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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인 너는 イルカの君は
  ドルフィン・ラヴ Dolphin Love 돌핀 러브

ⅰ : 민감 또는 둔감

얼마 전 메신저에서 만난 그 친구에게 뾰로통한 기색이 비치는 듯 해서 왜 그런지 싶어 이야기를 나눠보니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은 남자 친구와 별 것도 아닌 것으로 마음이 상하면서 티격태격했는데
남자 친구도 남자 친구지만 사소한 것이 발단이 되어 그렇게까지 되어버린 자신에게도 은근히 짜증이 난다고 하더군요.
그들 두 사람 간의 티격태격, 그 전말을 세세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괜히 글만 일없이 길어질테니 관두고
남자 친구와 문자메세지를 주고받던 와중에 일어난 그 사소한 티격태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랬습니다.
「여자의 심리를 세심하게 헤아리지 못한 남자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서 비롯된 티격태격.」

메신저 대화창을 통해 전해오는 그의 이야기를, 저는 적당한 대꾸와 추임새로 공감해주면서 듣다가 혼자 빙긋 웃었습니다.
그건,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청춘남녀 각자가 드러내는 감정의 과잉이 맞부딪히면서 빚어지는, 전형적인 장면 중의 하나라서요.

남자 친구와 티격태격했다는 친구 앞에서는 적절한 수준의 동조와 고개를 끄덕여주는 이해가 필요한 것이지
뾰로통해진 당사자보다 더 나서서 그의 남자 친구를 성토하려 들거나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저는
그가 '그 때 나만이라도 그러지 말 것을···'과 같은 자책의 감정을 내비칠 때 즈음에야,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둘이 사귀고 있으니까 서로 '민감'해져서 그런 것이지 만약 아직도 그냥 친구 사이라면 그 정도의 말에는 '둔감'할 것」이라고.
'민감과 '둔감'이란 두 단어에 작은따옴표까지 붙여서 얘기하니 공감하는 바가 생겼는지 그의 뾰로통한 기색도 조금 줄어든 듯 했습니다.

아무튼 그 다음 날엔가 남자 친구가 찾아와서 사과하는 것으로 그 '티격태격'은 싱겁게(?) - 그래서 다행스럽게 - 끝이 났습니다.
눈에서 콩깍지가 벗겨지려면 아직은 한참 세월을 보내야 하는 초보 연인의 사랑싸움이라는 것이 많은 경우 그러하듯이. ^^

ⅱ : 여자가 읽어야 하는 남자의 생각

다들 그런 건 아니지만 보통은, 이성 친구가 생기면 가까운 친구들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고
또 그러다 보면 그 친구들에게 '이런 경우는 어떻게 생각해?' 라든가 '저럴 때는 어떡하지?' 등으로
'디테일'하게 조언을 - 사실은 조언이 아니라 동조와 이해일지도 모르지만 - 구하기도 하는데
그런 얘기가 나오는 자리를 함께 하는 친구들은 아무래도 동성의 친구일 경우가 많겠지요.

그럴 때 친구들의 반응은 동성의 친구들과 다른 성(gender)의 친구들이 서로 다를 수 있는데
아무래도 동성의 친구들이 당사자에 대한 동조와 이해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을테고
만약 얘기를 꺼내는 쪽이 여자 쪽이고 듣는 친구들도 동성인 같은 여자들끼리라면
막 사랑에 빠진 친구에 대한 동조와 이해는 남자들에 비할 바가 아닐 만큼 클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仲良し

그런데 앞서 얘기한 그 친구와 저는 서로 속내를 보여줄 수 있는 친구이긴 해도 하필이면 동성이 아니라서 그런지,
앞서의 경우에서는 제가 적절한 수준의 동조와 이해에서 멈추고 한줄 요약 정도의 코멘트를 하는 것으로 그쳤지만
'이럴 땐 어쩌지?' 하는 또 다른 경우에는 '해결' 쪽으로 논리 회로를 작동시켜 보려는 반응을 저도 몰래 나타내기도 합니다.

「여자의 심리를 세심하게 헤아리지 못한 남자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서 비롯된 티격태격」의 상황,
즉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의 서로 다른 특징에서 비롯된 감정의 꼬임.
그리고 동조와 이해에 그치지 않고 때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주려 하기도 하는,
스스로는 긴가민가하지만 출신 지역이 아마도 화성으로 추정되는 제 자신을 함께 묶어보니
문득 인터넷 어딘가에서 읽었던 유머 글 하나가 떠오르게 되더군요.
「여자가 읽어야 하는 남자의 생각」 읽어보기

이런 우스개 글이 대부분 그렇듯, 이 글도 남성의 특징을 일반화시켜서 읽는 이에게 재미를 주는데
공감이 가는 부분도 여럿 있고 어떤 대목에서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맛을 느끼게도 해줍니다.
여자가 읽어야 하는 남자의 생각

남자들은 원래 이러저러하니 여자들은 그렇게 알고 있으라는 식의 단정적인 표현이라 여성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 수도 있는데
여성에 비해 단순하고 우악스럽고 이따금 무지하기까지 한 남성의 심리을 그런 어법으로 요약한 것이려니···, 했으면 싶네요.
일반적인 남성들의 시각으로 보자면 적어도 서너 개 정도 이상은 제대로 공감할 만한 내용이기도 해서
남성들의 심리는 과연 어떠한 것인지를, 여성들이 엿볼 수 있는 단초가 되는 유머 글로 여겨지기도 하더라구요.

'그래, 맞아! 남자들에게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가끔 있지' 하면서
저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대목 중에서 하나를 꼽아보자면, 이런 것입니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요청해라. 그것도 명확히!
은근한 힌트로는 부족하다!! 보통 힌트로도 충분하지 않다! 절대적인 힌트도 안된다! 그냥 말을 해라!

