ドルフィン・ラヴ Dolphin Love 돌핀 러브 |
ⅰ : 민감 또는 둔감
얼마 전 메신저에서 만난 그 친구에게 뾰로통한 기색이 비치는 듯 해서 왜 그런지 싶어 이야기를 나눠보니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은 남자 친구와 별 것도 아닌 것으로 마음이 상하면서 티격태격했는데
남자 친구도 남자 친구지만 사소한 것이 발단이 되어 그렇게까지 되어버린 자신에게도 은근히 짜증이 난다고 하더군요.
그들 두 사람 간의 티격태격, 그 전말을 세세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괜히 글만 일없이 길어질테니 관두고
남자 친구와 문자메세지를 주고받던 와중에 일어난 그 사소한 티격태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랬습니다.
「여자의 심리를 세심하게 헤아리지 못한 남자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서 비롯된 티격태격.」
메신저 대화창을 통해 전해오는 그의 이야기를, 저는 적당한 대꾸와 추임새로 공감해주면서 듣다가 혼자 빙긋 웃었습니다.
그건,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청춘남녀 각자가 드러내는 감정의 과잉이 맞부딪히면서 빚어지는, 전형적인 장면 중의 하나라서요.
남자 친구와 티격태격했다는 친구 앞에서는 적절한 수준의 동조와 고개를 끄덕여주는 이해가 필요한 것이지
뾰로통해진 당사자보다 더 나서서 그의 남자 친구를 성토하려 들거나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저는
그가 '그 때 나만이라도 그러지 말 것을···'과 같은 자책의 감정을 내비칠 때 즈음에야,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둘이 사귀고 있으니까 서로 '민감'해져서 그런 것이지 만약 아직도 그냥 친구 사이라면 그 정도의 말에는 '둔감'할 것」이라고.
'민감과 '둔감'이란 두 단어에 작은따옴표까지 붙여서 얘기하니 공감하는 바가 생겼는지 그의 뾰로통한 기색도 조금 줄어든 듯 했습니다.
아무튼 그 다음 날엔가 남자 친구가 찾아와서 사과하는 것으로 그 '티격태격'은 싱겁게(?) - 그래서 다행스럽게 - 끝이 났습니다.
눈에서 콩깍지가 벗겨지려면 아직은 한참 세월을 보내야 하는 초보 연인의 사랑싸움이라는 것이 많은 경우 그러하듯이. ^^
ⅱ : 여자가 읽어야 하는 남자의 생각
다들 그런 건 아니지만 보통은, 이성 친구가 생기면 가까운 친구들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고
또 그러다 보면 그 친구들에게 '이런 경우는 어떻게 생각해?' 라든가 '저럴 때는 어떡하지?' 등으로
'디테일'하게 조언을 - 사실은 조언이 아니라 동조와 이해일지도 모르지만 - 구하기도 하는데
그런 얘기가 나오는 자리를 함께 하는 친구들은 아무래도 동성의 친구일 경우가 많겠지요.
그럴 때 친구들의 반응은 동성의 친구들과 다른 성(gender)의 친구들이 서로 다를 수 있는데
아무래도 동성의 친구들이 당사자에 대한 동조와 이해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을테고
만약 얘기를 꺼내는 쪽이 여자 쪽이고 듣는 친구들도 동성인 같은 여자들끼리라면
막 사랑에 빠진 친구에 대한 동조와 이해는 남자들에 비할 바가 아닐 만큼 클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  |
그런데 앞서 얘기한 그 친구와 저는 서로 속내를 보여줄 수 있는 친구이긴 해도 하필이면 동성이 아니라서 그런지,
앞서의 경우에서는 제가 적절한 수준의 동조와 이해에서 멈추고 한줄 요약 정도의 코멘트를 하는 것으로 그쳤지만
'이럴 땐 어쩌지?' 하는 또 다른 경우에는 '해결' 쪽으로 논리 회로를 작동시켜 보려는 반응을 저도 몰래 나타내기도 합니다.
「여자의 심리를 세심하게 헤아리지 못한 남자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서 비롯된 티격태격」의 상황,
즉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의 서로 다른 특징에서 비롯된 감정의 꼬임.
