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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다는 것, 듣는다는 것, 읽는다는 것, 그 외의 것 見るということ、聴くということ、読むということ、その他のこと |
星に願いを When You Wish upon a Star 별에게 소원을 |
● 12월 22일. 본다는 것(見るということ).
天国の本屋∼恋火 | 두 편의 영화를 DVD로 감상.
시노하라 테츠오(篠原哲雄) 감독의 천국의 책방∼연화(天国の本屋∼恋火).
주연 배우 타케우치 유우코(竹内結子)에게는 별다른 관심이 생기지 않고
조연 배우 카가와 테루유키(香川照之)에게 눈길이 가던 영화.
Stephen Gaghan 감독의 시리아나(Syriana).
영화의 흐름을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엉망이던 한글 자막.
번역하지 못한 부분을「#$%^&*」라고 하는 건 차라리 귀엽기까지도.
용산 DVD가 어떤 것인지 실감하게 해준 '용산 부틀렉 DVD' 시리아나. |
Syriana |
● 12월 23일. 듣는다는 것(聴くということ).
송영훈 | pm0800. 예술의전당 콘써트 홀. 2006 예술의전당 성탄음악회.「송영훈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그날 연주회의 주인공인 첼리스트 송영훈을 비롯하여 클래식 기타리스트 제이슨 뷔유(Jason Vieaux),
브라질 출신의 퍼커션 연주자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알려진 발칭유 아나스타시우(Valtinho Anastacio),
일본 최고의 4인조 탱고 밴드라는 쿠안트로시엔토스(Cuatrocientos).
그리고 토리고에 케이스케(鳥越啓介)의 어쿠스틱 베이스, 후지이 마나부(藤井学)의 드럼과
키시노 요시코(木住野佳子)의 피아노로 이루어진 요시코 키시노 트리오(Yoshiko Kishino Trio).
그날 연주회에서 특별히 좋았던 곡을 몇몇 꼽아본다면,
먼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C. Jobim)의 보사노바 The Red Blouse.
이 곡과 함께 몇몇 곡에서 마치 리듬 악기처럼 연주하던 키시노 요시코의 피아노 사운드가 특히 인상적.
아스토르 피아졸라(A. Piazzolla)의 망각(Oblivion) 그리고 리베르탱고(Libertango).
첼로의 송영훈이 피아노, 바이얼린, 반도네온과 베이스라는 포맷의 쿠안트로시엔토스와 함께 연주한 곡.
망각에서 가슴 깊숙하게 와닿던 반도네온의 처연한 사운드. 역시 엔딩 곡으로 최고였던 리베르탱고.
이번 참에 알게 된 예술의전당 팁 하나. 주차요금은 4,000원. 발레 파킹 때는 주차비 포함 10,000원. |
● 12월 24일. 읽는다는 것(読むということ).
메이코(芽衣子)의 모놀로그
내가 회사를 그만둔 것은 그 일에 만족하지 못했다기 보다는
피폐해지고 시들어가는 내 자신을 참을 수 없었기에.
타네다와 구체적인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은 것은
두 사람의 관계가 그대로 무너져 내릴 것 같았기에.
꿈을 쫓을 만큼 내 자신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저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제일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기를 쓰고 어른이 되려고 하는 그 녀석‥. |
ソラニン |
恋愛は自分達で起こした奇跡なんだから、
最後まで絶対に投げちゃだめだよ!! | 메이코와 타네다의 다이얼로그
‥타네다. 혹시 지금 하는 일 힘들어?
음‥. 뭐. 재밌어서 하진 않지. 그건 왜?
타네다. 너 다시 음악 하고 싶은 거 아냐?
‥그럼 하면 되잖아. 그러니까‥, 밴드 해.
‥하하하.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지? 왜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그래?
‥오늘은 그렇게 얼렁뚱땅 넘어갈 생각 마.
‥‥내 재능은 그저 평범해. 죽어라 음악만 하고 있는 사람들 발끝에도 못 따라간다고.
‥재능이 없으니까―, 실력이 안되니까― 언제까지 넌 그렇게 도망만 칠 거니?
넌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 듣기가 두려운 거야!! 그것도 네가 그토록 좋아하는 음악으로!!
하지만 박수를 받든 야유를 받든 평가를 받아야 비로소 그 가치가 있는 거잖아!!
‥그렇게 했는데도 정말 안되겠다 싶으면 그땐 그때 가서‥.
‥그때 네가 해줄 수 있는 게 뭔데? 나랑 같이 죽어주기라도 할 거야?
‥미안해. 농담이야. 잠깐 산책 좀 다녀올게. |
타네다(種田)의 모놀로그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타인과 비교하기 전에는 자기 자신을 알 수 없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그렇다고 내가 모두 옳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자신감도 없다.
프리터 생활이라는 미지근한 물의 홀가분함.
진지하게 무언가를 할 때 휩싸이게 되는, 돌이킬 수 없다는 그 공포감.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눈에 띄게 줄어들어가는 선택지.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나보다.
으으‥. 기타치고 싶다!! 대형 앰프로 빵빵하게 울리고 싶다!! |
ソラニン |
요즘 다들 재미있다고 이야기하는 일본 TV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のだめカンタービレ),
그것의 원작 만화, 니노미야 토모코(二ノ宮知子)의 노다메 칸타빌레를 시작. 일단 1, 2, 3권.
또 다른 만화 아사노 이니오(浅野いにお)의 소라닌(ソラニン). 2권으로 완결되는 짧은 만화인데, 큰 기대없이 시작했다가‥, 완전 감동.
만화를 보고있는 동안은, 얼마 전 12권으로 끝낸 데스 노트(デスノート)가 흥미진진했었지만, 다 보고 난 다음에 오는 감동은 소라닌.
대책없이 회사를 그만 둔 메이코, 프리터로 살아가는 타네다 등을 중심으로 이제 막 사회에 들어선 청춘들의 고뇌와 방황을 그린 소라닌.
감자 등의 새순에서 생기는 독소를 뜻하는 단어인 '소라닌(solanin)'은 그들이 록밴드를 결성하여 부르는 노래의 제목이기도.
● 12월 25일. 본다는 것(見るということ).
전날에 이어서 니노미야 토모코의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 계속. 4, 5, 6권.
흐음‥, TV드라마는 어떤지 모르지만 만화는 슬그머니 재미가 사라지려고 하는데?
성탄 연휴인데도 24일에 이어 25일도 내내 밖에 나가지 않고 그렇게 지내다보니‥, 은근히 '방멀미' 증세.
그래서 인터넷으로 영화 예매, 하지만 카드번호 입력 후 결제버튼 누르고 나자 오류 발생 메세지.
전화를 걸어 ARS 예매를 했지만 이것 역시 오류 발생 메세지.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예매 완결.
마침 화장실 전등이 켜지지 않기에 나가는 길에 전등을 사가지고 가려고 넉넉하게 시간 여유를 두고 출발.
교통체증으로 (청계천에서 무슨 행사가 있었대나?) 스폰지하우스 씨네코아 도착은 무려 20분 넘게 지각.
그것이 마지막 상영이라 티켓부스는 이미 불이 꺼졌고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니, 직원들은 업무 마감 중.
주차비도 이미 선지급한 마당에, 티켓 결제 확인이 되니 안되니 입장이 되니 안되니‥, 잠시 승강이.
아무튼 그래서 러닝 타임의 1/5 이상을 놓친 채 보기 시작한 영화,
미셸 공드리(Michel Gondry) 감독의 수면의 과학(The Science of Sl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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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cience of Sleep |
영화를 보고 나와서 출출한 배를 달래고자 근처에서 잠시 떡볶이를 먹고 돌아오니‥ 출차가 불가능하게 셔터가 내려진 주차장.
헐‥~ 오늘 티켓 예매부터 교통체증에 결제확인 등등 잇달아 걸리적 거리더니, 다 늦은 시간, 마지막까지 태클 거는 거야?
자정이 다가오는 시간, 평소와 달리 한남대교로 한강을 건너오면서 문득 '강변의 풍경이 가끔은 다들 비슷하다'는 생각 그리고.
시간 있을 때 DVD로 수면의 과학을 다시 봐야겠는데‥, 가만‥, 내가 그걸 다시 볼 마음의 여유같은 것이 과연 생기기나 할까?
● 12월 26일. 읽는다는 것(読むということ).
24, 25일에 이어서 니노미야 토모코의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 계속. 7, 8, 9권.
1∼3권의 시작에서는 흥미롭다가 4∼6권에서 시들해진 것은 코믹한 분위기의 과다함 때문일까?
아니면 올해도 이제 며칠 밖에 남지 않았는데 연내에 처리해야 할 몇몇 일 때문에 초조한 내 기분 탓?
어쨌거나 7∼9권으로 넘어오면서 다시 재미를 느끼는데‥,
끝내지 못한 그 일거리들이 어제 오늘 끝을 본 것도 아니니까,
뭐‥, 내 기분하고는 별 상관없이 노다메 칸타빌레, 만화 그 자체가 다시 재미있어진 것이겠지.
평소에 거의 하지 않던 '싸이'질, 잠깐.
지인들의 '싸이'를 얼핏 돌아보던 중 어디선가에서의 자기 소개 이미지와 캡션에서 멈칫.
「치아키센빠이~ ♡♡♡♡♡♡♡」(오호! 이 친구, 요즘 TV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즐기고 있군.) ♡ |
のだめカンタービレ |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노래방에 가서 그의 노래를 듣기. ^^a 그리고 (난생 처음 해보는) 가발 쓰고 (푸헐~) 스티커 사진 찍기.
● 12월 27일. 그 외의 것(その他のこと).
체질량 지수(Body Max Index)라는 것이 있길래, 데이타를 대입시켜 계산해보니「25.34」라고 계산되는데‥,
올해 봄, 그러니까 담배 끊은지 두어 달 만에 급격히 불어났던 체중.
그렇다면 나는 그 때 이미 '과체중'에 발을 내밀었던 것이고 그 상태로 지금껏 유지해 왔는데, (가만 있자‥, '유지'라구?)
최근 들어 슬그머니 더 불어나기 시작했으니 이제 완전히 '과체중'의 늪에 발이, 아니 허리까지 빠져버린 상황인 건가.
체질량지수(BMI.Body Mass Index)=성인의 키와 몸무게에 따른 비만도를 측정하는 수치다.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눠 구한다. 몸무게 47㎏, 키 1m70㎝인 모델 케이트 모스의 BMI는 '47÷(1.7×1.7)=16.2'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MI 수치에 따라 신체를 저체중(18.5 미만), 정상(18.5~24.99), 과체중(25~29.99), 비만(30 이상)으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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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 Analytics」라고, 구글에서 제공하는 웹싸이트 분석기가 있다고 하기에‥
여기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런지 궁금하기도 해서 관련 자바 스크립트를 블로그 스킨에 삽입.
그래서 며칠 후 리포트의 <마케팅 최적화> ▷ <방문자 세그먼트 실적> ▷ <지리적 위치>라는 항목을 살펴보니
거기서 [myspitz story .. 僕のスピッツ話]를 방문한 사람들의 <지리적 위치>를 표시한 것이 바로 아래의 그래프.
(비록 2006년 12월 24일부터 2006년 12월 27일까지, 고작 4일간의 로그 분석에 불과하지만.)
한국 74.12%, 일본 19.61%라면‥, 이것은 10명의 방문객 중 2명 정도는 일본에서 접속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
● 12월 28일. 듣는다는 것(聴くということ).
23일 밤「송영훈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에서 키시노 요시코의 피아노를 들었던 덕분에
2006년 마지막 일주일 동안 자주 듣게 되어버린 그녀의 앨범 Rendez-Vous.
그 중에서도 지난 날 특히 자주 즐겼던 트랙, When You Wish upon a Star. 별에게 소원을.
새해를 앞두고 2006년 12월 28일 새벽 3시 45분, 마음 속으로 조용히 다짐.「살을 빼자.」
그리고 니노미야 토모코의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 계속. 3일째. 이번엔 한 권만. 10권. 드디어 무대는 일본을 벗어나 프랑스 파리. |
Rendez-Vous |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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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2/28 03:53 | 그리고 | trackback (0) | reply (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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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메리 크리스마스 とかくに人の世は住みにくい、メリー・クリスマス |
ひとりぼっちのクリスマス・イブ Hitoribocchi no Christmas Eve 혼자 만의 크리스마스 이브 |
ⅰ
[MiN..], 1004ant, aikons, BEW, BlissBless, blue, Bohemian, cafeterrace, camomile, celli,
cha*ya, EGOISTsoyi, enkoko, hongng, inaba, jinnuri, JooJiYeon, jtirnya, Les Paul, liebemoon,
masami, Maya, mazamune, miami, momo, Mr.zin, mukku, nightgreen, Ramones, Sarak,
someone, SURF, syrup, umeboshi, yoda, 가을이, 가을하늘™, 감정생활, 강동현, 강민재, 개념,
거짓말, 검은새, 桂銀晶, 光, 궁금, 나미, 뉴메카, 더블레인, 라디오키즈, 류사부, 마녀, 미도리, 미루키,
바라미냥, 분랑, 상큼토끼, 샤르르, 솔잎추출물, 水波色時~, 씨리얼, 애인이다, 앰플, 오디, 욱병이, 이무기,
이시태, 재희, 지미키튼, 친구, 七色, 틸, 하츠, 호루라기~, 홍경, 황용호, 희미, とろ、ナカムラ ユエ ‥
그리고 みろりん과 ロビタ。(알파베트, 가나다, カナ 순 : 존칭 생략함을 혜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myspitz story .. 僕のスピッツ話」에 코멘트를 남겨주셨던 분들,
즐거운 성탄절 연휴, 편안한 연말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 |
비록 위에 거명한 분들처럼 코멘트는 남기진 않았더라도 그동안 이곳을 드나들면서 조금이라도 편안한 시간을 보내셨던 분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보고계신 분도 모두, 혼자서든 둘이서든 또는 여럿이 함께든, 즐거운 성탄절 연휴, 편안한 연말을 보내시기를.
ⅱ
ポケットの中 あの娘に贈ろうとした Golden Ring
今でも 手のひらに 握りしめたまま
ひとりぼっちのクリスマス・イブ
凍えそうな サイレント・ナイト
もう守るものなんて見つけられない 何ひとつ | 주머니 속의 그녀에게 선물하려던 Golden Ring
지금도 손바닥에 움켜진 채
혼자 만의 크리스마스 이브
얼어붙을 듯한 사일런트 나잇
더이상 지킬 것 따위 찾을 수 없어 무엇 하나도 |
「형태가 없는 사랑(形の無い愛)」그리고「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本気で愛する事)」‥.
크리스마스 이브.「뉴욕(ニューヨーク)」행 비행기를 타려는 그녀.「가지마(行くな)」라면서 붙잡고 싶었는데.
끝내 건네지 못한「반지(Golden Ring)」. 그것은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을까. 아니면 청혼의 반지였을까.
거리를 지나다가 캐롤 송을 듣게되는 경우가 예전에 비해서는 적어진 듯 싶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다보니, 한번 정도는 크리스마스 씨즌 송을 골라서 듣게 됩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들어보는 하마다 쇼고(浜田省吾)의 Midnight Flight ∼ひとりぼっちのクリスマス・イブ∼(혼자 만의 크리스마스 이브).
Midnight Flight ∼ひとりぼっちのクリスマス・イブ∼
あの娘乗せた翼 夜空へ消えてく
空港の駐車場 もう人影もない
"行くな"と 引き止めれば 今頃二人
高速を都心へと 走っていたはず
失くしたものが あまりに大きすぎて 痛みを
感じる事さえも 出来ないままさ
ひとりぼっちのクリスマス・イブ
凍えそうな サイレント・ナイト
ここからどこへ行こう もう何も見えない空の下
妹と暮らすつもり しばらくニューヨークで
ひとりきり 東京で もう生きてゆけない
逢いたい時にだけ 電話かけてきて
食事して ドライブして ベッドに入るだけ
形の無い愛だけを 信じてきたあなたは
本気で愛する事 怖れてるだけ
ひとりぼっちのクリスマス・イブ
凍えそうな サイレント・ナイト
二人で生きてきた 都会の灯りが遠ざかる
降り出した みぞれまじりの
雨が 雪に変わってゆく
誰もが皆 愛する人の
待つ場所へと 帰ってゆく
ポケットの中 あの娘に贈ろうとした Golden Ring
今でも 手のひらに 握りしめたまま
ひとりぼっちのクリスマス・イブ
凍えそうな サイレント・ナイト
もう守るものなんて見つけられない 何ひとつ
∼ performed by 浜田省吾 |
1987-06-28
13th album Club Surf & Snowbound
track 10 Midnight Flight ∼ひとりぼっちのクリスマス・イブ∼
1989-09-01
15th album Wasted Tears
track 06 Midnight Flight ∼ひとりぼっちのクリスマス・イブ∼
2006-08-09
27th album The Best of Shogo Hamada vol.2
track 09 Midnight Flight ∼ひとりぼっちのクリスマス・イブ∼
remixed in 2006 |
ⅲ
얼마 전 어느 저녁 식사 자리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이라는 말의 또다른 표현인 '인간'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보면,
그것이 그저 '사람 인(人)'자 하나로 표시되지 않고 인간(人間)이라 해서 '사이 간(間)'이란 글자가 들어가는 것에 주목하게 되고
거기서 새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는.
요즈음 들어서 마음이 고단한 나날들을 꽤 많아서 무척 힘듭니다. (마음이 고단하니 몸도 쉽게 피곤해지더군요.)
그 고단함의 직접적인 이유는 여러가지로 나뉘겠지만 결국 넓게 보자면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고단함입니다.
'사이'가 불편한 경우가 여럿 생겨나자 여러모로 힘들어지고 그게 다시 좋아질 것 같지도 않으니, 몇몇의 '사이'는 정리하고 싶기도 합니다.
산길을 올라가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지(理智)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말려들면 낙오하게 된다. 고집을 부리면 외로워진다. 아무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살기 어려운 것이 심해지면, 살기 쉬운 곳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어디로 이사를 해도 살기가 쉽지 않다고 깨달았을 때, 시가 생겨나고 그림이 태어난다.
인간 세상을 만든 것은 신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다. 역시 보통 사람이고 이웃끼리 오고 가는 단지 그런 사람이다. 보통 사람이 만든 인간 세상이 살기 어렵다고 해도 옮겨 갈 나라는 없다. 있다고 한다면 사람답지 못한 나라로 갈 수 밖에 없다. 사람답지 못한 나라는 인간 세상보다 더 살기가 어려울 것이다.
∼ 나츠메 소오세키(夏目漱石)의 소설 풀베개(草枕)에서 발췌 (오석윤 번역)
日本語 원문 보기 클릭 山路を登りながら、こう考えた。
智に働けば角が立つ。情に棹させば流される。意地を通せば窮屈だ。とかくに人の世は住みにくい。
住みにくさが高じると、安い所へ引き越したくなる。どこへ越しても住みにくいと悟った時、詩が生れて、画が出来る。
人の世を作ったものは神でもなければ鬼でもない。やはり向う三軒両隣りにちらちらするただの人である。ただの人が作った人の世が住みにくいからとて、越す国はあるまい。あれば人でなしの国へ行くばかりだ。人でなしの国は人の世よりもなお住みにくかろう。 |
풀베개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28 |
몇몇의 '사이'는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단한 요즈음, 읽었던 소설 한편의 서두가 이랬습니다.
명언이나 격언같이 대놓고 가르치려드는 듯한 '한줄 말씀'에는 곧바로 마음의 울림을 얻지 못하는 저의 삐뚤어진 심성을 고려한다면
평소같으면 서너줄 읽어보다가‥ 위에 인용한 것과 같은 서두에서부터 고리타분하다며 덮어버렸을 소설이었을텐데,
웬일로 그러지 않고 마지막 장까지 읽고는, 다시 소설의 첫머리를 읽어보았습니다.「산길을 올라가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어디로 이사를 해도 살기가 쉽지 않다고 깨달았을 때(どこへ越しても住みにくいと悟った時)'
'시가 생겨나고 그림이 태어난다(詩が生れて、画が出来る)'고 나츠메 소오세키는 말하지만, 그것은 예술가적 심성을 가졌을 때의 이야기.
필부에 지나지 않는 저로서는, 불편해진 '사이'를 잇고있는 끈을 슬그머니 놓아버리고 싶기만 합니다.
그러면 더 편해질 듯 한데 한편으로는 '이지(理智)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智に働けば角が立つ)'거나
'감정에 말려들면 낙오하게 된다(情に棹させば流される)'는 소설가의 서술이 자꾸 눈에 밟힙니다. ‥어쩌면 좋은가요?
ⅳ
凍えそうな サイレント・ナイト
もう守るものなんて見つけられない 何ひとつ | 얼어붙을 듯한 사일런트 나잇
더이상 지킬 것 따위 찾을 수 없어 무엇 하나도 |
하마다 쇼고는 '진눈깨비 섞인 비가 눈으로 변해간다(みぞれまじりの 雨が 雪に変わってゆく)'고 노래합니다.
그는 '끝내 말하지 못한 사랑'을 떠나보내고 말았을 때의 심정을 크리스마스 이브의 쓸쓸한 풍경으로 이렇게 표현했겠지만,
지금의 저에게는 이 대목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이'에서의 고단함에 지쳐 이제는 끈을 놓아버리고 싶은 심정으로 다가옵니다.
창 밖을 보니 날이 잔뜩 흐렸군요. 평소에 늘 보이던 관악산이 마치 애당초 거기 있지도 않았던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일기예보에는 그런 말이 없었던 것 같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눈이라도 쏟아지려는 것일까요?
'여기서 어디론가 갈래 더이상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하늘 아래(ここからどこへ行こう もう何も見えない空の下)'
올해도 변함없이「myspitz story .. 僕のスピッツ話」를 들려주시고 성원해주신 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혼자서든 둘이서든 또는 여럿이 함께든, 따뜻한 집에서든 들뜬 기분의 여행지에서든, 즐거운 성탄절 연휴와 편안한 연말을 보내시기를.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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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2/22 14:40 | 그리고 | trackback (0) | reply (31) |
Tags : 夏目漱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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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며 나는 걸어 가네 ふりむきつつ 僕は歩いてく |
스핏츠(スピッツ)의 30번째 싱글 수록곡,
テクテク(Tekuteku, 터벅터벅) PV(promotion video)입니다.
스핏츠의 PV로는 흔치 않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영상인데요.
当たりまえと思ってたら 壊れてく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부서져 간다
風を受けて 水面が揺れた
바람을 받아 수면이 흔들렸다
かけらだって構わない 確実に
아주 조금이라도 상관없어 확실하게
ここにあった それだけでいい
여기에 있었던 그것 만으로 좋아
君のそばで 君のそばで
너의 곁에서 너의 곁에서 |
'은근히 마음 한구석이 시리게 다가오는' 이미지가 가슴에 남는,
무척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있는 PV입니다. |
テクテク |
春の歌 / テクテク | 2005년 4월 20일에 발매된 스핏츠의 30번째 싱글은 수록곡 둘 다 내세우는, 이른 바 '양면 싱글'입니다.
(이러한 방식의 싱글은 이전에도 발매한 바 있는데 그들의 19번째와 22번째 싱글이 그렇습니다.)
● 스핏츠 싱글 색인 바로가기
'양면 싱글'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것이 대중음악의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저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물리적으로 두번째에 수록된 곡의 경우 싱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기대할 수 있을지 갸웃거려집니다.
30번째 싱글 중 '하나'인 テクテク도 春の歌(Haru no Uta, 봄의 노래) 다음 트랙으로 수록된 곡이기에
첫번째 트랙인 '또다른 싱글' 春の歌에 비하면 (싱글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곡이지요. |
하지만 이 곡은 그렇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곡이기에 저로서는 은근히 더 좋은(?) 곡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좋아해줬으면 하다가도 정작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되면 은근히 빼앗긴 듯해서 괜히 뾰로통해지는,
또는 이제는 더 이상 나 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을 때 느끼는, 그래서 한두 발자국 뒤로 물러서는 묘한 기분.
뭐랄까, 이 곡은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묘한 안도감(?)이라고 할까. ^^a 그런 느낌.
아무튼 그래서 제게 있어서 이 곡 テクテク(Tekuteku, 터벅터벅)는, 그렇듯 한편으로는 숨겨두고 싶은 곡이기도 하다는 것이지요.
Shrek | 이 노래의 PV 영상은, 보시다시피 무척 아름답게 잘 만들어진 동영상이기도 하고,
원작 소설, TV드라마 또는 실사 영화도 물론이지만 최근의 애니메이션 영화로 더 많이 알려져있는
미녀와 야수(La Belle et la bête)라든가 노틀담의 꼽추(Notre-Dame de Paris) 또는
최근의 슈렉(Shrek) 등의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해서 오랫동안 인상에 남게되는 동영상이기도 합니다. |
하지만 이런 동영상의 이미지가 각인되는 바람에 이 노래를 들을 때면 마치 야수의 슬픈 사랑 이야기의 느낌이 강하게 와서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만든 テクテク(터벅터벅, Tekuteku)의 노랫말이 가지는 애당초의 이미지는 .. 깜박 잊게 됩니다.
MTV 이후, 대중음악은 때로는 음악 그 자체보다는 영상의 이미지가 앞서는 (역)효과가 더 크게 대중에게 인식되기도 하는데요.
물론 이 テクテク 비디오 클립은 그 영상 만으로도 무척 아름답게 다가오는, 잘 만들어진 동영상이긴 하지만,
그런 긍적적인 효과가 있는 한편 쿠사노 마사무네의 유려한 노랫말이 자칫 묻혀버리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ひとつの 言葉から いくつもの声を聴き
하나의 말에서 여러 개의 목소리를 듣고
誰にも 知られることなく 抜け出せた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었다 |
● テクテク 노랫말 살펴보기
きょうのできごと | 최근 몸과 마음이 다 바쁜 탓에 영화 한 편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낸지가 꽤 되었는데
지난 토요일 밤, DVD 타이틀 세 편을 쉬엄쉬엄 보고 나니 창 밖은 어느덧 여명(黎明).
유키사다 이사오(行定勲) 감독의 오늘의 사건사고(きょうのできごと, A Day on the Planet),
Clint Eastwood 감독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Million Dollar Baby), 이렇게 영화 두 편과
나가부치 츠요시(長渕剛)의 공연 DVD Tsuyoshi Nagabuchi Live Only 2x2 An Unplugged.
서로 다른 분위기의 DVD 세 편에서 각각 그 나름대로의 감흥을 받으며 오랜만에 밤을 새운 셈인데,
공연의 열기가 전해지는 '형님(あにき)' 나가부치 츠요시의 DVD나 (그 DVD, 선물해준 Dyce, 고마워!)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노미네이트되고 수상도 했던 밀리언 달러 베이비도 믈론 좋았지만,
드라마틱한 이야깃거리 하나없이도 잔잔한 다가오던 오늘의 사건사고도 은근히 감동이 깊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팬들이 제법 많은 듯한 츠마부키 사토시(妻夫木聡)가 출연했던 오늘의 사건사고.
'사건사고'라고 해봐야 해변에 올라와버린 고래와 건물 틈에 끼어버린 남자 정도 뿐이고
그것들 조차도 그 일이 일어나고 있을 동안만 스쳐 지나가는 TV 뉴스속보 정도의 관심을 받을 뿐. |
영화감독 지망생이지만 자신감을 잃어버린 나카자와(츠마부키 사토시)와 그의 연인 마키(타나카 레나, 田中麗奈),
나카자와의 소꼽친구 케이토(이토 아유미, 伊藤歩), 학업 때문에 멀어진 여자친구가 걱정되는 마사마치(카시와바라 슈우지, 柏原収史),
소심한 남자친구 때문에 속썩는 치요(이케와키 치즈루, 池脇千鶴)와 그런 치요를 두고 자책하는 카와치(마츠오 토시노부, 松尾敏伸) 등.
그들의 이런저런 청춘의 고민을, (이 영화 제목의 일부를 빌려서 말하자면) 청춘의 出来事(できごと)를,
대학원으로 진학하게 되어 쿄토로 이사간 마사미치의 집들이와 같은 일상의 모습을 통하여 잔잔하게 보여주는 영화였는데요.
제가 스핏츠의 テクテク(터벅터벅, Tekuteku) 이야기를 하다가 느닷없이 오늘의 사건사고라는 영화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영화의 몇몇 장면에서 문득 스핏츠의 이 노래, テクテク가 무심결에 떠오르면서, 그것이 마치 나만의 동영상처럼 되었기 때문입니다.
날이 샐 무렵 대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조간신문을 읽고있다가 그녀를 찾아온 카와치와 마주하는 치요.
ここにあった それだけでいい
여기에 있었던 그것 만으로 좋아
君のそばで 君のそばで
너의 곁에서 너의 곁에서 |
한밤중 편의점에 다녀오다가 멀리 떨어져있는 여자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는 마사미치와 한걸음 물러선 듯한 그들의 다이얼로그.
優しすぎる君のメール 読み返してる
너무 다정한 너의 메일 되풀이해서 읽고 있어
また会えるよ またいつの日か
다시 만날 수 있어 또 언젠가 |
전날 바닷가에 좌초되었던 고래를 보러 해변으로 간 나카자와, 그러나 전날의 친구들만 만날 뿐 '고래는 사라져버린 바닷가'.
同じこと二度とない 悲しいけど
같은 일 두번 다시 없어 슬프지만
さびしいけど 僕は歩いてく
쓸쓸하지만 나는 걸어간다 |
‥ 예를 들면 오늘의 사건사고의 그런 장면들에서 문득 스핏츠의 テクテク가 저에게 떠올랐던 것이지요.
그러니까, テクテク(터벅터벅, Tekuteku) 원래의 PV 동영상 이미지에 굳어진 채 잊고 지내왔던 쿠사노 마사무네의 テクテク 노랫말이
テクテク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영화 한 편으로 지난 주말에 다시 제 머릿속에 떠올랐고‥
그것이 앞서 얘기한 그런 이미지를 배경으로 제 의식 속을 잠시 흐르는 정도인가 했는데‥
오늘의 사건사고의 몇몇 이미지와 함께 각인되어 버립니다. (애니메이션에서 벗어났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엉뚱한 실사영상?) ^^a
스핏츠의 DVD ソラトビデオ 4(하늘과 비디오 4, Sora to Video 4)의 속지를 살펴보면,
2005년 4월에 만들어진 テクテク PV, 이 비디오 클립을 만든 주요 스태프는 아래와 같은데요.
director | 미야케 사야카(三宅彩) | illustration | 카츠마타 히데유키(勝股秀之) | MA | 이즈츠 야스히토(井筒康仁) マルニスタジオ |
스핏츠 오피셜 웹 싸이트의 지나간 뉴스를 살펴보면, (2006년 1월 16일자)
일러스트레이터 카츠마타 히데유키의 화집 소개의 글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를 클릭)
음음‥, 그런데 제가 이런 방면으로 아는 것이 없어서‥「MA」가 뭐죠? |
ソラトビデオ 4 |
水野弘文 | 스핏츠의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의 음성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이 곡을 듣게 된다면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 등을 미루어보아) 록 밴드의 노래라는 느낌을 전혀 받지 않을 곡이기도 한데요.
