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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 필요 없지 知られたくない |
知られたくない Nobody Has To Know 아무도 알 필요 없지 |
언젠가부터 주말이, 특히 일요일이 싫어질 때가 많아졌습니다.
요즈음은 더욱 그런지 지난 주말도 그랬고 막 지나간 어제도, 그제도 그랬습니다. 싫었습니다, 주말이. |
저도 잘 알지못할 요즈음의 제 심사를 짐작이라도 했는지, 지난 토요일에는 친구가 저를 이기대(二妓臺)로 불러냈습니다.
두명의 친구는 카메라를 들고 바다를 찍었고, 반팔티에 홑겹의 윈드자켓을 걸친 저는 찬바람에 가끔 소스라치며 바다를 쳐다봤습니다. |
토요일의 바닷가. 최근의 지난 날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 요즈음 나는 지난날과 달리 어떻게 변했는지.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가끔의 폭식이나 새벽의 군것질에도 불구하고 그 줄어든 체중이 유지되고
피우던 담배의 종류도 몇달 전에 바뀌었고, 할일을 미룬 채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서서히 나빠지기 시작했던 저의 경제사정이 마치 엊그제부터 갑자기 그랬다는 듯 문득 생각들기도 했습니다. |
광안리의 스타벅스로 자리를 옮겨 카페모카와 타조차이(Tazo chai)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느 일본어학원의 누구 강의가 좋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인간의 자유의지, 매트릭스, 비트겐슈타인 등의 단어가 나오는 이야기까지
두서없이 주고받던 스타벅스 3층에서의 토요일 오후가 편안했던지 두시간 남짓의 스타벅스 '금연'도 견딜만 했습니다. |
얼마전 그 두 친구 중 한명의 작업실에 놀러갔다가 거기서 괜찮은 음악을 듣게되어 관심을 보이니까,
국내에서 기획한 Music for Paul Auster라는 타이틀의 2장짜리 컴필레이션 음반이라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컴필레이션 음반을 그다지 선호하지않는 편인데, 그 음반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양쪽 다 품절이라 구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다행히 며칠 전에 손에 쥘 수 있게 되었지요. |
두 친구와 저녁을 같이 먹고난 뒤 필름을 현상하기 위해 DP&E에 잠시 들렸다가 헤어져서는 혼자 광안대교를 타고오면서
이 음반 CD 첫번째 장을 듣다가 수록곡 중 밴드 Spain의 Nobody Has To Know에서 카오디오의 repeat 버튼을 누르게 되더군요. |
Music for Paul Auster
She Haunts My Dreams
Spirituals :
The Best Of Spain | Nobody Has To Know
Nobody has to know
Girl we've fallen so in love
It was just a year ago
And you've kept it to yourself
Nobody has to know
Nobody has to know
Nobody has to know
Girl our love has grown so strong
Close the shades unplug the phone
How can our love be so wrong
Nobody has to know
Nobody has to know
Nobody has to know
Girl we've fallen so in love
It was just a year ago
And you
And you've kept it to yourself
Nobody has to know
Nobody has to know
∼ performed by Spain | 아무도 알 필요 없지
아무도 알 필요 없지
그대여, 우리가 정말 열렬히 사랑했었단 건
그건 일년 전 일이었고
당신은 아무에게도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지
아무도 알 필요 없다는 듯
아무도 알 필요 없다는 듯
아무도 알 필요 없지만
그대여, 우리 사랑은 너무도 강렬해졌지
차양을 치고 전화선을 뽑고
그런 우리 사랑이 어떻게 그렇게 잘못될 수 있었는지는
아무도 알 필요 없지
아무도 알 필요 없지
아무도 알 필요 없지
그대여, 우리가 정말 열렬히 사랑했었단 건
그건 일년 전 일이었고
그리고 당신
당신은 아무에게도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지
아무도 알 필요 없으니까
아무도 알 필요 없으니까
● 팝 칼럼니스트 성문영의 번역입니다. |
저로서는 Spain이란 밴드의 음악을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유명한 재즈 베이시스트 Charlie Haden의 아들인 Josh Haden과 딸인 Petra Haden 등이 만든 밴드라고 하더군요.
Josh Haden는 그의 아버지처럼 베이스를 연주하지만, 장르는 아버지와는 달리 재즈가 아닌 모던락 계통의 음악을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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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롭지만 그래서 도리어 주문을 거는 듯한 어쿠스틱 기타 스트로크, 그것들과 함께 아련한 심정을 만드는 심벌즈 사운드,
균일한 스네어 드럼과 베이스 사이로 문득 피아노, 그리고 마치 무심한 듯 지나간 사랑을 읖조리는 Josh Haden의 음성.
Nobody has to know
Girl our love has grown so strong
Close the shades unplug the phone
How can our love be so wro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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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지나간 일요일. 청소하고 세탁기 돌리고 샤워하고.. 그리고 또다시 싫어지기 시작한 일요일.
밖으로 나가려고 옷을 입다가, 꺼내서 한두번 밖에 입지않았는데 단추가 떨어져나간 가을 자켓이 제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떨어져나가 어디론가로 사라진 단추. 그 소매 단추 따위에 쉽사리 우울해져버린 일요일 오후.
이런 기분이야말로「Nobody has to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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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 따위는 생각하지말자, 싶기도 해서 아예 단추 '따위'는 하나도 없고 지퍼만 붙은 윈드자켓을 새로 사입었습니다.
마음만 그럴 뿐 당장 볼 수는 없었지만, 누군가 무척 보고싶어졌습니다. 문자메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오후 내내 그리고 밤중까지 Music for Paul Auster를 들었습니다. 특히 이 곡 Nobody Has To Know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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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 이기대와 광안리에서 토요일을 함께 했던 그 친구가 메신저로 제게 얘기하더군요.
봄여름가을겨울의 Bravo, My Life와 10년전의 일기를 꺼내어 두곡을 번갈아 듣고있다고.
전 그랬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가을) 그건 어때?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그래 너도 변했으니까
너의 변해가는 모습에 나도 따라 변한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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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의미를 두고 나눈 이야기도 아니고 그저 일상적인 채팅에 불과했는데,
나중 생각해보니 그는 긍정적인 다짐의 노래를 이야기한 반면에 저는 그렇지않은 노랫말의 노래를 얘기한 것 같았습니다.
최근 들어 '싫어진 일요일'이라서 그랬던 것일까요? 또는 종일 듣던 Nobody Has To Know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둘다?
아무튼「Nobody has to know」.. 그런 기분의 일요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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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0615. 날이 밝아오고있어요. 하늘 색깔이 파래져요. 가로등도 곧 꺼지겠지요. 会いたい。おやすみなさい。
참, Nobody Has To Know, 이 노래로 떠오르는 Paul Auster의 소설은? |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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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24 06:21 | 듣기 | trackback (0) | reply (21) |
Tags : Charlie Ha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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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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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그대 목소리, 미캉즈의 un+plugged concert さよなら 君の声、あるミカンズのアン+プラグド·コンサ―ト |
ミカンズのテ―マ Mikanzu no Theme 미캉즈의 테마 |
ミカンズのテ―マ(Mikanzu no Theme, 미캉즈의 테마)에 대한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의 코멘트.
이건「미캉즈(ミカンズ)」라는 가공의 밴드의 테마 송을 만들고 싶다는 설정을 해서 만든 곡.
스핏츠(スピッツ)의 다른 모습.., 온화한 느낌의 밴드인 셈이죠.
복잡하게 보여도 상당히 심플한 곡입니다.
클라이막스 뒤에 기타와 베이스를 유니즌(unison)으로 하거나,
그런 장난기가 들어간 것은 카메다(亀田)씨가 잘 만듭니다. 저희들도 즐겁게 했습니다.
트윈 기타에 의한 솔로는 저와 테츠야(テツヤ)가 2개 동시에 녹음했습니다. 이벤트입니다. (웃음)
도중의 다중 코러스는 밸런스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더블(double)로 4 보이스(voice)니까 8개 녹음했습니다. |
● 유니즌 : [음악] unison. 같은 음으로 함께 연주하는 것.
● 카메다(亀田) : 三日月ロック(Mikazuki Rock, 초승달 록) 앨범의 프로듀서 카메다 세이지(亀田誠治) |
草野マサムネ |
三日月ロック | 쟁쟁거리는 기타 스트로크(stroke)의 상큼함.
마사무네의 말처럼 '장난기'스러워서 슬며시 미소짓게 만드는 기타와 베이스의 유니즌.
탬버린과 카우벨(cowbell) 소리를 들려주기도하는 드러머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
말그대로 '이벤트'스러운 쿠사노 마사무네,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의 트윈 기타, 그 재미있는 멜로디.
三日月ロック 앨범의 거의 모든 곡에 참여하는 나카야마 노부히코(中山信彦)의 프로그래밍.
그리고 마사무네, 테츠야,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 사키야마, 멤버 전원이 참여하는 백그라운드 보컬.
三日月ロック 앨범 4번째 트랙 ミカンズのテ―マ(Mikanzu no Theme, 미캉즈의 테마)입니다. |
쿠사노 마사무네가 가공의 밴드로 설정한「미캉즈」는,
「밀감」이란 뜻의 일본어「ミカン(蜜柑)」에다가,
영어에 있어서 명사의 복수형 접미사인「s」를 붙여 만들어 낸, 스핏츠표(?) 신조어로 추정되는데
쿠사노 마사무네는 어느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희들이 스핏츠라는 이름에 대해 불만이 있어요.
또 새롭게 인디 밴드로 시작하고 싶은 기분도 있고 해서..
ミカンズ라는 밴드로 이름을 고쳐서 시작하고 싶은 그런 기분이어서.. 한번 만들어봤습니다.
아무도 우리를 모르는 곳에서 새로 시작하는 그런 기분으로.. |
● ミカンズのテ―マ 노랫말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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ミカンズ |
2005년 10월 현재 정규 앨범만 해도 11장을 발표하여 이미 관록의 밴드가 된 스핏츠에 걸맞게,
일본 현지에는 이제 그들의 음악을 연주하는 카피밴드(copy band)도 여럿 된다고 합니다. |
예를 들자면,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5명으로 이루어진 Spiral,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진 5인조이면서 주로 오사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하니 비(ハニ―ビ―, Honey Bee),
그리고 스핏츠와 같은 포맷으로 구성된 벌꿀(ハチミツ, Hachimitsu)란 카피밴드가 있는가 하면
5인조 꿀벌(ミツバチ, Mitsubachi)라는 카피밴드도 있고 SPOONY라는 4인조 카피밴드도 있습니다.
밴드 이름의 유래가,「スピッツ好きのファン(犬)」→「スピ犬」→「スピ―ヌ―」라고 하는,
5인조 밴드 스피누(スピ―ヌ―, SPYNOO)도 카피밴드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
여성 4인조 레이(零, Ray), 삿포로(札幌) 출신의 Chow Chow, 5인조 마메시바(まめしぱ, Mameshiba),
스핏츠의 노래 ハニ―ハニ―(Honey Honey, 하니 하니)를 그대로 밴드 이름으로 한 하니 하니(ハニ―ハニ―, Honey Honey),
그리고 '흉내'라는 뜻의 단어「ものまね(monomane)」와 스핏츠의 노래 ハネモノ(Hanemono, 날개같은 자)
이 둘을 결합시킨 밴드 이름으로 스핏츠 카피밴드임을 당당히 말하고자하는 듯한 마네모노(マネモノ, Manemono),
밴드 이름의 유래가, 스핏츠의 노래 ほうき星(Houki Boshi, 혜성) 후렴부에 나오는 단어「桃缶(ももかん)」그리고
12번째 싱글 涙がキラリ☆(Namida ga Kirari ☆, 눈물이 반짝☆)의 제목에서 비롯된 듯한 카피밴드 momo☆can,
冷たい頰(Tsumetai Hoho, 차가운 뺨) 노랫말에서 만날 수 있는 단어를 밴드 이름으로 한 토끼풀(シロツメクサ, Shirotsumekusa),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의 이름을 빌린 키쿠 마사무네(菊正宗, Kiku Masamune) 등의 카피밴드도 있습니다. |
그 외에도 밴드 이름에서 스핏츠 카피밴드임을 담박에 알 수 있는 밴드들이 또 있는데요.
3인조 아코핏츠(アコピッツ, ACOPITZ) 그리고 5인조 코핏츠(コピッツ, COPITZ)가 그들입니다.
코핏츠의 경우, 재미있게도 그들의 홈페이지 조차도 스핏츠의 공식 싸이트를 '카피'합니다.
2003년 10월에 이미 스핏츠의 공식 싸이트가 대폭 리뉴얼되었기에, 지금은 비교해볼 수가 없습니다만
코핏츠의 홈페이지는 리뉴얼 이전의 스핏츠의 공식 싸이트를 그대로 카피하고 있습니다. |
●「덧붙임 하나 : 2005/10/23」리뉴얼 이전의 spitzbergen 모습 보기 CLICK
滿月ロック | 일본의 스핏츠 카피밴드들은 개별적으로 활동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함께 연합 공연도 하는 등 서로 교류도 많은 듯 싶습니다.
2002년 12월 29일 토쿄(東京) 산겐자야(三軒茶屋) Grapefruit Moon에서
스핏츠 10번째 앨범 三日月ロック(초승달 록)를 떠올리게 하는 공연 타이틀인
「滿月ロック(보름달 록)」라는 타이틀의 연합 공연을 했으며,
이듬해인 2003년 3월 8일 토쿄 키치죠지(吉祥寺) Silver Elephant에서
「ミカンズの集い(미캉즈의 집합)」라는 연합 공연을 했다고 합니다. |
「미캉즈 총집합!」정도로 해석되는, 카피밴드 연합 공연 타이틀「ミカンズの集い」로 미루어보면
일본의 스핏츠 카피밴드들에게 있어서는,
쿠사노 마사무네가 상상의 밴드 이름으로 만든,「ミカンズ」라는 신조어가
스핏츠 카피밴드 자신들을 일컫는 대명사로 받아들여지기도 하나 봅니다. |
ミカンズの集い |
이 공연 타이틀「ミカンズの集い」역시 스핏츠의 1996년 5월 공연 타이틀인 カゲロウの集い(아지랑이 총집합)을 떠올리게 하지요. |
2004년 1월 25일에는 토쿄 신주쿠(新宿)에 있는 카구라자카(神楽坂)DIMENSION에서
「スピッツ日和(스핏츠 날씨)」라는 공연 타이틀로 카피밴드 합동연주회가 있었답니다.
「日和(ひより)」는 우리말의 한단어로 뭉뚱그려 표현하기 힘든 일본어인데
「∼하기 안성맞춤인 날씨」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スピッツ日和」는「스핏츠 음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날씨」정도..쯤 될까요? ^^;;
그래서 스핏츠 카피밴드의 공연 타이틀로도 '안성맞춤'이라는 느낌입니다. |
スピッツ日和 2004 |
이 카피밴드 합동연주회가 있었던 날로부터 약 1년쯤 뒤인 2005년 1월에 발매된 ス―ベニア(Souvenir, 기념품) 앨범을 통해
ナンプラ―日和(Namplaa Biyori, 남프라 날씨)라는 곡을 들을 수 있게 되는데, 재미있군요.
2004년 1월 스핏츠 카피밴드 공연 타이틀「スピッツ日和」그리고 2005년 1월 스핏츠의 신곡 ナンプラ―日和. ^^;; |
수년전 인터넷을 통하여, 여성 보컬을 앞세운 스웨터(Sweater)라는 밴드의 mp3 파일을 접했던 적이 있는데
아마도 클럽 라이브에서 따온 것으로 짐작되는, 조악한 상태의 녹음이긴 했어도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스핏츠의 Holiday와 虹を越えて(Niji wo Koete, 무지개를 넘어)
그리고 ルナルナ(Luna Luna, 루나 루나)를 카피한 라이브 음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주위에 알아보니, 영화 버스, 정류장 O.S.T.에 수록된 세상은이라는 곡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여
Staccato Green이라는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던 밴드 스웨터, 바로 그 밴드의 클럽밴드 시절 라이브라고 하더군요.
그들은 비록 본격적인 스핏츠 카피밴드는 아니었지만, 무명시절 클럽 라이브에서 스핏츠의 곡들을 가끔 연주했다고 합니다. |
우리나라에서의 스핏츠 카피밴드를 언급하자면, 스누피 밴드(Snoopy Band)를 꼽을 수 있습니다.
세컨드 기타를 담당하고있는 강병훈의 주도로 결성되어 몇번의 멤버 교체 이후 2005년 10월 현재 휴식기에 있는 카피밴드인데요.
스누피 밴드는, 스핏츠 카피밴드로는 제가 처음 공연을 즐겼던 스핏츠 카피밴드이기도 합니다. |
스누피 밴드의 리더 강병훈의 설명에 따르면, 처음 밴드 이름을 작명할 즈음 주위의 어느 분께서
(아마도 밴드 이름으로서의 스핏츠는 모르고 개 종류로서의 '스핏츠'로 인식했던 그 분이)
그만 잠시 혼동하여 스핏츠를「스누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
우연, 착각 또는 혼동을 통해서 만들어진 스누피 밴드라는 밴드 이름이,
혹시 딱 맞게 떨어지는 논리 속에 만들어졌을지도 모르는 이름보다 도리어 다양한 느낌을 주는 무엇이 된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일본의 スピ―ヌ―(SPYNOO)의 작명 유래와 비교해서도 재미있구요. |
CLUB EVANS | 2003년 7월 12일 토요일 오후 5시 홍익대학교 근처 클럽 에반스(EVANS)에서
「ミカンズ(미캉즈) - "さよなら 君の声(안녕 너의 목소리)" UN+PLUGGED CONCERT」라는 공연 타이틀로
스핏츠 카피밴드인 스누피 밴드 (4기)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세월도 제법 흘렀고 멤버 교체도 있었으며, 비록 일개 '카피밴드'의 것에 불과한 공연이었을지라도
(사소한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스핏츠와 관련된 기록의 의미로 그날 공연에 대해 몇자 적어봅니다.
앵콜 3곡을 포함, 그날 공연에서 연주된 15곡과 당시의 스누피 밴드 4기 멤버 라인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
① エトランゼ(Etranger, 에뜨랑제)
공연 타이틀의 'UN+PLUGGED'적 분위기를 짐작하게하는 출발.
4기 멤버로 새롭게 등장한 키보드(keyboards) 강민정이 곧바로 주목되던 오프닝.
● エトランゼ myspitz story .. 바로가기
② 空も飛べるはず(Sora mo Toberuhazu, 하늘도 날 수 있을 거다)
그날 공연의 프렐루드(prelude)같던 エトランゼ가 끝나자마자 멤버 전원의 연주로 시작되는
미디움 템포의「하늘도 날 수 있을 거다」.
백 보컬리스트 계은정의 하모니카(mouth organ) 간주는 예상치않았던 보너스. |
keyboards 강민정 |
③ スカ―レット(Scarlet, 스칼렛) Single Ver.
쿠사노 마사무네와는 다른 보이스 컬러가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하던
스누피 밴드 4기 보컬리스트 정희탁.
그날 공연 이후 일본으로 떠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가슴에 와닿던 공연 타이틀, 'さよなら 君の声(안녕 너의 목소리)' ..
● スカ―レット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vocal 정희탁 |
④ HOLIDAY
일렉트릭 기타의 프렛(fret) 위를 바쁘게 떠다니던 피킹(picking)이 인상적이었던 곡.
그 주인공, 퍼스트 기타리스트 김대원.
키보드 강민정과 함께 스누피 밴드 4기 멤버로 합류. 정진하기를.
⑤ 日なたの窓に憧れて(Hinata no Mado ni Akogarete, 햇살 드는 창을 그리워하고)
스핏츠의 원곡과는 다르게 슬로우 템포로 인트로를 들려주던,
君に触れたい 君に触れたい 日なたの窓で
너에게 닿고싶네 너에게 닿고싶네 햇살 드는 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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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guitar 김대원 |
⑥ サンシャイン(Sunshine, 선샤인)
밴드의 중심이지만 정작 무대에서는 뒤로 물러서있던, 밴드 리더이자 세컨드 기타리스트인 강병훈.
⑦ ジュテ―ム?(Je T'aime?, 쥬 뗌므?)
원곡에서 간 지안민(甘健民, Gan Jianmin)이 연주하는 얼후(二胡),
스누피 밴드에서는 김대원의 일렉트릭 기타가 그 역할.
● ジュテ―ム? myspitz story.. 바로가기 |
2nd guitar 강병훈 |
⑧ 俺のすべて(Ore no Subete, 나의 전부)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을 연상하게 만들던,
정장 차림의 드러머 이동혁 그리고 그의 깔끔한 드러밍.
⑨ ヘチマの花(Hechima no Hana, 수세미외꽃)
메인 보컬보다는 백보컬리스트 계은정에게 더 눈길이 가던 곡.
그리고 잔잔히 깔리던 이동혁의 하이햇(hi-hat) 그리고 심벌(cymbals) 사운드. |
drums 이동혁 |
⑩ うめぼし(Umeboshi, 매실장아찌)
하모니카, 템버린, 쉐이커(shaker)에 이어, 이 곡에선 팬 플류트(pan flute)의 계은정.
⑪ 猫になりたい(Neko ni Naritai, 고양이가 되고싶어)
좋아하는 곡이지만 콘서트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치않았기에, 더욱 좋았던 곡.
⑫ 楓(Kaede, 카에데)
마지막곡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엔딩. 그리고 앵콜곡이 뭘까 궁금해지기 시작하던.
さよなら 君の声を 抱いて步いていく
이젠 안녕 너의 목소리를 안고서 걸어가네 |
● 楓 myspitz story.. 바로가기 |
back vocal 계은정 |
앵콜 ① ルナルナ(Luna Luna, 루나 루나)
베이스가 프론트(front)로 나서는 간주 부분에서 그 자신만만한 미소의 베이시스트 허준호.
앵콜 ② 田舍の生活(Inaka no Seikatsu, 전원생활)
さよなら さよなら 窓の外の君に さよなら言わなきゃ
이제 안녕 이제 안녕 창밖의 너에게 안녕을 고해야만 하네 |
● 田舍の生活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bass 허준호 |
앵콜 ③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
스누피 밴드가 관객들과 함께 했던, 그날 공연의 하이라이트.
ルララ宇宙の風に乘る
루라라 우주의 바람을 타네 |
비록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는 없었지만
밴드 멤버 못지않게 공연을 위해 애썼던 그날의 스태프.
정성훈, 이병욱, 조영민, 이상섭, 김민주 그리고 유상봉. |
2003/07/12 스누피 밴드 |
新宿 大久保 HOT SHOT | 스누피 밴드의「ミカンズ - "さよなら 君の声" UN+PLUGGED CONCERT」공연 일주일 전인,
2003년 7월 5일 토쿄 신주쿠 오오쿠보(大久保)의 라이브하우스인 HOT SHOT에서
「SPITZ SESSION TOKYO 夏ミカンズ(여름미캉즈) 2003」라는 타이틀의 공연이 있었다고 합니다.
직접 본적은 없지만 짐작컨대, 아마 스핏츠 노래 경연을 통한 스핏츠 카피밴드들의 축제같아 보입니다.
이러한 'SPITZ SESSION'은 이전에도, 「SPITZ SESSION KANSAI 出産(출산) 2002」
그리고「SPITZ TOKYO SESSION ~すごろく(스고로쿠) 2003」라는 공연 타이틀로 있었다고 하니,
이 행사는 이미「ミカンズ」즉, 스핏츠 카피밴드들을 위한 연례행사가 된 듯 합니다. |
만약 그 'SPITZ SESSION' 주최측에서,
우리나라에도 스누피 밴드라는「韓国産 ミカンズ」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우리의 스누피 밴드를 스페셜 게스트 밴드로 초청하고싶지 않았을까요? *^^*
참고로 2004년에는 나고야(名古屋)의 라이브하우스 OYS에서 이 행사가 치러졌다네요. |
SPITZ SESSION 名古屋 |
Bonnie Raitt | 그 명성에 비해서는 우리나라에서 그다지 대접받는 뮤지션은 아니지만,
12살때부터 기타를 연주했고 70년대 초반 데뷰한 이후 지금도 왕성한 음악활동을 하고있는
거물급 여성 뮤지션 Bonnie Raitt는 뮤지션과 팬에 대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I think my fans will follow me into our combined old age.
Real musicians and real fans stay together for a long, long time. |
스누피 밴드 멤버들이 앞으로 계속 뮤지션의 길을 걷는다면,
언젠가는 스핏츠 카피밴드를 넘어 자신들만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뮤지션이 되겠지요.
그날 공연에 왔던 관객들은, 가까운 미래의 그들이 'real musician'이 되기 바라며
2003년 7월의 관객들 중 많은 사람들이 스누피 밴드의 'real fan'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
그런 바램을 담아서,
스핏츠 3번째 앨범 惑星のかけら(Hoshi no Kakera, 별의 파편)에 수록된 リコシェ號(Ricochet-gou, 리코쉐호)의 코러스,
GO GO GO! リコシェ, GO GO GO! リコシェ, GO GO GO! リコシェ OH YEAH! | 그것을 이렇게 바꾸어서 흥얼거려 봅니다.
GO GO GO! SNOOPY, GO GO GO! SNOOPY, GO GO GO! SNOOPY OH YEAH! |
● リコシェ号 myspitz story.. 바로가기 |
√ 이 글에 첨부된 음악의 저작권은 원 소유자 또는 관계 회사에 있으며 재사용을 금합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만일 권리를 가진 개인이나 단체가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음악 파일은 즉시 삭제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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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21 23:25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5) |
Tags : Bonnie Rai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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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山信彦,
亀田誠治,
滿月ロック,
스누피 밴드,
스핏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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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수제비, 우주선, 잠수함 그리고 화성으로 가는 로케트 水切り遊び、宇宙船、潜水艦 そして 火星に行くロケット |
첫 앨범인 スピッツ(Spitz, 스핏츠)부터 최근 앨범인 ス―ベニア(Souvenir, 기념품)까지의 수록곡 중에서
스핏츠(スピッツ)의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가 멜로디를 만든 곡은 아래 표에 있는 여섯 곡입니다.
자주 듣는 곡은 아닐 수 있지만,
이 여섯 곡 중에서 마음에 드는 곡을 골라본다면 어느 곡을 선택하고 싶나요?
여섯 곡 모두 괜찮지만, 꼭 골라본다면..
저는 그들의 세번째 앨범 惑星のかけら(Hoshi no Kakera, 별의 파편) 마지막 트랙인
연주곡 リコシェ号(Ricochet-gou, 리코쉐호)입니다. |
惑星のかけら |
스핏츠의 노래 중에서 미와 테츠야가 멜로디를 만든 곡 (2005년 9월 현재) |
1991 | スピッツ | 月に帰る | Tsuki ni Kaeru | 달에게 돌아간다 | 1991 | スピッツ | 死神の岬へ | Shinigami no Misaki e | 사신의 곶으로 | 1991 | 名前をつけてやる | 鈴虫を飼う | Suzumushi wo Kau | 방울벌레를 기른다 | 1992 | 惑星のかけら | リコシェ号 | Ricochet-gou | 리코쉐호 | 1996 | インディゴ地平線 | 花泥棒 | Hana Dorobou | 꽃도둑 | 2000 | 隼 | 宇宙虫 | Uchuumushi | 우주벌레 |
水切り遊び | 「リコシェ」가 무슨 뜻일까? 궁금해서 인터넷을 헤매다보니 이런 글이 보이더군요.
「リコシェ」は フランス語で「ricochet = 水切り遊び」のこと。
水切り遊びってのは、
川とかで 石ころを 投げて 水の上を ぴょんぴょん 走らせて「何回跳んだ」かを 競って 楽しむ 遊び のことだね。 |
일단 영문표기가 어떻게 되는지는 확인된 듯 싶어 영한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나와있었습니다.
ricochet :「불어」(탄환 등이 물이나 땅의 표면을) 튀며 날기, 또는 튀며 나는 탄환(돌) |
위 두가지를 미루어 짐작컨대,
「리코쉐(リコシェ, ricochet)」는 아마도 어릴 때 강가에서 많이 해보던 '물수제비 뜨기'을 의미하는 듯. |
リコシェ号가 수록된 앨범 타이틀이 惑星のかけら(Hoshi no Kakera, 별의 파편)이라는 점과
제가 느끼는 이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 등을 미루어 짐작해서,
저는 リコシェ号가「Ricochet」란 이름을 가진 스페이스쉽(spaceship), 즉 스핏츠가 상상하는 우주선 정도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추측은 그저 제 느낌 또는 바램(?)일 뿐이었는지, 정작 스핏츠 오피셜 싸이트인 SPITZBERGEN을 방문했더니
「リコシェZ号(리코쉐Z호)」라고 이름지어진 메뉴의 아이콘이「잠수함」인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2003년 10월 스핏츠의 오피셜 싸이트가 대폭 리뉴얼되어 지금은 이 메뉴를 접할 수 없습니다만.)
하지만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リコシェ号를 '잠수함'이 아닌 '우주선'으로 상상하며 이 노래를 즐깁니다.
억지스럽겠지만, リコシェZ号(리코쉐제트호)는스핏츠의 잠수함일 뿐, '진짜' リコシェ号(리코쉐호)는 스핏츠의 우주선이라고 말입니다.
저의 상상에 맞추는 것 같긴 합니다만..
「리코쉐(リコシェ, ricochet)」즉, 물위를 살짝 튀면서 날아가는 '물수제비'의 모습은 아무래도 잠수함보다는 우주선..스럽지 않나요? |
ことぶき光 CLICK .. ↑ | 스핏츠의 이 연주곡을 위해 참여한 객원 뮤지션은 세사람이 있습니다.
왼쪽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코토부키 히카루(ことぶき光)라는 뮤지션이 그 첫번째인데
그는 이 곡에서 아날로그 신디사이저(analog synthesizer) 연주를 통하여
'제 마음대로의 상상'인「우주를 비행하는 우주선 리코쉐호」의 분위기를 더해주는데 한몫을 합니다.
코토부키 히카루에 관해서는 왼쪽에 있는 그의 이미지를 클릭하여 살펴보기 바랍니다. |
아울러 하세가와 토모키(長谷川智樹)는 하몬드 오르간(hammond organ)를 연주하는데요.
수백곡의 광고음악을 작곡한 음악인으로도 유명한 그는,
惑星のかけら 앨범에서는 이 곡 リコシェ号 말고도
6번째 트랙 シュラフ(Schlaf, 슬리핑 백)에서 어쿠스틱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합니다.
● シュラフ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長谷川智樹 |
하세가와 토모키는 스핏츠 초기 앨범을 프로듀스한 타카하시 노부히코(高橋信彦)와 함께 스핏츠의 미니 앨범,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Aurora ni Narenakatta Hito no Tame ni, 오로라가 될 수 없었던 사람을 위해서)의
프로듀싱을 돕기도 했던 이력도 있는 등, 초기 스핏츠 사운드에 일익을 담당한 사람이지요. |
Dramatic DeLuxe | 국내 발매된 음반을 통해 하세가와 토모키의 음악세계를 잠깐 엿보려면,
Yours Sincerely라는 연주곡이 있습니다.
일본의 TV 드라마 삽입곡들을 연주곡으로 선보인 컴필레이션 음반 Dramatic DeLuxe를 보면,
하세가와 토모키의 Yours Sincerely가 '그녀들의 결혼'이라는 TV 드라마 삽입곡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사람의 객원 뮤지션은 테라모토 리에코(寺本りえ子)인데
go go go! リコシェ、go go go! リコシェ、go go go! リコシェ oh yeah! | 이 코러스를 들을 때 함께 들리는 백킹 보컬의 주인공이 바로 테라모토 리에코입니다. |
잡지 아레나써티세븐(アリ―ナサ―ティセブン, ARENA37°C) 1996년 4월호 (권두대특집SPITZ)에 의하면,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는 아래와 같은 リコシェ号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해줍니다.
이 곡은 처음에는 노래로 만들어 멜로디가 붙어 있었는데요.
그 때쯤, 틴에이저 팬 클럽의 앨범 라스트에 인스트루멘탈이 들어가 있었어요..
이거 연주곡으로도 해도 괜찮겠다라는 마사무네(マサムネ)의 한마디에, 연주곡으로 바꾸기로 결정했죠.^^
맞아요! 이 곡이요, 원래의 곡 싸이즈는 더 길어서 레코딩 때에도 오~~래 연주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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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輪テツヤ |
| 이 곡, リコシェ号를 듣고있으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만약 스핏츠 관계자라면.. 공연 때 한두 곡의 앵콜 곡까지 마친 다음,
무대의 막을 내리면서 リコシェ号를 연주하도록 스핏츠에게 권해보겠다..는 생각.
미와 테츠야의 이야기처럼, 원래의 곡 싸이즈 만큼 길게 해서 말입니다.
조그만 점으로 보일 때까지 우주 저멀리 날아가는 우주선 リコシェ号를 상상하면서
또는 조그만 점으로 보일 때까지 바다 저깊이 사라지는 잠수함 リコシェ号를 떠올리면서
끝없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콘서트를 어쩔 수 없이 마쳐야하는 아쉬움을,
밤하늘 저멀리 보내는 심정..
또는 바닷속 저깊이 보내는 심정.. |
글을 마치려다가.. 문득 노래 하나가 떠오릅니다. 제가 좋아하는 델리 스파이스(Deli Spice)의 곡인데요.
2001년에 발매된 델리 스파이스 4번째 앨범 D에는 화성으로 가는 로케트라는 곡이 있습니다.
リコシェ号처럼 인스트루멘탈이고 연주시간은 リコシェ号보다는 조금 짧은 곡입니다.
화성으로 가는 로케트 그리고 リコシェ号 두 곡을 번갈아 들어보면서
우리나라의 밴드와 일본의 밴드가 서로 들려주는 각각의 분위기,
그것들의「닮음」그리고「다름」을 음미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거든요.
リコシェ号가 잠수함이든 우주선이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 |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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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18 21:21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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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거리는 그녀의 웃음소리는 げらげらと笑う彼女の笑い声は |
노래를 듣다보면 일반적인 악기 또는 멜로디가 있는 음성이 아닌, 사람 소리라든지
또는 생활에서 들을 수 있는 효과음이 들어간 곡들이 가끔 있습니다.
아마도 노래를 통해 얘기하고픈 메세지를 그런 효과음을 통해서 좀더 '효과적으로' 전하고싶은 모양이지요. |
예를 들어, Alan Parsons의 On Air 앨범의 첫 트랙인 Blue Blue Sky (Intro)을 들어보면
지저귀는 새소리와 함께 제트비행기의 제트 소음을 양쪽 스피커를 오가며 들려줍니다.
1분 39초의 짧은 곡에서 20초 정도나 들려주니까 그 효과음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우리 노래에서 보자면 시인과 촌장의 비둘기에게를 들어보면
시작하면서 전화벨이 몇번 울리고 '여보세요?'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나온 다음
하덕규의 음성으로 노래가 시작됩니다.
참고로 이 노래는 두가지 버전이 있는데,
효과음은 1984년 발매된 옴니버스 앨범 우리노래전시회에 수록된 버전이 더욱 터치가 좋고
1986년 발매된 1집 푸른 돛에 수록된 버전은 제게 있어 효과음이 상대적으로 별로입니다. |
우리노래전시회 1 |
여덟번째 이야기 동화 | 시인과 촌장보다 최근의 노래로 보자면 동물원의 여덟번째 이야기 동화 앨범에 수록된,
내가 아프게 한 사람들에게에서의 효과음도 터치가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곡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지는데
(Paul McCartney & Wings의 Band On The Run이 세 파트로 나뉘어지듯이)
첫 파트가 끝나고 그 다음 파트로 넘어갈 때 전화벨 효과음이 나옵니다.
두번째 파트에서도 자동차 급제동을 연상케하는 효과음이 나오기도 하구요. |
김창기가 만든 동물원 노래와는 달리 배영길이 만든 이 노래는, 상대적으로 비트가 강한 곡이기 때문에,
'동물원은 말랑말랑해서(?) 별로다' 싶어서 굳이 찾아서 들어보지않은 사람은 한번 들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
스핏츠(スピッツ)의 日曜日(Nichiyoubi, 일요일).
그들의 두번째 앨범 名前をつけてやる(Namae wo Tsuketeyaru, 이름을 붙여주마)의 두번째 트랙.
스핏츠의 日曜日에서도 효과음이 등장하기 때문에, 서두에 효과음 이야기가 조금 길어졌습니다.
이곡은 아래와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C 전주
A 일절 晴れた空だ‥‥花を探しながら
A 이절 破れかけた‥‥花を探しながら
B 후렴 色白女神の‥話に魅かれたから
C 간주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ャ)의 기타, 아오키 나루미(靑木成美)의 래핑 보이스(lauphing voice)
A 삼절 晴れた空だ‥‥花を探しながら
C 후주 |
名前をつけてやる |
日曜日의 간주 부분에서 미와 테츠와의 기타 연주와 함께 나오는 효과음, 래핑 보이스,
아오키 나루미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를 통해서 스핏츠는 과연 누구의 웃음소리를 표현하고자했던 것일까요? |
| 노랫말 첫 부분을 들어보면,
晴れた空だ日曜日 戦車は二人を乘せて
개인 하늘이다 일요일 탱크는 둘을 태우고 |
그리고 후렴부로 넘어가면,
色白 女神の なぐさめの歌よりも
뽀얀 피부 여신의 위로의 노래 보다도 |
이 두가지 대목 중 하나에서, 깔깔거리는 여자 웃음소리의 주인공을 찾을 수 있을 듯 싶습니다. |
그렇다면 그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는,
함께 야외로 나간 '여자친구' 또는 숲에서 만난 뽀오얀 피부의 '여신(女神)'.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이 곡을 레코딩할 때 그 둘 중 누구를 염두에 두고 넣은 효과음일까요?
'여자친구'? 아니면 '여신(女神)'?
