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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독하게 헤엄치기 시작할 것 같아 私は孤独に泳ぎだしそう |
건강상의 문제 때문에 운전을 하지 않은지 벌써 두달 쯤 되는데, 요즘은 주로 전철 또는 버스를 탑니다.
직접 운전을 하면서「door-to-door」로 다닐 때에 비하면 여러모로 불편하지만
(이어폰도 좋아하지 않고 mp3 플레이어도 없는 저로서는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이 특히 불편합니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익숙해지니 지하상가 또는 노점상에서의 눈요기 등 그것도 나름대로 재미나네요.
2호선을 타면 3번출구 그리고 3호선을 타면 6번출구 등, 귀갓길의 지하철 출구도 익히고
2호선 외선순환일 경우는 뒷쪽, 내선순환일 경우 앞쪽이 조금 더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되기도 합니다.
제6뇌신경마비에서 비롯된 복시(diplopia, double vision) 현상이 여전해서 책 읽기는 여전히 힘들지만
낮시간의 전철에서는 (병원에 오갈 때라든지) 책을 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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ソウルの地下鉄路線図 |
해운대를 뜨기 직전의 어느날 저녁, 친구들과 같이 저녁을 먹고 티타임을 가지러 늘 다니던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기던 중,
'Paul Auster의 소설을 읽다가 거기에 언급된 Edgar Alan Poe를 읽게 되었는데 무척 좋더라'고 친구가 이야기 하더군요.
누군가의 책을 읽다가 또는 누군가의 음악을 듣다가 거기에 언급되는 또다른 무언가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 그리로 옮겨가보는 경험.
이를테면, 하이퍼링크 또는 하이퍼텍스트라고 불리우는 개념을 아날로그적으로 만나는 경헙인 것이기도 한데,
누구나처럼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여럿 있고 그런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게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합니다. |
최근 수키 김(Suki Kim)의 통역사(The Interpreter)라는 소설책을 전철 안에서 읽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열세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길에 올랐다는 그녀의 첫 소설인데,
서점에 진열된 이 책을 보고는 (사전 정보는 전무한 상태에서) 그저 겉표지가 아련한 뭔가를 불러 일으켜서 충동적으로 샀던 책입니다.
● 수키 김 오피셜 싸이트 바로가기 |
통역사에서 소설 속의 인물을 통해 James Joyce의 율리시즈(Ulysses)보다 더 위대한 것이라고 언급되는 작품,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풍요의 바다(豊饒の海)가 궁금해져서 읽어볼까 싶었더니.. 번역판이 서점에 없더군요.
그리고 소설 안에서 '에스프레소에 아마레토를 섞은 헝가리안 더블'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헝가리안 더블'이라는 이름의 커피는 스타벅스에서도 커피빈에서도 시애틀커피에서도 못본 듯 합니다.
친구는 Paul Auster의 소설에서 Edgar Alan Poe로 넘어가는데, 이번 경우의 저는 잘 되지 않는군요. 넘어가고 싶은데도 말이지요. |
●「수키 김의 통역사 잠깐」열기 CLICK
엄마, 아빠.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요. 세상의 틀이 무섭고 그 틀을 모조리 깰까 무서워요. 나를 원하는 남자 아이들도 무섭고 나는 남자 아이가 아니라 남자를 원한다는 것도 무서워요.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 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릴까 두려워요. |
"다른 데서 만났더라도 널 알아보았을 거야. 슬픈 너의 눈동자에는 비극의 낙인이 찍혀 있고 너의 콧날은 감수성이 풍부하지. 각도를 보면 알 수 있어. 이마가 나만큼이나 볼록 솟은 것을 보면 나처럼 야심만만하다는 뜻이지. 얼굴에 비해 너무 작은 입술은 아주 엉성하고 불안해 보여. 넌 단점투성이 미인이야." |
두 사람이 나눈 사랑은 도피였다. 두 사람의 사랑이 격렬했던 이유는 흥분 때문이 아니라 거세게 밀려드는 슬픔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결국 서로의 끝에서 외톨이로 남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당시에 그녀는 어느 한쪽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며 선택은 그녀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양쪽 모두를 잃을 줄은, 한쪽을 포기한 뒤에 나머지 하나마저도 놓칠 줄은, 처음부터 선택 따위는 있지도 않은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
통역을 할 때는 아무리 문장이 길더라도 모든 단어를 정확히 옮겨야 한다. 통역사는 수학자하고 비슷하다. 그녀는 방정식을 푸는 것처럼 언어를 대한다. 단어 하나하나마다 동의어를 맞추어야 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정답을 얻을 수 있다. |
그녀는 단어를 들으면 사전적인 의미와 함축적인 의미를 분리한다. 직역은 오역이 되는 경우가 만히 때문이다. 언어는 논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통역사는 단어를 그대로 옮기면서도 이쪽 언어와 저쪽 언어 사이의 간격을 교묘히 메울 줄 알아야 한다. |
그는 파일을 덮으며 그녀에게 수고했다고 인사하고, "두 나라 말을 그렇게 잘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라고 말한다. "단어뿐만 아니라 뉘앙스까지 전달해야 하죠?" 수지는 "네, 뉘앙스까지 전달해야 하죠."라고 대답한다.
