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pitz story ··· 僕のスピッツ話 spitz.fan.blog.in.korea

처음 | 방명록 지역 | 태그 |  | 관리자
     
전체 (262)
스핏츠 (168)
골드문트 (5)
보기 (16)
듣기 (39)
읽기 (6)
그리고 (20)
일본어 (8)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합계 1399335
오늘 351
어제 626
copyright 2003-2010
some rights reserved
skin by moonsnow
 
떨림은 멈추고 외로움도 사라지게 될테니까 慄くことは止まて、寂しさも消えるようになるはずだから
  未来飛行 Mirai Hikou 미래 비행

창 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운동장에서는 유니폼을 제대로 갖춰 입은 학생들이 추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 축구 시합을 하고 있었습니다.
연일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다가 조금 풀렸다고는 하지만 점심 먹을 나절에도 여전히 영하의 기온이었던 엊그제,
저를 포함해서 세 사람은 경영대학 옆 건물 3층의 식당에 들어가 그런 풍경의 창가 테이블에서 점심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해 어느 날, 제 친구는 걸려온 전화를 통해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고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끊어졌다 다시 이어지고 하면서 통화가 여러 차례 계속되던 그 때 그 자리에 마침 저도 같이 있던 바람에
어쩌다가 저까지 통화를 하게 되었고 그 통화 말미에 '다음에 한번 저녁이라도 같이 먹자'라고 했는데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난 엊그제, 어느 대학 구내 식당에서 그를 만나서 점심을 같이 하게 되었던 겁니다.

친구에게 그에 대한 얘기를 약간 들은 바도 있고 지난 해 저와도 그 한 차례의 통화가 있어서 그랬는지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의 어색함은 그다지 오래 가지 않았고 편안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지난 번 통화에서의 '고민'은 더 이상 얘기되지 않았습니다.
모르긴 해도, 그 당시의 고민은 이제 그의 가슴에 남아있지 않은 듯 싶었습니다.

그는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_ '다시 한번 더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하더군요.

목표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함께 자리했던 친구도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스로 '다시 한번 더 도전'하기로 그가 이미 결심했기에
저는 도전의 긍정적인 면에만 방향을 맞추어 그의 의지를 북돋아주는 쪽으로 얘기를 건넸습니다.

또래 친구들은 올해 2월에 대학을 졸업하기도 하는데 내년 입학을 목표로 '다시 한번 더 도전'하려는 그.

솔직히 제 마음 한 구석엔 떨쳐내기 어려운 걱정도 생겼지만, 그렇다고 그걸 입 밖으로 말하진 않았습니다.
저로서는 그 날이 그와 처음 만나는 날이었는데, 그런 날에 걱정이나 우려를 말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니까요.

처음부터 '다시 한번 더 도전'해보겠다는 그와 그리고 마침 요즈음 여러가지 면에서 '전환점'을 맞이한 제가
(더불어 '새로운 도전'에 주먹을 불끈 쥔 제 친구도) 비록 맞닥뜨린 사정은 서로 제각각이라 할지라도,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그의 (사실은 우리의!) 의지 박약을 걱정하는 것보다는
지금부터 굳게 이어갈 (또는 이어가야 할) 그의 (또는 우리의) 의지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낫기도 하구요.

未来飛行

作詞 / 作曲 : 徳永英明

歩く足元を見ながら答え捜してた
別に不器用な生き方したわけじゃないさ

愛が僕らを生み出している 笑顔の中に溢れてる

いつのまにか大人になって
次の場所に駆けてくだけで
心休めて空を きれいと言えない

時が僕に教えたものは
忙しさに負けちゃいけない
だから今を迎えて あなたにありがとう

遠い昔なら僕らの小さな瞳が
ひまわりみたいなスマイル投げていたんだろう

そして僕らに託したんだろう 愛の深さに気づいてさ




いいか君も大人になって
素敵な夢叶えてくれと
期待を込めて僕を 抱いてる写真が………

全てそこに答えはあるよ
生きることをなまけちゃいけない
だから今を迎えて あなたにありがとう

そして僕らは未来を描くよ
プロペラのない飛行機でも動かせてみせるよ

いつのまにか大人になって
次の場所に駆けてくだけで
心休めて空を きれいと言えない

時が僕に教えたものは
忙しさに負けちゃいけない
だから今を迎えて あなたにありがとう

太陽の少年
徳永英明
太陽の少年
1995-12-08

지난 해 연말, 한 친구가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며칠 전 어느 늦은 밤, 메신저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 힘들어 했습니다.
특별히 삶의 방식같은 게 서툰 것도 아니고(別に不器用な生き方したわけじゃないさ)
천성적으로 밝기만 한 그 친구를 힘들게 만드는 '환경'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올해 3월말이나 4월초에 또 한 명의 친구도 일본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그러고보면 다들, 어느덧 어른이 되어(いつのまにか大人になって)
중간 쉼표를 찍고, 다음의 장소로 달려가고 있습니다.(次の場所に駆けてく)

앞서 얘기한 점심 식사 자리를 함께 했던 그 친구. 그 친구까지 어디론가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친구도 '새로운 도전'을 위하여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어딘가에 스스로를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그 친구, 다음 달이면 대학을 졸업하기 때문에 3월부터는 더 이상 어디에도 속하지 않게 됩니다.
흔히 얘기하듯 '○○대학 학생이다'라든지 '○○회사에 다닌다'라고 하는 식의 '신분'의 자리매김이 아닌,
스스로든 타인에게든 지금까지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자리매김을, 스스로에게 해야 하는 거죠.