여자들은 미리 똑 부러지게 말하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가서야 '그걸 굳이 꼭 말로 해야 알아?' 하면서
핀잔을 주거나 섭섭하다는 표정을 짓는 바람에 남자들이 난감할 때가 많거든요.
게다가 여자의 마음이 그런 식으로 상하고 말았는데 상황을 돌이켜 바로잡을 방법도 없을 때···,
비록 드러내놓고 말하진 않겠지만 남자들은 마음 속으로 위와 같이 투덜대고 있는지 모릅니다.

여자와 남자는 서로 말을 건네고 이야기를 듣고 그럴 때, 일상의 대화에서는 그다지 심각한 엇갈림이 없는 것 같은데
서로에게 빠져든 청춘남녀 간의 대화에서는 왜 감정이 꼬여서 삐걱대는 일이 생길까요? 더구나 별 거 아니다 싶은 것 가지고.
'둔감'한 사이끼리의 대화에서는 별 오해가 없는데, '민감'한 상대와는 원래 그런 걸까요? 잠깐 동안 뾰로통해졌던 제 친구처럼?

여성들은 평소와 달리 그러니까 '둔감'의 사람들하고 있을 때와는 달리, 누군가와 '민감'한 사이가 되면,
혹시··· 평소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건 아닐까요? 이를테면 돌고래들처럼 다른 주파수의 언어를.
사랑의 감정이 담뿍 담긴 여성들만이 낼 수 있는 특정 주파수의 언어를. 아이러니하게도 남성들은 청취가 불가능한.

ⅲ : 여성의 언어는 아주 풍부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돌고래의 뼈대를 조사해보면, 지느러미 안에 길쭉한 손가락 뼈가 아직 들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육지 생활의 마지막 흔적이다. 그 부분의 변화가 돌고래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는지도 모른다. 손이 지느러미로 바뀜으로써 돌고래는 물 속에서 대단히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었겠지만, 그 대신 더 이상 도구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 기관의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도구를 만들어 내는 데 그토록 열을 올렸던 것은, 우리 환경이 우리에게 그다지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물 속에서 행복을 되찾은 돌고래는 자동차나 텔레비전, 총, 컴퓨터 따위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언어의 필요성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돌고래들은 자기들 고유의 언어를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시킨 듯 하다. 그들의 언어는 소리를 통해 교신하는 음향 언어이다. 돌고래가 내는 소리는 음역이 대단히 넓다. 사람의 음성 언어는 주파수 1백 헤르츠에서 5천 헤르츠 사이에서 소통되지만, 돌고래의 교신은 3천 헤르츠에서 12만 헤르츠에 이르는 넓은 범위에서 이루어진다. 돌고래의 음향 언어는 아주 풍부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나자렛 베이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소장인 존 릴리 박사의 견해에 따르면, 돌고래들은 오래 전부터 우리와 교신하기를 갈망해 온 듯하다고 한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해변에 있는 사람들과 우리 선박들에 다가와서는, 마치 우리에게 알려줄 게 있다는 듯이 펄쩍 뛰어오르기도 하며, 어떤 몸짓을 하기도 하고,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돌고래들은 우리가 자기들을 이해하지 못할 때면, 이따금 역정을 내기도 하는 것 같다>라고 존 릴리 박사는 말한다. 우리에게 뭔가를 <가르치고 싶어하는> 그런 행동은 동물 세계 전체를 통틀어 오직 돌고래에게서만 찾아 볼 수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가 쓰고, 기욤 아르토(Guillaume Aretos)가 그린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Le Livre Secret Des Fourmis) 중에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책장에서 베르베르의 책 한 권을 꺼내서 '돌고래'에 대해서 기술한 부분을 찾아 펼친 다음
거기서 몇몇 문장에 나와있는 '돌고래'라는 부분을 '여성'으로 치환하고 거기에 맞추어 약간 고쳐서 다시 읽어봅니다.

···
여성의 언어는 아주 풍부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여성들은 오래 전부터 우리와 교신하기를 갈망해 온 듯하다고 한다.
그들은 마치 우리에게 알려줄 게 있다는 듯이 펄쩍 뛰어오르기도 하며, 어떤 몸짓을 하기도 하고,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여성들은 우리가 자기들을 이해하지 못할 때면, 이따금 역정을 내기도 하는 것 같다.

···

사랑의 감정으로 가슴이 한껏 부풀어 올라 '민감'해진 여자들은
평소보다 훨씬 넓은 대역(帶域)의 언어로 말을 건네고, 특별한 몸짓과 신호를 남자들에게 보내고 있는데
단순하고 우악스럽고 때론 여성에 대해 무지하기까지 한데다가 사랑에 빠져도 여전히 '둔감'한 남자들은
여자가 말을 건네도 놓쳐버리기 일쑤고 몸짓과 신호를 몇 번이나 보내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ⅳ : DNA 게놈(genome) 구조의 차이?

그렇다면 남성과 여성, 그 둘은 도대체 어디가 얼마나 다르기에
몇몇 육체적 특징을 넘어 심리 구조까지 그렇게 다른 걸까요?

며칠 전 어느 신문의 경제 섹션에서 '차별화 마케팅 전략의 포인트'에 관한 칼럼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필자는 그걸 두고 '제품의 작은 차이, 특징을 살려 두드러진 차이로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 했는데
경제 기사라는 것이 자주 그렇듯, 필자가 그 칼럼을 통해 말하려는 주제는 제 머릿속에 남지 않고
주제로 들어가기 위해 필자가 서두에 잠깐 꺼낸 이야기만 기억에 남았는데, 그건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유전자 염색체인 DNA 게놈의 구조를 보면··· 여자와 남자의 차이는 놀랍게도 0.1%가 채 안 된다.'

0.1%도 채 못되는 DNA 게놈 구조의 차이가 남녀 간의 심리를 화성과 금성의 거리 만큼이나 갈라놓다니.
인체의 신비에 놀라는 한편 마음의 작용과 의식의 상태는 또 얼마나 오묘한 것인지 새삼 되짚어보게 되는데요.