성우 분이 간주 부분의 웃음소리를 맡아주셨죠~ | 바로 그 래핑 보이스의 주인공에 대하여 드러머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는 이렇게 말하는데
스핏츠의 日曜日에서 래핑 보이스로 참여하는 그 '성우'는
극단 토엔(東演) 소속의 연극배우이자 뮤지컬배우인 아오키 나루미(靑木成美)라고 합니다. |
靑木成美 |
日曜日たち | 2005년 10월 16일 일요일 오후 한시. 세탁기에서 세탁물을 꺼내 건조대에 널고 커피를 마십니다.
마치 지난 일월에 읽었던 소설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의 일요일들(日曜日たち)의 한대목같은 일요일.
백수의 나날이 길어지면 요일 감각은 말할 것도 없고 어제, 오늘, 내일의 경계조차 흐지부지해진다.
다시 말해서, 오늘의 해가 지면 내일이 오는 것이 시간의 흐름이지만,
갑자기 뭔가가 잘못되어 내일이 아니라 다시 한번 어제가 반복되는 듯한,
그런 아무 의욕없는 시간의 흐름을 느낄 때가 있다. |
창밖을 보니 日曜日의 노랫말 처음처럼 맑게 '개인 하늘(晴れた空)'이군요. 씻고 밖으로 나가야겠습니다.
밖으로 나간다해도 마사무네가 日曜日에서 노래하는 듯한 백일몽의 풍경은 펼쳐지지 않겠지만
적어도 요시다 슈이치가 서술한 것과 같은 '아무 의욕없는 시간의 흐름' 만큼은 멈추게할 수 있겠지요. |
그래서 커피잔을 비우고 침대 위에 널부러진 이불을 개키고, .. '개인 하늘(晴れた空)' 아래로 나갈 준비를 합니다.
日曜日에 대한 또다른 사키야마 타츠오의 코멘트를 떠올리며 스핏츠의 名前をつけてやる 앨범과 소설책 한권도 챙기구요. |
崎山龍男 | 스핏츠의 드러머 사키야마 타츠오는 이 곡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도 덧붙인 바 있습니다.
「名前をつけてやる를 앨범 중에서 제일로 좋아합니다」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 앨범 중에서도 이 日曜日라는 곡은 다양한 기타 사운드가 들어가 있고.
화려하고 템포가 멋진 곡이죠.
당시의 저희의 기세를 잘 드러내준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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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인용한 코멘트는 1996년 4월에 발간된 어느 음악 잡지에서 접할 수 있는 사키야마 타츠오의 코멘트인데
1996년 4월이라면 ハチミツ(Hachimitsu, 벌꿀) 앨범까지 (미니 앨범까지 포함하면) 모두 7장의 앨범이 이미 발매되었을 시점인데도
도리어 초기 앨범인 名前をつけてやる(Namae wo Tsuketeyaru, 이름을 불러주마) 앨범을 제일 좋아한다는 사람이 많았나 봅니다.
그래서 화창한 일요일 오후, 저의 BGM도 名前をつけてやる입니다. スピッツを聴いてやる!!(스핏츠를 들어주마!!) ^^;; |
참고로 2005년 9월말 현재까지 발표된 스핏츠의 곡 노랫말 중에서 '요일(曜日)'이 언급되는 노래는 이곡 말고 세 곡이 더 있더군요.
그 세 곡은, 금요일의 トンガリ'95, 토요일의 大宮サンセット 그리고 또다른 일요일의 運命の人 입니다. |
6번째 앨범 ハチミツ(Hachimitsu, 벌꿀)의 6번째 트랙 トンガリ'95(Tongari '95, 뾰로통 '95)에서
短い夢を見てる おかしなフライデ―
짧은 꿈을 꾸고있는 이상한 프라이데이(friday) |
8번째 앨범 フェイクファ―(Fake Fur, 페이크 퍼)의 4번째 트랙 運命の人(Unmei no Hito, 운명의 사람)에서
バスの搖れ方で人生の意味が解かった日曜日
버스가 흔들리는 법으로 인생의 의미를 안 일요일 |
24번째 싱글 夢追い虫(Yume Oi Mushi, 꿈을 좇는 벌레)의 B-SIDE
大宮サンセット(Omiya Sunset, 오오미야 선셋)에서
大宮サンセット 手をつないで 步く土曜日
오오미야 선셋 손을 잡고 걷는 토요일 |
● 日曜日 노랫말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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ハチミツ
フェイクファ―
夢追い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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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16 13:20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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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에 당첨된 덕분에 일하지않고도 편하게 지내요 宝くじに 当たったおかげで 左うちわの生活ですよ |
月刊 留学生 Gekkan Ryugakusei 월간 유학생 |
会話で覚えよう · 漢字の読み方いろいろ
회화로 배웁시다. 한자의 여러가지 읽는 법
(9) 今月の漢字 :「右(ユウ、ウ、みぎ)·左(サ、ひだり)」
(9) 이달의 한자 : '우(유우, 우, 미기), 좌(사, 히다리)'
「左(ひだり)きき」とは、
箸やペンなどを左手(ひだりて)で使う人をことですが、
「お酒が好きな人」という意味もあります。
'왼손잡이'라는 건,
젓가락이나 펜 등을 왼손으로 쓰는 사람을 얘기하지만,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란 뜻도 있습니다.
お酒の杯を左手で持つから、だとか。
술잔을 왼손으로 잡기 때문이라나요. |
月刊 留学生 .. CLICK ↑ |
なるほど、右手(みぎて)の箸でおつまみをつまみながら、左手でお酒をグイッ、‥‥‥いいですねえ。
과연, 오른손으로는 젓가락으로 술안주를 집으면서,왼손으로는 술을 쭈욱‥‥‥ 좋네요. |
① 左利(ひだりき)き 왼손잡이. 술꾼
② 箸(はし) 젓가락
③ 杯(はい) 잔
④ おつまみ 간단한 술안주. つまみもの의 공손한 말.
⑤ つまむ (손가락, 젓가락 등으로) 집다. 잡다. 집어서 먹다
⑥ ぐいぐい (세차게 계속 마시는 모양) 꿀꺽꿀꺽. 벌컥벌컥. |
●「덧붙임 하나 : 2005/10/15」
「술꾼」이라는 표현으로「左きき」말고 또다른 것을 찾자면「いけるくち」라는 것도 있답니다.
굳이 한자로 쓰자면「行ける口」가 되는데,「行(い)ける」는 '술을 꽤 마시다'라는 뜻도 있는 단어이다보니
「行(い)ける口(くち)」는 '술잔깨나 하는 입'이란 뜻이 될테고 그런 의미에서「술꾼」이란 관용표현이 된 듯.
하지만 어원을 살펴본 것일 뿐, 일반적으로 한자로 표기하지않고 히라가나로「いけるくち」라고 표기한답니다. |
위 이미지는, 한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일본에서 발간되고있는 무료정보지「月刊 留学生」의 한 페이지입니다.
일반적으로 무료정보지라고 하면 광고가 대다수인데 (광고도 정보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이「月刊 留学生」는, 내용이 괜찮더군요.
기사를 우리말/일본어 둘다 해두었기 때문에 일본어 자습용으로도, 유학생의 일본친구와의 화제거리 찾기에도 좋습니다. |
일반적으로「左(ひだり)」즉 '왼'쪽은「右(みぎ)」'오른'쪽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언어에서 오는 뉘앙스도 그러할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왼손잡이'용 가위와 같은 '왼손잡이'를 위한 일상용품을 구입하는 것도 쉽지않습니다.
하지만「左(ひだり)」로 표현되는 일본어 중에는, 누구나 그러하기를 바라는 ^^;; 표현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左(ひだり)うちわ」같은 표현이 그렇습니다.
「左うちわ」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한자로「左団扇」이라고 되어있는데,
즉「(왼손으로 부채를 부친다는 뜻에서) 일을 않고도 편안히 지냄」을 의미하는 단어가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左(ひだり)うちわの生活(せいかつ)」또는「左うちわな生活」라고 하면,
「일하지않고도 편하게 지내는 생활」을 뜻합니다. |
左うちわ .. CLI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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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うちわ」를 이용한 예문을 들자면,
宝(たから)くじに 当(あ)たったおかげで 左うちわの生活ですよ。 복권에 당첨된 덕분에 일하지않고도 편하게 지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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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うちわ」에 대하여 언급되어있는 일본어 문건의 일부입니다. 일본어가 능숙하신 분은 참고하시기를. ^^;; |
‥‥中略‥‥
このように「右」より「左」を重んじるわが国に伝わる表現として、「左うちわ」があるのですが、その語源は、いまも謎につつまれています。
もちろん、「うちわ」だけなら、第六十一代朱雀天皇の御代、承平年間に源順(みなもとのしたがう)が編纂した国語辞典『和名類聚抄』に「団扇」を「うちは」と記載してあるので、平安時代中期に既に普及していたことが分かります。
鳥の羽根で作ったものが多く、手で打つようなしぐさをして風を送るので、「打ち羽」が「うちは」となったようです。
「左うちわ」は、生活の心配なく暮らすことですが、なぜそうなのでしょうか。
諸説ありますが、夏座敷で床の間を背にすわり、酒や料理を楽しみながら左側にいる人に団扇で風を送らせるご身分、という意味ではないかという人もいます。
‥以下省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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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14 01:54 | 일본어 | trackback (0) | reply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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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낯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 あの 知らぬ若者を 熱い心で うらやましがっている |
제 경우, 스핏츠(スピッツ)의 음악과의 첫 만남은 1995년 가을, 앨범 ハチミツ(Hachimitsu, 벌꿀)부터였습니다.
일본에 우편 주문으로 그 음반을 사려던 한 친구가 운송료도 줄일 겸 함께 구입하자면서
'형이 분명히 좋아할 만한 밴드이걸랑요. CD 사서 들어도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 라면서 권하는 바람에, 그다지 특별한 기대도 없이 얼떨결에 앨범 ハチミツ를 구입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얼마 후 일본에서 우편으로 음반이 도착했고, 눈길을 끄는 앨범 커버를 보면서
음반을 CD 플레이어의 트레이에 넣고는 얼마 있지않아.. 저는 스핏츠의 음악세계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그리고 그 이후 한참 동안도 그 앨범이 그리고 그 앨범에 수록된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이
일본 현지에서는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했다는 것도 오랫동안 모른 채 말입니다. |
일본어 노랫말을 해석해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스핏츠의 음악을, 저는 '혼자' 좋아했더랬습니다.
당시 제 주위에서 스핏츠를 아는 사람이라고는 고작 두사람 뿐이었던 시절이었지요.
그 때만 해도 어쩌다 일본의 대중음악을 즐긴다는 사람을 만나게되어?
하필이면 거의 대부분 아이돌(idol)계열이라 불리던 '예쁘게 생긴' 여자 가수 또는 '꽃미남' 가수들을 이야기하거나
록 밴드 쪽으로 관심을 드러낼 때도 X-JAPAN 등 비쥬얼 록(visual rock) 계열의 밴드에 광적인 열의를 보여줄 뿐,
스핏츠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거나 혹시 알아도 'ロビンソン은 괜찮더라' 정도의 약간은 심드렁한 반응이 고작이어서
저는 그렇게 그저 '혼자' 스핏츠의 음악과 함께 몇년을 보냈습니다. |
2004년에 들어서면서 일본의 대중음악이 우리나라에도 개방되어 일본어로 노래하는 음반이 발매되고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일본의 대중음악이 공식적으로 유입되던 시절이 아니다보니,
일본의 대중음악을 즐기는 계층도 한정적이고 그것에 관한 정보의 양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에
J-POP/ROCK 뮤지션들을 두루두루 쉽게 접하기 힘든 것이 당시의 우리네 실정이었습니다.
특히나 저같은 경우, 어쩌다보니 같은 취향의 정보를 공유할 만한 환경에 있지도 않았고
음반을 함께 샀던 친구도 얼마 있지않아 군입대를 하는 바람에 더욱 그랬던 것이지요. |
그러다보니 저는 스핏츠에 관해서는 그저 멤버 이름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아무 것도 모른 채로 CD에 수록된 노래 그 자체만 좋아하면서 지내왔던 것이지요.
하지만 어떤 곡이 오리콘(オリコン, ORICON) 차트에 진입한 곡인지 또는 앨범 발매 이전에 싱글로 발표된 곡이 어느 것인지 등
사전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로, 나아가 일본어 청해(聽解)능력도 없어서 부클릿과 일한사전을 번갈아 뒤적거려가며
노랫말을 띄어띄엄 더듬거리면서 스핏츠의 음악을 즐기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어떤 점에서 보자면, 음악을 만든 스핏츠, 그들의 추천곡(?)에서 조차도 자유로울 수 있었으니까요. ^^* |
제게 있어 스핏츠와의 첫 만남이었던 앨범 ハチミツ는 1995년 9월 20일에 발매된 여섯번째 정규 앨범으로
일본의 오리콘 차트에 57주 동안 머무를 정도의 스테디 셀러(steady seller) 음반이었다고 하며
당시의 차트 100위 이내에서의 공식집계로는 170만장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 앨범에는 스핏츠 최대 히트곡인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을 비롯하여
모두 11곡이 수록되어있는데, 지금 BGM으로 흐르는 곡은 9번째 트랙인 Y(와이)입니다.
이 곡은 비록 싱글은 물론 싱글 B-SIDE로 조차 발표된 적이 없고
그리고 곡의 분위기가 밴드스러운(?) 분위기가 아니라서
아울러 비디오와 DVD 등의 다른 매체를 통해서 재수록된 적도 없기에
싱글 커트된 곡 중심으로 스핏츠를 즐긴 사람들에게는 다소 익숙하지않은 곡일 수도 있습니다. |
ハチミツ |
그랬기에 만약 그들의 베스트 앨범으로 출시된 RECYCLE 앨범으로 스핏츠를 듣기 시작했다면
또는 mp3 파일 다운로드를 통해, 많이 알려진 스핏츠 곡으로그들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면
이 곡은 자칫 뒤늦게 알게되거나 혹은 여전히 모른 채 지나갈 수 있는 곡이기도 합니다. |
제가 이 앨범을 접했을 때, 앞서 말한대로 '사전정보'없이 스핏츠를 즐겼기 때문에
앨범 ハチミツ를 CD 플레이어에 넣고는 트랙 순서대로 또는 랜덤(random)으로 세팅해놓고 듣다보니
(즉, 그들의 최대 히트곡인 ロビンソン이나 싱글 淚がキラリ☆(Namida ga Kirari ☆, 눈물이 반짝 ☆) 등을
한번 더 듣고자 그 곡들만 되풀이하도록 세팅하지도 않았고 또 굳이 트랙을 건너뛰지도 않았기에)
자칫하면 '그저 앨범 수록곡 중의 하나'로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이 곡, Y(와이)가
사실은 얼마나 매력적인 곡인지 알게되는 것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
Y |
静かで 長い夜 | 小さな声で 僕を呼ぶ闇へと 手を伸ばす
자그마한 목소리로 날 부르는 어둠에게로 손을 뻗어보는
静かで 長い夜
조용하고 긴 밤
慣らされていた 置き去りの時から
길들여졌었던 내버려두고 가버리는 시간으로부터
這い上がり 無邪気に 微笑んだ 君に会うもう一度
기어오르고 천진난만하게 미소짓던 너를 만난다 한번 더 |
잔잔한 기타 아르페지오(arpeggio) 만을 백업한 채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Y 그 첫부분을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조용하고 긴 밤(静かで 長い夜)'이 와도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는
'천진난만하게 미소짓던 너(無邪気に 微笑んだ 君)'를 만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어느덧 새벽이 다가와도 점점 명료해지기만 하는 의식 속에서 홀로「추억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너」를. |
마치 추억을 함께 더듬는 듯한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의 베이스가 들어오는 이절의 끝에서 쿠사노 마사무네는 이렇게 읖조립니다.
触ったら すべてが 消えそうな 君を見つめていた
만지면 전부가 사라질 듯한 너를 응시하고있었다 |
손 내밀어 추억 속의 너로 하여금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할라치면 '전부가 사라질 듯(すべてが 消えそうな)'해서
깊은 밤 홀로 떠올리는 추억 속에서 만나는 너 조차도 그냥 그대로 쳐다보기만 할 뿐입니다. |
君は鳥になる | 깊어가는 밤 홀로「추억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너」를,
추억 속에서 조차 손 한번 내밀지도 못하고「그저 쳐다보기만 할 수 밖에 없는 너」를,
「새가 되어 떠날 너」를 보내야하는 새벽은 결국 오고야맙니다.
やがて 君は鳥になる ボロボロの約束 胸に抱いて
이윽고 너는 새가 되네 너덜너덜한 약속 가슴에 안고서 |
'다정한 날의 추억 음미하면서(優しい日の思い出 かみしめながら)' 그리고
'소중한 약속 가슴에 안고서(大切な約束 胸に抱いて)' 새가 된 너는 새벽을 향하고
'자그마한 목소리로 날 부르는 어둠에게로 손을 뻗어보는(小さな声で 僕を呼ぶ闇へと 手を伸ばす)'
'조용하고 긴 밤(静かで 長い夜)'을, Y의 밤을, 저는 마감해야합니다. |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곡이 수록된 스핏츠의 6번째 앨범 ハチミツ는 1995년 9월 20일에 발매되었으니
어느덧 십년의 세월이 훌쩍 흘러가버린 셈입니다.
그 십년의 세월 동안 스핏츠는 2005년 1월 21일 ス―ベニア(Souvenir, 기념품)까지
(ハチミツ 이전의 앨범을 제외하고도) 5장의 정규 앨범을 포함 모두 9장의 앨범을 발표했는데,
그런 지금에 이르러서도 십년 전의 앨범 ハチミツ를 통해서 스핏츠를 처음 만나는 사람이 제법 있습니다. |
몇해 전 일본으로 건너가 지금은 코베(神戸)에서 공부하고있는 친구와 통화할 일이 있었는데요.
오랜만에 음성으로 서로 안부를 묻다가 통화 중에 그와는 처음으로 스핏츠 이야기가 잠시 나왔더랬습니다.
제가 스핏츠를 좋아하는 줄 몰랐다면서 자신도 얼마 전에 앨범 ハチミツ를 선물받아서 듣고있다는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그에게 스핏츠의 앨범 ハチミツ를 선물한 그 '누군가'의 안목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스핏츠 팬클럽인 카페 '푸른 차를 타고 나타난 spitz'의 신입 회원 중에는
십년 전의 앨범 ハチミツ 수록곡을 듣고 스핏츠가 좋아졌고 그래서 가입을 하게되었다는 사람들이 지금도 꽤 있더군요. |
알제이에서 내가 이 책을 처음으로 읽었을 때 나는 스무살이었다.
...
이것이 바로 내가 알제이의 저녁 속을 걸어가면서 되풀이하여 읽어보노라면 나를 마치 취한 사람처럼 만들어주던 저 일종의 음악같은 말들이다.
나는 새로운 땅으로 들어가고있는 듯하였고, 우리 도시의 높은 언덕받이에서 내가 수없이 끼고돌던 높은 담장들에 둘러싸인 채 그 너머로 오직 눈에 보이지않는 인동꽃 향기 만을 건네주던, 가난한 나의 꿈이었던 저 은밀한 정원들 중 하나가 마침내 내게로 열려오는 것만 같았다.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과연 비길 데 없이 풍성한 정원이 열리고 있었다.
그 무엇인가가, 그 누군가가 나의 속에서 어렴풋하게나마 꿈틀거리면서 말을 하고싶어하고 있었다.
...
그는 다만 우리들에게 단순하고 친숙한 경험들을 눈에 드러날 만큼 꾸미는 일 없는 언어로 이야기한다.
그러고나서 그는 우리들 자신이 스스로 좋은 대로 해석하도록 맡겨둔다.
...
이제는 새로운 독자들이 이 책을 찾아올 때가 되었다.
나는 지금도 그 독자들 중 한사람이고싶다.
길거리에서 이 조그만 책을 열어본 후 겨우 그 처음 몇줄을 읽다 말고는 다시 접어 가슴에 꼭 껴안은 채 마침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정신없이 읽기 위하여 나의 방에까지 한걸음에 달려가던 그날 저녁으로 나는 되돌아가고싶다.
나는 아무런 회한도 없이, 부러워한다.
오늘 처음으로 이 「섬」을 열어보게되는 저 낯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
- 쟝 그르니에(Jean Grenier)의 산문집 섬(Les Iles) 책머리의,
알베르 까뮈(Albert Camus)의 「섬」에 부쳐서 中에서 |
Jean Grenier
Albert Camus |
어쩌면 스핏츠와는 전혀 상관없는 인용이 다소 길어졌습니다.
인용한 글은, 30여권의 철학서적과 명상적인 에세이집을 발표했던 쟝 그르니에의 산문집인 섬의 책머리에 덧붙여진,
알베르 까뮈가 쓴 「섬」에 부쳐서라는 제목의 '추천 글'의 일부입니다. |
저는 이 글을 통하여 제가 처음으로 스핏츠를 만났던 때를 새롭게 떠올려 봅니다.
「내가 스핏츠를 처음으로 들었을 때 ..
저녁 속을 걸어가면서 되풀이하여 듣고있노라면 나를 마치 취한 사람처럼 만들어주던 ..
나는 새로운 땅으로 들어가고있는 듯하였고 ..
그 무엇인가가, 그 누군가가 나의 속에서 어렴풋하게나마 꿈틀거리면서 말을 하고싶어하고 있었다 ..」 |
그리고 까뮈가 쟝 그르니에의 섬에 대하여 이야기 했던 것처럼, 저는 스핏츠에 대하여 같은 식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팬들이 스핏츠를 찾아올 때가 되었다.
나는 지금도 그 새로운 팬들 중 한사람이고싶다.
길거리에서 앨범 ハチミツ의 Y를 들어본 후 겨우 그 처음 몇소절을 듣다 말고는 가슴에 꼭 껴안은 채
마침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정신없이 듣기 위하여 나의 방에까지 한걸음에 달려가던 그날 저녁으로 나는 되돌아가고싶다.
나는 아무런 회한도 없이, 부러워한다.
오늘 처음으로 이 스핏츠을 듣게되는 저 낯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 |
1996년 4월 어느 음악잡지를 통해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는 Y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예전 앨범인 空の飛び方(Sora no Tobikata, 하늘 나는 방법)를 만들 때부터 있었던 멜로디였습니다만.
그때는 웬지 세련되게 편곡을 못해서 방치, 미뤄놨었죠.
그러니까 겨우 ハチミツ(Hachimitsu, 벌꿀)에 와서 빛을 본거죠.^^ |
쿠사노 마사무네의 마음에 들게 편곡된 Y가, 지금 우리가 듣고있는 Y(와이)일테고,
그 새로운 편곡에는 간주부터 이 곡의 끝에 이르기까지 들을 수 있는 목관악기 연주도 포함될테지요.
|
草野マサムネ |
그래서 Y의 일절, 이절 그리고 첫번째 후렴부를 지나 간주가 시작되면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클라리넷(clarinet), 오보에(oboe), 파곳(fagotto) 등 아름다운 목관악기들의 음률을 다시 들어봅니다.
군마(群馬)교향악단의 제1 클라리넷 주자 노다 유스케(野田祐介),
토쿄도(東京都)교향악단의 수석 오보에 주자 와키오카 소이치(脇岡總一)와 수석 파곳 주자 오카모토 마사유키(岡本正之),
히로시마(広島)교향악단의 파곳 주자 토쿠히사 히데키(徳久英樹) 등이 함께 하는
목관악기들의 아름다운 사운드에 슬며시 취해갈 때 .. |
君は鳥になる
● Y 노랫말 살펴보기
| 쿠사노 마사무네는 후렴부를 다시 한번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조용하고 긴 밤(静かで 長い夜)'에 제가 만난 '너(君)'는 한편 스핏츠이기도 해서
'흩날리며 내리는 새벽(舞い降りる 夜明け)' 즈음에 '너(君)' 스핏츠는 네마리의 새가 되어
「오늘 처음으로 이 스핏츠을 듣게되는 저 낯모르는 젊은 사람」들을 향해
날개짓 하려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저는「낯모르는 그들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하면서 아침을 맞이합니다. |
그리고 이 노래 Y(와이)의 제목을 두고「Why」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제법 되던데 이런 견해에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저는 Y(와이)가 그런 의미도 담고있으면서 한편으로는「Y」라는 이니셜의 '누군가'를 의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예들 들자면 야스에(安江, やすえ), 요시코(吉子, よしこ) 또는 유미(由美, ゆみ) 같은 이름의 이니셜「Y」.
참고로, 이 곡 Y(와이)의 가제는 ハートブレイク食堂(Heartbreak Shokudou, 하트브레이크 식당)라고 했답니다.
재미로 붙여본 이름이라고 하는데, 노랫말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ハートブレイク食堂 보다는
차라리 이런 제목이었다면 더 그럴싸하지 않았을까요?
이를테면 デイブレイク食堂(Daybreak Shokudou, 데이브레이크 식당). ^^; |
√ Y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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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13 16:49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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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 그의 첫 연주회 愛してる、私の、としつきの友だち、彼の 最初の コンサ―ト |
ソウル大学 古典ギタ― 合奏団「和弦会」 SNU Classic Guitar Ensemble「Hwahyun」 서울대학교 고전기타합주단「화현회」 |
마치 여름 장마처럼 쏟아지는 빗속의 2005년 9월 30일 저녁, 신림동 서울대학교 문화관 중강당에 갔었습니다.
그날은 그곳에서 서울대학교 고전기타합주단「화현회」의 제46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저녁이었는데,
제가 그곳에 갔던 이유는, 저의 '가장 사랑하는 친구'이자 '가장 오랜 친구' 중의 하나가 그 연주회에 출연하기 때문이었지요. |
앙상블(합주) 둘, 쿼텟(사중주) 셋, 솔로(독주) 하나 이렇게 6팀이 출연하여 모두 14곡의 클래식기타 연주를 들려주었는데
저같은 고전음악 초보자들에게도 익숙한 바하, 하이든,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비제,
이전에는 이름도 접해보지 못했기에 낯설었던 비욜도(Angel Villodo), 롤랑 디용(Roland Dyens),
그리고 음악시간을 통해 이름만 들어봤을 뿐인, 분명 제게는 미리부터 지루할 듯했던 스트라빈스키,
반면 연주회가 시작되기 전 은근히 기대되던 피아졸라(A. Piazzolla) 등이 그날의 레파토리였습니다. |
그날 연주회의 시작은 대부분 04, 05학번으로 이루어진 신입생합주단의 연주.
바하의 칸타타 중에서 코랄, 시온아, 저 청지기의 노래를 들어라.
그리고 하이든의 교향곡 놀람 중에서 제3악장 미뉴엣.
익숙한 멜로디 그리고 이 두곡에서 베이스 파트를 연주한「내 오랜 친구」♡ !!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베이스 파트를 연주하는「그」..
저는 입가에 미소가 멈춰지지않고 가슴은 그저 벅차오르기만 했습니다.
이어진 첫번째 쿼텟의 연주도 귀에 익은 곡들로 이루어져 편안했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멜로디,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Hungarian Dance) 5번과
윌리암스의 그린슬리브스 환상곡(Fantasia on Green Sleeves),
그리고 타르티니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까지 흥겹기도했고 좋았습니다.
두번째 쿼텟은 제게는.. 솔직히 지루하더군요.
(순전히 고전음악에 대한 소양이 부족한 제 탓이지요.)
스트라빈스키의 작은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1번
그리고 브람스의 현악사중주 라단조 op.51-2 4악장.
하지만 쿼텟의 일원인 안정호를 비롯한 멤버들의 연주 테크닉.
아마추어 수준을 넘는 듯한 느낌, 좋았습니다. 그리고 부럽더군요.
마치 저같은 클래식 초보자에게 맞춘 듯이 ^^; 이쯤에서 인터미션.
첫 순서를 마친「내 오랜 친구」를 객석에서 잠깐 보고..
잠깐 쉰 다음 세번째 쿼텟 등장. |
ソウル大学 古典ギタ― 合奏団「和弦会」
第46回 定期 コンサ―ト |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 모음곡 중 꽃의 왈츠 그리고 은근한 기대 속의 피아졸라의 비올렌탱고(Violentango).
차이코프스키는 익숙해서 좋았고 피아졸라는 기대만큼 좋았습니다. (특히 비올렌탱고는 마치 월드뮤직 연주회에 온 듯한 기분.)
멤버 중 연주 기량이 상당한 듯한 이한울은 평소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못했는지 아쉬운 표정이었지만, 저로서는 참 좋았습니다.
|
그리고 그날 연주의 하이라이트. 김재희의 솔로.
비욜도의 탱고 엘 초끌로(El Choclo). 이 곡은 미국에서 Kiss of Fire란 곡으로 편곡되기도 할 정도로 유명한 곡이라더군요.
그리고 롤랑 디용의 옷장 왈츠(Valse des logos) 그리고 리브라 소나티네(Libra Sonatine) 3악장 푸오코(Fuoco).
옷장 왈츠를 마치고 무대 한복판 혼자만 자리잡은 채 튜닝 시간이 다소 길어지는 듯 해서
연주회의 흐름이 잠시 꺽이는 듯한 느낌이라 객석의 제가 은근히 불안한 기분이 들었는데,
그의 마지막 곡 리브라 소나티네 3악장 푸오코가 연주되자.. 튜닝으로 왜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특히 곡 후반부에서 그가 보여주고 들려주었던 연주기법은
'열정적으로 또는 불같이(Fuoco)' 연주되는 탱고의 맛을 충분히 안겨주었고 곡을 마치는 순간 당연히 우레와 같은 박수. |
두번째 인터미션. 잠깐의 휴식.. 그리고 그날 연주의 피날레, 정기합주단의 연주는 비제의 곡이었습니다.
카르멘(Carmen) 조곡 중에서 투우사의 노래(Les Toreadors), 아라곤의 노래(Aragonaise), 세빌리야 성벽 근처에서(Seguidilla).
그리고 아를르의 여인(L'Arlesienne Suite) 모음곡 중에서 프렐루드(Prelude).
카르멘의 경우 - 특히 투우사의 노래 - 누구나 다 아는 곡이라서 마치 앵콜 곡을 듯는 듯한 흥겨움이 있었구요.
아를르의 여인의 프렐루드는 원래 원작에서 제1막의 막이 오르기 전에 연주되는 시작곡인데,
이곡을 그날 연주회의 맨 마지막 곡으로 연주한다는, 레파토리 진행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짬짬이 기타를 연습하는 아마추어 합주단임에도 불구하고
그 기량과 열정의 상당함에 놀라웠던 연주회였는데요.
그 무엇보다도「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 그의 첫 연주회」라는 점에서,
그날의 연주회는 제게 무척이나 가슴 벅차오르는 경험이었습니다.
연주회를 마치고 단원들과 뒷풀이를 할「그」를 남기고 중강당을 나섰을 때
여전히 비는 장마처럼 쏟아지고 있었고 신발에 빗물이 스며들어왔지만
「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 그의 첫 연주회」에서 벅차오른 가슴은
젖은 신발 따위는 개의치않고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
2005/09/30 ソウル大学 文化館 中講堂 |
The Moon Rose | 빗줄기가 가늘어진 새벽 세시. 단원들과 뒷풀이를 끝내고 적당히 취기가 오른「그」를 다시 만났을 때
몇시간 전 연주회의 느낌을 지속시키고싶어서 타카나카 마사요시(高中正義)의 음반을 들었습니다.
베토벤의 전원교향곡 제1악장의 한 부분을 기타로 연주한 트랙, 田園(Denen, 전원)이 흘러나올 때
「그」는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좋은 클래식 기타를 사고싶고 내년에는 쿼텟으로 연주하고싶다」고.
그렇게 벅차오르는 가슴으로 2005년 9월을 보내고,
「그」의 2006년 바램 중의 하나를 들으면서 10월을 맞이한 새벽이었습니다. |
이 글, 조금 전에 포스팅할 때는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기타 연주곡)을 BGM으로 했으나.. BGM을 교체합니다.
막 글을 올리고난 다음에야 뒤늦게 그날의 연주실황을 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날의 연주실황 여러 곡 중에서 첫 출연팀인 신입생합주단의 연주를, 이글의 BGM으로 했는데요,
짐작하시다시피「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 그」가 연주하는 사운드가 담긴 연주이기에, 그것으로 골라봤습니다. ^^;;
음질은 일반 음악CD와는 비교할 바가 못되지만, BGM으로 마음에 드시기를.
(바하와 하이든, 두곡이 연주되며 연주시간은 약 12분 30초입니다.) |
●「덧붙임 : 2005/10/12 am0507, rev. 2005/10/13」
「화현회」제46회 정기연주회 상세 내용입니다. |
① Ensemble - 신입생 합주단 / 지휘 : 이서훈(지환시03), 악장 : 최석재(전기컴퓨터05)
J. S. BACH - BWV140 Cantata "Wachet auf,ruft uns die Stimme" 中 4.Chorale : Zion hört die Wächter singen
F. J. Haydn - Symphony No. 94 in G major, "The Surprise/놀람" 中 3. Minuet : Allegro molto |
② Quartet - 안재식(기계공학03) 김진주(언론정보04) 이진우(물리학부04) 안수진(영어교육04)
V. Williams - Fantasia on Greensleeves
J. Brahms - Hungarian Dance No.5
G. Tartini - Variations on a Theme of Corelli |
③ Quartet - 안정호(전기공학03) 현동주(생명과학04) 김준영(재료공학04) 김진규(전기공학04)
I. Stravinsky - Suite No.1 for Small Orchestra 中 Andante, Napolitana, Balalaika
J. Brahms - String Quartet in a minor, Op. 51, No.2, 4th. Mov., Finale : Allegro non assai |
④ Quartet - 이한울(물리학부03) 함종민(전기공학03) 이민주(물리학부04) 김태영(화생공04)
P. I. Tchaikovsky - Nutcracker suite, Op. 71a 中 Waltz of the Flowers
A. Piazzolla - Violentango |
⑤ Solo - 김재희(화생공02)
A. Villoldo - El Choclo (Rearr. by R. Dyens)
R. Dyens - Valse des loges
R. Dyens - Libra Sonatine 3rd. Mov., Fuoco |
⑥ Ensemble - 정기 합주단
지휘 : 양용수(물리학부03), 악장 : 정해리(식품영양03)
G. Bizet - Carmen Suite 中 Les Toredors, Aragonaise, Seguidilla
G. Bizet - L'Arlesienne Suite 中 Prelude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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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12 01:01 | 듣기 | trackback (0) | reply (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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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답게 빛나던 시간 最も 美しく 輝いた 時間 |
예전에 비디오로 허우샤오시엔(侯孝賢, Hou Hsiao-Hsien)감독의 비정성시(悲情城市, City of Sadness)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워낙 오래 전에 봤던 영화라, 이제는 그 줄거리도 잘 기억이 나질않지만 당시 가졌던 '좋았다'는 느낌은 아직까지도 여전합니다.
영화로서도 좋았지만, 그리 멀지않은 나라이면서도 무관심했던 타이완의 현대사를 일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비정성시는 제게 그 당시 모종의 '자극제'가 되기도 했구요.
(그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타이완이 그렇게 오랫동안 일본의 지배를 받은 줄 몰랐더랬습니다.) |
'중국'이라고 하면.. 대륙으로서의 '차이나'과 드라마틱한 역사를 가진 '홍콩' 그리고 '타이완' 이렇게 셋으로 나누어 떠올렸는데
그 중 타이완의 근현대사에 대해서는 장제스(蔣介石)총통 만 떠오를 뿐,
그저 막연하게 대륙과 한묶음으로만 짐작했을 정도로 무지했기에 비정성시는 제게 있어서 은근한 충격이기도 했던 거죠.
특히 제게 다가왔던 것은, 일본의 지배 아래 오랫동안 식민지 상태로 있어야했던 타이완의 근대사가 아니라
1945년 이후 일본이 물러간 후 타이완을 점령한(?) '본토인'에 의한 새로운 지배라는, 그다지 부각되지않은 타이완의 현대사였습니다. |
당시 알고지내던 (지금은 영화판에 가있는) 친구와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그 친구를 통해 해적판 비디오로
허우샤오시엔의 초기작 중의 하나인 동동의 여름방학(冬冬的假期, A Summer at Grandpa's)을 보게되기도 했습니다. |
그리고 한참 세월이 흐른 2005년 10월,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PIFF) 개막작품인 쓰리 타임즈(最好的時光, Three Times)는
그의 영화로는 제게 있어 세번째 영화가 되기도 했고 예전 '좋았다'는 느낌의 연속선상에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컸습니다. |
쓰리 타임즈(最好的時光, Three Times)
허우샤오시엔(侯孝賢, Hou Hsiao-Hsien)
타이완(台灣,Taiwan). 2005년. 135분. 35mm. COLOR
장첸(張震, Chang Chen)
수치(舒淇, Shu Qi)
에피소드 1 : 연애몽(戀愛夢) 1966년
에피소드 2 : 자유몽(自由夢) 1911년
에피소드 3 : 청춘몽(靑春夢)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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最好的時光 |
에피소드 1 : 연애몽 1966년
카오슝
당구장 단골손님과 여종업원
대륙에서는 문화혁명 시작
본토와의 관계 냉각
편지. 연정. 입대. 휴가. 재회
인물을 쫓아가는 카메라 패닝 | 에피소드 2 : 자유몽 1911년
다다오솅
대지주의 아들과 유곽의 고급매춘부
대륙에서는 신해혁명 시작
급변하는 시대
구국의 심정. 떠남. 슬픔
고정된 화면 | 에피소드 3 : 청춘몽 2005년
타이페이
사진작가와 클럽 가수
2005년 현재
혼란스러운 듯한 배경 이미지
두 여자와 한 남자. 엇갈린 사랑. 상처
클로즈업 또는 흔들리는 화면 |
해운대 요트장에서 개막식과 함께 야외상영으로 보게되었던 허우샤오시엔의 영화 쓰리 타임즈.
하지만 비정성시 만큼의 감동이 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달라진 것일까요. 아니면 그가 달라진 것일까요.