'그 빌어먹을 뉘앙스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을 알게 되죠.' |
새로 사귄 친구들은 과거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게 특징이다. 물론 그 친구들을 만나기 직전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요약해 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설명이 그들의 마음 속에 새겨질 수는 없다. 당연한 일이다. 나의 과거가 그들에게는 이야깃거리에 불과하다. |
살아남는 쪽은 머리 좋은 사람들이 아니야. 낯짝 두꺼운 사람들이지. 대학교 때 배운 도덕이며 윤리관을 깡그리 잊어버리는 사람들이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는 사람들이지. |
이 세상에 어느 누가 옳다 그르다를 말할 수 있겠어? 어느 누가 옳은 길이 옳다고 장담할 수 있겠어? |
오랜 친구 앞에서는 거짓말을 해도 소용없다. 하지만 입에 담거나 인정을 해서는 안 되는 말도 있는 법이다. |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한때는 없으면 안되는 줄 알았던 물건이 사라진 것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그런데도 좋아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사랑한다면 그보다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하는 것 아닐까? 사랑은 책임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
듣기도 전에 대답을 미리 알게 되는 때가 있다. 처음부터 의심을 했을 때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
물이 어디 있지? 주위에 누구 없나? 나를 찾을 사람이 있을까? 내가 사라지면 알아차릴 사람이 있을까? 맨 마지막 생각이 그녀를 두렵게 한다. 죽음 자체는 무섭지 않지만 증인이 없는 죽음, 이유가 없는 죽음은 싫다. |
눈을 붙일 시간은 충분하다. 이제 곧 내일이다, 수지의 생일은 끝. 그리고 그레이스의 생일까지는 하루. 지금만은 두 사람이 똑같다. 부모님 없는 두 자매. 곱디고운 미국의 딸. |
∼ 수키 김(Suki Kim)의 통역사(The Interpreter) 中에서 |
通訳士 |
앞서 이야기했듯 제게 아련한 향수 비슷한.. 무언가를 불러 일으키는 책 표지 때문에 구입한 소설책, 수키 김의 통역사.
우리나라 번역판의, 그 표지가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영어 원판은 어떤 표지인지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아마존닷컴에서 살펴보니, 우리나라 번역판은 영어 원판의 커버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었습니다.
지난 시절 여고생 교복 차림의 부동자세 이미지는 제게 표현하기 어려운 아련한 느낌을 불러 일으켰고,
그 느낌은 담담한 분위기의 노래 하나, Chappie의 水中メガネ(Suichu Megane, 물안경)라는 곡을 떠올리게 합니다.
Chappie의 앨범 커버 디자인이 수키 김이 쓴 소설책의 그것과 닮지도 않았고. 노랫말도 수키 김의 소설과는 상관없지만,
소설 속의 주인공인 '수지 박'이란 인물의 캐릭터와 소설 표지의 이미지가 저로 하여금 그 노래를 들으며 이 글을 쓰게 만듭니다. |
어쨌든.. 비록 '풍요의 바다' 그리고 '헝가리안 더블'이라는 '하이퍼링크'는 아직 클릭하지 못했지만
그리고 水中メガネ가 통역사의 관련 '하이퍼텍스트'도 아니고 수키 김의 '히든 트랙'도 아니지만..