그동안은 굳이 '삶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生きることをなまけちゃいけない)'고 마음을 굳게 다잡지 않아도 괜찮았을 겁니다.
지금까지 그 친구의 자리매김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었으니까요.
길잡이가 되어주는 선생님이 계시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나아가는 친구가 있는 학교에서는
게을러지기는 커녕 '져서는 안된다(負けちゃいけない)'는, 좋은 의미의 호승심(好勝心)까지 뒷받침되기도 하니 괜찮았겠지요.

이제는 더 이상 학생 신분이 아닌 그 친구 그리고 '다시 한번 더 도전'하는 그, 두 사람 모두 새로운 자리매김을 어떻게 할지 궁금합니다.
그 어떤 수식어도 없이 그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이름 석자로만 세상에 드러나는 것은 외롭고 떨리는 일이기도 한데요.

그들이 2008년의 자기자신을 어떻게 자리매김할지 저는 잘 모르긴 하지만, 적어도 이름 석자만으로 두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학생 ○○○'도 아니고 '직장인 ○○○'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저 '○○○'만으로 자신을 자리매김 하지는 않을 겁니다.

そして僕らは未来を描くよ 그리고 우리들은 미래를 그리지
プロペラのない飛行機でも動かせてみせるよ 프로펠러가 없는 비행기라도 움직이게 해보겠어

혹시 가까운 친구에게조차 얘기하지 않았는지 모릅니다. 다가올 미래에 자신이 어떤 모습을 하고 싶은지를.
그리고 그 모습을 꼭 이루기 위하여 지난 밤에도 남몰래 아랫입술 깨물고 다짐에 다짐을 거듭했다는 것을.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하여 정진하는 자신의 노력이 얼마나 힘든지, 앞으로 흘려야 할 땀방울도 또 여전하다는 것을.

그래서 그들은 올해의 자신을 그냥 '○○○'(으)로 두지 않고 '무언가를 해낼 ○○○'(으)로 자리매김할지도 모릅니다.
그 '무언가'를 '원하는 대학의 09학번'과 같이 구체적인 것으로 설정해도 상관없겠지요.
(아니, 구체적이기에 어떤 면에서는 더욱 좋을 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그 '무언가'가 '○○대 09학번'이든 '비행기라도 움직이게 해보겠다(飛行機でも動かせてみせるよ)'는 것이든 뭐든
그것을 해낼 거라는 다짐으로 자신을 자리매김하고 정진한다면, 그 때부터 떨림은 멈추고 외로움도 사라지게 될테니까요.

BGM으로 사용한 노래는 토쿠나가 히데아키(徳永英明)未来飛行(Mirai Hikou, 미래 비행)입니다.
이 노래는 1995년 11월 1일에 그의 20번째 싱글로 발매되었으며,
1995년 12월 8일에 발매된 9번째 정규 앨범인 太陽の少年(Taiyo no Shonen, 태양의 소년) 수록곡이기도 합니다.

이 노래의 P/V가 혹시 있나 싶어 살펴봤더니, 마침 며칠 전에 YouTube에 올라 왔더군요.
YouTube에 있는 未来飛行 P/V 보기

혹시 이 글에 첨부되어 있는 토쿠나가 히데아키의 음악이 마음에 드신다면,
이 글 아래 Tags의 <徳永英明>를 클릭하여 그의 또 다른 노래가 첨부되어 있는 포스트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전 내내 내리던 눈도 이제는 그친 듯 싶고 날씨도 많이 풀린 듯 싶지만, 응달진 곳은 빙판길 되기 쉽겠더군요. 조심하십시오.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08/01/21 15:58 | 그리고 | trackback (0) | reply (25)
  Tags : , ,

Trackback :: http://www.myspitz.com/tt/trackback/154  

피아 -  2008/01/21 19:15 comment | edit/delete
"시간이 나에게 가르쳐줬던 것은 바쁨에 져서는 안돼"
이 가사가 와닿네요.

지금까지 살면서 제 이름 앞엔 늘 학생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었는데
너무 오랫동안 학생이었던 나머지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나봐요.
이제 뗄 때가 됐는데 너무 두렵고 뭘 해야할지 모르겠고...
여전히 학생 띠를 두르고 버티고 있지만 이걸 정말로 벗어던진 후 제 이름 앞에는 뭐가 붙어 있을까요.

지금 하고 있는 것도 제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간건데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에, 풀리지 않고 있는 게 있어서 후회같은걸 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왕 한 거 끝까지 해보자! 는 마음이 있지만
글쎄요.. 지금 제가 이러는건 그 엉켜있는 것이 풀리지 않아서인지..

지금 있는 곳을 졸업하고 나서 일을 할 것인지,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나서는 작업을 할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현 상황을 잘 극복하자'가 제 요즘 화두네요..


         
액션가면ケイ 2008/01/21 22:36 edit/delete
이 글을 쓰고나서도 몇몇 얼굴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내내 떠올렸던 그들의 얼굴을.
엊그제 구내식당에서 얘기 나누었던 그들. 그리고 지난 연말 일본으로 떠난 친구, 그리고 두세달 뒤면 떠날 친구.

그들이 스쳐 지나가는 상념에 빠져있을 때 또다른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마침 제가 있는 곳 근처에 괜찮은 커피숍을 안다고 하길래 그 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화락, 했습니다.
에스프레소와 카페모카 만으로 모자라 다시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를 추가하면서 얘기가 이어졌습니다.