PIFF 개막작 야외관람은 이번에 처음 가보는 것이 아니기에 긴팔 티, 자켓 등을 미리 준비하고 가긴 했지만.. 추웠습니다.
좌석제가 아니라 선착순이었기에 이른 시간에 가야해서 저녁식사를 하지않은 채 간데다가 135분의 상영시간.. 배고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정성시에서 비롯된 기대가 너무 컸던 것 때문만은 분명 아닌 듯한데, 뭐랄까요, .. 지루했습니다. |
하지만 '에피소드 3 : 청춘몽 2005년'에서의 몇몇 장면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나오는 장면에 앞서, 형광등을 들고 벽면에 붙여진 사진들을 하나 둘 살펴보는 장면이라든지,
여자 주인공이 노래하는 클럽에서의 '흐릿한 느낌'의 장면 같은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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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년의 '자유몽'의 경우, 특이하게 무성영화 스타일로 자막으로 대사를 처리했는데
이는 1911년의 타이완에서는 일본어와 타이완어가 공용으로 사용되었기에 민감한 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는군요. |
'자유몽'의 경우 그 배경이 오로지 한 장소에서만 촬영되었고 게다가 여자의 방 안에서의 장면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일본 지배 하의 정세라는 닫혀진 상황, 타이완 지식인의 고뇌 등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이 에피소드의 주배경인 기방(妓房)의 닫힌 공간이 묘하게 어우러져 관객에게 상당히 불편한 느낌을 주는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무성영화 방식의 자막처리는, 애당초 그 동기가 어쨌든, 뭐랄까요.. '부조화의 조화'같은 효과를 주더군요. |
참, 개막식 때 보아(BoA)가 출연하여 축하곡을 부르더군요.
두곡을 불렀는데 그 중의 첫곡이 바로 이 영화 쓰리 타임즈 '연애몽'에 삽입된 Smoke Gets In Your Eyes였습니다.
허우샤오시엔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한 '연애몽' 도입 부분에 이 노래가 The Platters의 오리지날 버전으로 흘러나오는데,
실제로 허우샤오시엔의 20대 초반 시절 자주 들리던 당구장에서 이런 곡들이 흘러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처럼 점수기록하는 여자종업원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기도 했다네요. ^^;; |
영화 쓰리 타임즈의 중국어 원제인「最好的時光」은,「우리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던 시간」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허우샤오시엔은 인터뷰를 통해 이 제목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제목은 영화의 배경이 된 그 시간들이 정말 아름답다는 의미라기보다,
어떤 시간이든 한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의미다. |
그런데.. 지나가버린 시간들, 단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이유 만으로 그 시간들 모두가.. 정말 아름다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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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09 05:01 | 보기 | trackback (0) | reply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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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감색 보름달 아래에서 너를 기다리는 동안 蜜柑色の満月の下で 君を 待っている間 |
시, 소설, 노래, 그림 등을 접하다보면 그 작품이 탄생하게된 배경이나 작가의 처음 의도 등을 어쩌다 알게되어
몰랐을 때보다 이해와 감동의 폭이 더 넓어지기도 해서 또다른 감성으로 새롭게 느끼기도 합니다.
コスモス(Cosmos, 코스모스)에서 제가 언급했던 조동진의 겨울비같은 노래도 제게는 그런 경우였습니다.
● コスモス myspitz story .. 바로가기
하지만 때로는 작가의 저작 배경과 처음 의도를 알고난 다음에도 그것들을 통해 작품해석의 지평이 넓고 깊어지는 것 보다는
차라리 그것들을 몰랐을 때의 이해와 감동에 머물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배경 지식없이 '그저 지금의 내 감성으로만 느끼고 싶다'는 심정으로
시, 소설, 노래, 그림 등을 이해하고 감동받고 싶은 것이지요.
다시 말하면 사전 지식없이 그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의 감동을 변함없이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제게는 스핏츠(スピッツ)의 ナイフ(Knife, 나이프)가 그런 곡이기도 합니다. |
게 눈 속의 연꽃 |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있다.
- 황지우의 시집 게 눈 속의 연꽃 中에서 | 시인 황지우의 시집 게 눈 속의 연꽃에 수록된
그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의 말미에 있는
'착어(着語)'라는 단어로 붙여진 시인의 설명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민주, 자유, 평화, 숨결 더운 사랑.
이 늙은 낱말들 앞에서 기다리기만 하는 삶은 초조하다. |
시인의 그런 설명으로 미루어 보면,
너를 기다리는 동안에서의 '너'는
민주, 자유, 평화 또는 숨결 더운 사랑 등
여러가지로 이해될 수 있는 표현이라는 이야기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너'를
굳이 '구체적인 사랑의 대상으로서의 너'로만
받아들이고 그래서 감동받습니다.
시인은 비록 '着語'를 통하여 '너'라는 표현이
민주, 자유, 평화 등 소중하게 지켜나가야할 가치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이지만
저는 이 시에서의 '너'를
굳이 '구체적인 사랑의 대상으로서의 너'
또는 그러한 '너의 숨결 더운 사랑'으로만
받아들이고 싶은 것이지요. |
1992년 4월 25일 스핏츠는 '오로라가 될 수 없었던 사람을 위해서'라는 아름다운 제목의 미니 앨범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Aurora ni Narenakatta Hito no Tame ni)를 발매하는데
약 7분에 가까운 연주시간의 아름다운 연가 ナイフ(Knife, 나이프)는 바로 이 앨범의 수록곡입니다.
もうすぐだね 3月の 君のバ―スデイには
이제 바로구나 3월 너의 생일에는
ハンティングナイフの ごついやつをあげる待ってて
헌팅나이프(hunting knife)의 거친 녀석을 줄 거다 기다리고 있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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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 |
草野マサムネ | ナイフ에 대한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의 코멘트를 접하면,
그의 독특한 상상력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는데요.
이 곡을 만들 당시에는 여자친구가 없었죠.^^;;
그래서 옛날부터 전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것을 좋아했었는데요.
여자친구가 없다는 이유로 친구의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쉬운 입장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그 애에게 선물할게.... 뭐가 좋을까?.. 생각하고 있을 때 흔한 것보다 특이한 게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 애에게 칼을 쨔~~안! 하고 선물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이 곡을 만들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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ナイフ 노랫말의 탄생 배경에 대한 쿠사노 마사무네의 이야기는 입가에 미소가 슬그머니 지어지는 에피소드이긴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접하기 전에 ナイフ를 듣고 느꼈던 이해와 감동이 자못 달라지는 듯 해서 한편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오랫동안 이 곡 ナイフ를「불완전한 사랑의 슬픈 결말」을 노래하는 곡으로 받아들여왔기 때문입니다. |
ハンティングナイフ | 일본에서는 그것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칼」,「신발」,「(흰)손수건」등은 금기시되는 선물로 여겨집니다.
아마도「칼」은 정들었던 감정을 자르는 도구로 여겨지고「신발」은 신고 떠나버리는 상황이 연상되며
「(흰)손수건」은 헤어짐의 눈물을 닦는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에 그런 금기가 생겨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노래가 '3월 너의 생일(3月の 君のバ―スデイ)'에
'헌팅나이프(ハンティングナイフ)'를 이별의 선물로 건네는 행위를 통하여,
그동안 가슴저리게 견뎌왔던 '불완전한(不完全な)' 사랑에 종지부를 고하고
'개일 것 같지않은 안개 속에서(晴れそうにない 霧の中で)' 이제는 빠져나가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불완전한 사랑의 슬픈 결말」을 노래한다고 느껴왔었습니다. |
그런데 ナイフ 노랫말 일절에 선물을 받을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있긴 하지만
그 대상이 '친구의 여자친구'임을 드러내주는 부분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ナイフ에 대한 쿠사노 마사무네의 코멘트를 접하고나니,
저는 이 노래가 '친구의 여자친구'을 남몰래 짝사랑하다가 결국은 '허락될 수 없는 사랑'임을 받아들이고
'헌팅나이프(ハンティングナイフ)'를 선물로 주고 돌아선다는 이야기.
즉「허락될 수 없는 사랑의 예정된 헤어짐, 그 뒷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치 Richard Curtis 감독의 영화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에서
이제는 친구의 부인이 된 여인을 짝사랑했던 남자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그녀를 찾아가 아무 말없이
'TO ME, YOU ARE PERFECT' 등의 고백을 적은 보드를 한장씩 넘겨 보여주는 것으로
그동안 남몰래 속앓이하던 혼자만의 사랑을 마감하는 장면처럼 말입니다. |
ラブ·アクチュアリ― |
「불완전한 사랑의 슬픈 결말」이든「허락될 수 없는 사랑의 예정된 헤어짐, 그 뒷모습」이든
결국 둘다 '이별'로 끝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를 바 없고
사랑하는 이와의 헤어짐으로 받는 고통에 허락의 여부 또는 예정의 여부를 따져 위안받을 것이 어디 있겠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 노래를, 쿠사노 마사무네가 이 노래를 만들 때의 심정과 의도가 어떠했든 상관없이
(저는, 친구의 연인에게 마음을 두고있다는 상황 설정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않거든요.)
그리고 선물로서의「칼」이 가지는 의미가 일본에서는 우리네와 어떻게 다르든지 개의치않고,
「허락될 수 없는 사랑의 예정된 헤어짐」이 아니라 처음 느낌 그대로「불완전한 사랑의 슬픈 결말」을 노래한다고 느끼고 싶습니다.
앞서 인용한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에서의 '너'를「구체적인 사랑의 대상으로서의 너」로만 느끼고 싶듯 말입니다.
노래를 만든 사람은 쿠사노 마사무네이지만 그리고 시를 들려준 사람은 황지우이지만,
노래를 듣고 가슴 저려오는 이 감정은 그리고 시편을 읽고 쿵쿵거리는 이 가슴은, 둘다 오롯이 저의 몫일테니까요. |
라이온 메리(ライオン・メリィ, Lion Merry)의 잔잔한 신디사이저 음률을 배경으로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의 기타 아르페지오(arpeggio),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의 차분한 베이스로 시작하는 ナイフ의 인트로는,
(The Beatles의 She's Leaving Home에서도 들을 수 있는 하프와 현악 연주를 연상케하는)
야마카와 케이코(山川惠子)의 영롱한 하프 연주와 카토(加藤) JOE Strings Group의 아름다운 현악 반주가 곁들여지면서
쿠사노 마사무네의 청아하면서도 쓸쓸한 느낌의 음성을 이끌어냅니다.
그리고 노랫말 이절로 들어가면서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의 스네어 드럼(snare drum) 사운드가 더해질 즈음이면,
君が このナイフを 握りしめるイメ-ジを
네가 이 나이프를 꼭 쥐고 있는 이미지를
每日 每日 浮かべながらすごしてるよ
날마다 날마다 떠올리면서 지내고있어 |
가슴저리게 아름다운 이 곡 ナイフ(Knife, 나이프)에 그 어느 누구라도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
サバンナ
Route 20 | 그리고 '개일 것 같지않은 안개 속에서(晴れそうにない 霧の中で)'
'눈을 감고 불완전한 방으로 돌아간(目を閉じて 不完全な 部屋に帰る)' 나는..
'피투성이의 꿈(血まみれの夢)' 속에서 '끝없는(果てしない)' 그리고 '해질 녘의(夕暮れの)'
'사바나(サバンナ)'를 '뒤돌아보지않고 눈을 밝히고서(ふり向かず目を光らせて)' 걸어가는
환상에 빠져들게된다는 후렴부가 자연스레 이어집니다.
蜜柑色の満月が 膨らむ午後6時に
밀감색의 보름달이 부풀어오르는 오후 6시에
シルバ―の ビ―トルを 見かけたんだ20号で
실버 비틀(silver beetle)을 언듯 보았다 20번 국도에서
|
그 의미를 파악하기가 다소 난해할지라도 시각적 이미지가 풍부하게 다가오는 삼절이 지나고나면
카토 JOE Strings Group의 스트링 섹션을 프론트(front)로 하면서
야마카와 케이코의 하프와 라이온 메리의 신디사이저가 백업되는 간주가 듣는 이의 가슴을 저리게 만들고
바로 그 즈음, 이 노래의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그리고 노랫말 일절을 한번 더 들려준 다음 7분에 가까운 연주시간의 ナイフ는 끝납니다.
● ナイフ 노랫말 살펴보기 |
스핏츠의 ナイフ가 끝나고 다음 트랙이 시작되기 전에 오디오의 전원을 꺼버립니다.
그리고 고즈넉하게 찾아오는 한밤의 적막감 속에서 황지우의 시집을 다시 펼치니 너를 기다리는 동안과 ナイフ가 오버랩됩니다. |
また 門が 閉まる | 「불완전한 사랑의 슬픈 결말」이었든「허락될 수 없는 사랑의 예정된 헤어짐, 그 뒷모습」이었든
또는 그저「연인에게 건넬 생일선물을 갖고서 그날까지 가슴졸이며 기다리는 모습」이든 그 무엇이든
그래도 스핏츠의 ナイフ에서는 그나마 '이제 얼마 남지않은 3월'이라는「기다림의 끝」을 내비칩니다.
하지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
고 하는 황지우의 기다림에는.. 그「기다림의 끝」이 언제인지 조차도 알 수 없습니다. |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애리는 일'은 '기다리는 일'이며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고 황지우는 말하는데
그 기다림 중에서도 가슴앓이가 가장 심한 경우는, 그「기다림의 끝」이 도대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경우일 겁니다.
(그 기다림이 끝내 슬픔으로 결말이 나든 또는 기쁨으로 새롭게 시작될 수 있든, 어쨌든..) |
'사랑하는 이여 /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는 황지우처럼「기다림의 끝」을 향해 나아갈 수도 있겠지만.. |
하지만, 하지만 진정 기약없이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압니다.
기다림에 지쳐 마침내 너에게로 가면, 그동안 오지않던 너는 내가 가까이 다가간 만큼 더 멀리 가버리기도 한다는 것을.
그래서 너와 나 사이의 간극은 조금도 좁혀지지않고「기다림의 끝」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않는다는 것을.
결국 돌아서서 스스로 기다림을 포기하기 전에는 가슴앓이가 끝나지않는다는 것을.
그것을 알면서도 돌아서지 못하고 오랫동안 그 기다림에 매달린다는 것을.
그래서 스핏츠도 '이제 바로구나 3월(もうすぐだね 3月)'이라고 노래하지만,
'3월 너의 생일(3月の 君のバ―スデイ)'은 결국 홀로 바라는「기다림의 끝」일 뿐
いつになっても 晴れそうにない 霧の中で
언제가 되어도 개일 것 같지않은 안개 속에서 | 그저 '나이프를 꼭 쥐고 있는 이미지(ナイフを 握りしめるイメ―ジ)'만을 붙잡고서
3월을 지나 계절이 몇번씩 바뀌어가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않는 가슴앓이를 할지도 모르지요. |
처음에는「불완전한 사랑의 슬픈 결말」그리고 나중에는「허락될 수 없는 사랑의 예정된 헤어짐, 그 뒷모습」으로 다가왔던 ナイフ.
깊은 밤, 황지우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과 오버랩되면서부터는「언제인지 조차도 알 수 없는 기다림의 끝」으로 다가오는 ナイフ. |
앞서 인용했던 노랫말 삼절에서 보다시피 '오후 6시(午後6時)'의 '밀감색 보름달(蜜柑色の滿月)'
그리고 '20번 국도(20号)'에서 보았던 '실버 비틀(シルバ―のビ―トル)' 등
노래를 듣는 이로 하여금 쓸쓸하면서도 한편 색감이 풍부한 이미지를 느끼게 해주는데요.
여기서 '실버 비틀(シルバ―のビ―トル, silver beetle)'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
ビ―トル | 蜜柑色の 滿月が 膨らむ午後6時に
밀감색의 보름달이 부풀어오르는 오후 6시에
シルバ―の ビ―トルを 見かけたんだ20号で
실버 비틀(silver beetle)을 언듯 보았다 20번 국도에서 |
보름달 뜰 무렵 국도를 지나치던 '은색 자동차 비틀(シルバ―の ビ―トル)'일까요?
아니면 국도변을 날던 '은빛 풍뎅이(シルバ―の ビ―トル)'를 표현한 것일까요? |
ビ―トル |
ジャンボリ― デラックス | 이 곡이 수록된 앨범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가 발매되던 1992년 4월 25일 바로 그날,
스핏츠는 토쿄 요미우리 홀(東京読売ホ―ル)에서 한정 스페셜 라이브 공연을 합니다.
蜜柑色の滿月のもとでまぼろしの物語を語ろう ∼一夜限りの繪空事∼
(밀감색 보름달 아래에서 환상의 이야기를 하자 ∼하룻밤 동안의 상상화∼)
보다시피, 바로 이 노래 ナイフ(Knife, 나이프) 노랫말 삼절 첫부분에 나오는
'밀감색 보름달(蜜柑色の滿月)'에서 비롯된 공연 타이틀의 한정 스페셜 라이브가 그것인데요. |
魔法(Mahou, 마법)로 시작해서 미니 앨범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 수록곡 5곡 전부를 포함,
마지막 곡 魔女旅に出る(마녀 여행을 떠나다) Finish Arranged Ver.까지 모두 21곡이 연주된 공연이었다고 합니다.
'Live Chronicle 1991-2000'라는 부제가 붙은 DVD ジャンボリ― デラックス(Jamboree Deluxe)를 보면
1992년 4월 25일 토쿄 요미우리 홀 공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트랙이 하나 있는데
그날 공연에서 15번째 곡으로 연주되었던 바로 이 곡, ナイフ 공연 동영상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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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ナイフ의 아름다운 선율에 참여했던 뮤지션들에 대하여 짧게 덧붙이자면,
먼저, 이 곡 ナイフ의 전반에 걸쳐서 특히 삼절 이후 아름답게 연주되는 간주 부분은 물론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Aurora ni Narenakatta Hito no Tame ni, 오로라가 될 수 없었던 사람을 위해서) 앨범에 수록된
또다른 곡들인 田舍の生活(Inaka no Seikatsu, 전원생활) 그리고 涙(Namida, 눈물)에서도
아름다운 현악 반주를 들려주는 팀은 카토(加藤) JOE Strings Group인데요.
이 팀은 바이얼리니스트 카토 JOE 타카시(加藤"JOE"高志)가 이끄는 스트링 앙상블이라고 합니다. |
앨범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 수록곡 5곡 중 이 노래 ナイフ와 涙 두 곡에서
하프의 영롱한 음색을 들려주는 하프 연주자 야마카와 케이코(山川惠子)에 관해서는 涙 myspitz story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涙 myspitz story.. 바로가기 |
ライオン・メリィ CLICK .. ↑ | 라이온 메리(ライオン・メリィ, Lion Merry)는 스핏츠의 앨범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 수록곡 중
田舍の生活(Inaka no Seikatsu, 전원생활)를 제외한 나머지 네 곡 모두에 참여하는 건반 연주자입니다.
앨범 첫 트랙인 魔法(Mahou, 마법)에서는 어쿠스틱 피아노와 하몬드 오르간을,
이 곡 ナイフ에서는 키보드와 신디사이저를, 海ねこ(Umineko, 괭이갈매기)에서는 하몬드 오르간을,
그리고 앨범 마지막 트랙인 淚(Namida, 눈물)에서는 쳄발로(cembalo)를 연주합니다.
1976년 다른 뮤지션의 라이브 써포트로 음악활동을 시작한 그는,
楓(Kaede, 카에데) myspitz story ..에서 잠깐 언급했던 메트로화스(メトロファルス, Metrofarce)에서
건반 파트를 써포트하다가 1983년 8월 메트로화스 멤버로 정식 가입해 활동했고
2001년에는 처음으로 자신 만의 라이브 투어를 개시했다고 합니다. |
라이온 메리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왼쪽 위에 나와있는 그의 이미지를 클릭하여 그의 오피셜 싸이트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
√ ナイフ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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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08 12:53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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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진짜 잊을거야 もう‥ 本当に忘れるのだ |
マリ―ンブル―ス marineblues 마린블루스 |
もう‥
이제는..
本当に忘れるのだ。
진짜 잊을거야. |
●「덧붙임 하나 : 2005/10/07」
「marineblues」의 우리말 버전에서는「이제는‥ 진짜 잊을거야.」라고 되어있고
보는 바와 같이 일본어 버전에서는「もう‥本当に忘れるのだ。」라고 되어 있습니다.
(원본에 충실하고자, 우리말 해석은「marineblues」의 우리말 버전에 의한 것이며
우리말 버전은 이 글 맨끝의「덧붙임 셋 : 2005/10/07)」을 참조바랍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어본 제 친구가 얘기하기를) 이런 의견이 있더군요.
'「もう‥本当に忘れるのだ。」보다는「もう‥本気で忘れるよ。」가 낫지않을까?' |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그런 심정에서의 '진짜' 또는 '정말로'를 나타내는데는
「本当に」라는 표현보다「本気で」가 더 어울린다는 의견인 듯 싶습니다. 어떤가요?
주인공이 지방사람이라면 - 예를 들어 칸사이(関西) 출신이라면 -
'「もう‥本真に忘れるよ。」라고 해도 재미있겠다.' | 라고 덧붙이면서 웃기도 했구요. ^^;;
이 글에서 주되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もう」에 대해서지만,
흥미롭고 공감가는 의견이라, 덧붙입니다. |
일본어회화에서 실제로 굉장히 빈번하게 쓰이는 쉬운 단어이면서도
정작 초급/중급자들이 이 단어를 실전 일본어회화에서 써보려고 하면
은근히 멈칫멈칫하게되는 단어 중의 하나가「もう」입니다.
품사 구분으로 '부사'로서의 뜻을 살펴보면 아래 세 종류의 뜻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할지 헷갈리기 때문에 그렇지요.
① 벌써. 이미. 이제.
② 더. 더 이상.
③ 곧. 머지않아. 이제.
결국「もう」는 초급자에게도 '쉬운' 단어이지만,
이 단어를 문장에서 접할 때에는 앞뒤의 문맥에 맞추어 해석해야하고
실전 일본어회화에서도 상대방과의 대화 흐름에 맞추어 사용해야하기 때문이겠지요.
①의 뜻으로 예문을 들자면,
もう 起(お)きる 時間(じかん)だ。벌써 일어날 시간이다.
もう 発車(はっしゃ)した。차는 이미 떠났다.
もう 家(いえ)に 着(つ)いただろう。이제 집에 도착했겠지. |
②의 뜻으로 예문을 들자면,
もう 少(すこ)し 待(ま)って ください。좀 더 기다려 주십시오.
疲(つか)れて もう 待(ま)てない。지쳐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
③의 뜻으로 예문을 들자면,
もう 来(く)るだろう。곧 올 것이다.
もう すぐ 夏休(なつやす)みだ。머지않아 여름방학이다.
もう そろそろ 帰(かえ)らなければ。이제 슬슬 돌아가야한다. |
| |
위의 예문에서 보다시피 문맥 상으로 ① ② ③ 중 어떤 뜻의「もう」인지 알 수는 있지만
초급/중급자의 실전 회화에서는 그 뜻을 '즉시' 파악하여 곧바로 '듣고 말하기'가 쉽지않을 수도 있는 단어이지요. |
한편「もう」는 '감동사(感動詞)'로서 '정말'이라는 뜻도 있지요.
「자기의 판단이나 감정 등을 강조하는 심정을 나타내는 말」인데 이런 경우의「もう」가 적용되는 예문을 들자면,
あの人(ひと)は もう すてきな 男(おとこ)ですとも。저 사람은 정말 멋진 남자이고말고요. |
여기서의「もう」는「本当に」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네요.
|
이 글을 읽는 바람에 혹시.. '쉬운' 단어「もう」가 괜히 어려워진 것은 아닌가요? ^^;;
さて、上のマンガを もう一度 見ましょう。
(여기서의「もう」는 위 ① ② ③ 중 어느 뜻인지 이제 아시겠죠?) |
그림은 고작 6컷, 그리고 지문도 위 인용한「もう‥ 本当に忘れるのだ。」이 문장 뿐이지만
제게는 이별의 아픔을 정말 가슴저리게 전해주는 만화입니다.
특히 마지막 컷. 눈발 흩날리는 벤취 위에 두고온「ふたりの 写真 一枚」, .. 압권입니다. |
● 그리고「もう‥ 本当に忘れるのだ。」의 속편「愛は‥ かわらない‥」
이 글에 인용된 만화는,
인터넷 상에서 잘 알려진 싸이트인 marineblues의 것인데요.
여기에 인용된 일본어 버전 말고도 같은 만화의 우리말버전도 있습니다.
인용된 만화에도 등장하는 '성게군'을 비롯하여 '성게양'과 '불가사리군' 등
여러 캐릭터들이 이제는 많이 알려져있을 정도로 유명한가 봅니다.
위에 인용된 만화는 2002년 1월 1일자인데,
바로 그 다음날인 1월 2일자 올라온 만화는 마치 1월 1일자의 속편 같은 만화입니다.
바로 오른쪽의 만화가 그것입니다. (속편답게 구성은 전편과 유사합니다.)
愛は‥
사랑이..
かわらない‥
어떻게 변하니.. |
「marineblues」에 게재되어있는 우리말 버전에는
위와 같이「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로 나와있습니다.
아마도 (다들 짐작하다시피) 허진호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의 명대사,
헤어지자고 하는, 메마른 목소리의 이영애(은수)에게
마치 혼잣말같은 느낌으로 내뱉던 유지태(상우)의 명대사.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를 염두에 둔 것이겠지요.
직역을 하자면, 아마 다음과 같겠지요.
愛は‥ かわらない‥ 사랑은.. 변하지않는다.. |
봄날은 간다에서의 명대사「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를 텍스트로 하여
일본어 작문을 해본다면 어떤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나요? | |
●「덧붙임 둘 : 2005/10/07」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를 글자 그대로 - 직역으로 - 일작(日作)해보자면
「愛が どんなに 変わるの?」정도가 될 듯 한데요.
하지만 이렇게 하니까 마치 '사랑이 변하는 과정의 실제'가 궁금하여 묻는 듯한 느낌이네요.
그러니까, 사랑은 과연 변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에는 관심이 없고
그 변화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단지 그것이 궁금해서 물어보는 느낌이라는 것이지요.
봄날은 간다에서의 분위기가 전달되려면,
즉 사랑은 결코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가진 남자의, 헤어지자는 여자에 대한 원망과 질책이 담긴 분위기가 전달되려면
「どうして 恋が 変わって 行くの?」또는「なんで 恋が 変わっちゃうの?」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표현도 성인남녀의 사랑임을 고려한다면「愛」보다는「恋」가 어떨지?)
위「덧붙임 하나」의 의견을 말해준 그 친구의 또다른 의견인데,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
●「덧붙임 셋 : 2005/10/07」보기
●「덧붙임 넷 : 2005/10/14」
봄날은 간다에서의 명대사,「사랑이.. 어떻게 변하니?」의 일작(日作)을 다시한번 생각해봤습니다.
해어짐을 요구하는 여자에게 '변해버린 사랑'에 대한 원망과 질책의 자탄이 좀더 강한 느낌으로 이건 어떤가요?
「愛って‥変わるもんなのか?」
elofwindさん과 マサミさん의 의견을 접한 덕분에 조금 더 생각해보고 '물어본'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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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06 04:30 | 일본어 | trackback (0) | reply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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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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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함께 나눌 사랑이 돌아오질 않네 分かち合える恋が帰らない |
ハートが帰らない Heart ga Kaeranai 하트가 돌아오질 않네 |
「일본어를 가장 아름답게 구사하는 밴드 스핏츠(スピッツ)」
스핏츠를 소개하는 글을 볼 때 자주 접할 수 있는 표현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스핏츠의 노래 제목 만을 살펴봐도,
일본의 다른 뮤지션/밴드들에 비하여 외국어/외래어가 상대적으로 적어 보입니다.
물론 찾아보면 テレビ(Television, 텔레비전), オーバードライブ(Overdrive, 오버 드라이브), ラズベリー(Raspberry, 라스베리),
アパート(Apartment, 아파트),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 チェリー(Cherry, 체리), スピカ(Spica, 스피카) 등 제법 있긴 하지만
「テレビ」또는「アパート」등과 같이 일본에서는 이미 자국어화된 외래어든지
또는「スピカ」등과 같이 외래어로 표기할 수 밖에 없는 경우인 것이 대부분인 듯 싶습니다. |
隼 | 2000년 7월 26일 발매 앨범 隼(Hayabusa, 매)의 9번째 트랙인
ハートが帰らない(Heart ga Kaeranai, 하트가 돌아오질 않네)는
제 경우 그 앨범을 처음 접했을 때 제일 먼저 귀에 들어왔던 트랙입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타이틀과 노랫말에서 'ハートが帰らない(하트가 돌아오질 않네)'라고 하는데
같은 의미의「こころ(마음)」라는 단어를 피하고 굳이「ハ―ト(heart)」라는 외래어를 사용한 이유는 뭘까? |
'별 쓸데없는 생각 다하고 있군..' 할지는 모르지만. ^^; 그래도 재미삼아.. 이렇게 슬쩍 바꾸어서 불러보면 어떨까요? |
あれから ハートが帰らない
그로부터 하트(heart)가 돌아오질 않네
飛び出た ハートが帰らない
뛰쳐나간 하트(heart)가 돌아오질 않네 | あれから こころが帰らない
그로부터 마음이 돌아오질 않네
飛び出た こころが帰らない
뛰쳐나간 마음이 돌아오질 않네 |
음음.. 저로서는「こころ」라고 해도 괜찮아 보이는데 왜 굳이「ハ―ト」라는 외래어를 사용했는지 모르겠군요.
더구나 외국어 사용에 상당한 부담을 갖는다는 쿠사노 마사무네인데 말이지요.
(정확히 말하자면, 일본어로서의「ハート」는 '외국어'가 아닌 '외래어'이긴 합니다만.)
● 관련 이야기가 있는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어쨌든 쿠사노 마사무네가 이 노래 ハートが帰らない를 완성하기 전에 임시로 붙였던 제목은
チヨちゃん(Chiyo-chan, 치요짱)이라고 하는 귀여운(?) 제목이었다고 합니다.
「チヨ(Chiyo, 치요)」라는 이름의 상대에 대한 애칭인「チヨちゃん」.
그런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습니다.
쿠사노 마사무네에게 있어「チヨちゃん」이 누구를 의미하는지는 몰라도, 저는 그 이야기를 접하는 순간,
아즈마 키요히코(あずまきよひこ)의 만화 아즈망가대왕(あづまんが大王)에 나오는,
열살배기 귀여운 캐릭터「미하마 치요(美浜ちよ)」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설마하니 쿠사노 마사무네가 그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미하마 치요」를 떠올리지는 않았겠지만요. ^^* |
美浜ちよ |
스핏츠의 노래 ハートが帰らない의「ハート(heart)」에서 출발한 제 마음대로의 생각은,「こころ(마음)」를 지나서
あづまんが大王의 귀여운 캐릭터「美浜ちよ」에게 잠시 머물렀다가, 나도 몰래 또다른「하트(heart)」로 슬그머니 넘어갑니다. |
가운데 씨가 박혀서 좀처럼 쪼개질 것 같지 않은 복숭아도 열 손가락 잘 정돈해서 갈라 쥐고
단호하게 힘을 주면 짝하고 정확히 절반으로 쪼개지면서 가슴을 내보입니다.
'하트'- 복판에 도인(桃仁)을 안은 '사랑의 마크'가 선명합니다.
'사랑은 나누는 것', 복숭아를 나누고, 부채 바람을 나누고, 접견물을 나누고, 고통을 나누고, 기쁨을 나누고.
26일자 편지와 돈 잘 받았습니다.
복숭아 사서 나누어 먹겠습니다.
-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에서
● 도인(桃仁) : 복숭아씨의 알맹이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もも | 통일혁명당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0년 간 감옥 생활을 한 신영복의 옥중 편지 모음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보면 위에 인용한 것과 같은 대목이 나옵니다.
그는 복숭아를 쪼개면서 '하트'를 발견하는데, 그러고보면 모든 과일은 이렇듯 '하트'를 숨겨두고 있지요.
그리고 신영복은 그 선명한 '사랑의 마크'인 '하트'를 '나누는 것'이라고 합니다.
스핏츠의 ハートが帰らない에서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건너가는, 다소 엉뚱한 연상 속에서
저는 .. 쿠사노 마사무네의 노랫말을, 조금은 다르게, 그러나 결국은 다르지않은 의미로 읽어봅니다. |
그로부터 하트가 돌아오질 않네
그로부터 마음이 돌아오질 않네
그로부터 사랑이 돌아오질 않네
그로부터 서로 함께 나눌 사랑이 돌아오질 않네 |
ハ―ト |
이 노래, 스핏츠의 ハートが帰らない가 수록된 앨범 隼(hayabusa, 매)가 일본에서 발매된 것은 2000년 7월 26일인데
그로부터 약 1년 6개월 쯤 전인 1999년 초 한국에서는 이문재의 세번째 시집 마음의 오지가 발간됩니다. |
그림자 길어져 지구 너머로 떨어지다가
일순 어둠이 된다
초승달 아래 나 혼자 남아
내 안을 들여다보는데
마음 밖으로 나간 마음들
돌아오지 않는다
내 안의 또 다른 나였던 마음들
아침은 멀리 있고
나는 내가 그립다
- 이문재의 마음의 오지 中에서 |
마음의 오지 |
한국에서 발간된 이문재의 시집 마음의 오지와 일본의 스핏츠 사이에는 분명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겠지만
이 시집에 수록된, 시집 표제와 같은 제목의 시 마음의 오지를 읽으니, 스핏츠 팬인 저로서는 스핏츠가 자연스레 떠오르더군요. |
2004년 1월 21일 발매 스핏츠 28번째 싱글 スタ―ゲイザ―(Stargazer, 스타게이저)의 B-SIDE 곡
三日月ロック その3(Mikazuki Rock sono 3, 초승달 록 3번째)에서 들을 수 있는 노랫말,
すぐに暖めて 冷やされて 三日月 夜は続く
바로 따뜻하게 하고 식어지고 초승달 밤은 계속되네 |
또는 바로 이 곡 스핏츠의 ハートが帰らない(Heart ga Kaeranai, 하트가 돌아오질 않네)의 노랫말,
飛び出た ハートが帰らない
뛰어나간 하트가 돌아오지않네 |
이문재의 시를 통해서 スピッツ를 떠올리는 저의 느닷없음은
아마도 三日月ロック その3와 ハートが帰らない에서 쿠사노 마사무네가 구사한 노랫말 때문이겠지요. |
三日月 | 이문재의 마음의 오지를 접한 후 スピッツ의「ハート」는 다시한번 다르게 그러나 다르지않게 다가옵니다.
'일순 어둠이' 되듯 헤어짐은 그렇게 갑작스레 다가와 쓰라린 아픔을 안겨주고
그 후부터 '마음 밖으로 나간 마음'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어둠 속 어슴푸레 비치는 '초승달 아래 나 혼자 남아' 잠들지 못하고 그토록 외로운데도,
'내 안의 또 다른 나였던 마음'이기도 한「ハート」는 끝내 돌아오지 않습니다.
あれから ハートが帰らない
그로부터 하트가 돌아오질 않네 |
|
스핏츠의 ハートが帰らない(Heart ga Kaeranai, 하트가 돌아오질 않네).
쿠사노 마사무네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君の微笑み 取り戾せたらもう何もいらないと
너의 미소 되찾을 수 있다면 이제 아무 것도 필요없다고 |
그리고 이제는 돌아오지않는 하트를, 마음을, 사랑을, 서로 함께 나눌 사랑을,
또는 '마음 밖으로 나간 마음'을 그리워하며 가슴 아파했던 것은 어느 봄날이었다고 노래합니다.
両手広げて アドリブで歌い出しそうな 春だった
양손 벌려 애드립(ad lib)으로 노래하기 시작할 듯한 봄이었다 |
● ハ―トが帰らない 노랫말 살펴보기 |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던 그날이든, 또는 헤어져 다시는 돌아오지않을 것을 뒤늦게 깨닫게된 날이든
그런 날은 왜 하필이면 '양손 벌려 애드립으로 노래하기 시작할 듯한 봄(両手広げて アドリブで歌い出しそうな 春)'이어야 하는지..
그렇듯 화창하고 좋은 날에, 비 그친 뒤 드물게 무지개를 볼 수 있던 날에, 아니면 그해 첫눈이 내리던 날에,
둘만의 기념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에, 또는 그/그녀의 생일이 다가와 어떤 선물을 할까 가슴 설레던 날에,
하필이면 그런 즈음에, 저도 몰래 노래가 흥얼거려지는 바로 그런 날에,
헤어짐은, 왜 그헐게도 좋은 날에 느닷없이 다가와서는 견딜 수 없는 아픔을 던져주는 것인지.. |
만남과 헤어짐의 운명을 주관하는 절대자가 있다면, 그 분은 왜 그렇게도 잔인한 걸까요? .. |
二人でジュースでも‥ | '안개가 그치면 둘이서 쥬스라도(霧が晴れたら二人でジュースでも)'라고 하면서
스스로에게 조차 애써 담담한 척 하며 아픔을 숨기는 심정을 쿠사노 마사무네는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돌아오지않는 하트를, 마음을, 사랑을, 서로 함께 나눌 사랑을, 그 사랑을 향한 그리움을
깨어있는 상태로는 도저히 주체할 수 없음을 알기에..
쿠사노 마사무네는 이렇게 주문처럼 되뇌이며 ハートが歸らない를 마칩니다.
また眠るよ ああ もう少しだけ
다시 잠들어 아아 조금만 더 |
|
앨범 隼(Hayabusa, 매)의 ハートが帰らない(Heart ga Kaeranai, 하트가 돌아오질 않네)에서
いきがるだけで 中途半端な俺をチクチクした
멋부리는 것 만으로 어중간한 나를 콕콕 찔렀다 | 라고 노래하는 이절부터 노래 거의 마지막 부분까지
쿠사노 마사무네와 함께 노래하는 여성은 고시마 요시코(五島良子)입니다.
