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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되었습니다 好きになるや、よわり切るようになりました
  初恋クレイジー Hatsukoi Crazy 첫사랑 크레이지

2004년 여름 최고의 시청률을 올렸던 TV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이동건(수혁)이 김정은(태영)에게 했던
'이 안에 너 있다. 니 맘 속에는 누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 안에 너 있다.'라는 고백은
드라마를 시청했던 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하여 한동안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Notting Hill
Notting Hill
소설, 드라마 또는 영화 등에서 (때로는 만화에서도) 가끔 접할 수 있는, 사랑의 고백은
때로는 낯간지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만약 그 순간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의 경우라면
'나도 그/그녀에게 저렇듯 멋있게 사랑을 표현하고싶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할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Pocahontas)에서의
'당신을 모르고 백년 사는 것 보다는 당신을 알고 지금 죽는 게 제일 나아요'라든지
영화 노팅 힐(Notting Hill)에서 Julia RobertsHugh Grant에게 하는 말,
'난.. 그저 사랑해달라며 한 남자 앞에 서있는 여자일 뿐이에요.' 라는 고백 말입니다.

천커신(陳可辛)감독, 리밍(黎明), 장만위(張曼玉) 주연의 영화 첨밀밀(甛蜜蜜, Tianmimi)에서
'매일 눈을 떴을 때 너를 볼 수 있기를 바래.' 같은 표현은 다소 진부하게 들릴지라도
사랑에 빠져있는 남녀라면 진부하기는 커녕 도리어 절실한 표현으로 와닿겠지요.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한 영화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를 보신 분이라면
자신이 경영하는 레스토랑의 피아니스트와 밤을 보내고 온 연인에게 건네던 말을 잊지못할 것입니다.
아픔을 안고가는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 지독한 사랑 또는 그 특별한 사랑의 고백을 말입니다.
당신을 잃고 살아가는 것보다 당신의 반이라도 사랑하며 살아가야 난 행복할 것 같소....
甛蜜蜜
甛蜜蜜

어느날 문득 그/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이 생기고 그 감정을 직접 전하고픈 마음에 조바심 내다가
마침내 용기내어 그 사랑의 감정을 처음 드러내는 날, 두근거리는 마음을 간신히 다스리며 얘기하는 첫 고백.
그 날, 그대는 그/그녀에게 어떤 표현으로 그 사랑의 감정을 고백했나요?

영화, TV드라마는 영상을 함께 하기에 사랑의 고백을 담은 장면이 뚜렷한 기억으로 남기도 하지만
소설의 경우 텍스트로만 이루어져 있기에 강렬하진 않더라도 그 대목이 은은하게 스며들어 오래 남기도 하지요.
이를테면, 저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루어진 어느 외국 소설에서도 강렬한 그리고 오래 남는 사랑의 고백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나 십년도 넘는 세월이 흐른 뒤 이제는 카톨릭 신학생이 된 남자 주인공이
고향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여자친구를 만나, 그녀와 둘이서 계획하지않은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두사람의 여행길, 그 며칠 동안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면서
세속적인 사랑과 구도자의 길 사이에서의 고민 그리고 그 둘의 조화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었는데요.

그 소설, 브라질 태생의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에서,
용기가 없어서 오랫 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그 감정을, 이십년 넘는 세월이 흐른 뒤 남자는 여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난 메달을 찾았어.
하지만 광장으로 돌아갔을 때는 이미 오랫동안 연습했던 그 말을 할 용기가 사라졌지.
그래서 나 자신과 약속했어.
내가 그걸 완전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을 때 네게 메달을 돌려주겠다고.
거의 이십년 전 일이야.
오랫동안 잊으려고 했지만, 그 문장은 늘 그곳에 있었어.
그 문장을 속에 담고는 더이상 살 수가 없어."

그는 들고 있던 커피잔을 내려놓고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오랫동안 천장을 올려보았다.

"아주 짧은 문장이야."

그는 이윽고 나를 바라보았다.

"사랑해."

-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의 소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Na margem do Rio Piedra eu Sentei e Chorei) 中에서
Paulo Coelho
Paulo Coelho

우리말이든 일본어든 또는 코엘료가 모국어로 쓰는 언어든, 언어마다 조금씩 다르긴 할지라도
말그대로 '아주 짧은 문장'이면서도, 마음에 늘 담고있고 '그 문장을 속에 담고는 더이상 살 수가 없'다는 그 말. '사랑해.'