그가 제게 건넸던 이야기 중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 잘 하는 일. 해야할 일. 셋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 저같으면 어떠냐구요.
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_ 대답을 했습니다. ___ (생략)

피아님은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저의 대답에, 그 친구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셋 중에 마침 둘이 겹친다면, 그건 정말 최고라고.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황신혜밴드의 김형태가 이십대 청춘들에게 했던 이야기, 몇 년 전부터 인터넷 여러 군데에 퍼져나갔던 이야기,
혹시 피아님께서 들으신 적 있나요?

'현상황을 잘 극복하자'는 피아님의 요즈음 화두에‥, 아마 즉각적인 해답 제시는 안되겠지만,
적어도 "알았다구! 피터지게 하면 될 거 아냐!"라는 버럭!, 긍정적인 각오를 위한 버럭!은 가능하게 하는 글은 되기에‥
괜히 그 글을 덧붙여 봅니다. (129 먼저, 그 다음 130을 클릭하시기를.)

http://www.thegim.com/Etc/View.php?tname=columnist&no=129
http://www.thegim.com/Etc/View.php?tname=columnist&no=130

         
피아 2008/01/22 16:10 edit/delete
알려주신 글, 처음 본 건데 잘 읽었습니다.
사실 맞는 말이예요. 이것저것 따지고 재다보니 아무것도 안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하죠. 과거엔 분명한 목표가 있었고 그걸 위해 하나씩 준비했는데 왜 지금은 이러고 있는건지. 그냥 미소 짓는 것밖엔 안되네요. ^^;;

하고 싶은 일. 잘 하는 일. 해야할 일.
이 셋 중에 저는 하고 싶은 일+잘 하는 일 을 고르고 싶네요. 이건 정말 완벽한 매치고.. 가장 첫 번째는 잘 하는 일..이 아닐까.. ('잘 한다'는 건 그 일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고, 잘하다보면 흥미가 생겨서 하고 싶은 일이 되지 않을까..요? ^^)

힘든 적은 많았지만 죽을 만큼 힘들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후에 그때를 돌이켜보면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죠. 할 수 있는데 투정 부리는거라고, 결국 다 추억이 되고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고 후회할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가 아무리 심한 자극을 줘도 그때 뿐, 행동은 늘 그대로인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우선은 지금 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그러면서 내가 두근거리는 일을 찾아가는 작업을 찾아가야겠지요.
언젠가 발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늦어지더라도 정말로 발견할 수 있다면 최고구요. :-D

         
액션가면ケイ 2008/01/22 18:06 edit/delete
그 셋 중에서‥ '해야할 일'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그것도 뭐 따져볼 것도 없이, '잘하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 따위는 생각치도 말고, 닥치고 '해야할 일'을.
피아님은 부디 앞으로 그런 일은 절대로! 없기를 바랍니다.

원컨대, 피아님은 항상‥ '하고 싶은 일' + '잘 하는 일' 이기를! 아자 아자 아자잣! ^^

はな -  2008/01/21 23:35 comment | edit/delete




화이팅 합시다! 헤헤 ^ ^


         
액션가면ケイ 2008/01/21 23:49 edit/delete
フフフフッ、그렇다면 저도 짧고 강하게、 ハナちゃんも頑張ってね!!

魔女 -  2008/01/21 23:57 comment | edit/delete
사실, 얼마전까지, 저도 미래에 대해서 두려운 나머지... 토정비결을 뽑아 봤어요. 다행히? 운세가 그리 나쁘진 않네요. 자세히 알고 싶지는 않고, 그저, 대체로 잘 될거란 정도의 내용에 위안이 되는 것이 ^^;;;;

젊은이들, 힘든거 알듯 모를 듯 합니다, 사실은. 뭔가 자리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저하고 비슷한 거 같아서 이해될 듯도 하지만, 저하고 다르기도 하니까요. 그래도, 젊으니까, 아직, 2-30년은 내다볼 수 있으니까, 그러고도, 제가 가진 날들 보다 더 많은 날들을 가질 수 있으니까,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일'들에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요. 그러다보면 어느새, '하고 싶은 일'을 '잘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지도...
40-50대의 연령층이 기득권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소수일 뿐이죠. 대다수가 불안한 미래이기는 마찬가지 일겁니다. 생각해 보면, 인생 어느 순간 숨막히는 선택의 순간 아닐때가 없고, 치열하게 살지 않으면 안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노래, 괜찮네요. 히데아키, 이 양반 목소리는 계속 들어도 귀가 아프다거나, 질리지가 않는군요.
         
액션가면ケイ 2008/01/22 01:49 edit/delete
스무살 초입의 청춘에게, 제가 그들보다 몇 살 더 먹었다고 조금 큰 목소리로 어드바이스를 해준다면,
저도 앞에 인용한 URL의 김형태처럼 '강하게' 이야기하고 싶기도 합니다.
가끔 그런 느낌을 받기 때문에 말입니다. "지금의 스무살들, 의외로 약하다"는 느낌.

魔女님께서는, 기득권을 가지지 못한 대다수 40-50대의 불안한 미래와 20대의 불안한 미래와 마찬가지라고 하시지만,
저는 그 둘이 제법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어봤고 그래서 산전수전 공중전 다 거쳐서 지나온 40-50대가 가지는 불안감.
적어도 그들은 - 지금 깨져있더라도, 또는 가지가지로 깨져봤기 때문에 - 그 불안감의 정체를 알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성인이 되는 20대, 그러니까 생물학적/법률적 성인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홀로 서기를 해야한다는 의미에서의 성인이 되는 20대..
그들은 그 불안감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잘 모른 채 불안한 것 아닐까요?

