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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평생 해줘요 この曲は一生やっていきなさい
  ヒバリのこころ Hibari no Kokoro 종달새의 마음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나는 수없이 많은 밴드의 노래를 사랑했지만, 이십대부터 지금까지 내 인생의 특정한 순간들과 연결된 노래들을 부른 밴드는 라디오헤드가 유일한 것 같다. 너바나는 커트 코베인이 자살하는 바람에 일찌감치 탈락했고, 스매싱 펌킨스와 서태지가 유력한 후보였지만 2000년대가 시작되고 내가 삼십대가 되면서 이상하게도 멀어졌다. 그건 오아시스나 그린데이 같은 밴드도 마찬가지다. 삼십대에는 시규어 로스를 무척 좋아했지만, 이십대에는 그런 음악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오직 라디오헤드만을 이십대와 삼십대를 통틀어, 그리고 지금도 열렬히 지지하면서 들을 수 있다. 어쩌면 그건 내가 성장하는 꼭 그만큼만 라디오헤드의 음악도 성장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십 년에 걸쳐서 어떤 밴드의 음악과 내 인생이 나란히 진행한다는 것, 그런 밴드를 가진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 그런 밴드가 있다면 "내 인생은 다른 여러 인생들의 짜깁기!" 같은 헛소리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당연한 말이지만, 이십 년 동안 쭉 좋아할 만한 밴드의 노래를 우리가 지금 들을 수는 없다. 그들이 이십 년 동안 나와 더불어 성장하면서 고르게 활동할지 예측할 수는 없으니까. 내가 들을 수 있는 건 지금 좋은 노래뿐이다. 이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1995년 『Creep』을 들으면서 내가 이십 년 동안 따라가면서 들을 만한 밴드의 노래를 들었다고 말하는 것도 거짓말은 아니다.

김연수의 산문 『소설가의 일』의 <다리가 불탔으니 이로써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 중에서.

소설가의 일
소설가의 일


라디오헤드(Radiohead)Creep은 1992년에 싱글로 나오고 이듬해 2월 앨범으로 나왔다.
그리고 1995년에 개봉된 트란 안 훙(Trần Anh Hùng) 감독의 영화 씨클로(Xích Lô)를 보면
라디오헤드의 그 노래가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장면이 있다.
씨클로에서의 Creep 영상, 유튜브 바로가기

김연수는 "1995년 『Creep』을 들으면서"라고 하면서 특정 연도를 언급하고 있고
위에 인용한 대목 바로 앞에서 영화의 그 장면을 떠올리는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짐작하건대
그가 라디오헤드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그 영화에서가 아닌가 싶다.
아무튼 그렇게 1995년부터 지금까지 이십 년 동안 쭉 라디오헤드와 함께 성장해왔다는데.

1995년.
나는 어떤 음악을 만났을까.
Cyclo
씨클로

僕が君に出会ったのは
冬も終わりのことだった
내가 널 우연히 만났던 것은
겨울도 그것도 막바지 때였다


입학, 졸업, 취업, 이직, 결혼, 출산 등의 특별한 일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지난 시절의 특정 연도에 어떤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지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저런 연대기를 뒤적이며 돌이켜보니
1995년은 내게도 의미가 있는 연도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김연수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내가 스핏츠(スピッツ)의 음반을 처음으로 손에 쥐었던 것이 바로 그해 가을이었다.
그 즈음에 발매되었던 ハチミツ(Hachimitsu, 벌꿀) 앨범이었는데
그날 이후 나에게 스핏츠는 (앞서 인용한 김연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내 인생의 특정한 순간들과 연결된 노래들을 부른 밴드"가 된 셈이다.

김연수는 1995년에 라디오헤드Creep을 처음 듣고 반한 이후,
Pablo Honey, The Bends와 같은 기존 앨범들을 거슬러 올라가 들었을 것이고
또 이후에 나오는 OK Computer, Kid A 등의 앨범을 따라갔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제서야 처음 접했던 스핏츠는 이미 여섯 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한 밴드였기에
이전의 앨범들을 거슬러 올라가 훑기 시작했고 또 한편 새로 발매되는 앨범도 쫓아갔다.

김연수라디오헤드와 함께
나는 스핏츠와 함께
그렇게 이십 년을 지나온 셈이다.
SPITZ NEW ALBUM 1995.9.20 in STORE


김연수는 말한다.
"이십 년에 걸쳐서 어떤 밴드의 음악과 내 인생이 나란히 진행한다는 것,
그런 밴드를 가진다는 건 정말 행운
"이라고.
맞는 말이다.

그리고 나도 이렇게 말할 수 있다.
"1995년 스핏츠를 들으면서
내가 이십 년 동안 따라가면서 들을 만한 밴드의 노래를 들었다고 말하는 것도
거짓말은 아니다."