그런 느낌에 일조를 하는 것은 스핏츠의 앨범 프로듀서이기도 한 카메다 세이지(亀田誠治)의 프로그래밍,
그리고 스튜디오 뮤지션 미즈노 히로후미(水野弘文)가 들려주는 아코디언의 아련한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雨の中を 日差しの中を 闇の中を 思い出の中を
빗속을 햇살 속을 어둠 속을 추억 속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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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2/16 00:37 | 스핏츠/DVD | trackback (0) | reply (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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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말썽이 있었습니다 いろいろごたごたがありました |
祈り(Standard Style) Inori 기도 |
'TatterTools 1.1.0.2로 업그레이드 했습니다.'라는 식의 얘기를 언급하는 글을, 제가 포스팅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한달이 넘도록 정상을 되찾지 못한 채 방문하시는 분들께 '현재 공사중입니다'라는 제목을 계속 보여드리게 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되니..
저도 이런 글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되는군요. (_._) 네, 그렇습니다. 뒤늦게 'TatterTools 1.1.0.2로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TatterTools의 정식 버전이 나온지도 꽤 오래되었음에도 저는 클래식 버전이라고 불리우는 옛 버전을 계속 사용하고 있었더랬습니다.
그 이유는 클래식 버전에서 정식 버전으로 옮겨갈 시, 기존 컨텐트에 포함되어 있는 '일본식 한자'가 망가진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그 바닥의 전문용어를 빌리자면.. 그것은 '문자 코드' 또는 'UTF-8' 등이 운위되는 문제라고 했는데..
그런 쪽으로는 제가 까막눈인데다가, 또 업그레이드하려면 앞서 언급한 '문자 코드'와 관련한 DB 컨버전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클래식 버전을 사용함에 있어 당장 큰 불편이 없고 업그레이드도 굳이 필요하지 않아서 그 동안 그냥 두고 지내왔던 것이지요.
그런데 지난 가을부터인가 스팸 코멘트와 스팸 트랙백에 시달리기 시작하면서 난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나름대로 필터링을 했지만 수백, 수천, 수만으로 늘어나는 스팸 코멘트, 스팸 트랙백을 수작업으로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매일매일 스팸 코멘트와 스팸 트랙백을 수작업으로 지워나가던 중 급기야는 지워서는 안될 코멘트까지 삭제되는 경우가 발생했고
이를 복구하려는 과정에서 기존의 포스트가 사라지는 등,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던 것이, 지난 11월 1일입니다.
결국 스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TatterTools 정식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을 수 없었고,
블로그 도구의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서는 문자 코드와 관련한 DB 컨버전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했으며
그러기 위해서 그 방면의 전문가인 moonsnow님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수술' 또는 '공사'에 들어갔는데..
어렵사리 DB 컨버전을 마치고 DB의 이전까지 마치고 나니, 이번에는 예기치 않게 스킨의 충돌. 허어∼
아무튼 그런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지금의 모습 정도까지는 오긴 했는데, 해결되지 못한 문제점은 아직도 많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현재 공사중입니다'로 계속되어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일단 '공사'를 여기서 잠시 멈춥니다.
별첨하는 노래는, 제가 좋아하는 곡 중의 하나인데 Curio의 祈り(Inori, 기도)라는 곡입니다.
이 밴드는 1990년대 말에 3장 정도의 정규 앨범을 발매한 바 있는 4인조 밴드인데, 나름대로 주목을 받으면서 활동이 기대되었으나,
2000년 보컬리스트인 NOB가 각성제 사용으로 체포되는 바람에 밴드 활동이 휴면상태로 들어가버렸다고 하네요.
이 곡은 1999년 일본의 전국고교축구대회의 테마곡이었다고 하는데, 제가 이 글에 이 곡을 별첨하는데는 별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인터넷 상의 은어를 하나 빌려서 굳이 말하자면, 으음.. '짤방' 쯤 될까요? ^^*
Curio
Pawky
1999-07-28 | 祈り(Standard Style)
願いばかりが多くて 潰れそうな人を見ていた
なおさら思い悩むその顔に 僕は自分を感じてた
せつなさに息が詰まる 時が過ぎるうちに
僕を取り巻く全ては 変わり続けてくのに
ずっと ずっと 遠く 祈りは高く
穏やかな空の日も 強い雨の日も
噛み締める間もないままに去っていく
寂しい日々はいつも同じ
希望と絶望の 狭間をただ流れ流れて
愛しい人の顔が浮かぶほどに 胸の中にいっぱいになる
| ゆっくりと育ちながら 身体のどこかで
眠ってる僕の夢に 光と水をあげよう
ずっと ずっと 遠く 祈りは高く
泉のようにあふれて 花のように舞い
近づいていく 少しづつ少しづつ
こんな僕にも光はある
凍りつくような夜を耐えて 待ち望んだ願いに届けば ほら
世界は今より 限りなく素晴らしい場所に変わる
ずっと ずっと 遠く祈りは高く
追い求めることの 素晴らしさがある
近づいていく 少しづつ少しづつ
寂しい日々を今飛び越え 果てしない喜びをのせ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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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2/09 01:53 | 그리고 | trackback (0) | reply (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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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다시 너와 만날 수 있다면 ほのかな昔の恋の影、もう一度 君と会えたら |
'119구급대' 운운하는 연락을 받고 황급히 모 대학 종합병원 응급실로 달려가던 얼마 전의 그날, 참으로 경황이 없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는 응급실 베드에 누워 응급실, 처치실 등의 이름이 붙은 여기저기로 옮겨지고 있었다.
황망하기 짝이 없던 그 시간, 자정을 향해 달리던 그 시간, 얼굴 여기저기를 수십바늘을 꿰매야했던 그 시간.
하얀 거즈가 새빨갛게 물들고 그런 거즈가 그의 얼굴 옆에 쌓이다 못해 베드 밑으로 떨어지는데도 끝나지 않던 수술.
실제로는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는지 몰라도 문 틈으로 바라보기만 할 수 밖에 없던 나로서는 무척 긴 시간이었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나야 했는지 자초지종에 대해서는 자세히 묻고 싶지도 않았다.
물어본들, 이제 와서 돌이킬 수도 없는 것을. |
ソウル大学 古典ギター 合奏団「和弦会」
第47回 定期 コンサート | 그리고 며칠 뒤··· 당연히 취소할 줄 알았던 어느 연주회의 무대에서 그는
퀸텟의 일원으로 모차르트의 Eine Kleine Nachtmuzik K.525 1, 2, 3, 4악장을,
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 4악장 합주에서는 콘트라베이스 기타를 연주했다.
얼굴 여기저기를 꿰맨 실밥이 드러난 상처투성이의 얼굴을 마스크와 비니로 가린 채.
― 어땠어?
― 익숙한 것이라서 편했어. 그런데 왜 모차르트 하나 뿐이야? 다른 것도 섞지.
―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이라, 한두악장만 하기는 좀 아니었거든.
― 아···, 그래서 그랬구나. 250주년.
― 참···, 마스크, 이제 벗어. 수술 부위에 습기 차면 곤란하거든.
― 알았어.
― 뒷풀이는 갈거지? 가더라도 술, 절대로 마시면 안되는 거, 알지?
― 응. 알아.
― 그럼, 간다. 오늘, 좋았어. 나중에 문자해.
― 응.
나이를 한살 두살 더 먹어감에 따라 나와 그의 관계가 예전같지는 않다.
여전히 우리는 서로 좋은 친구이지만 예전에 비해 얘기 나누는 시간도 많이 줄어드니
요즘 그의 '생각'이 어떤지 궁금해져도 굳이 드러내놓고 어떠냐고 묻기가 좀 그래서
툭 던지듯 주고받는 가끔의 대화 속에서 그 단서를 '찾아내야' 할 때도 있다. |
그의 앞에서는 당연히 안다는 듯 맞장구쳤지만, 나는 올해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인줄 몰랐다.
게다가 지난번 연주회만큼 집중해서 감상하지도 못했다. 그의 얼굴만 안쓰럽게 쳐다볼 뿐이었지.
상처투성이인 그의 얼굴이 마음에 계속 걸려서 그의 음악에 대해서는 건성건성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일주일 쯤 뒤 어느 날 새벽. 광나루 가는 길 쪽 한강변 가까운 어딘가에서 그를 만났다.
― 사귀기로 했어.
'몸'에 큰 상처가 생긴지 일주일이 지난 그날, 누군가와 헤어지고 저를 만나서는 불쑥 그렇게 말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가슴에 담아두고 있던 사람과 드디어 '마음'을 주고받기로 했나 보다.
― 어, 그래? 잘된 거네? 좋다!
그 순간 내가 할 일은 마침 사랑 노래가 흘러나오던 카 오디오의 볼륨을 슬그머니 올리는 것 뿐이었다.
그 다음 우리는 더이상 덧붙일 말같은 건 필요없이 그저 심야의 올림픽대로를 함께 달렸다. |
愛してる、
私の、
としつきの友だち。 |
그 사고로 인하여 얼굴 여기저기가 망가진 그를 생각하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팠지만 (지금도 그러하지만)
그와 마주할 때면 그런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무척 애를 썼고 상처에 대해서도 되도록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늘 내 머릿속은 상처로 망가진 그의 얼굴로 가득차 있었는데, 바로 그날 밤 심야의 올림픽대로에서는 잠시 달라졌다.
그의 '상처'를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은근히 울림이 있던 그 말 한마디. 「사귀기로 했어.」그 말 한마디 덕분에 말이다.
그 때 카 오디오의 볼륨을 올려 들었던 오다 카즈마사(小田和正)의 woh woh는 아마 그에게는 처음 접해보는 노래였을테지만.
不思議だね 二人が こうして 会えたこと 이상해 두사람이 이렇게 만날 수 있었던 것
そのために 二人ここへ 生まれて 来たのかな 그러려고 두사람 여기에 태어난 걸까 | 그는 일본어를 모르기 때문에 이 노랫말의 의미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겠지만, 그 느낌은 100% 전달되었으리라고 굳게 믿는다.
그 날은 비록 '몸'은 다쳤지만 '마음'을 얻은, 첫 날이었으니까. ···그런 날은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의미를 가지는 날이잖아. |
오랜만에 그의 블로그에 들려봤더니 그의 최근 프로필 이미지가 '춤추는 고양이'로 바뀌었더군.
신나게 춤추고있는 고양이의 이미지를 보자마자 저는 허리를 쥐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수백 마디의 말보다 '춤추는 고양이' 이미지 하나로 요즈음 그의 감정을 알 수 있었던 거지.
성년이 되고나서 첫 이성친구가 생겼을 때의 감정, 그 신나는 감정 말이다.
매일매일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고 또 가슴은 왜 그리도 늘 벅차오르는 건지. 그렇지 않나?
한편 또다른 감정을 한번 생각해 본다.
막 이성친구가 생긴, 가장 친한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들을 때의 심정, 그 감정을 말이다.
그가 그 터질듯한 감정을 애써 담담하게 한두 마디로 간결하게 나에게 얘기할 때
괜히 내가 은근히 설레이고 또 한편 그보다 더 뿌듯한 느낌으로 가득차면서도
마음 또 한구석에는 깜깜한 밤중의 반딧불 하나 정도 크기의, 은근한 삐침(?) 같은 것.
그러니까 앞으로 나는 알 수 없을, 알아서도 안될 무엇이 그의 가슴 속에 자랄 것이라는 생각.
한마디로··· 부럽다는 것이지. |
フフッフフッ |
지지난 겨울에 그와 단둘이서만 며칠을 지냈던 적이 있었는데, 나는 가끔 그 며칠동안을 돌이켜 생각해보곤 한다.
그 며칠을 생각하면 내 마음이 저절로 푸근해지는데, 지금 그를 떠올리고 있으니 그 며칠 중의 어느 시간이 문득 떠오른다.
발길은 두어발짝 그를 뒤따라가며 눈길은 멀리 관악산을 쳐다보면서 공학관 쪽으로 향해 천천히 오르던 그 날.
묵묵히 오르막길을 가면서 간간히 한두마디 주고받았던 기억은 나지만 정작 무슨 말을 했는지는 이제 기억이 나지않는 그날.
하지만 그 어느 겨울날 간간히 한두마디 나눌 때 서로의 입에서 뿜어져나오던 하얀 입김과 내가 흥얼거리던 어느 멜로디.
그날에 대한 기억의 이미지와 배경음악이 되어 그날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내 머릿속에 강하게 남겨져 있다. |
どうか正夢 君と会えたら 何から話そう 笑ってほしい
부디 마사유메 너와 만날 수 있다면 무엇부터 이야기할까 웃어주면 좋겠어 |
그날 이후, 스핏츠(スピッツ)의 正夢(Masayume, 마사유메)를 들을 때면 언제나 가슴이 벅차오른다.
원래의 正夢 PV보다 선명한 비주얼로 그날 공학관으로 오르던 장면이 저에게 성큼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 당시,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그와 내가 함께 꿈꾸던 '그 즈음의 소망'이 있었는데
특히 그 며칠 동안은 그 소망을 '부디 만날 수 있다면(どうか 会えたら)'하는 생각이 절정에 이른 날이었지. |
2005-01-12
スーベニア |
2004-11-10
正夢 | 우리말사전에서 '정몽(正夢)'을 찾아보면 '사실과 일치하는 꿈'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라고 나오고
반댓말로는 '실제 사실과는 반대인 꿈'의 뜻으로 '역몽(逆夢)'이라는 단어도 나오지만
우리말로서의 '정몽(正夢)'은 내게 있어 일상생활에서는 사용해본 적이 없는 단어라서 다소 생소하다.
스핏츠의 正夢(Masayume, 마사유메)를 접하고 노래 제목의 뜻이 뭔가 싶어 일본어사전을 살펴보니
우리말의 '정몽' 그리고 '역몽'과 같은 한자, 같은 의미를 가진 단어가 일본어에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BGM으로 듣고있는 노래 正夢의 제목과 같은 正夢(まさゆめ) 그리고 반댓말인 逆夢(さかゆめ).
正夢(まさゆめ) : 夢で見た通りのことが現実となる夢。また、実際に起こった夢。
逆夢(さかゆめ) : 事実とは逆の夢。実際には逆のことが起こる夢。 |
어느날 밤 꿈에서 보았던 어떤 모습을 현실에서 실제로 보게 된다면 얼마나 신기할까?
나아가 가슴 속에 담아두고 있는 꿈이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날을 만난다면 얼마나 가슴 벅찰까? |
그 해 겨울, 공학관을 향하던 우리의 가슴 속에 담아두고 있던 꿈은 그 겨울에 이어지던 봄에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상처투성이의 얼굴로 무대에 올라 기타를 퉁겼던 그는,「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인 그는,
오래 전부터 가슴 속에 담아두고만 있었던 사람과 드디어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나 말고도 그의 상처를 걱정해주는, 아니 상처를 어루만져줄 또 하나의 '마사유메(正夢, まさゆめ, Masayume)를 만난 거지. |
그러나 꿈도 오래 가지고 있으면 타성이 되는지, '꼭 이루고 싶다'는 간절함보다는 '이제껏 못 이룬 꿈이 지금이라고 해서 이루어지겠는가' 하는 포기 내지는 '안 이루어져도 그만이지' 하는 오기까지 곁들여, 그저 바쁜 일상 밑에 깔려있는 무덤덤한 바람이 되고 말았다. |
영문학자이자 탁월한 에세이스트인 장영희 선생의 어느 책에서 접했던 이 대목은,
이른바 '꿈'이란 것에 대한 최근 수년간의 내 심정을 그대로 나타내는 듯 했다.
아니 실제로는 그보다 더했지. '안 이루어져도 그만'을 넘어서 '꿈 따위가 다 뭐람'이었지.
며칠 전 어느 분에게 '나의 꿈(私の夢)'에 대해서 말씀드려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 때 그 분께 드린 말씀 중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꿈은 이른바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ほのかな昔の恋の影)'가 되고말았습니다. |
내 생애 단 한번 :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
꿈꿔보지만 결국엔 꿈은 깨지고 그래서 상처받고 다시는 꿈꾸지 않으리라 다짐했다가 상처의 딱지가 아물기도 전에 다시 꿈꾸고.
그러길 거듭하다보면‥ 꿈꾸어봤자 그것들 모두 결국 '이루어질 리가 없어(届くはずない)'라고 하면서 체념하게되고
그러는 동안 상처입은 청춘의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도 '되감는 방법도 없어서(卷きもどしの方法もなくて)' 또는 몰라서
그냥 '억지로 뚜껑을 닫았(無理矢理にフタをしめた)'던, 그 청춘의 나날들. 그렇듯 잊고 살아온 꿈. 세피아톤으로 바뀌어버린 청춘.
그렇게··· 꿈 같은 것은 정말 까마득히 잊고 살았다. 지난 시절에 꿈꾸었던 것이 과연 '꿈'이기라도 했을까, 싶었을 정도였다. |
앞서의 그 분께 꿈에 대해서 말씀드릴 때 좋아하는 노래라고 하면서 스핏츠의 正夢의 노랫말을 언급했다.
どうか正夢 君と会えたら 何から話そう 笑ってほしい
부디 마사유메 너와 만날 수 있다면 무엇부터 이야기할까 웃어주면 좋겠어 |
그러면서 덧붙였다.
'저도 마사유메를 만나고 싶습니다. 그래서 마사유메가 저를 향해 방긋 웃어주면 좋겠습니다.' 라고.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그 해 봄 그리고 올해 가을, 거듭해서 마사유메를 만났던 그처럼.
「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처럼.
물론 나 스스로 알고 있다.
스핏츠가 노래하듯 '지금까지 줄곧 성실하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ずっと まともじゃないって わかってる)'다.
그래서 비록 작은 소리지만 마치 다짐하듯 주먹 쥐고 正夢(Masayume, 마사유메) 후렴부를 따라 불러본다.
いつか正夢 君と会えたら 打ち明けてみたい 裏側まで
언젠가 마사유메 너와 만날 수 있다면 털어놓아 보고싶어 속사정까지
愛は必ず 最後に勝つだろう そういうことにして 生きてゆける
사랑은 반드시 마지막에 이길 거야 그러기로 하고 살아갈 수 있어
あの キラキラの方へ登っていく
저 반짝반짝하는 쪽으로 올라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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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なら正夢 |
金原千恵子 | 참고로 말하자면, 이 노래 正夢에서 오케스트레이션 효과를 내는 현악 반주는
킨바라 치에코 그룹(金原千恵子グループ)이라는 스트링 섹션의 연주다.
자신의 이름을 딴 스트링스의 리더인 바이올리니스트 킨바라 치에코(金原千恵子)는
솔로이스트로서 Southern All Stars의 스테이지 써포트로 활동하기도 했고
그녀가 스튜디오 세션으로 참여했던 뮤지션/밴드로는 스핏츠 말고도
오다 카즈마사, 이노우에 요스이(井上陽水), 쿠와타 케이스케(桑田佳祐), 하마다 쇼고(浜田省吾),
시이나 링고(椎名林檎), 키린지(キリンジ), 츠지 아야노(つじあやの), 히라이 켄(平井堅), Kinki Kids,
하마사키 아유미(浜崎あゆみ), TUBE, PUFFY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으며
킨바라 치에코 자신의 이름으로 이미 5장의 솔로 앨범을 발매했을 만큼 활발한 활동을 하는 뮤지션이다. |
●「正夢(Masayume, 마사유메)를 타이업했던 TV드라마 및 TV광고 이야기 열기
그리고 이 노래는 2004년 10월부터 12월까지 후지TV에서 11부작으로 방영된 화요 드라마,
메다카(めだか)의 주제곡으로 타이업되기도 했다.
결혼과 동시에 퇴사를 꿈꾸는 평범한 직장여성이 명예퇴직 후 고교 선생님이 되는데‥
사정상 학업을 마치지 못한 13명의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의 학생들과 좌충우돌의 선생님.
낙제생, 샐러리맨, 자영업자, 술집아가씨, 초등학교 동급생 등 문제적(?) 학생들 사이에서
열혈선생님으로 변모해가는 '메다카'를 그린 학원 드라마라고 한다.
'송사리'라는 뜻의 '메다카'는 극중 선생님인 메구로 타카코(目黒高子)의 별명.
나는 이 드라마를 본 적이 없지만,
사정상 뒤늦게나마 학업을 마치려는 학생들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평범한 직장여성에서 열혈 선생님으로 변해가는 '송사리' 선생님의 캐릭터 등이 어우러져
우여곡절 이겨내고 선생님, 학생 모두가 '해피엔드'할 것이 분명한 드라마.
아마 正夢(Masayume, 마사유메)의 긍정적인 메세지와 잘 어울리는 듯 했나 보다. |
めだか |
富士フイルム 企業CM イメージ | 아울러 이 노래는 후지필름(富士フイルム)의 기업광고에 사용되기도 했는데
2004년에 TV로 방영된 여러 편의 기업광고 중 한 편의 이미지송으로 나왔다.
타이틀이「당신에게 있어서, 사진이란?(あなたにとって、写真とは?)」라는 광고인데
브라질에서 태어나 일본에 귀화한 후 J-리그의 축구선수로 활약 중인
타나카 마르크스 툴리오(田中マルクス闘莉王)가 출연하는, 2004년 12월의 이 광고에
正夢(Masayume, 마사유메)의 전주 부분과 후렴의 일부가 믹스되어 흘러나온다.
이 광고에 사용된 음악 正夢에 대하여 후지필름이 설명한 바에 따르면,
'내일이 다가오는 용기나 활력(あしたに向かう勇気や活力)'을 듣는 사람에게 준단다. |
이 30초짜리 광고가 어떤 것인지 궁금한 사람은 (적어도 스핏츠의 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보고 싶겠다)
후지필름 싸이트의 해당 페이지 (FUJIFILM CM INDEX 1987-2006)에서 2004년 기업광고 중 4번째의 것을 클릭해보시기 바란다.
● 후지필름 CM 인덱스 페이지 바로가기
스핏츠의 正夢을 타이업했던 이 광고를 굳이 찾아서 보기는 귀찮은 사람을 위하여 덧붙이자면,
이 광고는 타나카 마르크스 툴리오의 어릴적 사진과 현재의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막
田中マルクス闘莉王にとって、
写真とは何ですか?
포루투칼어로 말하는 타나카 마르크스 툴리오의 음성
写真はブラジルの思い出、
幸福な時間です。
16歳の時、僕は次の幸せを求めて
日本にやって来たのです。
その時、母は泣きました。
あれから7年。
幸福を手に入れたかどうか、
僕にはまだわかりません。
내레이션
昨日の幸福は、あしたに続いている。
フジフイルム。
자막
あなたにとって、写真とは? |
우리말 해석은 생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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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0/05 00:42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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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 지금만은 なにも言わないで いまだけは |
일본어를 공부하면 누구나 한번 쯤은 응시해보는 일본어능력시험(JLPT)의 각 섹션별로 보자면,
그러니까 문자·어휘, 청해, 독해·문법, 이 세가지 섹션 중에서 골라보라고 한다면 어느 섹션이 가장 어려운가요?
사람에 따라 그리고 학습 방법에 따라 각양각색이겠지만, 청해(聴解) 즉 '듣고 풀기'가 힘들다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듯 싶은데요.
일본어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국내에서 잘 알려진 시험으로는 일본어능력시험(JLPT) 말고도 JPT라는 시험이 있는데,
이 JPT라는 시험은 앞서의 JLPT와는 달리 청해(聴解)와 독해(読解) 이렇게 두 섹션으로만 나뉘어져 있습니다.
JPT는, 학문적인 일본어 지식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시험'으로 만들어지다보니
'청해' 부분의 문항 수와 점수 배정의 비중이, JLPT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일본어능력시험(JLPT)의 1급 또는 2급에 합격했지만 JPT 성적은 거기에 걸맞지 않은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고, JLPT의 급수와 JPT의 점수를 서로 단순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인 점도 있긴 하겠지요.) |
문자·어휘 그리고 독해·문법에 비하여 어렵게 느껴지고 성적도 잘 나오지 않는다는 청해. 이것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TV드라마 시청을 권하기도 하지만, 정작 해보면 '시간투자 대비 성적향상'은 기대에 못미친다, 라고도 합니다.
'듣기'는 결국 아는 만큼 들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듣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단어를 많이 익히는 것이 관건이다, 라고도 하구요.
그렇게 기본적으로 어휘력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듣기' 실력향상에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소리내어 읽기'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
저는 '듣기' 공부의 일환으로서가 아니라, 그저 듣기 좋아서 일본의 대중음악을 때때로 듣는 편입니다.
일본어 청해능력이 초보자 수준이다보니, 노랫말의 의미는 거의 생각하지도 않은 채 듣는 것이지요.
며칠 전, 안젠치타이(安全地帯)의 라이브 앨범을 오랜만에 꺼내어 들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좋더군요.
(혹시 아시는 분이 여럿 있을 듯 싶은데, 우리나라에는 '안전지대'로 알려져있는, 그 밴드입니다.)
그날도 그저 평소처럼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문득 '들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To Me라는 제목의 노래가 나올 때였는데, 오래 전부터 아는 곡이라 멜로디는 진작부터 알고있었지만
노랫말은 굳이 신경쓰고 듣지도 않았고 들리지도 않았는데 문득 '들린다‥'는 느낌이 든 거죠.
물론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완벽하게 들렸다는 것은 아니고 그저 드문드문이었지만. |
1987-06-10
安全地帯 LIVE |
그래서 부클릿을 펼쳐서 노랫말을 살펴보면서 To Me를 들어보니,
일본어능력시험(JLPT) 3~4급 수준이라면 충분히 해석이 가능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노랫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본어능력시험 4급에도 합격한 적이 없는 제가 3~4급 수준이니 뭐니하는 말을 한다는 것이 좀 우습긴 합니다만. |
노랫말을 살펴보면, 言わないで와 같은 부정형으로 시작해서 あなたがいれば에서의 가정형, 泣かせてた와 같은 사역형,
いられる 형태의 가능형과 眠ろう에서 볼 수 있는 청유형에 이르기까지 일본어 문법의 기초에서 필요한 동사의 활용을 볼 수 있고
∼てほしい와 ∼のために라든지 ∼ように와 ∼になる와 같이 3~4급에서 다루는 문형의 여러가지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노래에 사용되는 단어들도 아마 모두 3~4급 수준이라서, 일본어 초보자들에게도 이 노래의 노랫말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듯 싶네요.
그럼 이 노래의 '청해'는 어떤가요? 노랫말 스크립트를 보지않고서도 들리나요? |
玉置浩二
ワインレッドの心
track 01 To Me
2003-01-01
MUCD1064
일본 발매
玉置浩二
ワインレッドの心
track 01 To Me
2004-05-29
YWRCD-086-S
국내 발매 | To Me
· performed by 玉置浩二
なにも言わないで
いまだけは
唇を
あずけて
そばにいてほしい
このままで
大事なひとに
なるから
あなたの心
あなたのすべて
つたえてほしい
To me
いつも逢いたくて
泣かせてた
さみしい夜は
忘れて
あなたがいれば
あなたのために
いられるように
いつまでも
かわらない愛を
消えない愛を
教えてほしい
To me
なにも言わないで
このままで
ひとつの夢に
眠ろう | To Me
· performed by 타마키 코지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
지금만은
입술을
맡기고
옆에 있어줬으면 해
지금 이대로
소중한 사람이
될 테니까
너의 마음
너의 모든 것
전해줘
To me
언제나 만나고 싶어서
울게 했어
쓸쓸한 밤은
잊고서
네가 있다면
너를 위해
살아갈 수 있게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 사랑을
사라지지 않는 사랑을
가르쳐줘
To me
아무 말도 하지마
이대로
하나의 꿈으로
잠들자 |
제 경우 드문드문 들렸던 노래가 부클릿의 노랫말을 펼쳐놓고 들으니까 '거의' 해석이 가능했습니다. 대충이었겠지만.
일한사전은 두번 펼쳤는데, 처음은 預(あず)ける(맡기다, 위임하다)라는 타동사를 찾아 본 것이었고
다음은 会(あ)う(만나다)의 또다른 한자 표현인 逢(あ)う를 살펴본 것이었습니다. |
1986-12-14
安全地帯5 | 원래 이 곡 To Me는 1986년에 발매된 안젠치타이의 다섯번째 앨범에 수록된 곡인데,
CD로는 2장으로 발매된 이 앨범을 당시 저는 3장 짜리 LP로 구매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오늘 이 글에 BGM으로 덧붙인 곡은, 안젠치타이 오리지날 버전도, 앞서 언급한 라이브 버전도 아닙니다.
1985-2003 ACOUSTIC REMAKE라는 부제를 붙여 발매된, 타마키 코지(玉置浩二)의 앨범,
ワインレッドの心(Wine Red no Kokoro, 레드와인 빛깔의 마음)에 수록된 버전인데요.
안젠치타이의 오리지날 및 라이브 버전도 슬로우 템포의 곡이긴 하지만
지금 이 버전은 그것들보다 더 템포가 느리기 때문에 '청해'가 더 수월하리라 생각합니다.
참∼,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타마키 코지는 안젠치타이의 보컬리스트였습니다. |
지금 흐르는 이 버전은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타마키 코지의 솔로 앨범 수록 버전이긴 합니다만,
기타리스트 야하기 와타루(矢萩渉), 베이시스트 로쿠도 하루요시(六土開正), 드러머 타나카 유지(田中裕二) 등,
기타리스트 타케자와 유타카(武沢豊)를 제외한 안젠치타이 시절의 멤버 전원이 이 앨범 레코딩에 참여했습니다.
P.S.
To Me의 우리말 번역은, 앨범 ワインレッドの心 ∼ 1985-2003 ACOUSTIC REMAKE 우리나라 발매분의 부클릿에서 가져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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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18 02:32 | 일본어 | trackback (0) | reply (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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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추억 잊지않을 거야 素敵な想い出 忘れないよ |
낮에는 더워서 힘들기 때문에 식전의 이른 아침부터 고추를 땄노라고, 내키지 않았던 듯 말했지만
그렇게 '비닐하우스 네개'를 해냈다고 말하는 품새는 (그것이 얼마 만큼인지 저는 가늠할 수 없다해도)
고향에 들러 집안 일을 제대로 도왔다는 뿌듯함을 곧장 전해주더군요.
손을 쫙 펴보이면서 봉숭아로 예쁘게 물들인 손톱을 자랑하는 그 친구,
통통 튀는 목소리로 올해 8월의 며칠 동안은 그렇게 지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 |
ひがた | 무더위 그 막바지의 여름날 오후, 또다른 친구로부터 문자메세지를 받았습니다.