묘한 매력의 보이스 컬러를 느끼게해주는 고시마 요시코.
1990년 데뷰 이후 베스트 앨범을 포함, 십여장의 앨범을 발표한 뮤지션인데
가장 크게 히트한 곡은, 일본 NESCAFE CF송으로 잘 알려진 Open Up이라고 합니다. |
五島良子 |
Froggie | 조금 덧붙이자면, 고시마 요시코와 스핏츠와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스핏츠의 앨범 隼 발매 약 5년 전인 1995년 7월에 발매된 그녀의 앨범 Froggie를 보면
9번째 트랙에 靑い星のまん中で(Aoi Hoshi no Mannaka de, 파란 별의 한가운데)라는 곡이 있는데
이 곡의 노랫말은 쿠사노 마사무네가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그녀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제가 고시마 요시코에 관해 어줍잖게 길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고시마 요시코에 관한 정보가 잘 정리되어있는 웹 페이지를 참고하는 것이 더 나을 듯 싶습니다. |
√ ハートが帰らない 그리고 三日月ロック その3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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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05 04:14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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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향기에 유혹되듯이, 사랑해? カレーのにおいに誘われるように、ジュテーム? |
The Beatles의 모든 앨범을 살펴보면, 선배 뮤지션의 곡을 리메이크한 곡들
그리고 George Harrison의 곡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들을 만든 사람은
John Lennon 그리고 Paul McCartney 두사람으로
그 표기가 Lennon/McCartney으로 되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John Lennon 그리고 Paul McCartney가 함께 만든 곡이든,
실제적으로는 John, Paul 두 사람이 각각 만든 곡이든 상관없이,
자신들이 만든 곡들은 모두 Lennon/McCartney라는 크레딧(credit)으로 공유하자고
두 사람은 The Beatles가 결성되던 처음부터 약속을 했었고
그 약속은 밴드가 해체될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로큰롤 역사상 가장 뛰어난 송라이터(song writer) 중의 한명이며
아울러 대중음악 역사에 많은 페이지를 차지할 뮤지션임에도 불구하고
비평가 등으로부터 John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홀대받았던 Paul은
The Beatles가 해산된지 30년도 넘는 세월이 지난 2003년초
저작권에 관한 때늦은 자존심 세우기(?)를 합니다. | |
back in the u.s.
Live 2002 | 2003년 1월 Paul은 그의 2002년 북미지역 투어 'Driving U.S.A.'에서 뽑은 35곡이 담긴 앨범
back in the u.s. Live 2002를 2003년 1월에 발매하면서,
영국 발매 음반에서는 George Harrison이 만든 Something을 제외한 19곡의 크레딧을
'Lennon/McCartney'가 아닌 'McCartney/Lennon'으로 하겠다고 발표하여
John Lennon의 미망인인 오노 요코(小野洋子)와 신경전(?)이 벌어진 것이지요.
(우리나라 발매 음반의 경우도, 'Paul McCartney & John Lennon'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 Paul McCartney 오피셜 싸이트 바로가기 |
The Beatles의 5번째 앨범 HELP!에 수록된 곡 Yesterday.
스트링 쿼텟(string quartet) 연주와 함께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 만으로 이루어진,
대중음악 역사상 최대의 명곡으로 손꼽히는데 재론의 여지가 없는 Yesterday.
이 곡 역시 그 크레딧 표기는 'Lennon/McCartney'로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곡은 Paul McCartney 혼자 만의 작품으로 알려져있으며
레코딩 당시에도 Paul을 제외한 나머지 The Beatles 멤버들은 참여하지않은,
Paul McCartney'만'의 Yesterday이기도 합니다. |
HELP! |
隼 | 그런 곡, The Beatles의 Yesterday. 그리고 스핏츠(スピッツ)의 ジュテーム?(Je T'aime?, 쥬 뗌므?).
'작사/작곡을 실제로 누가 했느냐'하는 크레딧의 문제는 The Beatles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만
나머지 멤버들 없이, 곡을 만든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 혼자만 레코딩에 참여했다는 점과
작곡자의 보컬과 어쿠스틱 기타 연주, 현악기의 써포트라는 어레인지먼트 등
몇몇 특징적인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
스핏츠의 9번째 앨범 隼(Hayabusa, 매)에 수록된 ジュテーム?는 감히(?) The Beatles의 명곡 Yesterday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
The Beatles의 Yesterday에서 스트링 쿼텟 연주가 써포트된다면
스핏츠의 ジュテーム?에서는 중국 전통 현악기인 후킨(胡弓, huqin)이 그 역할을 합니다.
후킨은 당나라 시절부터 있어온 중국 전통 현악기로서 2줄의 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몽골족의 악기에 그 기원을 두고있다보니 '오랑캐(胡)'란 이름이 붙게 되었답니다.
특히 스핏츠의 ジュテーム?에서 연주되는 후킨은,
후킨의 여러 갈래 중의 하나인 얼후(二胡, erhu)라고 합니다. |
二胡 |
甘建民 | ジュテーム?의 2번째 후렴부 이후 간주부터 아름답게 연주되기 시작하여
곡의 마지막까지 흘러나오는 얼후의 음률은 간지안민(甘建民, Gan Jianmin)의 것입니다.
간지안민은 중국 안후이(安徽, Anhui)성 출신 후킨 연주자로서,
안후이사범대학 음악부에 수석으로 입학하고 수석으로 졸업한 후
안후이민족교향악단의 얼후 독주자 겸 수석담당 연주자로 입단하여 활동하면서
전국 콘써트 투어, 국빈 초대 연주회, TV 드라마 음악 등 왕성한 국내 활동을 한 다음
1990년 일본으로 건너와 토쿄가쿠게이(東京学芸)대학 작곡과 연구생으로 2년간 공부를 합니다. |
2000년 5월 스핏츠의 ジュテーム? 그리고 같은 해 8월 CIMACIMA의 앨범 레코딩 등 일본의 대중음악과의 교류,
그리고 2001년「간지안민 얼후 교실」개설을 통한 후킨의 저변확대 (2003년「간지안민 얼후 학원」으로 개명) 등
일본에서 오랜 기간 활동을 해오다가 2002년에 이르러 앨범 Mother;s Poem 그리고 Voice of China를 발매합니다.
● 甘建民 앨범 커버 이미지 살펴보기 |
DUETS CLICK .. ↑ | 국내 발매 음반 중에서 얼후의 아름다운 선율을 느껴볼 수 있는 곡을 하나 들자면,
하카세 타로(葉加瀬太郎)의 Dolce Vita (featuring Jiang Jian-Hua)를 들 수 있습니다.
일본의 퓨전 인스트루멘털 밴드 Kryzler & Kompany에서 바이얼리니스트로 활동하던 하카세 타로의
2번째 솔로 앨범인 DUETS의 1번 트랙으로 수록된 이 곡은
하카세 타로의 바이얼린 그리고 장지안화(姜建華, Jiang Jian-Hua)의 얼후의 협연을 통하여
동서양 각각의 대표적 현악기의 크로스오버를 느낄 수 있는 연주곡입니다. |
쿠사노 마사무네는 ジュテーム?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君がいるのは ステキなことだ
네가 있는 것은 아주 멋진 일이다
優しくなる何もかも
상냥해지네 무엇이든 |
| |
우리나라든, 일본이든 또는 영미권의 팝/록이든,
이렇듯 사랑을 노래하는 것은 대중음악에서 쉽사리 들어볼 수 있는 표현이겠지요. |
그런데 쿠사노 마사무네는 ジュテーム?의 두번째 후렴부에서 반어적인 표현을 통하여 사랑을 노래하기도 합니다.
君がいるのは イケナイことだ
네가 있는 것은 안좋은 일이다
悩み疲れた今日もまた
고민하다 지쳤다 오늘도 또 |
● ジュテーム? 노랫말 살펴보기 |
Elton John CLICK .. ↑ | 스핏츠의 ジュテーム?에서의 얼후 연주 그리고 마사무네의 반어적인 사랑 표현을 듣고있으니..
Elton John의 셀프 타이틀의 2번째 앨범인 Elton John에 수록된 곡으로
Bernie Taupin이 노랫말을 쓴 First Episode at Hieton이라는 아름다운 러브 송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리 널리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무척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I joked about your turned-up nose
And criticized your school girl clothes
But would I then have paced these roads to love you |
|
이 곡에서는 (무그 신디사이저를 이용하여 그런 음색을 만들어낸 것인지는 잘 알 수 없지만)
톱(musical saw) 연주에서 들을 수 있는 사운드를 통하여 풋사랑의 추억을 좀더 가슴저리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학창 시절 짝사랑했던 여학생 발레리(Valerie).. 그녀의 교복 그리고 생김새를 두고 놀렸던 것이
사실은 그녀에 대한 사랑 표현이었다는, 이루지못한 지난 풋사랑을 돌이켜보는 쓸쓸함을 노래하는 이 곡에서
그 사운드가 마치 스핏츠의 ジュテーム?에서 들을 수 있는 얼후의 그것과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
어쩌다보니 스핏츠의 ジュテーム? 이야기는 그리 없고
The Beatles, Paul McCartney, 하카세 타로, Elton John 등 다소 엉뚱한 이야기만 길어진 글이 되었습니다.
그저 떠오르는대로 쓰다보니 그렇게 되었는데.. 다시 ジュテ―ム? 이야기로 돌아가지요. |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는 '간주는, 하모니카라든지 하는 평범한 악기가 아닌 것을 넣고 싶어서'
ジュテーム?에 얼후를 사용하게 되었다는데 스튜디오에서 그 소리를 들었을 때
그 사운드에서 '마치 여자가 노래하고 있는 것 같은 음색'을 느꼈다고 합니다.
덧붙여서 쿠사노 마사무네는
'「Je T'aime」라고 말하고있는 여자 아이와 함께 노래하는 것과 같이 끝나는 방법'이라는
이야기도 한 적이 있다고하니,
'얼후 음색의 목소리로 스캣(scat)하는 여자 아이'와 쿠사노 마사무네의 듀엣 송으로 상상하면서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특히 ジュテーム? 후반부에 나오는 2번의 후렴부를요.) |
草野マサムネ |
カレ―ライス | 그리고 ジュテーム? 3절은 이렇게 시작하는데,
カレ―のにおいに誘われるように
카레 향기에 유혹되듯이 |
ジュテーム? 노랫말에 '카레(カレー)'가 들어가게 된 계기는, 쿠사노 마사무네가 노랫말을 쓰고있을 때
마침 엔도 켄지(遠藤賢司)의 カレーライス(카레라이스)가 떠오르는 바람에 그랬다는,
단순한 이유라고 하네요. *^^* |
엔도 켄지의 カレーライス라는 노래는,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가 할복자살했던 날을 노래한 곡으로
1972년에 발표되어 일본에서 대히트했던 노래라고 합니다.
1969년에 데뷰한 이후 30년 넘는 지금까지 왕성한 음악활동을 하고있는 엔도 켄지에게는
カレーライス 말고도 1983년에 발표한 オムライス(오무라이스)라는 곡도 있다고 하는군요.
만약 쿠사노 마사무네가 ジュテーム?의 노랫말을 쓸 때 엔도 켄지의 カレーライス(카레라이스)가 떠오르지않고
엔도 켄지의 オムライス(오무라이스)가 떠올랐다면, ジュテーム?의 노랫말이 이렇게 바뀌었을지도 모르지요.
オムレツのにおいに誘われるように 오믈렛 향기에 유혹되듯이
|
|
オムライス |
쿠사노 마사무네는 이 곡의 핵심 표현인 '사랑해(愛してる)'를 프랑스어인「ジュテーム(Je T'aime)」로 노래하는데
이는 노랫말의 운율, 외래어로 노래했을 때 상대적으로 친숙한 표현, 멜로디와의 상관관계 등을 고려한 결과일 것입니다.
우리네 심정으로라면「ジュテーム(Je T'aime)」대신에「サランヘ(사랑해)」라고 우리말로 해주었으면 정말 좋았겠지만요. ^^*
그런 생각에, 만약에 쿠사노 마사무네가 프랑스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또다른 상상을 해봅니다. |
'ジュテ―ム(Je T'aime)' 만큼 익숙한 표현으로는 독일어의「Ich Liebe Dich」를 떠올릴 수 있겠는데
이것은「Je T'aime」에 비하여 음절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대입하기가 곤란하겠지요.
그래서「사랑해」를 뜻하는 표현으로, 우리말로 3-4음절 정도로 발음되는 언어를 찾아보니까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더군요. |
그리이스 |
불가리아 |
세르비아 |
스페인 |
오키나와 |
이탈리아 |
중국 |
크로아티아 |
제 생각에는 자주 들어봤던 이탈리아의「Ti Amo」가 어감도 좋고 음절수도 적당한 듯 싶은데 다른 분들은 어떨지?
(물론 우리말의「사랑해」를 제외하고 말이지요.) |
소품같은 그러나 완성도 높은 러브 송인 ジュテーム?의 원래 제목은「アカネ(Akane, 꼭두서니)」였다고 하는데
정작 이 제목은, ジュテ―ム? 다음 트랙이자 앨범 마지막 곡인 アカネ(Akane, 꼭두서니)로 넘겨졌다고 합니다.
● アカネ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 ジュテーム?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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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03 23:35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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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그리고 헤어짐 一緒に‥ そして 別れ |
야마카와 케이코(山川惠子)의 하프(harp) 연주와 함께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의 맑은 음성으로 시작하는 涙(Namida, 눈물).
君の まつ毛で搖れてる 水晶の粒
너의 속눈썹에서 흔들리고있는 수정의 알 |
그리고 아름다운 음색의 건반악기인 쳄발로(cembalo)가
라이온 메리(ライオン・メリィ, Lion Merry)의 연주로 더해집니다.
本当は 一人ぼっち / 壁に 描いた綠色の
실은 외톨이 / 벽에 그린 녹색의 |
이어서 바이얼리니스트 카토 JOE 타카시(加藤"JOE"高志)가 이끄는 스트링 앙상블,
카토(加藤) JOE Strings Group의 첼로가 아름다운 저음을 앞서 나오면
그 뒤를 따라 바이얼린 등 현악기의 선율이 귀를 간지럽힙니다.
ドアをあけて / 広がる 時の海
문을 열고 / 펼쳐지는 시간의 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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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 |
제 개인적으로 대중음악에 있어 최고의 멜로디 메이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ELO(Electric Light Orchestra)의 Jeff Lynne, 1976년 Blue Moves 앨범까지의 즉, 초기의 Elton John,
그리고 The Beatles의 멤버였던 Paul McCartney, 이렇게 세사람입니다.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Aurora ni Narenakatta Hito no Tame ni, 오로라가 될 수 없었던 사람을 위해서).
1992년 4월 25일에 발매된 스핏츠(スピッツ)의 미니 앨범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된 涙(Namida, 눈물)를 듣고있노라면,
저는 이 노래를 만든 쿠사노 마사무네를 최고의 멜로디 메이커 중 한사람으로 추가하고 싶어집니다. |
어느 비오던 늦은 오후, 저는 텅빈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이 노래를 듣다가 그만,
마치 클래식 음악 소품 하나를 듣는 듯한 기분의 간주에서 눈물이 찔끔 날 뻔했던 적이 있습니다.
月のライトが 涙で とびちる夜に
달빛이 눈물로 날아 흩어지는 밤에 |
왜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그 당시 아마도 제가 스핏츠의 또다른 노래 제목처럼
センチメンタル(Sentimental, 센티멘탈)한 감정에 사로잡혔었나 봅니다.
● 涙 노랫말 살펴보기 |
涙 |
涙를 듣다보면, 서양의 7음계를 기본으로 한 대중음악은 모두
기본적으로 바하(J.S.Bach) 또는 바로크시대의 음악에 (많든 적든) 빚지고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됩니다.
The Beatles의 She's Leaving Home이나 스핏츠의 涙처럼 연주악기에서 클래식적 분위기가 나든,
Impellitteri의 Over The Rainbow 또는 Deep Purple의 April처럼 클래식적 분위기가 물씬 나는 록 넘버는 물론,
Led Zeppelin의 Black Dog에서 들을 수 있는 기타 리프(riff), 또는 Stairway To Heaven의 화려한 기타 플레이까지도 말입니다. |
涙의 노랫말을 보니... 참, 슬픈 노랫말이더군요.
영원할 것 같던 사랑도 어느 순간, 두사람 사이의 '풍경(景色)'은 '바뀌어가고(変わりゆく)'
'달빛이 눈물로 흩날리는 밤에(月のライトが 涙で とびちる夜に)' .. 그 밤에
결국 내게서 '걸음을 떼기 시작하는(步きはじめる)' '너(君)'를 대책없이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 누구든 그리고 그 어떤 이유에서든, 헤어짐은.. 슬픔입니다. |
하지만 헤어짐은 결국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게 마련이며, 때로는 헤어짐의 바로 그 순간에 또다른 만남을 바로 곁에 두고있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 ('보내는 사람'은 그렇지않더라도) '떠나는 사람'은 실은 또다른 만남을 이미 곁에 두고있기에,
그동안의 '습관같은 사랑' 때문에 달라진 풍경 속에서도 어쩌지 못하던 그동안의 사랑에서 그제서야 발걸음을 떼기 시작하는 것이겠지요. |
'떠나는 사람'이든 '보내는 사람'이든 헤어짐은 슬픔입니다.
지난 날의 추억을 돌아보면 헤어짐이 믿겨지지않을 정도지만, .. 더이상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지요.
'달빛이 눈물로 흩날리는 밤에(月のライトが 涙で とびちる夜に)' 두사람 사이의 '풍경(景色)'은 이미 '바뀌어가(変わりゆく)'버린 것을. |
Jacques Prevert | 그러나.. 두사람 사이의 '풍경(景色)'이 '바뀌어가(変わりゆく)'버렸듯이
한편 '달빛이 눈물로 흩날리는 밤(月のライトが 涙で とびちる夜)'도 날이 새면 그것 역시 또다른 풍경이 되어
결국에는 과거완료형의 풍경으로 색이 바래져 가겠지요.
그러니까 헤어짐도 안녕. 슬픔도 안녕. 비록 한동안 견디기 힘들지라도, 이제는 안녕. さよなら。
그리하여 '떠나는 사람'도 '보내는 사람'도, 헤어짐의 슬픔을 다시는 펴보지않을 책갈피에 끼워두고
지금 곁에 있는 또는 곧 곁에 있게될 사람과 '함께' 하기를. 그리고 새로운 '풍경(景色)'을 만들어가기를.
그래서, '함께'하는 기쁨을 노래한 자끄 프레베르(Jacques Prevert)의 시 한편을 떠올립니다. |
알리깐떼 (Alicante) - 자끄 프레베르
Une orange sur la table
탁자 위에 오렌지 한 개
Ta robe sur le tapis
양탄자 위에 너의 옷
Et toi dans mon lit
내 침대 속에 너
Doux present du present
지금의 부드러운 현재
Faricheur de la nuit
밤의 신선함
Chaler de ma vie.
내 삶의 따뜻함.
● 알리깐떼 : 지중해에 면한 스페인의 항구.
● 불문학자 김화영님의 번역입니다. |
Alicante, Spain |
비록 쿠사노 마사무네의 涙 노랫말이 슬프게 (하지만 아름답게) 다가올지라도, 지금 노랫말은 잠깐 접어두고
위의 시, 자끄 프레베르의 알리깐떼와 같은 분위기에서, 스핏츠의 涙의 아름다운 멜로디만 배경으로 깔린다면,
그런 장면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단둘이 '함께' 있다면.. 그 이상의 기쁨은 찾기 어렵지 않을까요? |
글 맨 앞에 언급했던 하피스트(harpist) 야마카와 케이코는 이 곡 涙 말고도
같은 앨범 세번째 트랙으로 수록된 ナイフ(Knife, 나이프)에서도 하프를 연주합니다.
아름다운 음색에도 불구하고, 하프라는 악기는 대중음악에서 자주 사용하지않는 악기다보니
일반 대중음악 음반의 크레딧에서 그녀의 이름을 발견하기가 쉽지않더군요.
잘 알려진 J-POP 뮤지션의 곡 중에서 몇몇을 언급하자면,
야마시타 타츠로(山下達郎)의 土曜日の恋人(Doyoubi no Koibito, 토요일의 연인),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의 Summer Nerves, 쿠와타 케이스케(桑田佳祐)의 Dear John,
이츠와 마유미(五輪真弓)의 名もなき道(Namonaki Michi, 이름없는 길)와 うたかた(Utakata, 물거품),
나카지마 미유키(中島みゆき)의 鳥になって(Tori ni Natte, 새가 되어) 그리고
捨てるほどの愛でいいから(Suteru Hodo no Ai de Iikara, 버릴 정도의 사랑으로 좋으니까) 등의 곡에서
하프를 연주했다고 하네요.
참고로 얘기하자면, 나카지마 미유키의 鳥になって는 스핏츠의 鳥になって와 다른 곡입니다. |
harp |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다면 ルパンIII世(루팡 3세) O.S.T. 음반에서 그녀의 이름, 야마카와 케이코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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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02 07:52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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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을 자극하는 타무라의 베이스 全身を刺激するタムラのベ―ス |
Rainbow의 Ritchie Blackmore라든지 시나위의 신대철처럼, 밴드에서 기타를 담당한 멤버가
그 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에 보컬을 담당한 멤버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를 보자면, 일반 대중에게 가장 주목받는 파트는 록 밴드의 각 파트 중에서 보컬 파트일 것입니다.
통계자료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만약 밴드를 한다면 어느 파트를 하고싶냐는 질문을 무작위로 해본다면,
(실제로 기타를 다룰줄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희망'을 얘기해보라 한다면) 아마도 보컬 그리고 기타가 제일 많을 듯 합니다.
기타는 The Ventures 이후 록 밴드에서 가장 중요한 악기가 되었기도 하고
적어도 무대에서 보컬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컬 다음으로 스폿라이트를 많이 받는 파트이지요.
그리고 악기의 특성상 비록 무대의 프론트가 아닌 뒷면에 자리잡긴 하지만 그 파워풀한 매력에
밴드를 한다면 드럼을 담당하고싶다는 제법 사람도 많습니다. |
ベ―ス CLICK .. ↑ | 그렇다면 베이스는?
심한 경우, 악기의 생긴 모습이 기타와 엇비슷해서 베이스와 기타를 서로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노래를 들으면서 어떤 것이 베이스음인지 모르는 사람 조차 있습니다.
스핏츠(スピッツ)의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처럼
다른 멤버보다 도리어 스테이지 액션이 더 화려한 베이시스트도 있긴 하지만,
많은 경우 베이시스트는 무대에서 다른 멤버들에 비하여 그다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보컬리스트 만큼은 아닐지라도, 기타리스트는 적어도 간주 부분에서 주목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프론트맨으로 나서서 연주할 부분이 거의 없는 베이시스트는 그럴 일도 그다지 없습니다.
왼쪽의 이미지는 스핏츠의 타무라를 비롯, 여러 베이시스트가 사용하는 Fender Precision Bass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Fender Precision Bass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하지만 밴드에서 베이스가 없다면?
지금 당장 오디오의 bass 볼륨을「0」으로 하고 treble 볼륨을「10」으로 해보십시오.
베이스가 없는 밴드 음악을 상상하는 것만도 지옥입니다. ('지옥'은 수사학적 표현이 아닙니다. 진짜 지옥입니다.) |
Game | 다들 잘 아시는 Queen의 Another One Bites The Dust를 떠올려 보십시오.
1980년 발매된 앨범 Game에 수록되어 당시 빌보드 싱글 넘버원을 기록했고
1998년 영화 Small Soldiers O.S.T.에 Wyclef Jean에 의해 리믹스된 버전으로 다시 나왔던
Another One Bites The Dust에서,
Freddie Mercury라는 출중한 보컬리스트가 밴드의 핵심이었던 Queen이지만,
이 곡에서는 John Deacon의 베이스가 이 곡의 전부라고 말해도 결코 과언이 아닙니다. |
The Sun Don't Lie | 베이시스트인 Marcus Miller의 The Sun Don't Lie 앨범은 어떤가요?
첫번째 트랙인 Panther에서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베이스라는 악기가 얼마나 매력적인 악기인지를,
베이스라는 악기가 주는 매력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바로 느끼게 해줍니다.
플럭(Pluck), 슬래핑(Slapping), 태핑(Tapping) 등 베이스 주법에 관해서는 전혀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듣고 좋다면, 몸으로 그게 느껴지면, 그걸로 되는거죠. |
베이스는 타악기인 드럼처럼 기본적으로 리듬 악기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타 또는 피아노같은 멜로디 악기이기도 합니다.
저의 어린 시절, 이 베이스라는 악기의 사운드에 처음으로 매료되었던 곡은
Jimi Hendrix의 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했던 Buddy Miles가 1970년에 발표했던 명반
Them Changes의 동명 타이틀 곡 Them Changes였습니다.
펑키(funky)한 분위기의 록 넘버인 이 곡의 베이스 리프(riff)는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들어도 감동입니다.
베이스의 매력에 최초로 빠져들었던 곡으로, 여러분은 어떤 곡이 있나요? |
Them Changes |
アカネ | 저는 스핏츠의 隼(Hayabusa, 매) 앨범의 마지막 트랙 アカネ(Akane, 꼭두서니)를 들을 때면
가슴을 두드리는, 아니 온몸을 자극하는 타무라 아키히로의 베이스에 살갗이 톡톡! 돋습니다.
그리고 アカネ의 경우 레코딩할 때 (순전히 제 마음대로의 생각입니다만)
스핏츠의 다른 곡들에 비해 베이스 마스터 볼륨을 조금 더 크게 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도 듭니다.
그런 느낌이 들 만큼 자극적인 것이 바로 アカネ에서의 타무라 아키히로의 베이스입니다. |
アカネ 인트로부터 저를 자극하는 타무라 아키히로의 베이스는
ゴミに見えても 捨てられずに
쓰레기로 보여도 버려지지는 않고 | 라는 노랫말이 나오는 후렴부에 이르서서는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의 하이햇 심벌(hi-hat cymbals) 연타와 어우러지면서 그 자극이 더욱 커집니다.
듣는 이의 심장 박동을 점점 더 쿵쾅거리게 만드는 타무라와 사키야마의 리듬,
그 리듬의 느낌이 조금이라도 식지않도록 하기 위해서인지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의 기타 간주 조차도 이 곡에서는 다른 곡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쉽게(?) 갑니다. |
隼 |
다시 한번 더 후렴부에서 사키야마 타츠오의 하이햇 심벌 연타와 함께 강렬하게 다가오는 타무라 아키히로의 베이스.
悲しい日には 新しい歌 ひとつ
슬픈 날에는 새로운 노래 하나 | 두번째 후렴부가 지나고 노래의 끝을 향하기 직전 이 대목에서 베이스는 잠시 쉬어가는 듯한 긴장감을 잠깐 주다가
다시 휘몰아치는 타무라 아키히로의 베이스는 또다시 듣는 이의 심장을 강하게 두들기며 アカネ의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 アカネ 노랫말 살펴보기 |
田村明浩 | 隼 앨범 발매 이후 얼마 있지않아 어느 월간지 기사를 통하여,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는 이 곡 アカネ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장기간의 레코딩 중에서, 첫번째 곡 후보가 적지않나, 하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서 今(Ima, 지금)이든지 이 곡이라든지 해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처음은, 오프닝 같았어요.
그렇지만 시험삼아 마지막에 가져가도 참, 엔딩 같아진... ^^;.
그 후는, 엔딩은 이 곡 이외에는 생각되지않게 되었죠. 그렇지만, 믹스는 다시 했습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이 곡이 첫번째 트랙으로 했더라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럴 경우,「그렇다면 마지막 곡으로는 어느 곡을?」하는 고민이 남긴 합니다만.. ^^;; |
「アカネ」는 우리말로 '꼭두서니'라고 하는 다년생 덩굴풀이라고 하는데, 백과사전식 설명을 붙이자면, 이렇습니다.
꼭두서니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덩굴풀로 꼭두서니, 천초, 홍천, 천염, 가삼사리, 지혈, 과산룡, 혈견수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길이가 2미터쯤 되고 줄기는 네모지며 잎은 심장 꼴로 돌아가며 나며 줄기 속은 비어 있으나 뿌리는 통통하며 붉은 빛이 난다.
우리나라 각지의 산과 들 마을 부근, 울타리 같은 곳에서 자라며 7∼8월에 연노랑색 꽃이 피어 9월에 까맣고 둥근 열매가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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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アカネ」라는 일본어 단어도 이 노래를 통해 처음 접했기도 했지만, 식물로서의 '꼭두서니'도 자라오면서 본 기억이 없을 정도로,
그러니까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랐기에 어린 시절을 '아스팔트 킨트'로 지냈던 저로서는
노랫말에서 각종 동식물을 자연스레 언급하는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부럽기도 하고 가끔은 신기하기도 합니다. |
石田小吉 | 간주 이후 나오는 두번째 후렴부,
身体のどこかで 彼女を想う
몸의 어딘가에서 그녀를 생각하네
また会おうと言った 道の上
또 만나자고 말했던 길 위 |
이 대목에서 들을 수 있는 백그라운드 보컬의 주인공은,
アカネ가 수록된 앨범 隼(Hayabusa, 매)의 프로듀서였던 이시다 쇼우키치(石田小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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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アカネ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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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28 13:22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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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파니, 마림바 그리고 글로켄스피엘 ティンパニー、マリンバ そして グロッケンシュピール |
田舍の生活 Inaka no Seikatsu 전원생활 |
魔法(Mahou, 마법), 田舍の生活(Inaka no Seikatsu, 전원생활), ナイフ(Knife, 나이프),
海ねこ(Umineko, 괭이갈매기) 그리고 淚(Namida, 눈물). 이렇게 다섯 곡.
비록 미니 앨범이지만 스핏츠(スピッツ)의 앨범 중에서 앨범 타이틀은 가장 길었던 앨범에 수록된 곡들입니다.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Aurora ni Narenakatta Hito no Tame ni, 오로라가 될 수 없었던 사람을 위해서) |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 | Yesterday가 The Beatles 이름으로 발표되었어도
마치 Paul McCartney 혼자 만의 곡으로 느껴지기도 하듯이,
海ねこ를 제외한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의 나머지 곡들을 듣고있으면
마치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 혼자 만의 프로젝트 앨범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느낌만 그렇다는 것 뿐, 다른 멤버가 참여하지않은 앨범이란 얘기는 아니지만.)
이런 분위기로 두어 곡만이라도 더 수록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욕심이
이 앨범을 처음 접했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앨범이기도 하구요. |
이 앨범은 다들 느끼듯이, 클래식한 분위기를 줍니다.
팝/록 음악에도 자주 들어가는 관악기이긴 하지만
트럼펫, 트롬본, 프렌치 혼, 테너 색소폰, 바리톤 색소폰 등 관악기의 종류도 다양하게 들어가고,
건반악기로는 키보드, 신디사이저에다가 하몬드 오르간도 있고 흔히 접하기 힘든 쳄발로(Cembalo)도 참여하고,
당연히 바이얼린, 첼로, 비올라 등 스트링 섹션도 들어가고 거기다가
클래식음악에서 조차 그리 자주 쓰이지않는 하프까지 동원되는 앨범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
ティンパニ―
マリンバ
グロッケンシュピ―ル | 뿐만 아니라 魔法에서는 팀파니가 들어가며 田舍の生活에서는 마림바,
그리고 이름만으로는 그게 무슨 악기인지 생소한 글로켄스피엘이란 악기도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 앨범의 부클릿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팀파니(timpani)는 아시다시피
큰 공을 반으로 쪼개놓은 듯한 케틀드럼 서너개로 이루어진 타악기이고,
마림바(marimba)는 목금(木琴)의 일종으로 실로폰(xylophone)같이 생긴 악기인데
뭐랄까, 소리가 아주 동글동글하고 감미로운 것이 너무 좋습니다.
캐리비언(caribbean) 분위기의 노래에서 가끔 들을 수 있지요.
어원이 독일어 같아보이는 글로켄스피엘(glockenspiel)이 뭔가 해서 찾아보니,
철금(鐵琴)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마림바의 건반이 나무로 된 것이라면
글로켄스피엘의 그것은 쇠로 된 것이라서, 종소리 같은 음색이라는군요.
마림바와 글로켄스피엘은 건반악기같이 생겼지만,
팀파니와 마찬가지로 퍼커션(percussion) 즉, 타악기로 분류됩니다.
어쨌거나 이 흔치않은 팀파니, 마림바, 글로켄스피엘 등 타악기들을,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 앨범에서 연주하는 사람은?
아라야 쇼코(新谷祥子)라고 하는 일본의 타악기 연주자라고 합니다. |
아라야 쇼코는 스핏츠의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 앨범 이전에도
그들의 두번째 앨범인 名前をつけてやる(Namae wo Tsuketeyaru, 이름을 붙여주마)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魔女旅に出る(Mazo Tabi ni Deru, 마녀 여행을 떠나다)에서 글로켄스피엘 연주로 참여한 것으로 나오더군요. |
新谷祥子 | 아라야 쇼코의 이력을 백과사전식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쿠니타치온가쿠(国立音楽)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면서 다케오카(武岡)상을 수상.
제1회 일본 관악기/타악기 콩쿨에서 2위 입상.
아시아문화자문회(アジア文化カウンシル)의 도움을 얻어 미시간대학 음악학부에서 석사학위 취득, 졸업.
TV 등 여러 미디어에서의 연주, 리듬론(rhythm論) 강연이나 워크숍, 음악교육지, 교재 집필 등 다수.
쿠니타치온가쿠대학, 쇼우와온가쿠(昭和音楽)대학 비상근강사.
현재 Chris & Shoko라는 이름의 퍼커션 듀오로 국내외에서 활약. |
그녀의 이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솔로 활동으로 주로 마림바를 중심으로「横浜ス―パ―太鼓セッション(요코하마 슈퍼 타이코 세션)」비롯하여
국내외에서 개최되는 여러 국제 페스티벌 등에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으며
일본정부가 주최하는 식전음악(式典の音楽)을 담당하기도 했다는군요.
그리고 토쿄문화회관(東京文化会館)이 주최한 렉쳐 콘써트(lecture concert)였던
「打楽器というメディア(타악기라고 하는 미디어)」를 구성하기도 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녀는 타악기라는 장르에 정상급 뮤지션으로 자리매김된 뮤지션임은 물론 타악기 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가진 뮤지션인 듯 합니다. |
Moonrise | 아라야 쇼코, 그녀가 발표한 음반으로는,
미국 출신으로 1989년 이후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Christopher Hardy라는 또다른 타악기 연주자와 함께
Chris & Shoko라는 이름의 퍼커션 듀오(percussion duo)로 발표한 Moonrise라는 앨범이 있습니다.
내친 김에 Christopher Hardy는 어떤 뮤지션인가 싶어 검색해보니,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일본의 기타리스트 와타나베 카즈미(渡邊香津美)와 함께 음반을 낸 적도 있더군요. |
다소 큰 이미지이긴 합니다만, 아라야 쇼코가 연주하는 모습이 담긴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뮤지션이 연주에 몰두하는 모습은 언제봐도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아라야 쇼코 이미지 오른편에 있는 작은 이미지들은,
국내의 스핏츠 카피 밴드인 스누피 밴드(Snoopy Band) 3기의 2003년 2월 공연 때의 밴드 멤버 모습입니다.
비록 아라야 쇼코와는 다루는 악기도 다르지만
스누피 밴드에서 활동했던 桂銀晶님, 분홍이님 등 여성 멤버들의 연주하는 모습 역시
아래의 아라야 쇼코처럼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新谷祥子
혹시 자주 듣는 곡은 아닐지라도, 오랜만에 스핏츠의 田舍の生活을 들으면서
아라야 쇼코가 만들어내는 마림바 그리고 글로켄스피엘의 영롱한 음색을 즐기기 바랍니다.
● 田舍の生活 노랫말 살펴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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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ms
1st guitar
keyboards
backing vocal
vocal
bass
2nd guitar |
참고로 위 오른쪽 이미지 스누피 밴드 3기의 퍼스넬은
drums Justin 이동혁, 1st guitar mogoloian 유상봉, keyboards 분홍이 김지연, backing vocal 桂銀晶 계은정,
lead vocal ひたぎ 정희탁, bass SOUNDGARDEN 허준호 그리고 밴드 리더인 2nd guitar Jimmy Keaton 강병훈입니다.
(스누피 밴드 멤버 각각의 이미지를 클릭하면 더 큰 모습의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
스핏츠의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는 田舍の生活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5박자의 곡인데요. 예전에 요미우리(読売)홀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때 도중에 5박자를 놓쳐서요.
그런데도 저는 그걸 무시하고 연주하고 있으니까
마사무네(マサムネ)가 눈만 깜빡거리면서 저를 쳐다보고만 있었죠.
노래에 저를 넣어주지 않아서 난감했어요.^^ 그래서, 결국! 저는 도중에 짤렸지요.
옆에서 보니 마사무네가 들어가는 부분이 틀렸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제가 실수를 하고 있었던거죠.^^
그 사건 이후 저는 이 곡을 라이브에서 하는게 힘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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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輪テツヤ |
Time Out
Paul Desmond | 일반적으로 대중음악은 느린 템포의 곡이든 빠른 템포의 곡이든 4박자의 곡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3박자의 곡 조차도 Patti Page의 Tennessee Waltz 정도를 제외하고는 쉽게 떠오르는 곡이 많지않은데
더구나 5박자의 곡으로 대중적으로 크게 히트한 곡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Eric Clapton이 몸담았던 슈퍼 밴드 Cream의 베이시스트 Jack Bruce가 만든 명곡
White Room이 인트로에서 5/4박자로 진행되긴 하지만 그것은 부분적으로 그런 경우이고,
곡 전반을 5박자로 진행하는 곡을 하나 언급하자면.. 시대를 초월한 명곡 하나를 얘기할 수 있습니다.