그리고 동조와 이해에 그치지 않고 때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주려 하기도 하는,
스스로는 긴가민가하지만 출신 지역이 아마도 화성으로 추정되는 제 자신을 함께 묶어보니
문득 인터넷 어딘가에서 읽었던 유머 글 하나가 떠오르게 되더군요.
● 「여자가 읽어야 하는 남자의 생각」 읽어보기
이런 우스개 글이 대부분 그렇듯, 이 글도 남성의 특징을 일반화시켜서 읽는 이에게 재미를 주는데
공감이 가는 부분도 여럿 있고 어떤 대목에서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맛을 느끼게도 해줍니다. |  |
남자들은 원래 이러저러하니 여자들은 그렇게 알고 있으라는 식의 단정적인 표현이라 여성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 수도 있는데
여성에 비해 단순하고 우악스럽고 이따금 무지하기까지 한 남성의 심리을 그런 어법으로 요약한 것이려니···, 했으면 싶네요.
일반적인 남성들의 시각으로 보자면 적어도 서너 개 정도 이상은 제대로 공감할 만한 내용이기도 해서
남성들의 심리는 과연 어떠한 것인지를, 여성들이 엿볼 수 있는 단초가 되는 유머 글로 여겨지기도 하더라구요.
'그래, 맞아! 남자들에게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가끔 있지' 하면서
저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대목 중에서 하나를 꼽아보자면, 이런 것입니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요청해라. 그것도 명확히!
은근한 힌트로는 부족하다!! 보통 힌트로도 충분하지 않다! 절대적인 힌트도 안된다! 그냥 말을 해라! |
여자들은 미리 똑 부러지게 말하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가서야 '그걸 굳이 꼭 말로 해야 알아?' 하면서
핀잔을 주거나 섭섭하다는 표정을 짓는 바람에 남자들이 난감할 때가 많거든요.
게다가 여자의 마음이 그런 식으로 상하고 말았는데 상황을 돌이켜 바로잡을 방법도 없을 때···,
비록 드러내놓고 말하진 않겠지만 남자들은 마음 속으로 위와 같이 투덜대고 있는지 모릅니다. |  |
여자와 남자는 서로 말을 건네고 이야기를 듣고 그럴 때, 일상의 대화에서는 그다지 심각한 엇갈림이 없는 것 같은데
서로에게 빠져든 청춘남녀 간의 대화에서는 왜 감정이 꼬여서 삐걱대는 일이 생길까요? 더구나 별 거 아니다 싶은 것 가지고.
'둔감'한 사이끼리의 대화에서는 별 오해가 없는데, '민감'한 상대와는 원래 그런 걸까요? 잠깐 동안 뾰로통해졌던 제 친구처럼?
여성들은 평소와 달리 그러니까 '둔감'의 사람들하고 있을 때와는 달리, 누군가와 '민감'한 사이가 되면,
혹시··· 평소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건 아닐까요? 이를테면 돌고래들처럼 다른 주파수의 언어를.
사랑의 감정이 담뿍 담긴 여성들만이 낼 수 있는 특정 주파수의 언어를. 아이러니하게도 남성들은 청취가 불가능한.
ⅲ : 여성의 언어는 아주 풍부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돌고래의 뼈대를 조사해보면, 지느러미 안에 길쭉한 손가락 뼈가 아직 들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육지 생활의 마지막 흔적이다. 그 부분의 변화가 돌고래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는지도 모른다. 손이 지느러미로 바뀜으로써 돌고래는 물 속에서 대단히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었겠지만, 그 대신 더 이상 도구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 기관의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도구를 만들어 내는 데 그토록 열을 올렸던 것은, 우리 환경이 우리에게 그다지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물 속에서 행복을 되찾은 돌고래는 자동차나 텔레비전, 총, 컴퓨터 따위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언어의 필요성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돌고래들은 자기들 고유의 언어를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시킨 듯 하다. 그들의 언어는 소리를 통해 교신하는 음향 언어이다. 돌고래가 내는 소리는 음역이 대단히 넓다. 사람의 음성 언어는 주파수 1백 헤르츠에서 5천 헤르츠 사이에서 소통되지만, 돌고래의 교신은 3천 헤르츠에서 12만 헤르츠에 이르는 넓은 범위에서 이루어진다. 돌고래의 음향 언어는 아주 풍부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나자렛 베이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소장인 존 릴리 박사의 견해에 따르면, 돌고래들은 오래 전부터 우리와 교신하기를 갈망해 온 듯하다고 한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해변에 있는 사람들과 우리 선박들에 다가와서는, 마치 우리에게 알려줄 게 있다는 듯이 펄쩍 뛰어오르기도 하며, 어떤 몸짓을 하기도 하고,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돌고래들은 우리가 자기들을 이해하지 못할 때면, 이따금 역정을 내기도 하는 것 같다>라고 존 릴리 박사는 말한다. 우리에게 뭔가를 <가르치고 싶어하는> 그런 행동은 동물 세계 전체를 통틀어 오직 돌고래에게서만 찾아 볼 수 있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가 쓰고, 기욤 아르토(Guillaume Aretos)가 그린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Le Livre Secret Des Fourmis) 중에서.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
책장에서 베르베르의 책 한 권을 꺼내서 '돌고래'에 대해서 기술한 부분을 찾아 펼친 다음
거기서 몇몇 문장에 나와있는 '돌고래'라는 부분을 '여성'으로 치환하고 거기에 맞추어 약간 고쳐서 다시 읽어봅니다.
