虹が消えた日 Niji ga Kieta Hi 무지개가 사라졌던 날 |
ⅰ
지난 주에 몇몇 친구들과 늦게까지 담소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그 중의 한 친구는 평소에 저를 포함한 그 멤버들을 '나카마(仲間)'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특히 그 친구와 함께 그렇게 여유있는 시간을 가져 보기는 꽤나 오랜만이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그 친구도 그동안 제가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했는지 근황을 묻더군요.
저는 "한마디로 말해서 고난주간(苦難週間)···" 이라고 요약해서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고난주간'이라는 표현을 빌려 쓰다보니 '주간'이라고 했을 뿐이지,
실은 '고난'의 상황이 일주일 정도가 아니라 한달도 넘게 계속되던 중이었습니다.
게다가 상황이 좋은 쪽으로 반전될 기미도 없어서 이래저래 자포자기의 심정에 빠져 있었지요. | |
さよなら昨日の願い 答え探してる今日 明日は風の中
안녕 어제의 소망 답을 찾고 있는 오늘 내일은 바람 속 |
아무튼 '고난주간'이라는 제 말에 카톨릭 신자이기도 한 그는 '부활주일'을 곧바로 떠올렸는지,
지금이 고난주간이라면 부활도 멀지 않았다고, 위로의 덕담을 건네주었습니다.
고난주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은 딱히 아니지만 요즘 다시 밤잠이 없어지는 바람에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더 늦어졌습니다.
그렇다고 늦은 밤 이른 새벽에 특별하게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매일밤 멍하게(?) 지나갈 뿐입니다.
논조가 다른 몇몇 신문들의 기사를 인터넷로 읽는 정도만 하고 컴퓨터는 끄고 낮시간에 봤던 종이신문을 다시 들추어 본다든지
잠든 가족들이 깨지 않게 조용히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가 층계참에 서서 창문 너머의 거리 풍경을 물끄러미 내려다 본다든지
마루의 탁자에 널브러져 있는, 가족들 각자가 읽다가 만 책들을 뒤적거린다든지 하다 보면 어느덧 신문이 배달되는 네시가 됩니다.
··· 오디오의 볼륨을 최대한 낮추고 요즘 자주 듣는 노래를 반복모드로 해둔 채 탁자의 책 한 권을 집어 들었습니다.
슬로우 푸드의 레시피로 가득한 만화인데 지지난주엔가 빌려서는 이미 가족 모두가 읽어본 것이지만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ⅱ
무언가 실패를 하고 지금까지의 내 자신을 되돌아볼 때마다
난 항상 같은 일로 실패를 하게 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같은 곳을 뱅글뱅글 원을 그리며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 침울해지고···
···하지만 난 경험을 많이 해봤으니까 그게 실패건 성공이건 완전히 같은 장소를 헤매는 건 아니겠지
그래서 '원'이 아니라 '나선'이라고 생각했어
맞은편에서 보면 같은 곳을 뱅글뱅글 도는 것처···럼 보여도
분명히 조금씩은 올라갔던지 내려갔던지 했을 거야.
그럼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
근데 그것보다도
인간은 '나선' 그 자체일지도 몰라.
같은 곳에서 뱅글뱅글 돌면서 그래도 뭔가 있을 때마다 위로도 아래로도 자랄 수 있고, 물론 옆으로도···
내가 그리는 원도 차츰 크게 부풀고
그렇게 조금씩 '나선'은 커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더 힘을 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가라시 다이스케(五十嵐大介)의 만화 『리틀 포레스트(リトル・フォレスト)』 2권 중에서. | |
이른 새벽, 아파트 비상계단의 층계참에서 창 밖의 풍경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여러가지 생각들을 두서없이 하게 됩니다.
신호대기 중인 자동차의 후미등과 도로정비 차량이 물청소를 하고 지나간 차선의 반짝임.
멀리 남산 꼭대기에서 점멸하는 N서울타워의 불빛과 마치 싸락눈이 내린 듯하게 도로를 하얗게 비추는 가로등.
그런 풍경이 주는 쓸쓸함과 이른 새벽의 고요함에 마음은 가라앉은 채,
「사랑하는, 나의 친구들」을 하나둘 차례차례 떠올렸다가··· 요즈음의 제 자신에 대해서도 되돌아봅니다.
뱅글뱅글. 원. 나선. 조금씩은 올라갔던지 내려갔던지. 위로도 아래로도. 옆으로도. 좀 더 힘을 내야겠···.
ⅲ
'나카마'들과 밤이 늦도록 얘기를 나누었던 그날.