오토바이 뒷자리에 아빠를 태우고 망둥어 낚시질 간다고 즐거워하던 그 몇개의 메세지들은,
이제는 다 커버린 딸이 운전하는 오토바이 뒷좌석에 앉은 아빠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었는데
그 장면에서의 그 분은 아마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을 새로운 행복감을 느꼈을 듯 싶었습니다.
저녁에는 아빠가 직접 닭도리탕을 끓여서 저녁상을 차려주실 거라고 자랑하는 그 친구,
오랜만에 고향 갯벌에서 아빠와 함께 했던 소풍을 그렇게 휴대폰 문자메세지로 전해주었습니다. |
누구처럼, 해 뜰 무렵 고추 따던 시간 그리고 손톱을 넘어 손가락 끝 모두를 물들인 봉숭아 물.
또다른 누구처럼, 강화도 교동(喬桐) 어느 갯벌에서, 아빠와 함께 망둥어 낚시 그리고 닭도리탕.
이번 여름은 어떠했나요? 그들과 분위기는 달랐겠지만, 오랫동안 음미할 추억의 시간이 생겼나요?
サマービーチ ·お魚 ·白い雲
서머 비치 ·물고기 ·하얀 구름
素敵な想い出ずっと忘れないよ いつまでも
멋진 추억 쭉 잊지않을 거야 언제까지나 |
혹시 이번 여름, 스핏츠(スピッツ)의 노랫말과 같은‥ 그런 풍경 속의 추억이 남겨진 건 아닌지. |
惑星のかけら
マ―メイド |
スノーケリング
| サマービーチ ·お魚 ·白い雲 (서머 비치 ·물고기 ·하얀 구름)
素敵な想い出ずっと忘れないよ いつまでも (멋진 추억 쭉 잊지않을 거야 언제까지나)
스핏츠의 4번째 싱글 커플링곡인 マーメイド(Mermaid, 머메이드)의 후렴부같은 여름의 추억.
지난 해 어느 남국(南国)의 해변에서 보냈던「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들」과의 특별한 시간이 그랬습니다.
그 특별한 며칠 동안 즐거웠던 것 중 하나는 너무도 깨끗한 바다에서 여유롭게 떠다니는 것이었는데요.
특히 고작 수면 아래 몇미터 정도일 뿐이었는데도, 거기에 펼쳐진 것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다이버슈트, 웨이트벨트까지 준비한 수쿠버 다이빙은 아니었지만
스노클, 물안경, 오리발, 고작 이 셋 만으로 만나는 세상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경이로움이기도 했습니다. |
바다 밑바닥의 작은 바위와 산호, 흔들거리는 수초 그리고 떠다니는 내 몸 바로 옆을 지나치는 열대어, 그 이름 모를 물고기들.
수면 아래에서는, 스노클을 통해 오가는 저의 숨소리를 제외하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조용한 세상입니다.
그 조용한 우주를 만나고 싶어서, 지난 해에 이어 올해 여름도 또다른 남국의 해변에서 스노클링을 즐겼습니다. |
1999-03-25
花鳥風月
● マーメイド 노랫말 살펴보기 | 優しくなった世界の真ん中で
다정해진 세계의 한중간에서
君の胸に耳あてて聴いた音
너의 가슴에 귀 대고 들었던 소리
生まれた意味を見つけたよひとつだけ
태어난 의미를 찾아냈어 오직 하나
潮風に吹かれて
바닷바람이 불고 |
마치 오디오 볼륨을 완전히 죽여버린 듯한 고요함. 물안경 너머로 보이는 새로운 세상의 아름다움.
그 고요함과 아름다움과는 부조화스럽게 들려오는 나의 숨소리.
아니 그것이 도리어 조화롭지 않기에 수면 아래 우주의 고요함과 아름다움이 더욱 다가오는 시간. |
여건이 허락된다면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즐기고 싶습니다. 그 조용하고 아름다운 우주를.
그 욕심은 인터넷을 통해 여기저기를 찾아보게 되고, 아직 가본 적 없는 곳에 대한 로망을 키웁니다.
멀리는 팔라우(Palau)의 바벨다옵(Babeldaob)섬, 가깝게는 타일랜드의 꼬 따오(Koh Tao).
그리고 오키나와(沖縄)에 있는 이시가키(石垣)라는 섬도 무척 아름다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나중에 그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꾸었던 백일몽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심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무리하면 내년에도 가능할 것같은 느낌이지요. ^^a |
石垣 |
따가운 햇볕도 누그러져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는 처서(處署)가 지난 지도 한참입니다.
오늘인가요? 내일인가요? 이심사절기로는 어느덧 이슬이 풀잎에 맺힌다는 백로(白露)입니다.
여름날의 추억은 접힐 때도 되었건만, 앞서 이야기한 그 친구의 손톱에서 발그레한 봉숭아 물이 빠지려면 아직도 기다려야하듯이
지난 해 어느 남국(南国)의 해변에서 보냈던「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들」과의 특별했던 시간도 엊그제 일같이 또렷합니다.
스핏츠의 マーメイド(Mermaid, 머메이드) 후렴부같은 여름날, 그 며칠동안이 제 마음 속에 그날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있는 것이지요. |
참고로 이 노래, マーメイド(Mermaid, 머메이드)에 대하여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이 곡은 惑星のかけら(Hoshi no Kakera, 별의 파편) 때 녹음해서
波のり(Naminori, 파도타기)와 이 곡 중 어느쪽을 앨범에 수록할까 마지막까지 고심한 끝에
결국 앨범에는 波のり가 수록되고 커플링만으로 끝나버린 곡이죠.
하지만 波のり는 라이브에서는 그다지 하고있지 않지만,
거꾸로 マーメイド(Mermaid, 머메이드)는 중요한 라이브 레파토리가 되어버렸어요. | ● 스핏츠 싱글 색인 바로가기
라이브를 보신 분들의 편지 내용을 보면 マーメイド 는 어느 앨범에 들어있습니까? 라고 자주 질문을 받죠.
惑星のかけら라는 앨범은 '평범하게 가고 싶지않다"'라는 표어 아래 만들어진 앨범이라..
이 곡의 평범(한 가사라든지)함이 惑星のかけら 앨범과 어울리지 않는다, 라고 생각한 건지도 모르죠. | ● 스핏츠 앨범 색인 바로가기 |
草野マサムネ |
√ マーメイド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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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08 01:42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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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김기덕이란 사람입니다. 영화감독입니다 あの、キム・キトクと申します、映画監督です |
김기덕 감독은 말했다. "가위바위보를 합시다. 지는 사람이 저기 가서 말을 걸고 오는 거야." 저쪽 너머에는 김태희가 앉아 있었다. 프랑스 드골 공항이었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파리를 거쳐가야 했다. 공항에서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김기덕 감독은 몇몇 기자들과 함께 움직였다. 무료했다. 그런데 저쪽에서 김태희가 나타났다. 우연이었다. 심심하던 차였다. 김기덕 감독은 기자들과 장난을 치자고 했다. 지는 사람이 말을 걸고 오자는 내기였다. 소심한 기자들은 쭈뼛했다. 그런데 김기덕 감독이 졌다. 그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더니 김태희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선 말했다. "저, 김기덕이란 사람입니다. 영화감독입니다." 무리로 돌아온 김기덕 감독은 말했다. "영화감독이라니까 알아보는 거 같긴 했는데 잘 모르겠네. 스페인에서 광고 찍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네. 같은 비행기래." 김기덕 감독은 웃었다. 모두가 웃었다. 그의 트렁크 안엔 어제 저녁 베니스영화제 폐막식에서 탄 은사자상 트로피가 들어 있었다.
∼ 프리미어 Special Issue in association with TBJ
김기덕은 왜 싸웠는가 中에서 (신기주 기자 작성) |
PREMIERE 한국판
2006 09/01∼ 09/15 |
선물을 살 일이 있어 백화점 어느 의류매장에 들렸다 나오면서 그 매장에서 무료로 배포해주는 얇은 잡지 한권을 받고 나왔습니다.
격주간 영화잡지인 프리미어의 TBJ 매장용 다이제스트 같아 보였는데, 잠깐의 읽을거리는 될 듯 싶어 뒤적거렸지요.
백화점을 나서는 길에 인근 서점에 들려서 살펴보니 아마도 지금 시중에 판매 중인 2006년 9월 첫번째 호의 다이제스트 같았는데
커버스토리로 다루어진 고현정 인터뷰 기사에 못지않게 김기덕 감독에 대한 기사도 분량이 제법이었습니다.
(TBJ 매장용과 시중 판매용이 서로 표지 사진도, 기사 제목 뽑은 것도 다르고 기사 내용도 아마 다이제스트된 듯 싶긴 했지만.) |
영화 '괴물의 수준과 관객의 수준'이라는 발언부터 '제 영화는 모두 쓰레기'라는 충격적인 발언에 이르기까지,
김기덕 감독은 (괴물의 기록 갱신이라는 뉴스와는 또다른 축으로) 최근 영화계 뉴스의 중심이었기에
프리미어의 그 기사도 그런 시의성(時宜性) 아래에서 쓰여진, 하지만 김기덕 감독에 호의적인 기사였는데요.
기사의 이런저런 내용도 괜찮았지만, 기사 첫머리에 쓰여진 2004년 어느날의 에피소드,
김기덕을, 영화감독이라니까 알아보는 거 같긴 했는데 잘 모르나.. 싶었던 김태희 이야기.
저는 무엇보다도 그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어떻게 못 알아볼 수 있을까?)
그의 영화라고는 고작 악어, 야생동물 보호구역, 섬 그리고 해안선, 이렇게 고작 4편만을,
그것도 대부분을 OCN 채널을 통해 봤을 뿐인 일반인인 저도 뉴스를 통해 그의 얼굴을 기억하는데
어떻게 동종 업계에 몸담고있는 (김태희가 탤런트든 배우든) 그녀가 김기덕 감독을 몰라본다는 말인지. |
김기덕 |
김태희 | 2004년 그 해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연거퍼 수상한,
그 해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을 어찌 몰라볼 수 있는 것인지, 저는 의아스럽더군요.
김태희는 영화배우가 아니라 TV드라마와 CF에 출연하는 탤런트이니 모를 수도 있지 않느냐,
‥라고 하면, 저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이건 뭔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떨치기 힘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의 영화에 열광하는 사람도 아니고, 예술영화나 저예산 영화 숭배자도 아닙니다.
도리어 지난번 MBC 100분토론에서의 그를 보면서 어떤 점에서는 불편하기까지 했던 사람입니다. |
대중이 향유하는 문화에는 그 자체의 속성 상 당시의 트렌드에 의한 쏠림 현상이 어쩔 수 없이 있게 마련이고
대중문화의 그러한 메인 스트림에 대하여 대중들이 비판없이 이끌려가는 현상도 역시 있을 수 있는 것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어느 특정 문화가 한쪽으로만 '싹쓸이'되는 분위기로 인하여 문화적 다양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면
- 아니 '문화적 다양성'이네 뭐네, 하는 고상한(?) 분위기의 소리는 집어치우고, 형이하학적으로 봐도 -
좀더 긴 안목에서 기대하는 문화 상품의 매출 증대와 해당 업종의 경쟁력 향상과 궁극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적어도 대중문화의 '생산'에 종사자들 만큼은 그들 스스로가 먼저 '생산 품목의 독과점'을 피하려고 애써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
김태희에게 있어 김기덕이 (굳이 동종 업계의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면) 적어도 '유사 업종의 업계 관계자'임에는 틀림없고
게다가 그가 그 업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비록 아닐지라도 그의 네임 밸류는 상당한 사람인데, 그를 몰라보다니.
자신이 속해있는 업종의 인적(人的) 허브(hub)까지 항상 점검해야하는 것이 이 즈음의 프로페셔널일진대,
인적 허브의 연결 고리로서의 관계를 위해서는 고사하고서라도 그저 화제가 된 '업계 관계자'로라도 알아봤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거죠. |
김태희가 김기덕을 꼭 알아봤어야 한다는 도덕적 당위성은 결코 없으며,
그걸 가지고 제가 김태희가 어떻다고 자불대는 것이 아닙니다.
제 상식으로는 김태희도 그쪽 업계에서는 네임 밸류가 상당한 것으로 느껴지는데
만약 이러한 분위기가 그쪽 업계의 일반적인 분위기라면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야구모자 컨셉으로 이제는 일반인도 알아보게 된 해당 업계 유명 관계자를 알아보지 못해서야
어디 '배급의 독과점에 따른 폐해 논의'나 '매출 증대'니 '경쟁력 향상'이니 하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 업계 전문가로서 인적 허브의 확산이랄까, 그런 것 조차도 기대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제가 그 기사의 첫머리에 언급된 에피소드에 마음이 씁쓸해지는 것은, 바로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영화산업에서의 '마이너리티'들의 현재와 근미래를 보는 듯 해서 입니다. | |
이 글을 쓰면서 포털 싸이트에서 김기덕을 검색하니 그의 공식싸이트 URL이 나오길래 한번 들려보았습니다. ‥우울하더군요.
그 곳에의 '방문'은, 우리나라 영화산업에서의 '마이너리티'들의 우울한 현재와 근미래를 다시 보여주는 듯 해서였습니다.
어디론가 포워딩되는 화면 오른쪽 위에는 밑줄 쳐진 문장이 어딘가의 연락처로 링크되어 있더군요. Kimkiduk.com is for sale. |
지난 8월 19일 오후, 어떤 모임에서 '스치듯' 만난 어느 분으로부터 음악CD 한장을 선물 받았습니다.
낭만해적단이란 밴드의 멤버인 와니라는 분이셨는데, 그 음반은 그들의 첫번째 데뷔 EP인 듯 싶었습니다.
낭만해적단이란 밴드는 이제 막 데뷔음반을 낸 셈이니 - 그것도 인디 씬에서 -
말하자면 그들은 이 바닥의 '마이너리티 중의 마이너리티'인 셈입니다.
그리고 또한편, 이를테면 음악 소비자들의 수요, 그에 따른 공급, 상품으로서의 음악, 음반시장 등,
경제적 개념이 포함된 표현들은 스스로가 낯설어 할 '순수한 마이너리티'일 것입니다.
오늘 김기덕이라는 마이너리티에서 비롯되어 약간의 상념에 빠지다보니,
문득 지난 달 선물받았던 또다른 '마이너리티'의 음악이 떠올라 이렇게 이 글에 그들의 음악을 덧붙입니다. |
Heartbreak Island |
●「낭만해적단의 사랑 노래가 아니에요 노랫말 열기 CLICK
verse 1 와니
오늘도 나는 말이죠 이유를 알 수 없는 두통에 잠에서 깨어나요 심장을 쥐어짜는 고통에 머리맡에 던져둔 휴대폰에서 울리는 노래소리 아직도 벨소리는 그때의 그 노래 너무도 우리 얘기 같던 그 노래 하지만 이젠 듣고 싶지가 않아요
verse 2 키위
들려주고 싶었어요 불러주고 싶었어요 어느 영화처럼 어느 드라마처럼 그렇게 멋있게 그대를 위한 노래 사랑해 눈을 보며 말해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대는 없어요 지금 여기에 나는 그대를 위해서 존재하는데 이 노래는 주인을 잃어버렸어요 더이상 내겐 사랑 노래가 아니에요
chorus 1 현아 + 스모킹맨
사랑해 그렇게 노래하고 싶어 널 위한 사랑 노래를 하지만 너는 없잖아 목이 쉬도록 사랑한다 외쳐도 들어줄 너는 없잖아
bridge 1 키위 + 와니
너도 이 노래를 듣고 있니? 너도 들으면 눈물이 나니? 너도 이 노래를 듣고 있니? 너도 들으면 눈물이 나니? 너도 이 노래를 듣고 있니? 너도 들으면 눈물이 나니? 다른 누군가가 이 노래를 불러주고 있니?
verse 3 와니
거리를 걸어봐도 라디오를 들어도 친구들의 미니 홈피를 놀러가도 어디선가 들려와요 너만 사랑해 자꾸만 날 힘들게 하죠 목이 메어와 부를 수도 없죠 사치였어요 이런 노랫말은 몰랐어요 이렇게 슬픈 노랜줄은 가슴 한 구석이 자꾸 따끔거려요
verse 4 키위
가슴이 아파서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려서 남들이 볼까봐 얼른 닦는데도 눈물을 닦고 또 닦는데도 자꾸 흘러내려요 어떡하죠? 그대가 보고 싶어요 어떡하죠?이 노래는 의미를 잃어버렸어요 더 이상 내겐 사랑 노래가 아니에요
chorus 1 현아 + 스모킹맨
사랑해 그렇게 노래하고 싶어 널 위한 사랑 노래를 하지만 너는 없잖아 목이 쉬도록 사랑한다 외쳐도 들어줄 너는 없잖아
bridge 2 키위 + 와니
니가 곁에 없기에 너는 날 떠났기에 더 이상 이 노래는 사랑 노래가 아니에요 네가 곁에 없기에 너는 날 떠났기에 더 이상 이 노래는 사랑 노래가 아니에요
chorus 1 현아 + 스모킹맨
사랑해 그렇게 노래하고 싶어 널 위한 사랑 노래를 하지만 너는 없잖아 목이 쉬도록 사랑한다 외쳐도 들어줄 너는 없잖아
chorus 2 현아 + 스모킹맨
미안해 이렇게 노래하고 있어 우리의 이별 노래를 하지만 나는 믿잖아 목이 쉬도록 사랑한다 외치면 언젠가 내게 닿을걸
chorus 3 현아
사랑해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 하지만 너는 없잖아 |
참, 김기덕 감독의 신작 영화 시간은 2006년 9월 4일 현재,
서울에서는 메가박스 코엑스, 스폰지하우스 압구정, 스폰지하우스 씨네코아, 씨네큐브 광화문, CGV강변11, CGV상암10,
그리고 부산의 CGV서면12, 대구의 동성아트홀소극장, 인천의 CGV인천14, 광주의 광주극장, 충주의 CJ씨네마 등에서 상영 중입니다.
관심있다면, 또 언제 내려질지 모르니, 서두릅시다. ^^a |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그리고 낭만해적단의 와니님으로부터 미리 구두상으로 사전 허락을 받고 사용함을 밝혀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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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04 03:44 | 보기 | trackback (0) | reply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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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해적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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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가 되려면 지금이다 旅人になるなら今なんだ |
계획 없이 여행하기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키티 히터나흐(여. 24세. 벨기에)
가능한 한 미리 계획하지 않고 여행을 하는 거야.
히치하이크를 할 수 있을 땐 시도해보고 버스를 탈 땐 예약을 하지 않지.
상황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최대한 유연하게 여행하기 위해서야.
'가능성에 대한 즐거운 초대'라고 할까.
가끔 경찰서를 찾아가 길을 묻기도 해.
코베 윈스(남. 23세. 벨기에)
예를 들어 버스 정류장에서 아무 버스나 잡아 타고 무작정 어디로든 가는 방식.
종착지가 어디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으니까.
이런 식으로 여행을 하면
외국인 여행자들만 가득 찬 투어리스트 버스를 탔을 때는 절대 볼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하게 돼.
여행할 때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좋아해.
그때, 순간순간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거든.
∼ 박준의 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中,
Interview_04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시니컬 커플에서 발췌 |
On the Road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
얼마전 고급스런 커피잔에 제대로 된 커피를 내놓는 카페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즐겼습니다.
최근 이런저런 병치레로 몸은 물론이고 마음 고생도 많았던 친구인데, 언제 그랬냐는 듯 해맑은 웃음을 보여주어 참 좋더군요.
친구는 요즘 사서 읽는 책,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는 책 등을 얘기하다가, 제게 선물이라며 책을 한권 불쑥 내밀었습니다.
타일랜드의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배낭여행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의 책이었는데, 친구는 그러더군요. 떠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고. |
제가 좋아하는 밴드 스핏츠(スピッツ)의 노래 중에도 '떠나고 싶다'는 심정을 들게 하는 노래가 있는데요.
1996년 9월 9일 발매된 14번째 싱글 渚(Nagisa, 해변)의 커플링 곡인 旅人(Tabibito, 나그네).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의 짧은 드러밍 잠깐으로 인트로를 대신하고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테마 부분인 후렴부로 노래를 시작하는 곡이 그것입니다.
旅人になるなら今なんだ
나그네가 되려면 지금이다
冷たい夕陽に照らされて のびる影
차가운 저녁해에 비추어져 키 커진 그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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渚
旅人 |
黒糖キャラメル
| 6월 하순에 시작되어 40일이나 끌었던 지리한 장마가 끝나고 불볕 더위가 시작된 8월초.
읽고나면 떠나고 싶어질 거라는 책을 제게 선물했던 그 친구를 열대야의 8월 그 어느 날에 다시 만났습니다.
늘 그렇듯「생기발랄한 친구(いきいきしたともだち)」인 그는 7월 하순과 8월 초순을 일본에서 지냈다고 하면서
새벽에 일어나 아침 일찍부터 치바(千葉)에 있는 토쿄 디즈니 씨(東京 ディズニ―シ―)에 놀러간 이야기며
토쿄 오다이바(お台場) 여기저기에서의 즐거운 시간 등을 얘기하면서 손바닥 만한 상자 두개를 제게 건넸습니다.
오키나와(沖縄) 특산 흑사탕(黒糖) 맛의 캬라멜 그리고 역시 오키나와 특산의 팥(あずき) 맛의 캬라멜. |
둘 중에서 특히 팥맛이 나는 아즈키 캬라멜은 마치 팥빙수의 마지막 몇 숟가락에서 느끼는 맛과 흡사해서, 참 좋더군요.
그 캬라멜에 눈길에 자꾸 가는 것이, 금연을 이유로 예전에 비해 달콤한 것을 탐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만은 아닌 듯 싶습니다.
「沖縄」라는 글자가 뚜렷한 그 캬라멜의 겉봉은
그것을 제게 건네 준 그 친구의 이번 여름휴가 뿐만 아니라 '여기와는 다른 장소'를 떠올리게 만들고
나아가 그 친구의 또다른 선물이었던 책 한권 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은 물론,
그리고 거기에 언급된 배낭여행자들이 지내는 '길 위에서의 나날'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
カオサンロ―ド | 장기배낭여행자들에 관한 EBS의 다큐멘터리 On the Road를 책으로 옮겼다는 그 책.
결혼을 했건 미혼이건, 취업을 했던 하지 못했던, 돈이 많건 적건, 남자건 여자건 한번은 떠나봐야 한다.
기왕이면 한 달은 돼야 하고 3개월 이상이면 더욱 좋다.
80년이란 인생을 살면서 순전히 자기를 위해 겨우 몇 달의 시간을 내지 못하는 건 슬픈 일이다. |
마지막 페이지의 그 문구는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게 만듭니다. |
그래, 나도 떠나리라. 거기가 타일랜드가 될지 라오스가 될지 아직은 모르지만.
그래, 나를 위해 시간을 내리라. 그 때가 당장은 아닐지라도 그리고 몇달의 기간 만큼은 못될지라도. |
1999-03-25
花鳥風月
● 旅人 노랫말 살펴보기 | 지금은 그렇게 그냥 다짐만 해두고, 제가 좋아하는 앨범 하나를 꺼내어 음악으로 지금을 달랩니다.
스핏츠의 b-sides 앨범 花鳥風月(Kachofugetsu, 꽃 새 바람 달),
그 네번째 트랙. 旅人(Tabibito, 나그네).
旅人になるなら今なんだ
나그네가 되려면 지금이다
いかつい勇気が粉粉になる前に
위엄있어 보이는 용기가 산산조각이 되기 전에
ありがちな覚悟は嘘だった
세상에 흔히 있는 각오는 거짓말이었다
冷たい夕陽に照らされて のびる影
차가운 저녁해에 비추어져 키 커진 그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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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의 밤입니다. 지금은 이 더위가 도대체 언제 수그러들까 싶지만, 시원한 밤을 맞이하는 것은 또 금방일 것입니다.
다들, 건강 유의하시고‥, お休みなさい。 |
√ 旅人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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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8/10 22:25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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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믿는 것이 마지막 무기였다 夢を信じる事が最後の武器だった |
北の零年 KIta no Zeronen 북의 영년 |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포켓용 일정표라든지 대충 100쪽이 넘어보이는 팜플렛이라든지,
재활용 쓰레기를 구분하려고 집안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종이' 종류를 정리하다가‥, 쭈그리고 앉아 그것들을 뒤적거린다.
그 팜플렛의 뒷부분에 있는 작품색인을 헤아려보니, 열흘 간의 PiFan 2006에서 무려 250편도 넘는 영화가 상영되었다는데
그 많은 영화 중에서 보고싶었던 영화 한편이 있어서 상영일자와 시간을 메모까지 해두었지만‥, 결국 보지 못하고 말았다.
이시이 테루오(石井輝男) 감독의 포르노시대극 망팔무사도(ポルノ時代劇 忘八武士道, Porno Jidaigeki Bohachi Bushido). |
경기도 부천. 전철을 타고 지나쳐본 적은 여러 차례 있었어도, 직접 들려본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보고싶었던 그 영화는 뒤로 미뤄둔 채, 비가 정말 억수같이 퍼붓던 2006년 7월 15일 밤 부천시청에서 관람했던 것은 다른 영화. |
북의 영년(北の零年, Kita no Zeronen)
감독 : 유키사다 이사오(行定勲)
출연 : 요시나가 사유리(吉永小百合), 와타나베 켄(渡辺謙), 토요카와 에츠시(豊川悦司)
2004년. 168분. COLOR. 일본.
●「오피셜 싸이트에서 빌려온 시놉시스(日本語)」열기 CLICK
幕藩体制が終わりを告げ、日本が大きく変わった明治維新。
四国・淡路に暮らす稲田家の人々は明治政府から、北海道・静内への移住を命じられる。
明治4年、第一次移民団546名を乗せた船は、半月の船旅を経て北海道へと辿り着いた。
この船に乗っていた小松原志乃は、すでに先遣隊として静内で開墾を始めていた夫の英明を再会する。
英明を中心に、この地に新たな自分たちの国を作ろうと希望に燃える稲田家の人々。
しかし寒さの厳しい北海道では淡路の作物は育たず、
第二次移民団を乗せた船が難破して多くの死傷者を出し、さらには廃藩置県による武士階級の崩壊など、
多くの試練が彼らを襲う。
失意の中、英明たちは侍の象徴である髷(まげ)を切って、この土地と運命を共にすることを誓い合った。
しかし作物が育たなくては食料も蓄えられない。
英明は最新の農業技術を学ぶため、一人札幌へと旅立つ。
だが志乃と娘の多恵がいくら待ち焦がれても、英明は帰ってこなかった。
志乃と多恵は、英明を探しに札幌を目指すが寒さのために雪中に倒れる。
それから数年後、
雪の中から彼女たちを救ってくれたアメリカ人エドウィン・ダンの指導を受けて、志乃は牧場を営んでいた。
女性二人の生活を、アイヌと暮らす謎の男アシリカは親身になって助ける。
やがて志乃と多恵、アシリカとの間には家族にも似た愛情が芽生えていった。
だがその平和な生活も、政府が志乃に育てた馬を供出する命令を出したことから一転する。
今や馬は、農作業にも欠かせない重要な労働力。
これを召し上げられたら、開墾事業は頓挫してしまう。
志乃を始め旧稲田家の人々の不安が募る中、札幌からある使命をもって英明が帰ってくる。
http://www.kitano-zeronen.jp/
일본판 포스터를 보면 이런 카피를 쓰고 있다.
刀を捨てたサムライ
夢を信じる事が
最後の武器だった | 칼을 버린 사무라이
꿈을 믿는 것이
마지막 무기였다 |
Tom Cruise 주연의 라스트 사무라이(The Last Samurai)를 본 사람이라면
그 영화에서 '라스트 사무라이'였던 와타나베 켄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라스트 사무라이'가 아니라, 결국에 가서는 '새시대에 적응하는 사무라이'로. |
北の零年 |
1965년 David Lean 감독의 닥터 지바고 (Doctor Zhivago) 정도까지를 바란 것은 분명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에게는 무려 3시간에 가까운 러닝 타임의 대하 드라마가 다소 버겁지 않았나 싶다.
어쩔 수 없이 배를 타고 새로운 곳으로 가야한다는 점을 그리고 그 곳에서의 신산스러운 삶을 그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在日' 최양일 감독, 키타노 타케시(北野武) 주연의 피와 뼈(血と骨, Chi to Hone)를 떠올릴 수 밖에 없는데,
이 두 영화를 비교해서 보자면, 대하드라마를 풀어가는 실력은 최양일에 비해서 유키사다 이사오가 한참 아래인 듯 싶다. |
메이지(明治)유신 이후 홋카이도(北海道)로 이주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홋카이도 개척사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에서
정작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 상당히 아쉽다.
아이누족을 상기시켜 주는 것은, 이 영화의 '라스트 사무라이'격인 아시리카(토요카와 에츠시)와 함께 지내는 노인 모노쿠테 뿐.
영화의 중심 인물인 코마츠바라 시노 역의 배우는 요시나가 사유리라고 하는 관록의 연기자라고 하는데
그녀가 1959년 이후 100편도 훨씬 넘는 영화에 출연한 국민배우 어쩌구‥라고 한다 할지라도
막 60대에 들어선 여배우가 대하 드라마의 시작과 끝의 모든 연령대를 연기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지 않을까? |
가족과 일족을 배신하고 '새 시대에 적응해서' 돌아온 권력자 코마츠바라 히데아키(와타나베 켄).
(러닝타임이 세시간 가까운데도) 그의 변절이라는 중요한 상황이 몇마디 대사로 처리되고 말아서 잘 와닿지 않고
히데아키의 정부군에 맞서는 개척민들의 장면도 '갈등의 고조 또는 반전의 기미도 별로 없이 느닷없어서' 뭐랄까, 만화스럽다. |
하지만 정부군에게 쫓겨 홋카이도에 숨어들어온 사무라이 아시리카를 연기한 토요카와 에츠시,
그리고 히데아키와 시노의 딸 코마츠바라 타에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오오고 스즈카(大後寿々花).
이 두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고 좋다.
특히 이 귀여운 꼬마가 은근히 눈에 밟혀서 영화를 보는 내내 갸웃거려졌는데,
알고보니 게이샤의 추억(Memoirs of a Geisha)에서의 치요.
장쯔이(章子怡, Zhang Ziyi)가 연기한 사유리의 어린 시절 그 꼬마, 치요.
Dakota Fanning 만큼이나 귀엽고 이쁘다. |
大後寿々花
Memoirs of a Geisha |
北の零年 | 북의 영년은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한 서사극이기에
홋카이도의 광활한 풍경을, 특히 장대한 설경을 보는 맛에 눈이 즐겁다.
물론 오타루(小樽)운하라든지 끝없는 라벤더밭이라든지 하는,
홋카이도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그런 것들과는 또다른 느낌의 풍경들.