···
여성의 언어는 아주 풍부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여성들은 오래 전부터 우리와 교신하기를 갈망해 온 듯하다고 한다.
그들은 마치 우리에게 알려줄 게 있다는 듯이 펄쩍 뛰어오르기도 하며, 어떤 몸짓을 하기도 하고,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여성들은 우리가 자기들을 이해하지 못할 때면, 이따금 역정을 내기도 하는 것 같다.
···
사랑의 감정으로 가슴이 한껏 부풀어 올라 '민감'해진 여자들은
평소보다 훨씬 넓은 대역(帶域)의 언어로 말을 건네고, 특별한 몸짓과 신호를 남자들에게 보내고 있는데
단순하고 우악스럽고 때론 여성에 대해 무지하기까지 한데다가 사랑에 빠져도 여전히 '둔감'한 남자들은
여자가 말을 건네도 놓쳐버리기 일쑤고 몸짓과 신호를 몇 번이나 보내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ⅳ : DNA 게놈(genome) 구조의 차이?
그렇다면 남성과 여성, 그 둘은 도대체 어디가 얼마나 다르기에
몇몇 육체적 특징을 넘어 심리 구조까지 그렇게 다른 걸까요?
며칠 전 어느 신문의 경제 섹션에서 '차별화 마케팅 전략의 포인트'에 관한 칼럼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필자는 그걸 두고 '제품의 작은 차이, 특징을 살려 두드러진 차이로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 했는데
경제 기사라는 것이 자주 그렇듯, 필자가 그 칼럼을 통해 말하려는 주제는 제 머릿속에 남지 않고
주제로 들어가기 위해 필자가 서두에 잠깐 꺼낸 이야기만 기억에 남았는데, 그건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유전자 염색체인 DNA 게놈의 구조를 보면··· 여자와 남자의 차이는 놀랍게도 0.1%가 채 안 된다.' |  |
0.1%도 채 못되는 DNA 게놈 구조의 차이가 남녀 간의 심리를 화성과 금성의 거리 만큼이나 갈라놓다니.
인체의 신비에 놀라는 한편 마음의 작용과 의식의 상태는 또 얼마나 오묘한 것인지 새삼 되짚어보게 되는데요.
아무튼 친구에게 남자 친구가 생기고, 눈에다 콩깍지를 몇 꺼풀 얹은 그들의 '별 것 아닌 티격태격'을 전해 들은 저는
거기다가 제 마음대로 '돌고래의 언어'에 연결지으며 혼자 빙긋 웃고, 'DNA 게놈 구조'를 떠올리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인답니다.
ⅴ : 스핏츠(スピッツ) 팬들을 위한 덧붙임
1993년 9월 26일 발매 스핏츠의 통산 네 번째 정규 앨범,
Crispy!(Crispy!, 크리스피!)의 다섯 번째 트랙.
ドルフィン・ラヴ(Dolphin Love, 돌핀 러브).
작사 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
편곡 : 사사지 마사노리(笹路正徳) & 스핏츠
연주 시간 : 4분 6초.
가제(假題) : ジミヘン(Jimi Hendrix, 지미 헨드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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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py! |
√ ドルフィン・ラヴ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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