저녁 식사 후 티 타임을 가지기 위해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던 중
마침 제 차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노래를 듣고는 뒷좌석의 한 친구가 제게 물었습니다.
― 이 노래, 제목 뭐야?
不確かにふるえてる現実がここにあるけど
불확실하게 흔들리고 있는 현실이 여기에 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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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of green mind '09 |
| 일본에서 일 년쯤 살았던 그 친구도 요즘 하타 모토히로(秦基博)의 노래를 좋아하던 참이었습니다.
이 노래, 마음에 들어서 즐겨 들었던 모양인데 그 동안 제목이 정확히 뭔지 몰랐다고 하더군요.
제가 "이 노래, 좋지? 그치?" 라고 하니까,
그 친구는 마치 제 마음을 다 안다는 듯 피식 웃으며 제게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 요즈음···, 딱 이 노래 같은 모양이네? |
語り合う全ての言葉が淀んで聴こえても
서로 이야기하는 모든 말이 머뭇거리듯 들려도 |
네거티브한 것이든 포지티브한 것이든 자신의 속내를 들키게 되면
친구 앞이라고 해도 잠깐이나마 민망한 법.
요즈음, 나? 이 노래 같냐구? ···
그의 말을 인정할 수 밖에 없던 저는 그냥 씨익 웃고 말았습니다. |
ALRIGHT |
ⅳ
● 虹が消えた日(Niji ga Kieta Hi, 무지개가 사라졌던 날) 노랫말, 열기
虹が消えた日 ∼ 秦基博
遠去かる鈍色の雲 街に残る雨の匂い
揺らめく淡い空の向こう あの日見た約束の場所
夢だったの? 虹はもう空から消えた
容赦ない太陽 ちっぽけな影を ただ ありのまま映し出す
僕ら行こう 夢見る頃を過ぎ
不確かにふるえてる現実(いま)がここにあるけど
消えてしまった虹のその先へ
いつか架かる橋をもう一度信じて 歩き始める
君の描いてた世界は ねぇ ここにはなかったんだ
あやふやなあの空の向こう それでも道は続いている
何があるんだろう? 虹はもう空から消えた
辿り着きたいよ あてどない未来に まだ 怯えているけれど
僕ら言うよ 夢見る頃を過ぎ
語り合う全ての言葉が淀んで聴こえても
消えてしまった虹のその先へ
いつか架かる橋をもう一度信じて 僕らは行く
さよなら昨日の願い 答え探してる今日 明日は風の中
滲んでも 色褪せてしまっても そんな変わりゆく景色も受け止めて
僕ら行こう 夢見る頃を過ぎ
不確かにふるえてる現実(いま)がここにあるけど
消えてしまった虹のその先へ
いつか架かる橋をもう一度信じて 歩き続ける
作詞·作曲 ∶ 秦基博 | 무지개가 사라졌던 날 ∼ 하타 모토히로
멀어지는 진회색 구름 거리에 남는 비의 냄새
흔들리는 옅은 하늘의 건너편 그날 보았던 약속의 장소
꿈이었어? 무지개는 이미 하늘에서 사라졌어
봐주지 않는 태양 하찮은 그림자를 그저 있는 그대로 비춘다
우리들은 가자 꿈꾸는 시절을 지나
불확실하게 흔들리고 있는 현실이 여기에 있지만
사라져버린 무지개 그 앞으로
언젠가 놓여질 다리를 한 번 더 믿고 걷기 시작한다
네가 그리고 있던 세계는, 그래, 여기에는 없었던 거야
흐릿한 저 하늘의 건너편 그래도 길은 계속되고 있어
무엇이 있는 걸까? 무지개는 이미 하늘에서 사라졌어
도달하고 싶다구 목표 없는 미래에 아직 무서워하고 있지만
우리들은 말하지 꿈꾸는 시절을 지나
서로 이야기하는 모든 말이 머뭇거리듯 들려도
사라져버린 무지개 그 앞으로
언젠가 놓여질 다리를 한 번 더 믿고 우리들은 간다
안녕 어제의 소망 답을 찾고 있는 오늘 내일은 바람 속
번져도 색이 바래버려도 그렇게 변해가는 풍경도 받아들이고
우리들은 가자 꿈꾸는 시절을 지나
불확실하게 흔들리고 있는 현실이 여기에 있지만
사라져버린 무지개 그 앞으로
언젠가 놓여질 다리를 한 번 더 믿고 계속 걸어간다
작사·작곡 ∶ 하타 모토히로 |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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