그런데 더욱 인상적인 풍경은, 영화 도입부에서의 흐드러진 벚꽃.
효고(兵庫)현 아와지(淡路)섬 고마츠바라(小松原) 본가를 배경으로 한 첫 장면.
그리고 벚나무 꽃잎 흩날리던 풍경 속에서의 인형극. |
그 첫 장면의 촬영지가 실제 아와지인지 어딘지는 알 수 없지만, 북의 영년 덕분에 아와지라는 곳에 대해서 관심이 생긴다.
홋카이도야 뭐, 오래 전부터 로망이었으니 더 말할 필요조차 없고.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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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8/06 01:23 | 보기 | trackback (0) | reply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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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김없이 털어놓는 이야기 うちあけ話 |
親密すぎるうちあけ話 Confidences Trop Intimes 친밀한 타인들 |
5월 25일 개봉 이후 주말마다 매진에 당초의 마지막 상영일인 6월 21일에도 매진을 기록하는 덕분에
연장 상영까지 하게 되어 7월 5일의 종영까지 6주 정도 스크린에 걸렸던 영화‥이긴 하지만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단관 개봉의 영화인지라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본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듯 싶다.
2004년 베를린 영화제와 같은 해 부산 국제영화제에 출품되어 화제를 모았다는 이 영화.
뒤늦게 친밀한 타인들(Confidences Trop Intimes )에 관심이 생긴다 하더라도
이미 끝나버린 영화인지라 DVD 출시를 기다리거나 다른 경로(?)를 통해서 감상할 수 밖에 없겠다. |
CINECUBE .. CLICK ↑ |
2006년 5월 27일 토요일 저녁 7시 흥국생명 광화문 사옥 지하2층 시네큐브. 친밀한 타인들.
영어 제목 Intimate Strangers와 같은 의미인 친밀한 타인들이 우리나라에서의 제목이고
일본에서의 제목은 '너무 친밀한 고백'이란 의미의 親密すぎるうちあけ話(Shinmitsusugiru Uchiakehanashi)라고 하는데,
'이야기'에 촛점을 맞춘 일본의 그것보다는 '사람'에 더 큰 의미를 둔 우리네 제목이 더 마음에 든다. |
친밀한 타인들(Confidences Trop Intimes)
감독 : 빠뜨리스 르꽁뜨(Patrice Leconte)
출연 : 파브리스 루치니(Fabrice Luchini), 상드린 보네르(Sandrine Bonnaire)
2004년. 100분. COLOR
●「오피셜 싸이트에서 빌려온 시놉시스」열기 CLICK
부부생활에 문제가 있어 심리치료사를 찾아가는 안나( 상드린 보네르).
그러나 잘못해서 재정상담가인 윌리엄( 파브리스 루치니)의 사무실에 들린 안나.
윌리엄을 심리치료사로 착각한 그녀는 자신의 모든 비밀들을 그에게 털어놓기 시작한다.
윌리엄은 당황스럽지만, 아름다우면서도 묘한 느낌을 주는 그녀와의 상담시간이 점점 기다려진다.
그녀의 비밀을 알아가는 것에 매료당하면서도, 사생활을 듣는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 윌리엄.
결국 윌리엄은 안나에게 자신이 심리치료사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안나는 크게 화를 내며 돌아가고,
윌리엄은 이제 그녀를 만나지 못한다는 것에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끼게 되는데‥.
http://www.tain2006.co.kr/
이야기하는 (아니, 하고 싶어 하는) 안나 그리고 이야기듣는 (아니, 듣고 싶어 하는) 윌리엄.
정도의 차이는 있을 망정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노출의 심리와 관음의 심리.
안나가 말하는 이야기가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윌리엄과는 또다르게, 이들의 이야기를 어두운 영화관 객석에서 '관음'하는 관객인 나는
「자신과는 털끝만치도 인연이 없는 타인이라는 것을 알고난 이후에도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심정, 그것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라는 궁금증에 머리를 잠깐 갸웃거린다. |
Confidences Trop Intimes |
그동안 CGV,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만 영화를 즐긴 사람이라면, 씨네큐브도 한번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고화질 대형스크린에 음향시설도 괜찮아서 멀티플렉스 부럽지 않고, 좌석 공간이 넓어 관람 환경은 오히려 더 쾌적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관과 같은 층에 커피 전문점도 있고 건물 내에 레스토랑도 있어서 영화보기 전과 후의 시간을 즐길 공간도 여럿 있다.
인근 스타식스 정동을 끼고 돌아 이화여고, 정동극장, 배재공원, 덕수궁, 서울시립미술관 등을 지나쳐 시청앞으로 빠져나오는 산책로.
영화를 보고나와서 이 길을 천천히 거닐어보는 것도 광화문 씨네큐브를 권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된다.
일반 상영관에서는 스크린을 잡기 힘든 영화를 상영하긴 하지만 '어렵고 지루한 영화'보다는 '재미있는데 지나치기 쉬운 영화'가 많고
괴물과 같은 시중의 화제작도 상영하기 때문에 (굳이 '드문 영화'를 선호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주 들리게 될 만한 영화관이다. |
윌리엄의 사무실에 들어오면 연신 담배를 피워대는 안나. 윌리엄은 그런 그녀에게 재떨이를 내밀고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리고 영화의 끝, 엔드 크레딧이 올라갈 때 화면에서는 남쪽 어딘가에 막 이사한 윌리엄 사무실에서의 재회 장면.
예전과 같이 안나는 간이 침대에 드러누워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고 윌리엄은 재떨이를 가져오는데‥,
엔드 크레딧을 끝까지 눈여겨 본 관객이라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예전과는 달라진 윌리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윌리엄도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다. 그렇다. 그도 이제 안나처럼 무언가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일본에서의 이 영화 제목과 같은 親密すぎるうちあけ話를.「うちあけ話」즉, 숨김없이 털어놓는 이야기를. |
●「덧붙임 하나 : 2006/07/30 pm0616」
지난 1월 이후 금연 중인 나로서는 흡연에의 유혹은, 생활 중에 매일, 여러가지 모습으로 끊임없이 생겨난다.
누군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에서, 누군가로부터 풍겨오는 담배냄새에서, 극단적으로 누군가 켜는 라이터의 작은 소리에서도.
윌리엄의 흡연 장면이 클로즈업된 것도 전혀 아니고 그저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를 잡았을 뿐인 장면인데도,
이 영화, 엔드 크레딧에 잠깐 나오는 그 장면, 바로 그 장면에서 나를 향한 흡연의 유혹은 그 강도가 상당히 강렬했다.
큰일이다. 최근 개봉한 Jim Jarmusch 감독의 커피와 담배(Coffee And Cigarettes)를 조만간 보러갈 참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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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7/30 13:45 | 보기 | trackback (0) | reply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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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지루했고 버터 갈릭 팝콘은 맛이 없었다 映画は退屈だったし、バタ―·ガ―リック·ポップコ―ンはまずかった |
ハ―フ·ライト Half Light 하프 라이트 |
Demi Moore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 중에서 제일 괜찮은 것을 꼽자면 아무래도 1990년의 사랑과 영혼(Ghost)인 듯 싶고,
그것을 제외하고 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영화라는 것이 없는 듯 싶은 생각이 들어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았다.
그 영화 이후 1993년 은밀한 유혹(Indecent Proposal), 1994년 폭로(Disclosure), 1995년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
그리고 1996년 주어러(The Juror)와 스트립티즈(Striptease), 1997년 지 아이 제인(G.I. Jane) 등에서 주연으로 나왔는데,
이렇게 살펴봐도 그렇다. 그 당시는 재미있게 본 듯 싶은데 지금껏 가슴에 오래 남는 영화는 없는 듯 싶다. |
지난 시절 그녀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를 꼽아보면서 그 시절의 Demi Moore가 어떠했는지 떠올려보니
지 아이 제인에서 팔굽혀펴기로 얼차려를 받는 빡빡머리 Demi Moore를 앞에서 클로즈업한 장면, 그것만 자꾸 생각난다. |
하프 라이트(Half Light)
감독 : Craig Rosenberg
출연 : Demi Moore, Hans Matheson, Kate Isitt
2006년. 105분. COLOR
●「오피셜 싸이트에서 빌려온 시놉시스」열기 CLICK
베스트 셀러 작가인 레이첼은 아들이 익사하는 사고를 목격한 이후 충격에 빠진다.
물가로 나가는 문을 열어두었다는 죄책감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그녀.
결국 살던 곳을 떠나 한적한 교외로 거처를 옮겨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기 시작하는데‥.
자료 조사를 위해 찾은 섬에서 자상한 남자 앵거스를 만난 레이첼.
같은 아픔을 지닌 그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가까워지지만,
마을 사람들은 앵거스는 이미 7년 전에 죽은 사람이라고 얘기하고,
죽은 아들의 영혼은 레이첼 주변을 맴돌며 그녀를 깊은 혼란에 빠뜨린다.
그러다 레이첼은 자신의 방에 숨겨진 사진 한 장을 발견하며 마을에 숨겨진 비밀에 접근하게 되는데‥.
http://www.halflight.co.kr/
이런 종류의 영화는 기본 설정과 디테일이 그럴싸해야 한다.
그래야 가슴 졸이면서 보게 되고, 영화가 끝나고도 잠시나마 뭔가 남게 되니까.
그런데 하프 라이트, 그렇지 않다.
영화를 보다보면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샤론(Kate Isitt)이 의심스러워진다.
하지만 그것까지는 괜찮다. 영화라는 것이 마지막까지 범인 찾기에 골몰해야하는 것도 아니니까. |
Half Light |
조용히 사라지려던 앵거스(Hans Matheson)가 필름을 회수하기 위해 떠나기 직전에 역에서 돌아서는 설정은 당연하지만,
그러나 그가 레이첼(Demi Moore)과 함께 조개껍질을 찾으러 가는 장면이라니, 이 무슨 웃기는 장면인가.
샤론과의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나름대로 프로페셔널 건달 또는 양아치인 그가 말이다.
게다가 심령과학적인 무엇으로 또는 초자연현상과 같은 무엇으로 대충 때워나가는 묘사 또는 진행에는, 맥이 풀린다.
내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여주인공을 불치병 환자로 만들거나 해외 유학을 보내버리는, 얼치기 TV드라마의 전개를 만나는 기분이 된다.
어쨌든 씨나리오 전체 얼개부터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데다가, Demi Moore 원맨쑈 아니 원우먼쑈로 밀어붙이는 영화.
그러고보니 신제품이라면서 선전하길래 사가지고 들어간 메가박스의 '버터 갈릭 팝콘' 그것 역시 (기대와 달리) 맛 없었다. |
그렇다고 건질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음악은 튀지 않으면서도 좋았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괜찮은 것 하나. 앵거스 역의 Hans Matheson이 보여준 연기. 은근히 괜찮다.
아울러 관심가는 것 하나. 영화의 주요 무대가 되는 '한적한 그곳' 말고 '애당초 살던 그집'. 그런 집에서 살아보고싶다. |
6월 30일 기한의 메가박스 할인 쿠폰을 휴지조각으로 만들 수 없어서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날 밤 메가박스 코엑스에 갔었다.
0:40 시작이었으니 실제로는 7월 1일인데, 메가박스는 '해뜨면 새날 시작'으로 하는지 할인 적용 OK. (메가박스, 그건 맘에 들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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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7/23 22:59 | 보기 | trackback (0) | reply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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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었지만, 무언가.. おもしろかったが、何か‥ |
ラッキ―·ナンバ―·スレヴィン Lucky Number Slevin 럭키 넘버 슬레븐 |
럭키 넘버 슬레븐(Lucky Number Slevin)
감독 : Paul McGuigan
출연 : Josh Hartnett, Bruce Willis, Morgan Freeman, Ben Kingsley, Lucy Liu
2006년. 109분. COLOR
●「오피셜 싸이트에서 빌려온 시놉시스」열기 CLICK
겸손하고, 약간은 얼빠진 성격을 가진 슬레븐.
머피의 법칙처럼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일의 악순환 속에서 친구인 닉이 살고있는 뉴욕으로 오게 된다.
그곳에서 닉이 아닌 미모의 검시관 린지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묘한 설레임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갑자기 닉의 집에 들이닥친 사람들에게 끌려가 닉으로 오인 받더니,
뉴욕의 두 거대 마피아 조직의 표적이 되어 두 마피아 사이에서 살인 청부를 맡게 된다.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고, 도망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목숨을 건 두뇌싸움을 벌이는데‥.
http://www.luckynumber7.co.kr/
예를 들어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s)나 식스 센스(The Sixth Sense)라든지,
또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같은 영화처럼
그렇게 아귀가 딱 맞아떨어지거나 기막힌 반전이 있는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좋다.
대체적으로 괜찮았는데 이것은 아마도 연출과 편집의 결과일 듯.
그러나 아귀가 맞지 않아 보이거나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기도 하는데,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
Lucky Number Slevin |
도덕 상의 윤리나 양심의 가책 따위는 있지도 않은 전설적인 킬러 굿캣(Bruce Willis). 어린 소년의 살해를 청부받고 이에 응한다.
그 장면에서 떠오르는 헐리우드의 법칙 몇가지 중의 하나.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어린이를 죽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킬러 굿캣은 불가피하게 소년을 죽이지 못한다(않는다)'는 진행이 예상되는 바,
헐리우드의 법칙을 지키면서 아울러 '프로페셔널' 굿캣의 캐릭터가 손상되지(?) 않는 수순을 어떻게 만들어 갈까? 궁금 그러나 헐~.
소년의 눈동자를 보고 굿캣의 마음이 바뀌었다 정도로 관객들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의도했다면
애당초 굿캣의 캐릭터를 소년의 살인 청부를 수락할 정도의 프로페셔널(?)로 만들지 말았어야 할 것.
굿캣이 어떤 킬러인가? 슬레븐(Josh Hartnett)의 '그녀'가 된 린지(Lucy Liu)에게도 방아쇠를 당기는 프로페셔널이지 않은가?
결국 다른 아귀를 제대로 맞추려면 킬러 굿캣의 캐릭터가 오락가락해질 수 밖에 없어서 긴장감이 떨어지고 억지스러워진다.
그 와중에 관객은 소년의 나이와 흘러간 세월을 더하기 한 다음 그동안 화면을 누비던 인물들 중에서 적정 연령대의 인물을 찾으니
그쯤 되면 사건의 원인, 결과는 여전히 아리송하더라도 인물들 간의 관계가 은근히 드러나버려 더욱 긴장이 풀려버리게 된다. |
슬레븐은 린지에게 굿캣이 그녀에게 총을 쏠 것이라고 얘기해주는데
그 이후의 진행은,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준비(?)하고 총을 맞는다는 설정이다.
검시관이라는 직업, 경찰의 살인계(강력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그러니까 일종의 경찰 관계 공무원의 신분인 그녀가
서로 안지 (뭐 제대로 알지도 못하지만) 며칠되지도 않는 남자에게 (이성적으로 끌렸든 말았든)
'프로페셔널 킬러가 당신에게 총을 쏠테니까 이리저리 준비를 해라'는 말을 듣는다고 해서
(낯선 사람이 자신에게 총질할 거라는 것을 슬레븐이 어찌 아는지 린지는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은 채)
곧바로 총맞을 (그것도 아주 능숙하게 어떻게 총맞고 쓰러질 것인가도 계산해서) 준비가 가능한 것일까?
영화 종반부의 장면이기에 (영화에 몰입된 탓에) 어떤 관객에게는 그런 장면이 걸리적거림 없이 지나쳐버려질 수도 있지만
나는 도리어 그런 현실감없는 설정때문에 나름대로 몰입되던 분위기 조차도 깨져버린다.
차라리 린지를 그냥 깔끔하게 처리(?)해버리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훨씬 매끄럽지 않았을까?
얼마나 오랫동안 별러왔던 '럭키 넘버 슬레븐'이고 또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한 '캔사스 시티 셔플'인데..
따지고보면 그저 주변 인물 중 하나 정도로 치부해도 될 캐릭터인 린지를 굳이 억지스럽게 '죽이고 살리고'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
이렇게 쓰다보니 헛점이 많았던 영화처럼 얘기한 듯 싶은데,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고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국내 개봉일자가 2006년 6월 22일이고 CGV상암 6관에서 내가 봤을 때는 2006년 6월 26일인데
개봉 이후 약 한달 쯤 지난 7월 22일 현재 럭키 넘버 슬레븐를 상영하고있는 영화관은 아직도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an's Chest), 수퍼맨 리턴즈(Superman Returns),
그리고 한반도 등 최근 개봉한 블록버스터들이 영화관 스크린 대부분을 점유하고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비록 강남의 씨네시티 하나 뿐이지만, 그 틈바구니 안에서 아직 상영되고있다는 것 자체가 은근히 대단하다.
(물론 주말인 오늘, 내일쯤이나 또는 늦어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개봉되는 7월 26일 이전에는 내려지겠지만.) |
TV로 영화를 보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얼마 전 TV채널 써핑 도중 어느 영화 채널에서 영화 한편을 막 시작하길래 봤다.
럭키 넘버 슬레븐에 나왔던 Josh Hartnett이 Harrison Ford와 함께 출연한 버디 무비 호미사이드(Hollywood Homicide)였다.
Josh Hartnett을 두고 '제2의 Brad Pitt'라고 한다는데 왜 그렇게 부르는지는 몰라도 만약 생김새을 두고 하는 말이라면 고치고 싶다.
Brad Pitt와 Tommy Lee Jones를 섞어놓으면 아마도 Josh Hartnett같은 느낌이 날 것 같다고. 뭐~ 아니면 말고. ^^a |
Various Artists
Lucky Number Slevin
track 19
Kansas City Shuffle | Kansas City Shuffle
It's a blindfold kick back type of a game
Callled the Kansas City Shuffle
Whereas you look left and they fall right
Into the Kansas City Shuffle
It's a they-think you-think you don't know
Type of Kansas City hustle
Where you take your time
Wait your turn
And hang them up, and out to dry |
It's a shakedown switch arrive in town
Type of Kansas City Shuffle
Gotta' make both sides and let it ride
On the Kansas City Shuffle
Now the tables turned the lessons learned
You've gotta earn yourself some trouble
Revenge like this, never sweet
You've got yourself a long ride home
composed by Joshua Ralph |
영화 초반부에 굿캣이 게임의 이름으로 언급했던 '캔자스 시티 셔플'이라는 것이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Kansas City Shuffle 이라는 제목의 노래로 흘러나오면서 영화는 끝난다.
이 OST 음반은 나의 CD 컬렉션에 있지도 않아서 이번 포스트에서는 BGM을 굳이 붙이고싶지 않았는데..
그동안 포스팅의 버릇이랄까 나름대로 규칙이랄까, 그 관성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 음, 조만간 BGM이 없는 포스팅을 할 수도 있겠지. |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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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7/22 12:57 | 보기 | trackback (0) | reply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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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편 맞지? お前は俺の組だろう? |
卑劣な町 Dirty Carnival 비열한 거리 |
수하친병의 벽력장에 철골지체 천마대제가 어이없이 살상 당한 건
곁에 있는 사람도 자객으로 변한다, 삼라만상을 경계하라는
무림계의 생리를 너무도 잘 설명해주는 대목이었다
― 武歷 18년에서 20년 사이 (무림일기1) |
허지만 사형, 소설은 현실의 복사가 아니잖소? 절제가‥‥‥
무슨 닭뼈다귀 같은 소리냐
무협소설은 무림을 그대로 드러내는데 그뜻이 있어
내일도 모레도 애꿎은 자들
몇 백명 더 죽어야 내가 쓰는 무협지가 끝이 날지‥‥‥
말을 마치자 사형은 단전에 전기를 끌어모은 후
능공허도의 경공술로 섬전처럼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 무협지 작가와의 대화 (무림일기2) |
무공이 고강한 무인들의 특징이
태양혈이 툭 튀어나온데 있다는 건
강호인이라면 다 아는 상식이다
그러나 무공이 우화등선의 경지에 이른 초고수들은 어떠한가
그들은 태양혈이 다시 안으로 갈무리되어 밋밋한 게
일반 필부들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
중원무림은 연약한 필부처럼 보이는
절정고수의 손에 움직인다
태양혈이 불거져나온 무사들이야
깝죽거리며 괜히 난폭하기만 할 뿐
영혼이 환영대법으로 원격조종 당하는
탈혼강시 같은 자들이 대부분이다
― 강시천하 (무림일기4) |
강호에 나서면 살기가 뻗치지 않은 곳이 없다
오대요혈을 노리며 어디서 장풍과 표창이 날아들지 모른다
― 중원무림 태평천하 (무림일기8) |
하여간 전라도서 올라오면 다 용팔이야
작가 신봉승 씨의 농담처럼 그땐 참말로 용팔이 시대였당게
박노식의 구수한 사투리허고 인간미 잘잘 넘치는 얼굴에서
냅다 싸질러대던 살인적인 주먹
지나봉게로, 모두들 그 징헌놈의 폭력을 갖고 교묘하게
미화하고 거창하게 포장혔던 거 아녀, 아닐랑가
아그들적, 쌈질하다 때리고 들어오면 암시랑 안혀도
터지고 오면, 빙신아 비싼 밥 먹고 왜 맞냐
무장무장 커감서 알았당게, 우리들 가심 속에 의뭉하게 들어 앉은
미운놈 직사허니 패고 싶은 고약한 심성말이여
― 용팔이 (영화사회학) |
∼ 유하의 시집 무림일기 中에서 |
유하 |
시집 맨 뒷쪽을 살펴보니.. 중앙일보사에서 1989년에 간행한 그의 첫번째 시집에는 시인 유하의 약력이 다음과 같다.
1963년 전북 고창 출생
세종대 영문과 졸업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시 당선 (1988)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영화연출 수업중
이렇게 '고작 넉줄'에 불과했던 그의 약력이 지금은 시집 만으로도, 또는 그동안 감독한 영화 만으로도 각각 그만큼은 된다. |
시집으로는,
무림일기 (1989),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1991),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1995),
그리고 천일마화 (2000). | 영화로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1993),
결혼은 미친 짓이다 (2001),
말죽거리 잔혹사 (2004),
그리고 비열한 거리 (2006). |
2006 독일 월드컵「한국 vs 프랑스 경기」있던 날.
새벽 4시의 거리 응원을 앞두고 전날 밤 CGV명동에서 영화를 봤다. 비열한 거리.
원래는 황종연의 문학평론집인 비루한 것의 카니발을 빌려서 영화 제목으로 하려고 했다고 하는데
그것보다 Martin Scorsese의 Mean Streets에서 제목을 빌려온 것이 분명한 지금의 제목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영문 타이틀은 Dirty Carnival로 되어있고 오피셜 싸이트의 URL도 그렇다.
영문 타이틀도 'Mean Streets'로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 그런 것, 눈여겨 볼 사람도 그다지 없겠지만. |
光化門 |
얼마 전 유하는 '80년대 군사정권 시절 갖게 된 폭력성에 대한 관심은 창작활동의 영원한 원천'이라고 말한 바 있다는데
10.26, 12.12, 5.18 등 특정일자가 그 시대를 상징하던 그 당시 고교생이었을 유하는,
20대 중반에는 무림일기라는 연작시를 통해 폭력성에 대한 관심을 키치(kitsch)적 패러디로 드러냈다가
40대에 들어서는 말죽거리 잔혹사를 만들어 대중적인 장르인 영화로 폭력성에 대한 탐구를 다시 시작한다.
그리고 2006년, 유하는 그의 '거리(?) 삼부작' 그 두번째라는 비열한 거리로 인간의 폭력성이 어떻게 소비(!)되는지를 보여준다. |
비열한 거리
감독 : 유하
출연 : 조인성, 남궁민, 윤제문, 천호진, 진구, 이보영
2006년. 141분. 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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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류조폭조직의 2인자 병두.
조직의 보스와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틈에서 제대로 된 기회 한번 잡지 못한다.
조직 내에서도 하는 일이라곤 떼인 돈 받아주기 정도인 별볼일 없는 인생.
병든 어머니와 두 동생까지 책임져야 하는 그에게 남은 것은 쓰러져가는 철거촌 집 한 채 뿐.
삶의 무게는 스물아홉 병두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데‥.
어렵사리 따낸 오락실 경영권마저 보스 대신 감방에 들어가는 후배에게 뺏긴 병두.
다시 한번 절망에 빠지지만, 그런 그에게도 기회는 온다.
조직의 뒤를 봐주고있는 황회장이 은밀한 제안을 해온 것.
황회장은 미래를 보장할테니 자신을 괴롭히는 부장검사를 처리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병두, 고심 끝에 위험하지만 빠른 길을 선택하기로 하는데‥.
황회장의 손을 잡음으로써 가족들의 생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된 병두.
영화감독이 되어 자신을 찾아온 동창 민호와의 우정도, 첫사랑 현주와의 사랑도 키워나가며 이제야 인생을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새로운 삶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던 어느 날,
병두는 동창 민호에게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속내를 털어놓게 되는데‥.
민호야, 너는 내편 맞지?
http://www.dirtycarnival.co.kr/
언뜻 보면 그저 '일반 필부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그러나 '절정고수'인 황회장(천호진).
결국은 고작해야 '탈혼강시 같'은 인생에 불과한 병두(조인성)에게 그가 넌지시 건네는 말.
병두야,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딱 두가지만 알면 돼.
자기한테 필요한 사람이 누군지, 그 사람이 뭘 필요로 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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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거리 |
거리의 법칙을 가장 잘 알고있는 황회장. 그는 상철을, 병두를, 종수를, 그리고 민호까지도 당연한 듯 비열하게 소비해 나가는데‥.
영화 초반부 룸싸롱 씬에서 상철과 병두가 앉았던 그 자리가 영화 마지막에는 종수와 민호로 채워지고,
노랫말이 좋다며 황회장이 부르는 노래 Old and Wise가 Alan Parsons Project의 오리지날과 오버랩되면서 영화는 끝을 향한다.
And someday in the midst of time
When they ask me if I knew you
I'd smile and say you were a friend of mine
And the sadness would be lifted from my eyes
Oh when I'm old and wise | 시간까지 희미해진 언젠가
너를 알았냐고 사람들이 내게 물어오면
나는 웃으면서 말할 거야, 넌 내 친구였다고
그리고 슬픔이 내 눈에서 사라질 거야
내가 나이 들고 현명해지면 |
|
비열한 거리, 러닝 타임이 조금 길지 않나.. 싶은 느낌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좋다.
조인성의 연기도 좋아서 그동안 그를 '배우'로 여기지 않았던 생각을 슬그머니 바꾸게 만들고 나머지 조연들 또한 좋다.
상철 윤제문은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비열하며(!), 한가지 얼굴에서 두가지 표정이 나오는 듯한 종수 진구의 연기도 좋다.
민호 남궁민 역시 순진한 듯한 얼굴 뒤의 비열함을 잘 연기하고 황회장 천호진같은 배우는 언제나 기본 이상은 한다.
개인적으로 불만은 현주 이보영인데, 이 불만은 이보영을 향한 것이 아니라 감독 유하를 향한 것이다.
현주는 앞서의 다른 주요 인물들과 비교한다면 상당히 '순수한'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것이 내게는 불만이다.
같은 직장의 상사와 부적절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 현주의 경우,
그 부적절한 관계와 병두와의 관계가 부딪힐 때 현주 역시 자신의 비열함을 보여주는 상황 전개였다면 더 좋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신을 향한 마음은 순수하지만 결국에는 깡패일 수 밖에 없는 병두보다는
부적절하다 해도 직장에서의 위치와 경제적 안락함을 보장해주는 쪽을 택한다는, '이기'를 드러내는 비열함.
그래서 '조폭' 그 바깥의 세계, '보통사람들'의 세상도 비열함에 있어서는 아닌 척 할 뿐 실은 '조폭'과 다를 바 없다는 아니 더하다는 것.
그래서 파국을 치닫는 병두의 영혼을 무너뜨리는 것이 '비열한 현주'였다면 이보영은 적어도 진구만큼의 인물이 되지 않았을까?
'비루한 것들의 비열한 카니발'이라면 주인공의 첫사랑이라는 캐릭터도 비열했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저 내 생각. |
Alan Parsons Project
Eye in the Sky
Alan Parsons
The Very Best Live | Old and Wise
As far as my eyes can see
There are shadows approaching me
And to those I left behind
I wanted you to know
You've always shared my deepest thoughts
You follow where I go
And oh when I'm old and wise
Bitter words mean little to me
Autumn winds will blow right through me
And someday in the midst of time
When they ask me if I knew you
I'd smile and say you were a friend of mine
And the sadness would be lifted from my eyes
Oh when I'm old and wise | As far as my eyes can see
There are shadows surrounding me
And to those I leave behind
I want you all to know
You've always shared my darkest hours
I'll miss you when I go
And oh, when I'm old and wise
Heavy words that tossed and blew me
Like autumn winds will blow right through me
And someday in the midst of time
When they ask you if you knew me
Remember that you were a friend of mine
As the final curtain falls before my eyes
Oh when I'm old and wise
As far as my eyes can see |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삽입된 것은 Alan Parsons Project의 1982년 앨범 Eye in the Sky에 수록된 Old and Wise인데
이 포스트의 BGM은 1995년에 나온 라이브 앨범 Alan Parsons의 The Very Best Live에 수록된 Old and Wise.
오리지널 버전과 그로부터 십여년 이후의 라이브 버전은 서로 그다지 다를 것 없이 들리는데, 뮤지션은 한참 다르다.
오리지날은 보컬 Colin Blunstone, 색소폰 Mel Collins인데. 라이브는 보컬 Gary Howard, 색소폰 Richard Cottle. |
2006 독일 월드컵「한국 vs 프랑스 경기」있던 그날.
새벽 4시의 거리 응원을 앞두고 전날 밤 CGV명동에서 봤던 영화, 비열한 거리.
영화를 보고 나와서 명동에서 광화문까지 가던 길. 그 거리 거리 마다 넘치던 붉은 물결 그리고 함성.
2006 독일 월드컵 G조 2차전 한국-프랑스전, 경기가 끝나갈 무렵 터진 박지성의 동점 골. 그리고 청진동 해장국까지.
비열한 거리를 떠올리면 아마도 오랫동안 함께 기억해낼, 2006년 6월의 어느 날. 함께 했던 친구들. 그 날의 추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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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7/17 04:18 | 보기 | trackback (0) | reply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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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브랫 래트너의 목을 쳐라 直ちにブレト·ラトナ―の首を斬れ |
エックス·メン: ファイナル ディシジョン X-Men: The Last Stand 엑스맨: 최후의 전쟁 |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 정말 잘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면 - 이런 장르의 영화는 여전히 내 취향이 아니다.
영화 '엑스맨' 씨리즈로 이것이 3편에 해당된다고 하던데, 하지만 나에게는 세번째 엑스맨이 처음이다. (그리고 마지막일 듯 싶다.) |
오리지날 제목은 'X-Man'이 아니라 분명 X-Men인데 왜 굳이 우리네 제목에서는 '엑스멘'이 아니고 '엑스맨'이라고 하는 것인지.