기타리스트인 George Benson, Chet Atkins, 재즈 피아니스트인 Herbie Hancock,
재즈와 팝을 넘나드는 보컬리스트 Al Jarreau, 라틴 재즈의 Tito Puente,
그리고 노장 Quincy Jones와 1980년대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Acoustic Alchemy는 물론
나아가 클래식 음악의 첼로 연주자 Yo-Yo Ma에 이르기까지, 음악의 장르와 연주 악기의 구분없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리메이크되어 도리어 '오리지날 버전'은 도대체 누구의 것인지 가끔 잊어버리는 곡.
알토 색소폰 주자인 Paul Desmond가 만들어서 The Dave Brubeck Quartet의 1959년 음반,
Time Out에 수록된 명곡 Take Five가 - 스핏츠의 田舍の生活처럼 - 5박자의 곡입니다. |
끝으로 덧붙이자면, 아라야 쇼코와 연주와 함께 이 곡 田舍の生活에서 클래식컬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은,
바이올리니스트 카토 JOE 타카시(加藤"JOE"高志)가 이끄는 스트링 앙상블인
加藤(카토) JOE Strings Group이 백업해주는 현악 반주의 아름다운 선율입니다. |
√ 田舍の生活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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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27 03:40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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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토 JOE 타카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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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의 상식에 만족하지 않는다 僕は、今のあたりまえに満足しない |
僕は、止まらない。
나는, 멈추지 않는다.
僕は、変わりつづける。
나는, 변화해 간다.
僕は、現状に妥協しない。
나는, 지금에 타협하지 않는다.
僕は、今のあたりまえに満足しない。
나는, 지금의 상식에 만족하지 않는다.
オフィスに 新しいあたりまえを。
사무실에 새로운 상식을.
フォ―バル。
FORVAL. |
決意編 ◁ フォ―バル「新しいあたりまえを」 ▷ 覚醒編 | 僕は、想像する。
나는, 상상한다.
変わっていく自分を、
변화하는 나를,
まったく新しい自分を。
전혀 다른 나를。
そして僕は、
그리고 나는,
今のあたりまえを
지금의 상식을
超えてゆく。
뛰어넘는다.
オフィスに 新しいあたりまえを。
사무실에 새로운 상식을.
フォ―バル。
FORVAL. |
フォ―バル(FORVAL)은 텔레커뮤니케이션, 그룹 네트워크 등을 취급하는 일본 회사인데,
2005년 초 (01/07∼03/31) 일본의 TV를 통해 원빈(ウォンビン)을 기용한 기업 슬로건 광고를 내보내면서
광고 카피를 우리말로 내보내는 파격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류'의 열풍을 또다르게 느껴볼 수 있는 대목이지요. |
동영상 전반부의「결의(決意、けつい)」편이든 또는 후반부의「각성(覚醒、かくせい)」편이든,
て형, ます형, ない형 등 일본어 문법의 기초를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몇몇 낯설은 단어들를 사전으로 찾아보는 것 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는 문장으로 이루어진 광고카피입니다. |
다만 고개를 갸웃거릴 만한 것으로「新しいあたりまえ」라는 표현이 있겠지요.
여기서「あたりまえ」라는 단어는 우리말로 하자면 '당연함. 마땅함. 예사. 보통. 정상'이라는 뜻의 단어인데요. |
'당연함' 또는 '마땅함'이란 뜻의 예문을 들자면
人間(にんげん)としてあたりまえの事(こと)をしただけだ。
인간으로서 마땅한 일을 했을 뿐이다. |
'예사', '보통' 또는 '정상'의 뜻으로 예문을 들자면
あたりまえにやっていたのでは成功(せいこう)しない。
정상적으로 하다가는 성공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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あたりまえのことを あたりまえに |
그렇다면「新(あたら)しいあたりまえ」는 '새로운 당연함' 정도일텐데, 어떤가요? 우리말로 조금 어색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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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슬로건으로「新しいあたりまえ」라고 광고하면서, FORVAL은 이를「새로운 상식」으로 해석합니다. |
그런데「상식」을「常識(じょうしき)」라는 단어를 사용하지않고「あたりまえ」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광고 카피를 만든 이유는
아마도 'FORVAL'은 이제 '새로운 트렌드'이면서도 한편 '당연한 트렌드'라는 인상을 시청자에게 강하게 주려는 의도에서 이겠지요. |
참고로, 이 광고를 내보내는 기업 FORVAL은,「新しいあたりまえ」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商品・サ―ビスを実際に利用するユ―ザ―の立場から情報通信業界が抱える矛盾、問題点を打破するために考えた新しいビジネスモデル。
상품·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하는 유저의 입장에서 정보통신업계가 안은 모순,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해서 생각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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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26 05:05 | 일본어 | trackback (0) | reply (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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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키 사랑 이야기 ポッキー 恋物語 |
[女] ニュ―ヨ―ク、パリ、東京。
[여] 뉴욕, 파리, 토쿄.
[男] なんか すげぇなぁ。
[남] 뭔가 대단한 거 같은데.
[女] でも 一番 ここが 好きだなぁ。
[여] 근데 난 여기가 제일 좋아.
[男] なんだよ?
[남] 왜?
[女] 鈍感 !!
[여] 둔감하기는!!
[女] さわやかな恋に。
[여] 산뜻한 사랑에.
[男女] ポッキ― アンド メンズ ポッキ―。
[남녀] 포키 앤 맨즈 포키(Pocky and Men's Pocky).
グリコ。
그리코(GLICO). | |
1996년 여름, 포키 사랑 이야기(ポッキ― 恋物語, Pocky Koi Monogatari)라는 제목의 CF가 일본의 TV에 방영되었는데,
이 CF와 타이업(tie-up)되어 흘러나온 배경음악이 그 해 9월 9일에 발매되었던 스핏츠(スピッツ)의 싱글 渚(Nagisa, 해변)입니다. |
남자가 여자에게 '왜?(なんだよ?)'라고 되묻는 것은 정말 뭘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라,
아마도「여기에는 너가 있으니까(ここには あなたが いるから)」라는 말을 굳이 듣고싶어서..이겠지요.
물론 광고를 만든 사람은, 그런 암시를 통하여 이 광고에 노출된 시청자에게
「여기에는 포키가 있으니까(ここには ポッキ―が あるから)」라는 의미를 함께 주고싶었을 것이구요. |
이 광고에서 두 남녀의 다이얼로그에는 형용사가 모두 네개가 나오는데,
제일 먼저 나오는 형용사는 い형용사인 すごい(대단하다)의 회화체 표현인 すげぇ입니다. |
나머지 형용사 셋은 모두 な형용사(형용동사)입니다.
① 好(す)きだ 좋아하다 : 이 단어는 일본어 초급단계에서 배우게되는 기본 단어이지요.
② 鈍感(どんかん)だ 둔감하다 : 다소 어려울 수도 있지만 한자를 안다면 금방 외워질 단어입니다.
③ さわやかだ 산뜻하다, 개운하다, 상쾌하다 : 혹시 모르는 단어였다면, 이참에 외워두죠.「さわやかだ」 |
海辺のカフカ (下) | 이 CF의 BGM 渚(なぎさ)는 '해변'을 뜻하는 단어로,
인터넷 웹 사전으로 찾아보니 (강이나 바다에서 물결이 밀려오는) '물가, 둔치'라고 되어 있습니다.
같은 뜻, 같은 발음의 또다른 한자표기로는「汀(なぎさ)」라고도 하군요.
또다른 '해변'으로 海浜(かいひん)이라는 단어도 있는데「○○해변공원」등 공원 이름에서 볼 수 있구요.
그리고 '해변'의 또다른 일본어 표현인 海辺(うみべ)는
'해변' 또는 '바닷가'라는 뜻으로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이기도 한데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소설인
해변의 카프카(海辺のカフカ, Umibe no Kafka), 거기서의 '해변'이 바로 이「海辺」입니다. |
얼마 전 몇몇 분이 제 BLOG에 포스팅된 글에서의 일본어 해독. 그 어려움을 이야기하다보니..
스핏츠의 渚(Nagisa, 해변) 그리고 CF 포키 사랑 이야기(ポッキ― 恋物語)를 빌어서 이런 글을 쓰게 되네요. ^^;;
비록 화질이 다소 떨어지고 볼륨도 약한 동영상이지만, (Window Media Player의 볼륨 레벨을 올려서 들으시길)
그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스핏츠의 팬이라면 흥미있는 영상으로 생각하실 듯 싶어서, 소개합니다.
● 앨범 버전의 渚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싱글 버전의 渚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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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24 00:24 | 스핏츠/RARITY | trackback (0) | reply (5) |
Tags : Sp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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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핏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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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사랑에.. 스핏츠 さわやかな恋に‥ スピッツ |
1996년 여름, 스핏츠(スピッツ)의 신곡이 흘러나오는 CF가 일본의 TV 전파를 탑니다.
식품회사인 에자키 그리코(江崎グリコ, Ezaki Glico)에서 만든「ポッキ―(Pocky, 포키)」
그리고 스핏츠의 渚(Nagisa, 해변), 둘이 함께 타이업(tie-up)된 CF가 바로 그 CF인데,
오른쪽 이미지에서 쉽게 짐작되듯,「포키」는 우리네 '빼빼로' 같은 과자입니다.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말인 '타이업'은 광고업계에서 쓰는 용어 중의 하나인데,
다른 업종 또는 같은 업종의 여러 광고주가 함께하는 광고를 '타이업 애드(tie-up ad)'라고 부릅니다.
● 「포키」의 요즈음 TV CF 살펴보기 | |
おどるポンポコリン
ちびまる子ちゃん | 다른 업종들이 상호간의 제휴를 통해 비용은 절감하면서 한편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마케팅 전략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타이업 애드'입니다.
일본의 대중음악이 타이업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때는 1990년으로,
비비 퀸즈(B.B.グィ―ンズ)의 おどるポンポコリン(Odoru Pompoko Rin, 춤추는 폼포코링)이란 곡이
그해 최고 히트곡이 되고난 후라고 합니다.
이 곡은 당시 최고 시청률의 어린이 만화 꼬마 마루꼬짱(ちびまる子ちゃん, Chibi Marukochan)에서
주제가로 사용되었는데, 어린이 대상의 이 노래가 당시의 모든 노래를 제치고 최고의 히트곡이 되는 바람에
이 사건(?)은 음반업계가 마케팅 전략으로 타이업을 주목하게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즉, MTV가 음악산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미국과는 달리 이렇다 할 음반 PR방법이 없던 일본에서
이를 계기로 타이업 마케팅이 가지는 엄청난 힘을 발견(?)한 것이지요. |
이듬해인 1991년으로 넘어오면서,
TV 드라마 토쿄 러브 스토리(東京ラブ スト―リ―, Tokyo Love Story)의 주제곡으로 쓰인
ラブ スト―リ―は突然に(Love Story wa Totsuzenni,러브 스토리는 갑자기)의 250만장 넘는 판매고,
(곡 전반에 걸친 리듬 기타 스트로크가 인상적인, 오다 카즈마사(小田和正)의 곡입니다.)
그리고 일본 최고의 남성 듀오 CHAGE & ASKA가 불러서 같은 해 대히트를 기록한 SAY YES 등,
TV 드라마와 타이업된 곡이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게됨에 따라
TV 드라마 또는 CF와의 타이업 마케팅은 당시 J-POP의 주요한 경향이 되기에 이릅니다. |
Oh! Yeah! |
君がいるだけで | 이러한 흐름은 1992년에도 이어져 코메코메클럽(米米CLUB)이 부른 TV 드라마 주제곡인
君がいるだけで(Kimi ga Iru Dakede, 당신이 있는 것 만으로)는 270만장이 넘는 대히트를 기록합니다.
TV 드라마나 CF 등에 타이업된 곡들이 히트를 기록하는 경향은 1993년에 더욱 강해져서
BEING SOUND로 유명한 오다 테츠로(纖田哲郞)의 기획사 'BEING MUSIC FANTASY'의 경우
타이업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소속 뮤지션들을 TV 등에 노출시키지않는 전략을 구사,
심지어 이 기획사 소속의 오오쿠로 마키(大黑摩季)와 같은 가수는
당시 '과연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일까?'하는 소문이 나돌 정도였다고 합니다. |
1993년의 J-POP 히트곡들을 살펴보면, 위에 언급한 오오쿠로 마키를 비롯하여 B'z, ZARD, WANDS, DEEN, T-BOLAN 등,
BEING MUSIC FANTASY 소속 뮤지션들이 대거 언급되는데
이는 음악적 완성도 이외에도 타이업 마케팅 등 여러가지 전략으로 대중들의 지지를 얻은 결과로 보입니다.
● BEING MUSIC FANTASY 바로가기 |
シ―ソ―ゲ―ム
∼勇敢な恋の歌∼ | 어쨌든 타이업 방식을 통한 PR이 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한때의 '경향'으로 그치지않고
1993년 쯤에 와서는 '히트곡이 되려면 타이업은 기본'처럼 되어,
타이업 방식을 통한 PR은 음반 마케팅의 한 전형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합니다.
MR.CHILDREN의 1995년 싱글 シ―ソ―ゲ―ム∼勇敢な恋の歌∼(Seesaw Game, 시소게임)이
타이업을 하지않고도 히트한 것을 두고 그것을 사건(!)으로 여길 정도로 타이업은 자리를 잡은 것이지요. |
1990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1990년대 초반에 음반 마케팅의 한 전형이 된 타이업 방식이
스핏츠에게 처음 적용된 것은,
(비록 전국 네트워크가 아닌 지역 방송의 CF였다고 하지만)
1991년 10월 25일 발매의 3번째 싱글 魔女旅に出る(Majo Tabi ni Deru, 마녀 여행을 떠나다)입니다. |
魔女旅に出る |
타이업 애드를 적용한 경우를 우리나라에서 찾아보자면, 2002년 SK TELECOM의 '준(June)' CF를 얘기할 수 있습니다.
SK TELECOM과 JYP Entertainment 간의 200억대에 이르는 엔터테인먼트 컨텐츠 계약의 첫 결과물인
이 CF는, 박진영의 JYP Entertainment 소속 남성 4인조 그룹 노을의 데뷰 앨범 수록곡 붙잡고도를 타이업하여,
SK TELECOM의 모바일 브로드밴드 서비스 '준(June)'과 JYP Entertainment의 신예 그룹 노을의 소개라는
각각의 광고목적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타이업' 방식의 CF였습니다. |
타이업를 적용한 또다른 경우를 찾아보자면, '준(June)' CF 말고도 여럿 있습니다.
코요태의 경우 KBS 2TV의 원피스(ワンピ―ス, One Piece)에 이어
2003년 10월초 영화채널 XTM에서 시작한 이니셜D(イニシャルD)의 전,후반부 주제가를 모두 부른다든지
2003년 10월 중순 투니버스 채널에서 방영을 시작했던 기동무투전 G건담(機動武闘伝Gガンダム)에서
러브홀릭(Loveholic)이 혼자 가지마란 제목의 노래로, 주제가를 부르는 것도 타이업이었고
이들 보다 이전, 투니버스 채널의 정글은 언제나 맑은 뒤 흐림에서 박혜경, 은하철도 999에서 김진표 등도 타이업이었는데,
위에 열거한 여러 애니메이션과 우리네 대중음악 뮤지션들과의 타이업은,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애니메이션이 더이상 어린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비롯되는 것이었겠지요. |
스핏츠의 14번째 싱글 渚가 타이업된, 약 15초 정도의 그 CF,
포키 사랑이야기(ポッキ―恋物語, Pocky Koi Monogatari)에는 渚의 첫 후렴부가 BGM으로 깔립니다.
柔らかい日日が波の音に染まる 幻よ 醒めないで
부드러운 날들이 파도소리에 물드네 환상이여 깨지말아라 |
그리고 두 남녀는 '포키'를 먹으면서 사랑의 다이얼로그를 나누는 장면을 보여준 뒤
여자를 목말로 태우고 걸어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롱 쇼트로 보여주면서
さわやかな恋に ポッキ― アンドメンズポッキ―、グリコ。
산뜻한 사랑에 포키 앤드 멘즈 포키, 그리코 | 라는 카피를, 자막과 함께 두 남녀의 목소리로 들려주고 끝납니다.
● 渚 노랫말 살펴보기 |
渚
旅人 |
30th Anniversary
POWER LIVE
with friends | 제가 스핏츠의 渚를 접하기 전, 제가 좋아하는 곡 중에 비슷한 제목의 다른 곡이 있었습니다.
타카나카 마사요시(高中正義)의 기타 연주곡 渚 モデラ―ト(Nagisa Moderato, 해변 모데라토)인데요.
이 곡은 그의 1985년 앨범 TRAUMATIC에 수록되었던 곡인데,
이후 발매된 그의 여러 라이브 앨범에 다양한 버전으로 재수록되는 것을 보면
타카나카 마사요시 스스로도 베스트로 생각하는 곡 같습니다.
제가 요즘 자주 듣는 버전은
2001년 발매된 라이브 앨범 30th Anniversary POWER LIVE with friends에 수록된 버전입니다.
기타 연주곡에 관심있는 분들께 한번 권해보고픈 곡이기도 합니다.
● 高中正義 오피셜 싸이트 바로가기
● 渚 モデラ―ト를 들을 수 있는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 渚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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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23 02:56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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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만난 우리였는데.. 혼자서 바다를 바라본다 やっと 会えた二人だったが‥ 一人で 海を 眺める |
渚 Album Ver. Nagisa Album Ver. 해변 앨범 버전 |
비록 대문 바로 앞에 바닷가를 두고 살지는 않지만, 저는 차타고 5분 안에 해변을 거닐 수 있는 곳에 삽니다.
이런 곳에 이사왔던 때가 1997년 들어서면서부터니까.. 제가 해변을 가까이하면서 지낸지도 이제 꽤 오랜 세월이 흘렀군요.
그러다보니 시내 쪽으로 나갈 때도 당연히 해변도로를 끼고 갈 때가 많고
휴일을 맞아 어디 나가고싶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을 때면 쉽게 바닷가를 향하기도 합니다. |
海雲台 | 날이 갈수록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는 탓에 자주는 커녕 가끔도 그러지 못하지만,
해질녘 바닷가 모래밭에서, 바닷가 카페에 앉아 혹은
바닷가에 차를 세우고 차창 너머 수평선을 바라봅니다.
그럴 즈음 해질녘 바다가 하늘과 함께 보여주는 그라데이션(gradation),
그 색조의 농담과 명암의 미묘한 변화는, 뭐랄까요..
'피하고싶은 쓸쓸함'이 아니라 '기꺼이 받아들이고픈 쓸쓸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
다시 말하자면 (들어맞는 표현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COOL~한 쓸쓸함'으로 기분좋게 마음이 가라앉게된다는 것이지요. |
대중음악에서 장소로서의 바다, 계절로서의 여름을 소재로 한 노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우리네 대중음악에서 저에게 여름/바다가 당장 떠오르는 노래로는 듀스(DEUX)의 여름 안에서입니다.
'들을만한' 곡이 없다고 지레짐작해서 평소 그다지 제가 가까이하지 않던,
그당시 우리네 댄스/테크노 뮤직 씬(scene)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만들었던 곡이기도 하지요.
(딴 소리지만, 자신들을 'DEUCE'라고 하지않고 'DEUX'라고 명명하면서, 우리말로 표기할 때는
왜 프랑스어의 원래 발음인 [dø]와 동떨어진 '듀스'라고 표기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
Rhythm Light Beat Back |
또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히트곡은 아니었지만 흥겨운 록 넘버로 제가 좋아했던 김종서의 '82 여름,
그리고 DJ.DOC의 여름 이야기와 해변으로 가요도 있고 박명수의 바다의 왕자도 있습니다.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않은 뮤지션이지만 김승기의 가슴에는 바다라는 곡도 제가 (아마도 저만?) 가끔 즐기는 노래구요. |
쿨(Cool)의 경우, 그들의 특정한 노래를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여름과 바다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마치 일본의 유명한 밴드 チューブ(Tube, 튜브)가 그런 것처럼 말입니다. |
우리네 연주곡으로 여름/바다 이미지가 떠오르는 곡으로는 기타리스트 이병우의 쥬브(tube) 수영이란 곡도 생각나고
아울러 봄여름가을겨을의 데뷰 앨범에 수록된 명곡 거리의 악사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이 곡의 부제가 '여름'입니다.) |
제가 좋아하는 '바다' 노래 중에서 또다른 곡을 언급하자면,
1995년 발매된 일기예보 2집에 수록된 바다 끝에서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2003년 러브홀릭(Loveholic)을 결성하여 동명의 곡을 히트시킨 강현민,
2001년 디슨 펠라스(Decent Fellas)을 결성했던 박영열(예명:나들)에 비해
처음에 3명으로 출발한 일기예보 초기 멤버 중에서,
1993년의 1집과 1995년의 2집까지만 함께 활동하다 탈퇴했기에
그다지 주목을 받지못한 멤버였던 정구련이 만든 노래입니다.
(오른쪽 일기예보 2집 커버 이미지 맨 아래가 정구련입니다.)
노래 역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지나가버렸지만,
끝나버린 사랑을 강렬하게 대비되는 노랫말로 표현하고
정구련의 보이스 컬러(voice color)가 매력적인 이 곡을
저는 가끔 찾아 듣곤 합니다.
여름날을 지나서, 흔히들 얘기하는 '철지난' 바닷가에 있노라면,
아마도 지난 여름날 또는 지난 날의 사랑을 떠올리기 쉬운 듯 싶고
또 그래서 많은 뮤지션들이 그런 분위기의 '바다' 노래를
만들게되는지도 모르지요. |
일기예보 2집
바다 끝에서 - 일기예보
내가 왔어 너를 찾아서 머나먼 저 곳 하늘 끝에서
네가 왔어 나를 찾아서 신비한 저 곳 바다 끝에서
그토록 힘겹게 만난 우리였는데
이리 쉽게 헤어질 수 있는지
수평선 저 끝만 바라보네
내가 왔어 너를 찾아서 머나먼 저 곳 동튼 곳에서
네가 왔어 나를 찾아서 신비한 저 곳 황혼 속에서
이토록 아름답게 만난 우리였는데
그리 쉽게 헤어질 수 있는지
수평선 저 끝만 바라보네 |
바다, 여름, 해변 등을 그리고 '기꺼이 받아들이고픈 쓸쓸함'을 떠올리면서
스핏츠(スピッツ)의 渚(Nagisa, 해변) 앨범 버전을 들어봅니다.
柔らかい日日が波の音に染まる 幻よ 醒めないで
부드러운 날들이 파도 소리에 물드네 환상이여 깨지말아라 |
비록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리고 다 지나간 사랑일지라도,
그 추억 만큼은 파도소리에 물들어 해변에 영원히 남아있기를 바라는 마음.. |
インディゴ地平線 |
그렇듯 다시 찾은 해변에서, 스핏츠는 달콤했던 지난 날의 추억들을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소리에 물들이고
그리고 일기예보는 수평선 저 끝만큼 멀어져버린 사랑을 홀로 더듬어보기도 합니다. |
2005년 4월 8일과 10일의 내한공연에서 저에게 가장 감동적이었던 곡이 바로 이 渚입니다.
이 곡을 공연을 통해 들을 수 있을 거라고는 예상도 하지 못했기에 그랬기도 했지만,
특히 제가 이곡에서 좋아하는 연주,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의 드러밍을 눈앞에서 보면서 즐긴다는 것, 그것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
바다, 위가 아닌 아래, 그것도 수면에서 그리 깊지않은 바다 아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인트로가 지난 후,
경쾌한 기타 사운드와 함께 규칙적으로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를 느끼게 해주는 듯한 사키야마 타츠오의 균일한 드러밍이 시작됩니다.
風のような歌 屆けたいよ
바람과 같은 노래 보내주고프네 | 일절 후반부에 들어서는 이 부분에서 드럼의 각 파트 중 아마도 가장 중요한 파트인 스네어 드럼(snare drum) 사운드가
듣는 이의 가슴을 건드리면서 곡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시작합니다.
柔らかい日日が波の音に染まる 幻よ 醒めないで
부드러운 날들이 파도소리에 물드네 환상이여 깨지말아라 | 이어지는 후렴부, 바로 이 부분을 마치자마자 사키야마 타츠오의 '탐탐(tom tom)' 플레이가 시작됨에 따라
앞서 슬그머니 고조된 분위기가 이제는 좀더 액티브하게 변하면서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의 이절을 기다립니다.
어쩌면 그냥 하이햇으로 연주해도 될 부분을 탐탐으로 연주함으로써
하이햇 보다는 상대적으로 둔중한 음의 탐탐으로 해변의 일렁이는 파도의 이미지를 좀더 '묵직하게' 표현해주는 듯 합니다. |
흔히 '탐탐 플레이'라고 부르는 연주기법은,
하이햇 심벌(hi-hat cymbal) 16비트를 치는 패턴으로 탐탐 드럼을 하이 탐, 미들 탐, 로우 탐을 연이어 치면서
하이햇 16비트와 같은 진행을 하는 연주를 말합니다.
이 곡, 渚(Nagisa, 해변)에서 사키야마 타츠오가 정확히 어떤 탐탐 드럼을 연주하는지는 모르지만,
그 즈음 사키야마 타츠오가 두대의 탐탐과 한대의 플로어 탐(floor tom)으로 세팅하는 경우가 잦았던 것으로 미루어보면
아마도 하이, 로우 그리고 조금 높게 세팅한 플로어 탐, 이런 방식으로 탐탐 플레이를 들려준다고 짐작됩니다. |
탐탐 플레이로 한껏 고조된 분위기는 이절과 또한번의 후렴부를 그대로 이어가고,
브릿지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 아래 부분을 지나면서 탐탐 플레이의 패턴이 약간 달라집니다.
輝いて‥ 輝いて‥
눈부시게 빛나고.. 눈부시게 빛나고.. |
즉, 그동안 정박자로 진행하던 드러밍이 자연스럽게 엇박자를 사용하면서,
하이 탐, 로우 탐, 플로어 탐 각각의 음 높낮이의 차이를 이용한 싱코페이션 효과와 함께 클라이막스를 향해 내달립니다. |
渚에서 들을 수 있는 이 탐탐 플레이는, 예를 들어 U2의 명반 The Joshua Tree에 수록된 곡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에서도 들을 수 있는데요.
The Edge가 연주하는 긴장감 속의 기타 스트로크를, 긴장감 그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바로 탐탐 플레이의 드러밍입니다.
드러밍의 강도로 곡의 힘을 조절하고 있는 탐탐 플레이는
The Edge의 기타 스트로크와 Bono의 보컬과 어우러져 이 곡을 명곡의 반열에 올려놓는 것이지요. |
The Joshua Tree |
귀를 통해 들어와 순식간에 가슴 전체를 쿵쾅거리게 만드는 음악을 말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장황하게 얘기하는 것은.. 지난 2005년 4월의 공연, 그날의 스핏츠가 아직도 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
渚(Nagisa, 해변)의 첫 후렴부가 시작되기 전, 일절 후반부에 이런 노랫말이 나오더군요.
風のような歌 屆けたいよ 野生の残り火
바람과 같은 노래 보내주고프네 야생의 타다남은 불
抱いて 素足で走れば
안고서 맨발로 달리면 |
● 渚 노랫말 살펴보기 |
村上春樹 | 1979년 군조(群像)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던 소설,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처녀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風の歌を聴け, Kaze no Uta wo Kike)가 떠오릅니다.
비록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스핏츠의 노래 渚(Nagisa, 해변)와는 무관하겠지만,
좌절과 상실을 경험할 수 밖에 없는 이십대의 청춘을
1970년 8월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통하여 보여주는 이 소설은
간간히 '바다' 풍경을 앞에 두고 The Beach Boys의 California Girls를 배경으로
되뇌이고싶은 아포리즘(aphorism)같은 구절을 들려주는데,
왠지모르게 오늘.. 그 몇몇 구절을 스핏츠의 노래 渚을 배경음악으로 하여 다시 읽어보고싶습니다. |
여름 향기를 느낀 것은 오랜만이다.
바닷바람, 먼 기적 소리, 여자아이의 피부의 감촉, 헤어 린스의 레몬향, 석양의 바람, 옅은 희망,
그리고 여름의 꿈......
그러나 그것은 꼭 어긋난 트레이싱 페이퍼처럼,
모든 것이 조금씩, 그러나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옛날하고는 달라져 있었다.
....
모든 것은 지나간다. 아무도 그걸 붙잡을 수는 없다.
우리들은 그렇게 살아간다.
....
행복해?라고 누가 묻는다면은 그렇겠지,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
꿈이란 결국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
나는 여름이 되어서 고향에 가면 항상 그녀와 걸었던 같은 길을 걷고,
창고의 돌계단에 걸터앉아서 혼자서 바다를 바라본다.
울고싶다고 느낄 때는 으례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 것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風の歌を聴け) 35장, 38장, 39장 中에서 |
風の歌を聴け |
아쉬워 붙잡으려해도 모든 것은 손아귀에서 슬그머니 빠져나가버리고 우리는 결국 그렇게 살아갑니다.
그리고 정말 마음은 울고싶지만 하필이면 그럴 때 몸은 응답을 하지않아 눈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우리들의 삶도 행복도 추억도.. 결국 '그런 것'이지요.
'해변(渚)'은 '눈부시게 빛나고.. 눈부시게 빛나고..(輝いて‥ 輝いて‥)' 있는데도 말입니다. |
일기예보의 정구련이 노래하듯,
그토록 힘겹게 만난 우리였는데
이리 쉽게 헤어질 수 있는지 |
'해변(渚)'은 '눈부시게 빛나고.. 눈부시게 빛나고..(輝いて‥ 輝いて‥)' 있는데. |
울고싶다고 느낄 때는 으례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 것이다. |
앨범 ハチミツ(Hachimitsu, 벌꿀) 이후 최근 앨범 ス―ベニア(Souvenir, 기념품)까지 스핏츠의 앨범 아트 디렉터였던
키무라 유타카(木村豊)의 디자인으로 2003년 10월, 스핏츠의 오피셜 싸이트가 대폭 리뉴얼(renewal)되었는데요.
리뉴얼 이전의 스핏츠의 오피셜 싸이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면 당시 늘 들을 수 있었던 사운드를 기억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바로 渚 Album Ver.의 인트로(intro)였었지요. (참고로, 스핏츠의 14번째 싱글인 渚에는 이 인트로가 없습니다.)
이 인트로를 포함해서, 渚의 사운드를 풍부하게 만들어준 뮤지션은,
이 앨범의 프로듀서이면서 키보드를 연주한 사사지 마사노리(笹路正徳)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담당한 요코야마 츠요시(橫山剛)입니다.
요코야마 츠요시는 이 곡 이전에도 스핏츠 곡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담당한 적이 있는데,
1995년 4월 25일 발매 싱글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의 B-SIDE 俺のすべて(Ore no Subete, 나의 전부)가 그것입니다.
● 스핏츠 오피셜 싸이트 바로가기 |
√ 渚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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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21 04:51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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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한살, 멈추어지지않는 성욕 21才、止められない性欲 |
惑星S・E・Xのテーマ Wakusei S·E·X no Theme 혹성 S·E·X의 테마 |
1989년 VOS에서 발매한 Rockfile on VIDEO Vol.5에 수록된
惑星S・E・Xのテーマ(Wakusei S·E·X no Theme, 혹성 S·E·X의 테마).
僕がヴォ―カルのマサムネ、21才です。
제가 보컬의 마사무네, 스물한살입니다. | 라고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자기 소개하는 것을 보면,
그리고 그가 1967년 12월 21일생인 것을 감안하면
1989년 어느날의 라이브일 거라고 짐작되어서
그해의 스핏츠(スピッツ) 연대기를 살펴보니, 이 동영상은
1989년 7월 15일 MZA 아리아케(有明)에서 라이브인 듯 싶습니다.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의 장난기 가득한 모습에서
이제 막 밴드를 시작한 이십대 초반의 풋풋함도 보이고
드러머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의 수줍은 듯한 자기소개,
그리고 그걸 낼름 받아 농을 치는 테츠야. ∩.∩
지금의 그들과도 비슷해 보여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
惑星S·E·Xのテ―マ |
스핏츠는 메이져 데뷰 8년 뒤인 1999년 3월에 발매한 앨범 花鳥風月(Kachofugetsu, 꽃 새 바람 달)에
인디 시절의 곡 おっぱい(Oppai, 찌찌)와 トゲトゲの木(Togetoge no Ki, 가시나무)를 재수록한 바 있고
2001년 6월 발매 DVD ジャンボリ― デラックス(Jamboree DeLuxe, 잼보리 디럭스)에서는
死にもの狂いのカゲロウを見ていた(Shinimono Gurui no Kagerou wo Miteita, 몸부림치며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보고있었다)를,
2004년 3월 발매 앨범 色色衣(Iroiro Goromo, 이어붙여 기운 옷)에서는 僕はジェット(Boku wa JET, 나는 제트)를 다시 들려주는 등,
메이져 데뷰 이전의 스핏츠에 대한 팬들의 갈증과 궁금증을 뜸하게나마 해소해줍니다. |
메이저 데뷰 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발표한 노랫말에서 느낄 수 있는 모호한(?) 분위기와는 달리,
인디 시절의 이 곡에서는 감정의 직설적인 표현을 접할 수 있기도 합니다.
今 体から溢れてくる 丸い地球の性欲が
지금 몸에 넘쳐나고있네 둥근 지구의 성욕이
もうどうしても止らない 止められない程
이제 어떤 수를 써봐도 멈추어지지않네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
● 惑星S・E・Xのテーマ 노랫말 살펴보기
어쩌면 마사무네, 스물한살 시절의 성욕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를 곡.
인디 시절의 곡인 바로 이 노래, 惑星S・E・Xのテーマ.
언젠가는 정식 발매 매체를 통하여 제대로 들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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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file on VIDEO Vol.5 |
√ 惑星S・E・Xのテーマ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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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20 02:53 | 스핏츠/INDIE | trackback (0) | reply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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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블루의 세계로부터 흘러나왔었던, 고민의 흔적 ダークブルーの世界からこぼれた、悩みの痕跡 |
대중 음악 뿐만 아니라 문학, 미술 등 여러 분야에서 그리고 일반 상품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작품 또는 제품에서 제목 또는 제품명이 가지는 의미는 상당합니다.
감상자 또는 소비자와 특정 작품 또는 제품과의 만남은 주로 '이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작품 또는 제품의 질에 못지않게 제목 선정에 신중을 기하게 마련입니다. |
예를 들어 대중음악이나 영화 등의 제목을 지을 때 '부정적인 단어 또는 표현'은 대체로 금기사항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런 표현은 부지불식 간에 일반대중들에게 '피하고싶다'는 의식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겠지요.
그러다보니 곡의 분위기 상, 제목에 그러한 표현을 사용한다하더라도 되도록 부정적인 인식은 피하고자 하는지
김건모의 '이별'은 아름다운 이별이 되고, 김돈규의 '슬픔'도 나만의 슬픔이 됩니다.
스핏츠(スピッツ)의 노래 제목을 살펴보자면,
'눈물(淚)'도 淚がキラリ☆(Namida ga Kirari ☆, 눈물이 반짝 ☆)이고 '도둑(泥棒)'조차도 花泥棒(Hana Dorobou, 꽃도둑)이지요.
일반적으로 대중적으로 히트한 노래의 경우, 그 대부분이 '부정적인 단어 또는 표현'으로 된 제목이 아니라고 합니다.
물론 한영애의 건널 수 없는 강같이 예외적인 경우도 여럿 있긴 하지만요. |
아울러 감상자가 첫대면하게 되는 제목을 통해 그 곡이 전달하고자하는 내용을 함축적으로 보여주어야하기 때문에
제목은, 곡의 내용에서 (특히 노랫말에서) 주제가 되는 단어/문구를 선택하거나
얘기하고자하는 주제를 상징 또는 비유하는 단어/문구 등을 선택하는 것이 무난하고
따라서 대부분의 노래 제목들은 노랫말 안에서 들을 수 있는 단어/문구일 때가 많습니다. |
스핏츠의 경우도, 싱글로 발표된 곡 중에서 '부정적인 단어 또는 표현으로 된 제목'의 노래를 찾기가 쉽지않습니다.
그동안의 앨범 전체를 두고 봐도 トンビ飛べなかった(Tombi Tobenakatta, 솔개 날 수 없었다) 또는
迷子の兵隊(Maigo no Heitai, 길잃은 병정) 정도 말고는 '부정적인 단어 또는 표현으로 된 제목'을 찾기 어렵지요. (2005년 9월 현재)
그리고 대부분의 제목들은 노랫말 안에서 들을 수 있는 단어/문구일 때가 많다는 점에서 보자면,
스핏츠 역시 대부분의 노래 제목들이 해당 노랫말 안에서 발견되지만 그렇지않은 경우도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 チェリ―(Cherry, 체리), スカ―レット(Scarlet, 스칼렛) 등 무려 27곡 정도가 그렇습니다.
● 그런 곡들의 목록이 있는, 또다른 myspitz story .. 바로가기 |
스핏츠의 3번째 앨범 惑星のかけら(Hoshi no Kakera, 별의 파편)의 6번째 트랙 シュラフ(Schlaf)는,
많은 경우의 스핏츠 곡에서처럼 노랫말 안에 그 제목이 나오는 곡이지만
그 단어가 한두번 정도 나오는, 다른 많은 스핏츠 곡과는 달리
곡 처음부터 페이드 아웃(fade out) 처리되는 마지막까지 여러 차례 반복되는 후렴부를 통해서
「シュラフ」라는 단어가 열서너번씩이나 반복해서 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핏츠의 다른 노래들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기회가 있다면 알게되겠지만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의 노랫말에서 이 곡처럼 동어반복이 여러번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
惑星のかけら |
シュラフ | 그렇다면 그렇게 많이 들려지는 단어, 'シュラフ(Schlaf)'의 뜻은?