아무튼 친구에게 남자 친구가 생기고, 눈에다 콩깍지를 몇 꺼풀 얹은 그들의 '별 것 아닌 티격태격'을 전해 들은 저는
거기다가 제 마음대로 '돌고래의 언어'에 연결지으며 혼자 빙긋 웃고, 'DNA 게놈 구조'를 떠올리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인답니다.

ⅴ : 스핏츠(スピッツ) 팬들을 위한 덧붙임

1993년 9월 26일 발매 스핏츠의 통산 네 번째 정규 앨범,
Crispy!(Crispy!, 크리스피!)의 다섯 번째 트랙.
ドルフィン・ラヴ(Dolphin Love, 돌핀 러브).

작사 작곡 : 쿠사노 마사무네(草野正宗)
편곡 : 사사지 마사노리(笹路正徳) & 스핏츠
연주 시간 : 4분 6초.
가제(假題) : ジミヘン(Jimi Hendrix, 지미 헨드릭스)
Crispy!
Crispy!

ドルフィン・ラヴ 노랫말(우리말 번역)의 출처는 (c) spitzHAUS 입니다.
음악 파일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부되었을 뿐이며 일체의 상업적 목적은 없습니다.
 | 2009/06/05 02:28 | 스핏츠/ALBUM | trackback (0) | reply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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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 -  2009/06/05 12:33 comment | edit/delete

말을 해야 알아, 라고 물어보는 건 여자는 누구나 해봄직한 말인것 같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키다리아저씨,가 자신의 남자친구일거라고 착각하는거겠죠. 마찬가지로 남자 역시, 여자에
대한 그런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일테고 말이죠..

서른즈음이 되어 이제서야 결국 깨닫는 연애의진리는 바로 이겁니다.

말하지 않으면 절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사랑은 오해받지 않도록 다가가서 말하고 싸워나가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비밀아닌 마음의 비밀을 모두 털어놓고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그래이거다,라는
요점은없더라도 서로 절대 신뢰를 하게 되었구요..

비록 그것이 아픈 진실일지라도 말이죠.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액션가면님 ^^
         
액션K 2009/06/05 13:18 edit/delete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키다리아저씨같은 남자 친구.
굳이 음성 언어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여자의 눈빛, 몸짓, 신호 등으로 표현하는 모든 것을 알아주는 남자 친구.
남자로서도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 그런 남자 친구가 되고 싶을 겁니다.
^^ 그런데 본문에 인용한 <여자가 읽어야 하는 남자의 생각>에 나온 것을 빌려서 말하자면
그것은 아마 해낼 수 없는 퀘스트이거나 터득할 수 없는 스킬이겠지요. 다만 거기에 근접하고자 항상 애는 쓰지만요.

서른 즈음에 이르러서 깨닫는 연애의 진리.
'말하지 않으면 절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사랑은 오해받지 않도록 다가가서 말하고 싸워나가는 것이다'

오오···, 마음 속으로 천천히 두어 번 거듭해서, 천천히 읽었습니다.
오해받지 않도록. 아, 그래요.

그런 말 있잖아요, 상처를 가장 많이 주고 받는 것은 바로 가족들이다.
josh님이 말하는 연애의 진리'를 들으니, 이 말, 고치고 싶어집니다.
툭하면 오해하고 상처를 가장 주고 받는 것은 바로 연인들이다, 라고.

+
지금 머리 한쪽 구석은 손가락한테 '연애'에 대해서 타이핑하라고 하는데,
머리 다른 쪽 구석은 어제 저지른 '경제적 손실'에 때문에 자책모드에 빠져 허우적거립니다.
언젠가부터 이런 머리 구조로 살아가고 있는 저는···
(오해와 상처를 주고 받더라도) 매일 매시간 꽃이 활짝 피고 가슴 부풀어오르는 청춘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모운 -  2009/06/05 21:52 comment | edit/delete
돌핀러브!! 느무 좋아요. 나한테 차가운 그대 으햐햐햐 그래도 좋아해요 헤헤 하는 느낌인가-_-..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는 초코파이구요.
저도 남자든 여자든 독실술사가 아닌 이상은 마음 읽기란 증말로 어렵다는 걸 알아요.
근데 그 사실을 잊어버릴 때가 있어요! 그래서 티격태격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연애초반이랄까 아니지 아니지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흔히 갖는 환상 중에 '저 사람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알아줄거야. 싸랑하니까' 같은 게 있다고 하네요. 환상은 환상으로 땡~!
그런데 남자들은 그런 게 전혀 없을까요? 초코파이와 같은 마음을 바라는 게 없을까요? 여자인 저는 그게 궁금합니다.

저는 저 우스개 소리 중에서 33번이 제일 웃겼네요. 만약에 결혼하면 뭐라고 하지 않아야지. 느헤헤.
그대신 청소는 시켜야지-_-


         
액션K 2009/06/05 23:49 edit/delete
남자들도 그런 마음이 없진 않겠지만, 아무래도 여자들에 비한다면 거의 없는 편이 아닐까요? ^^
여자들의 마음을 나름대로는 짐작하고 또 속마음을 알아내려고 애를 쓰지만
여자들이 명확하게 표현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제 마음대로 속단'하지는 않거든요.
명백한 '오더'를 받지 않고 스스로 '알아서' 앞서 나가는 병사가 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남자들이란.

