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悔シャッフル Koukai Shuffle 후회 셔플 |
ⅰ : 닿게 해, 부탁이야
지난 여름 어느 작은 영화관에서 열 명 남짓 되는 관객들과 띄엄띄엄 자리잡고 영화를 봤다.
영화, 괜찮았다. 아니, 좋았다.
『피쉬 스토리(フィッシュストーリー)』
감독 나카무라 요시히로(中村義洋)
주연 이토 아츠시(伊藤淳史)
음악 사이토 카즈요시(斉藤和義)
엔딩 곡과 함께 엔드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객석에 앉아 있었다.
원작 소설이 궁금해져서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어보니 그리 길지 않은 중편 소설.
몇몇 소재와 전개 그리고 인물 등이 영화에서는 조금 다르게 묘사되기도 했던데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문장으로 다시 만나는 재미도 쏠쏠했다.
예상치 않은 덤이기도 했던, 그런 장면들 중 하나. |
arthouse MOMO |
"오카자키(岡崎) 씨" 하고 고로(五郎)가 마이크를 향해 입을 여는 바람에 나는 깜짝 놀랐다. 연주 중, 그것도 녹음 중인데 고로가 말을 꺼낸 것이다. 실전이라는 사실을 까먹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었기에 우리는 연주를 계속했다. 료지(亮二)도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었지만 손가락을 멈추지는 않았다.
"오카자키 씨. 이 노래가 누구에게 가서 닿을까." 고로는 노래하는 것도 한탄하는 것도 아닌 태평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말이야. 누가, 듣고 있냐고. 지금 이 앨범을 듣고 있는 녀석이 있다면 가르쳐줘. 닿고 있는 거야?"
내 위치에서는 마이크를 쥔 고로의 뒷모습, 그것도 간신히 왼쪽 귀만 보일 뿐이었기 때문에 어떤 표정으로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여느 때와 다름없는 온화한 말투이기는 했다.
"이거 좋은 노랜데, 아무한테도 닿지 않는 거야? 거짓말이지. 오카자키 씨. 누구에게든 닿게 해. 우리는 다했어. 하고 싶은 걸 했고 즐거웠지만 여기까지였어. 닿게 해. 누구에게든." 고로는 그렇게 말하더니 시원한 목소리로 웃었다. "부탁이야."
간주가 끝나자 고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 이사카 코타로(伊坂幸太郎)의 소설 『피쉬 스토리(フィッシュストーリー)』 중에서. |
フィッシュストーリー |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되겠는데, 나는 몇몇 가까운 사람들을 두고 그가 이러저러한 사람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애정을 느끼고 있는 사람에게 특별한 기대를 가지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보편적인 감정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네가 이런 사람이 되었으면 해" 라고, 그러한 소망을 직접 표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로는 쉬운 일이 아닌 정도를 넘어 자칫하면 예상치 않은 역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도 있으니 그럴 땐 난감하기조차 하다.
그래서, 혹시 이런 식으로 그에게 내 마음이 전해진다면 그거 좋겠다···, 라고 상상한다.
어느날 그가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버스 안에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다가, 갤러리에서 사진 작품을 둘러보다가,
문득 "아! 이건 내 이야기야!" 라고 느낄 수 있다면, 나의 소망이 그렇게 에둘러 그에게 닿을 수 있다면, 말이다.
『피쉬 스토리』에 등장하는 펑크록 밴드 '게키린(逆鱗)'의 보컬리스트가 마지막 레코딩에서 그렇게 '부탁'하듯이.
아, 물론 그가 "이건 내 얘기!"라는 느낌을 받을 책, 음악 또는 사진 작품 등은 평소에 내가 넌지시 권했던 것일테고.
ⅱ : 너에게 닿았으면
점심 먹으러 나오는 길, 더 높아지고 더 새파래진 가을 하늘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스산해진 귀갓길, 지하철 계단으로 종종걸음 치는 발 끝으로 시선을 떨어뜨리다가
의왕·과천 고속화도로에서 자정 무렵, 반복되는 후렴부에 감정이 고조되는 노래를 듣다가
이즈음의 너를 떠올렸다.
··· 잘하고 있으리라 믿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걱정이 여전히 남아있다.
바뀐 계절 탓인지 아니면. | |
"닿지 않는 거야? 우리는 다했어. 하고 싶은 걸 했고 즐거웠지만 여기까지였어. 닿게 해. 부탁이야."
네가 이러저러하기를 바라다가도 이건 아니다 싶어서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그러다가 그것도 잠깐, 나는 거듭하여 다시 바라기 시작한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또는 말로는 하지 못하고 그저 마음 속으로만 바랄 뿐이지만
이런 마음이 너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고 생각한다.
··· 잘하고 있으리라 믿고 싶다, 는 생각이 드는데 괜히 마음 한구석이 쓸쓸해진다.
갑자기 다가온 가을 탓인지 아니면. | |
"저기 말이야. 누가, 듣고 있냐고. 지금 듣고 있는 녀석이 있다면 가르쳐줘. 닿고 있는 거야?"
ⅲ : 나, 쓸쓸하다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시월에 들어서서 맞이한 추석 연휴 때만 하더라도 반팔 차림이 편했는데
아침에 기지개 펴기 전에 저도 몰래 어깨를 움츠리게 되는 걸 보면 계절은 역시 진작부터 가을인 거다.
마지막 분기의 실적을 걱정하기 시작한 직장인의 머리 안에서의 계절은 벌써 겨울이기도 할테지만.
| 뜻한 바가 있어서 올해 봄부터 '잠수탔던' 대학 동기가 잠깐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더니
지난 달에 발매된 사이토 카즈요시의 새 앨범을 선물로 주고는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며칠 전에는 대학에 있는 친구들이 대구탕을 먹자고 해서 함께 국방부 근처의 대구탕 골목으로 갔다.