더구나 화면을 종횡무진 누비는 그 '엑스맨'이 한둘도 아니고, 마치 돌연변이 장기자랑 경연장에라도 참가한 듯 많이 나오는데.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의 경우 원래 제목이 Guys and Dolls, 그러니까 '아가씨들과 건달들'이다.
복수(複數)의 건달 앞에서 단수(單數)의 아가씨를 두는 것과 복수(複數)의 아가씨들을 병렬시키는 것 사이에,
타이틀 만으로 얼마나 다른 느낌이 오는지는 - 그 뮤지컬을 본 적이 없다 할지라도 - 굳이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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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최후의 전쟁(X-Men: The Last Stand)
감독 : Brett Ratner
출연 : Hugh Jackman, Halle Berry, Ian McKellen, Famke Janssen, Anna Paquin
2006년. 105분. COLOR
미국판 포스터에서는 어떤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는 메인 카피가 이렇다.
인류의 미래를 건 최후의 선택, 전세계의 운명이 걸린 마지막 전쟁이 시작된다! |
피식∼. 인류의 미래를 건 최후의 선택이라니. 이 무슨 얼어죽을..
돌연변이(mutant)의 운명이 걸린 마지막 전쟁이라면 또 모를까.
미국 개봉에서는 개봉 첫날,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기록이 역대 베스트에 들어가는 모양인데
할리우드 리포터의 Michael Rechtshaffen는 이 영화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이렇게 빗댄다. |
X-Men: The Last Stand |
Super visual effects aside, the trilogy's final chapter is a pale mutation of its predecessors.
뛰어난 특수효과를 제쳐둔다면, 삼부작의 이 마지막 편은 전편들의 맥빠진 돌연변이다. | 앞서의 1, 2편을 본 적 없기에 그것들과의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이 정도의 비아냥도 내게는 후하게 말해주는 것이다.
●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의 기사 원문 읽어보기
할리우드 리포터에서는 그렇게 밑줄(bottom line)을 그어놓았는데, 생각이 없는 블로그의 lezhin님은 이렇게「한줄요약」한다.
'당장 브랫 래트너의 목을 쳐라'고. http://lezhin.egloos.com/2497086 |
이 영화, 1억5천만불의 제작비가 들었다는데 요즘의 환율로 따져보니, 우리 돈으로 1,400억원이 넘는다.
곧 개봉 예정인 봉준호감독의 괴물의 제작비가 110억원이라고 하니, 무려 그것의 12배의 돈을 퍼부은 영화. 아니, 내 눈에는 쓰레기.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이런 나를 두고 동의는 커녕 '개념이 없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내 눈에는 이 영화가 그저 재활용을 위한 분리수거조차도 난감한 쓰레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개념이 없'을지도 모르는 나 역시, '생각이 없'다고 하는 lezhin님에게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당장 브랫 래트너의 목을 쳐라. |
영화를 보던 중 '큐어(Cure)'라는 캐릭터가 나오는 걸 보고 '후반부에 가면 저 캐릭터가 국면 전환에 상당한 역할을 하겠군' 싶었다.
그런데 웬걸, 국면 전환에 상당한 역할은 고사하고 단순무식 스타일의 저거노트를 벽치기(?) 시키는 것 정도로 역할 끝!인데,
그럴 밖에야 '큐어'라는 것을 그저 연구소에 보관된 주사 앰풀(ampul) 정도의 소품으로 해결하지, 뭘 그렇게 대단하게 등장시켰는지. |
화려한 액션 장면을 구사하는 돌연변이 캐릭터들이 화면을 종횡무진 하도록 하기에 바빴던 Brett Ratner.
울버린, 스톰, 휘닉스, 매그니토, 저거노트, 아이스맨, 멀티플맨 등의 캐릭터에 러닝 타임 대부분을 소비하는데
그러니까 CG작업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볼거리' 또는 '눈요기'가 제공되는 캐릭터들에게만 몰두하다보니
돌연변이들의 '장기자랑'만 잡다하게 즐기게 되고 정작 나름대로 심각할 만한 주제나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드라마는 우습게 되고 만다. |
Leonard Cohen
I'm Your Man
1988
track 02
Ain't No Cure for Love | '큐어'를 보호하려는 측과 '큐어'를 없애려고 하는 매그니토와 돌연변이들.
그렇게 영화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서 '큐어' 어쩌구 할 때마다 속으로 노래 하나가 자꾸 흥얼거려졌다.
Leonard Cohen의 Ain't No Cure for Love가 엉뚱하게 떠오를 만큼, 제대로 몰입이 안되던 영화.
아니, 몰입이 안되어도 감상(?)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던 영화, 엑스맨: 최후의 전쟁.
There ain't no cure for love
There ain't no cure for love
All the rocket ships are climbing through the sky
The holy books are open wide
The doctors working day and night
But they'll never ever find that cure for love
There ain't no drink no drug
(ah tell them, angels)
There's nothing pure enough to be a cure for love |
내게는 그런 영화에 불과했기에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 대한 글을 포스팅할 생각은 애당초 없었다.
다만 잊혀졌던 노래 하나를 다시 흥얼거리게 해주었기에, 그래서 그 노래를 다시 잊지않기 위하여. |
Post Script 또는 Post End Credits (?) :
엑스맨: 최후의 전쟁 엔드 크레딧(end credits)을 끝까지 보면 그 말미에 '엑스맨 4'를 예고하는 장면이 나온다.. 고 한다.
하지만 엔드 크레딧이 시작되자마자 나는 영화관을 곧장 나와버렸는데, 그 장면이 어떤 것인지 전혀 궁금하지않다. 당연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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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7/02 23:37 | 보기 | trackback (0) | reply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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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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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가학적도착성욕자, 피학적도착성욕자 ダ·ヴィンチ、サディスト、マゾヒスト |
ダ·ヴィンチ·コ―ド The Da Vinci Code 다빈치 코드 |
ⅰ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
감독 : Ron Howard
출연 : Tom Hanks, Audrey Tautou, Ian McKellen, Paul Bettany, Jean Reno
2006년. 147분. COLOR
누군가에게 권할 기회가 있다면, 영화 다빈치 코드보다는 Dan Brown의 소설을 권하고 싶고
또 기왕이면 소설 다빈치 코드보다는 성혈과 성배(Holy Blood, Holy Grail)를 건네고 싶다.
Michael Baigent, Richard Leigh 그리고 Henry Lincoln, 이렇게 세사람이 함께 쓴 이 책은
영화 다빈치 코드는 말할 것도 없고 소설 다빈치 코드보다도 훨씬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반 출판된 이 책은 국내에서 행림출판에서 번역되어 나왔다가 절판되었는데
최근 소설 다빈치 코드가 화제가 되어서인지 도서출판 자음과모음에서 다시 간행된 바 있다. |
The Da Vinci Code |
영화 다빈치 코드는 내용면에 있어서 성혈과 성배는 물론이고 소설 다빈치 코드에 비교해서도 그 재미가 한참 아래인데,
Tom Hanks는 마치 나레이터같은 느낌이고 Audrey Tautou도 그 인물이 가지는 무게에 비한다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듯한 밋밋함.
영화에서의 주인공인 두사람의 캐릭터가 이렇듯 밋밋한데 반하여, Paul Bettany가 연기한 캐릭터는 제법 눈길을 끌기에 적당하다.
하지만 '싸일러스'라는 그 캐릭터가 가지는 흥미로움과 재미도 영화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소설에서부터 비롯되었던 것. |
만약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재미있었다고 느꼈다면, 그것은 출연진의 연기 또는 이야기 구조의 재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애당초 이 영화가 또는 그 소설이 소재로 삼는 역사적 가설, 바로 그것이 워낙에 흥미롭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는 짐작. |
ⅱ
소설 또는 영화 다빈치 코드와 관련하여 '신성모독' 논란을 접하게 되니, 문득 떠오르는 음반 하나.
1990년에 발매되어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음반, Enigma의 MCMXC a.D.
성(聖)스러운 그레고리안 성가에 성(性)스러운 느낌의 테크노 리듬과 여성 보컬을 입힌데다가,
새디즘이란 단어를 탄생시킨 마르끼 드 사드(Marquis de Sade)를 언급하는 곡, Sadeness.
('슬픔'을 뜻하는 단어 Sadness가 아니라, 사드를 떠올리게 하는 Sadeness.)
유럽의 카톨릭계로부터 신성모독의 비난을 받고 급기야 방송금지 조치까지 받았다는데.. |
MCMXC a.D. |
「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와 함께 영화 다빈치 코드를 보고 돌아오던 그날 밤, 강변북로의 드라이브,
신성모독에 대한 논란 따위는 아예 언급 조차 되지않았고 그날 밤의 드라이브는 좋았다.
하지만 Sadeness를 듣는 것은 그가 불편해 하기에, 그와 함께 있을 때면 나는 Enigma의 MCMXC a.D. 앨범을 절대로 듣지 않는다. |
ⅲ
음반을 한 장 두 장 사서 듣다보면 많든 적든 나름대로 컬렉션을 이루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그 음반들 중에는 이른바 'rare CDs'라는 것도 몇 장 정도는 생기게 마련이다.
The Ultimate Compilation : Real Sadness & Other Gregorian Mysteries.
내 경우, 이 컴필레이션 음반도 그런 음반 중의 하나인데,
Enigma의 MCMXC a.D. 앨범이 전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친 이후
그 앨범의 곡을 리메이크 또는 샘플링한 곡 그리고 유사한 느낌의 곡을 담은 음반이 여럿 나왔다.
이 음반도 그런 음반들 중의 하나.
이 컴필레이션 음반의 아홉번째 트랙, After One의 Real Sadness II (The Happiness Rap).
Enigma의 Sadeness를 백업시키고 랩을 입힌 곡인데,
의도적으로 그랬는지 아니면 실수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긴 하지만
노래 제목이 'Real Sadeness'가 아니라 'Real Sadness'라고 되어있다. 앨범 타이틀에도. |
The Ultimate Compilation :
Real Sadness
& Other Gregorian Mysteries |
앨범 기획자 또는 After One이, 만약 일부러 그랬다면, 그것은 가학애욕(加虐愛慾, sadism)의 사드후작이 부담스러워서 그런 걸까? |
ⅳ
절대자 앞에서 스스로 채찍을 내려치며 행하는 육체적이고 도덕적인 고통을 감내하는, 다빈치 코드의 싸일러스.
비록 그런 고통을 통하여 육체적 향락을 누리는 것은 아니기에 그를 두고 매저키스트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빈치 코드 캐릭터 중의 하나, 싸일러스에게서 피학애욕(被虐愛慾, masochism)이란 표현을 떠올려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영화 다빈치 코드 이야기가 어쩌다 이렇게「sadism」과「masochism」같은 단어가 나오는 글이 되어버린 거지? |
어쨌든.. Enigma의 MCMXC a.D. 앨범을 듣기 불편하다는, 앞서의 그와 함께 있을 때면
The Ultimate Compilation : Real Sadness & Other Gregorian Mysteries, 이 컴필레이션 음반 역시 절대로 듣지 않는다. |
●「덧붙임 하나 : 2006/06/30 am0043」
마치 다른 곡처럼 이어지는 마지막 30초 정도는 (그러고보니, 다른 곡처럼..이 아니라 정말 다른 곡)
트랙과 트랙 사이에 끼워둔 음악으로 ARS NOVA PART IX라는 타이틀의, 그러니까 일종의 간주곡(interlu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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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6/29 23:03 | 보기 | trackback (0) | reply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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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의 불가능한 작전 国際通貨基金の不可能な作戦 |
ミッション : インポッシブル 3 Mission: Impossible III 미션 임파서블 3 |
비내리던 5월의 어느날 밤, CGV상암에서 심야 상영으로 봤던 영화.
짜임새있는 드라마가 아니라면 일없이 어설프게 '이야기'는 끼워넣지말고 액션 하나에만 충실하라고 말하고 싶었던 영화.
다이 하드 3(Die Hard: With a Vengeance)에서 주인공 Bruce Willis보다 악당 Jeremy Irons가 더 매력적이었던 것처럼,
Tom Cruise는 뭐 그저 그랬고 악당 Philip Seymour Hoffman에게 눈길이 갔던 영화. |
미션 임파서블 3(Mission: Impossible III)
감독 : J.J. Abrams
출연 : Tom Cruise, Philip Seymour Hoffman
2006년. 124분. COLOR
지난 5월 초에 개봉했으니, 이제는 영화관에서 내려진 줄 알았는데.. 아직도 상영 중!
(CGV 공항, 구로, 부평, 야탑, 오리, 인천, 주안, 광주, 서면..)
국내 공식 홈페이지(http://www.mi3-movie.co.kr)에 들어가보면
ABOUT MOVIE 메뉴에서 이 영화의 소개가 이렇게 시작된다.
최첨단 정보기관 ‘IMF’의 특수 비밀 요원 이단 헌트.
최고의 베테랑 특수요원으로서 항상 긴장감 속에 경계를 늦추지 않던 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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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Impossible III |
이 영화와 상관없이, 20대 후반의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IMF(국제통화기금, International Monetary Fund).
언젠가부터 IMF 그 자체로서의 의미를 넘어 'IMF의 구제금융을 받아야했던 경제 위기 또는 그 시절'을 지칭하는 단어가 되어버린 IMF.
영화 미션 임파서블 3의 이단 헌트가 소속된 그 비밀의 기관을 IMF라고 칭한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
IMF. 실제하는 국제금융기구인 국제통화기금과는 달리, 이 영화에서의 IMF는 Impossible Mission Forces. |
특수 비밀 요원 이단 헌트가 근무하는 기관인 IMF가 Impossible Mission Forces가 아니라
국제통화기금인 International Monetary Fund이라는 설정이라면 어떨까? .. 문득 그런 생각을 해봤다. |
그렇다면 생화학무기 등으로 추정되던 그 '토끼발(Rabbit's Foot)'.
국제통화기금의 비밀 요원이 추적하는 품목이라는 설정에서는.. 그것이 무엇으로 짐작될까? |
●「덧붙임 하나 : 2006/06/26 pm0948」
ⅰ
미션 임파서블 씨리즈에서 주인공인 Tom Cruise보다 더 유명한 것은, 다름아닌 메인 테마 음악입니다.
Lalo Schifrin의 이 유명한 테마는 TV 씨리즈 시절부터 사용되어 온 사운드트랙의 고전인데,
지금 BGM으로 나가고있는 것은 극장판 미션 임파서블 씨리즈의 첫번째에 사용된 것입니다.
ⅱ
2006년에 개봉한 M:i-3에서의 메인 테마는 Michael Giacchino라는 사람이 맡았다고 하는데
TV 씨리즈 시절의 메인 테마에 가장 근접하다는 평을 듣고있는 것처럼 가장 무난하게 와닿습니다.
Hans Zimmer가 음악을 담당했던 2000년의 M:i-2에서는 메인 테마를 Limp Bizkit이 랩-메탈 버전으로 리메이크하기도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원곡을 가장 멋지게 리메이크한 것을 꼽자면, 그것은 극장판 씨리즈의 첫번째 것인 M:i-1의 메인 테마입니다.
U2의 리듬 파트를 맡고있는 Larry Mullen, Jr.와 Adam Clayton가 만든 이 리메이크, 어떤가요?
(2006년의 M:i-3에 대한 포스팅을 하면서 10년 전인 1996년의 M:i-1 음악을 BGM으로 한 것이 죄송스럽기는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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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6/25 18:29 | 보기 | trackback (0) | reply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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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코에게서 온 편지, 나오코에게 쓴 편지 直子から来た手紙、直子に書いた手紙 |
지난 월요일, 아침부터 찌푸린 하늘이라 비가 올 것 같다 싶더니,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비오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좋아해도 빗속을 걷는 일은 그다지 즐기지 않는 편인데
점심을 마치고 식당을 나설 즈음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가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듯 해서 그 날은 빗속을 걷는 것도 좋았습니다. |
이제는 그러지 않은지도 무척 오래 되었습니다만, 저는 예전에는 읽던 책 맨 마지막 면에다 무언가 써둔 적이 많았습니다.
그것들은 그 책을 읽고난 다음의 독후감일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때로는 그 하얀 여백이 일기장으로 쓰여지기도 했지요.
그 날, 귀가해서 책꽂이에서 꺼내서 뒤적거린 어느 소설책의 뒷면 여백에서 오래 전의 일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기 안에서「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들」의 이름과 그 즈음에 군인의 신분이던 또다른 친구의 이름도 발견했습니다. |
침례병원 912호실. 자정이 막 지났다. 곤히 잠든 ○○. 새근거리는 소리가 무척 반갑다. 무라카미 하루키.
누군가가 하루키를 이야기할 때면 나는 무라카미 류 또는 아베 코보를 떠올린다. 그리고 ○○를 떠올린다.
몇 시간 전에 ○○가 병실로 전화를 했다. 나는 ○○에게 몇가지 거짓말을 했었다.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을 거짓말을.
나는 가끔 나를 보여주고 싶지 않을 때는 그저 보여주지 않는 것을 넘어서 다른 모습을 보여줘 버린다.
그들이 원하는 '나'를. ‥ 이월 초순에 마지막 휴가를 나올 ○○가 보고싶다.
○○가 병원에 입원하고 마취주사를 맞은 다음 수술실로 들어가고 몇박몇일씩 링거를 꽂고있으니
정말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와 ○○의 여자를 떠올린다. (또는 와타나베와 나오코 또는 미도리?)
소용돌이 고양이의 발견법(うずまき猫のみつけかた). 그것 참, 재미난 제목이군.
그리고 ○○와 ○○, 나는 너희들을 믿는다. 그리고 당연하게 사랑한다. | |
村上春樹 | 그 당시의 ○○도 (그 시절의 20대가 다들 그랬듯이)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에게 매료되어 있었지요.
저에게 무라카미 하루키를 얘기하면서 은근한 동류의식을 주고받던 '그 시절의 그'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때로는 하루키의 '인물'스럽기도 했던 그 시절의 그를 추억하니 저도 몰래 입가에 미소가 빙긋 지어지는데,
정작 전화로 그에게 제가 했던 거짓말이 무엇이었는지 지금은 전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지난 해 어느 날 토니 타키타니(トニ―滝谷)가 영화로 나왔다면서 저와 같이 보고싶다고 하던 ○○.
느닷없이 전화해서는 그런 말부터 시작헀던 ○○이었으니, (그 영화는 결국 함께 보지 못했지만)
제대 말년의 병장 신분이던 그 시절 만큼은 아니더라도 아마 그는 아직도 하루키를 좋아할 듯 싶습니다. |
부산의 어느 대학교 앞 골목길에 있던, 천장이 유난히 낮았던 기억이 남아있는 어느 술집. ○○이 꾸려가던 그 가게.
테이블 두어개에 꽉 차버리던 그 좁은 가게에서 그가 들려주던 LP음반들.
예를 들면 Iron Butterfly의 In-A-Gadda-Da-Vida라든가 The Doors의 Light My Fire 또는 The End가 수록된 음반들.
담배연기 속에 흐르던 그런 음악들과 함께 우리가 꿈꾸던 것들. 그건 어쩌면 또다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우산에 후두둑 부딪던 빗소리가 좋았던 월요일, 그런 그 날 지나간 일기장에서 만나는 ○○. 그래서 다시 만나는 ○○과의 지난 날.
그 지난 날 시공간의 추억을 기록한 일기장이 되어주었던 소설책.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ノルウェイの森). |
노르웨이의 숲 | 당신이 1년간 제 곁에 있어주신 것에 대해서는, 저는 제 나름대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것만큼은 믿어주십시오. 당신이 저에게 상처를 준 것은 아닙니다. 저에게 상처를 준 것은 제 자신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로서는 아직 당신을 만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만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겁니다. 만약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되면, 곧바로 당신에게 편지를 쓰겠습니다. 그때는 우리가 좀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신이 말씀하셨듯이, 우리는 서로를 더 많이 알아야 하겠지요.
그럼 안녕히.
제3장에서 발췌「나오코에게서 온 편지」 |
나는 더이상 구체적으로 설명을 할 수 없지만, 나오코라면 내가 느꼈던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나오코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예전보다도 더욱더 자주 나오코를 생각합니다. 오늘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비 내리는 일요일은 다소 나를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비가 내리면 빨래를 할 수 없고, 따라서 다림질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산보도 할 수 없고, 옥상에 누워 있을 수도 없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서 '카인드 오브 블루'를 오토리버스로 해놓고 되풀이해서 들으며 비내리는 안뜰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예전에도 말했듯이 나는 일요일에는 나사를 조이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편지가 쓸데없이 길어졌습니다. 여기에서 그만 끝맺겠습니다. 이제 식당에 가서 점심식사를 할 생각입니다. 그럼 안녕.
제8장에서 발췌「나오코에게 쓴 편지」 |
∼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노르웨이의 숲(ノルウェイの森) 中에서. |
ノルウェイの森 |
비오는 일요일, 하루키의 '인물'은 Miles Davis의 Kind of Blue를 들으며 비내리는 안뜰의 풍경을 바라봅니다.
비뿌린 월요일을 보낸 저는 그날 밤 스핏츠(スピッツ)의 あじさい通り(Ajisai Doori, 수국길)를 거듭해서 들었습니다. |
● あじさい通り 노랫말 살펴보기 | 언제였던가, 제 의식 속에 스핏츠의 あじさい通り,
이 노래가 위에 인용한 노르웨이의 숲 제8장 한 대목과 겹쳐진 적이 있었습니다.
나는 예전보다도 더욱더 자주 나오코를 생각합니다. 오늘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
雨 降り続くよ あじさい通りを
비 계속 내린다 수국길을
カサささずに 上向いて 走ってく
우산 쓰지 않고 위를 향해 달려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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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9월 20일에 발매된 여섯번째 정규 앨범 ハチミツ(Hachimitsu, 벌꿀)에 수록된 곡.
언제였던가 내한 공연에서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불러주었던 곡.
음반을 구입하고 한참을 지나고서도 유독 와닿지 않던 노래, あじさい通り(Ajisai Doori, 수국길).
名も無い街で一人 初めて夢を探すのさ
이름도 없는 거리에서 혼자 처음으로 꿈을 찾는 거지 |
그러다 어느 날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어느 한 대목에서 문득 이 노래가 떠올려지면서..
제 마음에 불쑥 와닿은 노래, 가슴 한 구석이 싸아~해지는 쓸쓸한 노래. あじさい通り. |
ハチミツ |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저의 가슴 한 구석이 싸아~해지는 것은 이 노래 자체가 가지는 분위기 때문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언젠가부터 스핏츠의 이 노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의 어느 대목과 함께 제게 '어떤 분위기'를 안겨주는데,
바로 그 '어떤 분위기'가 (이 노래가 가지는 원래의 의미를 넘어) 제 가슴 한 구석을 싸아~하게 만들고 쓸쓸함에 젖게 만듭니다.
저는 현재로서는 아직 당신을 만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만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겁니다. 만약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되면, 곧바로 당신에게 편지를 쓰겠습니다. 그때는 우리가 좀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신이 말씀하셨듯이, 우리는 서로를 더 많이 알아야 하겠지요. |
나는 예전보다도 더욱더 자주 나오코를 생각합니다. 오늘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비 내리는 일요일은 다소 나를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비가 내리면 빨래를 할 수 없고, 따라서 다림질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산보도 할 수 없고, 옥상에 누워 있을 수도 없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서 '카인드 오브 블루'를 오토리버스로 해놓고 되풀이해서 들으며 비내리는 안뜰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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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언젠가부터 저에게는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 그 몇몇 대목이 마치 이 노래의 노랫말같이 느껴지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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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5/25 02:51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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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선 사람도 일본 사람도 아닌, 떠다니는 일개 부초다 俺は朝鮮人でも、日本人でもない、ただの根無し草だ |
그 때가 아마.. 지금으로부터 일년 쯤 전이었나 봅니다.
친구 중에 일본어를 무척 잘하는 친구가 있는데, 어느 날 그 친구가 제게 소설책 한권을 불쑥 내밀었습니다.
'재일(在日, ざいにち)'를 다룬 소설인데 읽어보니 좋았다면서 제게 선물로 준다더군요.
소설 자체도 마음에 들어서였겠지만, 제게 일본어 공부를 해보라는 독려의 의미도 곁들인 듯 했습니다.
일본어를 못하는 제가 그 책을 받아쥐고는 막연히 '일년 쯤 걸리겠네?' 했더니
친구는 그런 저를 보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일년 만에?' 하면서 깔깔거렸는데,
일년도 넘게 지난 지금, 그 책 카네시로 카즈키(金城一紀)의 GO는 책꽂이에 꽂혀있기만 하고
저는 일본어로 된 그 책을 아직도 (당연한 것이지만) 읽어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친구의 짐작대로 저는 그 책을 읽어내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시작도 못한 셈이 되었고
일년 쯤 지난 요즈음, 저는 선물로 받은 책 대신에 김난주의 우리말 번역본으로 읽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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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
GO는 출간된 지가 꽤 오래되었고 제가 읽은 김난주의 번역본 역시 2000년에 초판이 나왔으니 저로서는 한참 늦게 읽어본 셈입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한일 합작으로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니까 혹시 국내에서 개봉된 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
방금 전에 하늘에서 별이 흘렀다. 이 밝은 도쿄의 하늘에서도 또렷하게 보이는 빨간 꼬리를 늘어뜨리고.
사쿠라이의 이마에 깊은 내 천자가 그려졌다.
"재수없어. 남자랑 있으면서 이렇게 부끄러워보긴 처음이야."
"부끄럽다고?"
"유성이잖아. 남자랑 둘이서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유성을 보는 것만큼 부끄러운 일이 어딨어. 그렇지 않니?"
"그런가?"
"그렇지."
"그런가?"
"그렇다니까. 설마 무슨 소원같은 거 빌지 않았겠지?"
나는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그럴 틈, 없었어."
"아아, 다행이다."
사쿠라이의 이마에서 내 천자가 사라졌다. 대신, 아주 부드러운 미소가 온 얼굴에 퍼졌다.
"부끄러우니까, 유성 얘기 아무한테도 하지 마. 우리 둘 만의 비밀이야."
이런 경우, 내가 아닌 남자들은 어떻게 대처할까? |
그렇다. 학교는 싫었지만 친구들과 그 안에 있으면 내가 무언가 확실한 것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설사 그것이 아주 조그만 원으로 완결되어 있어 나를 답답하게 옭아매고 있다 해도 그 밖으로 나가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
나는 소설의 힘을 믿지 않았다. 소설은 그저 재미있기만 할 뿐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한다. 책을 펼치고 덮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용 도구다. 내가 그런 말을 하면 정일이는 늘 이렇게 말한다.
"혼자서 묵묵히 소설을 읽는 인간은 집회에 모인 백 명의 인간에 필적하는 힘을 갖고 있어." |
나는 말했다.
"애당초 국적 같은 거, 아파트 임대 계약서나 다를 바 없는 거야. 그 아파트가 싫어지면 해약을 하고 나가면 돼."
"일본 헌법으로 말하자면, 제22조 2항에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어. '개인은 외국으로 이주하거나 또는 국적을 이탈할 자유를 침해받지 않는다.' 헌법 조문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조문이야. 멋지자나." |
∼ 카네시로 카즈키의 GO 中에서 |
GO |
재일교포 작가로는 김석범(金石範), 양석일(梁石日), 이양지(李良枝), 유미리(柳美里) 등 유명한 작가가 여럿 되지만,
카네시로 카즈키 이전에 제가 읽었던 작가는, 소설 금단의 땅을 쓴 이회성(李恢成) 정도 뿐이었던 듯 싶습니다.
(지난 시절 대학생들의 필독서 중 하나였던 소설 금단의 땅을 처음 읽었던 그 때의 느낌이 아직도 서늘하게 생생합니다.)
제게는 처음이었던 '재일(在日)' 작가 이회성으로부터 한참 뒤에 접하게 되는, 또다른 '재일(在日)' 카네시로 카즈키.
아직은 고작 그의 첫 장편소설 GO 하나를 (그것도 뒤늦게) 읽어봤을 뿐이지만,
소수민족, 한국현대사 그리고 '재일'에 대하여 무겁고 깊게 사색했던 이회성의 금단의 땅 그리고 유역 등과는 전혀 다르게,
카네시로 카즈키의 GO는, 뭐랄까요, 산뜻하면서도 느낌이 은근히 그러나 묵직하게 다가오는 소설이었습니다. |
사쿠라이는 내가 추천해준 대부분을 '멋있다'고 말해주었다. 부르스 스프링스틴, 루 리드, 지미 헨드릭스, 밥 딜런, 톰 웨이츠, 존 레논, 에릭 클립튼, 매디 워터스, 보디 가이‥‥‥. 그러나 닐 영만은 사쿠라이의 취향에 맞지 않았다. 이유를 물었다.
"참 내, 노래 잘 못하잖아." |
나 역시 사쿠라이가 추천해준 대부분을 멋있다고 생각했다. 마일스 데이비스, 빌 에반스, 오스카 피터슨, 세실 테일러, 덱스터 고든, 밀트 잭슨, 엘라 피츠제럴드, 모차르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드뷔시‥‥‥. 하지만 존 콜트레인만큼은 내 취향에 맞지 않았다. 사쿠라이가 이유를 물었다.
"너무 음침하잖아?" |
사쿠라이는 잭 니콜슨을 특히 좋아했다. 이유를 물었다.
"좀 독특하고 멋있으니까." |
존 어빙과 스티븐 킹, 레이 브래드베리는 내 마음에도 드는 소설가였다. 하지만 내 마음에 딱 드는 작품은 제임스 M 케인의『우편배달부는 벨을 두 번 울린다』와 레이먼드 챈들러의『긴 이별』이었다. 사쿠라이에게 그렇다고 말하자 그녀는 의기양양하게 "틀림없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라고 말했다. |
∼ 카네시로 카즈키의 GO 中에서 |
GO |
김난주는 그의 남편 양억관과 함께 부부 번역가로도 유명한데, 그 명성에 걸맞지 않게 이 소설에서의 몇몇 부분이 눈에 거슬립니다.
우리에겐 브루스 스프링스틴이란 한글 표기로 익숙한 Bruce Springsteen을 '부르스 스프링스틴'이라고 하는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에릭 클랩튼을 '에릭 클립튼', 무디 워터스 또는 머디 워터스로 익숙한 Muddy Waters를 '매디 워터스'로 표기한 것이 그런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버디 가이라고 한글 표기하는 뮤지션 Buddy Guy도 '보디 가이'라고 했더군요. (128쪽)
친구가 선물해준 책이 있기에 원문을 살펴보니, 원문에는 エリック·クラプトン, マディ·ウォ―タ―ズ, バディ·ガイ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Jimi Hendrix의 Star Spangled Banner를 한글 표기로 '스타 스팽글 버너'라고 한 점 역시 눈에 거슬립니다. (103쪽)
이 경우 원문에는 'スタ―·スパングルド·バナ―'라고 되어있는데 왜 그런 번역을 했는지 갸우뚱해집니다.