「변기 의자 사용법을 터득해라. 넌 이제 다 큰 여자다. 변기 의자가 올라가 있으면, 내려라.
우리는 위로 올라가 있어야 일을 보고, 넌 내려져 있어야 일을 본다. 우린 네가 내려놓았다고 뭐라 하지 않는다.」

이것이 모운님을 제일 웃겼나요? 쁘하핫!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하! 이런 경우가 꽤 있겠다, 싶었어요. ^^
가정집에 남자용 소변기를 설치해둔 집은 없으니 남녀가 같이 수세식 양변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남자들은 이걸 올려놓고 볼일을 본 후 그걸 잘 내려두지 않거든요.
(그걸 올리지도 않고 볼일을 보는 'X매너'의 남자도 있긴 하지만)
내려놓고 볼일을 보는 여자들은 자칫 상황 확인 없이 앉으려했다가 혼비백산하는 경우가 어쩌다 있나봐요.
그래서 나오는 불만에, 남자들은 '우린 올린다, 너희들은 내려라'로 억지를 부리는 우스개. ^^

이것과 또 다른 몇몇으로 미루어보면, 적어도 '동거' 이후의 남녀를 대상으로 한 우스개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리고 읽어보면, 아마도 그 출처가 우리나라가 아닌 듯 하다는 짐작도 되더군요.
「두통이 열일곱 달 가는 것은 정말 문제인 것이다. 의사를 찾아가라.」에서
'열일곱 달'이라는, 그 기준이 뭔지 애매모호한 세월의 길이 같은 걸 보면 말이지요.

그리고 이 우스개가 나온 것도 꽤 오래 전인 듯 싶어요.
「모든 남자는 열여섯 가지 색만 볼 수 있다. 윈도의 그 표준색 팔레트처럼···.
초코렛, 옅은 연보라, 마린 카키 같은 것은 구별이 안된다. 먹는 것으로 오해할 때가 많다.」에서
256색도 아니고 16색이라고 표현한 걸 보면 이거 혹시 윈도 3.1 시절에 나왔던 우스개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아무튼, 재미있더라구요.
「문제가 발생하면 정말로 해결하고 싶을 때만 우리에게로 가져와라. 우리가 하는 일이 해결하는 것이다.
동조와 이해는 동성친구들이 더 잘한다.」
이것 역시 충분히 공감이 가는 것이구요. ^^
앞서 포스트 본문에도 그런 얘기를 했듯이, 저도 가끔 착각할 때가 있거든요.
한바탕 마구 떠드는 것을 들어주는 상대로 저를 택했을 뿐인데 그래서 쌓인 것을 풀고자 한 것 뿐인데
저는 얘기를 들으면서 '해결책'을 찾느라 머리를 쓰고 있는 경우가 왕왕 있단 말이지요.

         
액션K 2009/06/06 02:12 edit/delete
「여자가 읽어야 하는 남자의 생각」 부분에 곁들였던 이미지가 마음에 안들어서 조금 찜찜했는데
마침 모운님이 33번 '화장실 변기' 이야기가 제일 웃겼다고 해서, 그게 연상되는 이미지로, 방금, 바꾸었어요. ㅋ.~

vellica -  2009/06/06 03:09 comment | edit/delete
예전에는, 그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류의 책들을 혐오까지는 아니지만 싫었했었어요. 뭔가 사람을 남자/여자로 나누어 특징 짓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여러가지 예외에 대한 고려 따위는 없어 보이고 또 성별로 가능성이랄까 생각을 한정 짓는 것 같아 탐탁치 않았거든요.

그런데 살면서 겪어 보니,
참, 정말, 다르더군요.
정말 깜작 놀랄 정도로요.

이성관계도 이성관계이지만 일반적인 관계에 있어서도 많이 다르더라구요. 대학생 때 잠시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남학생반과 여학생반에서 같은 농담을 해도 반응이랄까 그런 게 완전히 다르고, 야단을 쳐도 받아들이는 것도 참 다르더라구요. 한쪽은 그냥 함께 웃고 넘어가는데 다른 한쪽은 울어 버리고.

몸이 힘든 건 남학생반인데 정신적으로 힘든 건 여학생반이었던 거 같아요. 이래저래 말이라든지 행동이라든지 한번 더 생각하고, 다른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나 생각하고 말해야 했던 것 같아요. 정말 조사 하나 차이에도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 여학생반이었거든요.

그런 거 생각해 보면,
제가 여자이기는 하지만 사실 여성의 반응이랄까 생각은 여자도 알기가 힘들어요.
말씀하신 대로 너무 풍부한 뉘앙스 때문에요.
그래서 여자가 읽어야 하는 남자 반응 7번 같은 것이 나오는 듯 해요.
(같은 여자도 어려운데 남자는;;;;;)

그런데 여자들이 저러는 것은 이해받고 싶은 소망 같은 것 때문인 듯도 하고요.
환상 같은 것인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완벽하게 이해해 주는, 영혼의 짝이었으면 한다, 라는 소망도 어느정도 작용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아무리 사랑해도 그건 불가능하겠지만요;;;)

하여간 정말 알면 알 수록 신기한 차이인 듯 하네요.

아, 마지막으로, 돌핀 러브 잘 듣고 갑니다.
어쩌다보니 스핏츠의 크리스피! 앨범을 구하지 못 해서 아직까지 못 들어 봤던 곡인데 또 이렇게 들어 보네요.^^
좋은 주말 되세요.
         
액션K 2009/06/06 14:04 edit/delete
남자는 이렇다 여자는 저렇다,는 식으로 딱 잘라서 말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이분법적 사고이겠지만
예외는 꼭 있으며 (그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로)
그 예외들이 그쪽 성(gender)에서 '모난 모습'을 뜻하는 게 아니라고 전제한다면
남녀의 심리를 그렇게 구분해서 살펴보는 것도 원만한 대인관계 구축에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vellica님께서 '살면서 겪어보니,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다르다고 말씀하시니, 어느 정도 동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학원에서 아르바이트할 때의 경험담, 뭔가 짐작이 되는 듯한 이야기 같아요.
같은 농담을 해도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고 정말 조사 하나에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

여성들의 언어, 그 '풍부한 뉘앙스'를, 남자 입장에서 100% 이해한다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한 일?
그러니까 아래와 같은 것도 나오나 봅니다. ^^

「우린 생각을 읽는 초능력자가 아니며 미래에 그런 스킬을 터득하지도 못할 것이다.
우리가 너의 생각을 읽을 능력이 없다고 해서 너를 덜 이해하고 무관심하다는 증거가 아니다.」

천만다행인 것은, 그런 스킬은 없지만 그래도 여자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끝없이 관심을 준다는 것이지요.