가을 학기 시간표 얘기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중간고사 기간이란다. 시간 정말 무섭게 빨리 가는군.
사이토 카즈요시의 음악 그리고 얼큰한 대구매운탕.
그러고보니 둘 다 깊어가는 가을에 어울리는 것들이라는 생각도 든다. |
| 만나본 지 꽤 된 친구에게서 문자메세지가 왔고 몇 차례 답신을 주고 받았다.
그는 전공자의 관심으로 '이차전지(二次電池)'를 언급했고 나는 경제 토픽의 테마로 그것을 거론했다.
지난 여름 어느날엔가 그는 내게 가을을 타냐고 묻길래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는데
혹시 지금 다시 그렇게 묻는다면 그런 것 같다 정도가 아니라 분명히 그렇다, 고 말하겠다.
나, 쓸쓸하다.
가을 탓인지 아니면···. |
ⅳ : 後悔シャッフル(Koukai Shuffle, 후회 셔플) 노랫말 그리고
● 약간의 덧붙임, 열기
● 사이토 카즈요시 팬들을 위한 덧붙임
사이토 카즈요시의 13번째 스튜디오 앨범 月が昇れば(Tsuki ga Noboreba, 달이 뜨면)에는
이 글에 백업되는 노래, 後悔シャッフル(Koukai Shuffle, 후회 셔플) 말고도
지난해 연말 제50회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명곡 やぁ 無情(Yah Mujou, 아 무정),
일본의 록음악과 젊은이들의 서브 컬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뮤지션,
지난 5월에 타계한 이마와노 키요시로(忌野清志郎)에 대한 애도를 표시한 곡 Phoenix,
그리고 앞서 언급한 영화 『피쉬 스토리』의 엔딩 곡인 Summer Days 등,
모두 12곡이 수록되어 있다. |
斉藤和義
月が昇れば
2009-09-16 |
後悔シャッフル
あの時ああすれば 今でもここは…
あの時ああすれば 笑いに溢れ…
あの時ああすれば ああすれば 馬鹿な想像
あの時ああすれば 今でもここで…
あの時ああすれば キミの唇が…
あの時ああすれば ああすれば 無駄な妄想
もうやめられない 止まらない くだらない事ってわかっていても
どうしようもない 埋められないんだ ひとりっきりのリビングルーム
情けない 男らしくない 虚しいだけってわかっていても
どうしようもない 埋められないんだ 他の誰かじゃ
コーヒーを煎れても キミの顔が…
テレビをつけても キミの顔が…
車飛ばしても ギターを弾いても キミが…
もうやめられない 止まらない くだらない事ってわかっていても
どうしようもない 埋められないんだ ひとりっきりのダブルベッド
情けない 男らしくない もう戻れないってわかっていても
どうしようもない 埋められないんだ この寂しさを
あの時ああすれば それを言うなよ
あの時ああすれば 馬鹿はやめな!
あの時ああすれば わかってるさ そんなこと
ビールを飲んでも キミの顔が…
靴を履く時も キミの顔が…
誰かを抱いても 星を眺めても
カーテンを開けても 歯を磨いてても
音楽聞いても 歌を唄っても
タバコ吸っても アメを舐めても
映画を観ても 自転車こいでも
誰かと話をしている時も
猫がひざの上に乗ってきても 笑っていても
馬鹿な妄想 無駄な想像
夢の中にも 朝起きても…
コーヒー煎れても テレビつけても あぁ…
作詞·作曲·歌 ∶ 斉藤和義 | 후회 셔플
그때 그랬더라면 지금도 여기는···
그때 그랬더라면 웃음으로 넘치고···
그때 그랬더라면 그랬더라면 쓸데없는 상상
그때 그랬더라면 지금도 여기서···
그때 그랬더라면 너의 입술이···
그때 그랬더라면 그랬더라면 헛된 망상
정말 그만둘 수 없어 멈추지 않아 쓸데없는 일이란 걸 알아도
어쩔 수 없어 메울 수 없는 거야 혼자만의 리빙 룸
한심해 남자답지 않아 헛될 뿐이라는 걸 알아도
어쩔 수 없어 메울 수 없는 거야 다른 누군가로는
커피를 끓여도 너의 얼굴이···
텔레비전을 켜도 너의 얼굴이···
차를 몰아도 기타를 퉁겨도 네가···
정말 그만둘 수 없어 멈추지 않아 쓸데없는 일이란 걸 알아도
어쩔 수 없어 메울 수 없는 거야 혼자만의 더블 베드
한심해 남자답지 않아 이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아도
어쩔 수 없어 메울 수 없는 거야 이 쓸쓸함을
그때 그랬더라면 그런 말하지마
그때 그랬더라면 바보짓은 그만둬!
그때 그랬더라면 알고 있다구 그런 것
맥주를 마셔도 너의 얼굴이···
구두를 신을 때도 너의 얼굴이···
누군가를 안아도 별을 바라봐도
커튼을 열어도 이를 닦고 있어도
음악을 들어도 노래를 불러도
담배를 피워도 사탕을 먹어도
영화를 봐도 자전거를 타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도
고양이가 무릎 위에 올라와도 웃고 있어도
쓸데없는 망상 헛된 상상
꿈속에서도 아침에 일어나도···
커피를 끓여도 텔레비전을 켜도 아아···
작사·작곡·노래 ∶ 사이토 카즈요시 |
√ 이미지의 사용을 허락해주신 ○○님께, 일본어 초급 문법 문의에 답해주신 ○○님께 감사!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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