이런 말을 하게 되면 벅차오르지 않을 수 없고
그런 기분에는 무조건 이 노래를 들어줘야 한다.
ROCKIN'ON JAPAN 201105

涙がこぼれそうさ
ヒバリのこころ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아
종달새의 마음


● 노랫말 그리고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열기


ヒバリのこころ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음악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스트리밍 될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5/01/22 00:53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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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 -  2015/01/23 08:16 comment | edit/delete
저는 음악을 다양하게 접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런 밴드를 만난다는 건 정말 행운이라는 말에는 동감입니다.
그러고 보니 10년, 20년 후에도 듣고 있을 것 같은 음악이 있기는 하네요.
음악은 참 신기하게도 그 음악을 자주 듣던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치열했던 학창시절, 전쟁 같던 회사 생활, 그 당시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행복했던 순간들 모두요.
지금 저의 재생목록을 한 번 보게 됩니다.
어떤 녀석이 끝까지 남게 될까.. 하고요. ^^
         
Kei 2015/01/23 20:52 edit/delete
이십 년 이상 제 곁에 있던 음악은 스핏츠 말고도 여럿 있긴 합니다.
비틀즈가 그렇고 이탈리아의 에로스 라마조띠 그리고 라우라 파우지니도 그런 뮤지션들이지요.

김연수 식으로, 열렬히 지지하면서 듣고 또 함께 성장해왔다는 점에서는 이들 모두가 마찬가지이지만
뭐랄까, 스핏츠의 많은 노래들은 특별하게도 저의 지난 추억들과 딱 붙어있어서
스핏츠는 (다른 밴드나 뮤지션들과는 달리) 저에게, 어쩌면 김연수가 말하는 행운 그 이상입니다.

이 글 덕분에 해커님께서 (아마도 스마트폰의) 노래 재생목록을 보게 되었다니.
어떤 곡이 있었는지 괜히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스핏츠 노래도 있는지 궁금하구요.
myspitz story에 방문해주시고 글도 남겨주시는 것을 생각하면 아마... 있겠죠? 후훗.
스핏츠가 해커님에게도 오랫동안 남아 있는 밴드이기를 바랍니다. 진심!

Booni~ -  2015/01/25 15:47 comment | edit/delete
저 닉네임 바꿨어요~ ^^;; '분'이라는 어감이 싫었었는데요 이젠 구수하고 향토적으로까지 느껴져서요,
게다가 boon이라는 영어단어의 의미도 나쁘지 않구요.

저 오늘 쌩쑈를 한 얘기 해드리러 왔어요,
유투브에 올라온 '후지미노 비너스'를 보고 있는데요 덧글에 이렇게 달려있는거에요.
大好きです^ ^かなしい噂は信じない!! 번역을 눌러보니 '슬픈 소문은 믿지않아!'라고 나오길래...
제 가슴이 철렁~ 스피츠에게 무슨 일이 있는데 나만 모르고 있나 싶어서...
일본인 친구에게 스피츠에 대한 무슨 소식 있는거냐고 편지 보내고..답장을 채 기다리지도 못하고, 혼자 마음이 안좋아서 야후재팬에 '스피츠 슬픈소문'이라고 검색하고는 번역기 돌려가면서 하나씩 보고 있는데...ㅎㅎ가사지 뭐에요!! 아주 혼자 쌩쑈를 하고 있답니다. ㅠㅜ 다행이에요 그래도. 아무일도 없어서 --;

하지만...옛날에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생각나네요, 화분 하나를 키우게 되면서 외출할때의 마음도 편하지 않았다는...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더니...ㅎㅎ
일본어를 해보려고 일단 일본인 친구부터 사귀고 있는데요...아! 어렵네요..일본어. 애들 개학하면 스터디 모임이나 학원이라도 알아봐야겠어요.

동영상은 왠만하면 잘 안보는데요...보면 콘서트에 너무 가고 싶어져서요, ㅠㅜ
그래도 정말 다행이죠?? 저는 앞으로 스피츠가 들려줄 음악이 너무 기대되거든요. 50대, 60대, 70대, 80대에도 들려주길 바라고 있는데...

         
Kei 2015/01/27 01:00 edit/delete
덕분에 모르는 단어를 하나 알게 되었어요.

boon 요긴한 것.
[NOUN] You can describe something as a boon when it makes life better or easier for someone.

불사신의 비너스 쌩쑈 이야기, 프핫!
Pooni~님 아니 Booni~님 덕분에 저도 웃었습니다.

일본어를 배우려고 일단 일본인 친구부터 사귀시고! (가장 빠른 지름길을 찾으셨군요!)
스터디모임이나 학원도 알아보신다니,
게으름만 피우다가 여전히 듣기도 말하기도 잘 되지 않는 저 정도는
봄이 오기 전에 뒤로 제치고 Booni~님께서 앞서 가실 듯!

공연을 가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지면, 정말 'NO대책'이 되기 쉬워요.
내한공연은 감감무소식이니 결국 일년에 딱 한번만이라도 현지출장(!)을 가야겠다 싶고,
그렇게 욕구가 구체화되면서... 저지르게 되더라구요. (방긋방긋)

근데, 허어~, 그거 아세요?
Booni~님의 이런 얘기가 Booni~님을 넘어서 저까지 또 자극한다는 것을. ㅋ
"2015년에 한번만이라도!" 이렇게 결심을 제가 하게 된단 말입니다. 핫핫핫.