소설 속에서 인용되는 사람 이름이나 노래 제목 정도는 번역함에 있어 약간 '틀릴 수도 있다'라고 느슨하게 봐줄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김난주는 전문번역가이기 때문입니다. 말그대로 '전문' 즉 '프로페셔널'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Raymond Chandler의 소설 기나긴 이별(The Long Goodbye)을 '긴 이별'이라고 했는데 (130쪽)
국내에 이미 기나긴 이별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책이 나와있는 마당에 굳이 '긴 이별'이라고 할 필요가 있는지, 싶더군요.
제 눈에 거슬리는 부분은 또 있습니다. '영국에 가서 프리 건의 리더가 되었다느니'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이 부분을 읽다가 '프리 건이 도대체 뭐지?' 싶었는데 이것은 훌리건(hooligan, フ―リガン)의 오역이 아닌가 싶더군요. (78쪽)
월드컵까지 치러본 우리나라이기에 이제 '훌리건'이란 단어는 더이상 낯선 단어도 아닌데 말입니다.
또 하나. '본슈에 살고있는 일본 사람'이란 부분에서는 눈에 거슬리는 것을 넘어, 난감해집니다. (100쪽)
일본문학 전공자인 번역자가 일본 지명의 기초에 속하는 '혼슈(本州)'를 '본슈'라고 표기하다니. OTL.. |
지난 주 금요일 밤, 심야영화를 보러 나가던 길에 마주친 빗줄기, 오랜만에 내리기 시작한 그 봄비는 토요일까지 이어졌고
화창하게 개인 일요일, 베란다 창 너머로 봄비에 말끔히 씻겨진 초록의 풍경이 너무나 깨끗하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봄나들이 나온 승용차들 때문에 여기저기 가는 곳마다 교통이 혼잡스러울 것이 예상되었지만,
그런 풍경이 눈을 싱그럽게 만들 때에는 만사를 제쳐두고 밖으로 나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
Neil Young
On the Beach
1974
Walk On
See the Sky About to Rain
Revolution Blues
For the Turnstiles
Vampire Blues
On the Beach
Motion Pictures
Ambulance Blues | See the Sky About to Rain
See the sky about to rain, broken clouds and rain
Locomotive, pull the train, whistle blowin' through my brain
Signals curlin' on an open plain, rollin' down the track again
See the sky about to rain
Some are bound for happiness, some are bound to glory
some are bound to live with less, who can tell your story?
See the sky about to rain, broken clouds and rain
Locomotive, pull the train, whistle blowin' through my brain
Signals curlin' on an open plain, rollin' down the track again
See the sky about to rain
I was down in Dixie Land, played a silver fiddle
Played it loud and then the man broke it in the middle
See the sky about to rain |
잠깐의 남산 드라이브도 좋았지만, 그 날 가장 좋았던 것은 늦은 오후에 들렸던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 야외조각공원입니다.
인근의 서울랜드와 서울대공원에서 상춘객들이 봄나들이를 마치고 나오려고 할 즈음에 들어선 야외조각공원.
인근의 놀이공원과는 달리 호젓한 분위기의 야외조각공원. 잔디밭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어느 가족.
비록 자동판매기의 것이었지만, 호숫가에서의 커피 타임. 그 호수의 비단잉어들. 그리고 푸른 나뭇잎들 가득. |
남산으로 향하면서, 한강을 건너면서, 사당에서 과천으로 넘어가면서 그리고 현대미술관으로 가는 숲속 길을 천천히 오르면서
Govi의 기타 연주, 스핏츠(スピッツ)와 Bump of Chicken의 노래들, Jesse Cook의 스패니쉬 기타 연주,
그리고 Coldplay의 음반 Parachutes와 A Rush of Blood to the Head 등을 번갈아가면서 들었습니다. |
위에 인용하기도 한, 소설 GO의 어느 대목에서 언급되는 배우, 작가, 뮤지션들을 일별해보면
카네시로 카즈키의 취향과 제 자신의 취향이 함께 만나는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는데
(이를테면 Lou Reed, Jimi Hendrix, Bob Dylan, Eric Clapton, Bill Evans 등.)
그 중에서도 저는 Neil Young에 대한 언급에 특별히 주목되었습니다.
왜냐하면 Neil Young은 제가 무척 오랫동안 좋아했던 뮤지션이기 때문입니다.
카네시로 카즈키는 소설 GO에서 '나'의 추천을 통해 Neil Young에 대한 호감을 표시하면서도,
사쿠라이라는 인물을 통해서는 그가 '노래 잘 못하'는 뮤지션이라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고도 합니다.
물론 Neil Young은 음역대가 넓지도 않고 음색 또한 록 뮤직 씬에서는 고개가 갸웃거려질 수도 있지요. |
Neil Young |
하지만 소설 GO에서 언급한 '노래 잘 못하잖아'는 대목의 의미는 아마도 교과서적 의미에서의 그렇다는 것일테고
카네시로 카즈키는 Neil Young의 보컬에서 느낄 수 있는 풍부한 감성을 반어법(反語法)적으로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Neil Young을 무척 좋아했던 저 마음대로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
어떤가요? 소설 GO의 '나'처럼 Neil Young을 좋아하나요?
아니면 사쿠라이처럼 Neil Young은 '노래 잘 못하'는 것 같아서 취향에 맞지 않은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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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5/14 12:01 | 읽기 | trackback (0) | reply (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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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스무살 もう一つのはたち |
나나(ナナ, Nana)
감독 : 오오타니 켄타로(大谷健太郎)
일본. 2006년. 114분. COLOR
나카시마 미카(中島美嘉)
미야자키 아오이(宮崎あおい)
남자친구와 함께 있고 싶은 코마츠 나나(小松奈々)
노래로 성공하고 싶은 오사키 나나(大崎ナナ)
토쿄행 신칸센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된 두 명의 나나.
이름도 나이도 같은, 그러나 취미도 성격도 다른 나나. |
ナナ |
ナナ | 야자와 아이(矢沢あい) 원작의 만화 5권까지를 영화화한 것이라더군요.
하지만 원작 만화를 본 적이 없는 것은 물론, 사전 지식도 전혀 없이 나나를 봤습니다.
주연으로 나온, 두 명의 '나나' 중의 한 명 나카시마 미카.
이름 정도는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그녀의 노래도 연기도 제게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야자와 아이의 원작 만화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그리고 나카시마 미카의 팬들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제게는 그저 평범한 영화였습니다. |
영화 나나 중에서 제 눈길을 끄는 장면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오른쪽의 장면입니다.
토쿄(東京)에서 함께 생활하기로 결정한 오사키 나나 그리고 코마츠 나나.
생활에 필요한 약간의 가재도구를 사가지고 귀가하던 길에 타워레코드에 들리는 장면.
영화 나나를 보신 분 중에 이 장면에 눈길이 갔던 분은 아마 거의 없으시겠지요.
영화의 줄거리와 관련해서 특별한 의미 또는 복선이 담긴 장면도 아니고
그렇다고 보시다시피 장면 자체가 특별한 임팩트를 주는 것도 아니니까 그럴 겁니다. |
ナナ |
만화 나나의 팬들에게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장면, 그리고 나카시마 미카의 팬들에게도 그다지 특별한 느낌이 없는 장면,
그러나 일본의 록밴드 스핏츠(スピッツ) 팬인 저에게는 (비록 잠깐 스치고 지나가는 장면이었지만)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던 장면입니다.
영화 나나를 보지 못했거나 또는 봤다 하더라도 이 장면을 무심코 지나쳤을 스핏츠 팬들을 위하여 큰 이미지를 올려봅니다. |
이 장면이 저의 눈길을 왜 끌었는지,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스핏츠의 팬이라면 담박 알아차렸겠지요.
혹시.. 아직 발견하지 못했나요? 제 눈길을 끌었던 그것, 오른쪽 위의 スーベニア(Souvenir, 기념품) 앨범을 말입니다. ^^;; |
スーベニア
● みそか 노랫말 살펴보기 | 반포대교, 강변북로,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지나 불광천을 옆으로 하면서 달리는 저의 아침 나절 루트.
그 루트에서 요즈음 자주 로딩되는 CD는 스핏츠의 ス―ベニア(Souvenir, 기념품).
2005년 1월 발매의 이 앨범을 손에 쥐었던 그 당시에는 곧바로 제 귀에 꽂혔던 곡은 아니었지만
일년도 넘게 지난 요즈음의 아침, 그 루트에서는, 특히 불광천을 끼고 달리는 거기에선 꼭 듣게되는 곡.
앞서의 다른 트랙과는 달리 볼륨을 조금 더 올리게 되는, 맨 마지막 트랙 みそか(Misoka, 그믐날).
君をさらっていこうかな 例え許されないことでも
너를 채어갈까나 비록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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ついたち(1일) ふつか(2일) みっか(3일) よっか(4일) いつか(5일) むいか(6일) なのか(7일) ようか(8일) ここのか(9일) とおか(10일)
그리고 じゅうよっか(14일) はつか(20일) にじゅうよっか(24일). 이제서야 뒤늦게 알게된, 날짜 관련 일본어 단어. 그야말로 기초 단어.
스핏츠의 노래 제목 덕분이긴 하지만 みそか(그믐날)라는 단어는 알면서도 일본어 초급책 앞부분에 나오는 단어들은 여태껏 몰랐다니.
이렇듯 당연히 알아야하는데도 모르는 기초 단어가 또 얼마나 많을까? 이번에 덤으로 하나 더 알게된 초급 단어. はたち(스무살). |
연초부터 약 삼개월 동안..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봄, 건강이 회복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른 삶의 모습에는 일본어 공부를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는 저의 모습도 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요즘 새로 알게 된 단어 はたち(스무살)같기도 해서, 스스로 멋적기도 합니다만. |
영화 나나의 포스터에는 이런 카피가 써있더군요. '내가 꿈꾸던 또다른 나' ..
다른 삶을 살기 시작했다고 스스로 고개를 주억거리지만, 과연 내가 '또다른 나'를 만날 수 있을런지 또는 만들 수 있을런지.
어제 아침의 みそか(Misoka, 그믐날)가 흘러나온 것은 강변북로 상암월드컵경기장 방면 램프로 빠져나가던 참이었습니다.
越えて 越えて 越えて行く 命が駆け出す
넘어서 넘어서 넘어서 가네 생명이 달리기 시작한다
悩んで 悩んで はじまるよ 必ずここから
고민하고 고민하고 시작될 거야 반드시 여기서부터 |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넘어서(越えて)' 가다 보면 '고민하고(悩んで)' 가다 보면 또다른 스무살의 나'를 만날 지도 모른다는. |
√ みそか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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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4/29 01:55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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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뚜렷하게 보여 今はっきり見えるよ |
今はっきり見えるよ I Can See Clearly Now 이제 뚜렷하게 보여 |
엊그제 정리되지 않은 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책들 중에서 학습서 같은 것들을 챙겼었는데
버릴 건 버리고 나머지는 정리하고나니 각종 사전까지 정리하기에 이르렀고
그런 프로세스는 자연스럽게 '전자사전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더군요.
이와나미(岩波)서점의 일본어 사전인 코지엔(広辞苑)과 역순 사전인 갸쿠비키코지엔(逆引き広辞苑),
그리고 액센트 사전인 신메이카이(新明解)를 비롯한 일본어 관련 사전 예닐곱권에다가
(일본어 사전 말고는 별 관심없지만) 영어사전, 국어사전까지 다 된다는「카시오 EW-EV8500」.
결국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서 나름대로 이것이 '가장 좋아보인다'라는 결론이 내려진 전자사전입니다. |
電子辞書 |
하지만 저는 아직까지도 '종이로 된 사전'에 대한 애착을 버릴 수가 없기에 인터넷 쇼핑몰 여기저기에서 검색만 해볼 뿐입니다.
게다가 30만원을 넘어서는 그 전자사전의 가격 또한, 제가 [즉시 구매하기] 버튼을 클릭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지요. |
어쨌든 카시오 EW-EV8500 전자사전은 '관심을 갖고있는 품목'으로 그렇게 제쳐두고, '종이로 된 일한사전'을 뒤적거립니다.
め【目 · ° 眼】라는 항목을 펼치니, ① 눈 ② 눈매, 눈빛 등의 뜻풀이와 예문에 이어서 관용표현이 나오는데,
하나하나 외울 수 밖에 없는 관용표현들이 ∼が合う (잠을 잘 자다)부터 시작해서 페이지를 넘길 정도로 많이 나옵니다.
그 중의 몇몇을 뽑아보면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が合(あ)う 잠을 잘 자다
∼が堅(かた)い 밤이 깊어도 자려고 하지 않다, 초저녁잠이 없다
∼が肥(こえ)る 사물을 보는 눈이 높다
∼で物(もの)を言(い)う 눈짓으로 상대방과 뜻이 통하다
∼に余(あま)る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다, 묵과할 수 없다, 눈꼴 사납다
∼に角(かど)を立(た)てる 노기를 띤 눈으로 노려보다, 눈에 쌍심지를 켜다, 성난 눈매를 하다
∼に物見(ものみ)せる 혼을 내어서 다시는 그렇게 못하도록 해주다, 정나미가 떨어지게 하다
∼を三角(さんかく)にする 눈에 쌍심지를 켜다
∼を光(ひか)らす 주의나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다
∼を細(ほそ)める (기쁘거나 귀여워서) 웃음지으며 흐뭇해 하다 = 目めを細くす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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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 김에 사람의 주요 감각인 시각, 후각, 청각, 미각, 촉각 등 오감(五感)과 관련된 단어에는 어떤 관용표현이 있나 뒤적거립니다.
시각, 후각, 청각으로는 각각의 감각기관인 눈(め), 코(はな), 귀(みみ)라는 항목을 펼쳐보고
미각은 혀(した)가 감각기관이지만 입(くち)을, 촉각도 피부(ひふ)가 감각기관이지만 손(て)을 찾아봅니다.
제가 가지고있는 일한사전을 기준으로 보자면, 관용표현이 많은 것은 눈(め), 손(て), 입(くち), 귀(みみ), 코(はな)의 순서입니다.
우리네 속담에도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고 하듯, 사람의 감각기관 중에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눈'이라 그런지
일본어의 관용적인 표현 속에 가장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도 역시 다섯가지의 감각기관 중에서는 '눈'이 제일인 듯 싶네요. |
지난 일요일, 경기도 북쪽의 파주 헤이리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멀리 나들이를 한 셈이지요.
강변북로 따라서 개나리만 노랗게 피어있을 뿐 4월초의 풍경에는 아직 초록의 기운이 없었지만
한강변과 파주를 향하는 자유로의 풍경를 바라보는 제 심정에는 초록이 가득한 듯 했습니다.
뭐랄까요.. 참으로 오랜만에 맛보는, "어쨌든 긍적적인 기분"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일요일이라 헤이리에 놀러나온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짐작했었는데 의외로 그다지 붐비지 않았습니다.
아직 공사중인 곳이 많아서 각종 건축자재가 널려있긴 했지만 산책하기에 그다지 방해가 되지도 않았구요. | |
| 헤이리에 도착해서는 도서출판 한길사의 북카페 한길북하우스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경사로를 따라 천천히 올라가면서 책을 뒤적이면 시간가는 줄도 다리 아픈 줄도 모르게 되던 그 곳.
to Cats 고양이에게라는 책 앞에서는 얼굴 대한지 한달이 넘은 친구가 보고싶어졌습니다.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의 소설책 앞에서는 그것을 읽어보라 권하던 친구가 떠올랐구요.
그런 분위기에서는 책을 사지 않을 수 없지요. 온라인구매가 더 싸다고 해도 말입니다.
경사로의 끝에 이를 때까지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는 맨 위층의 옥외 카페에서 커피도 즐겼습니다. |
알랭 드 보통의 소설 우리는 사랑일까(The Romantic Movement : Sex, Shopping, and the Novel),
또 한권, 열린책들에서 출간한 소설책 Jim Crace의 그리고 죽음(Being Dead).
마치 지붕에 있는 듯한 옥외 카페에서, 두 권의 장편소설을 탁자에 올려두고 바람을 맞으면서 마시는 커피의 따뜻함.
이런 시간을, 이 느긋한 풍경을 두 눈을 통해 '맑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본 것이, 도대체 얼마만인가 싶었습니다. |
Jimmy Cliff
Higher & Higher
1998
Higher & Higher
You Can Get It If You Really Want
Wonderful World, Beautiful People
Many Rivers to Cross
I Can See Clearly Now
Soul Mate
Ashe Music
Crime
Save Our Planet Earth
Bob Yu Did Yu Job
Rebel in Me
The Harder They Come | I Can See Clearly Now
I can see clearly now the rain is gone
I can see all obstacles in my way
Gone are the dark clouds that had me down
It's gonna be a bright, bright sunshiny day
It's gonna be a bright, bright sunshiny day
Oh yes I can make it now the pain is gone
All of the bad feelings have disappeared
Here is that rainbow I've been praying for
It's gonna be a bright, bright sunshiny day
Look all around there's nothing but blue skies
Look straight ahead there's nothing but blue skies
I can see clearly now the rain is gone
I can see all obstacles in my way
Here is that rainbow I've been praying for
It's gonna be a bright, bright sunshiny day
It's gonna be a bright, bright sunshiny day
Bri-ri-ri-ri-right, oh bright sunshiny day
Oh yeah
It's gonna be a bright, bright sunshiny day
It's gonna be a bright, bright sunshiny day |
우리나라에서는 아마도 Johnny Nash의 오리지날보다는 영화 쿨러닝(Cool Runnings)에서의 Jimmy Cliff 버전이 더 알려진 곡.
1993년의 쿨러닝 O.S.T. 수록 이후 1998년의 앨범 Higher & Higher에서 느린 템포로 한번 더 리메이크한 곡.
지난 일요일 헤이리에 갈 때 들었으면 했는데 CD를 들고나가지 않는 바람에 그러지 못했던 노래, I Can See Clearly Now. |
펼쳐둔 일한사전의 め【目 · ° 眼】항목에서 ∼を三角にする (눈에 쌍심지를 켜다)와 같은 부정적인 관용표현은 넘겨버리고
∼に染(し)みる (경치, 모양, 색채 등이 선명해서 눈에 스며드는 것 같은 강한 인상을 받다)와 같은 긍정적인 표현에 눈길을 줍니다. |
밖을 내다보니 어제와는 달리 안개가 자욱해서 멀리 관악산은 애당초 없었던 것처럼 짙은 안개 속에 사라지고 없습니다.
지금, 월요일 낮, 안개는 자욱하지만, ^^;; Jimmy Cliff의 I Can See Clearly Now를 되풀이해서 듣고 있습니다.
4월입니다. 나뭇가지 뿐인 풍경에 초록빛 잎이 무성하게 더해지는 것도 금방일 것입니다. 4월에는, 모두, 행복하십시오. |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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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4/03 13:38 | 그리고 | trackback (0) | reply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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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말 그럴까? でも、本当にそうかなぁー |
얼마 전에 언급한 적이 있는 일본의 TV드라마,
오버 타임(オーバー・タイム, Over Time) 제9회의 어느 장면입니다.
● 오버 타임 제9회 다이얼로그 우리말로 살펴보기
소리마치 타카시(反町隆史)가 연기하는 카에데 소이치로(楓宗一郎).
키무라 요시노(木村佳乃)가 연기하는 쿠라다 나즈나(倉田なずな).
두 사람이 헤어지는 장면인데요.
배경에 흐르는 곡은 (앞서 포스팅했던 오버 타임 제11회의 장면처럼)
스핏츠(スピッツ)의 명곡 楓(Kaede, 카에데)입니다.
드라마 전체의 흐름이나 해당 장면에 나오는 인물의 비중을 두고 보자면
이 장면보다는 11회에서의 장면이 더 의미있는 장면일 것입니다.
● 오버 타임에 삽입된 楓가 언급된, 또다른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ドラマ オーバー・タイム 第9話 |
하지만 이렇게 楓(Kaede, 카에데)가 BGM으로 나오는 장면을 이 드라마에서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그리고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그 내용이 어떤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제9회의 이 장면은 마치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만한 동영상이라, 또다른 감흥이 있습니다.
더구나 여기서는 BGM인 楓가 처음부터 끝까지 흘러나오기에 스핏츠 팬들에게는 11회의 그것보다 더 반가운 동영상이기도 합니다. |
영화 또는 드라마에서의 이별 장면을 보다 보면 저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만약 현실에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헤어짐의 풍경'이 영화처럼 또는 드라마처럼 그렇게 분위기있는(?) 풍경이라면,
비록 헤어지는 그 당시는 무척 힘들겠지만 세월이 흘러 헤어짐의 아픔은 이미 아물고 난 뒤에 그 당시를 돌이켜 추억할 즈음에는
오래 전 헤어질 때의 아픔도 마치 할리퀸 씨리즈의 로맨스 소설의 한 장면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서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 |
어떤가요? 현실에서 우리가 겪는 또는 주위 친구들로부터 전해듣는 '헤어짐의 풍경'은 어떠한가요?
세월이 흐른 다음 돌이켜 볼 때 아스라한 감정에 빠져들 만큼 분위기(?)있는 풍경이던가요?
영화처럼 또는 드라마처럼 가슴 저리도록 애틋한 추억으로 남겨질, '헤어짐의 세레모니'가 있었던가요? |
혹시‥ 헤어진 적이 있나요? 헤어진 적이 있다면‥, 어떠했나요? 이제는 파스텔 톤의 추억이 되어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인가요?
아니면 아직까지는 (또는 아직까지도) ‥ 그 때 그 시간의 그, 헤어짐의 풍경을 떠올리기 싫은가요? ‥. |
남자 주인공 카에데(楓)와 나즈나(なずな)가 전철역 플랫폼에서 헤어지는 장면, 오버 타임 제9회의 이 장면 이전에
드라마는 그 전날 밤 카에데가 누나의 친구이기도 한 나츠키(夏樹)와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
왜일까?
소짱, 즐거웠던 때는 잊어버리면서 괴로운 일은 잊을 수 없는 것은 왜일까?
어려운 질문.
그런가? 어려운가?
하지만 정말 그럴까?
아무리 어려운 순간이라도 시간이 지나고나면 점점 잊게 되지 않아?
금방은 무리겠지만.
∼ TV드라마 오버 타임(オーバー・タイム, Over Time) 9회 中에서 |
でも、本当にそうかなぁー。 |
나츠키의 궁금함에 대하여 카에데는 이렇게 얘기해주는 것이겠지요.
'금방은 무리겠지만' 지난 사랑의 아픈 기억들은 결국 '시간이 지나고나면 점점 잊게' 되는 것이 아닐까, 라고 말입니다.
나츠키에게 그런 말을 건넸던 카에데는, 그 다음날 손수건을 서로 돌려주고 돌려받는다는 이유로 나즈나를 만납니다.
사실상 이미 헤어짐이 결정난 두 사람이지만 한가닥 미련의 감정이 그런 이유를 만들어낸 것이지요.
그 자리에서 '디즈니랜드에 가자'는 즉석 제안으로, 사소하게 꼬여만 갔던 감정을 풀어낼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즈나는 디즈니랜드행 전철을 타지 않고 보내버린 다음 카에데에게 이렇게 말하고 안녕을 고합니다.
나, 더 이상 카에데와의 추억을 더 만들고 싶지 않아. 생각하면 가슴 아픈 추억만 생각나니까 더 만들고 싶지 않아. |
지난 밤, 사랑의 아픈 추억은, 비록 금방은 아닐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고 나츠키를 다독거려 주었던 카에데.
하지만 다음 날, 금방 잊혀지든 아니든, 더 이상의 추억은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나즈나에게 듣게 되는 카에데.
이 글을 읽고계신 분들은, 지금, 헤어짐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가지고 계신가요?
.
.
플랫폼의 계단을 내려가는 나즈나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백그라운드로 거듭 흘러나오는 楓(Kaede, 카에데)의 후렴부.
さよなら 君の声を 抱いて步いて行く
이젠 안녕 너의 목소리를 안고서 걸어가네 |
혹시 이런 것인가요? ―.― |
● オーバー・タイム 9회 동영상 추출에 도움을 주신 moonsnow님깨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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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26 23:00 | 스핏츠/RARITY | trackback (0) | reply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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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 乙! |
Twilight
The visions dancing in my mind
The early dawn, the shades of time
Twilight crawling through my windowpane
Am I awake or do I dream?
The strangest pictures I have seen
Night is day and twilight’s gone away
With your head held high and your scarlet lies
You came down to me from the open skies
It’s either real or it’s a dream
There’s nothing that is in between..
Twilight, I only meant to stay awhile
Twilight, I gave you time to steal my mind
Away from me.
(이하 생략) |
ドラマ 電車男 オープニング |
ELO(Electric Light Orchestra)의 Twilight가 흐르는 이 동영상은 일본의 TV드라마 전차남(電車男, Denshaotoko) 오프닝입니다.
지난 2월 초순부터 우리나라의 케이블TV를 통해서 방영된 것에는 오프닝 장면에서 Twilight가 아닌 다른 곡이 나오긴 하지만요. |
사람마다 선호하는 분위기의 드라마가 다를 것이므로 이 드라마 전차남을 두고서도 정말 재미있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주인공의 캐릭터가 너무 오버'라는 느낌을 받는 바람에,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짜증도 났었다는 사람도 있더군요. |
ドラマ 電車男 もう一つの最終回スペシャル | 오버 타임(オ―バ―·タイム, Over Time) 다음으로 두번째로 보게된 일본 TV드라마였는데
재미있기도 했지만, 어떤 점에서는 짜증도 났다는 의견에 고개가 끄덕거려지기도 했습니다.
11회에 걸친 정규 방송을 마친 다음 별도로 일종의 시청자 보너스로 방영한 것도 있더군요.
또 하나의 최종회 스페셜(もう一つの最終回スペシャル)라는 것이 그것인데,
일본의 경우 드라마가 인기가 있거나 하면 이런 식의 '덧붙임'도 하나 봅니다.
주인공 '전차남'보다는 주위의 조연들의 이야기에 중점을 둔, 또 하나의 최종회 스페셜.
한신(阪神) 타이거스 팬으로 설정되어 나오는 캐릭터, 우시지마(牛島)의 에피소드.
거기서 재일교포3세인 소닌(ソニン)이 비중있는 역할로 출연해서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물론 전차남 전체도 아니고, 또 하나의 최종회 스페셜 안에서만의 비중이긴 합니다만.) |
일본 영화는 그동안 여러 차례 본 적이 있지만 일본의 TV프로그램을 접한 것은 최근입니다.
오버 타임이나 전차남같은 드라마 말고는 런던 하츠(ロンドンハーツ, London Hearts)라는 것을 몇 차례 봤습니다.
일본의 학부형들에게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TV프로그램 1위'로 꼽히는 것이라더군요.
서점에 가면 보고 싶은 책이 그야말로 산더미같아서 심하게 좌절하게되는데 (어제도 병원 다녀오는 길에 또 그랬습니다)
일본의 드라마 등 TV프로그램에까지 두어 발짝 내딛다가는, 해야할 일을 못하게 될 수도 있겠다 싶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는, 보고 듣고 읽어야 할 것이, (또는 보고 듣고 읽고 싶은 것이) 왜 이렇게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건가요? |
ドラマ 電車男 もう一つの最終回スペシャル | 어쨌거나 다시 전차남으로 돌아가자면..
TV드라마 전차남의 경우 '주인공의 캐릭터가 너무 오버'라는 느낌은 저도 받았는데요.
기본적으로 코미디의 요소가 강한 드라마이긴 하지만,
남자 주인공의 애니메이션 오타쿠(オタク) 친구 캐릭터를 너무 심하게 희화화한다든지
남자 주인공 야마다(山田)는 시도 때도 없이 말을 더듬는다든지 하는 것들,
전형적인 '오타쿠' 또는 '히키코모리(引き籠もり)'의 모습을 나타내려는 연출이었다 할지라도
너무 심하게 오버한다는 생각에 저도 짜증이 조금 나더군요. |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여자 주인공 앞에서든 다른 사람 앞에서는, 컴퓨터를 마주하고 혼자서든 밖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든,
시종일관 '말더듬이' 설정으로 가버리니.. 도리어「아무 생각없이 드라마에 빠져 들기」가 안되더군요.
'말더듬이'라는 것이 마치 오타쿠의 필요충분조건(?)인 것처럼 인물을 정형화시킨 것이 저로서는 불편했나 봅니다.
전차남과는 무관하지만.. 오타쿠, 이종격투기, 플래시몹 등에 익숙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소설(어제 서점에서 뒤적거렸던),
이시다 이라(石田衣良)의 도쿄 아키하바라(アキハバラ@DEEP)에서도 주인공 중 한 명이 심한 말더듬이로 나오더군요. |
ドラマ 電車男 2回 | 뭐, 굳이 흠을 잡자니 그렇다는 것이고 ^^; 전차남, 즐겁게 봤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의 배경이 그렇다 보니, 컴퓨터 '게시판'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많은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예전에 유행하다 사라진) 아스키((ASCII) 아트도 가끔 화면에 등장하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줄여 쓰기나 특수문자 등을 이용한 통신 언어도 자주 보입니다.
예를 들면, 아키하바라(秋葉原)를 아키바(秋葉)라고 줄여서 표현하더군요.
그렇게 줄여서 표현하는 것 중, 처음에는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싶었던 것도 있습니다. |
게시판의 댓글 말미에 그저「乙」이 글자 하나로만 표현한 것이 그것인데,
아마도 일본인이라 할지라도 컴퓨터 통신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잠시 갸웃할 수 있겠더군요.
알고보니 '수고하십시오'라는 표현인「お疲れ様」를 간단하게「乙」라고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お疲(つか)れ様(さま)」의 첫 두 음절인 '오츠(おつ)'를 나타내는, 간단한 글자 하나「乙(おつ)」로 표기한 거죠. |
お疲れ様でした | 궁금증 하나.
예를 들어 회사에서 퇴근할 때라든지 그런 상황에서 나누는 인삿말 중에서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을, 즉「お疲れ様でした。」라는 표현을
허물없는 사이에서는「お疲れ。」라고 줄여서 표현하는 것은 몇 차례 접해본 적이 있는데요.
어떤가요? 혹시 위와 같은 통신언어처럼 '수고하셨습니다' 또는 '수고하십시오'라는 표현을,
인터넷 게시판이 아닌 일상 생활에서도 「おつ。」라고 더 줄여서 표현하기도 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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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19 17:18 | 보기 | trackback (0) | reply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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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자신의 마음은?「버려야지」じゃあ、自分の気持ちは?「捨てる」 |
오버 타임(オーバー・タイム, Over Time)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봤습니다.
