウデ(ninoude)가 무언가 해서 사전을 뒤져보니,
[二の腕]이라고 표기하고 그 뜻은 '상박(上膊)'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그렇다면 '상박(上膊)'은 또 뭔가 싶어서 이번에는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상박 : [명사] 팔꿈치로부터 어깨에 이르는 부분. 상완(上腕). 위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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スピッツ |
君のそのニノウデに | 데뷰 앨범의 첫 트랙의 제목이, ニノウデの世界 ??
단지 제목만으로는 도대체 어떤 노래인지. 저로서는 감이 잡히지않았습니다.
첫 앨범 이후 2005년 1월에 발매된 앨범 ス―ベニア(Souvenir)까지 수록된 수많은 스핏츠 노래 중에서
(노래를 들어보기 전에 노래 제목만을 보고서는, 또는 일본어를 잘 모른다면 들어본 이후라도)
어떤 노래인지 짐작하기 가장 어려운 곡이 바로 이 ニノウデの世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ああ君のそのニノウデに
아아 너의 그 상박에
寂しく意地悪な きのうを見てた
외롭고도 심술궂은 어제를 보고있었던 |
● ニノウデの世界 노랫말 살펴보기 |
36년간의 일제시대를 겪은 우리나라로서는,
이제는 많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아직 일본어의 흔적이 여기저기 제법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힘센 척 또는 쌈박질 잘하는 척 하는 누군가에게 '어깨 힘 빼라'고 말할 때,
건달(?)같이 표현하면 이렇게 말합니다. '우데 잡지마!' 또는 '우데 세우지마!' |
여기서의 '우데'는 , 건달세계에 남아있는 일본어 흔적 중의 하나인 '우데(うで, 腕)'라는 단어입니다.
이럴 때의 うで는 '팔'이라는 뜻이 아니라 '완력(腕力, わんりょく)'이란 뜻의 うで이겠지요. |
스핏츠의 첫번째 앨범, CD 케이스 뒷면의 노래 목록 중 맨 위에 나와있는 ニノウデの世界.
ニノウデの世界라는 제목에서「ニノウデ」가 카타카나로 표기되었기에 저는 이 단어가 외래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팔 윗부분을 지칭하는 단어라고는 짐작도 못했지요.
또 그 뜻을 알고난 다음에도 '노래제목 만으로는 분위기가 감이 안잡히는군..' 싶었습니다. |
夏の魔物
ニノウデの世界
三輪テツヤ | スピッツ 두번째 싱글인 夏の魔物(Natsu no Mamono, 여름의 마물)의 B-SIDE로 발매되기도 했던,
ニノウデの世界에 대하여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싱글 B면곡 인데도 FM802 에서 갑작스런 헤비 로테이션(Heavy Rotation)이 되어서 놀랐어요.
하지만. 夏の魔物 싱글이라고 하면,
스핏츠의 싱글 중에서도 제일 맥없이 풀이 죽은 듯한 기분이 드는 싱글이예요.
싱글 자켓도 어두운 이미지이고,
자켓 사진 촬영 때 의상도 스폰서 없이 저희가 직접 준비한 의상을 입었구요.^^ |
● 헤비 로테이션 : FM802 Heavy Rotation 바로가기
이 데뷰 앨범의 부클릿은 그 종이 재질도 사실 그다지 좋지않습니다.
의상 스폰서도 없던 초기 시절.. 어쩌면 인디 시절과 그리 다를 게 없었을 듯한 시절의 스핏츠.
이제 막 메이저 시장에 들어선 스핏츠의 초심은 어떠했을까요? |
미와 테츠야의 코멘트를 접하니 Smashing Pumpkins의 Billy Corgan이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Actually, I was having dinner with Michael when our second album went platinum, which up until that point was the highest success we'd ever had.
And He turned to me during dinner and said, 'welcome to the deep water, kid.'
I'll never forget that. |
● Michael : R.E.M.의 보컬리스트 MICHAEL STIPE |
Billy Corgan |
미국과 같이 일본에서도 이미 오래 전에 '산업'이 되어버린 뮤직 비즈니스라는 'deep water'에서
다른 뮤지션은 몰라도, 적어도 스핏츠 만큼은 힘들었던 데뷰 시절을 잊지않기를 바라는 마음..
그래서 'DEEP WATER'의 '상품'으로 전락하지말고 올곧은 뮤지션이기를 바라는 마음..
저 뿐만이 아니라 스핏츠 팬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요? |
스핏츠의 노랫말을 전부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에로틱한 노랫말은 이 ニノウデの世界에 있지않나 싶습니다.