독일어「Schlafsack」를 카타카나(カタカナ)로 표기한「シュラフザック」에서,
(외래어를 일본어화할 때 자주 볼 수 있는 일본어의 '잘라서 버리기(?)' 방식이 이 단어에도 적용되어)
「자루(sack)」에 해당되는「ザック」는 잘라서 버리고
「잠, 수면(schlaf)」에 해당되는「シュラフ」만 남겨 자국어화한 단어로서
우리가 흔히 '슬리핑백(sleeping bag)'이라고 부르기도하는 '침낭'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不思議のシュラフで運ばれて
신비한 침낭으로 옮겨지고 |
● シュラフ 노랫말 살펴보기 |
'오직 하나인 추억을 꼭 껴안고(たったひとつの 思い出を抱きしめて)'
'불가사의한 침낭(不思議のシュラフ)' 속에 몸을 숨긴 채
'다크 블루의 세계(ダ―クブル―の 世界)'에 빠져든다는 シュラフ를 듣고있으니
'마법의 융단(magic carpet)를 타고 이렇게 멋진 푸른 세상 속을' 날아보자는
자우림의 매직 카펫 라이드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기회는 단 한번 뿐, 실수하지 마요, 진짜로 해내고싶은 걸 찾아요'라고 하면서,
골치아프고 힘든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자우림은 나름대로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
The Wonder Land |
단 한번 뿐인 기회 아래에서 진짜로 해내고싶은 것을 실수없이 찾아내기란 실제 현실에서 쉽지않겠지요. 아니, 정말 정말 어렵겠지요. |
비록 어렵긴 하겠지만 자우림은 긍정적인 사고를 우리에게 권하는데 그에 반해 스핏츠는 그저 이렇게 되뇌이기만 합니다.
不思議のシュラフで運ばれて
신비한 침낭으로 옮겨지고 |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말도 주지못한 채 도리어 현실도피적인 모습으로까지 보여지기도 하는 이런 뇌까림을 통해
골치아프고 힘든 일상에 지쳤을 때 돌파구를 찾지못하고 그렇듯 스스로 숨어들어 오랫동안 헤맬 수 밖에 없다는 것..
어줍잖은 충고 이전에,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슬픈'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을 말해주기라도 하는 것일까요? |
우리는 살아가면서 별것 아닌 사소한 선택의 문제에서부터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인가'하는 실존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고민 속에서 살아가면서 그 고민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도하고 때로는 원치않은 결과에 순응하기도 합니다. |
사실 많은 경우, 인생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한 충고는 평소 우리가 익히 잘 알고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문학작품이나 스승들의 가르침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그저 흘려 듣고마는 대중음악에서나 또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서도
'지금 여기의 내 고민'에 대한 충고 또는 해결책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 효과는 일단 제쳐두고서요.) |
그런데 누군가 힘들어 도움을 청할 때면, 자우림의 '진짜로 해내고싶은 걸 찾아요' 같은 포지티브(positive)한 격려를 해주면서
반면 정작 그 충고 또는 해결책을 자기 자신의 경우에 적용하는 것에는
스스로 두려워하고 네거티브(negative)한 모습을 취한 채 웅크리고 숨어들어 오랫동안 방황하게되는 것은··· 왜일까요? |
田村明浩 | 잡지 ARENA37°C (アリ―ナサ―ティセブン) 1996년 4월호 (권두대특집SPITZ)에 의하면,
스핏츠의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는 シュラフ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쿠사노(草野)가 곡을 들고 왔을 때부터 베이스의 이미지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아무 것도 생각치않고 다양한 프레이즈(phrase, 악상/악구)가 떠올랐던 곡.
베이스로 리프(riff)를 만들어 음을 채워 나가는 작업이였죠. 저는 참여율은 낮은 편이였지만.
이 곡은 테마를 정해놓고서 그것을 리프레인(refrain)해간다고 하는 방식을 도입한, 흔치않았던 곡이었어요.
재즈 플루트(jazz flute)이 가미되어 5배정도.^^ 한층 좋아졌던 곡이라고 해야 할까요? |
|
● 쿠사노(草野) : 쿠사노 마사무네를 호칭할 때 마사무네라고 호칭하는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타무라 아키히로는 쿠사노라고 한다고.
● 리프 : 곡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테마가 반복되는 것.
● 리프레인 : 노래의 각 절 끝의 반복구.
● 재즈 플루트 : 후루무라 토시히코(古村敏比古)가 담당. |
일반적으로 재즈에서는 특정 악기가 솔로를 연주하면, 솔로를 하지않는 악기는 리프를 연주합니다.
즉, 기타가 솔로를 하면 베이스가 리프를 하고, 베이스가 솔로를 하면 기타가 리프를 하는 식이지요.
'리프'에 관한 타무라 아키히로의 코멘트를 염두에 두고 シュラフ의 베이스 라인을 새롭게 감상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네요. |
古村敏比古 | 그리고 シュラフ의 '신비한(不思議)'의 분위기를 한층 살려주는
재즈 플루트의 후루무라 토시히코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왼쪽의 이미지를 클릭하여 그의 오피셜 싸이트를 방문해보시구요.
그리고 Derek & The Domonos의 명곡 Layla 후반부를 기억한다면
게스트 뮤지션 Duane Allman의 멋진 슬라이드 기타 연주를 백업하던,
Bobby Whitlock의 피아노 연주가 생각날 겁니다. |
長谷川智樹 |
Layla 후반부에서 Bobby Whitlock의 피아노가 그랬던 것처럼,
스핏츠의 シュラフ에서 재즈 플루트 연주의 후루무라 토시히코를 어쿠스틱 피아노로 백업하는 뮤지션은
바로 위 오른쪽 이미지의 하세가와 토모키(長谷川智樹)입니다. |
한편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는 惑星のかけら 앨범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남성 팬들을 의식한 곡으로 シュラフ를 이렇게 언급합니다.
곡 만들기에 관한 의식이 조금 바뀌어져서, 라이브 위주로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왠지 남자 팬이 붙는 것 같은 밴드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シュラフ는 남자가 들었을 때 '좋겠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는 곡으로 하고 싶었어요.
그래도 라이브 하우스에 발길을 옮기는 파워가 있는 것은 여자 아이이니까,
그렇게 많이 하려고 한 건 아니구요.
매니아적으로 하는 것이 인기를 끌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던 시기이니까,
스핏츠의 역사 중에서는 惑星のかけら 앨범이 가장 광적인 에너지를 받고 있죠.
그 반대로 미움을 받고 있는 건 Crispy! 앨범이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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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野マサムネ |
쿠사노 마사무네의 惑星のかけら 앨범이 가장 광적인 에너지를 받고 있죠.라는 코멘트가 보여주는 의미 중의 하나는
'소수의 열광적인 지지는 얻고있지만 폭넓은 팬층이 형성된 것은 아니다' ..일 것입니다. |
프로페셔널로 나선 이후 어느 정도의 팬층을 확보한 뮤지션이라면
대부분 이 시점 쯤에서 나름대로 여러가지 고민에 빠져들게 되지않나 싶습니다.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팬들도 제법 생겼지만, 음악하는 것이 그저 좋기만하던 데뷰 시절도 지나
음반 판매량에도 은근히 신경이 쓰이고 그러나 '대박'은 여전히 희망사항일 뿐이며
자신의 음악이 실인즉 일부 소수의 팬 밖에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생겨나고
뮤직 비즈니스에서도 당연히 존재하는 자본주의 논리 또는 '상품으로서의 음악'에 대해서도
예전과 달리 적어도 한두번 정도는 진지하게 생각하게되는 시기가 바로 이 즈음일 것입니다. |
설혹 위와 똑같은 고민은 비록 아닐지라도, 스핏츠 역시 그런 시기에 들어서서 나름대로 고민에 빠지는데
앨범 惑星のかけら 발매 이후 쿠사노 마사무네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의외로 모든 장르에게서 무시당하고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라이브에 와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확산성이 없는 작은 서클 안에서만 만족하고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모처럼 데뷰를 했으니, 좀더 넓게 활동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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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핏츠의 '좀더 넓게 활동하고 싶다'는 욕구는,
1993년에 들어서서 프로듀서 사사지 마사노리(笹路正德)와의 새 앨범 작업으로 이어지고
그해 10월 발매된 7번째 싱글 君が思い出になる前に(Kimi ga Omoide ni Naru Mae ni, 그대가 추억이 되기 전에)는
12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스핏츠로서는 최초로 오리콘(オリコン, ORICON) 차트에 랭크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 オリコン 웹 싸이트 바로가기
이전에 비하여 폭넓은 팬층이 이 시기부터 형성되고, 이것이 밑바탕이 되어 그로부터 2년 뒤
명곡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이 선보이면서 일본 컬리지 록(college rock)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지만
'그 반대로 미움을 받고 있는 건 Crispy! 앨범'이란 쿠사노 마사무네의 말처럼
데뷰 앨범부터 3번째 앨범 惑星のかけら에 이어지던 90년대 초반의 スピッツ 사운드에 열광하던 지지자들은
그 '변화'의 시작이었던 Crispy! 앨범이 더욱 미울 수 밖에 없었겠지요. |
Highway 61 Revisited | 1965년 여름 Newport Folk Festival에서 Bob Dylan이 일렉트릭 기타를 들고서
Paul Butterfield Blues Band를 백 밴드로 이끌고 나왔을 때
포크 뮤직(folk music) 순수주의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팬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1965년부터 1966년까지 록의 세계를 더듬어갔고
Michael Bloomfield의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명곡 Like A Rolling Stone이 수록된
앨범 Highway 61 Revisited을 비롯, Blonde On Blonde 등 여러 장의 명반을 남기게 됩니다.
● Bob Dylan 오피셜 싸이트 바로가기 |
Bob Dylan의 경우와 스핏츠의 경우을 동일선상에 두고 이야기하는 것은 다소 '아닐' 수도 있겠지만,
'좀더 넓게 활동하고 싶다'는 스핏츠의 욕구는,
두장의 명반 空の飛び方(Sora no Tobikata, 하늘 나는 방법) 그리고 ハチミツ(Hachimitsu, 벌꿀)를 남기게했으며
이후 앨범 インディゴ地平線(Indigo Chiheisen, 인디고 지평선) 그리고 フェイクファ―(Fake Fur, 페이크 퍼)를 통하여
다양한 음악적 모색을 가능하게 만들지않았나 싶습니다.
1990년대를 지나오면서 그렇듯 음악적 지평을 넓혀온 스핏츠는 드디어 2000년에 이르러
隼(Hayabusa, 매)를 발매하면서, 그동안 Crispy! 앨범을 미워하던 팬들의 마음까지 달래주는 것은 물론
그들이 탁월한 록 밴드임을 재증명해주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탄생시키게되는 최초의 씨앗이 되었을 것입니다. |
그런 점에서 볼 때, 바로 이 곡 シュラフ에서 쿠사노 마사무네가 열번도 훨씬 넘게 되뇌이는 후렴부.
不思議のシュラフで運ばれて
신비한 침낭으로 옮겨지고 |
이것은 1992년의 스핏츠가 느꼈던 아쉬움과 바램, 1993년 이후부터의 변화와 대중적인 성공, 1990년대 후반의 다양한 모색,
그리고 2000년의 새로운 스핏츠 사운드를 예고하는, 그들의 길고긴 고민의 흔적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저의 생각입니다. |
疲れ果てた 何もかも滅びて ダ―クブル―の 世界からこぼれた
극도로 지쳤었다 무엇이든 사라지고 다크 블루(dark blue)의 세계로부터 흘러나왔었던
不思議のシュラフで運ばれて 不思議のシュラフで運ばれて
신비한 침낭으로 옮겨지고 신비한 침낭으로 옮겨지고 |
√ シュラフ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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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19 11:38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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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스칼렛 カフェー·スカーレット |
スカーレット Album Mix Scarlet Album Mix 스칼렛 앨범 믹스 |
커피를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들은
로스팅(roasting)부터 드리핑(dripping)까지의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하면서 즐기겠지만
저는 그 만큼은 못되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이미 로스팅된 커피 원두를 사가지고와서는
그라인딩(grinding), 드리핑 과정만 제가 해서 마십니다.
커피숍 또는 커피 테이크아웃바에서 커피를 주문할 때는
주로 아메리카노(Caffe Americano) 또는 에스프레소(Caffe Espresso)를 선택합니다.
어쩌다 삼겹살 같이 기름진 음식을 먹고난 후에는 필수적으로 에스프레소를 주문하구요.
삼겹살에 에스프레소.. 라고 하니까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도 있던데,
삼겹살과 같은 육류를 먹은 다음 후식으로 에스프레소를 선택해보세요.
황금색 크레마(crema)의 은은함을 즐기면서 마시는 에스프레소, 정말 깔끔합니다.
(제 경우 설탕 등 첨가물을 전혀 넣지않은 에스프레소가 최고였는데 요즘은 가끔 설탕을 넣어 마십니다.) | |
24시간 편의점에서 일회용으로 마실 때에는 카푸치노(Caffe Cappuchino)를 선택합니다. 기왕이면 시나몬(cinnamon) 카푸치노. |
| 개인적으로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에스프레소 위에 생크림을 얹은 꼰 빠냐(Caffe Con Panna),
생크림으로 장식한 카페 모카(Caffe Mocha),
그리고 휘핑 크림을 올린 비엔나(Caffe Vienna) 등도 괜찮습니다.
이런 종류의 커피는 스푼으로 휘젓지말고 나온 그대로 마셔야 제 맛입니다.
차가운 크림이 뜨거운 커피에 녹아내려가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맛을 즐겨야 하는 것이지요. |
| 티 테이블 건너편에서 꼰 빠냐 또는 아이스 카페 모카를 마시는 여성이,
커피 한모금을 마시고 입술에 묻은 크림을 살짝 혀로 정리하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아니, 섹시하기까지 합니다.
뜬금없이 커피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게 된 이유는,
스핏츠(スピッツ)의 スカーレット(Scarlet, 스칼렛)을 들으며 노랫말 보니 이런 대목이 있어서 입니다.
乱れ飛ぶ声に かき消されて
흩어퍼지는 목소리에 싹 지워지고
コーヒーの渦に 溶けそうでも
커피의 소용돌이에 녹을 것 같아도 |
|
1997년 1월 29일 발매된, 진홍빛깔로 가득한 커버 디자인의 15번째 싱글 スカーレット,
그리고 이듬해 3월 25일 발매된 앨범 フェイクファー(Fake Fur, 페이크 퍼)를 통해서
Album Mix 버전으로 다시 들을 수 있는 스핏츠의 スカーレット Album Mix.
ロビンソン(Robinson, 로빈슨) 그리고 チェリー (Cherry, 체리)가 그렇듯,
スカーレット 역시 노랫말 안에서는「スカーレット」라는 단어가 나오지않아서
이 노래에서「スカーレット」가 뜻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이라고 드러나있진 않지만
'손을 뻗는다면(手を伸ばしたら)' 꼭 잡고픈 '너(君)'를 지칭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봅니다.
ゆらめく陽炎の向こうから
출렁이는 아지랑이의 저편으로부터
君が手を伸ばしたら
네가 손을 뻗는다면 |
● スカーレット 노랫말 살펴보기 |
スカーレット
フェイクファー |
The Scarlet Letter | 주홍(진홍)글씨 A - Adultery 즉, '간통'을 뜻하는 A - 를 가슴에 늘 붙이고 다녀야했던 여주인공으로
Demi Moore가 주연했던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소설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
17세기 보스턴에서 일어난 간통 사건을 소재로 하여
죄를 범한 인간의 번민과 고통을 통해 죄와 구원의 문제를 조명했던
Nathaniel Hawthorne의 소설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에서 그랬듯이,
영어 단어로서의 Scarlet 즉, '진홍빛'은 죄악을 상징하는 색깔로 여겨졌고
「죄많은, (여자가) 음란한, 창부의」등, 매우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형용사이기도 합니다. |
그런 점에서 보자면, 스핏츠의 スカーレット과 같은 제목의 다른 노래,
주영훈이 만든 댄스 뮤직, 엄정화의 스칼렛은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에 나오는 'Scarlet'의 의미에 근거를 두고 만들어진 노래로 생각듭니다.
얼마나 흘렀는지 이 어둠에서 깨지 않게 해줘
눈뜨면 날 기다리는 건 아픔일 뿐
괜찮아 잘된거야 어차피 우린 이룰 수 없는 걸
이렇게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께 |
|
005.1999.06 |
花 7 seven | 그리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엄정화 7집의 어쩔 수 없는 일이란 곡도 (심현보 작사 황세준 작곡)
진홍빛이 느껴지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소재로 삼은 곡으로 해석될 수 있구요.
(개인적으로 엄정화의 노래를 그다지 자주 즐기지는 않지만, 이 곡은 꽤 맘에 들더군요.)
꼭 바보같아요
그녀가 함께일텐데 너무 잘해 줄텐데
사실은 그대보다 이렇게 혼자인 내가 더 걱정인데
어쩔 수 없는가봐요 늘 이렇게 살아야죠 |
|
아직 미혼이지만 이미 삼십대에 접어든 엄정화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진홍빛 노래의 감정 전달도 충분히 가능하겠지요. |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인 Sarah McLachlan의 I Will Not Forget You는 어떤가요?
I remember when you left in the morning at daybreak
So silent you stole from my bed
To go back to the one who possesses your soul
And I back to the life that I dread. |
스핏츠의 スカーレット 이야기를 하려다가, 스핏츠는 간 곳 없고
뜬금없는 커피 이야기 그리고 진홍빛(?) 노래 이야기만 늘어놓은 셈이군요. ∩.∩ |
Solace |
'scarlet'이라는 영어단어가 주는 의미는 상당히 부정적인 것이지만, 그것은 그저 서양의 이야기일 뿐.
스핏츠의 スカーレット는 듣는 이에게 매우 따뜻한 느낌을 주는 노래로서,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離さない 優しく 抱きしめるだけで
놓지않을거야 다정하게 꼭 껴안는 것 만으로
何もかも 忘れていられるよ
무엇이든지 잊으며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
|
간주 부분에 흔히 있을 법도 한 화려한 기타 솔로같은 것은 차라리 배제한 채로,
마치 크리스마스 캐럴 분위기의 종소리를 연상시키는 듯한, 기타 아르페지오(arpeggio)를 들려준다든지
고작 십초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혼(horn) 섹션 또는 스트링(string) 섹션 느낌의 기타 사운드를 통하여
우리들에게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전달해주는 스핏츠의 スカーレット. |
スカーレット(Scarlet, 스칼렛) 노랫말에서 '커피(コーヒー)'가 나오듯,
스핏츠의 곡을 듣다보면 노랫말에서 알콜을 포함한 여러가지 음료를 발견할 수 있는데
아래와 같이 포도주, 테낄라(Tequila), 캔맥주, 맥주, 차, 쥬스 그리고 소주 등 다양한 음료가 노랫말에 등장합니다. |
僕の心のブドウ酒を 毒になる前に吸い出しておくれよ
내 마음 속의 포도주를 독이 되기 전에 빨아내다오
僕の天使マリ(Boku no Tenshi Marie, 나의 천사 마리)
飲みほそう 生ぬるい缶ビールを
다 마셔버리자 미적지근한 캔맥주를
不死身のビーナス(Fujimi no Venus, 불사신의 비너스)
お茶を飲み悶悶と鳴った 気持ちは捨てないで
차를 마시며 번민했던 기분은 버리지말아라
グラスホッパー(Grasshopper, 그래스호퍼)
靑いボトルの泡盛を 濃い目に割って乾杯しよう
파란 병의 아와모리(あわもり)를 약간 진하게 해서 나눠 건배하자
ミカンズのテーマ(Mikans no Theme, 미캉즈의 테마)
● 泡盛(あわもり) : 오키나와(沖繩) 특산품 소주. 아와모리. | さかずきのテキーラ 願いをこめて
술잔의 테낄라(tequila) 염원을 담아서
たまご(Tamago, 알)
羊の夜をビールで洗う 冷たい壁にもたれてるよ
양(羊)의 밤을 맥주로 씻는다 차가운 벽에 기대고있어
ルナルナ(Luna Luna, 루나 루나)
優しい人よ 霧が晴れたら二人でジュースでも
다정한 사람이여 안개가 그치면 둘이서 쥬스라도
ハートが歸らない(Heart ga Kaeranai, 하트가 돌아오질않네)
よくできた機械 まじないの後に 冷たいラムネを飲み干す
잘 만들어진 기계 주문을 왼 후에 차가운 라무네를 다마셔 버리네
リコリス(Licorice, 리코리스)
● ラムネ : 설탕과 레몬 향료를 가한 물에 탄산음료.
缶ジュースを飲みたくて 車を止めて探したよ
캔쥬스를 마시고싶어 차를 세우고 둘러보았어
353号線のうた(353 Gousen no Uta, 353호선의노래) |
음료를 뜻하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이런 경우도 있더군요.
お茶濁す言葉で 周りを困らせて
대충 넘기는 말로 주위를 곤란케 하고 |
インディゴ地平線(Indigo Chiheisen, 인디고 지평선) 앨범에 수록된 ナナへの気持ち(Nana eno Kimochi, 나나로의 기분)에서
위와 같이 お茶(ちゃ)라는 단어가 나오긴 합니다만,
이 경우는「お茶を濁す」라는 표현이 '(적당히) 얼버무리다'라는 뜻의 관용어구로 쓰이기에
우리말로 해석하면 '차'라고 하는 단어 お茶의 원래 의미는 나타나지 않는, 그런 경우 말이지요.
● ナナへの気持ち 노랫말 살펴보기 |
笹路正徳 | 1993년의 Crispy! 앨범 이후 ロビンソン의 대히트를 거쳐 1996년 앨범 インディゴ地平線에 이르기까지,
약 4년의 세월 동안 스핏츠와 함께 했던 프로듀서는 사사지 마사노리(笹路正徳)입니다.
쿠사노 마사무네에 의하면, 그와의 프로듀싱을 마감할 즈음
사사지 마사노리는 스핏츠에게 '계속 함께 일해와서 슬슬 졸업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는군요.
스핏츠는 スカーレット이 수록된 フェイクファー 앨범부터 사사지 마사노리에게서 떠납니다.
그래서 이 앨범 크레딧(credit)에서 사사지 마사노리의 이름을 만날 수 있는 곡은
바로 이 곡, スカーレット Album Mix 한 곡 뿐입니다.
スカーレット Album Mix를 마지막으로 사사지 마사노리 스타일의 사운드를 졸업하는 것이지요.
1990년대 중반의 스핏츠 사운드를 만들어낸 사사지 마사노리가 마지막으로 손댄 스핏츠 곡이라는 점에서
이 노래, スカーレット(Scarlet, 스칼렛)의 또다른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습니다. |
참고로, 이 곡 スカーレット(Scarlet, 스칼렛)의 임시 타이틀은 メロディ(Melody, 멜로디)였다고 합니다.
쿠사노 마사무네에게 있어서, 이 곡은 노랫말보다는 멜로디에 더 애착이 있었던 것일까요?
아니면 멜로디는 만들어 두었지만, 그 멜로디에 걸맞은 노랫말이 한동안 떠오르지 않았기에 그런 가제를 붙여둔 것이었을까요?
メロディ(Melody, 멜로디)라는 임시 타이틀에도 고개를 끄덕일 만큼 아름다운 멜로디의 スカーレット(Scarlet, 스칼렛).
이 노래가 BGM으로 흘러나오는 상상 속의「카페 스칼렛(Cafe Scarlet, カフェー·スカーレット)」에서
에스프레소 한잔 또는 카페 모카 한잔의 따뜻함.. 어떤가요? 행복하지 않을까요? |
√ スカーレット을 비롯한 스핏츠의 여러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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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17 19:37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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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임벨이 울리면 이제 너를 만날 수 없네 チャイムなったらもう君に会えない |
아파트 숲에서 살고, 아스팔트 길 위를 다닌지도 벌써 오래다보니
이제는 꽃, 풀 등을 예전처럼 다양하게 그리고 자주 보기가 어렵습니다.
어쩌다 가끔의 여행길 어느 국도 변에서 그저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며 볼 뿐이지요.
그래서 어린 시절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민들레도 이제는 쉽게 보기 힘듭니다.
민들레..
'민들레∼'라고 소리내어 읽어보면, 그 어감 만으로도 저는 민들레가 참 좋습니다. |
タンポポ |
학창 시절 영어공부 할 때, 민들레라는 뜻의 영어단어 'dandelion'이
민들레의 잎 모양에서 비롯된 '사자의 이빨'이라는 라틴어에 그 어원을 두고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거 그럴싸∼하다'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영어 단어는 민들레스럽지않다(?)' 싶었더랬습니다.
'그럼 민들레스러운 것은 도대체 뭐냐?'라고 누가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요. |
'dandelion'.. 즉 '사자의 이빨'하면 다소 공격적인 느낌이 와서 멈칫∼하게되는 반면에
'민들레'..하면 뭐랄까, '꽃이 피고진 다음 홀씨되어 하늘 위로 흩어지는 민들레' 모습과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일본어로서의 민들레, たんぽぽ(蒲公英)의 경우도, 나즈막히 소리내어 '탐포포∼'라고 해보면
음절 모두 모나지않게 동글동글한 느낌이 와서 좋고 (ん 발음을 포함해서 더욱)
살짝 부는 미풍에 꽃에서 떨어져 하늘에 '포포(ぽぽ)∼'하면서 흩날리는 홀씨가 떠오르기에
일본어로서의 'たんぽぽ' 역시, 우리말의 '민들레' 만큼이나 어감이 좋습니다. (저만의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요.) |
스핏츠(スピッツ)가 메이저 데뷰 이전, 인디 밴드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던 1988년 3월 어느날
신주쿠(新宿) JAM에서의 라이브를 통해 이 곡이 첫선을 보였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1991년 3월 25일에 발매된 스핏츠 첫 앨범에 수록된 이 곡 たんぽぽ(Tampopo, 민들레)는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미성년 시절에 만들었거나 또는 막 성인식을 치른 1988년 초에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이 たんぽぽ는 그만큼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랜 노래인 셈인데,
노랫말을 일별해보면 그 당시 그다지 밝지만은 않아 보이는 미성년의 쿠사노 마사무네가 가졌던 세계관을 얼핏 엿볼 수 있습니다.
始まりのチャイムなったらもう君に会えない
시작되는 차임벨이 울리면 이제 너를 만날 수 없네 |
たったまま心はしゃがみこんで泣いていた
몸은 일어선 채 마음은 웅크린 채 울고있었네 |
|
일본이든 우리나라든, 열아홉 스물 또래의 나이에 들어서게되면,
성년이 되는 설레임보다는 도리어 성년을 맞닥뜨리는 두려움이 더 클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무언가를 알아도 아무 것도 변하지않는(何かが解かっても何も変わらない)' 현실에 고개 숙이고
그래서 때로는 '몸은 일어선 채 마음은 웅크린 채 눈물짓고(立ったまま心はしゃがみこんで泣いていた)'
마음 속으로 '부디 이대로 나와 여기에 있으면 좋겠다(どうかこのまま僕とここにいてほしい)'하면서
더 이상 '너를 만날 수 없게(君に会えない)' 만들지도 모르는 '차임벨(チャイム)' 소리가
시작되지않기를 애써 바라기도 합니다.
행동양식의 변화든 사고방식의 전환이든, 또는 성년으로의 진입이든 새로운 사회로의 진출이든
때가 오면 그것을 맞닥뜨릴 당사자 곁에서 그 시기를 알리는 '차임벨'이 어김없이 울리기 시작하겠지요. |
チャイム |
미성년 시절 내내 그 '차임벨'이 어서 오기를 그렇게나 기대했었으면서
정작 미성년의 끝자락에 이르러 '차임벨'은 어김없이 제 시간에 울릴 것을 문득 느끼는 순간, 그리고 그 순간이 금방 닥칠 것을 느낄 때,
그동안 어서 진입하기를 바랬던, 이제는 열려진 문틈으로 보여지기 시작하는 저 건너편의 세계가 갑자기 왜 그리도 두려운 것인지.. |
시간의 흐름에 따라 또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우리는 여기에서 저기로 건너가야 하는 순간을 여러 차례 마주합니다.
그 순간을 앞두고 '저기'로의 설레임과 두려움이 혼재하는 시간들. 그 순간이 점점 다가오면 설레임보다는 두려움이 커지기도 하지요.
쿠사노 마사무네가 노래하듯 '저기'는 '매워서 안에는 들어갈 수 없는(けむたくて中には入れない)'듯 싶기도 합니다. |
아직 겪어본 적도 없고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몰라서, 새롭게 펼쳐질 세계가 다소 두렵게 느껴질지라도
그리고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서 부딪히는 여러가지들이 때로는 자신을 좌절시키고 힘들게 할지라도
'짓밟히고 다시 일어나는 길가의 꽃(ふんづけられてまた起きて道ばたの花)' 민들레(タンポポ)처럼 다시 일어나야 하겠지요.
이제 막 진입한 새로운 세계, '빙글빙글 돌아가는(くるくる回る)' 세계 속에서 비록 쉽지는 않겠지만요. |
하지만 막 성년으로 진입한 쿠사노 마사무네는 タンポポ를 만들고 노래했던 그 당시만 하더라도
'저기'로의 설레임보다는 '저기'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나 봅니다.
그래서 '저기'가 아니라.. '여기'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真っ赤なセロファンごしに見た秘密の庭を
새빨간 셀로판지 너머로 본 비밀의 정원을
今も思い出してるよ
지금도 회상하고있는 거지 |
|
真っ赤なセロファン |
마치 タンポポ 노랫말 후렴부의 '차임벨(チャイム)' 소리를 표현하려는 듯,
드러머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가 나즈막히 두드리는 심벌(cymbals) 소리로 시작하는 タンポポ(Tampopo, 민들레).
쿠사노 마사무네가 회상하는, 그 빨간색 모노톤의 '비밀의 정원(秘密の庭)'..
스무살 전후 시절의 마사무네가 그렸던 그곳은 과연 어떤 비밀을 담고있던 정원일까요?
● タンポポ 노랫말 살펴보기 |
タンポポ에서 회상하는 '비밀의 정원(秘密の庭)'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쿠사노 마사무네 본인만의 비밀스러운 추억이라서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쿠사노 마사무네는 그것 조차 새빨간 모노톤 추억으로 회상하는, 그늘진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건조한 음성으로 매력적으로 노래하는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이 문득 떠오릅니다.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완벽한 사람은 없어 실수투성이고 외로운 나를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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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11집 |
반복되는 タンポポ 속의 지난 밤이었습니다. 그리고 am0627 .. 어느덧 이른 아침입니다. 창밖 멀리 보이는 바다, 빛납니다. ☆
タンポポ 그만. 마음의 그늘을 벗겨내고 싶습니다.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 시작. 다시 꿈을 꾸고 싶습니다.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질 거야 그대가 지켜보니
힘을 내야지 행복해져야지 뒤뜰에 핀 꽃들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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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村明浩 | 스핏츠의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는 タンポポ의 기타 사운드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테츠야(テツヤ)의 기타 솔로가 인상깊은 곡이죠.
그 때. 디렉터 하셨던 분이 '피그노우즈'라는 작은 앰프를 가지고오셔서
그걸로 기타 솔로 부분을 녹음해 보니 굉장히 괜찮은 사운드였어요.
'야∼ 이런 방법도 있네'라며 속으로 생각했죠.
이 사운드. 저 정말 좋아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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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핏츠의 메이저 데뷰 앨범 スピッツ(Spitz, 스핏츠)의 부클릿에 의하면, 이 앨범의 디렉터는
아오키 카즈요시(靑木和義)와 타케우치 오사무(竹內修) 두사람으로 나와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타무라 아키히로의 마음에 쏙 드는 기타 솔로 사운드가 만들어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그 때 디렉터 하셨던 분'이
아오키 카즈요시 그리고 타케우치 오사무, 두사람 중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않지만
그 당시 아오키 카즈요시가 메인디렉터였고 타케우치 오사무는 서브디렉터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마 '그 때 디렉터 하셨던 분'은 아오키 카즈요시가 아니었을까 짐작해봅니다. |
スピッツ |
PIGNOSE Amplifier | 그 디렉터가 정확히 누구였든, 타무라 아키히로에게 깊은 인상을 준 기타 사운드를 뽑아낸 '피그노우즈'는
피그노우즈 앰프(Pignose Amplifier)를 말하며, 오른쪽 이미지와 같은 종류인 앰프입니다.
마치 연습용 또는 휴대용 앰프같아서 정식 레코딩에는 사용할 것 같아 보이지 않지만,
그러한 막연한 짐작과는 달리, 이 피그노우즈 앰프를 선호하는 뮤지션은 꽤 많다고 합니다.
피그노우즈 앰프를 사용하는 뮤지션 중에 기타리스트로는
Jeff Beck, Peter Frampton, John McLaughlin, Dave Mason, Carlos Santana, Stephen Stills,
Joe Walsh, Edgar Winter, Johnny Winter, Ron Wood, Frank Zappa 등이 있답니다. |
뿐만 아니라, 건반주자이기도 한 뮤지션인 Elton John, Leon Russel, Stevie Wonder 등은 물론,
Jackson Browne, John Lennon, Paul McCartney, James Taylor 등도 이 앰프를 사용하고있고
그 외에도 America, The Band, Thr Beach Boys, Eagles, Poco 등과 같은 밴드부터
Chicago, War, The Who, The Rolling Stones, Led Zeppelin 등과 같은 밴드에 이르기까지
피그노우즈 앰프를 사용하는 뮤지션들은 상당히 많다고 하니..
나름대로의 음악세계를 구축한 뮤지션이라면 거의 다 사용한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 듯 싶네요. |
PIGNOSE Amplifier |
√ タンポポ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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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16 06:47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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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는.. 가루처럼 それとも‥ 粉のように |
1980년대 초반이었던가, 이건우 작사 이동기 작곡 이동기 노래의 논개라는 곡이 히트친 적이 있었습니다.
이 곡의 노랫말을 지은 이건우는 당시 수많은 히트곡의 가사를 썼던 사람이었는데
(이 사람 이후, 대중가요 가사만 써도 밥먹고 산다..는 말이 당시 나오기도 했습니다.)
곡 제목에서 짐작되다시피 노랫말은,
진주 촉석루에서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몸을 던진 의암 주논개를 소재로 삼고 있고,
곡조는 경쾌한 템포에, 단조로 시작해서 후렴부에 가서는 장조로 바뀌는 곡이었습니다.
(무려 이십여년 전의 노래라서 아시는 분이 없을 수도 있겠군요.) |
논개 |
만약 이 곡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대충 이정도의 설명으로 '건전가요 분위기..의 노래겠지'라고 짐작될 겁니다.
건전가요 분위기, 맞습니다. (그런 종류의 노래치고 좋은 노래는 드문데, 이 곡 역시 '제 기준'에서는 좋은 곡이 아닙니다.) |
혹시 이 노래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동기가 부르고 당시 꽤나 히트쳤던 이 노래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순전히 제 생각이긴 합니다만, 그 노래를 들으면서 또는 술집에서 반주에 맞춰서 그 노래를 부를 때
논개의 절개를 생각하면서 비분강개하는 기분을 가지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곡의 후렴부에 가면, '몸바쳐서'라는 부분이 4번이나 나오는데
이 '몸바쳐서'는 분명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몸을 던진, 논개의 처절한 행위를 표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꽃입술 입에 물고' 그리고 '뜨거운 그 입술에' 등 여성성 만을 강조하여 논개를 피상적으로 표현하고
'몸바쳐서'가 4번이나 반복되어 나오는 후렴부를 장조의 경쾌한 리듬으로 처리하는 바람에
노랫말 전체를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듣지않는 대중가요의 속성 상,
원래의 '몸바쳐서'가 가질 열아홉살 꽃다운 젊음 논개의 처절함은 간 곳 없고
(비록 무의식적이나마 또는 의도적으로?) 외설적인 분위기의 '몸바쳐서'만 강하게 남아버린..
비록 크게 히트는 했지만, 눈살 찌푸리게하는 노래로 제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적어도 제게는요. |
論介と毛谷村六助 |
곡의 분위기 상 또는 제목만 보고는 막연하게 착각하는 경우도 있지요.
예를 들어 전반부의 오케스트레이션과 피아노가 인상적인, Elton John의 명곡 Tonight 같은 곡이 그렇습니다.
Elton John의 1976년 앨범 Blue Moves에 수록된 이 곡을 아름다운 러브 발라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피아노 콘체르토를 듣는 듯한 전반부가 지나간 다음, 아름다운 멜로디에 실어서 Elton John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
Tonight, do we have to fight again
Tonight, I just want to go to sleep
Turn out the light
But you want to carry grudges
Nine times out of ten
I see the storm approaching
Long before the rain starts falling |
어떤가요? 속되게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 노래의 주제는 '한밤중의 부부싸움'인 것이지요.
무슨 내용인지 알고나면.. 연인과 드라이브 데이트 하면서 이 노래를 듣고싶은 마음이 사라질 듯 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차라리 노랫말의 의미를 모르는 채 듣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
● Elton John 오피셜 싸이트 바로가기 |
Blue Moves |
楓
スピカ | 스핏츠(スピッツ)는 1998년 7월 7일 19번째 싱글 楓(Kaede, 카에데) / スピカ(Spica, 스피카)를 발매하는데
우리말로 '처녀성(Spica)'또는 '진주성(眞珠星)'이라 불리우는 スピカ는,
'황도 12궁 중 6궁에 해당하는 처녀자리(Virgo)의 알파별(일등성)'을 말하며
라틴어 식으로 발음해서 '스피카'이고 영어식으로 발음할 때는 '스파이커'라고 한다는군요.
● 楓 myspitz story .. 바로가기
제가 이 노래 スピカ를 처음 접했던 것은 싱글로서가 아니라, 그 이듬해 3월에 발매된 B-SIDES 모음집인
앨범 花鳥風月(Kachofugetsu, 꽃 새 바람 달)이었기에, 이 노래를 楓의 B-SIDE로 인식했었습니다.
후일 그들의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보다가, 이 싱글이 흔히 말하는 '양면싱글'임을 알고는 갸웃거려지더군요.