가슴 안에만 머물 수 없어 터져나오는 사랑의 감정을 담은 말 '사랑해'를 처음 고백할 때의 두근거림은
(그 표현이 파리의 연인노팅 힐의 그것과 비슷하든 아니면 낯간지러운 것이든 또는 어눌한 표현이든 상관없이)
그 사랑이 비록 노팅 힐과 같은 해피 엔딩이 아니라 글루미 선데이와 같은 비극적 결말로 치닫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그 순간 만큼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 만이 누릴 수 있는, 포기할 수 없는 기쁨이겠지요.


インディゴ地平線
インディゴ地平線
1996년 발매 앨범인 インディゴ地平線에 담긴 初恋クレイジー(Hatsukoi Crazy, 첫사랑 크레이지)에서
'첫사랑에 빠져(初恋クレイジー)' '말로 할 수 없는 기분(言葉にできない気持ち)'은 이렇게 표현됩니다.

誰彼すき間を拔けて おかしな秘密の場所へ
이사람 저사람 빈틈을 빠져나가 신비한 비밀의 장소로
君と行くのさ 迷わずに
너와 갈거다 헤매이지않고

때로는 마치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을 듣는 듯한 느낌을 받는 初恋クレイジー
스핏츠(スピッツ)의 곡 중에서도 그다지 알려지지않은 곡이지만 저에게는 들을 때 마다 흥이 나는 곡입니다.

이 곡 初恋クレイジー는 앨범 インディゴ地平線(Indigo Chiheisen, 인디고 지평선)의 두번째 트랙에 수록되어 있지만
첫 트랙은 연주시간이 2분이 되지않는 짧은 곡으로 인트로적인 느낌이 강한 곡이기에
앨범 전체를 두고 감상해보면 두번째 트랙인 이 노래가 앨범의 '본격적인 시작'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따라서 비록 싱글로 커트된 곡은 아니지만, 앨범 インディゴ地平線 제작 당시
이 곡에 대한 스핏츠의 애정이 상당하지 않았을까 짐작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랑을 '처음' 느낀 심정을 표현한 곡 初恋クレイジー가 수록된 이 앨범을 스핏츠가 발표한 때가 1996년 10월이니,
이 노래가 일반대중에게 소개된 그 즈음의 쿠사노 마사무네(草野マサムネ)는 물론 당시의 멤버 전원이 서른의 나이를 막 앞두고 있었고
그해 6월 한다 요시코(半田嘉子)와 결혼한 베이시스트 타무라 아키히로(田村明浩)가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을 시절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들을 미루어보자면, (비록 첫사랑의 감정은 주로 십대 혹은 이십대에 찾아오는 것이라 할지라도)
'첫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픈 마음은 굳이 십대나 이십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지않나 싶습니다.

첫사랑 .. 하지만 첫사랑은 그 단어에서부터 이미 '처음'이라고하는 순서가 자리매김되어 있음으로 하여
우리는 그 사랑이 '지금 우리의' 사랑이 아니라, '그날 그/그녀와의 과거완료형' 사랑임을 압니다.
아울러 그 스스로 부정적인 결말을 속으로 품고있으면서 그 '다음' 사랑이 나타났음을 은연 중 알려줍니다.

하기사 사랑의 열병 그리고 원치않는 파국적 결말은 '첫사랑'만의 몫은 아니겠지요.
'첫'사랑이든 '다음'사랑이든 아니 몇번째의 사랑이든 구분없이 그 사랑의 당사자는 겪게되는 것이겠지요.

소설, 영화, 대중음악 등에서 첫사랑의 열병 그리고 그 파국적 결말에의 고통을 자주 이야기하고 노래하지만
사랑의 감정이 생겼을 때의 그 부풀어 터질 듯 한 기쁨부터 그 사랑이 떠나버렸을 때의 죽음과 같은 슬픔의 바닥까지
그 폭과 깊이에 있어서, 첫사랑의 그것이 가장 크고 깊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때묻지않고 철없던 시절의 '첫사랑'의 기쁨과 슬픔보다는,
신산스러운 삶을 겪은 후에 맞닥뜨리는 사랑에서 비롯되는 그것이 더욱 크고 깊을지도 모르는 것이지요.
때로는 '사랑같지도 않은 사랑'에서도 어줍잖은 첫사랑의 그것보다 더 크고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사다 지로(浅田次郎)의 단편 러브 레터(ラブ·レタ―)를 원작으로 한 송해성감독의 영화 파이란.
제가 감동적으로 봤던 우리 영화 중의 한편입니다.