일본의 후지(フジ)TV에서 1999년에 방영했었던 드라마인데
우리나라에서는 SBS가 2005년에 방영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얼마 전에 봤으니 한참이나 뒤늦게 본 셈이지요.
저로서는 이 드라마가 처음 접하는 일본의 TV드라마이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TV드라마를 쉽게 접할 기회가 그동안 제게는 없었는지
아니면 그것을 방영하는 케이블TV 채널을 평소 가까이 하지 않았는지
어쨌든 일본의 TV드라마를 '적극적으로' 보려고 했던 적이 없었는데..
이 드라마 오버 타임에는 스핏츠(スピッツ)의 노래가 나온다고 하길래,
기회가 되면 한번 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지요.
그래서 보게된 일본의 TV드라마 오버 타임,
하루에 3∼4회씩 몰아서 보면서 12회의 드라마를 며칠 만에 다 봤습니다.
오른쪽의 동영상은 바로 그 드라마 오버 타임, 제11회의 한 장면입니다.
● 오버 타임 제11회 다이얼로그 우리말로 살펴보기 |
ドラマ オーバー・タイム 第11回 |
フェイクファー | 위 인용한 동영상의 여자 주인공을 통해서도 이야기되듯, 이 장면에서의 삽입음악은 바로
스핏츠(スピッツ)의 8번째 앨범 フェイクファー(Fake Fur, 페이크 퍼)에 수록된 楓(Kaede, 카에데)인데요.
비록 주제곡은 아니지만, 이 곡은 드라마 안에서 3번이나 나올 정도로 나름대로 중요하게 쓰여졌습니다.
드라마 오버 타임에서 이 곡 楓가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맨 처음 장면은,
8회 초반부에서 남자 주인공 소이치로(宗一郎)가 신문사 후배들과 술자리에서 이야기 나누는 장면인데
이 장면에서 그 술집에서의 BGM으로 楓가 잠깐 흘러나옵니다.
(고작 1분도 안되는 장면이지만, 스핏츠의 팬이라면 드라마를 보고있다가 '어라?' 하고 귀를 기울이겠지요.) |
그리고 9회 중반부, 남자 주인공 소이치로가 나즈나(なずな)와 헤어지는 장면에서 이 노래가 다시 흘러나오는데
여기서는 드라마의 흐름과 맞물려서 BGM으로서의 楓는 시청자들에게 그 '분위기'에 몰입되도록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楓가 BGM으로 나오는 장면을 따로 감상한다고 가정하면, 사실 이 장면이 인용한 11회의 장면보다 더 그럴싸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11회. 여자 주인공이 소오짱(そうちゃん)이라고 부르는 남자 주인공과의 전화 통화 장면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는데요.
서로에게 끌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감정을 애써 외면하려는 두 사람이
서로 다가가려 하다가도 멈칫거리는 심리를 잘 묘사해주는 장면 중의 하나입니다.
스핏츠의 노래 楓는 이 장면에서 BGM으로서 만이 아니라 두 사람의 그런 '다가감'과 '멈칫거림'의 소재로서도 작용합니다.
이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FM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의 제목을 두고 나누는 대화가 '무슨 소리야?' 싶을 수도 있는데
드라마 안에서의 남자 주인공 이름이 '카에데 소이치로(楓宗一郎)'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하~!' 싶겠지요.
그리고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의 중의적(重意的)인 표현들에 대해서는 굳이 얘기안해도 되겠지요. |
서로 친구 사이인 세 여자, 나츠키(夏樹), 후유미(冬美), 하루코(春子) 그리고 하루코의 남자 동생 카에데 소이치로(楓宗一郎).
그들을 통해 보여주는 동성 간의 우정, 이성 간의 사랑 그리고 특히 나츠키와 소오짱을 통해 보여주는 이성 간의 우정.
드라마 안에서의 이름도 재미있습니다. 세명의 여자들은 각자 그들의 이름 안에 계절을 뜻하는 글자를 하나씩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여자 주인공인 나츠키는 이름 안에 여름(夏)을, 후유미는 겨울(冬)을, 하루코는 봄(春)을 뜻하는 글자를 가지고 있지요.
그렇다면 가을은? 가을을 뜻하는 글자인 '추(秋)'를 내세우진 않았지만 남자 주인공의 이름에서 가을을 느낄 수가 있네요.
카에데 소이치로(楓宗一郎)에서의 카에데(楓)는 '단풍나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기도 하니까요. |
인용한 동영상에는 중국어 자막이 함께 나오는데요.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저로서는 그것이 도움되기는 커녕 화면을 가로막는 훼방꾼 역할 밖에 안되는데요.
위에 인용한 (우정과 애정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장면에서는, 자막이 실소를 자아내게 하기도 합니다.
두사람의 다이얼로그에서 소재가 되는 밴드 이름, 스핏츠(Spitz)를 'SPEEDS'로 표기한다든지
그들의 앨범 이름 フェイクファー(Fake Fur)를 'Fake Far'로 표기한다든지 하는 것 말입니다. :)
아마도 중국어권의 어느 번역자는 스핏츠를 전혀 몰랐거나 또는 굳이 알고 싶지 않았나 봅니다. OTL..
● 楓 myspitz story.. 바로가기 |
楓
スピカ |
江角マキコ | 이 드라마에 대해서 인터넷으로 잠깐 살펴보니
남자 주인공 카에데 소이치로 역에 GTO의 소리마치 타카시(反町隆史),
여자 주인공 나츠키 역에 서무2과(ショムニ, Shomuni)의 에스미 마키코(江角マキコ),
그 외에 이시다 유리코(石田ゆり子), 니시다 나오미(西田尚美) 등이 출연하고
각본은 롱 버케이션(ロングバケーション, Long Vacation)의 키타가와 에리코(北川悦吏子)라네요.
하지만 일본의 TV드라마는 오버 타임이 처음인 저로서는 사람이든 드라마든 모두 초면입니다. :) |
4회 초반부를 보면「츠루마치 후유미(鶴町冬美)의 이룰 수 없는 사랑과 관련된 해프닝」이후
소이치로와 나츠키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모두 12회에 걸쳐 방영된 드라마 오버 타임의 결말에 대한 힌트,
또는 카에데 소이치로와 카사하라 나츠키(笠原夏樹), 두 사람의 관계는 과연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에 대한 힌트,
그리고 드라마 상의 인물을 빌려서 작가가 이야기하는「사랑에 대한 또 하나의 태도」를 그 장면을 통해서 엿볼 수 있습니다. |
이 글을 읽고계신 분들은, 지금, 사랑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가지고 계신가요? |
그렇다고 해도 나는 남자는 여자를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해.
좋아하는 것 만으로는 안돼.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면 일찌감치 헤어지는 게 나아.
상대가 고통스러울 걸 알면서 그렇게 그냥 두어서는 안돼.
그럼 자신의 마음은?
버려야지.
만약 안된다면‥, 마음 속 깊이 동결시켜 버려야지.
이상해?
아니.
소이치로의 생각에 나도 찬성해.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
그래.
어째서 찬성하는지 설명해줄래?
지금 소이치로가 말한 이유와 같아.
아‥, 통했다.
하지만 그런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은‥,
사실은 진짜로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건‥, 나도 자신은 없지만.
∼ TV드라마 오버 타임(オーバー・タイム, Over Time) 4회 中에서 |
じゃあ、自分の気持ちは?
捨てる。 |
● オーバー・タイム 11회 동영상 추출에 도움을 주신 moonsnow님깨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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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13 12:47 | 스핏츠/RARITY | trackback (0) | reply (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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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독하게 헤엄치기 시작할 것 같아 私は孤独に泳ぎだしそう |
건강상의 문제 때문에 운전을 하지 않은지 벌써 두달 쯤 되는데, 요즘은 주로 전철 또는 버스를 탑니다.
직접 운전을 하면서「door-to-door」로 다닐 때에 비하면 여러모로 불편하지만
(이어폰도 좋아하지 않고 mp3 플레이어도 없는 저로서는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이 특히 불편합니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익숙해지니 지하상가 또는 노점상에서의 눈요기 등 그것도 나름대로 재미나네요.
2호선을 타면 3번출구 그리고 3호선을 타면 6번출구 등, 귀갓길의 지하철 출구도 익히고
2호선 외선순환일 경우는 뒷쪽, 내선순환일 경우 앞쪽이 조금 더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되기도 합니다.
제6뇌신경마비에서 비롯된 복시(diplopia, double vision) 현상이 여전해서 책 읽기는 여전히 힘들지만
낮시간의 전철에서는 (병원에 오갈 때라든지) 책을 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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ソウルの地下鉄路線図 |
해운대를 뜨기 직전의 어느날 저녁, 친구들과 같이 저녁을 먹고 티타임을 가지러 늘 다니던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기던 중,
'Paul Auster의 소설을 읽다가 거기에 언급된 Edgar Alan Poe를 읽게 되었는데 무척 좋더라'고 친구가 이야기 하더군요.
누군가의 책을 읽다가 또는 누군가의 음악을 듣다가 거기에 언급되는 또다른 무언가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 그리로 옮겨가보는 경험.
이를테면, 하이퍼링크 또는 하이퍼텍스트라고 불리우는 개념을 아날로그적으로 만나는 경헙인 것이기도 한데,
누구나처럼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여럿 있고 그런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게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합니다. |
최근 수키 김(Suki Kim)의 통역사(The Interpreter)라는 소설책을 전철 안에서 읽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열세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길에 올랐다는 그녀의 첫 소설인데,
서점에 진열된 이 책을 보고는 (사전 정보는 전무한 상태에서) 그저 겉표지가 아련한 뭔가를 불러 일으켜서 충동적으로 샀던 책입니다.
● 수키 김 오피셜 싸이트 바로가기 |
통역사에서 소설 속의 인물을 통해 James Joyce의 율리시즈(Ulysses)보다 더 위대한 것이라고 언급되는 작품,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풍요의 바다(豊饒の海)가 궁금해져서 읽어볼까 싶었더니.. 번역판이 서점에 없더군요.
그리고 소설 안에서 '에스프레소에 아마레토를 섞은 헝가리안 더블'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헝가리안 더블'이라는 이름의 커피는 스타벅스에서도 커피빈에서도 시애틀커피에서도 못본 듯 합니다.
친구는 Paul Auster의 소설에서 Edgar Alan Poe로 넘어가는데, 이번 경우의 저는 잘 되지 않는군요. 넘어가고 싶은데도 말이지요. |
●「수키 김의 통역사 잠깐」열기 CLICK
엄마, 아빠.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요. 세상의 틀이 무섭고 그 틀을 모조리 깰까 무서워요. 나를 원하는 남자 아이들도 무섭고 나는 남자 아이가 아니라 남자를 원한다는 것도 무서워요.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 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릴까 두려워요. |
"다른 데서 만났더라도 널 알아보았을 거야. 슬픈 너의 눈동자에는 비극의 낙인이 찍혀 있고 너의 콧날은 감수성이 풍부하지. 각도를 보면 알 수 있어. 이마가 나만큼이나 볼록 솟은 것을 보면 나처럼 야심만만하다는 뜻이지. 얼굴에 비해 너무 작은 입술은 아주 엉성하고 불안해 보여. 넌 단점투성이 미인이야." |
두 사람이 나눈 사랑은 도피였다. 두 사람의 사랑이 격렬했던 이유는 흥분 때문이 아니라 거세게 밀려드는 슬픔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결국 서로의 끝에서 외톨이로 남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당시에 그녀는 어느 한쪽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며 선택은 그녀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양쪽 모두를 잃을 줄은, 한쪽을 포기한 뒤에 나머지 하나마저도 놓칠 줄은, 처음부터 선택 따위는 있지도 않은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
통역을 할 때는 아무리 문장이 길더라도 모든 단어를 정확히 옮겨야 한다. 통역사는 수학자하고 비슷하다. 그녀는 방정식을 푸는 것처럼 언어를 대한다. 단어 하나하나마다 동의어를 맞추어야 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정답을 얻을 수 있다. |
그녀는 단어를 들으면 사전적인 의미와 함축적인 의미를 분리한다. 직역은 오역이 되는 경우가 만히 때문이다. 언어는 논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통역사는 단어를 그대로 옮기면서도 이쪽 언어와 저쪽 언어 사이의 간격을 교묘히 메울 줄 알아야 한다. |
그는 파일을 덮으며 그녀에게 수고했다고 인사하고, "두 나라 말을 그렇게 잘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라고 말한다. "단어뿐만 아니라 뉘앙스까지 전달해야 하죠?" 수지는 "네, 뉘앙스까지 전달해야 하죠."라고 대답한다.
'그 빌어먹을 뉘앙스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을 알게 되죠.' |
새로 사귄 친구들은 과거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게 특징이다. 물론 그 친구들을 만나기 직전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요약해 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설명이 그들의 마음 속에 새겨질 수는 없다. 당연한 일이다. 나의 과거가 그들에게는 이야깃거리에 불과하다. |
살아남는 쪽은 머리 좋은 사람들이 아니야. 낯짝 두꺼운 사람들이지. 대학교 때 배운 도덕이며 윤리관을 깡그리 잊어버리는 사람들이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는 사람들이지. |
이 세상에 어느 누가 옳다 그르다를 말할 수 있겠어? 어느 누가 옳은 길이 옳다고 장담할 수 있겠어? |
오랜 친구 앞에서는 거짓말을 해도 소용없다. 하지만 입에 담거나 인정을 해서는 안 되는 말도 있는 법이다. |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한때는 없으면 안되는 줄 알았던 물건이 사라진 것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그런데도 좋아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사랑한다면 그보다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하는 것 아닐까? 사랑은 책임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
듣기도 전에 대답을 미리 알게 되는 때가 있다. 처음부터 의심을 했을 때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
물이 어디 있지? 주위에 누구 없나? 나를 찾을 사람이 있을까? 내가 사라지면 알아차릴 사람이 있을까? 맨 마지막 생각이 그녀를 두렵게 한다. 죽음 자체는 무섭지 않지만 증인이 없는 죽음, 이유가 없는 죽음은 싫다. |
눈을 붙일 시간은 충분하다. 이제 곧 내일이다, 수지의 생일은 끝. 그리고 그레이스의 생일까지는 하루. 지금만은 두 사람이 똑같다. 부모님 없는 두 자매. 곱디고운 미국의 딸. |
∼ 수키 김(Suki Kim)의 통역사(The Interpreter) 中에서 |
通訳士 |
앞서 이야기했듯 제게 아련한 향수 비슷한.. 무언가를 불러 일으키는 책 표지 때문에 구입한 소설책, 수키 김의 통역사.
우리나라 번역판의, 그 표지가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영어 원판은 어떤 표지인지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아마존닷컴에서 살펴보니, 우리나라 번역판은 영어 원판의 커버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었습니다.
지난 시절 여고생 교복 차림의 부동자세 이미지는 제게 표현하기 어려운 아련한 느낌을 불러 일으켰고,
그 느낌은 담담한 분위기의 노래 하나, Chappie의 水中メガネ(Suichu Megane, 물안경)라는 곡을 떠올리게 합니다.
Chappie의 앨범 커버 디자인이 수키 김이 쓴 소설책의 그것과 닮지도 않았고. 노랫말도 수키 김의 소설과는 상관없지만,
소설 속의 주인공인 '수지 박'이란 인물의 캐릭터와 소설 표지의 이미지가 저로 하여금 그 노래를 들으며 이 글을 쓰게 만듭니다. |
어쨌든.. 비록 '풍요의 바다' 그리고 '헝가리안 더블'이라는 '하이퍼링크'는 아직 클릭하지 못했지만
그리고 水中メガネ가 통역사의 관련 '하이퍼텍스트'도 아니고 수키 김의 '히든 트랙'도 아니지만..
괜찮은 소설책 한권을 전철 좌석에 앉아서 짬짬이 (눈이 불편한 탓에 470여쪽을 무려 일주일에 걸쳐) 읽었습니다. |
Chappie
New Chappie
1999-10-10
track 05 水中メガネ
作詞
마츠모토 타카시(松本隆)
作曲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 | 水中メガネ
水中メガネで記憶へ潜ろう
蒼くて涼しい水槽の部屋
あなたの視線に飽きられちゃったね
去年は裸で泳いでたのに
泣きながら鏡の前で舞るユラリユラリ身はカメ
水中メガネをつけたら私は男の子
微かな潮騒 空耳なのかな
無言の会話が きしむ音かな
あなたは無視してマンガにクスクス
私は孤独に泳ぎだしそう
熱帯の魚とじゃれるようにアツイアツイ夏の夜
心はこんなに冷たい私は男の子
岩陰でいちゃついてた あの夏の勻い
洪水みたいに時の波がユラリユラリ打ち寄せる
水中メガネの向こうで
ひとり鏡の前で舞るユラリユラリ身はカメ
水中メガネを外せば見知らぬ女の子 | 물안경
물안경을 쓰고 기억으로 잠겨들자
푸르고 차가운 수조의 방
그대의 시선에 질려버렸어
지난 해에는 발가벗고 헤엄쳤었는데
울면서 거울 앞에서 춤추네 흔들흔들 몸은 거북이
물안경을 쓰면 나는 남자아이
희미한 파도 소리 헛들은 것일까
말 없는 대화가 삐걱거리는 소리일까
당신은 무시하고 만화를 보며 키득키득
나는 고독하게 헤엄치기 시작할 것 같아
열대의 물고기와 장난치는 듯 뜨겁고 뜨거운 여름 밤
마음은 이렇게나 차가운 나는 남자아이
바위 그림자에서 노닥거렸던 그 여름의 향기
홍수같이 시간의 물결이 흔들흔들 밀려오네
물안경의 건너편에서
홀로 거울 앞에서 춤추네 흔들흔들 몸은 거북이
물안경을 벗으면 낯선 여자아이 |
일본의 대중음악에 대해서 제가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Chappie는 이 곡 水中メガネ(Suichu Megane, 물안경) 말고는 널리 알려진 곡이 아마 없는 듯 싶습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 여기를 자주 들려주시는 분들 중에는 스핏츠(スピッツ)의 팬들이 많을 듯 싶어서 -
水中メガネ의 멜로디를 만든 사람은 스핏츠의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인데요.
1999년 11월 9일 시부야(渋谷) On Air East에서 열린 마츠모토 타카시 작사활동 30주년 기념 라이브,
「風待ミーティング(순풍을 기다리는 미팅)」에 출연한 쿠사노 마사무네가 이 곡을 셀프커버하기도 했는데,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 쿠사노 마사무네가 부르는 그 水中メガネ도 포스팅해볼까 싶네요. |
草野マサムネ |
그저께는 무언가 꼼꼼하게 필기할 일이 있었는데, 메꾸어야 할 빈칸에 줄지어져 있는 몇장의 양식에 그만 지쳐버렸습니다.
안경을 벗었다 썼다를 반복하면서 주소, 성명(한글), 성명(한문), 전화번호 등 이런저런 빈칸을 메워나가다가
결국에는 점점 심해지는 두통에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대충 쓰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버렸습니다.
택시 안에서도 귀갓길의 전철 안에서도 계속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도 밤늦도록 두통에 시달리니.. 지난 해 12월이 떠올랐습니다.
'제6뇌신경마비'가 발병하기 직전인 그때도 무척 두통이 심했었거든요. 혹시 이것이 두번째 징후인가 싶어 정말 무서웠습니다. |
자정이 넘었으니, 그러니까 어제 저녁이군요,「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의 두번째 연주회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해 9월 마지막 날 저녁의 첫번째 연주회에서는 합주단의 일원이었을 뿐이었던「그」.
지난 해 그날의「그」는 제게 '좋은 클래식 기타를 사고 싶고 내년에는 쿼텟으로 연주하고싶다'고 말했었지요.
그 날로부터 5개월 쯤 지난 어제 저녁, 비록 좋은 클래식 기타는 아직 못샀지만 그는 무대에서 쿼텟의 일원으로 연주했습니다.
끌레양(F. Kleynjans)의 Les 4 Points Cardinaux, 1. Nord, 2. Sud 3. Est 4. Ouest이라는 곡을 연주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는데, 제목은 우리말로 4개의 방위 1.북 2.남 3.동 4.서라는 뜻이라는군요)
「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의 연주하는 모습, 정말, 너무너무 멋지더군요. ♡
지난 1월 5일 이후 너무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고 그저께 밤은 무섭기도 했지만, 어젯밤의 감동이 이어지는 지금, 저는 행복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병원에 갈 때에는 책같은 것은 들고가지 않고, 돌아오는 길에 코엑스에 들려 레코드숍에 가볼까 싶네요. |
√ 노랫말의 우리말 번역에 도움을 주신 マサミ님께 감사드립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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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04 01:20 | 스핏츠/OTHERS | trackback (0) | reply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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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슈이치가 이야기해주는「타자와의 관계」2 吉田修一が話してくれる「他者との関係」その2 |
ランドマーク | 하지만 일련의 그 행위가 끝나자 짧은 순간 맛보았던 해방감 이상으로 묘한 불안이 엄습해왔다. 가령, 쇠사슬에 묶여 사육되던 개가 갑자기 목줄에서 해방된 것 같은, 점원이 없는 심야의 편의점에 혼자 있는 것 같은, 그런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상황을 주인과 비디오카메라에 의해 감시받고 있는 듯한 조금 복잡 미묘한 불안감이었다. 어차피 마당에서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면, 쇠사슬에 묶여 있는 편이 낫다. 어차피 아무 것도 훔치지 못할 바에는, 카운터에 점원이 지키고 있었으면 좋겠다. |
"저기‥‥‥."
신음을 흘리는 듯한 소리에 이누카이도 대답했다.
"어?"
"저 사람들 참 대단해."
나호코가 말한다.
"난, 내가 이렇게 겁이 많은 사람인 줄 처음 알았어. 무슨 일이든 아무렇지도 않게 해낼 줄 알았는데."
이누카이는 아무런 대꾸 없이 머리 밑으로 다시 베개를 밀어 넣었다.
"저기, 저 사람들 말이야, 돈을 받으니까 무슨 짓이든 다 할 수 있는 건가? 그럼 반대로 우리들은 돈을 지불하니까 아무 짓도 하지 못하게 되는 건가?"
커튼이 젖혀진 상태였다. 하늘이 있을 자리에 건너편 빌딩이 솟아 있었다. 별이 빛날 자리에는 사무실의 불빛들이 켜져 있었다. |
예를 들어 여러 명의 남자들을 한 장소에 모아두고 "자, 이제부터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하시오." 하면, 그들은 어떤 행동들을 할까? 서로의 영역을 빼앗느라 치고 박고 주먹질을 할까 아니면 서로 자리를 양보하고 한 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기만 할까? 주어진 자리에 만족할 수 없는 게 인간의 본성일까 아니면 주어진 자리에 못마땅해 불평을 하면서도 끝내는 받아들이고 마는 것이 인간의 본성일까? 현재를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내일을 위해 살아나가는 걸까 아니면 하나하나 만족하기 때문에 오늘을 살 수 있는 걸까? |
요시하루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마치 "아니, 도대체 왜 불안해하고 싶은 거냐? 응? 도대체 이유가 뭐냐?" 하고 끈질기게 취조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불안해할 일이 전혀 없으니까, 일부러 그럴 만한 짓을 하는 게 아니냐고 하야토는 속으로 대꾸했다. 실제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속으로 말하고 보니 딱 그거다 싶었다. |
거기서 대화가 뚝 끊겼다. 상대에게 'Good morning!' 하고 인사를 했는데, 상대가 'Good Evening' 하고 받는다. 그래서 그제야 '아, 그런가. 벌써 밤이구나!' 하고 깨닫는 것과 비슷하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답 같기도 하고, 정말 심각한 문제 같기도 했다. |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현장으로 간다. 무거운 철근을 어깨에 지고 나르다가 도시락이 배달되어 오면 그것을 먹고 오후에 다시 무거운 철근을 짊어진다. 토요일 밤에는 매주 KENTOS에 가서 아침까지 스텝을 밟고 가끔 도쿄 여자를 꼬인다. 그리고 다시 월요일이 되면 5시에 일어나 무거운 철근을 어깨에 들어 올린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그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자기가 그런 일주일을 보낸다는 것을, 은연중에 모두들 알고 있을 거라 착각하고 있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게 된 근거는 없지만, 설마 아무도 모를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
현장에 도착한 다음에는 일들이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겠지만, 일이 대충 정리되면 나호코에게 전화를 해야지 생각했다. 전화를 해서 인부가 현장에서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내일 만나자고 해보자. 아니, 친정에 가 있는 아내한테 전화를 해서 현장의 사고 소식을 말하고 집으로 빨리 돌아오라고 해야지. 아마도 나호코는 내일 만나주겠지. 아내는 아마도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인부가 현장에서 자살했다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두 사람의 대답은 똑같을지 모른다.
속도가 빨라진 차는 도심환상선 진입을 앞두고 있다. 앞에 롯폰기 힐즈가 우뚝 서 있다. 그 너머로 조명을 밝힌 도쿄타워가 보인다. |
∼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의 랜드마크(ランドマーク) 中에서 |
ランドマ―ク |
2006년 2월 16일 목요일 pm0730 서울 출발 pm1022 부산 도착 KTX 안에서 읽은 책.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 랜드마크에서 언급되는 음악, 책 같은 것들.
동성애 드라마 Queer as Folk 사운드트랙에 수록되어 있다는 노래 Straight to Number One.
저자가 누군지는 나와있지 않고 그저 책 제목만 나와있는 글로벌 경제와 현대노예제.
그리고 하마사키 아유미(浜崎あゆみ)의 I am...이라는 타이틀의 CD.
하지만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번 찾아볼까' 하는 최소한의 관심도 생기지 않았고
잠깐이나마 궁금해졌던 것은, 그런 제목의 DVD가 실제로 있는지 싶었던 도쿄 상공 크루징이라는 제목의 DVD. |
Full Moon Fever
| A Face In The Crowd
Before all of this ever went down
in another place, another town,
you were just a face in the crowd
out in the street walking around
A face in the crowd | Out of a dream, out of the sky
into my heart, into my life
And you were just a face in the crowd
out in the street, thinking out loud
A face in the crowd
words and music by Tom Petty and Jeff Lynne |
구포역 인근에 있는 모텔의 네온사인이 보이는 등, 차창 밖의 풍경으로 곧 부산역에 도착할 것임을 알아차렸을 때,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책을 덮었을 때부터 소설에서 언급되지도 않았는데도 머릿속에 끊임없이 떠오르던 노래 하나.
부산역을 빠져나와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몇번 흥얼거리다 보니.. 왠지 이 소설의 분위기와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던 노래.
Tom Petty의 A Face In The Crowd.
● 요시다 슈이치가 언급되어 있는, 또다른 글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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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2/17 15:14 | 읽기 | trackback (0) | reply (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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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한 알 드시고 후지산을 보십시오 薬を一錠飲んで 富士山を見てください |
靑春生き残りゲーム Seishun Ikinokori Game 청춘 살아남기 게임 |
정리되지 않은 채 책꽂이에 되는대로 마구 꽂혀있는 책들을 쳐다볼 때면
늘상 '저 책들을 언제 정리한담?' 하면서도 정작 정리는 하지 않고
이 책 저 책 꺼내서 뒤적거리면서 각각의 책에 담긴 추억에 빠져듭니다.
일정 분량의 사회과학 서적들을 마치 의무라도 되는 양 읽어야 했던 시절,
그 때의 이른바 '필독 의식화 도서목록' 전부보다도 감동이 더 컸던 책.
적어도 내게는 그랬던, 에두아르도 갈레아노(Eduardo Galeano)의 책.
지금은 절판된, 노랑색 겉표지의 한길사 간행 제3세계 문고 중의 하나,
사랑과 전쟁의 낮과 밤(Dias y noches de amor y de guerra).
사람을 변화시켜줄 수 있는 것은 선동적인 구호나 섬뜩한 칼날이 아니라
도리어 한 권의 책이 더 그렇다는 느낌을 제게 강렬하게 안겨주었던 책. |
1.
아주 더운 여름날이었다. 책도 재미도 없고 따분하기만 했다. |
그렇게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어떻게 그다지도 아름답게 묘사할 수 있는 것인지.
그런 '문체'를 구사하는 능력이 무척 부러웠던, 사랑과 전쟁의 낮과 밤.
지난해 이맘 때 이사하기 직전 수백권의 책들을 밖으로 '내보냈을' 때,
'내보내기' 전에 찢어내어 따로 두었던, 책 뒷표지 안쪽에 끄적거린 메모들.
책꽂이 어느 구석에서 봉투에 담겨져 꽂혀있는 메모 뭉치.
그 메모의 내용 그리고 당시의 필체에서도 추억을 더듬게 됩니다.
그 대부분이 독후감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의 토로같은 것도 보입니다.
「누구나 그랬겠지만, 나에게도 꿈은 있었다.」
「그저께 밤. 어머니께서 눈물을 흘리셨다.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날짜는 적혀있지만, 그 시절 그 날, 왜 그런 글을 남겼는지 알 길 없고
그런 메모가 도대체 어떤 책을 읽고난 다음인지도 이제는 알 수가 없습니다.
긍정적이고 밝은 분위기의, 이런 메모도 보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 중의 하나. 붙임성.」
「우리들의 불가피한 사랑 속에 내재하는 행복의 이미지.」
아주 아주 오래 전「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와의 '문답 메모'도 있었는데
지금은 당시의 상황이 전혀 생각나지 않지만
그런 '문답'을 메모로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그저 재미있었습니다. ^^;;
① 왜 이렇게 늦었는가?
― ○○씨가 국수 먹고 가라고 간절한 권했고, 오다가 ○○와 ○○를 만났음.
② ○○의 부름에 왜 감히 떨떠름하다는 식으로 밖에 의사표현을 못했는가?
― 알 수 없는 여자의 목소리라서 그랬던 것 뿐, ○○인 줄 몰랐음.
③ 두개의 질문에 대해 정확한 해명을 못할 경우에 올지도 모르는 불행한 사태에 대해 너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아는가?
― 책임은 모두 ○○씨와 ○○에게 있음.
④ 성토한다. ○○○.
― 성토의 대상이 본인이라는 점에 대하여 억울함을 금할 길이 없음.
어떤 날인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지만 궁금해지는 '옛' 이름의 그들.
거꾸로 꽂혀있던 책이 보여서 바로 꽂아두고 메모를 한장 두장 찢어버립니다. |
2.
누군가가 문틈으로 봉투를 밀어넣었다.
3.
봉투 위에는 뭔가 이상한 말이 씌여져 있었다.
|
4.
봉투 안에는 초록색 알약이 들어 있었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약 한 알을 삼켰다.
그리운 날
― 최하림
포플러 나무들이 거꾸로 서 있는
강으로 가, 저문 햇빛 받으며
우리 강 볼까, 강 보며 웃을까
이렇게 연민들이 사무치게 번쩍이는 날은 |
시 한편과「시집 살 것」이라고 써둔 메모도 있지만 시집은 결국 사지 않은 듯. :) | |
5.