● 스핏츠 싱글 색인 바로가기 | |
그들의 19번째 싱글 楓 / スピカ에서, スピカ는 비록 물리적으로는 두번째 트랙에 수록되어 있지만
楓와 함께 싱글 타이틀 곡임에도 불구하고 왜 B-SIDES 모음집인 花鳥風月에 재수록 되었을까? .. 싶어서요.
한편 제가 이 노래를 처음 접했을 때, 제목을 보고는 スピカ가 뭐지? .. 하는 궁금증도 있었습니다.
スピカ가 뭘까? 궁금했었습니다.
제가 일본어를 잘 모르기도 하는데다가, スピカ라는 카타카나(カタカナ) 세 글자만 보고서
그것이 일상언어에서 거의 쓰지않는 천문학 단어, 'Spica'라는 것을 유추해낼 도리가 없었지요.
결국 저는 スピカ 도입부에 나오는 하울링 노이즈(howling noise)로 미루어 짐작
'スピカ는 오디오의 스피커(speaker)를 말하나보다..'라고 혼자 고개를 끄덕였던 것이지요. |
花鳥風月 |
Spica | 일한사전을 한번만 뒤적거려 봤더라면 スピカ는 'Spica'라는 별을 일컫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테고
더불어 오디오의 '스피커'는 スピカ가 아니라 スピ―カ―로 표기된다는 것도 배웠을텐데..
엉뚱하게도 저는 スピカ가 오디오의 '스피커'를 말하는 것이라고 믿고(?) 오랫동안 세월을 보냈던 셈이지요.
노래를 만든 사람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제목을 오역한 채로, 한국의 어느 팬이 이 노래를 즐겼다는 사실을
이 노래를 만든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혹시 알게된다면? ^^; 그는 분명 실소를 금치 못하겠지요. |
노래를 듣다보면, 앞서 얘기한 이동기의 논개처럼, 알고보면 눈살 찌푸릴 수준의 착각(?)도 있을 수 있고
(애당초 곡을 만들 때 그런 착각을 의도적으로 계산하고 곡의 전개방식을 그렇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또는 Elton John의 Tonight처럼, 외국어의 청해가 쉽지않은 상태에서 곡의 분위기나 제목 만으로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변명같지만 일본어를 잘 모른다는 이유 때문에 スピカ(Spica)를 speaker로 해석하는, 엉뚱함도 있을 수 있겠구요. |
'황도 12궁 중 6궁에 해당하는 처녀자리(Virgo)의 알파별(일등성)'을 뜻하는 제목의 スピカ(Spica, 스피카),
하지만 'スピカ(Spica)'라는 단어가 단 한번도 나오지않는 이 노래, スピカ에서.. 그걸 암시라도 해주는 대목은 고작 한군데 뿐입니다.
古い星の光 僕たちを照らします
오래된 별빛 우리들을 비춥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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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鳥風月 앨범 초회 한정판에 들어있는 스페셜 라이너 노트에 수록되어 있는 인터뷰 기사를 보면,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와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는 スピカ에 관하여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草野マサムネ | 이 곡은 フェイクファ―(Fake Fur, 페이크 퍼) 앨범 레코딩에서 제일 먼저 녹음한 곡이죠.
運命の人(Unmei no Hito, 운명의 사람)나 이 곡을 선행 싱글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 장롱 속에 넣어두고 말았죠.
곡이 나빠서가 아니라, 전체적인 앨범 분위기와 맞지않아서요.
그 후에 JAL(일본항공)의 リゾッチャ(Reso'cha, 리조차) 광고의 타이업(tie-up)도 되고, 빛을 보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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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輪テツヤ | 이 곡을 녹음하기 시작할 때는
아직 インディゴ地平線(Indigo Chiheisen, 인디고 지평선) 앨범 작업할 때의 방법을 고집스레 고수하고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게 아니다 라고 생각하니, 슬슬 フェイクファ―의 방법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덧붙여 말하자면, 이 곡에서 마사무네는 기타를 안치고 있지만,
フェイクファー 앨범에 수록된 거의 대부분의 곡들을 마사무네가 치고 있답니다. |
참고로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의 이 코멘트와는 달리, スピカ PV 동영상에서는 마사무네가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으로 나옵니다.
원곡에서는 기타를 치지않아도 (PV의 비주얼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기타치는 장면으로 연출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선행 싱글로까지 고려되었다가 フェイクファー 앨범 컨셉과 맞지않는 듯 하여 잠시 보류되었던 곡 スピカ.
한편 미와 테츠야의 얘기처럼 이전 앨범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계기가 된 곡이기도 해서
드러머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에게는 '그 후부터 녹음에는 막힘이 없는 듯한 느낌'을,
쿠사노 마사무네에게는 '여러가지 계기'를 주었던 スピカ.
이 노래 スピカ에 대해서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가제는 粉のように(Kona no Youni, 가루처럼) 이었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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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村明浩 | '가제는 粉のように(Kona no Youni, 가루처럼) 이었어요'라고 하는 타무라 아키히로의 코멘트 때문에,
スピカ(Spica, 스피카)의 노랫말을 다시 한번 보게 됩니다.
粉のように飛び出す せつないときめきです
가루처럼 날기 시작하네 안타까운 설레임입니다
今だけは逃げないで 君を見つめてよう
지금만은 도망가지마라 너를 응시하고있을 거야 |
● スピカ 노랫말 살펴보기 |
スピカ를 'Spica'가 아니라 'speaker'로 오랫동안 잘못 알고있었던 저로서는, 노랫말은 전혀 살펴보지도 않은 채 막연하게,
'핸드마이크(speaker)를 들고 무언가 외치는 젊은 웅변가(speaker)'의 이미지를 이 노래에서 느껴왔더랬습니다.
제게는 그렇게 오인된(?) 노래이긴 하지만 (スピカ가 처녀자리의 일등성을 의미하는 '스피카'라는 것을 알고난 다음에도)
앞서 언급한 이동기의 논개나 Elton John의 Tonight처럼 크게 황당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곡의 가제가 粉のように(Kona no Youni, 가루처럼)란 걸 안 이후에는 도리어 느낌이 더 좋기까지 합니다.
이 곡에 대해서 처음 가졌던 '힘찬 느낌'에 이어서 별자리 단어에서 막연하게 다가오는 '신비한 느낌'
게다가 粉のように)에서 꽃가루(花粉) 이미지가 떠올라 '부드러운 느낌'까지 더해지니.. 아마 그런가 봅니다. |
그런데 スピッツ의 スピカ 노랫말을 살펴보면, 바로 이 スピカ란 단어가 단 한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쿠사노 마사무네가 노랫말을 만든 노래 중에 이런 경우는 꽤 많습니다. 재미 삼아 한번 살펴볼까요? |
スピッツ의 노래 중에서, 노래제목의 단어가 노랫말에 단 한번도 나오지않는 곡들 (2005년 8월 현재) |
ビ―玉 (유리구슬) | タンポポ( 민들레) | プ―ル (푸울) | 田舍の生活 (전원생활) | オ―バ―ドライブ (오버드라이브) | タイムトラベラ― (타임 트래블러) | ドルフィン ラヴ (돌핀 러브) | ロビンソン (로빈슨) | Y (와이) | グラスホッパ― (그래스호퍼) | 初恋クレイジ― (첫사랑 크레이지) | チェリ― (체리) | エトランゼ (에뜨랑제) | 楓 (카에데) | スカ―レット (스칼렛) | スピカ (스피카) | ホタル (반디) | アカネ (꼭두서니) | 船乘り (항해자) | エスカルゴ (에스카르고) | SUGINAMI MELODY (스기나미 멜로디) | スタ―ゲイザ― (스타게이저) | ほのほ (불꽃) | ワタリ (떠돌이) | テイタム·オニ―ル (테이텀 오닐) | みそか (그믐날) | テクテク (터벅터벅) |
살펴보니 백수십곡의 노랫말을 살펴본다는 게 '재미삼아..'가 아니군요. 어쨌든 27곡 정도가 그런 곡들이군요.
참고로, 靑春生き残りゲ―ム(Seishun Ikinokori Game, 청춘 살아남기 게임)에서의 生き残れ(Ikinokore, 살아남아라)
그리고 甘ったれクリ―チャ―(Amattare Creature, 응석쟁이 크리쳐)에서의 甘えたい(Amaetai, 응석부리고싶어) 등과 같이
노랫말 안에서 해당 곡 제목의 단어가 다른 형식의 활용형으로라도 사용된 경우는 제외했습니다. |
이 곡에서 키보드 사운드를 들려주는 사람은 타나야 유우이치(棚谷裕一)라고 합니다.
그는 이 곡의 어레인지먼트와 프로듀싱을 스핏츠와 함께 하면서 이후 스핏츠의 작업에 동참하는 인연을 맺습니다. |
√ スピカ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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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14 16:23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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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언제 그대를 사랑한다 말했던가 私、いつ 君を 愛すると言ったんだろうか |
1999년 9월 어느날 저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 중 한 분을 떠나보냈습니다.
갑작스레 세상을 뜬 지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문상도 여러번 다녔지만
그토록 가까운 분을 떠나보낸 적은 그리고 누군가의 죽음을 그렇게 가까이에서 본 적은
저에게 있어 그 때가 철들고 처음이었습니다. .. |
Piano | 그해 가을 제가 구입했던 CD 중 하나인 Yanni의 편집 앨범 Piano는,
마음이 스산해질 때면 찾아가던, 그 분의 묘소를 향한 국도 위에서 물론
그해 가을과 겨울을 지나 이듬 해 늦은 봄이 되어서도 차 안에서 홀로 있을 때면
제 차 CD 플레이어에 자주 로딩되던 음반이었습니다.
1987년에서 1993년 사이에 발표된 곡 중에서 뽑은 12곡이 수록된 편집 앨범이었지만
First Touch 그리고 So Long My Friend, 두 곡만 계속 반복해서 들었더랬습니다. |
그 당시 홀로 그 두 곡을, 특히 그 중에서 So Long My Friend를 듣고있노라면
그 분이 제 곁에 계실 때 그다지 살갑게 대해드리지도 못했던 것이 뒤늦게 죄송스러웠고
그 분의 뒷모습에서 쓸쓸함이 느껴지고 그 분의 등이 작아보이기 시작했을 때
가끔이라도 곁에서 함께 있어드리지못한 것이 떠올라 마음 아팠습니다.
제 나이가 한살 두살 더 먹어가고 또 나름대로 세상에 발 디디고 살아가면서
그 분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면서 까맣게 잊고지내던 것,
제게 '현실에 발 디디고 살아가는 방식을 가르쳐준 사람'은 바로 그 분이라는 것을
그분이 떠난 다음에야 새삼 깨닫고 때늦은 감사를 드리곤 했습니다. | |
한동안 제 차 CD 플레이어에 자주 로딩되던 그 음반, Yanni의 Piano는 이제 더이상 그만큼 자주 듣지는 않습니다.
그 분을 추억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려오지만 남은 사람이 앞으로 살아가야할 세월도 있기에,
떠난 사람을 추억하는 아픔도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점점 옅어져 그 때 만큼의 아픔은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
さよなら 君の声を 抱いて步いていく
이젠 안녕 너의 목소리를 안고서 걸어가네
ああ 僕のままで どこまで屆くだろう
아아 나인채로 어디까지 닿을 것인가 |
깊은 밤 스핏츠(スピッツ)의 8번째 앨범 フェイクファ―(Fake Fur, 페이크 퍼)에 수록된 곡,
楓(Kaede, 카에데)를 듣고 있으니..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그 분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
フェイクファ― |
冷情と熱情のあいだ | 헤어짐의 대상이 가족이었든 연인이었든 그 아픔의 질량은 말로 표현하기 쉽지않게 무겁고 크지만
갑작스런 사고가 아니라면 가족과의 헤어짐은 세월을 지나면서 어느 정도 예상한 것이기에
비록 헤어짐 당시에는 비탄에 빠질지라도 결국 그 헤어짐을 인생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성에게 빠져드는 사랑, 특히 젊은 날 열정 끝의 슬픈 결말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합니다.
살아가다보면 일생에 적어도 한번 이상은 지독한 사랑에 빠져듭니다.
열정 건너편에는 냉정이 숨죽여 기다리듯, 사랑 그 주위에는 헤어짐을 예감할 수 있는 순간들이 있지만
지독한 사랑의 당사자들은 그것들을 보지못한 채 또는 외면한 채 그 열정이 영원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 영원할 것 같았던 열정이 누군가의 가슴에서 사그러들고
누군가의 곁에 있던 사람은 뒤늦게사 그걸 깨닫지만 헤어짐의 아픔을 받아들이지 못하기도 합니다. |
그런 헤어짐을 겪은 적이 있는 친구가 세월이 한참 지난 뒤 그 견디기 힘들었던 지난 날을 돌아보며 이런 이야기 하더군요.
그동안 자신을 둘러싸고있던 세계는 여전히 그대로인데 마치 자신 만이 그 세계에서 갑자기 사라진 듯 했다. .. |
술과 커피만 마셔질 뿐 음식은 몸이 받아들이지도 않고 불면의 밤에 시달리며 마음은 아리다못해 찢어집니다.
어느 친구처럼, 그동안 자신을 둘러싸고있던 세계는 여전히 그대로인데 마치 자신 만이 그 세계에서 갑자기 사라진 듯 합니다.
또는 자신만을 홀로 남겨버린 채 자신의 둘러싼 세계 자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듯 합니다.
끝이 없을 듯 했던 열정은 차갑게 식어버리고.. 떠나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못한 채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보냅니다.
'분명 다시 돌아오리라'는 바램은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를 위한 위안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되고
결국 그런 헛된 바램에 기대어 간신히 버텨오던 자신에 대하여 더욱 절망하지만. ..
그래도 '분명 다시 돌아오리라'는 헛된 바램을, 한동안 또는 오랫동안 버리지 못하고 방황을 거듭합니다. |
楓 | 1998년 7월 7일 스핏츠의 19번째 싱글로 발매되기도 한 楓(Kaede, 카에데).
그 중반부를 지나 간주가 나오기 전,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呼び合う名前がこだまし始める
서로 부르는 이름이 메아리치기 시작하네
聴こえる?
들리니? |
● 楓 노랫말 살펴보기 |
이별의 노래 楓에서 제가 가장 가슴 저린 부분은 바로 이 부분 '들리니?(聴こえる?)'입니다.
떠난 사람이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는 헛된 바램에서 '서로 부르는 이름(呼び合う名前)'이라고 애써 노래하지만
사실은 '혼자 불러보는 이름'일 뿐이며 '메아리(こだま)'되어 돌아오는 것 또한 자신의 목소리일 뿐이지요.
그리고 떠난 사람을 향한 그리움과 다시 돌아오리라는 헛된 바램이 담긴 한마디 '들리니?(聴こえる?)' ..
결국은 떠난 사람에게는 들리지않을 '혼자 불러보는 이름'이자 공허한 '메아리(こだま)'인 것을 알면서도
혼잣말처럼 되뇌일 수 밖에 없는 한마디 '들리니?(聴こえる?)'가 ... 제 가슴을 저리게 만듭니다. |
그리고 쿠사노 마사무네는 후렴부에서 4번에 걸쳐 이렇게 탄식합니다.
ああ 僕のままで どこまで屆くだろう
아아 나인채로 어디까지 닿을 것인가 |
앞서 이야기했듯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헛된 바램 속의 '지난 사랑'을 한동안 또는 오랫동안 버리지 못하기에,
어쩔 수 없이 이별을 받아들인 채 '너의 목소리를 안고서 걸어가고(君の声を 抱いて步いて)'있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제부터 상처를 받기도 하고 누군가 상처를 입히더라도(これから傷ついたり 誰か 傷つけても)' ....
이제는 더이상.. 헤어짐이라는 상처를 받기 이전의 '나인채로(僕のままで)'일 수 없음을 탄식하는 것이겠지요. |
사람들은 이렇게 위로합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언젠가 새로운 사랑이 나타날테니 빨리 잊으라'고.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열정은 지난날의 상처를 어루만져 흉터조차 남기지않게 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 '언젠가'의 날이 올 때까지 겪어야하는 절망은 어떡하나요?
더구나 헤어짐이란 상처를 입게됨에 따라, 사랑이란 단어를 마주할 때 가졌던 '감정의 순수함' 조차 잃어버렸다면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해도.. '새로운 열정'을 못내 주저하게되면 어떡하나요?
楓를 들으며 사랑, 열정, 냉정, 헤어짐 등을 생각하니 한 시인의 애절한 시 한편을 나즈막히 되뇌어보게 됩니다. |
야트막한 사랑 | 사랑을 위한 각서 12
나 언제 그대를 사랑한다 말했던가
칸나꽃 붉게 폈던 여름이었나
그대 왼손을 들어 헝클어진 머리칼 올려
땀을 닦던 유리창 곁이었나
나 언제 그대를 사랑한다 말했던가
세월이 흘러 너와 나의 얼굴엔
시간이 숨쉬고 간 그늘만 아득하고
그때 서로에게 기댄 이야기가 가늘고 긴
주름으로 기울었는데
나 언제 그대를 사랑한다 말했던가
우부룩한 잡풀더미 속
칸나꽃 붉게 피어 우르르 밀려와
저기서 문득 멎었는데
- 강형철의 시집 야트막한 사랑 中에서 |
칸나꽃 붉게 피어 우르르 밀려와
저기서 문득 멎었는데 .... | .... 聴こえる?
.... 들리니? |
스핏츠의 노래 중에 그런 경우가 여럿 있듯, 이 곡 역시 노래 제목을 노랫말 안에서 만날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노래 제목 楓를 우리말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약간 난감합니다.
사전적 의미로 보자면「楓」는 '단풍나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고, 싱글 재킷에도 단풍잎 한장이 그려져 있고
아울러 이 노래가 楓라는 최종적인 제목이 붙여지기 전,
'단풍나무'라는 의미의 영어 Maple을 뜻하는 メイプル(Maple, 메이플)이라는 가제를 가진 적도 있기에
楓를 '단풍나무'라고 해석하면 가장 무난할 듯 하긴 하지만,
노랫말 그 어디에도 '단풍나무'라는 의미로 楓가 나오지않는다는 점, (아니, 아예「楓」란 단어가 없지요.)
그리고 이 노래가 실연을 주제로 하고있다는 점, 일본에서 楓(かえで)가 인명으로 쓰이기도 한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본다면, 楓를 '단풍나무'라고 해석하기 보다는 그저 '카에데'라고 하고 싶습니다. |
1999년 일본에서 방영된 TV 드라마 오버 타임(オ―バ―·タイム, Over Time)에서
이 곡이 삽입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그 장면에서 이 노래 楓(Kaede, 카에데)의 제목을 언급하는 다이얼로그를 통하여
주인공의 이름 즉, 카에데 소우이치로(楓宗一郎, かえでそういちろう)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그리고 MR.CHILDREN의 くるみ(Kurumi)도 '호두나무'라고 사전적으로 해석하는 것보다는
来る未来(くるみらい, 다가올 미래)라는 의미를 담은 인명 くるみ로 봐서, 우리말로 그냥 '쿠루미'라고 하는 것이 적절해 보이듯
楓를 '굳이 단풍나무'라고 하기보다는 '카에데'라고 함으로써
'단풍나무적인 느낌(?)'과 '카에데라고 불리우는 누군가와의 사랑 그리고 실연의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는 - 중의적인 - 표현의 해석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이지요. |
스핏츠의 곡 중에서 楓는 최종적인 제목에 정해지기 전 가장 많은 가제가 붙었던 곡입니다.
楓(Kaede, 카에데)의 히라가나(ひらがな) 문자 표기인 かえで(Kaede, 카에데)이기도 했고
앞서 얘기했듯이 'メイプル(Maple, 메이플)'이라는 가제가 붙여지기도 했으며
呼び合う名前がこだまし始める
서로 부르는 이름이 메아리 치기 시작하네 | 위에 인용한 노랫말 안의 단어 'こだま(Kodama, 메아리)'를 가제로 삼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한편 'アコ―スティック(Acoustic, 어쿠스틱)'이라는 가제가 붙여지기도 했다는데,
아마도 이 곡 楓가 풍겨주는 어쿠스틱한 분위기를 고려한 듯 합니다.
그리고 1998년 7월 싱글 발매와 함께 楓는 TBS의 'COUNTDOWN TV'의 오프닝 테마로 사용되었고
역시 앞서 언급했듯이 오버 타임(オ―バ―·タイム, Over Time)에서 삽입곡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
楓 |
Fender PS210 | 혹시 콘써트 또는 뮤직비디오 클립 등의 동영상을 통하여
- 특히 하와이언 분위기의 음악 또는 컨트리&웨스턴(Country & Western) 분위기의 음악에서 -
마치 가야금처럼 기타를 눕혀서 연주하는 것을 본 적 있다면,
그런 기타가 바로 페달 스틸 기타(Pedal Steel Guitar) 또는 랩 스틸 기타(Lap Steel Guitar)입니다.
왼쪽의 이미지는 펜더(Fender)사의 페달 스틸 기타 제품 중 하나로서 PS-210이라는 모델인데
랩 스틸 기타의 경우는 페달이 없이 일반적인 기타같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楓에서는 스핏츠의 기타리스트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가 들려주는 기타 사운드 말고도
타무라 겐이치(田村玄一)의 페달 스틸 기타 사운드를 들을 수 있습니다. |
메트로화스(メトロファルス, Metrofarce)라는 밴드에 1991년부터 합류하여 활동 중인 그는,
스핏츠를 포함하여 수많은 뮤지션들의 음반작업에 참여하여
스틸 팬(Steel Pan)이라는 독특한 멜로디 타악기 연주를 들려주기도 하고
하와이언 랩 스틸 기타의 일종인 바이센보른(Weissenborn)을 비롯하여 랩 스틸, 페달 스틸은 물론
(모양새가 마치 장난감같이 보이는) 우쿠렐레(Ukulele) 연주에 이르기까지, 각종 기타 연주를 통해
흔치않은 하와이언 기타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타무라 겐이치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오른족에 있는 그의 이미지를 클릭하여
メトロファルス 오피셜 싸이트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
田村玄一 CLICK .. ↑ |
√ 楓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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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12 16:38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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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시절 스치듯 지나갔을 뿐인··· ウミガメの頃 すれ違っただけの… |
エトランゼ (Etranger, 에뜨랑제) - 스핏츠(スピッツ)
目を閉じてすぐ 浮かび上がる人
눈을 감고 바로 떠오르는 사람
ウミガメの頃 すれ違っただけの
바다거북시절 스치듯 지나갔을 뿐인
慣れない街を 泳ぐもう一度 闇も白い夜
낯설은 거리를 헤엄치네 한번 더 어둠도 하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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慣れない街を 泳ぐ |
フェイクファ― | 스핏츠의 노랫말을 살펴보면, 한때 스쳐 듣고 지나쳐버릴 대중음악의 노랫말로 넘겨버리기엔 아까워서
다시한번 찬찬히 음미하게 되는 노랫말이 꽤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게는 이 노랫말 역시 그런 것들 중 하나인데.. 이 노랫말을 접할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싸아..해집니다.
한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가 만든 노랫말에서
가끔 느닷없는 단어나 표현을 맞닥뜨리게되어 잠시 멈칫하기도 하는데요.
그런 단어/표현의 사용이 단순히 일본어의 운율을 맞추기 위해서였는지 또는
쿠사노 마사무네가 구사하는 특유의(?) 수사학에서 비롯되었는지 쉽게 알기는 힘듭니다. |
아마 스핏츠 곡 중에 가장 짧은 노랫말일 것으로 짐작되는 이 곡,
앨범 フェイクファ―(Fake Fur, 페이크 퍼)의 첫번째 곡 エトランゼ(Etranger, 에뜨랑제)에서도 그런 단어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ウミガメの頃 すれ違っただけの
바다거북 시절 스치듯 지나갔을 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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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ウミガメ)' 그리고 '바다거북 시절(ウミガメの頃)' ..
저의 짧은 상상력으로는, 노랫말 안에서 '바다거북'이 가지는 은유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고
'바다거북 시절' 역시 어떤 분위기의 시절을 얘기하는 것인지 짐작하기 쉽지 않습니다.
(바다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서, 라고 쉽게(?) 해석하자니..
마사무네의 수사학이 그렇게 단순하다고는 생각되지 않거든요.)
그런데 일본의 어느 스핏츠 팬 페이지에 이런 대목이 있더군요.
ウミガメは、
沖繩で野生のものを見た時に幻想的だったので、ウミガメの歌を作らなきゃいけないと思って作ったらしい。 |
아마 쿠사노 마사무네가 오키나와(沖繩) 여행 중에 봤던 야생 바다거북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
ウミガメ |
沖繩 那覇 国際通り | 그래서 エトランゼ를 다시 들으며, 그리고 그 노랫말을 읽어내리면서,
저 혼자 상상의 그림을 그려봅니다.
'이제는 헤어진 그녀와의 그 시절.
그녀와 함께 스쳐 지나갔던 오키나와(沖繩) 나하(那覇) 그 거리.
하지만 이제 혼자 그 거리를 걷노라면 마치 이방인이 된 듯한 낯설음.
눈감으면 바로 떠오르는 그녀 때문에
낯설어진 코쿠사이도오리(国際通り)를 배회하며 하얗게 지새게되는 밤.' |
쿠사노 마사무네는 이 노래에서 쓸쓸히 '낯설은 거리를(慣れない街を)' 배회하는 모습을 표현함에 있어
'うろつく(헤매다, 서성이다)'라는 단어를 사용하지않고 '泳ぐ(およぐ, 헤엄치다)'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이 단어가 나오기 전의 'ウミガメ(바다거북)' 이미지와 짝을 이루게 합니다.
그리고 쿠사노 마사무네가 선택한 '泳ぐ(헤엄치다)'라는 단어는
'(사람의 무리를) 헤쳐나가다'라는 뜻도 있고 '(앞쪽으로) 비틀거리다, 허위적거리다'라는 의미도 가지는데
'이제는 헤어진 그녀를 떠올리며 도심의 인파 속을 밤새도록 헤매는 심정'을 적절하게 표현해주는 단어라고 생각됩니다. |
그동안 발표된 스핏츠 노래 그 모두의 연주시간을 꼼꼼하게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가장 짧은 노래는 바로 이 エトランゼ(Etranger, 에뜨랑제)라고 생각되는데, 한편 가장 긴 노래도 역시 エトランゼ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장 긴 노래'는, 그들의 20번째 싱글 流れ星(Nagare Boshi, 별똥별)에서
愛のしるし(Ai no Shirushi, 사랑의 표시) LIVE'98 version와 함께 커플링(coupling)으로 수록된, エトランゼ(TANAYAMIX)입니다.
타나야 유우이치(棚谷裕一)가 믹스한 이 버전은 연주시간이 무려 8분 30초 가까이 되는 곡이니까
약 1분 30초 정도의 '짧은' エトランゼ에 비한다면 연주시간이 무려 여섯배 가까운 긴 곡이지요. |
'8분 30초 짜리' 버전의 エトランゼ는, 평소의 스핏츠 곡들과는 꽤나 다른 분위기입니다.
아마 ウミガメ 이미지에서 바다 밑 분위기를 내고싶어서 였는지, 뭐랄까요, 몽롱한 분위기(?)의 곡이지요.
아직까지 エトランゼ(TANAYAMIX)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몽롱한 분위기라는, 그야말로 몽롱한 표현 만으로는 알 수가 없겠지요. ^^;
기회가 된다면, 산울림 트리뷰트 앨범인 77 99 22에 수록되어있는
자우림의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꺼야를 들어보기 바랍니다.
스핏츠의 エトランゼ(TANAYAMIX) 만큼 몽롱하진 않지만, 뭐랄까요, 그런 분위기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
流れ星
エトランゼ TANAYAMIX |
√ エトランゼ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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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12 04:07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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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되고싶어‥ 사라지지 않도록 상처 입혀줄거네 猫になりたい‥ 消えないように傷つけてあげるよ |
猫になりたい Neko ni Naritai 고양이가 되고싶어 |
일본 등과는 달리 싱글 시장이 아예 없다시피한 우리나라의 경우,
음반이 나오면 주로 방송을 통해, 수록곡 중에서 대중에게 '먹힐만한 곡'을 타이틀 곡으로 내세웁니다.
말하자면 우리네의 이른바 '타이틀 곡'이 그네들의 싱글 A-SIDE가 되는 셈인데,
특정 곡이 앨범의 다른 곡에 앞서서 '타이틀 곡' 또는 '싱글'로 결정되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음반 제작 과정에서 여러가지 의견 수렴을 거치게 됩니다.
그 의견 수렴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되는 것은 '대중에게 즉각적인 반응이 올 것인가?'
즉, 속스럽게 표현하자면 '돈 되냐 안되냐' 여부입니다. | |
| 한 해에도 수많은 음반들이 발매되지만, 그 중의 몇몇만 대중에게 '소비'될 뿐
많은 경우 비닐 커버조차 벗겨지지 않은 채 방송국의 라이브러리 안에서 잊혀진 채 잠들어있거나,
음반 유통의 도매시장에서 제대로 명함도 내밀어보지 못하고 사라지기 일쑤입니다.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든 음반이 뜨기는 커녕 자칫 순식간에 사라지기 쉽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속된 표현이지만 '돈 되냐 안되냐' 여부의 판단은
해당 뮤지션 뿐만 아니라 제작에 관련된 여러 사람들에게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인 것이지요. |
그러다보니 뮤지션에게는 '이 노래가 최상이다..' 또는 '먼저 들려주고싶은 곡은 이거다..' 싶었더라도
발표 이전 공연장이나 쇼케이스에서 선보일 때 팬들의 반응, 제작진들의 의견 등은 물론,
때로는 예상 발매시점에서의 사회적 분위기까지도 고려한 결과, 애당초 점찍었던 곡은 뒤로 물러나고
다른 곡이 '타이틀 곡' 또는 '싱글'로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
싱글 B-SIDES 모음집인 花鳥風月(Kachofugetsu, 꽃 새 바람 달) 앨범 초회 한정판에 들어있는 스페셜 라이너 노트에 의하면,
스핏츠(スピッツ) 멤버들은 싱글 A면이 될 뻔(!)했던 猫になりたい(Neko ni Naritai, 고양이가 되고싶어)에 대하여 이런 얘기를 나눕니다. |
草野マサムネ |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
青い車(Aoi Kuruma, 파란 자동차)의 커플링(coupling)입니다만.
이 곡도 최종 단계까지는 A면으로 점찍어 두었던 곡이죠.
싱글 재킷도 거기에 맞추어 생각해 두었기 때문에 고양이 모양의 허수아비가 모티프(motif)가 되어 있어요. |
田村明浩 |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
青い車 쪽이 템포감이 있어서 박자타기도 좋고.. 우리들의 기분을 밖으로 표출하고싶었던 때인지라.
青い車를 들으면 좋겠다고 저절로 생각이 들었죠. 밴드 사운드였기도 하구요.
그런 의미로는 猫になりたい는 참 불쌍한 곡인 것같아요.^^ |
草野マサムネ |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
발표하기 전에 파워 스테이션(Power Station)에서 공연했었는데. 青い車의 반응이 좋았고.
신곡 중에 이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곡도 없었고 해서 青い車를 A면으로 정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猫になりたい가 A면이 되었어도 많은 사랑을 받지않았겠나?..... 라는 생각을 가져보네요.
팬 클럽의 인기투표 같은데서는 계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었구요.
스핏츠를 옛날부터 쭈~욱 응원하고 계시는 분들은 '이 곡이 좋다'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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崎山龍男 | 드러머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
자켓이 A면으로 인해 바뀌지않은 것도 신기한 일입니다. |
草野マサムネ |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
근데. 왜? '고양이(猫)'였을까요?
바쁘니까 간혹 고양이처럼 하루종일 자고싶다는 희망이 담겨 있었는지도 모르죠.^^ |
青い車
猫になりたい | 猫になりたい, 최종 단계까지 싱글 A-SIDE로 내정되어 있다가,
마지막에 가서 青い車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B-SIDE로 밀려나야했던 '불쌍한 곡'.
하지만 '팬 클럽의 인기투표 같은데서는 계속 1위를 차지하기도'했을 만큼,
A-SIDE의 青い車와는 또다르게 그것 만의 매력이 가득한 B-SIDE 猫になりたい.
1994년 7월 20일 싱글 青い車의 B-SIDE로 선보였다가 약 5년 뒤인
1999년 3월 25일 B-SIDE 모음 앨범인 花鳥風月에 재수록된 '고양이가 되고싶어'. |
Smashing Pumpkins의 Billy Corgan은 B-SIDE에 대한 애정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I've often felt that our b-sides show more of our true character than some of our albums. |
팬들의 반응, 제작 당시 관계자들의 의견 등을 고려하여 선행 곡이 될 수 없었던 B-SIDE.
그렇다고 해서 B-SIDE 곡이 A-SIDE 곡 즉, 선행 '싱글' 또는 '타이틀 곡'에 비하여
음악적인 면에서 뒤쳐지는 곡이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습니다. |
Billy Corgan |
花鳥風月 | 어쩌면 위에 인용한 Billy Corgan의 말처럼, 어느 면에서는 도리어 이러한 B-SIDE 곡들이
뮤지션의 'true character'를 더 잘 보여주는 곡일 수도 있습니다.
아직 스핏츠를 접하지못한 사람들에게 단 한장의 앨범으로 그들을 권하자면
(베스트 앨범인 RECYCLE을 권해보는 것이 제격일 수도 있겠지만)
B-SIDE에 관한 Billy Corgan의 이야기에 동감하는 저로서는,
그들의 'true character' 즉,'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앨범..
그러니까 바로 이 곡, 猫になりたい와 같은 B-SIDE 곡을 모은 앨범인
花鳥風月(Kachofugetsu, 꽃 새 바람 달)를 권하고 싶네요. |
우리네 대중음악에서 '고양이'를 언급한 몇 안되는 곡을 떠올려보자면,
예전 곡으로는 이승철의 검은 고양이, 요즘 곡으론 체리 필터(Cherry Filter)의 낭만 고양이가 있고
그다지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긱스(Gigs)의 연쇄살인고양이톰의저주도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델리 스파이스(Deli Spice)의 3집 마지막 트랙인 고양이와 새에 관한 진실(or 허구, original version)은
제가 좋아하는 노래인데 이 곡의 노랫말에도 '고양이'가 등장합니다. |
시인과 촌장 2집 | 은유의 대상으로서의 '고양이'가 아니라, '고양이' 자체를 예찬한 노래였던
시인과 촌장의 고양이, 이 노래도 제가 좋아하는 '고양이' 노래 중의 하나입니다.
때때로 허공을 휘젓는 귀여운 발톱은
누구에게도 누구에게도 부끄럽진 않을테지
캄캄한 밤중에도 넘어지지 않는
그 보드라운 발 아픔없는 꼬리 너무너무 좋을테지
그대는 정말 아름답군 고양이 고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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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월에 발매된 델리 스파이스 5집에 수록된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에서
베이시스트 윤준호가 노래하는 '고양이'는, '고양이' 그 자체를 노래하는 것 같으면서도
'발톱'이라고 하지않고 '손톱'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통하여 한편으로는
키치죠지(吉祥寺)에서 마주친 여성을 '고양이'로 의인화해서 이야기하기도 하는 듯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중유(重喩)의 수사학을 구사합니다.
약간 마른 몸매 길게 기른 손톱, 어딘가 슬픈 검은 눈동자
붉은 카페트와 인도산 인센스, 칭칭 휘감기는 시타 연주
이런! 나를 할퀴고 갔어 피할 틈도 주지 않고서
그저 손을 내민 것 뿐인데 그저 내 맘을 전한 것 뿐인데 |
● 키치죠지(吉祥寺) : 토쿄((東京) 무사시노(武藏野) 소재, 젊은이들의 거리.
(근처에 쿠사노 마사무네가 좋아한다는 이노카시라(井の頭)공원이 있다고 합니다.)
● 인센스(incense) : (태우는) 향(香), [美속어] 마리화나.
● 시타(sitar) : 인도의 전통 현악기, 시타르. |
Espresso |
스핏츠의 猫になりたい에서 쿠사노 마사무네는
'약간 흐린 날씨(薄ぐもり)'의 '공원 묘지 옆 아파트(靈園のそぱの アパ―ト)'에서 홀로 웅크린 채
'너의 품 속(君の腕の中)'에 안긴 고양이가 되어
'외로운 밤(寂しい夜)'을 이겨내고싶다는 '환상(幻)'에 빠진다고 노래합니다.
広すぎる靈園のそぱの このアパ―トは薄ぐもり
너무 넓은 공원묘지 옆의 이 아파트는 약간 흐린 날씨
暖かい幻を見てた
따뜻한 환상을 보고있었다
猫になりたい 君の腕の中 寂しい夜が終わるまで ここにいたいよ
고양이가 되고싶어 너의 품 속 외로운 밤이 끝날 때까지 여기에 있고싶어 |
| |
이렇듯 '따뜻한 환상(暖かい幻)' 속에서 '그녀 품 안(君の腕の中)'의 '고양이가 되고싶다(猫になりたい)'는 표현을 통하여
비록 다소 수동적인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
| 猫になりたい 言葉ははかない 消えないように傷つけてあげるよ
고양이가 되고싶어 말은 덧없네 사라지지 않도록 상처 입혀줄거네 |
후렴부 끝에 가서는 '상처를 입혀줄거네(傷つけてあげるよ)'라는 강한 표현을 구사하면서
'그녀가 다시는 사라지게 하지않겠다'고 다짐하는 능동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 猫になりたい 노랫말 살펴보기 |
참고로, 이 곡 猫になりたい에서 키보드를 연주해주는 뮤지션은 후지이 리오(藤井理央)입니다.
1990년대 중반 스핏츠 사운드에 큰 영향을 끼친 프로듀서였던 사사지 마사노리(笹路正德)가
스핏츠 프로듀싱에 참여하기 이전 시절, 후지이 리오는 사사지 마사노리의 어시스턴트이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것이 인연이 되었던지
그는 스핏츠의 네번째 정규 앨범 Crispy!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참여하게되고
1993년 11월 스핏츠의 'Crispy! AMAZING TOUR' 공연의 키보드 연주를 써포트하게 됩니다.