용돈 몇푼을 위하여 위장결혼을 했지만 그 사실 조차 잊어버린 삼류건달 최민식(강재).
불법체류를 위하여 강재의 '서류 상 아내'가 된 장바이즈(張伯芝)(파이란).
얼굴도, 사는 곳도 몰랐던 '법적 아내'의 사망에 따른 서류정리를 하러 길 떠나는 강재.

강재씨 덕분에 한국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 모두 친절합니다.
그치만 가장 친절한 건 당신입니다. 왜냐하면 나와 결혼해 주셨으니까요.

강재는 동해 바닷가 어딘가에서 세탁부로 일하던 파이란이 보낸 편지를 기차 안에서 읽으며
자신의 주민등록등본 안에서만 존재하던 그녀가 천천히 자신에게 다가옴을 느낍니다.
파이란
파이란

그리고 강재는 그녀가 살았던 집에 남겨져있던 그녀의 마지막 편지를 뒤늦게 읽게 되고
세상 누구도 알아주지않는 자신을 고마운 사람으로 여겨준 단 한사람 파이란을 통해서,
뒤늦게 다가와 그제사 '만나게 된' 그녀의 순수한 영혼을 통해서,
자신의 보잘 것 없고 무가치한 삶을 돌아보게된 강재는 회한의 눈물을 뿌립니다.

삼류건달 강재가 눈물을 쏟아내던 그 장면에서 최민식이 보여준 연기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영화 파이란.
강재를 향한 파이란의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되었습니다.

사실 강재는 파이란을 사랑하기는 커녕 그녀의 존재 자체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왔고
파이란의 가슴아픈 그리고 때늦은 사랑고백을 접하고 뿌리는 눈물은,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어긋난 사랑에 대한 때늦음에 뿌리는 눈물이 아니라,
뒤늦게 만나게된 그녀의 순수한 영혼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보잘 것 없는 삶을 쳐다보면서 흘리는 눈물이지요.

영화 파이란은 여주인공 장바이즈(張伯芝)보다는 최민식의 연기로 관객의 가슴을 저리게 만들었던 영화이지만,
스핏츠初恋クレイジー를 듣고있는 지금의 저는 영화 파이란의 줄거리는 잠시 접어둔 채
'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되었습니다...'라는 장바이즈의 '고백' 만을 마음 속으로 되뇌어봅니다.

첫사랑이든 다음사랑이든 또는 몇번째의 사랑이든, 그/그녀를 만나서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初恋クレイジー 노랫말 첫부분처럼 '너의 탓으로 커진 미래(君のせいで大きくなった 未來)'에 가슴 부풀고
'내가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있더라도(僕が 戾れないほどに 壞れていても)' 너와 함께 갈 듯 싶었는데..

그 열정을 둘러싸고있는 환경은 그리고 (그 열정의 시작이기도 한) 두사람 마음의 여러 모습은
왜 가끔, 자주 그리고 결국은 그 열정을 열정 그 자체 만으로 그냥 두지않는 것일까요?
사람이 사람에게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감정을, 왜 그냥 그대로 두지않는 것일까요?
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되었습니다...

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된다는 것. 그것 역시 마주치면 피할 수 없는 사랑의 한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게 되자마자 힘들게 됨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 사랑마저도 결국에 가서는 몇번째인가로 자리매김되고 다음번 사랑의 그늘 아래로 숨겨져버린다해도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저 그 뜨거운 열병을 껴안고 갈 수 밖에 없겠지요.
사랑의 감정은, (코엘료의 표현처럼) 마음 '속에 담고는 더이상 살 수가 없'는 것이니까요.

사랑은.. 그런 것인가 봅니다.

첫사랑에 빠진 기분을 밝은 분위기의 멜로디와 리듬으로 들려주는 初恋クレイジー.
하모니카 간주를 지나서 쿠사노 마사무네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泣き虫になる 嘘つきになる 星に願ってる
울보가 되네 거짓말쟁이가 되네 별에게 염원하고있네
例えば僕が 戾れないほどに 壞れていても
예를 들면 내가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있더라도

그래요. 한편 사랑은, 또 그런 것이기도 하겠지요.

'울보(泣き虫)'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어쩔 수 없이 '거짓말쟁이(嘘つき)'가 되기도 하지만
설혹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부서(戾れないほどに 壞れて)'진다 하더라도
함께 '너와 갈거다(君と行くのさ)'라고 다짐하는 마음. 그리고 그 기쁨.

만약 그런 다짐의 마음과 기쁨이 가득한 사랑이라면
'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되었다'는 파이란 식의 쓸쓸한 고백도 다음과 같이 고쳐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힘들게 되었지만, 좋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川瀬正人
川瀬正人
참고로 앨범 インディゴ地平線의 첫 곡 花泥棒(Hana Dorobou, 꽃도둑) 그리고 이 곡 初恋クレイジー에서
퍼커션(PERCUSSION)을 연주하는 사람은 스튜디오 뮤지션인 타악기 주자 카와세 마사토(川瀬正人)입니다.