그는 마치 바람이 새나가는 풍선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고, 순간적으로 그의 키는 엄지 손가락 여섯 개 정도로 줄어들었다.
열화당에서 간행되었던 사진문고 10권을 모두 구입했던 적이 있습니다.
책 뒤에 인쇄된 가격을 보니 2,500원, 그러니까 열 권 모두 사는데 25,000원.
얼마 되지 않는 돈 같지만, 지금의 열화당 사진문고가 한 권에 12,000원이니
요즘 기준으로 보자면 십여만원의 도서 구입을 한방에 지른 셈였지요.
그 10권의 사진문고 씨리즈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보이지 않아
책꽂이 여기 저기 살펴보니, 그 책만 혼자 따로 굴러다니고 있었습니다.
열화당 사진문고 9「듀안 마이클」1986년 5월 20일 초판 발행. 2,500원. | |
6.
문이 삐걱거리며 열리더니, 그가 이제껏 본 어떤 여자보다 큰 여인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국내에서는 절판된 사진집 듀안 마이클의 프랑스어판 표지 |
7.
가까이 올수록 그 여자는 더욱 커졌다. 이내 그녀는 그의 위에 와서 섰다. |
그런데 이 사진집은 1999년 저작권 문제로 절판되었기 때문에
국내출판사의 판본으로는 이제 쉽게 구할 수 없는 책이 되었습니다.
「우연한 만남」,「사후 영혼의 여행」,「사물의 기이함」그리고「장갑」등,
듀안 마이클(Duane Michals)의 대표작이 수록된 이 사진집에는
15장의 사진으로 이루어진 연속사진(sequence photo) 작품인
「약을 한 알 드시고 후지산을 보십시오」도 수록되어 있는데요.
오른쪽의 사진 15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 |
8.
그녀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 같았다. 그는 그녀의 키에 넋이 빠져 버렸다.
「약을 한 알 드시고 후지산을 보십시오」
「Take One and See Mt. Fujiyama」
「Prends-en une et vois le Fujiyama」
사진 각각의 번호 아래에 있는 설명은 듀안 마이클의 자필 설명(caption)입니다.
(국내 번역본에는 작가의 핸드라이팅으로 프랑스어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혹시 듀안 마이클의 사진을 좋아하시나요?
그렇지 않으면 그의 사진을 이번에 처음 접하시나요? | |
9.
그러나 그녀가 자기 위로 앉으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그의 흥분은 두려움으로 변했다.
엄청나게 큰 엉덩이가 그의 위로 덮쳐 내리는 사이에
그는 도망치려고 허둥댔지만 도무지 기력이 나질 않았다.
그의 연약한 다리는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
저는 사진에 대해서 그리고 사진가에 대해서 문외한이긴 합니다만
그의 사진집을 접한 이후부터는 누군가와 사진에 대하여 이야기 나눌 때면
저는「듀안 마이클의 사진을 좋아합니다」라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누구의 사진을 좋아하시나요? | |
10.
엄청나게 큰 엉덩이가 그의 위로 덮쳐 내리는 사이에 그는 도망치려고 허둥댔지만 도무지 기력이 나질 않았다.
그의 연약한 다리는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그는 흥분에 휩싸였다. 어마어마한 음부는 점점 더 가까이 덮쳐 내려왔다. | 따분함. 알약. 변신(?). 그녀의 등장. 넋이 빠짐. 흥분. 그러나 곧바로 두려움.
도망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무기력. 그리고 다시 흥분에 휩싸임.
어마어마한 음부는 점점 더 가까이 덮쳐 내려왔다. |
차라리 싸구려 포르노 사진이었다면 그냥 지나쳐 버렸을텐데.
'핀트(focus)가 맞지 않군' 하고는 쉽게 지나쳐 버렸을텐데.
그는 흥분에 휩싸였다. 어마어마한 음부는 점점 더 가까이 덮쳐 내려왔다. |
| |
11.
그는 흥분에 휩싸였다. 어마어마한 음부는 점점 더 가까이 덮쳐 내려왔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가도 잊혀지지 않는 느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느낌은 떠올릴 때 마다 가슴이 아려오는 아련한 것일 수도 있으며
기회만 된다면 또 한번 느끼고 싶은 행복한 감정이기도 하지만
한편 그 느낌은 떠올리기 조차 싫은 아픈 기억일 수도 있지요.
남에게는 비록 말할 수 없고 스스로에게 조차도 은근히 부끄러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은밀한 느낌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가도 잊혀지지 않는 느낌을 다시 떠올려 주는 것은
사람일 수도 있고 풍경일 수도 있고 혹은 어떤 풍경 속의 사람이기도 하고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물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열화당 사진문고 9「듀안 마이클」
제게는 이 책도 '잊혀지지 않는 느낌'을 떠올려주는 사물 중의 하나입니다.
꿈 '따위'는 포기하고 길바닥을 내달리겠다고만 다짐하던 그 시절.
포기해서 멀어져 간 것들을 문득 돌아보게 만들던 듀안 마이클의 사진들.
그 씁쓸한 느낌.「나를 덮쳐! 나도 어둠 속에서 후지산을 보고 싶어.」
놀랍게도 그는 어둠 속에서 눈덮인 후지산의 정상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驚くべきことに、暗闇の中に、雪に覆われた富士山の頂上が見え始めた。 |
12.
그녀가 그의 위로 걸터앉았다!
|
13.
놀랍게도 그는 어둠 속에서 눈덮인 후지산의 정상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제 저녁식사는 예전에 자주 들리던 칼국수집에서 했습니다.
수년 만에 들린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오셨네요' 하더군요.
함께 자리를 한 '출력소 멤버'들과는 자주 그랬던 것처럼,
스타벅스에 들려 저녁식사보다 더 비싼 티 타임도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친구는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저는 '이루고 싶었던 것' 그 자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한 채
꿈 '따위'는 포기하고 길바닥을 내달리겠다고만 다짐하던 그 시절,
포기해서 멀어져 간 것들을 문득 돌아보며 씁쓸해 하던 느낌,
그런 나날들의 풍경에 대해서만 언급한 듯 싶습니다.
저를 흥분에 휩싸이게 하고 저를 향해 덮쳐오는 '어마어마한 음부'는,
둘러봐도 제 곁에는, 이제 더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아직도 아니 뒤늦게 이제서야 제대로..
'어둠 속에서 눈덮인 후지산의 정상'을 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
.
.
.
「늦어서 미안. 나를 덮쳐! 늦었지만 나도 눈덮인 후지산의 정상을 보고 싶어.」 |
14.
15. |
● 「덧붙임 2006/02/12 pm1058 : 듀안 마이클의 장갑(Le gant)」'관심이 있다면' 보기 CLICK
99ep | 스핏츠(スピッツ)의 靑春生き残りゲーム(Seishun Ikinokori Game, 청춘 살아남기 게임).
EP로 이름붙여져 1999년 1월 1일자로 발매된 99ep는 공식적으로 폐반된 것으로 압니다.
이번 글의 BGM인 靑春生き残りゲーム을 포함, 이 EP에 수록된 세 곡은 모두 그대로 또는 NEW MIX되어
2004년 3월 17일 발매의 b-sides album인 色色衣(Iroiro Goromo, 이어붙여 기운 옷)에 재수록됩니다.
지금 이 글의 BGM은 NEW MIX된 靑春生き残りゲーム가 아니라
이제는 중고음반으로 밖에는 구입이 되지 않는 99ep 수록 버전입니다. |
青春の意味など知らぬ ネズミのように
청춘의 의미 따위 모르는 쥐처럼 | ● 靑春生き残りゲーム 노랫말 살펴보기
정리되지 않은 책꽂이 앞에서 절판된 몇 권의 책들과 뜯어낸 메모 뭉치들을 정리하면서 두서없이 떠오른 상념들은
잊혀지지 않는 느낌을 떠올리게 만들고, 그 느낌은 오래 전에 포기해서 멀어져 간 '꿈'을, 며칠에 걸쳐서 돌아보게 합니다.
'꿈'이라거나 '청춘의 의미 따위 모르는 쥐처럼(青春の意味など知らぬ ネズミのように)' 살면서
오랫동안 '살아남기(生き残り)'에만 급급하며 달려오기만 하다 보니..
'꿈'이든 '청춘의 의미(青春の意味)'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조차도 이제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데도. |
√ 靑春生き残りゲーム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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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2/11 13:35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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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스핏츠 이야기, 오늘은 못하겠어 ごめん、僕のスピッツ話、今日はだめ |
한군데 크게 고장이 나버려서 그런지는 몰라도 여기저기 고장이 나기 시작해. 몸이라는 것이 말야.
이가 아파 음식을 먹기가 곤란해져서 치과에 들렸더니 한달 가까이 신경치료를 해야한다고 하더군.
물론 매일 치료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치료를 끝내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그렇다고 하는데, 내겐 그럴 여유가 없어.
그러한 치료 일정을 들은 것은 오늘의 치료를 마친 후 간호사에게서였는데, 어쨌거나 오늘 마취를 하고, 신경치료가 시작되었지.
신경을 '죽여야 한다'고 했어. 깨어나야할 나의 제6뇌신경은 여전히 '마비상태'인데 어떤 신경은 '죽여야 한다'니, 젠장맞을. |
병원에서 나와서 점심을 먹으러 갔어. 부드러운 것을 먹으라고 했는데.. 고르기 정말 힘들었어. 도대체 뭐가 부드러운 거야?
마취가 풀리지 않은 상태라 음식을 저작(咀嚼)한다는 행위가 무척이나 어색했어. (치과에서 마취를 해본 사람은 알거야.)
그러다 고개를 약간 숙인 채 국물을 떠먹다가 (아, 젠장, 마취가 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깜박한 거야) 결국 저지르고 말았어.
마취가 덜 깨어 꽉 다물어지지 않는 입술 사이로 국물이 맥없이 새어나와 턱으로 흘렀지. 사람 망가지는 것, 그래, 한 순간이야.
배가 부르거나 말았거나 또는 음식이 맛있거나 말았거나 상관없어. 그 장면에서는 숟가락질을 더 해볼 도리가 없는 것이지.
남은 것은, .. 돈을 지불하고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게 식당을 나서는 일 뿐이었어. 흩어진 내프킨을 최대한 깨끗이 정리하고. |
살다가 보면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 이근배의 시집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中에서 |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진 적이 있니? 눈물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있니?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낸 적이 있니?
넘어지고 눈물 보이고 떠나보내고나서 그렇게 컴컴한 곳에 홀로 갇혀서 벌레처럼 살아본 적이 있느냐 말이다. (그거.. 정말 싫거든.)
사실, 내가 지금, 오늘 점심시간의 한 장면으로, 사랑이니 이별의 아픔이니 따위의 형이상학적인 무언가를, 이야기 하려는 것이, 아냐.
눈뜨면 세상이 모두 둘로 보이고 사지 멀쩡한 놈이 계단을 무서워하게 되었는데 치통까지 겹쳐서, 돌아버릴 이 심정을, 말하고 싶은거야. |
정돈하지 않은 침대, 비우지 않은 쓰레기통, 개켜두지 않은 빨래, 모두 그냥 그대로 둔 채로 여기를 빠져나가야겠어.
더이상 콘트롤이 안돼. 이 상태로는 미쳐서 돌아버릴지 모르겠어. (이미 약간은.. 그런 것 같아.) 보고싶은 사람 만나러 갈래. |
●「미안, 스핏츠(スピッツ) 이야기, 오늘은 못하겠어」열기 CLICK
01 今
02 放浪カモメはどこまでも album mix
03 いろは
04 さらばユニヴァ―ス
05 甘い手
06 HOLIDAY
07 8823
08 宇宙虫 (Uchuumushi, 우주벌레)
09 ハ―トが帰らない
10 ホタル
11 メモリ―ズ·カスタム
12 俺の赤い星
13 ジュテ―ム?
14 アカネ |
隼 |
비디오 ソラトビデオ 3
DVD ソラトビデオ 3 | guitars, programming by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
some electronic devices by 이시다 쇼우키치(石田小吉)
produced by SCUDELIA ELECTRO
recorded by 미와 테츠야 & 테라다 야스히코(寺田康彦)
mixed by 테라다 야스히코
mixed at HEART BEAT STUDIO, April 2000.
2000년 7월 26일에 발매, 스핏츠(スピッツ)의 9번째 앨범 隼(Hayabusa, 매) 수록.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徹也) 작곡의 인스트루멘털 宇宙虫(Uchuumushi 우주벌레).
비디오 ソラトビデオ 3(Sora to Video 3, 하늘과 비디오 3) 및 DVD ソラトビデオ 3에도 수록.
비디오와 DVD 표지에 나와있는 앙증맞은(?) 이미지가 바로 스핏츠의「宇宙虫(우주벌레)」인듯. |
● SCUDELIA ELECTRO, 이시다 쇼우키치 그리고 테라다 야스히코 등이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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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2/06 17:25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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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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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이 생의 기미를 안다면 もし あなたが 生の気配が 分かったら |
悩みの祭り Festival of Pain 고통의 축제 |
요즈음 친구들로부터 선물을 받는 기쁨을 여러 차례 누렸습니다. 특별한 날이 아니었는데도 말이지요.
아끼던 연필 모양의 샤프펜슬을 잃어버려서 은근히 속상했는데 얼마전 친구가 샤프펜슬을 사주더군요.
연필 모양의 것은 아니었지만 육각의 나무로 되어있어서 손가락에 닿는 느낌이 무척 좋았습니다.
'출력소'에 들렸더니 가방 메이커인 크럼플러(Crumpler)에서 나온 모자를 제게 선물해주었습니다.
"가장 어울리는 사람에게 주기로 했다"면서 그 사람이 바로 저라고 말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압니다.
모자 챙의 연두색 가장자리만 봐도, 같은 색의 자켓을 입은 그가 더 어울린다는 것은 당연했거든요. |
Crumpler Cap |
Coldplay
Parachutes
2000-07-10
track 01
Don't Panic | Don't Panic
Oh, we're sinking like stones,
All that we fought for,
All those places we've gone,
All of us are done for.
We live in a beautiful world,
Yeah we do, yeah we do,
We live in a beautiful world,
Oh, we're sinking like stones,
All that we fought for,
All those places we've gone,
All of us are done for. |
We live in a beautiful world,
Yeah we do, yeah we do,
We live in a beautiful world.
Oh, all that I know,
There's nothing here to run from,
And there, everybody here's got somebody to lean on.
bass : Guy Berryman
guitar : Jon Buckland
drums : Will Champion
vocals : Chris Martin |
|
흔히 브릿팝(BritPop)이라고 부르는 장르의 음악 중에서 저는 Oasis와 Radiohead를 좋아하는데
어느날 Coldplay의 Don't Panic을 접하고는 이 밴드도 마음에 딱 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게 되지요.
아마 제가「Coldplay, 그거, 괜찮더라」라고 했었나 봅니다.
정작 저는 그 느낌을 잊고 지나쳤는데 친구는 잊지 않고 기억해두었다가 CD를 건네주더군요.
지하철을 타고 해운대로 돌아오면서 CD의 비닐을 벗겨내고 부클릿을 뒤적거렸습니다.
괜히 미안하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무척 고마워서 저도 몰래 혼자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
Coldplay |
공부는 하지 않으면서 문방구 욕심만 잔뜩 있다고 제게 핀잔을 주면서도 슬그머니 샤프펜슬을 사주는 그 친구의 마음에는,
그리고 굳이 제가 가장 어울린다고 말해주면서 모자를 건네주는 그 친구의 마음에는, 제게는 모자란「무엇」이 있습니다.
Coldplay 앨범 전부를 사줄 수는 없고 이것 한장만, 이라고 농을 치며 CD를 선물하는 그 친구의 마음에도 있을 그「무엇」. |
비록 저는 그들처럼 마음이 여유롭지 못하지만, 그리고 얼마전 스님에게 들은 것처럼 저는 '심장에 화(火)가 가득차 있다'지만
여유로운 마음의 그들이 제 곁에 있기에, 그런 그들이 저의 곁에 있음을 떠올리면, 제 마음까지 넉넉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We live in a beautiful world. |
|
생각해보니,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듯 싶은데.. 다시 얼굴보고 얘기하자니 괜히 쑥스럽군요.
지금이라도 '고맙다'는 문자메세지를 보낼까 합니다. 이미 며칠 지나버린 일들인지라, 메세지를 보고는 분명 생뚱맞다고 생각하겠지만.
샤프펜슬을 쥐고서 (방 안에서) 모자를 쓴 채, Coldplay의 Don't Panic을 들으면서 정현종의 고통의 축제를 또박또박 읽어봅니다.
제게는 없거나 모자란「무엇」을 지닌 그들을 떠올리면서, 그들에게 보내기 직전의 편지를 읽어내리듯. 마치 어떤 의식을 치르듯. |
고통의 축제
- 편지
계절이 바뀌고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생(生)의 기미(機微)를 안다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말이 기미지, 그게 얼마나 큰 것입니까.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만나면 나는 당신에게 색(色) 쓰겠습니다.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시(空是). 색공지간(色空之間) 우리 인생. 말이 색이고 말이 공이지 그것의 실물감(實物感)은 얼마나 기막힌 것입니까. 당신에게 색(色) 쓰겠습니다. 당신한테 공(空) 쓰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편지란 우리의 감정결사(感情結社)입니다. 비밀통로입니다.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식자(識者)처럼 생긴 불덩어리 공중에 타오르고 있다.
시민처럼 생긴 눈물덩어리 공중에 타오르고 있다.
불덩어리 눈물에 젖고 눈물덩어리 불타
불과 눈물은 서로 스며서 우리나라 사람 모양의 피가 되어
캄캄한 밤 공중에 솟아오른다.
한 시대가 가고 또 한 시대가 오도다, 라는
코러스가 이따금 침묵을 감싸고 있을 뿐이다. | | 나는 감금(監禁)된 말로 편지를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감금된 말은 그 말이 지시하는 현상이 감금되어 있음을 의미하지만, 그러나 나는 감금될 수 없는 말로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영원히. 나는 축제주의자(祝祭主義者)입니다. 그중에 고통의 축제가 가장 찬란합니다. 합창 소리 들립니다.「우리는 행복하다」(카뮈)고. 생의 기미를 아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안녕.
∼ 정현종의 시집 고통의 축제 中에서 |
아직 계절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3월은 멀었으니까요. 산중으로 들어가던 길에, 서울은「머리가 띵하게 차가운 날씨」라는 문자메세지를 받았습니다. 내일은 또 기온이 뚝 떨어져서 오늘보다 더 추울 거라고 하더군요. 추워진다고 하면 예전과 달리 이제는 조심스러워집니다. 마음 속으로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 ○○ ○○○ 시인은「만일 당신이 생의 기미를 안다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노래합니다. '생의 기미'가 과연 어떤 것인지 저도 알고 싶습니다. 노래 소리 들립니다.「We live in a beautiful world」라고. 저도 시인처럼 읖조려봅니다.「생의 기미를 아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안녕.」 |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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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2/03 17:10 | 읽기 | trackback (0) | reply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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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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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떨어져있어도 또 언젠가 올테니까 どんなに離れていても またいつか来るから |
my home town my home town 마이 홈 타운 |
얼마전 어느날 밤 모니터에「NHK에 오다 카즈마사(小田和正) 나와요!」라는 메신저 창이 하나 떴습니다.
그래서 TV를 켜서 NHK BS채널을 맞춰보니, 그에 대한 다큐멘타리를 방영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시작한지 한참 지난 듯 싶더군요.「にんげんドキュメント : 小田和正 58歳を歌う」
인간 도큐멘트 : 오다 카즈마사, 58세를 노래하다 .. (아니, 그의 나이가 벌써, 그렇게나 되었던가!)
프로그램이 끝나갈 무렵, 메신저 창에는 이런 말이 뿌려졌습니다.「오다상의 목소리가 무척 부럽다.」 |
NHK にんげん ドキュメント |
그 다음날 런치 타임에 만난 ○○先生도 전날밤 그 프로그램을 봤는지, 그 오다 카즈마사 다큐멘타리 이야기를 했고
이야기 끝에「나이 든 모습의 오다 카즈마사는 신중현을 연상하게 한다」고 덧붙였는데, 짧은 머리의 나이 든 모습, 정말 그랬습니다. |
지난해 11월 후쿠오카에 갔을 때 그의 DVD를 깜박하고 사오지 않았던 것이 후회스럽습니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도 아니었는데.
오다 카즈마사 DVD 小田和正 カウントダウン·ライブ ちょっと寒いけどみんなで(오다 카즈마사 카운트다운 라이브 조금 춥다해도 모두). |
오랜만에 그의 음성을 오디오로 '제대로' 듣고 싶어서, 그의 CD 이것 저것 뒤적거리다가 십여년 전의 앨범을 하나 꺼냈습니다.
그의 최신 앨범도 있지만 그것은 슬그머니 밀쳐두고 예전의 앨범인 My Home Town을 오디오에 로딩시켰습니다.
마지막 트랙에 이르렀을 때 그 트랙 만을 repeat시켜놓게 되었고 그렇게 몇 차례 계속해서 듣게 되자 .. 이 글을 쓰게 됩니다. |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이 사회가 누대에 걸쳐 한곳에 살아오기도 하는 농경사회가 아닌지는 이미 제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이고,
호모 노마드(Homo Nomad)라는 인간에 대한 새로운 정의도 (그것이 '공간적인 이동'만을 가리키는 표현은 아니지만)
그다지 낯설지 않은 요즘인데다가, KTX로 세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서울∼부산을 오갈 수 있다고 해도
그래도 지금까지 오랫동안 살고있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는 것은 그리 쉽사리 이루어지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
| 지금 제가 살고있는 이 도시를, 바다에 둘러싸인 이 도시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은 약 일년전 쯤입니다.
보통의 경우 직장 문제나 가정경제의 사정으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일반적일테지만
애증이 함께 했던 이 도시를 제가 떠나기로 결정한 것에는 '감정의 문제'도 크게 작용했었습니다.
비록 주위의 지인들에게 그렇게 말하지 못했지만. 아니, 말할 필요도 없었지만.. |
그런데 떠나기로 마음먹은 이후 어느날부터인가.. 이 도시 여기저기를 다니는 동안 감상에 빠지는 시간이 생겨나기 시작하더군요.
이 도시 이곳 저곳의 풍경들 속에서, 그렇게 마음먹기 이전에는 그저 무심코 지나치던 풍경들이.. 저를 그렇게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あの頃 ここは僕らの 特別な場所だった 그 즈음 여기는 우리의 특별한 장소였지 |
|
언젠가 김해(金海) 천문대를 다녀오면서 밤길을 달려 낙동대교를 건너던 때.. 이 코스로 다시 밤길을 달리는 날이 다시 올까.. 싶었고
이기대(二妓臺)에서 찬바람 맞던 어느 날 오후에는.. 이곳의 시간들을 같이 했던 사람들이 무척 그리울 것라고 생각들었습니다.
해운대 버스 종점의 떡볶이 가게.. 이곳에서의 군것질은 혹시 오늘이 마지막인가 하는 생각에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새롭게 드나들면서 이제 막 저의 단골 가게가 되려던 칼국수집도, 이 도시를 떠나기 전까지 몇번 정도나 더 갈 수 있을런지.
僕らの好きだった あの店も もう無い 우리들이 좋아했던 그 가게도 이제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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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소 멤버'들과 출력소에서의 별말 없이도 느긋하고 즐거운 시간들이 이제 막 시작되었는데,
시내 커피숍에서 그들과의 난상토론이나 바닷가에서의 말없는 산책도 이제 고작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데,
이 도시의 '스핏츠(スピッツ) 팬클럽 멤버'들과 담소화락에 흠벙덤벙하며 즐거워했었는데..
앞으로는 굳이 짬을 내어「나, 내려가니 한번 모이자!」라고 하지 않는다면,
이전처럼「뭐해?」로 시작하는 전화통화 만으로는 쉽사리 그런 시간, 그런 자리를 만들기가 쉽지 않겠지요.
ここで夢を見てた この道を通った 여기서 꿈을 꾸고있었지 이 길을 다녔어 |
「기상하셨습니까?」로 시작해 런치타임까지 이어지던, ○○先生과의 문자 '채팅'도 더이상 없을 것이며
그와 주고받던 '똥(!) 이야기' 문자메세지 릴레이로 낄낄거릴 일도 앞으로는 드물게 되겠지요.
그러고 보니 가끔 생수 한병, 김밥 몇줄과 과일 몇개를 들고 이 도시 주변의 산을 반나절 코스로 오르던,
그 '김밥특공대' 멤버들과의 산행도 이미 오래 전의 일이 되어버렸군요. |
さよなら‥、釜山‥。 |
小田和正
My Home Town
1993-10-27
track 10
my home town
小田和正
自己ベスト
2002-04-24
track 10
my home town
小田和正
カウントダウン·ライブ
ちょっと寒いけどみんなで
2003-11-26
track 31
my home town | my home town
· performed by 小田和正
ここで夢を見てた この道を通った
できたばかりの根岸線で 君に出会った
まだ人の少ない 朝の駅のホ―ムで
待ち合わせた短い時 次の電車が来るまで
my home town my home town
海に囲まれて ここで生まれた
僕らの好きだった あの店も もう無い
あの頃の横浜は遠く 面かげ残すだけ
my home town my home town
どんなに変っても 僕の生まれた街
どんなに変っていても
あの頃 ここは僕らの 特別な場所だった
今でもここに来れば 丘の上 僕らがそこにいる
my home town my home town
海に囲まれて ここで生まれた
(僕らは) my home town my home town
どんなに離れていても またいつか来るから
guitars : Keiichi Hidaka
bass : Chiaki Yoshiike
percussions : Luis Conte
sax : Mitsuhiro Sonoyama
cymbal : Tatsuya Funakoshi
synth. programming : Hideki Mochizuki
background vocal : Rose Stone
background vocal : Alfie Silas
background vocal : Mervyn Warren
background vocal : Rodney Saulsberry
background vocal : Yasuhiro Abe
background vocal : Chikuzen Sato |
| my home town
· performed by 오다 카즈마사
여기서 꿈을 꾸고있었지 이 길을 다녔어
생긴지 얼마 안 된 네기시센(根岸線)에서 너를 만났지
아직 사람 적은 아침 역의 플랫폼에서
만나기로 하고 기다렸던 짧은 시간 다음 전철이 올 때까지
my home town my home town
바다에 둘러싸여 여기서 태어났어
우리들이 좋아했던 그 가게도 이제 없어
그 무렵의 요코하마(横浜)는 멀리 자취 남길 뿐
my home town my home town
아무리 바뀌어도 내가 태어난 거리
아무리 변해가도
그 즈음 여기는 우리의 특별한 장소였지
지금도 여기에 오면 언덕 위 우리가 거기에 있어
my home town my home town
바다에 둘러싸여 여기서 태어났어
(우리들은) my home town my home town
아무리 떨어져있어도 또 언젠가 올테니까
根岸線(ねぎしせん)
네기시센. JR 히가시니혼(東日本)의 철도노선 중 하나.
요코하마∼오후나(大船) 간의 22.1킬로미터 구간.
요코하마 시가지, 매입공업지구 및
요코다이(洋光台)와 코난다이(港南台)의 주택가를 지남.
横浜(よこはま)
요코하마. 토쿄(東京)만에 인접한 항구 도시.
카나가와(神奈川)현의 현청 소재지이기도 한 국제무역항.
面(おも)かげ
(기억 속에 떠오르는 예전의) 모습. 자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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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과 2월의 어느 즈음까지 이 도시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나름대로 정리하고, 2월 중순 쯤 또는 하순에나 이 도시를 떠난다..
.. 그리고 3월부터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 비록 그것이 제 또래의 일반적인 삶은 아닐지라도 그동안과는 다르게 살아보겠다」 |
원래의 생각은 그러했는데, 갑작스런 건강 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바람에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렸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책꽂이 적당한 구석에 그 책을 꽂아두듯, 나름대로 이 도시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海に囲まれて ここで生まれた 바다에 둘러싸여 여기서 태어났어 | 그 누구도 저에게 이 도시를 떠나라고 내몰아내는 것도 아닌데도 저는 마치 쫓기는 사람처럼 허둥대며 이 도시를 떠나야 합니다. |
그렇게 도망치듯 떠나야 하니, 방안 여기저기에 널부러져 어질러져 있는 수많은 것들의 정리는 엄두를 내지못하고 있습니다.
책은 (지난해 그다지 많이 사지않았고 서울을 오갈 때 집에 갖다두기도 했기에) 사전, 참고서 등이 대부분이니까 상자 하나면 되겠지만,
탁자, 방바닥, 오디오 위, 심지어 (계산 후 반납하지 못하고 깜박 들고와버린) E-MART 장바구니에까지 흩어져있는 CD와 DVD는?
하지만 그런 것들도 차라리 괜찮습니다. 파손만 되지 않으면 나중에 언제라도 ABC순으로 정리만 하면 다들 제자리를 찾을테니까요.
탁자, 방바닥, 책상 여기저기 널부러져있는 여러가지 메모들, 계산서, 포스트잇. 무질서하지만 나름대로 '순서'가 있는 것들인데..
이것들을 미리 '질서있게 정리'를 해두지 않고 마구잡이로 짐을 싸버리면 '나름대로의 순서'가 엉켜버릴 것이 뻔하니 난감합니다. |
하지만 그런 것들도.. 그래요, 엉킬테면 엉켜버리라죠.
그것들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니까, '스위치' 내리고 되는대로 짐을 싸버리는 거죠.
감정 처리 조차도 되지 않는 마당에, 그깟 각종 '숫자 따위'의 속(俗)스러운 것들이 뭐 그리 중요하고 대단하겠습니까? |
| 냉장고에 남아있던 마지막 커피 팩, 조금 전에 꺼내어 개봉했습니다. 내려 마시는 '첫' 커피의 향과 맛, 무척 좋습니다.
아.. 스타벅스에서의 타조 차이 티 라테와 베이글, 그것도 괜찮은 아침식사라는 것을 알게된 것이 최근인데,
다른 곳에도 스타벅스는 있다해도 아침식사를 할 만큼 가까운 거리의 스타벅스는 '장산역점' 뿐인데, 여기도 이제 안녕.
아무 것도 건드리고 싶지 않군요. 냉장고에 남아있던 커피 팩 한봉지에서도 이렇게 아스라한 감정이 생겨나 버리니까요.
.. 정리는 단념하고, 이삿짐센터에 전화해서 '자고 일어났을 때의 평소 모습 그대로' 맡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
주체하기 힘든.. 이 도시에 대한 애증의 감정. ― 젠장맞을.
どんなに離れていても またいつか来るから 아무리 떨어져있어도 또 언젠가 올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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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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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1/31 01:00 | 그리고 | trackback (0) | reply (26) |
Tags : 小田和正,
오다 카즈마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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