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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왜 만났던 건가 ああ なぜ出会ったのか
  ムーンライト Moonlight 문라이트

저녁 일곱 시 오십사 분. 오랜만에 그에게서 문자메세지가 왔다.
근처 전철역에 있는데 할 말이 있으니 일 끝나면 연락해달라는 내용이라 서둘러 나갔다.
웬일로 여기까지 굳이 왔냐는 말로 그를 반기자 그는 어색한 미소를 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고
주위에 적당한 커피숍이 없는데 어쩌지 하며 머뭇거리는 나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강 쪽으로 가자고.

한강 어디를 가자고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의 말하는 품새가 심상치 않게 느껴져서
따져 묻지 않고 한강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요즘 어떠냐며 별다르지 않을 것이 분명할 그의 근황을 괜히 물었다.
인근의 적당한 한강 시민공원에 차를 주차하고 따뜻한 음료라도 마시면서 무슨 얘긴지 들어보자 싶었는데···
시민공원 쪽 진입 차선을 놓친 이후 자동차 전용도로로 들어서서는 그저 앞차의 후미등을 바라보면서 달리기만 했다.
한강을 몇 차례나 건너면서 강변북로를 그리고 올림픽대로를 오가기만 반복했고
드문드문 그가 건네는 이야기에 강변 야경을 곁눈으로 보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정도의 대꾸 밖에 할 수 없었다.

그가 애써 태연한 척하며 툭 내뱉은 한 마디 때문이었다.
···
헤어졌다, 고 했다.


ムーンライトスピッツ

ああ なぜ出会ったのか
ああ 小さな世界でも

あんまり グズグズしてたから
逆回り 季節

ああ チャンスを待ったのは
ああ わけがあったのだ

心残りはあるけれど
表紙をめくったら

ある晴れた夜に君 照らし出す ムーンライト
指からめたのは 気まぐれじゃなく ムーンライト

ああ 無いとわかったのさ
ああ 新しい罰など

暗い袋の内側から
のぞき穴 あけた

ある晴れた夜に君 照らし出す ムーンライト
鼻こすりながら 遠い波を見る ムーンライト

ああ なぜ出会ったのか
ああ 小さな世界でも

문라이트스핏츠

아아 왜 만났던 건가
아아 자그마한 세계라도

너무 우물쭈물하고 있었기에
거꾸로 도는 계절

아아 찬스를 기다린 것은
아아 이유가 있었던 거다

미련은 있지만
표지를 넘긴다면

어느 갠 밤에 너 비추기 시작하는 문라이트
손가락 건 것은 변덕이 아니라 문라이트

아아 없다고 알았던 거지
아아 새로운 벌(罰) 따위

깜깜한 봉투의 안쪽에서부터
엿볼 구멍 뚫었다

어느 갠 밤에 너 비추기 시작하는 문라이트
코 비비면서 먼 파도를 보는 문라이트

아아 왜 만났던 건가
아아 자그마한 세계라도

ホタル
2000-04-26
ホタル

色色衣
2004-03-17
色色衣

ムーンライト 노랫말
(후리가나 표기) 살펴보기


그녀에 대하여, 헤어짐에 대하여, 그 이후에 대하여,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긴 했지만
이제 그에게 과거완료형이 된 그 여자친구는 한편 내 친구이기도 해서 이러니저러니 묻기도 곤란했다.

어느덧 대시보드의 액정 표시는 자정을 넘긴 지도 한참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 시절을 되짚어 본다는 것은 의미가 없기도 했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꺼내기는 너무 빠르기도 했다.
그의 어쩔 수 없는 심정 앞에 나는 그저 이해할 수 있다 정도의 고개짓 이외에는 덧붙일 게 없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주고받은 이야기는 거의 없는 듯 느껴졌다.

한 번 더 돌면 안되겠냐는 그의 말에 이번에는 가양대교를 건너 강변북로에 들어섰다.
한산해진 도로에서 제한속도를 넘기고 달리는 차들은 우리를 추월해서 후미등의 불빛만 길게 남겼고
우리는 멀어지는 그 불빛을 뒤따르며 다시 심야의 한강 이쪽저쪽을 달렸다.
그러기를 또 몇 차례 반복하다가 그를 집까지 데려다주고는 혼자 한강을 건넜다.
···

집에 들어가다 멈춰서서 그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아무 생각말고 그냥 바로 자."
그러겠다, 고 곧바로 답신이 왔다.
휴대폰 액정 화면의 현재 시간은 새벽 두 시를 넘기려고 하고 있었다.