그리고 初恋クレイジー 노랫말에는 작은 일한사전에서는 찾아보기 쉽지않은 단어가 하나 나오는데
經いベーゼで滿たされて 遠吠えしてた常日頃
이 '베제(ベーゼ)'라는 단어는 '입맞춤'을 뜻하는 프랑스어 'Baiser'에서 비롯된 단어라고 합니다.

初恋クレイジー 노랫말 살펴보기

初恋クレイジー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05/09/09 02:27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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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키 -  2005/09/09 15:30 comment | edit/delete
멋진 글 잘 읽고 갑니다 ^^
         
액션가면ケイ 2005/09/09 16:44 edit/delete
고맙습니다. ^^;; 미루키님. (미루키님의 BLOG, 참 이쁘더군요.) 시간 나실 때 가끔 들려주길 바래요.
BLOG는 지난 8월30일에 오픈했으니, 이제 고작 열흘 정도 넘긴 듯 한데, 예상 밖의 방문객 히트로 스스로 깜딱깜딱!
그리고 미루키님 같은 분의 리플을 읽는 재미 쏠쏠~ 더불어 미루키님 BLOG를 방문해보는 궁금궁금~

시즈오카 -  2006/09/15 22:39 comment | edit/delete
힘들게 되었지만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le baiser ... kiss보다 웬지 가볍지 않고, 속물스럽지 않고, 뭔가 차원높은 것 같은 느낌. 마사무네상의 언어감각 대단하지 않습니까. Je t'aime 처럼요. 꼭 불어를 써서라기 보다 적절한 상황에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이요.
혹시 로댕의 'le baiser'를 아시는지요. 대리석 조각인데요. 저는 그런 쪽으로는 전혀 문외한 임에도 한눈에 '아름답다' 는 느낌을 받았던 그런 작품인데요.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끌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 물론 사진으로 봤을 때요. 복제품은 몇 개 봤지만, 실물은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카미유 끌로델의 작품과 비슷한 느낌이기도 한데. 제가 당시에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있을 때였었나 기억은 없지만, 인상만은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어요. 키스, 입맞춤 다 같은 행위를 지칭하는 단어인데, baiser라고 하면 웬지 앞의 단어만으로는 부족한 부분, '아름다운' 이 더 들어간 의미, 그러니까 아름다운 키스, 아름다운 입맞춤 뭐 이런 의미를 한 단어로 표현한 거 같은 그런 느낌 들어요. 그러니까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은 아름답게 남아있게 마련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런말 있잖아요. 사랑은 언제나 '첫사랑'이다. 들어본적 있으세요? 저도 어디선가 본 구절입니다만. 그러니까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힘들어도 끌려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여기 한 번 들어오니까 나가기가 힘드네요. 스핏츠에 취해서, 액션가면님 글에 취해서. 카루이베제만 들리네. 제가 외로운가 봅니다. 힘들지만, 일단 나가렵니다. 다시 올 수 있으니까.
         
액션가면ケイ 2006/09/16 00:02 edit/delete
시즈오카님은 로댕의 Le Baiser, 그렇군요.
저는 이 노래, 노랫말을 살펴보다가「ベーゼ」라는 단어를 마주했을 때 떠오른 것은,, 시즈오카님과 달리, 클림트였습니다.
구스타브 클림트의 입맙춤(Le Baiser).
뭐랄까, 시즈오카님의 이 댓글을 읽으면서, 아.. 시즈오카님은 정말 静おか님스럽다, 는 (밑도 끝도없는) 생각을 했답니다.
클림트를 떠올리는 액션가면ケイ에 비한다면, 로댕을 떠올리는 시즈오카님은 역시! しずかな 静おか님. ^^a

그냥 입맞춤이라기 보다는 '아름다운' 입맞춤. 이야.. 듣고보니 정말 그렇군요.
게다가 軽い ベーゼ 라고, '가벼운'이라고 함으로써, '뽀뽀'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프렌치 키스'는 아니다라고 느끼게 하는.

스핏츠에 취하는 것만이 아니라, 저의 '글에 취해서'라니, 허어~ 칭찬이 제게는 너무 과분합니다. 몸둘 바를 모르겠군요.

시즈오카 -  2006/09/16 00:50 comment | edit/delete
혹시 로댕의 그것을 보셨나요? 클림트의 그것보다 동적인데...
제가 잘못 이해 한 건가요? しずかな静おか?
         