물론 특정 부분만 따로 떼어서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일 뿐,
에로틱한 느낌으로'만' 해석되어지지는 않겠지요. ^^* | しがみついてただけの あの日
매달리고만 있었던 그 날
おなかのうぶ毛に口づけたのも
배의 솜털에 입맞춤한 것도
思い出してはここで ひとり
회상하고서는 여기서 혼자
煙の声だけ吸いこみながら
연기의 목소리만 들이쉬면서 |
√ ニノウデの世界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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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8/30 02:08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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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역 인터넷을 써보고 싶습니다만.. ブロ―ドバンド 始めたいんですけど‥ |
デル カスタマイズ DELL customized 델 맞춤형 컴퓨터 |
[女] ブロ―ドバンド 始めたいんですけど‥。
[여] 광대역(broadband) 인터넷을 써보고 싶습니다만‥.
[男] それなら Pentium4プロセッサ― 2.4G(Hz)が いかがでしょ?
[남] 그렇다면 펜티엄4 프로세서 2.4G(Hz)가 어떠실까요?
[女] オリジナルCDも 作りたいし、DVDで 映画も 見たいし‥。
[여] 오리지날CD도 만들고 싶고, DVD로 영화도 보고싶고‥.
[男] コンボ― ドライブも 用意して あります。
[남] 콤보 드라이브(combo drive)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女] サポ―トも 大事なんですけど‥。
[여] 서포트도 중요합니다만‥.
[男] サポ―ト ランキング No.1です。
[남] 서포트 랭킹 No.1입니다.
[女] それで おいくらに なりますか?
[여] 그렇게 해서 얼마가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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デル「カスタマイズ」 |
이 동영상은 일본의 TV에 방영되었던 델 컴퓨터의 '맞춤형 컴퓨터' 광고인데
익숙치 않을 수도 있는 컴퓨터 관련 용어를 포함하여 외래어가 많이 나오는 광고입니다.
일본어 초보자에게는, 외래어의 일본어 표기를 위한 문자인 카타카나(カタカナ)가 다소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카타카나 읽기가 제법 가능해지고「マクドナルド」가 맥도날드(햄버거)를 뜻한다는 것을 알게되어 입가에 미소가 지어져도
하지만 자동변속기(자동차)를「オ―トマ」라고 하고, 스티커사진을「プリクラ」라고 한다는 것에 이르면,
'카타카나를 읽을 줄 안다'는 것 만으로는 그 뜻이 정확히 무엇인지 곧바로 짐작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オ―トマ」는 'automatic'에서,「プリクラ」'printer club'에서 비롯된 단어라고 하더군요.) |
일본어에서의「∼し」라는 문형은 우리말에서 '∼하고'라는 뜻의 문형이라고 하는군요.
동시적인 사항이나 서로 연관성이 있는 두개 이상의 사항을 하나 하나 추가적으로 열거할 때 사용되는 문형인데,
위 광고에서와 같이 뒤의 말을 맺어 말을 얼버무리기도 한답니다.
本(ほん)は買(か)いたいし、お金(かね)はないし、どうしよう。
책은 사고 싶고, 돈은 없고, 어떻게 하지. |
또 한편「∼し」는, 대표적인 하나의 사항을 이유로 내세우는 의미로서 그에 따른 인과관계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雨(あめ)も降(ふ)るし、早(はや)く行(い)かなければならない。
비도 오고, 빨리 가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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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연관성이 있는 두개 이상의 사항을 열거할 때 사용되는 문형으로는「∼て」또는「∼で」도 있다지요.
명사와 ナ형용사에서는「∼で」, イ형용사에서는「∼くて」, 동사에서는 「∼て」또는「∼で」로 표현되는 이 문형은
단순 연결의 용법 그리고 이유/원인을 나타내는 용법, 이렇게 두가지 용법이 있다고 합니다.
あのレストランは静(しず)かで、きれいです。
저 레스토랑은 조용하고, 깨끗합니다. (단순 연결) |
あのレストランは静(しず)かで、気(き)に入(い)ります。
저 레스토랑은 조용해서, 마음에 듭니다. (이유/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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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し」문형과「∼て(で)」문형은,
나열한다는 면에서는 둘다 '∼하고'라고 해석되어 큰 차이가 없는 듯 보이지만 각각의 뉘앙스는 서로 다릅니다.
「∼し」문형을 사용하는 경우, 나열되는 둘 이상의 문장에서 나타내는 내용/상황이 더욱 강조되는 느낌입니다.
あのレストランは静(しず)かで、きれいで、安(やす)いです。
저 레스토랑은 조용하고, 깨끗하고, 쌉니다. |
あのレストランは静(しず)かだし、きれいだし、安(やす)いです。
저 레스토랑은 조용하고, 깨끗하고, (게다가) 쌉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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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デル 「カスタマイズ」 CF 동영상의 출처는 입니다. |
| 2005/08/30 01:40 | 일본어 | trackback (0) | reply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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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pitz story .. 僕のスピッツ話 |
僕のスピッツ話 myspitz story .. 나의 스핏츠 이야기 |
スピッツ .. SPITZ .. 스핏츠
VOCAL | 草野マサムネ | 쿠사노 마사무네 | GUITAR | 三輪テツヤ | 미와 테츠야 | BASS | 田村明浩 | 타무라 아키히로 | DRUMS | 崎山龍男 | 사키야마 타츠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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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분명히 좋아할 만한 밴드이걸랑요. CD 사서 들어도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당시만 해도 국내 발매가 안되던 일본 밴드의 음반이라 현지에 우편 주문을 해야했던 한 친구가,
배송료도 줄일 겸 함께 구입하자면서 저를 졸라대는 바람에 얼떨결에 공동구매했던 앨범 ハチミツ(Hachimitsu, 벌꿀).