양희은의 옛노래 중에 이런 대목이 떠오릅니다. '한밤중에 노젓기'
그래요, 그런 것 아닐까요?

한밤중에 노저어 나갑니다. 안개는 걷히지 않고 언제 어디서 암초가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노젓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어디론가 감당못할 곳으로 떠내려 갈 것 같습니다. 도대체 새벽은 언제 올지 알 수도 없고.
뭐가 뭔지도 모른 채 그저 겁먹고 노만 젓습니다. 동쪽으로 가는지 서쪽으로 가는지도 모른 채.
스무살 청춘의 불안감은 그런 것 아닐까요?

40-50대 역시 한밤중에 노젓기 같겠지만 그래도 그들은 안개의 속성도 알고 가끔 암초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도 압니다.
알긴 알지만 부딪히기는 매한가지. 새벽이 언제 올지 알긴 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힘이 빠질 것도 짐작합니다.
노젓고 있는 방향이 정확히 어딘지는 알지만 금은보화가 기다려서 그 곳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그 쪽이 그나마 덜 피곤한 곳이라는 점 때문에 손에 피멍이 들어도 노저어 나갑니다.
그런 것이 기득권을 가지지 못한 대다수 40-50대의 불안감 아닐까요?

얘기하다보니, 魔女님 앞에서 제가 뭐 세상사 다 아는 양, 떠들어댄 것 같습니다. _._ 대단히 죄송합니다.
.
.
말씀하신대로, 네. 그렇지요.
인생 어느 순간 숨막히는 선택의 순간 아닐 때가 없고 치열하게 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지요.

아무튼 저는 믿습니다.
40-50대의 노젓기는 새벽이 오기 전에 안개가 걷히기 전에 노를 놓치고 망연히 주저앉을 수 있지만 (슬프게도)
스무살 청춘들의 노젓기는 급류에 휩쓸릴지언정 동틀 때까지 노를 저어나가서 진정 나아가야할 곳을 찾을 거라고요.
듣기 좋아라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정말 믿습니다. 제 주위의 스무살 청춘들에게서 그것을 느끼거든요.

josh -  2008/01/22 12:26 comment | edit/delete

청춘이란 희망과 비애가 뒤섞인 미칠듯한 시대이다, 라는 귀절이 어쩌면 이리도 잊혀지질 않을까요.
에프게니오네긴,이라는 소설은 .. 한동안 오기를 부려가며 읽었던 책입니다만. 이 귀절만큼은, 그 오기때문인지는 몰라도. 청춘이 지나간듯한 지금까지도 잊혀지질 않네요. 미칠듯한 시대...라니..

가장 행복했지만, 가장 열등감심하고 비참했던시기가 대학시절입니다. 저에게는.
최인호님 소설에서 그랬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그 말을 대충 생각나는대로 가져와서 비슷하게 맞춰본다면.
< 나를 태어나게 해준 것은 부모님이지만. 저를 만들어준 것은 대학교입니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구나 실수는 하고. 누구나 부끄러운 과거는 있다고 치부하자면.
이렇게 떠들어대는 것이 사실 주제넘은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렇더라도, 역시. 이렇게 감정이 오락가락하는것 역시, 청춘이라서가 아닌가 싶네요. ㅎㅎ

일본이라... 혼자만의 여행으로서는, 저를 다시 만들어주었는데. 올해는 어떨지모르겠습니다.
일본친구가 오로지 저를 만나기 위해 명절에 한국으로 오는데, 이것저것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결국. 그냥 제가 가는 집이나 제가 먹는 음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이것참, 의무감이랄까. 그렇네요

눈이 와서 처량맞게 눈을 맞고 출근했습니다. 멋지네요 이런 기분.
아. 일하기 싫습니다. 갑자기 김치전이 먹고싶습니다. ㅎㅎ
         
액션가면ケイ 2008/01/22 17:59 edit/delete
비오는 날 점심 때가 되면 김치전이나 칼국수가 생각나는 사람, 여럿 있죠? 저도 그렇습니다.
오늘같이 눈오는 날에는.. 눈은 오지만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가지 않으니 도심의 길바닥은 비온 날의 길바닥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눈오는 날인데도 마치 비오는 날처럼 김치전이나 칼국수가 생각나더라구요. (점심 때 칼국수가 특히.)

josh님이 김치전 얘기를 꺼내니, 어둑어둑해지는 이 즈음.. 그 쪽으로 솔깃해 지는 걸요? ^^
(김치전은 아니지만) 종로5가 광장시장. 거기 빈대떡과 동그랑땡을 파는 가게가 줄지어 있는데 거기도 떠오르고.
기회나면 한번 가보세요. 완전 저렴모드로 빈대떡을 즐길 수 있는 곳.
3호선 신사역에 내려서 어느 골목엔가 들어서면 <동인동>이라는 가게가 있던데,
(매운찜갈비로 유명한 곳이지만) 만원짜리 '모듬전'도 좋습니다. 두부, 깻잎, 동그랑땡 등등 모듬으로 또는 각각으로.
매운찜갈비는 가격부담이 제법 되긴 하지만 맛집으로 유명한지 저녁엔 줄서서 대기했다가 먹는 곳.
혹시 김치전 말고 다른 '전' 종류에 구미가 당긴다면, 한번 가보시기를.

josh님은 청춘을 얘기하시면서 대학시절을 돌이켜보는데, 저는 쌩뚱맞게 먹는 타령을 하고 있네요. _._ 죄송.
스무살 청춘, 그 시기 중에서 특히 대학생 신분으로 있을 때의 청춘.
정말이지 그 시절은.. 부끄러운 구석도 있었든 어쨌든, 치열하게 지냈든 아니든,
그 나날들은 인생에 있어 가장 빛나는 시절이지요. 이문열의 소설 제목처럼 <우리 기쁜 젊은 날>이기도 하구요.