액션가면ケイ 2006/09/16 10:45 edit/delete
이렇게 말씀드리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게는 로댕의 입맞춤보다 클림트의 입맞춤이 훨씬 動的입니다.
조각 작품인 로댕의 그것이 회화 작품인 클림트의 그것보다 소재의 면에서도 더욱 동적일 수 있고
그 '장면'도 로댕의 그것이 훨씬 동적이긴 하지만.. '저를 자극(!)하는 강도'는 클림트의 그것이 훨씬 커서,
그러니까, 볼 때마다 (비록 복제화나 모니터 상의 이미지 파일일지라도)
클림트의 그것은 제 마음 어딘가를 '움직이게' 만듭니다.
그런, 제 개인적인 느낌이 그만, 로댕의 그것을 떠올린 시즈오카님을 しずかな静岡님이라고 해버렸네요, 아휴~ ^^a

시즈오카님이 잘못 이해하신 것, 하나도 없어요. 제멋대로 생각하는 액션가면ケイ의 탓이지요.

시즈오카 -  2006/09/16 15:23 comment | edit/delete
그러니까 몸의 움직임보다 마음의 움직임이 '動的' 이다 그 말씀이시군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안보이는 곳의 움직임. 그것이 결국은 보이는 움직임을 만들기도 하지요. 역사를 움직이는 건 결국 그 보이지 않는 '마음'들이 아니었나, 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요즘엔. - 직업증후군이라고 이해해 주시길.
그 깊은 뜻을 제가 미쳐 따라 잡지 못했습니다.

액션가면님과 이야기 하다 보니 제가 高揚된다'고 해야 할까, 뭔가 차원이 높아지는 느낌이 드는데요.

그런데 좀 당황스러우실수도 있겠지만, 위에서 말씀하신 저 '답다'고 느끼게 되신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제글에 '靜的' 인 분위기가 있던가요? 제 글에서 어떤 분위기가 느껴지는지 저도 궁금하거든요. 쉽지 않으시겠지만, 부탁드립니다.
         
액션가면ケイ 2006/09/16 20:01 edit/delete
저는 눈이 그다지 밝지 못한 사람이라, 사람을 처음부터 담박에 제대로 알아보지는 못합니다만, ^^a
물어오신 것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처음에 '선생님스럽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시즈오카님의 '글 분위기'를 통해 느꼈다기 보다는, '연구생'이라고 하신 말에서 받은 선입견이었을 겁니다.

일반적으로 '일본에 유학갔다'고 하는 경우, (이런 거친 분류는 웃기게 보여질 수도 있지만)
① 어학원에 등록하여 어학연수 중인 경우
② 대학의 別科에 등록하여 어학연수 중인 경우
③ 대학에 정식으로 입학하여 다니는 경우
④ 대학원에 연구생으로 공부하는 경우 등등이 있는 듯 싶더군요.

그런데 위 ①, ②, ③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연령대가 20대 초반, 많아야 20대 중반 쯤일테고
④의 경우는 적어도 국내에서 4년제 대학을 마쳤거나 그와 유사한 학력을 이미 지나친 경우일텐데,
그 즈음에 (그 즈음은 일반적으로 취업, 결혼 등으로 뭔가 신분의 커다란 변화가 생기는 시절이지요)
'딴 나라로 공부하러 간다'는 것은, 일반적인 신분의 변화를 완료(?)했거나 혹은 방향전환을 결심했다는 것이겠지요.

암튼 그렇게 나가서 '연구'하는 사람으로 지낸다는 것은, 현재의 직업 또는 미래의 가능한 직업군은..
일반적으로 그 업계일 가능성이 대부분이지 않습니까? ^^a 그걸 뭐 '보따리장사'로 부르든 '접장질'로 부르든.
그래서 처음에 '선생님스럽다'라는 느낌을 가졌던 것이지요. 물론 그런 말씀은 드리지 않았습니다만.

사실.. 시즈오카님의 글은 정적이라기보다는 동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しずかな静岡님이라고 불렀던 이유는,
글은 동적인 분위기가 물씬이지만 실제 모습은 しずかだ일 거라는, 순전히 제 마음대로의 상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특별한 근거는 없고 그저 '이름처럼 조용한 静岡'에 거주하신다는 최초의 이야기에서 비롯되었겠죠.