이쯤에서, vellica님의 표현을 빌려서, 결론 비슷하게 이야기하자면 이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여성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완벽하게 이해해 주는, 영혼의 짝이었으면 한다.
··· 다만 '완벽하게'라는 부분은 '로망'일 뿐이고 그저 어떤 수준까지만 근접하기를 바란다.
··· 그러면 그 '어떤 수준'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레벨이냐고 누군가 따져 묻겠지만. :)

+
아! ドルフィン・ラヴ 이번에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나요?
그렇다면 제가 여기서 vellica님에게 들려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네요. 쁘하!
Crispy! 앨범에 좋은 곡이 많은데요.
모두 10곡이 수록된 이 앨범에서, 제가 포스팅한 것은 이 곡을 포함해서 모두 5곡입니다.
혹시 어떤 곡이 있나 궁금하시면 http://www.myspitz.com/tt/30 여기를 살펴보시기를.
Crispy! 앨범 부분에서 곡제목으로 링크가 걸린 노래 5곡이 그것들입니다.
vellica님도 좋은 주말 되세요!

shakehaze -  2009/06/07 23:39 comment | edit/delete
금성에서 왔어도 좋으니,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누군가가 있었음 좋겠네요.
사실 티격태격하고 정말 때론 심적으로 지치고 화가 나도 중요한 건
상대를 생각하고 소중히 한다는 점이죠.
이해라는 건 꼭 완벽해야 하는 거라기보다는
그런 이해하고자하는 마음이 중요한게 아닐까해요
이해가 안되면 한번 더 말하고, 들어주고 이해하려 해보는게,
뭐 사실 저도 예전엔 '대체 나한테 뭘 바라는 거야!!'
라고 속으로 외쳤지만 말이에요

오랜만입니다 :D
         
액션K 2009/06/08 00:00 edit/delete
이런···,
사소한 티격태격이든 뭐든 화성남과 금성녀의 이야기가 혹시라도 shakehaze님께 '염장질'이 된 건 아닌지. :D

'이해라는 건 꼭 완벽해야 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렇게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말씀, 네~ 그렇죠.
그리고, 그런데, 어쩔 수 없이,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사실, 어째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의 반증.

그러니 역시 shakehaze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이해가 안되면 한번 더 말하고, 들어주고 이해해보려고 애쓰고,
그런 것. 아니, 그래야 한다는 것.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슬슬 더워지는데···, 뭔가 주먹불끈!하고 진도를 빼고 있던 것이 있다면, 전열이 흐트러지지 않게 아자잣!

はな -  2009/06/09 17:42 comment | edit/delete

-공감합니다!^^-
모든 남자는 열여섯 가지 색만 볼 수 있다. 윈도의 그 표준색 팔레트처럼...
초콜렛, 옅은 연보라, 마린 카키 같은 것은 구별이 안된다. 먹는 것으로 오해할 때가 많다.

얼마전에 티셔츠를 산다고 옷을 골라달라고 하길래-
''와인색 있어'-'?"
라고 묻자, 그 왈.
"와인색? 와인은 종류가 많잖아.*-*"
라고 대답하더군요.
히히히히히
역시 먹는 것으로 오해를 했던 겁니다.^^

얼마전에 언니들과 친한친구와의 저녁자리에서 연애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5주년인데 여자친구 선물로 뭐가 좋을까?'라는 친구에게서 온 문자가 화근이 되었는데
저는 그 친구에게 '나라면...공연장이나 영화관에서 프로포즈 해주면 뿅갈것같구나*ㅅ*'라고 답장을 보냈다고 말을 꺼냈죠.
그리고는 가끔 이유없이 꽃 한송이 받고 싶은 날이 있다.
다만, 그 꽃은 영자신문에 돌돌 말린 노란색 푸리지아꽃이였으면 한다.
라고 말을 이어가는데,, 듣다 못한 언니와 절친이
너 너무 많은 걸 바라고있는 거 아니니..?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왜 그랬던 걸까요.
전 아직 할 말이 많이 있는데 말이죠. 히히히^^
결국 그 자리에선 그런 말을 다 하진 못했지만.
저는-그려봅니다.



수업 중간에 꽃다발 들고 들어와서는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저를 불러 나가는 모습.@ㅅ@
(반에 가득찬 여자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배경음악으로 깔려야겠죠.^^)
콘서트 중간에 프로포즈하는 모습. *ㅅ*
기타 퉁기며 노래해주는 모습.♪ㅅ♬
아이스크림속에서 나온 반지를 물은 모습.$ㅅ$
차 트렁크 뒤에서 풍선이 날아가는 모습.#ㅅ#
한강둔치에서 손잡고 걷는 모습.☜ㅅ☞
촛불로 장식된 하트의 모습.♥ㅅ♥
나는 그의 운동화를 신고, 그는 내 구두를 신고 불편해 하는 모습.%$#@!#$%&*&^&^#%^&

호홋.
남자와 여자가 '다'르'니'까' 사귀는 게 아닐까요.^^^^^^^
둘다 무뚝뚝하고 혹은 둘다 감성적이면 이상하잖아요. ㅎㅎㅎㅎㅎ




+아- vacation이 오면 할게 너무많아요.액션님. ㅋㅋㅋ
하고 싶은 일도 너무 많고.
아 기대되는 이번 vacation!!!!!!!
각오하세요.얼른.









         
액션K 2009/06/10 11:29 edit/delete
의류 등에서 일컫는 색상 중에서의 '와인 컬러'를 두고,
그게 레드 와인을 말하는 건지 화이트 와인을 말하는 건지 고개를 갸웃하는 게, 아하! 남자들이기도 하네요. ^^

얼마 전 차를 타고 가면서 누군가를 픽업할 일이 있었는데
제가 '흔히 와인색이라고 하는 색깔과 비슷한 색깔'이라고 제 차를 설명한 적이 있어요.
(그렇다면, 저는 그나마 '금성에 가까운 화성남'인가요? ㅋㅋ)

가끔 이유없이 받고 싶은 꽃 한 송이. 무심한 듯, 스윽 내미는 그의 손에는, 영자신문에 돌돌 말린 프리지아 꽃···.
3시간 연강으로 진행되는 어느 수업.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불러내는 그의 손에는, 장미꽃 한다발···.
^^ 그런 모습을 연출할, ハナちゃん의 '누군가'는 정말 로맨틱하겠군요!