대학을 마치고 사회로 들어서면서 맞이하는 현실이란.
_ 대문 나서면 거기가 바로 지옥이고 매일 매일은 배신의 연속으로 거듭되고.
에구.. 괜한 소릴 하네요, 제가.
이런 소리, 하고 싶지 않네요. 뚝! 며칠 전에 만나 점심을 함께 했던 그 빛나는 청춘들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컴컴한 생각 따위는 접고‥, 김치전이든 뭐든, 먹으러 나갈 준비해야겠어요. ^^~

魔女 -  2008/01/24 02:25 comment | edit/delete
한밤중에 허전한 질문.
1. 호승심(好勝心) = 승부욕 ?
2. 셋이서 이야기 하고 있는 사진이요, 사진이 먼저인가요? 내용에 맞춰 찾아 보신 건가요? 왜 (하필) 그 사진을 선택하셨어요?
3. 終わりと思ってた壁も新しい扉だった。砂漠の花の思い出を抱いて ひとり歩いて行けるまためぐり合う時まで
이것도, 대문에 나올까요?
4. 김치전은 드셨어요?

한밤중에 괜한 딴지 - '전'은 생각만 해도, 기름 냄새에 올라와요.
방패- 다른 분한테 한 이야기로 딴지라고 어이없어 하지 마시길. 이 곳에서는 댓글도 텍스트인지라. ^^;;;
         
액션가면ケイ 2008/01/24 14:32 edit/delete
① 호승심(好勝心)이란 표현에 대하여

호승(好勝)하다 : [형용사]남과 겨루어 이기기를 좋아하는 성미가 있다.
_ 출처 :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제공, 표준국어대사전

국어사전에 나오는 단어인 '호승하다'의 어근(語根)을 빌린 표현입니다.
제 마음대로 만들어서 쓴 것은 아니고 흔히들 쓰는 표현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금 Google에서 '호승심'을 검색하니 검색 결과가 919개 나오는군요.
한자어 표현에 好勝之心 (호승지심)이란 것이 있는데, 아마 이 표현을 줄인 것 아닌지‥, 짐작해봅니다만.

'심(心)'을 '욕(慾)'으로 해석하시는 것은 魔女님 마음이실테고, 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 당장 수능 언어영역 쳐보라고 한다면 도망가기 바쁜 액션가면ケイ인지라.


② 셋이서 이야기하고 있는 이미지에 대한 몇몇 궁금증에 대하여

볼만한 이미지는 없고 '글자'만 어지러운 [myspitz story .. 僕のスピッツ話]입니다만,
읽으시는데 지루하지 말라고 제 딴에는 적당한 이미지를 삽입하여 또 역시 적당히 레이아웃을 하고 있습니다.
그 프로세스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졌냐에 대해서는‥, 그걸 다 설명하고 싶지는 않은데요.
그걸 설명하자면 아무래도 각각에 대한 사사로운 얘기가 나오게 되니까요.
궁금해 하시니까 하나만 얘기하죠. 세사람 성별은 글에서의 이미지와 동일합니다.

사사로운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는 제 생각과 관련해서 덧붙이자면,
(뮤지션 등 일반에게 알려져 있는 인물이 아니라면) 인물 이미지의 경우 정면승부(?) 하지 않는 것이 나름 원칙입니다.
<너의 마음에 귀를 가까이 대고 그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내려가고 싶어>라든지,
<벌거벗은 채로 엠씨 더 맥스>와 같은 글에서 사용된 몇몇 인물 이미지 등이 그런 원칙의 결과입니다.


③ 대문에서의 '아포리즘' 랜덤 플레이에 대하여

終わりと思ってた壁も新しい扉だった。砂漠の花の思い出を抱いて ひとり歩いて行けるまためぐり合う時まで
유감스럽게도 현재 이것은 나오지 않는 것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추후‥업데이트할 때 고객의 취향을 고려해보긴 하겠습니다만, 약속드릴 수는 없습니다.


④ 김치전에 대하여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결국 사사로운 일상을 얘기하게 되는 꼴인데 orz‥, 그 날 삼선교 쪽에서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녁식사는 그 근처인 성북동 버스종점의 기사식당을 이용했습니다.
발레파킹, 가격대비성능우수 & 저렴모드를 만족시켜주는 '쌍다리기사식당'입니다.
수십년 전통의 '돼지불백'이 주종목인데 5,500원입니다. 그 날 저의 선택은 그것이었습니다.

종로2가 그러니까 YMCA 건너편 피아노거리 입구부터 종로통 종로3가에 이르기까지 줄지은 노점상 중에
먹거리 노점상들은 대부분 '김떡순세트'를 팔고 있습니다. '김치전/순대/떡볶이'의 3종세트가 3,000원입니다.
각각 1,000원이고 김, 떡, 순을 각각 먹든 2종세트로 먹든 3종세트로 먹든 손님 마음대로입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저녁 시간이라면) 언제든지 저렴하게 김치전을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참고하십시오.

덧붙임 : 아! 기름 냄새 때문에 그건 아니다‥라면, PASS~하시구요.