뭐랄까요, 방문객 중에 제 마음대로 호칭을 붙여버리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光님을 光ひめ라고 한다든지, 뭐 그렇게요. ^^a 시즈오카님에게도 그러고 싶었나 봅니다. 큿~

시즈오카 -  2006/09/16 21:25 comment | edit/delete
なるほど!!!そのとおりですよね。
제가 저를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냈거나, 액션가면님이 거의 통달의 경지에 다다랐거나, 일 것 같군요.
이 곳 시즈오카라는 이름은 처음부터 그런 이름이었던 건 아니라는 군요. 지금 시즈오카시에는 아오이, 스루가, 시미즈 3개의 구가 있는데, - 제가 있는 곳은 스루가구 입니다.- 중심지는 아오이구이구요, 시미즈는 몇년전에 편입되었는데, 귀에 익으시죠? 안정환, 박지성, 지금은 조재진이 있는 구단의 연고지 입니다. 예전의 이름은 스루가 였다는 군요. 19세기 말 마지막 쇼군이 메이지 천황에게 자진해서 이곳을 바치자 천황이 다시 이름을 짓기를 시즈오카라고 해줬다는 군요. 말썽 피우지 말고 조용히 있어라 뭐 이런 뜻 아니었을까 저는 상상해 봅니다 만은. 이곳 주민들은 이곳이 일본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으로 1등으로 꼽힌다는 점을 말하면서 조용하고 자연환경 좋고, 살기 좋다는 점을 자랑합니다. 정말로 그렇죠. 푸르고 적당히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날이 좋으면 후지산도 보이죠. 앞에는 태평양으로 트여 있어요. 그야말로 트였죠, 아메리카까지 주욱. 그러나...
결정적으로 이 곳은 10여년 전부터 예상되고 있다는 동해 대지진의 진앙지로 추정되고 있는 곳입니다. 으스스하지 않습니까. 탁 트인 아름다운 앞바다-도서관 열람실에서 그 곳을 구경하는 것이 저의 낙 중에 하나죠. -는 그 밑에서 지진을 준비하고 있는 공포의 진앙지를 덮고 있는 셈인 거죠. 여기 온지 정말 며칠 안되서 대학 도서관 구경을 한다고 서고에 들어가는데 반지하 서고였는데요, 제이름과 들어가는 시간을 적으라고 하면서 헬멧, 호루라기와 손전등이 든 주머니를 주는 거예요. 지진 대비라데요. 30분만에 나왔거든요, 나온 시각 적구요. 처음에는 우습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서늘해지더라구요. 연구실 방방마다 헬멧이 있어요. 그거 보는 기분...
겉으로 보기에는 별 일없고 평온해 보이지만 안에는 들끓고 있는 곳, 시즈오카입니다. 저의 이미지와 상통하는 면이 있을까요? 그러고 보니 액션가면님의 통찰력에 다시 한번 혀가 둘러 지는 군요.
조분조분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액션가면ケイ 2006/09/16 22:10 edit/delete
일본의 현(県) 이름 만을 두고 すききらい를 말하자면, 저는 일단 이름에「山」이 들어간 현은 그다지 땡기지(?) 않습니다.
山形(야마가타), 富山(토야마), 山梨(야마나시), 和歌山(와카야마), 山口(야마구치), 岡山(오카야마) 같은 지명 말입니다.
그런 지명에서는.. 뭐랄까, 그곳으로 가보고 싶은 생각이 그다지 (적어도 1, 2순위로는)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제가 '산'을 싫어한다는 결코 아닙니다. 富山 알펜루트는 저의 로망 중의 하나이기도 한 걸요.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입으로 소리내어 말할 때, 그 느낌만으로 저를 잡아당기는 지명은 이런 것들입니다.
香川(카가와), 愛媛(에히메) 그리고 静岡(시즈오카).

아.. 예전 이름이 駿河(스루가)였군요.
그러고보니, 아주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야마오카 소오하치(山岡荘八)의 장편소설 토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
(그 당시에는 대망(大望)이라는 제목으로 20권도 훨씬 넘던..)
이전까지만 해도 발음하기 조차 힘들던 일본의 인명과 지명이, 읽어낸 그 소설의 권수가 늘어나면서, 익숙해졌습니다.
웬지.. 駿河(스루가)라는 지명도 그 소설 속에서 언급된 적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막연하지만.

지진 이야기를 하시니, 얼마 전에 보았던 영화 일본침몰(日本沈沒)이 생각나네요.
아주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코마츠 사쿄오(小松左京)의 원작소설에 따를 바가 못되는 영화이긴 하지만.
도서관 서고에 들어가면서 헬멧, 호루라기, 손전등이라니.
자주 태풍, 가끔 지진, 어쩌다 해일.. 이라는 일본을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대목이겠군요.
^^a 역시 しずかな静岡さん!!