1995년 가을이던가.. 저는 그렇듯 특별한 기대도 없이 스핏츠와 첫 대면을 했습니다. |
큰 기대없이 듣게 된 앨범 ハチミツ(Hachimitsu, 벌꿀), 그 앨범에 수록된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이
일본 현지에서는 공전의 대히트를 친 노래라는 것도 오랫동안 모른 채,
가끔의 일본 여행을 통해 그들의 이전 앨범을 하나둘 사서 들으면서 스핏츠의 음악세계에 빠져들었고
언제인지도 모르게 스핏츠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 중의 하나가 되었고, 이후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 마음은 여전합니다. |
SPITZ "隼(하야부사) 2001" in SEOUL
2001년 5월 26일, 27일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스탠딩 공연으로 이루어진, 스핏츠의 첫 내한 공연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스핏츠 팬들도 대부분 그랬겠지만, 저도 그때 그들과 '진짜' 첫 대면을 하게 된 것이지요. |
같은 해 12월 HAYABUSA TOUR '純情(준조오) 2001' SPECIAL로 두번째 내한공연,
그리고 2003년 4월 세번째 내한공연 双六(스고로쿠) 2002-2003 TOUR 이후,
그동안 저 혼자만 즐기던 스핏츠를 넘어서게 되는 계기가 생깁니다.
우리나라의 스핏츠 팬 클럽, 카페 푸른차 타고 나타난 spitz를 만나게 된 것이지요.
이 카페를 통하여, 저는 수많은 스핏츠 '고수(高手)'들을 접하게 되었고
그동안 피상적으로 즐기던 그들의 음악을 좀더 심도있게 듣게되는,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
저는 국내 스핏츠 팬들 중 한사람에 불과할 뿐이라서, 여기에 올려진 제 글들은
스핏츠 또는 그들의 음악에 관한 전문적인 리뷰가 아닌, '스핏츠 음악을 통해서 느낀 이러저런 개인적인 느낌'에 불과합니다.
어줍잖은 제 글을 읽고난 뒤, 그들의 음악을 조금이라도 더 좋아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더 바랄 나위가 없습니다. |
스핏츠 팬 페이지라고 한다면 당연히 있어야 할 멤버 PROFILE 그리고 BIOGRAPHY 등의 메뉴가, 여기에는 없습니다.
스핏츠 멤버 소개와 그들의 연도별 연대기 등에 대하여 알고싶은 분들은,
왼쪽 메뉴에 있는「link」를 통하여 오피셜 싸이트 또는 다른 팬 싸이트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비록 일반적인 연대기 방식은 아니지만「diary」메뉴도 약간의 참고가 될지 모르겠네요. |
그리고 myspitz story ..를 읽고 시간이 조금 남는다면, 또는 reply로 붙이기에는 남길 글이 길어질 듯 싶다면,
「guestbook」메뉴에 들려 스핏츠에 대한 비슷한 느낌, 다른 생각, 새로운 정보 또는 잘못된 정보의 지적 등을 코멘트 해주시기를. |
일본의 컬리지 록 밴드(college rock band) 스핏츠.
그들의 음악을 좋아한지도 벌써 십년이 되었습니다.
어줍잖지만 이렇게 스핏츠 팬 페이지 myspitz story .. 까지 만들게 되다보니
myspitz story ..를 만들 수 있게 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스핏츠에 관한 많은 것을 저에게 가르쳐준 [MiN..]님,
저를 스핏츠 fandom 말석에 자리잡게 해준 no spitz no life [SPiTZ HAUS] 이병욱님,
카페 푸른차 타고 나타난 spitz의 운영자였던 Jimmy Keaton님과 회원들.
원할 때마다 흔쾌히 일본어 공부를 도와주고 나아가 여러모로 내게 힘이 되어준 マサミさん,
블로그 스타일로 개편해서 론칭하고싶다는 요청에 (짜증 한번 없이) 날샐 때까지 도와준 moonsnow님.
그리고 스핏츠 콘써트를 함께 했던‥ 그대(들),
아울러 もちろん 草野マサムネさん、三輪テツヤさん、田村明浩さん、崎山龍男さん、
どうも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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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8/29 05:18 | 스핏츠/INDEX | trackback (0) | reply (0) |
Tags : Sp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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双六 2002-2003,
純情 2001,
隼 2001,
스핏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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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핏츠 진품 색인 スピッツの珍しい物 インデック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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