         
魔女 2008/01/24 16:50 edit/delete
1.네~ 그랬군요. 잘 쓰는 말이었어요. 저도 국립국어원에서 찍어 봤더니, 없다고 나와서요. 잘 알았습니다.
2.그러게요, 사진이 그냥 들어간 것 같지는 않더라구요.
3. 언젠가 대문에서 그 구절들을 만나면, 반갑겠네요.
4. 김치전을 상품으로 대해 본 적이 없어요. 서울에 갈 일이 있으면, 들러 보고 싶네요.
'전' 이요, 그건 괜히 써가지고, 저도 챙피하네요. 하지만, 그냥, 단순히 기름 냄새 때문은 아니구요. 별로 달갑지 않은 노동과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아랫글을 보고, 윗글과 최근의 제 경험과 관련해서요. 나이에 따른 상하구분 개념. 거기에 지위까지. 그저 가지고 있는 거 나눈다, 생각하면 어떨까요. 경험이 없어서 모르는 것도 있는 거고, 쳇바퀴 돌면서 놓칠 수 있는 것도 있잖아요. 서로 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魔女 생각입니다.

         
액션가면ケイ 2008/01/24 17:36 edit/delete
자신의 능력이 80인데 50밖에 안된다고 생각해서 불안해 한다..는 의미에서 '모르는 것 같다'라고 한 겁니다.
스무살 청춘들은 - 턱없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 스스로의 잠재능력을 모르는 듯 싶다, 이거죠.
(대학에서 그 청춘들의 얼굴을 매일 대하는 魔女님 앞에서‥ 제가 지금 blah blah 거리고 있군요. ∴ 각설!)

달갑지 않은 노동을 떠올리게 하는 '전'이라. 흐음.. 그렇다면 달갑지 않으시다면서 그 얘기는 왜 굳이 하셨는지.
아무튼, 魔女님께는 어느덧 그 달갑지 않은 계절이 다가온 듯 싶네요.

★ 굳이 드리는 말씀 :

제가 사용한 표현을 국립국어원 싸이트에서 살펴보니 거기에 그런 표현이 없다고 나와서 댓글로 문의하실 정도로
魔女님이 우리말 표현에 꼼꼼하신 분으로 사료되는 바 _ 그래서 굳이 얘기 드리자면,
魔女님께서 "한밤중에 괜한 딴지"라든지 "다른 분한테 한 이야기로 딴지라고" 등의 표현에서 사용하신..
그 '딴지'라는 표현, 말인데요. 그게 표준어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로 쓰셨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딴지일보'라는 유명한 싸이트도 있을 정도니까요.)

신조어로 나름대로 자리잡아 국어사전에 수록될 날이 조만간 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거나 지금,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단어입니다.
('딴죽 걸다'라는 표현에서의 '딴죽'에서 비롯된, 잘못된 표기가 아닐까 짐작합니다.)

뭐.. 魔女님의 댓글에 제가 '딴지' 거는 건 아니구요. ^^ 꼼꼼하신 면모를 느끼는 바람에 저도 몰래, _ 죄송.

         
魔女 2008/01/24 18:11 edit/delete
옙! 감사합니다. ^.^

모운 -  2008/01/24 15:30 comment | edit/delete
열다섯 이후로 무언가 크게 꿈 꿔 본 적이 없이 주욱 살아오고 있는 저입니다. 주위에서 너는 뭐든 할 수 있는 나이라고 하지만, 사실 잘 와닿지 않았어요.

어느 날인가, 이렇게도 젊은 저에게 갑자기 몹시 미안해진 날이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많이 예뻐라 해주지 못한 것과, 많이 미워해버린 것들이라던가...그 밖에 닥쳐온 상황에서, "하지만, 어쩌겠어, 열심히 사는 수 밖에 없어." 라는 말로 자기 위로를 한 것을요. 잠시의 감상이었지만, 이 글을 읽으니, 다시금 생각이 나네요. 저 역시 아직은 미래에 대해 많이 불안해 하지만, 그 희미하기만한 미래에 대해서, 이런 저런 상상을 하다보면 어느샌가 더 열심히 살아갈 힘이 생겨납니다. 그런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옛날을 생각하면서, 이제 슬슬 움직이고 있는 제가 있네요. 지금은.

역시 케이님의 글도 좋지만, 그 탁월한 선곡은 어휴~! 새로운 좋은 노래 또 알게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미래비행이 아니라 미래여행이라고 해석해놓으신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액션가면ケイ 2008/01/24 16:30 edit/delete
어줍잖지만, 제가 나이 몇살 더 먹었다고 저보다 몇살 어린 친구들에게 어드바이스 해줄 일이 있을 때,
가끔 얘기하는 것이 '자중자애(自重自愛)'입니다.

뭐랄까요, 자신이 가진 능력 - 물론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 그 능력에 대해서 모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불안하게 느끼고 -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다면서 - 그러는데,
그러다보니 '자중자애(自重自愛)'하는 것을 잊더라구요.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고 스스로를 아끼는 마음을.
그래서 사고방식도 행동양식도 소극적이거나 수동적이 될 때가 많구요.

모운님께서는 이제는 다행스럽게도 '스스로 예뻐라 해주지 못한 것'에서 벗어나셨으니, 참 다행입니다.
이글을 읽고 다시 생각나고 다시 힘이 생겨나셨다면, _ 제가 고맙네요. ^^

아~ 그리고 잘 지적해주셨어요. <미래 비행>이 아니라 <미래 여행>이 되어버린 것.
이거 순전히 제가 잘못한 것입니다. 아니~ 도대체 왜 '비행'을 '여행'으로 했지?
이건 혹시.. '여행의 도중(旅の途中)'을 사야 하는데 아직 못산 것에 대한 트라우마? ㅋㅋ
지금 바로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 감사!!

