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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 필요 없지 知られたくない |
知られたくない Nobody Has To Know 아무도 알 필요 없지 |
언젠가부터 주말이, 특히 일요일이 싫어질 때가 많아졌습니다.
요즈음은 더욱 그런지 지난 주말도 그랬고 막 지나간 어제도, 그제도 그랬습니다. 싫었습니다, 주말이. |
저도 잘 알지못할 요즈음의 제 심사를 짐작이라도 했는지, 지난 토요일에는 친구가 저를 이기대(二妓臺)로 불러냈습니다.
두명의 친구는 카메라를 들고 바다를 찍었고, 반팔티에 홑겹의 윈드자켓을 걸친 저는 찬바람에 가끔 소스라치며 바다를 쳐다봤습니다. |
토요일의 바닷가. 최근의 지난 날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 요즈음 나는 지난날과 달리 어떻게 변했는지.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가끔의 폭식이나 새벽의 군것질에도 불구하고 그 줄어든 체중이 유지되고
피우던 담배의 종류도 몇달 전에 바뀌었고, 할일을 미룬 채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서서히 나빠지기 시작했던 저의 경제사정이 마치 엊그제부터 갑자기 그랬다는 듯 문득 생각들기도 했습니다. |
광안리의 스타벅스로 자리를 옮겨 카페모카와 타조차이(Tazo chai)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느 일본어학원의 누구 강의가 좋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인간의 자유의지, 매트릭스, 비트겐슈타인 등의 단어가 나오는 이야기까지
두서없이 주고받던 스타벅스 3층에서의 토요일 오후가 편안했던지 두시간 남짓의 스타벅스 '금연'도 견딜만 했습니다. |
얼마전 그 두 친구 중 한명의 작업실에 놀러갔다가 거기서 괜찮은 음악을 듣게되어 관심을 보이니까,
국내에서 기획한 Music for Paul Auster라는 타이틀의 2장짜리 컴필레이션 음반이라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컴필레이션 음반을 그다지 선호하지않는 편인데, 그 음반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양쪽 다 품절이라 구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다행히 며칠 전에 손에 쥘 수 있게 되었지요. |
두 친구와 저녁을 같이 먹고난 뒤 필름을 현상하기 위해 DP&E에 잠시 들렸다가 헤어져서는 혼자 광안대교를 타고오면서
이 음반 CD 첫번째 장을 듣다가 수록곡 중 밴드 Spain의 Nobody Has To Know에서 카오디오의 repeat 버튼을 누르게 되더군요. |
Music for Paul Auster
She Haunts My Dreams
Spirituals :
The Best Of Spain | Nobody Has To Know
Nobody has to know
Girl we've fallen so in love
It was just a year ago
And you've kept it to yourself
Nobody has to know
Nobody has to know
Nobody has to know
Girl our love has grown so strong
Close the shades unplug the phone
How can our love be so wrong
Nobody has to know
Nobody has to know
Nobody has to know
Girl we've fallen so in love
It was just a year ago
And you
And you've kept it to yourself
Nobody has to know
Nobody has to know
∼ performed by Spain | 아무도 알 필요 없지
아무도 알 필요 없지
그대여, 우리가 정말 열렬히 사랑했었단 건
그건 일년 전 일이었고
당신은 아무에게도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지
아무도 알 필요 없다는 듯
아무도 알 필요 없다는 듯
아무도 알 필요 없지만
그대여, 우리 사랑은 너무도 강렬해졌지
차양을 치고 전화선을 뽑고
그런 우리 사랑이 어떻게 그렇게 잘못될 수 있었는지는
아무도 알 필요 없지
아무도 알 필요 없지
아무도 알 필요 없지
그대여, 우리가 정말 열렬히 사랑했었단 건
그건 일년 전 일이었고
그리고 당신
당신은 아무에게도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지
아무도 알 필요 없으니까
아무도 알 필요 없으니까
● 팝 칼럼니스트 성문영의 번역입니다. |
저로서는 Spain이란 밴드의 음악을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유명한 재즈 베이시스트 Charlie Haden의 아들인 Josh Haden과 딸인 Petra Haden 등이 만든 밴드라고 하더군요.
Josh Haden는 그의 아버지처럼 베이스를 연주하지만, 장르는 아버지와는 달리 재즈가 아닌 모던락 계통의 음악을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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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롭지만 그래서 도리어 주문을 거는 듯한 어쿠스틱 기타 스트로크, 그것들과 함께 아련한 심정을 만드는 심벌즈 사운드,
균일한 스네어 드럼과 베이스 사이로 문득 피아노, 그리고 마치 무심한 듯 지나간 사랑을 읖조리는 Josh Haden의 음성.
Nobody has to know
Girl our love has grown so strong
Close the shades unplug the phone
How can our love be so wro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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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지나간 일요일. 청소하고 세탁기 돌리고 샤워하고.. 그리고 또다시 싫어지기 시작한 일요일.
밖으로 나가려고 옷을 입다가, 꺼내서 한두번 밖에 입지않았는데 단추가 떨어져나간 가을 자켓이 제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떨어져나가 어디론가로 사라진 단추. 그 소매 단추 따위에 쉽사리 우울해져버린 일요일 오후.
이런 기분이야말로「Nobody has to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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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 따위는 생각하지말자, 싶기도 해서 아예 단추 '따위'는 하나도 없고 지퍼만 붙은 윈드자켓을 새로 사입었습니다.
마음만 그럴 뿐 당장 볼 수는 없었지만, 누군가 무척 보고싶어졌습니다. 문자메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오후 내내 그리고 밤중까지 Music for Paul Auster를 들었습니다. 특히 이 곡 Nobody Has To Know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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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 이기대와 광안리에서 토요일을 함께 했던 그 친구가 메신저로 제게 얘기하더군요.
봄여름가을겨울의 Bravo, My Life와 10년전의 일기를 꺼내어 두곡을 번갈아 듣고있다고.
전 그랬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가을) 그건 어때?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그래 너도 변했으니까
너의 변해가는 모습에 나도 따라 변한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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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의미를 두고 나눈 이야기도 아니고 그저 일상적인 채팅에 불과했는데,
나중 생각해보니 그는 긍정적인 다짐의 노래를 이야기한 반면에 저는 그렇지않은 노랫말의 노래를 얘기한 것 같았습니다.
최근 들어 '싫어진 일요일'이라서 그랬던 것일까요? 또는 종일 듣던 Nobody Has To Know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둘다?
아무튼「Nobody has to know」.. 그런 기분의 일요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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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0615. 날이 밝아오고있어요. 하늘 색깔이 파래져요. 가로등도 곧 꺼지겠지요. 会いたい。おやすみなさい。
참, Nobody Has To Know, 이 노래로 떠오르는 Paul Auster의 소설은? |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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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24 06:21 | 듣기 | trackback (0) | reply (21) |
Tags : Charlie Ha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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