괜찮은 소설책 한권을 전철 좌석에 앉아서 짬짬이 (눈이 불편한 탓에 470여쪽을 무려 일주일에 걸쳐) 읽었습니다. |
Chappie
New Chappie
1999-10-10
track 05 水中メガネ
作詞
마츠모토 타카시(松本隆)
作曲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 | 水中メガネ
水中メガネで記憶へ潜ろう
蒼くて涼しい水槽の部屋
あなたの視線に飽きられちゃったね
去年は裸で泳いでたのに
泣きながら鏡の前で舞るユラリユラリ身はカメ
水中メガネをつけたら私は男の子
微かな潮騒 空耳なのかな
無言の会話が きしむ音かな
あなたは無視してマンガにクスクス
私は孤独に泳ぎだしそう
熱帯の魚とじゃれるようにアツイアツイ夏の夜
心はこんなに冷たい私は男の子
岩陰でいちゃついてた あの夏の勻い
洪水みたいに時の波がユラリユラリ打ち寄せる
水中メガネの向こうで
ひとり鏡の前で舞るユラリユラリ身はカメ
水中メガネを外せば見知らぬ女の子 | 물안경
물안경을 쓰고 기억으로 잠겨들자
푸르고 차가운 수조의 방
그대의 시선에 질려버렸어
지난 해에는 발가벗고 헤엄쳤었는데
울면서 거울 앞에서 춤추네 흔들흔들 몸은 거북이
물안경을 쓰면 나는 남자아이
희미한 파도 소리 헛들은 것일까
말 없는 대화가 삐걱거리는 소리일까
당신은 무시하고 만화를 보며 키득키득
나는 고독하게 헤엄치기 시작할 것 같아
열대의 물고기와 장난치는 듯 뜨겁고 뜨거운 여름 밤
마음은 이렇게나 차가운 나는 남자아이
바위 그림자에서 노닥거렸던 그 여름의 향기
홍수같이 시간의 물결이 흔들흔들 밀려오네
물안경의 건너편에서
홀로 거울 앞에서 춤추네 흔들흔들 몸은 거북이
물안경을 벗으면 낯선 여자아이 |
일본의 대중음악에 대해서 제가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Chappie는 이 곡 水中メガネ(Suichu Megane, 물안경) 말고는 널리 알려진 곡이 아마 없는 듯 싶습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 여기를 자주 들려주시는 분들 중에는 스핏츠(スピッツ)의 팬들이 많을 듯 싶어서 -
水中メガネ의 멜로디를 만든 사람은 스핏츠의 보컬리스트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인데요.
1999년 11월 9일 시부야(渋谷) On Air East에서 열린 마츠모토 타카시 작사활동 30주년 기념 라이브,
「風待ミーティング(순풍을 기다리는 미팅)」에 출연한 쿠사노 마사무네가 이 곡을 셀프커버하기도 했는데,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 쿠사노 마사무네가 부르는 그 水中メガネ도 포스팅해볼까 싶네요. |
草野マサムネ |
그저께는 무언가 꼼꼼하게 필기할 일이 있었는데, 메꾸어야 할 빈칸에 줄지어져 있는 몇장의 양식에 그만 지쳐버렸습니다.
안경을 벗었다 썼다를 반복하면서 주소, 성명(한글), 성명(한문), 전화번호 등 이런저런 빈칸을 메워나가다가
결국에는 점점 심해지는 두통에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대충 쓰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버렸습니다.
택시 안에서도 귀갓길의 전철 안에서도 계속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도 밤늦도록 두통에 시달리니.. 지난 해 12월이 떠올랐습니다.
'제6뇌신경마비'가 발병하기 직전인 그때도 무척 두통이 심했었거든요. 혹시 이것이 두번째 징후인가 싶어 정말 무서웠습니다. |
자정이 넘었으니, 그러니까 어제 저녁이군요,「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의 두번째 연주회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해 9월 마지막 날 저녁의 첫번째 연주회에서는 합주단의 일원이었을 뿐이었던「그」.
지난 해 그날의「그」는 제게 '좋은 클래식 기타를 사고 싶고 내년에는 쿼텟으로 연주하고싶다'고 말했었지요.
그 날로부터 5개월 쯤 지난 어제 저녁, 비록 좋은 클래식 기타는 아직 못샀지만 그는 무대에서 쿼텟의 일원으로 연주했습니다.
끌레양(F. Kleynjans)의 Les 4 Points Cardinaux, 1. Nord, 2. Sud 3. Est 4. Ouest이라는 곡을 연주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는데, 제목은 우리말로 4개의 방위 1.북 2.남 3.동 4.서라는 뜻이라는군요)
「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의 연주하는 모습, 정말, 너무너무 멋지더군요. ♡
지난 1월 5일 이후 너무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고 그저께 밤은 무섭기도 했지만, 어젯밤의 감동이 이어지는 지금, 저는 행복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병원에 갈 때에는 책같은 것은 들고가지 않고, 돌아오는 길에 코엑스에 들려 레코드숍에 가볼까 싶네요. |
√ 노랫말의 우리말 번역에 도움을 주신 マサミ님께 감사드립니다.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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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04 01:20 | 스핏츠/OTHERS | trackback (0) | reply (26) |
Tags : Chap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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