우리말 제목을 제가 잘못 적긴 했지만 ^^*, BGM은 모운님의 마음에 드셨나보네요. 다행입니다. ♡

 -  2008/04/23 19:09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액션가면ケイ 2008/04/23 20:41 edit/delete
스팸 댓글만 아니라면, ㅋ.~ 액션가면ケイ는 어떤 댓글도 반가운 마음으로 읽고 있답니다.
그것이 제가 쓴 이야기를 읽고나서 공감한 것이든 반론이든 또는 투정이든 짜증이든. ^^

'어디어디에 속한다'는 것은, 별 거 아닌 듯 싶으면서도, 정작 그렇지 않게 되면 그 무게가 엄청나게 크게 다가옵니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철없을 때부터 철들 때까지, 늘 '학생'이었는데
고교시절 이후 어쩌다 대학을, 직장을 가지 못해서 재수의 길을 걸을 때‥, 처음으로 그 무게를 실감하게 되지요.
다행히 곧바로 진학을 한 사람이라면 졸업 직후에 그 무게를 느끼기도 합니다.
직장을 잡았더라도 사정상 그만두게 되고 그래서 한동안 실직의 세월을 보내야 할 때도 그렇지요.

그렇게 아무 곳에도 속하지 않은 채, 목표한 무언가를 위해 정진하는 시간.
성과가 곧바로 보이지 않는, 자꾸 뒤돌아보게 되는, 뭔가 잘못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의심하게 되는,
그래서 때때로 의지가 꺽이기도 하는, 과연 목표한 것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를 매일 갸웃거리는.

하지만 그런 방황은 어쩌면 지금 당장이 힘들어서 도망가려고 미리 '핑계'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 중일텐데 그게 실감이 안나고 정말 쓸모없"어지지나 않을까 무서울 수 있겠지만,
저는 감히 힘주어 말합니다. 「스무살? 그럼 미친듯이 달리는 거다, 당연한 거다」고.

십대 시절 설렁설렁 지내면서 학업에 충실하지 못했다 해도 괜찮습니다.
그 시절부터 마구 내달린 녀석들에 비하면, 물론 힘들 수 있습니다, 아니 솔직히 힘듭니다.
하지만 십대 때 그러지 못했다면 이십대에 그러면 됩니다.
뒤늦게 한번 달려보겠다고 주먹 쥐고 이 악문 친구들, 몇 봤습니다.
그 친구들을 보면서 저는 '스펀지밥'의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애니메이션 <보글보글 스펀지밥>과는 상관없는 것이지만, ^^a
뭐랄까요, 한번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마치 물기를 다 먹어버리는 스펀지처럼 다 빨아들이는 이미지.
○○님 또래의 청춘들, 그 스무살의 청춘들, 달리겠다고 마음먹으면 충분히 그런 청춘들입니다.

딴에 이렇게도 부딪혀보고 저렇게도 애써봤다, 하지만 빛나는 청춘도 아름다운 청춘도 아니었다‥, 인가요?
예전에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을 읽고는 자탄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이문열의 젊은 날 그대로의 일부인 듯 해서,
'대학도 다니다 만 사람의 청춘이 저런데, 나의 스무살은 도대체 뭐야?'라고 말입니다.

무언가 드라마틱해야 아름다운 청춘이고, 어딘가 유니크한 것이 있어야 빛나는 청춘이고, 그렇지는 않습니다.

스무살 시절을 보내고 있는, ○○님 또래의 많은 청춘들이 때때로 이런 '반성'을 합니다.
"생각없이 살고 있다"고.
어느 정도는 맞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a 정말 생각없이 사는 스무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없이 살고 있다고 반성의 시간을 가지는 청춘은, 더 이상 생각없지 않습니다.
그 순간, '더 많은 생각을 가지고 싶은 욕구'가 생긴 것이지요.
더 많은 생각을 가지고 싶다는 욕구, 그것은 ○○님 또래의 청춘들을 '달려야겠다'는 자각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생각없이 살았다"고, '난 아니야'라는 식으로 부정적인 사고를 한다면 그건 잘못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라도 '달려야겠다'고 신발끈을 다시 단단히 매고 골인 지점을 노려보면서 달릴 준비를 하는 겁니다.

그러니, ○○님. 마음이 또 흔들리고 의지가 꺽인다면, 다시 스타트 라인으로 들어오십시오. 지금 당장.
○○님. ‥ On Your Mark. ‥ 달려!

On Your Mark
僕らが それでも止めないのは 
夢の斜面見上げて (いつかは)
行けそうな気がするから
온 유어 마크
우리들이 그래도 그만두지 않는 것은
꿈의 경사면을 올려다보면 (언젠가는)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야

답글을 써내려가다보니, Chage & Asuka의 <On Your Mark>라는 노래가 생각나서, ^^a

+ 1
On Your Mark : 육상경기에서, 스타트를 하기 전 출발신호원의 '위치에' 또는 '제자리에'라는 구령을 뜻한다.
∼ NAVER백과사전에서 인용. http://100.naver.com/100.nhn?docid=790103

+ 2
제가 쓴 글에 ○○님이 공감하는 바가 많으시다니, 고맙습니다. 덕분에 저도 제가 쓴 글, 다시 읽어보게 되네요.

나미 -  2008/05/04 18:45 comment | edit/delete
제 친구들의 대부분은 복학 및 졸업을 앞두고 있죠.
여자 동기들은 대부분 졸업했지만 말입니다. 후후.