시즈오카 -  2006/09/16 23:02 comment | edit/delete
물론 있었을 겁니다. 이 곳에 있는 駿府(숨뿌)城은 도쿠가와의 아들들이 살던 곳이죠. 물론 자신도 있었구요. 화재로 지금은 남아있지 않아요. 그래서 왜 복건해 놓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설계도가 없어서 그렇다네요. 대충은 짓지 않는다네요, 일본사람들. 여기 오래 사신 한국분이 알려 주셨습니다.
향기, 사랑, 공주, 조용함. 액션가면님이 좋아하시는 것들?
올해는 아직까지 이렇다하게 태풍의 위력을 보지는 못했어요, 이 곳에서. 다행이죠. 그런데 지진은 두 번 느꼈어요. 집이 옆으로 왔다갔다. 그냥 움직였나보다 할 정도였지만, 그 뒷 느낌이란...
일본 성에 대해서는 아시는 바가 있으신지요.
         
액션가면ケイ 2006/09/16 23:15 edit/delete
일본의 성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습니다. 오사카에 들렸을 때도 그 유명한 오사카성에 가지도 않았고..
스스로를 생각해보면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것 같다가도 곧바로 하품을 해대는, 이러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TV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습니다만, 혹시 보더라도 사극..은 아예 피하는 성격이라,
어쩌다 TV를 통해서라도 역사를 공부하게 되는 기회를 스스로 팽개치고 지낸답니다.
(그래서 그런 드라마가 화제가 될 때, 저는 바보가 되고 맙니다. 요즘.. '주몽'이던가, 그 드라마 앞에서 그렇습니다.)

일본의 성..에 대해서 지금 머리를 짜내보니,
앞서 언급한 야마오카 소오하치의 소설 '토쿠가와 이에야스' 중에서
불타버리는 성 안에서의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부인이었나, 요도기미(이름이 맞는지..)라는 인물 묘사가,
그 소설을 읽던 어린 시절의 저에게 무척이나 섬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일본의 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라면 그 기억만 떠오르네요. (이거.. 城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기가 좀 그런데..)