ムーンライト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10/01/30 18:45 | 스핏츠/SINGLE | trackback (0) | reply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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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 -  2010/01/30 23:58 comment | edit/delete
오오, 따끈따끈.

그,
헤어졌군요.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바뀌어있을까요. 아니겠죠. 아아.

오늘 달빛 참 밝고 예쁘더만요.
저렇게나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왜 슬퍼해야 하는지.
         
액션K 2010/01/31 01:33 edit/delete
"그동안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세계는 여전히 그대로인데 마치 자신만이 그 세계에서 갑자기 사라진 듯 했다."

예전에 다른 포스트에서 언급했던 문구인데요.
오래 전, 실연을 겪었던 제 친구 하나가 그 당시 그렇게 자신의 심정을 내뱉은 적이 있습니다.
(부산 시절, 이기대 가는 길목에선가, 가끔 그 친구와 둘이서 한밤중에 담배만 피워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요.
모운님 말씀처럼, 자고 일어나도 세상은 그대로일 겁니다.
예전 애꿎게 담배만 피워대던 그 친구의 심정처럼, 세계는 그대로인데 그 자신만 사라진 느낌일테죠.
.
.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토요일 저녁 '급'약속으로 종로3가의 미스터피자에서 만나게 된 녀석들이 있었는데
근황을 서로 묻다가 한 녀석의 '연애'가 생각나서 안부를 물었더니 (마침 그 상대를 저도 만난 적이 있어서요)
이주일 전에 헤어졌다고 담담하게 말하더군요.
왜? 싸웠어? 아니면 지루해진 거야?, 했더니 그런 게 아니라
자신도 요즘 상황이 좀 그렇고 상대도 올해 공부하지 않으면 곤란해지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면서
괜찮으니까 걱정말라고 덧붙이면서 씨익 웃더군요.

기분이 잠시 묘했습니다.
연거퍼 헤어짐의 소식을 듣게 되어서 말입니다.

액션K -  2010/01/31 14:44 comment | edit/delete
댓글로 쓰는, ⅳ : 스핏츠 팬을 위한 덧붙임.

ムーンライト
recorded and mixed by 미야지마 테츠히로(宮島哲博)
recorded at KAWAGUCHI-KO STUDIO, SONY MUSIC SHINANOMACHI STUDIO, September∼October 1999
mixed at SONY MUSIC SHINANOMACHI STUDIO, October 1999
assistant engineers 우치카와 타케히로(内川岳浩) HITOKUCHI-ZAKA, 시오타 오사무(塩田修) SONY MUSIC
ninano -  2010/01/31 21:12 comment | edit/delete
서로를 알고 있으면 액션님도 먼가 일방적으로 맞장구를 치실 순 없으셨겠네요.
모든 걸 알고 있는 애매한 입장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액션K 2010/02/01 00:50 edit/delete
'모든 걸 알고 있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애매한 입장인 것은 틀림없겠지요.
그 탓에, 뭐라고 표현하긴 힘들지만, 이를테면 부채 의식(?) 비슷한 것을 어느 정도는 느끼고 있습니다.
일정 부분 입 다물고 있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에 대해서 말이지요.
그들 둘 다에게 말입니다.

그들 두 사람 다 아마도 스핏츠의 <ムーンライト>를 들어본 적이 없을 사람들이긴 한데
그래서 저 혼자 느끼는 것이지만,
'거꾸로 도는 계절(逆回り 季節)'이라든지
'손가락 건 것은 변덕이 아니라(指からめたのは 気まぐれじゃなく)든지
'없다고 알았던 거지(無いとわかったのさ)'와 같은 노랫말이,
(그들의 어떤 모습들과 오버랩되어서) 저를 깊게 깊게 가라앉게 만듭니다.

elyu -  2010/02/01 00:56 comment | edit/delete
그, 세계는 그대로 인데 그 자신만 사라진 느낌에 덧붙이는 사족이지만 .
새로운 세계에 편입을 해서 그런지, 저 없이 돌아가고 있을 '또 다른 세계' 를 생각하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이미 또 다른 세계에서는 저의 존재는 과거의 잔상일 뿐이겠지만
한 때 제 생활의 중심이었던 세계에 대한 애틋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이상한 얘기죠?^.^
         
액션K 2010/02/01 01:13 edit/delete
그(또는 그녀)가 떠났다.
그동안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세계는 여전히 그대로인데 마치 자신만이 그 세계에서 갑자기 사라진 듯 했다.