ハナちゃん이 기대하는 장면들을 제가 연출해본다면
그 중에서 가장 황당하게 느껴져서 실천에 옮기기 고민할 장면은 '촛불로 장식된 하트의 모습'입니다.
TV프로그램 중에서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있긴 한 것 같은데
저보고 실행하라면 아주 난감할 듯 싶어요.

일단은 이게 야외에서 연출되어야 할테고, 그러면 바람도 불고 할텐데
그럴싸하게 굵직굵직한 양초를 쓴다해도 야외에서는 약한 바람에도 꺼지기 십상일테고
종이컵에 담은 작은 양초를 쓰자니 그건 또 뭔가 모양새가 아니라 생각들고
방송에서야 여러 스텝들이 함께 준비를 할테지만 현실에서는 혼자 어디 널찍한 곳에서 몰래 그러고 있어야 하니
뭔가 장소 선정부터 시작해서 뻘쭘 황당 시츄에이션이 발생할 것 같기도 하고
그 이벤트가 의외로 '어설퍼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찌되었든 이벤트를 치르고 난 다음 그걸 모두 정리하고, 뭐 그런 장면도 상상하니···
그러려면 라면박스 같은 거라도 하나 준비해서 거기다가 담아서 차 트렁크에 싣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흐음, '감동'은 한방에 주고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야 하는데,
정리 장면까지 다 노출되면 이거 뭔가 아니다 싶고, 그래요.

음음···. 촛불로 장식한 하트 그 자체만 생각하면서, '그녀'가 좋아하겠다고 실천에 옮기면 될 것을,
이렇게 상황이 끝난 뒤 치우는 장면의 어수선함까지 고려하는 액션K는···, ㅉㅉ
ハナちゃん같은 사람의 머리를 가로 젓게 만들지도 모르는 그런 사람? ^^
(앞에서 저는 그나마 '금성에 가까운 화성남'인가 했는데, 이쯤 와보니 '제대로 화성남'인가 봅니다)

+
어느덧 여름방학을 떠올리는 계절인가요?
할 게 너무 많다는 ハナちゃん은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을 무척 기대하고 있군요.
ハナちゃん이 하고 싶은 것, 너무 많은 그것들이 다 무엇인지 제가 모르긴 하지만
'이거 해야지 저것도 해야지'하면 눈빛 초롱초롱의 분위기는, 제게 화악! 전달됩니다. ^^

피아 -  2009/06/13 03:31 comment | edit/delete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들고, 아 다르고 어 다르고, 말 한 마디에 천냥빚을 갚고, 1점 차이로 학점을 A냐 B가 결정되고, 누구는 1등 누구는 꼴등, 한 정거장 차이로 차비가 100원이 넘어갈 수도 있고, 차비 아끼겠다고 한정거장 전에 내렸다가 먼 길을 걷고 마는 것 등등등....
별거 아니고 비중이 작은 거 같은데도 엄청난 차이를 만드는 거 같아요.

이런 생각 해본 적도 있어요.
남자와 여자가 사랑한다. 그런데 한 남자가 들어와서 삼각관계가 되어버린다.
이것을 푸는 방법에 따라 재밌는 코믹 드라마가 될지, 로맨스 드라마가 될지, 막장 드라마가 된다, 라고요.
글의 내용과는 좀 머~얼리 떨어진 내용 같지만 이런 차이는 남녀관계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정말 다른 상황들을 보여주는 거 같아요. '그거 하나' 제대로 눈치 못채서, '별거 아닌 거' 가지고 크게 만들어서 싸우기도 하고 토라지기도 하고..... 단순하면서도 참 복잡하네요. ^^

어제 어떤 공연을 보러 갔는데 프로포즈 이벤트가 있었어요.
남자가 자신과 9살 차이 나는 애인에게 프로포즈를 하는데 객석 계단을 하나씩 내려오며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프로포즈의 멘트를 하는데 분명 멋지고 축하해야 할 모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와 제 친구들은 이른바 '손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하고 말았지요. ^^;;;; 아니 왜 그렇게 민망했을까요? ㅎㅎㅎㅎ
무릎을 꿇고 선물을 건네며 자기와 결혼해달라는 남자의 모습에 '무릎을 한쪽은 세워야지. 비굴한 것처럼 다 꿇고 뭐야~' 라던, 뒷자리의 한 남자 관객의 한 마디가 저희를 무너뜨리고야 말았습니다. ㅋㅋ

만약 애인에게 그런 프로포즈를 받았다면, 나는 어떨까... 하고 자연스럽게 상상해보게 되는데요.
다 좋고 좋은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지 말고 단 둘이 있을 때 해주면 더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받는 내가 손발이 오그라들면 상대에게도 실례니까-ㅂ-;;;;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프로포즈 하고 난 후의 뒷모습을 보여주느니(영화처럼 자연스럽게 페이드 아웃되는 현실이 아니니까요) 차라리 둘이서 오붓하게 이야기나누며 치우는 편이 낫겠다 싶어요.