시즈오카 -  2006/09/20 22:59 comment | edit/delete
한 때 저는 제 기억력이 쓸만 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저의 기억력을 믿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곳을 기억해 내려고 애를 쓰긴 했는데, 결국 못했거든요. 변명을 하자면, 지금 당장 머리에 쌓아 두어야 할 것들이 있어서... 라고나 할까. 그래도 개중에 잊지 못하는, 그러니까 잊혀지지 않는 기억들이 있죠. 실수한 것들.
제가 작년에 동유럽 투어를 간적이 있습니다. 웬 호사냐구요? 원래는 서유럽으로 갈려고 했었습니다. 다빈치 코드를 읽고, 루브르 박물관을 보고 싶어 거의 미칠 지경이 되었더랬죠. 안그래도 한 번 가고 싶어 벼르고 있었는데. 그래서 계를 들어 돈을 장만했었죠. 그런데. 차가 서버리더군요. 그래서 차 사는데 보태고, 내팔자에 무슨 유럽이냐 그러고 있었는데, 마침 그 때 대한항공 프라하 직항로가 생겨서 그럴듯하게 선전을 하는데, 한숨이 절로 나오더군요. 옆에서 보다 못한 제 남편, '혼자라도 갔다올래?' 저는 미안하지만, '그럴까' 하면서 그날로 여행사를 알아보고 며칠 있다가, 제일 싸다면서 코스가 좋다고 생각되는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했죠. 생애 처음 해외여행이었습니다.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가이드를 제대로 만날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공항에 갔더니 의외로 쉽게 모든 것이 이루어지더군요.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 때 만난 가이드 아가씨가 저를 처음 봤을 때 여행 꽤나 다녔나 했답니다. 제가 첫인상은 좋은 편입니다. 점점 무너져서 그렇지.- 그렇게 10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프라하 공항에서 내려 폴란드로 갔습니다. -정확한 순서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물론.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정리하자면-프라하는 마지막 코스로 잡혀있었습니다. 다음날 크라코프에서 아우슈비츠로 갔습니다. 첫코스부터 무지막지한 곳이었습니다. 폴란드에서 첫 아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 푸른 초원에 안개가 아직 남아 있는데 풀밭위로 걸을 때마다 '뽁, 뽁' 소리가 났습니다. 뭔가 밟히는 느낌과 함께. 한참을 들여다 보니 민달팽이였습니다. 없는 곳에 디딜려고 둘러보니, 발 디딜 곳이 없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둘러보고 조심해서 들어왔습니다만, 계속 소리가 들렸습니다. 발밑의 느낌과 함께. 소금광산을 보고, 헝가리로 갔습니다. 부다와 페스트가 다른 곳이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곳에서 가이드가 영화 '글루미 선데이'의 배경이 되는 카페의 모델?이 된 카페가 저기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 영화를 보지 않았습니다. 우울할 것 같아서- 여행지에서 가까워진 두 언니들과 그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건물 앞에 서있는 멋진 아저씨가 웃으며 맞아 주더군요. 저는 영어로 차를 마시고 싶다고 했습니다. 옆에 있는 언니 한분, 야 너 멋지다. 사실 그 영어 3형식의 가장 간단한 문장이었습니다. 어쨋든 뭐 그냥 그런 그러나 분위기 괜찮은 곳에 앉아, 말로만 듣던, 여행지에서 처음 들었던, 토카이 와인을 주문했습니다. 와인잔에 3분의 1정도 나오더군요. 우리돈으로 15000원 상당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맛은 정말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계산을 하려고 나왔습니다. 문제는 거기서 부터. 계산대에 아무도 없는 겁니다. 헤메고 다니다 멋진 웨이터 아저씨한테 물었습니다. 어디서 계산합니까. 테이블에서 합니다. 아, 영화 좀 제대로 봐 둘걸. 테이블에서 팁이랑 주문했던 아저씨한테 지불하는 것이었던 것입니다. 언니, 나 처음이야, 밖에 나온거. 유럽에 갈 일 있으면 참고 하시길.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 비인으로 갔습니다. 역시 잘사는 나라는 다르더군요. 모짜르트가 태어났다는 노란색 집을 보고, 그의 어머니의 고향이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찍은 그 언덕. 호숫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라하로 왔습니다. 까를 다리 위에서 들었던 파헬벨의 캐논, 바이올린 2중주. 시간 늦는다고 잡아끄는 언니들에게, 언니 나 두고 그냥 가라. 도나우강건너에서 보는 프라하성의 야경, 가이드 총각 왈 프라하성의 주변의 야경은 세느강변을 참고로해서 구성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스케일이 다릅니다. 빠리... 다시 10시간 정신없이 잠들었다 깨어 집에 와보니 다리가 위아래가 똑같이 될 정도로 부어서 내디딜 수가 없을 지경이 되었더군요. 집에 와서야 알았다니까요.
다녀와서, 저는 우리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야기까지 하자면 제가 더 힘들어서 여기서 접겠습니다. 읽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액션가면ケイ 2006/09/20 23:43 edit/delete
부다페스트. 프라하. 이 도시들의 이름을 나즉막히 입에 올려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은 나그네가 됩니다.부럽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행가름이 안되어서 조금 힘들었습니다만, 프하!)

뭐.. 제가 뭘 덧붙일 게 없군요. 그저 헤에~ 하고, 부러워만 하고 있답니다. 지금.

         
시즈오카 2006/09/20 23:58 edit/delete
그냥 흘러나오는 바람에 행가름으로 방해받기 싫었습니다. 언제적 꿈이었던가 싶습니다. 지금 제 컴의 첫화면은 프라하 시청 앞 광장의 얀후스 동상 사진입니다.

         
액션가면ケイ 2006/09/21 21:08 edit/delete
저의 바탕화면은 MS사의 윈도우즈 깃발과 Windows XP Home Edition 이란 글자만 있는 초록색 화면, 그것이랍니다.
그러고보면, 저는 .. 어지간히도 '드라이'한 성격인 듯 싶네요.

魔女 -  2007/09/18 01:46 comment | edit/delete
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되었습니다. 힘들지만, 좋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랜만에 만나 짧은 시간 보내고, 다시 기약할 수 없는 헤어짐을 맞으면서, 또 봐요 라는 인사에 답할 수 없을 때, 힘들더군요. 그래도, 언젠가, 다시, 보고 싶어 지는 건, 어쩔 수가 없구요.

이 노래, 여기서 들을 수 밖에 없네요. 앨범이 없어요.
잘 듣고 갑니다.
계기는 있었습니다만, 원인을 알 수 없는 이 울렁거림때문에, 잠을 자기가 힘들 것 같네요.
         
액션가면ケイ 2007/09/22 19:59 edit/delete
좋아하는 (또는 좋아했던) 사람을 만나셨던 건가요? 기약할 수 없다고 하셨지만.. 또, 모르지요. 다시 만날 수도.
그래도 그게 어딘가요? 끝난 인연은 끝나버린 채 완전히 잊혀진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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