떠나가버린 그(또는 그녀)를 향한 그리움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되었다.
한동안 (유령같던)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세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편입되었다.

.

elyu님 이야기에, 아··· 하고, 약간의 탄식 또는 공감.
그곳에서는 내가 과거의 잔상으로만 남아있을 뿐 거기는 거기대로 나 없이 돌아가고 있을 '또 다른 세계'.
돌아오라고 해도 돌아가지 않을 '지난 시절만 화석처럼 남아있을 세계'겠지만
그래도 애틋함의 감정이 남는, 그 어쩔 수 없음이란.

이상한 얘기···가 아니라, ^.^
충분히 공감가는 그러면서도 탄식의 짧은 한숨이 절로 나오는 이야기.

josh -  2010/02/02 02:03 comment | edit/delete

동상이몽, 이 가장 힘든 순간인것 같습니다. 헤어짐, 그 이후에는 가족이나 혹은 아무리 친한 친구를
만나더라도.. 그들로부터.. 생각그만하고 자, 라던가.. 시간지나면 괜찮을거야, 라던가. 더 좋은 사람
만날거야..그런 소리를 백만번을 듣는다 한들..그순간에는 그렇지, 라고 대답을 하더라도 머리속으로는
다른 곳을 향해 가곤 합니다.

얼마전에 저도. 헤어졌어, 라는 말을 했던 동생과 술을 마시는데. 괜찮다고 체념한듯 말하는 그애가
속으로는 '저 아직도 그 친구 좋아해요. 보고싶어요. 연락하고싶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괜찮아질거야, 라는 의미없는 말도 해주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가면 무뎌진다는 건 사실같네요.. 그 외롭고 힘든 시기에, 허튼 실수를 하지않길.
그저 그런 충고만 해주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액션님 오랜만의 글. 잘 읽고, 가요 ^^
         
액션K 2010/02/02 10:42 edit/delete
생각 그만하고 자, 시간 지나면 괜찮을 거야, 더 좋은 사람 만날 거야, 등.
사실 맞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잠들면 눈 뜨고 일어나기 전까지는 잊게 마련이고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진행되는 망각의 프로세스 덕분에 괜찮아질테고
당장은 세상에 그보다 더 좋은 사람이 없을 것 같지만 사실 그것은 당장의 환상이지요.

두어 번 헤어짐을 겪어본 사람은, 압니다.
뭔가 배워본다든지 밀린 공부를 한다든지 해서 특정한 무언가에 몰두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것을.
세월이 지나면 지금 느끼는 통증의 강도는 물론 통증의 부위조차 잊어버린다는 것을.
세상에 그보다 더 좋은 사람이 없을 것 같았던, 자신의 생각에 쓴웃음을 짓게 되는 날이 금방 온다는 것을.

하지만 어찌할거나.

그렇게, 맞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당사자, 특히 '수동태'로 자세로 헤어짐의 단계를 맞닥뜨린 당사자는
그게 맞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두어 번 헤어짐을 겪어봤음에도 불구하고)
머리는 받아들일 수 있으나 가슴이 잘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러다, 그러다가, 결국은 가슴도 받아들이고 세월이 흐르면 잊어버리기까지 합니다.
그런 게 사람이고 또 사람의 일이지요.
.
.

josh님의 충고, "그 외롭고 힘든 시기에, 허튼 실수를 하지않길."
앞으로 제가 <ムーンライト>를 들으면 떠올리게 될 두 사람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외롭고 힘든 시기에, 부디 허튼 실수 하지 않기를.

마녀 -  2010/02/04 15:59 comment | edit/delete
건강한 봄맞이 되시길~




         
액션K 2010/02/05 01:03 edit/delete
서울의 최저 기온이 영하10도 안팎의 날씨라서 그런지,
입춘을 막 지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도무지 와닿지 않습니다.
일기예보에서 내일 낮에는 풀린다고는 하는데, 또 언제 추울 지 모를 날씨같구요.

하지만 마녀님 글에서 '봄맞이'라는 표현을 접하게 되니
아, 입춘은 입춘인가 보다 싶기도 하고.

그래서, ^^ 마녀님 역시 건강한 봄맞이 되시기를.

 -  2010/02/09 03:59 comment | edit/dele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ぱく 2010/02/09 04:03 edit/delete
아, 새해복많이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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