그리고 1994년 猫になりたい 레코딩에도 참여하여 그의 키보드 사운드를 남기게 되지요.
학생시절 트롬본을 연주하기도했던 1964년생의 후지이 리오는,
2001년 작사 작곡 및 보컬을 맡은 사유미(サユミ)와 함께 자신은 사운드 프로듀싱 등을 맡아
혼성 듀오 Sayumin' Rag☆Box를 결성하여 활동했다고 합니다. |
藤井理央 |
√ 猫になりたい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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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10 15:38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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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비늘구름‥ 그와 함께했던 여름은 가고 遠くうろこ雲‥ 彼と一緒に暮らした夏は終わって |
夏が終わる Natsu ga Owaru 여름이 끝나네 |
지난 2003년 늦여름 오랜 친구 하나가 별안간 쓰러져서는 그리 오래지않아 세상을 떠났습니다.
서로 사는 곳이 멀리 떨어져있고 서로 사는 일에 바쁜 탓에 오랫동안 고작 일년에 한두번 밖에 마주하지 못했지만
어린 시절을 함께했기에 어쩌다 만나면 서로 키득거리며 재미있어하는 지난 추억도 많았던 친구를,
느닷없는 돌연사로 떠나보내고 이제는 그저 빈소에 놓여진 사진으로 밖에 마주할 수 없음이 황망했습니다.
발인을 마치고 수원의 연화장에서 화장을 막 끝냈을 때 마치 그해의 늦여름을 끝내려는듯 비가 쏟아졌습니다. |
그리고 그해 10월 중순에 강남의 어느 선원(禪院)에서 그의 사십구재(四十九齋)를 마감하면서
그동안 잘 받아들여지지않던 그리고 처음 맞닥뜨린 '친구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였습니다.
그해 늦가을 스핏츠(スピッツ)의 夏が終わる(Natsu ga Owaru, 여름이 끝나네)를 듣다가 늦여름에 떠나버린 친구가 떠올랐고
스핏츠가 이미 오래 전에 제 '친구의 죽음'을 노래한 듯한 느낌이 문득 들었습니다. (물론 그럴리 없겠지만요.)
遠くまで うろこ雲 續く
멀리까지 비늘구름 계속되네
彼はもう 凉しげな 襟もとを すり拔ける
그는 이제 차가운 듯한 목 언저리를 빠져나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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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에 발매된 2매의 스핏츠 싱글, 그리고 그들의 4번째 앨범 Crispy!의 부클릿을 보면
사사지 마사노리(笹路正徳)라는 인물이 프로듀서로 등장하는데,
이 사람은 이후 1996년 발매된 7번째 앨범 インディゴ地平線에 이르기까지
무려 4장의 스핏츠 정규 앨범의 프로듀싱을 담당한 사람으로,
스핏츠 사운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뮤지션이자 프로듀서입니다.
사사지 마사노리 프로듀싱 이전의 스핏츠 (1번째, 2번째, 미니 앨범, 3번째 앨범),
사사지 마사노리 프로듀싱 시절의 스핏츠 (4번째, 5번째, 6번째, 7번째 앨범) 그리고
사사지 마사노리 프로듀싱 이후의 스핏츠, (8번째 앨범 이후)
이 세 시기의 스핏츠를 구분하여 주의깊게 들어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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笹路正徳 |
각각의 시기별로 그 사운드들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그리 어렵지않게 느낄 수 있으며
아울러 프로듀서의 개성(Character)에 따라 밴드 사운드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또는 프로듀서가 밴드가 지향하고자하는 사운드에 어떻게 또는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하는 것들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사사지 마사노리가 등장한 1993년은 스핏츠 사운드에 있어서 커다란 의미를 가지는 해가 됩니다. |
사사지 마사노리 프로듀싱의 특징은 여러가지가 이야기될 수 있겠는데, 그 중 하나로는
스트링 섹션 (String Section)과 혼 섹션(Horn Section)을 사용하여 사운드를 좀더 풍부하게 만들어낸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런 특징은, 어떤 팬들에게는 록 밴드의 사운드를 '팝'스럽게(?) 만든다는 불만을 야기할 수도 있지만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러한 특징이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더 다가옵니다.
그리고 1991년 메이저 데뷰 이후 1992년 하반기까지 미니 앨범을 포함하여 이미 4장의 앨범을 발표했었지만
일반대중으로부터 기대만큼의 호응을 얻지못했던 그 당시의 스핏츠로서는,
대중들에게 좀더 폭넓은 지지를 얻게되는 계기가 마련되는데는 사사지 마사노리에게 힘입은 바가 크다는 생각이 들기에,
사사지 마사노리의 프로듀싱은 그것이 가지는 단점 또는 불만을 상쇄하고도 남는 프로듀싱이라고 생각합니다. |
Crispy! | 1993년 9월 26일에 발매된 Crispy! 앨범에서 이러한 특징을 잘 드러내는 곡 중 하나로는
夏が終わる(Natsu ga Owaru, 여름이 끝나네)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곡을 듣고 '사운드가 풍부하고 따뜻하다'며 포지티브(Positive)하게 느낄 수도 있고
그렇지않고 '팝스럽게 편곡되어 불만이다'라며 네거티브(Negative)하게 느낄 수도 있듯이
즉 그 느낌의 결과는 비록 서로 크게 다를 수는 있겠지만,
그러한 느낌의 시작은 아마도 둘다, 사사지 마사노리의 프로듀싱에서 비롯된 것일 겁니다. |
이 노래, 夏が終わる의 레코딩에 참여한 스트링 섹션과 혼 섹션.
그 중에서 스트링 섹션은, 바이올리니스트 시노자키 마사츠구(篠崎正嗣)가 이끄는 현악합주단인
시노자키 스트링스(篠崎ストリングス)가 담당했습니다.
1950년생의 시노자키 마사츠구는 4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했으며,
10대 시절 학교를 중퇴, 스튜디오 세션 뮤지션의 길을 걸었으며
1973년, 1974년 두차례에 걸쳐 일본에 왔던
Percy Fairh Orchestra 내일(來日)공연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
篠崎正嗣 |
1980년에 이르러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을 발표했으며,
1982년 Dave Grusin 내일(來日)공연의 스트링 콘서트 마스터(Strings Concert Master)였던 그는
뮤지컬, 영화, 연극, CF, TV 프로그램, 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음악을 담당한 크로스오버 뮤지션이며
RMAJ (Recording Musicians Association Japan) 이사장직도 맡은 바 있는, 일본 음악계의 중요인물입니다. |
스핏츠 그리고 사사지 마사노리는,
시노자키 마사츠구의 사운드가 맘에 들었던지
앨범 Crispy! 이후에도 사사지 마사노리가 프로듀싱한 모든 앨범에
시노자키 스트링스를 스트링 섹션으로 기용합니다.
● 스핏츠 7번째 앨범 インディゴ地平線에서는
시노자키 마사츠구 그룹(篠崎正嗣グル-ブ)으로 참여합니다.
오른쪽 이미지는 시노자키 스트링스의 레코딩 모습이며
이미지 중앙 전면에 보이는 사람이 시노자키 마사츠구입니다. |
篠崎ストリングス CLICK .. ↑ |
그리고 위의 시노자키 스트링스 이미지를 클릭하면, 그들의 또다른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열명도 넘는 현악기 연주자 중에서 리더인 시노자키 마사츠구의 모습은 어디에 있는지 한번 찾아보시기를.) |
스핏츠의 앨범 중에서 사사지 마사노리가 프로듀싱했던 앨범들에서
시노자키 스트링스의 사운드를 맛볼 수 있는 스핏츠 곡을 각 앨범 별로 한 곡씩 뽑아보자면
4번째 앨범 Crispy!(Crispy!, 크리스피!)에서 바로 이 곡 夏が終わる(Natsu ga Owaru, 여름이 끝나네),
5번째 앨범 空の飛び方(Sora no Tobikata, 하늘 나는 방법)에서 ラズベリ―(Raspberry, 라스베리),
6번째 앨범 ハチミツ(Hachimitsu, 벌꿀)에서 ルナルナ(Luna Luna, 루나 루나),
그리고 7번째 앨범 インディゴ地平線(Indigo Chiheisen, 인디고 지평선)에서는
시노자키 마사츠구 그룹이란 이름으로 참여한 チェリ―(Cherry, 체리) 등이 있습니다. |
君が思い出になる前に
夏が終わる | 夏が終わる는 앨범 Crispy!의 2번째 트랙으로 수록되었다가, 1993년 10월 25일 스핏츠의 7번째 싱글인
君が思い出になる前に(Kimi ga Omoide ni Naru Mae ni, 그대가 추억이 되기 전에)에도 수록되는데요.
A-SIDE의 君が思い出になる前に와 B-SIDE의 夏が終わる는,
두 곡 모두 '지난 여름의 정열을 뒤로 한.. 낙엽 빛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이라서
때마침 10월 하순이라는 싱글 발매 시점과도 잘 어울리는 선택이었다는 느낌도 듭니다.
● 夏が終わる 노랫말 살펴보기 |
앨범 녹음 전 리허설 때 이 곡은 아직 가사가 만들어져있지 않았던 터라
마사무네(マサムネ)가 ♬라라라~♬ 라며 흥얼거리고 있었을 뿐이었어요.
하지만 가사가 없었을 그 당시부터도 제 자신 속에서는 이 곡에 대한 여러가지 모습들이 떠올랐죠.
惑星のかけら(Hoshi no Kakera, 별의 파편) 이전에는 없었던 타입의 곡이라는 점에
신선한 느낌을 받았던 곡이었습니다. |
드러머 사키야마 타츠오(崎山龍男)는 夏が終わる에 대하여 이렇게 회상하는데,
앨범 녹음 전 리허설 때까지도 노랫말이 만들어져있지 않던 이 곡의 노랫말에서
흥미로운 점은, 지난 여름을 추억하며 떠올리는 인물의 '성별(性別)'입니다. |
崎山龍男 |
| 처음, 간주 전에 또 한번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세번에 걸쳐서 나오는 노랫말,
遠くまで うろこ雲 續く
멀리까지 비늘구름 계속되네
彼はもう 凉しげな 襟もとを すり拔ける
그는 이제 차가운 듯한 목 언저리를 빠져나가네 |
즉, 노랫말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 '그(彼, かれ, Kare)'로 지칭되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
시(詩) 또는 대중음악의 노랫말에서 노래하는 화자(話者)가 남성일 경우,
일반적으로 그 대상은 여성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화자가 여성인 경우는 그 반대이겠구요.)
이성 간의 만남, 사랑 그리고 이별이라는 주제는
인류 역사 이래로 가장 빈번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노래되는 주제이다보니 그러하겠지요.
그런데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夏が終わる에서 노랫말의 대상이 되는 인물을,
삼인칭 여성대명사인 '그녀(彼女, かのじょ, Kanozo)'가 아닌, 삼인칭 남성대명사인 '그(彼, かれ, Kare)'라고 지칭합니다.
따라서 夏が終わる는, 지난 여름 '그녀(彼女)'와의 사랑을 추억하는 노래가 아니라
'그(彼, かれ, Kare)'와 함께했던 지난 여름의 우정을 추억하는 노래가 됩니다. |
うろこ雲 CLICK .. ↑ | 스핏츠를 통해 들려주는 쿠사노 마사무네의 노랫말은,
그저 한때 유행하는 대중음악의 노랫말로 지나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곤충을 좋아한다는 그는 곤충은 물론, 각종 동식물 등 '자연'을 노랫말의 소재로 삼기를 즐기는데
夏が終わる에서 마사무네가 소재로 삼은 자연으로는 '비늘구름(うろこ雲)'이 있습니다.
조개구름이라고도 불리우는 비늘구름(Cirrocumulus, 권적운)은,
구름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구름이기에 노래나 시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고 하는데
주로 가을하늘에서 자주 볼 수 있으며 이 비늘구름이 나타난 뒤에는 강한 바람이 분다고 합니다. |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온 시점에서 지난 계절의 추억담을 노래하는 마사무네가, 그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위에 인용한 노랫말에서처럼 '비늘구름'이란 자연현상을 소재로 삼았는데,
보다시피 가을하늘에서 자주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강한 바람을 동반한다는 점 등
실제 비늘구름의 특징을 알고나니
마사무네가 夏が終わる의 노랫말을 쓸 때, 그저 별 생각없이 '비늘구름'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夏が終わる를 통해 노래하고자하는 주제와 관련하여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는 문학적 수사(修辭)로서
遠くまで うろこ雲 續く
멀리까지 비늘구름 계속되네
彼はもう 凉しげな 襟もとを すり拔ける
그는 이제 차가운 듯한 목 언저리를 빠져나가네 | 라고 하는 노랫말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이 저만의 생각일까요? |
스핏츠의 夏が終わる를 들으며... 그해 늦은 여름 갑자기 세상을 등졌던 친구를 다시 떠올려봅니다.
暑すぎた夏が終わる 音も立てずに
무더웠던 여름이 끝나네 소리도 내지않고
深く潛ってたのに
깊숙히 들어와 있었는데 |
그리고 계절은 바뀌어 서늘한 가을 바람을 타고 그는 '차가운 듯한 목 언저리를(凉しげな 襟もとを)' 빠져나면서
'저 편의 기억(彼方の記憶)'을 건드리고는, 저멀리 높고 파란 가을 하늘의 '비늘구름(うろこ雲)' 속으로 그는 사라집니다. |
혹시 이 노래, 夏が終わる(Natsu ga Owaru, 여름이 끝나네)를 좋아한다면 또는 맘에 든다면
위의 '비늘구름' 이미지를 클릭해서, 비늘구름의 아름다운 풍경을 더욱 큰 이미지로 보시기 바랍니다.
그 풍경과 함께 새롭게 夏が終わる(Natsu ga Owaru, 여름이 끝나네)를 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거든요.
(어느 해 늦여름 갑작스레 떠나버린.. 제 친구 이야기는 잊고서 말입니다.) |
√ 夏が終わる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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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10 11:51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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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더이상 엿볼 수 조차 없는 コスモス、これ以上うかがうことさえもできない‥ |
이제는 지난 시절의 뮤지션으로 잊혀져가지만,
우리나라 대중음악역사에서 꼭 언급되어야하는 뮤지션 중의 한사람인 조동진.
그의 1979년 데뷰 LP 앞면 2번째 트랙으로 수록된 겨울비를 혹시 기억하는지요?
겨울비 내리던 밤 그대 떠나갔네
바람끝 닿지않는 밤과 낮 저편에
내가 불빛 속을 서둘러 밤길 달렸을 때
내 가슴 두드리던 아득한 그 종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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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진 1집 |
'겨울비 내리던 밤'이란 배경으로 '연인과의 헤어짐'을 노래한 곡으로 받아들여진 이 곡은,
수많은 대중음악의 하나에 불과하겠지만 제게는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있던 '이별노래'입니다.
1980년대초 어느 날 조동진의 콘써트에서 그가 이 노래를 부르기 전에,
이 노래를 '돌아가신 어머님을 생각하면서 만든 노래'라고 소개하면서 부르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후 이 노래는 저에게 '연인 뿐만 아니라 사랑했던 모든 사람과의 헤어짐'으로 그 의미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
이런 노래의 경우는 어떨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노래, Alan Parsons Project의 Eye In The Sky.
Alan Parsons가 어느날 카지노에 들어갔다가
카지노 곳곳에서 손님들을 바라보고있는(?) CCTV 카메라를 보고는
바로 그 곡 Eye In The Sky를 만들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런 배경을 모르는 사람이 그 노래를 들으면서 또는 그 앨범 재킷을 보면서
역으로 CCTV 카메라를 유추해 내기는 아마 거의 불가능하겠지만요. |
Eye In The Sky |
뮤지션이 노랫말을 다듬고 악상을 정리하고 편곡까지 마치고난 뒤 탄생하는 최종 결과물에 이르러서는,
조동진의 겨울비처럼 뮤지션이 노래를 만들 당시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곡이 있는가 하면
Eye In The Sky처럼 맨처음 노래를 만들게한 계기 또는 발상이 잘 드러나지않는 경우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
コスモス(Cosmos, 코스모스)라는 노래가 태어나게된 계기 또는 그 발상에 대해서
스핏츠(スピッツ)의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이렇게 밝힙니다.
몽환적인 느낌이죠.
가칭이 ベルモンド(벨몽도) 였어요.
집에서 12채널의 케이블을 보고있는데 쟝 뽈 벨몽도가 나오는 영화를 하고 있었어요.
순수한 한 남자가 그 순수함 때문에 죽어버린다는 슬픈 내용의 영화....
거기에 고무되어 만든 곡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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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野マサムネ |
日なたの窓に憧れて
コスモス | 이 노래 コスモス는, 1992년 11월 26일에 발매된 5번째 싱글
日なたの窓に憧れて(Hinata no Mado ni Akogarete, 햇살 드는 창을 그리워하고)의
B-SIDE로 대중에게 첫선을 보이는데,
싱글 재킷의 앞면 뒷면 그 어디에서도 그리고 노랫말 어디에서도
쟝 뽈 벨몽도(Jean-Paul Belmondo) 또는 그가 출연한 영화를 떠올릴 만한 단서를 찾기 힘듭니다.
Alan Parsons Project의 Eye In The Sky에서 CCTV 카메라을 떠올리기 어려운 것처럼 말입니다.
● コスモス 노랫말 살펴보기 |
(뭐라고 딱 꼬집어 표현하긴 힘들지만) 스핏츠의 곡 중에서는 뭔가 다른 분위기의 コスモス.
쿠사노 마사무네로 하여금 이 곡을 만들게한, 그 영화는 과연 어떤 영화였을까? 궁금해지더군요. |
영화 끝 무렵에 장 폴 벨몽도가 죽는 영화로는, 훗날 리처드 기어(Richard Gere) 주연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던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 감독의 명작 네 멋대로 해라(A Bout De Souffle)가 있긴 하지만,
그 영화는 '순수한 한 남자가 그 순수함 때문에 죽어버린다'는 마사무네의 설명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듯 하구요. |
재발견! 무엇을? 영원을. 그것은 태양과 섞인 바다 |
아르뛰르 랭보(Jean-Nicolas-Arthur Rimbaud)가 스무살도 채 되기 전에 썼던 시,
지옥에서 보낸 한 철(Une Saison En Enfer)의 한 구절을 읊으며
온 몸에 폭약을 두르고 자살한다는 ..
장 뤽 고다르 감독, 장 폴 벨몽도 주연의 영화, 미치광이 삐에로(Pierrot Le Fou).
쿠사노 마사무네로 하여금 コスモス를 만들게한 영화는, 혹시 그 영화 아니었을까?...
막연히 짐작해봅니다. (아니면 말구요.) ^^; |
Pierrot Le Fou |
花鳥風月 | 1999년 3월 25일 발매된, 싱글 B-SIDES 모음집인 花鳥風月 앨범에 이 곡이 재수록되기도 했는데,
그 앨범 초회 한정판에 있는 스페셜 라이너 노트를 통하여
쿠사노 마사무네는 コスモス 노랫말에 얽힌 재미난 에피소드를 들려줍니다.
당시. 가사를 써 붙였었는데요..
엔지니어인 마키노(牧野)씨가 ♬モチ―フはどこ(MOTIF는 어디)♬ 라는 가사부분을
♬モチ一つ(모치 히토츠, 떡 한개)♬ 란 말이 무슨 뜻이지? 라고 물어왔었죠.
^^ 당시의 제 글씨가 명필이였으니까요. |
● 마키노(牧野) : 惑星のかけら(Hoshi no Kakera, 별의 파편) 앨범 제작 시
레코딩과 믹싱을 담당했던 엔지니어 마키노 에이지(牧野英司)를 말합니다. |
그래서 モチ―フはどこ(MOTIF는 어디)를
モチ一つはどこ(떡 한개는 어디)로 바꿔 대입해보니.. | 떡 한개를 사이에 두고 그걸 서로 먹겠다고 다투다가
결국 헤어진 연인들.. 이라는, 코믹 러브 스토리? ^^;; |
鮮やかなさよなら 永遠のさよなら
선명한 안녕 영원한 안녕
追い求めたモチ―フはどこ
추구한 모티프는 어디 | 鮮やかなさよなら 永遠のさよなら
선명한 안녕 영원한 안녕
追い求めたモチ一つはどこ
추구한 떡 한개는 어디 |
쿠사노 마사무네의 말처럼 '몽환적인 느낌'의 コスモス... 무언가 아련하고 쓸쓸한 느낌이 가득한 이 노래에,
괜히 '떡 한개'를 대입해보는 바람에 그만 우스운 분위기가 되었군요. すみません。 |
Solemn Sun Setting |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는 이 곡을 두고
'미니 앨범 オ―ロラになれなかった人のために의 연장선상의 곡'이라고 하면서
그 앨범에 수록된 'ナイフ(Knife, 나이프)하고 비슷하다'고 말한 바 있는데,
쿠사노 마사무네의 말처럼 '몽환적인 느낌'의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저는 1999년에 발표된 Human Drama의 Goodbye라는 곡을 떠올립니다.
그다지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혹시 들을 기회가 생기면 コスモス와 함께 들어보기를 권합니다.
コスモス의 'さよなら' 그리고 Goodbye, 두 곡 모두에서 다가오는 기타 아르페지오의 쓸쓸함.. |
'이별 이후의 쓸쓸함'이 묻어나는 이 곡,
コスモス에 대한 기타리스트 미와 테츠야(三輪テツヤ)의 코멘트를 살펴보면
라이브에서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다던 이 곡을 처음 만들던 시절,
지하에 있던 스튜디오에서 하루 15시간씩 있다보니 밥때를 놓치기 일쑤였다는 등,
당시의 열악했던 레코딩 환경을 추억하면서
'훗날 이 시기의 마사무네를 보면 가사때문에 꽤 고심했다는 기분' | 도 들었다고 하는데, |
三輪テツヤ |
草野マサムネ | 미와 테츠야의 이런 이야기에, 노랫말과 멜로디를 만든 쿠사노 마사무네는,
그 시기를 두고 '단어가 이미지까지 연결되지 않았던 시기'였다고 하면서
이미지는 팍팍 떠오르는데 단어나 말로 표현하는 게 너무 어려워서 고심했던 시기 | 라고 설명함과 아울러,
이 곡 コスモス를 두고 '그런 밴드의 상태를 살짝 엿볼 수 있는 곡'이라고 덧붙입니다.
コスモス를 통해서 우리도 '그런 스핏츠의 상태를 살짝 엿볼 수' 있는지
쿠사노 마사무네의 코멘트를 염두에 두고 다시 들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
한편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는 이 곡 コスモス에 대하여
지금이라면 키보드가 들어가 있는 부분을 전부 기타로 처리했을텐데요 | 라고, 당시의 어레인지먼트에 대한 아쉬움(?)을 슬쩍 드러냅니다.
언젠가 스핏츠가 라이브에서 이 곡을 연주하는 날이 있게된다면
타무라의 바램처럼, 새롭게 편곡된 コスモス를 들려주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럴 때 마사무네가 얘기한 '몽환적인 느낌'은 어떻게 변주될지 자못 궁금해지기도 하거든요. |
田村明浩 |
|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때론 미워하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 사랑할 때의 열정은 물론 미움까지도 차갑게 식어서 헤어짐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열정도 미움도 헤어짐의 아픔도,
결국은 흐릿해지는 기억 덕분에 지난 사랑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지난 사랑들 중에서 마지막 장을 넘기기가 가장 힘든 사랑은 아마도..
'현실세계에서는 그/그녀를 더이상 엿볼 수 조차 없는 헤어짐'으로 끝난 사랑일 것입니다. |
コスモス(Cosmos, 코스모스) ..
쓸쓸한 분위기의 기타 아르페지오 간주 이후 나오는 두번째 후렴부에서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그동안 그저 무심하게 지나치던 コスモス의 노랫말을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보니..
마사무네는 コスモス에서 '현실세계에서는 더이상 엿볼 수 조차 없는 헤어짐'을 노래하고있다는 것을
뒤늦게사 알았기 때문입니다.
あの日のままの 秋の空 君が生きてたなら
그날 그대로인 가을하늘 네가 살아있었더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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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コスモス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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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09 08:22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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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되었습니다 好きになるや、よわり切るようになりました |
初恋クレイジー Hatsukoi Crazy 첫사랑 크레이지 |
2004년 여름 최고의 시청률을 올렸던 TV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이동건(수혁)이 김정은(태영)에게 했던
'이 안에 너 있다. 니 맘 속에는 누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 안에 너 있다.'라는 고백은
드라마를 시청했던 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하여 한동안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
Notting Hill | 소설, 드라마 또는 영화 등에서 (때로는 만화에서도) 가끔 접할 수 있는, 사랑의 고백은
때로는 낯간지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만약 그 순간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의 경우라면
'나도 그/그녀에게 저렇듯 멋있게 사랑을 표현하고싶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할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Pocahontas)에서의
'당신을 모르고 백년 사는 것 보다는 당신을 알고 지금 죽는 게 제일 나아요'라든지
영화 노팅 힐(Notting Hill)에서 Julia Roberts가 Hugh Grant에게 하는 말,
'난.. 그저 사랑해달라며 한 남자 앞에 서있는 여자일 뿐이에요.' 라는 고백 말입니다. |
천커신(陳可辛)감독, 리밍(黎明), 장만위(張曼玉) 주연의 영화 첨밀밀(甛蜜蜜, Tianmimi)에서
'매일 눈을 떴을 때 너를 볼 수 있기를 바래.' 같은 표현은 다소 진부하게 들릴지라도
사랑에 빠져있는 남녀라면 진부하기는 커녕 도리어 절실한 표현으로 와닿겠지요.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한 영화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를 보신 분이라면
자신이 경영하는 레스토랑의 피아니스트와 밤을 보내고 온 연인에게 건네던 말을 잊지못할 것입니다.
아픔을 안고가는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 지독한 사랑 또는 그 특별한 사랑의 고백을 말입니다.
당신을 잃고 살아가는 것보다 당신의 반이라도 사랑하며 살아가야 난 행복할 것 같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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甛蜜蜜 |
어느날 문득 그/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이 생기고 그 감정을 직접 전하고픈 마음에 조바심 내다가
마침내 용기내어 그 사랑의 감정을 처음 드러내는 날, 두근거리는 마음을 간신히 다스리며 얘기하는 첫 고백.
그 날, 그대는 그/그녀에게 어떤 표현으로 그 사랑의 감정을 고백했나요? |
영화, TV드라마는 영상을 함께 하기에 사랑의 고백을 담은 장면이 뚜렷한 기억으로 남기도 하지만
소설의 경우 텍스트로만 이루어져 있기에 강렬하진 않더라도 그 대목이 은은하게 스며들어 오래 남기도 하지요.
이를테면, 저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루어진 어느 외국 소설에서도 강렬한 그리고 오래 남는 사랑의 고백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나 십년도 넘는 세월이 흐른 뒤 이제는 카톨릭 신학생이 된 남자 주인공이
고향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여자친구를 만나, 그녀와 둘이서 계획하지않은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두사람의 여행길, 그 며칠 동안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면서
세속적인 사랑과 구도자의 길 사이에서의 고민 그리고 그 둘의 조화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었는데요. |
그 소설, 브라질 태생의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에서,
용기가 없어서 오랫 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그 감정을, 이십년 넘는 세월이 흐른 뒤 남자는 여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난 메달을 찾았어.
하지만 광장으로 돌아갔을 때는 이미 오랫동안 연습했던 그 말을 할 용기가 사라졌지.
그래서 나 자신과 약속했어.
내가 그걸 완전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을 때 네게 메달을 돌려주겠다고.
거의 이십년 전 일이야.
오랫동안 잊으려고 했지만, 그 문장은 늘 그곳에 있었어.
그 문장을 속에 담고는 더이상 살 수가 없어."
그는 들고 있던 커피잔을 내려놓고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오랫동안 천장을 올려보았다.
"아주 짧은 문장이야."
그는 이윽고 나를 바라보았다.
"사랑해."
-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의 소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Na margem do Rio Piedra eu Sentei e Chorei) 中에서 |
Paulo Coelho |
우리말이든 일본어든 또는 코엘료가 모국어로 쓰는 언어든, 언어마다 조금씩 다르긴 할지라도
말그대로 '아주 짧은 문장'이면서도, 마음에 늘 담고있고 '그 문장을 속에 담고는 더이상 살 수가 없'다는 그 말. '사랑해.' |
가슴 안에만 머물 수 없어 터져나오는 사랑의 감정을 담은 말 '사랑해'를 처음 고백할 때의 두근거림은
(그 표현이 파리의 연인과 노팅 힐의 그것과 비슷하든 아니면 낯간지러운 것이든 또는 어눌한 표현이든 상관없이)
그 사랑이 비록 노팅 힐과 같은 해피 엔딩이 아니라 글루미 선데이와 같은 비극적 결말로 치닫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그 순간 만큼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 만이 누릴 수 있는, 포기할 수 없는 기쁨이겠지요. |
インディゴ地平線 |
1996년 발매 앨범인 インディゴ地平線에 담긴 初恋クレイジー(Hatsukoi Crazy, 첫사랑 크레이지)에서
'첫사랑에 빠져(初恋クレイジー)' '말로 할 수 없는 기분(言葉にできない気持ち)'은 이렇게 표현됩니다.
誰彼すき間を拔けて おかしな秘密の場所へ
이사람 저사람 빈틈을 빠져나가 신비한 비밀의 장소로
君と行くのさ 迷わずに
너와 갈거다 헤매이지않고 |
때로는 마치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을 듣는 듯한 느낌을 받는 初恋クレイジー는
스핏츠(スピッツ)의 곡 중에서도 그다지 알려지지않은 곡이지만 저에게는 들을 때 마다 흥이 나는 곡입니다. |
이 곡 初恋クレイジー는 앨범 インディゴ地平線(Indigo Chiheisen, 인디고 지평선)의 두번째 트랙에 수록되어 있지만
첫 트랙은 연주시간이 2분이 되지않는 짧은 곡으로 인트로적인 느낌이 강한 곡이기에
앨범 전체를 두고 감상해보면 두번째 트랙인 이 노래가 앨범의 '본격적인 시작'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따라서 비록 싱글로 커트된 곡은 아니지만, 앨범 インディゴ地平線 제작 당시
이 곡에 대한 스핏츠의 애정이 상당하지 않았을까 짐작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랑을 '처음' 느낀 심정을 표현한 곡 初恋クレイジー가 수록된 이 앨범을 스핏츠가 발표한 때가 1996년 10월이니,
이 노래가 일반대중에게 소개된 그 즈음의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물론 당시의 멤버 전원이 서른의 나이를 막 앞두고 있었고
그해 6월 한다 요시코(半田嘉子)와 결혼한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가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을 시절이기도 합니다. |
그런 점들을 미루어보자면, (비록 첫사랑의 감정은 주로 십대 혹은 이십대에 찾아오는 것이라 할지라도)
'첫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픈 마음은 굳이 십대나 이십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지않나 싶습니다. |
첫사랑 .. 하지만 첫사랑은 그 단어에서부터 이미 '처음'이라고하는 순서가 자리매김되어 있음으로 하여
우리는 그 사랑이 '지금 우리의' 사랑이 아니라, '그날 그/그녀와의 과거완료형' 사랑임을 압니다.
아울러 그 스스로 부정적인 결말을 속으로 품고있으면서 그 '다음' 사랑이 나타났음을 은연 중 알려줍니다.
하기사 사랑의 열병 그리고 원치않는 파국적 결말은 '첫사랑'만의 몫은 아니겠지요.
'첫'사랑이든 '다음'사랑이든 아니 몇번째의 사랑이든 구분없이 그 사랑의 당사자는 겪게되는 것이겠지요. |
소설, 영화, 대중음악 등에서 첫사랑의 열병 그리고 그 파국적 결말에의 고통을 자주 이야기하고 노래하지만
사랑의 감정이 생겼을 때의 그 부풀어 터질 듯 한 기쁨부터 그 사랑이 떠나버렸을 때의 죽음과 같은 슬픔의 바닥까지
그 폭과 깊이에 있어서, 첫사랑의 그것이 가장 크고 깊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때묻지않고 철없던 시절의 '첫사랑'의 기쁨과 슬픔보다는,
신산스러운 삶을 겪은 후에 맞닥뜨리는 사랑에서 비롯되는 그것이 더욱 크고 깊을지도 모르는 것이지요.
때로는 '사랑같지도 않은 사랑'에서도 어줍잖은 첫사랑의 그것보다 더 크고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아사다 지로(浅田次郎)의 단편 러브 레터(ラブ·レタ―)를 원작으로 한 송해성감독의 영화 파이란.
제가 감동적으로 봤던 우리 영화 중의 한편입니다.
용돈 몇푼을 위하여 위장결혼을 했지만 그 사실 조차 잊어버린 삼류건달 최민식(강재).
불법체류를 위하여 강재의 '서류 상 아내'가 된 장바이즈(張伯芝)(파이란).
얼굴도, 사는 곳도 몰랐던 '법적 아내'의 사망에 따른 서류정리를 하러 길 떠나는 강재.
강재씨 덕분에 한국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 모두 친절합니다.
그치만 가장 친절한 건 당신입니다. 왜냐하면 나와 결혼해 주셨으니까요. |
강재는 동해 바닷가 어딘가에서 세탁부로 일하던 파이란이 보낸 편지를 기차 안에서 읽으며
자신의 주민등록등본 안에서만 존재하던 그녀가 천천히 자신에게 다가옴을 느낍니다. |
파이란 |
그리고 강재는 그녀가 살았던 집에 남겨져있던 그녀의 마지막 편지를 뒤늦게 읽게 되고
세상 누구도 알아주지않는 자신을 고마운 사람으로 여겨준 단 한사람 파이란을 통해서,
뒤늦게 다가와 그제사 '만나게 된' 그녀의 순수한 영혼을 통해서,
자신의 보잘 것 없고 무가치한 삶을 돌아보게된 강재는 회한의 눈물을 뿌립니다. |
삼류건달 강재가 눈물을 쏟아내던 그 장면에서 최민식이 보여준 연기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영화 파이란.
강재를 향한 파이란의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
사실 강재는 파이란을 사랑하기는 커녕 그녀의 존재 자체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왔고
파이란의 가슴아픈 그리고 때늦은 사랑고백을 접하고 뿌리는 눈물은,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어긋난 사랑에 대한 때늦음에 뿌리는 눈물이 아니라,
뒤늦게 만나게된 그녀의 순수한 영혼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보잘 것 없는 삶을 쳐다보면서 흘리는 눈물이지요. |
영화 파이란은 여주인공 장바이즈(張伯芝)보다는 최민식의 연기로 관객의 가슴을 저리게 만들었던 영화이지만,
스핏츠의 初恋クレイジー를 듣고있는 지금의 저는 영화 파이란의 줄거리는 잠시 접어둔 채
'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되었습니다...'라는 장바이즈의 '고백' 만을 마음 속으로 되뇌어봅니다. |
첫사랑이든 다음사랑이든 또는 몇번째의 사랑이든, 그/그녀를 만나서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初恋クレイジー 노랫말 첫부분처럼 '너의 탓으로 커진 미래(君のせいで大きくなった 未來)'에 가슴 부풀고
'내가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있더라도(僕が 戾れないほどに 壞れていても)' 너와 함께 갈 듯 싶었는데..
그 열정을 둘러싸고있는 환경은 그리고 (그 열정의 시작이기도 한) 두사람 마음의 여러 모습은
왜 가끔, 자주 그리고 결국은 그 열정을 열정 그 자체 만으로 그냥 두지않는 것일까요?
사람이 사람에게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감정을, 왜 그냥 그대로 두지않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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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된다는 것. 그것 역시 마주치면 피할 수 없는 사랑의 한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게 되자마자 힘들게 됨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 사랑마저도 결국에 가서는 몇번째인가로 자리매김되고 다음번 사랑의 그늘 아래로 숨겨져버린다해도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저 그 뜨거운 열병을 껴안고 갈 수 밖에 없겠지요.
사랑의 감정은, (코엘료의 표현처럼) 마음 '속에 담고는 더이상 살 수가 없'는 것이니까요.
사랑은.. 그런 것인가 봅니다. |
첫사랑에 빠진 기분을 밝은 분위기의 멜로디와 리듬으로 들려주는 初恋クレイジー.
하모니카 간주를 지나서 쿠사노 마사무네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泣き虫になる 嘘つきになる 星に願ってる
울보가 되네 거짓말쟁이가 되네 별에게 염원하고있네
例えば僕が 戾れないほどに 壞れていても
예를 들면 내가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있더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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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한편 사랑은, 또 그런 것이기도 하겠지요.
'울보(泣き虫)'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어쩔 수 없이 '거짓말쟁이(嘘つき)'가 되기도 하지만
설혹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부서(戾れないほどに 壞れて)'진다 하더라도
함께 '너와 갈거다(君と行くのさ)'라고 다짐하는 마음. 그리고 그 기쁨.
만약 그런 다짐의 마음과 기쁨이 가득한 사랑이라면
'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되었다'는 파이란 식의 쓸쓸한 고백도 다음과 같이 고쳐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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川瀬正人 | 참고로 앨범 インディゴ地平線의 첫 곡 花泥棒(Hana Dorobou, 꽃도둑) 그리고 이 곡 初恋クレイジー에서
퍼커션(PERCUSSION)을 연주하는 사람은 스튜디오 뮤지션인 타악기 주자 카와세 마사토(川瀬正人)입니다.
그리고 初恋クレイジー 노랫말에는 작은 일한사전에서는 찾아보기 쉽지않은 단어가 하나 나오는데
이 '베제(ベーゼ)'라는 단어는 '입맞춤'을 뜻하는 프랑스어 'Baiser'에서 비롯된 단어라고 합니다.
● 初恋クレイジー 노랫말 살펴보기 |
√ 初恋クレイジー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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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09 02:27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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