Kei -  2015/01/27 12:51 comment | edit/delete
알림:

늦어도 정말 한참 늦었습니다만.
스핏츠의 앨범 디스코그래피를 업데이트 했습니다.
2013년 9월 11일 발매된 14번째 정규 앨범(3종)을 올렸습니다.
이 앨범에 수록된 곡 중에서 이미 두 곡이나 포스팅했음에도
앨범 수록곡에 대한 기초 정보를 이제서야 올리네요.
게으른 탓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거나
http://www.myspitz.com/tt/30

또는
왼쪽 프레임 메뉴 중 노랑색 띠지가 붙은 [myspitz story ,,]을 클릭하신 다음,
펼쳐지는 파랑색 띠지의 서브 메뉴 중에서 [album]을 클릭해도 됩니다.
미키군 -  2015/01/29 22:42 comment | edit/delete
오랜만이에요~ 북마크해놨지만... 너무 오랜만에 오네요^^
여기서 kei님이 쓰신글 보면 필력도 필력이지만 참 공감이 많이되요
뭔가 현실적인(?) 멋스럽게 꾸미지않아서 참 좋아요
늦었지만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길~

p.s. 제가 스피츠 노래 처음들은건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2002~03사이인것같아요
아마도 아이노시로시를 워터보이즈인가? 거기서 퍼피가 부른걸 듣고 그때가 아니였나 싶네요
중요한건 아니지만 요즘 레트로가 유행이니깐 그냥 젖어봤습니다.^^
         
Kei 2015/01/30 13:47 edit/delete
미키군님. 정말 오랜만이시군요.
(북마크까지 해두셨다니, 고마우셔라)

어쭙잖은 제 글에 대한 칭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공감하는 바가 많으시다니, 미키군님과 '통'한 것 같아서 기쁩니다.
미키군님도 201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아직 설날도 되지 않았고, 여전히 1월이라, 새해인사는 여전히 어색하지 않습니다 ^^
2015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워터보이즈!
주연 배우로 나오는 애들은 기억나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일본 배우 타케나카 나오토가 조연으로 나온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디오샵에서 비디오를 빌려보던 시절이엇던 것 같은데, 괜히 ㅋ 추억 돋네요.

야네크 -  2015/02/04 22:59 comment | edit/delete
저도 지인짜 오랜만에 찾아뵈어요 ~
노래 랜덤으로 틀어놓고 공부하다가 스핏츠 나기사가 나오는데
이 곡을 백번도 넘게 들었을텐데 새삼 또 너무 좋아서 ㅎㅎ
가사 찾으러 다니다가 둘러둘러 여기에 왔어요 !!
아직도 계실까 두근두근하면서 눌렀는데
여전한 모습으로 있어서 무척 기분 좋았던거 있죠 ~
게다가 대문부터 제가 좋아하는 김연수 작가의 글이 딱 !!
전 아직 저 책을 읽어보진 못했는데 어서 읽어봐야겠어요

뭐랄까, 스핏츠도 그렇고 이곳도 그렇고
한결같아서 참 좋고 감사합니다 !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성공적으로 얼른 끝나서
미루고 미뤄두었던 스핏츠 노래 가사로 본격적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고
이곳에 더 자주 찾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액션케이님도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Kei 2015/02/05 15:10 edit/delete
이 글 바로 앞에 썼던 2015년 연하장 포스트.
해마다 쓸 때마다, 감사의 마음을 드리는 분들의 닉네임을 열거하면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 분들 중에서 요즈음에는 여길 들리지 않아서 이 연하장 포스트를 보지 못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라고.
하지만 감사를 드리고자 그 분들을 잊지 않고자 그 분들의 닉네임 모두를 올리고 있지요.

야네크님.
'지인짜'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나요?
(지난 연하장 포스트에 야네크님의 닉네임을 빠뜨렸으면, 큰 결례를 했을 것 같은 기분일텐데, 다행!)

스핏츠의 노래를 듣다가 '둘러둘러 여기에' 오셨다니, 기쁩니다.
[myspitz story]는 말씀하신대로 '여전한 모습'으로 이렇게 있답니다.
잊지 않고 다시 찾아주셔서 제가 더 좋고 감사합니다.

지금은 공부를 하고 계시다니, 자주 와달라고 하기는 제가 부담스럽고
마음이 고단하고 힘들 때 가끔 들려주시고
하시는 공부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그때는 매일매일 와주시기를! ^^

야네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공부, 멋진 결실을 맺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speranza -  2015/07/11 02:29 comment | edit/delete
스핏츠와 함께 나이들어갈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생각한답니다.
         
Kei 2015/07/15 18:22 edit/delete
저 역시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이런 생각도 들어서 좋습니다.
"스핏츠 덕분에 나이 드는 걸 잊기도 한다"고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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