자중자애.
좋으신 말씀입니다.
저야 저건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만 게을러서 노력이고 없으니 무능으로 떨어지는 듯 합니다.
참... 답답하죠.
그래도 아직 젊다는 거 하나만 믿고 있습니다만 그 젊음도 스실스실 사라져갑니다.

다행히도 목표가 있으니 달려야죠. 저는 달릴 채비만 죽어라 하고 있습니다.
어서 달리기를. 그리고 달리게 되면 잘 달리길... 조심스레 바라고 있습니다.
         
액션가면ケイ 2008/05/04 23:25 edit/delete
인터넷에서 비롯된 줄임말 중에서 '닥공'이라는 게 있더군요.
'닥치고 공부'라는 말을 줄여서 그렇게 표현하는 모양인데, 제 친구 몇몇들하고 이런 표현을 자주 주고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닥치고 뱅쿄오!」
'닥치고 공부'라는 의미의 일본어 「黙って勉強!」에서 '닥치고'는 우리말로 하고 '공부'만 일본어로 했던 말인데 ^^
스스로 실력이 어슬프다고 느낄 때나 이제 그만 놀고 공부 좀 하자는 등의 장면에서 쓰던 '우리끼리만의 유행어'였던 거죠.

젊음이 "스실스실 사라져" 간다고 하시지만,
「닥치고 뱅쿄오!」하는 젊음이라면, 스무살 시절 뿐만 아니라 서른살 시절에 들어서서도 역시 새파란 청춘일 겁니다.
나미님은 목표도 설정되어 있고 (목표 자체를 찾아내는 것도, 스무살 시절에는, 쉬운 게 아니잖습니까)
'죽어라' 달릴 채비도 하셨으니, 출발선에서 바닥을 박차고 달리면 되는 거네요.

+
스실스실 사라져간다, 나미님의 '스실스실'이라는 의태어 표현. 이거, 재미있군요.
사라져 간다는 느낌이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스실스실 사라져간다‥. ^^

         
나미 2008/05/04 23:55 edit/delete
닥치고 ㅇㅇ.
저도 이 말을 압니다.
저보다 인터넷 지인이신 연장자 분께 아무 생각 없이 썼다가 낭패를 봤었지요.
그 이후로는 자제하고는 있습니다. 하하;

서른 살 시절에 새파란 청춘이라... 저는 스무 살 시절이라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때 가봐야 청춘인지 아닌지 판단할 듯 합니다.
이런 말씀 하시는 걸 보면 액션가면ケイ 님의 연륜이 얼추 짐작이 되는 걸요? 흐흐흐.

스실스실.
다른 사람들은 잘 안 쓰는 표현인가 싶어서 네이버 검색을 해봤더니 있긴 하더군요. ㅎㅎ

         
액션가면ケイ 2008/05/05 01:29 edit/delete
'새파란 청춘'이라고 하니, 어설프다든지 설익었다든지 그런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지네요.
앞서의 답글에서 '새파란 청춘'이라고 쓸 때는 그런 느낌으로 쓴 게 아닌데,
지금 다시 보니 그런 이미지가 떠올라서 잠시 대략난감!

그래서 다시 말하자면 __
「닥치고 뱅쿄오!」하는 젊음이라면, 스무살 시절 뿐만 아니라 서른살 시절에 들어서서도 역시 푸르른 청춘일 겁니다.

+
괜한 짐작은 부디 거두시기를. ^^

         
나미 2008/05/05 01:57 edit/delete
걱정마시길.
그런 의미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긍정적인 '새파란 청춘'으로 해석했습죠.
20대에 닥치고 뱅쿄오!라면 30대에는 닥치고 야근! 정도일까요? ㅋㅋㅋㅋ
저는 아마 그 때가 새파란 청춘이 될 지, 안 될 지 잘 확신이 안 섭니다.

하하하;
사실 액션가면ケイ 님 글 내공을 보면 30대 이상이라고 하셔도 믿습니다.
그런데 이따금 글을 보면 졸업이라던가 입대라던가 20대 같다는 느낌이 든단 말입니다.
20대라면 제가 다소 놀랄 겁니다.
이 나이에 이런 내공을 가진 분이 그리 흔치 않은데 하면서 말입니다.

         
액션가면ケイ 2008/05/05 22:46 edit/delete
아까 저녁 늦게 교보문고에 들릴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출간된 만화 <PLUTO 플루토 005>를 사면서 서점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렸는데
다음과 같은 제목의 책도 있더군요.

니시야마 아키히코(西山昭彦)라는 사람이 쓴 <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 : 당당한 미래를 위한 공부법 55>

이런 종류의 책에는 관심이 거의 없기 때문에 뒤적거려보지도 않았지만, 제목 자체의 의미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 스무살 시절에 '공부'가 끝나서는 안된다, 서른살 시절에도 '공부'를 해야, 이론이 실제가 된다, 고 생각해서입니다.
일면식도 없는 액션가면ケイ가 뭔 소리야 하실 수도 있겠지만,
「닥치고 뱅쿄오!」하는 젊음이라면, 스무살 시절 뿐만 아니라 서른살 시절에 들어서서도 역시 푸르른 청춘일테니.
나미님, 확신을 가지고 한번 달려보시기를.

+
다른 분의 어느 댓글에도 그렇게 답했듯이, 나미님과도 저는 서로 같은 눈높이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으므로,
생물학적 연령 따위에 대한 관심은 부디 접어두시기를.
그리고 어줍잖게 자불자불 주절주절 두런두런 하는 저에게 '내공'은 무슨‥, 부끄럽게 만드는 말씀이시니 PASS~. ^^

name ::  password ::  in private
homepage :: 
<<   [1] ...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 [2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