공연장에서의 프로포즈 이벤트보다 덜 쪽팔리게(?) 사람이 별로 없는 곳에서 해주길 바라는 마음,
꽃선물보다 맛있는 식사 한끼, 풍선 이벤트보다 예상치 못하게 예약해둔 공연 관람
... 을 바라는 저는 너무 무드없는 건 아닌지ㅋㅋㅋㅋ

얼마 전 친구들로부터 '큰일났다. 피아 양 눈을 높여놓은 건 다 배우들 때문이다. 쟨 좋아하는 것도 많아서 어릴 때부터 그래온 걸 이제와서 고칠 수도 없고~ 쟤가 놓을 리도 없다' 라는 이야길 들었어요. 본의 아니게 눈이 높은 사람이 되버렸습니다-_-;;;;;;;;;;;;;
         
액션K 2009/06/14 12:55 edit/delete
살아오면서 가까운 주위에서 듣고 보는 '끝나는 장면'을 떠올려 보면,
(굳이 삼각관계··· 같은 것이 생겨서 그런 것 말고도 아무튼 결국 끝장이 나는 관계들 말이지요)
로맨틱 코미디의 한 장면이라든지 - 러브 액츄얼리에서 친구의 부인을 사랑한 남자의 마지막 이벤트 같은 -
메인 테마가 흘러나옴직한 멜로 드라마의 한 장면 같다든지, 그런 경우는 현실에서 잘 없는 것 같아요.

마음은 찢어지고 머리는 갈피를 못잡는 상황일테지만, 그렇다고 극적인 상황(또는 반전)은 생기지는 않고
그저 '밋밋하게' 괴로운 하루하루가 지나가면서 연락이 줄어들고 결국 그렇게 흐지부지 끝이 나고.

아니면, 요즘 TV드라마처럼 '막장'의 장면은 나오진 않지만
그러니까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등의 대놓고 막장은 없는데, 은근히 혼자 망가지는 '막장 비슷한 모습'이 나오기도.
깨끗하게 마음을 정리못하고 허우적거리는 자신의 모습 말이지요.
예를 들면, 상대방의 미니홈피을 이잡듯이 뒤지고 거기에 링크되는 '친구'들의 미니홈피까지 크로스 체크하고···.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서 남들에겐 멀쩡한 것 같지만) 스스로는 자신을 망가뜨리는 '막장 비슷한 모습'이잖아요.


피아님 얘기 중에,
'그거 하나' 제대로 눈치 못채서, '별거 아닌 거' 가지고 크게 만들어서···.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그 부분 읽으면서 제 자신을 슬쩍 돌아보게 되더군요.
제가 '극소심 스몰에이형'이라 그런 것 같은데···, 저는 그런 경우도 있고 한편 완전히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요.
나중에 제가 알고보면 '별거 아닌 거'인데 저 혼자 노심초사, 전전긍긍, 마음 쓰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경우 말이지요.
(에잇! 딴 얘기니, 관둬야겠다, ㅋㅋ, 암튼 그런 면이 제게 있어요, 헤헤)

누군가의 프러포즈 장면에서, 프하하하! 피아님은 거기서 '손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하셨다구요?
제 마음대로의 생각인데 말입니다.
그게 딴 사람이니까 그렇게 손이 오그라들지, 만약 피아님이 그 당사자였다면 '가슴이 터지는' 경험이 되었을지도!
그런데 피아님 뒷자리의 그 관객, 정말 정말, 모니터를 쳐다보며 피아님의 댓글을 읽는 저까지 무너뜨리네요.
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완전 웃겨!

친구들이 그러나요? 피아님의 눈을 높여놓은 게 다 배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
<여자들이 읽어야 하는 남자들의 생각> 중의 하나가 그 말이군요. ㅋ
'외국영화에 나오는 외국 연예인은 그냥 외국인들에게 맡겨라.'

아, 공연장에 가셨다니까, 저도, 어제 콘서트!
2009 SEOTAIJI BAND LIVE TOUR 서울 6월 13일 17:00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 D구역 스탠딩
(여러가지 복잡한 사정으로) 공연이 시작된 후 도착해서 8시30분 쯤 들어갈 수 있었던 바람에
오프닝 밴드로 나온 '피아'도 못보고 (피아님히고 무관한 '피아'였지만) ㅋㅋ 아무튼 그랬지만,
프하하하! 드디어 서태지를 봤다는 것 아닙니까! 서태지를, 서태지를! 서.태.지!

서태지 콘서트 '뫼비우스' 한줄 요약 : 서태지 '즐기려고' 갔는데··· 서태지 교주님을 '즐겁게 해주는' 사람 중 하나가 된 듯.
서태지 콘서트 '뫼비우스' 한줄 추가 : 티켓에 찍힌 132,000원이라는 가격에 후덜덜. (그러면 2장에 264,000원?, 푸걱)

         
피아 2009/06/14 21:43 edit/delete
그 프로포즈를 받은 '당사자'하니까 생각났는데요..
말씀대로 사실 저희야 남의 입장이니까 닭살스럽고 손발 오그라드는 거였지만, 당사자들은 아주 심장이 터지다못해 주체할 수 없는 그런 상태였겠죠^^

근데 그 전반에 어떤 실수가 있어서 이미 진지하고 아름다운 장면의 절반은 날라가버린 후였고^^;; 프로포즈하는 남자 분은 거의 우는 듯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프로포즈를 하고 계셔서(외모 또한 너무 수더분하셨던지라) 관객 모두가 웃다가 감격했다가 또 웃다가 감격했다가를 연발~ㅋㅋㅋ

한술 더 떠서 저희를 더 뒤집어지게 만든 건 프로포즈 받은 여자 분의 반응이었어요.

'저도 너무 당황스러워서... 원래 이런 걸 할 사람이 아닌데... 저도 생각도 못했던 거라 좀 당황스럽고.. 그러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옷이라도 예쁘게 입고 왔으면 좋았을텐데..'

대충 이런 내용이었는데 어지간히 당황스러우셨던 모양이예요. 그때 여자분의 옷차림은 분홍색 바탕에 뒤에 스마일이 그려진 티셔츠와 청바지였는데 여기서 또 이벤트 진행하시던 사회자 님 멘트가 최고였죠! '그녀의 뒷모습이 웃고 있네요' ;;

사실 저희가 더 경악(?)했던 건 그 여자분 나이가 저희와 '동갑'이었던 것에......... -ㅂ-;;;; 허허허


+
오- 서태지 콘서트를 가셨군요!
그나저나 가격이 정말 정말 ㄷㄷㄷ
그 값에 만족스러운 공연이셨나요?? ^^

         
액션K 2009/06/15 00:30 edit/delete
역시··· 프러포즈라고 하는 '아주 사적인 액션'은 아무래도 당사자들끼리만 해야겠군요.
당사자들은 완전 심각 진지 터질거에요 모드인데, 하필이면(?) 그 현장에 있던 타인들은 손발이 오그라드니. :)

아, 서태지 콘서트.

그의 음악은 좋았습니다. SBS 카메라가 동원될 걸 보니 나중에 TV로 나올 것 같기도 한데요.
크레인을 사용헤서 객석 위를 한바퀴 돈다든지, 마지막에 터지는 폭죽의 양도 상당했으니 규모는 역시 상당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비주의'에 싸인 그를 직접 본다는, 무대에서의 그를 직접 본다는 것이 엄청난 거죠.
(TV 예능프로그램 같은데서 뮤지션들조차도 '서태지씨, 직접 보신 적 있어요?' 라고 할 만큼의 '신비주의' 서태지니까요)
한 시대의 아이콘이 된 사람의 공연을 즐긴다는 것은, 그 자체 만으로도 대단한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32,000원, 그격에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냐는 질문에 대한 냉정한 답변은 '아니다!' 입니다.
앞서의 한줄 요약에 제가 그렇게 말했지요.
"서태지 '즐기려고' 갔는데··· 서태지 교주님을 '즐겁게 해주는' 사람 중 하나가 된 듯."

그날의 음악은 무척 좋았는데, 마뜩잖았던 것은 서태지의 공연 진행방식이었습니다.
노래 한 곡 하고 MC, 또 한 곡 하고 MC, 그런 식으로 진행되니 '달릴 만하면 횡단보도, 달릴 만하면 신호등' 느낌.
게다가 MC도 - 리허설도 없었는지 아니면 그런 MC 진행에 아무도 '회장님께서 직언을 못하는지 - 답답하구요.
던지는 말과 말 사이의 간격이라는 것도 적당해야 하는데, 즉흥적으로 뭔 말을 하려는 것인지 타이밍이 처지고
(공연에서는 '애드리브' 같아 보이는 말도 사실은 많은 경우 충분 이상으로 리허설을 거친 표현이기 일쑤인데)
그러다보니 불이 붙었다가 사그라드는 식의 반복을 느껴야 했던 공연이었어요.

그래서, 관객이 즐긴다기 보다는 서태지가 관객들을 불러놓고 즐긴다는 느낌? ㅋㅋ 거의 '교주님'이나 다름없으니 뭐.
같이 봤던 친구가 공연 중간에 옆에서 귓속말로 그러더군요. "서태지, 여기서는 완전 신이다, 신!"

록밴드라면, 처음부터 끝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번 달린다 싶으면 적어도 세 곡 이상 달려주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그래서 땀이 범벅이 되어서 나와야 하는데 그런 맛이 없어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천하의 서태지를, 그 공연을 직접 가서 봤으니, 뭐 ^^ 공연에 못간 서태지 팬들은 제가 부럽겠죠? 히힛.
아, 상세한 말씀은 여기서 드릴 순 없지만,
132,000원 짜리 티켓 두 장은 비용 지불 없이 GET한 티켓이라서 ㅋ.~ 완전 좋고 완전 신났습니다.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 달려가기 전에 이천원 짜리 핫도그 두 개를 사들고 들어가서
둘이서 그걸로 간단히 저녁으로 때우고 (오랜만에) 뛰었던, 6월 13일 밤이었습니다!

솔솔 -  2009/06/18 23:46 comment | edit/delete
와우..안녕하세요 액션가면님..^^
고등학교때(5,6년전쯤되겠네요@_@;;) 스피츠때문에 마이스피츠 자주 들락날락했는데^^;
사회생활에치여(...)여기 방명록에썼던 닉네임도 까먹었어요..ㅠㅠ;(바본가봐요ㅠㅠ)
그나저나 정말정말 오랜만에왔는데!! 남녀에관한 재미있는글이 있네요^^;;ㅋㅋㅋ
아,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할말이 많아지는 이런 글, 참 좋아요 ㅠㅠ
링크하신 '여자가 읽어야하는 남자의 생각' 을 보니, 뭐 모르는 사실도 아니였지만
(알지만 인정하기 싫습니당 하핫) 새삼 제 신랑의 행동에대해 다시금생각하게 하네요~
흑흑,, 스피츠를 잊고있던사이 결혼도하였답니다..^^
음..여하튼 남녀문제는 뭐.. 영원히풀수없는 전인류의 난제..^^
그나저나 스피츠음악들으니..ㅠㅠ 공연가고싶네요..ㅠㅠ 내한안하시나..
         
액션K 2009/06/19 02:48 edit/delete
고등학교 때 여기를 자주 들려주셨다니, 솔솔님께 먼저 '고맙습니다'라는 말씀부터 드려야겠군요.
그리고 잠깐 스핏츠를 잊고 지내시다가 어느덧 결혼까지 하셨다구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

예전에 여기서 사용하셨던 닉네임을 잊으셨나요? 음음··· 그게 과연 어떤 닉네임이었을까?
혹시 아래 닉네임 중에 지금의 '솔솔'님께서 예전에 사용하셨던 닉네임이 있는지 찾아보세요.
모든 댓글을 비공개로만 쓰신 경우는 아래 닉네임에도 없을 것이지만,
단 한번이라도 공개로 댓글을 쓰신 적이 있다면 아래 닉네임들 중에 있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ABC, 가나다, アカサ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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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싱글 발매 예정 소식이 떴으니, 언젠가는 앨범 발매 소식이 나올테고 그러다보면 내한 공연 소식도 들리겠죠.
스핏츠의 내한공연은, 그런 '희망적인 관측'을 하면서 기다려 보는 수 밖에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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